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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회 김영일 아동문학상에 박상재, 정성수 수상

제23회 김영일 아동문학상 수상의 영예는 장수 출신 박상재 작가의 장편동화 <구둘 느티나무의 비밀>(가문비어린이), 익산 출신 정성수 시인의 동시집 <첫꽃>(고글출판사)에게 돌아갔다. 김영일 아동문학상은 석촌 김영일 선생의 어린이 사랑 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문학상이다. 동화 부문에 선정된 박상재 작가는 장수 출신으로, 1979년 서울신문에 동화를 발표했다. 이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부문으로 등단하는 등 40여 년 동안 130권이 넘는 아동문학 관련 서적을 출간한 아동문학가다. 한국아동문학회 회장과 단국대 대학원 외래교수로 지냈으며, 현재 <아동문학사조> 발인인 겸 주간으로 있다. 수상작 <구둘 느티나무의 비밀>은 주인공 민준이가 구둘 느티나무 아래에서 발견한 꽃새를 통해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임진왜란 무렵 조상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판타지 동화다. 동시 부문에 선정된 정성수 시인은 익산 출신으로, 1994년 서울신문 시 공모 당선과 동시에 한국교육신문 신춘문예 동시로 등단하는 등 30년 가까이 시와 동시를 써온 아동문학가다. 공무원문예대전 최우수상, 소월시문학 대상, 황금펜문학상, 세종문화상, 한국교육자 대상, 황조근 정훈장을 받았다. 현재 향촌문학회 회장과 전주비전대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수상작 <첫꽃>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문학창작 기금으로 출간됐다. 총 4부로 구성돼 있으며, 100여 편의 작품이 담겨 있다. 생활 속에서 건져 올린 가족 사랑과 순수한 동심, 생명 존중 사상이 시집 곳곳에 담겨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제23회 김영일 아동문학상 시상식은 오는 14일 오후 2시 대한출판문화회관 강당에서 열린다. 한편 석촌 김영일 선생은 황해도 신천 출신으로 1934년 매일신보 신춘문예에 동시 <반딧불>이 입선되고, 아이 생활에 동요 ‘방울새’가 당선되며 문단에 데뷔를 알렸다. 이후 1955년 한국아동문학회 회장을 역임하고, 동요 ‘다람쥐’, ‘방울새’, ‘구두발자국’ 등 국민동요를 남긴 1세대 아동문학가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5.09 17:14

제26회 전북 중ㆍ고교생 백일장 개최...올해 '중학생'도 공모

전북문인협회(회장 김영)가 오는 5월 1일부터 6월 10일까지 한 달간 목정문화재단이 주최하고 전라북도교육청이 후원하는 제26회 전북 중ㆍ고교생 문예작품 현상 공모전을 진행한다. 전북 중ㆍ고교생 문예작품 현상 공모전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전북 지역의 대표적인 공모전이다. 전북문인협회는 예년과 다르게 대상을 전북 소재 중학교에 재학 중인 중학생과 그에 해당하는 홈스쿨링 학생까지 참가할 수 있도록 추진했다. 주제는 자유다. 수상자 발표는 7월 1일 전북문인협회 카페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중ㆍ고등부에서 각각 선정한 장원 1명에게는 100만 원과 함께 목정문화재단 이사장상과 전라북도교육감 상을 시상한다. 차상은 각 2명, 차하 각 5명, 가작 각 15명에게는 전북문인협회장상을 수여한다. 총 상금 1100만 원 규모로 참여도가 높은 우수 학교 2개교에는 목정문화재단이사장상과 함께 ㈜미래엔에서 제공하는 100만 원 상당의 도서 교환권을 증정한다. 김영 회장은 “올해는 문을 더 활짝 열어 중학교까지 참여하는 기회를 마련했다. 전북의 청소년들이 학창 시절에 좋은 추억을 만드는 기회면서 창작활동을 활발히 펼칠 통로로 적극 활용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공모전과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전북문인협회 다음 카페(http://cafe.daum.net/21pen)를 참고하면 된다. 박현우 기자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4.28 16:45

"하나님 나라에서 개벽을 보다"

1900년도 남장로교 선교사 하위렴(William W. Harrison)에게 복음을 듣고 익산에 동련교회를 설립한 백낙규 장로의 신앙과 영성에 관한 책이 세상에 나왔다. 백낙규 장로는 일찍이 동학농민항쟁에 뛰어들어 소접주로 우금치 전투에 참여했지만, 패전 후 실의에 빠져 방황하고 있다가 복음을 듣게 된 특이한 신앙 이력을 소유하고 있다. 백종근 목사가 익산 동련교회 설립자인 토박이예수꾼 백낙규 장로의 신앙과 영성 담은 <하나님 나라에서 개벽을 보다>(해드림출판사)를 펴냈다. 이 책을 펴낸 것은 한국 초기 교회사를 뒤돌아보면 수도 없이 다양한 영성을 가진 분이 출발을 알렸지만, 백낙규 장로가 진정 역사의 한복판인 ‘격동의 시대’를 지나며 실천 신앙과 영성이 무엇인지를 보여 준 인물이어서다. 이 책을 통해 아직도 묻혀 있는 초기 교회 인물을 세세히 다루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백낙규 장로의 활동과 신앙에 관한 이야기를 책으로 엮음에 따라 점점 잊혀 가는 당시 상황과 초기교회의 진경을 새롭게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했다. 백종근 목사는 필력에 대한 두려움이 커서 책 출판까지 몇 번을 망설였다. 한신대 연규홍 교수의 <생명나무에 이르는 길>에서 백낙규의 영성을, 전영철의 <믿음, 그 위대한 유산을 찾아서>에서 그의 신앙을 묶어 다루고 있는 책이 소수 있고, 학술 논문에서도 그의 삶을 다루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에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용기를 냈고, 백낙규 장로의 이야기를 담은 한 권의 책을 출간했다. 그는 “‘나의 달려갈 길을 다 달리고 믿음을 지켰으니 이제 의의 면류관이 내게 예비되었다’는 바울의 고백처럼 백낙규 역시 죽음을 앞에 두고도 중생의 존엄을 조금도 잃지 않고 영생을 바라봤다”며 “그는 변함없이 하나님 나라를 소망하며 어떤 고난도 초극하려 했던 토박이 예수꾼으로 남아서 아직도 우리 곁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4.27 16:54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헌수 작가 - 손세실리아 '섬에서 부르는 노래'

아득한 수평선을 바라보며 바다의 행간을 읽는 일을 좋아한다. 바다에서 촉발되는 상상과 사유를 즐기며 소실점 너머로 사라지는 인연을 생각해본다. 복잡한 내면과 군더더기 많은 삶을 풀며, 솟구치는 파도를 바라보는 일은 매력적이다. 바다가 주는 친밀감과 날마다 접하는 삶을 뒤꼍으로 두고 여행하는 것을 즐기는 나. 제주 한 달 살기와 제주올레 에 합류하며 들썩이던 마음을 쉽사리 놓지 못하던 날이었다. 제주 동네책방올레를 하면서 제주의 책방을 꼼꼼히 둘러보았다. 종달리에 있는 ‘책약방’ 다양한 굿즈 상품이 있고 호기로운 청춘의 열정이 탐났던 ‘소심한 책방’, 골목에 있던 ‘바다는 안 보여요’, 예술서적이 많았던 빨간 벽돌집의 ‘책자국’, 흰 개 광복이가 있는 ‘풀무질’ 등등. 배낭하나 둘러메고 아무 생각 없이 제주를 가면 꼭 들르던 곳, ‘시인의 집’을 빼놓을 수 없다. 정읍 출신의 손세실리아 시인이 운영하는 책방카페는 바다를 보며 멍 때리기 좋은 공간이다. 한때 카페지기와 책방지기의 삶을 살고자 했던 내게, 조천 ‘시인의 집’은 최애장소이다. 주황색지붕과 현무암으로 둘러싸인 돌담, 고양이 랭보, 깊고 푸른 노래 몇 소절이 적힌 <섬에서 부르는 노래>를 집어든다. 손세실리아 시인의 두 번째 산문집이다. 제주의 모습, 책방이야기, 문학과 인연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뼈대란 뼈대와 살점이란 살점이 합심해 무너뜨리고 주저앉히려는 세력에 맞서 대항한 이력이 곳곳에 역력합니다. 얼마 남지 않은 나의 생도 저렇듯 담담하고 의연히 쇠락하길 바라며 덜컥 입도를 결심하고 말았던 것인데요. 이런 속내를 알아챈 조천 앞바다 수십 수만 평이 우르르 우르르 덤으로 딸려왔습니다.” 라고 시인은 말한다. <섬에서 부르는 노래>는 시인의 삶의 노래이다. 27편의 글과 곁들인 시와 삽화들이 다감했다. 자신의 시와 다른 작가들의 이름이 호명되고 사연이 흘러나온다. 그 중에서 ‘고아의 노래’ ‘나만 알고 싶은 곳’ ‘그림에 울다’는 울림이 컸다. “별다를 것 없는 황토 빛 캔버스에 이렇다 할 선이나 색도 없이 다만 민들레 꽃씨를 솔솔 흩뿌려 놓은, 숨만 크게 내쉬어도 일제히 날아가 버릴 것 같은, 지나온 날의 회한과 미래의 바람이 무수히 중첩된. <민들레 꽃씨, 당신>은 내게 그렇게 들어왔다. 그야말로 기습적으로, 훅!” -89쪽, 임옥상의 그림을 만나며 눈물이 터진 이야기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지우는 지극한 사랑이 아직 존재하는 구나. 이런 부모 슬하의 자녀는 사랑의 힘도 어마어마 하겠구나. 진심 어린 고백을 생의 이쪽에서 생의 저쪽으로 대신 전달하는 일,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 않은가, 그러니 천번 만번 생각해도 축복 맞다.” -195쪽, 책방에서 만난 특별한 인연이 풀어져있다. ‘고아의 노래’ 에서는 곰살궂은 딸의 ‘사랑은 눈물의 씨앗’이라는 노래와 ‘비 내리는 고모령’을 같이 흥얼거렸다. 나도 그 안의 추임새, 그 안의 숨소리와 여전한 웃음, 그 안의 울음에 눈물콧물 범벅이 되었다. 시인이 사랑하는 모든 것을 노래하듯 사랑해보고 싶어졌다. 꽂히는 노래가 있으면 온종일 그 노래만 돌려 듣는 버릇이 있다. 노래를 부르듯 시인에게 주어진 섬에서의 삶을 후렴구까지 들여다 본 기분이다. 시인의 노래는 고해성사이자 고백이고 넋두리이자 절규였다. 떠나고 다시 짐을 꾸리고 일하며 다시 쉼을 얻는 삶을 생각해본다. 여행의 지표를 꼼꼼하게 세우고 다음 행선지를 기약한다. 다른 계절의 제주를 담는 날이 빨리 오기를 바래본다. 바다는 모퉁이가 없어서 숨어 울지도 못하고 계단도 없어서 핑계 삼아 주저앉지 못한다는 시인의 말이 맴돈다. <섬에서 부르는 노래>는 시인의 독창이 아니라 어느새 클라이맥스에 다다른 합창이 되어주었다. 책과 꿈꾸는 손세실리아 시인의 삶속에 기꺼이 다가가는 4월, <섬에서 부르는 노래>가 조곤조곤 들리는 조천 앞바다로 떠나도 좋겠다. 김헌수 시인은 전주 출생으로, 2018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서 ‘삼례터미널’로 등단했다. 시집으로는 <다른 빛깔로 말하지 않을게>, <조금씩 당신을 생각하는 시간>, 시화집으로는 <오래 만난 사람처럼>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2.04.27 16:54

이야기로 떠나는 '한 봉우리 두 봉우리 금강산 이야기' 여행

박상재 작가가 ‘박상재 선생님이 들려주는 금강산 전래 동화’ <한 봉우리 두 봉우리 금강산 이야기 여행>(머스트비)을 출간했다. 이 책에는 총 23편의 금강산 이야기가 수록돼 있다. 인간의 효심과 충심, 선한 마음이 담긴 금강산 이야기와 금강산 풍경을 보고 반한 신선과 선녀의 이야기, 금강산의 기암괴석이 된 동물의 이야기까지 담겨 있다.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이 함께 읽을 수 있는 책을 펴내고자 했다. 금강산은 오랜 세월 우리 곁을 지킨 산이자 역사를 간직한 산이고 우리가 계속해서 지켜 가야 할 산이다. 박상재 작가는 <한 봉우리 두 봉우리 금강산 이야기 여행>을 통해 독자에게 책으로나마 금강산 여행할 수 있는 기회를 선물한다. 또 부록을 통해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금강산에 대한 지식도 쌓고, 이야기 속 나온 장소도 함께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어린이를 위한 전래동화집으로 책 중간중간 관련 삽화도 그려 넣었다. 그림은 이재호 작가의 작품이다. 자칫 이해하기 어려워지거나 지루해질 수 있는 긴 글 사이사이 삽화가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박상재 작가는 “금강산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으며, 금강산에 대해 더 많이 알고 금강산과 친해지길 바란다. 일만 이천 봉우리를 가진 아름다운 금강산은 오늘도 우리가 오기를 기다릴 테니”라고 전했다. 그는 장수 출신으로 단국대 대학원 국문학과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난 1981년 동화 ‘하늘로 가는 꽃마차’로 아동문예 신인상을 받았으며, 1983년에는 새벗문학상 장편동화, 1984년에는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화 부문에 당선됐다. 또 40여 년 동안 초등학교 교사로 아이들을 가르치며 활발한 창작활동을 해 황조근정훈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 한국아동문학인협회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4.27 16:53

'행정사무관' 이태승, 첫 소설집 '근로하는 자세' 출간

국가보훈처 행정사무관인 이태승 작가가 직장인으로, 청년으로, 불완전한 인간으로 겪는 삶의 굴곡이 담긴 한국소설 <근로하는 자세>(은행나무)를 펴냈다. 이태승 작가는 ‘첫 책 지원 공모’ 사업 선정 당시 선정위원에게 “산뜻하다. 허세나 지나친 자의식을 벗어나 균형 있게 섬세했다. 무엇보다 재미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책은 균형 있게 섬세하면서도 적당히 따듯하고, 적당히 무겁고, 지나치게 현실적이다. 그는 첫 소설집임에도 불구하고 성질이 뚜렷한 소설집을 펴냈다. 자신의 목소리를 갖지 못한, 관료주의에 신음하는 사람들의 ‘웃픈(웃기면서 슬프다)’ 사회생활 이야기를 그렸다. 제도에 희생당하며 그 반복되는 일상에서 발견되는, 그렇지만 여전히 반짝이는 삶의 감동과 의미를 이야기하고, 서류더미로만 존재하는 사람들의 현재를 적나라하게 그려냈다. 이태승 작가의 실제 직업인 ‘공무원’이 주된 등장인물이다. 시청에 근무하는 공무원, 국립묘지 관리 공무원, 중학교 기간제 교사 등의 이야기다. 세상에 ‘하나의 소설집’으로 공개했지만, 소설집 안의 내용은 단편이다. ‘공무원’이란 큰 주제로 묶인 사람들의 이야기지만 하나같이 재미있고, 하나같이 짜임새 있다. 이태승 작가는 이 책에 독자들이 몰랐거나 잃어버린 줄로만 알았던 ‘독자’의 모습과 마주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그 역시도 수록된 이야기들처럼 고단하고 치열하게 살며 방황과 혼돈을 거듭해 왔다. 막막했던 시절은 소설과 함께 통과했고, 이제는 안도와 위안에 가까운 감정에 숨을 돌리고 있다. 그가 세상에 이 책을 내놓은 이유기도 하다. 독자에게도 진짜 본인의 모습을 마주하고, 안도와 위안이 찾아오는 날이 오길 바라는 마음이다. 그는 정읍 출신으로,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2017년 계간 ‘아시아’ 봄호에 단편 <우리 중에 누군가를>을 수록하며 등단했다. 심훈문학상, 평사리문학대상을 받았다. 현재 세종시에서 행정사무관으로 일하고 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4.27 16:52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김형미 작가 - 신정일 '나는 그곳에 집을 지어 살고 싶다'

유난히 마음이 편안해지는 집이 있다. 들어가면 나오고 싶지 않고, 평생을 눌러앉아 있고 싶은 그런 집. 하지만 좋은 집을 만나기는 쉬워도 정작 나와 맞는 집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우선적으로 나와 내 가족이 원하는 조건이 부합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연 나는 어디에서 살 것인가? 최근 문화재청 문화재위원이자 문화사학자, 도보여행가로 익히 알려져 있는 신정일 선생이 펴낸 『나는 그곳에 집을 지어 살고 싶다』(2022, 창해)는 우리에게 그에 대한 물음을 던져놓고 있다. 가볍게 훑어내려도 좋을 것 같다고 여겼으나, 문득 걸음을 멈추고 자꾸만 들여다보고 싶게 만드는 것도 사뭇 진지하기까지 한 그 질문에 당황하여서다. 선생은 이 책을 통해 전국을 누비면서 찾은 집들을 순차적으로 제시해주고 있다. 그것도 무려 30여 년에 걸쳐 찾아낸 집들이라니. 조선시대 김정호가 한반도를 3번 돌고, 백두산을 8번이나 오르내리며 「대동여지도」를 낳았다면, 선생은 평생토록 우리 국토 곳곳을 걸음하며 ‘가장 살기 좋은 집’을 찾아다닌 것 아니겠는가. 그래서인지 강원・경상・제주편으로 묶인 이번 책에서 소개된 22곳의 집들의 이야기 또한 그에 못지않은 공력이 깃들어 있다. 발 딛는 곳마다 산천은 또 얼마나 수려하고 아름다운지 책속에서마저 수시로 걸음을 놓고 감상에 빠지게 된다. 그야말로 ‘살아생전에’ 나도 이런 곳에 한 번 살고 싶다는 충동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곳들로 채워져 있는 것이다. 물론 소개된 집들의 형태는 제각각이다. 오랜 세월 비바람과 풍상을 견뎌온 천년 고찰이나 명승지에 위치해 있는 정자, 혹은 수령 400년이 넘은 은행나무가 자라는 하나의 마을로 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문화와 역사, 내력을 간직한 채 긴 시간을 이어져오는 곳들. 그리고 그 삶터를 영위하며 역사에 이름을 남긴 인물들과 그들의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선생은 왜 그토록 평생에 걸쳐 ‘집’을 찾아다닌 것일까? 선생이 중국의 문명비평가이자 작가인 임어당을 들어 인용해놓은 문구처럼 ‘거처로 삼아 생애를 보내고자 하는 장소는 잘 선택해야’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단순히 ‘살고 싶은 곳’이 아니라, ‘살아야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는 곳’은 지기(地氣)가 살아 있고, 주변 환경에 거슬림이 없는 환경 친화적이어야 한다 등의 풍수적인 관점과는 또 다른 측면을 가지고 있다. 그곳에 살고자 하는 이의 의지와 목적에 따라 처해 있는 환경을 이겨갈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선생 역시 ‘그렇다면 어느 곳에서 사는 것이 바람직한가?’라고 되묻고 있지 않은가? 그런 의미에서 선생의 『나는 그곳에 집을 지어 살고 싶다』는 아름답고, 혹할 만한 경관과 환경을 지닌 일반적인 집의 개념을 뛰어넘는다. 살고자 하는 이의 내적 동요, 혹은 사상과 철학까지도 반영하는 그런 집을 얘기하려고 했던 것은 아닐까 싶다. 사실 선생이라고 해서 처음부터 좋은 집, 좋은 지역이 눈에 들었겠는가. 남들이 차를 타고 휘익 다녀가는 동안, 일일이 발걸음을 두었을 때 그곳에서, 혹은 그 지역에서 좋은 집과 뜻하지 않은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책장을 넘길 때마다 선생의 발끝에는 또 어떤 집이 있을까, 더욱 궁금하여지기도 하던 것이다. 그리고 올여름에는 책속에서 만나는 집들을 만나러 행장을 꾸려 잠깐이라도 여행을 떠나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해보는 것이다. 좋은 터를 만나면 100년이 편하고, 좋은 낯을 한 사람을 만나면 하루가 즐거워진다는 말을 나는 참 좋아한다. 도보여행가 신정일 선생의 『나는 그곳에 집을 지어 살고 싶다』에서 만난 집들이 딱 그렇다. 선생의 해박한 지식과 입담으로 인해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드는 집들. 정말이지 그곳에 집을 지어 살고 싶다. 김형미 시인은 현재 한국지방정책 연구원, 해인사 편집국 편집실장, 진주문화관광재단 이사, 시인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22.04.20 17:18

"교육과 학교를 상상하라!"

“우리가 꿈꾸는 교육과 학교는 어느 날 문득 우리 곁으로 오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노력과 실천과 관계없이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교육과 학교의 미래에 대해 교육 주체들이 함께 상상하고 토론하며, 실천을 통해 만들어가는 것이리라!” 전북지역 교육 현장교사들이 치열한 토론 끝에 내놓은 교육과 지역 발전을 위한 미래 제안서 <교육과 학교를 상상하라>(청동)가 출간됐다. 도내 교육 현장에서 교육 변화와 혁신을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이어온 전북혁신교육네트워크, 전북실천교육교사모임, 전북좋은교사운동 등 3개 단체와 14개 교육연구회가 공동으로 ‘전북교육상상포럼’을 열었다. 당시 중요 교육의제에 대한 발제와 원탁토론 끝에 나온 교육정책 제안을 최선호 교사가 엮었다. 이 책은 전북교육상상포럼의 발제문을 기초로 한다. 꿈꾸는 교육과 학교를 만드는 ‘정답’이 들어있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교육의 미래로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에 대한 많은 교육자의 꿈과 희망이 담겨 있다. 이 책에 제안된 수많은 정책은 학교 현장부터 지역교육, 마을교육 현장에서 교육의 희망을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해 온 교육자들이 함께 경험과 지식을 나누고 협력하며 집단지성으로 만든 것이다. 전북지역 교육 현장교사들은 아이들과 교육, 학교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한데 모였다. 여럿이 함께 올곧은 교육정책을 만들어 내고자 노력했다. 이들은 이 책이 교육 현장에서 지방자치와 교육감 선거 과정에서, 교육과 학교의 미래를 그려 보고 실천하는 다양한 장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책을 만들었다. 최선호 교사는 집필자를 대표해 “‘한 사람이 꿈을 꾸면 꿈으로 그치지만, 모두가 함께 꿈을 꾸면 현실이 된다.’라는 말이 있다. 이 책에 담긴 내용이나 정책 제안은 함께 꿈꾸고 상상한 결과물이다. 교육 현장에서 어떻게 실천하고 현실로 만들 것인가에 대한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4.20 17:17

솔직담백 작품 뒤 고개 빼꼼 내민 추인환 시인 '씨부럴' 출간

“세상 살기 만만찮을 때/한 마디 내지르는 소리다//죽기가 무서울 때마다”(‘씨부럴’ 전문) 추인환 시인이 시집 <씨부럴>(도서출판 북 매니저)을 펴냈다. 1부에는 2017년 1월부터 12월까지, 2부에는 2017년 12월부터 2018년 8월까지, 3부에는 2018년 8월부터 2019년 5월까지, 4부에는 2019년 5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5부에는 2020년 1월부터 2020년 3월까지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추인환 시인은 독자들에 마치 일기장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시인도 일기를 시처럼 썼는지, 시를 일기처럼 썼는지 써 놓고 보니 잘 모르겠다고 말하며 시집을 시작했다. 소재는 무궁무진하다. 그날그날 튕겨 나오는 세상 이야기를 주 소재로 삼다 보니 세상에 대한 아쉬움과 미움, 솔직한 생각 등이 툭툭 튀어나와 있다. 이 시집이 재미있는 이유다. 솔직담백하게 풀어낸 추인환 시인은 작품을 통해 시원함, 통쾌함, 유쾌함 등 재미를 선물한다. 재미뿐만 아니라 재미있고 솔직담백한 작품 뒤에 빼꼼히 고개를 내민 시인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재미에 치중하지 않고 지난 날에 대한 반성이나 그동안의 삶에 대한 후회 등이 담겨 있어 보는 이들에 재미와 감동을 모두 선사한다. 추인환 시인은 머리말을 통해 “그날그날 튕겨 나오는 세상 이야기를 어느 땐 기운차게 내놓기도 하고 어쩔 땐 맥없이 걸쳐 놓기도 했는데 그래도 휘갈겨 써놓고 기분 좋게 덮을 때면 가득 찬 똥 시원하게 배설한 시원함에 며칠은 즐겁게 살기도 했다.”며 “어찌 살아야 잘 사는 것인지 몰라 재밌게 살았으면 했는데도 늘 허당이었다. 사주팔자 타령이 가당키나 하겠냐만 세 번째 내놓은 것 또한 쑥스럽기 그지없다”고 전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4.20 17:16

'시골 법무사' 조재형 시인, 첫 산문집 출간

해가 뜨면 ‘법무사’로 일하고, 해가 지면 글을 쓰며 사는 조재형 시인이 첫 산문집 <집은 텅 비었고 주인은 말이 없다>(소울앤북)를 펴냈다. 이 책의 부제는 ‘시골 법무사의 심심한 이야기’다. 조재형 시인은 검찰 수사관으로 일하다 문학에 대한 갈증으로 중도 퇴직하고, 시골 법무사와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검찰 수사관으로 일하며 눈에서 칼이 보인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그랬던 조 시인이 독자 곁으로 와서 심심한 감사와 사랑 담긴 이야기를 속삭이고 있다. “나에게는 두 노인이 어떤 이정표처럼 보였다. 가로로 누워 있는 아내는 죽음으로 돌아가는 방향을 가리키고, 아내 옆에 세로로 앉아 있는 남편은 삶에서 죽음으로 서서히 진입하고 있는 서행 구간을 가리킨다고 할까. (중략) 두 노인은 주름살로 도색된 두 개의 낡은 이정표였다.”(‘두 개의 낡은 이정표’ 일부) 검찰 수사관으로 16년, 법무사로 18년을 사건 현장을 누비면서 얻은 것을 소재로 해 책을 만들었다. 하나같이 조재형 시인이 직접 현장에서 부딪치며 배우고 얻은 산물이기도 하다. 사건사고 틈에 끼어 살던 조 시인은 시골 생활이 심심하지 않다. 기존에 몸에 지니고 있던 살기 빼고 ‘언어’로 몸을 채우기 시작해서다. 법과 문학 사이에서 좌충우돌, 우왕좌왕하는 듯한 모습이 담겨 있지만 그 나름의 ‘신선함’도 있다. 조재형 시인에 따르면 법과 언어는 문학과 멀리 있는 듯하지만 그늘진 현실을 담아내는 점에서는 많이 닮았다. 그의 첫 산문집 속에 담긴 66편의 이야기에는 독자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작품도 있지만, 독자들의 심심한 일상에 담긴 감사와 사랑을 일깨운다. 조재형 시인은 전북 부안에서 태어났다. 지난 2011년 ‘시문학’으로 등단하고, 시집 <지문을 수배하다>, <누군가 나를 두리번거리다> 등을 펴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4.20 17:15

'나를 찾아서' 떠나는 '마음 여행'..."나는 누구인가?"

“많이 힘들고 많이 외롭고 많이 지친 당신께 이 작은 책을 바칩니다. 부디, 이곳에서의 여행이 당신께 추억이고 사랑이고 희망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고경수 작가가 자아의식이 강해지는 청소년, 진정한 사랑에 목말라하는 20대, 결혼에 즈음한 30대, 가족이란 행복하고 힘든 짐을 지고 걸어가는 40~50대 등 모두에게 권하는 <나를 찾아서, 마음 여행>(책과나무)을 출간했다. 고경수 작가는 ‘나는 누구이며, 무엇을 하고,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나의 모습인가?’에 대한 성찰이 되어 있지 않으면 코로나19라는 팬데믹은 그것이 끝난 뒤에 더 우울한 풍경을 우리 앞에 펼쳐 놓게 될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고 작가는 이 책이 독자들에게 하나의 다독임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 펴냈다. 그는 “자아 찾기의 과정이 지속될수록 더욱더 쓸쓸하게 마주하는 영혼의 모습이 늘 한편에 머뭇거린다”며 “때론 이러한 안타까운 영혼을 조건 없이 어루만져 주고 싶기도 하고, 괜찮으니 네가 말하고 싶은 대로 말하고 행동하고 싶은 대로 다 해도 좋다고 다독여 주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군산 출신으로 대학과 대학원에서 윤리학과 관련된 교육을 이수했다. 이후 철학ㆍ심리학ㆍ문학ㆍ사회과학 분야 등에 깊은 관심을 갖고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이 행복한 삶을 지향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4.20 17:14

"'혼불' 만나고, 시인과 작가도 만나고"

최명희문학관이 오는 23일 ‘단어와 문장, 책과 마음 나눔’ 행사를 연다. 개관 16주년과 세계 책의 날을 맞아 23일 오후 1시부터 세 시간 동안 열리는 행사에서는 △소설 ‘혼불’에 나오는 단어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며 아름다운 우리말과 친해지는 ‘국어사전을 펼쳐라’ △아동문학가들과의 일대일 상담으로 우리 아이가 읽으면 좋은 책을 소개받는 ‘우리 아이에게 어떤 책을 권할까?’ △‘혼불’에 나오는 명문장을 멋진 손글씨 작품으로 담아 가는 ‘혼불문장나눔’ △야외 전시 ‘초등학생도 알면 좋을 ‘혼불’ 속 우리말’ 등이 진행된다. 또 각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160여 명에게 전주 문학인들이 기증한 신간 도서와 손때 묻은 헌책을 선물한다. 상담과 체험 행사에는 김근혜, 정서연, 하미경 작가가 함께한다. 이날부터 한 달 동안 최명희문학관 마당에서 열리는 야외 전시에서는 소설에서 뽑은 단어 스무 개를 소설 속 문장과 전라북도 시인ㆍ작가들이 쓴 문장으로 소개한다. 선정된 단어 스무 개는 감시르르, 곰살갑다, 꼰지발, 나훌나훌, 다보록하다, 몽글다, 발싸심, 사운거리다, 소담하다, 아리잠직, 애오라지, 오모가리, 온달, 옴시레기, 욜랑욜랑, 이무럽다, 조롬조롬, 찰찰이, 포르릉, 함초롬하다 등이다. 전시에는 11명의 시인과 9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이 행사는 한국문학관협회,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후원한다. 별도의 참가 신청 없이도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다. 문의는 최명희문학관(063-284-0570)으로 하면 된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4.17 16:58

23년 만에 서광일 시인 첫 번째 시집 펴내

서광일 시인이 첫 번째 신작인 시집 <뭔가 해명해야 할 것 같은 4번 출구>(파란)를 펴냈다. 서광일 시인은 스물한 살에 등단하고 23년 만에 첫 번째 시집을 출간했다. 등단과 출간의 기간이 중요한 문제는 아니지만, 23년 만에 펴낸 것은 주목할 만하다. 거기에 서광일 시인은 ‘연극배우’로도 활동 중이다. 더 주목할 만하다. 그는 군더더기 하나 없는 구절로 독자와 마주했다. 솔직담백한 것이 매력인 작품으로 가득하다. 때로는 청소년 혹은 청소 노동자의 이야기를 그대로 옮겨 적기도 하고 한 사람 한 사람의 인생과 삶에 집중해 작업했다. 생생하게 표현해낸 것이 특징이다. 작품을 예쁘고 아름답게 포장하려고만 하지 않았다. 삶을 있는 그대로 보고, 들은 그대로 표현했다. “계단을 두 칸씩 밟고 오를 때/무심코 눈이 마주쳤을 뿐인데/지하철 4번 출구를 나가는 중이었다/사내는 뭔가에 쫓기는 듯/계단이 끝나자마자 뛰기 시작한다/붙잡고 싶었고 물어보고 싶었다/나도 모르게 당신을 쫓고 있는 기분/노동자로 보이는 외국인 한 무리가 내려온다/알아들을 수 없는 자음과 모음들이 부딪친다/이미 늦었다”(‘뭔가 해명해야 할 것 같은 4번 출구’ 일부) 이찬 문학평론가는 “서광일이 미칠 듯이 연출하는 대속의 무대 위에서 제 온몸을 불사르며 휘황한 빛으로 치솟는 정동의 천재성이 우리 시대의 자화상으로 거듭나는 가슴 벅찬 드라마를 우리는 함께 목도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또 정은경 문학평론가는 “부재를 긍정하는 이 자기부정의 데카당스는 종말을 뜻하는 12월의 반복에 대한 우려와 물질주의 비판을 품고 있지만, 니체의 아모르 파티처럼 시인은 종내 이 허무와 종말을 긍정하고야 마는, 쇠락의 기운으로 빛나고 있다”고 전했다. 서광일 시인은 정읍 출신으로 1994년 본보, 2000년 중앙일보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2003년부터 연극배우로 활동 중이다. 주요 출연 작품으로는 ‘에쿠우스’, ‘당통의 죽음’, ‘맥베드’, ‘항구도’, ‘싸지르는 것들’, ‘삼국유사프로젝트 꿈’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4.13 17:06

"저희는 아홉 살입니다"

“오늘 선생님과 지웅이가 감꽃을 먹어서/나도 먹어봤다./사과 껍질 맛이 난다./다른 친구들도 먹어봤다./독이 있으면 어떡하지/죽을까 봐 걱정했는데/옛날부터 먹었다고 하니/안심이다.”(고연서 작가의 ‘감꽃을 먹었다’ 전문) 당시 아홉 살의 나이로 작품을 써 내려간 전북 군산 푸른솔초등학교 2학년 4반 25명의 아이들의 작품이 세상에 나왔다. 한 해 동안 담임인 쑥국 선생님과 함께한 느낌과 생각, 아이들의 상상으로 가득 찬 어린이 시집이다. 군산 푸른솔초등학교 2학년 4반 아이들이 각양각색 개성 담긴 싱싱함 그 자체 <감꽃을 먹겠다>(학이사어린이)를 펴냈다. 아이들은 아홉 살 아이만이 생각할 수 있는 세상을 담았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나’의 감정에, ‘친구’의 감정에 몰입했다. 아이들의 순수함이 독자들에게 웃음을 선물한다. 잊고 살았던 동심까지도 떠오르게 한다. 도시에서는 보기 어려운 사마귀, 무당벌레, 실잠자리, 셀 수 없이 많은 종류의 꽃까지 보면서 지내고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아이들의 순수함과 아이들이 당시 느꼈던 감정까지 모두 생생하게 표현하기 위해 현행 맞춤법에 맞게 수정하지 않았다. 원문 그대로, 날 것 그대로의 시가 독자를 맞이한다. 아이들이 작품을 쓰면서 얼마나 즐거워하고, 또 글로 표현하면서 얼마나 어려워했을지도 느껴진다. 아직 표현은 완벽하지 않지만 한 권의 책에 본인들의 작품이 실렸다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끼는 아이들이다. 이원규 시인은 추천사를 통해 “아이들의 시를 읽다가 좋은 시, 살아 있는 시가 무엇인지 더 분명해졌다. 일단 무지하게 웃긴다. 솔직담백한 돌직구를 마구 던진다. 때로 맞춤법이 틀려도 좋다. 발칙ㆍ발랄하면서도 수시로 촌철살인의 질문을 던진다. 초등학교 2학년 아이들의 시는 의미, 재미, 흥미와 관찰력, 상상력, 표현력을 유감없이 보여 준다”고 전했다. 쑥국 선생님은 머리말을 통해 “아이들이 눈 시똥을 통해 짧은 만남의 시간 동안 아이들을 조금이나마 더 이해할 수 있었고, 더 사랑할 수 있었다. 시똥누기를 통해 우린 서로에게 더 많이 웃어줄 수 있었다. 그렇게 우리 아이들이 쓴 시를 세상에 내놓는다. 이 시기가 아니면 나올 수 없는 아홉 살 어린이들의 시를 저 혼자만 보지 않고 여러분과 함께 나눌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4.13 17:06

장석원 예술 에세이집 '순간과 영혼' 출간

“인간의 영혼은 꿈을 먹고 산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 앞에 전개되는 현실이라는 불가항력적인 꿈에 대하여 가볍게 불쏘시개처럼 던져버릴 수 있는 힘을 키워야 한다. 영혼은 그 불꽃을 먹고 산다.” 삶과 예술이 일치해야 한다는 생각을 품고 일관된 예술의 전위성을 추구해 온 장석원 작가가 세 번째 예술 에세이집 <순간과 영혼-장석원의 인생과 예술이야기>(수필과 비평사)을 펴냈다. <순간과 영혼-장석원의 인생과 예술이야기>에 수록된 글은 장 작가가 2년 전 ‘수필과 비평’에 연재했던 ‘장석원의 미술 에세이’, ‘전남매일’에 격주로 연재했던 ‘장석원의 현대미술 에세이’, 본보에 칼럼 형식으로 연재했던 ‘장석원의 미술 인문학’을 엮은 것이다. 장석원 작가는 본인이 겪은 인생과 예술적 체험에 관해 기록했다. 현대미술과 전북 지역에서 일어나는 관심사를 다루는 등 현대미술에서 일어나는 중요한 문제를 현장적으로 쓰는 데 집중했다. 그는 집필을 통해 현대미술의 문제와 현대적 삶의 문제를 하나의 문맥에서 풀어 나가고자 했다. 이밖에도 예술가로서의 성장 과정, 현대미술의 중요 문제인 아서 단터의 예술의 종말, 요셉 보이스의 모든 사람이 예술가다 등 명제를 다루고 있다. 또 지역의 미술 현안과 국제적 흐름도 동시에 서술했다. <순간과 영혼-장석원의 인생과 예술이야기>이라는 책 한 권으로 예술가로서의 장석원을 모두 알 수는 없지만, 그가 얼마나 매 순간 영혼을 다 바치면서 살았는지 가늠할 수 있다. 열아홉 살 때의 장석원부터 지금의 장석원까지 모두 만날 수 있다. 장석원 작가는 “이제 조금은 내가 무엇을 원하고 어떻게 표현하고 싶은지 알 것 같다. 그러나 그것도 미완성이다. 그것이 허무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나는 더 적극적으로 내가 갈 수 있는 최고의 경지까지 가고 싶다. 순간에 무너질지라도 영혼을 다 바쳐서”라고 전했다. 그는 지난 1984년부터 2015년까지 전남대 교수로 지냈다. 또 광주비엔날레 전시기획실장, 예술감독, 전북도립미술관 관장으로 활동했다. 정년 이후 수차례의 개인전을 열고 2018년에 열린 NIPAF에 퍼포먼스 작가로 참여하기도 했다. 2020년부터 AX 그룹을 조직해 깨어 있는 미술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2019년부터 장석원의 현대미술 강의를 진행 중이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4.13 17:05

도보여행가 신정일 "나는 그곳에 집을 지어 살고 싶다"

문화재위원이자 문화사학자, 도보여행가 신정일이 30여 년에 걸쳐 찾은 머물러 살고 싶은 곳들 <나는 그곳에 집을 지어 살고 싶다>(창해)를 펴냈다. 이번에 출간한 책은 1편으로 강원ㆍ경상ㆍ제주편이다. 책에 소개된 22곳은 산천이 수려하고 아름다운 곳, 역사 속에 자취를 남긴 인물들이 삶터를 영위했던 곳이다. 강원도 양양, 평창, 영월부터 경북 봉화, 영주, 영양, 예천, 상주, 성주, 안동, 경주와 경남 거창, 합천, 함양, 산청, 남해, 통영에 제주 북제주, 대정읍, 산방산까지 공기 맑고 듣기만 해도 여행 욕구가 생기는 지역 소개가 줄을 잇는다. 그는 문화유산답사를 위해 전국을 떠돌고 남한의 8대강을 걸었다. 조선시대의 대동맥인 영남대로, 삼남대로, 관동대로를 걷고 부산 해운대 달맞이고개에서 통일전망대까지 이어진 바닷가 길과 함께 한국의 산 400여 개에 올랐다. 그동안 다녔던 곳을 하나씩 하나씩 다시 떠올려 보며 좋았던 곳만 선별했다. 도보여행가 신정일은 단순하게 지역 소개만 한 것이 아니라 그 지역에 해당하는 재미있는 이야기, 그곳에서 느꼈던 감정, 거기에 그곳의 역사까지 모두 기록했다. 처음부터 좋은 장소, 좋은 지역이 눈에 들어왔던 것은 아니다. 많이 돌아다니다 보니 눈에 익고, 지역이 보이고, 살고 싶은 곳이 하나둘 눈에 들어왔다. 책으로만 본다고 해서 세상이 보이고 지역이 보이진 않지만 도보여행가 신정일로 인해 몰랐던 곳도 알게 되고 몰랐던 사실도 알게 되는 것이 매력적이다. 도보여행가 신정일은 머리말을 통해 “이 책에 수록된 지역들은 순전히 필자의 입장에서 바라본 곳이다. 땅값의 높낮이 하고는 아무런 연관관계가 없으며, 오로지 내가 집을 짓고 오래도록 살았으면 했던 곳”이라고 전했다. 그는 사단법인 우리땅 걷기 이사장으로 우리나라에 걷기 열풍을 가져온 도보답사의 선구자다. 1980년대 중반 황토현문화연구소를 설립해 동학과 동학농민혁명을 재조명하기 위한 여러 사업을 펼쳤다. 1989년부터 문화유산답사 프로그램을 만들어 현재까지 길 위의 인문학을 진행하고 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4.13 17:05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안성덕 작가 - 백승종 '신사와 선비'

오늘의 동양과 서양은 이렇게 만들어졌다. 세상을 끌고 가는 특별한 정신이 있다. 우리는 이 정신을 ‘시민 정신’이라 부른다. “서양의 시민의식 시작에 신사가 있다면 동양, 그중에서 조선에는 선비가 있었”다. ‘신사’와 ‘선비’가 사회의 윤리적, 도덕적 기준 계층이었던 셈이다. 《신사와 선비》 (백승종, 사우, 2018)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그들의 길을 알아보는 책이다. 저자가 서문에 밝힌 대로 “신사와 선비는 기득권층의 대명사였다. 그들 가운데는 재벌과 권력을 앞세워 무소불위 세력을 행사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신사와 선비는 동서양의 지배층으로 온갖 비리와 부정으로 세상을 망가뜨리기도 하였으나, 세상이 신사 또는 선비라 부른 크고 작은 벼슬아치들이 세상의 모범이 되기에 족한 때가 많았다.” 3부의 구성 중 1부는 신사의 역사다. 중세 기사도를 계승한 신사도가 근대 서구 시민의 교양으로 발전한 과정을 살핀다. 신사의 가치관과 태도가 서구사회의 중요한 발전 동력이었기 때문이다. 2부는 조선조 멸망과 함께 쇠락한 조선 선비의 길을 더듬는다. 선비들은 도덕적 가치를 중히 여기는 독특한 식자층이었다. 마지막 3부에서 저자 백승종은 선비정신과 선비문화가 한국의 미래를 밝히는 등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동서양의 역사를 조망하며, 우리가 나갈 길을 모색한다. 어제의 역사가 첩첩한 오늘의 문제를 해결하고 미스테리한 내일을 살아낼 어떤 결정적인 혜안을 주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저자의 말처럼 우리는 역사 속에서 "섬광처럼 반짝이는 지혜의 보석을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어제는 히스토리(history), 내일은 미스테리(mystery), 오늘은 선물(present)이라는 서양 속담이 있다. 살아낸 어제는 이미 역사가 되었고 살아내야 할 내일은 알 수 없어 미스테리하다는 이야기이리라. 내일을 살아야 할 우리가 어제의 일, 역사를 알아야 하는 이유는 미스테리한 내일을 살아가기 위한 좌표 확인일 것이다. 저자 백승종은 역사든 한 시대를 지배하는 어떤 현상이든 문화적 전통은 지속적으로도 단속적으로도 나타난다고 말한다. 중세 기사도에서 출발해 서구사회에 천년 시민 정신으로 뿌리내린 신사도에 비해 선비정신은 조선의 멸망으로 맥이 끊겼으나 오늘날 부활할 기미가 보인다고 진단한다. 우리는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산업화 과정에서 많은 것을 얻었지만 잃은 것 또한 적지 않았다. 선진 기계문명인 서양 것은 비판 없이 숭배 답습했다. 고리타분하고 후진적이라며 우리 것은 일고의 고민도 없이 배척했다. 그러나 보라 오늘날 우리 한국의 위상을, 정치적인 것은 아니겠으나 경제적·문화적 위상은 가히 세계가 부러워하지 않은가. K-반도체, K-컬처, K-방역 등 이미 세계의 기준이 되었거나 기준이 되어가고 있는 것들이 많다. 우리 내면의 선비정신을 깨워야 하겠다. 깐깐함과 고집불통은 선비정신이 아니다. 시대와 사회를 끌고 가는 것은 군왕이 아니라 그 시대에 깃든 시민 정신이다. 안성덕 시인은 전북 정읍 출생으로, 지난 2009년 전북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됐다. 시집으로는 <몸붓>, <달달한 쓴맛> 등이 있으며, 디카에세이로는 <손톱 끝 꽃달이 지기 전에>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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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4.13 16:34

‘웹툰 리뷰 프로젝트 01’ 김은혜 “칸과 홈의 세계로 바라본 전북은요”

만화 연구자이자 여성주의 문학 연구자 김은혜가 웹툰 리뷰 프로젝트 첫 번째 이야기인 <칸과 홈의 세계로 바라본 전북>(곰곰출판)을 펴냈다. 이 책의 부제는 ‘지역의 눈으로 만화/웹툰 읽기’다. 지금까지 전북 지역의 문화예술 영역에서는 주목하지 않았던, 주목받지 못했던 만화/웹툰 작가를 조명하는 책이다. 만화/웹툰 작가와 작품을 대상으로 문화 비평을 시도하고, 전북 지역에 기반을 둔 만화/웹툰 작가를 발굴해 인터뷰하고 이를 기록했다. 총 7편의 작품을 비평했는데, 이중 6편은 전북 지역을 배경으로 한 작품 읽기를 시도한 것이고, 1편은 동시대 인기작을 지역의 환경과 엮으며 지역 읽기를 시도한 것이다. 그 주인공은 일제강점기의 군산을 배경으로 성착취 여성들의 해방을 그린 불친 작가의 <해망굴 도깨비>, 부안 출신 비전향 장기수 허영철 선생의 생애사를 만화로 각색한 박건웅 작가의 <나는 공산주의다>, 작가의 가족사이자 김제와 부안, 임실 등 전북 곳곳을 이야기의 무대로 끌어온 정용연 작가의 <정가네 소사>, 전주 막걸리를 소재로 하고 전주 남부시장을 주요 배경으로 한 이종규, 김종회 작가의 <대작>, 전주의 마지막 권번기생인 남전 허산옥의 이야기를 그린 조원행 작가의 <권번기생 비밀의 기억>, 가부장제를 뚫고 나온 그이들의 목소리에서 ‘성평등 전주’를 꿈꾸는 seri, 비완 작가의 <그녀의 심청> 등 7편이다. 김은혜 작가는 작가들과의 인터뷰를 수록하기 위해 총 5명의 작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역의 만화 창작 환경과 작가의 작품 세계관에 대한 진솔하고 생생한 이야기를 가감 없이 담았다. 전문 독립만화출판사이자 군산에 둥지를 틀고 2019년에 출범한 삐약삐약북스의 불친과 불키드와의 개별 인터뷰를 실었다. 또 기괴한 낯섦으로 세계를 다시 보는 조눈과 리도, 보이는 것 ‘너머’를 사유하는 작가 진재원과의 이야기를 수록했다. 작가들의 작품 탄생 비화부터 만화가로서의 고민과 포부, 현재 전라북도의 웹툰 정책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고 하나하나 세세하게 다뤘다. 김은혜 작가가 이 책을 쓴 이유도 전북을 그린 만화 작품의 존재를 확인하고, 이를 목록화해서 이들의 성질을 구체적으로 드러내기 위해서다. 동시에 전북에 거주하고 있는 만화/웹툰 작가와 마주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기록한 이유다. 김은혜 작가는 “지역을 그린 만화/웹툰 작품과 작가의 활동을 가시화해 봄으로써 이웃에서 창작하고 있는 지역의 만화가와 작품에 지역민들이 관심을 갖고, 지자체나 문화재단 등에서도 만화/웹툰 장르를 단순히 상업 콘텐츠가 아닌 문화예술의 한 영역으로 바라보고, 이에 대한 정책 지원을 진지하게 구상하는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주에서 다섯 명의 여성 문학박사들이 모여 만든 독립연구단체인 ‘지식공동체 지지배배’와 민주주의와 여성주의의 합일을 도모하는 전북민주시민교육센터 ‘바스락’의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편 이 책은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 2021년 지역문화예술육성지원 사업에 선정돼 출간됐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4.06 17:17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