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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드넓은 캔버스에서 천년 역사의 숨결을 느끼다

태조 어진, 경기전, 풍남문, 전동성당이 한 캔버스에 오버랩된다. 신제남씨의 작품 '천년 전주의 숨결'은 살바도르 달리를 연상시키는 듯한 예리한 관찰력으로 천년 전주 과거와 현재의 고도가 재현됐다.전주 한옥마을, 8경의 풍광이 '소리'로 깨어난다. 노재순씨의 작품 '소리'엔 손에 잡힐듯 하면서도 눈앞에서 아스라히 사라지는 천년 전주 역사가 '침묵'으로 화답하는 내용이 담겼다. 시작과 끝도 없는 하늘과 땅의 숨결이 잔잔하게 매만져진다.시공을 뛰어넘은 고풍이 고스란히 간직된 풍남문. 김철수씨의 판화 작품 '전주 풍남문'은 군더더기 없는 위풍당당한 이미지가 재현된다. 서양화의 섬세한 붓터치가 목판화로 옮겨진 듯 하다.16일부터 21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실에서 열리는 천년전주미술연구회(운영위원장 박상규) 주최의'천년 전주의 물결 - 문화재 및 전주 상징물 테마 기획전'.전국 작가들은 이미 스케치여행을 통해 멋스럽고 여유가 있는 한옥의 정취를 즐기며 천년 전주의 섬세한 표정들을 캔버스에 담아갔다. 속은 깊지만 숫기가 없는 이곳 사람들과 막걸리잔을 기울이며 우정을 돈독히 하기도 했다.이정웅 천년전주미술연구회 사무국장은 "작가들에게 전주를 소재로 한 작품을 주문했더니, 대다수가 어렵게 받아들여 고심했다"며 "스케치 여행 때 구석구석 돌아본 작가들이 역시 천년 고도의 도시답다고 감탄해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전주시 승격 60주년 및 경기전 창건 600주년을 맞이해 마련된 이번 전시는 무대를 옮겨 22일 서울 경복궁 흥례문에서 한 차례 전시를 더 가질 예정이다.

  • 전시·공연
  • 이화정
  • 2009.04.15 23:02

[공연] 제자들이 전하는 '故 운초 오정숙 국창 추모공연'

동초제의 산증인이었던 고 운초(雲超) 오정숙 국창(중요무형문화재 제5호)의 제자들이 대물림으로 지켜왔던 소릿길을 펼쳐보인다.14일 오후 7시 익산 솜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리는 '고 운초(雲超) 오정숙 국창의 추모 공연 '.소리꾼들에게 득음은 멀고도 험난한 길이다. 손에 잡힐듯 하면서도 눈앞에서 아스라히 사라지는 탓에 어떤 스승을 만나느냐에 따라 소릿길의 운명은 달라진다.그는'춘향가' 기예능보유자로 지정된 뒤 화려한 중앙무대를 미련없이 떨치고, 완주에 '동초각'을 짓고 후학을 길러냈다. "나를 이겨먹는 소리꾼이 나와 동초제를 더욱 융성하게 했으면 좋겠다"는 평소 바람대로 현재의 소리판을 이끌고 있는 걸출한 명창들은 다 그에게서 소리를 익혔다.이일주 민소완 이순단 방성춘 이영신 명창 등 문화재로 지정받은 제자들을 비롯해 스승의 소리를 올곧게 지켜온 제자들이 눈물 섞인 '반야심경'과 '보렴' 무대를 마련했다.평소 스승으로 극진하게 오 국창을 모셨던 이일주 명창. 수많은 제자들을 아우르며 동초법인체를 이끌어야 했던 그의 심적 부담은 남달랐을 터다. 그는 '헌가'를 통해 하늘이 무너졌던 아픔을 되새기는 자리를 준비했다.제자들은 고된 꾸지람으로 내리사랑을 해왔던 그를 추억하며 흥보가의 제비노정기를 해원굿으로, 적벽가의 새타령을 가야금병창으로,'육자배기''성주풀이' 구성진 남도민요의 가락으로 다시 무대에 섰다.안숙선 명창과 조통달 명창도 적벽가 중 새타령, 춘향가 중 동헌어사상봉막으로 박달나무처럼 단단한 소리로 무대를 휘어잡았던 그를 향한 간절한 그리움을 보탰다.여성 명창으로는 처음으로 '춘향가''흥보가' '수궁가' '심청가' '적벽가'까지 다섯바탕을 완창해 판소리사에 잊혀지지 않을 무대를 선보였던 주인공. 동초 김연수 명창만을 평생 한 스승으로 섬기며, '김연수 바디'를 우리나라 대표 판소리로 키워냈다.동초제판소리보존회 익산지부가 주최하고 동초제판소리보존회가 주관한 이번 무대를 계기로 동초제는 전국 방방곡곡 꽃을 피울 수 있게 됐다.

  • 전시·공연
  • 이화정
  • 2009.04.14 23:02

정겨운, 까칠하고 도발적인 매력

184㎝의 호리호리한 몸매는 목에 길게 두른 스카프와 무거워 보이는 군화를 잘 소화해냈다. 웬만한 사람은 결코 쉽게 소화할 수 없는 패션도 그를 만나니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원래 몸에는 자신이 있었어요. 어깨가 넓고 타고나길 호리호리하거든요. 패션은 잘 모르겠는데 몸에는 자신이 있어, 몸매를 잘 드러내고 표현하는 것에는 예전부터 관심이 많았어요. 몸에 붙는 스타일을 좋아해요."수줍어하는 듯하면서도 당당했다. 그는 화면에서는 도드라지지 않았던 매끈한 몸매를 뽐내며 나타났다. KBS 2TV '미워도 다시한번'에서 반항적인 재벌 2세를 맡아 까칠하면서도 도발적인 매력을 뿜어내는 탤런트 정겨운(27)을 만났다. "패션쇼 무대에 선다는 것이 너무 근사해 보였어요.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무대 위를 홀로 걸어나가면 그 순간만큼은 이 세상에서 가장 멋진 사람이 되는 것 같았어요. 모델의 카리스마에 흠뻑 취했죠."아니나다를까 그는 2001년 모델로 연예계에 데뷔했다. 같은 모델 출신 배우 김남진을 닮은 외모 때문에 초반에는 김남진으로 오해받기도 했다. "모델들이 저를 김남진 씨로 오해해 스스럼없이 말을 걸다가 자세히 보니 아니어서 사과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어요.(웃음) 또 실제로 김남진 씨 대타로 무대에 오르기도 했구요."모델 생활을 하던 그는 군 제대 후 2004년 우연한 계기로 모바일 드라마 '다섯개의 별'에 발탁됐다. 그와 정경호 등 다섯 명의 신예가 출연한 드라마다. "당시 대만에서 '꽃보다 남자'의 F4가 뜰 때였어요. 우리도 그런 작품 한번 해야하지 않겠느냐고 얘기했었는데 5년이 지난 올해야 나오더군요.(웃음)"'행복한 여자', '달콤한 인생', '태양의 여자' 등의 드라마를 거치며 차근차근 기본기를 다져온 그는 '미워도 다시한번'을 만나면서 몸에 꼭 맞는 옷을 입은 듯 주목받고 있다. 5년의 공부를 통해 어느 정도 연기력도 다져진 상황에서 스타일리시한 배역을 맡아 정겨운만의 매력이 효과적으로 발휘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연기하는 민수는 엇나가는 재벌 2세다. 고등학교 때 자신을 길러준 아버지가 친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난 후 비뚤어지기 시작한 그는 부유함을 무기로 재력과 스타일을 겸비한 카사노바가 돼 화려한 여성편력을 자랑한다. 하지만 그런 그도 윤희(박예진 분)를 만나면서는 진정한 사랑에 눈뜨고 인간적으로도 성숙해진다. "민수는 정말 매력적인 캐릭터예요. 비뚤게 나가지만 멍청하지는 않고, 순간순간 완벽주의자의 면모를 드러내기도 하죠. 감정 표현에 확실하면서도 약한 면과 강한 면이 공존하는 인물이에요. 진정한 사랑이 뭔지 깨닫고 나서는 순정을 다 바치기도 하는 멋진 아이죠. 기본적으로 재물복, 인물 복이 많기도 하고요."하지만 캐릭터가 매력적인 만큼 연기하는 데에는 많은 고민과 노력이 필요했다. 그는 "솔직히 민수를 연기하는 게 버거웠고 내가 잘해낼 수 있을까 걱정도 됐다. 각오도 했고 준비도 했지만 민수의 감정 변화를 표현하는 것이 좀 힘들었다"고 말했다. "민수는 여러가지 성격을 다 가진 인물이라 배우로서 도전해보고 싶은 역입니다. 타락했다가 사랑을 통해 정상으로 돌아오는 과정이 재미있어요. 그 과정에서 여러가지 시도를 많이 해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술을 마시는 연기도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해볼 수 있었거든요. 하지만 그만큼 힘이 들었어요. 민수의 변화를 시청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하려면 배우가 몇 배로 노력해야 하잖아요. 초반에는 아무 생각없이 즐기는 카사노바라 즐거웠는데 요즘은 촬영장만 가면 고통으로 우는 연기를 펼쳐야 해 좀 우울해요.(웃음)"그의 이름은 본명이다. 예명일 것도 같고 여성성이 강해 사춘기 때는 이름 때문에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 "아버지가 지어주신 한글 이름이에요. 아버지께서 자유분방하시고 낙천적인 성격이신데 그게 저와 제 동생의 이름에도 묻어나요. 남동생 이름은 정도운이에요. 남을 돕고 살라는 뜻이래요.(웃음) 데뷔할 때는 이름을 바꿔볼까도 고민했는데 요즘은 이름 덕도 많이 보는 것 같아요. 한번 들으면 잊어버리지 않으시더라구요."정겨운은 "얼결에 연기를 시작했는데 이제는 연기를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낀다"면서 "연기자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재미있는 직업이고 하면 할수록 점점 좋아진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연합
  • 2009.04.13 23:02

엔니오 모리코네, 내달 2년 만에 내한

'시네마 천국', '미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석양의 무법자'등 숱한 영화에서 감동적인 음악을 들려준 엔니오 모리코네(Ennio Morriconeㆍ81)가 2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그는 내달 26~27일 오후 8시 서울 올림픽공원 내 체조경기장에서 '엔니오 모리코네 시네마 콘체르토 파트 2'라는 이름으로 콘서트를 연다. 모리코네가 한국 공연을 갖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2007년 10월 80인조 로마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100인조 합창단을 이끌고 무대에 올라 화려하게 첫 내한공연을 펼친 바 있다. 1928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태어난 그는 1964년 이탈리아 감독 세르지오 레오네의 '황야의 무법자'의 음악을 담당하면서 명성을 얻게 됐다. 클래식 연주는 물론 전자 기타, 하모니카, 오보에 등 다양한 악기를 도입해 신선한 음악을 선보였다. 이후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과 '석양의 건맨 1, 2', '석양의 갱들'을 함께 작업했고, 1984년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로 그야말로 세계 최고 영화음악 작곡가의 위치에 오른다. 그는 '미션', '언터처블', '벅시' 등으로 총 다섯 차례 아카데미상에 노미네이트됐지만 단 한 번도 영화음악상을 받지 못하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2007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마침내 평생공로상을 수상했고, 이를 기념해 메탈리카와 셀린 디옹 등이 참여한 헌정 음반이 발매되기도 했다. 특히 그는 국내에서 200만 장 이상의 음반 판매량을 기록하며 영화음악 작곡가로서는 이례적으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그의 음악은 영화뿐만 아니라 LG전자 등 여러 CF와 '베토벤 바이러스' 등 인기 드라마에 삽입돼 대중적으로도 크게 알려졌다. 이번 공연에서는 헝가리의 100인조 기요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내한한다. 관람료는 5만~16만 원. ☎1566-1369, 02-3444-9969.

  • 전시·공연
  • 연합
  • 2009.04.10 23:02

[공연]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13일까지 소리전당

뮤지컬'노트르담 드 파리(Notre-Dame de Paris)'의 감동이 전주에서 점화된다.10일부터 13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대 문호 빅토르 위고의 원작을 벽 타는 기계 체조 아크로바틱과 비보이 댄스 등 현대적인 안무와 웅장한 무대로 재탄생시킨 작품이다. 한국어 버전으로 제작, 뮤지컬의 작품성·예술성·오락성을 동시에 지녀 9월 중국 시장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주교 프롤로와 성당 종지기인 꼽추 콰지모토, 매혹의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와의 사랑과 욕망이 뒤얽힌 삼색 사랑의 노래. 세 남자의 인간적 고뇌와 비극적인 사랑이라 더욱 애절하다.콰지모도 역은 윤형렬씨가 맡아 일약 스타로 도약했다. 에스메랄다를 연기한 인디밴드 뷰렛의 리드보컬이었던 문혜원씨도 이 작품을 통해 뮤지컬 배우로 입지를 굳혔다.프롤로 역을 맡은 서범석씨, 그랭구아르 역의 김수용씨, 페뷔스는 김성민 최수형씨, 클로팽은 임호준씨, 플뢰르 드 리스의 김정현 곽선영씨 등 출연진이 탄탄하다.전북도와 예원예술대학교와 JTV 전주방송이 공동 주최하는 이번 공연은 10일 오후 7시30분, 11일 오후 3시·7시30분, 12일 오후 4시에 열린다. 문의 1588-7890.

  • 전시·공연
  • 이화정
  • 2009.04.10 23:02

[공연] 우진문화재단 '판소리 다섯바탕의 멋' 시민곁으로

우진문화재단이 해마다 열고있는 정통 판소리판. '판소리 다섯바탕의 멋'이 찾아온다.13일부터 17일까지 오후 7시30분 우진문화공간 1층 공연장.올해는 젊은 소리꾼들이 2시간여 완창에 가까운 소리를 펼쳐낸다. 원로들의 소리를 이어받아 사실상 현재 소리판의 주축이 돼 활동하고 있는 이들, 임현빈·최영란·박영순·채수정·박복희다.임현빈은 남원시립국악단에서 국립창극단으로 옮기자마자 새로운 형식으로 공연됐던 '춘향'의 '이몽룡'역을 꿰찬 젊은 명창이다. 13일 부르는 '동편제 수궁가'는 이모인 이난초 선생에게 전수받은 소리. 통성과 우조를 중심으로 장단을 분명하게 끊어내며 윤곽이 뚜렷하다. 감정을 절제하는 창법을 구사하는 소리지만, 임현빈은 짧은 공연에도 청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을 지녔다. 고수는 중앙대 국악대학 4학년에 재학 중인 김태영.국립민속국악원 단원인 최영란은 14일 '동초제 흥보가'를 부른다. '흥보가' '심청가' '수궁가'를 5∼6시간에 걸쳐 완창해 내는 등 완창 경륜을 착실하게 쌓아가고 있는 진득한 소리꾼이다. 동초 김연수제 소리를 오정숙 선생에게 사사, 논리적인 짜임과 풍자와 해학이 두드러진 '흥보가'를 맛깔나게 전한다. 전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에 소속된 조용안 타악그룹 천지소리 대표가 북을 잡는다.박영순은 지난해 암투병 중 전주대사습놀이 대통령상을 차지해 실력은 물론, 소리에 대한 집념까지 인정받은 소리꾼이다. 15일 들려줄 '김세종제 춘향가'는 김찬업-정응민-성우향-김영자 명창으로 이어지고 있는 소리. 더욱 성숙해지고 자신감 넘치는 소리를 기대해도 좋다. 고수는 대전시 무형문화재 제17호 기능보유자인 박근영 송원장단연구회장.엄숙한 발성과 기교보다 서슬있는 우조성 소리가 어울리는 '적벽가'는 올해 여성소리꾼 채수정이 맡는다.채수정은 판소리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학구파 소리꾼으로 남도민요와 진도씻김굿도 익혔다. 16일 부르는 '적벽가'는 '박봉술제'. 고수는 역시 박근영이 맡는다.17일 박복희가 부르는 '심청가'는 사설과 노래 바디가 단정하면서도 감정 표현에서는 치밀하고 섬세한 특징을 가진 '보성소리'다. 광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박복희는 맑고 깊은 음색을 가지고 있어 판소리의 새로운 맛을 느낄 수 있다. 고수는 임영일.

  • 전시·공연
  • 도휘정
  • 2009.04.10 23:02

[공연] 11일 '동초제 판소리 춘향가 완창 발표회' 여는 이지연씨

타고난 성음이 아니라는 말에 악발이로 근성으로 버텼다.어릴 적 고창 동리국악단에서 소리에 '꽂혀' 들어선 길. 소릿길은 이제 버텨내야 할 운명이 됐다.11일 오후 2시 전북대 삼성문화회관 소극장에서 갖는 '동초제 판소리 제1회 춘향가 완창 발표회'를 여는 이지연씨(22)다. 처음이라는 말 뒤에 따라오는 두려움을 떨쳐내기 위해 3시간 30분 완창 무대를 준비하느라 목은 쉴 대로 쉬었다."얼마 전까지만 해도 누군가 완창 무대를 가진다고 하면 '연습하느라 힘들었겠구나'라고만 막연하게 여겼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무대에 서고 소리를 하면서 느낀 것들과는 견줄 수가 없을 만큼 치열한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자신감을 가졌다가도 힘에 부쳐 주저 앉기를 수백 번. 그는 몸이 아플 때도 머리를 싸매며 북채를 잡았던 조소녀 명창을 통해 소리꾼의 책임감을 배우게 됐다고 말했다.고수 조용안씨와 함께하는 1부는 춘향모가 태몽을 꾸고 춘향이 태어나는 첫소리부터 춘향과 몽룡이가 사랑가를 부르며 노는 대목까지, 2부는 고수 조용복씨와 함께 이몽룡과 성춘향이 이별하는 대목부터 남원에 신관사또가 부임하는 대목으로 꾸려진다."춘향과 이몽룡의 아기자기한 봄날의 꿈과 같은 사랑도, 애절한 이별과 가슴시린 그리움, 그 고통에 대한 공감대를 알기엔 소리가 많이 부족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소리에 대한 철부지 같은 짝사랑의 마음이 이어가기 위한 첫 발이라 보면 될 것 같아요. 화려한 기교와 높은 목청보다는 소리를 사랑하고 고민한 흔적이 배어나는 무대를 선물하겠습니다."

  • 전시·공연
  • 이화정
  • 2009.04.09 23:02

[전시] '밥' 두르고 10년만에 개인전 여는 서양화가 이문수씨

높이가 4m50㎝에 이르는 걸프전 그림 1점으로 개인전을 했던 작가. 4톤 분량의 그림을 불 태우고 화류계를 떠났던 작가. 그가 다시 돌아왔다.서양화가 이문수씨(43)가 12일까지 교동아트센터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다. 10년만의 전시. 화두는 '밥'이다."이 사회의 모든 현상들이 결국은 밥그릇 싸움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비판이든, 긍정이든, 사회 기류 안에서 미술은 미술대로 메시지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1989년 대학을 졸업하고 중학교 교사를 했지만 곧 그만 두고 그림만 그렸다. '전북미술대전'에서 대상을 차지하는 등 촉망받는 작가였지만, 보수적인 화단에서 사회적인 이슈들을 신표현주의 어법으로 쏟아내던 그의 그림은 거침이 없었다. 작업에 대한 의지와 작업양만큼은 편집광적이었던 작가. 그러나 집중했던 만큼 회의감도 깊었고, 1998년 그는 갑자기 그림을 접었다."중 1때부터 한번도 그림 이외 다른 것을 생각해 보지 않았는데, 스스로 붓이 마른 거죠. 그런데 마흔을 넘기고나니 생각이 바뀌더군요. 어차피 밥 먹고 사는 것, 내가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자."지난 10년은 미술전문서적 보다 인문사회과학서적을 더 많이 봤다. 독특하고 참신했지만 거칠고 난해했던 그림은 시간 만큼이나 성숙하고 숙성되어졌다.원통형과 철사, 밥과 밥그릇, 바코드, 나귀 등 상징적 형태들은 화면 안에 임의적으로 배치됐지만, 그 안에서 다양하게 서로 연결되고 있다. 대표적인 상징인 밥과 나귀는 노동을 의인화한 것. 원초적인 노동을 보여주면서도 결국 그가 그리워하고 있는 것은 인간 사이의 신뢰와 공동체적 회복 같은 것들이다.캔버스와 한지, 아크릴 보조제, 아크릴 등이 만들어내는 마티에르 효과도 옛 것과 현대가 만난 듯한 느낌을 연출해 낸다. 그는 "엄밀하게 이야기하면 동양 미감을 추구한 것은 아니다"고 했지만, 전체적으로 관조와 응시의 시선이 주는 느낌은 동양적이다.미술평론가 김선태 예원예술대 교수는 "구상과 추상이 적절히 조화와 균형을 이루고 있으며,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삶에서 고립된 형식미를 넘어서 예술과 사회, 삶과 예술의 유기적 관계에 근거한 자연스러운 일부분을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며 "블록버스터 급의 작가가 그리운 이 때에, 그의 작품을 우리 화단에서 다시 보게 된다는 것은 가히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설사 '블록버스터 급'이 아닐지라도, "하루 10시간 이상 그리려고 노력한다"는 작가가 다시 돌아온 것만으로도 희망적이다.

  • 전시·공연
  • 도휘정
  • 2009.04.09 23:02

[전시] '조선을 바로 세운 공신 이계맹전' 국립전주박물관서

이계맹(1458~1523)은 1517년 중국 명나라에 사신으로 갔다가 명나라 법전인 「대명회전(大明會典)」에 태조 이성계가 이인임의 아들이라고 잘못 기록된 것을 발견해 귀국 후 이를 보고했다. 이후 이를 바로 잡기위한 중국과의 교섭이 활발해 졌으며, 1597년 「대명회전」이 수정되면서 200여 년의 노력이 결실을 맺게 됐다.「중종실록」을 편찬한 사관은 이계맹을 '좋아하고 싫어함이 분명하고 옳고 그름을 잘 분별하는 군자'라고 평가했으며,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그를 전라도의 인물로 소개했다.고산에서 나고 전주에서 살았으며 후에 김제에 묻힌 전북의 인물, 이계맹. 그러나 정작 전북에서는 그에 대한 연구가 적었다. 그런 점에서 5월 17일까지 국립전주박물관(관장 김영원)이 열고 있는 '조선을 바로 세운 공신 이계맹'전은 의미가 있다.이번 전시는 이계맹의 후손인 이기호 선생이 「광국원종공신녹권(光國原從功臣祿券)」을 비롯 4점의 유물을 박물관에 기증하면서 이뤄진 '기증유물을 통한 최초의 지역 인물 전시'다.특히 「광국원종공신녹권」은 보물급 유물. 「대명회전」의 잘못된 기록을 발견한 공로로, 이계맹이 사후 광국원종공신 1등에 책봉되면서 조정으로부터 받은 것이다. 이 녹권은 보물 제896호 지정된 광국원종공신 권벌(1478~1548)에게 내려진 것과 동일본이다.「문평공행적(文平公行蹟)」과 「묵암선생실기(墨巖先生實紀)」는 1782년 발간, 전주역사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묵암집(墨巖集)」과 관련된 유물이다. 「문평공행적」은 「묵암집」 초고로 여겨지며, 「묵암선생실기」는 1869년 두번째로 발간한 이계맹 문집을 베껴놓은 필사본으로 「묵암집」에 수록하지 못한 기록들까지 실렸다. 이번 전시는 세 유물이 나란히 전시돼 더욱 흥미롭다.1782년 기묘사화가 일어나 조정이 어지러워지자 예조판서였던 이계맹이 임금에게 사직을 청했던 '상서'도 전시됐다. 그밖에도 박물관이 직접 이계맹 묘역 앞에 서있는 신도비(神道碑)를 탁본한 것도 눈에 띈다. 이 신도비는 서화가로 이름난 조속(1595~1668)이 1648년 김제군수로 있으며 세운 것으로, 직접 글씨를 썼다.김영원 전주박물관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잠시 묻혀져 있던 이계맹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그의 이름을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게 되길 바란다"며 "유물기증전을 계기로 많은 사람들과 문화재의 역사적 가치를 함께 나눌 수 있는 기증문화가 활성화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1990년 전주박물관 개관 이래 박물관에 기증된 유물은 총 5900여점. 전시장 한 켠에서는 기증된 주요 유물과 기증자들을 살펴볼 수 있는 영상도 상영되고 있다.

  • 전시·공연
  • 도휘정
  • 2009.04.08 23:02

[전시] 봄볕 타고 감도는 그윽한 묵향

붓 길 따라 맺은 인연이 8년 만에 결실을 맺었다.호암 윤점용씨(한국서예협회 전북지회장) 제자들이 처음 갖는 전시.10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제1전시장에서 열리는 호연회전(회장 장세원)이다.윤씨는 "회원들이 첫 전시라 발가벗고 서 있는 느낌도 든다고도 하고, 고생한 보람을 느낀다고도 한다”며 "국전 초대작가도 있고 처음 발을 담근 이들도 있지만, 한 획 한 획을 그으며 새 장을 열어보려는 열정은 매한가지”라고 설명했다.이번 전시에 선보인 작품은 94점. 고등학생부터 80대 중반까지 다양한 연령대를 아우르고 있는 호연회의 작품들을 한자리에 모아 축제의 장을 열었다.'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금하 이정은씨의 작품엔 그윽한 묵향에 김춘수 시인의 '꽃'향기가 화사하게 피어난다.금석문을 선보인 연우 장은경씨의 작품도 눈길을 끈다. 모든 것이 선함에서 비롯된다는 온전한 선(善)이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표현됐다.이번 전시를 시작으로 생활서예로 이어가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윤씨는 "서화는 밥숟가락만 들 힘이 있어도 할 수 있는 작업이지만, 그 깊이를 갖추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며 "전업서예가도 있지만, 생활서예를 대중화하기 위한 첫 걸음인 만큼 많은 격려가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이화정
  • 2009.04.08 23:02

[전시] "도예인생 40년…다시 처음처럼"

"40년이면 불혹이라고 합니다. 세월이 쌓이면 쌓일수록 그저 좋을 줄만 알았는데, 오히려 마음 한편이 무거워집니다. 작품에 대한 고민때문이지요."13일까지 전주공예품전시관에서 일곱번째 개인전을 열고있는 토광 장동국씨(54). '흙을 만지면 빛이 난다'는 뜻을 품고 흙과 함께 해 온 40년, 그는 새로운 출발점에 섰다."여러가지 흙을 섞어가며 실험을 하다 보니 불 때는 과정에서 90여점이 모두 깨져버리는 일이 있었습니다. 지금이야 다 지난 일이라고 생각하고 훌훌 털어버렸지만, 그 땐 허탈했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자고 반성을 하고나니 그 때서야 작업도 수월하게 풀리더군요."흙에 대한 그의 애착은 컸다. 7년 전 고향인 경기도 이천에서 전북으로 내려온 것 역시 흙을 찾아서였다. 그는 "여기 사람들은 이 쪽 흙이 얼마나 좋은지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며 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이번 전시에는 김제지역 흙을 썼다. 연꽃과 국화, 모란 등의 문양을 상감기법으로 표현했으며, 귀얄기법과 박지문양을 응용해 전통을 지키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을 더했다.특히 이중투각기법을 쓴 '분청칠보이중긴호'와 도자기 표면에 흙을 따로 빚어 붙인 '분청양각쌍용문용춤', 김제의 농경문화를 담아낸 '분청장생거쌀눈이장호' 등은 눈여겨 봐야할 작품이다.장씨는 현재 김제에서 토광도예연구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국제미술작가협회 김제시지부장과 황실공예지평선전국대전 운영위원장, 황실문화재단 김제시지부장 등을 맡고 있다.

  • 전시·공연
  • 도휘정
  • 2009.04.08 23:02

[공연] 현악기 선율 살린 종묘제례악 재현

중요무형문화재 제1호인 종묘제례악이 현악기 선율을 되살려 원형에 가까운 모습으로 관객들과 만난다. 국립국악원(원장 박일훈)은 종묘제례악을 일본강점기 이전 형태로 재현해 16일 오후 국악원 예악당에서 정악단 정기공연으로 선보인다고 6일 밝혔다. 종묘제례악은 조선 왕조의 역대 제왕을 섬기는 종묘 제례 때 연주되던 음악으로, 세종 때 만들어진 음악인 보태평(保太平)과 정대업(定大業) 각 11곡 등 총 27곡으로 구성된다. 이번 공연에서는 보태평, 정대업을 중심으로 전폐희문(奠幣熙文), 옹안지악(雍安之樂) 등 24곡의 연주와 노래가 어우러진 무대를 선보인다. 특히 이번 공연은 향악의 근간이 되는 악기 편성인 '삼현삼죽(三絃三竹)'을 그대로 복원한 점이 특징이다. 삼현삼죽은 가야금, 거문고, 향비파 등 세 종류의 현악기와 대금, 중금, 소금 등 세 종류의 대나무악기를 가리키는 것으로, 종묘제례악은 조선시대 음악 중 유일하게 삼현삼죽을 편성했지만, 오늘날의 종묘제례악은 삼현이 단절된 채 전승돼 왔다. 따라서 이번 공연에서는 현악기 선율을 되살려 최대한 본래 소리와 가까운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또 뜰에서 연주할 때 낮은 곳에 편성하는 악기인 '헌가(軒架)'도 본래의 장엄한 편성을 재현한다. 이에 따라 통상 한 틀씩 놓이는 편종과 편경을 조선 때처럼 북, 동, 서쪽에 각각 한 틀씩, 모두 세 틀을 배치하게 된다. 이와 함께 인신(人神)에게 지내는 제사인 인제(人祭)에서 빠질 수 없는 악기인 노고와 노도도 추가 편성하는 한편 국악원 악기연구소에서 3년 만에 복원을 완료한 생, 우, 화 세 종류의 생황과 좌식방향, 당비파, 월금 등의 악기도 이번 무대에서 처음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조선 왕실에서 임진왜란 발발 300년을 맞은 1892년 개편한 종묘제례악의 형태와 유사하다. 국립국악원의 이숙희 학예연구사는 "종묘제례악은 일본강점기를 거치면서 본래 형태가 많이 축소돼 겨우 명맥만 유지된 상태"라며 "이번 공연을 첫걸음으로 국력이 가장 왕성했던 조선 초기 연주된 종묘제례악의 완벽한 형태를 복원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8천-1만원. ☎02-580-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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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
  • 2009.04.07 23:02

젊은 국악, 뉴욕을 사로잡다

랩이 가미된 민요, 재즈 스타일의 국악, 출중한 연주 실력을 바탕으로 한 즉흥 연주…. 한국 고유의 전통음악에 현대적인 서구 음악을 접목한 젊은 국악이 세계 문화의 중심 뉴욕의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5일 저녁(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의 브로드웨이 북쪽에 있는 심포니스페이스 극장. 주로 클래식 음악과 무용이 공연되는 700석 규모의 극장이 구성진 가락과 흥겨운 장단, 폭발할 듯한 에너지를 실은 한국 전통 음악으로 들썩였다. 'Korea 21: Music Here&Now'라는 제목으로 열린 이날 행사는 21세기에 걸맞은 새로운 한국 전통음악을 발굴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국악방송이 주관하는 '21C 한국음악 프로젝트'의 두 번째 미국 공연으로 열렸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주목받은 젊은 국악 그룹 '아나야'와 '프로젝트 시나위', 특별게스트 '월드뮤직그룹 바이날로그'가 출연해 서로 다른 색깔의 국악을 들려줬다. 최근 큰 성공을 거둔 다큐멘터리 영화 '워낭소리'의 OST에 참여해 관심을 끈 '아나야'는 민요와 판소리의 현대적 해석으로 인기를 끈 퓨전 보컬 그룹. 대금과 기타, 베이스, 드럼, 피아노 등 동.서양을 넘나드는 악기의 반주에 맞춰 한복 차림에 부채를 손에 든 소리꾼과 청바지에 티셔츠를 걸친 래퍼가 한 무대에 서서 '따북네', '신사랑가' 등 민요와 판소리를 선사해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전통 악기 대금에 피아노, 베이스, 드럼이 어우러진 '월드뮤직그룹 바이날로그'는 민요 '도라지'와 피아노 연주자 양승환의 자작곡을 분위기 있는 재즈풍의 국악으로 풀어내 큰 박수를 받았다. 공연의 피날레는 구성원들의 출중한 개인기가 돋보인 '프로젝트 시나위'가 장식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졸업생들로 구성된 '프로젝트 시나위'는 산조와 시나위, 판소리 등 전통음악의 여러 장르를 아우르며 열정적인 연주와 즉흥음악에 대한 탐구 정신으로 호평받는 그룹이다. '씻김'과 '시나위', '인당수' 세 곡을 선보인 이들은 때로는 심장을 뛰게 하는 역동적인 비트로, 때로는 마음을 어루만지는 아름다운 선율로 국악의 매력을 발산하는 한편 대금, 해금, 가야금, 아쟁, 피아노, 타악기, 보컬 등 각각의 구성원이 뛰어난 실력으로 즉흥 연주의 묘미를 보여주며 앙코르 요청을 이끌어냈다. 젊고 새로운 국악에 한국 교민뿐 아니라 일반 관객들의 호응도 뜨거웠다. 종종 한국 전통 공연을 찾곤 한다는 고등학교 문학 교사 제임스 피그먼은 "감동적인 연주였다"면서 "다양한 장르를 고유의 전통과 섞어 신선하면서도 예술적으로도 높은 성취를 이룬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들은 뉴저지로 이동해 오는 8일 라이더대학 내 브리스톨 예배당, 9일에는 페디스쿨 등 뉴저지 소재 고교 두 곳에서 공연한다. 라이더대에서는 음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국 음악 특강도 계획돼 있다.

  • 전시·공연
  • 연합
  • 2009.04.07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