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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드디어 학교로 들어오다

갖은 진통 끝에 드디어 인권이 학교에 들어왔다. 하지만 대놓고 반감을 드러내지는 않더라도 여전히 불편해 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인권은 누구에게나 당연시 되어야 할 보편적 권리이다. 학생인권 역시 그 당위성을 부정하는 교육당사자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인권과 교육, 학생인권과 교권은 공존이 아닌 대립할 수밖에 없는 가치로 인식하다 보니 그 전망이 순탄치 않아 보인다. 그렇다면 우리보다 먼저 학생인권조례를 시행하고 있는 경기도, 광주, 서울의 학교문화는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다양한 사례를 통해 내려 본 결론은 다음과 같다. 학생인권조례 시행이 1년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나름대로의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모든 면에서 긍정적인 영향만을 주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주어진 환경 속에서 학생들과 교사들이 더욱 서로를 존중하고 인권친화적인 학교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엿볼 수 있었다. 물론 아이들을 지도하기 어려워졌다고 고민을 토로하는 교사들도 있지만, 아이들에게 다가가는 방법을 고민하게 된 것 역시 긍정적인 변화라고 볼 수 있었다. 그렇다면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전북학생인권조례가 학교현장에 연착륙할 수 있도록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먼저 더 이상 학생인권조례의 필요 유무에 대한 소모적인 논쟁은 종지부를 찍었으면 한다. 인권이라는 가치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할 학교현장이 더 이상 학생인권의 사각지대라는 오명을 이제는 떨쳐버리자. 이제라도 논쟁이 아닌 당위성이라는 차원에서 학교가 훈육의 공간이 아닌 진정한 교육의 공간으로 재탄생될 수 있도록 우리의 의식을 새롭게 재무장 해보자는 것이다. 둘째, 학생 자신들이 어떤 권리와 책임을 지니고 있는지에 대한 일상화된 교육이 필요하다. 다만, 여기서 걱정되는 것은 권리나 책임 가운데 무엇이 먼저인지에 대한 논란이 있을 수 있다. 학생들의 권리라고 하는 것이 대한민국 학교 역사상 학생들에게 주어져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단언컨대 권리에 대해 아는 교육이 먼저일 것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학생인권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보면 많은 사람들이 권리 이전에 책임과 의무를 강조한다. 권리도 누려보지 못했는데 이행해야 할 책임과 의무를 강조할 수는 없지 않은가!셋째, 교육현장의 인권에 대한 시각이 변해야 한다. 우리는 아직도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라는 측면에서 학생인권과 교사가 바라보는 학생인권이 학교, 교육, 교권을 무기로 상황에 따라 이중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것을 목격하곤 한다. 더 이상 교사 개인의 관습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학생인권을 해석하지 말자. 교권과 학생인권이 대립된다는 모순적 사고를 탈피하여 이번 기회를 통해 인권친화적 교권상이 무엇인지에 대한 새로운 모색을 시도해 보자.마지막으로 학생인권조례가 학교현장에 착근하기 위해서는 교육청의 역할과 지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금처럼 단위학교가 많은 교육과정을 소화해야 하는 상황에서 조례에 정해진 인권교육이 자칫 '이벤트'로 끝나버릴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인권교육의 당위성만을 강조한 체 이것이 또 하나의 업무로 인식되지 않도록 세련된 접근이 필요하다. 인권과 교육이 만났지만, 학생이나 교사가 이것을 어떻게 쓰면 좋을지 아직은 혼란스러울 것이다. 이제는 학생에게 학교는 인권의 산실이어야 하며, 교사에게 인권은 전문성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학생인권조례가 희망하는 학교상의 조속한 정착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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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9.25 23:02

양생과 생활체육

40년 만의 최대 폭염이 지나갔다.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 같았던 무더위였지만 지나가는 세월에는 어쩔 수 없나 보다. 이른 아침에 맞이하는 공기는 더욱 신선해졌고 거추장스러웠던 겉옷은 오히려 포근해져 온다. 올해는 이른 추석으로 벌써부터 분주한데, 무덥던 여름 한철 힘겨웠던 몸과 마음도 챙겨볼 일이다. 몸과 마음을 다듬는 일, 우리는 이것을 양생(養生)이라고 한다. 한의학에서는 양생의 필요성을 오래전부터 강조해왔다. 양생이란 몸과 마음을 편안히 하고 병에 걸리지 않게 노력하는 것을 의미한다. 양생을 통해 즐거운 삶을 유지하고 오래 건강하게 사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다. 마음의 편안함을 유지하는 방법으로 대부분의 전문의들은 욕심을 버리고 스트레스로부터 강해지라고 추천한다. 최근 서울 아산병원 암교육센터는 유방암 수술 후 방사선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 51명을 대상으로 6주간 총 12회의 명상요법을 시행한 결과 불안과 피로감을 해소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결과를 내었다. 힘든 병과의 싸움에서 스스로 평상심을 찾는다는 것은 무척이나 중요한 것이다. 마음의 편안함만큼 몸의 건강유지는 빼놓을 수 없다. 꾸준한 운동은 우리에게 많은 이익을 주기 때문이다. 운동은 대사관련 질환의 주범인 성인병과 비만에도 많은 도움이 되고 척추관절의 통증과 중풍 및 치매 등의 뇌혈관과 뇌신경의 개선에도 좋은 영향을 준다. 미국 댈러스의 쿠퍼 연구소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중년의 남성과 여성 2만여명을 대상으로 24년간 관찰 분석한 결과에서 50세에 활발하게 운동한 사람들이 운동량이 적은 사람들에 비해 치매에 걸릴 확률이 낮다는 보고를 했다. 꾸준한 운동이 뇌의 혈액순환을 좋게 한다는 것이다. 이렇듯 운동은 우리의 삶에 중요한 부분이다. 우리나라에 이미 많이 보급되어 있는 생활체육은 자신의 건강한 생활에 대한 보장은 물론 친목도모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게 해준다. 초중고 학교를 중심으로 이미 많이 활성화되어 있는 생활체육은 100세를 지향하는 우리에게는 좋은 반려자인 것이다. 국민생활체육의 인기 종목은 배드민턴 배구 축구 수영 테니스 등으로 많은 애호가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특히 고령화 사회에 이미 들어선 우리나라로서는 노인들의 건강이 무척이나 중요하게 되었다. 노인 건강을 지키기 위해 해마다 늘어만 가는 국민 의료비 부담을 줄일 가장 좋은 방법도 지속적인 운동 습관에 있다고 본다. 우리나라의 최근 10년간 GDP 대비 국민 의료비 증가율은 4.9%로 OECD 평균 2.3%보다 높다. 이 중 노인 진료비가 전체 의료비에서 또한 높게 차지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운동을 통한 생활개선이 의료비의 감소로 이어진다는 점에 대해서 그 누구도 이의를 달지 못할 것이다. 한의학의 〈황제내경·소문(黃帝內經·素問)〉에는 "정기존내(正氣存內) 사불가간(邪不可干)"이라 하여 바르고 좋은 기운이 내 몸 안에 충분하면 나쁜 기운이 침범하지 못한다고 하였고, 또한 "치미병(治未病)"이라 하여 아직 병이 되지는 않았으나 현재의 상황을 그대로 두면 조만간 병이 될 상태를 진단하여 미리 생활 관리와 운동을 통한 양생을 시행한다면 장차 병이 발생하지 않게 된다는 목표아래 건강한 생활을 유도한다. 다시 말하면 현대의 예방의학적 측면을 강조한 것이고 면역증강과 꾸준한 움직임을 통해 건강한 삶을 유지하도록 이르는 글이라 하겠다. 양생은 다양하게 시도될 수 있으며 각자의 상황에 맞춰 만들어 갈 수 있다. 시원해진 바람을 타고 젖어드는 가을 길목에서 생활체육을 통한 양생을 우리 국민들이 즐긴다면 스스로의 몸과 마음이 더욱 행복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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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9.11 23:02

킬리만자로의 별

킬리만자로 산은 아프리카 탄자니아에 있는 5895m의 산으로 오대륙 최고봉 중 아마추어가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산으로 알려져 있다. 말로만 듣던 이 산을 이번 여름 휴가기간에 다녀올 수 있었다. 나를 포함해 3명의 의대 교수와 다른 지인들을 포함해 13명이 10박 12일의 여정으로 다녀왔고 이중 산에 있었던 시간은 5박 6일이었다. 버프, 스페츠, 오버트라우저 등 생소한 등반 준비물들을 꼼꼼히 챙기고 설레는 마음으로 카타르 항공편을 이용해 17시간여만에 탄자니아 킬리만자로 공항에 도착했다. 천천히만 가면 고산증에 걸리지 않고 그러면 우후르 피크 정상까지 등반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한걸음 한걸음을 내디뎠다. 일행은 13명이었지만 한 사람당 포터가 한명씩 그리고 가이드 6명, 또 여러 명의 쿠커를 포함해 모두 35여명 정도가 움직이는 대부대였다. 첫날은 해발 1800m인 마차메 게이트에서 출발해 6시간을 산행해 3000m에서 캠프를 차리고 잠을 청했다. 정말 오랜만에 텐트에서 잠을 자게 되어 낭만적인 기분도 잠깐 있었지만 내일부터는 본격적으로 고소증세가 올 수 있다는 말에 걱정 반 염려 반으로 뒤척이고 있는데 밖에서 "와!! 별들이 너무 많다"는 말이 들린다. 밖에 나가보니 정말 온통 하늘이 반짝이는 별들로 가득 차있고 금방이라도 뚝뚝 떨어질 것 같았다. 킬리만자로에는 표범은 없고 별과 먼지만 있다는 말이 실감이 되었다. 같이 온 대학 후배는 킬리의 별을 찍겠다고 카메라를 고정대에 설치하고 아주 진지한 모습으로 앉아있다. 다음날 바란코 캠프인 3800m까지 올라가면서 서서히 머리가 아프고 몸 상태가 이상해지는 고소 증세가 찾아왔고 중도하차를 하면 어쩌나하고 겁이 덜컥 나기 시작했다. 속이 울렁거려 식사도 잘 할 수 없었고 손 끝이 저리고 잘 때 갈증과 함께 얼굴이 퉁퉁 붓는 것을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4일째 힘들게 바라프 캠프인 4600m까지 와서 저녁도 먹는둥 마는둥 했는데 저녁 10시까지 잠깐 쉬고 11시부터 야간 산행을 하여 우후르 정상까지 8~9시간 산행을 해야 한다고 한다. 상상이 안되는 강행군이다. 모두들 헤드 램프를 하고 각오를 단단히 한 채 스틱을 챙겼다. 조금만 가파른 곳이 나와 보폭을 크게 하면 호흡이 가빠지면서 고소증세가 심해졌다. 잠시의 내리막도 없이 끝없이 올라가는 길이었다. 점점 속도가 뒤처지고 지쳐갈 때 '이브라'라는 청년 가이드가 바로 앞에서 자신을 따라 오라며 내 속도에 맞춰 보행을 해주었다. 잠시가 아니라 몇 시간을 그렇게 나와 말없이 동행을 해주었다. 그 순간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아무 것도 생각할 수 없었으며 그 청년의 발걸음만 보고 걸었다. 그러면 갈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었고 그렇게 하여 우후르 피크 정상에 아침 9시경에 도착할 수 있었다. 10시간 동안의 길고 긴 고행을 마친 기분이었다. 잠시 앉아서 쉬기라도 하면 눈꺼풀이 그대로 감기었다. 고행을 통해 체득한 것이 하나 있다. 목표와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자신의 의지와 노력도 중요하지만 기대치 않았던 누군가의 안내나 도움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것이 하나님의 은총이던, 부처님의 공덕이든, 뜻밖의 행운이던 간에…. 힘든 목표를 달성하고 나면 대부분의 경우는 이제 자신감도 생겼고 어떤 것도 이겨낼 수 있는 의지력도 생겼다고 말한다. 그러나 내 경우는 이것과는 다른 것 같다. 큰 목표 앞에서 나를 내세우기 보다는 오히려 더 겸손해져야하고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고 같이 동행을 해야 한다는 것을 체득한 여름 휴가였다. 그것이 내 마음에 남은 킬리만자로의 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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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9.04 23:02

생활지도 아닌 생활교육이 필요하다

2011년 대구에서 중학생 자살로 학교폭력의 심각성이 또다시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자 이명박 정부에서는 이듬해 2월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을 내놓기에 이른다. 그 후 1년이 지난 지금 '학교현장은 학교폭력으로부터 얼마나 안전해졌을까'라고 묻는다면, '눈에 보이는 폭력은 줄었다. 하지만 근원적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오히려 쉽게 드러나기 어려운 정서적 폭력은 갈수록 늘고 있다.'라고 답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당시 종합대책에 많은 비난들이 쏟아졌다.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단기적, 중·장기적 정책들이 함께 제시되어야 하는데, 정부 정책들은 주로 단기적·근시안적 정책들을 여론에 떠밀려 쏟아냈다는 것이다. 이런 정책들은 결국 학교폭력의 문제를 개인의 특성 내지 책임에 귀속시켜버림으로써, 학교폭력이 발생하는 그 교실, 그 학교 문화, 더 넓게는 사회적 맥락을 표백시켜버린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따라 교육부에서는 지난달에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보완한 현장 중심의 학교폭력 대책을 내놨다. 공감·의사소통·갈등 해결·자기 존중·감정 조절·학교 폭력 인식과 대처 등 6개 주제의 인성교육을 정규교육 과정에 포함시키고, 학교폭력기록 보존기간을 5년에서 2년으로 줄이기로 한 것이 그 주요 골자다. 하지만 이번 대책에 대한 반응 역시 다양했다. 일부에선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려는 모습이 엿보인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한 반면,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은 백화점식 나열에 불과하다''가해자만을 위한 대책'이라는 지적도 있다. 사실 학교폭력은 대응하기도 해결하기도 쉽지 않은 과제이다. 따라서 두 차례에 걸친 범정부적 대책에 대한 다양한 평가는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고, 그 누구도 당사자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 또한 쉽지 않은 일이다. 그 이유는 학교폭력의 무대가 교육을 매개로 하는 학교현장이라는 점과 가·피해의 대상이 그 누구도 쉽게 내칠 수 없는 학생이라는 점 때문에 더욱 그렇다. 결국 학교폭력 해결을 위한 무대는 학교이어야 하고, 그 주체는 학생을 중심으로 학교구성원 모두가 되어야 할 것이다. 물론 이번에 교육부가 내 놓은 대책이 학교현장 중심을 강조하고 있지만, 오히려 기존의 교육과정을 포화상태로 만들어 자치활동이나 동아리 활동 등의 위축을 가져올 것이라는 점은 그 한계로 보인다. 이제는 대책 수준이 아닌 새로운 패러다임의 모색이 필요하다. 즉 학교 교육을 교과 교육과 생활 교육 양대 축으로 재정립해 보자는 것이다. 학교폭력 예방과 지도로 대변되는 지금의 생활지도를 교과교육활동의 부차적인 활동이자, 특정 행정부서의 활동이 아닌 全교사·全학교공동체 구성원의 교육활동으로 재정의 하자는 것이다. 지나친 교과교육에 무게추가 실린 우리교육 행태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 없이는 그 어떤 학교폭력 관련 대책도 공염불에 그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키워드는 '학교가 중심이 되는 교육, 학생이 주체가 되는 활동,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운영, 학교구성원 간의 소통과 협력 강화, 긍정적 학교 문화 조성'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2년 동안 학교현장은 눈 앞에 당장 보이는 학교폭력 문제를 해결이 아닌 처리를 위해 숨가쁘게 달려왔다. 이제부터라도 학교의 교육력 복원과 학생의 교육적 회복과 성장을 위해서라도 더 근원적 차원의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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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8.28 23:02

'한상차림' 음식문화의 우수성

세계인을 대상으로 한식 한상차림 요리대회인 'K-FOOD 월드 페스티벌'이 성공적인 막을 내렸다. 한식 글로벌화 확산을 위해 전라북도와 외교부 그리고 방송사가 주관한 이번 요리대회는 기존 대회와 차별화된 행사라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녔다고 생각한다. 세계 10개국 재외공관 예선전에 참가한 외국인들을 통해 한식에 대한 열정과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고, 본선 진출자들에게 전북 식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한국의 맛을 제대로 알릴 수 있었다. 무엇보다 단품요리가 아닌 한상차림의 요리대회라는 점에서 한국의 식문화를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한상차림은 한국 식문화의 특징 중 하나로 공간전개형 상차림이다. 공간전개형이란 모든 음식을 한상에 전개(나열)하여 제공하는 방식으로, 음식을 시간에 따라 하나씩 제공하는 시간전개형과는 구별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두 방식의 가장 큰 특징은 음식을 '먹는 사람이 중심이냐' 아니면 '만드는 사람이 중심이냐' 하는 것이다. 즉, 공간전개형에서는 먹는 사람의 선택권이 있지만 시간전개형에서는 음식이 정해진 순서대로 나오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먹는 사람의 선택권이 줄어든다. 또한 시간전개형에서는 셰프의 자부심이 심하게 나타날 경우 자신이 만든 음식이 완벽하다는 생각으로 소금이나 기타 향신료를 테이블에 놓지 않기도 한다. 이에 반해 공간 전개형인 한상차림에서는 모든 음식이 나열되어 먹는 사람 스스로 코스를 선택할 수 있는데, 먹는 순서를 정하거나 원하는 음식을 선별하여 먹을 수 있어 자연스럽게 먹는 사람이 중심이 된다. 앞서 말한 것처럼 한상차림은 먹는 사람을 중심으로 생각한 우리의 우수한 식문화이다. 그런데 혹자는 한국의 한상차림을 오히려 단점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한상에 놓인 찌개나 반찬이 개별적으로 제공되지 않아 한 여러 사람이 한 그릇에 자신이 사용하던 수저나 젓가락을 이용해 나누어 먹으면 비위생적이어서 외국인들 입장에서는 매우 낯선 방식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산업화 이후 나타난 방식으로 과거 궁중연회를 기록한 그림을 보면 각자 개인상을 받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즉, 한국이 근대화를 넘어 산업화의 시기를 겪으면서 바쁜 일상에 개인마다 한상을 받기가 어려워 여럿이 한상을 사용하는 방식이 나타난 것이라 생각해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우리의 음식문화인 한상차림은 현대화하는 과정에서 변한 것이며, 과거 우리 조상들은 개인적으로 음식을 제공받을 뿐 아니라 먹는 사람을 중심에 둔 수준 높은 음식문화를 향유하였고 우리 역시 이에 대한 자부심을 지녀도 된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우수한 음식문화에도 불구하고 요즘 우리의 음식문화를 보면 다소 안타까운 모습을 볼 수 있다. 필자는 음식문화의 변형에 대해 연구하는 과정에서, 현시점에 우리의 상차림이 궁금하여 많은 가정의 밥상사진을 찍어 보았다. 그 결과 한국과 해외의 상차림을 비교해 보니 상당히 부끄러운 모습이 많이 나타났다. 한국의 많은 가정에서 냉장고에 저장하는 저장용기를 뚜껑만 열어서 그대로 상위에 올리는 모습이 많았기 때문이다. 물론 바쁜 현대사회에서 편리함에 따라 저장용기 그대로 식탁에 올리기도 하겠지만, 우리 모두 편리성에만 빠져들어 삶이 주는 가치와 품격을 포기하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 현재 우리는 한식 글로벌화를 위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하지만 냉장고용 저장용기를 아무런 느낌 없이 식탁에 올리는 현재 우리의 모습이 지속되는 한 음식문화로 세계시장에 진입하는 데에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 본다. 우리가 꿈꾸는 음식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가정에서부터 식문화의 품격을 지켜야 한다. 음식을 정갈한 그릇에 담는 것뿐 아니라 식탁에 꽃 한 송이를 꽂을 여유와 올바른 식탁 매너를 지녀야만 세계시장에서 인정받는 음식문화를 펼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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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8.21 23:02

광복의 의미, 각자의 환경에서 되새겨 보자

광복절이 다가왔다. 벌써 광복 68주년이라고 한다. 일본에게 주권을 빼앗긴 채 1945년 해방이 되는 그날까지 우리 선조들은 너무나도 슬프고 끔찍한 나날을 보냈다. 강제 노동, 징병 그리고 갖은 말살 정책까지…그래서 당시를 살았던 우리 민족은 어둠에서 빛을 되찾고 나라와 민족의 새 세상을 맞이하게 된 그 날을 무척 반가워했을 것이다. 세월은 흘렀고 뚜렷했던 기억들이 사라져가는 요즘, 그 소중함을 광복절이라는 특별한 날로 제정하여 지금의 우리에게 그 날을 되돌아볼 기회를 갖는 것은 어쩌면 후손으로서 당연한 의무인지도 모른다. 그만큼 광복은 새로운 희망이었다. 한의학계에 있어서도 광복은 무척이나 중요하고 간절했었다. 당시의 말살과 핍박은 한의학에도 힘든 시련을 주었던 것이다. 한의학은 선사시대로부터 시작되어 고조선의 원시적 민족 고유의 의술을 거쳐 고구려 백제 신라의 삼국시대와 고려, 조선시대를 이어가며 학문으로써 다듬어지고 정착되어 왔었다. 생각해보면 오늘날의 한의학은 5000년 민족의 역사와 함께 성장해온 우리 고유의 의학으로 자리 잡았던 것이다. 백제의 의박사(醫博士)나 통일신라신대의 약전(藥典), 그리고 허준의 동의보감 등은 우리에게 잘 알려진 한의학 관련 자료들이다. 또한 갑오개혁을 겪으면서 서양문물과 함께 서양의학이 들어올 때만 해도 여전히 한의는 전의(典醫)들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에 접어들면서 일본에 의해 한의사는 의생(醫生)으로 격하되었고 그 활동에 많은 제약을 받게 된다. 이후 1945년 광복을 맞이하며 의생과 한지의생이 한의사로 회복되었고 한의학은 현대화로의 길을 걷기위해 동양의약대학이 설립되고 지금에 와서 전국에 걸쳐 11개의 한의과대학과 1개의 한의학전문대학원이 개설되는 가슴 벅찬 시대에 서 있다. 그 힘든 시련과 한의학의 존폐위기를 극복하고 광복을 맞이했으며 한국전쟁과 열악했던 70~80년대의 국민보건을 향상시키며 달려온 한의학은 광복이후 70여년 동안 현대화와 보급화에 많은 노력을 경주하였다. 그 과정에서 최근에는 천연물신약으로 개발된 레일라정(활맥모과주)과 신바로캡슐(청파전) 등이 등장하게 되었다. 레일라정은 당귀, 목과, 방풍, 속단, 오가피, 우슬, 위령선, 육계, 진교, 천궁, 천마, 홍화 등의 약물로 구성되어 있고, 신바로캡슐은 구척, 두충, 방풍, 오가피, 우슬, 흑두 등으로 이루어져 있으니 한약재로 구성된 처방의 보편화과정에 있는 것이다. 또한 기존의 침치료와 한약치료를 결합하여 발전시킨 약침요법은 한의학 현대화의 결과로 한의학적 변증과 진단을 통해 개별 한약재 또는 주요 한약처방을 이용하여 추출, 정제, 희석 등을 통해 각종 한약액을 경혈, 아시혈, 경피, 경근, 관절내, 혈맥, 종양 등에 자입하여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행위로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맥진기 등 한의학 의료기기가 국제표준안으로 채택돼 세계시장 진출에 청신호가 켜지기도 했는데, 작년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은 제3차 전통의학 국제표준화 기술위원회(ISO/TC249)를 통해 우리나라가 제안한 피내침, 이침, 뜸, 전침기, 맥진기, 설진기, 한약추출기 등 7건을 신규 국제표준안으로 채택시키기도 하였다. 맥진기는 특히 환자의 맥진, 혈압, 혈액순환 상태 등 심혈관을 동시에 진단할 수 있는 의료기로 세계시장규모가 약 4조원에 달한다고 한다. 이렇듯 압박과 시련을 극복하고 광복을 통해 우리의 주권을 되찾은 선조의 뜻을 우리 한의학계도 자성과 도약의 계기로 삼고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2013년을 살고 있는 우리에게 있어 한의학은 가까운 한의원이나 한방병원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과거에 멈춰 있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현대화된 세상에 적응하며 보다 보편적이고 전문적인 분야로 친자연주의를 표방하며 나아가고 있다. 핍박받던 일제 강점기에 독립을 위한 끝임 없는 투사들의 싸움이 헛되지 않아 해방을 맞이한 것처럼, 한의학도 새로움을 추구하여 많은 국민들로부터 격려를 받도록 더욱더 정진하여야 할 것이다. 광복절의 의미를 각자의 환경에서 가슴속 깊이 다시한번 되새겨 보는 기회를 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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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8.14 23:02

트라우마와 정신 건강

트라우마와 힐링이 요즘 매스컴에서 자주 나온다. 트라우마란 한 개인이 대처하거나 통합할 수 있는 능력을 완전히 마비시킬 수 있는 정도의 경험이나 사건을 가리키는 것으로 일반적인 스트레스와는 다르다. 여기에는 지진이나 쓰나미 같은 자연 재난에서부터 고용/인종 차별, 전쟁과 같은 사회적인 것 그리고 가정 폭력, 따돌림, 언어 폭력, 신체적/성적 학대 등과 같은 개인 심리적인 것이 있다. 어떤 형태의 트라우마든 그것은 장기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정신건강을 위협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속담에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 뚜껑을 보고도 놀란다는 말이 있다. 즉 처음 겪은 것과 비슷한 형태만 봐도 놀라게 된다는 것으로 트라우마의 영향이 크고 오래간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최근 관계 트라우마라는 용어가 많이 사용된다. 인간관계에서 자신이 예측하지 못했거나 이해할 수 없는 무시, 좌절, 배신 등과 같은 여러 종류의 마음상처도 트라우마로 볼 수 있다는 개념이다. 따라서 어떤 얼굴과 어떤 성격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관계 트라우마를 받으면 그와 비슷한 외모나 성격을 갖는 다른 사람을 만날 때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정신분석에서는 이를 전이라 하며 인지심리학에서는 암묵기억에 의한 영향, 그리고 불교에서의 비여리작의(非如理作意)라고 한다. 그런데 왜 트라우마가 이렇게 오래 영향을 미치는 걸까? 대부분의 이유는 사건 자체가 전혀 예기치 못한 성격을 띠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받아들이기가 어렵고 부정하며 거부하는 마음이 클 수밖에 없다.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왜?'라고 자꾸 생각하게 되고 되씹으면서 정신적 소모가 일어나게 된다. 다른 경우는 그 스트레스가 정도가 한 개인의 존재감 자체를 위협할 정도로 클 때이다. 인간이 겪을 수 있는 스트레스 중 가장 큰 것은 배우자의 갑작스러운 죽음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보다 더 큰 것은 자신이 죽을 것 같은 위협감을 받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위협감은 경계심을 작동하게 만드는데 이 경계심은 본능적으로 한 개인의 생존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작동장치이기 때문에 쉽게 둔감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따라서 비슷한 상황이나 사람에 노출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긴장하고 불안 수치가 증가하게 된다. 심한 경우에는 관련 꿈을 꾸기도 하고 상대방을 믿지 못하거나 피해의식이 커지기도 한다. 어떻게 하면 트라우마로부터 벗어나고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첫째는 마음의 한 칸막이에 트라우마를 분리시키는 것이다. 당장은 이해할 수 없고 감당이 안 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 때까지 분리시켜놔야만 다른 생활에 영향을 덜 받게 된다. 칸막이가 견고하고 튼튼할수록 힘든 일이 있어도 내색하지 않고 묵묵히 해야 할 다른 일을 병행할 수 있게 된다. 마음이 한 칸짜리인 것보다 여러 칸을 가지고 있으면 마음이 부자인 것과 같은 이치이며 이것을 마음의 칸막이 이론이라고 한다. 둘째는 좋은 의미를 찾는 것이다. 영혼을 치유하는 마법의 주문은 아름다운 이유라는 말이 있다. 아름다운 이유가 찾아지면 이해가 되고 막혔던 마음이 터지고 영혼이 치유될 수 있다는 뜻 같다. 역경 속에서도 좋은 의미를 찾을 수 있는 능력이 자아 탄력성의 중요한 요소이며 이러한 특징들이 작용할 때 외상후 성장이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셋째는 간절한 마음이다. 좋은 의미가 그냥 저절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며 뭔가를 진실로 바라고 희망하는 마음이 있을 때 새벽처럼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다가올 수 있다. 예수께서 병자를 치유하기 전에 네가 낫고자 하느냐를 꼭 물어보신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트라우마는 지워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떤 의미를 찾느냐에 따라 삶의 훈장이 되기도 하고 숨기고 싶은 흉터가 되기도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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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8.07 23:02

통합교육의 현주소와 장애학생의 교육권

지금의 얘기는 현재 진행형일 수 있는 사례다. 무대는 대학입시의 최전선 인문계고! 그런데 올해 3월초 이 학교에 처음으로 자폐성 장애를 가진 영호(가명)가 입학했다. 이곳은 특수학급도 없다. 장애학생 학부모는 당연히 법으로 보장된 교육권을 충분히 보장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학교 역시 장애 학생 입학이 처음이라 당황스러웠지만 그래도 나름 최선을 다해보자는 심산이었다. 같은 반 학생들 역시 영호를 끌어안기 위한 나름 학급 규칙도 세웠다. 하지만 이러한 허니문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일반학생들은 공부도 해야 하고 시험 준비도 해야 한다. 교사들 역시 솔직히 영호에게 신경 쓸 겨를이 없다. 영호 역시 하루 내내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이 얼마나 지겹겠는가! 언젠가부터 영호는 수업시간에 관심을 끌려는지 소리를 지르거나 책상을 두드리는 등 문제행동을 시작했다. 다른 학생들의 인내심도 임계점에 달했다. 학부모들 역시 학교에 항의를 시작했고, 학교측도 영호 부모를 불러 문제행동에 대해 설명과 함께 지도상의 어려움도 호소했다. 하지만 영호 부모는 이를 영호에 대한 전학 압력으로 받아들이면서 학교와 갈등이 시작되었다. 급기야 양측은 교육청에 각각 서로의 교육권 보장을 요구하며 민원을 내기에 이른다. 특수교육은 장애학생들만의 리그가 아닌 통합교육을 지향한다. 그것도 가능하다면 특수학교나 특수학급형태의 분리교육이 아닌, 일반학급의 완전통합 말이다. 물론 장애학생 부모들도 자기 자녀들이 일반학급에 있다고 해서 학업성취면까지 크게 기대하진 않는다. 다만 이러한 생각의 이면에는 그래도 비장애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면 무엇이라도 좀 더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좀 더 낫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가 깔려 있다. 당연히 인정해줘야 할 기대감이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 역시 학교급이 높아질수록 벽에 부딪히게 된다. 예전과 달리 장애학생을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개선되긴 했다. 하지만 여전히 '공부도 안 되는 얘들, 왜 일반학급에 보내 다른 애들 공부까지 방해하는지 모르겠다!' 라는 인식이 존재하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하지만 이러한 인식을 대놓고 비판하기 어려운 것은 이들의 비판 앞에 내세우는 논리라고 해봤자 너무 원론적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장애학생도 교육권이 있다는 것, 당신도 장애인이 언제 될지 모르니 장애인을 차별해선 안 된다는 것, 장애인과 같은 사회적 약자와 함께 살아가는 방법과 태도를 습득함으로서...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이들의 교육권이 실현되기엔 너무 척박하다는 것이다. 특히 인문계 고등학교에서는 말이다. 이것이 바로 궁색하기 그지없는 통합교육의 현실인 것이다. 이제는 통합교육에 대한 근본적인 관점을 당사자 모두 함께 새롭게 고민해봐야 한다. 그저 일반학교 내 비장애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는 것이 '통합교육'의 전부는 아닐테니 말이다. 이러한 통합은 장애학생도 괴롭고, 비장애학생들도 괴롭고, 교사들도 마찬가지이다. 그렇다고 이 문제는 법이나 제도, 물리적 지원으로도 해결될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우리 사회 학교 풍토가 앞으로 크게 변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장애학생이 여느 학생과 같이 함께 살아가기 위한 사회적 통합 노력은 결코 양보할 수 없는 고유명제다. 다만 일반교육에 무조건 통합만이 장애학생에게 좋을 것이라는 관점도 탈피해야 하며, 장애학생의 교육권도 보호자의 친권행사 차원이 아닌 장애학생 자신의 행복추구권이라는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장애학생의 교육권과 일반학생들의 교육권이 서로 조화를 이루며 함께 공존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공론화 과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영호 문제는 보조인력 지원으로 가까스로 봉합은 되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영호는 웃음도 잃었고, 자기 교실에 들어가는 것조차 두려워하기 시작했다. 아직도 모두가 힘들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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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7.31 23:02

전북 음식문화 발전을 위한 첫 걸음

전북의 음식문화와 관련된 글을 쓰기로 시작하면서 '우리에게 우리의 음식문화는 어떻게 인식되는지'를 곰곰이 생각해 봤다. 필자가 전주 살이를 시작한지 어느덧 1년하고도 반이 흐른 시점이면서 전북의 음식에 대한 소고를 연재하기로 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전북의 음식은 다양하다. 평야와 바다가 조화롭게 이루어진 지형적 특성과 함께 전북 사람들의 섬세함이 더해져서 화려하고 맛깔스러운 음식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발효를 통해 음식에 깊은 맛과 향취를 담아내는 전북은 '맛의 고장'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여기서 안주할 것이 아니라 전북의 음식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 요소가 무엇인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전북을 대표하는 전주비빔밥을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훌륭하고 건강에 좋다는 기사도 많이 있지만 비싸고 품질이 좋지 않다는 기사를 찾아 볼 수 있다. 한 가지 안타까운 것은 비빔밥의 가격이 정말 비싸냐하는 것이다. 비빔밥은 많은 노력이 드는 음식이다. 칼로 가늘게 잘려진 채소류는 외국인들의 눈에는 놀랍고 경이로운 결과물이다. 그만큼 손이 많이 가는 음식으로 음식점에서 다량의 비빔밥을 만들기 위해선 많은 조리인력이 필요하다. 요즘 외식산업의 성패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인건비의 비율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 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비빔밥은 상당히 노동집약적인 음식이다. 이러한 노동집약적 음식을 비싸다고 매도하는 우리의 인식이 과연 올바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한다. 한 예로 우리는 레스토랑에서 파스타를 먹고 지불하는 금액에 대해서는 비교적 관대하게 생각하지만, 고풍스러운 장소에서 비빔밥을 먹고 파스타와 비슷한 가격을 지불한다면 비싸다고 생각한다. 즉, 파스타보다 비싼 식재료와 인건비가 들어가고 비슷한 수준의 인테리어에서 동일한 서비스를 받더라도 비빔밥은 파스타보다 저렴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러한 우리의 인식과 태도가 전북의 음식문화를 발전시키는 데에 방해가 되는 것은 아닐지 걱정스럽다. 전북이 맛의 고장이란 명성을 이어가고, 전북의 음식문화와 외식산업이 더욱 발전하기 위해선 먼저 우리의 인식부터 변해야 한다. 우리 음식이 갖는 가치를 인정하고 존중할 때 음식문화는 더욱 발전할 수 있으며, 이렇게 발전된 음식문화를 통해 결국 우리의 품격을 더욱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전북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맛의 고장이다. 천연의 식재료를 마음껏 공급받을 수 있으며 오랜 시간 축척한 음식문화는 우리의 마음을 즐겁게 한다. 이와 더불어 최근 전주는 유네스코로부터 음식창의도시로 선정되었고 익산에는 국가식품클러스터가 조성되고 있으며, 완주의 로컬푸드는 다른 지역의 벤치마킹의 대상이 될 만큼 전북은 음식문화 발전을 위한 훌륭한 인프라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 우리음식에 대한 인식변화가 더해진다면 전북은 맛의 고장을 넘어 한식 글로벌화를 주도할 핵심지역으로 성장할 것이라 확신한다. 최근 음식은 문화의 주요 키워드이자 한 국가의 국가이미지를 대표하는 요소로 인식되고 있으며 식자재 유통업, 외식산업, 문화관광산업 등 다양한 고부가가치 산업의 핵심키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는 전북의 음식문화 발전을 통해 관련 산업의 동반성장을 기대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정리하자면 우리의 인식변화는 전북 음식문화 발전의 핵심요소이다. 우리의 인식변화를 통해 전북의 음식문화는 더욱 발전할 것이며, 이는 관련 산업의 동반성장을 이끌어 더욱 풍성한 전북을 만들 것이라 기대한다. △ 정 학교장은 연세대 석사 및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미국 CIA 조리학교를 수료했다. 한국 외식산업학회 부회장, 한국 조리과학회 사업이사, 한국 식생활문화학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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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7.24 23:02

공공의료, 진심으로 돌아보자

최근 진주의료원 폐업과 관련하여 찬반논쟁이 뜨겁다. 공공의료의 범위와 역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그 만큼 크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의 초고속 노령화로 인한 만성질환의 증가와 급성장을 추구하며 가중된 빈부격차는 취약한 의료 사각지대를 더욱 크게 만들었다. 이에 따라 정부의 재정적 지원과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시점이라고 여겨진다. 그러나 아쉽게도 중지를 모아야할 시기에 공공의료의 축이 무너지고 있다. 어떤 이유에서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부는 공공의료의 큰 틀을 다시한번 숙고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우리 사회는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지향하고 있으면서도 상부상조의 정신을 국민과 사회의 내면에 담고 있기에 의료의 공공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따라서 의료의 상업화가 공공성과 어우러지지 못하고 오히려 해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면 보건의료체계는 중심을 잡기가 쉽지 않게 될 것이다. 정부와 의료단체, 그리고 시민관련단체들의 협력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날이 갈수록 상업화와 공공성의 간격은 더욱 벌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의료인의 공급과 병원의 희소성이 대부분의 병원들의 경영을 일정수준 이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었지만, 2013년 현재는 넘치는 의료인들과 새로 개설되는 많은 대형 민간 병원들, 그리고 지역거점병원이라는 국립대병원의 상업적 경영 등이 경제성이라는 논리에 공공성은 희석되면서 취약한 의료사각지대를 넓혀 놓고 있다. 이로 인해 지금까지 다소나마 공공성을 지녀왔던 지방의료원들과 중소병원들에게는 악재가 되어 경영상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물론 이러한 변화에 대해 안일하고 소극적으로 대응한 지방의료원들이나 중소병원들에게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지만, 중요한 것은 정부에서 상업화와 공공성을 어떻게 유지하며 의료를 발전시켜 나갈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과 장기적인 관점이 현실에서는 부족하게 느껴질 뿐이다. 현재의 지역거점병원의 대형화와 한 두 곳에만 집중된 정부 지원은 공공성을 유지하는데 결코 바람직해 보이지는 않는 것 같다. 해가 바뀔 때마다 지역 거점병원이라는 명목아래 국립대병원들은 끊임없는 공사와 시설확충으로 통계수치상으로는 공공성을 확보한 것처럼 보여질지는 모르겠으나 국민의 피부에 와 닿는 현실은 그렇지 않아 보인다. 이런 점에서 오히려 지방의료원들과 중소병원을 활용한 분야별 발전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고려된다면 국립대병원의 대형화에서 확보하지 못한 공공성을 현실적으로 획득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해본다. 간단한 대부분의 질병은 지방의료원과 중소병원에서 해결이 가능하며 각 병원마다 좀 더 특성화된 치료기술을 확보할 수 있도록 객관적 심사를 통해 지원을 유도한다면 그리고 그것이 공공성이라는 큰 테두리 안에서 진행이 된다면 지방의료원들의 경영상태의 호전과 중소병원들의 활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시대와 환경은 의료의 역할과 범위를 결정하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현실의 의료는 그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요구에 맞춰지거나 신기술의 개발과 안전한 치료방법의 확보를 목표로 끊임없는 변화를 요구한다. 그렇지만 변하지 말아야 하는 의료의 근본이 있다. 바로 생명을 존중하고 의료의 사각지대를 보호하며 측은지심으로 환자를 사랑할 수 있는 자세가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의료를 좀 더 세분하여 관리하고 정리해서 효율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일 듯 싶다. 진주의료원의 폐업문제가 그저 한 지방 병원의 어려움이 아니라 온 국민의 기대와 염려가 의료의 공공성 확보와 건강한 삶의 질에서 소외되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함에서 더욱 큰 이슈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슬기로운 해법을 찾아낼 수 있도록 중지를 모아야 할 것이며 공공의료의 역할이 축소되지 않았으면 한다. △ 송 원장은 우석대 한의학과 졸업 후 동대학 석사를 거쳐 원광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한체열의학회 이사, 한의사 국가고시 출제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대한약침학회 학술위원, 대한침구학회 평생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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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7.17 23:02

통증과 정신건강

영국 교육청은 정신건강을 "통증, 실망과 슬픔을 극복하게 하는 정서적이고 영적인 쾌활함이며, 근본적으로 자기자신과 타인의 존엄성과 가치를 신뢰함"으로 정의하고 있다. 영국의 정신분석가 윌프래드 비온도 통증을 이겨낼 수 있을 때 상처를 치유하고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게된다고 하였다. 그런데 "왜 여기서 통증과 정신건강을 연결시켜서 이야기하고 있을까?" 잠시 생각해본다. 우리는 살면서 신체적으로 아프기도 하고 정신적으로 상처를 받고 마음 아파하기도 한다. 그렇게 아플 때 힘겹다는 느낌도, 좌절도 있지만 반대로 나를 위해주는 사람의 고마움도, 희망의 소중함도 알게 된다. 인간의 대뇌에서 엔돌핀이 가장 많이 분비되는 때는 분만을 할 때라고 한다. 마라토너들이 러너스 하이를 느낄 때도 가장 힘든 정점에 다다를 때라고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통증이 있을 때 내가 어떤 경험을 하느냐가 평생을 결정짓는 중요한 행동 양상이 결정되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아팠을 때 어머니가 맛있는 음식을 해주었던 달콤한 기억이 있거나 힘들게 공부하고 나서 좋은 성적과 함께 칭찬을 들었던 기억이 많은 사람과 힘들 때 격려보다는 핀잔과 오히려 무시를 받았던 사람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에 있어 큰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정신분석에서는 상처나 갈등이 있을 때 문제를 부인하거나, 남을 탓하거나, 극단으로 나누어 이해하지 않고 승화나 기대, 유머와 같이 성숙된 방어기제를 사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최근 정신건강의 중요한 지표로 역경 극복력 또는 자아 탄력성(resilience)이 많이 언급된다. 힘든 일이 있어도 잠시는 위축되지만 고무 탄성처럼 다시 회복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하는 것으로 탄력성을 구성하는 여러 요소들에 대한 다양한 주장들이 있지만 필자가 개인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3가지를 소개한다. 첫째, 배울 수 있는 마음이다. 우리가 어떤 어려움을 겪었을 때 힘들어하는 대부분의 이유는 원인을 또는 왜 그러는지를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분이 나쁘고 속상하지만 "아-- 그런 점도 있겠구나--"라고 조금이라도 배우거나 깨달은 점이 있으면 마음적으로 넘길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라는 생각에서 동양과 서양의 사고방식은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서양은 기독교 문화로 내가 뭘 잘못 했구나라는 죄책감을 강조하는 반면 동양은 부끄럽거나 창피한 윤리를 강조한다. 특히 불교에서는 어리석음을 마음의 삼독(탐진치) 중 하나로 중요하게 생각한다. 둘째는 타협할 수 있는 마음이다. 타협을 모르는 사람은 추진력은 좋을지 모르지만 꺽이거나 지치기가 쉽다. 타협은 어떤 일에 대해 세밀하게 분화된 이해가 있어야만 가능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인지적으로 서로 다른 경우를 잘 구분할 수 있어야하고 이에 따라 정서적 반응도 미룰 수 있는 중간 감정이 있어야 한다. 인지적으로 서로 다른 경우를 잘 구분하면 스트레스를 쪼개어서 일부만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어려움을 보다 쉽게 넘길 수 있다. 중간 감정이란 그럴 수 있구나라고 이해는 하지만 정서적으로는 와락 친밀하지 않을 때의 느낌인데 개운하게 정리 돤 감정이 아니어서 부정적 뉴앙스가 있지만 허용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정신건강 유지에 중요할 수 있다. 셋째는 어떤 일을 병행할 수 있는 마음이다. 성격에 따라 어떤 사람은 한 가지가 걸리면 그것이 해결되기 전까지는 다른 것을 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마음은 벌집처럼 많은 방을 가지고 있어야만 건강하다. 즉 방이 한 칸이면 어느 구석에서든 연기가 필 때 전체가 영향을 받지만 방이 여러 칸이면 연기가 나더라도 그 칸 하나만 영향을 받으므로 다른 일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인생 자체가 상처투성이기 때문에 어떤 일로 사람 관계가 틀어졌다고 해서 그 일을 풀려고만 전전긍긍할 필요가 없이 그냥 내버려 두고 다른 일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되기도 한다.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없다는 시구를 떠올리면서 마음의 여유를 가져볼 일이다. △ 정 교수는 전북대 의대를 졸업했으며 전주시 건강증진센터장, 대한조현병학회 부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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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7.10 23:02

에듀라이브러리를 만들자

최근 유력 정치인의 지역구 내에서 행사 장소를 둘러싸고 벌어진 논란 속에 한 가지 알게 된 사실이 '휴먼라이브러리'의 존재였다. 조금 생소할지 모르는 분들을 위해 '노원휴먼라이브러리'의 누리집에 있는 의미와 유래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휴먼라이브러리는 덴마크 출신의 사회운동가 로니 에버겔이 지난 2000년 덴마크에서 열린 한 뮤직 페스티벌에서 창안한 것으로, 유럽에서 시작되어 빠른 속도로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신개념의 '이벤트성 도서관'이다. 즉 도서관에 와서 '책'을 빌리는 것이 아니라 '사람(휴먼북)'을 빌리는 것이다. 독자들은 준비된 휴먼북 목록을 살펴보고 읽고 싶은 책(휴먼북)을 선택하여, 휴먼북과 마주 앉아 자유로운 대화를 통해 그 사람의 경험을 읽는 것이다. 전주교육지원청에서 3년째 생활지도 업무를 담당하면서 Wee센터를 중심으로 사회적 배려 대상자를 위한 다양한 특별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해 왔다. 특히 복지시설에 있는 학생들을 위해 토요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회기를 거듭할수록 아이들의 표정이 자신감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보았다. 이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는 '최소한 너희들 곁에서 너희들이 바르게 커가기를 바라고, 지지하는 어른들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하지만 어른들의 관심과 지원이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교육청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매번 고민을 하게 되었다. 부득이한 사정으로 시설에 있거나, 다문화 가정, 한부모 또는 조손 가정에 있는 학생들을 위해 이들이 성장해서 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 커 나갈 때까지 때로는 집안의 어른이자 한편으로는 인생의 멘토로서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 줄 수 있는 누군가를 교육기관 차원에서 만들어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바로 그것이었다. 이러한 차원에서 휴먼라이브러리를 사회적 배려 대상자만을 위해 특화된, 그리고 교육청이 주도하는 일명 교육형 '에듀라이브러리'를 제안하고 싶다. 그 중심에는 교육청 소속 교육문화회관이나 공공도서관에서 그 역할을 하면 어떨가 싶다. 그리고 여느 휴먼라이브러리처럼 도내 각 지역에 있는 각계 각층의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인사를 중심으로 휴먼북을 확보하자. 그 중심에는 교원, 특히 퇴직교원들의 역량과 경험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해마다 도내에서 퇴직하는 초, 중등교원수가 수백명임을 감안할 때 이들이 그동안 교육현장에서 쌓은 역량을 다시 사회에 환원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마련해 주는 것도 교육청이 나서야할 몫이라고 생각한다. 확보된 휴먼북은 그들을 필요로 하는 사회적 배려 대상과 1:1 멘토 관계를 맺거나 필요할 때마다 사람책을 대출하는 식이다. 요즘 교육청이나 지자체 중심으로 사회적 배려대상자에 대한 다양한 경제적 지원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을 직접 대하면서 느낀 점은 경제적 지원도 중요하지만 진정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들이 이 사회로부터 관심을 받고,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진한 사람 냄새를 맡도록 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느꼈다. 아무리 아름다운 꽃도 아름다움으로 주는 감동에 있어서는 사람에 못 미친다는 말이 있듯이 말이다. 우리가 배려해야 할 학생들이 꿈조차 꿀 수 없다고 생각했을 때 휴먼북 개개인들이 가지고 있는 재능, 지식, 지혜 등을 통해 그들의 인생이 조금이나마 바뀔 수 있다면 우리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한 교육형 '에듀라이브러리'탄생은 충분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한 지역사회의 관심과 교육청의 적극적인 의지를 기대해 본다. △ 정 장학사는 익산남성고·공주사범대학을 졸업한 후 전북대 교육대학원 석박사과정을 마쳤으며 현재 전주교육지원청 중등교육과 장학사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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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7.03 23:02

소리의 고장 전북이라면

전라북도는 소리의 고장이고, 많은 소리꾼들이 활동하던 곳이며, 전주대사습이 열리고 매년 가을 전주세계소리축제가 펼쳐지는 곳이기도 하다.그렇다면 그 많은 소리꾼들의 활약상을 느껴볼 수 있는 기념비적 장소로는 어느 곳이 있을까?어렵지 않게 세 곳이 떠오르는데, 동편제 시조인 가왕 송흥록의 남원 운봉 생가와 판소리를 집대성한 신재효의 고택이 있는 고창읍내 그리고 여류명창이었던 김소희의 고창 흥덕 생가이다.세 곳의 공통점은 예전 모습을 최대한 살려내기 위해서 만들어진 전통 한옥이라는 것과 하나같이 황토를 사용해 새롭게 지어진 집이라는 사실이다. 너무나도 친절하게 예전 명창들은 이러한 황토방에서 생활하지 않았겠느냐는 안내를 해주고 있는 것인데, 결정적으로 예전의 감흥을 느끼기에는 너무 신선하고 세련되기까지 한 이 건축물에게서 무언가 특별한 시간을 갖기에는 무리가 따르기도 한다.반면 소리꾼들이 판소리 한바탕을 연마하다 방금에서야 일어났을 것만 같은 장소가 있으니 바로 동초각이다. 동초각은 동초 김연수의 소리를 이어받기 위해 우리지역의 소리꾼 오정숙 명창이 완주군 운주면 산북리에 건축한 판소리 전수관이다. 정확히 대둔산 바로 아래에 위치해 있는데, 오정숙 명창에게도 소음으로 인한 민원은 어찌할 도리가 없었던 것인지 주변 사람들을 피해 대둔산 자락 아래 첫 번째 자리 잡은 집이 동초각이다. 동초각은 다른 곳과는 다르게 양옥으로 지은 2층집이다. 오정숙 명창이 직접 지은 집이니 황토집이 아닌 게 당연한 것인지도 모를 일이며, 생활을 하면서 소리를 전수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만큼 넓은 공간을 갖춘 건축물이다.당대 최고의 소리꾼이었던 오정숙 명창이 말년을 이곳에서 지내며 후학을 양성했던 곳이라 하니 이곳을 거쳐 간 소리꾼의 수는 쉽게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을 것이며, 이곳에서 선생의 지도를 받았던 소리꾼들이 지금도 명창의 반열에 이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하니 동초각은 참으로 의미 있는 장소이다.소리전공자가 아닌 내가 이곳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할 수는 없겠으나, 이곳은 한 개인에게는 주거의 공간이자 경제적 가치로 따질 수 있는 자산의 일부일 수 있겠지만, 그 이전에 수많은 소리꾼들에는 추억의 장소이자 삶의 향기가 그대로 묻어있는 수련의 장소일 수도, 또 우리에게는 전라북도가 소리의 고장이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역사적 장소일 수도 있는 것이다.오정숙 명창이 떠난 후 사람들에게서 잊혀져가는 이곳을 몇 차례 방문해 보았다. 항상 닫혀있는 문과 그 기능을 상실해 가고 있는 모습에 안타까운 마음을 지울 수 없었는데, 전주를 비롯한 여러 지자체에서 오정숙 선생을 기리는 기념관을 별도로 지정하려고 한다니, 머지않아 이곳도 존재의 의미를 상실하고 그 기능을 마감할 수도 있을 것이다.또다시 어느 곳에선가 황토로 지은 오정숙 생가가 새롭게 등장할 수도 있을 것이며, 또 우리는 별다른 의미도 없는 황토집에서 쓸쓸하게 오정숙 명창의 삶을 어렵게 반추해보게 되는 것은 아닐지 모를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며, 소리의 고장 전북의 미래를 기대하게 만드는 이곳 동초각은 그 어떤 판소리 명소보다 의미 있는 곳이자 소중한 곳일 수 있는 것이다.이제 며칠 후면 오정숙 명창이 우리 곁을 떠나간 날이 다가온다. 타고난 재능과 불굴의 의지로 당대 최고의 소리꾼으로 우리지역의 가치를 드높였던 선생의 정신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일, 그리고 우리지역을 비롯해 전국의 수많은 소리꾼들이 거쳐 갔던 곳이자 판소리 수련을 위해 선택된 동초각을 보존하고 기리는 일이야말로 우리가 소리의 고장에서 살고 있음을 잊지 않을 수 있는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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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6.26 23:02

혁신학교, 공교육 반성에서 출발

현행의 학교교육은 지식 위주 교육과 대학입시에 매몰된 채 과거의 산업주의 패러다임에 갇혀 한 발 짝도 앞으로 내딛지 못하고 있고, 그럼으로써 우리 교육이 미래사회의 요구와 변화를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 한해 200여명의 학생들이 자살 행렬에 뛰어들고, 매년 60,000여명의 아이들이 학교를 떠나며, 20여만명의 가출 청소년이 각종 범죄와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아이들의 현재가 이렇게 불행하고 절망적이라면, 아이들의 미래도 국가의 미래도 어둡다. 혁신학교는 기존의 공교육에 대한 통렬한 반성에서 출발한다. 그래서 혁신학교는 현행 학교 체제의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적·실험적 성격을 지닌다. 구성원들의 자발성과 집단지성을 통해 학생·교사·학부모 모두의 행복한 배움과 행복한 성장 가능성을 실험하고 있는 것이다. 현실적인 여러 제약과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작년 말에 실시한 혁신학교 자체평가 결과는 교사·학생·학부모 모두 80%를 훌쩍 넘는 만족도를 보여줬다. 혁신학교는 대안학교가 아니다. 혁신학교는 대안학교가 추구하는 다양한 가치를 존중하지만, 대안학교처럼 공교육의 밖에서 공교육의 '대안'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공교육 안에서 공교육의 전체를 바꾸려는 시도로써의 선도학교이자 거점학교다. 혁신학교를 통한 학교 혁신이라는 거대한 공교육 개혁의 프로젝트인 것이다. 혁신학교는 놀기만 하는 학교이고 그래서 학력이 떨어지는 학교라고 단순화해서 폄하하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이렇게 말하는 이는 혁신학교를 그저 껍데기만 본 것일 뿐 자세히 들여다 본 사람은 아니다. 혁신학교는 '새로운' 학력을 추구한다. 협력수업을 통해 학생 간 상호작용을 중시하고 호혜적이고 평등한 배움이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해, 혁신학교 교사들은 함께 독서하고, 토론하고, 연구하고, 실천하고, 수업을 열고, 아이들의 배움을 관찰하고, 대화하는 일을 일상으로 여긴다. 아이들에게 깊이 있는 배움이 일어나도록 돕는 것이다. 이러한 협력수업을 통해 아이들은 나와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존중하고 경청하고 서로 돕는 관계까지도 체득해나간다. 학력과 인성은 이런 과정 속에서 함께 길러진다. 혁신학교는 다양한 교육과정의 재구성을 통해 아이들로 하여금 문화와 예술의 감수성, 생명과 생태 감수성, 평화와 인권 감수성을 기를 수 있도록 노력한다. 민주적이고 개방적인 학교 문화를 만들어가는 과정 속에서 아이들은 민주적 시민성을 길러가고 있다. 교과 통합 프로젝트 학습, 몸으로 느끼는 주기집중 체험활동 등을 통해 창의력과 문제해결능력을 길러간다.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새로운 학력을 추구하고, '성적'이 아닌 '성장'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것이 정말 '나쁜' 교육인가? 그저 국·영·수 중심으로 시험문제 열심히 반복해서 풀면 학력이 높아지는가? 효율이라는 명분으로 수준별로 아이들을 나누어 수업하는 것이 학력을 높이는 방안인가? 학습부진아반을 편성해서 한 달에 몇 시간 보충수업을 진행하면 학습부진은 근본적으로 해결되는가? 상위권 아이들 중심으로 유명 대학 몇 명 더 보내면 교육에 성공하는 것이고 의무를 다하는 것인가? 이러한 교육이 포기할 수 없는 정말 '좋은' 교육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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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6.19 23:02

공천보다 여성정치 참여 확대방안 중요

며칠 전 지역 여성의원들과 자리를 함께 했다. 지역정치를 하는데 있어서 여성인 것이 장점으로 작용하는지 단점으로 작용하는지를 물었다. 공통된 의견은 여성의원들이 남성의원들에 비해 의정활동에 성실히 임하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이슈에 민감하며, 투명하고 깨끗하다는 데 이견이 없었다. 여성의원의 존재 자체가 지방의회를 개혁적으로 이끈다는 의견에 대부분 고개를 끄덕였다. 반면 단점으로 작용하는 경우는 여성이 소수이다 보니 남성중심 정치문화를 바꿔가기 힘들고 여성의제를 남성의원들이 이해하지 못해 본질이 변질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었다. 또 다른 질문은 정당이 의정활동에 걸림돌인가 디딤돌인가 하는 것이었다. 정당에 따라 다르게 답했다. 진보정당의 경우 의회 진입 할 때나 의정활동 중 모두 디딤돌로 작동한다고 답한 반면 전북지역 집권당 소속 의원들은 진입 할 때는 디딤돌이나 의정활동에는 걸림돌인 경우가 많다고 답했다. 정치현실 현 주소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말이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가장 뜨거운 이슈는 기초단체?기초의원 정당공천 여부다. 대선시기 정치개혁의 과제로 여야 후보 모두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공약했다. 정치개혁 과제로 제기된 점, 지방선거 때마다 정당공천 폐지론이 불거지는 점은 그만큼 정당공천 폐해가 크기 때문이다. 가장 큰 폐해는 정당이나 국회의원들이 공천권을 무기로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에게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 국회의원 개인의 머슴 부리듯 하는 잘못된 관행 일 것이다. 또 영?호남 분할 구도하에 정책이나 인물을 검증하는 선거가 아닌 정당중심의 `묻지마`식 투표로 전락했다는 점이다. 공천비리 등 불법선거사범과 지방의회 의원의 뇌물 비리 등이 급증, 정당공천이 지방의회 의원 자질 향상에 기여하지 못한 점도 있다.그러나 정당공천 폐해가 크다 해도 섣부른 판단과 결정을 해선 안 된다. 여성에게 의사결정권한이 현저히 낮은 현 시점에서 단순히 정당공천 존립이냐 폐지냐 만 놓고 왈가왈부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케이트 밀레트(Kate Millet)는 『성의 정치학』에서 정치를 "한 집단이 다른 집단에 의해서 통제되는 권력구조화 된 관계 혹은 그 배치"라고 정의했다. 한국 정치구조에서 여성은 남성에 의해 통제되는 관계에 위치지어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정치개혁의 물꼬로 기존 정치문화에 덜 오염되어 있는 여성이 새로운 정치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치열한 경합이다. 지난해 말 여성가족부는 우리나라 성평등 점수가 63.5점으로 전년도 63.2점 대비 0.3점 상승한 것으로 보고했다(2011년 자료 기준) 이는 완전 성평등한 상태를 100점 만점으로 가정할 때 성평등지수가 63.5점이라는 것이다. 8개부문 21개 지표로 산정된 이 지표 중 가장 높은 점수는 보건 부문 91.2점이며, 다음으로 교육?직업훈련 부문 78.1, 문화?정보 부문 73.6점, 경제활동 부문 69.4점이며, 가장 점수가 낮은 부문은 의사결정 부문으로 19.3점이다. 의사결정 부문은 국회의원 성비와 5급 이상 공무원 성비, 민간부문 관리자 성비를 지표로 계산된다. 의사결정지표는 한국사회 여성의 낮은 지위를 나타내며, 여성에게는 의사결정권한이 없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다. 기초의회 정당공천 유지냐 폐지냐의 논쟁에서 중요한 것은 지방의회의 개혁과 성평등한 지역정치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보여준 18.7%에 머문 여성의 정치 대표성을 어떻게 높일 것인가의 과제가 개혁이며, 성평등한 정치인 것이다.정당공천을 유지할 경우 정당공천 폐해를 어떻게 개혁할 것인가 또 폐지할 경우 여성의 정치참여 확보 방안, 비례대표선거 유지 여부 등 대책 모색이 선결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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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6.12 23:02

흔들리는 사회복지사의 다짐

사회복지사로서 현장에서 일한지 18년이 되었다. 나는 여전히 사회복지가 즐겁고, 현장에서 만나는 사람들로 인해 행복한 순간을 보내고 있다. 처음 사회복지관에 취업했을 때 받은 급여 70만원에 비해 지금은 거의 3~4배 가까이 늘어난 급여를 받으면서 나름 행복하게 현장을 가꾸어가고 있다. 때로는 일에 지치기도하고, 진심을 오해 하는 사람들로 인해 허무함에 잠 못 이루는 날들도 많았다. 하지만 동서고금 어디에서도 부정할 수 없는 역사적 진리 중에 하나인 '시간이 약','겸손'이라는 대전제로 지금의 단단함이 만들어져 온 듯하다. 나는 지금도 꽤 많은 지역사회 활동을 수행하고, 주위의 참 많은 분들의 넘치는 지지도 받는다. '늘 좋은 일을 하고 있다', '수고한다'는 격려도 받는다. 이러한 말들은 나의 외모와는 어울리지 않는 말인 듯해서 쑥스러울 때도 있다. 나는 지금까지 참 많은 직원들과 일하고, 회노애락을 함께하면서 세월을 보내고 있다. 함께 성장하고, 실패하고, 서로의 신뢰를 잃어 머쓱해 지기도 하고, 너무 많은 업무로 인해서 직원들의 미움을 사기도 했다. 그러면서 나는 오늘도 어르신들을 기다린다. 나는 지금껏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고자 노력했고, 그것이 사회복지발전에 기여하는 일이라 생각했다. 가끔은 너무 많은 일들을 만들어서 질책을 받기도하고, 힘들어하기도 한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나 자신과 지역사회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 취약계층의 복지증진을 위해서 지금 이 순간최선을 다하고 있다.하지만 나는 지금 흔들리고 있다. 기관장으로서, 사회복지사로서 안정적인 듯 해 보이는 자리에 앉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제 막 현장에 들어온 사회복지사들에게 100만원 미만의 급여를 지급하는 문서에 결재를 하면서 결혼도 해야 하고,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는 동료와 후배사회복지사들을 바라보면서 나는 참 많은 갈등을 한다. '내가 좀 더 여유가 있다면 내가 받는 급여를 줄여서라도 후배들에게 안정적인 도움을 줄 수는 없을까?' '제도적이고 안정적인 사회복지현장을 만들어가기 위해서 공익적인 지지체계를 어떻게 만들어갈까?' 등을 생각하면서 봄바람 사이로 살며시 흔들리고 있다. 현재,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사회복지사들의 60%이상이 이직을 고민하고 있으며, 경력과 노하우가 쌓여갈수록 전문적인 처우를 받는 것이 아니라 기관에 부담을 주는 것을 걱정하면서 다른 길을 모색해야 하는 등의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나마저도 기관장으로서의 시간이 길어지면서 나로 인해서 지역사회와 직원들이 안정적인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될까가 두려워진다. 내가 받는 급여를 줄여서 직원 2명을 안정적으로 고용할 수 있다는 부담은 꽤 오래된 고민이 되어 버렸다. 사회복지사처우개선 문제를 이야기할 때 대다수의 사람들은 인건비의 문제를 이야기한다. 물론, 인건비의 문제도 중요하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문제는 안정적인 환경에서 전문적으로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것이며, 안전과 안녕이 보장되는 현장에서 일하는 것이다. 또한 적어도 사회복지 현장에 근무하는 종사자들의 인건비를 국가와 지방정부가 책임지고자하는 마음이며, 공공이든 민간이든 사회복지분야가 전문적인 영역으로 자리잡아가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 생각한다.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서 우리가 흔들리고 있지만, 그 흔들림 또한 복지가 중심이 된 지역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진보의 고통이라고 믿고 싶다. 조금이라도 진보해 나가는 현장이 이루어지길 기대하는 마음, 그 기대의 마음을 위안삼아 오늘도 흔들리는 마음을 다 잡아본다. 다만, 그 기대가 기대로 끝나지 않고, 그 기대가 현실이 되는 일이 조금 더 빨리 오기를 간절히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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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6.05 23:02

전주 한옥마을과 함라 삼부잣집

전주의 대표 관광지는 누가 뭐라 해도 전주한옥마을이다. 주말이면 많은 인파들이 한옥마을 은행로를 거닐고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데, 나지막한 돌담길과 단층의 기와집, 예전 마당이 주는 포근함과 전통 문화가 숨겨져 있을 것만 같은 기대감을 갖게 만드는 골목길은 전주한옥마을이 가지고 있는 색다른 가치이다. 더욱이 이런 한옥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는데, 전주한옥마을은 이제 전주를 넘어 전라북도를 대표하는 관광지가 되었으며, 계절이나 날씨와는 상관없이 수많은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이렇게 전주를 널리 알리고 전국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전주한옥마을이지만, 아쉬운 부분은 없는 것일까?몇 해 전 전라북도의 역사와 문화를 발견해보는 프로그램을 제작하면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전주한옥마을의 역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다. 풍남문에서 경기전 앞을 지나는 전주성곽이라는 거대한 장벽은 물론 전주천의 잦은 범람으로 인해 지금의 한옥마을 일대는 주거의 공간으로 그리 선호되는 지역은 아니었다. 실제 100여 년 전 사진에서 지금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모습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더 가까이는 칼국수집과 자장면집만 생각나던 10여 년 전 모습과는 달리 너무도 많은 식당과 커피전문점이 점령한 한옥마을에서 무언가 허전함을 느끼는 것은 나만의 경우일까. 더욱이 경기전과 전동성당 등 대표적 전통 건축물 이외에는 뚜렷한 이야기나 전설이 전해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전주한옥마을이 가지는 태생적 한계일지도 모른다.이와는 반대로 100여 년 전 원형을 오롯이 간직하고 있는 한옥마을이 있는데, 익산의 함라마을이다.조선시대까지만 해도 익산과는 별개로 '함열현'이었던 이곳은 지대가 높아 홍수 등 자연재해를 피해 갈 수 있었으며, 농사짓기에 유리한 비옥한 토질과 조선 5대 포구 중 하나인 웅포 포구를 지척에 두고 있어 살기에 좋은 고장이었다. 이 함라마을에 3명의 부자가 살았는데, 그들은 서로 경쟁하듯 선행을 베풀며 주변 사람들과 어울려 살았다고 한다. 1925년 3월 3일자 동아일보에는 "익산 함열면 사는 양심 있는 부자, 구차한 사람에게 삼천 원을 기부, 걸인으로 성시한 함열, 밥을 구하는 수 백 여명의 동포, 집마다 과객의 답지로 대번창" 이란 기사가 실려 있는데, 당시에도 함라마을 삼부자의 선행을 칭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다행히도 함라마을 삼부자의 가옥이 지금껏 남아있는데, 조해영, 김안균, 이배원 가옥이다. 이 세 가옥에는 역사적 건축물뿐이 아니라 살아 숨쉬는 이야기들이 다양하게 전해오는 것이 특징이다. 국창이란 칭호를 받았던 판소리 명창 임방울은 자신의 대표곡 '호남가'에 "풍속은 화순이요, 인심은 함열인데"라는 가사로 노래를 불렀는데, 국창 임방울 또한 함라마을 삼부잣집에서 많은 혜택을 받았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조해영 가옥의 사랑채는 판소리 공연을 하기에 적합한 구조로 건축되어 있으며, 임방울과 김소희를 비롯한 소리꾼들이 즐겨 찾는 곳이었다고 한다. 지금도 조해영 가옥 사랑채에서 그 옛날 판소리 가락을 틀렸던 임방울의 이야기를 직접 전해주는 노인들을 만나볼 수 있으며, 조선의 궁중에서나 볼 수 있었던 모자이크를 사용한 김안균 가옥의 담벼락과 화려한 색유리창에서 그 시절 뛰어난 예술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또한 유리와 함석을 사용해 전통과 서양의 장점만을 채택해 지었던 이배원 가옥의 한옥에서 우리는 100여 년 전 사람들의 삶을 생생하게 만나볼 수 있으니, 함라마을에는 숨겨진 지난날의 이야기, 그 '이야기'를 찾아보는 묘미가 숨겨져 있다. 결국 역사와 문화란 그런 것이며, 살아 숨쉬는 이야기가 남아있을 때 진정한 가치가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이제는 함라마을도 옛 명성을 잃었으나, 세 명의 부자가 남겨놓은 정신과 가옥은 아직도 온전히 남아있다. 임방울과 김소희의 향기가 묻어있고 주변 사람들을 보살피던 삼부자의 온기가 남아있는 함라마을로 떠나 보는 것은 어떨까? 더욱이 매주 토요일 저녁이면 이배원 가옥 앞마당에서 '함라 삼부잣집 잔치날'이라는 공연도 펼쳐진다고 하니 가벼운 마음으로 아이들의 손을 잡고 함라마을 삼부잣집을 찾아보는 것을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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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5.29 23:02

전주시에도 혁신학교가 많다

전라북도 혁신학교 84개 중, 전주시에 14개 학교가 있다. 30학급 이상의 대규모 학교도 여럿이다. 초등학교 5개교, 중학교 8개교, 고등학교로는 신흥고가 혁신학교로 운영되고 있다. 이 학교들은 무엇이 다를까? 먼저 한옥마을에 위치한 전주중앙초등학교. 전주중앙초는 전통 오방색의 의미를 담은 전인적인 인간상을 기르기 위하여 자기 스스로를 새롭게 하는 사람, '나'를 찾아가는 자유로운 사람, 머리·가슴·손이 조화로운 사람, 더불어 사는 정직하고 진실한 사람, 전통문화예술을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는 사람으로 다섯 가지로 교육과정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특색 있게 운영하고 있는 내용은 지역문화가 살아 있는 전통문화예술교육 분야다. 학교주변의 우수한 전통문화를 바탕으로 학년의 벽을 깬 14개 전통문화예술 동아리 운영을 통한 예술적 감수성 기르기, 학년과 학급특색에 맞게 지역사회 문화·환경단체·전주시 대표가 참여한 중앙교육공동체와 교육과정 운영 전반에 관한 내용을 협의하여 외부기관과 전문 인력을 활용하는 교과 연계 학습 프로젝트, 전문 멘토와 함께 한옥마을의 직업인들의 삶과 일을 체험하는 진로체험 학습 프로젝트, 전주천·기린봉 탐사와 생태도감 만들기 수업, 인근의 전주초·전주완산초와 결합한 원도심교육공동체의 교원 공동연수 및 학생 공동캠프 실시 등이 주요 내용이다. 이러한 교육내용을 통해 교사, 학부모, 지역사회가 교육공동체를 운영함으로써 참여형 지역사회 학교의 모델을 제시하며 원도심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다음은 평화동에 위치한 전주남중학교. 전주남중은 배려대상 학생의 비율이 가장 높은 학교 중 하나다. 그래서 모든 구성원들이 단 한 명의 학생도 배움으로부터 소외되지 않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치열한 토론과 합의로 전주남중만의 독특한 교육철학을 만들어 냈다. 첫째 모든 아이가 배움으로부터 소외되지 않도록 약자를 배려하는 공공성 교육, 둘째 지역 공동체와의 연대에 기반을 둔 지역성 교육, 셋째 참여와 소통이 함께하는 자발성 교육, 넷째 교육과정의 다양화와 특성화를 통한 창의성 교육이 그것이다. 올해 최우선 목표는 수업혁신을 통한 전문적 학습공동체 구축이다. 학생배움 중심의 협력학습을 촉진하는 수업을 진행하며, 해당 학년 교과 담임들이 모두 참여하는 학년별 수업공개와 협의회를 매월 실시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둘째는 소통과 존중의 자치공동체 실현이다. 학급별 월드카페와 신호등 기법을 통한 학급자치회 활성화, 학생자치법정 운영을 통한 학교 부적응학생 지원, 학생자치회의 적극적인 활동을 통한 학교 내 자치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셋째는 업무경감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질 높은 수업에 매진할 수 있게 업무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교무행정 전담인력 확보를 통한 교사의 행정업무 지원, 교사연구실 확충, 업무경감 T/F팀 상설 운영 등을 추진하고 있다. 넷째는 특성화된 교육과정 운영이다. 블록타임제를 7개 교과로 확대 운영하고, 학생들이 스스로 학교와 학급의 생활규칙을 만들고 준수하도록 하는 등 학생 자치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어떤가? 전주시 혁신학교가 추구하는 색깔도 저마다 깊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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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5.22 23:02

돌봄노동 가치를 배우는 멋진 남자가 돼라

최근 대중문화가 강력하게 부각시키고 있는 것은 '부성애'다. '7번방의 선물' '일밤-아빠 어디가?' '내딸 서영이''힘내요 미스터 김' 등 지금 대중문화 코드는 온통 '아버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전에도 딱 한번 아버지가 부각됐던 적이 있다. IMF 외환 위기시대 이후에 가족주의 열풍, 그 중 아버지 신드롬이 있었다. 당시 아버지들은 평생직장을 잃고 축 쳐진 어깨를 한 채 가족의 품에 안긴 초라한 자화상이었다. 이 시기 광고는 빨간 옷을 입은 아이들이 "아빠 힘 내세요~"를 외치거나 "부자아빠"를 통해 가정의 경제를 책임지는 사람이 '아버지'임을 전제했다. 또 부자가 아니라서 자식들에게 미안하다는 '힘 없는' 아버지들의 고백이 상당했다. 최근 아버지 모습은 '딸 바보'로 대표된다. 가부장적이고 권위적인 모습으로 무게만 잡던 과거 아버지들과 달리 가족을 돌보기 위해 초보적인 음식솜씨를 발휘하고, 자녀와 미숙한 의사소통으로 좌충우돌 하면서도 낯선 자녀와 관계를 극복하고자 노력하는 친구 같은 아버지다. 자주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전통적 남성상과는 거리가 먼 새로운 남성성의 모습을 어떻게 읽어내야 할까? IMF 외환위기 이후 노동시장은 급격히 위축되고 노동의 영역에서 남성적인 것의 가치보다 여성적인 것을 보다 더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것으로 여기게 만들었다. 남자들은 감정을 표현하는 말을 하지 않도록 훈련 받아왔다. 남자들을 지배해왔던 건 경쟁으로 '악수 할 때부터 싸움이 시작 된다'는 말이 있다. 그러다보니 남자들은 눈물을 보이지 말아야 하고 약점을 감추어야 하며, 감동을 줄지언정 감동을 받으면 안 되었다. 그러나 사회는 이미 사회서비스 영역이 확대되면서 감정노동이 일반화되고 있다. 여성들이 생활에서 경험하고 훈련해 온 수평적 관계, 감수성, 섬세함과 소통능력 등이 경쟁력이다. 그러다보니 사람의 감정을 다루는 사업이 발달할수록 남성들은 점점 노동영역에서 밀려나게 되었다. 그 자리에 값 싸고 사람의 감정을 보다 잘 다루는 여성들, 거기다 능력까지 우위인 여성들이 진출하고 있는 것이다. 남자들은 한꺼번에 한 가지 일밖에 할 수 없지만 여성들은 여러 가지 일을 한꺼번에 해결하는 멀티태스팅 뇌를 가지고 있고 그것은 여성적 경험을 기반으로 한다.패러다임이 변했다는 말을 수도 없이 들어왔지만 여전히 남성들은 새로운 패러다임에 당혹하며 불안 해 하고 있다. 어린 여자아이나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성적 범죄 즉 '묻지마 범죄'를 두고 학자들은 여성에게 추격당하기 시작했다는 불안과 여자는 지배의 대상이라는 성적 이데올로기의 틈바구니에 서 있는 남자들의 사회에 대한 분노 폭발로 해석했다. 남성연대라는 조직을 만들어 성평등 정책활동에 사사건건 시비를 걸면서 여성에 대한 차별을 정당화하는데 공을 들이는 찌질남도 있다. 사회는 더 이상 남성다움으로 이름 붙여졌던 위험과 용기를 추켜세우지 않으며 엄마나 아내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돌봄 노동을 하쟎은 일로 여기지 않는다. 요리하는 남자(쿡남)가 멋진 남자고 아이들과 소통 잘 하는 아버지가 인기투표에서 최고며 행복한 아버지다. 사회변화와 트렌드를 읽는 남성들은 어떤 선택이 남자와 여자가 함께 공존하기 위한 합리적인 선택인지를 안다. 남성역할과 여성역할을 구분하는 찌질남이 되지 말고 감정을 표현하는 법, 상대의 말에 공감해주는 능력, 부드러운 돌봄의 방법을 배우자. 그럴 때 여성들도 남성들의 노력을 가상히 여겨 손을 맞잡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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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5.15 23:02

어버이날, 우리 어르신들의 현주소

1956년 어머니날이 시작된 이래로 57년 동안 우리는 매년 (어버이날이면) 어머니와 어버이께 효도의 의미를 되새겨 왔습니다. 올해에도 여전히 우리는 카네이션을 달아드리고, 용돈과 선물을 드리면서 어르신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표합니다. '어버이 은혜'라는 노래를 부를 때는 왠지 모르게 마음 속 한 곳이 뭉클해짐을 느끼곤 합니다. 오늘 하루도 그런 마음으로 시작하는 날입니다.부모님과 어르신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으로 시작하는 하루이지만 우리 어르신들의 삶은 고단하고 우울한 삶을 계속 살아가고 있습니다. 인구의 10%가 노인이 된 나라, 향후 10년 안에 인구의 20%가 노인이 될 나라, 이런 나라에서 어버이날을 보내는 우리 어르신들의 현주소를 살펴봅니다. 우리 어르신들의 현주소는 크게 두 가지로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첫째는 OECD 국가중에서 노인빈곤율 1위입니다. 노인빈곤율의 문제는 다양한 자료를 통해서 언론에 발표되고 있는 것으로 그 심각성이 매우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으나 여전히 어떤 대안도 제시되지 제시되고 있지 않습니다. OECD 발표에 의하면 한국 노인 빈곤율은 45.1%로서 OECD 국가 중에서 최고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OECD 국가 평균 13.5%의 3배를 넘는 수치이었습니다. 가까운 일본이 22%, 그리스가 23%, 미국 24%, 아일랜드 31%, 뉴질랜드가 1.5%로 발표되었으며, 최근 금융위기를 호되게 겪은 아일랜드가 30.6%로 한국의 뒤를 이어 2위를 차지했으며, 뉴질랜드가 1.5%로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습니다. 최근 금융위기를 심각하게 겪고 있는 그리스, 아일랜드보다 대한민국의 노인 빈곤율이 매우 심각한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우리는 선진국대열에 들어가고 있다고 나름 자부하지만 우리 어르신들의 삶의 모습은 아직도 후진적인 면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불안한 현실입니다.두번째는 전세계 노인자살율 1위입니다.노인자살율의 경우에는 통계청의 '최근 5년간 연령대별, 성별·월별 자살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4년 1만1492명이던 자살사망자는 2006년에 1만653명으로 줄었다가 2007년 1만2174명, 2008년 1만2858명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60대 이상 노인 자살자는 2004년 4099명, 2007년 4351명, 2008년 4365명으로, 매일 12명씩 사망하고 있는 것으로 발표되었습니다. 또한, 2010년 OECD 국가 자살율 비교 자료(통계청)에서는 매일 자살하는 사람이 헝가리 19.6명, 일본 19.4명, 프랑스 13.4명, 미국 13.5명, 독일 9.1명, 영국 5.8명, 이탈리아 4.9명, 그리스 2.6명이었습니다. OECD평균은 11.2명 이었습니다. 이에 반해서 우리나라는 28.4명으로 발표되었고, 이를 연령별로 살펴본 결과 60대 이상의 자살율이 60.5%이상이었고 그 중에서 70세 이상의 자살율이 48.4%이상이었습니다. 한국에서 자살율을 지탱하는 중심축이 75세 이상 고령노인 이라는 것은 어버이날에 매우 불편한 우리의 현실인 듯 합니다.2013년 어버이날 ! 우리 어버이들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가난해지고, 나이가 들어갈수록 자살욕구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노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그 만큼 많은 어려움과 인내를 감당해야 하며, 자녀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 스스로 우울해지고, 가난해지는 것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 어르신들에게는 적절한 연금대책과 노인자살을 줄여나가기 위한 구체적인 대안은 거의 전무한 실정입니다. 지난 주말 ! 우리는 어버이날을 맞이하여 자녀들의 도리를 다하고자 했습니다. 자녀의 도리를 다하는 것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국가차원의 제대로 된 대책이 절실하게 마련되는 것과 어르신들의 고단한 삶을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해 보입니다. 우리 어르신들의 고단한 삶이 자식에 대한 무한 사랑으로 시작되었음을 반성해 보는 날 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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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5.08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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