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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군, 전북 첫 ‘공영제 마을버스 도입’ 대중교통 혁신 주도

완주군(군수 박성일)이 전북 기초단체 중에서는 처음으로, 전국적으로도 3번째로 군민 교통편익 극대화 차원에서 혁신적인 마을버스 공영제를 도입, 오는 6월 26일 첫차를 운행한다. 행정 각 분야에서 군민의 눈높이에서 과감한 변화와 혁신을 추구해온 완주군이 교통복지 측면에서도 앞서 나가는 셈이다. 여기에는 교통도 중요한 복지라는 점에서 버스 노선과 운영체계를 개편해 군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고, 이동권을 보장하며 삶의 질을 높여 나가겠다는 완주군의 강한 의지가 녹아들어 있다. 완주군의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대중교통 계획이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가면 군민 욕구에 부합하는 마을버스 운행도 가능해지는 등 완주 실정에 맞는 완주형 공영 마을버스가 곳곳을 누비게 될 전망이다. 도내 기초단체 중에서 최초로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완주군의 직영 마을버스 운행에 대해 살펴보았다. 완주군(군수 박성일)은 전북 14개 시군 중에서 면적이 가장 넓은 곳이다. 전북 내 인구 점유율은 정확히 5.1%이지만 땅 면적은 전북(8066㎢)의 무려 10.2%(821㎢)를 차지한다. 방대한 대지, 그것도 산간오지마을이 많다보니 지역 실정에 맞는 대중교통을 원하는 목소리가 컸다. 박성일 완주군수가 민선 6기 취임 이후 교통은 가장 기본적인 복지라며 교통복지와 관련해 고민을 많이 한 이유다. 완주군은 이와 관련, 전주시와 협의해 전주 시내버스 지간선제의 단계적 시행에 들어가기로 하고 우선 이서지역을 대상으로 한 1단계 지선부문 마을버스를 운행하기로 했다.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완주형 마을버스(공영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대중교통 계획 수립은 군민들의 교통편익을 극대화 하자는 취지이다. 땅덩어리가 넓다 보니 완주 군민들은 지역의 다른 곳으로 방문하려 해도 전주로 나간 뒤 다시 완주로 들어와야 하는 불편과 부담이 적잖았다. 그래서 완주 실정에 맞는 교통 시스템이 절실했고, 전주 시내버스는 완주군의 읍면 행정복지센터나 터미널 등 주요 거점까지만 운행하도록 했다. 완주군의 주요 거점에서 각 마을까지는 완주형 공영제 마을버스가 운행하는 등 환승의 불편은 있지만 군민 수요에 맞춰 운행횟수를 늘려 편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완주형 마을버스 도입이 단행됐다. 완주형 마을버스(공영제) 도입에 따라 오는 6월26일부터 전주 시내버스 지간선제 1단계(이서지역) 시행에 따른 지선부문 마을버스 운행에 들어가게 된다. 지선노선의 환승지점은 종전의 전주대에서 완주군 이서면 소재지로 바뀌며, 이서농협과 이서차고지에서 공영제 마을버스가 원마다리와 모산(용지), 대농, 원동, 구암, 대문안, 앵곡(콩쥐팥쥐마을) 등 7개 노선을 하루 18~20회씩 운행하게 된다. 이는 14회 운행했던 종전과 비교할 경우 운행 횟수가 4회에서 최대 6회 늘어나는 것으로, 군민 편익 제고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또 용진방면의 지간선제 대응을 위한 사전운행 실시 차원에서 소양~용진~완주군청 간 12회 연결노선도 신설될 예정이다. 마을버스 공영제가 도입되면 친절도 향상 등 서비스 극대화는 물론 군민 맞춤형 시간표 조정, 지연 없는 정시성 확보 등 여러 긍정적 효과가 확대될 전망이다. 지역 간 중장거리를 운행하는 간선버스는 완주군 이서면 회차지에서 전주 평화동(4대)과 전주역(8대), 삼례역(3대), 전주동물원(16대) 등 4개 노선에 매일 31대가 운행될 예정이다. 이 역시 이서소재지 기준 종전의 20대에 비해 11대 추가 운영되는 것이다. 이서면 애통리와 전주 평화동, 이서면 대농과 전주 평화동을 오가는 200번 노선과 220번 노선은 200번으로 통합돼 이서면과 전주 평화동을 기종점으로 변경된다. 대신에 종전의 운행버스는 하루 3대에서 4대로 늘어 이서면과 전주 간 노선을 이용하는 주민들의 편익이 증진될 것으로 보인다. 이서면에서 전주역(72번 노선)과 삼례역(73번 노선)을 오가는 간선버스는 각각 8대와 3대가 그대로 운영되며, 국립식량과학원(완주군 혁신로)에서 전주 동물원까지 오가는 간선버스(165번 노선)는 이서면까지 연장돼 종전의 14대에서 16대로 추가 운영된다. 버스 운영체계는 공영제와 준공영제, 민영제 등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완주군은 운영비용은 전액 지자체가 부담해야 하지만 투명한 관리가 가능하고 공공성도 확보할 수 있는 직영 공영제를 선택했다. 기초단체가 직접 운영하는 마을버스 공영제 도입은 전북에서 최초이자 전국적으로도 강원도 정선군과 전남 신안군에 이어 3번째이다. 강원도 원주시와 경기도 화성시가 버스공영제를 최근부터 시행했지만 이는 직영이 아닌 위탁이라는 점에서 완주군과 약간의 궤를 달리 한다. 공영제의 장점은 민영제와 달리 고른 서비스를 할 수 있고, 지역 여건에 맞는 대중교통 정책 수립과 효율적이고 독자적인 교통 운영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이다. 땅덩어리가 넓은 완주군 특성에 맞춰 봉동과 삼례, 이서 등 교통수요가 많은 내부순환노선을 운행하는 등 군민들의 이동권을 보장하며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는 말이다. 완주군은 올 6월 하순부터 완주형 마을버스(공영제)를 성공적으로 도입하기 위해 중소형 마을버스 5대를 들이고 다음 달 중순께 운전원 임용과 교육을 거처 같은 달 19일부터 1주일동안 임시운행을 하는 등 문제점을 개선한 후 6월 26일부터 정상운행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 기획
  • 김재호
  • 2021.06.08 17:58

[참여&소통 2021 시민기자가 뛴다] 전북 청소년지도사들의 현주소

청소년지도사를 아십니까? 대부분의 기성세대에게는 다소 생소한 단어일지 모른다. 오히려 청소년수련원 교관이라고 하거나, 청소년수련관이나 청소년문화의집 선생님이라고 말하면 더 쉽게 이해 할 것이다. 수련원의 교관이나 청소년수련관 또는 청소년문화의집 선생님 모두 정확한 명칭은 청소년지도사이다. 우리의 일상에 가까운 곳에 있지만, 명칭조차 잘 몰랐던 청소년지도사 그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지난해 창립한 전라북도청소년지도사협회 김정현 회장을 찾아 도내 청소년지도사들의 현주소와 향후 계획을 들어보았다. -회장님 안녕하십니까? 독자 여러분들을 위해 협회와 회장님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솔내청소년수련관장이자 지난 2020년 12월 17일 전라북도 청소년지도사협회(이하 협회) 창립총회를 통해 초대 전라북도청소년지도사협회장이 된 김정현 암브로시오 신부입니다. 본 협회는 전라북도청소년지도사의 전문성 및 역량강화를 위한 사업과 처우개선, 복지증진을 위한 노력과 지도자간 단결과 화합, 사회적 인식 확대를 위해 창립되어 다양한 활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청소년지도사라는 명칭 자체가 많은 독자 여러분께 생소한 단어일 것 같습니다. 청소년지도사에 대한 소개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청소년지도사는 어떤 역할을 하는 건가요? 청소년지도사는 청소년 관련 시설 및 단체에서 청소년의 잠재능력과 학업성취향상을 위한 각종 수련활동과 문화, 교류활동프로그램을 기획, 운영, 지도, 교육을 담당하는 자이며, 이 자격은 엄격한 시험과 연수과정을 마친 후 국가(여성가족부)로부터 자격을 인정을 받는 국가전문자격증입니다. 청소년들에게 친구처럼 편안하게 다가가 각자의 고민과 가능성을 발견하고 함께 지지격려 하는 청소년들의 진정한 친구이자 동반자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다음세대를 위한 매우 중요한 일을 하시고 계시는군요. 혹시 청소년지도사로서 활동 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청소년이나 일이 있으실까요? 제가 성직자다 보니 소속된 곳으로부터 파견이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2003년 제가 소속된 곳에 청소년 교육국으로 발령을 받아, 자연스럽게 청소년들과 만나게 되었습니다. 중간에 잠시 성당에 파견된 1년여 간의 기간을 제외하고, 18년째 청소년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기억에 남는 일은 이번 협회의 창립에 앞서, 협회의 2/3정도의 회원이 소속된 ㈔전라북도청소년수련시설협회(이하 전청협)를 단독법인으로 설립한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전청협도 처음에는 전라북도로부터 인정을 못 받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국청소년수련시설협회가 있는 상황이라 지부로서 자격을 인정 받고자 했지만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여러 도의원님들과 함께 근거가 되는 조례를 재정하고, 3년에 걸쳐 단독법인 설립을 진행하였습니다. 이를 위해 16개 시설과 마음을 모았고, 시설별 모금과 기금모금 바자회 등을 통해 마련된 기금으로 2019년 단독법인을 설립하였습니다. 기억에 남는 청소년은 제가 처음 청소년들을 만나기 시작할 때 만났던 친구들 중에 어렸을 때는 발랄하게 자신을 꿈을 찾던 친구들이 저와 함께 했던 순간들을 기억하면서 그 때 심어주었던 생각들을 가지고 후배들을 양성하고 싶다는 생각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무주청소년수련관에 근무할 당시 함께 근무했던 친구도 있습니다. -그렇군요. 청소년지도사라는 직업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전라북도에서 활동하고 계신 청소년지도사는 얼마나 될까요? 현재 전라북도에서 시설 및 단체에 근무하고 있는 청소년지도사는 약 300여정도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청소년수련관, 청소년문화의집, 청소년수련원, 유스호스텔, 청소년이용(특화)시설, 청소년 야영장 등 다양한 곳에서 지역사회에 살고 있는 청소년들을 위해 더 좋은 프로그램을 함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기관에서 활동하고 계시네요. 그 동안은 청소년지도사들을 위한 협회 등의 협의체가 없었나요? 현재 한국청소년지도사협회가 여성가족부 법인등록을 앞두고 있습니다. 또한 각 지역별로 협회가 창립되어가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창립된 협회는 서울, 부산, 대구, 광주, 울산, 강원, 경남, 경북, 범충청권(충남, 충북, 세종), 전남 그리고 전북까지 11개 지역에서 협의체가 구성이 되었으며, 유기적인 활동을 통하여 다양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현재 청소년과 청소년지도사에 관심이 있는 국회의원과의 청소년기본법 개정안 발의를 위한 준비모임과 청소년관련법령 개정작업 활동을 통하여 청소년과 청소년지도사의 권익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협회가 구성된 시점이 공교롭게도 코로나19로 사회적으로 많이 어려운 시기에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조직을 구성하고 창단하는 과정이 어려웠을 것 같은데요. 협회를 만드시기까지의 과정을 듣고 싶습니다. 협회가 구성되기 전에 전청협이 먼저 있었지만 청소년지도사의 권익이나 목소리를 대변하는 단체는 없었습니다. 사회복지사나 다른 어떤 직능단체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단체를 만드는 것에 비해 청소년단체는 명확하지 이유를 찾기 힘들지만 스스로가 스스로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청소년지도사의 목소리를 모으고자 할 때 마음을 모아주는 힘이 부족했습니다. 다행히 전국차원으로 청소년지도사의 권익과 목소리를 찾고자 하는 움직임이 시작이 되었고, 도내에서도 몇몇 청소년지도사들이 모여 공감대를 형성하고 일을 시작하여 지난해 말부터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수차례를 회의를 거쳐 창립총회를 통해 창립하게 되었습니다. -어려움이 많으셨으리라 생각이 됩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힘든 부분이 무엇이었을까요? 함께하는 구성원들의 마음을 모으는 것이 가장 힘든 일중에 하나였습니다. 청소년계의 목소를 내야하는 것에는 동의를 하지만 그 방법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이들이 많았습니다. 아울러 얼마 전 창립한 전청협과 기능이 겹치는 부분이 많아서 이를 하나로 아우르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고, 그러한 의미에서 수련시설협회를 창립한 저에게 가교 역할을 맡기면서 초대 협회 회장이라는 중책이 맡겨지지 않았나 생각이듭니다. 현재 전청협 회장으로 수고하시는 이원영(군산청소년수련관장)회장님의 적극적인 지지와 좋은 해결책을 제시해 주셔서 순조롭게 매듭을 풀어가고 있습니다. -어려운 가운데 창단된 전라북도 청소년지도사협회의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합니다. 앞으로 어떤 비전을 갖고 계신가요? 협의회의 최우선 과제는 청소년지도사의 처우개선입니다. 기본적인 상식이지만 동일노동 동일임금입니다. 여성가족부에서 매년 청소년지도사임금 가이드라인을 지자체에 제시, 권고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지자체에서 예산부족을 이유로 잘 반영되지 않고 있습니다. 안정된 임금이 보장되지 않는 청소년지도사는 높은 이직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전문성을 쌓고, 후배 청소년지도사에게 도움을 주고, 길라잡이가 되어줄 수 있는 경험 많은 청소년지도사를 찾기 어렵습니다. 매년 각 지역별로 여성가족부 청소년지도사 임금가이드라인 준수여부를 모니터링하여 직접 지자체장과의 면담을 통해 청소년지도사의 처우개선을 위해 노력하여 청소년과 청소년지도사가 동반성장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끝으로 도민여러분께 하실 말씀이 있다면 간략하게 말씀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김정현 회장 청소년지도사는 청소년들의 건강한 성장과 행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청소년들이 바라는 대로 꿈꾸는 대로 희망하는 대로 이루어지기를 응원하고 있습니다. 흔히 청소년이 미래다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하지만 청소년은 미래인 동시에 현재이기도 합니다. 지금 현재의 청소년이 없다면 미래도 없는 것입니다. 청소년들은 어떠한 모습으로 성장하게 될지 아무도 알 수가 없습니다. 또한 그들의 잠재력 역시 뛰어나죠. 이러한 잠재력과 다양한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청소년들과 함께 소통하기 위해서 청소년지도사는 그들보다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청소년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그들의 가능성을 격려 지지하는 주변 청소년지도사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주시고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손승진 전북청소년단체협의회 팀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 기획
  • 기고
  • 2021.06.07 14:54

[문화&공감 2021 시민기자가 뛴다] 장인과 디자이너의 콜라보에 관하여

최근 내 친구의 생일이었다. 여태껏 우리 둘은 전주에 살고 있으나 거의 보지 못하였다. 친구의 생일을 맞아 그가 일하는 전주한옥마을에 찾아갔다. 한옥마을의 화창한 날씨가 가족들의 웃음소리와 발걸음을 빼곡히 매웠다. 친구는 공예품을 취급하는 가게에서 고요히 물건을 포장하고 있었다. 옹기, 목기, 나전칠함, 가죽그릇 등이 놓여있었다.내 눈을 사로잡은 건 나전칠함 자개들이다. 흑칠함 위에 1㎜ 정도 얇은 선을 두른 사람 형상의 자개들이 규칙적으로 붙어있었다. 지름 2㎝ 정도의 복잡한 형상을 줄음 질로 오려낸 모습에 잠시 할 말을 잃었다. 감탄이 아닌 통탄이었다. 줄음 질의 매력을 전혀 살리지 못하였다. 복잡한 모양새를 오리기 위해 고생했을 장인의 노고만 느껴질 뿐이었다. 왜 이런 도안이 탄생한 것일까 의문이 가득하던 찰나 친구의 대답은 간결했다. 유명 디자이너와 콜라보한 것이라고. 나전(螺鈿)은 전복, 야광패와 같은 조개껍데기의 안쪽 면을 무지갯빛이 돋보이도록 갈아내어 만든 자개를 옻칠 위에 다양한 모양새로 붙이는 장식 기법이다. 우리나라 나전기법으로 크게 줄음 질과 끊음질이 있다. 줄음 질은 도안에 맞춰 자개를 오려내어 붙이는 기법이다. 대개 모란과 같은 꽃, 동물 등을 표현할 때 사용한다. 끊음질은 자개를 실처럼 재단하고 칼로 끊어가며 문양을 만드는 기법이다. 육각형이나 교차되는 선 등 기하학적 문양을 표현한다. 줄음질은 면과 면이 만들어낸 회화적 표현이다. 가게에서 본 디자이너 콜라보 나전칠함은 왜 그런 문양을 줄음질로 만들었는지, 왜 그렇게 배치를 했는지 쉽게 납득가지 않았다. 분명 자개장, 나전칠함이 주는 한국의 복고와 아름다움이 있다. 고려시대부터 절정을 치달은 나전의 화려함에 추억이 더해진 공예품이기 때문이다. 2014년에 환수되어 2018년에 지정된 보물1975호 나전경함, 2019년 일본에서 국내로 환수된 나전국화넝쿨무늬함 등이 명성을 뒷받침한다. 대부분의 전통기술 분야가 어려웠던 20세기에도 나전칠기는 고가품으로 꾸준히 팔렸다. 나전칠기 혹은 자개장이 주는 고풍스러움은 그때부터 형성되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우리는 여전히 나전칠기의 아름다움에 감탄하지만 이전처럼 소비하진 않는다. 2000년대부터 전통공예 활성화를 위해 국가기관 주도의 장인과 디자이너 협업 프로젝트가 이뤄졌다. 전통공예품은 기술과 가치는 높지만 쓰임이 현저히 낮다. 이를 디자이너와 협업하여 시대에 맞는 용도와 미감으로 다시 디자인한다(Redesign)는 취지이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하였다. 주객이 전도된 것이다. 협업 디자이너들은 대개 서양디자인을 전공하였다. 때문에 전통기술의 충분한 이해 과정 없이 제품을 디자인하였다. 아무 존중과 논의 없이 장인은 그 디자인(도안)을 그대로 제작하는 외주업체로 전락한 사례가 생겼다. 전통기술 분야의 이해와 존중 없이 이뤄진 프로젝트는 일부 극단적인 사례를 만들었다. 협업이란 말이 무색하게 모든 작업물이 디자이너 이력으로 남거나, 장인에게는 주도권 없이 진행된 작업으로 기억되는 경우가 발생하였다. 콜라보의 좋은 사례는 점점 늘고 있다. 취프로젝트는 2017년 6월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텀블벅(tumblbug)에서 〈인생을 닮은 전통 매듭 팔찌와 DIY키트〉를 진행하여 1,800만원을 달성하였다. 국가무형문화재 제22호 매듭장 이수자 박형민과 콜라보로 이뤄졌다. 매듭장이 끈목을 만들고, 취프로젝트가 DIY키트를 기획제작하였다. 한국 매듭의 소재와 기법을 온전히 전달하되 색상과 용도를 이 시대에 맞춰 디자인했다. 한산소곡주가 2021년 5월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Wadiz)에서 〈홈술러를 위한 달콤한 인생술, 일오백 프로젝트〉를 펀딩하여 1,700만 원을 달성한 사례도 있다. 한산의 한달살기를 왔던 청년들과 한산소곡주 명인들의 협업으로 탄생한 프로젝트이다. 세련된 감성으로 디자인한 병에 명인이 주조한 소곡주를 담았다. 본질을 유지하고 이 시대에 맞는 방법으로 대중에게 전하였다. 장인과의 협업은 전통기술의 이해가 첫걸음이다. 그 걸음에는 존중이 동행해야 한다. 이전 세대부터 지금까지 우리는 왜 이 기술을 선택하고 발전시켜 왔는지 고민해야 한다. 어떤 재료, 기술, 쓰임이 있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가령 우리가 쓰는 스테인리스수저는 윗대부터 썼던 은수저, 유기수저의 맥락을 함께한다. 소반상 위에 밥과 국, 반찬을 함께 먹었던 풍습도 마찬가지다. 금속이라는 소재, 숟가락과 젓가락이라는 한 쌍, 20~23㎝ 길이는 한국의 문화유산인 것이다. 그렇다면 금속 외 소재를 쓴다거나, 숟가락과 젓가락 중 하나를 뺀다거나, 길이를 길게 늘리는 것과 같은 변화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 /설지희 썰지연구소장 설지희 썰지연구소 소장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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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6.02 20:17

[전북명산, 회문산의 속살] ① 프롤로그 - 굴곡진 근·현대사 품은 산, 그 깊은 상흔을 다시 본다

회문산은 전북 16개 산이나 포함된100대 명산 명단에도 올리지 못할 만큼 전국적인 인지도가 낮다. 기본적으로 산 규모와 절경 등 외형적인 부분에서 특별히 내세울 게 없어서다. 그러나 회문산은 근현대의 굴곡진 역사와 애환을 고스란히 담은 산이라는 점에서 특별하다. 어느 산천인들 당대 사람들의 애환을 간직하지 않을까마는 회문산은 그 이상의 아픔과 상처를 묻고 있다. 본보가 회문산에 주목한 이유다. 동학농민혁명을 이끌었던 전봉준김개남 두 지도자가 회문산에서 혁명의 꿈을 접었고, 임병찬양춘영을 중심으로 한 구한말 의병활동의 근거지가 회문산이었다. 또 한국전쟁 당시 빨치산 전북도당 유격대 사령부가 자리 잡아 700여 빨치산들이 오랫동안 저항했던, 분단의 비극을 안고 있는 산이다. 이 정도 규모의 산 중에서 이리 파란만장한 한국 근현대사를 겪은 곳도 많지 않을 터다. 산 규모도 크지 않고, 험준하지도 않은 회문산이 왜 근현대사 사건의 중심에 있었을까. 기본 배경은 약자들이 숨기 좋은 지리적 위치와 지형에 있다. 회문산은 주봉인 회문봉(큰지붕, 837m)을 중심으로 장군봉깃대봉 등 많은 연봉으로 둘러싸여 있다. 동서 8㎞, 남북 5㎞에 걸쳐 순창 구림면쌍치면복흥면, 임실 덕치면강진면, 정읍 산내면이 연접해 있다. 국사봉 성미산 무직산 여분산 내장산 추월산 등 산봉우리들이 사방으로 첩첩이 옹위하고 있어 피신 및 은신처로 좋은 여건을 갖춘 것이다. 회문산이 근현대사의 여러 사건 중에서도 잘 알려진 것은 빨치산 활동무대로다. 빨치산 무대로 각인된 나머지 지역민들에게 회문산은 자긍심보다 오히려 외면하고 싶은 대상일 수 있다. 빨치산의 성격 여부를 떠나 빨치산과 군경에 의해 많은 양민 희생자가 발생했고, 지금도 온전히 털어내지 못한 상처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회문산이 빨치산 무대로서만 역사성을 갖는 장소가 아니다. 회문산은 빨치산 활동 훨씬 이전부터 이 일대 주민들의 소중한 삶의 터전이었다. 회문산에 얽힌 여러 설화들이 이를 말해준다. 오늘날 전국 최고를 자랑하는 순창고추장과 관련한 만일사 설화가 대표적이다. 고려 말 이성계 스승인 무학 대사가 조선 건국을 위해 만일사에서 1만 일 동안 기도할 때 이성계가 만일사로 가던 중 순창의 한 농가에 들러 고추장 맛에 반해 고추장을 진상토록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진위와 상관없이 오랫동안 명성을 이어온 순창고추장의 역사성을 풍성하게 해주는 설화다. 회문산은 예부터 명당자리가 많은 영산으로 풍수가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18세기 초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풍수가사 <회문산가>에 회문산 24혈(穴)이 기록됐다. 그 중 다섯 신선이 바둑판을 둘러싸고 있는 형상(오선위기형)을 증산도 창시자인 강증산이 으뜸으로 꼽아 더욱 유명해지면서 지금도 풍수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회문산 정상으로 가는 길은 물론, 정상까지 곳곳에 수많은 무덤을 볼 수 있다. 그 폐해를 떠나 명당에 대한 우리 사회의 현주소를 들여다보게 한다. 회문산 곳곳에 종교 성지가 자리하고 있다. 모악산을 어머니 산으로 여기는 증산도는 회문산을 아버지 산으로 여겨 도인들이 치성을 드린다. 인근 여분산은 한 때 50만 신도로 위세를 떨쳤던 갱정유도교의 발상지다. 천주교 전래 초기 박해를 받을 당시 교인들의 피난처가 회문산 자락 정읍 산내면 종성리였으며, 그곳에 우리나라 최초의 신부인 김대건 신부의 친동생 김난식과 조카 김현채의 무덤이 있다. 회문산을 말할 때 섬진강을 빼놓을 수 없다. 회문산 북쪽 산기슭의 물은 옥정호를 이루고, 남쪽 산기슭의 물은 구림천을 통해 섬진강 본류로 합해진다. 회문산을 휘어 감고 도는 섬진강 지천과 본류는 회문산을 자연경관적으로 더욱 돋보이게 한다. 속울음 지으며 견뎌온 아픔의 땅, 종교 성지, 명당의 영산, 섬진강을 뒷배로 한 독특한 경관. 회문산은 이렇게 천의 얼굴을 하고 있다. 어떤 위치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회문산의 모습은 다르게 보일 수밖에 없다. 본보는 새 세상을 열고자 했던 열망의 근거지로, 이념 대립의 첨예한 현장으로, 지역민의 삶의 터전으로서 풍부한 역사문화적 자산을 품고 있는 회문산에 대해 재조명하는 기획을 마련했다. 기획은 10회에 걸쳐 격주로 게재할 예정이다. 연재 계획 -1회 프롤로그 - 2회 핏빛 어린 회문산-산이 기억하는 빨치산 - 3회 -화해와 상생의 길 -4회 동학농민혁명, 의병 활동 무대 -5회 종교의 성지 -6회 명당 자리가 있다? -7회 전설과 설화, 그리고 오늘 -8회 문화예술 속에 담긴 회문산 -9회 회문산의 오늘-자연생태계, 시설물 -10회 회문산의 미래-지역 역사자원으로 활용 방안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 기획
  • 김원용
  • 2021.05.31 16:48

[지방자치 부활 30년, 전북 지방자치 발자취와 미래] ① 프롤로그 - '풀뿌리 민주주의' 걸어온 길 살피고 걸어갈 길 찾는다

지방자치의 궁극적인 목표는 지역의 문제를 지역이 주도하는 것에 있다. 이 과정에서 주민 참여주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방자치제도의 꽃을 지방의회로 보는 것도 같은 이유다. 주민이 직접 선출한 동네 의원이 지방정부를 감시한다. 광복 후 지방자치제도가 시행됐을 때 지방의회 의원 선거가 가장 먼저 치러졌고, 1987년 개헌으로 지방자치제도가 부활했을 때에도 지방의회 선거가 단체장 선거보다 먼저 실시됐다는 점도 같은 맥락이다. 지방의회 선거가 부활한 1991년을 지방자치제도의 부활 시점으로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방자치가 담은 진정한 가치는, 중앙이 가진 권력 분산을 통해 지방 정부의 자주적인 의사결정과 의지의 실현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국민 개개인의 권리와 자유도 확대될 수 있다. 임성진 전주대 교수는 지방자치 부활 30년과 지방정치를 주제로 한 논평을 통해, 지난 지방자치 부활 30년의 성과와 과제에 대한 평가는 분권과 자치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지방자치는 실제 주민들의 수요를 반영하고, 중앙 정부의 실패를 분산하는 기능도 담당한다. 지역 주민의 수요를 세밀히 파악하기 어려운 중앙 정부와 달리 지방 정부는 지방의 지역적 특성을 반영해 더 효율적으로 정책을 마련할 수 있다. 중앙 정책의 시행착오를 분산하는 기능도 가진다. 지방 정부는 오로지 일부 지역에서 정책을 실시하기 때문에 다른 지방에 반면교사가 되거나 참고 사례로 기능할 수 있고, 실패의 부담도 최소화할 수 있다. 대한민국 지방자치제도는 1948년 제헌헌법 제8장의 지방자치 규정으로 명문화됐다. 그러나 당시 국내 질서 불안과 1950년 한국전쟁의 발발로 지방의원선거를 하지 못했고, 1952년에야 기초의원선거(4.25.)와 광역의원선거(5.10.)가 각각 처음으로 치러졌다. 치안 문제로 당시 전북도 4개 군(남원군완주군순창군정읍군)에서는 선거가 연기되기도 했다. 이마저도 1961년 516 군사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박정희 정권이 지방의회를 해산하고 지자체장을 임명제로 바꾸며 중단됐다. 1972년 유신 헌법 부칙에 지방의회는 조국 통일이 이뤄질 때까지 구성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해 사실상 지방자치제 폐지를 선언하며 대한민국의 지방자치는 암흑기를 걸었다. 1961년부터 이어진 군사독재 기간 사실상 폐지됐던 지방자치는 1987년 민주화, 민주주의를 향한 국민의 열망과 함께 부활의 신호탄을 알렸다. 1988년 헌법 제118조 지방의회 설치에 관한 규정을 유보한 부칙을 폐지했고, 1990년 10월 고(故) 김대중 대통령의 단식을 계기로 지방선거가 추진됐다. 1991년 제4대 지방의회 선거를 통해 30년의 암흑기를 깨고 새 역사가 시작됐다. 1991년에는 두 차례 선거를 통해 광역기초의원을 선출했고, 전북에서도 52명의 도의원을 선출, 임기에 들어갔다. 당시 단체장은 임명직으로 유지됐지만, 1995년 단체장도 선거로 선출하는 통합지방선거가 실시되면서 외형적으로 온전한 지방자치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지방자치는 부활한 1991년부터 올해까지 30년을 다시 달려왔다. 지난해 12월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올해는 지방자치제도의 새로운 미래를 여는 원년으로 평가된다. 내년 시행을 앞둔 개정 지방자치법에 따라 지방의회는 지금보다 더 큰 권한과 책임을 갖게 됐다. 특히, 30년 넘게 제대로 나아가지 못했던 지방자치법에 첫 변화가 생겼다는 점이 핵심이다. 전부 개정안의 핵심은 지방의회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새로운 제도를 명문화했다는 점이 꼽힌다. 도지사와 시장군수 등이 가졌던 의회 사무처 직원 인사권을 도시군의회 의장에게 부여했다. 개정안에 따라 국회처럼 별도 선발까지는 불가능하지만, 적어도 부서 배치와 승진 등에 대한 영향력이 커졌다. 아울러 의원들을 보좌할 정책지원 인력을 둘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중앙지방협력회의 등 중앙과 지방의 협력을 강화하는 제도를 신설했고, 주민주권과 주민 참여를 강화하는 제도도 포함했다. 30년을 달려온 지방자치, 하지만 개선점은 여전하다. 주민들 눈에 비친 지방자치의 현주소는 초라하기만 하다. 한 세대가 바뀌는 30년이 지나도록 미완성 상태다.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에도 불구하고 중앙정부에 집중된 재정행정권을 지방에 이양하는 것도 과제로 남아 있다. 지난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열린 제5회 대한민국 지방자치 박람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자치와 분권이 대한민국의 새 성장 동력, 풀뿌리 민주주의가 정착할 수 있도록 지방자치와 분권을 국정운영의 기본 가치로 삼겠다고 밝힌 것도 지방분권을 강조한 의지 표명이었다. 지난 5월 전북 무주에서 열린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정기총회에서 전국 광역자치단체장들이 한자리에 모여 지방정부의 역할 강화와 재정 분권 확대를 위한 한목소리를 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방자치법 개정과 중앙지방 정부의 지방분권 추진 의지에 따라 향후 지방분권 시대는 반드시 도래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주민들의 참여와 인식 제고 또한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 지방자치를 풀뿌리 민주주의라고 말하는 것은 그만큼 지방자치가 주민들의 높은 이해와 참여를 바탕으로 생활 속에 녹아들어야 제대로 실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북일보가 지나온 30년을 돌아보면서 대한민국, 그리고 전북 지방자치가 가야 할 길의 교훈을 찾아보는 이유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 기획
  • 천경석
  • 2021.05.31 15:28

[뉴스와 인물] ‘전북을 이끄는 100인의 나눔리더 캠페인’ 진행하는 박용훈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처장

전북형 나눔문화를 형성하기 위한 뜻깊은 캠페인이 올해 출발했다.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전북을 이끄는 100인의 나눔리더 릴레이 캠페인이다. 지역사회에서 영향력있는 오피니언 리더가 앞장 서 나눔문화를 알리는 데 주안점을 뒀다. 지난달 송하진 도지사와 장영수 장수군수에 이어 전북일보사 서창훈 회장이 2021 나눔리더 언론인 1호로 가입하면서 캠페인의 순항을 알렸다. 이에 앞선 3월 전북에 와 100일 가까이 전북도민들과 소통해온 박용훈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처장을 만나 앞으로 지역사회에서 이웃과 함께 만들어갈 나눔문화에 대한 기대감을 들어봤다. 박용훈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처장이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운영 중인 기부 프로그램에 대해 말하고 있다. /조현욱 기자 -올해 개인기부 활성화를 위해 전북을 이끄는 100인의 나눔리더 캠페인을 진행하는데요. 지역사회에 나눔 문화가 확산되는 데 기여할 것이란 기대감을 줍니다. 지난해 전북지역에서 모아진 이웃돕기 성금은 247억원에 달해 도단위 광역단체로는 5위에 해당하는 높은 실적을 냈습니다. 사실 전북은 지역 특성상 주요 대기업이 부재해 고액의 모금 환경이 좋은 편은 아닙니다. 하지만 기업이나 개인고액모금이 저조했음에도 불구하고 전국 상위권에 속할 만큼 많은 성금들이 모아진 것은 도민 한 분 한 분의 개인 참여가 높았다는 것이지요. 이에 전북지회에서는 2021년을 나눔문화 확산의 해로 정하고 우리지역이 잘할 수 있는 모금을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연중 나눔문화를 확산하며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지역사회 오피니언 리더들의 나눔실천을 통해 사회적 위기를 극복하고 통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전북지역 개인기부자 참여는 어떤 추세입니까. 전북지역은 타지역에 비해 기업(법인)모금보다는 개인모금이 우세한 지역입니다. 지난해 전북지회의 모금총액 247억 1300만원 중 개인모금은 131억 8100만원에 해당, 그 비율이 53.3%로 전국평균 31.5%보다 높았습니다. 전북지회는 도내 14개 시군 및 지역사회보장협의체와 업무협약을 맺고 지역내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대상자들을 돕기 위해 자원을 발굴하고 있습니다. 모아진 성금 전액을 지역내 어려운 이웃을 위해 배분할 수 있도록 정해놓다보니 개인모금이 보다 활성화된 것으로 보입니다. 개인고액 모금프로그램인 아너소사이어티(5년동안 개인 자격으로 1억원 이상 기부)는 전북에 73명이 가입돼있으며, 이는 전국 17개 시도 중 15번째에 해당합니다. 김동수 전북지회장을 비롯해 여덟 쌍의 부부회원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운영 중인 다양한 기부 프로그램에 시민들의 참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라 하면 연말연시 사랑의 온도탑을 세우고 모금하는 단체로 알고 계신 분이 많으리라 짐작됩니다. 그뿐만 아니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법에 의해 조직된 법정단체로서 1년 365일 연중모금과 배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랑의 온도탑은 그 중 하나인 셈이지요. 중소 자영업자가 매일 1000원씩, 한달에 3만 원 이상을 나눔에 참여하는 착한가게, 가정에서 매월 2만 원 이상씩 정기기부하는 착한가정, 직장에서 임직원들이 급여 중 매월 만원 미만의 소액을 정기 기부하는 착한일터 등 우리 일상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기부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습니다. 십시일반 이어지는 시민들의 참여로 지난해 전북이 역대 가장 큰 모금액을 달성하는 성과를 만들었습니다. 전북도민 모두가 나눔문화를 이끄는 리더가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전북도민들의 기부금은 어떻게 쓰이나요. 전북지회에서 모아진 성금은 중앙으로 올라가지 않고 지역의 어려운 이웃과 사회복지 현장 등으로 전액 배분됩니다. 지난해의 경우 전북지역에서 247억원이 모금됐으며, 중앙회 배분지원금을 더해 총 254억원을 배분했습니다. 사회복지 현장에는 정부지원 예산만으로는 부족해 해결할 수 없는 다양한 사업이나 기능보강에 대한 지원이 필요한데요. 전북지회에서는 각계각층의 전문가로 구성된 배분분과실행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성금이 다양한 형태로 연중 배분되도록 하고 있습니다.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하는 복지사각지대의 이웃들에게는 읍면동 사회복지공무원을 통해 생계비, 의료비, 재난재해복구비 등을 연중 수시로 신청받아 지원하고 있습니다. 사회복지 현장 차량, 소규모시설에 대한 월동난방비, 난치병 학생, 저소득가정 명절 준비와 집 수리, 코로나19 방역물품, 지역아동센터 야간보호사업 등이 다양한 지원사업을 통해 전북도민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끝으로 도민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코로나19 여파로 우리는 아직도 어두운 긴 터널을 지나고 있습니다. 모두가 어렵고 힘든 시기이지만 우리는 그때마다 서로를 도와가며 슬기롭게 위기를 극복해 왔습니다. 밝은 미래를 생각하며 부디 용기 잃지 마시고 조금만 더 힘을 내셨으면 합니다. 우리 각자의 위치와 역할에 맞는 모금 프로그램을 찾아 꾸준히 나눔에 동참한다면 전북형 나눔문화가 형성돼 올곧게 이어지고 주위에 선한 영향력으로 퍼져나갈 것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전북은 시군 자치단체장, 정치인, 종교인, 언론인, 기업가, 전문가 등 지역사회 오피니언 리더들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할 수 있도록 2021 전북을 이끄는 100인의 나눔리더 릴레이 캠페인을 중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역사회 리더들의 참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사랑의 열매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도 좀 더 부지런히 활동해 전북도민들의 따뜻한 마음을 모으고 어려운 이웃들에게 그 온기를 잘 전달할 수 있도록 심부름꾼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박용훈(53) 사무처장은 울산대구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처장을 거치는 등 지난 26년간 사회복지에 종사한 베테랑이다. 그는 올 3월 전북에 오면서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나눔 온도 164도를 기록할 만큼 따뜻한 마음을 가진 전라북도에 오게 돼 기쁘다는 소감을 밝혔다.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전북지역 모금과 배분사업 등 전반적인 업무를 총괄해나갈 사무처장으로서 도민들께서 기탁해주신 소중한 성금이 지역내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공정하고 투명하게 잘 전달될 수 있도록 맡은 바 책임을 다 하겠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박 사무처장은 충북 제천 출신으로 제천고를 졸업하고 청주대학교와 동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했다. 지난 1994년 충청북도사회복지협의회 과장을 시작으로 사회복지 관련 직무에 26년간 몸담아왔다. 2000년 2월에는 청원군청 사회복지전담공무원으로 일했으며 같은 해 10월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듬해 인천광역시사회복지공동모금회 부장을 맡으면서 울산과 대구, 대전에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처장을 두루 거쳤고, 올해 3월 전북으로 왔다. 대전광역시 사회보장위원과 한국철도공사 사회공헌위원 등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같이 사회복지 분야의 오랜 경력을 축적한 박 사무처장은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 내 변화하는 사회복지 흐름에 발맞춘 모금활동과 지역의 수요에 알맞는 배분사업을 전개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 기획
  • 김태경
  • 2021.05.30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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