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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사벌’과 전주

신정일(문화사학자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2018년 전주시가 미래유산으로 지정한 곳이 신석정(1907~1974) 시인이 살았던비사벌초사라는 고택이다. 일제와 독재에 항거하면서 <어머니 그 먼 나라를 아십니까> 라는 시를 남긴 신석정 선생이 1954년 전주고에 교편을 잡으면서 정착했던 자택이 비사벌초사다. 신석정 시인은 전주의 옛 지명 비사벌과 볏짚 등으로 지붕을 인 집을 뜻하는 초사를 결합해서 비사벌초사라는 이름을 짓고서 살았는데, 그 비사벌이라는 이름이 요즘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오래 전 전주와 창녕 사이에 벌어진 비사벌 명칭 논란은 삼국사기에서 비롯되었다. 김부식이 지은 <삼국사기> 진흥왕 조에 16년 봄 정월에 완산주를 비사벌에 설치하였다.(置完山州於比斯伐)며, 전주는 원래 백제의 완산인데, 진흥왕 16년에 주로 만들었고, 26년에 주가 폐지되었다가 신문왕 5년에 다시 완산주를 설치하였다.고 나와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과 <여지도서>에도 비슷한 내용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를 근거로 비사벌은 1950~1980년대 옛 전주를 가리키는 명칭으로 사용되면서 문학 작품들과, 전주 찬가, 그리고 전북대 교지 등에도 상징적으로 쓰였고, 비사벌 아파트, 술 이름 등 크고작은 상표에 두루 쓰였다. 문제는 같은 옛 문헌에 경상도 창녕군의 명칭도 비사벌로 기록됐다는 점이다. 즉 <신증동국여지승람> 창녕현의 건치연혁과 <여지도서>에 본래 신라의 비자화군 또는 비사벌이다로 나와 있다. 그렇다면 비사벌은 전주의 옛 이름일까, 창녕의 옛 이름일까. 김부식이 지은 <삼국사기>나 <신증동국여지승람> 그리고 1757년에 발간된 <여지도서> 등 여러 가지 고문헌으로 보아서 전주의 옛 이름이기도 하고, 창녕의 엣 이름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지 않을까? 그러나 고문헌에 비사벌이 전주의 옛 이름처럼 등장하지만, 당시 완산주(전주 옛 이름)와 비사벌의 지리적 위치가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그 시기의 비사벌은 경남 창녕지역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의 반론이 있다. 이강래 전남대 교수는 2011에 펴낸 <삼국사기 인식론>에서비사벌(창녕)에 있었던 가야 사람들을 백제의 완산(전주)으로 강제 이주시키면서, 그곳(전주)을 비사벌로 부르는 전통이 생겼다. 이런 전통이 삼국사기 신라본기를 잘못 기술하게 했다고 분석했다. 단국대의 전덕재 교수는 창녕에 있는 신라 진흥왕 척경비와 <삼국사기>를 비교 분석한 뒤, 김부식이 비석을 인용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오류로 파악했다. 하지만 조선 오백 년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저작물인 <신증동국여지승람>이나 <여지도서>가 오자를 그대로 둔 채 정부에서 간행했다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 ≪여지도서≫는 읍지 편찬의 역사에서 중요한 진전을 이룬 저작으로, 여지도(輿地圖)와 서(書)를 결합할 정도로 지도가 중시된 것이다. 공시적 기록이라는 점에 의의가 있는 ≪여지도서≫는 전국에 걸쳐 동일한 시기에 작성된 읍지들로 이루어져 있다. 18세기 중엽의 지방 사회를 전국적으로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이기도 하다. 설령 비사벌 이름이 창녕의 옛 이름이라 할지라도 전북을 대표하는 시인 신석정 시인의 삶의 편력과 문학의 숨결이 살아 있는 곳이기 때문에 그 이름을 부정해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 모든 나라마다 지역마다 그 지역의 이름난 작가들의 고택을 문학관으로 활용하고 있으므로 남노송동 일대에서 재개발이 이루어질 때 신석정 시인의 고택인 비사벌초사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시인의 마을, 시인의 정원이라는 상징성을 부각한다면 의미 있는 개발이 되지 않을까? /신정일(문화사학자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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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9.27 16:30

이희권 장군을 추모하며

재경 장수군민회 부회장 김영헌 6.25 전쟁이 휴전으로 끝나고, 고향 장수지역도 조금씩 안정을 찾아갔다. 그렇게 평화로운 일상이 이어지던 1956년 4월 2일, 우리들의 명문 장계중학교가 원인 모를 화재로 전소되고 말았다. 검은 숯덩어리만 남긴 간밤의 화재는 아이들의 꿈과 희망까지 삼켜버렸고, 온 동네와 시장바닥을 울음바다로 만들어버렸다. 지금이니까 장계에 백화여고, 장계유니텍고등학교, 마사고등학교가 있지만 그 때 중고교 통틀어 달랑 하나뿐이었던 장계중학교는 우리의 꿈을 키우는 배움의 전당이었다. 불에 타버린 학교 재건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6.25 전쟁이 끝났어도 휴전일 뿐이었기에 양측은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대치상태였다. 정부나 지역사회의 장계중학교 화재 수습은 뒷전이었다. 이같은 사정을 뒤늦게 접한 장계 출신 이희권 장군(9사단장)에 의해 장계중학교가 화재 발생 4개월 만에 재건된 것은 기적이었다. 이 장군 차남 이종택 씨에 따르면 당시 이 장군은 지금 아이들의 구원 요청을 못 본 척 했다가 훗날 그 이이들 앞에 어떻게 나설수 있겠는가. 라며 학교 재건에 공병대 투입을 결정했다고 한다. 이 장군은 역사적으로도 어려울 때 군이 나섰다는 신념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장수지방의 가을은 여우 꼬리보다 짧아서 시월은 한낮도 냉기가 찾아온다. 덕유산과 장안산이 둘러싼 해발 400m 장계지역은 추위가 빨리오기 때문에 공사 기간을 1개월이라도 단축해야 했고, 그만큼 군인들의 수고가 컸다. 휴전선에서 근무하는 이 장군이 고향에서 벌어지는 공사 진척 상황을 매일 보고 받고, 독려하는 일은 주요 일과였을 것이다. 가을꽃이 지천으로 만발한 그해 9월 10일 드디어 학교 준공식이 열렸다. 감격과 기쁨은 동네마다 출렁이며 9월의 적막을 깨뜨렸다. 밤을 지새우며 풀 먹여 다려놓은 새 옷 입고 교실에 앉아 내다 본 창밖의 꿈, 주민들은 오래오래 간직하고 있다. 이희권 장군은 1961년 5.16 군사혁명이 일어난 후 전역하기까지 군에서 존경을 한 몸에 받는 인물이었다. 10여 년 전 병마와 싸우다가 운명하시기까지 고향 걱정을 놓지 않았다고 한다. 그처럼 고향사랑이 지극했던 이 장군을 추모하는 기념비 하나 없다는 사실은 고향의 많은 이에게는 작지 않은 마음 빚으로 남아 있었다. 이제 우리가 답을 할 차례가 됐다. 그동안 그분의 공적에 대한 추모의 온기가 퍼지면서 재경장수군민회 이상인 전 회장과 박종천 전 회장, 원병희 선배, 강홍순 총무, 그리고 필자가 주동이 되어 기념비 건립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크고 작은 정성이 모아지고, 멀리 카자흐스탄에서 보내온 성금도 답지되었다. 서울에서, 고향에서 소중한 성금을 쾌척해 주시는 손길에 매번 감격 말고는 답 글조차 쓰지 못했다. 내년 여름 장미가 만발한 때 이희권 장군님을 위한 기념비를 장계중학교 교정 양지바른 곳에 세워 제막할 예정이다. 이게 고향 사랑이라는 걸 뒤늦게 알았다. /재경 장수군민회 부회장 김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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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9.26 16:37

전북 악취 제로화, 기본부터 다시

송지용 전라북도의회 의장 도내 곳곳이 악취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김제 용지 축산단지와 인접한 혁신도시의 악취 문제가 대표적이다. 해묵은 골칫거리가 돼버린 악취 문제로 도내 전역에서 아우성치는 민원을 떠올리니 마음이 편치 않고 송구할 따름이다. 악취 문제는 단순한 생활민원이 아니다. 도민들이 일상을 영위하는 데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만성적인 염증으로 굳어지고 말았다. 누구보다 전북도 환경행정이 사안의 심각성을 깨닫고 악취와의 전쟁에 임한다는 자세로 나서야 한다. 전북혁신도시는 전북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고질적인 악취 문제 해결 없이 우리가 기대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혁신도시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수년째 악취로 고통받고 있다. 악취 저감 정책에 관한 일련의 과정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주민들도 상당수다. 실제로 필자는 물론 의회와 행정, 언론을 막론하고 악취 해결을 요구하는 민원이 빗발친다. 민선 7기부터 현재까지 혁신도시 악취 민원 주요 내용과 처리결과를 보면 혁신도시가 위치한 전주완주 및 인근 지역인 김제시의 악취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전북도 환경행정은 이러한 민원이 다소 감소하는 추세에 있다고 강변하지만, 단순히 악취 민원 발생 건수가 줄었다고 문제가 개선된 것으로 보기에는 사실에 부합할 순 있으나 진실은 아니다. 필자는 행정의 노력으로 악취가 개선됐다고 판단하지 않고 민원을 아무리 제기해도 개선되지 않는 것을 도민들께서 학습한 결과가 아닌가 생각한다. 그 결과는 곧 행정에 대한 불신과 불만으로 직결될 수 있다. 축산악취 문제 해결을 위한 핵심 과제는 무엇일까. 어려울수록 기본에 충실해야 하는 것처럼 축산악취라는 고질적 문제도 행정의 기본 권한과 책무에 충실히 하는 것이 우선이다. 축산법에 따라 행정당국은 축산농가의 단위면적 당 적정 사육기준 준수 여부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미준수 농가에 대해선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이를 근거로 밀집 사육으로 인한 악취 발생에 대한 규제도 가능하다. 하지만 가축 생산성이 곧 수입으로 연결되는 축산업 구조상 이러한 규정이 있는데도 축산업 활성화라는 미명하에 묵인해 왔던 게 현실이다. 물론 우리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가축 사육두수는 전국적으로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사육두수 총량관리제 도입 등 정부 차원의 제도개선도 함께해야 한다. 아울러 왕궁에서 축사를 매도한 축산인 중 일부는 생계 등을 이유로 다른 지역에서 또다시 축사를 운영하는 사례가 있다.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현업축사 매입정책 개선이 필요하다. 현재 축사를 매입할 때 국비는 이전 보상금을, FTA 기금은 폐업 보상비가 지원된다. 이에 현업축사 매입시 FTA 폐업지원 등의 현실적인 해법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김제 용지 역시 동일한 문제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 전북도는 현장의 상황을 더 이상 외면해선 안 된다. 적극적인 행정조치로 주민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선제적으로 나설 시간이다. 축산악취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그리 녹록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지역 이미지를 훼손하고 도민들의 안정적인 일상에 균열을 발생시키는 사안인 만큼 더디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대안을 모색하고 시도해나가야 한다. 악취 제로화를 목표로 기본부터 다시 시작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본다. /송지용 전라북도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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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9.23 16:38

후백제와 ‘역사문화권 정비 특별법’

한봉수 전북과미래연구소장 후백제시민연대공동대표 역사문화권에 고구려, 백제, 신라, 가야, 마한, 탐라 등 6개가 지정되며 후백제가 제외된 것은 이해할 수 없다. 후백제는 어떠한 나라인가. 48년간(889년 ~ 936년) 존속하며 완산(전주와 완주)을 도읍지로 산성을 쌓고 커다란 왕궁을 지어 고대사의 마지막 무대를 장식하지 않았는가. 전주는 조선왕조 발상지일 뿐만 아니라 900년부터 37년 동안 후백제의 왕도(王都)였기 때문에 천년고도라 불릴 수 있는 것이다. 후백제의 한국역사에서의 위치는 어떠한가? 첫째로 신라후기 고대사에서 중세로의 전환하는 견인차 역할을 하였다. 당시 호족이 득세하며 봉건적 지방분권이 촉진되어 중세사로 넘어가는 과도기 그 중심적 역할을 후백제와 후고구려가 담당했다. 특히 후백제의 견훤왕은 둔전제(중국조조 실시, 전방조달 농지경작)를 실시하고 합덕지 방죽을 축조하는 등 농업생산을 증대하며 생활을 크게 개선하였다. 둘째, 외세(당)를 끌어들여 대륙을 잃고 불완전하게 통일된 한반도가 후백제를 통하여 당 역사문화권에서 벗어나고 외교의 다변화가 촉진되는 계기를 만들었다. 후백제는 오.월,거란,왜와 교류하고 한류의 뿌리가 된 완산(전주)권 고유 문화와 정신사를 승계하였다. 견훤은 마한과 백제 계승을 내세워 국호를 백제(百濟)라 하고 세상을 바르게 열어보자는 뜻으로 연호를 정개(正開)라 하였다. 전주는 고려를 멸한 조선 건국의 본향 도시의 토대를 다지게 된다. 셋째, 신라말 골품제의 폐해와 부패 향락과 권력 쟁탈로 왕이 살해되는 어수선한 정국으로 전제 왕권과 귀족의 통치정신인 교종(조화와 통합 중시)불교가 퇴화되었다. 대신 민중중심의 선종(불성 깨달음 중시)불교로 전환 계기가 되며, 견훤은 미륵불 신앙으로 정신사 변화를 주도하였다. 변혁의 중심에 후백제가 있었다. 넷째, 후백제는 미니통일로 왜곡된 사대사관에 희생된 역사 바로세우기의 대상인 백제의 후왕국이다. 작년 말 국립전주박물관에서 견훤(甄萱), 새로운 시대를 열다라는 기획전이 개최되고, 이어 금년 3월말에 상주박물관에서 역사에서 신화가 된 견훤이라는 주제로 특별전이 이어져 큰 관심을 끌었다. 영호남 교류라는 역사적 당위성을 정립하는 계기가 되었다. 후백제의 역사유적으로 도성, 궁성, 왕릉, 사찰유적과 불교문화유산, 청자도자문화, 해양문화, 대외교류 등 고대국가의 면모를 보여주는 유적,유물들이 전라남북도와 충청 전역에서 속속 발굴되었고 발굴 중에 있다. 지난 5월, 전주시민들이 모여서 후백제 역사정립과 역사인식 확산을 위해 <후백제시민연대>라는 시민단체를 출범시키고 6월에는 후백제와 견훤 이란 주제로 학술세미나 및 시민 대토론회를 성대히 개최하였다. 후백제시민연대는 7월에는 인봉리와 기자촌일대 왕궁추정 유적지를 답사한 바있다. 앞으로 동고사 남고사등 전주권뿐 아니라 부안, 김제 등 후백제-해양진출권 루트, 순천만 일대등 견훤 초기활약지역, 상주 가은일대의 견훤의 소년, 청년기 유적을 답사하며 그때마다 다양한 정보,정책등을 나누고 국민과 정부에게 알리고자 한다. 후백제의 견훤(甄萱)이 한국사에 다이네믹한 시대를 열었던 것처럼 새로운 민족문화관광의 시대를 열 수 있기를 기대한다. 올해 정기국회 때 개정을 통하여 후백제가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에 포함되길 기대한다. /한봉수 전북과미래연구소장후백제시민연대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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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9.22 16:27

추석과 송편

한은주 한국폴리텍대학 강서캠퍼스 외식조리과 조교수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세시풍습이 발달했다. 이는 사계절, 농경사회, 종교문화와 깊은 관계가 있다. 특히, 불교와 유교의 영향으로 조상에게 예를 올리는 것이 전통으로 자리 잡았다. 농경사회가 절기 변화를 지혜롭게 받아들여 명절을 정하고 그에 따른 제철음식이 발달했다. 입추와 말복이 지나고 어느덧 아침 바람에 쌀쌀함이 감돈다. 높은 하늘이 가슴을 시원하게 하는 천고마비의 계절을 직감한다. 가을은 좋은 날씨만큼이나 많은 먹거리를 쏟아내 사람은 물론 말까지 살찌게 하는가 보다. 가을엔 먹거리가 풍부한데 특히 추석에 그렇다. 음력 8월 15일 추석은 가배중추절한가위라고도 불리며 올해는 오는 21일이 그날이다. 알다시피 추석은 조선시대 설날한식단오와 함께 4대 명절에 들었다. 설날 다음으로 커 2대 명절에 꼽혔다. 추석이 되면 논과 밭의 오곡이 여물고 각종 과일이 다 익는다. 그 해 기후에 따라 오곡을 거두는 시기는 해마다 약간씩 다르다. 하지만 대체로 추석을 전후해 추수가 이뤄진다. 풍년이 아니더라도 가을걷이가 집중되는 추석만큼은 더없이 풍성하다. 추석이 즐거운 이유다. 추석에는 가을걷이한 식재료가 풍부해 음식 또한 다양해진다. 조선조 <열양세시기>에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표현이 있다. 한가위에 우리는 갓 수확한 햇곡식, 햇과일을 차려 조상께 감사하는 제사를 지냈다. <동국세시기>를 보면 햇과일로는 사과 배 밤 대추 감 등이 있다. 강강술래 거북놀이 가마싸움 소놀이 줄다리기 씨름 등의 민속놀이를 하면서 추석 절식(명절음식)인 송편 시루떡 인절미 밤단자 화양적 배숙 토란탕 송이구이 등을 즐겼다. 예나 지금이나 추석 절식의 대표 음식은 송편이다. 송편에는 노비송편, 오색송편, 통과의례송편 등 여러 종류가 있으며 종류별로 각기 다른 의미가 숨어 있다. 노비송편에는 음력 2월 1일 노비일로 정해 새해 농사에 수고해 달라는 의미로, 통과의례송편은 책례 시에 스승과 동료에게 감사의 의미로 내던 떡이다. 속이 꽉 차거나 빈 오색송편에는 뜻을 넓게 하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우리 조상들이 추석 절식으로 먹는 송편은 오려송편이었다. 이 이름에는 올벼 즉 일찍 여무는 조도미를 거두어 빚은 송편이란 뜻이 담겨 있다. 추석에는 오곡의 타작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조도미를 거두어 오려송편을 만들어 먹었다. 오려송편은 햅쌀가루를 익반죽하고 청대콩, 햇밤을 소로 넣어 예쁘게 빚었다. 예쁘게 빚어야 예쁜 딸을 낳는다며 딸들에게 송편 빚는 법을 가르치기도 했다 한다. 송편을 찔 때에는 서로 달라붙지 말라고 솔잎을 사용했다. 현대과학으로 분석해 보면 솔잎의 은은한 향을 배게 하고, 솔잎이 발산하는 피톤치드 성분을 송편에 스며들게 해 방부제 역할을 하게 했던 지혜로 보인다. 음식의 고장 전주의 송편을 보자. 전주에선 전통적으로 송편에 쑥 대신 모싯잎을 넣어 쫄깃거리고 맛이 출중한 모싯잎송편을 빚어 먹었다. 모싯잎송편을 쪄낸 후엔 물에 담그지 않고 대신 참기름을 발랐다. 서로 달라붙지 않고 윤기가 좋아져 군침을 확 돌게 하는 효과를 내기 위해서다. 송편의 조리법이 기록된 <원행을묘정리의궤>라는 궁중의궤에는 오늘날처럼 콩대추밤 등을 소로 넣거나 육류채소 같은 소를 넣었다고 전한다. 다가오는 추석에는 송편을 꼭 만들어 보자. 그러면서 깨소콩소견과류소 등등 어떤 것을 넣을 지 건강을 위해 고민을 해 보자. /한은주 한국폴리텍대학 강서캠퍼스 외식조리과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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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9.16 14:25

갑질에 저항하고 분노하라

하대성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 을지로위원회 부위원장 지난 1일 갑질 관련 굵직한 뉴스가 지구촌 언론을 달궜다. 구글갑질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한국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이날 통과된 개정안은 앱 마켓 사업자가 자신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해 모바일 콘텐츠 제공 사업자에 특정한 결제방식을 강제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세계 첫 사례로 꼽혔다. 로이터, AP 등 주요 통신은 한국 국회의원들이 대담한 리더십을 통해 공정한 앱 생태계를 만들어가기 위한 역사적인 조치이라고 평가했다. 구글과 애플 등은 그동안 인앱결제를 통해 총 결제 금액의 30%를 수수료로 챙겨 매년 38조의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 거대갑질을 해왔다. 구글이 오는 10월부터 국내에 강제 도입하려 했던 인앱결제는 무산될 것 같다. 사회 곳곳에서 갑질 피해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서울대 50대 청소노동자가 직장 내 괴롭힘 등으로 사망, 아파트 입주민에게 갑질을 당한 한 아파트 경비원이 극단적인 선택, 상급자 갑질을 호소하며 소방서 옥상에서 투신한 소방관 등. 갑질은 종국으로 내모는 극악한 범죄행위다. 부당한 강요,협박,반말과 욕설,폭행,임금 떼먹기 등 행태도 다양하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2018년에 조사한 자료를 보면 사회 전반에 만연한 갑질의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 서비스,판매 종사자중 83.6%가 소비자에 의한 갑질 피해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89.7%가 소비자 갑질이 심각하다는 인식이다. 조사자중 53.7%인 절반이 넘게 갑질 관련 교육을 받은 경험이 전혀 없었다. 교육과 홍보가 시급하다. 대기업 갑질 또한 심각하다. 완주 봉동 육가공업체 (주)신화가 당한 갑질피해는 끔직했다. 600억원 매출에 종업원 140여명에 이를 정도로 탄탄한 업체가 대기업 롯데쇼핑의 갑질로 10년도 안돼 매출 180억에 10명으로 줄고, 결국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납품단가 후려치기,파견 종업원의 인건비와 자문료 전가 등이 대표적 수법이다. 윤형철 대표는 이로 인해 109억원의 영업손실이 났다며 울분을 토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금고로 귀속되는 사상 최대 과징금 408억원을 끌어냈지만 피해당한 신화와 같은 기업에 돌아가는 금액은 아직 없다. 제도적 장치가 미흡한 탓이다. 지난 7월 전북도의회에서 열린 생활 속 갑질개선 토론회가 주목됐다. 이 자리에서 이병렬 전국지방분권협의회 공동의장은 왜 북유럽에는 갑질문화가 없는가라는 화두를 꺼냈다. 이 의장은 당신이 남들보다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마라는 얀테법칙(Jantes Law)이 국민 마음에 새겨져 있기 때문이다고 진단했다. 당신이 남들보다 똑똑하다고 생각하지 마라, 당신이 남들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마라, 당신이 모든 일을 잘한다고 생각하지 마라 등 불문율로 여기는 공동체문화가 포인트였다. 한마디로 너 자신을 먼저 알라는 뜻이다. 최근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불공정 거래로 징수한 과징금의 50%를 불공정 피해자 지원기금으로 사용하는 불공정거래 등 피해자 지원기금법 제정을 대표 발의했다. 전북도의회에서도 갑질 예방 및 피해자 재개지원 조례를 만들고 있다. 통과되면 조속한 피해 지원과 구제가 기대된다. 갑질하는 강자는 약자의 저항을 두려워한다. 약자가 분노하며 항의해야 할 이유이다. /하대성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 을지로위원회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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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9.15 16:58

내가 생각하는 행복

성민재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연구원 10년 전 내 나이는 37세다. 벌초의 계절이 돌아오면 아버지가 생각이 난다. 아버지가 잠들어 있는 묘소에 가서 인사를 드리기 때문이다. 추석은 가정의 달이라고 생각한다. 그 당시 나는 늦은 나이에 대학원에서 사회복지를 공부하는 학생이었다. 20대를 회상하면 꿈이 없어 대학 졸업과 동시에 친구에게 걸려온 전화 한 통에 고민하고 단위농협에 취직했다. 하지만 3년이 되는 시점에 첫 직장을 그만두게 됐다. 이유는 적성이 맞지 않다는 스스로의 결론으로 말이다. 그 후 돈을 벌기 위해 신문사 인쇄소, 생활정보지 광고영업, 보험영업 등을 했다. 역시나 나에겐 맞지 않는 일이었다. 그리곤 기자가 되고 싶어 지방 신문사에 첫 도전장을 냈다. 하지만 떨어졌다. 준비가 없이 마음만 앞섰던 것이다. 그래서 아는 선배를 통해 재도전해 모 신문사에 문화부 기자로 입사했다. 매우 기뻤다. 하지만 기쁨은 채 석 달도 가지 못했다. 재정이 어려운 신문사를 들어간 것이 원인이었다. 물론 처음엔 몰랐다. 이처럼 나와 맞는 일을 찾기 위해 그리고 진정한 행복을 얻기 위해서 고민을 해 왔다. 10년이 지난 이쯤에서 내가 생각하는 행복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행복이 무엇일까? 국어사전에는 복된 좋은 운수 또는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껴 흐뭇해하는 상태로 나온다. 그렇다. 사람이라면 태어나서 누구나 꿈꾸는 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아니 행복하기 위해 열심히 일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싶다. 그렇다면 내가 생각하는 행복의 정의는 무엇일까? 고민에 빠진다. 10년 전 그 당시 37세의 나이에 사회복지학을 배우는 내가 생각하는 행복은 효(孝)와 신(信)이라고 결론을 내린다. 이유는 효는 행복의 근본이며, 신(信)은 창조주 하나님을 믿는 기독교인으로서의 도리기 때문이다. 잠깐 나의 부모님을 얘기하자면 농촌마을에서 반평생 자식을 위해 칠십이 훌쩍 넘은 연세에도 부지런히 농작물을 가꾸며 삶을 보내셨다. 물론 다 나 때문이다. 부모님의 자식에 대한 헌신과 사랑을 통해 나는 행복을 배운다. 그리고 그 행복을 이루기 위해 효(孝)와 신(信)을 실천하려고 오늘도 애쓴다. 10년 전 5월, 어버이날을 맞이해 어머니! 아버지!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길 기도합니다라고 쪽지와 속옷 선물을 했지만 가슴에는 카네이션을 못 달아 드리고 탁자에 놓고 오는 떳떳하지 못한 나의 마음의 행동에 눈물이 난다. 효를 실천하고 싶지만 그렇게 안 되는 상황과 수많은 이유를 가진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이는 불효자의 공통점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너무 죄의식을 느끼면서 사는 것보다는 내가 현재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실천한다면 그것이 진정한 효(孝)가 아니겠는가. 예컨대 부모님께 안부 전화하기, 부모님 살아생전에 최소한 고기 한 근 사서 함께 먹는 것 등이다. 이처럼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는 말이 있듯이 행복은 가정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바로 부모님께 효도하고 신을 믿으면서 사는 삶. 내가 생각하는 행복이다. 벌초의 계절, 추석이 돌아온다. 10년 후 지금, 아버지는 돌아가셨다. 보고 싶다. 더 잘했어야 했다. 눈물이 난다. 아버지! 보고 싶습니다. 열심히 성실하게 살겠습니다. 아버지, 고맙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성민재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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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9.14 16:39

다시 출렁이는 만경창파(萬頃蒼波)를 꿈꾸며

허전(전라북도 환경녹지국장) 국가하천인 만경강은 길이 80.8㎞, 유역면적 1569㎢에 이른다. 과거 만경강은 아름다운 풍광과 천년역사를 배경으로 만경낙조(萬傾落潮), 백구풍월(白鷗風月), 비비낙안(飛飛落雁) 등 8경을 자랑했다. 그러나 지금의 만경강은 안타깝게도 하천유지용수가 부족해 수질 악화와 생태계 훼손으로 옛 모습을 잃어가고 있다. 이는 일제강점기, 대아저수지와 경천저수지의 물줄기가 합류하는 고산면 어우리에 어우보(於牛洑)가 설치되고 상류에서 내려온 물이 만경강 본류를 이용하지 않고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대간선수로를 따라 군산시 옥구면 옥구저수지로 흐르면서부터 시작되었다. 특히, 본래의 목적인 농업용수뿐만 아니라 일부 생활공업용수까지 취수하여 사용함으로 인해 만경강은 갈수기에는 물이 말라 바닥을 드러낼 정도로 유량부족이 심각하다. 물은 생명의 근원이며, 우리 전북의 주요 수원인 만경강의 수질개선과 건강성 회복은 도민 삶의 질과 직결된다. 이것이 만경강을 다시 힘차게 흘러가도록 살려내야 하는 이유다. 만경강 수질개선과 생태계 회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유량 확보가 관건이다. 우리지역에는 용담댐이라는 1급수 용수가 있다. 용담댐 건설로 당시 진안군 6개 읍면 68개 마을이 사라졌고, 2864세대 1만2616명의 주민들이 고향을 떠나는 아픔과 희생이 있었다. 바로 우리지역의 물부족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유량이 넉넉한 용담댐이 지척에 있음에도 용담댐 기본계획에 따라 용담댐에서 하천유지용수는 금강본류에만 공급할 수 있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환경녹지국장으로 부임한 올 1월부터 농어촌공사, 홍수통제소, 수자원공사, 환경부, 시군, 만경강 현장 곳곳을 찾아다녔다. 진심이 통했을까. 다행히, 환경부에서 만경강의 심각한 유량부족 문제를 공감하고 적극적으로 나서주었다. 여러 날의 논의결과 함께 대안을 마련하고 지난 8월 23일, 환경부, 수자원공사, 전라북도, 만경강유역 4개 시군이 한자리에 모여 만경강 살리기 비전을 공유하고 만경강 살리기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으로 그간 농업용 저수지에 의지하던 일부 생활공업용수의 취수원을 용담댐으로 전환하여 깨끗한 물을 공급받을 수 있게 하고, 용담댐에서 만경강으로 하천유지용수를 공급할 수 있게 되었다. 이로써, 하루 평균 9만톤에 불과했던 만경강의 유량은 최대 52만톤까지 늘어난다. 풍부한 유량과 깨끗한 수질로 되살아나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생태문명의 선도모델로 성장해갈 만경강의 미래를 향해 크게 한걸음 내딛은 것이다. 앞으로 만경강은 새만금까지 힘차게 흘러가 새만금 수변도시의 완성도를 높이고, 멸종 위기 황새와 국내 고유종인 눈동자개 등 다양한 생물 종의 서식처가 될 것이다. 또한, 과거 백만 개의 이랑이 모여 흐르는 맑고 푸른 강, 삶과 이야기가 넘치는 문화물길, 만경창파의 모습이 재현될 것이라 확신한다. 이를 위해 구체적인 만경강의 비전과 마스터플랜을 조속히 수립하고, 각 기관이 힘을 모아 협약을 차질없이 이행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용담댐에서 400㎞를 돌아 부여석성금강하구에서 취수하여 군산새만금산업단지에 공급하는 공업용수도 만경강에서 직접 취수하여 공급하도록 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다시 힘차게 출렁이는 만경창파를, 만경강의 미래를 도민들과 함께 꿈꾸며 또 한발 내딛는다. /허전(전라북도 환경녹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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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9.13 16:38

윤석열 검찰 고발사주 의혹, 그것이 알고 싶다

이덕춘 변호사 국민의 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검찰총장 시절 검찰에 의한 고발사주 의혹이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인터넷 매체 뉴스버스는 지난 2일 윤 후보 부인 김건희씨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의혹과 최측근인 한동훈 검사장 검언유착 사건에 비판적 태도를 보인 여권인사와 언론인 등을 검찰이 고발 사주한 의혹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윤 후보가 검찰총장으로 재임 중이던 지난해 4월 3일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었던 손준성 검사가 미래통합당(현 국민의 힘) 국회의원 후보였던 김웅 의원에게 고발인란을 비워둔 고발장을 전달했다. 피고발자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최강욱, 황희석 열린민주당 비례대표후보와 언론인 등 총 11명이며 명예훼손피해자는 윤 후보 부인 김건희씨, 한동훈 검사장으로 되어있다. 재임당시 고발 사주의혹에 대해 윤 후보는 관련기사가 날조되고 조작되었다며 부인했고 여권 발 정치공작이라 주장하고 있다. 한편 뉴스버스 이진동 발행인은 기사가 대선정국에 미칠 파장을 알고 있는데 기사를 날조하고 조작했다는 건 억지이며 신뢰할만한 증거를 담은 후속보도를 예고해 귀추가 주목된다. 이미 김웅 의원은 고발장을 전달받았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보도 자료에 고발장 문건 일부가 공개되는 등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신빙성이 있고 고발당사자들에 대한 실명판결문까지 확인되어 윤 후보의 주장과 달리 검찰의 개입정황에 상당한 근거가 있어 보인다. 당시 415총선을 앞두고 채널A 검언유착 사건 등으로 검찰의 신뢰도가 떨어지고 개혁의 대상으로 검찰이 궁지에 몰려있었는데 검찰에 비판적인 여권인사와 언론인에 대한 수사개시로 국민여론을 호도하고 국면전환을 노리지 않았냐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보도내용이 사실이라면 현직 검찰총장 배우자와 측근관련 의혹을 제기한 여권인사와 언론인에 대한 검찰의 고발사주는 검찰권한을 사적용도로 남용한 보복수사이고 수사기소권 사유화를 획책한 행위로 정치공작과 쿠데타로 헌법을 유린하고 민주주의를 파괴했던 독재세력의 망령이 되살아난 기분이며 국민들이 겪어야했던 암울하고 아픈 현대사의 비극을 떠올리게 한다. 수사권으로 보복하면 검찰이 아니라 깡패라 했던 윤 후보의 과거발언은 고스란히 부메랑이 되어 그에게 날아왔고 검찰은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윤 후보가 떳떳하다면 자신에 대한 정치공작이라는 진부한 프레임으로 의혹을 피하려 하지 말고 분명하고 명확하게 진실을 밝혀야한다. 이제 곧 진실의 문이 열리면 모든 것이 명백히 드러날 것이다. 의혹이 사실이라면 윤 후보는 역사와 국민들에게 커다란 죄를 지었고 헌법을 유린하고 검찰기득권 수호를 위해 검찰개혁에 앞장섰던 인사들을 핍박하고 억압했던 인물로 기록될 것이다. 동서고금 역사에서 통제받지 않는 권력으로 역사의 흐름을 바꾸려는 반동적인 시도는 있어왔지만 결국 미수에 그치고 말았다. 도도한 역사의 흐름에 맞섰던 이들이 어떤 불명예와 오욕을 남겼는지 역사는 기억하고 있다. 국기문란 행위로 간주될만한 검찰 고발사주 의혹이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지만 국회차원의 국정조사, 공수처 등 수사기관의 철저한 조사와 진상규명은 반드시 필요하다. 국민의 알권리와 직결되고 국민주권을 바로세우기 위해서라도 진실을 분명히 밝혀내야한다. 윤석열 후보 검찰총장 재임당시 고발 사주 의혹, 그것이 알고 싶다. /이덕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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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9.12 16:52

[기고] 달맞이꽃에서 국가 균형발전까지

김일재 한국지방행정연구원장전 전북도 행정부지사 요즘 필자가 근무하는 강원도 원주 소재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인근 하천에는 노란 달맞이꽃이 한창이다. 달맞이 꽃을 보면 필자가 전북도 행정부지사로 근무시 현장행정으로 방문했던 진안의 원연장 마을이 생각난다. 원연장 마을은 과거 고령화가 심각하고 낙후된 지역이었으나 지금은 지역의 자연자원을 6차 산업화시켜 소득이 증대된 마을로 발돋움했다. 원연장 마을의 성공 포인트는 마을발전의 원동력을 마을주민들이 스스로 발견해 추진한 점, 강단 있는 마을지도자의 존재, 행정의 체계적인 지원(국가, 지자체) 등이다. 특히, 과거 관(官) 주도의 하향식 마을발전 방식에서 벗어나 주민 자율적인 상향식 마을발전을 이룬 것이 특징이다. 달맞이 꽃을 소득 창출로 연계시킨 원연장 마을의 노력은 감명깊다. 당시 마을의 이장은 청정지역 진안에 많이 자라는 달맞이꽃에서 농촌소득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부녀회와 합심하여 달맞이꽃을 활용한 가공식품을 개발하게 되었다고 한다. 달맞이꽃 종자유는 고부가가치 상품이 되었다. 원연장 마을의 발전에는 행정의 체계적인 측면지원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진안군의 마을만들기 사업은 마을 스스로의 노력에 따른 사업 성숙도에 따라 초기 군청 단위 지원단계에서 마지막 공모사업 국비지원 단계까지 연계되도록 5단계 전략이다. 원연장 마을은 5단계까지를 적용시킨 마을이다. 군청에서는 마을만들기 전담 조직 신설, 조례 제정, 중장기 사업계획수립과 추진 등 사업 성공을 위한 핵심 요소들을 잘 정비했다. 전북도가 도내 시군을 대상으로 1000여 개의 성장거점을 조성하기 위해 추진해온 생생마을 만들기 사업의 콘셉트도 원연장 마을의 성공사례와 공통점이 있다. 중간 지원조직으로서의 마을만들기 지원센터는 현재 전북도내 14개 시군에 모두 설치되어 체계화된 모습을 갖췄다. 진안군의 원연장 마을을 비롯한 마을만들기 사례와 광역 차원의 전북도의 마을만들기 사업은 지방 소멸의 위기, 그리고 국가 균형발전의 새로운 해법을 고민하는 중앙부처와 타 자치단체에 여러 가지 시사점을 던진다. 요즘 지방소멸 위기 대응과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많은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혁신도시처럼 기존에 조성된 대규모 성장거점을 집중하여 육성하는 방법, 소멸위기에 놓인 지방대학을 성장거점으로 하는 방법, 공공기관 2차 이전을 중심으로 하는 방법, 초광역 체제로서의 특별자치단체 신설 등을 통해 추진하는 방법 등등. 대규모 성장거점이나 공공기관 지방이전과 같이 대규모 사업도 중요하나 이는 대부분 중앙주도의 탑-다운 방식이다. 마을주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정책과는 괴리가 있을 수 있다. 낙후지역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이런 그랜드 디자인도 필요하지만 지역 공동체가 스스로 발전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행정은 이를 적극 지원하는 주민 체감형, 마을 주도형 정책도 앞으로 중앙부처와 국회의 공론화 무대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되기를 희망한다. 전국적으로 마을을 체계적으로 발전시키려면 중앙부처와 국회에서 마을(공동체) 지원을 위한 기본법 제정과 예산지원, 다수 부처에 분산된 마을 지원사업들의 연계협력 및 조정 시스템 구축, 지자체 차원에서의 조례 정비와 행재정적 지원방안 등이 필요하다고 본다. 국가의 균형발전과 지역발전의 새로운 전략, 달맞이꽃 가득한 진안의 원연장 마을에서 소중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김일재 한국지방행정연구원장전 전북도 행정부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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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9.09 15:10

‘우리 밀’상품 구매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

강동오(㈜강동오케익 대표이사) FTA 전면 개방으로 인해 지구촌은 국가 간의 빗장을 열고 무한경쟁 시대를 맞았다. 식량 자원화라고 일컬어질 정도로 세계 각국은 농산물 자급자족률 추이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머지 않은 미래에 닥칠 식량 전쟁에 대비한 마스터플랜과 단계별 세부 계획 등이 지금 심도있게 논의 중이다. 필자도 우리 밀을 사용하여 빵을 만들어 온지 13년이 흘렀다. 수입 밀을 쓰지 않고 조금 비싸더라도 우리 밀을 써야 농촌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신념 때문이었다. 농촌이 처한 환경과 피폐한 현실은 농가 수입에도 악영향을 미치면서 심각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 우리나라 곡물 자급률은 2017년 기준 23.4%를 기록해 이 같은 사실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쌀 자급률 100% 외에 콩보리 20~30%, 옥수수 3%, 그외 곡물은 1% 남짓에 머물고 있는 게 현실이다. 고작 1% 대인 우리 밀을 갖고 힘겹게 씨름하며 지금까지 제과제빵사업에 몰두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향후 산업적 측면에서 우리 밀 자급률을 어떻게 올려야 할지 소통과 고민이 절실한 시점이다. 미소 중심의 탈냉전 시대 소련이 미국에 자원의 보고알래스카를 판 이유도 자명하다. 그 무렵 식량이 부족해 먹고 사는 게 최우선 과제인데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척박한 그 땅은 식량 자급률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2008년 세계적 곡물파동 여파에 따라 주변의 수많은 자장면 집과 제과점들이 고통을 겪은 경험이 있다. 당시만 해도 금융 위기까지 겹쳐 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들 가게들은 돈이 있어도 수입 밀가루를 구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굴렀다. 이 파동으로 인해 가게들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셔터를 내려야 하는 사태까지 번졌다. 필자는 그 때 마음 깊이 결심한 게 있다. 두 번 다시 이런 사태가 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는 생각으로 철저하게 대비했다.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가뭄과 홍수가 반복되면서 밀 자급률이 낮은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수입 밀을 쓰지 않는 것이 첫 번째 과제였다. 2008년 기준 0.3%에서 2019년에 1%로 소비량이 늘었다. 수입량은 2019년 약 400만톤으로 식용 240만톤, 사료 156만톤으로 한 해 우리나라 쌀 생산량과 맞먹는 규모였다. 그 때부터 수입 밀을 사용하지 않고 견뎌왔다. 그 과정에서 밀 산업육성법의 개정으로 이제는 공공 밀을 비축하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1%의 자급률로는 아직 불안하긴 매한가지다. 혹여 누군가 전량 구매하여 소각이나 종자를 소멸함으로써 밀 농사를 짓지 못하면 우리가 식량 주권을 포기하는 결과가 생길 수도 있다. 그런 일이 발생하지 없도록 2025년까지 자급률 10%인 40만톤 향상을 위해 우리 밀 상품을 적극적으로 애용해야 한다. 그렇게 하는 것만이 자원전쟁의 시대를 앞두고 식량 주권의 초석을 다질 수 있는 길이다. 요즘 한 가지 긍정적 변화는 우리 밀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개선됐다는 점이다. 먼저 수입 밀 제품에 비해 맛도 좋아지고 건강에도 비교적 유리한 요소를 갖췄다는 평가다. 특히 우리 것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국내에서 생산되고 소비되는 모든 제품은 우리 경제의 윤활유 역할을 담당한다. 소비자들이 국내산 제품 구매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강동오(㈜강동오케익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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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9.08 16:41

관광산업의 새활로, 아태마스터스대회

이강오 2023 전북 아태마스터스 조직위 사무총장 2020 도쿄올림픽은 비록 무관중 대회로 치렀지만 올림픽무대의 주인공으로 캐스팅된 선수들은 마음껏 기량을 펼쳐 지구촌 곳곳에 감동을 남겼다. 하나된 스포츠! 즐거운 어울림!이라는 대회 슬로건을 표방하고 준비에 들어간 2023 전북 아시아태평양마스터스대회도 600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 대회는 올림픽처럼 4년주기로 열리는 국제경기대회 인데도 몇가지 색다른 특징이 있다. 첫째, 생활체육분야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국제종합대회다. 둘째, 기존 체육시설을 그대로 활용하기 때문에 신규시설 투자가 없는 경제대회다. 셋째, 참가자들이 대회기간 전후를 활용하여 단체여행과 문화체험을 즐기는 스포츠와 관광이 결합된 국제이벤트라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2023년 5월, 26개 종목에 걸쳐 전직 올림피언이나 은퇴선수, 생활체육동호인 등 전세계 체육을 좋아하면 누구나 참여하는 축제의 한마당이 펼쳐진다. 국가대표 자격으로 참가하여 나라간 경쟁을 하는 국제대회가 아니다. 오로지 자신이 좋아하는 스포츠 종목을 통해 세계인과 교류하며 인생의 가치와 행복을 추구한다. 코로나19로 인한 봉쇄조치가 긴 터널을 지나고 있다. 코로나를 박멸하기까지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이제는 슬기롭게 공존하는 방안도 논의하자는 분위기다. 우리나라 백신 접종률이 59.9%(2차접종률 35.8%)에 이르고 있어 이러한 추세라면 머지않아 위드코로나 시대로의 전환을 기대해 볼만 하다. 사실 그동안 코로나19로 락다운된 생활속에서도 운동백신이라 불리는 체육활동들은 축소운영되거나 비대면 방식으로 꾸준히 진행되어 왔다. 이동과 활동의 자유로움속으로 나오기 위한 워밍업이 지속되어 왔음을 의미한다. 대회조직위원회는 지난 1년간 대회실행계획 완성을 시작으로 전라북도와 도내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해 9개 분야 63개의 협업과제를 마련하였다. 무엇보다도 대회성공은 참가자를 최대한 많이 유치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 대중매체를 활용한 홍보보다는 국내외 체육동호인 개개인을 대상으로 온라인 맞춤형 홍보에 주력하여 왔다. 현재의 코로나19 상황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인류의 동선을 잠시 멈추게 하고 있지만 디지털 세상에서 서로 소통하는 초연결사회(hyper-connected society)로의 진입을 앞당겼다. 초연결사회는 개별 맞춤형 수요에 대응하는 양질의 서비스와 편리함을 제공한다. 따라서 국제마스터스대회협회(IMGA), 세계한인체육회, 세계호남향우회, 한국관광공사,전라북도자매결연국가도시, 대한체육회와 산하 체육단체 등의 온라인 매체에 지속적으로 홍보함으로써 체육동호인들이 대회내용과 참가방법을 직접 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앞으로 남은 600일 동안 숙식시설 및 경기시설에 대한 점검과 환경개선, 통역자원봉사자 양성 등 대회운영 전반에 대한 준비에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특히 내년 초부터는 국가별 해외참가자들의 취존(취향존중)에 맞는 독특한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역량 있는 국내 여행사를 통하여 참가자 모집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코로나19로 긴 침체의 늪에 빠져 있는 도내 관광산업이 활로를 찾는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해 본다. /이강오 2023 전북 아태마스터스 조직위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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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9.07 16:37

생활속 안전을 책임지는 신재생에너지

김성희((유)나노엔지니어링 대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상생활 속에서 전기에너지와 뗄래야 뗄 수없는 관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기 위한 알람시계는 물론 전기히터에서 나오는 물로 샤워를 하고 간단한 아침도 전자레인지의 도움을 받는다. 식사 후 커피포트로 따뜻한 차 한잔을 마시는 여유를 갖고, 전기 자동차로 출근해서 책상에 앉자마자 컴퓨터를 켜며 일과를 시작한다. 전기는 이렇게 언젠가부터 우리 생활속 깊숙이 없어서는 안되는 동반자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마치 전기가 하루의 모든 것을 지배한다고 할 정도로 유용한 에너지원으로 가까이에 존재하고 있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은 것이다. 전기 없이는 한 순간도 견디기 어려운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어쩌면 전기가 없는 세상을 가상한다면 그것은 끔찍한 고통의 연속이라고 단정할 수 있다. 지난 2019년 4월13일, 세계 최고의 도시 뉴욕은 칠흑같이 어두운 원시 세계를 경험한다. 가장 화려하고 첨단화된 맨해튼 서부에서 대규모 정전 사태로 5시간 동안 이루 말할 수없는 대 혼란을 겪게 된다. 신호등이 꺼진 도로는 차량으로 뒤엉켜 아비규환이 되고, 1천 700여 곳의 상점이 순식간에 물품을 약탈 당했다. 1천 여건 넘는 화재가 발생하는가 하면 지하철과 엘리베이터에 갇혀있던 수많은 시민들은 공포에 떨어야 했다. 이 시간동안 뉴욕시가 감당해야 할 손해는 천문학적으로 가늠조차 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2011년 9월15일, 때아닌 이상 기온으로 냉방기구 사용이 과도하게 늘어나 대규모 정전 사태가 일어났다. 사용 예측량보다 일시에 전력이 증가함으로써 빚어진 돌발 상황이었다. 우리 생활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전기이지만 한 순간의 방심으로 인한 피해는 실로 막대하다. 그런 만큼 소중한 에너지임을 인식하고 적정량을 유지하며 안전하게 사용해야 할 것이다. 최근에는 전기가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다. 한전의 지난해 전력통계 자료에 따르면, 전기 총 생산량 중 화력발전이 63%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화석연료를 이용한 발전 중에 이산화탄소,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등 환경오염 물질을 배출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화력발전은 심각한 대기오염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우리 모두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에 따라 지구촌은 2050년 탄소배출 제로 선포식을 갖고 모든 산업에서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한다는 방침이다. 그중 우리 정부는 각 지방에 태양광과 풍력을 통한 발전을 늘려 나간다는 계획이다. 전북에서도 그 일환으로 새만금에 태양광 발전과 서남권 해상풍력 발전의 청사진을 갖고 있다. 이런 계획이 구체화되면 신재생에너지로 아름다운 새만금 자족 도시를 만들 수 있다. 한걸음 더 나아가 수출까지 꿈꾸며 가공하고 생산하여 21세기 에너지원 전진 기지로 도약하기를 간절히 기원해 본다. 전기는 우리 생활의 편리함을 극대화 시켜주는 소중한 에너지원이다. 공기 중 산소처럼 사람이 살아가는데 절대적으로 없어서는 안되는 것처럼 전기도 그렇게 우리에게는 필수적이다. 미래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연구와 투자가 더욱 활발하게 이뤄져 우리가 겪고 있는 자연 재난으로부터 안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성희 (유)나노엔지니어링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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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9.05 16:39

에너지 사용 줄이는 것이 지구환경보호

정한기 비나텍 부사장 불을 사용하여 에너지를 만들어 내면서 본격적으로 인류문명이 시작되었다. 열을 이용해 난방과 음식을 하고, 다양한 도구를 만들어, 집단을 이루면서 농경사회로 빠르게 접어들었고, 18세기 산업혁명 이후 본격적으로 화석연료인 석탄이 사용되었으며, 19세기부터는 자동차 보급 등의 사용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한순간에 석탄 석유의 사용량이 급증하였다. 이는 우리를 풍요롭게 했지만 과잉의 생산물로 인한 환경 파괴도 비례적으로 증가하였다. 이후 전기를 사용한 2차산업혁명도 전기에너지의 대부분을 화석연료를 사용하여 만들었다. 화석연료는 용도의 다양성과 유용성으로 인해 현대 생활에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이 되었고 300여 년간 급격한 화석연료 사용이 온난화라는 재앙으로 다가왔다. 이상고온, 태풍, 홍수 등 지구가 곧 멸망할 것 같은 두려움에 직면했다.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이산화탄소 농도는 18세기 산업혁명 전까지는 280ppm 내외를 유지하였지만 화석연료의 사용량이 증가하여 현재는 약 400ppm 정도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선진국 개발도상국이 모두 참여한 이른바 파리협정(2016)이 체결 되었고 목표는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1.5C이하로 제한하는 협정을 맺었다. 후속 조치로 EU, 일본, 한국 등은 2050년도까지 탄소중립을 이루겠다는 비젼을 국제사회에 발표하였다. 미국도 트럼프 때에는 탈퇴하였으나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파리협정에 동참하겠다고 선언하였다. 이제 화석연료에서 신재생에너지로의 변화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된 것이다. 국내 기업들도 발등의 불이 떨어진 꼴이 되었다. 당장 올해부터 시행되는 EU의 자동차 이산화탄소 규제(95g/km 초과 1g당 95유로)를 기준으로 국내 자동차 업체도 1조이상의 벌금을 물어야될 지도 모른다. 그래서 전기차나 수소차 등 친환경차로의 전환이 시급한 과제인 것이다. 그래서 정부나 산업계 화두는 온통 그린뉴딜을 포함한 신재생에너지에 쏠려있다. 이미 K-밧데리, 수소차등은 국제 사회에서 우리나라가 우월적 지위에 올라와 있다. 그래서 관련 산업의 주가가 오르고, 많은 대기업들이 관련 분야의 진출이 앞다투어 하고 있다. 그러나 신재생에너지는 아직도 고민하거나 극복해야 할 기술적 난제가 많다. 신재생에너지를 대표하는 태양광의 경우 지금의 기술로는 원료에서 패널을 만는 과정 동안에 소비되는 에너지의 양이 만들어진 패널의 사용주기인 20년쯤 걸려야 회수된다. 즉, 1장의 태양전지 패널 제조시 나무 100그루에 맞먹는 탄소 배출을 발생시키고 있으며, 전기차도 마찬가지다. 자동차에 휘발유를 사용하지 않아도 석유의 정제 원리상 휘발류는 계속 같은 양을 생산한다. 자동차가 아닌 어딘가에 사용될 것이고, 수소도 에너지 저장과 이동에는 유용한 수단이지만 전기로 만든 수소를 이용해서 전기를 만드는 지금의 수소 생산 방식은 일정부분 한계가 있다. 지금은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에 당장의 문제를 안고 그 길로 가야만 한다. 미래 어느 시점에서는 다 극복되리라 믿으면서 말이다. 현재는 신재생에너지는 어찌 보면 궁여지책 인 셈이다. 고갈되지 않고 환경 파괴 없는 에너지가 미래의 것이라면 현재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답은 간단하다. 우리 각자가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것이다. 우리의 화려한 일상을 만들기 위한 거의 모든 것들이 에너지 사용을 수반한다. 에너지 생산혁명 보다 더 값진 에너지를 적게 쓰는 소비 혁명으로 전환하는 노력을 하자. 지구는 우리의 것이 아니다. 후손의 것을 빌려 쓰는 것이다. 이것이 2050년 탄소중립으로 가기 위한 제1의 원칙인 것이다. /정한기 비나텍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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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9.02 16:30

안전한 세상을 꿈꾸며

함명선 경찰인재개발원 공공안전교육센터 경감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핸드폰을 보는 것이 일상의 시작이다. 경찰과 관련된 키워드를 검색하면 각종 사건 사고 기사가 쏟아진다. 닭살이 돋을 정도로 잔인하거나 때로는 유난히 가슴이 먹먹해지며 고통스럽게 느껴지는 사건들이 매번 반복해서 비슷한 유형으로 보도된다. 얼마 전 여러 글 중 유독 나에게 시선을 머물게 한 기사가 있었다. 모텔 주인이 혼자 숙박하는 여성의 숙소에 새벽 3시경 마스터키를 이용해서 침입하려다 신고 되었다는 언론보도(주인은 손님이 퇴실한 줄 알고 청소를 하려고 했다는 주장)다. 이 기사를 보면서 마음이 요동치고, 이런 범죄는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에서 잠자던 투숙객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 기사는 어떤 이들에게는 휴가철 의례적으로 봐오던 사건 중의 하나라고 비중이 작게 인식되며 흉악한 강력범죄에 비해 평가 절하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이러한 사건이야말로 우리 여성들을 근본적으로 옥죄는, 더 자유롭게 행동하고 세상을 향해 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그들의 자유의지를 원초적으로 짓밟는 중대한 범죄라고 정의 내리고 싶다. 물론 과거와 달리 여성들이 많이 용감하고, 도전적인 사람도 많다. 하지만 생각해보라. 당신 가족이 홀로 여행을 계획하거나 업무차 타지로 가서 숙박을 해야 하는 경우에 걱정이 안 되겠는가. 나 역시 적지 않은 나이로써 세상사에 대해 두려움이 없어졌다고 말할 수 있는(혹은 타인들에 의해 그렇게 여겨질) 연령대가 되었지만, 타 지역으로 장기간 출장을 가야 하거나 혼자만의 여행을 계획할 때 가장 먼저 심란해지고 머릿속이 복잡해지는 부분이 숙소 문제다. 왜냐하면 숙박업소에서 발생한 사건사고가 자동반사적으로 떠올라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들기 때문이다.(내가 시정 장치를 잘해도 마스터키를 사용할 때는 속수무책이지 않겠는가.) 그렇다면 더 안전하고 심적으로 편안한 숙소를 선택해야 하는데 사실 이것도 경제적인 문제와 연관된다.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으면 당연히 안전이 보장되고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받는 5성급 호텔에서 숙박을 할 수 있겠지만 모든 사람들이 동일한 여건이 아니다. 이렇게 인간의 기본적인 안전 욕구조차도 빈익빈 부익부 경제적 차별이 생길 수 있는 부분은 서글프다. 특히 젊은 친구들에게 세상에 대한 모험심을 강조하고 싶어도 내심 그들의 안전 문제가 또 다른 고민거리로 작용되는 노파심이 드는 것도 솔직한 마음이다. TV 방송 모 프로그램에서 한 출연자가 누군가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라고 언급한 것을 보았다. 이 말을 들으면서 사건사고는 나와 상관없는 일이 아니라 불시에 나에게도 발생할 수 있겠다라고 해석했다. 여성들을 불안하게 하는 요소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 안전장치 마련 등에 사회적 관심이 보다 더 집중된다면 그들이 행복하고 당당하게 생활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그들의 내재된 잠재력과 충전된 에너지는 사회 구조 안에서 긍정적인 에너지로 순환되며 건강한 사회 형성에 일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 자녀, 내 후배들은 세상 어디를 가도 불안함을 갖지 않고 언제든 배낭 하나 메고 자유롭게 훌훌 떠날 수 있는 그러한 안전한 세상이 되기를 꿈꾸어 본다. /함명선 경찰인재개발원 공공안전교육센터 경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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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9.01 17:02

수소경제, 산업육성과 함께 사업화도 준비해야

송지용 전북도의회 의장 최근 새만금 그린수소생산클러스터가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사업으로 선정됐다. 사업의 정책적 필요성과 경제성을 입증받아야 하는 예비타당성조사가 남아있지만 매우 환영할 일이다. 수소산업 육성은 세계적인 흐름이며, 우리 정부도 수소산업 활성화 로드맵을 마련하고 산업육성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새만금 그린수소생산클러스터는 반드시 구축될 것으로 믿는다. 글로벌경제 흐름이 탄소제로 시대로 가면서 수소는 화석연료를 대체할 궁극의 친환경에너지로 꼽힌다. 수소는 산소와 결합하며 에너지를 만드는데 연소시 극소량의 질소와 물만 생성되고 공해물질이 발생하지 않는다. 더욱이 새만금에는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만 이용해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제로인 그린수소를 생산하고 활용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어서 더욱 의미가 크다. 새만금개발청과 전라북도는 새만금에 그린수소 연구기관과 생산기업을 집적하고, 그린수소를 에너지원으로 하는 도시를 만들 계획이다. 새만금에 재생에너지단지와 연계한 그린수소클러스터가 구축되면 새만금은 그린수소 거점도시이자 수소경제가 구현되는 상징적인 지역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전북에는 수소경제의 미래를 이끌어갈 그림만 그려지는 것이 아니다. 이미 수소경제를 구현하며 완성도를 높이는 현장이 많다. 완주에 소재한 현대자동차는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트럭을 생산해 수출하고 있다. 일진하이솔루스 같은 수십여곳의 수소상용차 부품기업과 비나텍과 듀산퓨얼셀 등 수소연료전지 기업들의 기술개발도 이어지고 있다. KIST 전북분원을 중심으로 한 연구기관과의 협업도 활발하다. 2023년에는 수소용품검사지원센터도 들어선다. 수소용품검사지원센터는 수소용품의 안전성확보와 기술개발 지원 등을 위한 평가인증기관으로 세계적으로도 유일하다. 여기에 사용후 연료전지 기반구축사업도 추진될 예정이어서 수소산업 인프라는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다. 또, 완주군과 전주시는 수소시범도시로 조성되고 있다. 수소시범도시는 주거와 교통 등 도시활동의 주된 에너지를 수소로 사용하는데, 공동주택에 수소에너지를 보급하고 수소차를 주요이동수단으로 활용한다. 두 지자체는 수소차 보급에 힘쓰며, 수소에너지 공동주택 단지도 조성할 계획이다. 완주와 전주를 중심으로 구축되고 있는 수소경제 인프라에 새만금까지 더해진다면 전북의 수소경제 시스템은 독보적일 것이다. 전북도와 해당 지자체, 지역 정치권이 수소경제 생태계 구축에 힘을 모으고 있고, 중앙 정치권도 지원을 약속하고 있어 전망도 밝다. 다만 유념해야할 것은 수소산업을 육성하는데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시장흐름에 맞춰 사업화해 지역기업과 도민들이 부가가치를 누리게 해야 한다. 수소경제가 전북에 기업과 사람을 모이게 하는, 도민의 삶속에서 연동되는 산업으로 계획되고 실현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이미 우리는 산업화시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뒤쳐진 쓰라린 경험이 있다. 그동안의 수고와 앞으로 쏟아부을 열정이 헛되지 않도록 수소산업의 열매는 전북도민이 따도록 지혜와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 수소 생산과 저장, 운송, 활용 등 수소경제 전주기(全周期) 밸류체인을 제대로 구축해 전북의 미래 먹을거리로 확실하게 삼아야 한다. /송지용 전라북도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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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8.31 16:43

세계를 선도하는 나라, 대한민국

유희태 더불어민주당전북도당부위원장 (전)기업은행 부행장 일제 침략으로부터 해방된 지 올해 76주년을 맞이하였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는 아직도 일제의 잔재가 많이 남아있다. 우리 선조들의 독립운동 역사 중 아직도 밝혀내지 못한 역사들이 많으며, 독립운동이 식민지 사관에 의해 평가절하 되거나 폄훼되기도 한다. 심지어 대한민국에 살면서 국적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일본을 찬양하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 선조들이 일제에 대항하여 독립을 되찾고자 흘린 피를 생각하면 치미는 분노를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1938년 일제는 민족정신말살정책을 펼치면서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언어라고 생각하여 관공서와 학교에서 우리말 사용을 금지 시켰다. 일본의 언어가 자연스럽게 우리말과 섞이게 되었고, 지금은 마치 우리말인 것처럼 사용되는 것들도 있다. 건설현장에서 사용하는 말들 중에 노가다, 함마, 나라시, 시마이 등이 모두 일제 잔재가 남아 있는 단어들이다. 마치 우리말처럼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단어들도 있다. 구라, 다데기, 쇼부치다, 뽀록, 호치케스, 닭도리탕, 간지난다, 애매하다 등은 일제 잔재가 남아있는 단어들이다. 특히 노래방에서 자주 부르는 노래를 18번이라고 한다. 원래 18번은 일본 가부키 가문 이치가와 단주로가 집안에 내려오는 연극 중 18개를 선정했는데 그중 18번째 작품이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데서 유래한 것이라고 한다. 지금 세계가 K-팝과 한류문화 열광하고 있는 시대에, 우리는 정작 일제 잔재를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 말이 될 법한 일인가. 일제 잔재의 청산과 함께 반드시 이뤄야 할 일이 있다. 다시는 나라를 빼앗기는 설움을 당하지 않기 위해 힘을 기르는 것이다. 이른바 부국강병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군사력 순위는 2020년 기준 미국, 러시아, 중국, 인도, 일본에 이어 세계 6위이다. 참고로 북한은 25위이다. 이 정도의 국방력이면 이제는 세계 어느 나라도 우리를 가볍게 볼 수 없는 수준이다. 이미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전력을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작전통제권도 이양받기 위한 절차가 진행된다고 하니 완전한 자주국방이 멀지 않았다. 우리나라 국방예산은 GDP 대비 약 2.7% 수준으로 세계 여덟 번째 국방비 지출 국가이다. 국방예산은 경제적 수준이 되어야 가능하다. 그래서 경제력 또한 중요하다. 우리나라의 경제 순위는 2020년 GDP기준 12위권에 있다. UN에서는 코로나 방역에 성공하고 있는 대한민국은 2021년에는 9위에 랭크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2021년도에는 이미 G7국가인 이탈리아를 넘어섰다는 외국 유명 분석기관의 보고서도 나왔다. 코로나 팬데믹에서 세계 선진국들이 갈피를 못 잡고 있는 사이 우리는 K-방역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 사상 최대의 수출 달성 등 우리나라의 위상을 높여 나갔다. 최근 G7에도 초청되었다. 나아가 전 세계 국가에 백신을 공급하는 백신허브로서의 역할을 담당하면서 세계를 선도하는 국가의 대열에 섰다. 일제 잔재의 청산으로 우리 역사를 바로 세우고, 부국강병으로 더 이상 다른 나라의 침략을 허용하지 않는 나라, 대한민국! 고조선의 국가이념인 홍익인간의 정신으로 침략이 아니라 문화와 경제력으로 세계를 이롭게 하는 선도국가 대한민국! 바로 광복절 76주년에 생각해보는 대한민국의 미래다. /유희태 더불어민주당전북도당부위원장 (전)기업은행 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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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8.30 16:32

학교는 왜 가야해?

전)전라북도 부교육감 황호진 코로나19는 이제 우리 일상의 풍경을 대부분 바꾸어 놓았다. 교육현장에서도 온라인 개학, 비대면 수업 등 낯선 풍경을 경험하였다. 스타강사들을 온라인에서 접촉하게 되면서 학교는 왜 가야해? 원격수업이 더 효율적이지 않을까? 하는 회의가 들기도 한다. 교육의 본질이 무엇인가 학교와 학원의 차이는? 등 근본적인 질문이 제기되기도 한다. 학교가 문을 닫고 열기를 반복하면서 학교가 더 크게 보인다. 코로나로 인한 급격한 사회변동과 불확실성에 적응하고 살아가는 힘을 길러줄 수 있는 곳이 어디일까? 우리 사회의 존속에 꼭 필요한 정체성과 연대감을 키워줄 수 있는 곳이 학교가 아닌 다른 곳이 있을까? 학교는 교과지식의 습득만이 아니라 기본적인 사회규칙의 준수와 대인관계능력의 형성 등 다양한 성장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그동안 학교에서 당연하게 여겨졌던 일들이 지금 당연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 학교에 꼭 가야하는 이유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학교가 필요한 이유는 첫째 모방학습이 일어나는 곳이기 때문이다. 동물과 달리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학습방식은 모방이다. 아이들은 또래집단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기 때문에 모방학습의 동기는 매우 강력하다. 친구들의 모습과 행동을 닮고자 따라하면서 기본적 사회화 학습이 학교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둘째, 학교에서 동료학습이 이루어진다. 교과내용에 대해서 학생 간 그들의 언어로 가르침이 일어나며 매우 효율적인 학습이 이루어진다. 동료에게 쉬운 언어로 설명하는 과정에서 본인의 이해도 깊어지고 기억도 오래간다. 소위 배워서 남 주는 교육이 나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실과나 체육 등 체험과정을 거치는 교과의 경우 이 효과는 더 크다. 셋째, 학교에서 관계학습이 일어난다. 학교에서 놀이, 스포츠, 체험학습, 봉사활동 등을 통해 학생 간 관계가 형성되고 효과적인 협력방식을 터득하게 된다. 상대방의 필요와 감정을 세심하게 이해하고 적절하게 대응하는 감성능력이 발달하게 된다. 미래학자, 유명 CEO, 국제기구 등이 공통적으로 예측하는 미래사회의 가장 중요한 역량은 감성지능과 협업능력 등 관계적 능력이다. 이와 같이 학교가 수행하고 있는 중요한 기능들이 그동안 지식의 전달과 습득이라는 외형적 역할에 가려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다. 온라인 수업은 상당한 효용성에도 불구하고 자칫 동료학습 등이 없는 자기고립 학습으로 학습효과가 떨어지고, 특히 모방학습과 관계학습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온라인 교육은 이미 활용되어 왔으며 다가오는 미래이기도 했지만 코로나19가 단숨에 앞당겨 주었다. 인공지능(AI) 등 기술적 진보와 함께 온라인교육을 통해 다양한 교육선택권을 보장하고, 여기에 토론학습과 프로젝트 학습을 접목하는 등 온라인교육과 오프라인 교육이 상호 보완하는 미래를 만들어가야 한다. 교육은 본질적으로 사람과 사람의 만남을 바탕으로 한다. 우리 교육은 그동안 온라인 수업에서 파생된 학습격차를 해소하고, 감성지능과 협업능력 등을 키워내야 한다. 학교에서의 배움과 성장, 봉사와 나눔 등 중심 기능도 결국 학생들이 모여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팬데믹의 위기상황에서도 학교는 지속되어야 한다. 학교교육의 정상화는 모든 학생의 정상적인 등교를 전제로 해야 한다. 등교를 못할 경우 발생하는 우리 아이들의 학습결손 누적과 사회성 결여는 팬데믹과 비교할 수 없이 더 큰 재앙이 될 것이다. 학급당 학생수 등 여건이 비교적 양호한 전북의 경우 전 학생 등교의 원칙은 계속 지켜져야 한다. /전)전라북도 부교육감 황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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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8.29 16:45

눈뜨면 사라지는 전북신드롬, 막아야만 한다

강용구 전북도의원 2011년 처음 등장한 삼포세대(연애, 결혼, 출산 세 가지를 포기한 세대)에 이어 2015년에는 N포세대(취업시장 신조어로 취업, 결혼 등 여러 가지를 포기해야 하는 세대)라는 말이 등장했다. 시간이 지나며 사회 구조적 문제는 해결될 기미조차 없었고, 오히려 문제가 더 심화되었다는 것이다. 현재 2021년에는 양극화는 더욱 심해졌고, 비혼주의와 딩크족은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게 됐다. 이대로라면 곧 셀 수 없이 많은 것을 포기해야만 하는 포세대(무한히 포기하는 세대)가 명해질지도 모르겠다.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 많아지며 한국은 신기루처럼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코리안시드롬의 가장 최전방은 수도권에서 먼 곳에 있는 지방일 것이다. 물론 이런 문제해결을 위해 국가 차원의 정책과 변화가 중요한 요소겠지만, 전북신드롬을 직면한 현재, 손 놓고 기다릴 수만은 없었다. 지금과는 다른 출산 정책으로 새로운 정책의 패러다임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래서 지난 6월 말 첫아이에게 1억 주자라는 제목의 5분발언을 했다. 언론에 보도되는 기사의 헤드라인만 보고는 포퓰리즘이라는 등 노골적이고 원색적인 비난을 듣기도 했다. 하지만, 수도권 몰림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지방은 사회기반시설은 기본이고, 각 지역만의 공격적이고 매력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전북이 내걸고 있는 인구정책 약 190여 개 중 정착금이라 말하기 어려운 금액의 지원, 혜택인지 헷갈리는 복잡한 임산부 지원정책, 취업준비생은 없고 창업에만 집중된 청년 지원정책 등 정말이지 털어내야 하는 사업이 많다. 이런 사업에 쓰이고 있는 금액은 1조여 원으로, 이 금액만으로도 전북 내 출생하는 아이들에게 1억 원 지급이 가능하다. 전북에서 일정 거주기간을 기준으로 거주기간이 충족될 때 출생, 초중고 입학과 졸업에 맞춰 2000만 원씩 분할 지급과 같은 방법을 시행하는 것이다. 여기에 정부에 지방소멸 위기 대응을 위한 특별법을 지속적으로 건의해 지원을 확대한다면, 재원 마련은 더욱 확대될 것이다. 이를 위해 지난 7월 대정부 건의안을 시작으로 실효성 있는 인구정책을 위한 준비를 해나가고 있다. 출산율에 대한 고민은 이미 2000년 이후부터 발표된 논문의 수만 보아도 그 심각성과 해결을 위한 방안 모색이 꽤 오랜 시간 동안 지속되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고민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닌 것이 유럽의 몇몇 국가는 몇 년 전부터 한국보다 낮은 출산율을 보이는 곳이 있었다. 출산 장려를 위한 돌파구로 헝가리는 자녀당 육아 지원비를 지급하고 있다. 헝가리의 경우 4명의 자녀를 양육할 때 월 500만 원이 넘는 보조금이 지급된다. 그 결과 2011년 1.23명의 출산율이 2018년에는 1.55명으로 7년 만에 26% 상승했다. 물론, 인구문제는 기하급수적으로 오르는 주택구매비, 부족한 양질의 일자리, 과열된 경쟁 등 사회 구조적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하지만, 사회 구조적 문제에만 집중해, 이것이 해결될 때쯤에는 어쩌면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의 존재는 신기루처럼 사라진 상태일 수가 있다. 전북 내에서 출산과 양육을 하는 부모와 자라날 아이들에게 본질적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 허울뿐인 지원정책이 아닌 현금지원으로 숨 막히는 사회에서 아이를 낳고 키우는데 심리적 안정은 물론 지원이 될 수 있다면, 이런 주장을 했다는 이유로 주어지는 비난을 어쩌면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강용구 전북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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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8.24 16:42

아름다운 아름다움, 나다움

김명희(메이크유 성형외과 총괄이사, 전북일보 리더스아카데미 제8기 원우) 소녀 시절, 도시에서 전학 온 친구를 보며 설렜던 기억이 있다. 갈색 멜빵을 하고, 머리칼이 단정했던 아이. 고등학교 시절에는 옆 남학교 친구에게 몰래 편지를 쓰기도 했고, 대학에 가서는 꽤 연애다운 연애를 해보았다. 모두 끌림 때문이었으리라 생각된다. 그렇다면 끌림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기억을 되짚어 보니 갈색 멜빵을 했던 아이는 시골 아이들 속에서 주눅 들지 않으려 앞장서는 걸 좋아했다. 고등학교 시절 아이는 나에게 눈길도 한번 주지 않는 도도함이 있었으며, 대학 시절의 연애는 그때그때 달랐던 것 같다. 단언컨대 꽃미남들은 아니었다. 결국 내가 좋아했던 사람들, 그들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가 있었다. 나는 그것을 나다움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아름다워지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을 의술이 어느 정도 충족시켜주고 있다. 대다수가 아름답다 합의하는 대상의 외적인 모습을 닮아가고자 하는 것. 어느 순간 우리에게 아름다움은 그런 것이 되어버린 듯하다. 최근에는 SNS가 갖는 영향력이 점점 커지면서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외면의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인플루언서들은 아름다움에 갈망하는 이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한 번은 영향력 있는 인플루언서의 사진을 내밀며 이렇게 수술 가능할까요?라며 물어오는 분들도 있었다.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기에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맹랑한 말로 들릴 수도 있다. 특히나 성형외과 의사가 하는 말에 얼마나 진정성을 느낄지 모르겠지만 아름다움이란 수학 공식처럼 정해진 것이 아님은 분명하다. 보통 외적으로 드러나는 이목구비, 또는 명예나 사회적 지위도 물론 아름다움을 느끼는 요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 끌림은 결국 나다움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다만, 나다움은 외부의 정의, 또는 외부의 평가가 아닌 스스로 정의 내릴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A라는 사람을 떠올려보자. A가 말하면 그 말이 맞는 것 같아, A는 밝아서 참 좋아, A는 정말 화려한 옷을 좋아해라고 사람들이 입을 모은다면 그것은 과연 A 다움 일까? A에 대한 주관적인 평가일 뿐이다. 필자가 생각하는 나다움은 자기만족, 자존감, 자신감을 통해 정의된다고 생각한다. 예컨대 난관에 부딪힌 팀 프로젝트를 리더십을 발휘해 해결했다고 가정해보자. 그때 스스로 느끼는 자기만족은 자존감이 되고, 결국엔 자신감이 될 것이다. 리더십 있는 나다움이 결국엔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나를 아름답게 보여주리라 믿는다. 그것이야말로 아름다운 아름다움, 바로 나다움이 아닐까? 대중이 쫓는 아름다움이 아닌 나다운 아름다움에 가치를 두는 연습을 했으면 한다. 지금부터라도 나를 찾아가는 여정을 시작해보면 어떨까. 시작은 나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다. 자주 하는 생각은 무엇인지, 어떨 때 웃는지, 좋아하는 계절은 무엇인지 또 하고싶은 일은 무엇인지 말이다. 이 글을 읽은 뒤에는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던 나다움에 대해 스스로 질문해보았으면 한다. 그리고 우겨보자. 그것이 나만의 아름다움이라고... /김명희(메이크유 성형외과 총괄이사, 전북일보 리더스아카데미 제8기 원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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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8.23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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