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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2009 전북연극제 최우수작품상 '경숙이 경숙아버지'

"나는 솔로, 너희는 듀엣"이라며 처자식을 버리고 꿈을 찾아 떠난 아버지.집에 돌아온 아버지는 딸이 학교에 다닌다는 사실에 기뻐하며 일기장을 읽어보라고 한다. 하지만 딸의 일기장에는 아버지가 떠나던 날, 그날의 기억들이 아프게 적혀있다.불쑥 딸의 대학 졸업식에 나타난 아버지의 손에는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딸을 위한 구두 한켤레가 들려있다. 그러나 오랜만에 만난 아버지와 딸의 관계는 높고 뾰족한 구두 굽만큼이나 아슬아슬하다. 딸이 출산을 하던 날에도 아버지는 없다. 그러나 핏덩이의 엉덩이를 토닥이며 딸은 나즈막하게 "아버지"를 부른다.'경숙이'와 '경숙아버지'. 생생한 기억들은 때로는 잊혀진 기억보다도 더 사람을 아프게 한다.그러나 '경숙아버지' 역시 상처를 안고 있는 사람. 그의 아버지 역시 새 마누라를 이기지 못해 아들에게 신발 한켤레 들려주며 떠나보냈고, 그에게서 아버지 역할을 빼앗아간 '꺽꺽아제' 역시 아비 노릇을 하다가 결국 포기하고 삼촌 자리로 물러난다.그럼에도 '가족'이란 끈으로 묶여있는 그들. '가족'이란 무엇인가.5월 2일까지 소극장 판에서 계속되는 '경숙이 경숙아버지'(박근형 작, 고조영 연출)는 지난 5일 폐막한 '제25회 전북연극제' 최우수 작품상 수상작이자 문화영토 판이 해마다 이어오고 있는 '가족시리즈' 다섯번째 작품이다.어딘지 모르게 나의 아버지를 닮은 '경숙아버지'가 싫지만, 새어머니에게 시련 당해 가슴 아파 하는 모습을 보면 그 역시 가슴 깊이 외로움을 숨기고 있는 한 인간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결국 '경숙이 경숙아버지'는 인간의 근원적 외로움에 대한 이야기. 등장인물 하나 하나가 따뜻하게 다독여 주고 싶은 인물들이다.무대 위에서 많은 경륜을 쌓아온 배우들과 아직은 젊은 배우들의 연기 편차가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느낌. 무대장치의 전환과 이용도 흥미롭다. 그러나 이미 무대화됐던 작품을 차별화시키려는 고민이 부족했으며, 배우들의 입에 설었던 경상도 사투리는 관객들의 귀에도 불편하게 와닿았다. 또한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아버지와 딸의 갈등관계를 적당한 웃음과 눈물로 버무려놓았지만, 갑작스런 예수의 등장은 아무리 좋은 해석을 가져다 붙여도 생뚱맞지 않은가.

  • 전시·공연
  • 도휘정
  • 2009.04.22 23:02

[전시] 이상조 열여섯번째 개인전 '산을 향하여'

"쿵!쿵!쿵! 쉬 - 쉬 - "그는 새벽녘 산에 누워 자고 있으면, 정상을 향하는 사람들의 발소리와 숨소리가 들린다고 했다.어미의 품에서 살아뛰는 심장소리와 그 생명을 길러내는 양수의 파도소리다.30일까지 갤러리 공유에서 열리고 있는 열여섯번째 개인전 '산을 향하여'엔 어머니 품속을 헤집고 들어간 진솔한 속내가 담겼다. 산을 그려서는 미술계 주류에 설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지만, 이상조 전북대 교수(57)는 고집했다. 자신이 아니면, 넓디넓은 오지랖을 지닌 어미는 아무도 볼 수 없다는 고백. 일종의 사명감이 배어있는 답이 되돌아왔다.거친 표면과 텁텁한 색채. 그의 산이 그간 흑백사진과 같았다면, 이번엔 세밀한 톤을 넣어 조금 다른 느낌을 표현했다. 지난해 안식련 기간 작업했던 작품과 올해 작품까지 총 18점이 전시됐다.500호가 훌쩍 넘는 장엄한 산. 고요와 침묵 속에 빠져 있지만, 분위기를 압도하는 작가의 상상력으로 빚어진 위용이다. 그는 "지난 2년간 매달린 덕분에 머리가 이렇게 하얗게 샜다"고 말했다.수천년간 내리 쏟았을 어미 사랑을 찾아내고자 그는 산도 많이 탔다. 1997년 LSCK 트랑고 원정대를 이끌어 코리아 판타지라는 길을 냈다. 그때 인연을 맺었던 산 사나이 둘은 이듬해 목숨을 잃었다. 산을 그만두고도 싶었지만, 도망칠 수 없었다. 그로부터 5년 뒤, 그는 다시 어미의 품에 자신을 맡겼다. 한국 마운틴하드웨어 탈레이사가르 원정대를 이끌고 가슴에 묻었던 산 사나이들과 조우에 나선 것. 목표에 이르진 못했지만, 섬 같이 물러나 앉은 듯한 산과 다시 인연을 맺었다.앞으로도 그는 계속 산을 그릴 것이다. 정상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듯 마음에 들 때까지 칠하고 긁어내는 작업의 반복은 늘 현재진행형. 등반이 불확실한 도전인 것처럼 자신의 그림이 언제 완성될 지 그 역시 알지 못한다.북한산성을 역사적으로 재평가하는 전시에 관한 바람도 덧붙였다. 대답마저도 산냄새가 물씬 풍기는 듯 했다.

  • 전시·공연
  • 이화정
  • 2009.04.21 23:02

[문학] 100년 역사 '고창농악' 책으로 만나다

굿의 역사는 과거로 한참을 거슬러 올라간다. 마을마다 굿이 있었고, 사람들은 즐거울 때나 슬플 때나 항상 굿을 쳤다.고창에는 고창농악이 있었다. 고창 사람들에 의해 끊기지 않고 대를 이어올 수 있었던 고창농악. 고창은 영무장농악(영광·무장·장성을 중심으로 전승된 농악)의 핵심 전승지로, 해방 이후 '전국농악경연대회'에서 개인상을 수상한 박성근 김만식 명인 등을 배출하기도 했다.전북무형문화재 제 7-6호 고창농악보유단체 (사)고창농악보존회(회장 이명훈)가 1900년도 초반과 해방 전후 활발하게 공연됐던 농악의 모습을 그대로 전승하고 있는 고창농악의 100년 역사를 정리, 「고창농악」을 펴냈다.팔십 평생 고창농악을 지켜온 원로들과 그 원로들의 소리와 가락, 몸짓에 반해 고창농악을 이어가고 있는 젊은 제자들이 20여 년 동안 보고 듣고 조사하고 함께 굿을 치면서 현장에서의 기록을 토대로 정리한 것. 고창농악의 전승배경과 치배구성 및 소품제작, 연행내용 등 100년이 넘는 세월이 한 권으로 압축됐다. 꽃대림굿, 주장맥이 등 지금은 사라진 연행도 책 속에는 살아있다.고향 고창의 소리에 반해 진로를 바꾼 이명훈 고창농악보존회 회장은 "고창농악은 원형을 가장 잘 지켜낸 곳이라고 자부한다"며 "어르신들이 지켜온 고창농악의 원형을 지켜내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생각해 사명감을 가지고 한 작업"이라고 말했다.「고창농악」 집필에는 글을 쓴 이회장을 비롯해 송기태 목포대 도서문화연구소 연구원(글), 모형오 한국아동국악교육협회 선임연구원(글·악보), 천옥희 고창농악보존회 기획실장(사진), 이성수 고창농악전수관 교육운영팀장(삽화)이 참여했다. 천 기획실장은 "고창농악의 역사는 물론, 가락이나 진풀이 과정을 악보와 사진, 삽화를 통해 볼 수 있는 살아있는 책"이라며 "앞으로 「고창의 마을굿」과 「고창농악 명인들의 예술세계」도 발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창농악」 출판기념회는 26일 오전 10시 고창농악전수관에서 열리는 '고창농악 사랑의 날'과 함께 개최된다.고창농악단은 1985년 40여명으로 출발, 고창농악보존회와 고창군 14개 읍·면 농악단, 초·중·고 농악단 등 1000여 명으로 확대됐으며 현재까지 2만여명의 전수자를 배출했다. 2000년 고창농악보존회가 문화재로 지정됐으며, 해마다 문화재 발표회를 비롯해 50여 차례 공연을 하고 있다.

  • 전시·공연
  • 도휘정
  • 2009.04.21 23:02

전북서도대전 대상에 권만봉씨 '취중'

사단법인 한국서도협회 전북지회(지회장 이용엽)가 주최하는 '제5회 전라북도 서도대전'에서 한문 행초서 부문에 '취중'을 출품한 권만봉(67·익산시 함라면)씨가 대상을 수상했다.한국서도협회 전북지회는 권씨의 작품이 행서와 초서를 조화있게 구성해 전원의 호평을 받아 대상으로 선정됐다고 20일 밝혔다.우수상은 한문 예서 부문의 '매월당선생시구'를 선보인 서용차(72·대전시 관저동), 문인화 부문의 '묵죽'을 낸 이영균(57·무주군 적상면)씨가 수상했다.최석화 심사위원장은 "서울, 부산, 대전 등 수준높은 작품이 많이 접수돼 입상작을 선정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으며, 금석문부와 원로부는 창의적인 작품이 많이 출품됐다"고 평가했다.지난 18일 전주인후초등학교에서 열린 서도대전은 한문부·한글부·문인화부·금석문부·원로부 등 5개 부문에 걸쳐 총 335점이 출품됐다. 대상, 우수상 이외에도 특선상 23명, 특선 66명, 입선은 176명이 선정됐다.작품은 지난 14일과 15일에 걸쳐 접수 받았으며, 지난 18일 전주인후초등학교 강당에서 실명공개 채점제로 실시됐다. 특선상 후보는 19일 현장휘호를 통해 친필 여부를 확인, 심사위원 채점표를 작품도록에 공개해 대회의 공정성을 높였다.입상작은 6월27일부터 7월2일까지 전북 예술회관에서 전시되며, 시상식은 6월27일 오후 3시 전북예술회관에서 진행된다.

  • 전시·공연
  • 이화정
  • 2009.04.20 23:02

[공연] '클나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창단연주회

꽉 찼다. 18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은 빈 자리가 하나도 없었다. 로시니의 '알제리의 이탈리아 여인' 서곡으로 시작된 조심조심한 발자국 소리 같은 연주에서 엄마 따라 강제현장학습을 나온 청소년들은 처음에는 오케스트라 단원들 숫자나 세다가 지휘자 금난새의 친절한 해설에 이내 음악에 녹아들었다.수석 바이올리니스트 전강호의 긴장 어린 지고이네르바이젠이 끝나고 100년에 한 번 나올만한 오페라가수라는 평을 듣는 김남두가 걸어나오자 환호가 쏟아졌다. 전주대가 낳은 세계적인 테너가수, 그의 18번 이수인 곡의 '내 마음의 강물'은 황금빛 트럼펫 소리처럼 천상으로 올라갔다. 1부 끝 곡 주페의 '경기병 서곡'이 나오자 관객들에게서 "나 저건 알어"하는 표정 같은 것이 스치고, 새롭게 직장을 찾은 젊은 연주자들의 손길에 힘이 넘친다. 콘트라베이스의 피치카토는 경쾌했다.인터미션 시간에 잠시 만난 '클나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산파 은희천 전주대 교수는 상기되어 있었다. 사실 전북에는 5개 4년제 대학의 서양음악전공자들이 졸업한 뒤 그들이 일할 자리가 없다. 이런 마당에 정기급여가 지급되는 오케스트라의 창설을 실천한 은교수의 헌신적인 노력에 대한 칭찬에 그는 "작은 돈이 뭉쳐 기회를 만든다"며 주부와 환경미화원에서부터 전문직 교수까지 참여해 준 후원회원과 정기회원에게 공을 돌렸다. 맞다. 음악과 아이는 정성과 열정만이 아니라 돈으로 키워간다. 정말로 소수의 패트런 보다는 후원회원을 활용한 도네이션 형태는 본 받을 만한 시도다.2부 시작 곡에서 단원들은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의 질투에 불타 심장이 뛰는 소리를 때론 작고 간절하게 연주했다. 프렐류드에서 투우사의 거드럭거리는 테마와 칼멘의 대화에서 청중들의 합창 하모니에 단원들은 연주용 활로 박수를 쳤다. 붉은 치마를 입은 칼멘 역의 메조소프라노 김정화의 담배공장 아가씨가 만드는 하바넬라의 관능적 느낌에 앵콜 박수소리가 오래도록 울렸다.두 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의 음악회가 후딱 지나간 것은 역시 '금마에'의 지휘 솜씨였을 것이다. 수동적 청중을 합창단으로 만드는 재주에 시민들은 경제적 어려움도 잠시 잊는 듯. 마치 리와인드해서 영화를 보는 것처럼 진행된 친절한 난새씨의 지휘는 서비스 정신에 충실해 관객의 취향을 고려한 매혹을 만들어냈다. 전주 한식당에서 싱건지를 네 번이나 더 불러 먹었다는 금난새의 어눌하지만 품위 있는 조크와 유머 그리고 단원 하나하나를 챙겨주는 세련된 매너의 의전과 동선에서 충분한 리허설이 읽혔다.말을 걸어주는 음악회였다. 우리 사회 속에 오래 지속된 음악회의 거룩한 관습을 깨려는 신선한 시도의 맛있는 음악회에 전주 시민들은 웃음과 박수로 화답했다. 클래식과 뮤직을 합한 '클나무'라는 이름도 잘 지었는데, 첫 발자욱은 더 잘 찍었다. 장도가 기대된다. /신귀백 문화전문객원기자·영화평론가

  • 전시·공연
  • 도휘정
  • 2009.04.20 23:02

[전시] 사각 앵글에 담은 '일제 잔재'

앵글 뒤에 깔려 지나가는 무겁고 냉엄한 역사적 사건들을 남기고 싶었다.거리 속에 파묻혀 스냅 사진을 찍다가 홀연히 모습을 감춘 지 3년.기나긴 침묵 끝에 사진의 현장에 도착했다.30일까지 군산 정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재일교포 서영일씨(59)의 사진전 'That Day, That time'."사람들이 여기 와서 두 번 놀란다고 합니다. 서영일이 남자가 아니라 여자라는 사실에, 재일교포가 한국말을 잘 한다는 사실에 놀란다구요."지난해 재일한인역사자료관 전시실에서 열었던 사진전'사진으로 돌아온 재일동포 1세'에서 풍경으로 옮겨졌다. 그에겐 일제 잔재의 역사를 고스란히 기록하는 일이 우선이었다. 군산, 나주, 광주 등 막연한 기대감으로 일제 잔재의 건축물들을 찾아 나섰다. 곡창지대였기에 일본인들의 착취가 유독 심했던 지역과 호남선 일대를 중심에 두고 작업해 22점을 추렸다.무너져가고 있었던 군산 월명동의 일본식 가옥. 기와는 비·바람에 방치돼 군데 군데 이가 빠졌고, 큼지막한 창문이 깨진 틈새로 신음을 내고 있었다. 바람결에 뒤틀어진 문소리가 삐걱거리는 그곳을 보면서, 망치를 얻어맞은듯 정수리에서 불꽃이 튀었다고 말했다. '찰칵'순간의 찰나는 곧 역사로 기록됐다.호남선 철도 종착지이자 출발점이었던 목포. 일제 수탈 기관의 대명사였던 옛 동양척식주식회사는 목포근대역사관으로 탈바꿈했다. 보는 순간 마음이 '꽝' 내려 앉아 '목포의 눈물'을 떨구게 만들었다. 느슨한 세월의 연줄이 또다시 앵글에 담겼다.그는 필름 카메라로 찍고, 직접 현상·인화하는 방식을 고집했다.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몇날 며칠을 기다릴수록 앵글의 진실은 설레임과 함께 깊이를 담게 됐다고. 지난해 전시를 위해 발품을 팔았던 것을 생각하면, 그나마 수월했다. 쉽게 말문을 열어줄 것이라고 기대했던 재일동포들이 문을 걸어 잠그고 사진촬영을 거절했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던가."호남선과 맞닿았던 경인·인천 지역을 다니고 있습니다. 2~3년 안에 국내의 현대사를 아우르는 풍경전을 한 차례 더 갖고 싶어서요. 역사의 모퉁이에 서 있었던 재일동포의 정체성을 고민하는 전시로 거듭나고 싶습니다."

  • 전시·공연
  • 이화정
  • 2009.04.20 23:02

[전시] 이상조 열여섯번째 개인전 '산을 향하여' 등

▲ 이상조 열여섯번째 개인전 '산을 향하여' - 16일부터 30일까지 갤러리 공유거칠고 텁텁한 색채,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었던 산이 그의 주된 소재였다. 이번에도 여전히 산이지만, 색도 조형의 요소라는 생각에 색감을 넣어 분위기 변신을 시도했다. 지난해 안식연을 비롯해 올해까지 총 18점의 산 시리즈가 전시장을 꽉 메운다. 500호도 넘을 법한 큰 산 작품은 꼬박 2년간 공을 들였다. 전시장 이곳 저곳에서 산 사나이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 4인 초대전 - 29일까지 익산 현대갤러리박천복, 송지호, 이홍규, 최분아씨의 4인 초대전. '맨드라미''내 마음의 정원''걷다보면''겸허함의 향기로' 등 새 생명이 움트는 봄을 맞이하는 전시다. 갓 봉오리를 틔운 맨드라미가, 들꽃과 화초 등이 어우러진 아기자기한 정원이, 수묵화로 표현된 고즈넉한 시골 풍경까지 봄의 하루가 각양각색으로 표현됐다.▲ 이경례 개인전 - 21일부터 26일까지 전주 교동아트센터짧고 단단한 측필의 날카로운 선들이 잔잔하고 부드러워진 먹빛과 붓질로 깊이를 더했다. 건조하고 둔탁한 색채 활용이 한결 자제되고, 유연해지고 담백해진 것. 산수화나 문인화의 경계에서 최근 열중하고 있는 색채 인물화까지 작업의 외연이 확대된 전시다.

  • 전시·공연
  • 이화정
  • 2009.04.17 23:02

[공연] 나른한 오후…코믹 오페라의 진수 맛 볼까

"장인님! 이젠 장가보내줘요!""이놈아! 순이 키가 커야지!"김유정(1908~1937)의 단편소설 '봄봄'이 코믹오페라로 찾아온다.전문예술법인 전북교향악단(대표 이경호)이 '봄봄'을 각색, 코믹오페라 '봄·봄'을 선보인다. 18일 오후 4시·7시, 19일 오후 5시 익산 솜리문화예술회관.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릴 만큼 매우 잘 알려진 작품이지만, 오페라로 만나면 또다른 느낌. 특히 코믹하게 연출해 학생들 뿐만 아니라 오페라가 생소한 일반인들도 즐길 수 있도록 했다.전북교향악단 김현식 사무국장은 "오페라는 서양의 공연양식이지만 이 그릇에 우리의 이야기를 담아내면 외국인들에게 우리 문화를 온전히 전할 수 있는 훌륭한 매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우리 문학작품들을 오페라 양식에 담아내는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이번 공연에는 최근까지도 외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다 귀국한 바리톤 박영길 오동국씨가 '오영감'으로 무대에 오른다. 소프라노 문영지 오현정씨는 '순이'로, 테너 윤범식씨는 '길보'로 출연한다.반주는 전북교향악단. 예술총감독 겸 지휘는 이경호 예원예술대 교수가, 연출은 극단 작은 소·동 이도현 대표가 맡았다.

  • 전시·공연
  • 도휘정
  • 2009.04.17 23:02

[공연] 금난새, '클나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만나다

'클나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마에스트로 금난새의 만남.척박한 음악계에서 단원들에게 월급을 지급하는 민간 오케스트라와 국내에서 가장 사랑받는 지휘자의 조우는 의미가 깊다. 클래식 대중화의 중심에 금난새 경희대 교수가 있었다면, 클래식 인재를 양성하는 중심엔 은희천 전주대 교수가 이끄는 '클나무'가 있어서다.18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열리는 '클나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창단연주회'에 주목하는 이유다.은 교수는 "금 교수가 '해설이 있는 청소년 음악회''해설이 있는 오페라'등으로 다채롭고 신선한 아이디어를 선보여 클래식 대중화에 기여했다"며 "'클나무'가 실내악의 향기를 퍼뜨리기 위해 대중적인 인지도가 있는 금 교수와 함께하는 무대를 준비했다"고 말했다.금 교수가 '역기보다 더 무겁다'는 지휘봉을 들고 '클나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 선다. 허공에 그의 선 하나가 그어지면, 중후하고 느릿한, 빠르고 화려한 선율이 넘실댄다. '내 마음의 강물'을 비롯해 '치고이네르바이젠(Zigeunerweisen Op.2)'의 오페라, '전주곡''하바네라''집시의 노래'등 오페라 '카르멘'의 하이라이트 등을 준비했다. 전주대 객원교수인 테너 김남두씨, 메조 소프라노를 맡은 김정화 계명문화대학 교수와 바이올린 연주자인 전강호씨도 함께 할 예정.클래식 음악 전도사를 자처한 은 교수가 바라는 것은 서양음악이 국악과 함께 성장하는 일이다. 목표로 했던 단원들의 머릿수가 채워지지 않아 객원연주단원을 쓸 수 밖에 없지만, 그는 자신의 도전에 푹 빠져있다.'베토벤의 밤(5월2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신인음악회(5월30일 오후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정기연주회(6월20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으로 상반기 공연을 이어갈 계획.그의 열정이 새로운 출발을 맞는 이번 공연은 클나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주최하고, 사단법인 전북예술문화원이 주관하며, 전북도와 전북은행이 후원한다.

  • 전시·공연
  • 이화정
  • 2009.04.17 23:02

[공연] 봄 향기 따라 감동의 클래식 선율에 빠져보세요

"음악을 사랑하는 청소년들이 연주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하나가 되는 공연입니다. 여러분들 역시 클래식의 향기 속에 푹 빠지는 행복한 경험과 오케스트라의 장쾌함에 흠뻑 젖어드는 진한 감동을 함께 느껴보시기 바랍니다."'2009 청소년 오케스트라 페스티벌'을 여는 한국음악협회 전북지회 최남렬 지회장은 "올해는 보다 풍성하고 창의적인 기획으로 색다른 음악 축제의 장으로 안내하겠다"고 말했다.해마다 도내에 있는 연주단체들을 중심으로 전주에서 '청소년 오케스트라 페스티벌'을 개최해 왔지만, 올해는 행사 날짜를 이틀로 늘려 다른 시·군도 찾아간다. 16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관악합주단 '크누아 윈드 오케스트라'(지휘 오광호 교수) 공연에 이어 18일 오후 2시 남원테마파크 사랑의광장에서 원광대 '원광 심포니 오케스트라'(지휘 양승돈 교수) 공연을 펼칠 예정. 멘델스존과 림스키코르사코프, 드보르작, 쇼스타코비치 등 음악성이 강조된 거장들의 곡은 물론, 뮤지컬 '캣츠'와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지킬 앤 하이드' 등 익숙한 곡들도 만날 수 있다. 최회장은 "두 연주단체 모두 음악성을 인정받고 있다"며 "뛰어난 음악 거장들을 꿈꾸는 음악도들이 펼치는 '화음의 축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음악의 가치는 함께 공유할 때 더 커진다고 생각합니다. 음악협회 역시 가시적이고 외형적인 축제보다는 많은 분들이 선호하는 음악회를 개최해 서로가 마음을 열고 음악으로 교감을 나눌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최회장은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가 큰 과제인 만큼 앞으로 음악협회가 노력해 가는 모습을 사랑과 격려와 기쁨으로 지켜봐 달라"고 부탁했다.'2009 청소년 오케스트라 페스티벌'은 무료. 전주양지중 행정실과 전주시 경원동 중앙악기사에서 티켓을 배부하고 있다.

  • 전시·공연
  • 도휘정
  • 2009.04.16 23:02

[공연] 예비사회적 기업 '아미치아트' 첫 공연

예비사회적 기업으로 올해 초 설립된 '아미치아트컴퍼니'가 첫 콘서트를 마련해 관심을 끌고 있다. 아미치아트컴퍼니는 오는 16일 대구 동구문화체육회관의 초청으로 대공연장에서 첫 콘서트를 갖는다고 14일 밝혔다. 사회적 기업은 일자리 제공 등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는데 필요한 수익을 얻기 위한 조직이다. 즉 빵을 만들기 위해 고용을 하는 것이 아니라 고용을 위해 빵을 만드는 기업을 의미하는데 초기에는 복지 분야에 집중됐으나 점차 영역이 확산돼 문화예술 영역에서도 사회적 기업 설립사례가 늘고 있다. 예비사회적 기업의 경우 노동부의 '사회적일자리창출사업'에 따라 3년간 지원을 받은 뒤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받게 된다. 아미치아트컴퍼니는 올해 초 엄정한 오디션을 통해 실력 있는 단원들을 선발해 관악오케스트라(아미치 윈즈)와 여성중창단(아미치 싱어즈) 등을 구성했다. 출범한 지 3개월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지휘자로 영입된 임성혁씨를 중심으로 꽉 짜인 일정에 맞춰 작품을 만든 결과 벌써 몇 곳의 초청공연이 예약된 상태다. 동구문화체육회관이 무료로 진행하는 이번 공연에서 아미치 윈즈와 아미치 싱어즈 등은 Ceremonial March, Nalla Fantasia(영화 '미션'의 주제곡), I will follow him(영화 '시스터 액터' 주제곡), 맘마미아 등 클래식과 대중음악을 다양하게 들려줄 예정이다. 아미치아트컴퍼니는 첫 콘서트를 기점으로 소외계층을 위한 콘서트와 음악교육, 다문화가정을 위한 콘서트 등 사회적 목적을 실현하는 공연 및 워크숍을 마련하는 한편 '스토리텔링 콘서트' 등 실험적인 시도를 계획하고 있다. 아미치아트컴퍼니 관계자는 "지역 예술인들의 생산성을 확보하기 위해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설립된 이후 첫 공연인 만큼 시민들이 많이 성원해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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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
  • 2009.04.15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