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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관광 성장 키워드 '컨벤션'

컨벤션(convention)은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복합형 국제회의 산업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는 미래형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회의개최와 함께 병행되는 전시회와 이벤트 등을 적극 활용하여 해당 지역의 문화와 매력을 국제사회 속에 자연스럽게 알릴 수 있는 최적의 홍보수단이기도 하다.관광진흥의 핵심을 쉽게 표현하면 ‘많은 사람을 끌어들여 많이 쓰게 하는 것’이다. 여기에 지속가능성까지 고려한다면 ‘다시 오게 만드는 것’도 포함된다. 많이 오고, 많이 쓰고, 다시 오는 이 세 가지 목적을 달성 할 수 있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가진 알짜 산업이 바로 컨벤션이다.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매년 수 만개의 크고 작은 국제회의가 개최될 만큼 컨벤션 시장은 갈수록 규모가 성장하고 있다. 따라서 많은 국가와 지역에서는 앞다퉈 지원법을 제정하고 전문지식과 정보를 총동원해 보이지 않는 유치 전쟁을 벌이고 있다. 경제적으로 막대한 부가가치가 창출되기 때문이다.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100명 규모의 컨벤션을 유치하면 중형자동차 20대, 42인치 TV 1500대, 핸드폰 1000대 이상을 수출하는 것과 맞먹는 경제적 이득이 창출된다고 한다. 숙박과 교통, 무역, 유통 등 관련 산업과의 연계효과 및 양질의 일자리 창출효과도 매우 크다.컨벤션 참가자들은 각국의 여론 주도층으로, 이들이 귀국 후 우리지역의 홍보대사 역할을 하게 된다면 이는 수치로 환산할 수 없는 엄청난 홍보효과로 이어지게 된다.수년 전부터 각 자치단체는 대규모 컨벤션센터와 전담기구를 설립하여 다양하고 체계적인 유치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우리나라는 어려운 정치·사회적 여건 속에서도 997건(국제협회연합·UIA 공식통계)의 국제회의를 유치·개최하였다.그러나 안타깝게도 현재 전북의 컨벤션 여건은 매우 열악하다. 컨벤션뷰로(convention bureau) 등 전문 전담기구는 물론 국제공항마저 없어 국제기구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적극적인 유치 정책 또한 보이지 않는다. 도내에 몇 군데 관광 관련 기관들이 있지만 능력도, 노력도, 관심도 다 부족하다.현재 전라북도는 2023년 세계잼버리대회의 성공 개최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철저한 사전 준비를 통해 기필코 대회 성공을 이루어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국제회의 및 대형 이벤트 진행 역량을 축적해야 한다. 유치 성공, 그것은 끝이 아닌 길고 험난한 길의 시작이다. 만시지탄이지만 이제부터라도 분발해서 역량을 집중해 나가야 한다. 특히 올해에는 기필코 도내에 컨벤션 전담기구가 출범되어야 한다.스위스의 작은 시골마을 다보스는 다보스포럼을 계기로 세계적인 도시로 도약하였다. 특화된 지역 문화를 활용하여 새로운 이미지를 창출하고 이를 상품화하여 지역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야 한다. 이를 통한 경쟁력의 확보는 미래 지역관광의 운명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이다.전북은 국제사회에 경쟁이 가능한 특유의 문화 콘텐츠들을 가지고 있다. 또한 새만금 완공 시 동북아의 허브가 되는 지리적 이점도 안게 된다. 이런 여건 속에서 지역 내 컨벤션 산업의 육성은 전라북도 관광발전에 엄청난 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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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1.16 23:02

고창주민 원전 피해, 지방세 납부로 해결해야

지난해 11월부터 고창군 관내 각 마을과 행사장을 돌려 서명운동을 했다. 고창과 영광군의 경계에 위치한 원자력발전소에서 내는 지방세를 고창에도 내도록 법률을 개정해 달라는 서명운동이다. 원자력발전소는 현행 ‘지방세법’ 제144조에 따라 발전소가 소재하는 행정구역에 세금을 납부한다. 그 결과 전라남도와 영광군에 매년 약 600억 원이 넘는 지방세를 내고 있다. 그런데 원자력발전소와 경계하고 있는 우리 고창에는 지방세를 한 푼도 내지 않는다. 우리 고창은 원자력발전소와 바로 인근이라는 말로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발전소로 인한 피해가 영광군보다 훨씬 크다. 그 첫 번째 사례가 온배수 피해다. 원자력발전소 주요 시설은 핵으로 전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매우 높은 열이 발생해, 바닷물로 이를 식혀야 한다. 이 온배수가 1초당 300톤이 고창 앞바다로 쏟아진다. 바닷물 온도보다 평균 7℃ 정도 높은 물로, 해양생태계 파괴의 주범이다. 하루 24시간 1초도 쉬지 않고 초당 300톤의 어마어마한 온배수가 고창 곰소만 바다로 나오고 있다. 온배수 배출구는 고창 앞바다를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온배수 피해로 어민들이 보상을 받았는데, 영광군 어민 피해액이 420억 원이다. 그런데 고창군 어민들이 받은 피해보상금은 영광의 3배가 넘는 1283억 원이다. 고창 어민들이 온배수로 인해 얼마나 많은 피해를 당하고 있는지 이 통계가 보여주고 있다.고창 주민들이 피해를 보는 두 번째 사례는 고창과 영광군 관내의 고압송전탑 숫자다. 고압송전탑이 영광군에는 221개 있다. 그런데 고창은 이보다 60개 많은 281개다. 송전탑은 전자파로 인해 주민 건강에 큰 위협이 되고 있으며, 송전탑 부지와 주변 지역은 땅값이 떨어져 주민의 재산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방세는 한 푼도 받지 못하는 고창군민들이 발전소로 인해 영광군보다 더 큰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연간 600억 원의 지방세가 고창에는 한푼도 오지 않고 있다. 세 번째 피해는 고창군의 땅 50만 평이다. 원자력발전소는 자신들이 필요한 생활·공업용수를 얻고자 고창군에 발전소 전용 저수지를 만들었다. 이 땅이 자그마치 50만평이 넘는다. 80년대 초반 고창주민들은 국가의 산업시설에 필요한 저수지라는 말에 별다른 보상도 받지 못하고 50만평의 큰 땅을 발전소에 내주었다. 네 번째는 정부가 법률을 개정해 2015년 원자력발전소 주변 30km를 방사선비상계획구역을 설정한 것이다. 말 그대로 핵발전소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위험한 지역이다. 고창군과 부안이 비상계획구역이 되었다. 그런데 발전소에서 내는 지방세가 고창에는 한 푼도 없다 보니 관련 대책을 세울 예산이 없다. 그야말로 말뿐인 비상계획구역인 셈이다. 이처럼 고창군 주민들은 잘못된 현행 지방세법으로, 한 푼의 지방세도 받지 못하는 신세를 30년 동안 겪고 있다. 고창군의 2017년 지방세 수입이 전체 190억 원이다. 고창군민 전체가 납부하는 지방세가 채 200억 원이 안 된다는 말이다. 그런데 영광군은 원자력발전소에서만 받는 지방세가 연간 400억 원이 넘는다고 한다.이렇게 억울하고 불합리한 사례가 있을 수 있는가. 우리 고창에도 발전소에서 납부하는 지방세가 50억이든 100억이든 들어온다고 상상해 보라. 불과 200억 원인 고창군 전체 지방세에 큰 도움이 될 것임은 자명하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그동안 부족했다. 불과 한 달 정도 진행된 서명운동에 고창주민 6200명이 동참했고, 법률 개정을 촉구하는 청원서를 지난 12월 15일 국회에 제출했다. 아울러, 이런 잘못된 법률을 개정해 달라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인 진선미, 김병관, 안규백, 이수혁 의원, 국민의당 유성엽 위원장도 만났다. 현재 법률개정안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접수되어 논의되고 있고, 국회에서도 긍정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지방세를 독점해온 전남 영광, 경북 경주, 부산 기장군 등에서 반대하면서, 더 많은 주민들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고창군과 지방의원, 우리 주민들이 좀 더 깊은 관심을 갖고, 이 문제가 바르고 정의롭게 해결되도록 힘을 모아나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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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1.15 23:02

국민의 명령이다! 잘못된 게임의 룰을 바꿔라

게임에는 룰이 중요하다.정해진 규칙에 따라 선수들이 경쟁하고, 승패가 결정된다. 규칙은 승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간혹 규칙으로 인해 선수의 역량과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기도 한다.선거제도도 마찬가지다. ‘표의 등가성’은 선거제도의 본질적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승자독식의 소선거구제 규칙은 50%대 득표로 90% 이상 의석을 싹쓸이하는 불균형을 낳고 있는 것이다.지금으로부터 30년 전인 1988년 3월, 4당 합의에 의해 소선거구제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1대1 구도라면 군사세력을 이길 수 있다고 판단한 민주화 세력의 요구가 관철됐지만, 그 결과는 우리 정치사의 가장 큰 오점인 극심한 지역분열을 낳고 말았다.영남은 보수, 호남은 진보라는 선거등식이 생겨났고 1당 싹쓸이 투표 행진이 계속됐다. 물은 고이면 썩는다. 30년 동안 지속된 1당의 독주는 필연적으로 여러 가지 병폐를 양산했다. 공천만 받으면 당선이 되는 정치구조에서 지역발전이나 민생을 위한 정치는 뒷전이 되고 말았다. 공천권을 쥐고 있는 지도부의 눈치를 살피고 비위를 맞추는 것이 먼저였다. 일당 독점 정치 지형은 영호남 화합과 국민 통합에도 걸림돌로 작용했다.강산이 세 번 바뀌고 시대가 변했다. 국민의 의식이 바뀌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민심은 고질적인 지역분열을 치료하기 시작했고, 국회를 다당제로 만들었다. 다섯 명의 후보가 지역주의를 극복했고, 전북에서도 20년 만에 보수당 후보를 당선시켰다.이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이다. 이제 시대정신에 맞게 잘못된 게임의 룰을 바꿔야 한다.대의민주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표성의 실현이다. 국회가 5000만 국민의 다양한 이해와 요구를 대변하려면 민심의 분포가 국회 의석에 정확하게 반영되는 선거제도로 나아가야 한다. 지금껏 선거구제 개편 논의는 당리당략과 기득권 수호, 정치적 셈법에 의해 번번이 좌절됐다. 20대 총선을 앞둔 2015년 2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정치개혁을 위해 중대선거구제, 권역별 비례대표제, 석패율제 도입을 골자로 한 선거구제 개편안을 내놨지만 19대 국회는 되레 지역구 의원을 늘리고, 비례대표를 줄이는 청개구리 선택을 하고 말았다.20대 국회도 마찬가지다. 지난 연말까지 서로 평행선만 긋다가 아무런 결론도 내지 못한 정개특위를 개헌특위와 통합해 6월까지 연장하기로 했다.이제는 국회가 국민의 준엄한 명령에 화답해야 한다. 비례성이 전면적으로 강화되는 선거제도를 통해 승자 독식의 잘못된 정치구조를 깨야 한다. 지역 장벽을 허물고, 정치적 다양성을 확보하며, 궁극적으로 정당정치를 복원하는 선거제도 개혁을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전북도 변해야 한다. 그동안 한쪽 세력에게만 일방적으로 표를 몰아주면서 ‘경쟁의 정치지형’은 찾아볼 수 없었고, 그 결과 전북은 제 몫을 찾지 못한 채 지역발전에서 소외됐다.2018년 전라북도는 6조 5685억 원이라는 사상 최대의 예산을 확보했다. 애초 정부 예산 대비 8.2% 증가라는 놀라운 숫자다. 사상 최대 전북 예산. 일당 독주가 아닌 여야의 쌍발통 정치가 만들어 낸 결과일 것이다.선거제도 개혁 → 지역주의 극복 → 국가 균형발전.학습효과는 충분히 거두었다. 이제는 실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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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1.11 23:02

덕후면 어때, 스태프면 왜 안돼?

대안학교 전환을 앞두고 이런저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 일반학교와 뭐가 다르냐고, 무슨 유형의 대안학교냐고…. 일반학교와의 차이점은 어렵지 않게 답변하지만 ‘어떤 유형의 대안학교냐’ 하는 질문에 대한 필자의 대답은 장황하거나 단호하거나 둘 중 하나다. 장황한 대답은 대안학교의 철학이나 교육과정에 대한, 나름 성의 있는(?) 답변인 반면에, 단호한 대답은 사실 무성의한 대답이다. “그런 거 없어요!”대안학교 자체가 기존의 공교육에 대한 뼈아픈 성찰과 반성에서 탄생한 것인 것을…. 서열화, 몰개성, 획일적, 지나친 경쟁위주의, 게다가 현재는 없고 미래만 있는 교육(지금 참으면 나중에 행복하다는 식의). 그래서 학교만 생각하면 머리가 아프고 스트레스가 생기는 이 불행한 교육 현실을 어떻게 해서든 정상화시켜보자고 시도한 것이 대안학교(교육) 아닌가? 한 마디로 아이들이 ‘지금’ 행복한 학교, 학교에서의 배움이 진짜 아이들의 ‘삶’과 연결되는, ‘삶의 힘’이 되게 하는 그런 학교, 그런 교육을 해보고 싶은 것이다. 거기에 무슨 ‘유형’이 필요하단 말인가? 그래서 필자는 우리 학교는 무슨 대안학교냐는 물음에 단호하게 “그런 거 없어요!”라고 내뱉는 것이다.고산고등학교는 새해(2018학년도)부터 공립 대안계열 특성화고(보통 공립 대안고라고 부른다)로 전환된다. 전북 최초, 전국적으로도 다섯 번째 시도이다. 홍보 부족인지 정원을 다 채우진 못했지만 신입생 모집을 해놓고 보니, 정말 톡톡 튀는 아이들이 많았다. 그래서 우리 선생님들은 새 학기가 기대된다고 한다. 이 아이들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 ‘덕후’는 흔히 ‘특정 분야에 몰두하는 마니아 이상의 열정과 흥미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가리킨다. 몰두하는 행위를 ‘덕질’이라 하고, 덕질이 직업이 된다면 ‘덕업일치’라고도 한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로 밥을 먹을 수 있다면 가장 좋은 일 아닐까? 문제는 우리 사회가, 우리 학교가, 우리 어른들이 ‘덕질’을 쉽게 용납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빌 게이츠나 마크 저커버그는 대표적인 ‘덕후’가 아닌가?각종 공연이나 행사에서 주로 뒤에서 진행을 돕는 사람들을 스태프(Staff)라고 부른다. 사람들은 대개 주인공이 되고 싶어 한다. “얼굴이 잘났으면 앞줄에 섰을 텐데…” 라던 코미디언의 넉살도 주인공을 선호하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조연 없는 주연 없고, 스태프 없는 행사는 절대로 만들어질 수 없는 법이다. 주연보다 빛나는 조연, 배우보다 더 갈채 받는 스태프도 있다. 경쟁 위주의, 서열화 교육 체제에 길들여진 우리 아이들에게 조연이나 스태프는 ‘루저’ 취급을 당하기도 하고 ‘성적’은 모든 의욕을 상실하게 하는 폭탄이 되기도 하지만 노래할 때, 운동할 때, 그림 그릴 때 행복한 미소를 짓는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가? 각자의 안에 있는 탤런트를 찾아 그 일에 몰두하는 ‘덕후’를 학교는 기대하면 안 되는 것일까? 내 친구를 무대 위에 올려놓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음향과 조명을 담당하며 행복감을 느끼는 스태프는 얼마나 아름다운가? 이런 덕후와 스태프들이 무시당하지도, 불행하지도 않은, 그리하여 모두가 행복한 그런 학교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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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1.10 23:02

KTX 혁신역 신설이 불가능한 몇 가지 이유

이낙연 국무총리가 KTX 무안 경유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자, 최근 KTX 혁신역 설치를 두고 전북이 불필요한 갈등으로 들썩이고 있다. 기금운용본부를 활용한 금융타운이 제대로 안착하려면 전북혁신도시에 KTX가 경유하는 역을 신설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되면서부터다.익산시와 익산시민들이 백번 양보한다 할지라도 혁신역 신설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만에 하나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할지라도 이 논의는 접는 편이 전북지역 전체 이익에 도움이 된다는 게 내 생각이다. 불필요한 갈등은 결국 전북발전을 저해시킨다. 광주·전남이 굳이 혁신역 신설 주장에 가타부타 하지 않는 것도 문제 논의 자체가 비현실적이기 때문이다. KTX가 지나갈 혁신역 후보지인 김제시 공덕면은 익산역에서 불과 7~8km에 지나지 않는다. 고속철의 생명은 속도다. 천문학적인 세금을 사용하고도 그 수요가 적고 부작용이 더 크다면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라는 문제가 남는다. 정부는 커녕 도와 전주시가 적극 나서지 않는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일 것이다. 10분 정도 거리에 고속철을 세우는 것은 세계철도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다. 현재 KTX가 지나가는 역 사이의 최소 안전 제동거리는 40km로 규정돼 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이 원칙을 어겨가면서까지 혁신역 신설을 추진할 정도의 명분도 부족하다.혁신도시 공공기관 직원들과 주민들을 진정 생각한다면 전주역과 익산역에 직통 셔틀버스를 운행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인 방법이다. 이미 오래 전에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저속철화와 사업비 낭비 등을 이유로 KTX역 신설 불가를 분명히 밝혔다. 이는 혁신역 신설 주장의 타당성을 의심하기에 충분한 대목이다. 새만금과 잼버리를 비롯해 일자리 관련예산 등 많은 자금이 필요한 전북이 구태여 그 기대효과도 확실치 않은 혁신역을 고집한다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을 수밖에 없다. “KTX혁신역 신설은 ‘교통 오지’오명을 씻을 절호의 기회”라는 주장도 있지만 10km 내외의 거리에 고속철이 선다면 다른 지역의 웃음거리가 되기 쉽다. 첫째 지역이기주의라는 비난을 면키 어려우며, 둘째 그 비난을 전북도민이 감수할 만큼의 실익도 없다. 혁신도시 주민들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고속철보다 교통의 모세혈관 역할을 수행하며 혁신도시 주민들을 촘촘하게 실어 나를 수 있는 셔틀버스 서비스다. 셔틀버스 운행은 나주혁신도시가 이미 실천에 옮긴 정책이기도 하다. 30만 정도의 익산시민은 물론 65만 전주시민의 편익에도 비효율적이다. 역사와 동네를 잇는 교통편이 부족한 김제시민들에게도 이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시내를 오가는 대중교통 인프라 자체가 불편한데 KTX역이 선다고 5개 시·군을 잇는다는 발상은 무책임하다. 전주역이 이미 존재하는데 같은 지역에 혁신 역을 설치한다면 익산역을 이용하는 시민보다 전주역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불만이 더 높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혁신역을 신설해야 한다는 주장보다는 혁신도시 정주여건 개선과 연계교통망 확충, 교육인프라 확장에 예산을 투입하는 것이 전라북도의 미래를 위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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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1.09 23:02

전주 종합경기장 활용 방안

애당초 전주 종합경기장 건립은 처음부터 순탄치 않았다. 당시 도민들은 ’논에 운동장을 만든다는 것은 안된다’며 연일 총궐기에 나서는 등 강력하게 반대했다. 이런 와중에 필자는 전북일보에 종합경기장 건립의 필요성과 타당성 등을 역설하는 ’종운(綜運) 유휴지 활용책 소고(小考)’라는 원고를 기고했다. 1964년 1월 30일자 전북일보에 실린 필자의 특별 기고는 도민들의 공감을 얻었고, 이는 경기장 건립 반대 측의 목소리를 잠재우는 계기가 됐다. 이에 당시 전북도 김인(金仁) 지사는 전북일보 박용상(朴龍相) 사장을 찾아 종합경기장 건립에 대해 대화를 나눴고, 사업 추진은 탄력을 받게 됐다. 초창기 종합경기장 건립에 관여했던 한 사람으로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종합경기장 활용 방안을 제안해 보고자 한다. 그동안 여러모로 고민도 많이 해 봤다. 현 전주 종합경기장(이하 경기장)은 대지 총면적 12만7524㎡, 건물 연면적 3만6181㎡이다. 이 경기장을 ’전주 한옥마을’처럼 전주시민은 물론 전 국민들이 즐겨찾는 ’전주 경기마을’로 조성하자는 것이다. 경기장을 ‘국제공원화 경기장’으로 조성하는 방안이다. 먼저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관련 법규 제정 작업 등을 통해 ‘1인 1주(10만 원)’의 도민 및 국민주를 공모하는 방법으로 기초 예산을 확보해 운영을 준비한다. 다음은 현 경기장을 원형을 그대로 보존한 상태에서 내부 시설 및 유휴공간을 연차적으로 개·보수한다. 시설 개·보수는 1차적으로 ‘부스’를 설치하고 ‘수목공원’을 조성하는 작업이다. 부스는 현 경기장의 타원형 건물에 기대어 기와집 형태의 한옥 부스를 여러 개 설치한다. 각각의 부스는 친환경 농·축·수산물 및 토산물품 등의 기념품용을 전시·판매하고, 상설화해 시민들이 언제든지 찾아올 수 있도록 한다. 수목공원화는 우선 울타리를 수벽(樹壁)으로 조성한다. 북쪽은 북풍용 고목을, 남쪽은 키 낮은 관목을 배치한다. 경기장 내 트랙은 그대로 둬 시민들이 각종 운동·경기 용도로 사용토록 하고, 경기장 밖 부스시설 앞쪽에 다양한 나무를 심는다. 수목은 육송·해송·편백·약목·향목·곡수 등을 줄을 지어 식재하고, 음지·양지 고루 배치한다. 이 곳을 지나오면 근심 걱정도 덜고 질병도 나아지는, 또 오고 싶은 이 숲을 가꾸어내자는 취지이다. 냇물도 흐르고 산새도 노래하며, 들과 산을 오르내리지 못한 분들도 드나들게 되는 장수마을 길이 된다.이 같은 방안은 80평생을 교사(생물)로 살아온 필자의 경험과 체험에서 나온 것이다.끝으로 경기장 내에 ‘청노인(靑老人) 충효농심원(忠孝農心院)’을 개설 운영해 ’새마을 운동’과 같은 ’청노인 경기마을 운동’을 전개해 나간다. 국제공원화된 경기장과 연계하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농심원은 무병(無病) 강건(强健) 불로(不老) 장수(長壽) 등의 비법으로 빈고(貧苦) 병고(病苦) 무위고(無爲苦) 고독고(孤獨苦) 등을 치유해 건강하게 100세 이상을 살고, 행복을 만들어가는 교육훈련 시설이다.이처럼 경기장 시설을 십분 활용해 홍보하다 보면 전주 종합경기장은 명소가 되고, 새로운 형태로 조성되는 ‘전주 경기마을’은 전주 한옥마을처럼 황금알을 낳는 관광단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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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1.08 23:02

KTX 혁신역 논란을 바라보는 패러다임

지금 전북은 KTX 혁신역 신설 논란으로 갈등과 분열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찬반의 팽팽한 주장이 계속되는 현 시점에서 우리는 국토연구원 연구결과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소도시 20곳에서 인구가 줄어들고 있고 2040년이 되면 지자체의 30% 정도는 제 기능을 상실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익산시 인구는 1995년 이후 30만 이상을 유지하다가 지난 11월 말 기준으로 30만이 붕괴되어 시민들이 큰 충격에 빠져 있다. 이러한 위기와 갈등상황에서 KTX 혁신역 논란의 종지부를 찍을 해결방안을 전북 전체의 통합적 관점에서 모색해 보자.어느 시민단체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혁신역 신설 사업비가 1조 6000억 원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KTX 혁신역 신설은 4대강 사업처럼 막대한 예산의 중복투자로 전북은 정작 필요한 지역발전의 기회를 잃을 수도 있다. 그리고 혁신도시로 인구 쏠림현상이 생겨 전주, 익산, 김제의 구도심은 빨대현상으로 바람 빠진 고무풍선처럼 쭈그러들어 전북 경쟁력은 더욱 약해질 것이 명약관화다.패러다임을 전환하여 지역이기주의식 접근방식에서 벗어나 지역상생모형인 광역행정의 통합적 시각으로 바라보자. 역사적으로 전주는 전라감영이 설치되어 전라도와 제주까지 관할한 중심지였다. 익산은 호남의 관문인 이리역을 중심으로 전주와 군산항으로 물류를 수송하고 군산은 항구도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왔다. 이처럼 전북 각 도시는 파트너십이 잘 갖추어진 네트워크를 통해 발전을 해왔다.그런데 이리역 폭발사고로 황폐해진 땅을 시민의 피와 땀으로 일구어낸 익산역이 언제부터인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자 네트워크에 문제가 생겼다. 인적물적 순환이 잘 되지 않자 도민들은 불편한 익산역을 외면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익산역을 대체할 철도역은 호남권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것 또한 현실이다.익산시는 도민 앞에 제 역할을 못한 책임을 통감하고 익산시민의 힘을 하나로 모아 익산역을 새롭게 디자인해야 한다. 시내 진입도로를 무신호 전용도로화 하는 동시에 복합환승센터로 접근성을 높이고 대규모 컨벤션센터와 쇼핑센터를 건립하여 전북의 관문으로서의 얼굴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 그리고 철도물류센터를 세워 호남의 물자수송은 물론 새만금시대를 대비해야 한다.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20162025)상으로 발표된 전북권 도시광역전철망도 깊이 있게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전주는 도청을 기반으로 한 전북중심도시로 익산은 전북의 관문과 철도물류도시로 군산은 항구와 새만금도시로 각 도시의 특성화 부분을 살리고 북돋아 미래를 집중적으로 준비한다면 전북의 동력은 상승하고 경쟁력도 강해질 것이다. 이제는 KTX 혁신역으로 인한 소모적인 논쟁과 분열을 멈추고 상생하는 비전을 보는 눈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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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1.04 23:02

새해 전북교육, 다시 희망을 외치자

2018년 무술년 새해의 새로운 아침이 활짝 열렸다. 어느 누구라도 항상 신년 초엔 기대감과 설렘에 가슴이 벅차오를 것이다. 지난해 우리는 촛불 시민혁명을 통해 새로운 정부를 활짝 열었다. 그만큼 사회 각 분야에 대한 기대도 높았지만, 지난해 전북지역 교육계는 잇단 사건으로 시끄러웠다.부안 모 여고 교사 성추행사건을 시작으로, 부안의 한 중학교 교사가 교육청 감사를 받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벌어졌다. 급기야 전주에서는 학교폭력에 시달리던 여중생이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적인 일이 있었고, 정읍의 한 중학교에서 투신사건까지 발생했다. 물론 전북교육이 안고 있는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다. 초·중학생의 기초학력 수준은 몇 년째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고등학생들의 학력마저 전북교육청의 주장과는 달리 최근 3년 ‘하위권’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교육은 전북의 힘이다. 2018년은 기본과 원칙이 무너진 전북교육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원년(元年)이 되어야 한다. 촛불혁명이 세상을 바꿨다면 이제 전북에는 진보와 보수의 틀을 벗어나 새로운 형태의 교육혁명이 필요하다. 이것이 바로 ‘교육을 통해 전북을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한다’는 교육입도론인 것이다.먼저 안전한 학교를 만들어야 한다. 지난해 학교폭력으로 목숨을 잃은 학생의 학부모와 피해 학생들을 생각한다면 특단의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도교육청 단위의 조직개편을 통해 학교폭력과 학생안전을 담당할 전담부서가 확대·개편되어야 한다. 학교폭력 예방과 모든 학교에서 상담지원을 활성화하기 위해 위클래스 확대 설치, 전문 상담교사 정원 지속적 확대, 특화된 위센터 운영 등 단위학교의 학교폭력 예방과 위기학생 대응 능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 모색이 가장 우선되어야 한다.누구나 행복한 학교를 만들어야 한다. 학교는 다양한 구성원이 함께 살아가는 공간이다. 물론 교육의 가치는 바로 학생이고, 통제나 지시의 대상도 더 이상 아니다. 하지만 오로지 학생만을 위한 공간은 아니다. 학교는 학생·교사·교직원이 함께 소통하고 공존하는 곳이어야 한다. 진보와 보수를 떠나 교육의 기본틀은 유지되어야 한다. 교육의 근본이 되는 기초·기본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학생의 인권은 존중되어야 하지만 지나친 방임주의는 경계해야 한다. 교사는 학생들이 건강하고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되, 교권이 존중받는 풍토를 다시금 회복할 필요가 있다. 따뜻한 교실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 사회의 양극화 현상은 교육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교육은 희망의 사다리가 되어야 하며, 돌봄과 배움에 사각지대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 지역별·학교별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조례 제정 등을 통해 교육복지 서비스의 지속성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 함께하는 교육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 아이는 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라고, 살아간다. 지역사회와 학교가 함께 어우러지는 공동체를 만들어가려는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 전북교육은 ‘동행’이 되어야 한다. 교육을 보수와 진보의 이분법으로 편을 가르지도 말자. 교육을 교육답게, 학교를 학교답게 만들어 가는 데 누구 하나 소외됨이 없어야 한다. 무술년 한 해는 무너진 전북교육의 자존심을 되찾기 위해 모두가 힘을 합쳐 새로운 도약의 해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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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1.03 23:02

2018년, 마이스산업 융성 원년으로

MICE 산업은 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 tives), 컨벤션(Convention), 이벤트와 전시(Events & Exhibition)의 머리글자를 딴 것으로 굴뚝 없는 산업,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고 있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다.단어 자체가 생소해 어려운 개념이라고 생각할 수 도 있지만 사실 이미 전라북도가 도정핵심 공약으로 추진하고 있는 토탈관광과도 궤를 같이 하고 있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마이스산업은 풍부한 자연환경과 관광자원을 갖고 있는 전북과 매우 잘 어울리는 산업이라고 생각한다. 향후 본격 개발될 새만금을 중심으로 전북의 다양한 자원을 씨줄과 낱줄로 엮어 촘촘하게 구성한다면 향후 백년의 먹거리라 될 것이라고 자부한다. 하지만 전북 상황을 살펴보면 마이스산업 성장에 필요한 컨벤션센터와 기획·운영을 도맡을 전문가 한명 없는 것이 현실이다. 도청 소재지이자 전북 경제·행정의 중심지인 전주시에는 충분한 수요가 있음에도 컨벤션센터가 없다. 또한 전북 전체로 넓혀도 군산컨벤션센터가 유일하다. 서울의 코엑스, 익산 킨텍스, 부산 벡스코의 경우 컨벤션센터가 학회, 이벤트, 전시 공간뿐만 아니라 문화·상업의 요충지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 하고 있는데 반해 전북은 몇 년째 컨벤션센터 건립에 대한 논란만 무성할 뿐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다. 전문가의 부재도 심각하다. 유일한 컨벤션 센터인 군산컨벤션센터를 맡아 운영할 전문가의 부재로 광주의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위탁을 받아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다. 본 의원은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부가가치를 유발하는 마이스 산업을 적극 육성하기 위해 지난 10월 도지사로 하여금 마이스산업 육성을 위한 종합계획을 세우게 하고, 국제회의 및 전시회 개최와 이를 수행하는 전담기구를 설치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려한 「전라북도 마이스산업 육성에 관한 조례」를 발의했다. 하지만, 도청 내 마이스산업을 담당하는 부서는 팀장 포함 3명이고, 마이스산업팀의 2018년도 예산 또한 국제행사유치 지원 항목으로 5000만원이 전부여서 더 많은 인력과 예산지원이 절실하다. 최근 송하진 지사는 새만금 이후의 전북 먹거리를 찾고자 각계각층의 전문가를 중심으로 ‘전북 혁신성장·미래비전 기획단’을 꾸렸다고 한다. 도의원이자 도민의 한 사람으로서 마이스산업 육성을 포스트 새만금의 한 축으로 제안하고자 한다. 새만금을 중심으로 전북을 하나로 묶는 마이스산업 생태계를 구축한다면 미래 전북의 새로운 동력이 될 것이다. 2018년을 마이스산업 융성 원년으로 삶아, 전북 발전을 도모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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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1.02 23:02

정유년 세모(歲暮)에

매일 시승하여 출근을 시켜주는 내 승용차에게 참으로 고마운 정을 느끼며 영원한 나의 동반자로 아끼고 사랑하며 더욱 간절한 정을 나누리라는 다짐의 마음을 새롭게 새긴다.자고나면 수북하게 내린 흰 눈을 보며 신천지를 만난 기쁨이 가득하고 내 애마를 뒤덮은 흰 눈을 쓸 때는 내 몸 안의 타락되어 부패된 찌꺼기들도 함께 쓸어내고 싶었다. 겨울이 주는 기쁨을 만끽하며 조심조심 출근하는 발길이 보람으로 이어지는 삶의 여정이기를 바라는 마음만 간절했었다.매일의 생활이 하루같이 지나가는 세월 속에서 나는 최선을 다하여 삶의 밭을 일구었는가를 자성해 보며 흐트러진 시선들을 한데 모아 참으로 소중한 내일의 물레방아를 돌리려는 각오를 새롭게 다짐을 한다. 가면 가고 돌아오지 않는 세월 속에 분명한 나의 자아를 정립하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했느냐는 물음에도 나는 자유로울 수 없음을 고백한다.제야의 종소리를 들을 수 있는 세모를 며칠 앞두고 생각하니 삶은 늘 느린 목선을 타고 미지의 세계를 향해 항해하는 여정이라는 생각을 짙게 하게 된다. 그러면서 오늘의 귀착지가 결실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삶의 여정이었는지 자성해 보며 안타까운 인연들이 있었음을 아쉬워하는 오늘이다. 이 여행길에서 눈빛 초롱초롱한 도반들이 내 인생의 동반자로 늘 생사의 고락을 함께 하려는 마음이 간절했던 때가 소중한 날들로 기억되리라는 생각을 안방의 시렁에다 달아두고픈 오늘이다. 버리지 못하는 미련들은 알곡으로 다져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각인할 것이며 소중한 기억들이며 행복했던 순간들은 내 백년의 수첩에 빼곡하게 정리해 두고 보석처럼 빛나게 닦아둘 심사이다.차갑게 얼어붙은 한 겨울밤의 문풍지를 때리는 저 바람의 흔들림도 시린 추위의 은하의 떨림으로 추억을 부르지만 나는 이루지 못한 작은 소망들을 하나 둘씩 꺼내어 추억의 곡간에 빼곡하게 쌓아두려는 수심이 가득한 밤이다. 한 해 동안 이루지 못한 소망들에게도 빗질을 하여 떠나가는 세월의 미풍에 돋을 달아 함께 강물처럼 흘러가려는 또 다른 소망을 가슴 깊숙이 간직한다.그 누가 말했던가? 세월은 가는 것도 오는 것도 아니요, 오직 내가 떠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나는 오늘 새롭게 인식하며 내 삶의 분수령을 이루어 아름다운 서사시를 쓰려는 각오만 무성하다.오늘이 있어 어제가 소중하고 내일의 보랏빛 새날을 사랑하고 아름답게 가꾸려는 의지를 세모의 등불아래 오래토록 달아두고픈 마음이다.2017년 정유년이여! 추억속의 신비로운 그림으로 영원히 빛나기를 염원하며 사랑했다고 그리고 최선을 다한 1년이 하루 같은 날들이었다고 고백한다. 네가 떠나가도 진정 나는 너를 떠나보내지 않았음을 명심하기를 바라며 안녕을 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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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12.28 23:02

교육계 한 해를 돌아보며

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저물어간다. 올해는 촛불 시민혁명으로 문재인 정부가 탄생하고 김상곤 교육부장관 체제가 출범하였다. 교육부는 먼저 교육부의 정책 권한을 시·도교육청으로 대폭 이양하기 위한 검토를 시작하였고, 2022년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과 함께 100개 시범학교를 발표하기도 하였다. 최근에는 내부형 교장공모제와 장학관을 확대하는 승진제도 개선안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하여 교육계 내부에도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전북지역교육연구소에서는 새 정부가 우리 교육의 핵심 과제인 경쟁교육으로부터 아이들을 해방시키기 위해 대학 서열구조를 해체하고, 대학입시를 개선하는 교육개혁을 적극 추진하여 공교육 정상화를 이끌어 줄 것을 요구하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한 교육정책 추진을 위해 교육계는 물론 국민과의 소통에 힘쓰고, 교사 정원 확대, 교육시설 확충 등에도 적극 나서줄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올해는 전북교육계에 아픈 사건이 유독 많았다. 며칠 전 남원시민과 도민의 열망에도 불구하고 교육부는 끝내 서남대 폐교를 결정해 분노와 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다.연초에는 특성화고 여학생이 실습 도중 심적 압박을 호소하며, 여름에는 전주의 한 여중생이 학교폭력 때문에 꽃다운 나이에 생을 마감했다. 여고 교사의 성추행 사건은 전국을 분노케 했다. 고 송경진 교사의 죽음은 도민은 물론 전 국민을 충격에 빠뜨리며 교권의 현주소를 되돌아보게 했다. 가슴에 못이 박혔을 가족들의 슬픔을 다 헤아릴 수는 없지만, 진심으로 애도와 사과의 마음을 전한다. 다시는 이 같은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교육당국과 도민들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하지만 현실은 아직, 학교폭력 희생 학부모는 딸의 피해를 호소하며 책임 있는 대책을 요구하고 있고, 고 송경진 교사의 유족 역시 억울함을 호소하며 도교육청 관계자 등을 검찰에 고소한 상태에 머물러 있다. 교육 리더십과 책임의식 부재의 탓이 크다. 교육청은 늦었지만 사과와 더불어 현명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필자와 교육시민단체는 지난 가을 교사, 변호사, 학생, 학부모, 전문가들과 함께 학생 인권과 교사의 인권을 토론하고 진단하였다. 전문가들은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과 ‘전북학생인권조례’의 검토와 섬세한 손질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학교 현장에서는 교육적으로 풀어가야 할 갈등과 폭력 문제가 ‘예방’은 없고 ‘처리’에 급급하다고 호소하였다. 더 이상 미룰 일이 아니다. 새해에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현실성 있는 학교폭력예방 대책이 수립되어야 한다.전북교육계에 반가운 소식도 있다. 내년부터 고교 무상급식이 실현되어 성장기 고교생들에게 건강한 급식이 제공되고, 학부모의 부담을 덜 수 있게 될 전망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교육하고, 길러야 하는지 학부모의 요구와 교육계의 고민이 깊다. 2018학년도에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초3·4년, 중1, 고1에 적용된다. 변혁의 시기 학교현장에는 구체성과 현장성이 담보된 목소리와 지혜가 모아져야 한다. 아이들이 스스로 자신을 성찰하고 판단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교육, 가족·친구와 더불어 이웃과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 정신을 길러주는 교육의 힘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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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12.27 23:02

세밑 단상

도의회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내 사무실에는 ‘파사현정(破邪顯正)’이라는 액자가 걸려 있다. 도의원이 되었을 때 지인분이 써주신 글씨인데 서예에 정통하지 않은 내가 봐도 예서 특유의 조형미를 살린, 은은한 묵향이 느껴지는 작품인지라 감사한 마음으로 간직하고 있다. 민망한 것은 글씨를 받아서 방 안에 걸어놓고 난 이후에 글씨를 제대로 들여다본 기억이 없다는 사실이다. 바쁜 의정활동을 핑계로 대기에는 옹색하다. 아무리 바쁘게 지내면 뭣하겠는가. 결국 일상의 공간, 그리고 그 안에 처한 스스로를 돌아보는 일에 소홀했다는 것 아닌가. 세밑, 놓친 일은 없는지, 안부 한 번 묻지 않은 사람은 없는지 등등 복기할 일이 많다. 얼마 전 2017년도 도의회 마지막 본회의가 있던 날이었다. 사무실에 들어서자 자연스럽게 한 해 동안의 일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그리고 벽에 걸린 파사현정이 눈에 들어왔다. 많고 많은 성현의 글귀 중에서 굳이 파사현정을 골라 써주신 뜻이 있을 텐데 정작 나는 파사현정의 뜻을 새겨보기는 커녕 제대로 눈길 한 번 준 적이 없다니. 많고 많은 일들 중에 정작 내가 돌아보고 성찰할 일이 따로 있었던 것이다. 파사현정은 애초 불교 가르침에서 유래된 말이지만 그릇된 것을 물리치고 바른 것을 드러낸다는 일반적인 의미로 통용된다. 승려와 불자에게는 불법(佛法)으로 향하는 길로서 깊은 뜻이 있겠지만 부처를 따르지 않는 사람도 사인으로서 또는 공인으로서 마땅히 새겨봄직한 가르침이다. 내가 도의원이 되면서 받은 파사현정에는 허툰 정치에 눈길 돌리지 말고 정성을 다해서 도의원 직분에 충실하라는 코드가 깔려 있는 게 아닌가 싶다. 그래서 말인데 올 한 해를 성찰해보자니 내가 과연 그랬나 하는 의구심이 밀려온다. 임실군민을 대표해서 도의회에서 의정활동을 하는데 임실군 대표로 제 역할을 한 것인지, 나아가서 도민들의 삶을 보다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 데 일조는 한 것인지. 상임위원장으로서 위원회는 성공적으로 이끌었는지. 더 중요한 것은 이런 문제를 두고 끊임없이 자문자답 해보려고 하는 자세일 것 같다. 어차피 자기성찰에 대해서 스스로 100%의 확신이나 긍정을 갖지 못한다면 무언가를 화두로 잡은 채 쉼 없이 고민하고 노력하는 자세가 있어야 한다. 나에게는 그 화두가 방안에 걸려 있는 파사현정이었어야 했다. 거창한 것만 복기하려고 하기 보다는 일상의 공간을 세심하게 보는 촘촘함으로 글씨를 보고 그 뜻을 새겼어야 했다. 내년 한 해, 방안에 걸려 있는 파사현정의 뜻을 얼마나 실천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파사현정 네 글자를 이루고 있는 획 하나 하나를 따라 유심히 보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라는 다짐이다. 그리고 묵음으로 마음 속 독송(讀訟)하듯 파사현정을 되뇔 것이다. 그래서 내년, 또 다른 세밑에는 내가 깨트린 삿된 것은 무엇이고 드러낸 바름은 무엇인지 내 자신과 제대로 맞닥뜨려보고 싶다. 그것이 설령 내 자신의 민낯을 스스로 확인하는 불편한 일이 될지라도 말이다. 춘풍추상(春風秋霜) 즉, 상대방에게는 따듯한 봄바람처럼 대하되, 스스로에게는 가을 서릿발처럼 엄히 대하는 자세가 결국 내 직분에 충실하기 위한 첫 걸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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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12.26 23:02

비트코인 광풍 속 '노동의 가치 상실' 경계해야

피자 한 판 값도 안 되던 비트코인 가치가 크게 요동치다보니, 모든 국민들이 대박을 꿈꾸며 빠져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잘만 사용하면 제3의 화폐로서의 장점을 갖게 될 가상화폐가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투기의 대상이 되고 있어 씁쓸한 마음이 든다. 이러한 투기열풍은 열심히 일하여 살아가는 국민들에게 큰 정신적 장애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 가상화폐 열품은 사회 전반에 걸쳐서 가치관의 큰 혼선을 초래하고 있다. 특히 인격형성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인 청소년기에 우연한 투자로 일확천금을 가질 수 있다는 환상이 팽배해진다면 열심히 공부해 역량을 쌓는 것이 무슨 의미를 갖겠는가. 결국에는 노동의 가치가 의미를 상실하게 되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 될 것이며, 이러한 사회적 풍조에서 땀 흘리며 일하는 사람에 대한 존경심은 사라지게 된다.현재 가상화폐는 24시간 거래가 이루어짐은 물론 적은 양의 용돈을 가지고도 투자가 가능하다. 또한 상승과 하락의 변동 폭이 크다보니 실시간 변화를 알고 싶어 하는 마음 때문에 자주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켜는 사람들의 마음은 피폐해지고 있다.2009년 1월 사토시 나카모토(가명)에 의해 제안된 비트코인은 향후 100년간 최대 발행량이 2100만개로 한정되어 있고, 2015년 기준으로 약 1500만개가 유통됐다. 생성(채굴)은 시간당 6회 최대 50BTC 가능하다. 그러나 생성량이 2100만개가 되면 발행 확률이 반으로 줄고, 4년마다 50%씩 채굴량이 감소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따라서 희소성과 인플레이션이 유발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거래내용을 모든 참여자들이 공유하는 방식으로 제3자의 공인(한 예로 원화의 경우 한국은행이 제3자의 공인 역할을 수행함) 대신 참여자 50%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거래가 성립되는 공공거래장부(Public Ledger) 형식으로 투명성이 보장되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가상화폐는 비트코인 외에도 종류가 다양하다.개인PC를 연결시켜 하나의 PC처럼 구동시키는 블록체인(Block Chain)에 의해 생성(일명 : 채굴), 유통되는 가상화폐에 대한 평가는 다양하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게이츠는 “비트코인은 달러보다 낫고 주고받기 위해 만날 필요가 없다”며 극찬하고 있다. 반면 JP모건의 최고경영자 제이미 다이먼은 “비트코인은 사기다. 사람들은 근본도 없는 화폐로 비즈니스를 창출하지 않을 것이며, 정부도 가상 통화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악평하기도 한다.가상화폐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새로운 가치로 부상할지도 노동이 진짜가치를 창출한다는 기본 개념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우리는 땀 흘려 얻은 작은 결실이 주는 희열이 거저 얻어진 행운 이상의 행복감을 가져다준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노동의 가치가 중시되는 건전한 사회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가상화폐의 열풍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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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12.25 23:02

애국지사 이인식 선생 재조명을

지난 12월 14일 오후 군산 리츠플라자호텔 그랜드홀에서는 군산시가 후원하고 군산문화원이 주최한 ‘애국지사 춘고 이인식 선생 역사적 재조명’심포지엄이 열렸다. 중학교 3년 동안 선생님으로부터 큰 은혜를 받은 필자는 토론자로 나서 보은의 길이 무엇인지를 생각했다. 심포지엄에서 두 발제자는 애국지사 이인식 선생의 역사적 발자취와 교육활동에 대해 발표했다. 그러나 토론자의 각도에서는 이인식 선생의 역사적 애국활동 고찰과 교육활동 조명에 대해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한다는 구체성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필자는 토론에서 선생님에 대한 보은행사와 앞으로 꼭 하고 싶은 사업을 발표해 참석자들로부터 호응을 받았다. 필자가 이인식 선생님의 제자가 된 것은 1957년 6월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난하여 자녀들의 상급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자녀를 농사꾼으로 키울 때라 필자 역시 집안의 모내기를 돕고 있는 터에 당시 임피중학교 이인식 교장선생님께서 배움의 길로 안내한 것이다. 그 첫 만남과 중학생활 내내 가르쳐주시고 보살펴 주신 은혜는 부모님과 다를 바 없었다. 칠십 중반의 지나온 삶과 행복한 죽음을 공부하는 요즘, 은혜를 베푸신 사은님 천지, 부모, 동포, 국가 앞에 보은의 길을 걷는 것이 내 삶 최후의 선택이었던 것이다. 스승을 부모와 동일시한다는 옛 생각은 지금도 다름없다. 필자는 조상으로부터 이어 받고, 스승으로부터 배운 나만의 인성, 소질, 재능이 있다. 그 재능을 애국지사 이인식 선생님을 위한 보은의 길에 사용하겠다는 생각이다.필자는 증조부로부터 한시, 시 등의 재능을 이어받아 선생님으로부터 독립선언문을 배울 당시 붓글씨 잘 쓴다는 칭찬을 여러 번 들었다. 1991년 동화 ‘바다소녀의 꿈’으로 월간 아동문학에 등단한 이후 시·수필·대본·소설을 쓰는 작가로서 선생님의 인품과 독립운동가로서의 활동, 교육실천을 아우르는 인물 동화를 2016년 8월 15일 광복절 추념행사 동상 앞에 봉헌하여 선생님의 잔잔한 미소를 볼 수 있었다. 이어 2017년에는 이 책을 인형극 대본으로 각색해 근대역사박물관 상설 인형극장에서 공연함으로써 전국 각 지역 관광객들에게 군산의 자랑 이인식 애국선열을 알렸다. 또 10월 21일에는 군산 은파호수공원에서 선생님의 교육열정을 홍보하는 사업을 했다. 심포지엄에서 이 같은 보은 기념사업 실천기를 소개하자 객석의 호응이 매우 컸다.군산 옥구 출신인 애국지사 이인식 선생은 일제강점기에 활동한 독립운동가로 보성중학 재학 중 3·1운동에 참여했다가 징역 7개월을 선고받고 서대문감옥에서 복역했다. 출옥 후에는 전재산을 처분해 중국으로 망명, 임시정부 독립자금 모집원으로 활동했다. 이후 조국이 광복되자 고향에 임피중학교를 설립하고 교장으로 후학 양성에 힘썼다. 1962년에는 건국훈장 독립장이 수여됐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좌장을 비롯해 발제자, 토론자, 참석자 모두 춘고 이인식 선생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새로 바뀌게 될 역사교과서에 애국지사로 수록해야 한다는 데 뜻을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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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12.21 23:02

따뜻한 나눔의 손길

어느덧 일년중 제일 추운 계절인 겨울이다. 겨울하면 떠오르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겨울하면 먼저 추위와 관련된 삼한사온이다. 삼한사온은 3일은 추운 날이 연속되고, 4일은 따뜻한 날이 계속되는 날씨변화를 말한다. 시베리아 고기압이 확장과 수축을 반복해 나타나는 현상이다. 요즘에 실제로 일어나는 현상을 보면 매년 불규칙하게 나타나긴 하지만 말이다.그리고 시베리아 고기압이 강하면 한파가 찾아온다. 한파란 겨울철에 급작스럽게 기온이 하강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러한 추위를 견뎌내기 위해 우리 선조들은 온돌을 만들어 사용했다. 온돌은 아궁이를 통하여 받아들인 열을 구들장에 저장했다가 서서히 복사열을 방출하여 방바닥이 따뜻해지도록 고안된 난방구조이다. 여기에서 추운 겨울을 대비하기 위한 우리 선조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또한 기온이 떨어지고 찬바람이 불면 겨울나기 준비로 김장을 했다. 겨울에는 채소를 구하기 어려워 초겨울에 김치를 많이 담가서 저장해 두었다. 지금은 시대가 변해서 그렇지만 겨울준비로 김장이 중요한 시절도 있었다. 가족과 이웃들이 서로 도와서 김장을 하였고 수육을 삶아서 밥을 먹고 김장김치를 싸들고 헤어졌다. 여럿이 함께하며 마음과 정을 나누는 일이기도 했다.그런데 어떤 사람들에게 겨울은 온돌의 따뜻한 온기와 이웃들과 함께 김장하면서 느끼는 정을 떠올리기보다는 이 추운 겨울을 어떻게 보내나 하는 걱정부터 앞설 것이다.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은 한 겨울 난방이 되지 않는 방에서 두꺼운 이불 하나로 추위를 견뎌내야 하므로 겨울은 이들에게 매우 힘든 계절이다. 이렇듯 엄동설한에 없는 사람들의 삶은 더욱 힘들다. 따라서 이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는 것이다. 온기를 느낄 수 있는 집과 추위를 막아줄 옷과 이불 등이 있어야 하고 마음과 마음이 전해지는 따스함 또한 필요하다.이들을 도와주고 갈수록 심화되는 양극화 문제 해결에 국가가 앞장서야 하겠지만 우리 모두가 어려운 이웃에게 관심을 가지고 도움을 준다면 어려운 이웃들이 추운 겨울을 좀 더 따뜻하게 보내며 우리 사회가 안정적인 번영을 누리는데 큰 보탬이 될 수 있다.사랑의 열매를 누구나 한번쯤은 보고, 들어보았을 것이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열매는 나눔의 상징이다. 3개의 빨간 열매는 나, 가족, 이웃을 상징하고, 열매의 빨간색은 따뜻한 사랑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진 줄기는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들어 가자는 뜻을 담고 있다고 한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 저금통에 모은 돈을 가져오는 사람부터 큰돈을 기부하는 사람까지 여러 사람들이 어려운 이웃들을 도우며 우리 사회를 함께 사는 사회로 만들어 가고 있다.나눔은 모두가 행복해 질 수 있는 방법이다. 십시일반(十匙一飯)은 열 사람이 한 숟가락씩 밥을 보태면 한 사람이 먹을 만한 양식이 된다는 뜻이다. 여럿이 힘을 합하면 한 사람쯤은 도와주기 쉽다는 것을 나타낸다. 우리가 힘을 모으면 추운 겨울을 힘겹게 보내야 하는 사람들에게 온돌의 따뜻한 온기, 김장의 함께하는 정을 느끼게 해줄 수 있다. 그리고 따뜻한 사랑의 마음도 함께 전달해 줄 수 있다. 우리사회에 나눔의 손길이 가득해지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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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12.20 23:02

채석장의 산업형 관광자원 활용 방안

산업의 중심은 항상 변화한다. 1998년부터 13년 간 휴대전화 시장 세계 1위를 유지했던 핀란드의 노키아사는 세계의 휴대폰 시장이 스마트폰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해 결국 마이크로소프트사에 매각됐다.익산의 석재 산업도 변화의 기로에 섰다. 개발에서 복구로 관심이 이동하면서 산림을 개발하는 입장인 토석채취장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토석채취 완료 후 복구하지 못하는 업체가 늘어나면서 현재 채석 중인 수허가자의 복구를 담보하기 위한 복구비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복구를 준비하지 못한 수허가자들의 책임도 있겠지만 시대의 흐름에 맞게 법이 개정되지 못한 한계도 분명 있다.과거 폐석산에 폐기물 매립은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키며 바람직하지 않은 복구방법인 것으로 보인다. 또한 다르게 흙으로 복구하는 데는 또 다른 야산을 훼손해야 한다는 문제와 그마저도 지역에 개발 가능성이 있는 야산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따라서 현재 논의되고 있는 방안이 타용도로의 개발이다.과거 채석지뿐 아니라 자원 발굴 등의 개발에 의해 훼손된 임야를 이용해 관광자원화를 이룬 곳들은 전 세계적으로 매우 많다. 그 중 대표적인 곳은 채석장 부지를 축구장으로 조성한 포르투갈, 우수의 재활용을 통해 생태공원을 조성한 독일, 채석장이 극장으로 활용되는 스웨덴, 팜랜드 등의 체류형 관광자원으로 활용된 캐나다 등이 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도 서울의 용마공원, 포천 아트밸리, 단양 골프장 등을 조성하여 관광용 부지로 복구하여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익산의 경우 유네스코 백제역사유적지구로 지정되면서 관광형 테마라는 주제가 잘 부합되는 지역이라고 볼 수 있다. 익산의 백제문화는 신라문화를 뛰어넘는 잠재 개발 자원이며, 현재도 계속해서 문화재 발굴이 이루어지고 있어 미래 관광 상품으로 복원·개발될 수 있는 적소이다. 또한 국가식품클러스터가 조성·진행되고 있어 문화와 농식품이 연계된 지역의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이런 바탕에 최근 익산의 토석채취장은 암반을 배경으로 한 영화촬영 장소로 섭외되기도 하였고, ‘극한직업’이라는 방송에 소개되면서 일반인들에게 소개가 되었다. 토석채취장 현장에서 느끼는 그 스케일은 인간의 위대한 힘을 느끼게 하면서도, 과거 한국 경제 발전의 위력마저 느끼게 한다. 이런 장소에 석재산업 도시로서의 과거 스토리텔링을 발굴해 소재를 입힌다면 그 웅장한 토석채취장의 위용과 더불어 관광객들이 익산을 찾고 싶은 또 하나의 장소로 활용이 기대되고 있다. 이 밖에도 저류지 개발을 통한 농·산업 용수 확보, 국가식품클러스터와 연계한 지역 기업적 팜랜드 조성, 신재생에너지 테마파크 조성 등 여러 가지 방안들이 논의되고 있다. 이러한 개념 도입을 통한 복구방안이 관련법에 반영되어야 한다. 그에 따라 현재 ‘토석’으로 복구해야 한다는 복구비 산정 기준이 바뀐다면, 석재산업의 전반적인 어려움을 더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국토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선례가 될 것이며, 후손에게 석재산업이 과거를 보여줄 수 있는 훌륭한 교육 장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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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12.19 23:02

주민이 주는 뜻깊은 상

연말이 다가오면서 각종 모임과 행사가 봇물을 이루고 있습니다. 꼭 참석해야할 행사가 있고, 성화에 못 이겨 부득이 얼굴만 보이고 또 다른 행사장으로 발길을 돌리는 등 ‘메뚜기도 한 철’이라고, 저희 같은 시의원들도 연예인 못지 않게 바쁜 계절입니다.요즘과 같은 연말 모임과 행사장에 참석하면 다른 계절과 달리 꼭 시상식이 마련돼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한 해 동안 열심히, 그리고 타의 모범이 될 정도로 헌신하고 명예를 드높인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그 노고를 위로하고 감사하는 뜻으로 시상식을 갖는데, 주는 분이나 받는 분 모두에게 행복이 넘쳐나 참 보기 좋습니다. 사실 요즘은 상 홍수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저희 같은 베이비 붐 세대들은 상 받기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려운 일이었습니다.기껏해야 개근상, 정근상을 받는게 유일했고 어쩌다 학력 우수상을 받으면 마치 집안의 자랑마냥 방안 한가운데 액자를 만들어 놓거나, 그마저 여의치 않으면 밥풀로 붙여 얼마 못가 누렇게 변색된 기억이 새롭습니다. 그런데 요즘 초등학교 교육현장에서는 동기부여를 명목으로 예전에는 듣도 보지도 못했던 상들을 전교생에게 골고루 나눠 준다고 합니다.자칫 상의 가치를 떨어뜨리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최근 많은 수상 소식 가운데 인상 깊은 상은 전북도청 공무원 직장협의회에서 발표한 베스트공무원과 워스트공무원, 그리고 의정활동을 잘하는 도의원을 뽑은 상입니다. 전북도청 6급이하 공무원 1297명 가운데 735명(56.5%)이 설문조사에 참가해 개인윤리와 업무능력 등 4개 분야를 평가했는데 제가 알만한 분들이 다수 선정돼 축하를 드렸습니다.그리고 올해 처음 신설했다는 의정활동 우수 의원은 도청 전체 공무원 1704명 중 830명이 설문에 참가해 황현(민주당·익산 3선거구)의장님과 양성빈(민주당 장수)의원님을 꼽았다고 합니다. 평소 신사다운 품격과 의정활동에 필요한 전문성 등을 높이 평가받았다고 하니 더욱 축하할 일입니다. 사실 의정활동을 하다보면 여기저기서 수상을 하라고 요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의정대상이니, 봉사상이니 은근 슬쩍 상장을 준다며 시상을 명목으로 댓가를 요구하는 일도 있으며 이런 유혹을 떨치기가 쉽지만은 않겠지만 현실입니다.초선의원이다 보니 아직 그런 유혹에 흔들리 않습니다만 그래도 자랑하고 싶은 상이 있습니다.지난달 중순 사단법인 부패방지국민운동본부 전북총연합회에서 부패방지 청렴인으로 선정돼 인증서를 받은 일은 남부끄럽지 않은 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많은 공직자들이 수상을 희망한다는 이 상은 우리 사회의 반부패 분위기 조성과 공직자의 청렴과 공정한 업무정착을 위해 마련된 상이라고 하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의 상은 엊그제 효자동 원상림동 마을 주민들이 마을총회에서 그동안 노고에 감사하다며 감사패를 수여해줘 정말 뜻깊은 상을 받았습니다.혹자는 작은 마을의 감사패도 상이라고 폄훼할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그 어느 상보다 큰 상이고, 뜻깊은 상이라고 자부합니다.왜냐면 원상림동 마을은 전주시내 외곽의 자연마을로 쉽게 접근하기도 어렵고, 마을 인구도 많지 않은데 제가 전주시의원이 된 후 처음 방문한 날부터 지금까지 마을 주민들이 마치 부모님처럼 따뜻이 맞아 주시고, 저도 주민들의 작은 민원도 해결하기 위해 열심히 뛰었다는 보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더욱 감사한 일은 마을 주민들이 뜻을 모아 시상을 하니 의원으로서 소임이 이런 것임을 새삼 깨우치게 됐습니다.상(賞)의 크고 작음이 어디 있겠습니까마는 올 연말에는 전주 시민, 전북 도민 모두가 시상자가 되고 수상자가 돼 행복이 넘치는 한해를 마무리했으면 합니다.여러분 모두에게 행복의 상장을 수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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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12.18 23:02

장수가야로 새로운 문화시대를 열자

바야흐로 장수가야의 시대가 열리는 것 같다. 장수 가야문화 발굴 및 복원사업이 문재인 정부 지역 국책사업의 하나로 선정되었고, 전북도도 가야문화 선포식을 통해 지역의 역점문화사업으로 채택하였다. 장수군 하면 흔히 사과와 한우, 말 산업을 떠올린다. 그렇지만 역사적으로는 임진왜란 시대의 논개 이야기가 있다. 인구는 2만 3000여 명으로 비록 작은 지역이지만, 장수군은 청정 환경과 함께 최근 가야문화 유적 발굴 등으로 호남가야의 본거지였음이 밝혀지면서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동부권 일대 가야문화의 중심지가 장수이고, 이를 입증하는 당시의 발달된 철의 유적과 유물들이 속속들이 발굴되고 있다. 아직은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장수군 일대에는 구석기 시대의 유적을 비롯하여 고분군, 요지, 야철지, 산성과 봉수 등 595문화유적이 산포되어 있다. 특히 당시 가야제국의 중심세력권을 상징하는 지도층의 중대형 200여기의 고총발견과 60여개의 철제유적이 있는 곳이 장수지역이다. 장수 가야의 발굴조사와 지표조사가 일부분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그것의 가치를 다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본격적인 발굴이나 고증작업이 들어가면 장수가야의 면면은 대단할 것으로 기대된다. 어떻게 보면 우리 지역 장수가 과거 5세기 전·후에 존재한 가야문화의 새로운 역사를 쓸지도 모른다. 당시에 가야제국이 백제와 경계를 맞대면서 강한 고대국가로 존재한 이면에는 이러한 장수가야의 역사적인 배경이 있을지 모른다. 우리 지역 장수군은 가야문화의 보고다. 이제 장수군은 문화의 도시로 거듭나야 한다. 우선 내년부터 전북도와 국가가 추진하는 가야문화 발굴과 복원사업에 동참하면서 장수군 차원의 고유한 가야 스토리 발굴, 문화축제 등 관련 어젠더를 만들어가야 한다. 또한 장수가야와 경남 김해의 금관가야, 고령의 대가야와의 관련 학술대회 개최, 공동 문화행사를 개최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가야문화를 중심으로 호·영남 간 하나 되는 지역통합의 시대를 열어가기 위함이다. 물론 찬란했던 장수가야가 어떤 과정을 거쳐서 백제에 복속되었고, 언제부터 장수군 일대가 백제의 영토에 편입되었는지, 즉 가야국의 호남화에 대한 규명은 호남문화와 가야문화의 뿌리찾기 면에서 아주 중요하다. 확실한 것은 이번 가야문화 발굴사업으로 장수가 문화의 고장으로 성장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된 것이다. 잘 알려진 장수 사과와 한우, 승마체험 속에 장수가야 문화는 장수를 찾아오는 도시, 살고 싶은 문화관광도시로 만들 것이다. 우리 군민과 장수군, 그리고 정치권은 하나가 되어 새롭게 전개될 가야 문화도시, 장수를 만드는 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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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12.14 23:02

새만금 잼버리, 미래를 여는 유쾌한 출발

Let Everyone Shine! (모두를 빛나게 하는 불꽃).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성화 봉송 슬로건이다. 평창 동계올림픽 성화봉송은 개최년도에 맞춰 2018km를 달리며 7500명의 봉송 주자들이 전국 17개 시·도를 도는 그야말로 전국가적인 축제다. 성화봉송을 보면서 6년 후 국민 모두가 관심을 갖게 될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오버랩되었다.세계스카우트잼버리는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3대 대규모 국제행사로 전세계 169개국 5만여 명의 청소년들이 참여하여 꿈과 우정 그리고 도전을 나누는 대회로 지난 8월 16일, 2023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개최지로 새만금이 확정되었다.감격스런 개최지 확정 후 어느덧 4개월이 지나고 있다. 그동안 정부, 한국스카우트연맹, 전라북도, 부안군, 한국관광공사, 도내 기관·단체 등이 하나가 되어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새만금 개최의 씨앗을 심었다면, 이제 2023년까지 남은 6년 동안은 튼튼한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준비할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현재 여가부, 전북도, 한국스카우트연맹 등 관계기관은 정부 차원의 법률적·제도적 지원체계 마련을 위해 특볍법 제정을 추진 중에 있으며, 특별법을 통해 조직위원회 구성 및 로드맵 등 체계적인 밑그림을 그려 나갈 예정이다.이에 전라북도 차원에서도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전북발전의 지렛대가 될 수 있도록 범국민적 관심 제고와 개최 분위기 확산, 새만금 인프라 조기 구축, 14개 시·군의 지역자원 등과 연계한 잼버리 프로그램 발굴 등 다양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2월 7일 민간차원의 ‘사단법인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범도민지원위원회’가 창립되었다.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성공 개최를 민간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기 위해 도내 각계 직능단체와 14개 시·군의 명망 있는 인사들이 참여해 벌써부터 기대가 크다. 정부, 한국스카우트연맹, 그리고 200만 도민이 함께 준비하는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반드시 성공개최로 이어질 것이라 확신한다. 여기에 기쁜 소식이 하나 더 있다. 얼마 전 확정된 국가예산에 새만금 도로·공항·항만 SOC 및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준비 등 새만금 예산 8947억원이 반영되는 등 대규모 국제행사 유치 효과를 톡톡히 보게 된 것이다. ‘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미래는 만들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전라북도에는 만들어 갈 미래가 있으며 그 중심이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라고 생각한다. 기대가 큰 만큼 풀어야 할 과제도 많지만 전라북도와 정부, 한국스카우트연맹, 14개 시·군, 관계기관, 각 직능단체 등 도민 모두의 간절함이 하나 된다면 그 시너지 효과는 상상 이상일 것이다.세계스카우트잼버리 성공 개최를 향한 우리 모두의 뜨거운 열정은 곧 전라북도의 대도약을 위한 변곡점이 될 것이며, 전북 자존의 시대를 열어줄 전라북도의 확실한 미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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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12.13 23:02

부안 마실길과 이별의 아쉬움

요즘처럼 스산한 바람이 불고 추운 겨울을 맞이하게 되면 새삼 세월이 빠르다는 것을 누구나 느끼는 듯 하다. 또한 이별이라는 단어는 헤어짐과 떠난다는 뜻으로 마음 아파하지 않을 수 없다.34년의 공직생활을 마감하는 입장에서 돌이켜 보니, 세월이 가면 누구나 헤어지고 또 다른 사람을 만나게 되는게 세상의 이치인 듯 하다. 사람과 사람이 아닌 다른 대상도 서운하고 아쉬운 것은 비슷하다고 느껴진다. 내가 마실길과 인연을 시작하게 된 것은 2008년 정도, 그러니까 50대 초반 마실길 조성 실무 팀장시절부터 시작해서 이제 60세가 되었으니 깊은 인연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때당시 이곳 부안은 천혜의 자연 경관을 갖추고 있었음에도 외지 관광객을 유인할 수 있는 자원이 특별한게 아니었다. 변산반도 국립공원에 위치한 채석강, 적벽강 그리고 내소사 정도로 한번 방문하고 가면 또다시 찾고자 하는 동기부여가 약했다고 할까. 그러던 중에 2010년도 초부터 전국적으로 걷기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제주도 올레길 걷기가 알려지고 TV방송 인기 프로그램에서 지리산 둘레길이 소개되고 힐링을 위해서는 힘들지 않게 걷는 것이 최고라는 분위기가 타면서 트래킹 마니아들이 넘쳐나게 된 것이다.부안의 변산 마실길은 33키로의 세계 최장 방조제의 시작점인 ‘새만금 홍보관’에서 줄포의 ‘생각의 새로고침 공원’인 생태공원까지 해변길 총 66km를 정비하여 조성되었다.부안 마실길은 아주 특별하다. 옛 해안 경비 군인들이 활용하던 초소길을 그대로 보존하여 이용하고 있다. 넘어오는 간첩을 지키던 철조망과 군데군데 벙커가 있는, 역사성과 자연 경관이 뛰어난 최고의 걷기 코스이다. 지금은 연간 100만명 가까이 찾는 전국의 명소가 되어있다. 총 8개 코스로 조성되어 있어서 새롭게 다시 방문하는 마니아들이 아주 많다.그리고 부안 마실길의 또다른 매력은 문화와 예술을 접목하여 변신을 거듭하여 새로운 기대와 함께 지루함이 없다는 것이다. 사단법인 변산마실길 주체로 전국 규모의 마실길 시낭송 대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으며, 매년 5월 마실축제 시기에 개최하는 마실길 걷기 행사에는 코스 중간 중간에 섹스폰 연주 등 다양한 예술인을 초대하여 눈과 귀를 즐겁게 하고 있다. 이제는 새롭게 변화 하지않으면 관심을 받지 못한다. 감동을 주고 기쁨을 주고 튀어야 한다. 무한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부안군이 자랑스럽다. 자랑스러운 정든 직장 조직을 떠나려 하니 시원함 보다는 진한 아쉬움이 더하다. 더구나 많은 애정을 가지고 일구었던 마실길과 이별한다고 생각하니 서운함이 더하다. 하지만 더 많은 열정과 능력이 있는 후배 공직자들이 더 잘 하겠지 하는 생각을 하면 나도모르게 흐뭇한 미소가 생긴다.이제 마실길을 가꾸는 업무는 손을 떼지만 명품 마실길은 자주 걷고 싶다. 새로운 희망 새로운 도전을 하며 새롭게 살아가고 싶다.공직 생활도 안녕, 변산 마실길도 안녕, 정들었던 사람들도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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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12.12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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