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만은 지키자-생태보고서] 생태계의 보고 변산반도
지난 주말 마른 대지를 촉촉이 적셔준 봄비가 내렸다. 비가 그치자 목련은 등처럼 환하게 꽃망울을 앞 다퉈 피웠다. 개나리 노란 꽃그늘 아래로 아장아장 걷는 아이와 엄마의 정겨운 모습은 봄의 서정이다. 봄바람을 한껏 맞고 싶은 분들은 변산으로 오시라. 변산의 들과 산, 그리고 바다의 봄기운이 당신을 취하게 하리라~△빼어난 경관 자랑하는 변산반도변산반도는 산악지대를 중심으로 한 내변산과 해안을 끼고 도는 외변산으로 나뉜다.내변산은 의상봉을 주봉으로 우각봉, 남옥녀봉, 덕성봉, 관음봉, 쌍선봉, 망포대, 신선대, 갑남산 등이 겹겹이 이어지고 봉래구곡, 가마소계곡, 지포계곡 등의 계류가 서해로 흐른다.외변산은 해식단애 아름다운 해안선을 따라 터 잡은 채석강, 적벽강 등의 암석해안, 고사포해수욕장, 변산 해수욕장, 월포, 두포, 모항 등지의 사구지대 그리고 계화도, 대항리, 마포, 두포, 줄포만 등지에 드넓은 갯벌이 펼쳐져 있어 경관이 빼어날 뿐 아니라 생태적으로도 매우 특이한 공간이다.△천연기념물 보고 변산반도우리나라 서남해안, 전라북도의 남서부에 위치하는 변산반도는 해양성기후의 영향을 받아 온난다습하고 내륙성기후의 영향을 받아 남방계 식물과 북방계 식물군이 혼재돼 분포한다.호랑가시나무, 후박나무, 꽝꽝나무 등은 제주도나 남해안 일대에 분포하는 남방계식물인데 변산반도까지 북상해 자리를 잡았다. 이들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것도 변산반도가 이들 난대성 식물의 북한계이기 때문이다.그런가하면 충북 괴산 등 한반도 중북부에 분포하는 천연기념물 미선나무는 변산반도까지 남하해 분포한다.학계에 보고 된 자료에 따르면 변산반도에는 이들 식물군 외에도 약 800여 종의 식물종이 분포하고 있다.이들 식물군에는 환경부와 산림청이 희귀 및 멸종위기식물로 분류 지정한 노랑붓꽃, 변산 바람꽃, 갯방풍, 가시연꽃, 개족도리, 창포, 백작약, 붉노랑상사화, 위도상사화 등이 있다.이 중 노랑붓꽃은 세계적인 희귀종으로 지난 1998년 4월13일 목원대 생물학과 심정기 교수에 의해 부안군 상서면 감교리 개암사 뒷산 기슭에서 발견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었다.문헌을 통해서만 우리나라 변산반도에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던 노랑붓꽃의 집단 자생지역이 직접 확인된 것이다. 또 한국 특산종 위도상사화와 예부터 3변(邊) 중의 하나로 변산 사람들의 사랑을 흠뻑 받아 온 변란邊蘭(보춘화)은 지천으로 핀다.△희귀멸종 야생종의 유일한 서식지변산반도에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변산의 백천에서만 서식하는 환경부 지정 희귀 및 멸종위기야생돌물인 '부안종개'가, 백천 하류인 해창기수역인 새만금 내해 지역 갯벌과 줄포만에는 환경부 지정 희귀 및 멸종위기야생돌물인 '대추귀고둥'이 서식하고 있다.이렇듯 변산반도는 남방계식물과 북방계식물이 혼재해 분포하는가 하면 육상과 해양에 걸쳐 희귀하고 다양한 자연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다양한 자연자원은 문화적 다양성과 풍요로운 삶의 원천이 됐다. 부안의 산, 들, 바다를 보존을 위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허철희 대표(부안생태문화활력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