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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고용의 불가역성(不可逆性)

이환복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전주맞춤훈련센터장 금년은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창립 30주년을 맞이하는 해이다. 장애인고용의 한 세대가 지나가는 시점이다. 1990년도 공단 창립당시 장애인고용률은 0.43%에서 2019년 12월 말 기준 장애인고용률은 2.92%로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룩하였다. 이러한 발전의 원동력은 첫째, 법제도적 측면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할당에 의한 장애인 의무고용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할당제도는 일정 규모 이상의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사업주에게 일정 비율 이상의 장애인 고용을 의무화시키는 것으로 그간 정부는 장애인 의무고용의 대상을 상시근로자 수 300인 이상 기업에서 50인 이상 기업으로 넓히고, 1%에 불과했던 의무고용률을 3.1%(민간기업)까지 끌어올리는 등 장애인 고용을 독려한 결과 장애인 고용률은 점차 향상되었다. 이와 같이 할당제에 입각하여 장애인의 고용을 보장하는 제도는 정부의 규제에 의해 추진됨에 따라 의무고용률 범위 내에서 장애인 고용 확대에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었다. 그리고 정부는 기업으로 하여금 장애인 고용을 촉진하기 위한 인적물적지원 같은 인센티브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장애인고용장려금, 융자 및 무상지원, 고용관리비용지원, 보조공학기기, 근로지원인 등 고용지원책이 있다. 반면 장애인 고용부담금과 같은 패널티 정책으로 의무고용미달 시 장애인고용부담금을 강제하는 정책들을 집행해왔다. 우리나라의 경우 의무고용제인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이 1990년도 제정되었으며, 장애인차별금지법인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 2007년도에 제정되어 시행되고 있다. 장애인의무고용제도와 장애인차별금지법을 동시에 채택하고 있다. 두 제도를 채택하고 있어 장애인고용률에 중요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만큼 법과 제도적인 측면에서는 세계 최고라 할 수 있다. 둘째,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장애에 대한 인식개선을 들 수 있다. 먼저 기업의 사회적 책임으로 장애인고용에 대한 시점은 2005년 우리나라 시가총액 1위 기업을 시작으로 142개 대기업들과 고용증진협약을 맺고 기업이 원하는 맞춤훈련을 실시해 2006년까지 2년 동안 2000명이 취업에 성공했으며 지금도 꾸준히 진행 중에 있다. 장애인고용에 있어서 중요한 정서적 이념 내지 가치의 체계를 구성하는 것이 인식이다. 장애인고용에 있어서 기업의 인식은 절대적으로 중요한 척도이다. 기업의 인식에 따라 장애인고용이 될 수도 안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장애인고용에 대한 인식의 중요성이 반영된 직장 내 장애인식개선교육 실시를 제도화하는 법률이 2018년 5월 29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장애인고용은 사업주의 의지도 중요할 뿐만 아니라 직장 내 동료와의 관계등도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이와 같은 법률시행으로 장애인고용은 물론 장애인고용유지에 상당한 기여가 있었다. 장애인고용은 지속가능하게 발전해야 한다. 향후 산업구조와 장애인력구조 변화에 따른 대응이 필요하다. 많은 다양한 장애인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발상의 전환, 창조적 발견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공학기기를 장착한 장애인 아이언맨이 탄생하여 A.I.가 할 수 없는 일을 장애인이 할 수 있는 상상을 해본다. 이러한 진취적 사고의 전환이 있어야 하며, 장애인에게 적합한 창의적 직무 개발을 지속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코로나 극복에 있어서 세계최고의 저력이 있듯이, 우리국민의 선진시민의식이 발휘된다면, 일하고자 하는 장애인에게 무한정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는 사회적 공감대를 마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가능성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은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장애인고용의 또 다른 세대를 준비하는 즈음에 장애인고용에 대한 선제적 대응노력이 요구 된다. /이환복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전주맞춤훈련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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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6.03 17:54

전북대학교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는 전라북도의 얼굴이다

이존화 전북대 수의과대학 교수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불리는 악질 전염병이 최근 국제화라는 추세와 함께 몇 달 사이에 수백만 환자를 만들고 수십만 세계 인구를 사망케 했지만, 이 포악한 코로나역병도 곧 사라질 거라 판단할 것이다. 필자의 생각은 그렇지 않다. 코로나19바이러스는 변이가 심하고 그 발원지가 동물이다. 이러한 바이러스는 동물과 동물에서 전파를 이루다 그 병원성이 약화되고 그 동물이 천연보균자 역할을 하며 인간에 전염된다. 이러한 동물들은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색출하기도 어렵다. 모든 동물을 잡아 백신하기도 불가능하다. 이 바이러스는 인간의 면역체계 교란을 목적으로 지속적으로 자기 얼굴을 바꿀 수 있다. 얼굴을 바꾼 바이러스는 백신 등 이미 개발된 인간의 방어체계를 무너뜨린다. 2002년 동물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SARS-CoV)이 순식간에 전 세계에 유행해 많은 인명을 앗아갔다. 2003년 이후 이는 인간세계에서 거의 발생이 없어 잊혀지는 듯했다. 하지만 작년 얼굴을 바꾸고 전파력이 더욱 강해진 모습으로 다시 등장했다. 바로 코로나19 (SARS-CoV2)이다. 동물발 인수공통전염병원체는 지금까지는 단 한 건도 인간의 노력에 의해 지구상에서 퇴출된 것이 없다. 이것이 동물발 전염병원체는 오히려 광범위하고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한 이유이다. 동물영역에서의 병원체 출현과 변이, 병원체의 병원력, 병원체의 인간으로의 전파력, 백신개발 등 인간으로 전파를 차단하고 방역을 수립하는 등 지속적으로 연구했다면 지금처럼 전 세계가 이렇게 패닉에 가까운 상태로 몰려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러한 연구는 고스란히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보건에 커다란 영향을 주어 인간의 살상을 동물발 전염병으로부터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북대학교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는 바로 이러한 동물발 인수전염병을 연구하는 집합체이다. 이 연구소가 전북에 들어설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전북은 농도(農道)로서 축산업이 강세인 지역으로 동물이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이러한 대규모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는 국내에서 유일하고, 이 지역에 설립되기까지는 그간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또한 어려운 지방대학여건에서 대규모 연구소를 운영하기란 녹록치 않았다. 국내 정치적 사회적 상황은 인수공통전염병을 동물질병의 개념으로 간주하고 소외시켜 턱없이 부족한 지원도 문제였다. 전북지역 자치단체장들은 최근 코로나19 사태와 맞물려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를 질본의 분원으로 성격을 완전히 바꾸자고 한다. 질본의 연구는 지금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의 목표와 성격이 다르다. 질본은 동물발 전염병일지라도 연구를 인간과 인간 간 전파영역에서 한정하기 때문이다. 동물영역에서의 인수공통병원체 연구와 동물에서 인간으로 전파를 차단하고 방역을 수립하는 등의 연구는 그들의 범위 밖이다. 또한 당시의 사회적 파장과 정책적 결정에 대처해야 하기에, 대학 연구소처럼 동물발 전염병에 대한 광범하고도 지속적인 연구가 불가능하다. 전염병 치료와 예방은 결국 지속성에서 파생되는 기술력의 축적이다. 자치단체장들의 지역사랑에 대한 충정은 이해하나, 과연 어떤 방향이 미래에 전북과 지역을 위하는 길인지 사려 깊은 통찰력과 함께 전북대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의 지원을 요청한다.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는 전라북도의 얼굴이며, 더 나아가서는 전 세계에 그 빛을 발할 우리나라의 얼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존화 전북대 수의과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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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6.02 17:46

교사 연수, 새로운 전환이 필요하다

김주영 전주신성초 교사 조선시대 임금이 내리는 휴가가 있었는데 이를 사가(賜暇)라 한다. 특별히, 세종대왕은 젊은 인재들이 마음껏 책을 읽고 학문연구에 전념하도록 사가독서제(賜暇讀書制)를 운영하였다. 그뿐만 아니라 독서에 전념할 수 있는 독서당까지 지어 책을 읽게 하였다. 실제로 사가독서제를 경험한 학자들이 역사의 전면에서 활약하여 조선왕조의 학문과 문화 융성의 기틀이 되었다고 한다. 어느 직종이든 발전을 위해 다양한 연수가 필요하다. 교사라면 더욱 더 그렇다. 교사는 1년 동안 60시간 이상의 연수를 의무적으로 받는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연수 중에서 비중이 높아진 것이 있다. 바로 온라인 연수다. 비율이 50%를 훨씬 넘어간다. 온라인 연수 그 효용성은 얼마나 될까? 종이책이 디지털책 보다 기억과 학습 면에서 더욱 효과가 있다는 것은 뇌과학자들이 다 밝혀낸 사실이다. 그래서 제안한다. 책 1권을 3시간 연수로 인정하는 것은 어떨까? 1년이면 20권의 책을 읽을 수 있다.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의 4명은 1년에 책 한 권도 읽지 않는다) 생활지도, 학습심리, 미래 사회, 역사, 관련 교과 등 다방면에 두루 책을 읽는 모습은 아이들에게도 그대로 모범이 될 수 있다. 2017년 전북지역 초등학생들이 학교도서관에서 빌린 책 대출 권수가 전국 꼴찌였다. 전북지역 성인들의 2017년 독서율 역시 전국 최하위권이다. 이러한 현실을 그냥 바라보고만 있을 것인가? 이 이야기를 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우리나라 성인 문해력의 심각성에 있다. 글자를 읽고 쓸 줄 알지만 복잡한 내용의 정보를 이해하지 못하는 실질적 문맹으로 분류된 성인 비율은 22.4%이다. (국가평생교육진흥원 조사, 2017) 우리 미래 세대는 난독증으로 더욱 고통을 받고 있다. 영유아 때부터 스마트폰을 보여주는 부모 비율이 점차 늘어나서 앞으로 5년, 10년 후 우리 아이들의 문해력은 어찌 될지 심히 걱정된다. 더 나아가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민주주의는 퇴보하게 된다. 문해력, 공감력, 사고력이 떨어지는데 어찌 민주주의가 발전할 수 있겠는가? 미래 세대를 위해서라도 교사에게 책을 더 많이 읽을 수 있도록 정책 지원을 해주어야 한다. 교사가 교육과정이다. 책 읽고 생각하고 이를 함께 이야기 나누는(토론) 교사가 많아질 때 교육과정은 더욱 내실을 갖춘다. 대부분의 학교에서 교사에게 소정의 연수비를 지원해 주고 있다. 그 정도면 1년에 10권 정도의 책을 사서 읽을 수 있다. 출판사에는 희소식이다. 책을 만드는 출판사는 더욱 양질의 책을 만들 수 있고 또 그런 책을 또 사서 읽을 수 있어서 모두가 윈윈할 수 있다. 온라인 연수를 완전히 없애는 것은 지혜롭지 못하다. 온라인 연수 이외에 책 읽기도 연수로 포함해 주면 교사 연수는 지금보다 훨씬 성공적이라 믿는다. 세종대왕은 쉬운 글자를 우리에게 선물해 주었다. 그리고 사가독서제와 독서당이라는 획기적인 생각을 하였다. 이제 우리 교사 연수도 새로운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주영 전주신성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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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6.01 17:55

잊지 못할 옛 스승 장소례 선생님

황현택 전북평생독서교육원장동화작가 1951년 4월 1일 초등학교 입학식 날입니다. 유난히 작은 키에 검정색 옷 앞가슴에 이름표와 콧수건을 달고 어머니를 따라 입학식에 참가했습니다. 그때 전교생이 모인 가운데 교장선생님께서 담임을 발표했습니다. 1학년 담임은 제일 얼굴 예쁜 장소례 선생님이었습니다. 어머니보다 예쁜 선생님이 내 앞에 서니 가슴이 울렁거렸습니다. 그 뒤 내 이름 불러주고, 내 손을 잡고 하나, 둘 나는 셋 넷할 때 내 목소리가 제일 크다고 칭찬할 때는 어머니가 먹을 것을 사다 줄 때보다 더 기뻤습니다. 이게 장소례 선생님과 가난한 1학년 입학소년과의 첫 만남입니다 그런 나는 한 달이 지난 5월에는 어린왕자가 됐습니다. 가난하고 늘 배고픈 소년의 가슴 속에 어머니 대신 또 한 어머니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린왕자는 1학년 첫 번째 봄소풍 가는 날 보릿고개에 또 한 어머니 담임께서 만들어주신 큰 상 3개를 받았습니다. 보물찾기 상, 누가누가 잘하나 상, 선생님이 주신 도시락 상을 들고 들어온 나를 보며 가난한 우리집 어머니와 두 형은 행복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장소례 선생님의 남자와 여자, 힘 센 아이와 약한 아이 구분 없는 참사랑을 주셨기 때문입니다 입학하고 첫 소풍 가던 날 어머니는 새우젓 장수로 집에서 10여 km가 넘는 째보선창까지 왕복으로 다녀야 했기 때문에 내 첫 봄소풍 준비는 큰형 몫이었습니다. 형이 싸준 도시락은 반찬이 필요 없는 보리 누룽지뿐이었습니다. 이 도시락조차 첫 봄소풍은 신나고 즐거웠습니다. 가난을 탓하지 않는 명랑하고 활달한 나를 어린왕자로 만들어 주는 담임선생님 때문입니다. 즐거운 점심시간이었습니다. 공주산 나루터에서 식사시간 안내를 하는 선생님 주의사항을 듣고 아이들은 제각기 부모 아니면 할머니들과 식사를 하기 위해 헤어졌고 전쟁고아가 된 길연과 현아 두 사람만 덜렁 남았습니다. 남아있는 가난뱅이 두 소년을 불러 앉힌 선생님께서는 돗자리를 깔고 나무 도시락 두 개를 내려 놓으셨습니다. 더욱 놀랍고 고마운 일은 선생님의 질문이었습니다. 현아는 도시락을 누가 싸줬지? 형아가 싸줬어요. 엄마는 어디 가시고? 어머니는 새벽에 새우젓 장사하러 째보선창 나가셨습니다. 누룽지 도시락을 맛있게 잡수시는 장소례 선생님! 지금 생각해 보면 편애 없는 참다운 교육애(敎育愛)라 생각됩니다. 나는 사랑과 교육으로 학년말 종업식에서 우등상이라는 큰 상장을 받았습니다. 1학년 장소례 담임선생님의 올곧은 교육과 사랑이 만든 우등상이 예쁘고 이름다운 꽃씨가 되어 우리 집은 차츰 부자가 되어갔습니다. 내가 학교장이 되고 2004년 시집 청산에 뜨는 그리움 출판기념식 때의 만남이 55년 만의 해후였습니다. 가난한 코흘리개를 57세 4년차 중임 교장으로 성장시킨 장소례 선생님을 잊지 못합니다. 춥고 추운 겨울 금강 변 십자들에 매몰아치던 눈보라 헤치고 교실에 들어선 코흘리개 소년을 당신의 목도리로 안아 주시던 또 다른 어머니 장소례 선생님. 영원히 잊지 못합니다. /황현택 전북평생독서교육원장동화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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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5.31 16:01

생명을 구하는 사랑의 행위, 소방차에 양보운전

홍영근 전라북도 소방본부장 성경에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는 구절이 있다. 이 문구는 소방차 길 터주기와 참 잘 어울린다. 소방차 등 긴급차량에 양보하는 행위는 생명을 구하는 진리와 맞닿기 때문이다. 소방차의 5분은 생과 사를 가르는 시간이다. 소방차가 화재 골든타임 5분을 넘겨 현장에 도착하면 5분 내에 도착했을 때보다 사망자가 2배로 늘어나고 갑작스런 심장마비를 일으킨 사람에게 5분 내에 응급처치가 행해지지 않으면 사망에 이른다. 때문에 우리 소방은 5분을 골든타임이라 명명하고 5분 안에 현장에 도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생과 사를 결정짓는 5분 내에 소방차가 화재, 구조, 구급 등 사고현장에 도착하기 위해서는 출동하는 도로상에서 주행 중인 차량의 양보가 필수조건이다. 늘어나는 자동차와 복잡한 교통체계도로여건주변환경 등을 감안한다면 소방차가 신속히 사고현장에 도착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운전자들의 소방차에 대한 양보운전이다. 소방차에 대한 양보운전은 생명을 구하는 배려이자 의무이다. 소방차에 대한 양보 의무를 위반할 경우 소방기본법에 따라 2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또한 화재, 구조, 구급 활동을 위해 출동하는 소방차의 출동을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이러한 벌칙에 앞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소방차가 출동할 경우 적극적인 양보운전을 실천하는 것이다. 백제대로에 위치한 전주덕진소방서의 경우 출퇴근 시간대에 차량 꼬리 물기 등으로 소방차의 긴급출동에 큰 지장을 받고 있다. 사이렌을 크게 울리며 긴급출동을 알려도 백제대로 출퇴근 러시아워 현상으로 차량에 차량이 꼬리를 물고 이어져 소방차가 정차된 차량 사이로 비집고 출동하는 사태가 벌어진다. 유색포장과 LED문자전광판 등으로 소방차 진출입로 구간에 정차 금지를 알려도 차량 꼬리 물기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사이렌을 울리며 출동하는 소방차에게는 반드시 길을 양보해야한다. 소방차가 긴급출동이 아닌 단순한 운행 시에는 사이렌을 울리지 않는다. 소방차에 대한 양보운전에도 방법이 있다. 도로를 주행하다 뒤에서 사이렌을 울리며 다가오는 소방차를 만나면 일방통행로에서는 우측 가장자리에 일시정지하고, 편도 1차선 도로에서는 우측 가장자리로 최대한 진로를 양보해 운전하거나 잠시 정차해야 한다. 편도 2차선 도로에서는 긴급차량은 1차선으로 진행하고 일반 차량은 2차선으로 양보한다. 편도 3차선 이상 도로에서 긴급차량은 2차선으로 진행하고 일반차량은 좌우의 1차선과 3차선으로 양보 운전하면 된다. 코로나19 펜데믹(세계적으로 감염병이 대유행하는 상태) 국면에서 국내 확산을 성공적으로 차단한 대한민국의 모범사례, 즉 K-방역에 대해 전 세계는 주목하고 있다. 세계인은 마스크 착용하기, 사회적 거리두기 등 코로나19에 적극적으로 대처한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찬사를 보내고 있다. 세계가 부러워하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사랑하는 내 가족, 내 이웃을 위해 소방차량 출동시에는 아름다운 양보의 행동을 마음껏 보여주자. /홍영근 전라북도 소방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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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5.27 20:43

보이스피싱 예방방법

오대선 전주농협 송천지점장 얼마 전 전주농협 모지점에서 있었던 일이다.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로 갈아타는 과정에서 불법대출에 연계됐으니 신속한 상환이 필요하다는 금감원 직원의 전화를 받았다면서 해당 금감원직원이 알려준 앱을 깔고 돈을 찾아 집에 가 있으면 연락을 준다고 했다. 바로 경찰에 신고해 보이스피싱을 막을 수 있었다. 그 외에 택배가 왔으니 주민번호을 알려달라, 건강보험료가 연체됐으니 송금해라등 수법이 날로 교묘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 이처럼 보이스피싱이 급증하는 가장 큰 이유는 허술한 개인정보관리, 해킹 및 금융안전불감등을 뽑을 수 있다. 최근 경찰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보이스피싱으로 인한 피해금액이 6398억원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보이스피싱범죄는 금전적 손실도 크지만 가정파탄과 정신적 스트레스라는 2차적 피해가 발생한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이제 보이스피싱은 단순한 사기를 넘어 사회안전망을 위협하는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특단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보이스피싱 피해를 줄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사전예방이다. 보이스피싱과 착오송금을 예방할 수 있는 몇 가지 서비스정보를 제시해본다. 첫째, 지연이체서비스다. 이체한 돈이 상대방계좌에 일정시간이 지난 뒤 입금되도록하는 서비스다. 잘못 송금한 사실을 알았을 때 본인이 설정한 지연입금시간이 끝나기 30분 전까지 취소할 수 있다. 지연입금시간을 3시간으로 설정해놓은 사람이라면 오후1시간에 입금한 돈을 오후3시30분까지 취소하면 된다. 100만원 이하의 소액이나 자주 쓰는 계좌는 즉시 이체되도록 설정해놓을 수 있다. 지연송금 때문에 생길 수 있는 혹시 모를 불편함을 줄이려는 조치이다. 둘째로, 자동화기기에서 1회 100만원이상 입금된 경우 자동화기기를 통한 인출.이체가 지연되는 지연인출서비스가 있다. 셋째,본인이 미리 지정한 계좌로는 자유롭게 송금할 수 있지만 그 외 계좌로는 소액송금만 가능한 입금계좌 지정서비스다. 넷째,지정된 단말기에서만 송금.이체가 가능하고, 다른 기기에서는 본인 확인을 거쳐야만 가능한 단말기 지정서비스등이 있다. 그 외 본인계좌의 입출금을 바로 확인할 수 있는 휴대전화 문자서비스를 적극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금융위는 매년 보이스피싱피해액을 발표할 때마다 지연이체서비스를 보이스피싱 예방대책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위는 지연이체서비스가 실제 활용율이 현저히 낮은 것을 알면서도 마땅한 활성화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한다. 금융위관계자는 지연이체서비스가 보이스피싱이나 착오송금을 예방할 수 있지만 가입을 권유받은 고객들은 자신이 보이스피싱에 당할 것처럼 그렇게 보이냐며 불쾌감을 드러내 홍보가 잘 안되는 게 현실이라는 전언이다. 보이스피싱 피해를 줄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사전예방이다. 특별한 경각심을 갖고 지혜롭게 대처한다면 얼마든지 막아낼 수 있다.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보이스피싱 범죄수법과 예방법을 숙지해 소중한 재산을 지키는 현명한 자세가 필요하다. /오대선 전주농협 송천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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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5.26 20:21

21대 국회, 공무원 노동·정치 기본권 공약 이행을

정기웅 전북도교육청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박병석 국회의원(6선 대전 서구갑)의 국회의장으로 사실상 확정을 환영 하며,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이번 21대 국회는 국민을 위하고 공무원도 국민의 한사람 이라는 것, 공직사회의 변화 개혁에 투쟁하다 해직된 공무원 동지와 공무원 노동자의 헌신을 기억하는 국회가 되기를 바란다. 이번 21대 국회의원 선거는 코로나19의 위협 속에서도 국민들의 적극적인 투표권 행사로 역대 총선 가운데 최고 투표율을 나타냈으며, 더불어민주당의 과반수를 훌쩍 넘는 의석수는 다름 아닌 국민들이 집권 여당에 한 번 더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반면 6년 전 304명(사망자 299명, 실종자 5명)이 희생된 세월호와 함께 가라앉은 그 날의 진실을 은폐 왜곡하고 있는 일부 야당 후보들은 준엄한 국민의 심판을 받았음을 증명하였다. 따라서 21대 국회는 정확한 민심 대변과 촛불혁명 완수의 막중한 책임을 부여한다는 의미와 국민의 뜻을 저버리지 말아야 할 것이다. 또한, 18대 국회를 시작으로 12년 동안 수많은 국회의원들이 입법 발의했던 『학교조직 행정실 법제화』는 현재 법사위 문턱도 넘지 못하고 국회에서 법안이 폐기되어 왔고, 현재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발의한 것 마저도 폐기될 위기에 처해 있다. 희망이겠지만 20대 국회가 끝나기 이전에 특정 단체와의 협치와 상호 협력적 관계를 만들어 헌법이 보장하는 우리의 권리를 찾아주기를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간곡히 바란다. 아울러 21대 국회는 국가적 재난의 현장에서 묵묵히 그림자처럼 희생하고 헌신하며 맡은 바 임무를 다하고 있는 공무원 노동자의 피와 땀을 헛되게 하지 않는 국회가 되어야만 할 것이다. 국제노동기구 ILO 핵심 협약 제87호와 제98호는 노동자가 차별이나 사전 인가 없이 단체를 설립하도록 하고 가입할 자유, 노조 활동을 이유로 해고나 불이익을 줄 수 없다는 결사의 자유 및 단결 보호를 담고 있으나, 우리나라 공무원노조법은 노동 기본권 보장 공무원노조 가입범위 단체교섭의 대상 및 방식 등을 제한하고 있다. 이는 현재 우리나라 공무원노조법은 ILO 협약과 거리가 멀고 정부 스스로 노동 후진국임을 인정할 뿐만 아니라, 개선의 의지가 없음을 드러낸 것이다. 정부와 21대 국회는 반드시 공무원노조법을 개정하여 국민이 바라보는 시각과 공무원 윤리 강령에 부합하고 국민의 참봉사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우리는 대정부 투쟁도 불사하지 않을 것이다. 바로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공무원 노동자들은 사회를 뒤덮는 불안과 공포에 맞서 밤낮없이 사투를 벌이고 있고, 불안을 넘어 코로나19로 직접 아픔을 겪고 있는 주변 이웃을 위한 성금 모금에도 대거 동참하고 있다. 아울러 공무원들의 이러한 희생과 헌신의 노력들이 일방적 강요와 복종 요구로 되돌아온다면 누가 정부를 믿고 국가를 위해 땀 흘리겠는가! 정부와 국회 모두 110만 공무원 노동자의 목소리에 마땅히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나아가 21대 국회는 공무원 노동 정치기본권 보장 등 자신들이 내세운 공약 이행에 만전을 기하여 반드시 책임을 완수해야 한다. 주어진 마지막 기회를 살려 헛된 약속에 머무르지 않고 반드시 실행에 옮겨 실천해야 한다. 여당의 노동 관련 공약이 지난 공약의 재탕에 지나지 않았음에도 이번 총선에서 달리 책임을 묻지 않은 것은 단지 한 번 더 기회를 준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님을 직시해야만 할 것이며, 국회 여야를 불문하고 코로나19도 꺾지 못한 국민과 공무원 노동자의 열망을 귀담아듣고 이번 총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여 21대 국회가 공무원 노동자의 헌신을 기억하는 국회가 될 것을 재차 촉구하며, 거듭 21대 국회의장 사실상 확정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정기웅 전북도교육청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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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5.25 17:54

이태원 클래스

김광천 순창소방서 예산장비팀장 올해 세간에 가장 많이 회자된 지명(地名)은 대구와 서울 이태원을 꼽을 수 있다. 두 지명 모두 코로나19와 연관된 지명이니, 우리 일상에 이미 코로나19가 커다랗게 자리 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이태원은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TV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에서는 젊은 청춘들의 꿈과 가치관, 자유를 상징하는 배경이 되면서 매력을 어필하더니, 이달 초 황금연휴 기간 이후에는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우려지역으로 떠올랐다.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24일 0시 기준으로 1만1190명에 달한다. 소강상태처럼 보였던 코로나19는 이태원 클럽발 확진자 발생 이후 지역사회로 꾸준히 전파되고 있다. 다행인 점은 대구 신천지발 코로나19보다 심각할 수도 있다는 당초 우려와 달리 확진자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지는 않은 점이다. 이는 우리 국민들이 마스크 착용 등 예방수칙을 준수하고 접촉자들도 자가격리를 통해 혹시 모를 확산을 막는데 적극 동참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염병을 대하는 시민들의 성숙한 의식은 이제 감염병을 이기는 최고의 백신이 된 듯하다. 자유는 인간의 행복을 결정짓는 중요한 잣대 중 하나다. 하지만 장기간 유행하는 코로나19와 이를 예방하기 위한 방역시스템으로 우리는 과거와 똑같은 자유를 누리기가 어려워졌고, 이로 인해 일부 사람들은 어느덧 폭발의 한계치에 다다랐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번 코로나19 국면 속에서 삶에 자리한 다양한 감옥을 깨닫고 성찰의 기회를 갖지만, 일부는 실제 갇혀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갇혀있다는 생각에 욕구불만을 갖게 된 것이다. 이태원발 코로나19 확산도 현격히 줄어든 감염으로 섣불리 종식된 듯한 자유의 욕망에 빠진 것이 아닐까 한다. 우리 속담에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다는 말이 있다. 비슷한 사자성어로 물고기를 구하기 위해 나무에 오른다는 뜻의 연목구어(緣木求魚)도 있다. 목적을 이루려면 먼저 그만한 노력의 과정이 따라야 하며 힘들이지 않고 바라기만 하면 안 된다는 뜻이다. 우리는 그동안 코로나19로 속박됐던 자유에 대한 갈망으로 인해 너무 섣불리 숭늉을 찾은 격은 아닌지, 물고기를 구하기 위해 나무에 오르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 자신의 삶을 깊이 성찰하는 내면여행을 떠남으로써 다시 한 번 느슨해진 코로나19의 방역에 동참하는데 허리띠를 한 번 더 졸라매야 할 때이다. 자유의지는 신이 인간에게 준 선물이다. 이 자유의지는 모든 것을 내가 스스로 결정하게 한다. 주어진 자유의지를 남용할 것인가, 절제할 것인지는 온전히 우리의 몫이다. 욕구를 절제하는 것과 욕구에서 해방되는 것은 전혀 다른 의미다. 욕구를 지속적으로 절제한다는 것은 몹시 어렵고 오히려 스트레스가 될 수 있으므로 우리는 조금씩 자연스레 자유로워져 가야 한다. 코로나19의 등장은 우리 대한민국의 국격(國格)을 바꿔 놨다. 국제사회에서 칭송받는 방역체계와 의료기반, 성숙한 시민의식이 국가의 경쟁력과 위상을 높인 것이다. 코로나19가 끝날 때까지 그동안 보여 왔던 시민들의 슬기롭고 의연한 대처가 지속된다면 차원이 다른 대한민국의 클라쓰(클래스)를 만나게 될 것이다. /김광천 순창소방서 예산장비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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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5.24 17:27

임을 위한 행진곡

김용호 전북도립국악원 교육학예실장한국학 박사 문재인 대통령은 재임 원년인 2017년에 제37주년 5.18 기념식 제창곡으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지정해 부르도록 관련 부처에 지시했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정부가 1997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을 정부 기념일로 지정한 후 2008년까지 제창 형식으로 불린 민중가요이다. 이후 제창은 2009년부터 종북 논란의 이유로 합창 형식으로 전환되었고 2010년에는 임을 위한 행진곡 대신 경기민요인 방아타령을 식순에 넣어 거센 비난을 받고 철회하기도 했다. 제창은 참석한 모든 이가 함께 부르는 음악의 형식이다. 그리고 합창은 여러 화성을 만들어 함께 부르는 노래 형식이긴 하지만 이 또한 누구나 다 같이 부를 수도 있는 형식이 바로 합창이다. 그러나 정부는 별도의 합창단이 노래를 부르면 나머지 참석자는 따라 부르지 않아도 무방한 형식이라 공지하며 의식적인 동참을 회피했었다. 이후 이러한 제창과 합창은 각각의 논리와 변(辯)으로 서로의 정치적 의미를 내포했고 화합을 추구하는 민주적 추모 행사에 전대미문의 음악적 궤변이 만들어졌다. 그 결과 국가가 인정한 민주화 추모 행사에 애매한 음악의 갈래로 의미 부여를 혼란시켰으며, 때아닌 경기민요의 등장으로 성급한 정책의 혼돈만을 남겼다. 다시 돌아온 5월 18일. 옛 전남도청 앞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이 온 세계로 울려 퍼졌다. 코로나19의 어려운 시국에도 국민들은 한마음으로 마음속 깊이 응어리졌던 노래를 부르며 선열(先烈)의 정신을 세상 밖으로 용출시켰다. 우리나라에 전해 오는 음악은 대부분 마음에서 나온다. 우리 선조들은 소중한 분을 잃었을 때 그 앞에서 곡을 했고, 힘든 일을 할 땐 노동요로 그 고됨을 이겨 냈다. 이렇듯 우리 민족은 공동체 삶 속에 희로애락의 노래를 자생적으로 만들어 불렀고, 그 멜로디와 가사를 통해 더 나은 세상, 더 행복한 세상을 만들고자 노력했다. 그런 이유로 우리의 역사는 한 시대를 대변하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만들었고 그 노래는 국민들 가슴속에 자리 잡아 한 시대의 위안이자 노래로 남았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지나간 아픈 역사적인 산물로 만들어진 노래이다. 비장한 단조의 멜로디는 역사의 뒤안길이요, 흐르는 곡의 4/4박자는 우리들의 맥박이다. 그리고 외치는 간결한 가사는 우리 역사의 심장이다. 임을 위한 행진곡을 통해 처절하게 돌아가신 유공자들의 영혼을 달래 줄 수 있다면, 또한 우리의 후대들로 하여금 다시 이러한 역사의 불행이 오지 않게 동기 부여를 한다면 제창이 중요하리요, 합창이 뭐 그리 중요하리요. 우리의 대통령은 지난 후대 정부의 정책에 대해 많은 개혁을 실행하고 있다. 그중의 하나가 바로 소중히 함께 부르고 싶어 했던 임을 위한 행진곡의 울림이다. 다시금 국가적 추모 행사에 때아닌 방아타령이 언급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며 또한 임을 위한 행진곡이 제창과 합창이란 음악적 논쟁 앞에 멈추지 않고 아픔 없는 나라를 위한 민중의 노래로 남아 그 의를 돌아보며 영원히 함께하는 역사적 산물이 되기를 소원해 본다. /김용호 전북도립국악원 교육학예실장한국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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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5.20 17:54

한국인이 기른 외국망고 국내 수출 길 열어

노시출 글로벌아그로네트워크 국제농촌개발본부장 2012년 농촌진흥청 KOPIA(해외농업개발사업) 캄보디아센터에서 일 할 때 현대종합상사 정몽x 회장께서 사무실을 방문한 일이 있었다. 기업의 총수가 본사와 인근국 주재 임원진까지 대동하고 오신 것은 무언가 중요한 목적이 있음을 짐작케 하였다. 주재국 농업여건에 대한 다양한 의견교환과 경제전망 등 진지하게 상담하고 헤어졌는데 얼마 후 다시 찾아오시어 소장님이 우리기업의 대표라면 캄보디아에 어떻게 투자했으면 좋겠느냐 는 질문에 나는 최종적으로 캄보디아 기상과 토질 여건에 맞는 과수나 관상수를 심어보시라 하였다. 당시 나무를 권장했던 것은 저렴한 지가와 낮은 인건비, 자연재해 없는 기후조건, 풍부한 수자원 그리고 경제수목은 심어만 놓아도 재산이 될 수 있다고 보았으며, 현지 환경여건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선진기술과 함께 경영관리를 잘 하여 한국기업의 비즈니스 모델 창출을 기대했기 때문 이였다. 2014년에 그들은 수도 프놈펜에서 두 시간 거리인 캄퐁스프주에 260ha규모의 망고농장을 매입하고 최고품질의 상품을 생산 가공하여 최근 한국으로 수출까지 하게 되었다. 나의 조언이 어느정도 역할을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해외에서 우리기업이 생산하는 농산물이 수출까지 발전하게 된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한국에서 수입하는 망고는 주로 필리핀, 대만, 태국산인데 캄보디아 신선망고가 수입되지 못했던 사유는 각종 금지해충의 기주가 원인 이였으며 이같은 병해충을 사멸시킬 수 있는 검역시스템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 이였다. 캄보디아 정부(MAFF)에서는 자국 망고 수출을 성사시키기 위해 다양한 경로로 끈질긴 노력을 그치지 않았으며, 한국기업(Hyundai Corporation Holdings)은 현지업체와 합작으로 2019년 캄퐁스프 주에 총면적 5만㎡부지에 VHT(증열처리 : 내부온도를 47도씨 이상으로 20분 동안 처리)시설을 갖춘 캄보디아 최초의 신선망고 검역과 분류세척포장 등 상품화 과정을 처리하는 유통센터를 갖추게 되었다. 이곳에서 망고, 코코넛 등 연간 5만t의 과일을 처리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이는 양국의 상호 협력 모델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캄보디아는 한국 기업의 투자를 통해 자국 농민들의 열대과일 수출과제 해결과 소득 향상을 기대할 수 있고, 한국 기업으로서도 성장 잠재력이 풍부한 아세안(ASEAN)지역의 농업분야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지난 2월4일 내한한 훈센총리에게 문 대통령님은 양국이 합작 투자한 최초의 농산물 유통센터가 현지에 준공되어 우리국민들이 품질 좋은 캄보디아 망고를 즐길 수 있게 됐다면서 양국간의 농업협력이 더욱 확대되기를 기대한다 고 말했다. 한국의 유통기업이 망고생산에 대한 분석과 노하우를 짧은 시간 내에 체득하고 현지농장을 인수해 생산, 검역, 포장과 수출까지 모든 단계를 일괄로 이뤄낸 선구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망고 외에도 양계, 소, 버섯, 고추 등 현지에서 고군분투 하시는 한국인들의 성공스토리도 곧 밝혀질 것으로 기대한다. 전라북도의 한 스텝 앞서가는 농정이 필요한 때라고 말하고 싶다. /노시출 글로벌아그로네트워크 국제농촌개발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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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5.18 19:54

전북 교육 재성찰 기회 가져야

신동화 전북대학교 명예교수 며칠 전 일간 신문에 2020년 서울대 합격자의 전국 출신고교별 합격자 수를 발표하였다. 특정 대학합격자 수를 기준으로 비교, 거론하는 것은 거북하나 이 현실이 불편한 사실이다. 이 결과를 보면 우리 전북도의 교육현실을 있는 그대로 한번 재성찰해야하는 이유를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합격자 수에 따른 분석을 보면 서울대에 20명 이상 합격시킨 고교는 22곳이고 이 중 특목고, 자사고가 19곳으로 특정목적을 갖고 설립한 고교비중이 월등히 높다. 이 통계에서 눈여겨 볼 것은 비교 선택한 일반고 49개교, 자율형 22개교, 외고국제고 19개교 등 총 90개 고등학교 중 전북도 소재 고등학교는 자율형 사립고 중 단 1개교가 이름을 올렸다. 지역별로는 서울, 경기가 우세하나 우리도와 여건이 비슷한 충남북, 광주, 경남 등의 합격자 수가 상당히 높은 것에 대하여 우리 도 학생의 합격률이 이렇게 낮은 이유를 다각도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 지역은 물론이고 국가도 교육에 기반을 둔 인재육성이 장래발전에 가장 큰 자산이요 희망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세계는 우수한 인재육성을 위하여 교육제도를 바꾸고 교육투자를 늘리면서 영재육성에 국력을 집중하고 있다. 인간과 사회구성원의 능력을 평가할 때 여러 기준이 적용될 것이나 이탈리아 사회경제학자인 빌 프레드 파레토(1848)이론을 참고할 가치가 있다. 일반적으로 사회구성원 중 20%가 전체 지식이나 부의 80%를 차지하고 이들이 80%를 먹여 살린다는 이론이다. 이런 현상은 사회가 전문화됨으로서 비율간격이 더 벌어지고 있는 경향이다. 미국의 경우 빌 게이츠 한 사람이 자국이나 세계경제에 끼치고 있는 영향을 보면 탁월한 극소수가 나라경제와 산업발전에 기여도는 모두가 인정하고 있는 현실이다. 우수한 몇 사람이 수많은 사람을 먹여 살리고 사회 환경을 바꾼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도의 교육도 이제 평준화보다는 수월성을 북돋우는 여건을 조성하는 쪽으로 큰 방향을 잡았으면 한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모든 분야에서 평등하지는 않다. 이미 탄생의 여건이 다르고 지능의 정도도 같을 수가 없다. 그러나 사람의 지능에 기반을 둔 개개인의 특기와 특성은 차이가 있으며 특정한 분야에서는 다른 누구보다도 우월하고 차별화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학생별 특기를 조기에 발견하고 이를 북돋우고 특성에 맞게 방향을 제시 할 책임은 교육에 있다. 세계교육은 개성화교육 쪽으로 흐르고 있음을 감지해야한다. 더욱 IT와 AI가 우리 생활에 침투하면서 한 분야에서 탁월하면 그 능력을 가지고 개인의 발전은 물론 사회와 국가에 크게 기여를 할 수 있다. 급격히 변하는 국제사회에서 모든 사람의 요구에 부합하는 평준화라는 인기영합적인 교육개념에 침착해서는 이 시대가 요구하는 창조적이고 독창적인 인재육성은 어렵다. 우수한 원목들, 우리 학생들의 능력을 자기가 갖고 있는 특성을 최대한 살리도록 분야별 특화교육으로 큰 방향을 잡고 고교도 특성화하여 차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수하고 독창적인 각 분야의 몇 명이 지역민과 전 국민을 먹여 살릴 수 있다. 능력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 획일적인 평준화제도로는 경쟁력 있는 독창적인 인재육성은 어렵다. 경쟁은 거북하지만 인류가 지금같이 발전 한 원동력이다. 선의의 경쟁을 통하여 조기에 적성에 맞는 분야를 찾도록 도와주고 자기선호분야에서 몰입하고 즐길 수 있는 교육제도의 도입을 기대한다. /신동화 전북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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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5.17 19:34

메세나(Mecenat), 치안경쟁력이라 생각한다

조용식 전북지방경찰청장 메세나란 기업들이 문화예술에 적극 지원함으로써 사회 공헌과 국가 경쟁력에 이바지 하는 활동을 총칭한다. 정부도 문화예술교육법을 지난 2005년에 제정하여 정책수립과 지원을 통해 국민의 삶의 질 향상과 국가역량 강화를 지향하고 있다. 최근 메세나는 상업적 전략뿐만 아니라 소속 기업에 대한 자부심, 직원간 유대감 강화, 직무성과향상 등의 조직 촉진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전북경찰청 1층을 아트홀로 활용 다양한 주제의 작품을 매월 전시하고 모든 층마다 대형 미술품을 주기적으로 교체 전시하고 있다. 아울러 직무교육과 업무과정에 음악미술국악 등 다양한 분야와 예술적 교류를 통해 창의력, 사회적 포용력을 강화하고 있다. 나 자신도 프랑스 미술가인 토마스 뷔유 등 여러 분야예술인들과 교류를 통해서 창의적 영감을 얻고 있다. 과학기술 발전에 따른 사회환경이 급변하고 있어 치안문제 해결도 기존 해오던 방식 보다는 창의적 접근이 필요하다. 미국 야구감독 빌리 빈은 기존의 통념을 깨고 세이버 매트릭스라는 새로운 기법을 야구에 적용하여 만년 꼴찌오클랜드 어슬레틱스팀을 위력적인 팀으로 만든다. 통계를 활용한 정책이 창의적 문제해결에 중요한 도구가 되는데 우리 경찰도 각종 범죄교통사고 예방 등에 통계를 활용한 맞춤형 전략을 세우고 있다. 가까운 미래에 각종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치안활동도 기대해 본다. 문화예술의 힘은 범죄 예방에도 기여할 수 있다. 프랑스 미술관의 가치는 교도소 보다 범죄예방에 기여하는 바가 훨씬 크다. 그런 의미에서 전주시 불법 성매매 지역을 여성 인권과 문화예술 공간으로 변화시키려는 자치단체의 노력도 높이 평가한다. 치안문제 해결에 있어서 경찰과 지역사회의 모든 역량을 한데 모으는 것이 공동체 치안인데 문화예술이 훌륭한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사례다. 문화예술의 창의성은 경찰행정과 접목하면 강력한 경쟁력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 환경설계에 의한 범죄예방(CPTED) 뿐만아니라 여성, 장애인, 노인, 아동, 다문화 가정 등 사회적 약자 인권과 권익증진에 다양한 성과를 낼 수 있다. 심리적 상처회복이 필요한 학교 밖 위기 청소년, 범죄피해자, 가정폭력 피해자에게 문화예술교육 치유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상처를 치유하고 있다. 또한 예술은 다양성을 존중하는 것에서 출발하는데 이러한 인식은 인권보호 개념과 직결된다. 범죄 현장 등 최일선 경찰관은 인권보호와 침해의 경계선에서 항상 어려운 판단을 함에도 국민들의 인권의식은 더욱더 높아가는 현실에서 예술적 감수성은 인권 향상 방안이 될 수 있다. 독일의 극작가이자 시인이었던 프리드리히 쉴러는 미적 교육론을 내세우며 예술을 통한 전인간 육성으로 사회변화를 추구하였다. 예술가의 열정은 세상을 바꾼다고 한다. 나에게는 사회적 약자의 안전과 행복을 향한 뜨거운 열정이 있다. 전북 경찰의 모든 힘을 모아 사회적 약자가 안전한 전북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정성, 정의, 정감, 정진 전북경찰의 4대 실천가치 실현으로 도민의 안전과 행복을 확보하는데 메세나가 원동력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전북지방경찰청장 조용식 치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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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5.13 17:18

아동학대 대응정책의 속도감 있는 추진이 필요하다

김수경 전라북도 남원시아동보호전문기관장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이 올해 3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여 10월 1일부터 시행된다. 가장 큰 변화는 민간 아동보호전문기관이 담당해온 현장 조사, 응급조치 등 관련 업무를 2022년까지 지자체 소속 아동학대전담공무원이 수행한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기존 아동보호전문기관은 피해 아동과 학대 행위자를 대상으로 심층적인 상담과 교육, 치료를 전담하며 아동학대의 재발 방지와 사례관리 및 예방 업무를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아동보호체계의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해가고 있는 전라북도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도내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재편을 통해 현장 조사와 사례관리 기능을 분리해 운영하고 있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전라북도남원시아동보호전문기관도 올해 1월부터 촘촘한 사례관리를 위해 남원지역의 아동학대 사례관리전담기관 기능으로 역할을 전환했다. 단순 재학대 모니터링에서 벗어나 아동학대 특수성을 반영한 맞춤형 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한 굿네이버스 아동보호 통합지원 전문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아동과 가족의 필요에 따라 구체적이고 전문적인 아동보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사례관리전담 아동보호전문기관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의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아동학대 위기 대응과 사건처리 업무에 치여 학대 피해 아동에 대한 단순 재학대 모니터링조차 어려운 현실이다. 이로 인해 피해 아동과 학대 행위자를 대상으로 심층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발간한 2018 아동학대 주요통계에 따르면, 아동학대 발생 장소 중 80.3%가 가정 내에서 발생했고, 학대 행위자 중 부모에 의한 학대발생이 76.9%에 달했다. 재학대 건수도 2016년 1,591건, 2017년 2,160건, 2018년 2,543건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아동이 가정 내에서 안전하게 보호받고, 재학대의 위험에 처하지 않도록 학대가 발생한 가정에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사례관리가 절실하다. 아동학대 사례관리 업무는 응급조치를 통한 아동 분리, 아동과 가족의 재결합, 행위자의 법적 처분 이행 등 일반 사례관리와는 다른 특수성을 갖고 있다. 아동학대의 조기발견을 통해 심각한 학대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더 나아가 피해 아동과 학대 행위자를 대상으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사례관리를 통해 가족 기능을 건강하게 회복시키는 통합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정부의 공적 책임 강화를 위한 노력은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아동보호전문기관 종사자로서 아동학대 사례관리 업무의 전문화, 안정화를 위한 구체적인 대응책이 보이지 않아 아쉽다. 무엇보다 아동학대 범죄 사건의 발생부터 사례관리의 종료까지 아동보호의 공백이 발생하지 않으려면 업무를 수행하는 아동보호전문기관 및 종사자 등 인프라의 확충, 안정적 예산구조와 같은 선결 과제 해결이 수반되어야 한다. 미래사회를 이끌어갈 아동들의 안전하고 행복한 내일을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아동학대 사례관리에 통합적인 관점을 갖고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갈 것을 바란다. /김수경 전라북도 남원시아동보호전문기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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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5.12 20:38

판소리는 트로이 목마다!

전민중 고창군 문화예술과 문화시설팀장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트로이 목마는 1,난공불락 트로이를 무너뜨린 그리스의 최후 전략 무기다. 2,그리스 군은 거대한 목마(木馬) 속에 병사들을 숨겨놓고, 3, 선물인 양 소문을 퍼뜨린다. 이에 호감을 느낀 트로이 군은 목마를 자기들의 성 안으로 가져간다. 새벽이 되자 목마 속에서 나온 그리스 병사들이 성문을 열어 젖혀 그리스와 트로이간 10년 전쟁을 끝낸다는 것이 대강의 줄거리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역사에서도 이러한 역대급 트로이 목마를 찾을 수 있을까? 필자는 판소리가 트로이 목마라고 생각한다. 조선 후기 동리 신재효가 지배층과 싸워 피지배층이 승리할 수 있도록 판소리를 거대한 목마로 만들어 주었기 때문이다. 트로이 목마가 지닌 주요 특징 몇 가지를 판소리에서 찾아보면 아래와 같다. 첫째, 강한 적을 무너뜨리는 최후의 전략무기다. 세도정치와 삼정의 문란으로 대표되는 1800년대에 100여 건이, 특히 1862년에는 전국적으로 많은 민란이 일어난다. 하지만 이들 모두 근본 원인인 사회제도 개혁에는 실패한다. 또한 평등과 인권을 강조해 양반 지배층의 신분질서를 위협했던 동학 창시자 최제우는 1864년 사형에 처해지고, 1863년 2대 교주가 된 최시형은 36년간 도피생활을 이어간다. 참으로 수많은 민란과 동학의 공격에도 오랜 세월 무너지지 않을 지배층의 견고한 세상이다. 이러한 철옹성을 무너뜨리기 위해 신재효는 1864년 경부터 <토별가> 사설 개작을 시작으로 생을 마감한 1884년까지 비밀 전략무기 판소리 만들기에 전념한다. 둘째, 속으로는 악의적인 위험요소를 지니고 있다. 신재효본 판소리 사설 곳곳에서 19세기 조선 사회에 성행하던 갖가지 비리와 부정부패의 문제를 강도 높게 고발하고 있다. 실제 연세대학교 국문학 교수 설성경외 6명은 신재효본 <남창 춘향가>와 <토별가>, <변강쇠가> 등에 동학사상이 담겨 있으며, 미래에 있을 전국적 조직 동원 모습을 내포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셋째, 겉으로는 호의적인 무언가로 꾸미고 있다. 신재효는 한때 양반 취향으로 개작하여 판소리의 활기를 떨어뜨렸다고 오해를 받을 만큼, 악의적인 위험요소를 감추기 위해 판소리 사설 전반에 걸쳐 충효열 등 전통적 가치들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런 판소리를 조선후기 왕실 권력자부터 하급 관리에 이르기까지 많은 이들이 사랑하였다. 이를 반대로 생각하면 판소리가 지배층에 깊숙히 침투하여 의식 개혁과 내부 분열을 일으켰다는 것을 뜻한다. 실제 조선후기 일본군 무력 개입 이전, 지배층과 피지배층 간 마지막 큰 싸움인 동학농민혁명 제1차 봉기때, 생각이 깨어난 양반과 전현직 관료 등 많은 이들이 음으로 양으로 혁명군을 도와준다. 이와 같은 지원에 힘입어 혁명군은 1894년 4월 조선 왕조의 상징 전주성을 함락시킨다. 뿐만 아니라 역사상 유래가 없는 주민자치기구인 집강소를 설치운영한다. 이러한 전반적인 내용들을 생각할 때 조선후기 판소리는 트로이 목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글을 통해 동학농민혁명(1차)은 실패가 아닌 성공한 봉기이며, 승리의 밑바탕에 판소리를 비밀 무기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동리 신재효가 있음을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전민중 고창군 문화예술과 문화시설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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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5.11 20:49

수돗물 유비무환(有備無患)-

양동규 K-water 금강유역본부 경영계획처장 전세계가 코로나19 몸살을 앓고 있다. 사상 초유의 사태에 우리 정부와 국민들의 대처는 성공적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그런 평가의 바탕에는 감염 예방수칙을 준수하여 바이러스 확산방지에 성공하였다고 생각된다. WHO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감염예방을 위하여 개인위생 관리를 재차 강조하고 있다. 이제 마스크 착용, 외출 후와 식사 전 손 씻는 모습은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고 있다. 만약 수돗물이 없었다면 개인위생 관리도 어려웠을 것이다. 수돗물을 공급하는 K-water와 지방자치단체는 중단없는 물 공급을 위하여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K-water에서는 `12년부터 `19년까지 9,756억원을 투자하여 노후 수도관의 개량과 교체, 기존 관로에 사고가 나는 비상시에도 물을 공급할 수 있도록 관로를 복선화하는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안정적인 물 공급을 위한 사업은 세계적 추세이다. 현재 전북지역은 약 180만명이 수돗물을 마시고 있다. 이중 약 70%가 용담댐을 수원으로 하는 전주권 광역상수도를 이용하고 있다. 전주권 광역상수도는 금강상류 용담댐 물을 정수처리하여 전주, 익산, 군산, 김제, 완주, 서천 등 6개 시?군 약 130만명에게 약 180㎞의 관로를 통하여 공급하고 있다. 그런데 98년 준공이후 20여년이 지난 전주권 광역상수도는 전 구간이 단선 관로인데다 관로도 노후화되어 사고발생 시 단수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더욱이 전주시 등 5개 시?군은 자체시설이 없이 전주권 광역상수도에 100% 의지하고 있어 이 관로에 문제가 발생하면 단수로 인한 시민들의 불편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가 될 것이다. K-water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전주권 광역상수도의 관로 복선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관로 인근에 약 3,500억원을 투자하여 새로운 관로 82㎞를 부설하는 사업으로 `19년에 기본구상을 완료하였다. `21년에 사업에 착수하여 `26년까지 완료할 목표로, 현재는 사업 타당성을 검증받는 중이다. 단선관로를 복선화하여 시설을 운영하면 사고에 따른 물공급 중단 가능성도 현격히 줄일 수 있다. 또, 단선운영으로 어려웠던 관 내부 상태에 대한 과학적 조사와 점검으로 관로 수명도 연장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약 3,500억원의 사업비가 집행된다면 약 2,100명의 일자리 창출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메르스와 사스, 포항 지진, 코로나19까지 우리나라도 이제는 전례없는 재해와 감염병 등에서 안전하다고 할 수 없다. 이런 사태가 발생할 때마다 물 사용이 제약받는다면 이러한 위기들을 어떻게 이겨낼 수 있을까? 참 우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물 공급을 책임지고 있는 관리자의 입장에서 안정적인 물 공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시한번 다짐해 본다. 나아가 물 안정성 확보를 위한 노력은 K-water만의 문제가 아니다. 내가 먹는 수돗물이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는지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전주권 광역상수도 복선화사업의 시급성과 중요성에 공감하고,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도민 모두의 애정 어린 관심과 지원을 기대한다. /양동규 K-water 금강유역본부 경영계획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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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5.10 19:20

코로나19와 리쇼어링 그리고 새만금

정석훈 우석대 교수새만금연구단장 해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세계적 고립주의 대두 및 자유무역주의의 퇴조에 따라 큰 위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항상 위기가 새로운 기회일 수 있듯이, 어렵지만 최선의 방책을 도모한다면 오히려 한국 경제의 체질을 개선하고 새로운 활로를 마련할 수 있다. 지금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제조업 리쇼어링(re-shoring)이 그 중 하나이다. 리쇼어링은 해외에 진출한 제조업이 다시 국내로 복귀 함을 말하며, 원가요소가 경쟁력 있는 외국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오프쇼어링(off-shoring)의 반대되는 개념이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논의되어 왔으나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국경이 봉쇄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아, 원가 경쟁력보다 더 중요할 수 있는 공급사슬(supply chain)의 안정성 문제가 부각되고 있는 바, 해외에 진출한 글로벌 대기업들이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과 일본은 코로나19를 계기로 이전 비용의 100%를 정부가 지원하는 등 강력한 리쇼어링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2013년 해외 진출기업의 국내 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 일명 유턴법을 제정 시행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지난 8일 정부는 제4차 비상경제회의에서 핵심기업의 국내 유턴을 확대키로 하고, 종전 고용 및 산업 위기 지역이나 신설 투자 유턴기업에만 적용하던 법인세 최대 7년 감면(5년 100% + 2년 50%) 혜택을 증설 유턴기업에도 적용하기로 했다. 또한, 비 수도권에 입주하는 유턴기업에 국공유재산 장기임대(50년), 임대료 감면, 수의계약 등을 허용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이어서 28일 문재인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유턴기업 지원방안을 조속히 강구하라고 지시함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는 대한상공회의소, 광역지자체, 공공기관, 업종별 단체 대거 참여하는 민관합동 유턴지원반을 출범한다고 발표했다. 이제 유턴 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각 지자체 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이다. 새만금에는 550만평 규모의 대단지 복합 산단이 조성 중이어서 유턴 기업(특히 대기업)을 유치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조건을 갖추고 있으나, 제조업 기반이 열악하여 대기업에게 어필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모비스가 중국 공장을 폐쇄하고 협력업체 5곳과 더불어 울산에 복귀한 사례가 단적인 예라 하겠다. 또한, 전술한 비상 경제 대책의 내용을 보면, 타 지역에도 세제 혜택이나 국공유지 임대 등 새만금과 거의 대등한 수준의 규제 완화가 이루어져 유턴 기업 입장에서 굳이 새만금을 선택할 이유를 발견하기 어려운 현실이 되었다. 유턴 기업 유치가 국가적 아젠다가 되고, 심지어 수도권 규제 완화까지 논의되는 마당에, 새만금에 유턴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새만금에 타 지역과 차별화된 강력한 인센티브를 준비하여 지금의 호기를 활용하여햐 한다. 세제 혜택, 고용 보조금, 노동 관련 규제 완화 등의 제 분야에서 타 지역보다 더 유리한 강력한 유인책을 새만금특별법 개정을 통해서 관철시켜야 한다. 진행 중인 새만금 신재생에너지 산업 클러스터, RE100 산업단지 특구 등 내용에도 유턴 기업에 대한 각별한 유인책이 강구되어야 한다. 아울러, 코로나19 사태로 인하여 불투명하고 불안한 중국에서 철수를 고려하고 있는 서방 글로벌 기업들에게 투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한국, 특히 새만금을 어필하여 투자유치 노력을 적극적으로 경주하여야 한다. 전북도와 새만금개발청 그리고 전북 정치권 및 온 도민의 단합된 열정과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정석훈 우석대 교수새만금연구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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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5.07 16:54

‘생활 방역’으로 코로나19 극복, 일상 생활의 과학적 습관화가 필요하다

김양원 전북도 도민안전실장 온 지구가 코로나19 확산 위기로 공포에 휩싸였다. 5월 6일 현재 183개국에서 350여만 명 가까이 확진을 받았고 사망자가 2십5만여명을 넘어섰다. 문제는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 확진자 와 사망자의 증가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 프랑스 등은 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이웃 일본도 1만4000여 명을 넘어섰고 초기 청정지역이라고 했던 중남미도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강력하게 강화된 사회적거리두기를 추진하고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세계 각국의 주목을 받을 정도로 단기간에 놀라운 방역 성과를 거두고 있다. 세계 많은 나라에서 확진자와 사망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최근 확진자가 10명 내외로 감소하며 빠르게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전 세계는 한국의 드라이빙스루 검체방법, 자가격리 관리, 신속한 진단방법, 자가격리자 안전보호앱 설치관리 등 체계적이고 과학적이며 선제적인 한국의 방역시스템과 선진 국민 의식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으며 앞다퉈 벤치마킹하기에 이르렀다. 팬데믹이라는 어려움 속에서도 높은 수준의 정보 투명성과 전문성 그리고 국민의 놀라운 선진의식이 가져다준 자발적 참여의 결과이다. 코로나19는 방역 문제와 함께 경제적 충격을 감내해야 하는 과제도 안겨줬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지난 4월9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세계 경제가 1930년대 대공황(Great Depression) 이래 최악의 경제적 결과를 보일 것이라며 마이너스 성장을 예상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2020년 글로벌 성장이 급격히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이라며 IMF 180개 회원국 중 170개국이 1인당 국민소득 감소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것이다. 실제 우리나라 경제도 코로나19 때문에 1분기에 GDP가 마이너스 1.4% 성장률을 보였고, 민간소비는 6.4%나 감소했다. 문제는 수출 타격 등 경제적 충격은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는 점이다. 코로나19가 소비, 투자, 생산, 교역 등 경제활동을 위축시키면서 이러한 결과를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를 차단하면서 경제도 발전시킬 수 있는 포스트 코로나방안을 어떻게 마련하고 실행해 나가야 할까. 우선 우리 일상생활을 과학적으로 바꾸는 노력이 필요하다. 코로나19의 장기유행에 대비하여 국민의 일상생활과 경제활동을 보장하면서 코로나19 유행차단을 위한 감염예방 및 차단활동이 함께 조화되도록 전개하는 생활습관과 사회구조 개선이 필요한 것이다.. 그것이 생활 방역이다. 그 동안 폐쇄되었던 공공시설도 방역수칙을 준수하면서 개방을 시작하고 있다. 생활 방역 즉, 생활 속의 거리두기가 시작되는 5월 6일부터 더 많은 공공시설들이 개방되고 각종 축제 대규모 행사도 열리게 될 것이다. 정부에서 5월 3일 발표한 생활 속 거리두기 5대 핵심수칙을 철저히 준수할 수 있도록 생활의 과학적 습관화가 요구된다. 방역수칙을 준수하지 않고 방심하다가 코로나19가 확산된 싱가포르 사례는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면서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생활방역은 조용한 집단감염을 막아 코로나19를 조기에 종식 시키는 필수 요소이다. /김양원 전북도 도민안전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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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5.06 19:50

그렝이 질과 주춧돌

추원호 건축사 오래된 사찰이나 古家집에 가보면 나무기둥 밑에 자연석을 놓고 그위에 기둥을 세운 것을 볼 수 있다. 흙바닥 위에 세운 기둥은, 상식적으로 깨지고 썩고 미끄러워지기가 쉽기 때문이다. 현대 건축물은 콘크리트 구조로 기초를 만들어 그 위에 기둥을 세우지만, 콘크리트를 만들지 못했던 그 시대에는 자연석 기초를 세워 기둥을 똑바로 세운 것이다. 그래서 옛날에는 집을 지을 때 기둥 밑에 자연석 주춧돌을 받쳐 놓고 집을 지었다. 그렇지만 자연에서 구한 돌들의 모양은 울퉁불퉁 다양한 형태의 돌들이다. 표면이 평평하지 못한 울통불퉁한 자연돌을 다듬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였다. 그러나 톱과 대패를 이용해서 만든 나무기둥의 밑면은 평평하여 자연석 위에서 서로 맞지를 않는다. 따라서 표면이 고르지 못한 주춧돌 위에 기둥을 얹기 위해서 단단한 돌을 평평하게 깎는 어려움보다 옛 장인들은 더 깎기 쉬운 나무 기둥의 밑부분 단면을 울퉁불퉁한 주춧돌의 단면과 꼭 맞도록 깎아내어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이렇게 울퉁불퉁한 주춧돌의 표면과 나무 밑기둥이 꼭 맞도록 하기 위해서 기둥의 밑둥 단면을 깎아내어 돌과 기둥 밑면이 밀착되게 만드는 것을 건축용어로 그렝이 질 이라고 한다. 나무기둥 밑 그렝이질이 잘된 기둥은 못이나 접착제 없이도 쉽게 넘어지지 않고 단단하고 꼿꼿하게 서 있다. 이렇게 기둥 밑과 주춧돌 면이 밀착되어 딱 맞는 경우, 주춧돌이 매끈한 돌이라면 지진이나 강풍에 의해 기둥이 밀려갈 수 있지만, 목구조의 경우 울퉁불퉁한 주춧돌 위에 서 있어서 쉽게 밀리지 않고 오히려 표면이 거친 주춧돌 면이 기둥을 안전하게 잡아주는 역할을 하게 한다. 어찌보면 현대적 건축공법에는 콘크리트에 앙카볼트를 박거나 기둥 중앙에 철물 심을 박아 기초와 일체되게 할수도 있겠지만 그런 인공 공법이 아닌 자연석를 가공하지 않고 주춧돌 거친 표면과 일체되게 기둥 하부를 가공하여 밀착되게 만든 옛 선인들의 지혜를 생각해 본다. 고대 잉카문명의 숨결이 스며든 마추픽추의 돌담도 밑돌 모양에 딱 맞게 상부돌을 가공하여 마치 반죽한 흙벽돌 쌓은 것처럼 면도칼도 들어갈 틈이 없이 밀착공법을 한 것이나, 바람이 강한 제주의 돌담들이 밀리지 않는 이유는 서로 다른 모양의 돌들끼리 아귀를 맞추어 잡아주는 힘이 생기게 만든 원리이다. 이와같이 성격이나 형태가 서로 다름이 만날 때 한쪽 모양이 거칠고 울퉁불퉁해도 다른 하나의 모양이 불규칙한 형태에 맞추어 감싸 준다면, 상충된 그 둘의 만남은 세상 무엇보다 더 견고한 결합을 이룰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현대사회는 다양성과 다원화가 사회 저변에 형성된 시대이다. 나의 주변에 함께 하는 사람의 마음이 울퉁불퉁하다고 해서 그 사람을 피하고 미워하려고만 하기보다는 서로가 다른 그 마음에 어떻게 조화롭게 맞추어 줄 수 있는지 생각해 본다. 지금은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 역병에 의해 유사이래 경험해 보지 못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현상을 겪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밀착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인간의 감정과 사랑을 표현하지 못하는 일시적 현상을 겪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눈빛만으로 의사 전달해야 하는 시기에 오늘도 서로 다름의 상황을 인식하여 주변을 배려하고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그렝이 질 많이 하는 그런 날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추원호 건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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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5.05 19:28

감염병 시대의 뉴노멀(New Normal), 동학 정신에서 해법을 찾는다

곽승기 전북도 문화체육관광국장 코로나19 여파가 역설적이게도 우리에게는 국격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 스스로가 높이고자 한 것이 아니라 세계가 우리를 그렇게 평가하고 있다. 도시 봉쇄나 인권 침해 없이 일상 생활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이 만큼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세계는 놀라워했고, 이 와중에 총선을 무사히 치러낸 것에 또 한 번 세계를 경탄케 했다. 최근 거의 모든 나라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증가 추세인 반면, 우리나라 확진자 수는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 이것은 정부나 지자체의 체계적 대응은 논외로 하더라도, 전 국민의 철저한 예방수칙 준수와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적인 동참의 결과로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의료진 부족 뉴스에 각지의 의료진이 자발적으로 대구로 집결하고, 줄 이은 성금 기탁 행렬 등이 세계인들을 놀라게 한 것이다. 그동안에도 우리는 나라가 위기로 어려울 때마다 스스로가 놀랍도록 집중단결하는 민족성을 발현시켜 왔다. 1997년 IMF 외환 위기때는 350만 국민이 자발적으로 금 모으기 운동에 참여해 가장 단시간에 IMF를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2007년 서해안 기름유출로 수십 년간 서해 생태계는 되살아날 수 없다는 내외신 보도를 비웃기라도 하듯 130만명 이상의 자원봉사자가 참여해 사고발생 2년 만에 수질과 어종을 사고 전과 유사한 수준으로 회복시켰다. 최근 코로나 장기화로 주식시장에는 동학개미운동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에 맞서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을 대거 사들이는 현상을 반외세 혁명인 동학농민혁명에 빗대어 표현한 말이다. 위기때마나 나보다는 우리라는 공동체를 위해 분연히 일어나는 민족정신은 어디서부터 기인된 것일까? 역사적으로 민중이 주도하는 아래로부터의 저항과 개혁 정신의 뿌리를 찾다보면 역사 발전의 주체로 민중이 최초로 등장하는 동학 정신과 만나게 된다. 안으로는 낡은 봉건제도를 개혁해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고, 밖으로는 일제 침략에 맞서 국권 수호를 외친 동학 정신이야말로 애국 애족정신의 표상이고 근대 민주주주의 뿌리라고 할 수 있다. 3.1 독립운동과 4.19 혁명, 5.18 민주화운동, 6.10 항쟁, 촛불집회에 이르기까지 동학 정신에 뿌리를 두고 계승 발전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적 가치는 1980년대에 이르러서야 재평가되기 시작했고 동학란, 동학농민운동, 갑오농민혁명 등으로 불리며 축소왜곡되어왔던 역사는 2004년 3월 특별법이 제정되면서, 비로소 동학농민혁명이라는 정명을 찾았다. 오는 5월 11일은 동학농민혁명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지 2년이 되는 날이다. 최근 코로나 상황은 녹록지 않다. 우리나라는 진정 국면에 진입했으나 세계적으로는 아직도 확산 일로에 있어, 감염병에 대응하는 장기대책 마련이 불가피해 보인다. 동학농민혁명 기념일을 즈음한 지금은, 감염병 시대를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뉴 노멀(New Normal) 즉, 감염병 대응에 새로운 표준이 필요한 시기이다. 동학의 후예로서 나보다는 우리라는 공동체를 앞세우고, 현재의 진정세에 만족하기보다는 코로나 종식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지속 실천으로 비대면 활동을 확대하는 것과 함께, 개인 생활습관과 사회관행을 개선하는 생활의 과학화를 전개해 나가는 것이 요즘 시대의 동학 정신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곽승기 전북도 문화체육관광국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0.05.03 15:32

농촌일손돕기 전 국민·기관이 함께 나서야 한다

박성일 전북농협 본부장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곡우(穀雨)도 지났건만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봄이 왔어도 봄 같지가 않다. 게다가 우리나라를 포함한 많은 나라가 코로나19라는 매서운 바람으로 인해 경제적정치적으로 많은 피해와 혼란을 겪고 있어 봄기운을 전혀 느낄 수 없는 지경이다. 다행히도 우리나라가 성공적으로 대처하고 있지만 많은 부분에서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 가운데에서도 유독 농업분야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화훼농가와 친환경농산물 생산농가, 우유 생산농가의 시름이 깊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상 저온으로 인해 사과, 배, 복숭아 등 과일나무에 발생한 냉해 피해는 농업인의 마음에 깊은 생채기를 내고 있다. 여전히 우리 농업인의 시간은 지난해 겨울 속에 멈춰 서 있다. 본격적인 영농철을 맞아 농촌에서는 많은 농가들이 일손을 구하지 못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4월까지는 그럭저럭 꾸려 간다고 하지만 5월부터 이어지는 과일나무의 열매솎기, 모내기, 양파마늘 수확, 고추고구마의 모종이나 종순 식재 작업이 당장 걱정이다. 고양이 손이라도 빌리고 싶다는 속담이 농업인의 마음 일 것이다. 농촌의 고령화와 이촌향도(離村向都) 현상 등으로 농촌의 인력 수급이 좋지 않은 것이 비단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올해는 어느 해보다 상황이 좋지 않다. 농번기 일손 부족 완화에 보탬이 됐던 외국인 계절근로자마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하늘길이 막혀 국내에 전혀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 전북의 경우 이러한 외국인 노동자의 수가 250여명에 이른다. 더구나 코로나 19로 인한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 도 농촌 인력 수급에 악영향을 끼쳤다. 이에 따라 지난해 7만~8만원이었던 일당이 올해 들어 30% 가량 대폭 상승한 것도 모자라 심지어 일하기 전에 일당을 미리 지급하는 선불제까지 등장했다. 농촌 일손 부족으로 인한 피해는 단순히 농업인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농촌이 활력을 잃고 농업이 어려움을 겪게 되면, 이는 농업이 지니고 있는 공익적 가치의 훼손으로 이어져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 모두에게 돌아오는 것이다. 농업의 공익적 가치는 식량을 공급하는 기능 외에도 환경보전, 농촌경관 제공, 농촌 활력 제고, 전통문화 유지, 식량안보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의 세계적인 대유행에 따른 위기감으로 식량안보가 대두되고 지금의 현실을 감안해 볼 때 농업의 공익적 가치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실제로 세계 3위 쌀 수출국인 베트남이 지난달 24일 쌀 수출을 금지했고, 캄보디아가 이 달 5일 쌀 수출을 중단했다. 베트남은 최근 쌀 수출을 재개했지만 수출량 조절이라는 단서가 붙었다. 러시아는 지난 달 20일 밀과 쌀, 보리 등 모든 곡물에 대한 수출을 막았고 카자흐스탄, 파키스탄 등도 주요 작물의 수출을 금지했다. 굳건한 식량안보의 기본적인 전제 조건은 농산물의 원활한 생산이며, 원활한 생산을 위해서는 적절한 인력수급이 반드시 필요하다. 전북도와 농협 등 여러 기관들이 고질적인 농촌의 인력문제 해결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세계도 인정한 대한민국만의 저력이 있다. 코로나19를 대처하며 보여준 성숙된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아직도 봄을 맞이하지 못하고 있는 농촌과 농업인을 위해 모두 함께 일손 돕기에 동참해 주기를 바란다. /박성일 전북농협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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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4.27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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