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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법종 교수의 전라도 이야기] ②전라도를 처음 찾은 포크, 금강에서 좌초된 미군함을 도운 익산 용안현감과 만나다.

△포크, 최초로 대동여지도 들고 전라도를 찾다 조선주재 미국 최초 무관으로 복무를 시작한 포크는 외교관이자 일종의 공식적인 정보원으로서 많은 활동을 했다. 즉, 포크는 부임후 3개월이 채 안된 상황에서 조선에 대한 구체 정보를 직접 조사했다. 먼저 9월 22일부터 10월 7일까지 16일동안 서울 북서부, 경기 개성지역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그리고 2차로 1884년11월 1일부터 12월 14일까지 44일동안 경기, 충청, 전라, 경상지역을 돌고 문경새재를 넘어 충주를 거쳐 서울로 복귀하는 조사를 진행했다. 포크는 이때 미 국무부에서 요구한 조선에 대한 군사적 정보와 지역현황을 포함한 모든 방면의 정보를 조사하고 기록했다. 그리고 포크는 조선정부가 제공한 '대동여지도'로 전체 일정을 짜고 이동수단으로는 당시 양반의 지방여행 시 활용한 가마를 타고 여행을 했다. 흥미로운 것은 포크는 자신이 휴대한 조선의 지도에 대해 정밀함에 감탄하면서, 하루에 80∼90리를 가기로 약속한 가마꾼들과 시비가 생길 때마다 대동여지도를 놓고 거리를 따지는 상황이 연출됐다. 종래 대동여지도의 사용에 대한 이야기는 이보다 10년 후인 1894년 청일전쟁과 이후 1905년 러일전쟁, 그리고 이어진 일본의 한국 토지측량에 '대동여지도'를 사용했다고 전했는 데 이번 기록을 통해 1884년에 미국인 포크에 의해 가장 먼저 사용됐음을 알 수 있다. 또한 포크는 직접 현장 사용을 통해 '대동여지도'의 정확성을 확인한 최초의 서양인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한편, 포크는 나침반, 회중시계, 기압계, 온도계를 휴대해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온도, 기압 측정자료를 남겨놓았다. 특히, 미국이 관심 있었던 금광 등 지질광물 자원관련 정보도 기록하고 있다. 포크는 이와함께 각 지역의 공간 정황과 산성 등 군사적 방어거점 및 읍성 등의 지리적 특성을 기록하면서 순간 순간 스케치 형식으로 그림을 남겨 지형과 공간 특성을 기록했다. 이러한 그의 행적은 미국 CIA가 가장 대표적인 휴민트의 전형으로서 그를 소개할 정도로 뛰어난 정보원 역할을 했음을 보여준다. △전라도에서 좌초된 미 군함을 도운 용안현감을 찾다. 포크의 조선 남부지방 여행목적 가운데 가장 먼저 해야할 임무는 금강에 진입했다 좌초됐던 미군함 앨럿호(USS Alert:경계호)를 도와준 관리를 찾는 일이었다. 흥미롭게도 이 사건은 현재 한국, 미국 기록에서 확인할 수 없는 유일한 기록으로 미 군함을 이용해 금강에서 증기선 운항 여부를 확인하려던 것으로 보인다. 포크는 앞서 공주에서 충청감사가 이 사실을 모르는 것에 충격받아 조선의 지방 행정체계에 실망했었다. 그런데 전라도 용안지역에 진입하며 용안현감이 미군함을 도와주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미국측의 공식 감사를 전했다. 앨럿 호(USS Alert)는 미국 해군의 1,020톤, 전장 60.88m 전폭:9.8m의 철제 포함(gunboat) 증기선으로 포크가 1876년 아시아 분함대에 배속되어 처음 승선했던 배였다. 당시 포크의 주요 임무 가운데 금강, 영산강, 낙동강의 수심조사가 있었는데 이는 조선의 세금 운반을 위한 증기선 운항 가능성 확인이었다. 이는 미국이 조선에 증기선을 판매하기 위한 사전 조사작업이었고 이를 위해 조창이 있는 전라도 용안에 대한 조사가 필요했다. 특히, 미국 군함이 이를 파악하기 위해 직접 금강으로 진입했다는 사실이 이번 자료로 확인되어 당시 조선의 조세운반 화륜선 구매경쟁에 미국이 적극 참여했음을 보여준다. 이는 앞서 미국이 보빙사 귀국선으로 최신의 트랜튼호(USS Trenton)를 제공한 점과 나주를 꼭 가야되는 이유로 영산강 수심과 증기선 운항 가능여부 확인이었다는 점과도 연결된다. △용안 현감부인의 ‘매우 훌륭한 전라도 음식’ 에 반한 포크 포크가 찾은 용안현감 김노완은 개화파 인물로 1880년 2차 수신사 일행으로 일본을 방문해 군사훈련을 받고 돌아온 군인이었다. 1881년 신식군대인 별기군 창설에 관여했다가 1882년 임오군란때 총에 맞아 죽을 뻔한 존재였다. 이후 1882년에는 지평현감을 거쳐 1884년 1월 용안현감으로 부임했다. 1885년 6월 '전라감사계록'에 나타난 평가에 의하면 그는 매우 성실하게 현감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평가됐다. 또한 백성들은 그를 위한 선정패를 세우고 있음을 포크가 기록했다. 김노완은 1884년 갑신정변(12월 4일∼6일)의 와중에서 피해를 보지 않고 계속 관직을 유지했는데 그와 관련된 마지막 자료는 1899년 법부품보에 ‘을미사변 복수를 도모한 용의자’로 나타나 민비(사후 명성황후 추증)살해에 대한 복수 활동에도 참여한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포크는 타 지역에서 경험하지 못한 격조있는 손님접대와 전라도 음식을 용안에서 맛보았다. 포크는 2일간 머무는 동안 현감 아내의 세심한 배려를 통해 품격있는 전라도 음식과 손님접대를 받았다. 즉, 숙소에 꽃 화병을 놓고 수시로 감,배 등 과일을 제공하고 술잔에는 국화꽃을 띠우는 등 다른 곳에서는 접할 수 없는 품격있는 대접을 받았다. 포크는 이때 받은 식사대접의 내용을 그림과 자세한 음식설명과 함께 ‘매우 훌륭한 성찬’이라고 표현했다. 포크는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전라감영에서도 비슷한 방법으로 정리했는데 전주에서 ‘포크 밥상‘을 개발한 것처럼 ‘용안현감 김씨부인 밥상’을 익산에서도 개발하면 좋을 것 같다. [차림내용] 밥,소고기무국,소고기 구운 것,삶은 계란,간 천엽, 육회 , 생선 젓갈, 튀김(전?),무채와 나물, 작은 그릇의 소고기국, 김치, 식초, 차가운 국수, 구운 통닭, 조개 젓, 생굴, 배, 김치, 감, 화로 위의 뜨거운 요리(호두, 소고기, 콩, 버섯, 그리고 적어도 4가지의 다른 야채와 허브가 모두 섞였다-신선로)/ 술 /조법종 우석대 교양대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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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2.20 15:29

뉴스와 인물- 임만규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장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이 출범한 1995년부터 20년 가까이 근무했던 ‘뼛속까지 상용맨’이 지난 연말 전주공장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상용차가 멈추는 순간 물류, 돈 흐름이 멈춘다. 그 사명감으로 일한다”는 뼛속까지 상용맨의 주인공은 임만규 전 현대차 울산5공장장으로, 그는 일찌감치 자동차산업에서 연료전지 트렌드가 대세를 이룰 것이라고 판단, 대학원에서 연료전지 석사 학위를 취득하는 등 치밀한 준비 끝에 울산 5공장에서 연료전지차 넥쏘 생산을 지휘한 인물이다. 임 공장장은 연료전지 자동차를 준비하는 자만이 황금 같은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실천, 세계적 친환경 수소상용차 심장 전주공장 지휘봉을 잡았다. 지난 연말 부임한 제13대 임만규 공장장(56)을 지난 13일 전주공장 집무실에서 만났다. -1995년부터 2013년까지 20년 가까이 전주공장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으십니다. 공장장 부임 소감을 말씀해 주시죠. “1995년 전주공장이 전북지역에 처음 뿌리를 내린 이래 13번째로 제가 중임을 맡았는데, 전주공장 성장과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저는 전주공장 초창기부터 생산 부문과 지원 부문 업무를 두루 섭렵했고, 현장 구석구석까지 잘 알고 있습니다. 전 부문에 걸쳐 많은 직원들과 두루 인맥을 쌓아왔기 때문에 한발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경영철학은 ‘우문현답’ 네 글자에 모두 담겨 있습니다.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저는 현장 직원들과 기회 있을 때마다 대화와 소통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상호 관계를 돈독히 다지고, 이를 통해 중대형 상용차 생산 공장만의 문화를 만들고, 가장 전주공장답게 성장 발전시켜 나가겠습니다.“ -지금 산업계에서 연료전지는 핵심 분야입니다. 과거 전주에서 연료전지 석사학위를 취득했는데, 당시 어떤 동기, 계획이었는지요? “현대자동차는 1998년 세계 자동차기업들 중 가장 발빠르게 수소연료전지차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2000년엔 미국 캘리포니아 연료전지 시범사업에 참여하면서 싼타페 모델 연료전지차를 처음으로 선보였습니다. 2004년엔 미국 국책사업인 연료전지 시범운행 시행사로 선정되며 미국 전역에서 수소연료전지차 32대를 시범운영해 차세대 친환경 자동차 개발경쟁에서 한 발 앞서 나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이후 2007년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미쉐린 챌린지 비벤덤’에서 환경평가 전 부문 최고등급을 획득했으며, 2008년엔 미국 대륙 동서 횡단, 같은 해 12월 한번 충전으로 633km 완주, 2009년 미국 '수소연료전지 로드투어 2009'에서 2655km 완주 등을 통해 기술력을 입증했습니다. 제가 대학원에서 연료전지 부문 석사 학위를 취득한 건 이 무렵입니다. 지난 100년 동안 자동차시장을 지배해 온 건 내연기관차였지만, 앞으로의 자동차산업을 지배할 건 수소연료전지차 같은 친환경 자동차라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자동차 기업에 몸담은 한 사람으로서 시대적 트랜드를 앞서나가야 한다고 판단했고, 그러려면 머지않은 미래에 전 세계 자동차산업의 핵심 아젠다로 대두될 연료전지 분야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겁니다. 제 예상은 적중했고, 덕분에 울산 5공장에서 연료전지차 넥쏘를 생산하였으며, 이제는 세계 최초로 수소버스와 수소트럭 양산시스템을 구축한데 힘입어 최근 전 세계 친환경 상용차업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전주공장에서 근무할 기회를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친환경 자동차 트랜드를 선도해 나가는데 제 모든 역량과 열정을 쏟아 부을 계획입니다” -현대차는 수소연료전지를 동력으로 하는 상용차를 세계 최초로 양산하고, 수출까지 하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의 경쟁력, 향후 발전 방향을 말씀해 주시죠. “세계 수소시장은 2050년 약 3500조원, 세계 에너지 소비의 18%를 차지할 걸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미래의 블루오션 수소경제 주도권을 누가 차지하느냐가 매우 중요합니다. 현대자동차는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소차 투싼을 양산한데 이어 수소트럭과 수소버스 부문에서도 세계 첫 양산을 기록하는 등 경쟁사들보다 한 발 앞서 있습니다. 이 선두주자로서 유리한 고지에서 경쟁을 이끌어 나간다는 전략입니다. 정부도 수소차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오는 2030년까지 수소상용차 3만대를 보급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고, 수소상용차에 대한 보조금도 시내버스의 경우 지난해 1억5000만 원에서 올해 2억1000만 원으로, 고속버스는 2억원에서 2억6000만 원으로 대폭 늘리기로 했습니다. 수소상용차 보급대수도 지난해 버스 340대, 수소청소차 10대 수준에서 올해는 버스 700대, 수소트럭 및 청소차 220대로 대폭 늘릴 계획입니다. 저희가 친환경 상용차 부문에서 일약 ‘퍼스트 무버’로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가 왔고, 전주공장 중대형 상용차가 글로벌 선두주자로 도약할 수 있다고 확신 합니다” -전주공장에서 생산 개시된 스타리아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말씀해 주시죠. “지난해 10월부터 양산, 3개월간 600여대 정도 생산했습니다. 올해는 정상 속도에 돌입, 연간 8000대 가량 생산할 예정입니다. 스타리아 생산은 전주공장의 외형적 매출 신장 효과, 나아가 전주공장 출범 이래 처음으로 ‘다른 차종을 들여와 양산 체제에 들어갔다’는 점 등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노사 간 협력을 통해 생산물량을 공장 간에 서로 주고 받음으로써 ‘모두 같이 윈윈’할 수 있는 유연한 생산시스템을 구축했고, 좀 더 다양한 차종 생산을 소화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는 점에서 향후 괄목할 만한 변화와 도약을 기대합니다” -기업 경영에서 중요한 우수 인재 확보와 건강한 노사관계에 대한 소견을 말씀해 주시죠. “저희 전주공장은 소통 능력이 뛰어나고 직무 전문성을 갖춘 플랜트 필요역량 보유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북 지역거점 대학 출신 우수인재들을 발굴하기 위해 많은 관심과 노력을 쏟고 있으며, 인터넷 가상공간을 활용한 메타버스 채용설명회 등 인재들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노사가 의견이 다르면 대립각을 세우고 물리적 충돌이 일어나는 일이 부지기수였습니다만, 글로벌 Top3에 도달한 현 상황에서는 경쟁사, 고객 등 전 세계 모든 시선이 저희 현대차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내연기관의 축소, 전동화 등 자동차 산업이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어 저희 현대차 노사관계 역시도 변화하지 않으면 안되는 시대적 흐름에 직면했습니다. 향후 노사관계는 원칙을 지키며,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풀어나가려고 합니다. 원칙을 무시하고 임시방편적 문제해결을 한다면 저희 전주공장은 서서히 경쟁력을 잃고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을 것이며, 이는 결국 큰 피해로 이어질 것입니다. 제 스스로가 진솔한 소통과 대화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 생각입니다." -취임 후 지난 1월 18일 안전경영 선포식을 개최했습니다. 안전은 일상생활에서도 중요한데, 사업장에서 더욱 강조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올해 안전경영 선포식 슬로건 중 하나가 ‘안전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필수조건’이라는 겁니다. 저희 현대자동차는 최고경영자로부터 ‘안전 최우선으로 최고의 품질우수 공장 실현’을 생산공장 운영방침으로 표명하고 산업사고를 예방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안전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확대하여 저희 전주공장에서만 작년에 약 89억원을 집행하였으며, 올해는 약 76억원의 투자를 진행할 것입니다. " -현대차 전주공장은 지역사회공헌 활동을 적극 펼치고 있습니다. 올해 어떤 계획들을 진행하는지요. “올해 사회공헌사업 방향은 크게 3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ESG 경영 실천입니다. 전주공장 임직원들이 참여하는 헌혈 활동 캠페인을 통해 소아암 환자를 돕고, 잔반 줄이기 활동 후 매칭 펀드 형태로 결식아동 돕기 기부금을 전달할 예정입니다. 두 번째는 버려지는 플라스틱을 솜으로 만들어 아이들 인형을 만들어 나눠주는 활동, 플로깅 활동, 크리스마스 버스 운영 등입니다. 세 번째는 전북지역 교통약자들을 위한 이동 편의 제공으로, 올해는 상반기 중 저희 전주공장에서 세계 최초로 양산에 들어가는 고속버스급 수소전기버스를 활용해 도내 각급 기관들과 함께하는 다채로운 사회공헌활동을 지원할 방침입니다." △임만규 공장장은 임만규 공장장은 청주기계공고와 금오공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후 1990년 공채로 현대차에 입사했는데, 1995년부터 2013년까지 전주공장에서 근무했다. 전주공장 근무 시기인 2008년 전주대학교 대학원에서 ‘연료전지’ 석사 학위를 받은 연구 노력파다. 덕분에 그는 울산5공장에서 수소연료전지차 넥쏘 생산을 지휘했고, 이어 세계적 수소연료전지 상용차 생산기지로 부상한 전주공장을 책임지는 임무까지 맡았다. 전주공장의 특징과 운영현황 전반을 잘 꿰뚫고 있고, 울산에서 생산실장과 공장장 임무를 수행하며 공장 운영 능력은 물론 직원들과의 소통능력도 쌓았다. 전주공장을 수소버스와 수소트럭 등 친환경 상용차 생산부문 글로벌 리더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게 임 공장장의 포부다. 완주=김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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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호
  • 2023.02.19 19:44

[최명희문학관의 어린이손글씨마당] 4. ‘플라스틱이 온다’의 바다 친구들에게

△글제목: ‘플라스틱이 온다’의 바다 친구들에게 △글쓴이: 고다윤 (제주 아라초등학교 2학년) 안녕! 나는 제주아라초등학교에 다니는 2학년 고다윤이야. 요즘 나는 환경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있어. 너희들이 많이 아프고 힘들어하니까 나도 마음이 안 좋아. 거북이의 코에 빨대가 들어가고, 비닐봉지를 해파리라고 생각해서 먹은 물고기나 고래들이 그물망에 걸리고 그 물고기들은 사람들이 먹으니, 비닐봉지나 플라스틱을 먹는 거와 같아서 더 걱정이야! 이러다가 바다 생태계도 우리 건강도 더 나빠지게 될 수도 있어! 물론 나도 잘못했어. 가끔은 쓰레기를 아무 곳에나 버리거나 분리수거를 잘 안 할 때도 있었기 때문이지. 그래서 나는 반성하고 나 자신과 약속했어! 비록 내가 혼자라도 환경 지킴이가 되겠다고! 그리고 환경 지킴이 팀을 만들어서 지구를 지키면 좋을 것 같아서 팀을 만들었어! 우리 환경 지킴이 팀을 소개할게!, 바로 할아버지, 할머니, 이모, 삼촌, 숙모, 아빠, 엄마 그리고 바로 나야! 우리 팀원 아주 많지? 바다 친구들아! 조금만 기다려! 우리 가족들이 조금씩 노력해서 깨끗한 바다로 되돌려 놓을게! 환경 지킴이 대원들이 불러서 그럼 이만! 깨끗해진 바다에서 우리 만나자! 2022년 9월 6일 환경 지킴이 대장 다윤이가 ※ 이 글은 2022년 전북일보사·최명희문학관·혼불기념사업회가 주최·주관한 <제16회 대한민국 초등학생 손글씨 공모전> 수상작품입니다. 제17회 공모전은 4월 25일부터 9월 17일까지 작품을 모집합니다. 문의 최명희문학관(063-284-0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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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2.18 17:44

[지난 주 '핫클릭' : 12~17일] 전북 대표 쌀 신동진, 정부 퇴출 방침에 화들짝

△2월 12일~17일 2월 셋째 주 전북일보 홈페이지를 달군 기사는 군산 문정곤 기자의 '전북 대표 쌀 신동진, 정부 보급종 퇴출'이다. 이 기사는 '2025년부터 신동진을 정부 보급종에서 제외한다'는 농림축산식품부 방침에 대한 지역 농민의 우려와 반대 목소리를 담아냈다. '신동진'은 도내 벼 재배면적(11만 3775㏊)의 53%, 군산 벼 재배면적 중 69%(8305㏊)를 차지하는 등 전북 대표 벼 품종이다. 이어 백세종 기자의 '어디는 주고 어디는 안주나, 재난지원금 지원 불만' 기사가 둘째 주에 이어 방문자들의 관심을 얻었다. 세 번째로는 김효종 기자의 '무주 시골고등학교 일냈다⋯명문대학 대거 합격'. 예상 밖으로 나온 무주고·안성고·설천고·무풍고 등 4개 고교의 대입 결과와 반응을 다뤘다. 이밖에 군산 이환규 기자의 '불법 야영 판치는 금강호에 정식 캠핑장 생긴다'와 육경근의 기자의 '연 300명 이상 명예퇴직..전북교단 위기감', 이종호 기자의 '10년간 1군 업체 전무한 전북 건설업계' 등이 방문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특히, 이강모 기자 '유력후보 정운천 진땀’와 정윤성 화백의 '김호서·임정엽 단일화 키' 등 오는 4월 5일 치러질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를 앞두고 관련 기사·만평이 꾸준히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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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용수
  • 2023.02.18 14:00

[최명희문학관의 어린이손글씨마당] 3. 포근한 등을 가진 우리 형에게

△글제목: 포근한 등을 가진 우리 형에게 △글쓴이: 정원혁 (대구 장동초등학교 3학년) 형, 나 원혁이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난 형이 나를 무척 싫어하고 미워하는 줄 알았어. 물론 나도 형이 항상 좋기만 한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형을 미워한 적은 없어. 형과 다섯 살이나 차이 나지만, 형이 나와 놀아줄 때도 많아서 난 형이 좋아. 가끔씩은 무심한 듯 간식을 툭 꺼내놓으며 “먹든지 말든지, 네가 좋아하는 과자 아니냐?”라고 말하며 나를 잘 챙겨준다는 것도 알아. 지난번 친구들과 놀이터에서 노는데 큰 형아들이 무리로 나타나 무법자처럼 행동해서 내가 속상해하며 집에 돌아왔던 날 기억나? 왜 이렇게 일찍 들어왔냐는 엄마의 말에 순간 꾹꾹 눌러왔던 서러움이 터져버렸던 것 같아. 눈물이 그렁그렁해서 말하는데, 형이 갑자기 뛰쳐나갔잖아. 솔직히 난 늘 그랬듯 ‘느긋한 형이 또 여유를 부리다 시간에 쫓기듯 학원에 가는구나!’하고 생각했어. 그런데 잠시 뒤, 놀이터에서 함께 놀던 친구에게 전화가 왔어. “원혁아, 너의 형이 아까 그 나쁜 깡패 형아들 따끔하게 혼내주고 있어. 나쁜 짓 하더니 속이 다 시원하다! 너희 형 정말 멋지다! 나쁜 형들 갔으니 다시 내려와서 놀자!” 좀 전까지만 해도 엄마의 위로를 받으며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던 난 구름 위에 올라탄 듯 가벼운 발걸음으로 다시 놀이터로 향했어. 내가 도착했을 때는 저만치 앞에 아무 일도 없다는 듯 학원으로 향하고 있는 형의 뒷모습만 보였어. ‘쫓아가서 고맙다고 말할까?’ 생각했지만, 바쁜 형을 부르면 왠지 또 짜증이 돌아올 듯해 그냥 멀어져가는 뒷모습만 바라봤어. “그때 달려가서 고맙다고 말할걸….” 형과 다툴 때마다 요즘 그런 후회가 들곤 해. 왠지 내가 형에게 고마운 감정들을 잘 표현하지 않아서 형이 내 마음을 자주 오해한다는 생각이 들었거든, 얼마 뒤, 사소한 일로 다투고 속상한 마음에 일찍 누웠는데, 마음이 답답해서 눈을 꾹 감고 있어도 좀처럼 잠이 오지 않았어. 그런데 형은 내가 잠든 줄 알았나 봐. 형이 엄마께 쏟아내는 진심을 들은 순간, 그만 커다란 못이 가슴에 탕! 탕! 탕! 박혀버렸어. “엄마, 저 정말 원혁이가 너무 싫어요! 동생 같은 건 없었으면 좋겠어요!” 꾹 감은 내 두 눈에서는 어느새 수도꼭지처럼 눈물이 줄줄줄 흘러내리고 있었어. 다음 날, “엄마, 형은 저를 싫어하는 것 같아요.”라는 나의 말에 엄마가 앨범 하나를 들고 와 그 안에 있는 오래전 형과 내 모습을 보여주셨어. 사진 속 아주 작은 꼬마가 아기를 조그만 품에 끌어안고 사랑스럽게 바라보며 젖병을 물리고, 뽀뽀하며 팔베개도 해주는 모습들을 볼 수 있었어. “이래도 형이 원혁이를 싫어하는 것 같아? 지금 사춘기라 예민해서 그래.“ 엄마의 말씀에도 여전히 못이 빠지지 않던 어느 날, 놀이터에서 발목을 다쳐 엄마께 전화를 했어. 잠시 뒤, 멀리서 치타처럼 정신없이 달려오는 형이 보였어. 형이 업히라며 등을 내주는 모습에 머뭇거리고 있으니, 형이 괜찮다며 업히라고 했잖아. 못 이기는 척 업힌 그날, 형의 등은 바다처럼 넓고 포근했어. 30도의 날씨에 땀을 비 오듯 흘리며 집에 들어서자마자 응급실로 향하는 나를 따라와 병원에서 계속 업어주고 살펴주며 나를 걱정해 줬잖아. 그리고 아마 그날이었던 것 같아. 내 마음에 남아있던 큰 못들이 한꺼번에 쑥 빠져버린 게. 비록 그날 내 복숭아뼈는 부서졌지만, 형에 대한 믿음과 사랑은 단단해졌어. 그날도 형에게 쑥스러워 말 못 했는데…. 형아, 고마워, 사랑해! 2022년 9월 8일 형아를 사랑하는 원혁이가 ※ 이 글은 2022년 전북일보사·최명희문학관·혼불기념사업회가 주최·주관한 <제16회 대한민국 초등학생 손글씨 공모전> 수상작품입니다. 제17회 공모전은 4월 25일부터 9월 17일까지 작품을 모집합니다. 문의 최명희문학관(063-284-0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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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2.17 17:44

익산시 '대한민국 농업 수도' 도약 꿈꾼다

익산시가 농업인의 안정적인 수익 창출과 복지, 노후까지 책임지는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국내 대표 농업 수도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농산물 유통 채널과 인력 수급 체계를 다각화한 익산형 농업 인력풀 등을 통해 농업인들이 농사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은퇴 후에는 전국 최초로 도입한 마을자치연금이 노후 생활까지 책임질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촘촘하게 구축된 다양한 인프라로 농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마을 공동체를 회복해 사람이 모여드는 행복한 농촌으로 거듭나 명실상부한 농업 수도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다. 디지털 플랫폼 기반 지역 농산물 유통 채널 확대 시는 디지털 플랫폼에 기반을 둔 판매 유통 채널을 강화해 지역 농산물 판로를 다양화함으로써 농가의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지원한다. 우선 그동안 농가 소득 창출의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해 온 마을전자상거래의 전문성을 높여 판로 개척에 나선다. 마을전자상거래는 익산지역 농촌경제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시의 차별화 전략이다. 고령화로 인해 농산물 생산과 판매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안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마을전자상거래 입점 농가는 2021년 611농가에서 2022년 902농가로 47.95% 늘었고, 같은 기간 판매 건수도 15만 5493건에서 17만 4877건으로 12.47% 증가했다. 하루 평균 500건에 육박하는 온라인 거래가 이뤄진 셈이다. 시는 온라인 거래상에서 필수적인 택배비와 수수료, 택배박스비 등을 지원해 농가들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고, 익산몰 뿐만 아니라 오픈마켓(네이버, 지마켓, 옥션, 11번가, 우체국쇼핑) 판매로 전국에 익산 농산물의 우수성을 꾸준히 홍보하면서 지역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노력을 펼쳐 왔다. 또 온라인 판매량을 충족하지 못하는 소농들의 경우 공동 판매를 추진해 판로를 확보했고, 이로 인한 공동 수익 창출은 마을공동체 활성화 사업의 토대가 되고 있다. 올해 시즌2에 돌입하는 마을전자상거래는 전문 인력풀을 갖춘 대행사를 선정, 온라인 쇼핑몰 기획전을 비롯해 수수료 할인, 주력 상품 프로모션, 각종 콘텐츠 제작, 다양한 SNS 채널 운영 등 홍보 마케팅을 강화한다. 이를 뒷받침할 인프라 구축에도 박차를 가한다. 지역 농산물 물류 서비스 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디지털 물류 시스템을 구축 중인데, 이르면 올 상반기부터 마을전자상거래 입점 농가와 다송권역 중앙유통거점센터간 스마트폰 앱을 활용한 순회·수집 물류 시스템 운영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지역 시민에게 신선한 농산물을 당일 배송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물류비 절감을 통한 농가 소득 증대와 일자리 창출까지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일손 걱정 뚝’ 익산형 농촌인력풀 운영 본격화 시는 농촌 일손 부족 문제 해소를 위해 인력 수급 체계를 다각화한 ‘익산형 농촌인력풀’을 구축·운영한다. 농촌 인구 감소 및 고령화, 코로나19 이후 외국인 근로자 수급 어려움 등 영농철 농촌 인력난에 대응해 농가 경영 안정을 꾀하기 위한 조치로, 기존보다 확대된 인력풀로 농업인들이 일손 걱정 없이 농사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안정적인 인력 수급을 위해 농촌인력중개센터를 확대하고 외국인을 포함해 연간 3만 명 근로자 파견을 목표로 인력을 발굴한다. 센터는 지난해 운영을 시작한 익산시와 금마·낭산·여산농협 등 4곳과 올해 합류한 원광효도마을 시니어클럽까지 총 5곳에서 운영된다. 오는 3월부터 기존 인력풀 1700명에 올해 추가 모집하는 800명까지 총 2500명의 근로자가 소규모 농가에 투입될 예정이다 수도권에 있는 도시형 인력중개센터와 연계한 인력 발굴도 추진한다. 시는 숙박비와 작업 수당 등을 지원해 수도권에서 체류형 인력을 유입하고 농촌에 정착할 수 있는 기회까지 제공할 예정이다. 또 해외 교류를 강화해 외국인 근로자 인력풀을 확대한다. 시는 지난해 베트남 애아숩군을 직접 방문해 효율적인 인력 교류 방안에 대해 논의했으며 봄철 농번기 이전에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인력 투입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농가 수요에 따라 하반기까지 최대 220명 투입이 목표다. 필요한 시기에 적절한 인력을 배치할 수 있는 효율적인 인력풀 운영이 본격화되면 농가가 일손 부담을 덜고 경영 안정화를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 최초 마을자치연금으로 노후까지 지원 시는 전국 최초로 도입한 익산형 노후 소득 강화체계인 마을자치연금을 확대해 농업인들의 인생 2막까지 지원한다. 현재 성당포구마을에 이어 함열 금성마을이 마을자치연금 수익 기반을 완공해 운영 중이다. 지난 2021년 7월 전국 제1호 마을자치연금 마을로 운영을 시작하면서 전국적 표본 모델이 된 성당포구마을은 신재생 에너지 발전 수익금과 체험·숙박시설과 캠핑장 운영 등을 통해 발생하는 수익금을 합산해 지역 어르신들에게 매월 10만원의 자치연금을 지급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준공한 함열 금성마을은 성당포구마을과 같이 마을 공동 창고에 신재생 에너지 발전시설을 조성하고 기존 마을 공동체 수익금을 합산해 재원을 마련, 오는 3월부터 연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앞서 시는 마을자치연금의 효율적인 운영과 전국적 확산을 위한 거점으로 성당포구마을을 마을자치연금 연수소로 지정했다. 연수소는 마을자치연금 노하우 전수 및 교육, 컨설팅, 타 자치단체 벤치마킹 대응, 사업 가능한 마을 발굴 등을 진행하고 있다. 시는 마을자치연금과 더불어 농업인이 지역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복지 기반을 확대해 도시민들을 지역 농촌으로 유인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발굴·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농업인들이 농산물 판매나 일손 걱정 없이 농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인프라를 구축했다”며 “나아가 마을 공동체를 활성화하고 안정적인 노후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해 주민들이 행복하고 활력 넘치는 농촌이 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 기획
  • 송승욱
  • 2023.02.16 17:19

[한국전쟁 정전 70년] 호남전투

6·25 한국전쟁 당시 ‘호남전투’는 북한군이 진출하기 시작한지 11일 만에 호남지역을 빼앗겼다는 이유로 지난 70여년간 조명받지 못했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호남에 대한 애국심을 왜곡하며 ‘무혈입성’이라는 지적과 함께 ‘치욕의 전투’라고 까지 이야기 하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낙동강 방어선을 지키던 ‘불독’ 월튼 워커 미 8군 사령관은 “북한군 최정예 6사단이 호남에서 수일간의 시간을 보낸 덕에 부산을 방어할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11일간 호남에서는 큰 전투는 없었지만 전사(戰史)에 유례없는 빠른 이동을 하던 북한군 6사단의 진군에 맞서 ‘지연전투’ 벌어졌고, 이 과정에서 호남의 전역에서 수많은 희생이 발생했다. 지역민들을 지키기 위한 호남 전투경찰과 나라를 지키기 위해 혈서를 쓰고 지원한 호남지역 학도병들 바로 그들이다. ◇파죽 지세 북한군 6사단 방호산 사단장이 이끈 북한군 6사단(이하 6사단)은 개성 북쪽에서 1950년 6월 25일 새벽 5시 10분부터 30분간에 걸친 포병 공격준비 사격을 실시한 후 공격으로 전환했다. 6사단은 북한군 중에서도 막강한 전투력을 가진 정예부대였다. 그들의 뿌리가 중국 내전에 참전한 제166사단이기 때문이다. 6사단이 보유한 주요 장비는 T-37 전차 4대, SU-76 자주포(76㎜) 16문, 122㎜ 평사포 8문, 122㎜ 곡사포 16문, 45㎜ 대전차포 48문, 120㎜ 박격포 18문, 82㎜ 박격포 81문 등이다. 다양한 전투경험을 가진 병력들과 최신형 장비를 보유한 6사단의 전투력은 막강했다. 6사단 예하 부대들은 공격 첫날인 6월 27일 한강을 건너 하루만에 김포공항을 점령하고, 영등포 방향으로 진출했다. 7월 3일에는 서울에 진출한 북한군 타 사단들과 함께 수원에 진출해 7월 6일 평택, 7월 8일 천안을 거쳐 서해안을 따라 기동했다. 6사단은 천안~공주 방향으로 향하던 북한군 4사단과 천안~대전 방향으로 진출하는 북한군 3사단을 뒤따라 서해안 축선인 천안~예산 방향으로 진출함에 따라 전투력의 손실없이 서해안을 타고 내려왔다. 6사단은 목포항과 여수항 등을 거쳐 서해안 일대로 우회해 호남지역을 점령하고 마산으로 진격하라는 임무를 부여받은 것이다. 6사단의 선두부대가 호남지역을 공격한 것은 7월 16일부터다. 이들은 호남지역 진입 직전 603모터사이클연대까지 배속받아 파죽지세의 속도까지 겸비하고 있었다. ◇호남지역의 상황은 한국전쟁 발발 직전 육군은 보병 8개 사단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호남지역에는 제 5사단이 주둔(예하 2개 연대 중에서 제 15연대는 전주, 제 20연대는 광주)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부대는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곧바로 수도방위에 나서 호남지역에는 국군 병력이 전무했다. 당시 육군본부는 부족한 호남방어선을 위해 전북지역에 7사단을, 전남지역에 5사단을 새로 꾸리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수도권 방어선이 무너져 내리면서 호남지역은 병력 뿐 아니라 무장이 전혀 갖추어지지 않은 상황이었다. 결국 국군 정규군이 없는 상황에서 충청, 호남 지역 전투경찰과 해병대원 일부, 징집자 등 급조한 군경 합동부대로 ‘7사단’을 꾸렸지만 이름만 사단일뿐 총기조차 완벽히 갖추지 못했던 것이다. 북한군 6사단의 주력인 1연대가 충남 논산에 속한 강경읍을, 13연대는 서천 장항읍과 군산 방향으로, 15연대는 익산 웅포면 방향으로 밀고 들어왔다. 당시 제7사단장 민기식 대령은 육군본부에 수차례 무기와 탄약 등을 요청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결국 민 대령은 예하 2개 연대의 후방 이동을 건의하고 무장을 갖춘 사단사령부 요원을 포함한 1개 중대 규모만으로 지역 방어에 임했다. 어떠한 지원책도 마련할 수 없었던 육군본부는 그의 건의를 받아들여 7사단 3·9연대를 즉시 부산으로 이동하게 하고 1개 대대를 차출해 지연전을 감행하라는 지시를 하달했다. 국군 제1사단이 대구 북방 다부동에서 미군과 더불어 북한군 3개 사단을 격멸한 낙동강 전선의 ‘다부동전투’의 국군 주요병력이 호남자원이었고, 호남의 병력자원이 다른 전투에 차출되었다는 점 그리고 호남출신 군인들이 이끈 승전은 6·25당시 호남이 패배의 전투만을 하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11일간의 호남 지연전투의 중심은 전투경찰 1950년 6월 25일 북한군의 기습 남침으로 호남은 위기에 처했다. 당시 전남·전북 경찰국은 치안국의 지시에 따라 비상경비사령부를 설치하고 경찰병력을 전투부대로 개편했다. 국군과 미군 그리고 경찰은 금강저지선을 구축해 방어에 나섰다. 7월 16일 밤 호남경찰은 충남 양촌에서 첫 전투를 시작으로 장항전투, 강경 수복전투를 치르며 지연작전에 돌입했다. 그러나 북한군의 병력 증원으로 전세가 불리하자 익산 방면으로 후퇴했다. 호남 전투경찰들은 만경강 일대에 국군과 함께 조촌(만경강)방어선을 구축했지만 7월 19일 김제경찰서 대원들은 막강한 전력을 가진 북한군 6사단과의 청하전투에서 후퇴할 수 밖에 없었다. 조촌(만경강)방어선이 무너진 후 북한군은 정읍, 순창을 거쳐 광주로 남하했다. 7월 23일 광주 산동교에서 경찰과 국군은 북한군 6사단과 전투를 벌였다. 영광 삼학리에서는 영암, 화순 등 인근 지역에서 차출된 경찰관들이 북한군 제6사단과 지연전투를 벌이다 대부분 전사했다. 북한군은 전차와 중무기를 앞세워 광주와 전남 서부지역을 점령한 후 동부지역으로 진군했다. 호남지역 대부분이 점령된 상황에서도 곡성경찰은 주민들을 지키기 위해 후퇴하지 않고 지역을 사수했다. 곡성경찰 한정일 서장은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압록교전투에서 북한군에 승리를 거두었고, 500여 명의 전투경찰 대대를 편성해 태안사에서 전투를 이어나갔다. 북한군은 호남을 빠르게 장악하고 진주를 통해 경상도로 진출할 계획이었으나 이러한 지역 전투경찰들의 완강한 저항 때문에 7월 16일 공격을 시작해 7월 31일이 되어서야 진주에 도착할 수 있었다. 저항의 결과는 호남지역 경찰대의 궤멸로 이어졌으나, 간발의 차이로 미군이 방어선을 강화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이후 호남 전투경찰은 북한군의 잔당인 빨치산들과 전투를 이어가면서 많은 희생을 감수해야 했다. ◇조국을 지키기 위해 나선 어린 학생들 1950년 7월 25일 ‘화개장 전투’는 전남 일대를 장악한 후 신속하게 동진하려는 북한군 6사단과 맞서 싸운 전투다. 북한군의 하동 진입을 지연시키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 이 전투는 6·25전쟁에서 전남지역 학도병이 치른 첫 번째 전투였다. 한국전챙 초기 국군 주력이 거의 무너진 상황에서 호남지역의 중요한 임무는 지역방어와 함께 병력을 충원해 전선으로 파견하는 것이었다. 호남지역의 전세가 위험해지자 다급해진 국군 5사단은 청년학생층에 주목해 7월 13일 5사단 15연대는 여수·순천 학도병을 조직했다. 이 과정에서 전남지역 학생이 대거 학도병으로 자원했다. 3~4일이라는 짧은 시간에 호남 지역 학생들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 혈서를 쓰고 여수·순천·광양·벌교·보성·강진 등지에서 모인 것이다. 학도병으로 자원했던 학생의 출신학교와 정확한 숫자를 파악하기 어렵지만, 순천매산중·매산여고·매산고에서 펴낸 ‘매산백년사’와 ‘한국전쟁시 학도의용군’ 등의 기록에 따르면 17개 고교에서 180여 명의 학도병들이 모였다. 이들은 출정식을 거쳐 중대를 편성한 후 곧바로 훈련에 들어갔다. 훈련은 주로 제식훈련, 총검술, 각개전투 정도였다. 실전훈련을 쌓지 않은 학도병에게도 출동명령을 내릴 정도로 호남지역의 전황은 계속 악화됐고 결국 학도병들은 9일간의 훈련을 마친후 손에 소총 한 자루만 쥐고 전선으로 투입됐다. 학도병들은 출동 다음날 아침에서야 총기의 분해와 결합, 실탄 장전, 조준 방법 등 무기 조작법을 익혔을 뿐 전혀 사격훈련을 받지 못한 상태였다. 여수·순천 학도병은 퇴각한 전투경찰 부대와 화개장의 화개교 건너편인 화개파출소 뒤편 야산에 주둔했다. 전차를 앞세운 막강한 화력의 북한군 1000여 명과 치열한 전투를 벌인 이들은 북한군의 동진을 지연시킴으로써 낙동강 방어선을 구축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줬다. 여러 문헌을 종합해 보면 철모 대신 교모를 쓰고 전투복 대신 교복을 입고 싸운 70여 명의 소년들이 전사하거나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6·25전쟁에서 호남지역 호국영웅들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보여준 희생과 공훈을 기리고 나라사랑 정신을 일깨우는 호국·문화공간으로 활용하고자 지난 2020년 순천에 호남호국기념관이 문을 열었다. /광주일보=정병호 기자 “희생한 경찰들 예우 못받아…보훈처, 참전경찰단체 인정해야” -정전까지 호남전투 모두 참전 -순창 가마골 전투서 얼굴에 총상 “내 앞에서 북한군의 총탄에 쓰러져 간 전우들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현상호(90) 대한민국 6·25참전 경찰국가유공자회 광주시 경찰유공자회장은 70여년 전 호남지역을 지키기 위해 생사를 같이한 전우들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현 회장의 경찰공무원 인사기록카드에는 ‘1951년 4월 20일 순경 임명’이라고 기록돼 있다. 1934년생인 현 회장은 17살의 어린나이에 전남경찰국 소속 경찰이 됐다. 1950년 한국전쟁 발발 후 전남지역의 많은 경찰들이 전투경찰로 활약하다 희생돼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현 회장은 해양소년단의 경험으로 경찰에 입문하게 됐다. 수많은 전투에서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지만, 현 회장은 어린 나이의 호기에 무서운 게 없었다고 회상했다. 현 회장은 “돌이켜보면 적군의 총탄에 쓰러져 간 사람이 전우가 아니라 나 였을 수 있었을 텐데 그땐 아무 것도 몰랐다”면서 “당시에는 보급이 없고 주먹밥 한개에 의지해 전남과 전북을 두발로 걸어다니며 북한군과 전쟁을 벌였다”고 말했다. 1951년 경찰이 된 후 정전이 될 때까지 호남의 모든 전투현장에 참가한 현 회장은 1951년 8월 전북 순창군 가마골 전투에 투입돼 밤을 새며 고지를 지키다 얼굴을 스치는 총탄에 부상을 입기도 했다. 그는 6·25 당시 전투 경찰로 고생한 이들이 제대로 된 예우를 받지 못하고 있는 점을 안타까워했다. 현 회장은 “6·25 경찰참전용사들은 보훈처 단체로 인정 받지 못해 제대로 예우 받지 못한 채 이제는 하나둘 세상을 등지고 있다”면서 “민주주의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헌신한 경찰들을 기억하기 위해서라도 6·25 참전 경찰 단체를 보훈처에서 인정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광주일보=정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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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2.13 15:02

군산대-전남도청 등 초강력레이저 전문인력양성 협약

국립군산대학교는 지난 9일 전라남도 도청 서재필실에서 ‘레이저 전문인력양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은 전라남도 도청과 군산대를 비롯한 국내 7개 대학, 한국광산업진흥회가 협력해 초강력레이저 실무인력양성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레이저 첨단 연구 인프라 및 산업기술개발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마련됐다. 미국‧중국 등 전 세계가 초강력 레이저 기술에 공격적으로 투자 하면서 초강력레이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이고 여기에 레이저 기술 개발이 인류의 미래 에너지 고갈 문제 해결의 핵심이 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레이저 핵심부품 95%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레이저 관련 산업과 전문인력 양성 시스템 역시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런 환경에서 국내 레이저 관련 주요 대학과 지자체, 관련 기관이 손을 맞잡은 이번 협약은 원천기술을 국산화해 첨단산업의 국가경쟁력을 확보하고, 우수전문 인력 확보를 위한 생태계 구축에 더할 나위 없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협약의 골자는 △레이저 실무 현장 교육 및 체계적 전문인력양성 시스템 구축 △인력양성을 위한 협의체 구성 및 국가사업 발굴 △레이저 산학연관 협력사업에 대한 행·재정적 전폭 지원 △레이저 첨단 인프라 구축 및 원천기술 확보 등이다. 참여기관은 이를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필요한 자료와 정보를 적극 공유하기로 했다. 특히 군산대는 이 실무를 물리학과가 보유한 첨단 레이저 인프라를 기반, 주도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장호 총장은 “레이저가 여러 분야 핵심기술로 사용되고 있는 가운데 적절한 시기에 전남도청과 국내 주요 대학이 레이저 인재양성에 힘을 합칠 기반이 구축되어 다행”이라며 “하루 빨리 레이저 및 핵심부품의 국산화 및 원천기술을 확보하여 외국 기술의 종속에서 벗어나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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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정곤
  • 2023.02.12 17:09

[지난 주 '핫클릭' : 5~10일] 고물가·난방비 부담에 재난지원금 큰 관심

지난 주 '핫클릭'은 전북일보 홈페이지를 방문한 독자들이 한 주 동안 많이 본 기사 '톱 10'를 간략하게 소개하는 코너로 매주 토요일 오후 2시 게재됩니다. 기사 '톱 10 '은 독자들의 관심 정도를 가늠하지만, 뉴스의 경중을 판단하는 기준은 결코 아닙니다. 토요일, 다른 독자들이 관심을 보였던 기사를 만나보세요. △2월 5일~10일 지난 5일부터 10일까지 전북일보 홈페이지를 방문한 독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었던 기사는 백세종 기자의 '어디는 주고 어디는 안주나, 재난지원금 지원 불만'이다. 이 기사는 재난지원금이 지급이 되지 않는 일부 지역 주민의 목소리를 보도했다. 두 번째는 내년부터 2027년까지 임실 학암리∼운암대교 19.4㎞ 구간에 국가생태탐방로를 추진하는 내용을 담은 박정우 기자의 '임실 옥정호 물안갯길, 관광명소 조성'이다. 세 번째는 김태경 기자의 '전주교도소 이전 작지마을 주민들 이주대책 막막' 기사가 차지했다. 이어 천경석 기자의 '도레이첨단소재, 1000억 추가 투자', 이강모 기자의 '전북 총선 지역구 10석 지키기 셈법' 등이 뒤를 이었다. 훈계에 그친 '내로남불 업무추진비 부당사용', 알까기로 묘사한 '나경원과 다른 안철수' 등 정윤성 화백의 촌철살인 재치만점 만평도 독자들을 즐겁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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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용수
  • 2023.02.11 14:00

[전북특별자치도 대토론회] 지정토론 - 전북에 맞는 특례 발굴이 정말 중요

권혁남 전북연구원장 "규제완화·세제혜택·교육환경, 전 도민 관심·참여없인 어려워" "오래전 신혼시절 아파트 앞 상가에 중국집이 있었다. 처음에는 상호가 북경반점으로 시작하더니 홍콩반점, 사천성으로 바뀌었다. 이름만 바뀌고 내용은 변하지 않아 폐업했다. 전북특별자치도 또한 일종의 신장개업이다. 126년 동안 운영하던 전북도에서 손님이 자꾸 떨어져 나가고, 종업원에게는 비전이 안보이고, 자긍심이 떨어진 상황이다. 이름도 전북특별자치도라고 바꾸고, 내용물도 바뀐다. 이름만 바뀌지 않고 명실상부한 특별자치도가 출범해야 한다. 특별자치도의 의미는 색다르다. 다만, 새로운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땅으로 탈바꿈은 아니다. 도민에게 지나친 기대와 환상을 주어서도 안되지만, 도민들의 관심이 없고 참여도 없으면 안된다. 그런 점에서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참여해 달라는 말을 하고 싶다. 특히, 지역 차별 문제는 인간의 기본권, 인권 차원에서 해결해야 한다. 호남 지역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 획기적인 발상으로 실천하지 않으면 해소되지 않는다. 법에도 소수자 보호법이 있듯이 지역 차별이 없는 곳에서 사는 것도 헌법적 가치로 볼 수 있다. 이제는 인간의 기본권 차원에서 지역 차별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 특별자치도의 핵심 3가지는 규제 완화와 세제혜택, 교육환경 조성이다. 이를 주축으로 한 특례 발굴도 어렵지만, 입법하는 과정은 더욱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특례를 수십 수백개 발굴해도 국가에서, 국회에서 통과될지 모른다. 전 도민이 관심과 참여하지 않으면 쉬운 싸움 아니다. 머나먼 길이다. 입법과정에서 행안부나 국회에서 다른 시도와의 형평 문제가 또다시 나올 수 있다. 그들이 거부할 수 없는 전북에 맞는 특례 발굴이 정말 중요하다." 김영기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지방자치연구소장 "전북만의 경쟁력에 집중 필요…특례발굴, 지역사회 결집해야"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은 전북의 생존권이 보장되는 쾌거다. 앞으로 1년 동안 내용을 어떻게 디자인하느냐에 따라 전북 미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주제발표를 들으면 느낀 생각은, 우리가 다른 지역과 경쟁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다른 지역과 차별성이 없다는 느낌을 받았다. 현재 이야기 나오는 전북 실태와 관련된 직접적인 문제들과 관련해서는, 전북이 특자도가 아니라 대한민국 수도가 된다고 해도 해결 안되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지역들에서 앞서가고 있는 산업이나 정책은 과감히 포기하고, 전북만이 제대로 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 사업 크기가 작더라도 일관되게 끝까지 밀고 나가야 적어도 우리 세대는 아닐지라도 다음 세대에서는 전북도가 꽃을 피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인구문제다. 특별자치도 특례를 발굴하고 미래 비전을 만들어 나갈 때, 인구와 관련한 문제가 필수로 들어가야 한다. 통계에 따르면 2050년이면 전북 인구는 150만 명도 안된다고 하는데, 통계보다 더욱 빠르게 인구가 감소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 문제와 관련해 어떤 대안이 있는지도 중요하다. 전북도와 전북연구원에서도 역량을 모으고 있지만, 학계나 언론, 시민사회 등 모든 민간 영역의 역량도 모두 동원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특례 발굴 과정에서부터 지역사회가 결집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김흥주 대전세종연구원 책임연구원 "시·군과 기능배분설계 잘해야…교부세 확보는 자치권과 연결" "특별자치도 출범으로 전북 발전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축하한다. 궁극적으로 지방분권 얘기할 때 중앙과 지방 관계를 얘기한다. 행정 재정 독립과 자율성이 강조되는 이유다. 특별자치도 출범을 통해 온전한 자치권을 확보해야 발전을 이룰 수 있다. 특별자치도는 지역발전이 궁극적인 목적이다. 자치권 확보가 성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북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 중앙 부처 관점에서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중앙 재원과 권한을 이양할 때 어떻게 바라볼지, 법안 마련이 굉장히 쉽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정치하게 접근해야 한다. 논거를 만들어야 하고, 지방분권과 관련한 특례를 만들 때 다른 특별자치시도와 연대 협력이 중요하다. 전북 도내 14개 시군과의 기능 배분 설계도 잘해야 한다. 사업 특례가 만들어져야 분권 특례로 이어진다. 사업 특례 발굴을 위해 전북은 14개 시군을 카테고리화해서 특례를 만들어가야 한다. 권역별로 범주화해서 사업을 만들고, 민선 8기 비전과 연계하고, 특별자치도 비전과 연계해야 한다. 이 과정 속에서 지방교부세와 관련한 교부세 특례가 매우 중요하다. 교부세 확보 차원은 자치권 확보에도 중요한 부분이다. 특별자치시도가 적극적으로 연대해가야 한다. 지자체가 인력을 배치하고 기구를 설치하는데 교부세를 통해 인력을 자유롭게 배치하고, 조직을 자유롭게 설계할 수 있다. 아울러 주민들에 대한 특별자치도 이해를 높여야 주민자치가 이뤄질 수 있다. 특별자치시도가 연대해서 논리들을 함께 만들어갔으면 좋겠다." 민선식 전라북도 정책기획관 "강원도 '반면교사'·비전 중요…총 역량 결집해 초안 만들 예정" "특별자치도는 전북이나 강원에서 볼 때 지역에서 요구한 바텀업 방식이기도 하지만, 국가적인 차원에서 보면 지역소멸을 막고 균형발전을 검토했을 때 고려한 조치다. 국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특별한 권한을 주고, 지역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이다. 전북만이 가진 강점을 살려서 전북이 특별하게 나아갈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찾도록 한 제도가 바로 특별자치도다. 특히 강원도의 사례를 많이 분석하고 있다. 강원의 사례를 볼 때, 특례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담는 옷, 그릇도 중요하다. 특별자치도가 어떤 비전을 가질 것인지, 그 비전 속에서 특례가 나온다. 강원이 어려워했던 지점도 그런 부분이었다. 우리는 반면교사, 타산지석 삼고 있다. 우리 전북은 오는 4월에 특별자치도 특례 논의 구조체인 지원위원회가 시작되는데, 이전에 특례 등의 초안을 완성할 예정이다. 행정을 총 결집하고, 전북연구원과 산하기관 등의 역량도 결집해 만들어 나가고 있다. 특별자치도 비전에 대해서도 논의 중이고, 3월 말까지는 비전과 함께 특례 초안도 도민과 국민 앞에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초안이 나오면 지원위원회에 상정하고, 6월에는 입법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올해 안에 특별자치도와 관련한 제대로 된 준비를 하고 있다. 어렵겠지만, 많은 도민분들의 응원과 격려가 필요하다." 염영선 전북도의원 "비전 구체화·심도깊은 논의…무늬만 특별자치도 아닌 변화 요구" "내년 1월 18일이면 전북특별자치도가 출범한다. 전북도의회에서는 전북특별자치도 추진위원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간담회와 토론회를 열고, 건의안과 결의문을 발의하는 등 특별법 통과를 위해 노력했다. 또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을 만나 특별자치도 필요성을 설명하고 절박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제는 무늬만 특별자치도가 아닌 도민이 체감하는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 '전북 르네상스'를 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비전 제시와 특례 발굴이 관건이다. 새만금, 탄소, 농생명 등 전북만의 차별화된 특례를 발굴해야 한다. 생명경제도시는 전북의 지역적, 역사적, 인문적 특성에 부합한다. 다만 비전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도민, 전문가와의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조상진 전북일보 논설고문 "전북 회생 노릴 마지막 기회…새만금 재생에너지 특례 필수" "전북은 오랜 세월 인구와 면적이 축소된 지역이다. 현재의 충남 금산, 전남 구례도 과거에는 전북이었다. 인구 역시 줄어들고 있다. 1949년 대한민국에서 전북 인구 비중은 10.2%로 100명 중 10명이었다. 현재는 3.4%로 100명 중 3명에 불과하다. 통계청의 '시·도별 장래 인구추계'에 따르면 2050년 149만 명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초자치단체가 아닌 광역자치단체의 소멸, 해체 위기다. 전북특별자치도는 전북이 회생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절박감을 가져야 한다. 전북특별자치도법의 제1조(목적)는 전북의 지역적·역사적·인문적 특성을 살려 고도의 자치권이 보장되는 전북특별자치도를 설치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다른 자치단체와의 지역적 차별성은 만경강 프로젝트, 역사적 차별성은 후백제 왕도복원 프로젝트, 인문적 차별성은 새만금에서 찾아야 한다고 본다. 새만금의 넓은 부지를 활용한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특례가 담기길 바란다. 이를 수소, 탄소까지 확대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러한 새만금의 성과를 도내 시·군에 파급해 도민의 체감도를 높이는 작업이 수반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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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경석
  • 2023.02.09 18:16

[조법종 교수의 전라도 이야기] ① 미국 최초 외교무관 포크 씨와의 만남

전북일보는 조법종 우석대 교수(교양대학장)가 전라감영 복원 과정에서 1884년 최초로 촬영된 전라도 관찰사의 사진을 추적한 이야기를 연속으로 보도합니다. 조법종 교수는 촬영자인 미국 외교무관 포크가 남긴 전라도 조사기록을 현장 확인과 함께 소개할 예정입니다. 서양인에 의해 기록된 140여년전 전라도의 생생한 모습을 통해 우리 근대 전라도의 실상을 파악하고 현재와 미래의 모습을 그려보고자 합니다. △1883년 미국에 최초로 파견된 조선의 보빙사, 포크와 만나다 2023년은 조선과 미국이 1882년 수교하고 최초로 서구에 공식외교사절단인 ‘보빙사’를 파견한지 14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이다. 당시 조선은 1876년 일본과의 강화도조약으로 쇄국을 벗어난 이후 처음으로 미국과 통상조약을 맺고 서구세계와의 만남을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1883년 미국에 ‘보빙사’를 파견했다. 당시 보빙사는 모두 20대로 민비의 친조카인 23살의 민영익과 영의정 아들 홍영식, 서광범, 유길준 등으로 구성됐다. 이때 보빙사와 40여일간 동행한 미국측 통역장교 역시 27살의 ‘조지 포크(Georgr Clayton Foulk; 한자 이름 복구(福久)’였다. 이들 20대의 조선과 미국의 청년들은 의기 투합해 결국 민영익은 포크를 조선주재 외교관으로 파견해 줄 것을 요청하여 결국 함께 귀국해 조선의 개화를 논의했다. △보빙사, 에디슨 전기조명을 단 화륜선타고 세계일주를 하다. 미국 21대 대통령 아서는 조선에 대한 호의 표시로 보빙사에게 에디슨 전기조명장치를 최초로 설치한 미해군 증기기관선 트랜튼호(USS Trenton)를 제공해 세계일주를 하고 조선으로 귀환토록 배려했다. 이에 부사 홍영식 일행은 태평양을 건너 바로 귀국해 고종에게 보고하고 정사 민영익과 종사관 서광범, 수행원 변수는 조선인 최초로 12월1일 뉴욕을 출발해 유럽 각국과 수에즈 운하를 거쳐 중동, 인도, 동남아시아를 지나는 6개월여의 세계 여행을 한 후 귀국했다. 당시 귀환 여정은 뉴욕-대서양-스페인 지브랄터 해협-마르세이유- 파리-런던-로마-수에즈운하-이집트-인도양-인도 봄베이-스리랑카-싱가포르-홍콩-나가사키-제물포 순이었다. 1884. 5. 31. 보빙사일행과 함께 포크는 제물포에 도착하여 6월 미국 공사관 해군무관으로 부임했다. △가마타고 조선을 조사한 포크, 전라도 최초 사진을 찍다 포크는 부임직후 조선에 대한 다양한 자료를 수집하고 1884년 1차 9월과 2차 11월-12월 사이 조선의 중부 및 남부지역에 대한 조사 여행을 진행하였다. 그리고 2차조사시 충청, 전라, 경상도 지역의 주요 지역을 여행하며 30분 단위의 기록과 대부분 최초로 촬영된 유리건판 사진들을 남겼다. 그런데 여행기간 중 갑신정변(12.3-12.6)이 발생해 조선 정세가 급변하는 상황속에 ‘왜놈’으로 오해되며 신변 위협을 경험했고 갑신정변 직후 미국공사 푸트의 사임으로 조선주재 미국 임시대리공사를 맡았다. 이후 고종의 외교자문역을 수행하며 조선과 청의 갈등에 개입해 조선을 도왔으나 청과의 정치적 갈등이 촉발되어 1887년 미국 정부에 의해 미국외교관직을 사임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교편을 잡다 갑작스런 죽음을 맞았다. 이 때 포크의 역할이 소재가 되어 2018년 방영된 ‘미스터 선샤인’ 주인공의 모델로도 알려졌다. 필자는 2021년 완공된 전라감영 복원을 위한 ‘전라감영 복원재창조위원회’에 참여해 부위장직을 맡아 감영관련 자료 고증 등을 함께했다. 그 과정에서 전라감영의 중심 건물인 선화당 자료들을 수집했는 데 출처를 알 수 없는 전라감영 선화당 내부의 사진 2점을 확보하게 됐다. 이 사진은 전라관찰사와 6방 권속 등이 함께 찍은 사진과 4명의 기생이 춤을 추는 모습의 사진이었다. 그런데 확인을 통해 이 사진들이 바로 1884년 11월 10일에서 12일까지 전주를 방문한 조선주재 미국 공사관 무관인 미국 해군소위 포크가 찍은 사진이란 점이 처음으로 확인되게 됐다. 또한 포크가 매일 쓴 조사일기를 남겨 놓았고 이 일기가 2007년 사무엘 홀리교수에 의해 정리도어 책자로 간행됐다. 기록을 검토하면서 포크의 기록은 19세기-20세기초 우리나라를 방문하고 남긴 초기 서양인들의 기록과는 그 수준과 내용, 형식 및 정보량에서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즉, 포크의 기록은 조선에 대한 정보를 정리해 미 국무부에 제출하기 위한 조사자료였고 또한 개인적으로 향후 조선에 대한 별도의 책을 저술하기 위한 원본 자료의 성격을 갖고 있다. 그러나 1897년 포크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이 기록은 100여년 이상 전문이 공개되지 못한 채 남아 있었다. 필자는 2021년 포크의 2차 조사여행 기록을 부인과 함께 번역하고 관련 현장들을 방문해 설명을 달아 책자를 간행했다. 그리고 2023년 올해 서구세계인 미국으로 떠났던 조선보빙사 140주년을 기념하고 조선에 부임해 우리의 근대시기 모습을 객관적으로 남긴 포크의 기록을 소개해 근대로 진입하던 전라도의 모습을 본고를 통해 소개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근대시기 우리의 과거모습과 현재, 그리고 미래의 모습을 어떻게 연결시킬 것인 가에 대한 시대적 물음에 대한 답을 찾아가고자 한다. /조법종 우석대 교양대학장 △조법종 우석대 교양대 학장은 중국 고구려사왜곡 대책위원, 한일역사공동연구위원회 위원, 중등역사교과서 검정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전라도 천년사 편찬위원, 전라감영 복원재창조 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지냈고 현재 전북사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KBS역사스페셜, JTBC차이나는 클라스 등에 출연해 대중 활동도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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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2.06 16:34

김관영 도지사 올해 첫 '소통의 날' 행사 개최

김관영 도지사는 1월 소통의 날 행사에서 올 한 해 혁신에서 성장으로 대전환 속도를 높이는데 전 직원이 함께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전북도는 30일 ‘1월 소통의 날’을 개최했다. 김관영 도지사가 900여명의 도청 직원들과 함께 자유로운 소통의 시간을 갖고 명사 초청 특강, 도민의 노래 ‘전북아리랑’ 공연, 전북특별자치도 성공적 출범을 위한 공무원 역량강화 교육을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서 김 지사는 “우리가 항상 중심을 잡고 어떤 일을 해야 되는지, 모든 일의 우선순위를 가지고 일을 해야 한다”며, “우리가 지난해 디자인했던 함께 혁신, 함께 성공해서 새로운 전북을 만들겠다는 여러 로드맵과 프로젝트들이 올해는 곳곳에서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깊이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직원들에게 더욱 분발해 달라고 당부했다. 명사 초청 특강에서는 정갑영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회장(前 연세대학교 총장)이 강사로 나서 ‘2023년 글로벌경제와 한국경제’를 주제로 열띤 강의를 진행했다. 정 회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중 패권 갈등 등 전후 세계질서가 재편되고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세계경제가 큰 위기에 빠져 있다”며,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 한국 경제의 재도약을 위해 경제의 생태계 복원, 지정학적 리스크 관리 등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라북도는 앞으로도 매월 개최하는 소통의 날 행사를 통해 전 직원이 도정현안을 공유하고, 분야별 전문가 특강을 통해 미래 변화에 대응 가능한 전문가적 역량을 함양하는데 중점을 둘 계획이다.

  • 기획
  • 천경석
  • 2023.01.30 17:39

[한국전쟁 정전 70년] 대전전투

1950년 7월 19-20일 치러진 대전지구전투는 단 이틀 간의 전투였음에도 1150여 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이는 투입된 병력 중 1/3 수준으로, 당시 전투가 얼마나 처절했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대전전투는 6·25 전쟁 발발 후 대전지역에서 치른 최초의 방어전투였던 데다, 전쟁 초기 거의 모든 전투가 그랬듯이 '패배의 기록'으로 남아 있다. 그럼에도 6·25 전쟁에서 3.5인치 로켓포로 북한군 T-34 전차를 파괴한 최초의 전투라는 점, 대전을 지나 남진을 계획했던 북한군을 며칠 동안 대전에 묶어두며 낙동강 방어선을 구축하는 시간을 확보하는 데 기여했다는 점 등에서 높은 의의를 갖고 있다. 이 같은 역사적 의미를 널리 알리고자 대전시는 2015년까지 지역 군부대 주관으로 열리던 지역행사를 넘어, 2016년부터 시 주관 행사로서 대전전투 전승 기념식을 열기 시작했다. 해당 연도에는 대전전투 참전 용사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대전지구전투 호국영웅비도 건립됐다. ◇ 전쟁의 서막, 19일 새벽=1950년 7월 3일 한강을 넘은 북한군은 5일 경기도 오산에서 미군과 처음 전투를 치렀다. 미 24사단은 평택-천안, 전의-조치원, 금강에서 북한군의 남진을 지연시키면서 대전에 집결했다. 미 24사단에 내려진 임무는 18일 포항으로 상륙할 예정인 제1기병사단이 영동 부근에서 반격준비를 마치는 20일까지 대전을 사수하라는 것이었다. 이에 미 24사단 윌리엄 에프 딘 소장은 주력 34연대를 유성에서 갑천을 건너 대전시내를 이르는 길목인 월평산성 쪽에 배치하고, 영동에 있던 19연대 2대대와 금산의 수색중대를 대전으로 이동해 지원하도록 하는 등 전투력을 증강시켰다. 북한군의 본격적인 대전 공격은 19일 오전부터 시작됐다. 북한군은 야크 전투기와 전차로 대전 외곽을 공격하면서 일부 부대를 대전-옥천 사이의 요충지로 침투시켰다. 야크 전투기가 옥천 인근 철교와 대전비행장을 폭격한 데 이어 북한군 제4사단 5연대는 유성방면에서, 제16연대는 논산방면에서, 3사단은 금강을 건너 대평리에서 대전으로 진격했다. 가수원과 정림동, 유천동, 월평동과 계룡로, 서대전네거리 등에서 치열한 시가전이 벌어졌다. 대전을 긴급 방문한 워커 사령관(왼쪽)은 딘 소장(오른쪽)에게 "20일까지 대전을 사수하라"고 명령했다. 사진=미국 국립문서기록보관청(NARA) 제공◇ 대전 시내가 뚫린 20일 새벽=북한군이 전날에 이어 20일 새벽 대대적인 공격을 개시하면서 미 24사단은 처절한 사투를 벌였다. 새벽 3시쯤 북한군의 전차와 보병들이 유성 방면에서 공격해 오면서 북한군 전차는 미 34연대 1대대 방어 진지를 통과해 후방으로 이동했다. 전차를 앞세운 북한군의 공격에 34연대 1대대와 19연대 2대대는 끝내 철수 명령을 내렸다. 통신두절로 상황을 전혀 모르고 있던 딘 소장과 34연대장은 직접 3.5인치 로켓포를 쏘며 대응하는 등 분전했다. 이에 적의 전차가 파괴됐지만 일부는 시내로 진입하면서 시내를 휘젓고 다녔다. 서남쪽을 방어하던 미군도 밤새 전투를 펼쳤지만 오전 정림동 고개를 내줬다. 병력과 화력에서 열세를 보인 미군은 퇴각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대전에서 물러나려던 미군은 후퇴 과정에서도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철수 시기가 늦어진 탓에 대전 후방은 우회 공격한 북한군에 의해 이미 차단된 상태였다. 북한군은 압도적인 병력과 화력으로 대전시내 전역을 수중에 넣었고, 이미 금산과 옥천으로 향하는 도로까지 진출해 퇴로를 차단하고 있었다. 남동쪽으로 빠져나가려던 미군은 판암동과 세천터널을 장악한 북한군의 공격으로 실패했다. 금산 쪽 도로를 경유한 철수도 인민군 매복에 걸려 길을 잃고 뿔뿔이 흩어졌다. 병력 열세와 지휘계통 붕괴, 퇴로차단으로 인한 혼란이 겹치며 미군은 급격히 무너졌다. 이날 오후 미군이 막대한 희생을 치르며 금산과 옥천으로 빠져나가면서 전투가 끝났다. 대전전투에 참전한 미군 3933명 중 전사 48명, 부상 228명, 실종 894명 등 모두 1150명의 인명피해를 입었다. 전투장비도 65%나 잃었다. 그 과정에서 딘 소장은 퇴로를 잃고 헤매다 북한군에 잡혀 포로가 되는 비운을 맞기도 했다. 대전을 다시 수복한 미군이 대전형무소에서 발견한 시체. 이 가운데 40구는 미군의 시체였다. 1950년 7월 20일 대전을 점령한 북한군은 다시 포로가 된 미군의 상당수를 즉격처형한 것으 로 알려졌다. 사진 제공=대전일보◇ 3년여 동안의 포로=20일 대전전투에서 패한 딘 소장은 모든 연락이 끊긴 채 일부 부하를 수습해 금산을 거쳐 후퇴 길에 오른다. 부상병에게 물을 떠다 주려다 계곡으로 굴러 떨어져 실신했고, 길을 잃은 채 홀로 산 속을 방황하게 된다. 한 달여 헤매던 딘 소장은 8월 25일 전북 진안군에서 좌익의 밀고로 포로가 됐다. 딘 소장은 6ㄱ25 전쟁 중 포로가 된 최고위 미군 장교였다. 딘 소장 실종 직후 미군은 대전역으로 기관차를 보내 구출을 시도했지만 역 안에서 딘 소장을 발견하지 못했고, 적의 공격으로 후퇴에 오른 결사대는 세천역에서 또 집중적인 공격을 받기도 했다. 옥천역에 도착했을 때 생존자는 미군 1명, 철도원 2명에 불과했다. 딘 소장은 압록강 근처 만포진에서 3년여 동안 포로생활을 하다 휴전이 이뤄져 1953년 9월 4일 석방됐다. 이후 이승만 대통령이 그에게 무공훈장을 수여했지만 딘 소장은 "지휘관으로서 나는 훈장을 받을 자격조차 없다"고 밝히는 한편, 한국정부에 자신을 밀고한 사람을 선처해 달라고 호소해 감형을 받도록 했다. 이 같은 행보로 미국 사회를 감동케 한 딘 소장은 1981년 82세로 운명했다. ◇ 단순한 패배 아닌, 전략적 승리=대전전투 패배 후 미군은 병력의 1/3 수준을 잃었고, 북한군은 사로잡은 미군 포로 중 상당수를 즉결처형하기도 했다. 대전은 7월 20일부터 9월 29일까지 67일간 북한군의 지배 하에 있었다. 이처럼 대전전투는 많은 희생을 기록했지만 전문가들은 단순한 패배로 기록하지 않는다. 48시간 동안 격렬하게 치러졌던 대전전투가 있어 미군과 한국군은 후방에서 전열을 정비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미군의 본격적인 참전은 국군의 사기를 높였고, 대전에서 진격을 최대한 지연시키면서 지휘체계를 정비할 시간을 얻었다. 이 전투를 계기로 미군 지휘부는 북한군의 전투력을 재평가하고 새로운 대책을 강구하게 됐다. 미 제1기병사단이 영동 일대에 투입돼 낙동강에 저지선을 펴도록 시간을 벌어주기도 했다. 이에 대전전투는 오늘날 전략적인 승리로 재평가되고 있다. 대전 서구 보라매공원에는 대전지구전투 당시 대전을 위해 고귀한 생명을 바친 미군 전사자 명단이 기록돼 남아 있다. 70여 년이 흐른 지금도 전쟁의 상처와 희생정신은 곳곳에 녹아 있다. 한신협ㄱ대전일보=정민지 기자 <인터뷰> "대전전투를 기억해주세요" "여기저기서 폭격이 이어졌습니다.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어떻게든 대전을 지키겠다고 전우들이 힘을 합쳤죠. 결국에 후퇴할 수밖에 없었지만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지 않을까요?" 26일 대전시 동구보훈회관에서 만난 노병은 전투 당시의 참상을 생생하게 증언했다. 7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눈가에 깊어진 주름처럼 기억마저 흐릿해질 법도 하건만 전혀 개의치 않은 모습이었다. 노병의 이름은 김용대. 우리 나이로 올해 아흔세 살이 됐다. 김 할아버지는 국방경비대 9연대에 입대해 1901036이라는 군번을 받았다. 때는 1950년, 미 제24사단과 북한군 사이에 대전전투가 일어난 해였다. 그의 나이 스물둘이었다. 대전전투는 한국전쟁 때인 1950년 7월 14일부터 21일까지 대전지역 일대에서 벌어진 전투다. 북한군의 진격을 늦추기 위해 격전을 펼쳤지만, 사단장마저 북한군의 포로가 되면서 결국 패퇴하고 만다. 당시 그는 신탄진 금강철교에서 펼쳐진 방어 작전에 투입됐다. 김 할아버지는 "낮이고 밤이고 항상 폭음소리가 쿵쿵 들렸다"며 "교대로 정찰하며 적군만 나타나면 반격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치열한 대치 끝에 후퇴 명령이 떨어졌다. 김 할아버지로선 늘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인민군과 제대로 된 교전을 펼치지 못하고 끝내 대전을 내어줬다는 점에서 일종의 부채 의식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그는 "인민군이 폭격 때문에 밀고 들어올 수 없게 되자 조치원하고 공주 쪽을 무너뜨리기 시작했다"며 "잘못하면 포위를 당할 수 있는 상황이라 어쩔 수 없이 후퇴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치러진 전투를 일일이 놓고 평가한다면 선뜻 '성공한 전투'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6.25 전쟁 개전 초기 북한군의 노도와 같은 공격을 막아줬고, 후속 부대의 전개 시간을 벌어줄 수 있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김 할아버지는 "대전은 국토의 중심으로, 이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노력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짝궁이었던 전우는 폭격에 당해 오른쪽 다리가 끊어졌다"고 눈물을 글썽거렸다. 이어 "결국을 대전을 함락시키게 내줬지만 방어 작전을 했기 때문에 열흘이고 보름이고 지연할 수 있었다"며 "물론 방어를 잘했다고 볼 순 없지만 그래도 대전전투가 회자되지 않아서 가끔은 아쉽다"고 씁쓸하게 말했다. 그는 대전전투를 비롯, 6.25 전쟁이 잊혀 가는 것을 매우 안타까워했다. 김 할아버지는 "항상 가슴이 아픈 게, 후손들이 6.25 사변을 알고 국가에 대한 애국심을 가지면 얼마나 좋을까 한다"며 "우리의 과거를 기억해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신협·대전일보=김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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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1.30 14:42

[새해 내고향 어떻게 달라지나 - 전주시] 종합경기장, 전주 변혁의 중심지로 재탄생

전주종합경기장은 1963년 시민들의 성금으로 지어져 전국체전 개최, 쌍방울 레이더스 프로야구단의 홈구장 등 지금까지 전주시민과 오랜 시간 함께 해왔다. 시설 노후화로 본래의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게 된 후, 그 활용 방안은 지금까지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었다. 민선8기 전주시는 종합경기장 부지에 대규모 컨벤션센터와 고급 호텔, 백화점 등 인프라를 조성해 전시컨벤션 산업의 중심지로 랜드마크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야구장 철거로 그 첫걸음을 내디뎠다. 계묘년 새해, 전주 대변혁을 견인할 원동력으로 다시 태어날 종합경기장의 모습을 살펴본다.<편집자 주> 종합경기장, 전시컨벤션 산업의 중심지로 재탄생 민선8기 전주시는 종합경기장 활용에 있어 건물재생을 통해 5가지 테마 숲을 조성하는 이전 구상에서 전시컨벤션센터 규모를 확대하고 고급 호텔, 백화점 등 인프라 시설을 조성해 종합경기장 부지를 전시컨벤션(MICE)산업 핵심 거점 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MICE 산업은 관광·숙박·유통·문화·예술·콘텐츠 등 융복합 산업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관련 산업과의 유기적 결합으로 내수 확대, 고용 창출 등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클 뿐만 아니라 개최도시 이미지 제고에도 기여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전주는 전국 도청소재지 중 유일하게 컨벤션센터가 없는 지역으로, 전시산업 경쟁력 강화와 도시 발전을 위한 기반시설로서의 MICE산업 시설 단지 조성이 매우 필요하다. 전주시는 글로벌 문화관광도시의 입지를 확고히 하고 광역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전시컨벤션 산업 확대가 필수라 진단하고 종합경기장 부지를 그 핵심 거점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을 세웠다. MICE 산업은 점점 대형화, 국제화, 전문화되는 추세이고 타 지역도 트렌드에 맞춰 전시장을 확충하고 있는 상황에, 공급이 수요를 창출하는 산업 특성상 후발주자인 전주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컨벤션센터 규모 확대가 필요하다. 시는 대규모 컨벤션센터를 중심으로 호텔 등 MICE시설을 집적화시키고 시민들이 다양한 여가·문화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휴식 공간인 테마공원, 녹지 및 숲 공간, 광장, 문화시설 등도 함께 조성할 계획이다. 한국관광공사가 실시한 ‘2022-2026 MICE 관광 마케팅 전략수립 연구’에 따르면, 회의·컨벤션 주최자들이 목적지를 선정하는 데 가장 큰 고려 요인은 컨벤션 시설로, 가장 선호하는 공식 관광프로그램은 문화·역사 관광이었다. 전주는 후백제의 왕도이자 조선왕조의 발상지로 매력적인 문화·역사 관광 요소를 많이 갖추고 있는 만큼, 대형 컨벤션 시설이 갖춰진다면 대형 국제회의 개최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 여기에 시에서 진행 중인 왕의 궁원 프로젝트, 후백제 문화권 발굴 등 문화·관광산업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야구장 철거, 종합경기장 개발의 첫발 전주시는 종합경기장 개발의 첫 단계로 우선 야구장 철거에 착수해, 작년 말까지 업체선정을 마치고 건축위원회 심의, 해체 허가, 감리자 지정 등의 행정절차를 모두 매듭지었다. 종합경기장 야구장은 노후화로 시설물 안전등급이 ‘D등급’으로 분류돼 본부석과 관람석의 사용이 전면 폐쇄된 상태였다. 특히 천장재가 발암물질인 석면으로 시공돼 있어, 시는 우선 지난해 12월 석면 해체 및 폐기물처리를 완료하고 본격적인 야구장 철거에 착수했다. 우범기 시장은 새해 첫 방문지로 종합경기장 야구장 철거 현장을 방문해 사업에 대한 의지와 관심을 표명하며 속도감 있는 업무 추진을 약속했다. 시는 인근 거주 시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펜스 등 차폐시설을 설치하고 있으며, 안전시설 설치가 끝난 이후에는 올해 상반기 완료를 목표로 본격적인 철거공사를 추진할 예정이다. 시는 야구장 철거 본격화와 함께 종합경기장 부지개발 민간사업자인 ㈜롯데쇼핑 실무진과의 협상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는 철거 후 부지에 대해서는 안전 펜스와 부지 정리 등 안전시설을 설치해 관리기관인 시설관리공단과의 협의를 거쳐 가맥축제, 복숭아축제, 김장문화축제 등 시민 생활문화축제공간으로 우선 활용하고, 이후 장기적으로는 전주시립미술관과 한국문화원형 콘텐츠 체험·전시관 등 문화시설을 건립할 계획이다. 시민들의 문화예술 향유를 위한 시립미술관은 양방향 소통 및 참여형 미술관, 디지털 기술 기반의 미래형 미술관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전시실, 수장고, 교육체험실 등의 시설을 갖출 예정이다. 시는 건축기획 용역과 미술관 건립 소위원회 구성 등을 마친 상태로, 올해 상반기 중 사전절차 이행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시립미술관의 지역 문화 브랜드가치 창출과 문화관광산업과의 연계를 통한 새로운 성장기반 마련이 기대된다. 한국문화원형 콘텐츠 체험·전시관은 한국문화원형의 연구·개발을 통한 새로운 문화브랜드 창출·확산을 도모하게 될 문화거점공간으로 국비 200억 원 등 총사업비 336억 원을 투입해 올 연말부터 오는 2026년까지 본격적인 공사가 추진될 예정이다. 전통문화 창의 인력 및 기업을 육성하고 교육·체험·관광의 새로운 흐름을 선도해 전통문화산업을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육상경기장 야구장 이전 본격화 전주 종합경기장 부지 내 육상경기장과 야구장을 전주월드컵경기장 인근으로 옮겨 건립하는 사업도 본격화되고 있다. 시는 올해 국가 예산으로 신규사업인 전주 육상경기장 조성사업 국비 27억 원과 계속사업인 야구장 건립사업 국비 30억 원 등 57억 원을 확보했다. 대규모 국비 확보에 따라 올해부터 육상경기장 및 야구장 건립공사가 본격화된다. 시는 전주월드컵경기장 인근에 전국체전과 국제대회 등을 유치할 수 있는 제1종 육상경기장을 건립하고 기존 종합경기장 내 야구장을 이전 건립함으로써 시설 노후화로 인한 안전사고 예방과 유지보수비 과다소요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 시민들에게 편안한 스포츠 관람 및 여가 공간을 제공해 시민들의 체육 복지를 실현할 계획이다. 덕진구 장동 복합스포츠타운 운동장 부지에 조성되는 전주 육상경기장과 야구장은 총사업비 1,421억(국비 117억 원, 시비 939억 원, 지방채 365억 원)이 투입되며, 시는 현재 발주 전 행정절차인 일상감사를 완료한 상태로, 올해 상반기에 업체선정 후 착공에 들어가 오는 2025년까지 공사를 완료할 예정이다. 전주 육상경기장은 지하 1층~지상 3층의 연면적 8,079㎡에 관람석 1만석 규모로 지어지며, 체력단련장, 선수대기실, 스카이박스 등을 갖추게 된다. 야구장은 지하 1층~지상 2층의 연면적 7,066㎡에 관람석 8천석 규모로, 실내연습실, 스카이박스, 편의시설 등을 갖추게 된다. 육상경기장과 야구경기장이 완성된다면 전주월드컵경기장 주변에 축구전용경기장과 실내체육관 등과 함께 대규모 국제경기가 가능한 체육시설이 집적화된 복합스포츠타운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우범기 전주시장은 “종합경기장 MICE산업 복합단지는 전주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미래를 이끌 강한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 “야구장 철거를 시작으로 부지개발과 대체시설 건립 등을 꼼꼼하면서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우범기 전주시장 "신속하고 빈틉없이 개발 추진하겠다" “야구장 철거로 전주시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전주 종합경기장 개발에 첫걸음을 내디뎠습니다. 전주의 미래를 견인할 강한 원동력이 될 종합경기장 MICE산업 복합단지개발을 빠르게, 하지만 빈틈없이 추진하겠습니다.” 우범기 전주시장은 전주의 전시컨벤션 산업에 대해 “전주는 국가관광거점도시이자 전북 도청소재지임에도 제대로 된 컨벤션센터가 없어 대형회의를 개최하겠다는 말조차도 꺼내지 못했다”고 진단하면서 “제대로 된 국제행사 유치가 가능한 규모의 컨벤션센터를 만들고 그에 걸맞는 고급 호텔, 백화점 등 인프라를 구축해 ‘강한 경제’의 핵심동력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우 시장은 현재 진행 중인 야구장 철거에 대해 “올해 상반기까지 철거를 완료하고 그 부지에 전주시립미술관과 한국문화원형 콘텐츠 체험·전시관을 건립할 예정이다”면서 “종합경기장 부지에 전시컨벤션 시설과 문화시설, 공원, 광장 등을 갖춰 전주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삼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사업 추진에 대한 강한 의지도 표명했다. 우 시장은 “종합경기장 개발은 전주 경제 성장과 대변혁을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다”며 “사업이 신속하고 빈틈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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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세종
  • 2023.01.22 07:30

[새해 내고향 어떻게 달라지나 - 장수군] "전 군민 화합으로 ‘새롭게 도약하는 행복 장수’ 건설"

검은 토끼의 해, 계묘년(癸卯年)의 밝은 해가 자태를 드러냈다. 최훈식 장수군수는 새해 화두를 서로 같은 마음으로 덕을 함께한다는 동심동덕(同心同德)으로 정하고 전 군민이 화합해 ‘새롭게 도약하는 행복 장수’를 건설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지난해 민선 8기 출범 후 그린 청사진이 그동안 쌓아 올린 기반 위에서 총예산 4600억 원 시대를 맞은 2023년을 대도약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최훈식 군수. 특히 올해 국가 예산이 농촌 인구소멸에 대응하는 각종 국가 공모사업에 선정되면서 전년 대비 557억 원이 증가한 1197억 원(국·도비 등)을 확보해 행복 장수건설 기반을 확고히 다진다는 복안이다. 어느 한 분야만의 발전이 아닌 민생, 교육, 복지, 소득, 관광 등 여러 분야에서 모두가 행복한 장수를 실현해 지방소멸 위기 속 사라지는 농촌이 아닌 살아나는 농촌을 만들겠다는 신년 계획을 밝혔다. 살고 싶어지는 행복 장수 건설 장수군은 오는 2025년까지 총사업비 60억 원이 투입되는 농어촌 상수도 물복지 사업(2023년 12억 원)을 확대해 농촌 오지까지 상수도 관로를 매설하여 깨끗한 물을 제공한다. 또 취약한 에너지 분야 개선 일환으로 도시가스 수준의 생활 편익 제공을 위한 장수군 마을단위 LPG 배관망 구축사업(42억 원)을 추진해 장수군을 살기 좋은 도시, 살고 싶어지는 도시로 조성한다. 여기에 신·재생에너지 융복합 지원사업(33억 원)으로 기존 화석연료를 친환경에너지로 전환해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확대한 ‘클린 장수’를 만들고, 주차환경 개선사업(87억 원)으로 장수중심지 주차타워 조성, 장계면 소재지 공영주차장 조성 등 주민 생활에 쾌적한 주거 공간을 제공한다. 또한 장수~장계 간 국도 19호선 도로 개량공사(335억 원)를 추진해 군민은 물론 장수군을 방문하는 도로 이용객들의 편의를 도모할 방침이다. 아울러 산서면 농촌공간정비사업(154억 원)으로 농촌의 생활환경을 저해하는 유해시설을 이전하는 등 정비를 통해 농촌다움을 복원한다. 특히 올해부터는 주택 화재로 인해 피해가 발생할 경우 군민의 조속한 생활 안정을 위해 불에 탄 면적에 따라 최대 500만 원까지 지원한다. 이외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경기침체에 매출액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관내 소상공인을 위해 군은 소상공인 특례보증 이차보전지원 대상자 신용등급을 완화해 기존 신용등급이 4등급 미만일 경우 지원이 가능했으나 전 신용등급으로 지원범위를 확대했다. 희망을 키우는 장수 교육 장수군은 사람이 미래 경쟁력인 시대에 걸맞게 ‘희망을 키우는 미래 교육’ 실현을 위해 관련 사업들을 적극 추진해 교육의 동등한 출발선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최훈식 군수는 투표권이 없는 아동과 청소년이 그동안 정책 수립 과정에서 소외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에 아이들이 정책에서 소외되지 않고 도시의 아이들과 차별 없는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임기 내 교육예산 2배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따라서 올해 학교 교육지원사업을 12개에서 17개 사업(12억 원)으로 확대해 기존 교육사업비를 추가 지원하고 5개 신규 교육사업을 발굴해 추진한다. 신규사업은 기숙사 급식비 지원, 현장 체험학습 지원, 학교특색 교육과정 강화 운영 지원, 장수청소년꿈터 달빛 프로그램 운영비 지원, 농촌유학 활성화 유학경비 지원 등이다. 또한 5월부터 장수군의 미래를 책임질 인재들의 교육을 위해 설립한 장수군 풀뿌리 교육지원센터도 운영한다. 이곳에서 교육과정 중심이 아닌 학생들의 수요를 반영한 맞춤형 성장 프로그램을 제공해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 학생들의 문화 향유 기회 확대와 문화감수성을 함양한다. 여기에 관내 각 교육기관에서 개별 운영되고 있는 교육지원사업을 통합·관리해 예산 누수를 차단하고 효율적인 교육 지원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이외에도 올해부터 대학생 주거비 지원 장학금이 신설돼 타지에서 생활하는 장수군 출신 대학생들에 대해 주거비 지원 장학금을 지급함으로써 생활비 걱정으로 학업에 집중할 수 없었던 대학생들까지 학업 기회를 폭넓게 보장한다. 특히 장수군은 청년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교육 기회도 확대해 제공한다. 장수군 청년의 지역 조기 정착과 장수에서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청년 발전기금을 조성해 청년 능력개발 교육과 창업지원을 통한 자립 기반 마련을 돕는다. 청년 복지증진 및 문화 활동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군민이 체감하고 함께 누리는 ‘장수형 공평 복지’ 장수군은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차별받지 않는 빈틈없고 촘촘한 ‘장수형 공평 복지’를 추구한다. 최훈식 군수는 “지역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환경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에 출산장려금 지원과 영아기 육아용품 무상대여로 자녀의 출산을 장려하고 출산가정의 양육에 대한 가정경제의 부담을 완화한다. 특히 올해부터 정부 아이돌봄서비스 이용자가 부담하는 본인부담금을 소득 수준 및 자녀 수에 따라 최대 50%까지 차등 지원한다. 이를 통해 양육 친화적 사회환경을 조성하고, 가정 내 양육 부담 경감으로 인구증가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수요자 중심의 복지 서비스도 강화한다. 복지 사각지대 제로(Zero)를 위해 마을별 찾아가는 복지신고센터를 운영해 복지대상자를 발굴하고 자원 연계를 시행한다. 장수군 도움센터를 운영해 민원업무 신청·전달, 시장보기, 간단한 일상생활 지원(전구 갈아주기 등) 등 저소득 주민, 노인, 한부모 가정, 소년·소녀 가정 등 취약계층 주민이 희망하는 복지서비스도 제공한다. 올 하반기에는 만 13세부터 18세 청소년들의 다양한 체험과 여가활동 및 교육의 기회 제공을 위해 연 20만 원의 꿈키움 바우처도 지원한다. 또 노인 이·미용비 종이 이용권을 카드 이용권으로 변경해 이용 편의를 증대시키고 지원금액을 월 1만 원으로 증액해 어르신들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한다. 이밖에 돌봄사업 확대, 찾아가는 여성문화센터 신규 프로그램 운영, 65세 이상 노인 무릎 인공관절 수술비 지원, 경로식당 등 무료급식사업의 1식 지원단가 인상 등 아이부터 노인까지 고른 복지혜택을 제공해 모두가 행복하고 건강한 장수를 만들 계획이다. 삶이 윤택해지는 농업 강군 장수군 장수군은 지속 가능한 농업 강군을 이루기 위해 지역특화 임대형 스마트팜을 조성한다. 이와 아울러 농군사관학교를 개설해 새로운 청년 농업인을 양성하고 일자리를 창출하여 인구소멸 위기에 대응한다는 복안이다. 또 400억 원의 농산물 가격안정기금을 조성해 농산물 가격변동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생산 농가의 소득안정을 도모하여 농업경영의 안정적 기틀도 마련한다. 장수군은 농촌의 고령화, 코로나19 장기화로 매년 농촌일손 부족 문제가 심화되어 농민의 삶까지 위협하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에 장수군은 농촌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농가들이 적기 영농을 추진할 수 있는 농식품부 공공형 계절근로 공모사업에 선정돼 작목별로 집중적인 일손이 필요한 시기에 인력을 공급할 수 있게 뒷받침한다. 또한 장수군은 농민들의 농업 생산성을 향상하는 지원 서비스도 강화한다. 반값 농기계 공급사업을 확대 추진해 기존 수요조사에 의해 선정된 5기종에 대해 최대 500만 원까지 지원했으나 올해 전 기종에 대해 1000만 원까지 지원한다. 이를 통해 농업인의 경영비 절감과 농업기계화 촉진으로 농업 생산성이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산지유통 활성화를 위해 통합마케팅을 통한 농산물 공동출하 확대 지원(공동선별비 등)을 추진 공동선별 체계를 확립하여 농가소득을 보전한다. 또 농산물 브랜드 개발을 통해 장수농산물 및 가공상품의 통합·집중화로 장수농산물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하여 브랜드 신뢰를 향상할 예정이다. 이외 지역에 맞는 읍면 특화작목을 육성하는 등 천혜의 자연환경에서 자라는 농산물의 가치를 높이고 장수군의 미래농업을 이끌어갈 핵심사업 추진에 행정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공존하는 문화관광 도시 장수건설 장수군은 해발고도 400m 이상의 청정지역으로 태고의 자연환경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이런 청정자연에서 체험을 즐기고 힐링하면서 삶의 활력을 되찾아 갈 수 있도록 서부내륙권 관광개발사업, 장수누리파크 농촌관광 활성화사업, 유아숲 체험원 등을 추진한다. 특히 뜬봉샘 생태공원 내 자작나무숲은 부지 3만 9000㎡(1만 2000평)에 자작나무 약 2000주가 식재된 강원도 이남에 조성된 얼마 없는 자작나무 숲으로 관광자원으로 가치가 매우 높아 관광 자원화할 소중한 자산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장수군은 자작나무 아래 꽃단지를 신규로 조성하고 뜬봉샘 생태공원과 연계해 자작나무 숲을 신규 관광명소로 조성할 계획이다. 또한 계남면 장안리에 위치한 벽남제는 장수를 찾는 이들에게 명소로 알려져 있다. 특히 호수 중심에 위치한 적송림 섬은 맑은 수면에 투영돼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내고 있어 관광객의 편의를 위한 둘레길을 조성해 다시 가고 싶은 공간으로 탈바꿈하여 장수의 소중한 자원으로 개발한다. 여기에 1999년에 폐교된 장안초등학교에 문화예술교육 전용 시설로 지난해 12월 개관한 ‘꿈꾸는 예술터’도 지역 문화예술에 큰 활력이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방화동자연휴양림에 최근 증가하는 가족관광 수요를 충족하고 사계절 지속 방문이 가능한 공간을 연출하기 위해 2024년까지 총사업비 40억 원을 투입해 숲속 어드벤처 챌린지(2023년 2억 원) 체험시설을 조성한다. 이와 더불어 천혜의 계곡을 활용한 한여름 계곡문화축제를 새롭게 개최하기도 한다. 여름철 장수군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계곡과 문화예술 공연을 융합한 볼거리·즐길거리를 제공하고 지역상품권 지원과 숙박 연계를 통해 체류형 관광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한다. 또한 지역특산물 판매 연계도 강화해 지역 소상공인과 공존하는 문화관광 도시로 만들어 관광을 장수군의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최훈식 군수 "더욱 혁신해 행복 장수로 가는 길 공고히 하겠다" “새로운 장수를 염원하며 행복장수 건설에 함께하여 주신 군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올 한 해는 번영과 행복을 상징하는 토끼처럼 더 높이 도약하고 행복한 한 해가 되길 기원합니다.” 최훈식 장수군수의 기묘년을 출발하는 신년 덕담이다. 그는 “지난해 혁신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혁신 역량 강화를 위해 머리를 맞대며 장수군과 공직자들의 새로운 변화를 느낄 수 있는 한 해였다”고 평가하며 “올해 더욱 혁신해 행복 장수로 가는 길을 공고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저를 비롯한 장수군의 공직자들은 ‘군민과 함께하는 열린 군정’을 추진해 군민께 약속드린 사업들을 신속하고 차질없이 추진해 행복 장수로 가는 지름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특히 “지역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환경이 되어야 한다”며 “양육 부담을 줄여 공백 없는 돌봄을 제공하고, 청소년들이 행복하고 튼튼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하며, 어르신들이 건강하고 활기찬 노후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농업은 생명산업이자 우리 군이 역점을 두고 나갈 미래 성장산업이지만 고령화와 청년 이탈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하며 “장수군에서 농업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특화하여 발전시켜야 할 시점이라며 농업의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가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최훈식 군수는 “행복한 변화와 발전을 위해서 장수군이 이뤄나가야 할 과제들이 매우 많다”며 “공직자들이 하나로 화합하여 행복장수 건설을 위해 온 힘을 다해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발전하는 시대에 한발 앞서 대응하면서 군민 여러분의 응원에 보답하기 위해 흔들림 없이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장수=이재진 기자

  • 기획
  • 이재진
  • 2023.01.21 17:57

[새해 내고향 어떻게 달라지나 - 부안군] “푸드플랜·친환경 에너지·글로벌 관광 허브 육성”

부안군은 지난 민선7기 4년 동안 다져온 굳건한 성장의 토대를 발판 삼아 미래 100년 지속가능한 부안 실현을 위한 부안 대도약의 기반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2023년은 부안 대도약 시대 개막을 위해 야심차게 계획 중인 ‘2023 부안 핵심 축제(FESTA) 프로젝트’가 열린다. 부안형 푸드플랜과 친환경 수소산업,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글로벌 관광 1번지, 민간투자 유치 1조 원 등이 2023년 부안의 핵심 ‘축제(FESTA)’이다. 부안군은 2023년 FESTA를 통해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글로벌 휴양관광도시로 도약하고 활력 있는 경제·친환경 에너지산업의 메카로 부상할 것이며 부안형 푸드플랜 안정 정착을 통해 소득을 창출하는 농어업을 실현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사람 중심 맞춤형 교육정책, 포용복지를 통해 군민을 섬기는 행정을 펼치고 안전하고 깨끗한 환경을 조성해 살고 싶은 도시로 만들겠다는 각오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 전 세계 5만여 청소년이 모이는 젊음과 도약의 땅 부안을 대한민국의 미래인 새만금의 중추적 배후도시로 구축하는 꿈도 꾸고 있다. 부안형 푸드플랜 안정 정착⋯더 나은 농촌, 건강한 자족도시 실현 부안군은 2023년 부안형 푸드플랜의 안정적 정착을 통해 농가에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하고 관련 일자리 창출 등으로 더 나은 농촌, 건강한 자족도시의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활력 넘치는 농촌을 만들기 위해 월 소득 150만 원 이상 1000농가 육성과 관련 일자리 창출로 1200명 고용효과, 관계시장 확대로 연간매출액 300억 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부안형 푸드플랜 구축의 핵심 중 하나인 부안 푸드앤 레포츠 타운 조성으로 농산물 생산·가공·안전성검사·유통·체험시설을 집적화해 시너지 효과도 높일 예정이다. 또 부안로컬푸드 e-커머스 플랫폼 구축으로 영세농가 소득증대에 앞장 설 계획이며, 부안 푸드앤 레포츠 타운을 중심으로 부안고려청자휴게소 행복장터, 계화·변산·남부안농협 로컬푸드직매장 개장 등 거점별 푸드센터를 구축해 지역 농·수·축산업의 안정적 판로를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수소산업 플랫폼 확장⋯친환경 미래 산업 선도도시 우뚝 부안군은 2023년 부안형 수소산업 집적화를 통한 수소산업 인프라를 완성하고 수소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한 정책도 구상하고 있다. 고분자연료전지신뢰성평가센터 구축과 수전해 기반 수소생산기지 구축, 수소충전소 건립 등 기존에 구축한 수소산업 플랫폼을 더욱 확장해 미래 100년 부안의 먹거리로 확고히 자리매김 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또 곰소염전 수소충전소 건립과 분산형연료전지시스템신뢰성평가센터 구축, 부안형 수소산업 생태계 조성 등으로 수소산업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구축해 최종적으로 수소도시를 조성한다는 복안이다. 이와 함께 풍력 핵심소재 부품 엔지니어링 센터를 통해 ‘소재-부분품-완성품’을 아우르는 풍력소재 종합 시험 기반이 확충되면 부안 풍력산업 클러스터 조성에 촉매제가 돼 다양한 풍력소재 부품기업을 유치하는데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만금 물류중심지 구축⋯도약의 땅, 새만금 배후도시 집중 부안군은 세계잼버리 성공개최와 새만금 농산물 스마트 종합물류단지 조성 등을 통해 새만금 개발의 중심도시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2023년에는 부안군에서 전 세계 170여 개국 5만여 명의 청소년들이 참가하는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개최된다. 세계잼버리는 오는 8월 1일부터 12일까지 부안 새만금 일원에서 개최되며 부안과 전북, 대한민국의 글로벌 인지도 향상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새만금 농산물 스마트 종합물류단지는 계화면 계화리 인근 새만금 7공구 일원 95만 1824㎡ 규모로 조성되며 물류도로, 신항만, 농산물 생산기반이 구축된 농산물 종합물류기지이다. 새만금 환경생태용지 역시 야생동식물 서식지, 자연생태섬, 국제생태환경 체험원, 도시숲, 정화습지, 새만금LID센터, 자연테마공원, 생태저류지 등 다양한 시설로 조성되고 있다. 이에 따라 부안군은 이를 바탕으로 새만금 개발의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서해안권 해양레저관광 거점 조성⋯글로벌 휴양관광도시 비상 2023년 부안군은 서해안권 해양레저관광 거점 조성을 통한 글로벌 휴양관광도시 도약을 위한 사업도 추진한다. 골프장(18홀)을 포함한 공공편익시설과 숙박시설, 오락시설, 휴양·문화시설, 휴양콘도미니엄, 스파앤워터파크, 지역상생센터, 야생화공원 등으로 조성되는 격포 대규모 관광개발 사업과 변산해수욕장 관광휴양콘도 조성, 새만금 VR/AR리조트 조성, 새만금 챌리지 테마파크 조성, 궁항 마리나항만 연계 크루즈 기항지 조성 등을 통해 글로벌 휴양관광도시의 명성에 맞는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특히 크루즈 기항지 조성의 경우 현재 중국 대형 항만 그룹과 아시아 크루즈 리더스 네트워크를 대상으로 기항지 유치활동을 하기 위한 포트 세일즈 제작 용역을 추진하고 있으며 오는 2023년 말 시범 항차 기항을 유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해양수산부에서 추진한 클린 국가어항 공모사업에 선정된 격포항도 새롭게 탈바꿈할 예정이다. 군비 투자 없이 전액 국·도비 사업으로 추진되는 이번 사업은 올해부터 3년 동안 격포항에 노을을 조망할 수 있는 복합공간과 주차타워 등을 조성해 머물고 싶은 명품 어항으로 변화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지속발전 도시 인프라 조성⋯사람 중심 살고 싶은 도시 부안 부안군은 2023년 소득을 통한 자강 복지, 모두가 누리는 교육 평등, 친환경 에코 가든 도시 등을 통해 지속발전 가능한 도시 인프라를 조성해 살고 싶은 부안을 만들 계획이다. 복합커뮤니티센터 조성과 매화 풍류마을 도시재생 뉴딜사업 추진, CCTV통합관제센터 시스템 운영, 한빛권 현장방사능방재지휘센터 구축, 공영주차장 조성 등을 통해 안전하고 편리한 도시 부안을 추진한다. 지역의 학생과 청년들이 학비 걱정 없이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대학생 반값등록금도 올해부터 전 학년 전 학기 지원한다. 특히 부안군은 최근 학교교육에서 평생교육으로 변화하는 교육 트렌드에 맞는 사업추진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현재 조성 중인 청우생활문화센터에 평생학습관을 조성해 부안군민들이 요람에서 무덤까지 배우고 앎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했으며, 이를 통해 2023년 유네스코 글로벌 학습도시 지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세계 속에 빛나는 평생학습도시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복지 분야 역시 ‘사회참여와 소득보장을 통한 활기찬 생활영위’라는 가치 아래 어르신·장애인 일자리 확대, 반다비체육센터 준공 등 장애인과 비장애인 등 모든 군민들이 소통·화합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부안=홍석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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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석현
  • 2023.01.21 17:56

[한국전쟁 정전 70년] 끝나지 않은 전쟁 기억해야 할 미래 - 프롤로그

경기도 파주시 창동리 임진강 하구에서 동쪽을 향해 달려가면 일련 번호가 매겨진 팻말이 500~600m 간격으로 줄지어 있다. '0001호'로 시작하는 팻말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한반도를 가로질러 육지가 끝나고 바다를 만나는 강원도 고성군 명호리까지 248㎞ 달려간 뒤에야 '1,292호'로 마침표를 찍는다. 남쪽을 향한 696개와 북쪽을 향한 596개의 녹슨 표지판은 이곳이 남과 북을 가르는 '군사분계선(Military Demarcation Line)'임을 알려준다. 남과 북은 한반도의 동·서를 가로지른 '군사분계선'과 '비무장지대(DeMilitarized Zone·DMZ)'를 사이에 두고 언제 다시 재개될 지 모르는 '전쟁의 폭탄'을 품은 채 살얼음판을 걷 듯 70년을 보내고 있다. DMZ을 만들어낸 한국전쟁은 1950년 6월25일 발발해 1953년7월27일 정전협이 체결되면서 중단됐다. 1,129일 동안 300만명의 사망과 실종자를 낸 동족상잔의 비극은 남과 북을 갈라놓고 반세기가 넘는 세월 동안 '마침표(.)'가 아닌 쉼표(,)'만 찍어놓고 여전히 대치 중이다. 이렇게 70년을 맞은 정전(停戰)의 시간, 그 물밑으로는 어떤 역사가 흐르고 있을까. 전북일보 등 지역 대표 언론 9개사가 소속돼 있는 한국지방신문협회는 한국전쟁 정전 70주년을 맞아 독자들과 함께 '끝나지 않은 전쟁'을 테마로 한국전쟁의 상흔을 돌아보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기억'의 공간으로 향한다. △첫 번째 여정 '쉼표' 그 첫번째 여정은 '쉼표(,)'다. 한반도가 포성에 휩싸인 1950년 6월25일 부터 포성이 멈춘 1953년 7월27일까지 수많은 젊은이들이 자유를 지켜내기 위해 전장으로 뛰어들었다. 대한민국은 이들의 희생으로 자유를 지켜낼 수 있었다. 한국전쟁 첫 승전 전투인 '춘천 대첩', 낙동강 방어선 구축에 필요한 시간을 벌어준 '대전 전투', 임시 수도 부산을 지켜낸 '마산방어 전투', 대한민국을 구해 낸 '낙동강 전투', 한국전쟁의 분수령 '인천 상륙작전', 그리고 정전을 앞두고 처절하게 치러진 최후의 전쟁 '백마고지 전투'까지…. 박격포로 달려오는 적의 전차를 막을 수 없게 되자 화염병과 폭약으로 적의 전차에 뛰어들어 파괴한 젊은 군인을 비롯해 "내가 물러나면 나를 쏴라"면서 부하들을 독려해 전투를 승리로 이끈 사단장 등 전장에서 죽음을 불사하고 조국과 자유를 휘해 희생한 영웅들의 숨소리를 찾아가는 길이다. △두 번째 여정 '물음표' 하지만 전쟁은 영웅들의 스토리만을 만들어내지 않는다. 누군가는 전장이 아닌 집에서, 마을에서 이유없이 죽어가야만 했다. 왜 무참한 죽임을 당해야 했는지에 대해 가해자는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한국전쟁에서의 민간인 학살, 알려지지 않은 그 피해는 상당했다. 그래서 두번째 여정은 '물음표(?)다. 한국전쟁으로 인한 민간인들의 사망과 부상, 실종은 99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 중에는 북한군은 물론 국군과 유엔군의 무참한 학살로 끔찍한 죽음을 맞은 민간인들도 많다. '세계에서 가장 긴 무덤'으로 불리는 대전 산내 골령골 민간인 학살이 대표적이다. 1950년 5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대전 동구 산내 골령골에서 벌어진 남북의 민간인 학살은 최소 1,800여명에서 최대 7,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전남과 전북, 경남, 그리고 제주에서는 정부와 경찰이 죄 없는 민간인들이 좌익으로 몰아 살해한 '국민보도연맹' 학살사건이 자행됐지만 희생자 수 규명 등 진실 규명이 이뤄지지 않고 있고, 네이팜탄 폭격으로 인천 월미도 일대에서 희생된 100여명의 마을주민 역시 인천상륙작전의 기념비적 승전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다. 한국전쟁 이후 호남을 색깔 이데올로기로 물들게 한 '빨치산'의 역사와 아픔 등 숨겨지거나 알려지지 않은 전쟁의 잔혹사를 찾아가는 여정은 1,129일 간의 전쟁보다도 더 아픈 여로가 될 듯하다. △세번째 여정 '말줄임표' 세번째 여정은 '말줄임표(…)'다. ‘할 말은 많지만 하지 않겠다.’는 뜻이 아니라, 한국전쟁과 같은 비극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오늘을 사는 우리가 해야 할 일들에 대한 이야기다. 전쟁의 참상을 기억하고 기록해 우리가 이루지 못한 일을 후세에 연결시켜 주기 위한 길이기도 하다. 전 국토의 10%만 남은 절체 절명의 위기에서 대한민국을 구한 전투는 낙동강 방어선, 일명 ‘워커 라인(Walker Line)’을 기점으로 한 낙동강 전투다. 이 곳에서의 승리로 국군과 유엔군은 대 반격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중요한 낙동강 전투에 대한 정확한 정보는 사실상 거의 없다. 낙동강 전투의 의미와 기념사업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전쟁 기간 1,023일 동안 대한민국의 임시수도 였던 부산에는 당시 청부청사 등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 동아대 소유로 돼 있는 임시수도 정부청사는 국가등록 문화재로 지정돼 관리중이며 세계 유일의 유엔묘지와 2022 부산비엔날레 무대로 활용됐던 부산항 제1부두 창고 등의 유산이 남아있다. 세계전쟁사에 기록돼 있는 인천상륙작전을 오늘 다시 반추하고, 국립현충원에 잠들어있는 전사들을 다시 떠올리며, 마산만 전투와 춘천대첩의 기념관을 세우기 위한 노력들도 모두 후대에 역사로 전하기 위함이다. 아픔을 기억하고 싶은 사람은 없다. 하지만 아픈 기억을 기록으로 남겨 후세에게 똑같은 시련을 겪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은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짊어져야 할 또다른 책무다. 한국전쟁의 아픈 상처를 기록으로 남기고 자유와 조국을 위해 이름모를 산하에서 초개처럼 쓰러져간 영웅들을 기리기 위한 움직임은 그래서 중요하다. 때문에 세번째 여정의 또다른 의미는 '현재 진행형(Ing)'이다. △네 번째 여정 '느낌표' 강원도 화천군 화천읍 동촌리 평화의 댐 인근에는 백암산을 바라보며 철조망을 두른 언덕 안에 녹슨 철모를 쓴 10여개의 '비목'이 세워져 있다. 이곳은 1964년 어느날 화천군 백암산에서 수색대 소초장으로 근무하던 젊은 소위가 백암산 계곡에서 봤던 돌무덤과 이끼 낀 나무비(碑)를 떠올리며 만든 가곡 '비목'의 탄생지이다. 백암산은 1953년 6월부터 정전협정이 이뤄진 7월 사이에 벌어진 금성 전투의 핵심 전투이자 강원도 화천 백암산을 사수하려는 국군 5사단과 8사단, 6사단 7연대가 중공군의 인해전술에 맞서 고지전을 벌이며 피로 지켜낸 전장이다. 이곳에서 쓰러져간 국군 장병들의 유해는 전쟁이 끝난 뒤에도 수습되지 못해 돌무덤 밑에 남겨졌거나 이름모를 골짜기에 방치되기도 했다. 가곡 '비목'을 쓴 청년 장교 한명희씨가 보았던 비목의 주인공도 백암산 전투에서 스러져간 젊은 영웅 중 한명 이었을 것이다. 나라의 부름에 꽃 같은 젊음을 바친 비목의 주인이 꿈꿨던 모습은 어땠을까? 이름모를 산하에 묻힌 선열들과 우리가 희망하는 정전의 쉼표(,)가 종전의 마침표(.)로, 그리고 끝내는 통일 한반도에 한민족의 기쁨과 환희로 물결치는 느낌표(!)가 가득찬 모습을 기대하며 독자 여러분을 '기억'으로 향하는 여정에 초대한다. 강원일보=이명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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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1.16 16:56

[한국전쟁 정전 70년] 춘천대첩

‘치열하게 대전차포를 쏘는 군인들, 그 뒤에서 손으로 포탄을 들어 올리는 학도병, 지게에 포탄을 실어 나르는 시민….’ 춘천시 근화동 소양2교 부근 ‘춘천대첩 기념 평화공원’에 있는 한 조형물의 모습이다. 이는 낙동강 전투, 인천상륙작전과 함께 6·25 전쟁의 3대 대첩으로 꼽히는 ‘춘천대첩’ 의 의미를 한 눈에 보여준다. 춘천지구 전투는 1950년 6월 25일부터 6월 27일까지 국군 제6사단 제7연대, 제19연대가 북한군 제2군단 소속의 제2사단에 맞서 전개한 방어 전투였다. 국군 뿐만 아니라 경찰, 학생, 제사(製絲)공장의 여공을 비롯한 수 많은 시민들이 북한의 기습 공격에 함께 나선 전투였다. 이로써 병력 열세를 딛고 ‘24시간 내로 춘천을 점령해 수원 방면으로 기동, 국군을 포위한다’는 북한의 목표를 좌절 시킨 전투였다. △전쟁의 징후, 새벽 기습 공격 1950년 6월 19일 오후 3시. 춘천 방면을 방어하는 제7연대에 투항한 북한군 1명이 북한의 공격 개시 정보를 털어놓았다. 제7연대장 임부택 중령은 6월 23일 야간 작전 회의를 소집하고 비상경계 태세에 돌입하며, 제6사단장 김종오 대령에게 외출·외박 통제를 건의했다. 김 대령은 이를 허가했다. 6월 25일 새벽 4시. 북한군의 포병 공격 준비사격이 시작됐다. 화천에서 춘천에 이르는 관문인 ‘모진교’ 남쪽에 배치된 국군 9중대가 큰 피해를 입었다. 중대장, 소대장이 전사하며 지휘 체계가 무너졌고, 북한군은 모진교를 점령했다. 당시 북한의 전투력은 국군 보다 병력면에서 4배, 화력면에서 10배 우세했다. 양구에서 춘천으로 가기 위해 거쳐야 했던 북산면의 ‘내평리’도 위기였다. 제7중대가 철수 하고 있을 때 춘천경찰서 내평지서는 국군과 연락이 두절된 상태에서 북한군에 포위됐다. 내평지서장 노종해 경위와 경찰관 12명, 대한청년단원들은 내평지서 주변에 모래 주머니를 쌓아 진지를 구축하고 1시간 이상 맞섰다. 치열한 교전 끝에 노종해 경위 등 11명이 전사했다. 경찰들이 격전을 치르는 동안, 국군 제2대대는 소양강 남쪽에 방어선을 구축할 수 있었다. 경찰청은 내평지서 전투 전사자를 포함해 6·25 전쟁 전사자들의 공훈을 기리기 위해 2000년 강원경찰충혼탑을 세웠다. 해마다 강원경찰청장들은 부임 후 춘천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이곳을 들러 추모하고, 임기를 시작한다. △포탄을 나른 시민들 … 첫날 방어 성공 남침 공격 첫날 소양강을 건너 춘천을 점령 하려던 북한군의 계획은 실패했다. 여기에는 ‘옥산포 전투’가 있었다. 옥산포는 북한강 상의 작은 포구로 화천에서 춘천으로 내려오는 길목의 요충지다. 국군 제7연대의 경계 진지를 돌파한 북한군 제6연대는 SU-76자주포를 앞세워 내려왔다. 정오에 북한군의 주력이 넓은 보리밭에 나타나자 제7연대 제1대대는 사격을 개시했다. 병력 손실을 입고 퇴각한 북한군은 오후2시께 자주포 10대를 앞세워 다시 옥산포로 공격해 들어왔다. 이를 기다리고 있던 제2소대는 57㎜ 대전차포로 북한의 자주포를 타격했다. 곧 바로 특공조가 휘발유병과 수류탄으로 적 자주포 3대를 파괴했고, 자주포에서 뛰어내려 도주하려던 승무원을 생포했다. 북한 제2군단장 김광협은 옥산포 남쪽에서 패배했다는 보고를 받고 “안색이 흙색이 되었다”고 할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다. 국군이 각종 실탄을 확보하는데 춘천 시민들의 힘이 컸다. 제16포병대대는 소양강 북쪽의 대대탄약보급소에 있던 탄약을 소양강 건너편 남쪽으로 옮겨 포탄 5,000발 등을 확보했다. 제16포병대장 김성 소령은 “학생, 시민들의 도움으로 탄약을 대부분 운반할 수 있어 탄약 부족은 걱정하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소양강 방어선 전투 첫날 전투에서 패배한 북한군은 제2사단장을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해임된 이청송의 후임으로 부임한 북한 제2사단장 최현은 26일에는 춘천을 점령하려고 했다. 국군 제7연대가 전쟁 첫날 춘천을 지켜, 원주에 주둔하고 있던 제19연대가 증원될 시간을 벌 수 있었다. 제19연대 2대대는 우두산 일대의 방어 진지를 점령하고 제7연대 1대대를 지원할 태세를 갖췄다. 26일 새벽 3시께 북한의 공격이 시작됐다. 북한군은 오전10시부터 SU-76 자주포를 소양강 북쪽에 두고 봉의산(강원도청 뒷산) 연대 관측소는 물론이고, 소양강 제방 진지에 직격탄을 퍼부었다. 북한의 총공격에 대전차포 소대원들이 두려운 마음에 진지를 이탈하기 시작했다. 이를 목격한 소대장 심일 중위는 진지로 뛰어들어 직접 대전차포 사수가 되어 사격을 개시했다. 대전차포 소대는 북한군의 춘천시내 진입을 막았다. 북한군은 소양교 돌파가 실패하자 가래묵나루로 소양강 도하를 시도했지만 국군의 포격을 받았다. 북한군은 엄폐물이 없는 강변의 모래사장에서 일방적으로 포격을 맞으며 수많은 사상자를 냈다. 제6사단은 이틀에 걸쳐 춘천을 사수했다. 그러나 전체적인 전황은 악화되고 있었다. △작전상 후퇴와 춘천 함락 북한군은 27일 새벽 5시부터 소양강변과 봉의산 일대에 포격을 시작했다. 제6사단장 김종오 대령은 춘천의 행정기관, 시민이 탈출 할 수 있는 시간을 벌기 위해 지연전을 실시하기로 결심했다. 27일 정오 무렵, 국군 제7연대의 방어도 한계에 다다르기 시작했다. 북한군은 자주포를 앞세워 이날 13시께 소양로 1가에서 4가를 점령하며 사실상 춘천의 중심부를 모두 점령했다. 오후 6시께 춘천의 최종 방어선이 돌파됐고 임부택 중령은 철수를 명령했다. 북한군이 시가지에 진입하자 시민들도 피난을 가기 시작했다. 이렇게 3일간 치열하게 북한군 제2군단의 진격을 저지함으로써, 개전 초반 국군이 전열을 재정비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한편 28일부터 북한군 시체를 소양강에서 건져내는 작업이 시작됐다. 꼬박 3일이 걸렸다. 이 작업을 했던 노병 김장현씨는 훗날 춘천지구 전투 연구진과의 인터뷰에서 “그 이후 해마다 6월 26일과 8월 추석이 되면 소양강에 가서 술을 한잔 부어놓고 영혼이라도 편히 잘 살라고 기원했다”고 말했다. 자신과는 개인적으로는 아무 상관 없는 사람들인데 죽였다는 무거운 마음 때문이었다. 당시로서는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자신이 죽는 상황이었으니 어쩔 수도 없었다. 전쟁을 기록하고 기억해야 하는 건, 이런 비극을 다시는 반복하지 않기 위함이 아닐까? 강원일보=신하림 기자 <인터뷰> “위기의 순간, 학생들은 후퇴 없이 포탄을 날랐다” 학도병 참전- 박기병 재외동포저널 회장 춘천대첩 기념 평화공원에는 ‘6·25 참전 학도병 기념탑’이 있다. 탑 뒤편에는 강원도립 춘천농업대(현 강원대), 춘천사범학교(현 춘천교대), 춘천공립중학교(현 춘천고), 도립 춘천농업대학 부속농업중학교(현 소양고), 춘천고등여학교(현 춘천여고)에 재학 중이었던 500여명의 명단이 새겨졌다. 춘천사범학교 8회 학도병 명단 중에는 ‘박기병’이 있다. 국내 언론계 대표 원로인 양구 출신 박기병(91) 재외동포저널 회장이다. 대한언론인회 회장을 역임한 그는 ‘춘천대첩 기념관을 건립하자’는 칼럼을 꾸준히 쓰며, 춘천대첩을 후대에 알리고 있다. 1950년 6월 25일 전쟁 발발 당시, 박 회장은 춘천사범 학교 3학년 졸업반으로 교생실습을 나갔다. 이날 오후에는 피난민 행렬이 시내로 쏟아지기 시작했다. 배석 장교(교련 교사)는 “우리 학생들도 이런 난국에는 국방의 의무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박기병 회장을 비롯한 춘천사범학교 학생들은 학도호국단 단원으로 춘천대첩에 참전했다. 탄약고(현 남춘천역 인근)에서 포탄을 들어, 포 진지였던 춘천사범학교까지 날랐다. 당시 16포병대대는 춘천사범 학교 앞에 105㎜ 포를 배치했다. 박 회장은 “포탄을 하나만 들어도 벅찼고 낑낑댔지만, 학생들은 후퇴하지 않고 날랐다” 며 “우두동에 있던 동방제사 춘천공장의 여공들도 주먹밥을 만들어 군인과 학생들에게 제공하며 도왔다”고 말했다. 그는 6·25 전쟁의 3대 대첩 중 하나인 춘천대첩이 변변한 기념관 없이 잊혀지는 것을 매우 안타까워했다. 박기병 회장은 “중국 산동성의 유공도에 가 보면 갑오전쟁기념관이 있다. 청일전쟁에서 일본군에게 패전했지만 후세에게 왜 패전했는지, 망국의 역사에서 교훈을 얻기 위해 교육의 장으로 만든 기념관” 이라며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강조했다. 강원일보=신하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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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1.16 14:34

[새해특집] 100만 광역도시 향한 전주·완주 상생 협력

전주시와 완주군은 예로부터 동일 생활권이고 완주군의 한가운데에 있는 전주시는 사실상 완주와 따로 떼어 생각할 수 없는 지역이다. 전북 발전의 성장동력 확보는 물론, 전주가 100만 대도시로 도약하고 새만금 시대의 진정한 배후 도시로 성장하기 위해 전주시와 완주군의 상생협력은 필수적인 과제다. 전주·완주 상생의 중요성을 꾸준히 역설하며 다양한 방안을 모색한 전주시 민선8기의 행보와 향후 추진 계획 등에 대해 알아본다. 광역도시로의 열쇠, 전주·완주 상생협력 민선8기 전주시는 전주가 광역도시로 성장하기 위한 기틀을 다지고 있다. 전주가 100만 광역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전주를 둘러싸고 있는 완주군과 하나의 공동체로 상생하는 것이 필수다. 상생과 협력을 통한 인접지역 SOC 도시기반시설 확충 및 행정서비스 개선 등으로 도시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며, 함께 잘 살 수 있는 균형발전으로 양 지역 주민의 생활 편익 증진과 삶의 질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시는 경제·교통·문화·복지·교육 등 주민 생활과 밀접한 다양한 분야에서 지역의 상생 발전을 증진시킬 수 있는 사업을 완주군과 공동으로 발굴∙추진하고, 협력을 통해 양 지역의 장점을 극대화함과 동시에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할 방침이다. 시는 행정과 지역 경제가 획기적인 시너지를 내 주민의 삶이 개선되고 균형발전이 실현될 수 있도록 전북도·완주군과 꾸준히 소통하고 협력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해 10월 전북도, 전주시, 완주군은 상생협력사업의 추진동력을 담보하기 위해 각 자치행정부서 국장급이 참여하는 공동실무 협의기구인 ‘전주·완주 상생협력 협의체’를 구성하고 사업과 의제 발굴, 세부추진방안 협의·조정, 구체화를 위한 회의 주기 등 운영방안에 대해 합의했다. 전주·완주 본격적인 협력사업 추진 전주시는 지난해 11월 14일 전북도청에서 ‘전주·완주 상생협력사업 추진 협약식’을 갖고 소통과 협력을 통해 양 지역이 상생발전할 수 있는 ‘상생협력사업’을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 우선 추진이 가능한 ‘수소경제 중심도시 도약 협력사업’과 ‘완주전주 상생 상관저수지 힐링공원 조성사업’을 선정해 추진하기로 했다. ‘수소경제 중심도시 도약 협력사업’은 두 지역의 수소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공동 기반을 구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수소충전소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수소도시 추진전략 수립 △완주 수소특화 국가산업단지 지정 등 수소산업 육성을 위한 3개 사업을 함께 추진해 내년 수소시범도시 사업 종료 이후에도 수소산업을 두 지역의 미래 산업으로 함께 육성할 토대를 마련하기로 했다. ‘완주전주 상생 상관저수지 힐링공원 조성사업’은 완주 관내 전주시 소유자원인 상관저수지 일대를 힐링공원으로 함께 조성해 양 지역 주민의 공동 쉼터로 활용하는 내용이다. 내년에 완주군에서 개발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시행하면 전주시는 시 소유 부지의 무상사용을 허가하고, 세부 개발 비용은 전라북도와 양 지자체가 공동 부담하기로 했다. 이어 지난해 12월 30일에는 ‘전주·완주 상생협력사업 추진 2차 협약’을 맺고 집중호우 시 두 지역 경계에서 흐르는 ‘공덕세천’의 침수피해를 예방하는 ‘전주·완주 경계 공덕세천 정비사업’과 학교급식 등 양 시·군의 공공급식 분야에서 부족한 품목과 물량 발생 시 상대 시군의 먹거리를 우선적으로 교차 공급하기로 하는 ‘공공급식분야 농산물 상호공급 확대 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전주·완주 꾸준한 상생협력을 위해 시는 객관적이고 신뢰성 있는 상생협력의 효과 분석 및 실행방안 등을 연구하기 위한 용역을 준비하고 있으며, 지난해 11월 전주·완주 상생발전과 역사·문화적 동질성 회복을 위해 활동하는 단체를 지원하기 위한 ‘전주·완주 상생발전을 위한 민간활동 지원 조례’를 제정·공포했다. 올해에도 주민의 복지와 삶의 질 향상, 지역 경제 활성화 등에 기여할 수 있는 10여 개의 상생협력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추진해 나가고 ‘전주·완주 상생발전을 위한 연구 용역’을 추진해 전주시와 완주군의 상생발전을 위한 미래비전 및 발전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것이며, ‘전주∙완주 상생발전을 위한 민간활동 지원 조례’에 근거해 양 지역 상생을 통한 주민의 생활 편익 증진 및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활동에 참여하는 민간단체를 지원할 계획이다. 우범기 시장은 “경제, 교통, 문화, 복지, 교육 등 주민 생활과 밀접한 다양한 분야에서 완주군과 적극 협력하고 앞으로도 상생 방안을 꾸준히 발굴해 추진해나갈 것”이라며 “전주시와 완주군의 상생 발전을 위해 꾸준히 소통하며 양 지역 주민의 생활 편익 증진과 지역 발전에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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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정원
  • 2023.01.01 17:38

[새해특집 - 상생과 공존, 도전과 성공] 어제와 오늘의 갈등을 넘어 내일로

갈등. 칡을 뜻하는 ‘갈(葛)’과 등나무를 뜻하는 ‘등(藤)’이 합쳐져 만들어진 이 단어는, 칡덩굴과 등나무 덩굴처럼 엉망으로 뒤엉켜서 일이 풀기 어려운 상태를 가리켜 쓰인다. 처음과 끝이 어디인지, 꼬여버린 매듭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 복잡하게 얽힌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아득하다. 우리 사회가, 그리고 우리 전북이 당면한 갈등도 마찬가지다. 전북의 미래라 불리는 새만금을 둘러싼 군산·김제·부안 등 지역 갈등, 전주·완주 통합과 관련한 갈등, 옥정호를 둘러싼 임실과 정읍의 갈등을 비롯해 크고 작은 갈등으로 지역 역량이 분산돼 왔다. 다행인 점은 우리 사회에 얽힌 갈등이라는 매듭은 시작점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 시작이 어디였는지, 우리가 애초 왜 이 갈등을 시작했는지 찾을 수 있다. 다만, 현재 상황에만 매몰되다 보니 시작점을 찾지 못할 뿐이다. 어제의 우리가 빚었던 갈등을 반면교사 삼아 오늘의 갈등을 넘어 내일로 나아가야 할 때다. 시기는 좋다. 상생 그리고 도전과 혁신을 예고한 민선 8기가 시작된 지 반년이 지났다. 전북일보는 도민들과 함께 갈등의 시작점을 찾고, 그 매듭을 풀게 하는 일에 나서려 한다. 우리는 이 갈등을 풀어야 하고, 능력이 있다. 도민 여러분이 함께해 주신다면, 우리 사회의 갈등을 넘고 상생과 공존으로 함께 갈 수 있다. 생거부안(生居扶安) 방폐장 논란 2003년 1년여 동안 부안, 그리고 전북을 준(準)전시 상태로 몰아넣은 부안 사태가 갈등의 가장 큰 예다. 2003년 7월 당시 김종규 부안군수가 위도에 방폐장 유치를 선언하면서 촉발된 ‘부안 방폐장 사태’. 생거부안(生居扶安·조선시대 암행어사 박문수가 살기 좋은 곳이라는 뜻으로 부안을 지칭한 말)으로 불리던 조용한 농어촌 부안에는 1년여 동안 지속한 갈등으로 큰 상처를 남겼다. 이 사태로 주민 45명이 구속되고 121명이 불구속기소 됐다. 경찰과 주민 500여 명이 중경상을 입어 병원마다 환자가 넘쳐났다. 인구 6만여 명인 부안에 경찰이 1만여 명 가까이 상주할 만큼 준전시 상태였다. 그해 말 부안에 투입된 전·의경 식비 등으로 사용한 전북경찰의 예비비가 100억 원에 육박한다는 자료가 나오기도 했다. 유치 찬반 주민들 사이의 갈등이 증폭됐고, 급기야 김 전 군수가 반대 주민으로부터 폭행당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당시 주민투표에서 91.8%가 반대해 일단락됐지만, 방폐장 문제로 지역 공동체까지 산산이 조각났다.    과거와 현재 갈등의 장 ‘새만금’ 전북의 미래라 불리는 새만금은 과거에도, 그리고 현재에도 첨예한 갈등이 대립하는 지역이다. 새만금 방조제 관할권을 놓고 김제시와 군산시, 부안군이 5년여에 걸쳐 대법원까지 가는 소송전을 펼친 데 이어 새만금 동서도로와 남북도로, 신항만, 수변도시 등을 두고 관할권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행정구역 설정이 새만금을 둘러싼 지자체의 경제적 이익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지난 2020년 11월 개통한 새만금 동서도로는 새만금 2호 방조제(신항만)에서 김제 진봉면(심포항), 새만금~전주 고속도로 시작점까지 20.3㎞를 연결하는 구간으로, 이 도로의 행정구역을 인정받으면 수변도시 등 새만금의 핵심 부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다툼이 극에 달하는 실정이다. 2년여 넘게 행정구역을 정하지 못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 1991년 새만금 방조제 착공 이후 환경단체의 반대와 2차례 사업 중단, 그리고 법적 소송과 예산 투쟁 등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진행한 새만금 사업이, 현재도 갈등에 터덕이고 있다.   정읍·임실 옥정호 갈등 정읍시와 임실군에 걸쳐 있는 옥정호를 두고 지속한 양 지역의 갈등이 다시 불거졌다. 임실군이 옥정호 수면개발 계획을 본격화하면서 호수를 상수원으로 이용하는 정읍지역 사회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옥정호를 둘러싼 지역 간 갈등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임실군은 지난 1999년 옥정호 상수원보호구역 지정 이후 지역개발과 주민 재산권 행사에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보호구역 해제를 전북도에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그러면서 임실군은 당시 옥정호를 상수원으로 이용하고 있던 정읍과 김제시에 대해 물이용부담금 부과와 함께 전주권광역상수도(용담호)로의 급수체계 변경을 요구해 지자체 간 마찰을 빚었다. 2015년 옥정호 상수원보호구역이 해제됐지만 해묵은 갈등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 전북도와 임실군, 정읍시가 함께 참여한 옥정호상생협의체가 지난 2015년 옥정호 상수원보호구역 해제 및 개발과 관련해 '3자 동의 없이는 개발할 수 없다'는 내용으로 협약을 맺은 바 있지만, 임실군이 낙후지역 개발을 명목으로 옥정호 수변개발 사업을 추진한 게 재차 발단이 됐다. 양 지역은 물론 전북도의 적극적인 갈등 중재 노력과 대안 마련이 절실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현재진행형 전주·완주 통합 뜨거운 감자였던 전주·완주 통합 논의가 민선 8기 출범으로 다시 불붙고 있다. 전북 발전을 위해 전주·완주 통합과 새만금을 필두로 전북 발전을 이끌 양대 축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지금까지 전주·완주 통합 시도는 총 세 차례가 있었고 모두 실패했다. 1997년에는 당시 결정권을 쥔 완주군의회의 반대로 좌절됐고, 2009년은 당시 완주지역의 국회의원, 군수, 지방의원 모두가 반대했다. 세 번째 시도였던 2013년에는 당시 임정엽 완주군수는 찬성했지만, 국회의원과 지방의원들이 반대했고, 완주군민을 대상으로 진행한 통합 투표에서 55.4%(찬성 44.4%)가 반대표를 던져 무산됐다. 당시 최규성 김제·완주 국회의원, 민주당 전북도당, 김완주 도지사가 찬성 입장에서 돌연 반대로 돌아서면서 불발됐다. 김제·완주를 지역구로 전북 정치 좌장 역할을 하던 최 의원의 반대는 결정적으로 도지사와 전북도당을 반대로 나서게 했고, 본격적으로 통합 반대운동을 조직하는데 명분을 줬다. 다시금 통합 논의가 물밑에서부터 이뤄지고 있지만, 양 지자체를 포함한 전북도 차원의 노력이 없다면 해답은 찾지 못한 채 갈등만 다시 키운다는 우려도 나온다.     갈등을 넘어 내일로 도내 지자체 간 갈등은 통상 혐오시설이나 환경문제, 그리고 경제적 요인에서 비롯됐다. 특히, 전북은 일부 도시지역의 팽창과 농촌지역 인구감소가 맞물리면서 전통적인 님비현상과도 맞물리고 있다. 우리 지역의 갈등을 곱씹어 보고, 그 안에서 대안을 찾아 상생의 길로 가야 할 이유다. 방폐장 문제를 돌아보면, 실제 부안사태 이후 방폐장 후보지로 선정된 경주는 주민 89.5%가 찬성표를 던졌다.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의 유치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경주시에는 3000억 원의 방폐장 유치지역 지원금이 지급됐다. 이 지원금은 종합 장사공원 조성, 생활문화센터 건립, 복합도서관 건립 등 주민의 복지 증진과 편의 증대에 쓰이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정부는 2035년까지 3조 4318억 원을 들여, 12개 부처에 걸쳐 55개의 대형 사업을 일반지원사업이란 이름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부안 사태 당시 거론됐던 문제점도 돌이켜볼 만하지만, 반대의 이유를 명확히 확인하고 주민들의 공론화를 모으는 과정도 거쳐야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유명무실화 한 전북도 갈등조정위원회가 제 역할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에도 힘이 실린다. 전북도는 지난 2013년 ‘공공갈등 예방 및 조정·해결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이에 따른 갈등조정위원회를 운영 중이다. 다만, 기대와는 달리 도내 지자체 대부분은 조정신청보다 행정심판이나 소송으로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였고, 소송이 마무리돼도 앙금은 여전히 남았다. 경기도의 경우 기초지자체 간 다툼에서 중재안을 적극 제시하고 해결에 직접 나선 대표적 지자체로 꼽힌다. 경기도는 수원시와 용인시 간 행정구역 조정과 관련해 7년 묵은 갈등을 해결한데 이어 동두천시와 양주시 간 축사 갈등 문제가 해소되는 데에도 결정적 중재 역할을 하면서 광역단체의 조정기구 역할 중요성이 다시금 강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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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경석
  • 2023.01.01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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