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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의 물적 분할이 지난달 31일 결정됐다.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관련해 현대중공업을 중간지주사 역할을 하는 한국해양조선으로 바꾸고 비상장 자회사로 현대중공업이 신설된다. 이에 따라 존속법인인 한국해양조선은 신설 법인인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 사업회사를 거느리며 기존의 현대중공업 노동자는 신설 법인 소속으로 전환된다. 문제는 이번 물적 분할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한국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이 각각 나눠 갖지만 부채는 고스란히 현대중공업이 떠안게 된다. 1조6372억원에 달하는 현금 자산은 한국조선해양이 8804억원, 현대중공업이 7568억원씩 나누지만 1조5344억원의 단기금융부채와 7150억원의 장기금융부채는 모두 현대중공업이 책임져야 한다. 이로써 한국조선해양의 부채비율은 62.1%에서 1.5%로 줄어드는 반면 현대중공업은 부채비율이 60%에서 115%로 늘어난다. 결국 이번 현대중공업의 물적 분할은 재무적으로 우량한 기업 하나와 불량한 기업을 나누는 작업이고 재무적으로 불량한 기업은 자연히 구조조정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회사 측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려면 중간지주사 설립을 위한 물적 분할을 추진할 수밖에 없고 해외 기업결합 심사에도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다. 반면 노조 측에선 알짜 현금 자산을 넘겨받은 중간지주사를 통해 배당을 늘리면 3세 경영 승계를 위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만큼 대주주를 위한 결정이란 주장이다. 특히 해외 기업결합 심사를 통과하려면 현대중공업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럴 경우 군산조선소 재가동에도 파장이 우려된다. 막대한 채무와 1만5000여명의 근로자를 떠안은 신설 법인이 군산조선소를 재가동하기에는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 2017년 7월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 당시 현대중공업 측이 밝힌 2019년 재가동 의사는 결국 공염불에 그칠 공산이 커진다. 정부와 전라북도는 이번 현대중공업의 물적 분할이 군산조선소 재가동에 악영향이 없도록 적극 대처해야 한다. 군산조선소의 정상화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약속인 만큼 정부는 이번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관련한 기업 물적 분할이 군산조선소 재가동에 찬물을 끼얹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전라북도도 현대중공업 분할 사태를 예의 주시하면서 군산조선소에 악재가 되지 않도록 잘 대응해 나가야 한다.
오늘의 전북은 참으로 초라하다. 대기업 하나에 지역경제 전체가 흔들리고, 정부의 선물 하나에 일희일비 한다. 전북의 위상을 보여주는 각종 지표는 밑바닥을 가리킨다. 전북의 지역내총생산(GRDP)과 주민 평균 소득은 전국 최하위권이며, 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 역시 꼴찌를 다툰다. 전북의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아 타 시도로 떠나면서 인구수는 180만명 선을 턱걸이 하고 있다. 저출산과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지역의 활력도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희망을 되뇌어야 자신감도 생길 텐데 희망을 떠올릴 만한 여지가 너무 적은 것이 전북의 오늘이다. 과연 어디서부터 잘못됐으며, 무엇으로 전북의 희망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전북일보가 창간 69주년을 맞아사람으로 그 실마리 찾기에 나섰다. 저출산고령화탈전북 현상으로 지역의 활력이 뚝 떨어진 것도, 지역의 미래를 새롭게 일으킬 자산도 공히사람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전북엑소더스로 지역 활력 뚝 전북의 위축된 상황은 인구감소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전북의 인구는 1966년 252만명을 정점으로 매년 내리막길이었다. 1999년 200만명 선이 붕괴되고, 2005년 190만명 선도 무너졌다. 지난해에만 2만1407명이 줄어 이제 180만명 선을 지키기도 버겁게 됐다. 전북의 인구감소는 20~30대 젊은층의 전북이탈이 주된 이유다. 실제 최근 10년간 전북을 떠난 10~30 청년층이 10만명을 넘는다. 매년 평균 1만명 청년들이 전북을 등진 셈이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청년들의 전북엑소더스가 멈추지 않고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올 1월~3월까지 3개월간 전북을 떠난 20대 청년들이 벌써 3318명이나 된다. 유출 인구 10명 중 7명이 20대다. 젊은층의 전북 이탈은 출생아 수 감소와 지역의 고령화로 직결된다. 지난해 전북에서 태어난 출생아는 9858명으로, 처음으로 1만명 선이 무너졌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각종 대책이 청년층의 전북 이탈 앞에 무기력하기만 하다. 젊은층의 이탈과 저출산에 따라 전북의 고령화도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전북의 65세 인구비율은 4월말 현재 19.8%로, 전남에 이어 가장 높다. 전북은 이미 2007년 65세 인상 인구비율이 14%를 넘어 고령사회에 접어들었으며, 내년이면 초고령사회로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적으로 2026년 예상되는 초고령사회보다 전북이 6년이나 앞선다. 지역현안 해결 속도 내야 인구감소와 급속한 저출산고령화를 막지 않는다면 지역의 미래는 더욱 암울할 수밖에 없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최선책은 청년들을 붙잡는 일이다. 전북의 청년들이 왜 고향을 등지는지는 자명하다. 무엇보다 양질의 일자리가 문제다. 전북도와 도내 시군마다 청년일자리 만들기에 노력하고 있다지만 별 성과를 나타내지 못하는 걸 보면 전반적으로 전시성 혹은 미봉책 수준의 대책이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당장 현안부터 해결하는 게 답이다. 전북의 제3금융중심지 지정이 대표적 현안이다. 전북도가 금융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해 금융중심지 지정에 발 벗고 나섰으나 지난달 금융위가 여건의 미성숙을 들어 보류 결정을 내렸다. 금융중심지로 지정될 경우 금융 관련 여러 기관이 유치되고, 양질의 일자리가 대거 창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청년들의 대거 유입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본다. 지역적으로 절실히 필요하고 대통령 공약으로까지 들어간 전북의 제3금융중심지 지정이 하루속히 이뤄져야 할 것이다. 전주종합경기장과 전주 신시가지 대한방직 부지 개발에 대한 해답을 찾는 것도 일자리 창출과 관련된 큰 현안이다. 전주시는 종합경기장 개발과 보존 사이에 오락가락 하며 수년째 방치하다가 최근에서야 개발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최근 개발 계획도 특정 업체 특혜 문제 등으로 논란을 빚고 있어 전주시 계획대로 추진될지 불투명하다. 대한방직 부지 역시 기업의 투자제안서가 제출됐으나 진전이 없다. 그저 깔아뭉개는 행정으로는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 이 두 가지 사업만 제대로 추진되더라도 지역 청년들의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군산조선소 재가동 또한 주요 현안이다. 한국지엠 군산공장이 폐쇄된 지 1년여 만에 새 주인을 찾았으나 군산조선소 재가동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현대중공업 경영진이 올 재가동을 약속했으나 빈 말로 끝나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 지역의 활력소인 청년들을 끌어안으려면 기본적으로 이런 지역 현안들을 푸는 게 급선무다. 도민 모두가 역량을 결집해야겠지만, 특히 정치인의 역할이 중요하다. 인구감소에 따라 전북의 정치력도 예전 같지 못하다. 정치인 한 명의 역할이 더욱 커져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내년 총선을 앞둔 만큼 전북 정치인들이 어떤 활약을 펼치는지 지켜볼 일이다.
전주 특화거리가 이름값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전주시에 12개의 특화거리가 지정됐으나 몇몇을 제외하고 대부분이 당초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채 특색 없는 거리로 전락했다. 처음 지정될 때만 그럴 듯하게 포장되고 홍보됐으나 행정의 지속적인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고 해당 거리 주민들의 의지 부족 등으로 사실상 방치되면서다. 실제 다가동 일대 차이나거리의 경우 중국 관련 문화나 시설이 거의 없어 차이나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다. 지난 2004년 중국 소주시와의 자매결연을 기념하고 구도심 활성화를 위해 13억원을 들여 약 250m 길이의 차이나거리를 조성했으나 소주시에서 기증한 중국식 전통 대문과 용을 형상화한 가로등만이 차이나거리라는 사실을 알려줄 뿐이다. 중국 관광객 유입은커녕 일반 시민들의 발길도 뜸해 상권 전체가 활기를 잃었다. 중앙동 웨딩거리 또한 특화거리로 지정된 지 10년이 훌쩍 지났으나 웨딩 가게들이 하나둘씩 문을 닫았으며, 현재 빈 상가만도 10여개에 이른다. 그나마 영업을 하는 곳도 웨딩거리가 아니라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음식점과 카페뿐이란다. 기린로 전자상가 특화거리 역시 지정 초기에 축제 등을 통해 주목을 받았으나 지금은 특화거리로 지정된 곳인지조차 희미할 정도로 쇠락했다. 전주시에서 지정한 특화거리 상당수가 이렇게 유명무실해진 데는 지정만 해놓고 사후관리를 하지 않은 탓이 크다. 지역의 특화거리는 행정의 개입이 없더라도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 동종 업종이 집단화 된 공간이다. 이런 기존의 장소성을 극대화시켜 상권의 활성화를 꾀하기 위해 특화거리로 지정한 것이다. 특화거리에 대한 홍보와 안내, 주차 및 보행의 편의, 쉼터 제공 등 시민편익을 위한 서비스와 시설에 대한 행정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 그러나 전주시가 특화거리를 지정한 뒤 이런 기본적인 문제들에 대해 관심과 지원을 해왔는지 의구심이 든다. 이와 함께 상권에 있는 상가의 공동체 의식과 의지가 있는지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성공한 특화거리들의 경우 대부분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상가의 참여가 뒷받침됐다. 상가들이 자생력을 키우기 위한 노력이 있을 때 행정의 지원도 끌어낼 수 있다. 각종 이벤트를 만들어 소비자들을 불러내는 것도 상권 내 상가의 협력이 있어야 가능하다. 도시의 얼굴이라고 할 특화거리가 살아날 수 있도록 민관이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으길 바란다.
국가인권위원회 스포츠인권 특별조사단이 전국소년체육대회에 대한 현장 조사 결과, 아동 학대가 관행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25일과 26일 익산과 군산전주고창정읍완주 등지에서 열린 제48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경기장과 숙소에서의 학생 인권침해 사례는 비일비재했다. 감독이나 코치들이 경기 중인 어린 선수들에게 이 , 똑바로 안 뛰어 시합하기 싫어. 기권해 인마 그걸 경기라고 했냐 등 강한 질책과 욕설이 이어졌다. 심지어 관중과 학부모들까지 지켜보고 있는데도 이러한 언어 폭력과 인격 모욕은 거리낌 없이 자행됐다. 지도자들의 이런 행태는 전혀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일상적이라는 게 더 큰 문제다. 스포츠맨십은 없고 오직 승부욕만 가르치는 스포츠계의 잘못된 관행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일부 남성 코치나 심판들이 여자 선수들과 불필요한 신체접촉을 하는 것도 여러 차례 목격됐다는 것. 코치가 여학생의 목이나 어깨를 껴안고 이동하거나 경기 위원이 여중생 선수의 허리를 잡기도 했다. 이러한 과도한 신체 접촉행위는 자칫 성폭력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인권위 관계자의 지적이다. 또한 탈의시설이 없어 어린 선수들이 자동차 안이나 화장실 복도 관중석 등지에서 옷을 갈아입는 모습도 목격됐다고 밝혔다. 숙소도 이른바 러브호텔로 불리는 모텔이 많았다. 욕실 문이 없어 안쪽이 그대로 노출되거나 실내 인테리어가 어린 선수들이 머물기에는 부적절한 곳도 있었다. 여기에 남자코치가 여성 선수들을 인솔하면서 여성 보호자를 동반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이렇듯 전국소년체육대회가 아동 인권의 사각지대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 매너와 에티켓이 기본인 스포츠 대회에서 아동 폭력과 학대가 공공연히 벌어지고 승부욕만 조장하는 행태는 비신사적이다. 예의를 갖추고 상대를 존중하며 정정당당하게 페어플레이 정신을 발휘하는 것이 스포츠맨십이다. 체육계와 행정 당국은 아동과 청소년이 즐기면서 맘껏 뛸 수 있는 스포츠 제전이 되도록 소년체육대회를 만들어야 한다. 또한 아동 인권보호와 성폭력 등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서 스포츠 축제의 장이 되도록 해야 한다.
해양수산부가 최근 대한민국 관광혁신전략의 일환으로 복합리조트 건설과 카지노 규제완화필요성을 밝히면서 새만금에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 유치 주장이 재점화되고 있다. 해수부는 지난 14일 새만금 및 고군산군도 일대를 서해안권 해양레저관광 거점으로 선정하고 이곳에 인공서핑장, 마리나산업, 캠핑장, 체육시설 등을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4월에는 문성혁 해수부 장관이 해양관광의 핵심인 크루즈산업은 카지노가 필수이고 카지노가 제 기능을 하도록 해야 한다며 카지노시설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고군산군도는 천혜의 비경을 간직한 해양관광의 거점이고 새만금지구는 복합리조트 건설의 당위성이 있는 곳이다. 이 두 곳을 해양레저와 복합리조트로 육성해야 한다는 구상은 타당성이 있고 시의적절한 것으로 보인다. 복합리조트 구상은 2016년 김관영 국회의원(바른미래당군산)이 새만금 특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면서 촉발된 사안이다. 지난달에도 김 의원은 새만금 복합리조트 개발 정책토론회를 갖고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를 건설하면 랜드마크이자 새만금개발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며 복합리조트 유치에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정운천 국회의원(바른미래당. 전주 을)도 매우 적극적이다. 복합리조트는 호텔, 쇼핑몰, 대형 회의장, 스포츠시설, 카지노 등의 다양한 시설과 기능을 갖춘 리조트를 이르는 말이다. 싱가포르의 마리나베이샌즈, 마카오의 베네치안호텔은 각각 1만여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등 일자리와 관광, 경제창출 효과가 큰 대표적인 복합리조트이다. 새만금에 복합리조트를 유치한다면 분명 심각한 일자리 문제와 지지부진한 새만금 건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문제는 카지노다. 복합리조트 유치의 관건은 카지노이고 내국인 출입 허용이 핵심이다. 현재 국내 17개 카지노 시설 중 유일하게 내국인이 출입할 수 있는 카지노는 2000년 10월 개장된 (주)강원랜드 한 곳 뿐이다. 강원랜드의 독점권이 폐광지역 개발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근거한 것처럼 새만금에도 이같은 마땅한 논리를 개발하는 게 숙제다. 군산이 산업위기 및 고용위기 지역인 점, 강원랜드의 내국인 카지노 독점권이 2025년 종료되는 점도 고려 대상이다. 아울러 카지노 이용의 부정적 영향을 보완할 제도적 장치도 촘촘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전북 도민들의 염원에도 불구하고 군산조선소 재가동 소식은 오리무중이다. 현대중공업은 군산조선소를 폐쇄한 지 2년이 다되도록 전북에희망고문만 안겨준 채 가타부타 입장이 없다. 가동 중단 후 현대중 경영진이 문재인 대통령 앞에서 약속했던 2019년 재가동 방침조차 오간데 없다. 언제까지 현대중공업의 처분만 기다려야 하는지 자괴감이 들 정도다. 이런 가운데 군산조선소 재가동 여부에 직접적으로 이해가 걸린 협력업체와 관련 단체 등이 현대중공업을 압박하고 나섰다. 협력업체와 한국산업단지관리공단 전북본부 등은 군산조선소 존폐 여부에 대해 현대중공업의 명확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조선소 가동 중단 후 2년 동안 이제나 저제나 기다려 온 군산조선소 협력업체들이 심각한 경영난에 더는 버티기 어렵게 되면서다. 협력업체들로선 군산조선소 존폐 여부를 알아야 업종 전환이든 사업 다각화든 대책을 세울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협력업체는 법적 소송을 불사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협력업체들은 지난달하도급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죄로 현대중공업을 고발하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다. 현대중공업이 군산에 입주할 당시 전북도 등에 요청해 1차 협력업체들을 끌어들였지만, 기업 이윤을 명목으로 수많은 협력업체를 도산에 이르게 했기 때문에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대중과 협력업체는 공장을 폐쇄할 경우 최소 6개월 전 통보하기로 돼 있지만 현대중은 이를 지키지 않았으며, 기존 발주된 물량(LPG선, 2대)마저도 울산으로 가져갔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공단 측은 현대중이 이달 말까지 재가동 여부를 결정하지 않을 경우 공장 등록 취소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산단에 입주한 군산조선소는 산업집적 활성화 및 공장 설립에 관한 법률에 따라 1년 이상 가동을 중단할 경우 입주계약을 해지(공장 등록 취소)할 수 있다. 이 경우 현대중은 군산조선소 부지와 건축물을 매각해야 한다. 오죽하면 협력업체 등이 법적 소송까지 벌이겠다고 나섰을지 현대중은 헤아려야 한다. 현대중은 수주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경우 올해 재가동 방침을 밝혔으며, 최근 국내 조선경기가 되살아났으나 지금껏 재가동 관련 움직임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군산조선소 재가동에 대해 현대중공업의 책임 있는 자세와 명확한 입장 표명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사람의 건강을 보여주는 수치는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등 여러가지가 있다. 마찬가지로 특정 지역의 매력을 보여주는 수치중 하나는 바로 인구증감 추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점에서 오늘날 전북의 지역적 한계는 위험수위를 넘어 비상상황에 직면해 있다. 좋은 일자리가 없는데다 교육 여건 또한 대도시에 비해 크게 뒤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모든게 먹고 살만한 일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전북지역 인구는 1966년 최고치인 252만3708명을 찍은 뒤 지속적으로 감소 추세를 보였다. 1999년 199만9255명으로 200만명 선이 처음으로 붕괴되면서 충격을 주더니 2005년엔 190만명 선 붕괴, 급기야 이젠 180만명 선 붕괴가 눈앞에 다가왔다. 최근 10년간 추이를 봐도 전북은 이제 사람들이 찾는 곳이 아닌 떠나는 곳임이 확인됐다. 2011년 187만4031명에서 해마다 한번도 예외없이 계속 감소하더니 급기야 올해엔 182만9273명으로 통계상 최저치까지 내려갔다. 사실 농촌이나 중소도시의 인구 감소는 전국적인 상황이다. 전북도나 일선 시군에서 정책을 만들고 이벤트 좀 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맹점은 전북 내부에도 있다. 산토끼를 잡아도 시원찮은 마당에 집도끼마저 놓치는 우를 범하고 있다. 외국 자본을 유치하고 대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단체장이나 정치인들이 이리뛰고 저리 뛰어야 한다. 그런데 제발로 찾아온 투자자들을 내쫓고 있는게 작금의 지역 현실이다. 걸핏하면 특혜의혹, 환경파괴 운운한다. 큰 틀에서보면 시대흐름을 잘 읽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타 시도에서는 단체장들이 기업체를 찾아다니며제발 좀 우리지역에 투자해달라고 하고 있으나 우리지역에서는 제발로 찾아온 기업을 내치고 있다. 전북도는 오는 7월 중 도내 14개 기초자치단체장이 참여한 가운데 전북 인구감소 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선언식을 갖고 9월부터 공론화 작업을 거친 후 대도약협의체를 발족할 예정이다. 이미 출산장려, 청년일자리, 정주여건개선, 귀농귀촌 등 인구증가를 위한 정책을 추진해왔기에 지금은 아이디어를 구하고 이벤트를 할 때가 아니다.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주고, 먹거리를 제공해야 한다. 서울을 찾지않고 전북에서 학교를 다녀도 생계를 유지할 수 있고, 성공한다는 확신이 있어야만 지역에 머물게 됨을 명심해야 한다.
전주 시내에 입점한 대형 유통업체들이 쥐꼬리 수준에 불과한 지역 환원 약정비율조차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것은 지역을 너무 우습게 보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대형 유통매장마다 연간 수천억 원씩의 매출을 올리고도 생색내기 수준의 사회공헌기금을 내놓고 있는 것은 최소한의 상도의마저도 없는 행태다. 전주시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주시내 12개 대형 유통업체들이 총 8311억6600만 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지역 환원액은 5억7105만원에 불과했다. 이는 유통업상생협이 권고하는 지역환원 비율 0.2%에 턱없이 모자라는 액수로 매출액 대비 0.068% 수준이다. 이러고도 지역 상생을 거론하는 것이 기가 막힌다. 오죽하면 전주시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 관계자마저도 대형 유통업체의 지원 환원비율을 계상하기도 부끄러운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마트 전주점과 롯데백화점 등 대형 유통업체가 전주에 진출한지도 20년이 넘었다. 매년 전주시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를 통해 사회공헌기금 등 지역 환원액과 비율을 산정, 발표해오고 있다. 하지만 지역 환원비율이 여전히 쥐꼬리 수준에 머물고 있다. 유통업상생협이 권고하는 환원비율은 있으나 마나 한 실정이다. 이들 대형 유통업체의 지역 환원비율 개선 의지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돈만 벌면 그만이라는 배짱 영업이 아닐 수 없다. 전주시에선 지난해 지역의 대중소 유통업체 상생을 위해 유통상생협력 조례를 개정해서 대형 유통업체들이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앞서 전라북도는 지난 2011년 전북 유통산업상생협력 및 대규모 점포 등의 입점 예고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대형 유통업체의 지역사회 지원 등에 관한 사항을 규정해놓았다. 그러나 강제력이 없다 보니 대형 유통업체들의 지역사회 기여나 상생협력은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 이제 대형 유통업체의 지역 상생협력은 기업 윤리에만 맡기기에는 요원한 실정이다. 뭔가 강제할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자치단체는 지역 환원비율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 부과조치도 검토해야 한다. 정치권도 법적 제도적 보완 장치를 마련해서 대형 유통업체의 지역 상생협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전주역사박물관 수장고에 보관된 동학농민군 지도자의 유골이 다음달 1일 전주 완산공원과 곤지산 일대에 조성된 동학농민혁명 추모공간에 안치된다. 1996년 일본에서 유골이 봉환된 후 23년만이다. 봉환 후 안장까지 순탄치 않은 과정을 거쳤지만 이제라도 안식처를 찾아 다행스럽다. 동학농민혁명 참여자에 대한 명예회복이 이뤄지고, 국가기념일까지 제정되는 상황에서 그간 농민군 지도자의 안식처를 마련하지 못한 채 이리 오랫동안 방치했다는 건 또 하나의 부끄러운 역사다. 혁명의 정신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정작 혁명을 이끌었던 지도자 한 분 제대로 건사하지 못했던 것이다. 농민군 지도자 유골의 봉환과 안장이 이루어지게 된 데는 동학 관련 단체와 전주시의 노력이 뒷받침 됐다. 해당 유골은 일본 북해도 대학의 한 표본 창고에 90년 동안 방치됐던 것을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천도교동학혁명유족회 등이 공동으로 봉환위원회를 구성해 이듬해 봉환식을 갖고 한국으로 봉환했다. 유골 봉환 후 안장 장소로 여러 곳이 거론됐으나 번번이 무산됐다. 유골의 주인공이 구체적으로 누구인지는 알 수 없으나 진도 출신의 동학농민군지도자라는 사실이 문서로 남아 있어 봉환 초기에는 진도가 안식처로 유력하게 거론됐다. 그러나 진도 지역사회의 호응이 없어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이후 기념공원이 있는 황토현과, 무명 농민군 묘역이 있는 김제 구미란 등이 거론됐으나 전적지의 성격과 예산 등의 문제로 유야무야 됐다. 오갈 데 없이 표류하던 유골 안장에 손을 내민 곳이 전주시다. 동학농민혁명 당시 전주는 전라도 수부였으며, 농민군과 전라도 관찰사간 화약을 맺고 집강소를 설치했던 역사적 장소다. 전주시가 그 의미를 살려 농민군과 관군간 전투가 벌어진 곤지산 일대에 새로 추모공간 녹두관을 마련한 것이다. 한 명의 농민군 지도자 유골을 안치하는 것을 계기로 동학농민혁명 역사문화벨트 사업도 대대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인근 한옥마을, 전라감영, 서학동 예술촌 등과 연계한 새로운 공간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 아래서다. 동학농민군 최고 지도자였던 전봉준 장군을 비롯해 제대로 안장된 농민군 지도자들이 거의 없다. 이름 없이 스러져간 농민군들 역시 마찬가지다. 농민군 지도자의 전주 안장을 계기로 동학농민혁명의 정신을 일깨울 수 있도록 희생자의 유해 발굴과 묘역 조성, 추모공간 정비에도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새만금에 들어오려던 LG화학이 경북 구미로 발길을 돌린 것은 전라북도의 배짱행정 탓이 아닐 수 없다. 대기업 유치를 위해 파격적인 인센티브 지원조례까지 제정해놓고도 전기자동차 배터리의 핵심소재를 생산하려는 대기업을 걷어찬 것은 뭔가 앞뒤가 맞는 않는 행태다. 더욱이 전기차 배터리용 리튬소재를 생산하는 LG화학은 전기자동차 시대를 맞아 유망한 글로벌기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제 발로 들어오겠다는 대기업은 내친 것은 있을 수 없는 처사다. 최근 경북 구미형상생일자리 기업으로 유력한 LG화학은 이미 지난 2017년 11월 전북도와 새만금개발청, 그리고 ㈜리튬코리아와 함께 전기자동차 배터리용 리튬 국산화 제조시설 건립을 위한 협약서를 체결했었다. LG화학 등 투자업체는 새만금산업단지 2공구 부지 16만5000㎡에 총 3450억 원을 투자해 2차 전지의 핵심 소재인 리튬 제조시설 공장을 건립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LG화학이 입주 조건으로 제시한 리튬 생산과정의 부산물을 매립재로 재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전북도가 환경문제를 이유로 제동을 걸면서 틀어졌다. 여기에 LG화학이 요구한 임대용지 공급과 보조금 지원 문제도 전북도의 미온적 태도로 투자협의가 사실상 단절되고 말았다. 이러는 사이 경북도와 구미시에서 구미형 상생일자리 사업을 만들기 위해 LG화학에 공단부지 파격 임대와 대출규제 완화, 세금 할인 혜택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시했다. 결국 LG화학은 새만금에서 사업 계획을 접고 구미행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라북도는 새만금 산업단지를 전기자동차 전진기지로 구축하겠다는 정책비전을 제시했었다. 그러나 이번 LG화학 투자 무산사태를 통해 전라북도 공직사회의 융통성 부재와 경직성, 그리고 무사안일을 여실히 드러내 보였다. 새만금 전기차 전진기지 구축은 구두선에 불과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도 들게 한다. 전라북도는 이번 새만금 투자 무산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전북도는 대기업 투자유치를 위해 기존에 최대 100억 원을 지원하던 것을 300억 원까지 대폭 늘렸다. 몇몇 굴지의 대기업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다. 하지만 오겠다는 대기업을 내치고 물량공세로 기업유치에 나서는 방식은 기회비용의 낭비다. 기업 유치에 임하는 전라북도 공직사회의 마인드 변화가 우선이다.
혁신도시에 이전한 공공기관은 중앙과 지방을 잇는 다리와도 같은 존재다. 급격한 산업화 과정에서 수도권과 지방으로 양극화된 현상을 극복하고 지역발전을 견인하기 위해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이전한 것이다. 노무현 정부는 이를 위해 2003년 공공기관의 지방이전 방침을 발표했다. 이후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10개 지역에 혁신도시가 들어서 141개 공공기관이 분산 배치되었다. 전북혁신도시도 우여곡절 끝에 2017년 농촌진흥청과 국민연금공단 등 12개 기관이 이전을 완료했다. 이들 기관은 아쉬운 대목이 없지 않으나 지역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지역의 성장 동력으로 점차 자리를 잡아가는 중이다. 아직 완전히 정착한 것은 아니지만 2만여 명 이상의 인구 유입과 농업생명연기금 등에 특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이들 기관은 자체 안정을 찾는데 바빠 혁신도시 건립의 본래 취지인 지역과의 상생과는 거리가 있었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18년 1월 혁신도시 조성 및 발전에 관한 특별법을 개정해 해마다 기관별로 지역발전계획을 수립, 지역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도록 의무를 부여했다. 이 법에 의해 지난해부터 공공기관들은 지역발전계획을 세워 지역산업 육성과 지역인재 채용 등의 사업 발굴에 나섰다. 아직은 걸음마 단계이긴 하나 두 가지 방향에서 상생방안이 마련되었으면 한다. 하나는 공공기관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지역기여를 당부하고자 한다. 전북혁신도시 내 12개 공공기관들은 특별법에 따라 지역발전계획을 세우고 있으나 대부분 마지못해 할 뿐 적극성을 띠지 못하고 있다. 예를 들면 한국국토정보공사가 전북도, IBK 기업은행과 손잡고 2020년까지 200억 원 규모의 상생희망펀드를 조성해 지역을 돕는 사업이라든지, 지방자치인재개발원의 지역 농특산물 이용과 지역업체 우선계약 등이 눈에 띨 정도다. 다른 기관들은 짜 맞추기식 생색내기에 그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또 하나는 지역이 이들 기관을 최대한 활용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점이다. 이주한 공공기관들이 갖고 있는 지역공헌 예산이나 각종 프로그램은 다양하다. 자치단체와 대학, 연구기관, 시민단체 등은 이들 기관과 협업체계를 구축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등 지역발전에 보탬이 되도록 해야 한다. 더불어 이들 기관이 지역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애로사항도 앞장서 해결해야 함은 물론이다. 협력사업 등을 통해 공공기관과 지역이 상생의 시너지 효과를 거두길 기대한다.
이마트 자체 브랜드 상품 판매장인 노브랜드(No brand) 매장이 지난 23일 전주와 군산 등 3곳에 가맹점 형태로 꼼수 개장했다. 이마트 측은 지난 2017년부터 노브랜드 직영점 진출을 위해 지역 중소상인들과 사업조정 자율협상을 벌여오다 결렬되자 가맹점 형태로 우회 개점한 것이다. 현행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에는 대기업 출점 시 전체 개점비용 중 51% 이상을 부담했을 때 중소기업의 사업영역 보호를 위해 사업조정대상에 해당된다. 하지만 가맹점 형태로 진출하게 되면 전체 개점비용 공개의무가 없고 대기업에서 개점비용의 51% 이하를 부담하게 되면 사업조정대상에서도 제외된다. 이번 이마트 노브랜드 매장 입점은 이런 법의 허점을 교묘히 이용한 꼼수 개점이라는 게 지역 중소상공인들의 주장이다. 더욱이 이마트 노브랜드 송천동 가맹점 매장은 기존에 영업중인 마트에서 불과 10m도 안 되는 곳에 개점을 하면서 지역 마트가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다. 현행법상 편의점도 50m 이상 거리제한을 두고 있는 상황에서 동네 마트 바로 옆에 노브랜드 매장을 개설한 것은 상도의적으로도 있을 수 없는 행태다. 이마트 측에선 지역에서 노브랜드 매장 운영을 원하는 자영업자들의 요청에 의해 관계법령에 정한 절차에 따라 합법적으로 진행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대기업 자체 브랜드 매장이 골목 상권까지 진출함에 따라 지역 향토 마트와 소규모 판매점은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특히 대형 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에 이어 노브랜드 매장까지 동네 상권을 잠식하게 되면 지역의 중소 상공인들은 설 자리를 잃을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유통 대기업들이 지역 상권을 장악함에 따라 연간 수천억 원에 달하는 지역 자금이 역외로 유출이 되고 있고 영세 상인들의 일자리까지 빼앗기면서 지역 경제의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 자치단체는 이같은 유통 대기업의 횡포를 막고 무너지는 지역 상권을 살릴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 보완장치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유통산업발전법을 조속히 개정해서 유통 공룡들이 법망의 허점을 비집고 꼼수 출점하는 일이 없도록 반드시 막아야 한다. 유통 대기업들도 말로만 상생을 외칠 것이 아니라 지역의 중소 상공인들과 함께 상생협력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희귀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는 병고생활고가족고 등 3중고에 시달린다. 치료가 어려워 오랫동안 질병을 안고 살아야 하며, 고가 의약비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 질병의 장기화에 따른 가족들의 고통이 수반하기 때문이다. 병고와 가족고는 어쩔 수 없더라도 의료비 부담으로 인한 고통은 제도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희귀질환자들이 의료비를 감당하지 못해 치료를 중단하거나 극단적 선택으로 치닫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에만도 남원에서 희귀병을 앓던 형제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다 형은 숨지고 동생은 중상을 입어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질병관리본부 의뢰로 가천대 산학협력단이 희귀질환 의료비 지원사업 대상자 17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희귀질환 증상이 나타난 시점부터 진단되기까지 조사 대상의 45%가 1000만원 이상 의료비를 지출했다. 치료가 필요한데도 최근 1년간 의학적 치료를 받지 못한 사람 4명중 1명이 치료비를 지불할 돈이 없다고 답했다. 희귀질환자들에 대한 보호가 필요함을 보여주는 조사 결과다. 물론희귀질환관리법에 의해 정부 지원이 이뤄지고 있기는 하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정책(문재인 케어)에 따라 지난해부터 모든 의료적 비급여를 건강보험에 편입시켜 비급여 진료비 발생을 억제하는 정책을 내놓았다. 연소득 10% 수준의 본인부담 상한액을 설정해 소득 하위 50%에 대해 우선 적용하는 본인부담 상항제도 도입했다. 예기치 못한 큰 의료비 지출로 가계가 파탄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재난적 의료비 지원도 확대했다. 그러나 중증 희귀질환자의 경우 여전히 보호의 사각지대가 많다. 급여의료의 본인부담률을 낮춘 산정특례 적용을 받기 위해서는 희귀질환의 진단을 받아야 하는데 진단을 받기까지 많은 시간과 돈이 들어간다. 어렵게 진단을 받더라도 희귀질환 약제 중에 비급여 신약이 많아 고스란히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신약의 경우 대부분 고가여서 한번 투약시 수백만원씩 소요돼 치료를 포기할 수밖에 없게 된다. 희귀질환으로 고통을 받는 환자가 전국적으로 5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희귀질환자와 가족들이 최소한 치료비 때문에 더 큰 고통을 받지 않도록 신약의 신속한 보험등재 등 제도개선이 요구된다.
올 초 전주 도도동으로 이전한 전주항공대대의 헬기 소음 때문에 완주지역 주민들이 소음피해를 호소하면서 강력 반발하고 있다. 완주군과 완주군의회도 완주 상공에 단 1대의 헬기도 띄울 수 없다면서 당장 항공노선을 변경하라며 매우 강경한 입장이다. 전주항공대대의 소음피해 우려는 항공대대 이전 추진 당시부터 제기됐다. 지난 2006년 전주시 송천동 옛 35사단 부지의 에코시티조성사업으로 인해 전주항공대대 이전사업이 진행됐다. 애초 김제 신공항부지나 임실 향토사단 인근 지역을 이전부지로 물색했지만 해당 자치단체와 주민들 반발로 무산되면서 10년을 터덕거렸다. 결국 전주지역 내에서 이전 장소를 찾아 전주시 덕진구 도도동을 이전 후보지로 확정했다. 하지만 전주 도도동 주민들과 환경시민단체에서 소음환경피해를 내세워 항공대대 이전을 강력히 반대했고 도도동과 인접한 익산과 김제 지역 주민들도 반대 대열에 동참했다. 우여곡절 끝에 전주 도도동과 익산 춘포면 8개 마을, 김제 백구면 9개 마을과 보상협의를 통해 2016년 6월 항공대대 이전 공사에 착수, 2018년말 완공했다. 문제는 올 1월 전주 도도동으로 이전한 전주항공대대 헬기들이 본격 운항에 들어가면서 불거졌다. 애초 헬기 장주비행 구역이 아닌 완주 이서면 상공으로 헬기들이 하루 10회에서 20회씩, 야간에까지 선회 비행을 하면서 주민들이 극심한 소음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이러한 완주지역 소음피해 발생은 전주항공대대의 헬기 기종 변경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대대가 3개 대대로 확대되면서 국산 수리온 헬기가 배치됨에 따라 기존 장주 노선으로는 헬기장 이착륙이 불가능하게 됐다는 것. 이에 장주거리를 대폭 늘리면서 완주 이서면까지 비행구역에 포함된 것이다. 국방부는 완주 이서면 지역주민들의 소음피해가 큰 만큼 대책마련에 나서야 한다. 우선 소음피해가 어느 정도인지 정확한 조사가 선행돼야 하고 주민 피해가 없도록 장주비행 노선 조정이나 변경을 검토해야 한다. 전주시도 항공대대의 전주 도도동 이전 당시 완주군이나 완주지역 주민과는 소음피해에 대한 어떠한 협의나 보상이 없었던 만큼 이 부분에 대한 납득할 만한 해명이 있어야 한다. 더욱이 완주 이서지역은 전북혁신도시가 들어서 있고 연구원 클러스터와 혁신도시 시즌2 등 전략적인 개발 예정지가 아닌가.
동학농민혁명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후 올 처음 정부 주도로 기념식이 치러졌다. 국가기념일로 만들어 기념식을 치르는 이유는 동학농민혁명이 갖는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국민 모두가 되새기기 위함이다. 그러나 기념일과 기념식은 어디까지나 상징적이다. 동학농민혁명이 가진 역사적 가치와 정신을 구체적으로 실현하는 것은 또 다른 일이다. 정부가 그간 동학농민혁명을 선양하기 위해 여러 사업들을 펼쳤으나 혁명의 위상을 감안할 때 미흡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정읍 황토현의 동학농민혁명 기념공원 조성사업만 해도 용두사미로 끝났다. 문화관광부 특수법인으로 동학농민혁명 기념재단을 만들었으나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는데 예산과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유적지 발굴과 보존사업은 제자리다. 혁명의 전국화와 세계화도 멀게만 보인다. 특별법 제정과 국가기념일 제정이 이뤄지면서 제도적 틀이 갖춰진 만큼 이제 동학농민혁명의 정신을 국민 속으로 스며들게 하는 실질적 사업과 활동이 이뤄져야 할 때다. 전북연구원이 엊그제 이슈브리핑으로 제시한 동학농민혁명의 현대적 계승 방안에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연구원은 단순히 기념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역사적 가치와 정신을 현재에 계승하는 방향으로 새롭게 나아가야 한다고 본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연구원의 지적대로 정부 주도의 종합계획 수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2005년 동학농민혁명 기념사업을 위한 기본계획이 수립된 적은 있으나 지금껏 한 번도 종합계획이 수립되지 않았다. 종합계획이 없다보니 지역별로 중구난방식 기념사업이 이뤄지고, 우선순위 없이 땜질식 사업으로 그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종합계획을 수립해야 대규모 프로젝트를 담을 수 있고, 연차별 사업 추진으로 실효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이 동학농민혁명 기념재단의 역할을 확대하는 일이다. 현재 기념재단은 기념사업부연구조사부기념관운용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기념사업부와 연구조사부에 각 5명씩의 직원이 배치됐다. 그러나 이 정도의 조직과 인원으로는 현재 사업을 관리하는 데도 부족하다. 기념재단이 중심이 돼 국가차원의 기념사업과 전국적인 계승사업을 총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종합계획수립, 시민교육, 문화재 지정 확대, 세계유산등재 등 산적한 현안을 추진하기 위해서도 기념재단의 조직 확대가 필히 이루어져야 하다. 정부가 혁명의 정신을 강조하는 데 머무르지 말고 이를 구체화 하는 사업에 적극 나서길 바란다.
지역현안을 놓고 질질 끌면서 좌고우면하는 전주시 행정을 놓고 마침내 지역 국회의원의 준엄한 질타가 이어졌다. 전주 효자동의 전북도청 뒤쪽 대한방직 부지 개발을 놓고 시간만 축내고 있는 전주시의 행태를 비판한 것이다. 전주 을이 지역구인 정운천 국회의원(바른미래당)은 작심한 듯 그제 전북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방직 부지 개발과 관련, (김승수 전주시장이) 잘 할줄 알았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아무것도 안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7만여 평의 대한방직 부지는 전주 신시가지 개발과 전북도청이 건립된 후에도 20년 가까이 석면가루가 날리는 도심 속 흉물로 방치되고 있는 상태다. 이 공장부지 개발계획을 세운 (주)자광은 지난해 11월 전주타워(143익스트림타워) 복합개발 정책제안서를 낸데 이어 올해 3월 일부 내용을 보완한 계획서를 전주시에 제출했다. 전주시는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해 결정하겠다고 밝혔지만 진척된 게 아무것도 없다. 전주시의회까지 나서 전주시 입장을 요구하고 개발 독촉을 채근하는 일까지 벌어져도 전주시는 느긋하다. 대한방직 부지 개발의 당위성은 시민들도 동의하고 있지만 개발내용을 놓고는 여러 논란이 있을 수 있다. 특혜시비가 일 수도 있다. 이런 점은 개발에 수반되는 당연한 것이다. 특혜시비는 개발이익 환수라는 장치가 있고 도심 환경과 밀도 문제는 검토와 보완을 통해 역기능을 최소화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기능을 해야 하는 게 행정이다. 사안이 복잡하다고 해서 미루는 건 책임 있는 행정의 자세가 아니다. 시장은 행정이 이런 일을 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등 리더십을 발휘할 의무가 있다. 오죽하면 정운천 의원이 시민 편익시설을 설치하자는데 반대할 사람은 없다고 본다. 대한방직 부지를 마냥 방치할 순 없다.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어 전주시장이 잘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겠는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방기해 지역구 국회의원한테 질책을 들은 김승수 전주시장은 부끄러워 해야 할 일이다. 시민의견을 수렴할 창구가 있어야 제대로 된 발전과정이 나오고, 시장이 강력하게 나가야 잡음도 해소할 수 있다는 정 의원의 따끔한 조언을 김승수 전주시장은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흔히 법은 도덕의 최소한이라고 한다. 사회가 유지되려면 윤리와 도덕이 폭넓게 지켜져야 하는데 강제력을 지닌 법은 일종의 마지노선인 셈이다. 법을 지키는데서 그치지 않고 더 폭넓게 윤리와 도덕까지 준수해야만 우리사회가 건전하게 유지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법으로 다루기에 참 애매한 부분이 많은게 바로 가정사다. 긴밀한 혈연 관계로 맺어진 가족간에 발생하는 문제를 칼로 무우 자르듯 법적인 잣대로만 판단하는 것은 문제가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한가지 간과해선 안되는게 있다. 바로 가정폭력이다. 어떤 이유와 변명으로도 폭력은 정당화 돼선 안되는데 가부장 전통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의외로 가정폭력에 대해 관대한 경우가 많다. 가정의 달인 5월에 한번쯤 되짚어봐야 할 문제가 바로 가정폭력이다. 전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6년~2018년) 가정폭력 신고 건수는 총 1만8102건이나 된다. 2016년 5082건, 2017년 7454건, 2018년 5566건 등이다. 접수된 신고 건수 중 범죄로 인정돼 검거된 인원은 총 3750명에 달하고 있다. 검거된 인원의 주요 가정폭력 범죄 유형을 보면 폭행(64%, 2413건)이 가장 맣았고 그 다음으로는 상해(14%, 514건), 기타(12%, 514건), 재물손괴(6%, 212건), 협박(4%, 163건) 순이다. 또한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전주지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6년~2018년) 도내에서 접수된 가정폭력 상담 건수는 총 1만 136건으로 2016년 5047건, 2017년 2381건, 2018년 2706건의 상담이 이뤄졌다. 신체적 폭력과 정서 폭력 등에 의한 가정폭력이었으며 최근에는 경제적인 폭력에 대한 상담이 증가하고 있다. 가정폭력의 주요 원인은 가부장적 사고 등 성격차이에 의해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가정폭력을 근절하기 위한 해법은 우선 가정 내 상호 존중과 이해의 문화가 자리잡아야 한다. 그리고 가정폭력 신고가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란 인식은 위험하다. 폭력은 반드시 반복성을 지니기 마련이다. 사소한듯 여겼던 가정폭력이 그대로 방치될 경우 걷잡을 수 없는 폭행의 반복 현상이 있기 마련이다. 사실 가족간의 문제는 가정내에서 대화와 이해로 풀어가는게 가장 좋다. 하지만 가정내에서도 폭력이 발생한다면 신고를 꺼려선 안된다. 더 큰 불행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전주시내에 입점한 대형마트가 연간 수천억원 대의 매출을 올리면서도 지역 농산물을 외면하는 행태는 절대 묵과할 수 없다. 대형마트 입점으로 중소 상인과 골목 상권이 초토화된 마당에 지역 농산물까지 외면하게 되면 농도 전북은 붕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주시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가 지난해 말 전주시내 9곳의 대형유통업체를 대상으로 농축산물 생산지 조사를 한 결과, 전북지역 농산물은 21.5%에 불과했고 78.5%는 다른 지역 농산물인 것으로 드러났다. 전주시내 대형마트들이 농산물까지 외지에서 들여다 시민들에게 공급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처사는 지역은 안중에도 없는 행태가 아닐 수 없다. 이들 대형마트에 들여 온 농산물을 보면 경기도가 26.8%로 가장 많았고 다음이 전북, 그리고 충청, 경상도 순이었다. 특히 쌀을 포함한 곡류의 경우 경기도산이 40.1%를 차지하는 반면 전북산은 24.8%에 그쳤다. 정말 농도 전북이라는 말이 무색해진다. 과일 역시 경상도 지역이 36.5%로 전북지역 14.1%보다 월등히 많았고 채소도 충청지역 20.5%, 경상지역 20.3%에 이어 전북산이 17.6%에 그쳤다. 유통거리에 따라 신선도가 좌우되는 육류만 전북산이 33.5%로 가장 많았다. 대형마트의 농산물 생산지 비중은 9년 전에 비해 별로 나아진 게 없다. 지난 2010년 조사 때도 전주시내 대형마트의 타지역 농산물비율이 77.1%였던 점을 감안하면 되레 전북 농산물 취급 비율이 더 낮아졌다. 이처럼 대형마트에서 전북지역 농산물을 외면하는 것은 무관심과 의지가 없기 때문이다. 전북지역에 중간거점 물류센터가 없다는 이유로 타지역 물류센터에서 대다수 농산물을 공급받고 있다. 이같은 대형마트의 행태를 막기위해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지난달 국회에 발의됐다. 개정안에는 지방자치단체장이 대형마트에 해당 지역 특산물을 품목별 상품의 10% 이상으로 구성하도록 권장할 수 있게 했다. 정부도 지난달 제5차 유통산업발전기본계획을 통해 대형마트 등 대규모 점포에 대한 지역발전 기여 평가제를 법제화하기로 했다. 또 대규모 점포 입지 제한과 영업 제한 등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들 법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기대하며 대형마트 스스로도 지역 상생에 적극 나서야 한다.
지난 2월 문재인 정부의 핵심 공약인 지방분권 시행계획이 확정된 가운데 재정분권 계획이 오히려 지역 불균형을 심화시키고 있다. 재정분권의 핵심인 지방소비세율이 올해부터 부가가치세수의 11%에서 15%로 4%포인트 인상됐고 2021년부터는 21%로 6%포인트 인상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2020년 소비세입 증대 규모는 약 8조 5000억 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지방소비세 배분방식에 있다. 지역별 소비지출 비중은 수도권이 더 많을 수밖에 없고 취득세 영구인하에 따른 보전분 역시 자산가치가 높은 수도권 지역에 배분금액이 많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에 지방소비세가 수도권 지역에는 큰 폭의 재정증가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비수도권, 특히 규모가 작은 광역자치단체에는 재정 증가폭이 크지 않은 데 있다. 실제 지방소비세율 인상분 8조5000억 원 가운데 절반 이상이 서울과 경기경북부산경남 등 5개 시도에 집중 배분되게 된다. 전북은 4574억 원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서울과 경기도 등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는 더 커질 수밖에 없고 낙후지역의 지역 불균형 역시 더 심화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지방소비세율 인상으로 지방재정이 늘어나는 것을 감안해서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 사업 중 3조5000억원에 해당하는 사업을 지방에 이양하게 된다. 즉 사업은 지방에 이양하되 재원은 주지 않는 방식이다. 비수도권만을 대상으로 하는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 사업을 자치단체가 알아서 재원을 조달하라고 하면 비수도권 자치단체의 재정악화는 불 보듯 뻔하다. 이러한 정부의 재정분권 계획은 되레 지역간 재정불균형을 가속화시켜 국가균형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따라서 재정분권의 핵심 가치인 지역 불균형 해소와 국가균형발전을 이루기 위해선 지방소비세 배분 시 전북과 같은 낙후지역에 가중치를 두는 보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또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의 지방 이양에 따른 감소분을 지방소비세율 인상분에서 보전하는 방안도 다각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여기에 올 연말 일몰 예정인 지역상생발전기금의 지속성을 확보하는 것도 필요하다. 수도권에 편중된 지방소비세를 보완하고 자치단체 간 재정 불균형 해소에 큰 역할을 해 왔던 만큼 지역상생발전기금을 지속 조성해 나가야 한다.
국내 대표적 지역축제로 명성을 떨쳐온 남원 춘향제의 위상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전국적으로 가장 오래된 축제의 하나로 꼽히며 다른 지역축제와 차별화 된 좋은 콘텐츠를 갖고서도 춘향제가 이름값을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 춘향제는 일제강점기인 1931년 시작돼 지금까지 이어지는 거의 유일한 축제일 정도의 긴 역사만으로도 특별하다. 오늘날 지역축제마다 축제의 양념으로 활용하는 미인대회만 해도 1956년 춘향을 선발했던 춘향제가 원조격이다. 춘향제의 주요 콘텐츠인 춘향국악대전 역시 조선 말기 중단된 후 부활한 전주대사습놀이에 1년 앞서 시작했다. 오랜 역사만큼이나 국내 축제의 교과서 같은 역할을 해왔다는 자부심이 춘향제에 담겼다. 춘향제는 지방자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90년대 중반 이후 지역축제의 난립 속에서도 1997년 문화부 지정 10대 축제에 포함되는 등 2000년대 초까지도 한국대표 축제의 자존심을 지켰다. 이런 춘향제가 최근 몇 년 사이 국내 대표축제로의 자리를 서서히 내려놓았다. 문화관광부가 선정한 전국 46개의2019년 문화관광축제에조차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춘향제를 찾은 방문객 수에서도 추락한 춘향제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남원시에 따르면 춘향제 기간 방문객은 지난 2015년 18만1810명, 2016년 21만2000명, 2017년 22만7465명, 2018년 16만8292명이었다. 올 방문객 수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축제기간 광한루원 입장객이 지난해와 비슷한 점을 고려할 때 획기적 증가가 없을 것 같다. 지난해 47만명이 찾은 김제 지평선축제는 물론, 5년 차 임실 치즈축제의 27만명 관광객 동원보다 못한 초라한 성적표다. 오랜 역사와 명성, 특화된 소재를 갖고도 춘향제가 날개를 달지 못한 데는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 중 축제 주도권을 둘러싼 지역사회 갈등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히고 있다. 현재 민간이 참여하는 제전위가 꾸려져 있으나 관의 입김이 여전히 강하다. 축제의 장을 넓히고, 매년 새로운 프로그램도 만들어 나름 대중 눈높이에 맞는 기획을 해왔으나 역부족이었던 셈이다. 춘향제가 세계적 관광자원은 고사하고 국내에서조차 존재감을 잃고 있다는 게 어디 될 말인가. 제전위 구성과 프로그램에 문제가 없는지, 지역민과 관광객들이 왜 외면하는지 춘향제 전반에 걸쳐 종합적인 진단과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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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빔밥-최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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