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약속은 지켜야 한다 - 양태규
우리는 매일 매일 많은 약속을 하며 살고 있다. 식사약속,결혼약속,변제약속, 운동약속,교통법규준수 등.이러한 약속들은 대부분 어떤 조건이나 내용을 지킬 것을 다짐하는 것이 핵심을 이루고 있다.그래서 약속은 지킨다는 표현을 쓰고 있다. 지킨다는 것이 그 생명이기 때문이다. 우는 아이를 달래기 위해 무심코 내뱉은 엄마의 말 한 마디 -시장 갔다 와서 돼지 잡아줄게- 에 ‘아이는 부모에게 배우는 법, 아이를 속일순 없다’며 결국 돼지를 잡은 曾子의 얘기, 큰 나무를 북문으로 옮긴 자에게 포상을 약속 하고 그를 실행에 옮겼던 秦나라 상앙의 移木之信, 애인과의 다리밑 약속을 지키기위해 교각을 끌어 안은 채 홍수에 익사한 노나라 尾生之信, 계포가 한 번 ‘OK'하고 내뱉은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는 季布一諾은 ‘지킴’이 만들어 낸 고사들이다.서양에서도 ‘약속을 한다’(keep promise)고 할때 keep를 사용하여 ‘지켜야 함’의 절대성을 분명히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Pacta sund servanda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도 지켜져야 함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법格彦이다. 그러나 약속은 쉽지만 이를 이행하기란 그리 간단치가 않다. 그래서 ·도리에 어긋나는 약속은 해서는 안된다(有子)·장사꾼같이 약속하고 군함같이 갚는다(에머슨)·시간엄수는 군주의 예절이다(루이 18세) ·약속을 지키는 최선의 방법은 약속을 하지 않은 것이다(나폴레옹)·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이 다 같이 유리할 때 약속은 지켜진다(솔론)·· 등의 잠언들이 우리를 충고하고 있다.여기에 담보,보증,공증,혈서,근저당 등은 ‘지킴’을 강요한 屋上屋의 배려들(?)이 아니가! 결국 약속은 약속(A bargain is a bargain)이기 때문에 이를 소중히 여기며 꼭 지키는 실천자세가 매우 중요하다. 지키지 못할 약속은 하지 않는다든가 지킬수 있는 수위의 약속만 해야 할 것이다. 지키지 못할 약속으로 실없는 사람이 된다거나 신의가 깨어진다면 사회의 도덕과 규범은 무너지고 질서는 파괴되고 말 것이다. 상대의 피해가 자신의 피해로 환류되고 결국엔 국가 사회 전체로 파급될 것이다.여기에 자신과의 약속 또한 매우 중요하다. 어쩌면 정말 지키기가 가장 힘든 것이 자신과의 약속인지도 모른다. 약속은 쉬이하면서도 실행하기가 어렵다. 그렇다고 약속을 안할 수도 없으니 말이다. 우승해서 세계 선수들에게 된장찌개를 먹이겠다는 자신과의 약속을 위해 부단히 벙커샷을 연습하고 있는 프로 골퍼 최경주, 몸이 악기라며 고급예술을 약속하고 극한까지 스스로 내몰아가며(maximum pushing) 피카소 그림같은 굳은살 발의 발레리나 강수진, 많이 팔리는 책보다는 좋은 책을 펴내야 한다는 약속을 60여년 이상 지켜오고 있는 을유문화사 정진숙 회장(95세) 등은 자신과의 약속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훌륭한 사람들이라고 하겠다.이처럼 잘 지켜진 약속은 신뢰와 신용을 넘어 인격과 품격 그리고 國格까지 낳아서 훌륭한 사람, 아름다운 사회, 건강한 나라를 만들게 한다.누구나간에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의 일을 잘 실천해가는 무언의 약속이 반복적으로 계속되어 무한히 펼쳐진다면 더 이상의 평화가 또 어디에 있을까!군인은 나라를 지키며,선생은 학생을 가르치고,근로자는 생산증대로 이윤을 극대화할 때, 농부는 풍년수확이 세상과의 불문률 아니던가?警察 또한 옛 성현들의 말씀(言,그 당시는 이것이 사회를 지배하는 도덕률로서 일종의 법이었음)이 국민들에게 공경스럽게(敬) 잘 받들어지는가를 살펴서(察) 위법한 소수는 다스려 처벌하고(治民) 선량한 다수의 백성은 편안케(安民) 치민안민의 治安을 펼쳤음이랴! 이것이 국민과의 약속일진데 여기저기에서 불안하다 도와달라며 하루에도 수십번씩 신고받다 보면 부단한(巡) 살핌(察)으로 고침무우(高枕無優)케 할 약속을 지키지 못한것 같아 송구스럽기만 하다.‘자기들끼리 서로 바쁘다’고 하리만큼 비상도 걸어 출동도 시켜보고 점검하며 책임도 묻곤하지마는 범죄에 노출된 다양한 유혹들은 곧 바로 巡察의 한계선상에서 마주치게 된다. 그럴때 마다 열악한 근무여건과 복잡한 치안환경들을 생각해보지만 治民安民의 막중한 임무(任重)는 분명 오래토록 영원히 함께 가야만 할(道遠) 국민과의 불변 약속이 아닌가(任重而道遠也:임무는 막중하고 갈길은 멀다). 정치인은 국리민복에, 농부는 농사에, 학생은 책에, 남편은 아내에, 근로자는 회사에, 공무원은 책무에 그리고 경찰은 범죄(예방과 검거)에 열심히 미쳐보자.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의 일에 조화를 이룬 영원한 평화가 에덴에서 부터의 약속이 아니었던가!우리 모두 각자가 약속한 일에 열심히 미쳐보자. 미치면 미쳐지리니(不狂不及)! 왜냐면 약속은 분명 지켜져야만 하기 때문이다./양태규(익산경찰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