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실천, 이 사람의 약속] ⑬이명우 전북생명의숲 대표
전북대학교 끄트머리에 자리한 농과대학으로 가는 길엔 가을비에 촉촉이 젖은 나무들이 우거져 있다. 소나무, 전나무, 양버즘나무, 목련, 철쭉, 배롱나무, 느티나무 등 교정 이곳 저곳을 관심 있게 둘러보니 많은 나무들이 눈에 들어온다. 나무가 우거진 곳, 숲. 지구 전체면적의 9.4%이며, 육지면적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숲은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CO2를 흡수해 산소로 전환하는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지구온난화 문제를 심각하게 이야기하는 지금, 다른 한쪽에서는 여전히 끊이지 않는 산림파괴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생명을 보듬어 주는 숲, 그 소중함을 시민들과 공유하고 숲을 지키고 가꾸기 위해 애쓰는 전북생명의 숲 이명우 공동대표(전북대 조경학과 교수)를 '전북대의 숲'에서 만났다." 숲은 생명입니다. '생명의 숲'은 숲을 만들고 가꾸어 보다 깨끗하고 풍요로운 세상을 만들어가고자 태동한 숲 전문시민운동단체입니다. 또한 숲을 가꾸고 지키기 위해 지역주민의 참여와 소통을 전제로 활동하는 단체이죠"1998년 (사)생명의 숲 국민운동 창립 이래, 죽어가는 숲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숲 가꾸기 운동' 을 시작으로, 현재는 숲 문화운동, 도시 숲 운동, 농산어촌보전운동, 정책운동 등 다양한 영역에서의 숲 운동을 펼치고 있는 전국단위의 단체이다. 전북에는 2003년에 전북생명의 숲이 창립되었다. 이 대표의 '생명의 숲'과의 인연은 전북 생명의 숲이 창립되기 전부터다." 2001년부터 전국 생명의 숲 운동본부와 인연을 맺어 전북지역 학교 숲 기술지원팀장의 구실을 꾸준히 해오다가 2008년부터는 학계 대표로 전북 생명의 숲 공동대표를 맡아 활동하게 되었습니다."오랜 동안 숲 가꾸기 활동을 해온 교수답게 이명우 대표의 지구온난화에 대한 생각 또한 남달랐다."200여 년 전 산업화를 시작으로 대두된 환경문제는 지구온난화라는 전 지구적 문제를 발생시켰습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자본주의 경제체제로 인해 우리 속에 팽배해진 대량생산과 과소비 인식입니다. 개인의 과소비 속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환경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구온난화 문제는 정부 및 기업의 구조적 개선과 함께 개개인의 실천활동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절약과 과소비 근절 등 인식의 전환이 함께 이루어져야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또한 이대표는 '지속적'으로 또 '더불어' 함께하는 실천을 강조했다."현대사회에서 먹고사는 경제문제를 간과하고 환경문제만을 이야기 할 수 없으며, 환경문제를 간과하고 경제적 논리만으로도 살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일생생활 속에서 꾸준한 실천으로 환경 악화 속도를 늦춰야 합니다. 당장 시급하게 실천을 강요하기 보다는 지속적이고, 누구나 삶에서 작은 관심으로 함께 실천할 수 있는 편안한 실천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산업화를 통해 얻게 된 편리성을 당장 버릴 수 없는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환경보존을 위한 꾸준한 노력과 '지속적으로 또 다같이' 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그럼 이 대표의 '꾸준하게, 함께 다같이'운동은 어떻게 실천되고 있을까?"먼저 자동차 배출가스를 줄이기 위해 하루 1시간 반 정도 자전거로 출퇴근 하는 것을 생활화 하고 있습니다. 버스 이용과 자가용 합승도 빼놓을 수 없는 실천이구요. 또 냉난방 에너지 소모를 줄이기 위해 여름에는 반팔과 반바지를 애용하고, 겨울에는 내복을 즐겨 입습니다. 소비 절제를 통해 공장의 CO2 줄이기도 함께 실천하는 데요, 옷은 10년 입기, 신발은 2년 이상 신기를 생활화 하고 있습니다. 저의 이런 모습을 보고 처음엔 주위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했지만, 저의 꾸준한 실천을 보며 요즘엔 그 가치를 함께 알고 주변인과 학생들이 자전거 타기를 비롯한 절약실천에 함께 동참해 주고 있습니다."더 많은 시민들과 생명보존의 의식을 함께 공유하고 싶다는 이 대표는 생명의 숲 운동을 통해 '생태적 인식'확산에 더 많은 시민들이 참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기본으로 하고 있는 생명의 숲에 함께 동참함으로써 지구촌 지구온난화를 좀 더 늦출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환경문제는 자발적인 참여에 따른 지속성을 기본 가치관으로 가져야 합니다. 더불어 사는 세상, 느리지만 기다리며 끈질기게 계속 될 때 환경 악화를 늦출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전북 생명의 숲에서는 지속적인 숲 환경교육과 숲가꾸기를 통해 지구온난화 방지에 함께 동참하며, 저탄소 시범학교 조성사업과 주민 참여형 아파트 숲 개선사업, 치유의 숲 등의 도시숲 조성사업, 전통숲으로서의 마을 숲 가꾸기 사업을 꾸준히 추진해 오고 있다. 또한 산림청 숲해설가 양성사업, 교사를 대상으로 한 자연해설프로그램, 숲나누미 사업단 및 자원봉사를 통한 숲과 문화에 대한 정례적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숲과 자연의 소중함을 지속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라고 한다.생명을 다루는 그의 전문가적 기질(?)은 주변에서 그대로 실천되고 있었다. 그가 근무하는 전북대 농업생명과학대 3호관. 예전에 히말라야시다가 무성하던 3호관 건물 앞이 훤해졌다. 3호관 건물 앞을 휘둘러친 히말라야시다 3그루 정도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모두 잘라냈기 때문이다. 숲 가꾸기 운동을 하는 이명우 교수가 잘 자라고 있는 거목을 베어낸 것은 무슨 이유일까.이 교수는 "침엽수인 히말라야시다가 건물 앞 남쪽을 뒤덮다시피 무성하게 자라면서 건물에 그늘이 지고 바람길이 차단돼 건물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문제가 되는 몇그루를 잘라냈는데, 수형이 좋은 것들은 살렸죠. 그 대신에 활엽수를 심어 해결했습니다"이 교수는 농대 본관 건물 앞도 아스팔트 주차장을 파헤치고 나무와 잔디, 조각작품이 조화를 이룬 멋진 공간으로 만들었다. 이 교수는 나무와 숲의 조화로움 속에서 생명을 살리고, 또 세상의 아름다움을 만들어가고 있었다./장세화(시민행동21 환경팀장)※ 다음 릴레이 주자는 완주 소양농협 유옥희 조합장입니다.※ 이 기사는 본보와 전주의제 21이 공동으로 기획했으며,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인터뷰어로 참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