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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23년만의 장례식

5월의 하늘은 눈이 부시게 푸르다. 5월29일 서울대학교 아크로폴리스광장. 필자의 대학 동기이자 감방 동기인 안치웅의 초혼제가 열렸다.잠깐 다녀온다며 집을 나선 후 소식이 끊긴지 무려 23년만에 치르는 장례식이다. 시신 없는 관에는 성경책과 경제학개론 한 권이 대신 넣어졌다. 그가 무수히 지나다녔을 교정에는 영문 모르는 까마득한 후배들이 그 앞을 무심히 지나쳤다. 노동기본권을 부르짖으며 스스로를 불사른 전태일의 어머니, 고문으로 숨진 박종철의 아버지, 최루탄에 쓰러진 연세대생 이한열의 어머니가 그의 마지막을 지켜봤고 그의 선후배 동료들이 함께 했다.필자가 치웅이를 처음으로 만난 것은 85년 대우어페럴사건이었다. 저임과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던 10대 후반 여성이 대부분인 구로공단의 섬유업체 대우어페럴에서 일하던 이들이 노조를 만들고 회사측에 일당 100원 인상을 요구했다. 회사는 노동자들이 농성에 들어가자 구사대를 동원해 농성장을 에워싼 채 물과 전기를 끊어버렸다."배고파 못살겠다"며 무려 6일 동안 아무 것도 먹지 못하고 있던 여동생 같은 노동자들을 위해 우리는 구속을 각오하고 돕기로 결심했다. 최소한의 갈증과 배고픔을 면해 주기 위해서, 아니 그들이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확인시켜주기 위해 빵과 음료수, 의약품을 짊어진 채 경찰의 삼엄한 경계망을 뚫고 2미터가 넘는 공장 뒷문을 넘어 농성장으로 진입하는데 성공했다.그러나 이내 구사대들에게 끌려나와 각목과 쇠파이프와 발길질을 수없이 당한 채 거꾸로 '폭력죄'로 구속되었다.우리는 그렇게 만났다. 치웅이는 남원에서 태어나 광주에서 고교를 다니고 서울대 무역학과에 입학한 후 민주화운동에 뛰어들었다. 교도관들이 새색시라고 부를 정도로 인상만큼이나 순진하고 착한 청년이었다.교도소에서 출소한 후 복학하여 학교도 마친 치웅이를 마지막 만난 것은 88년 올림픽이 열리던 해 봄이다. 앞으로 서로 할일에 대해 격려하고 헤어진 지 얼마 후 그가 갑자기 사라졌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집에서 아침을 먹고 잠깐 나갔다 온다고 한 후 소식이 끊긴 것이다.이후 치웅이 부모는 자식이 언제 돌아올 지 몰라 문을 잠그고 잠들지 못하는 세월을 무려 23년이나 보내야 했다. 이제는 눈물조차 말라버린, 이제는 돌아오리라는 희망조차 접어버린 피눈물나는 세월을 견뎌온 것이다.그 사이 의문사위에서도 여러 차례 조사를 벌였지만 끝내 사실을 밝혀내지 못하다가 치웅이가 사찰대상이었다는 어느 기관원의 진술에 따라 뒤늦게 2010년 민주화운동 관련 행방불명자로 인정되었다. 그가 살아 있다면 나처럼 아이 둘 쯤은 낳았을 것이고 머리에 흰머리도 희끗희끗 생겨났을 것이다.그가 살았던 세월만큼 다시 지나 그와 다시 마주한다. 이 순수하고 순진한 청년에 닥친 어둠의 그림자를 우리는 아직 밝혀내지 못했다. 이제 치웅이는 경기도 마석 모란공원에 쉴 곳을 마련했다. 평생 약자를 위해 살고자 했던 그의 옆에는 망루에 올랐다가 비극적으로 세상을 떠난 용산철거민 5명이 잠들고 있고 그 위에는 서울대 물리학과를 그만두고 성수동 공장에서 일하던 중 산재로 사망한 대구의 조정식이 함께 하고 있다.치웅이 쉴 공간을 마련해주고 난 후 그 날의 농성노동자와 구속대학생은 처음으로 마주했다. '노동자라는 이름을 자랑스럽게 만들어줘서 고맙습니다.' '꼭 한 번 보고 싶었습니다.' 우리는 서로 이름도 모르고 얼굴 한 번 본 적 없지만 같은 목표아래 싸웠다.우리는 잊고 살았다. 우리가 호흡하는 자유로운 공기가 어디에서 온 건지 까마득히 잊고 살았다. 사람 때문에 용기를 얻고 사람 때문에 실망한다. 민주주의는 구호가 아니라 사람들의 삶 속에 숨 쉬고 있음을 다시 25살 청년 안치웅의 순진한 눈망울로 인해 깨닫게 된다.오월의 하늘은 그래서 눈이 시리게 푸르다./ 김성주 (전북도의회 환경복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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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5.31 23:02

[기고] 진안, 인삼시장 규모화 서둘러야

인삼의 고장 경북 풍기에 다녀왔다. 잘 다녀왔다는 생각이 든다. 진안에 반드시 접목시켜야 할 부분을 직접 보고 왔기 때문이다.이번 여행길은 '진안을 위해 풍기를 꼭 보고 와야 한다'는 주변 지인들의 권유에 따라 결심하게 됐다. 그래서 필자는 지난 20일 홀로 차를 몰고 경상북도 영주시 풍기읍을 향했다.왕복 550km. 편도 3시간 이상 소요되는 여행길이었지만 필자는 선진 인삼홍삼도시를 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들떠 있었다.'잘 보고 와서 우리 지역에 제대로 접목시켜야 한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오르기까지 했다.풍기로 향하던 중 덤으로 얻은 것도 있다. 고속도로 변 대형 입간판을 통해 본 의성 마늘, 고령 대가야축제, 합천 황토한우, 거창 세계연극축제, 칠곡 아카시아벌꿀축제, 안동 국제탈춤페스티벌 등등. 많은 지자체들이 이미지 업그레이드 및 경제 활성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진안도 이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느꼈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익산~장수간 고속도로, 그리고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88고속도로, 중앙고속도로 등을 지나 드디어 경북 영주시 풍기읍에 도착했다.'풍기 인삼시장'이라는 이정표의 안내에 따라 차를 몰았다. 인삼시장이 한눈에 들어왔다. 도로 양편으로 나란히 들어선 인삼홍삼판매 가게들. 이 곳의 도로명 주소는 '인삼로'.100여개 이상의 가게들이 반듯하게 도열, 집단화 돼 있었다. 주 도로변에 그리고 간선 도로변에 가게들이 자리하고 있었다.진안 지역으로 보자면 '군청~쌍다리' 구간에 인삼홍삼 판매시설이 뭉쳐있다고 보면 된다. 가게 내부엔 홍삼가공 시설, 그리고 업소용 대형 냉장고가 설치돼 있었다. 가게의 끝자락엔 진안한방약초센터 건물과 같은 대형장옥이 위치해 있었다.장옥에 들어섰다. 깔끔했다. 진안한방약초센터보다 2~3배 많은 상인들을 입점시켰다. 깔끔하게 정돈돼 있어서 '오밀조밀하다' 또는 '정갈하다'는 느낌을 받았다.시장을 빠져나오면서 필자는 왜 지인들이 풍기를 다녀오라고 했는지 이해가 됐다. 진안은 인삼홍삼시장 규모화 및 집단화에 실패했다.인삼홍삼시장이 3군데(전북인삼농협, 터미널 앞, 한방약초센터)로 분산돼 있어 경쟁력이 없다.방문객들은 어디서 인삼을 구입해야 할지 몰라 어리둥절해 한다. 가격 비교도 쉽지 않아 적정가격에 샀는지에 대해서 의구심을 갖기도 한다. 이러다보니 이들은 타 지역으로 눈을 돌리기 일쑤다.따라서 진안은 시장의 규모화 및 집단화를 서둘러야 한다. 이를 위해 진안군은 중기 예산투자계획을 수립, 공격적으로 나서야 한다. 머뭇거리다간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진안군의 분발을 촉구한다./ 김현철 (진안군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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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5.30 23:02

[기고] 동학농민혁명 기념일, 삼례 기포일로

동학농민혁명 기념일이 없다.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등의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된 지 7년이 지나도록 기념일을 제정하지 않고 있다. 100여년 전 동학농민혁명은 중국 태평천국 혁명, 인도 세포이 혁명과 함께 열강의 제국주의 침략에 저항한 동양의 3대 농민전쟁으로서 우리나라 근대사에 빛나는 역사이다.1894년 2월 '고부 농민봉기'와 4월 '무장기포'가 탐관오리들의 농민수탈로 인하여 전라도에서 일어난 '민중항쟁'이었다면 10월 '삼례기포'는 일본의 국권침탈에 맞서 싸운 '항일 농민전쟁'이었다.고부 농민봉기는 고부군수의 학정으로 인하여 전봉준을 비롯한 20인이 사발통문을 작성하여 배포한 후 천여명의 농민이 고부관아를 점령하고 백산성에 진을 쳤으나 '고을의 경계를 넘으면 반란의 칭을 받는다'는 이유로 해산하였다. 고부 농민봉기에서 뜻을 이루지 못한 전봉준이 무장 동학 대접주인 손화중과 제휴하여 1894년 4월 25일 무장현 당산리에서 '포고문'을 발포하고 제폭구민(除暴救民) 깃발 아래 4천여명이 백산성에서 결진을 하였다. (동학농민혁명사)1894년 7월23일 일본군이 경복궁을 점령하는 치욕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이 소식을 들은 전라감사 김학진은 8월6일 선화당에서 전봉준을 만나 나라의 어려움을 함께 할 것을 약속하고, 전라도 53군현에 집강소를 설치, 농민이 주도적으로 민간서정을 처리케 하였다.고종이 연금 상태에 처하자 대원군이 동학군을 불러들여 이에 대처하기로 하고 보은의 최시형, 전주의 전봉준, 남원의 김개남에게 밀사를 보내어 '국가의 운명이 조석에 달렸다'는 국왕의 밀지를 내렸다.이에 전봉준은 1894년 10월8일 4천명의 군졸을 거느리고 전주부 삼례역참에서 기포하였다. 삼례역참에 대도소를 설치하고 척왜양창의(斥倭洋倡義) 기치 아래 의병을 모으면서 전국의 충의지사에게 함께 일어날 것을 촉구하였다.동학 교주 최시형은 10월 16일 각포의 접주들에게 '전봉준과 협력 할 것'과 '전국의 동학조직이 기포하여 일본을 축출하기 위한 군사활동을 하라'는 지침을 내린 것이다.(천도교 창건사) 이에 북접의 각포 접주들이 일제히 무장봉기를 하였다. 11월 3일 황해도 해주에서는 농민군 수만명이 기포하여 해주성을 점령하였으며, 경기도, 강원도, 경상도 등 전국 도처에서 농민전쟁이 벌어졌다.전봉준은 삼례를 출발하여 논산에서 '북접' 손병희 부대와 합류함으로써, 논산에서 공주로 진격할 때는 1만여명으로 불어나 있었다.「전봉준 공초록」에 의하면 '전주, 논산에서 의병을 모았다'라고 하였다.동학 농민전쟁 과정에서 전주부 삼례역참은 농민의병을 일으킨 진원지이며, 대도소를 설치하고 남북접이 뜻을 같이 하기로 함으로써 농민전쟁이 전국으로 확산된 발원지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삼례역참은 교조신원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한 곳으로서 광화문 복합상소와 쾌서사건, 보은금구 집회로 이어졌으며 동학농민봉기의 원동력이 되었다 할 것이다.동학농민혁명 기념일은 전 국민이 공감하는 국가 기념일이어야 한다. 갑오년 농민전쟁은 일본군의 경복궁 점령 이후인 10월부터 전국적으로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그 이전에 전라도에서 국부적으로 있었던 사건을 중심으로 기념일이 제정된다면, 마치 동학농민혁명이 전라도에서만 있었던 사건으로 역사가 왜곡(축소)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며, 당시 북접에서는 참여하지도 않았던 사건에 대한 기념일에 대하여 공감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이민교(완주 동학농민혁명 기념사업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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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5.27 23:02

[기고] '교도소' 행 버스라니…

"어! 이름이 바뀌었네." 거리의 간판 이름이 아니다. 고희를 앞둔 한 교육계 인사가 평생 써오던 주민등록부상의 이름을 바꾼 것이다. 비단 이름만이 아니다. 이혼한 여자가 자녀의 성씨까지도 마음대로 바꾸어버리는 세상이 되었다. 뿐만 아니라 동사무소가 주민센터로, 교육청이 교육지원청으로, 행정자치부가 행정안정부로 등등, 대한제국이 대한민국으로 바뀌고 경무대가 청와대로 바뀐 이래 시대에 따라 제도명이나 기관명이 수없이 바뀌어졌다.그런데 유독 바뀌어져야 할 명칭이 그대로 남아있어 목에 가시가 걸린 느낌이다. 바로 교도소행 버스 '행선지 명'이다.필자는 시내버스를 탈 때마다 교도소라고 빨간 글씨로 쓰인 행선지를 보면 참 기분이 언짢다. 왜 하필 교도소행인가. 집 근처 버스 행선지 안내판에는 7개 노선 중 6개가 교도소행이다. 버스를 탔다 하면 교도소행인 것이다. 교도소 버스종점에서 노선을 살펴보니 무려 34개나 되었다. 이는 전주 시내를 비롯하여 완주임실김제 등 인근 지역 주민이 이용하는 120여개 전 노선 중 4분의 1이 웃돈다. 전라북도 중심지역이 가히 온통 교도소행 버스로 누비는 것이다.교도소행 표지판을 달고 기세도 등등하게 질주하는 버스가 전주 말고 전국 어느 도시에서 또 찾아 볼 수 있는가. 과문한 탓인지 모르겠다. 교도소가 어떤 곳인가. 말만 들어도 소름끼치는 형무소이고 옛날 감옥이 아닌가. 무슨 명소랍시고 교도소 팻말을 달고 달리는가? 교도소는 어디에 있는지 모를수록 바람직한 사회다. 그런데도 주민들은 아무 생각 없이 타고 내린다. 마치 어물전에 들어가서 냄새나는 걸 못 느끼고 난장판에서 시끄러운 줄 모르듯이 너나 할 것 없이 정서적 불감증 상태에 빠져 있는 듯하다."지금 어디에 있어?" "어! 여기 교도소야" 버스기사 한 분이 전화로 친구와 대화한 내용이다. 자기도 모르게 교도소라고 한다며 계면쩍게 웃으며 일화를 들려준다. 버스기사 몇 분에게 교도소행 버스 운전하는 기분이 어떠냐고 물어보았다. 말 같지도 않은지 아예 묵묵부답 형이 있는가 하면 "교도소라는 표지판은 마땅히 바꾸면 좋겠지요." 그러나 쉽게 고쳐질 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즉 대부분 생각은 옳으나 공연스러운 일로 일축해버리는 것이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건물 주소 명이 바뀌듯이 버스 행선지 명도 반드시 바뀌어지기를 소망한다. 사람이란 밥만 먹고 사는 것이 아니다. 기분도 먹고 산다. 즉 물질적 복지 못지않게 '정서적 복지'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항간에 기분에 살고 기분에 죽는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이름이나 성씨를 비롯하여 기관명을 바꾸는 목적은 효율성보다는 시대적 국민 정서를 고려한 것이라고 본다.전주를 찾은 관광객이나 교도소 수감생활을 경험한 사람들이 교도소라는 빨간 버스행선지를 보고 어떤 반응을 보일까. 그들의 정서를 생각해 본 일이 있는가. 되새겨볼 일이다. 교도소 이전 계획이 발표된 후 우리 마을에 '교도소 건립 결사반대' 라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이것이 무엇을 말하는지 알만하지 않은가.현재의 교도소가 옮겨지면 당연히 '교도소'라는 표지판도 바뀌어 질 것이다. 어차피 바꿀 바엔 하루라도 앞당긴다면 주민 정서복지 실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관계 당국의 성찰을 기대한다./ 은종삼(전 마령고등학교장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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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5.27 23:02

[기고] 출산은 내일의 희망이다

현재 저출산 문제는 정부만의 숙제가 아니라 국가의 운명을 결정하는 중요한 화두가 아닐 수 없다. 정부는 2011년에서 2015년까지 제 2차 저출산고령화 기본계획 정책 브랜드로 '새로마지 플랜 2015'를 운영해 '새롭고 희망찬 출산부터 노후생활의 마지막까지 아름답고 행복하게 사는 사회'라는 의미와 '희망찬 미래와 행복이 가득한 사회'를 새로 맞이하겠다는 정책을 수행하고 있다.지금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유래가 없을 만큼 급격한 저출산고령사회로 전환되고 있다. 1983년도 합계 출산율이 인구 대체 수준인 2.1명에 도달한 이후 2009년 1.15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이다. 이런 추세라면 고령화가 심해 2050년 우리나라 노인 인구비율은 38.2%로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게 된다. 이는 유럽과 북미의 고령인구 25.9%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것이다.지금의 4900만 인구가 2050년이면 4234만명으로 줄게 되고, 생산활동 가능한 인구 2242만명이 고령인구 1615만명을 부양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밖에 없다. 여기에 유소년 인구 역시 경제활동 인구가 부양해야 하므로 이들을 포함하면 전인구의 55.4%를 먹여 살려야 하는 것이다.출산율 저하의 원인은 지난 10년간 누적적으로 진행되어 온 가계소득의 실질 감소, 노동시장의 불안정성, 미래에 대한 불투명한 비전, 일과 가정에 대한 여성의 노동부담 증가 등에서 기인된다. 자녀 양육비 또한 그 환경이 열악하여 사교육비 및 보육비 부담이 지나치게 많아 소득 수준에 상관없이 자녀를 출산하는데 어려움으로 나타나고 있다.이같은 저출산이 계속된다면 재앙에 가까운 결과가 기다리고 있다. 경제 활동인구 감소로 2015년에는 63만명의 노동력이 부족해 외국 노동자를 늘리지 않으면 안되는 시점에 와있다. 피부양 인구 증가로 저축률 감소투자 위축인구 감소는 내수시장을 위축시켜 교육, 의료, 주택, 금융의 각 분야에서 최악의 환경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학생인구(6세~21세)의 감소로 현재 99만명이 2050년 46만명으로 감소돼 교사의 수요가 반으로 줄게 되며 노령인구 증가는 연금의 고갈을 일으키고 노인 인구가 65%를 차지해 건강보험 재정 지출 증가는 건강보험 재정의 적자를 해소할 수 없게 된다. 현재의 저출산 추세가 계속되면 젊은 층의 노인 부양 부담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증가하게 된다.최근 정부의 대책은 저출산 분야는 상대적으로 보육 지원 부분에 편중되어 있고, 고령화 분야는 기초 노령연금에 편중되어 있어 인구 감소로 인한 사회 환경의 변화를 대비하는 데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저출산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청년층 취업난을 해소하고 정규직 일자리 부족 등 고용 여건의 악화를 방지해야 한다. 결혼과 출산을 연기하거나 중단하는 현상이 없도록 가계소득의 실질 소득 증가, 노동시장의 안정성 확보, 미래에 대한 희망있는 비전, 일과 가정에 대한 여성의 노동부담 감소와 양육부담 감소를 위해 사회 전체가 노력해야 할 것이다.2009년 숭실대 연구 보고에 의하면 한 명의 신생아 출산이 이루어지면 평생에 걸쳐 12.2억 원의 생산 유발 효과와 115명의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출산이야 말로 우리나라의 미래 희망이다. 자녀를 많이 낳을수록 희망찬 미래와 행복이 가득한 가정이 되도록 사회 모두가 노력해야 할 것이다./ 김재연(전주 에덴산부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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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5.26 23:02

[기고] 교육정책 이대로 좋은가

지난달 보도에 따르면 고교 2년 동안 체육수업을 받지 않는 경우가 10%에 해당하고, 중학교도 1년 내내 체육수업이 없는 경우가 44.2%라는 것이다. 이는 중고교생에게 집중 이수제 도입으로 '체육 몰아치기 수업'이 악용되고 있으며, 입시공부에 밀려 형식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다.더욱 한심한 것은 고교 교육에서 국사교육을 이제 겨우 필수로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입 수능에서는 대부분 선택이라니 마지못해 하는 반쪽짜리 정책이다. 그나마 이웃 일본 자국사 교육시간의 22%, 중국의 39%에 불과한 짧은 시간을 배정한다고 하니 한심할 노릇이다.우리 국사는 자긍심의 뿌리다. 체육은 강한 나라를 만드는 원동력이다. 한나라의 역사는 국가발전의 기본이며, 성장기의 체력관리는 평생의 건강이다. 청소년기에 수학문제 아니, 영어 단어 하나 더 암기한다고 미래가 보장되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우리의 역사를 모르면서 세계의 역사와 문화를 어떻게 이해하며, 왜곡된 역사를 반박하겠는가이다. 대학(서울부산대학 제외)은 물론 육해공3사관학교에서조차 우리 역사교육이 왕따를 당하고 있다는 현실은 암울한 미래를 보는 듯 하다.체육과 우리 국사가 무시되는 교육엔 비전이 없다고 본다. 역사는 뿌리이며 체육은 원줄기이다. 국영수 등을 굳이 비유한다면 열매다. 예체능 중, 음악은 뿌리를 살찌우는 자양분이며, 미술은 오감을 자극하는 햇살이라고 본다. 열매만을 생각하면 줄기와 뿌리가 불필요 할 수 있겠지만, 부산물인 열매는 뿌리와 줄기가 튼튼해야 좋은 양질의 결실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은 자연의 기본 섭리이다. 뿌리와 줄기가 없는 열매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지금 청소년들의 체력은 점점 저하되고 있다. 입시준비에 묻혀 적성과 특기를 살리지 못하는 교육정책이 청소년을 벼랑 끝으로 몰아넣고 있다. 국영수를 못하면 바보 취급을 받는 나라에서, 오직 대학입시 경쟁 속에서 공부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청소년의 가출이 매년 25%씩 증가하고 있다. 청소년 자살률 세계 1위 속에서 영재들이 연쇄적으로 삶을 포기하고 있다.위험수위를 넘나들도록 방치하고 있는 무심한 교육정책, 무조건 치열한 경쟁만 있을 뿐, 철학과 비전을 정립할 수 있는 공간(여유)조차 없는 세상 속에 내몰린 청소년들에게 무엇이 중요한지 물어봐야 한다. 더 늦기 전, 이웃을 사랑하고, 다양성을 인정하며 살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 남을 위한 희생과 봉사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를 설명해줘야 한다. 어른들이 싸움질하는 사이 20여만 명의 청소년이 집을 떠나 불나방처럼 세상 밖으로 뛰어나가고 있는데,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하는 지도자에게 묻고 싶다. "교육정책 이대로 좋은가?" 예체능과 우리 국사가 홀대받고 있는 현실에 대하여, 혹자는 전 세계의 흐름을 바로 보지 못하고 편협하고 반지성적인 사람을 만들고 있는 거라고 경고하고 있다. 지금의 경제발전에 고무되어 뿌리 없이도 식탁에 올려진 열매가 영원할 거라고 착각하고 있다.우리가 누리고 있는 현재는 우리 선조가 이룬 발판 위에 서 있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 발판이 무너지면 우리는 수렁에 빠지게 될 것이다. 지금 당장 잘못된 교육정책을 해결하지 못하면 결국 헤어 나오지 못하고 허우적대다 추락하게 될 것이다. 바로 지금 교육정책에 대하여 대수술을 해야 한다. 더 늦기 전 지도자의 지혜로운 용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한교 (한국폴리텍대학 신기술연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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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5.26 23:02

[기고] 다양한 생물들이 사는 곳, 습지

매년 5월 22일은 UN이 정한 생물다양성의 날이다. 우리나라에는 약 10만여 종의 생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현재 약 3만7천여 종이 발굴되었다. 생물자원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우리나라 고유종 발굴 사업도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우리나라의 생물들이 건강하게 살아가는데 있어 중요한 것은 다양한 생물들이 조화롭게 어울리는 것, 바로 생물다양성의 유지 및 확대이다. 생물다양성의 유지 및 확대는 다양한 먹이 피라미드를 구성하여 생물종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생물종 간 경쟁력을 키워 건전한 생태계를 구성하는 데 있어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생물다양성의 유지 및 확대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서식처의 확보 및 보호가 중요하다. 사람들도 포근한 보금자리에서 안정적인 삶을 영위하듯 생물들도 자신의 안락한 서식처가 확보되어야 건강한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최근 생물의 우수한 서식처로 주목받는 곳이 바로 습지이다. 습지는 지역 특성 상 물환경과 육지환경이 공존하고 있는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습지 속에는 다양한 형태의 서식처가 갖춰져 있고 온갖 생물들이 살아가는, 이른바 '생명의 소용돌이' 이다.이러한 습지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습지에 대한 인식은 아직 미진한 편이다. 습지를 쓸모없는 땅으로 인식하여 이를 매립해 공장이나 농경지 등으로 전용해 온 결과 습지의 면적이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이와 같은 습지의 중요성을 지역주민들에게 알려 습지의 훼손을 예방하고 우수한 습지를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보전이용할 수 있도록 환경부와 국토해양부는 보전할 필요가 있는 우수 습지를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해 보호관리하고 있다.우리 지역 내에도 우수한 습지가 곳곳에 분포하고 있으며 이중 대표적으로 고창 운곡습지가 있다. 환경부는 올해 3월 고창군 고인돌 유적지 근방 고창 운곡습지를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 고시하였다. 이 곳은 한 때 농경지로 쓰였으나 상수원보호구역 등으로 지정되면서 사람들이 이 곳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자 숲과 습지가 스스로 복원된 특이한 사례라 할 수 있다.습지보호지역의 지정은 생물과 사람의 공존도 돕고 있다. 순천만 습지 관광으로 대표되는 생태관광이 대표적 예이다. 우수한 환경을 즐기려는 도시민의 수요가 증가하다 보니 생태관광이 활성화 되었고, 이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돕고 있다. 지역주민들은 이와 같은 관광객들을 지속적으로 유치하기 위해 환경 보호에 더욱 노력하게 되고 자연스레 보호지역과 그 곳에 서식하는 생물들도 잘 살 수 있게 되는 것이다.지금 이 시간에도 많은 전문가들이 새로운 종을 찾아내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고 있다. 생물들이 안락한 서식처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우수한 습지를 발굴보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우리 모두의 지속적인 관심이다.푸른 지구에서 살고 있는 다양한 생물을 위해, 그리고 앞으로 이 땅에서 살아갈 우리 후손들을 위해 우리는 깨끗한 자연환경이 유지될 수 있도록 습지 등 환경보전에 적극적으로 앞장서야 할 것이다./ 백진우 (전주지방환경청 자연환경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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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5.25 23:02

[기고] '경제총조사' 적극적 참여를!

급변하는 글로벌시대에 경제발전 및 기술혁신 등으로 산업구조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기업의 경영활동 다양화 및 첨단 신산업의 출현 등으로 산업구조 통계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다양화고급화복잡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그러나 현행 산업구조 통계는 조사시기가 조사별로 상이하여 동일시점에 전체 산업에 대한 비교분석이 곤란하고, 조사대상이 전 산업을 포괄하지 못하여 산업전반에 대한 구조분석이 어렵다. 또한 국내 통계 이용기관 및 국회 등에서 산업구조통계 개선의 일환으로 경제총조사 추진을 권장하여 왔으며, 국제적으로도 미국일본중국 등 많은 나라에서 경제총조사를 실시 또는 준비 중에 있다.이에 통계청에서는 산업구조 통계에 대한 전반적인 정비를 통하여 통계 간 비교성과 활용성을 증대시키고, 조사대상 사업체의 응답 부담 경감 및 예산 절감 등을 위하여 경제총조사 추진을 결정하고, 국민경제(산업) 전반에 대한 고용, 생산, 투입(비용) 등에 관한 구조를 파악하기 위해 올해 최초로 경제 분야 대규모 전수조사인 '2011 경제총조사'를 5월 16일부터 6월 24일까지 실시한다.미국은 1810년 세계 최초로 경제총조사를 실시, 매 5년 마다 총조사국 및 CNMI 상무부가 모든 사업체의 매출, 연봉, 고용 및 기타 핵심 사업 정보들이 깨끗한 경제 지표를 제공 할 수 있도록 진행하고 있다. 미국의 경제총조사와 우리나라의 경제총조사의 가장 큰 차이점은 조사방법에 있다. 미국은 우편조사와 인터넷조사를 중심으로 실시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조사원이 사업체를 방문하여 응답자를 만나 조사표를 작성하는 면접조사를 중심으로 인터넷조사우편조사가 병행 실시된다.금번 실시되는 '2011 경제총조사' 인터넷조사의 참여기간은 5월 16일부터 31일까지 16일간 진행되며, 본 조사는 5월 23일부터 6월 24일까지 진행된다. 전년 '2010 인구주택총조사'시 우리나라의 인터넷조사 참여 가구율이 48.4%로 세계최대 기록을 세워 인구총조사가 성공적으로 완료되었듯이 금번 '2011 경제총조사' 인터넷 참여기간 중 조사대상 사업체의 적극적인 참여로 세계 1위의 정보통신 네트워크를 자랑하는 국가의 국민으로서 달라진 면모를 보였으면 한다.'2011 경제총조사'는 전국 330만개 사업체를 대상으로 지자체 약 2천명과 조사요원 2만 2천명이 동원되는 대규모 조사로 사업체 여러분의 적극적인 동참 없이는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정확한 조사가 이루어질 수 없다. 따라서 내가 아닌 국가, 그리고 국민의 입장으로 국가정책에 중요한 기초자료를 제공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모든 사업체의 적극적 동참을 바란다.또한 통계청에서는 통계조사 환경변화에 맞추어 국민들의 부담도 덜어주기 위해 유사중복 통계의 통폐합, 인터넷조사의 확대와 함께 국세청 등과 협의하여 행정자료도 최대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국민들의 통계에 대한 이해와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들의 절실한 협조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고 본다.정확한 통계자료가 만들어낸 정책은 나라와 국민에게 큰 힘이 되지만, 잘못된 자료를 바탕으로 수립된 정책은 나라와 국민에게 큰 짐이 된다. '대한민국이 당신의 사업을 활짝 키울 수 있도록' 이라는 문구처럼 사업체 조사대상 여러분들의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참여를 적극 당부하는 바이다./ 고문석 (호남지방통계청 군산사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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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5.24 23:02

[기고] 핌피현상

중국의 사상가이자 법치주의를 주장한 한비자(韓非子)는 임금을 상중하(上中下) 3등급으로 분류하였는데 '상 임금은 남의 지혜를 빌려서 이용하는 것이며, 중 임금은 남의 능력을 빌리는 것, 하 임금은 자기의 지혜와 능력대로만 하는 것'이라 했다. 성군으로 명성이 높은 요(堯)임금은 '국태민안(國泰民安)으로 나라가 태평하고 백성이 평안함'을 주장했다.'배가 고픈 것은 견딜 수 있지만 배가 아픈 것은 못 참는다'와 '자기의 소가 송아지를 낳은 것보다 이웃집 황소가 죽는 것에 훨씬 더 쾌감을 느낀다'는 고사가 있다.몇 년 전에 어느 지방에서 방사선 폐기물 처리장시설을 놓고 주민들의 찬반이 팽팽하게 맞서자 최후에 주민 모두의 투표로 결정했지만 지금까지도 그 앙금의 여독으로 지역단위는 물론 부부, 부자, 형제간 등 가족 간에도 대립되었던 의견으로 불화가 심하다고 한다.작금에도 동남부 신공항 신설 철회, 한국토지주택공사 유치 결정, 과학벨트 배치 등 국책사업의 결정에 있어서 혈서, 삭발, 농성과 함께 매일 쏟아진 규탄, 성명 등에 국민들은 짜증스럽다 못해 울분이 하늘을 찌를 듯하다. 광역자치단체장, 국무위원, 의원, 역대 장군들이 농성을 하는가 하면 종교계도 종파를 초월하여 해당 지역의 문제해결에 나서고 있다.'먼 곳의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이 좋고, 이웃 간에는 황소 한 마리의 이해도 따지지 말라'했다. 그러나 요즘의 인심은 그렇지 않다. 깊은 산골에 세집이 한마을을 형성하고 서로 의지하면서 가족과 같이 살았는데 마을 이장을 선거제도로 선출하면서부터 원수지간으로 외면하고 있다고 한다. 세집에서 이장을 선출할 때에 호천이나 무투표가 아니라 가정마다 1명씩 3인이 출마하게 된다. 이장에게는 자녀 교육비와 약간의 보수를 주기에 양보는 고사하고 서로 하려고 하는 직책이다. 투표결과는 각자 1표씩 동수가 계속되어 이장이 없이 살다가 1인이라도 병환이 나거나 변고가 발생하여 1표를 더 얻은 사람이 선출되면 낙선된 집안과는 그림자도 보지 않으려는 극단적인 방법을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다.이 밖에도 KTX 정류장, 마을길 개설과 같은 조금이라도 유리한 것들의 유치에는 적극적인 반면 쓰레기장, 심지어는 노인 요양원 등의 설치에는 물불을 가리지 않고 집단으로 반대하는 것이 거의 관습화 되어 있다.지금과 같이 정부와 지방, 그리고 지역과 지역 간의 감정이 대립되면 통합이나 화합은 고사하고 반목과 질시 속에 국민들이 사분오열되고 불신의 풍조가 만연하여 국가발전에 많은 허점이 양산될 것 같은 느낌이다.제도가 나빠서인지 정치의 오류인지를 파악하여 국민들의 마음이 편안하고 갈등 없는 개선책이 빨리 만들어져야 할 것 같다./ 양복규 (학교법인 동암학원 이사장명예 교육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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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5.23 23:02

[기고] 전국민이 알아야 할 '정읍의 자랑'

정읍(井邑)은 뜻 풀이 그대로 전라북도 서남권에 위치한'샘고을'이다. 더불어 정읍에는 단풍으로 유명한 내장산이 있다. 국민 다수는'단풍하면 정읍, 정읍하면 단풍'을 떠올린다고 한다.그러나 이것만이 아니다. 정읍에는 내장산 단풍과 함께 우리 국민이 자랑으로 여겨야 할 보물이 여럿 있다.정읍은 민주주의의 여명을 밝힌 동학농민혁명의 발상지이며, 조선왕조실록을 품어 지켜낸 기록문화의 지킴이다. 또한 백제시대 정읍사 여인의 '천년의 기다림'이 계속되는 곳이며,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초현감을 지낸 역사의 현장이다.이렇듯 정읍은 지역적인 자랑거리만이 아니라 국민이 자랑스러워하고 길이 후대에 전승시켜야 할 보물 같은 역사와 문화자원이 곳곳에 숨 쉬고 있는 소중한 곳이다.동학농민혁명의 시발점은 정읍의 고부 봉기이고, 황토현 전적지에서는 동학농민군이 전라감영군과 맞서 싸워 최초의 승리를 거둠으로써 혁명의 불길이 들불처럼 전국으로 번지게 했다. 사리사욕에 빠진 위정자들 때문에 어지러워진 세상을 백성의 힘으로 극복하고, 사람이 하늘이 되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고자 했던 그 함성은 황토현에서 용솟음쳤다. 우리는 그 날을 '황토현 전승일'로 명명하고 5월 11일을 국가기념일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1894년 동학농민혁명은 전국에서 불길처럼 타올랐지만 도화선과 상징성은 어디까지나 정읍이었다.또 조선왕조실록은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세계적인 보물로 우리의 자랑이자 자부심이다. 그러나 이것 역시 정읍, 정읍 사람이 없었더라면 보기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정읍 사람 '안의와 손홍록'이 임진왜란의 절대절명의 위기에서 목숨을 걸고 실록을 내장산 깊은 곳 용굴에 옮겨와 지켜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 당시 실록은 춘추관과 충주상주전주사고에 보관 중이었는데, 이들 중 전주사고본을 제외하고 모두 전란으로 소실됐다. 자칫 영원히 사라졌을지 모를 실록을 정읍 사람의 손으로 지켜내 우리의 자긍심이 된 것이다. 우리는 이 보물의 가치 이전에 이를 지켜낸 이들의 보석과도 같은 애국애족정신을 잊어서는 안된다.정읍사 여인은 또 어떤가? 우리 어머니의 어머니 또 그 어머니들은 기다림의 인생을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흔히 정읍사 여인의 정한을'기다림의 미학'으로 표현되기도 한다.요즘처럼 이혼이 보편화되고 흔한 일 중의 하나로 인식되는 시대에, 남편을 기다리다 돌이 되는 정성이라면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아내와 어머니로서의 본분을 생각지 않을 수 없다고 할 것이다. 무엇보다 가족이 소중하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고 그렇게 살고 싶어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가족 해체를 막고 가족의 결속 위에 사회안정을 꾀하고 싶다면, 정읍사 여인의 애틋한 남편 사랑, 가족 사랑의 정신을 정읍사 여인이 살았던 정읍에서 배워야 하지 않을까.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모르는 국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순신 장군이 초대 정읍현감을 지낸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은 것 같다. 목민관으로 선정을 베풀고, 풍전등화의 위기에서 나라는 구한 충무공의 얼이 서린 곳이 바로 정읍이다. 그러기에 정읍에는 충무공을 기리는 충렬사가 있고, 충무공원이 조성돼 정읍인의 애국심을 키우는 도량의 역할을 하고 있다.정읍은 또 호남우도농악의 발상지이자, 우리나라 가사문학의 효시인 상춘곡의 탯자리이기도 하다.연인이나 가족과 함께 고즈넉한 내장산 단풍터널도 걸어보고 보물들이 있는 곳을 둘러보면 스토리텔러 정읍시장이 하는 이야기가 새록새록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올 것이다. 정읍은 전국의 수 많은 자치단체에서 고만고만한 하나가 아니라 보물을 간직한 역사 이야기가 무궁무진한 고장이다./ 김생기(정읍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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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5.20 23:02

[기고] 가축유전자원은 귀중한 보물

2010년 10월 일본 나고야에서 생물다양성 의정서가 채택됐다. 무엇 때문에 전 세계 192개 나라가 생물다양성 나고야 의정서를 채택했는지 별로 관심도 없고 의미도 알고 싶지 않을 것이다. 지구상에 얼마나 많은 생물종이 살고 있는지는 연구자들마다 다르지만 최저치로 볼 때 170만~180만종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여기에다 아직 발견도 못하고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을 포함하면 생물의 종은 얼마나 될지 그 수치는 아무도 모른다. 인류는 수억의 생물들과 같이 공생하며 살아왔다. 이 수많은 생물들이 과거, 현재 우리 인류에게 많은 이익을 주고 있다. 그러나 지금, 미래에도 이익을 줄 다양한 생물들이 멸종됐고, 멸종돼 가고 있는 상황에 놓였다. 이것을 우리 인류가 지금이라도 지키지 않으면 영원히 복원할 수가 없다. 멸종된 생물의 복원은 공상 영화, 과학소설에서나 가능하다.과연 우리 귀중한 문화유산인 가축유전자원은 어떤 상황인가?지금 우리나라에는 토종 가축 종자가 없어지고 있다. 풍요로운 물질만능 속에서 20세기 인구의 폭발적인 증가는 대량의 농축산물 생산을 요구하게 됐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가축의 규모 확대, 생산성 증대, 가축의 품종 개량, 사양기술의 개선이 비약적으로 이뤄졌다. 동시에 시설 자동화가 적극 추진돼 축산업의 규모화, 집약화 및 산업화로 인류가 풍성하게 동물성 단백질을 섭취하게 한 것도 사실이다.우리는 어린 시절에 '송아지, 송아지 얼룩송아지 엄마소를 닮아 얼룩소'라는 동시 노래를 부르곤 했다. 그러나 지금 그 소는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우리 조상들은 피모가 누런 황우, 피모가 푸른 청색을 띠는 청우, 호랑이 가죽처럼 반점이 있다해서 호우(호반우), 피부가 칡처럼 생겼다 하여 갈반우, 피모가 검다해 흑우 등 다양한 소들을 사육했다. 소에 대해 서로 이야기하면 현재 피모가 누런 황우(한우)만 연상 할 것이다.닭과 돼지도 마찬가지다. 조상들이 키던 토종닭(재래닭), 토종돼지(재래돼지) 등도 지금 멸종위기에 있다.이렇게 멸종된 귀중한 가축유전자원을 농촌진흥청 가축유전자원시험장은 전국 방방곡곡을 뒤져 발굴하고 보존하고 있다. 흑우, 칡소, 백우, 왜소한우(미니한우), 긴꼬리닭 등을 발굴 보존하며 유전적 가치를 과학적으로 분석 평가하고 있다. 이러한 일들은 당장에 산업적으로나 경제적으로 기업이나 농업인들에게 이익을 주지 않는다. 하지만 이러한 일들은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 국가가 지속적으로 발굴 보존해야 된다. 그 옛날 어른들 말씀에 배고픔에는 항우장사도 없고 체면도 없다 했다.농촌진흥청이 모든 산업의 기반이 되는 농업기술의 개발 보급으로 농업인들이 안전한 고품질 먹을거리를 생산, 공급해 줌으로써 대한민국 국민들이 정치, 경제, 공업, 문화 등 다양한 다른 분야에 종사하면서 국민소득과 국격을 높이는 데 매진할 수 있었다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따라서 종자 주권과 생물다양성 확보를 위해서라도 재래종자를 보존하고 이용토록 우리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 가축유전자원은 작지만 강한 농업을 만들 수 있는 새로운 자원이 될 것이다. 그리고 먼 훗날 우리 후손들이 우리의 가축유전자원을 가지고 세계에서 유일 무일한 슈퍼 가축을 생산할지도 모른다./ 유용희(농진청 가축유전자원시험장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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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5.20 23:02

[기고] 전주발전, 그 희망길 위에서

중국 소설가 루쉰은 '희망'에 대해 "누군가 한 사람이 가고 많은 사람들이 걸어가면 그것이 곧 길이 되듯 희망이란 땅 위의 길과 같은 것이다"라고 말했다. 동감한다. 보이지 않는 희망은 누군가 그것을 품는 순간부터 길이 되는 것임을.내실 있는 전주의 봄 축제들얼마 전 폐막한 '제 12회 전주국제영화제'와 '전주한지문화축제'는 64만 전주시민의 희망길이 어떻게 열리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축제를 앞두고 사실 걱정이 많았다. 연말부터 이어진 시내버스 파업이 축제 개막 며칠 전까지도 타결되지 않은 데다 줄줄이 이어진 생활필수품 가격상승으로 활력이 넘쳐야 할 축제 분위기를 자칫 망치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한 것이다. 다행히도 시민사회를 비롯한 많은 분들의 노력으로 버스파업이 평화적으로 마무리 되고 축제가 개막하자 어리석은 걱정을 날려버리기라도 하듯 도심 곳곳에는 즐거운 표정의 관광객과 시민들이 장관을 이뤘다.어느덧 관록이 꽤 붙은 축제 조직위의 운영 솜씨도 빛났다. 전주국제영화제의 경우 유료관객 좌석점유율 86%를 기록했고 상영작들의 매진사례가 속출했다. 관람객 38만 명이 방문했고 해외 게스트들의 극찬도 쏟아져 다시 한 번 안정적인 도약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주한지문화축제 역시 가족단위 체험객이 지난해보다 50% 가량 증가하고 전주한지 생산업체들과 바이어들 간의 사업 계약이 줄을 잇는 등 전주한지의 생활화와 산업화에 한층 더 다가서는 성과를 거뒀다. 수많은 지역축제들이 명멸하는 요즘, 겉치레에 치중하지 않고 정체성을 제대로 살리면서 내실을 기한 지역축제의 경쟁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명징하게 보여준 사례다.시민의 힘으로 희망의 꽃 피워사실 밖에서 본 전주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이다. 전주를 대표해 국내외 방방곡곡을 다니며 느끼는 것은 많은 이들이 전주를 지속가능한 발전과 희망이 있는 도시로 인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렇다할 기업 하나 없던 소비도시가 몇 년 새 가장 한국적인 전통문화와 영화영상산업, 탄소산업 등 첨단산업을 동시에 육성하고 있는 '온고이지신'의 도시로 발전하고 있으니 대단하게 보일 수밖에 없지 않은가.많은 사람들이 내게 전주가 이렇게 변화하고 있는 원인에 대해 묻는다. 그럴 때면 나는 망설이지 않고 '전주 시민'이라고 말한다. 우리 전주시민들은 열정과 흥, 전주에 대한 자긍심을 나면서부터 지니고 있고, 또 이러한 역량이 다문화의 시대인 21세기를 맞아 만개할 테니 꼭 지켜보라고 자신 있게 답하곤 한다.이러한 희망들이 현실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그 길을 닦고 넓히는 노력들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축제를 통해 발산된 시민들의 에너지라든가 성과를 일회적인 것으로 치부하지 않고, 전주경제의 중장기적 과제로 키워가는 데에 이미 상당한 노력을 쏟고 있는 상태다.한바탕 축제의 주인공은 시민이와 같은 노력들이 차근차근히 이어진다면, 비록 빠르진 않더라도 반드시 오늘보다 내일이 더 살기 좋고 올해보다 내년이 더 희망찬 전주로 발전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전주시는 이를 이루기 위해 확고한 의지와 계획을 지니고 있다. 게다가 전주에는 이 희망의 길을 함께 열어갈 충분한 역량과 열정을 지닌 멋진 시민들이 있지 않은가.오는 6월에도 다양한 축제들이 전주에서 펼쳐진다. 전주단오제와 아태무형문화유산축제, 전주대사습놀이전국대회, 전북도민체전 등 굵직굵직한 축제와 행사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누가 뭐래도 한바탕 축제의 주인공은 전주시민이다. 적극 참여해 전주의 멋과 흥을 신명나게 보여주고 이를 전주발전의 에너지로 바꿔내는 멋진 축제로 만들어주길 당부드린다./ 송하진(전주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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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5.19 23:02

[기고] 세금 성실납부는 나눔의 실천

매년 5월은 국세청과 세무서가 1년 중에 가장 바쁜 달이다.우선 우리가 잘 아는 종합소득세를 신고납부하는 달로, 종합소득세는 전년 발생소득에 대해 신고납부하게 된다.과세사업자는 연중 주로 부가가치세와 종합소득세를 신고납부하게 되는데, 부가가치세는 개념적으로는 매출자가 매입자로부터 재화용역의 공급가액의 10%로 미리 받은 부가가치세 예수금을 세금으로 납부하는 것이다. 종합소득세는 총수입금액(사업자의 경우 매출액 개념)에서 매입비용 등의 필요경비를 공제한 종합소득금액에서 소득공제와 세액공제 등을 거쳐 납부할 세액을 산출한다.즉, 부가가치세는 세금부담이 타인에게 전가되는 간접세로 매입자의 세금을 매출자가 잠시 보관 후 납부하는 세금이고, 종합소득세는 세금부담이 타인에게 전가되기 어렵고 납세자 개개인의 형편을 고려한 다양한 공제제도를 통해 납부할 세액을 산출하는 직접세로, 납세자간 과세의 형평을 구현할 수 있는 중요한 세목이다.최근 공정과세 측면에서 납세자들에게 어떤 경우가 가장 불공정한가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자신은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하는데 다른 납세자들의 세금탈루가 이뤄지는 것을 볼 때 가장 불공정한 것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공정과세의 구현을 위해 국세청에서 제도와 행정을 완벽하게 구비해 탈세가 이루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사회적으로도 탈세하는 것에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끼는 성숙한 납세문화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종합소득세를 5월중에 신고납부하지 않는 경우에는 가산세 추가부담 등의 불이익이 있으므로 반드시 5월중에 가까운 주소지 관할 세무서에 신고를 해야 하며, 세무서 방문이 어려운 납세자의 종합소득세 신고편의를 위해 국세청 홈택스(www.hometax.go.kr)를 통한 전자신고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니 집이나 사무실에서 전자신고를 하면 시간비용을 줄일 수 있다.또한, 5월은 근로장려금을 신청하는 달이다.근로장려세제(Earned Income Tax Credit : EITC)는 저소득 근로자 가구 지원을 위해 국가가 거둬 들인 세금을 환급형태로 지급하는 제도로, 2009년 시작돼 금년이 시행 3년차를 맞고 있다.근로장려금을 가구의 소득을 주된 기준으로 지급함에 따라 소득자료를 보유하고 있는 국세청에서 담당하는 업무지만, 실질의 내용은 국가의 복지재정지출로 볼 수 있다.부부합산 전년 총소득 1700만원미만, 18세미만 자녀 1인이상 부양, 5000만원 이하의 소형주택 또는 무주택, 전세금 등을 포함한 총재산 1억원 미만의 요건을 충족시키는 근로자 가구에 대해 종합소득세를 납부하지 않을 지라도 총급여액에 따라 연간 최대 120만원까지 지급하는 제도이다.다만 신청주의를 채택하고 있어 본인이 반드시 5월중에 신청해야 지급받을 수 있음에 유의하여야 한다.세금납부는 사회구성원간의 나눔의 실천이다.납세자가 납부한 세금으로 생활이 어려운 저소득 근로자에게 근로장려금을 지급해 근로유인을 제고시키고 실질소득을 지원할 수 있다.신록이 푸르른 5월! 성실한 종합소득세 신고납부로 활기차고 싱그러운 세상을 꿈꾸어 보자./ 손황모(전주세무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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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5.19 23:02

[기고] 찬란한 오월의 광주

오월이 오면 신록의 화사함과 푸름이 생명과 희망의 물감이 돼 우리의 마음과 산하를 곱게 물들인다. 가정의 달이라 낳아주고 가르쳐주신 부모님과 스승님이 그립고 그동안 믿고 따라온 아내와 남편, 자녀들 그리고 주변의 많은 이들이 고마워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한다."오월은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스물 한 살 청신한 얼굴이다. 하얀 손가락에 끼어있는 비취가락지다. 오월은 앵두와 딸기의 달이요, 모란의 달이다. 그러나 오월은 무엇보다도 신록의 달이다(중략)연한 녹색이 나날이 번져가고 있다. 어느덧 짙어지고 말 것이다. 머문 듯 가는 것이 세월인 것을"피천득님은 수필 '오월'에서 청순하고 싱싱하고 생동감 넘치는 오월을 찬양하면서, 그 찬란한 오월도 때가 되면 속절없이 떠나는 무상한 죽음의 이미지와 결부시켜 탄생과 소멸, 생성의 신비로움을 아름답게 표현했다.그런데 오월이 중순에 접어들면 뜨거움과 그리움의 느낌이 경건해진다.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민주주의를 쟁취하기 위해 뜨거운 피로 불꽃을 태운'광주의 오월'이 다가오기 때문이다.최근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 민주화를 향한 열정이'민들레 꽃씨'처럼 뿌려지고 있어 518민주화운동의 의미가 더욱 찬란히 빛나는 것 같다. 2010년 12월 '쟈스민(튀니지의 국화(國花)) 혁명'에서 시작돼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민주화운동을 31년 전의 518민주화운동과 관련지어 말하는 이가 적지 않다. 그리고 성공적인 민주화운동으로 민주주의를 이뤄낸 대한민국에 대해 많은 나라들이 부러워하고 있다.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민주화 혁명을 통해 독재자를 축출한 이집트의 미래와 관련해 "한국이 하나의 롤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언급하고, 이슬람 국가들에게"민주화와 함께 경제성장을 이뤄낸 한국을 본보기로 삼으라."고 말한 바 있다. 그리고 제9회 광주인권상을 수상한 아흐메드 말리크(파키스탄60)의 수상 소감인 "518은 자유를 위해 싸우는 모든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습니다."도 같은 맥락이다.올해로 31주년을 맞는 518민주화운동은 31운동과 419혁명의 정신을 이어받은 자발적 민중항쟁이며, 항쟁과정에서 발생한 민간인 사상자는 사망 154명, 행불 70명, 부상 3208명, 기타 1628명 등 모두 5060명에 이른다.국가보훈처는 이날을 기리기 위해 매년 기념식을 개최한다. 그동안 기념식에는 김영삼김대중노무현이명박 등 전현직 대통령이 참석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당시 기념식에서 "오월 광주는 두 번 다시 있어서는 안 될 시대의 아픔이며 비극이다. 광주정신은 우리 민주화의 정수이므로 국민통합 에너지로 승화시켜 선진일류국가 건설로 이어가자"고 했다.올해 518기념식에서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동안 대정부 투쟁의식을 고취시키는 민중가요로 인식돼 2009년도부터 기념식에서 사라졌으나, 유족과 518단체들이 반발하자 정부는 지난해 6월"내년 기념식에서 부를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피와 눈물로써 추구했던 518광주의 가치는 미래 대한민국의 화합과 번영의 축이 돼 경제를 살리고 사회통합을 이루어 세계일류국가로 발돋움하는 것이다. 어느 일부계층이 아닌 온 국민이 자유롭고 평화롭게 살며, 일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국민이 주인이 되는 그런 모습 말이다.가정의 달 오월에 사랑하는 가족과 많은 이들의 가슴을 시리도록 멍들게 한'광주의 아픔'을 쓸어안으며, 이 땅에 민주와 평화가 샘솟고 정의가 강처럼 흘러 더욱 늠름해지는 대한민국을 그려본다./ 최동철(전주보훈지청 보훈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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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5.18 23:02

[기고] LH본사 전주이전을 규탄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본사가 전북도민의 우려대로 경남 진주혁신도시로 일괄이전 하는 쪽으로 결정됐다.정부는 주택공사와 토지공사의 통합에 따른 효율성과 혁신도시 특성을 감안한 결정이라고 했지만 결론을 내놓고 명분을 짜맞췄다는 지적이다.특히 수도권에 집중된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이전해, 성장동력을 창출하고 이를 통해 국토의 균형발전을 이루겠다는 혁신도시의 취지를 근본적으로 훼손함은 물론 주요 국책사업을 힘의 논리에 의한 정치적 판단으로 결정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됐다.이처럼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 이전이 사실상 힘의 논리로 진행되면서 이에 대한 도민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으며 좌절감도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있다.이와 함께 경제적 고려와 효율성 등이 무시된 채, 정치 논리로 결정되면서 망국적인 지역감정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으며 이로 인한 국론분열에 대한 책임론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정부는 LH 본사이전과 관련, 지난 2009년 제1차 지방이전협의회에 앞서 양 지역에 분산 배치 방안을 제시해줄 것을 요구하는 등 분산 배치를 추진해왔다.특히 정종환 국토해양부장관이나 최상철 전 지역발전위원장 등 정부 관계자들은 국회 답변이나 기자간담회를 통해 분산 배치 계획을 수차례 밝혀왔다.그러나 정부는 이같은 자신들의 약속을 뒤짚고 정확한 근거나 이유조차 설명하지 않고 LH본사를 경남 진주로 일괄이전한다고 발표해 전북도민의 극렬한 반대를 자초하고 있다.필자는 만약 공공기관이 단지 효율성만을 목적으로 이전지를 결정할거면 청와대와 국무총리실, 정부 주요부처, 국회나 대기업이 몰려있고 통신과 교통 등 각종 인프라가 완벽하게 갖춰져있는 수도권에 그대로 존치하고 있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또한 갈수록 인구가 줄고 변변한 일자리 조차 없고, 교육과 문화시설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방으로 이전하고 싶은 공공기관 직원들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결국 이같은 논리대로라면 현재 과천이나 대전에 있는 정부청사도 효율성을 위해 모두 수도권으로 다시 이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이와 함께 정부의 이번 결정은 상대적으로 많이 희석되고 있는 망국적인 지역감정에 불을 붙일 수 있는 처사로 국론통합은 물론 공정한 사회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마지막으로 이번 결정은 정부와 정치권의 신뢰성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국토부장관이나 우리 당 지도부가 수차례 언급했던 전북과 경남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분산배치가 원칙이다는 정책기조를 하루 아침에 일괄이전으로 결정했으며 그것도 오직 정치적인 논리로만 결정하면서 주요 국책사업의 결정에 '힘의 논리'만을 앞세웠다는 비난이 바로 그것이다.정부와 정치권의 신뢰는 원칙과 절차를 지키는 것이다. 또한 반대입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나 지역을 끝없이 설득하고 원만한 합의를 도출해내는 것이 정치의 기본이다.정부의 이번 LH본사 경남진주 일괄이전 결정은 우리 전북도민들께 정부에 대한 불신감을 키울뿐 아니라 '역시'라는 생각이 들게할 것이다.대선 공약이나 국가의 주요 정책이 고정불변으로 추진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런 중요한 정책을 변경하거나 경정할 경우에는 반드시 정치적 신뢰와 안정성을 최대한 유지해야 한다.정부의 이번 LH본사 경남진주 일괄이전 결정은 지역을 사랑하는 전북도민의 한사람으로 정말 안타깝게 생각하며 한나라당의 한명의 당협위원장으로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마지막으로 민주당 출신 국회의원들과 정치인들도 정부의 이번 결정을 자신들의 입장을 공고히 하는 방편으로만 활용하지 말아야 한다.정치인들은 정파를 초월해서 도민들의 모든 역량을 집결시켜 강력한 대 정부투쟁을 통해서라도 반드시 전북몫을 찾아야 하며,지역발전을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지 냉정하게 판단하고 생각하며 행동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김종훈(한나라당 고창부안 당협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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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5.17 23:02

[기고] 선생님은 희망 전도사

징검다리 연휴가 두 번, 일요일이 다섯 번이 들어있는 5월이다. 일정표만 잘 짜면 이 어찌 꿀맛에 비기랴! 녹색 꿈을 싱그럽게 키우며 가족과 함께 행복을 수놓기에 참으로 좋은 달이다. 그 중에서도 나에겐 영원히 간직하고픈 선생님의 추억과 은혜를 되새겨 볼 수 있는 5월이어서 더욱 좋다.진안 백운 산골 초등학교 5학년 5월 어느 날이었다. 백남수 담임선생님께서 "병철아! 너는 목소리가 좋다. 웅변을 한번 해보아라. 웅변을 하면 가난도 물리치고 넌 성공 할 것이다" 는 선생님의 말씀에 가슴이 뭉클했다. 웅변이 무엇인지 몰랐지만 날아갈듯 기뻤다. '넌 할 수 있을 것'이란 말을 처음 들었기 때문에 약간 두려움도 있었지만 기쁨은 그 무엇과도 비길 수 없었다.선생님의 추천으로 웅변공부를 시작했다. 교내 대회에서 1등을 하는 영광을 얻었다. 하지만 학교대표로 나간 군 대항 대회에선 장려상을 한번 받았을 뿐 번번이 떨어졌다.중학교 시절 교내대회에서 1등을 차지했다. 심사를 보셨던 전성덕 선생님께서 웅변대가의 소질이 있다는 평을 해주셨다. 눈물이 났다. 너무 기뻐서 나도 모르는 사이 눈물이 흘렀다. 그 후 자신감을 얻어 노력한 결과 군과 도 대회에서 입상의 영광을 안았다. 가난한 농부의 아들 시골뜨기에게 마침내 노력하고 연습하면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이 솟아나게 된 것이다.고등학교는 김덕수 선생님께서 장래성이 있다고 웅변 장학생으로 선발 해 주셨다. 돌아보면 초등학교 시절 시꺼먼 촌놈에게 웅변재능을 찾아주신 선생님, 중학교 때 웅변대가가 될 수 있다고 평해주신 칭찬 선생님, 고등학교 때 장학금을 받고 전주로 유학 올 수 있도록 해 주신 호랑이선생님을 스승의 날에 새롭게 떠올리며 감사의 카네이션을 바친다. 다 거론하지는 못해도 많은 선생님께서 사랑의 회초리로 가르침을 주셨기에 오늘 이 자리에 있음을 잘 안다.전북웅변을 개척하고 사회교육과 유아교육을 해온지 어언40년이 되는 금년 5월은 필자에게 유난히 고맙고 가슴 벅찬 달이다. 배우면서 가르치고 가르치면서 배운 하루하루가 너무나 소중한 나날이었기 때문이다. 5월 15일 스승의 날, 선생님을 떠올리며 학창시절로 돌아가 동심을 노래할 수 있어 참 좋다.최근 사제지간의 사건과 문제들이 가끔 가슴을 아프게 한다. 물론, 사제지간의 생각 차이, 학부모와의 견해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훌륭한 제자로 양성하려는 선생님의 마음만은 한결같을 것이다. 선생님마다 각자의 신념과 철학이 독특할 따름으로 여겨진다.필자도 학창시절 야단과 매를 맞아본 경험이 있다. 당시엔 미운털이 박혀서 매 맞고 꾸중 듣는 것 같아 분하고 억울해 하기도 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꾸지람과 교육이 다 보약이었음을 깨우친다.이 세상에 제자 없는 선생님 없고 선생님 없는 제자가 어디 있으랴! 배움 없이 사회생활과 인간관계를 원만하게 할 수 있으며 직장이나 각자의 분야에서 능률적인 삶을 살아 갈 수 있겠는가?우리나라의 희망은 학생이다. 학생을 인재로 육성하는 것은 선생님이다. 가정의 평화와 행복도, 글로벌 인물을 양성하는 것도 근간은 교육이다. 선생님은 희망을 생산하는 전도사다.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는 선생님을 존경하는 것이다. 희망 전도사인 선생님을 존경하는 사회풍토 정립을 소망한다.녹색 5월이 희망 전도사들에게 1년 열두 달 계속 될 수 있도록!/ 유병철 (호남웅변리더십연구원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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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5.16 23:02

[기고] 경제총조사의 의미와 중요성

2011년에 실시될 2010년 기준 경제총조사는 2010년에 실시한 인구주택총조사 및 농림어업총조사의 연장선상에 있는 총조사로서 전국의 약 330만개 모든 사업체를 대상으로 5월23일~6월24일(2010.12.31.기준)까지 공무원 2천명, 조사원 2만 2천명 등 약 2만 4천명, 526억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동일한 시점 및 통일된 조사기준으로 국내 전체 산업의 고용생산비용 등에 대한 구조 및 총량을 파악할 예정이다.5년 주기로 실시될 경제총조사는 올해 최초로 실시되는 조사로서 성공적인 조사를 위해 2010년에 시범적으로 예행조사를 실시하여 총조사 실시에 따른 문제점을 사전에 파악보완하여 효율적인 조사가 될 수 있도록 철저한 준비를 하였다. 금번 경제총조사는 경영활동 다양화 및 글로벌화, 신산업 출현 등에 따른 산업통계 수요의 다양화복합화 등에 대응하고 조사대상 사업체의 응답부담 경감 및 예산 절감 등을 위해 행정자료가 활용되며, 그 결과는 국가 기본통계작성 기초자료 및 모집단기준점 자료, 정책수립 및 연구 분석자료, 지역정책 수립을 위한 자료로 활용될 것이다.조사표는 총 15종으로서 각 조사표는 약 20개 내외의 공통항목 및 특성항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종사자수 및 매출액, 유무형 자산 등을 파악하여 산업구조 변화추이를 반영하고, 연말 상품 재고액, 상품 매입판매처별 구성비 등 이용자 요구사항을 반영하였다. 또한 피용자 보수, 감가상각비, 세금과 공과 등을 파악하여 부가가치 구성항목을 조사하게 되며, 녹색산업 활동, 발전업 유형, 신재생에너지, 전자상거래 등 신성장 동력 및 녹색산업과 관련된 조사를 실시하게 된다.올해 실시되는 경제총조사의 가장 큰 특징으로는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 개인서비스업의 소규모 영세사업체 중 행정자료와 연계되는 약 53만개 사업체는 행정자료로 대체하고, 약 20만개 사업체는 기본항목만 조사하여 사업체의 응답부담 경감 및 신속 정확한 통계조사가 될 수 있도록 한 점이다. 또한 고효율저비용응답부담 경감을 위해 2010년도에 실시한 인구주택총조사와 같이 5월16일~5월31일(16일간)까지 인터넷을 이용하여 조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였으므로 소규모 사업체, 공공행정기관, 교육기관을 비롯한 모든 사업체가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21세기는 FTA 등으로 인하여 국가간 무역장벽이 없어지고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무한경쟁 시대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러한 시대의 흐름속에서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미 미국멕시코중국 등에서 실시하고 있는 경제총조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여 광업제조업서비스업 등 산업분야별로 정확한 통계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필수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경제총조사 자료는 국제사회의 경쟁력 제고에도 유용하게 활용되지만, 국내의 GDPGRDP 등 가공통계의 품질을 향상시켜 소지역 단위의 통계자료를 작성제공함으로써 국가 및 지역 경제현황을 살피고 올바른 정책을 펼칠 수 있어 조사에 참여한 사업체의 운영에도 도움을 주게 될 것이다.각 사업체와 국민들이 국가의 정책 및 경영계획 수립에 이바지 한다는 자부심으로, 또한 국민과 국가가 함께 미래를 준비한다는 마음으로 적극적인 협조와 참여를 부탁하며, 정확한 경제총조사 자료가 모든 이에게 실질적인 혜택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이다./ 신옥례 (호남지방통계청 남원사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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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5.13 23:02

[기고] 국립공원 찾기 시민운동의 오해와 진실

지난 사월초팔일 '부처님 오신날' 내장사를 찾았다. 불자는 아니지만 매년 이맘때가 되면 인근 사찰에 가서 연등을 켜고 불교문화를 즐겨오던 터라 이번에는 내장사를 찾아 불상에 하심(절)을 하였다.사찰에 가는 도중 평소 보고 싶었던 풍경들이 곳곳에서 목격되었다. 내장산 장승백이를 넘어가자 잔디정원에서는 가족으로 보이는 시민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배드민턴을 즐기고 있었다. 해맑은 그들의 얼굴에서 평화로움과 행복감이 묻어났다.이날 불기 2555주년을 맞아 조계사에서는 봉축 법요식이 열렸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우리는 너와 내가 따로 없는 이웃이며 동반자다. 부처님의 자비 속에서 모두를 용서하고 이해하며, 상생하는 대승적 화해의 길을 열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봉축사를 힘주어 낭독하였다. 부처님의 자비로움이 배어 나오는 것 같았다.필자는 지난 2월에 발족한 국립공원내장산찾기 공동대책위원회에 참여하여 활동하고 있다. 국립공원 입장료가 폐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공원입장료 형식의 사찰문화재 관람료 일괄 부당징수 행위, 매년 기준없이 가파르게 오르는 사찰문화재 관람료의 원칙없는 인상, 장애인 사찰문화재 관람료 면제대상의 축소, 불교 신도와 일반 입장객의 사찰문화재 관람료 징수차별 등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사찰문화재 관람료 징수방법 개선을 정부와 불교종단, 사찰측에 요구하기 위해서였다.대책위원회에서 내장사 사찰측에 대화를 제의하고 정부에 문제해결 촉구와 더불어 참여단체가 모여 사찰문화재 관람료 징수방법 개선논의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을 즈음, 지난 3월 11일 어이없게도 국회는 사찰문화재가 있는 자연공원 안에 공원문화유산지구를 지정하여 사찰이 입장료를 징수하게 하고, 국가가 사찰환경개선 비용을 보조할 수 있으며, 불교의 의식(儀式), 신도의 교화시설 등의 신축증축행위를 골자로 한 자연공원법 일부개정 법률안을 통과시켰다.국민이 자연공원을 자유롭게 입장할 권리를 대화를 통해 합리적으로 찾고자했던 대책위원회로서는 뜻밖에 복병을 만난 셈이었다.이에 대책위원회는 공원문화유산지구 지정과 입장요금 결정에 이해당사자인 국민이 참여할 수 없고 자연공원의 환경파괴가 불가피한 사찰경내지 건축행위 허용, 국민조세의 이중적 부담이 우려되는 자연공원법 악법조항의 즉각 폐기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사찰의 사유재산권 행사는 존중되어야 한다. 그러나 자연공원 안의 사찰소유 부동산 상당수가 일제강점기에 조선총독부로부터 양여 받았다는 사실과, 전국의 많은 사유재산이 자연환경 보존을 위해 그린벨트로 묶여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자연공원법 개정 법률안은 국민의 정서와는 거리가 멀다.부처님의 자비로움이 온 누리에 퍼지는 세상,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의 차별이 없는 세상을 추구하고, 상생의 진리를 설파하는 불교종단과 사찰이 국민의 주권이 무시된 특혜를 덥석 받을 리는 만무하지만, 국회는 자연환경을 훼손할 우려가 있고 준조세권을 사찰에 주어 사찰이 국민의 생활을 지배하는 권력화된 종교집단이라는 굴레를 씌우려 해서는 안 된다.국회는 지금이라도 3월 11일 개악된 자연공원법 관련조항을 폐기하여 사찰의 부담을 덜어주어야 한다. 자연공원은 그를 삶의 터전으로 삼는 모든 생물의 소유다. 그래서 더 가치가 있고 소중하게 보존되어야 한다.부처님의 자비로운 진리가 모든 이에게 깨달음으로 나타났으면 한다./ 오종상 (국립공원내장산찾기 공동대책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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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5.13 23:02

[기고] 새만금 특별 자치구를 만들자

새로 생기는 새만금 구역을 놓고 군산시, 김제시, 부안군이 갈등을 야기하고 있다. 새로 형성되는 땅을 조금이라도 자기 구역에 더 많이 편입시켜 자기 구역을 더 넓히고자 함은 당연한 바람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 제대로 만들어지지도 않은 땅을 놓고 서로 다투는 모습은 결코 좋아 보이지 않는다. 새만금 지역이 제대로 쓸만한 땅으로 만들어 지기 위해서는 아직도 막대한 자본이 투자되어야 하고 이 재원은 천상 국고에서 나와야 할 것이다. 아직도 해야 할 일이 태산같이 많은데 땅 지분을 놓고 우리끼리 다투고 있다면 타 지역 사람들이 무어라 하겠는가? 지금 전북인들이 해야 할 일은 내부 개발에 소요되는 자금을 마련해서 조속히 땅 메우기 사업을 종결하는 일이다.새만금 제방을 쌓는 데만도 20여년이 소요되었다. 이 추세라면 새만금 내부개발의 완수는 얼마나 많은 세월이 소요될 지 모른다. 지금 상태에서 우리의 일차적 관심은 제발 내부개발이 조속히 완수되어 우리의 꿈인 명품 도시의 면모를 갖춰가는 것을 보는 일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비록 새만금 사업이 더디게 진행되었지만 개발에 대한 청사진은 어느 정도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새만금사업 촉진을 위한 특별법'이라 할 수 있다.이 법을 제정한 목적은 새만금 사업 지역을 농업산업관광환경 및 물류 중심의 환경친화적 첨단복합용지로 개발, 이용 및 보전함으로써 지역균형발전과 국가 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하는 것이다. 그리고 새만금 사업의 주무는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으로 되어 있다. 이 법 제 5조에는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새만금사업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하여 기본구상을 계획 할 수 있으며, 사회적경제적 여건변화 등 필요에 따라 기본구상을 변경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전라북도는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기본구상을 계획하거나 변경하고자 할 때 의견을 낼 수 있는 자문 정도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그리고 이 법에 따르면 용도별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새만금사업의 새 시행자들을 지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즉 농업용지, 산업용지, 관광용지, 도시용지, 과학연구용지, 환경용지, 물류 및 에너지용지 등의 용도별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새만금사업의 시행자를 각각 지정할 수 있다. 이렇게 보면 새만금 사업의 주무는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고 구체적 사업 추진은 각 용도별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담당하도록 되어 있다. 그리고 지식경제부장관은 새만금사업 지역 중 일부를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다. 이는 새만금 지역이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이상에서 살펴본 바에 의하면 새만금 사업을 우리 전라북도 사업으로 국한할 이유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차라리 중앙정부에 맡기고 새만금 사업이 조속히 시행될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이 아닐까? 아직 내부개발이 완성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행정구역을 가지고 지자체간에 다툴 일은 더욱 아닌 듯싶다.그리고 이 정부는 현존의 행정구역을 대대적으로 재편하기 위한 준비 작업에 한창이다. 필요하다면 이 때 해도 된다고 본다. 행정개편이 이뤄질 때 시도를 그대로 존치시키기로 한다면 새로 형성되는 새만금 구역을 한 덩어리로 묶어 우리 도에 자치구로 남게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특별법에 명시된 대로 새만금 구역 전체를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하여 자립적인 자치행정 단위로 만들면 더 나을 것 같다./ 이상휘(지역발전연구소장전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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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5.12 23:02

[기고] 이판사판 공사판

전주 시내버스 파업이 140여일만에 노사 양측의 극적인 합의로 타결이 되었다.우리는 막 나가는 일이나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에이 모르겠다. 이판사판 공사판이다"라는 말을 흔히 사용하는 데 원래 이 말은 불교 용어에서 유래된 말이다.조선시대 숭유억불 정책의 영향으로 사찰이 깊은 산중으로 들어가게 되면서 승가 내부도 이판승(理判僧)과 사판승(事判僧)으로 자연스럽게 나뉘게 되었다. 즉 깊은 산중에서 경전공부와 참선공부를 통해서 부처님의 진리를 깨우치려는 승려들은 이판승이 되고 속세의 현실에 맞춰 이판승들을 외호(外護)하고 나아가 절 살림을 맡아 지킬 스님들이 필요했다. 이들이 사판승들이다.이들 사판승들은 숭유억불 정책의 시대에 저자에 나아가 탁발을 하며 때론 선비들에게 얻어 맞거나 관가에 고발당해 고초를 겪는 등 갖은 수난을 당하기도 했다고 한다.그러나 이들 사판승들의 눈물어린 노고에 의해 절의 살림이 유지될 수 있었으며, 깊은 산중에서 참선과 경전 공부를 하는 이판승들이 있었기에 불교의 정신과 문화가 고스란이 전해질 수 있었다고 한다.이들은 수레의 양바퀴와 같아 어느 한쪽도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존재였다. 그러나 학식과 인품을 갖춘 이판승들에 비해 사판승들은 상대적으로 배움이 적고 하열(下劣)하였다.그래서 사중(寺中에)서는 이 양측의 대립이 심하고 서로를 비난하기도 하였다. 사찰에 중요한 일이나 행사가 있을 때는 전 대중이 모여 논의를 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대중공사(大衆供辭)또는 대방공사(大房供辭)다. 이것을 줄여 불러 공사판(供辭判)이라고 한다.이판과 사판이 한방에 모여 머리를 맞대고 논의를 하고 대책을 세우고 앞일을 설계하는 자리가 바로 이판사판, 공사판이란 말이다.또한 절에는 대중이 모여 살기 때문에 순서가 매우 중요하다. 무슨 일이든 차례대로 하게 되는데 이것이 차서다. 위와 아래가 정해지면 윗자리를 상판(上判), 아랫자리를 하판(下判)이라 부른다.즉 판(判)이란 일정한 대중이 모여 있는 자리를 말한다. 필자는 종교가 불교는 아니지만 단체활동을 하면서 각 종교단체 지도자들을 많이 만나게 되는데 그동안 잘못 알았던 이판사판, 공사판에 대한 내용을 스님과 대화를 나누다 자세히 알게되었다.필자와 특별한 친분이 있는 84세 되신 전직 교장 선생님은 퇴직 후 공기 좋은 곳에 사신다고 완주 봉동으로 이사 가셨는데 이 분은 특별히 바쁜 일이 아니면 15km거리인 전주까지 걸어오시고 또 걸어가신다.아무리 무더운 한 여름이나 추운 겨울에도 정장 차림이다. 오늘은 시간이 얼마나 걸렸느냐고 궁금해서 여쭤보면 전주시청까지 2시간 10분 정도 소요되었다고 하시는데 유난히 추웠던 지난 겨울에는 전주까지 도저히 걸어오지 못하겠다며, 버스 파업으로 무척 힘들어 하시는 모습을 보았다.요즘은 자가운전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 시내버스 파업에 대한 심각성이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 그러나 사회 약자인 노인학생들, 그리고 농촌에 사시는 분들이 어려움을 겪었다. 비록 버스파업은 타결이 되었지만 앞으로 함께 풀어나가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앞서 장황하게 설명한 불교인들의 지혜로움을 토대로 노사관이 얼굴을 맞대고 공사판을 벌여 진정 시민들을 위한 것이 무엇인지 슬기롭게 대처하길 바란다./ 서주상 (전주지방법원 소년자원보호자협의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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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05.11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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