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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IMF 여파로 휘청거릴 무렵 공예인들이 뜻을 함께 했다.사단법인 한국공예문화협회(이사장 이광진)의 발족을 위한 대오였다.창립 10주년을 맞아 전북도립미술관 기획전을 연 회원들의 감회는 남다르다.시작은 미미했으나 끝은 창대하게 꾸려가겠다는 의지와 결속력이 빚어낸 결실.이광진 이사장은 "출향 공예 작가들 뿐만 아니라 서양화가, 동양화 작가들까지 기금 마련을 위해 작은 정성을 모아 여기까지 왔다"며 "지역 개최가 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익산 한국공예대전을 주된 사업으로 이끌어 주류 공모전으로 확고하게 자리잡을 만큼 성장했다"고 설명했다.이번 기획전은 한국공예문화협회 작가들이 47점을 선보이는 자리다. 6일부터 19일까지 전북도청 기획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이번 전시는 전북 공예의 현주소가 담긴 전시. 현대적이고 세련된 금속 공예를 비롯해 한국적인 미감을 소화한 한지·자기·섬유 공예작품과 회화작품까지 한자리에서 아우른다. 전통적인 소재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소화한 작가들의 노력이 돋보인다.현재 한국공예문화협회 회원은 명예회원을 포함해 67명. 120여명이나 됐던 회원수가 몇 년 사이 절반으로 줄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원들의 끊임없는 열정과 헌신으로 국제공모전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착실한 준비를 해오고 있다.올해는 무대를 옮겨 5월 27일부터 31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2009 한국공예 100인 초대전'을 통해 한국 공예의 그 가능성을 점친다. 공모로 받은 작품 80여점은 개인전 부스 형태로, 원로 작가들이 출품한 20여점은 특별전으로 꾸려질 계획.한국공예문화협회는 지난 2007년 '한국공예 100인 초대전'을 통해 원로작가 및 중견작가들을 아울러 작품 외연을 확장해 깊이와 넓이를 더했으며, 지난해 '한국공예 청년작가 100인 초대전'을 통해 젊은 열정과 초심을 잃지 않은 왕성한 실험정신이 돋보이는 전시로 주목을 모은 바 있다.
전시장에 들어선 순간, 관람객들은 위풍당당한 글씨와 마주하게 된다.보는 사람의 기를 단 번에 제압해 버리는 글씨. 가로 90㎝ 세로 90㎝의 종이에 한 글자씩, 열여덟자를 써놓은 중국 당나라 송과정의 글이다.'벼락이 꽂히고 바위가 떨어져 내리는 기괴함과 기러기가 날고 짐승들이 놀라 뛰며 새가 춤추고 뱀이 놀라 달아나는 자태'란 뜻은 글씨는 자유스러우면서도 선을 살리고 힘이 있어 웅장해야 한다는 평소 그의 생각과 일치한다. 9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열리고 있는 청람 최동명씨(37)의 첫번째 개인전 '붓의 반란'이다."서예라고 하면 하얀 종이에 기존 서체로 쓴 정형화된 글씨를 떠올리기 마련이죠. 하지만 그럴 경우 관람하는 입장에서는 꽤 지루할 것 같습니다. '붓의 반란'은 서예로도 충분히 많은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하게 됐습니다."최씨는 "기본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최대한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오체는 물론, 문인화와 전각, 한글, 현대서예까지, 첫 전시인 만큼 작가로서의 욕심도 굳이 숨기지 않았다. 직접 종이를 염색해 회화성도 더했다."서예가 마음 공부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심신수련에서 벗어나 예술적으로 승화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젊으니까 실험이나 도전도 가능하다고 생각했죠."작품을 하나 완성하면 스승에게 먼저 선을 보이는 것이 서예계 관례지만, 그는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단 한 작품도 보이지 않았다. 단지 쓰는 것이 아닌, 표현으로 작가의 정체성을 찾고 싶었기 때문. 전통과 현대를 어우르는 나름의 고뇌가 작품 곳곳에 깃들어 있다.최씨는 원광대학교 서예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했다. 현재 민족서예인협회 전북지부장으로, '대한민국 서도대전' '강암서예대전' '남도서예문인화대전' 등의 초대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연극을 준비 하면서 하고 싶은 일들을 참 많이 참아야 했어요. 그래서 다시는 안해야 겠다고 마음 먹었는데, 혼나지만 않는다면 다른 작품도 하고 싶어졌어요."(고동현)"이 공연을 준비하면서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란 책을 처음 읽어봤어요. 같은 또래 친구들이 많이 봤으면 좋겠어요."(하창우)12일까지 익산 소극장 아르케에서 공연되고 있는 극단 작은소·동(대표 이도현)의 가족극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연출 한유경)에는 '제제' 또래의 어린 배우들이 출연한다. 주인공은 '제제'역의 고동현군(이리부송초4)과 '또또까'역의 하창우군(이리고현초5). 발음이 꼬이고 대사를 까먹는 일이 다반사지만, 아역배우가 없는 연극판에서는 귀한 배우들이다.성장소설의 고전으로 불리는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는 동현이와 창우의 데뷔 무대. 이도현 대표는 "십 몇 년 전 스물일곱살이란 나이에 '제제'를 연기했었는데, 이왕이면 아이들이 직접 연기하는 편이 관객들과 소통하기에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대표는 "마침 동현이와 창우 부모님이 구연동화에 관심이 많아 섭외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그 때 그 때 상황마다 감정을 담아 표정을 잡는 것이 어렵기는 하지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연기를 하다보니 자신감이 생기는 것 같아요.""공연 횟수가 많아질 수록 무대에 서는 게 더 걱정되고 어렵다"는 말로, '무대를 무서워할 줄 알아야 한다'는 어느 노련한 배우를 떠오르게 만드는 동현이와 창우. 설익었어도 풋풋함만으로도 미소를 짓게 하는 어린 연기자들이다.
"제가 언제 '그 말'을 할지 제 입만 바라보고 계시네요."입에서 간신히 '그 말'이 떨어지자, '그 곳'은 입을 연다.전 세계 외국어로, 때로는 별명처럼 불리는 '성기의 독백'이 쏟아져 나온다.5일 오후 9시 30분 서신동의 한 카페에서 '비밀의 문'을 열기 위한 눈 파란 여성들이 모였다.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Vagina Monologues)'는 사랑과 생명이 피어나는 성(聖)스러운 곳이 아니라 숱한 오해와 편견에 둘러싸여 성(性)스러운 곳이 돼 버린 버자이너에 관한 이야기. 전주에서 학원 영어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이들이 성폭력 추방의 뜻을 담아 준비했다.미국의 사회운동가이자 극작가인 이브 엔슬러가 200여명의 여성들을 직접 인터뷰한 내용으로 꾸민 작품. 남성 중심의 역사 속에서, 참혹한 전쟁 속에서, 침묵당해야 했던 위안부 여성의 인권문제까지 담겼다. 하지만 전달방식은 무겁지 않다.외웠던 대사를 잃어버려 눈짓을 서로 주고받으며 옆 사람을 툭툭 치며 웃다가도 눈시울을 적시는 분위기의 반전. 아마추어 배우들이라 무대를 압도하는 카리스마는 없지만, 솔직 담백하게 털어놓는 '버자이너'는 여성 그 자체로 활짝 피어난다."성폭력 문제로 고통받았던 여성들이 그것이 끝이 아니라, 또다른 시작이라는 걸 깨닫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세계 여성들을 하나로 묶어낸 이 작품이 전주에서도 처음 올려지게 되는 데다 지역사회를 변화시키는 작은 불씨를 지필 수 있어서 기쁘다"연출과 기획을 맡은 제시카의 필두로 매건, 르하나, 아만다, 이자벨, 안젤라, 돈, 조니, 클로이와 뒤늦게 합류한 한국인 성스레씨까지 바쁜 시간을 쪼개 연습이 한창 진행 중. 국적도 피부색도 각기 다르지만, 여성들의 해방을 위한 열정은 관객들의 마음을 무장해제시킬 완벽한 준비가 돼 있다.공연은 18일 오후 8시 서신동 구 송강호철판구이(JR's Salon), 19일 오후 2시30분·7시 전북대 앞 투비원 클럽에서 올려질 계획. 모여진 수익금은 전북여성단체연합 후원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에서 이달 17일부터 열리는 조선시대작품전이 미국 유력지에 크게 소개돼 눈길을 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4일 문화 섹션 8면 전체를 할애한 `한국 문화가 되살아난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한국 르네상스의 미술, 1400∼1600」으로 명명된 이번 전시회를 소개했다. 신문은 세 가지 작품 사진을 곁들인 기사에서 이번 전시회는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이 수십 년 만에 국제적으로 한국 작품을 수집해 연 첫 작품전이라고 소개하고, 앞으로 한국 미술사의 주요 시기를 시리즈로 소개한 여러 전시회가 계획돼 있다고 전했다. 토머스 캠벨 관장은 "이번 전시회는 미술관의 한국 미술 프로그램에 아주 중요한 새 기획"이라고 평가했다. 매의 모습을 그린 보스턴미술관 소장 회화가 그동안 14세기 중국의 화가 작품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연구 결과 조선시대 화가 이암의 작품으로 밝혀져 이번에 처음 한국 회화로 소개되는 사연도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뉴욕 전시회를 시작으로 미국의 미술관 애호가들이 한국을 이해할 수 있는 전시회가 잇달아 열린다면서 뉴욕 전시회가 끝나고 1주일 만인 오는 6월 28일부터 LA카운티미술관(LACMA)이 한국 현대작가 12명의 작품을 전시하는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연극이 중심이 된 대학로의 소극장에서 오페라 장기 공연이 열린다. 벨오페라단(대표 안광영)은 6일부터 내달 9일까지 대학로 씨어터디아더 극장에서 도니체티의 오페라 '사랑의 묘약'을 공연한다.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젊은이들의 사랑을 둘러싼 소동을 가볍게 그려낸 작품으로 '남몰래 흘리는 눈물' 등 아름다운 아리아들이 여러 편 들어있다. 성악가들이 대학로에서 활동하는 연극 배우들에게 연극 개인지도를 받고, 춤을 배워 오페라의 극적 재미를 높였다. 오페라 대중화를 위해 이탈리아 원어 대신 한글로 각색해 공연한다. 연출 고제형, 음악감독 고건화, 연기감독 강병식. 평일 7시30분, 토 3시ㆍ6시. 3만원(학생 2만5천원). ☎02-579-7762.
바이올리니스트 최세종 전북대 교수(62)가 '로맨틱 소나타의 밤'을 주제로 독주회를 연다. 7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최교수는 서울대와 독일 트로싱엔음악대학교 대학원을 졸업, 서울시립교향악단 부수석과 전주시립교향악단 악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전북실내악단 음악감독 겸 지휘자로도 활동하고 있다.이날 연주회에서는 바이올린의 서정적 선율이 아름다운 드보르작의 '낭만적 소품 Op.75', 전체적으로 소박한 실내악의 효과와 함께 협주곡의 효과를 느끼게 해주는 요소가 교차하는 그리그의 '바이올린 소나타 제3번 c단조 Op.45', 고전적 형식 안에서 다양하게 변하는 선율, 리듬의 확대와 축소, 반음계적인 화성과 자유로운 전조가 사용된 프랑크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A장조' 등을 연주한다.특히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A장조'는 피아노 파트의 활약이 돋보이는 곡. 피아노는 한양대를 졸업하고 러시아에서 유학, 협성대와 우석대에 출강하고 있는 전정희씨가 연주한다.
"선배들 도움이요? 저희가 뛸 수 있는 만큼 최대한 뛴 다음에, 안 되면 그 때 도움을 요청해야죠. 젊으니까 몸으로 부딪치려고 해요."지난 2일 저녁 8시 전북대 합동대강당. 리모델링이 중단된 건물 곳곳에는 철근과 목재 등이 널브러져 있지만, 무대 위에 선 예닐곱명의 배우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연기에만 '푹' 빠져있다."영훈이는 굳이 다른 배우들 보려고 하지 마. 안 봐도 돼. 오케이? 또 가자!"이번 공연 연출을 맡은 송동관씨(25·기계설계공학과3)가 주인공 '조만득'을 연기하는 김영훈씨(23·동물자원과학과2)의 시선 처리를 지적했다. 무대 뒤에선 아직 신(scene)에 들어가지 않은 배우들의 연습 소리가 들려왔다.오는 5월 21일과 22일 '제100회 축제 공연'으로 '배꼽춤을 추는 허수아비'를 올리는 전북대학교 연극동아리 '극예술연구회 기린극회'(이하 기린극회). 지난 1961년 도내에 연극공연단체가 전무했던 시절, 당시 전북대 신문사 편집국장이던 고 박동화 선생이 창단한 '극예술연구회'가 반백년을 이어 100회 정기공연을 맞은 것이다. 기린극회는 1964년 역시 박선생이 만든 전문극단인 '창작극회'와 거멀못 관계로 60~70년대 전북 연극의 중흥을 이끈 양대 축이었다. 1994년에는 '굼벵이벌의 천지'로 '제17회 전국대학연극제'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100번째 정기공연은 졸업한 선배님들과 함께 하고 싶었는데, 시간 맞추기가 힘들더라고요. 이번엔 재학생들만 참여하지만 절대 대충 하지는 않을 겁니다."송씨는 "관객들이 공연장을 나갈 때 무엇이든 얻어갔으면 좋겠다"며 '100회'라는 타이틀보다는 내실있는 공연에 무게중심을 뒀다."주인공 '조만득'을 보고 우리를 보는 것 같았어요. 사람에 찌들고, 돈에 찌들고, 가족에겐 상처만 받죠."'배꼽춤을 추는 허수아비'는 이청준 원작의 '조만득씨'를 각색한 작품. 28명의 '기린아'들이 이 작품을 고른 것은 주인공 '조만득'의 모습에서 '현대인의 자화상'을 발견했기 때문이다."70~80년대에는 집체극이나 마당극 등 시대에 대한 고민이 반영된 작품들을 많이 했대요. 과거엔 연극이 관객들을 이끌었다면 요즘엔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예전에 비해 공연 장비가 많아지고 좋아져 공연하기가 쉬워졌다"는 '기린아'들은 "선배들이 수십 년간 길을 잘 닦아온 덕분이다"며 선배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현재 '기린극회' 회장인 김영훈씨는 "우리끼리는 농담으로 '전북대 연극영화과에 다닌다'고 말한다"며 "먹고 사는 일만 아니면 좋아하는 연극을 계속하고 싶다"며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의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어화둥둥 내 사랑이야." "사랑. 사랑. 사랑이로구나."국립민속국악원(원장 이재형)이 자체 기획한 '신(新) 판놀음 - 어화둥둥 내사랑 춘향'을 남원국립민속국악원 예원당 무대에서 올린다.4부작으로 제작된 이번 작품은 판소리·판굿·춤판·잽이판에 창극에 덧대 '서사적 관점의 소리'를 이끌어가는 게 특징.1부작 주제는 '어화둥둥 내 사랑이야(4일 오후 3시)'. 길놀이인 '신비나리 소리내력'에 '소고춤' , '진양과 대금독주'의 산조합주, 황갑도 허은선 소리꾼의 '단가 사철가'에 이어 광한루에서 인연 맺는 대목의 창극판으로 꾸려진다. 방자를 앞세우고 광한루로 나들이를 나섰다가 춘향을 보고 첫 눈에 반한 몽룡. 글 공부는 커녕 책 속엔 오직 춘향 밖엔 없다.2부작'여보 도련님 날 다려가오(11일 오후 3시)'에선 길놀이를 시작으로 장구춤, 판 굿에 열두발상모 돌리는 장면이 마련된다. 기악단의 '중모리와 해금독주', 소리꾼 김수영씨의 '춘향가 중 초 앞 대목'이 이어질 예정. '사랑 그리고 이별'로 이어지는 창극판은 몽룡과 춘향이 백년가약을 맺는 대목. 하지만 몽룡의 부친이 한양으로 떠나는 바람에 눈물의 이별을 맞게 된다.'일자로 아뢰리다(18일 오후 3시)'의 3부작엔 길놀이에 이은 북춤, 판굿과 대접 돌리기라고도 하는 버나 돌리기 묘기가 이어진다. '중중모리, 엇모리와 거문고 독주'에 이어 소리꾼 양은주씨의 가장 많이 알려져 있는 눈대목인'춘향가 중 사랑가'가 흥겹고 재밌게 묘사된다. '변사또의 부임과 십장가의 대목'이 무대의 절정. 새로 부임한 원님이자 호색가인 변학도가 억지를 춘향이를 불러들이는 장면이다. 수청을 요구한 변사또를 단호히 거절하는 춘향의 굳은 절개가 돋보이는 무대다.마지막 무대인'암행어사 출두야(25일 오후 3시)'는 재회 편이다. 길놀이를 시작으로 바라를 들고 마주치면서 빠른 동작으로 소리내 추는 춤인 자바라춤이 선보인다. 판굿과 설장고놀이, 자진모리와 가야금 독주, 소리꾼 허은선씨의 십장가 대목이 눈물을 자아낸다. 창극판 에선 장원 급제한 몽룡이 남원에 내려와 변사또 만행을 듣고 출두를 나서고, 굳은 맹세를 했던 이몽룡과 성춘향이 재회하는 순간을 담았다.
함초롬 만돌린합주단(단장 이정민)이 제3회 저소득 난치병 환자와 전북대병원 암센터 후원금 마련 위한 한·일 합동 자선 음악회를 연다.1부는 'O sole mio''눈물젖은 두만강''백마강 달밤'에 이어 2부 'Ricordi di Napoli''Sonata per mandolino e basso n.2'로 무대를 꾸려간다.가이즈카만돌린합주단이 이어가는 3·4부엔'Amazing Grace''Sonata of Winter'등이 연주되며, 지휘자 김병규씨와 미요시 사다오의 합동 무대가 마련될 계획.
▲ 붓의 반란-3일부터 9일까지 전북예술회관서예가 청람 최동명씨의 개인전. 서예에 대한 인식 전환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한 전시다. 오랫동안 보아온 전통적 서예작품의 경향에서 탈피, 서예적 특성 중 하나인 문자성과 일회성을 활용해 시각예술과 인문예술의 조화로써 서예를 추구했다.현대서예, 전각, 문인화, 전통서예 등 50여점 전시.▲ 한국공예문화협회 회원전-6일부터 19일까지 전북도청 기획전시실전북도립미술관 기획전에 익산한국공예대전을 개최하며 전통 및 현대공예의 맥을 잇고 있는 한국공예문화협회가 초대됐다. 10주년 기념전. 수도권이 아닌, 지방을 거점으로 특정 장르에서 권위를 인정받는 전국 규모의 공모전을 지속해 올 수 있었던 힘이 느껴지는 전시다.
관람료가 라면 다섯 봉지.한 겨울에도 찬밥을 먹던 조손가정 아이들의 바람은 따뜻한 라면을 먹는 것이었다.전공·비전공 연주자와 중창단으로 결성된 산성 오케스트라가 이들을 위해 올해도 나선다. 벌써 7회째를 맞은 라면 음악회다.송흥준 산성교회 목사는 "교회에서 무료로 악기 다루는 수업을 해오다 오케스트라가 결성돼 조손가정을 돕기 위한 라면 음악회를 구상했다"며 "익산시자원봉사센터와 익산시청을 통해 라면 7000봉지와 수익금 등을 전달해왔다"고 말했다.'익산에 배고픈 아이가 있다면, 가문의 불명예다'라는 우스갯소리를 주고 받으며 익산 지역 조손가정 137곳을 방문해왔던 이들이다.경제위기로 자신의 호주머니를 내어놓기가 쉽진 않지만, 관람료가 라면 5봉지라는 말에 시민들은 흔쾌히 나선다. 서로가 부담 없는 음악회. 지휘는 올해도 이일규 전북대 교수가 맡는다. 1부에선 슈베르트 미완성 교향곡의 클래식을 비롯해 영화 O.S.T의 '캐리비안의 해적'과 목관 앙상블의 'Por una caveza''Flying petals'등이 연주된다. 중창단의 'Any dream will do''도레미송'도 함께 올려질 예정.2부엔 라면 전달식이 이어진다.올해 연주회는 3일 오후 7시30분 익산 솜리문화예술회관에서 감동을 선사할 계획.익산·무주·군산·신태인으로 찾아가는 음악회도 계속된다.
조선 후기 한학자이자 서예가인 서홍순(1798~철종대)의 글씨가 공개됐다.향토사연구가인 김인기씨(70·익산시 남중동)는 지난달 31일 서홍순의 글씨를 사진을 통해 공개하며, "망가진 몽당붓이 큰 독으로 가득찼다는 이야기가 전해질 정도로 글씨 공부에 전력한 서예가"라고 소개했다.호산(湖山) 또는 진사(晋史)를 호로 쓰는 서홍순은 익산 웅포 출신으로, 창암 이삼만의 수제자다.
고즈넉한 산사 마당에 흩날리는 낙엽으로, 질펀한 단가 한소절 같은 막걸리 한사발로, 전북의 소리가 새겨졌다.전라북도가 전북의 문화관광자원을 테마별로 정리해 지난해 펴낸 「전북의 재발견-소리」에 실린 지용출씨의 판화 작품이 전시된다. 2009 지용출 목판화전 '소리여행'.사단법인 문화연구 창이 마련한 이번 전시는 지씨의 작품이 삽화로 끝나기에는 아깝다는 여론 때문. 소품이지만, 목판화의 간결함과 시원한 여백을 통해 전북의 진정한 소리맛을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이다.이번 전시가 더욱 의미있는 것은 시민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문화 활동을 펼치고 있는 공간들을 순회한다는 것이다. 1~8일 효자문화의집을 시작으로, 9~15일 인후문화의집, 17~22일 미나리갤러리, 23~29일 최명희문학관으로 이어진다. 시민들이 편하게 감상하고 저렴한 가격으로 작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작품당 가격도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10만원으로 정했다.개막식은 1일 오후 6시 효자문화의집. 전시 개막과 함께 간단한 소리판도 벌어진다.
시간을 조각하는 손이다. 하버드대학에서 세포생물학을 전공하면서 갖게 된 '하버드생 첼리스트' 타이틀.줄기세포를 연구하면서 연주자의 길을 걷는 까닭에 그의 작은 손은 수난의 연속이지만 열정적인 삶을 위한 선택은 대범하다. 우수한 과학자로서 우뚝 서는 일도 첼리스트로서 전혀 하자가 될 것이 없다는 당찬 신념. 전주시립교향악단의 제160회 정기연주회로 전주를 찾은 첼리스트 고봉인(24)씨다.피아노를 공부한 어머니의 음악적 감수성을 물려 받아 시작한 첼로. 당시 한국예술종합학교 예비학교 정명화 교수가 그의 연주를 듣고는 부모에게"한번 시켜보라"고 권했다.제3회 차이코프스키국제청소년콩쿠르에서 첼로부문 1위를 입상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정작 그는 콩쿠르에 나가기 전 심각한 회의에 빠졌다. 1995년 일본 제1회 차이코프스키국제청소년콩쿠르에서 출중한 연주가들과 조우하며 출전을 다짐했지만, 한 곡을 반복적으로 연습하는 것이 싫었고, 대회를 통해 비교 평가를 받는데 거부감이 들었던 것.독일 유학 시절 18세 때 처음 접했던 윤이상 음악에 더욱 매료됐다."독일 지인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습니다. 배를 타고 나가 한국땅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그리워했던 그에 관한 애틋함이 생겼어요. 작곡가 인생을 이해해야 그 곡을 소화할 수 있게 된다는 것도 그때 알게 됐습니다."동베를린 간첩단 사건으로 옥살이를 한 뒤 썼던 곡엔 그의 격정적인 인생의 굴곡이 담겨 있다. 윤이상 탄생 90주년 기념으로 열렸던 '윤이상 페스티벌' 개막 공연에서 연주 도중 줄이 끊어질 만큼 연주에 몰입해 이수자 여사가 눈물을 흘리며 '남편이 살아난 것 같다'고 했을 정도다. 그는"최고의 찬사였다"고 말했다.한없이 가느다란 현 위에서 쉴새없이 걷고 있지만, 그의 눈은 독수리 눈빛이다."20대 연주임을 감안하더라도 깊이가 있다 혹은 인생의 깊이를 잘 소화했다는 평가를 듣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공부와 연주자의 길 둘 다 포기할 수 없지만, 결국 그 고지는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나중엔 지휘자도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전주시립교향악단(상임지휘 강석희)의 제160회 정기연주회는 '2009 교향악축제'(5일 오후 5시 서울예술의전당)의 대장정을 위한 서곡이다.'하버드생 첼리스트'로 알려진 고봉인씨와의 협연으로 깊이가 더해졌다.우선, 박준영씨(작곡가협회 기획이사)의 '음향환상곡' 초연이 주목을 모은다.새로운 음향 효과를 넣은 것이 특징. 현악기 줄을 줄이는 부분을 이용해 날카롭게 긋는 소리, 금관악기의 마우스피스를 손바닥으로 치는 소리 등 특이한 소리가 등장한다.첼로협주곡 마단조의 '엘가'를 비롯해 베토벤 교향곡의 제3번 내림마장조의 '영웅'이 무대를 수놓을 예정. 늦가을의 적막함이 서정적으로 표현된'엘가'는 당시 주목받지 못했던 비운의 여류 첼리스트 자클린 뒤프레로 인해 유명해진 곡이다.그간 낭만적으로만 연주해왔던 '영웅' 의 1악장을 가볍고 긴장감있게 표현해 변화를 시도했다. 민중의 권리를 옹호하고 자유를 부르짖었던 나폴레옹을 찬미하기 위해 썼다가 그가 황제가 되었다는 소식에 분개해 죽고 나서야 공개됐던 곡. 그래서 2악장은 장송 행진곡으로 알려져 있다.강석희 상임지휘자는 "전주 시향의 단원이 부족해 큰 곡을 소화하기엔 어려움이 뒤따랐지만, 널리 알려진 곡으로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준비했다"며 "오케스트라의 가장 든든한 '빽'이 청중인 만큼 이들을 위한 특별한 연주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공연은 1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
이번엔 수궁가 완창 발표회다.'별주부타령''토끼타령'으로 불리는 수궁가는 해학성과 풍자성이 뛰어난 작품. 조선후기 정치현실을 우회적으로 담아냈기 때문이다.소리꾼 김민영씨(34)가 4월 4일 오후 2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서 '수궁가 완창 발표회'를 갖는다."걱정이 앞섭니다. 박초월 명창의 유일한 남자 제자가 조통달 명창이었어요. 수궁가 하면 조통달 명창의 골계미가 살아있는 무대를 먼저 떠올리거든요. 제 무대가 그에 비해 자칫 밋밋하게 보일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조바심이 드는 거죠."박초월 바디의 이번 완창 공연은 수궁가 초앞 용왕이 탄식하는 대목부터 더질더질 끝부분까지.굵고 웅장한 음악적 구성이 돋보이며 정교한 이면을 그리는 소리바탕이 특징이다.성음을 연습하느라 걸걸한 목이 더 쉬었다는 그는 "2시간을 훌쩍 넘기는 완창 무대라 뒷부분으로 갈수록 아니리 부분을 소화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완창 판소리는 창자에게나 청자에게나 그것은 도전이 된다"는 그는 내년엔 흥보가 완창을 선보일 계획. 각자의 예술적 능력을 극한까지 시험하는 이번 발표회를 통해 더욱 깊어진 소리를 선보이겠다고 피력했다.고수는 전북도립국악관현악단에서 활동하는 조용안씨. 지난해 처음 열사가 발표회로 호흡을 맞춘 이후 함께 해오고 있다.남원 출생으로 전북대 한국음악학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전정민 이성근 성우향 최승희 전인삼씨를 사사했다. 국립민속국악원에서 선정하는 '2009 젊은예인전'에도 선정된 그는 현재 전주시립국악단 단원으로 한국미래문화연구원 음악분과 위원, 두루회 지도교수, 전북대 강사로 활동 중이다.
'박스 갤러리 나비' 개관전에는 한국 화단을 이끌어 온 원로 서양화가 성백주 선생과 중견 조각가 계낙영 정현도 전북대 교수가 초대됐다.'장미화가'로 더 잘 알려진 성백주 선생은 좀처럼 지방에서는 전시를 열지 않는 작가. 전북에서의 전시는 이번이 처음으로 역시 장미를 그린 그림 22점을 내놓았다.자신의 작업을 '무심코 지나치게 되는 일상적인 형태를 정반대의 물성을 가진 돌에 접합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하는 계낙영 교수는 경직돼 있는 듯한 돌에서 리듬감을 찾아냈다. 정현도 교수의 작품에는 단순하면서도 맑고 깨끗하고 감각적이고 부드러운 느낌이 전해진다.이번 전시는 15일까지. 개관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로, 매주 일요일은 휴관이다. 063) 277-0303
"제 나이 50이 되면 갤러리를 열고 싶다는 생각을 오래 전부터 해왔는데, 올해가 딱 50입니다. 작가로 활동하면서 공간의 필요성도 느껴왔고요."26일 전주시 서신동에 '박스 갤러리 나비(Park's Gallery NaB)'를 오픈한 박경숙 대표(50). 그는 "시내 중심가나 큰 도로변에 위치한 것은 아니지만, 관람객들을 충분히 끌어들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문화공간으로서 잘 가꿔나가고 싶다"고 말했다.원광대 사범대학 미술교육과를 졸업하고 전북대 대학원 석사과정 중인 박대표는 2006년과 2008년 개인전을 열었던 서양화가. KBS유아교육회 전북본부와 (주)유니크커뮤니케이션 대표로 오랫동안 사업에 매달려 왔지만 2005년부터 작업에 몰두, 그림 속에 자신의 조형언어를 힘있게 표현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 '박스 갤러리 나비'는 행사기획, 디자인, 인테리어, 포토미디어, 온라인비즈니스 등을 전문으로 하는 유니크커뮤니케이션의 한 파트다."전북예술회관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그 곳과는 다른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창문을 통해 밖에서도 전시장 내부가 들여다 보이도록 했더니 '길거리 갤러리' 같은 인상을 주는 것 같아요."전시공간은 116m² 정도. 조형적 느낌을 살려 유럽풍으로 설계하고 바깥벽에 노란색을 칠해 누구라도 들어와 보고 싶은 공간으로 꾸몄다. 전시 이외에도 자체기획한 문화아카데미나 세미나 대관 등을 통해 문화공간으로 활용성도 높일 계획이다."대관은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대신, 한달에 한번 기획전과 초대전을 이어가며 전북 화단에 새로운 화두를 던져주고 자극이 될 수 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지역 작가들을 키울 수 있는 시스템도 안정적으로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박대표는 "전속작가를 선정하고 외국 아트페어에 지속적으로 출전하는 등 젊고 가능성있는 작가들이 외부로 활발하게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영화 분량의 70%를 전주에서 촬영한 '그림자 살인'이 소품과 의상들을 공개한다.전주영상위원회는 "전주영상위가 촬영지원한 '그림자 살인'의 시사회를 30일 진행한 데 이어 4월 2일부터 14일까지 전주CGV와 롯데시네마 로비에서 관련 소품과 의상들을 전시한다"고 밝혔다.전시물품은 주인공 '진호'(황정민)와 '광수'(류덕환), '순덕'(엄지원), '영달'(오달수)의 의상과 만시경, 왕진가방세트, 유도 후레쉬, 가라쿠리 인형, 은청기, 액션용 양날검, 간이 수술도구, 축음기, 라이터, 담배 등 총 16점. '그림자 살인'은 살인사건을 풀어가는 조선 최초의 탐정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것으로, 지난해 전주영화종합촬영소 야외세트장과 실내스튜디오에 1910년대 경성거리와 공중곡예단, 경찰지서 세트 등을 짓고 촬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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