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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건설경기 활성화 기대

최근 가장 많이 듣는 것이 아마도 '힘들어서 죽겠다''못 살겠다'는 말일 것이다. 돈 벌기 힘들어서, 일자리 찾기 어려워서, 빚이 늘고 갚을 길이 없어서, 월급은 안 늘고 나가는 돈은 많아서 가지가지 이유가 차고 넘치고 있다.국제 경기는 미국발 금융위기로 시작해 유럽의 경기침체로 이어 지면서 글로벌 경기침체 현상을 보이고 있고 국내 경기도 내수 소비감소에 따른 침체 현상은 어쩔 수 없다고 나라 경제를 맡고 있는 기관들은 말하고 있지만 서민들은 이해할 수 없는 언어일 뿐인 것 같다. 서민들은 당장 먹고 살기가 힘들어 정부가 가끔씩 발표하는 경기부양 대책이라는 것도 관심밖에 된지 오래됐으며 그 대책이라는 것을 이해하려고 하지도 않는 것 같다.기업을 운영하는 CEO들도 지금은 위기의 경영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기술개발 투자 확대, 신규 일자리 창출 보다는 인력감축이라는'칼바람'구조조정을 시행함으로 단기적으로는 인건비 지출 감소라는 이익을 보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생산성 저하와 소비 감소로 이어지고 결국 기업의 생산이 감소해 경기는 더욱 침체되는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다.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올해와 내년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2.2%, 3.0%로 내놓았다. 지난 9월에 밝힌 2.5%, 3.4%에서 각각 0.3%포인트, 0.4%포인트 낮췄다. 또한 국제통화기금(IMF)은 우리나라 내년 성장률을 3.6%, 국회 예산처는 3.5%로 본 것을 비롯해 대부분 기관들이 3%대로 예상하고 있는 것 같다. 또한 KID는 내년 세계 경제의 완만한 회복세를 바탕으로 수출 증가세가 확대되고 건설투자는 올해보다 약 2.3%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최근의 건설경기 침체가 완만히 개선, 올해보다 2.3%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대외적인 리스크에 대한 대응과 국내 부동산시장의 활성화, 민간 소비심리 회복, 기업의 투자환경 조성 등의 정책이 필요하다. 특히 기업의 자발적인 투자 촉진과 생산성 향상을 위한 연구개발 확대 그리고 신규 일자리 창출에 따른 서민경제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해 시행함으로 기업들이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적극 조성해야 할 것이다건설산업 분야의 기업환경 개선과 침체된 민간 부동산 경기를 적극 활성화하기 위해 작년 12월 말에 만료된 취득세 감면 연장, 분양가 상한제 폐지, 다주택 양도세 중과규제 폐지 등의 조치와 발주시스템의 글로벌화 적정공사비 확보 방안으로 최저가낙찰제 확대 철회 및 종합평가낙찰제도 도입, 평가요소 다양화 등 PQ 및 적격심사 기준 합리적 개선, 발주기관의 예가삭감 방지 및 간접비 지급 개선, 민간공사 대가지급 확보 방안과 견실한 중소기업의 육성과 원·하도급자간 공생기반 구축을 위한 적격심사제 낙찰율 상향, 소규모 공사에 대한 표준품셈 개선, 원·하도급자간 산재보험 분리 가입 그리고 바른 공사관행 정착을 위한 건설현장 산업재해 저감 방안 연구, 부실·부조리 유발제도 조사 및 개선, 근로자 노임 각자 지급 및 책임 등의 방안을 적극 검토해 지원해야 할 것이다.건설산업은 지난 30여년간 국내 경제 성장에 크게 기여한 핵심 산업이고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 산업 보다도 크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건설산업이 우리 경제에 해를 끼치거나 수명을 다한 사양산업이 아니기 때문에 새로운 정부에서는 불합리한 건설산업 규제는 풀고 과감하고 적극적인 육성정책을 시행하는 것이 국민경제 활성화와 신규 일자리 창출에 건설산업이 다시금 이바지 할 수 있을 것이다.△ 윤 회장은 완주 봉동출신으로 전주 해성 중·고등학교 총동창회장, 대한건설협회 윤리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대한건설협회 이사, 건설공제조합 대의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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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1.08 23:02

세계 무역 8강 최초 진입

우리나라는 올해 2년 연속 무역 1조불을 달성하며 전년보다 한 단계 오른 세계 무역 8강에 진입할 것으로 기대된다. 수출 순위로는 세계 7위이고, 6위인 프랑스와도 수출금액 격차를 150억 달러 내외로 계속 좁혀 나가고 있는 추세이다. 올해 선박 및 IT의 부진은 석유제품, 자동차 수출 호조로 보완하고, 자동차 부품 등의 시장다변화를 통한 수출증대, FTA 발효에 의한 효과 등이 위기 극복에 한 몫을 하였던 것으로 평가된다해방 이후 우리나라의 수출사는 우리나라의 경제성장과 그 궤를 같이 한다고 할 수 있다. 수출은 그 동안 우리 경제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도약대 역할을 해왔으며, 경제위기가 닥칠 때마다 이를 극복하는 불쏘시개의 역할을 해왔다. 1973년과 1979년 1·2차 오일쇼크 이후 수출자생력을 키워 1977년 수출 100억달러를 달성하였고,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유럽발 금융위기 이후에도 20~30%의 높은 수출 증가율로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1950년대만 해도 보리고개 등 말 그대로 입에 풀칠하기도 힘든 시기였고, 우리나라 전체 수출은 2만 달러를 오고 가고 있었으며, 1인당 국민 소득도 아프리카의 가나와 비슷한 수준인 80달러에 불과했다. 1960년대 초 정부는 수입 대체품 생산에서 수출산업 육성으로 전략을 바꿔, 전력·석탄 등 에너지원과 기간산업 확충 등 경제개발의 토대를 형성하고, 수출 증대에 노력하였다. 또한, 오징어, 가발, 광물, 쥐 털 등 돈이 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내다 팔았으며, 온 국민이 잘살아 보자며 수출전선에 뛰어든 결과, 1964년 대망의 수출 1억 달러를 달성하게 된다.1964년은 수출 1억 달러 돌파를 기념하여 11월 30일 '수출의 날'이 제정된 해이기도 하다. 이후 1987년 수출과 수입의 균형 발전을 위해 '무역의 날'로 명칭을 변경하였고, 올해부터는 지난해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9번째로 무역규모 1조 달러를 달성한 날을 기념하여 12월 5일로 변경하여 기념하고 있다.올해 제 49회 무역의 날 기념식이 지난 12월 5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되었다. 이날 행사에서는 세계시장 개척과 무역증진에 앞장선 공로로 총 769명이 훈·포장 및 표창을 받았으며, 1,742개 업체가 수출의 탑을 수상하였다. 이 중 전라북도는 전년보다 3개사가 늘어난 총 26개 업체가 100만불에서 1억불 탑에 이르는 수출의 탑을 수상하였으며, 2개 업체는 1년 만에 전년도 수출의 탑 금액을 갱신하기도 했다. 특히,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수상자가 늘어났다는 점에서, 그리고 전라북도의 뿌리산업인 농식품 분야에서 수출탑 신규 수상 업체 등이 꾸준히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오는 27일에는 도내 무역인들의 노고를 격려하기 위하여 '제 15회 전북 수출 및 투자유공인의 날' 행사가 전주 리베라호텔에서 진행된다. 이 날 수출의 탑 전수식과 함께 전라북도 우수 수출 및 투자 업체에 대한 전라북도 도지사 포상도 진행될 예정이다. 올해 유럽 재정위기, 중국 성장세 둔화, 환율 하락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해외시장 개척에 노력한 도내 무역인들에게 깊은 감사와 박수를 보내며, 내년에도 보다 많은 수출의 탑을 도내 무역업체들이 수상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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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12.25 23:02

연말을 어려운 이웃과 함께

올해는 대선정국의 소용돌이 속에서 겨울을 맞았다. 거리 곳곳이 선거 운동원들의 달변과 율동으로 열기가 가득하다. 이같은 선거 분위기도 오늘이면 끝나고 모두가 가는 해를 아쉬워하면서 새해를 설계하기에 바쁠 것이다. 그러나 송년의 아쉬움을 느끼기에 너무나 각박한 삶을 살아가는 이웃이 적지 않다. 홀몸노인·소년소녀가장 등 어려운 이웃들에게 겨울은 고통의 기간이다. 예년 보다 빨리 찾아온 혹한으로 겨울나기가 더욱 힘들기 때문이다.지난 10일 직장 동료들과 함께 전주시 외곽의 어려운 이웃에게 연탄을 배달하면서 관련 단체의 임원으로부터 "어려운 이웃들이 우리가 상상하는 것 보다 훨씬 더 늘어난 반면 경제위기 여파로 이들에 대한 후원이나 기부는 예년 같지 않다"는 말을 들었다. 경제가 어렵다고 소외계층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소홀해 져서는 안된다. 나눔을 단순한 자선 정도로 생각하거나 생색만 내는 일회성 행사로 여겨서는 더더욱 곤란하다. 어려운 이웃과 마음을 나누고 이들을 끌어안는 일은 계층간 갈등을 최소화하고 사회공동체 의식을 함양하여 우리 사회를 건강한 민주사회로 만들기 위한 투자이다.'맹자'는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하늘의 도움 보다 지형적 이점이 낫고 지형적 이점 보다는 사람간의 화합이 낫다(天時不如地利 地利不如人和)"고 하였다. 시대가 지났어도 성현이 전하는 메시지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우리의 경제규모에 비해 나눔문화 수준은 여전히 미흡하다. 이웃돕기나 기부를 아직도 특별한 사람들의 전유물 처럼 인식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얼마전 영국 자선구호재단(CAF)이 발표한'2011년 세계 기부지수'에 따르면 한국의 기부지수는 조사대상 153개국 중 57위이다. 이는 저개발국으로 알고 있는 스리랑카(8위), 라오스(10위) 보다도 훨씬 낮은 수준이다.그런데 그것 마저도 기부 선진국에 비해 기업이나 단체의 기부 비중이 훨씬 높다. 선진국에서는 개인의 기부 비중이 70%를 차지하지만 한국은 개인이 30%이고, 기업과 단체가 70%를 차지하고 있다.기업이 경제적 기능을 수행하는 한편 적절한 사회적 책임의 이행이 요구되는 환경에서 기업의 기부 또한 중요하다. 그러나 나눔 문화의 저변이 탄탄해지려면 개인의 기부가 크게 늘어나야 한다. 기부는 무조건 많은 돈을 내는 게 아니다. 소액이 여럿 모이면 큰 금액이 되고 재능 기부도 어려운 이웃에게는 많은 도움이 된다. 필자가 재직하고 있는 K-water(수자원공사)는 이러한 취지에서 기업 차원의 사회공헌활동을 실시함은 물론 직원들의 기부액 만큼을 회사가 또 기부하는 매칭그랜트 제도를 시행, 직원들의 기부참여를 활성화하고 있다.K-water는 댐주변 효나눔복지센터 운영, 해외 저개발국의 식수개발 지원 같은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고, 직원들은 사내 봉사동아리(일명 물사랑나눔단)에 가입해서 독거노인, 소년소녀 가장 등 취약계층에 대한 후원활동과 농기계 수리와 같은 기술나눔 활동 등을 펼치고 있다.우리 보다 잘사는 나라에서도 사회적 명암은 존재한다. 그러나 대다수 선진국들은 적극적인 복지정책 시행과 사회안전망 확충으로 계층 간 위화감을 해소하고 공동체 기반을 다져 온지 오래다. 우리 사회에는 제도화된 사회복지가 아직도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그래서 도움을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어려운 이웃이 주위에 많다.한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사랑의 연탄', '사랑의 김치'등으로 상징되는 세밑 온정은 어려운 이웃에게 삶의 용기를 주고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데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작은 물줄기가 모여 큰 강과 바다를 이루듯 작은 정성이 모여 사랑과 희망의 바다를 이루도록 송년을 어려운 이웃과 함께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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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12.18 23:02

지구촌시대를 살아가는 열린 마음자세

우리나라는 이미 작년 세계에서 아홉 번째로 무역 1조 달러 클럽에 진입한 바 있으며, 국민총생산액 중 수출과 수입을 합한 금액비율을 말하는 무역의존도가 90%에 달하고 있다. 비록 최근 유럽재정위기와 세계경기침체로 인해 우리나라 수출증가율이 4~5%에 머물고 있지만 그래도 다른 국가에 비해 매년 수출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어 우리 경제의 무역의존도는 앞으로 갈수록 심화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지난 수년간 미국, EU, ASEAN 등 거대 경제권을 포함한 8개 국가 또는 지역과 FTA를 체결 완료했으며, 한·중 FTA를 체결하고자 현재 협상 중이다. 뿐만 아니라 한걸음 더 나아가 한·중·일 FTA까지 체결하자는 3개국 정상들의 합의가 이루어진 상태이다. 최근에 와서 우리나라 전체 무역액 중 FTA 체결국과의 무역액이 45% 정도 수준이지만 한·중·일 FTA와 현재 구상 중인 기타 수개의 FTA까지 체결된다면 FTA 체결국과의 무역액은 전체 무역액의 80%가 될 전망이다. 본 글에서 FTA에 초점을 맞추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FTA 체결국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우리나라가 경제 분야는 물론 정치·사회·문화 등 모든 면이 그만큼 빠른 속도로 글로벌화(지구촌화)된다는 것이다. 필자는 우리나라 글로벌화 수준이 빠른 속도로 높아지면 단기적으로 취약산업이 피해를 입을 수 있으며 중심을 잘 잡지 못할 경우 외국문화가 범람해지고 그로 인해 우리의 전통문화를 해칠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인구과밀, 국토협소, 자원부족이라는 우리의 특성상 WTO 체제를 통해서든 FTA를 통해서든 우리의 글로벌화 수준을 지금보다 훨씬 제고시켜야 된다는 입장이다. 일부에서 글로벌화를 주도하고 있는 WTO 체제나 FTA를 반대하고 있으나 우리로서는 오히려 몇 백 년 만에 다가온 거센 글로벌화 파도를 현명하고 유쾌하게 활용하고 즐기지 않으면 안 된다. FTA도 협상하기 나름이며, 설령 다소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대책수립과 실천을 철저히 해나간다면 수년 후엔 지나친 우려를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 것이다.그렇다면 모든 국가의 국민이 한 가족처럼 한 지붕 밑에서 서로 의존해가면서 살아가는 글로벌화시대에 우리에게 무엇이 가장 필요한 자세인가? 사람에 따라 각자 여러 가지 측면에서 답할 수 있겠지만 필자는 무엇보다도 우리 국민들이 열린 마음자세를 갖고 모두가 잰틀맨십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것이 가장 절실히 필요하다고 본다. 전술한 바와 같이 우리는 이미 무역대국의 반열에서 있다고는 하지만 우리 국민들의 사고방식은 아직도 너무 폐쇄적이다. 즉 외국인과 외국문물에 대해 지나치게 배타적이다. 한 가지만 예를 들어 보자. 요즘에는 중국이나 동남아 등지의 아가씨들 수만 명이 한국에 시집와서 자식을 낳고 살고 있거나 직장을 구해 생활하고 있다. 모두가 코리안 드림을 가지고 온 용기 넘치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그들을 무시하는 우리 국민들의 행태가 너무 심하다. 그들의 대다수는 본국에서 우리 못지않게 고등교육을 받고 난 후 한국이 좋아서 시집오거나 직장을 구해 온 사람들인데도 우리의 남녀노소 상당수는 그들을 깔보고 함부로 대하는 무식하고 야비한 태도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 이웃이나 고용주들이 그들을 항상 따뜻하고 친절하게 대하기는커녕 무식하게 욕설을 퍼붓고 심지어는 일부 한국인 남편이나 고용주들이 폭행을 일삼거나 일하는 기계 또는 머슴처럼 부려먹는다는 보도를 접할 때마다 의식 있는 국민이라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이 죄인들인가? 솔직히 말해서 그들보다 우리가 우월한 점이라도 있다는 것인가? 우월한 점도 전혀 없거니와 있다고 해서 그렇게 대한다면 우리는 천벌을 받을 것이다. 너무나 당연한 얘기이지만 우리가 앞으로 다른 나라에 우리 상품을 더 많이 수출하고 해외여행을 가서 그 나라 사람들에게서 대접을 받기 위해서는 한국 상품의 기술과 품질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국의 국가이미지와 한국인에 대한 호감도를 높이는 것이 못지않게 중요하다. 이 지구촌시대에 제발 거만하고 비겁한 한국인으로 손가락질 당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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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12.11 23:02

사회적 회계

세계금융위기의 경험으로 시장자본주의의 위험을 감지한 국가들은 대안적으로 사회적 경제를 주목하기 시작했고 금융위기에서도 건강하게 성장하는 몇 개의 도시들의 경제 모델(협동조합)을 벤치마킹하기 시작했다. 유엔은 올해를 세계협동조합의 해로 선포했고 우리나라는 발 빠르게 협동조합법을 제정했으며 이달부터 시행된다. 특히 우리 전라북도는 대형자본 유통업체의 확산과 FTA등의 영향으로 경제가 피폐해가고 있으며 소득의 양극화가 심각한 현실이다. 이 문제의 해결책을 찾기 위해 도내 자활센터와 사회적기업 등 민간단체에서 는 지역의 자립경제 실현과 건실한 일자리 창출을 위한 방안으로 지난해부터 사회적 경제에 대한 논의를 활발하게 진행해 왔다. 금년들어 전북도의 강렬한 의지와 저돌적인 추진에 수많은 교육과 토론의 장이 만들어졌고 공무원을 비롯 일반 기업가들과 다양한 관심자들이 참여했다. 그런 분위기는 협동조합과 같은 사회적 경제 시스템이 금방 구축돼 풍요로운 지역을 만들 것 같은 황금빛 기대를 가지기에 충분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사회적 경제에 대한 이해 깊어지고 견문이 생기다보니 들뜬 분위기가 지금은 좀 더 차분해진 느낌이다. 협동조합같은 사회적 경제조직이, 타이밍이 중요한 시장경제 조직처럼 하루 아침에 금방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경영이나 매출이 부진하던 기업들이 협동조합으로 변신하면 금방 사업이 번창하고 안정적으로 변할거라는 환상도 조금씩 걷혀간다는 것이다. 다행이다. 사회적 경제는 필요에 의해 동일한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민주적인 방식에 의해 스스로 만들어가는 경제영역이다. 이미 우리 주변에 만들어져 활동하기도 하고 자활기업 처럼 오래전부터 만들어져왔으며 최근에는 우후죽순처럼 등장하는 것이 사회적 기업이기도하다.이런 즈음에 기존의 사회적 기업들과 앞으로 계속적으로 등장하게 될 사회적 경제조직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게 회계영역이다. 일반 영리기업처럼 매출과 수익중심의 결과론적 성과를 우선으로 할까 걱정이 되서 그런다. 사회적 경제조직도 당연히 매출과 수익의 결과를 중요시해야 함은 당연하다. 다만 과정에 대한 평가와 더불어 사회적 목적 수행정도·환경적 가치 등 복합적 평가를 동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평가 지표로 사회적 경제 조직의 성과를 평가하는 도구가 사회적 회계이다. 정의한다면 조직의 사명과 목적에 대한 다양한 활동을 검토하고 그것의 사회적, 환경적 그리고 경제적 효과를 측정하고 개선하기 위한, 내부 구성원들과 이해 관계자들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조직의 지속적인 조절과정이 사회적 회계인 것이다.사회적 회계는 1970년부터 기업조직의 책임있는 사회적 실천을 촉진하고자 하는 집단들에 의해 도구로 만들어 사용됐고 1990년대를 지나면서 많은 관심을 끌게됐다.일반영리기업에서도 최근에는 대표적 평가지표인 재무제표(이익률, ROI, ROE)를 넘어 사회적 투자, 사회적 책임, 환경적 책임지수 등 지속 가능한 지수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흐름에서 사회적 경제 조직에서 사회적 회계운영은 대안적 기업문화를 선도한다는 사명감과 더불어 자본적 시장경제에 대안으로 대두되는 사회적 경제를 국민들에게 설득하고 파급시키는 중요한 의무사항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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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12.04 23:02

내년 무역환경과 우리의 대응

올 한해 우리 수출기업들은 지난 해 말부터 가시화되기 시작한 유럽발 재정위기의 영향으로 세계 교역이 축소하는 등 어려움을 겪더니, 엎친데 덮친 격이라고 연말 들어서는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또 다른 난관에 봉착하고 있다. 그렇다고 넋놓고 앉아 상황이 호전되기만을 기다릴 수는 없다. 위기가 곧 기회라고 했듯이, 앞으로 닥쳐올 위험을 미리 예측하고 대비한다면 이번 위기가 우리 기업에게는 또 한 번 도약의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우선 내년도 세계경제 성장률은 IMF가 3.6%, 한국은행이 3.5%로 전망하는 등 금년 예상성장률 3.1보다는 다소 호전될 것으로 보이나, 유럽재정위기 발생이전인 2010년의 5.1% 성장률에 비해선 훨씬 못 미치는 수치이다. 최근의 세계경제 특징은 소비나 투자 등 다른 수요 부문에 비해 교역위축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는 데에 있다. 이는 선진국의 경기 침체로 소비수요가 줄어들면서 선진국에 수출하는 개도국의 경기도 어려워지는 연쇄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의 재정위기는 금년보다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유럽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등의 국가부채가 높은 국가들이 긴축정책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세계경기의 본격적인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둘째, 원화 환율의 점진적인 하락이 예상된다. IMF 외환위기 이후 원화 환율2009년 상반기 비정상적인 급등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최근까지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추세이다. 그리고 현재의 환율 수준은 2008년 저점에 비해 높은 수준이어서 추가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 반면, 달러화의 경우도 3차 양적완화 이후 추가적인 경기부양조치가 없는 한 더 이상 가치가 하락할 요인도 없어 보인다. 이에 원화 환율이 하락하더라도 그 속도는 상당히 완만히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 유가는 공급증가와 세계경기위축에 따른 수요감소로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원유공급은 북미지역에서 오일샌드와 셰일오일 등 비전통원유의 생산이 증가하고 있는데다, 중남미 지역과 아프리카 등지에서의 생산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반해 세계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석유수요는 예년에 비해 낮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점쳐지고 있어, 내년도 세계 유가는 2012년보다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철강 및 비철금속 등은 각국의 추가 경기부양조치에 따른 유동성 확대로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내년도 우리의 무역환경은 우리 기업들에게 우호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예견된 위험은 더 이상 위험이 아니듯이 우리 기업들이 이러한 환경의 변화를 주시하고, 대응책을 강구한다면 오히려 우리기업들이 세계무대에서 성장하기 위한 자극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우선적으로 우리 기업들이 세계경제의 저성장 기조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성장률이 높은 개발도상국으로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개발도상국인 BRICs 국가들의 내년도 경제성장률은 브라질 4.0%, 중국 8.2% 등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률이 전망되고 있어, 이러한 지역에 대한 시장개척이 주효하다고 할 수 있다. 끝으로 지속적인 환율 하락과 원자재 가격 상승은 생산원가의 상승으로 이어져 기업의 가격경쟁력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 기업들은 지금보다 더 비용절감에 박차를 기해 가격경쟁력 제고에 힘써야 한다. 특히, 그동안 강세를 보여왔던 엔화가치가 달러화에 대해 원화에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어, 세계시장에서 일본제품과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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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11.27 23:02

용담댐의 다양한 가치

요즘 용담호에는 맑은 물이 가득 차 있다. 늦가을까지 이렇게 수위가 높은 경우는 댐이 준공된 이후 처음이다. 그러다 보니 호수 동쪽 지장산과 서쪽 구봉산 단풍이 호수에 비쳐 서로 연결된 것처럼 보인다. 용담댐이 가진 또 다른 가치를 한껏 뽐내고 있는 형상이다. 필자가 대학을 다니던 1970년대 말, 모 교수님께서 전북이 발전하려면 진안의 금강 물이 산을 넘어 만경강 유역으로 흘러야 된다고 말씀하셨다. 당시 전북은 먹는물 사정이 열악했다. 가뭄 때마다 동부 산간지역에서는 계곡물과 우물물이 말라붙고 서부 평야지역에서는 지하수의 염분농도가 높아져 농민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었으며, 도시에서는 수돗물 부족으로 건설회사가 아파트 조차 마음놓고 짓지 못하던 상황이었다. 이후 1985년에 충남 부여의 낙화암 부근에서 금강 물을 끌어오는 광역상수도시설이 건설되면서 전주·익산·군산지역의 수돗물 사정이 조금은 나아졌으나 수량이 충분치 못했고 원수의 수질도 양호하지 못했다. 이와 같은 열악한 물 사정을 반영해서 용담댐 건설공사가 1992년에 착공된 후 10년만에 준공돼 지역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물론 댐이 건설되면서 2864세대의 수몰민이 고향을 등지고 떠난 안타까움도 있었다. 용담댐은 국내 5번째 규모의 다목적댐으로 금강 상류에 건설되면서, 금강 중·하류의 홍수피해가 크게 경감됐고 유량 증가로 금강과 만경강의 갈수기 하천환경 또한 크게 개선됐다.전북 입장에서 용담댐의 가장 큰 가치는 현재와 미래에 필요한 물 공급원 역할이다. 용담호는 연중 대부분 1급수의 수질을 유지하는 청정 상수원이다. 지난해 수돗물 수질평가에서 이 물을 원수로 사용하는 고산정수장의 수돗물이 전국 35개 광역정수장 중 가장 우수한 물로 인정받았다. 전주·군산·익산·김제지역에 사는 100여만명의 주민은 전국 최고의 수돗물을 사용하며 그 수량도 충분해 금년 봄과 같은 극심한 가뭄에도 물 걱정 없이 지냈다. 용담댐에서 만경강 상류인 완주 고산면까지 22km에 걸쳐 건설된 직경 3.2m 터널을 통해 하루 135만㎥의 물을 전북 중·서부지역에 공급할 수 있는데 현 사용량이 약 42만㎥이므로 장래에 필요한 물까지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전북에는 현재 새만금지역이 개발되고, 혁신도시와 지방산단 등이 새로 조성되고 있다. 영국 런던대학교 토니 앨런교수가 제시한'가상수(virtual water) 이론'에 의하면 자동차 1대를 생산하는데 400㎥의 물이 필요하고 청바지 1벌은 8㎥, 쌀 1kg은 2.9㎥의 물이 필요하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한 사람이 하루에 0.33㎥의 물을 생활용수로 소비한다. 따라서 물이 없다면, 새만금지역에 산업단지나 농지를 조성하는 것과 전북혁신도시를 건설하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다. 용담댐은 오랜 세월 지속된 전북지역의 물 문제를 해결했을 뿐만 아니라 장래 발전까지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다.한편 용담댐 하단과 고산의 터널 끝에는 수력발전소가 설치돼 연간 2억kwh의 청정에너지를 생산하고 있다. 내년에는 용담호 수면에 국내 최대 규모의 수상태양광 발전소가 건설될 예정이다. 그 외에도 댐 광장에 조각공원이 조성되고 아름다운 풍광과 함께 주변지역의 다양한 문화행사를 담아내면서 댐이 볼거리, 즐길거리, 얘깃거리를 제공하는 휴식공간으로서 가치를 발휘하고 있다.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용담댐은 여러 계곡에서 물이 굽이굽이 차오를 때 마치 하늘로 힘차게 승천하는 용(龍)의 모습과 같다고 한다. 다양한 가치를 가지고 그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는 용담댐은 전북이 풍요롭고 살기 좋은 고장으로 비상하는데 꼭 필요한 자산이다. 따라서, 이 소중한 자산이 그 진가를 계속 발휘할 수 있도록 시설과 주변환경을 보전하는데 도민 모두가 한마음 한뜻이 돼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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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11.20 23:02

공정사회와 무임승차

최근 우리사회에서 자주 회자되고 있는 공정사회라는 개념은 사전적인 정의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공정사회는 공평(equity)하고 정대(right)한 사회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즉 정치·경제·사회 등 모든 면에서 사회구성원들에게 기회가 공평하게 보장되고 올바른 도리에 따라 사회의 모든 메커니즘이 작동되는 사회를 말한다. 이러한 의미의 공정사회는 동서고금을 불문하고 모든 국가사회와 민족사회에서 최고의 가치로 추구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고대의 부족국가로부터 그 뒤의 왕권국가, 그리고 오늘날의 민주주의국가를 구별할 것 없이 사회지도자들은 공정사회를 건설하고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외쳐 왔다. 물론 어떤 사회가 공정사회인가, 그것이 추구하는 핵심가치는 무엇인가는 우파진영과 좌파진영이 서로 다른 시각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즉 전자는 자유주의를 추구해 왔던 반면 후자는 선거민주주의와 복지민주주의를 우선적으로 추구해 왔던 것이다. 그러나 공정사회가 추구하는 가치의 중심이 어디에 있든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자유주의체제와 선거민주주의 및 복지민주주의체제가 다함께 정립되어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아무리 국민소득이 몇 만 달러 또는 10만 달러가 넘는다 해도 선진국이라고 볼 수 없다.뿐만 아니라 공정사회는 사회구성원들에게 공평한 기회를 부여하고 그 결과를 정대하게(정의롭게) 분배하는 사회이기 때문에 이른바 무임승차자(free rider)를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잠깐 무임승자라는 말을 정치경제학적 시각에서 음미해 보기로 하자. 인간사회에서 개인은 대부분 자신의 생존이나 가치의 실현을 집합체(group)에 의존하고 있다. 즉 우리는 대부분 매일 집합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집합체가 생산하고자 하는 재산이 공공재(public goods)의 성격을 갖는 경우 사리사욕을 추구하고자 하는 개인은 공공재의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이익만을 향유하는 '무임승차'를 하는 경우가 너무도 많으며, 그럴 경우 집합체는 충분한 공공재를 생산할 수 없게 된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무임승차는 공정사회를 해치는 만인의 적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무임승차는 불공평할 뿐만 아니라 정대하지 못해 사회발전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현재 선진국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 우리사회는 어떤가? 한마디로 우리사회는 무임승차들이 득실거리는 불공정한 사회라고 비판받을 수밖에 없다. 능력도 양심도 없이 권력욕만 꽉 차 있는 정치지도자들이 무임승차해 애국자집단의 일원인 척 하는 것은 악의적인 무임승차일 뿐만 아니라 국민의 심부름꾼으로서 봉사정신이 희박한 관료들이 권한행사나 하고 꼬박꼬박 봉급만을 챙기는 관료들의 행태도 전형적인 무임승차이다. 어디 그 뿐인가? 필자가 몸을 담고 있는 학계에도 무임승차자들이 너무나 많다. 교육자로서의 자질부족은 물론 1년이 지나도 아니 수년이 지나도 전공논문 한편 쓰지 못하는 엉터리 교수들이 많다. 그럼에도 우리사회에서는 교수이면 누구나 인격자이고 최고의 실력을 갖춘 사람으로 착각하고 있으며, 세월이 가도 개혁속도가 느려 철밥통을 유지하고 있으니 우리사회는 아무리 생각해 봐도 매우 잘 못된 사회이다. 요컨대 대한민국이 제대로 선진국이 되려면 정치인집단, 관료집단, 그리고 대학교수집단 등 3개 지도자 집단에서 무임승차자들을 혁명적으로 도려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우리사회가 공정사회로서의 선진국으로 가는 첩경이며, 우리에게는 더 이상 꾸물거릴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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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11.13 23:02

자활브랜드 희망이 온다

세계미술 거장전이 2012 전북 방문의 해를 맞아 전북도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나의 샤갈, 당신의 피카소'전이다. 미술책을 통해 보았던 피카소 작품을 직접 만날 수 있는 자리다. 이번 못 보면 평생 기회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개막식에 참석해 관람했다. 한국에서 최초로 공개되는 400억원대로 추산되는 피카소의 '앉아있는 남자와 누드'는 100호(162×130cm) 유화로 단연 돋보여서 눈길을 끌었다. 박박머리와 가로줄 무늬옷으로 이미지가 떠오르는 정열적인 피카소의 숨결이 느껴지는 듯 했다. 함께 전시되는 신조형주의의 몬드리안, 색채 마술사 샤갈도 있으나 유독 피카소를 언급하는 것은 이들도 피카소의 큐비즘(입체파)을 거쳐 새 화풍을 열었기 때문이다.왜 경제칼럼에 피카소인가? 피카소는 '안 된다'라는 부정적인 시각을 창작의 힘으로 바꾼 화가이기 때문이다. 괴짜천재 피카소는 사람들로부터 '안 돼'라는 말을 들었을 때 '아니야 돼'라는 것을 그림으로 증명해냈다. 친구를 잃은 슬픈 경험을 한뒤 한때 모든 그림을 푸른색으로 그렸다. 사람들이 '안 될 걸'이라며 강하게 반대했지만 보란 듯이 멋진 그림들을 그려냈다. 피카소는 앞얼굴과 옆얼굴을 한꺼번에 그려보기로 마음 먹었을 때도 사람들은 흉칙할 것이라고 반대했지만 자연스럽고도 강렬하게 앞과 옆모습을 그렸다. 상식적으로 '안 돼'라는 말을 듣고 피카소가 자신의 생각을 접었다면 수많은 가치를 가진 그의 작품은 세상에 나올 수 없었을 것이다.이번 자활박람회에서 선포된 자활생산품 공동브랜드인 희망이온도 우여곡절 끝에 태어났다. 작년 전주국제발효식품엑스포와 함께 자활박람회를 열어 일반기업 상품과 한번 견주고 붙어보자 했을 때 상당수 사람들은 '안 돼'라고 단언했다. '일반기업 상품과 경쟁 할 수 있겠느냐?'라는 반문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자신감을 얻었고, 자활브랜드 개발과 병행해 통합지원 컨설팅을 통해 대표상품의 품질을 개선해왔다. '자활상품에 무슨 브랜드냐?'며 반신반의 했지만 금년 자활박람회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다. 전문가 품평회를 거친 우수 자활생산품 9종과 일반상품 30여점에 대한 호평과 매출 증가, 홍보를 통한 이미지 개선과 자신감 등이 얻어낸 성과이다.특히 자활생산품의 통합브랜드인 '희망이온'에 대한 관심을 보이며 희망이온이 붙은 상품을 눈여겨 보았다. 방문자들은 시식과 시음 상품홍보 등을 통해 자활생산품이 일반 기업들의 생산품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고 더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올들어 새로 만들어진 전북자활브랜드 희망이온은'희망이 온다','희망(등불이)이 켜지다'라는 의미로 공모와 전문디자인 작업을 통해 만들어졌다. 희망이온 덕택인지 올 박람회 기간동안 현금매출과 예매 수익등 총매출이 4000만원을 웃도는 성과를 나았다.전북광역자활센터와 도내 18개 지역자활센터는 자활브랜드인 희망이온을 만든 만큼 앞으로 친환경적인 생산방식 개발과 안정적인 품질유지에 힘을 쓸 방침이다. 전북자활브랜드 희망이온은 우수 자활생산품의 대표 얼굴로 일반시장에 당당하게 나선다. 또한 브랜드를 희망하는 일반자활생산품을 대상으로 디자인과 품질 향상 컨설팅 등 통합지원사업을 병행해 자활상품의 품격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공인된 브랜드는 소비자들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구매하는 경향이 강하다. 자기만의 색깔이 들어간 독특한 브랜드는 상품에 대한 신뢰는 물론 이미지를 개선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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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11.06 23:02

전북 방문의 해와 경제적 활용

전라북도는 지난 1월 12일 '2012 전북 방문의 해'를 선포하고, '맛과 멋 그리고 사랑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가장 한국적인 문화와 역사 그리고 생태자원을 관광 상품화하여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전북관광 명품열차, 얼쑤전북투어, 전북순환관광버스 등 관광객 유치 프로그램, 길문화 체험행사, 한옥마을 야간 상설 공연 등 전북이 가지고 있는 맛과 멋, 그리고 생활 등 관광자원을 활용한 대형 행사를 통해 관심 및 방문을 유도하고 있다.다양한 관광객 유치 프로그램을 통해 상반기 동안 전북을 찾은 방문객은 지난해보다 11% 증가했다고 한다. 내국인은 2847만명에서 3156만명으로 309만여명, 외국인은 5만 7000여명에서 9만 7000명으로 4만여명 증가했다. 또한 전북방문의 해를 기념한 K-POP 방송 공연을 73개국으로 송출해 세계 속에 전북을 알리는 계기가 되기도 했으며, 하반기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유치 목표인 6800만명은 무난히 달성될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이러한 지역 축제를 내국인에 국한된 소비성 축제에 머무르는 것이 아닌, 해외마케팅 등 경제적 활용도가 강화된 행사로 업그레이드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지난 7월 17일 전북 유관기관·전문가·관련기업 합동 수출활성화 토론회에서 해외마케팅 강화를 통한 수출다변화가 수출위기 극복방안으로 제시되었다는 점에서 '전북 방문의 해'의 경제적 활용은 절실하다.지역축제가 경제적으로 활용되는 방법에는 전통축제를 세계축제로 발전시키는 방법, 전통의 현대화를 통해 탈 지역화축제로 전환하는 방법, 엑스포의 형태로 관광축제의 성격을 부각시키는 방법 등이 있다. 이중에서 엑스포의 형태는 기업이 축제 내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을 부여하고 참가자들이 기업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으로 경제적 효과가 상대적으로 크다.전라북도와 무역협회는 공동으로 오는 11월 15일 광범위한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는 해외 대형 바이어들을 전북으로 초청하여 작은 엑스포의 성격인 수출상담회를 개최한다. 식품·유통·의류 등 20여개의 해외 유수 바이어가 도내 무역업체와의 상담을 기다리고 있으며, 해외바이어들에게는 수출상담회와 함께 전북을 알릴 수 있는 도내 수출인프라, 관광 상품 등의 소개도 할 예정이다.빅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 행사는 지난해 대구 육상선수권대회 및 대구 방문의 해를 계기로 지방에서는 처음 개최되었으며, 월마트, 네슬레, 테스코 등 유통 빅바이어를 중심으로 자동차부품, 전기전자제품, 식음료품, 화학제품 등을 취급하는 18개사 39명의 바이어가 참여하여 137건 3억달러의 수출상담 성과를 올리기도 하였다.금번 빅바이어 수출상담회 행사를 통해 '전북 방문의 해'가 내국인에 한정된 지역 축제 및 관광 유치에만 그치지 않고, 해외 바이어들이 '바잉(Buying) 전북'을 위해 다시 찾아올 수 있는 계기가 되는 '마케팅 상품'으로 발전·활용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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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10.30 23:02

문정댐 건설이 필요한 이유

전북에서도 문정댐 건설에 반대하는 기사가 언론에 자주 보도되고 있다. 남원시 인월면과 접하고 있는 경남 함양군 마천면 문정리의 남강 지류(임천)에 홍수조절용 댐을 건설해서 남강 유역의 홍수피해를 막겠다는 것이 정부의 문정댐 계획이다.전북에서 나고 자라고 대학까지 마친 필자가 지난 2006년부터 3년 4개월 동안 문정댐 건설예정지 하류에 위치한 남강댐의 관리책임자로 근무한 적이 있다. 그래서 문정댐 건설의 필요성에 대해 객관적으로 말할 수 있다고 자부한다. 결론부터 밝히면, 문정댐은 남강유역 주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꼭 필요한 시설이다.남덕유산에서 발원하는 남강은'ㄴ'자 모양으로 서부경남을 흐른 뒤 마산 윗쪽에서 낙동강으로 흘러드는데, 지리산에서 발원하는 임천과 덕천강이 중간에 합류되면서 지리산과 남덕유산 물을 대부분 받아내기 때문에 홍수기에는 수량이 많을 수 밖에 없다.옛 문헌에 "지리산 지역에 큰비가 한번 내리면 산자락이 끝나는 진주부터 낙동강 하구까지는 평야지대로 남강물이 빨리 빠지지 못하고 범람해 진주, 의령, 함안, 창원, 밀양, 김해까지 여러 고을에서 벼 한톨을 건지지 못했다"고 기록돼 있다.이와 같은 남강의 홍수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낙동강유역 최초의 다목적댐인 남강댐이'69년도에 준공됐다. 그러나 지리산 끝자락에 건설되면서 충분한 저수용량을 갖지 못하고 가까운 남해(사천만)에 인공수로를 굴착해 댐에서 저류가 불가한 홍수량을 나누어 방류하는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남강댐은 연평균 유입수량이 22억㎥으로 소양강댐(저수용량 29억㎥)과 비슷하나 저수용량은 3억㎥에 불과하다. 저수용량 부족으로 홍수기에는 유입수량 대부분을 방류할 수 밖에 없어 하류와 바다 양식장에서 많은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데 기후변화에 따른 강수량 증가로 그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 지난 2001년부터 10년 동안 남강 유역에서만 홍수로 인하여 32명의 인명 피해와 5020명의 이재민 그리고 약 9400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더구나 2050년 경에는 강수량이 현재보다 16%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국립기상연구소는 전망하고 있다. 이에 대비해서 남강댐의 저수용량 또는 방류능력을 키워주거나 상류 유입량을 줄여주지 않으면 극한 홍수시에 넘쳐서 큰 재앙이 초래될 수 있다. 그런데 남강댐은 지형상 댐을 더 높일 수 있는 여건이 못되고 현재도 많은 피해가 발생하고 있어 방류량을 늘리는 것 또한 쉽지 않다.한편, 남강댐 상류의 지리산 권역에 위치한 함양군과 산청군 지역은 상류에서 내려오는 수량을 조절해 주는 시설이 전혀 없기 때문에 홍수피해와 함께 가뭄피해까지 반복되고 있다.이와 같은 남강의 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상류에 댐 건설이 필요하며, 문정댐 예정지가 홍수조절 효과가 가장 크면서 수몰지 발생이 적은 최적지이다. 아울러 문정댐은 홍수조절용이므로 상수원보호구역 등이 지정되지 않고 또 담수시 물꼬리가 도(道) 경계를 넘어오지 않기 때문에 전북은 수몰지역도 발생하지 않는다. 댐이 건설될 경우, 수몰선 주변지역까지 건설기간에'정비사업'이 시행되고 준공 후에는 매년'지원사업비'가 지원된다. 일부 시민단체는 문정댐이 부산에 식수를 공급하기 위한 댐이라고 주장하지만, 홍수때 물을 저장해서 하류 침수피해를 방지하고 홍수가 끝난 뒤 흘려보내면 하류에서 이용할 수 있는 물은 덤으로 얻어지는 것이다.문정댐은 무었보다 홍수로부터 남강유역 주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시설이다. 그래서 함양군은 자신들의 지역이 수몰됨에도 불구하고 2002년부터 댐 건설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이와 같은 어려운 상황을 감안할 때 우리 전북에서는 이웃과 상생하는 지혜를 보여주고 우려되는 사항에 대해서는 합리적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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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10.23 23:02

자활 공동 브랜드 선포

눈이 불편한 시각장애우가 카메라 렌즈를 피사체에 모은다. 소리를 듣고 피부로 기척을 느끼며 셔터를 누른다. 제주도에서 보석같은 사진 수천장을 찍었다고 한다. 18점의 사진을 추려 전시회도 두 번씩이나 열었다.보이지 않는 눈으로 '사진을 찍는 사진'은 큰 반향을 일으켰다.지난달 아시아 최고 광고제인 '스파익스 아시아' 필름부문 그랑프리를 차지한 광고사진 이야기다.그랑프리(대상)의 의미는 여럿으로 해석될 수 있다. 우선 시각장애우도 사진을 찍을수 있다는 새로운 상식을 만들었다. 발상의 전환이다. 장애우에 대한 두터운 편견도 깼다. 사진을 찍는 장면사진은 감동마저 불러왔다. 이들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그것을 남에게 보여준 사람들이다.전북광역자활센터는 자활생산품 공동브랜드를 만드는 중이다. 열악한 환경에서 만든 조악한 상품이라는 이미지와 편견을 깨기 위해서다. 정직하고 믿을만한 상품으로 발상을 전환시키기 위함이다. 보호된 시장에서 안주해 일반 공개경쟁시장에서 나올수 없을것이라는 사람들의 생각을 지우려는 목적도 있다.도내 18개 지역자활센터 자활생산품은 200여종으로 전국을 대비해 가장 많다. 생산품의 규모화와 지역특화가 필요한 실정이다. 강원도는 142개, 충북은 98종, 전남은 192종을 생산중이다.소규모 영세사업장에서 많은 종류가 소량 생산되는 것이 자활생산품 특성중의 하나다. 이는 유통 및 판로확보의 어려움으로 이어져 시장진입을 위한 발판격인 공동브랜드가 필요하다. 자활사업과 생산품의 정체성을 담은 공동브랜드는 이미지 개선을 통해 자활생산품의 질 향상과 시장경쟁력 강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것이다.공동브랜드는 선정위원회의 엄격한 품질검사 등의 절차를 거쳐 합격해야만 붙일 수 있다. 브랜드 자체로 기능을 가질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활생산품의 수량확보 및 원가절감 등 컨설팅을 통해 사업의 규모화를 도모하는 것이다. 공동브랜드의 품격유지를 위해 품질향상에 대한 통합지원도 뒤따른다.기본적인 컨설팅은 물론 마케팅, 제품디자인까지 아울러 매출증대에 에너지를 집중하고 자활사업의 시너지를 높이게 된다.생산품의 바코드화, 포장재 규격화, 마케팅을 지원하는 등 지속적인 사후관리로 품질을 높여 나갈 계획이다.공동브랜드사업의 성공 관건은 보급과 홍보다. 이달 18일부터 전주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리는 전주국제발효식품 엑스포와 함께 자활박람회를 열고 자활생산품 CI와 BI를 선포한다.100만명 이상 다녀가는 이 축제에 공동브랜드상품을 출시하고 체험행사 등 지속적인 홍보로 인지도를 높일 방침이다.자활생산품 공동브랜드의 숨어있는 기능은 품질향상, 안정적 생산기반 구축, 시장경쟁력 제고의 순환구조를 유도하는 것이다.이를통한 판매활성화는 소득증진에 따른 저소득층의 수급자 탈피와 신규사업 확대로 인한 일자리 창출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자활생산품은 이제 공동브랜드라는 새옷을 갈아입고 도민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려 한다.아직 보이지는 않지만 최고 또는 정상을 바라보고 있는 자활공동브랜드와 그 브랜드를 붙인 상품에 도민들의 성원이 이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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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10.09 23:02

특허전쟁과 우리 기업의 진로

삼성전자, 애플사에 10억 5천만 달러(한화 1조 2천억원) 배상 판결. 이는 미국 사법 역사상 최대 배상액으로 기록될 예정이다. 이 특허 논쟁은 2011년 4월 애플사가 삼성전자 제품이 자사 제품인 아이폰의 디자인과 특허를 침해했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하며 시작되었다. 최근 코오롱인더스트리도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진행된 듀퐁과의 소송에서 패소하여 첨단 섬유제품의 미국 내 판로가 막혔다. 이런 현상은 우리나라 기업의 기술수준이 높아지고, 시장에서 지배적인 위치에 올라감에 따라 선진 기업들이 우리 기업들을 견제하기 위한 수단의 하나로 특허 소송을 활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세계 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의 성장세를 감안할 때, 우리 기업에 대한 특허 소송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이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우리 기업들도 선진 기술을 도입하여 발 빠르게 상용화하던 추종전략을 대폭 수정하여, 원천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기술혁신이 절실히 요구된다. 디지털 카메라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코닥이 필름 시장의 축소를 염려하여 상용화를 미루다 지난 1월 파산했으며, 2010년 중반기때까지만 해도 핸드폰 판매업계 1위 노키아가 통화위주의 일반핸드폰에서 스마트폰 시대로 빠르게 적응하지 못하여 파산에 이르는 위험한 상황까지 온 사례에서 보듯 이제 기술 혁신은 선택이 아닌 필수인 것이다.최근의 기술개발은 스마트폰 사례에서 보듯이 이종기술간 융복합을 통해 과거와는 전혀 다른 상품이 등장하고 있다는 데 특징이 있다. 이러한 기술 융복합 시대에서는 개별기업이 내부 역량만으로 새로운 기술상품을 개발하는 것보다는 서로 다른 기술을 가진 개발 주체들과의 협업이나 공동연구를 통해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한 대안으로 보인다. 내부 연구인력의 200배에 이르는 외부 연구인력을 활용하는 P&G의 경우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율이 2000년 4.8%에서 2005년 3.4%로 감소하였으나, 오히려 R&D의 생산성은 60%가 증가한 것은 외부 자원을 활용하는 것이 생산성 제고에 기여하고 있음을 반증하고 있는 사례로 보여진다. 이밖에 인텔의 경우에도 연구협력을 위해 2001년부터 대학과 공동으로 '래블릿(Lablet)'이라는 연구소를 설립하여, 버클리대학, 영국 캠브리지대학, 중국 칭화대 등과 공동으로 운영을 해오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의 경우 개방형 기술혁신을 도입한 기업은 많지 않다. 대부분 외부의 협력보다는 자체 R&D를 중시하고 있고, 특허출원은 증가하고 있으나 많은 특허가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선진기업들의 견제와 후발기업들의 추격 속에 기업들의 기술개발이 절실한 지금, 기업들은 개방형 기술혁신에 대해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서로 다른 기술을 보유한 기업, 대학, 연구소 등과의 공동 연구는 특히 기술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의 기술력 제고에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이를 위해 대중소기업, 연구기관, 학계가 서로간 기술의 흐름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하는 중개기관 육성 등 인프라의 구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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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9.25 23:02

태풍(Typhoon) 이야기

지난달 말에는 제15호 태풍 '볼라벤'과 제14호 태풍 '덴빈'이 이틀 간격으로 서해안을 따라 북상하였고 어제는 제16호 태풍 '산바'가 내륙을 관통하면서 영남지방에 많은 피해를 입혔다.북서 태평양에서는 연평균 27개 정도의 태풍이 발생하는데 이중 약 3개의 태풍이 우리나라에 크고 작은 피해를 입힌다. 우리나라에 가장 많은 피해를 입힌 태풍은 1959년 발생한 '사라'이다. '사라'로 인해 사망 및 실종자가 849명, 이재민이 37만3000여명에 이르렀다. 2003년에 상륙한 태풍 '매미'로 인한 인명피해는 사망 및 실종자가 131명, 재산 피해액이 당시 금액으로 4조 2000억원에 달하였다.이와 같이 강력한 태풍이 상륙할 때마다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기 때문에 인류는 피해 최소화를 염원하는 마음을 태풍 이름에까지 담았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군에서 공식적으로 태풍에 이름을 붙이기 시작할 때, 위력이 크지 않기를 염원하는 차원에서 자신의 아내나 애인의 이름을 사용하였고, 이후 한동안 여성의 이름이 태풍 이름으로 계속 사용되었다. '사라'는 아브라함 아내의 이름이었다.2000년부터는 아시아지역 14개국에서 10개씩 제출한 총 140개의 이름이 교대로 사용되고 있는데 각국은 좋은 뜻을 가지고 있는 동식물 이름, 지명 또는 별자리 이름 등을 제출하였다. 우리나라는 '개미', '나리', '장미', '미리내', '노루', '제비', '너구리', '고니', '메기', '나비'와 같은 이름을 제출하였다. '덴빈'은 일본에서 제출한 별자리 이름이고, '볼라벤'은 라오스 북부 해발 1300m 지점에 위치하여 기후가 서늘하고 강수량이 많아 커피 재배지로 유명한 지역명이며, '산바'도 마카오에서 제출한 지역명이다. 그러나 이와 같이 좋은 의미의 태풍 이름도 큰 피해를 입히는 경우 매년 개최되는 태풍위원회 총회에서 퇴출이 결정된다. 북한에서 제출한 '매미'는 2003년 한반도에 막대한 피해를 일으켜 '무지개'로 바뀌었고, 말레이시아에서 제출한 '루사'는 2002년 한반도에 많은 피해를 입혀 '누리'로 대체됐다.태풍으로 인한 피해 발생은 이름 잘못이 아니다. 태풍은 적도 부근의 따뜻한 공기가 태평양상에서 수증기를 공급받아 강풍 및 폭우와 함께 고위도로 이동하면서 열에너지의 불균형을 해소하는 자연현상 이다. 그러나 인간이 만든 기후변화 현상이 태풍 피해를 키우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적도부근의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면 태풍의 에너지원인 열공급이 많아져서 태풍의 강도가 증가하게 되고, 태풍의 길목인 우리나라 주변 해안의 수온까지 높아지면서 강력해진 태풍의 세력이 약화되지 않은 채 북상하는 것이다.태풍의 위력이 커져서 최대 풍속이 65m/s를 넘는 경우를 슈퍼태풍이라고 한다. 제주대 문일주 교수는 "대만 부근에 위치한 8월 평균 해수온도 28도 선(線)이 멀지 않은 장래에 한반도 부근까지 올라와서 대만에 상륙하는 슈퍼태풍이 한반도에도 상륙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볼라벤'이 오키나와를 지날 때는 순간최대 풍속이 70m/s를 기록하고 2009년 태풍 '모라꼿'은 대만 일부지역에 최대 3,000m m의 기록적인 폭우를 쏟아부으며 막대한 피해를 입히는 것을 보았다.그동안 우리나라는 다목적댐 건설, 하천정비 등 이치수사업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한 결과 가뭄과 홍수피해 저감에 많은 효과를 거두고있다. 금번 태풍 '산바'의 강도와 경로가 2003년 '매미'와 유사하였지만 피해 규모는 많이 감소되었다. 그러나 금년 여름에 무더위가 극심해지고 우리나라 남해상의 수온이 일시적으로 28도까지 상승하면서 슈퍼태풍 상륙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따라서 연이은 태풍으로 발생한 피해의 신속한 복구와 함께 갈수록 심화되는 기상이변에 대한 대비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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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9.18 23:02

가장 존경받아야 할 집단, 중소제조업자들

필자는 가끔 강연할 때나 또는 공사석에서 참석자들에게 이 시대에 가장 유능하면서 동시에 존경받아야 할 집단이 어느 집단이냐고 질문을 던지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마다 참석자들은 고개를 갸우뚱하면서도 주관에 따라 서로 다르게 기업인, 정치인, 대학교수, 자선사업가, 시민단체멤버 등 여러 집단들을 가장 존경할만한 집단이라고 대답한다.그러나 필자는 오늘날 가장 유능하고 존경받아야 할 집단은 기업인집단이고 그 중에서도 중소기업들이며, 더 좁히자면 중소서비스업자들보다는 중소제조업자들이라고 단언하고 싶다. 물론 자선사업가들도 자타가 인정하는 존경스러운 집단인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그 숫자가 집단이라고 할 만큼 많지 않으니 논외로 해 두자. 그렇다면 어떤 점에서 중소제조업자들이 이 시대 가장 존경받아야 할 집단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인가? 우선 국민경제적 측면에 볼 때 우리나라를 비롯해 대부분의 국가에서 중소기업은 전체 고용의 97% 이상을 차지할 뿐만 아니라 총 부가가치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국민경제발전에 기여도가 절대적으로 높다. 즉 중소기업은 자본과 종업원의 수가 비록 적지만 마치 정치판에서 서민층 위주의 민주주의를 풀뿌리 민주주의라고 말하듯 시장경제의 풀뿌리로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중소기업은 기술개발이나 창의적인 아이디어의 산실로서 역할을 한다. 대기업의 기술개발도 중요하지만 지금까지 대규모 생산체제를 가져온 대다수 제품들은 초기에 중소벤처기업으로부터 혁신적인 기술개발이 이루어진 것들이다. 뿐만 아니다. 중소기업은 지역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즉 중소기업과 그 종업원들은 그들의 삶을 지역사회에서 하고 있기 때문에 지역인력의 수용과 자기실현의 기회를 제공하며, 지역사회문화의 형성주체로서 지역경쟁력의 바로미터가 되기도 한다.국민경제적 측면을 떠나 오늘날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을 개별적으로 접촉해보면 그들의 대다수는 자금난과 마케팅문제를 해결하고 위해 매일같이 전쟁을 하면서 지낸다. 대기업이야 원래 네임밸류가 한 몫을 하고 어느 부서의 영업이 잘 안 되어 해당기업의 자금흐름에 걸림돌이 될 경우 다른 아이템을 취급하는 부서의 영업이 잘 되면 그런대로 굴러갈 수 있다. 그러나 중소기업들은 대부분 단일 아이템을 생산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자금이 막히면 원료구입이 어려워 생산에 차질이 생기고, 생산이 제대로 이루어지더라도 내수든 수출이든 마케팅성과가 부진하게 되면 하루아침에 부도가 날 수 있다. 그래서 다수의 중소업자들은 부도를 피하려고 골몰하는 나머지 한 달 중 보름은 새우잠을 자거나 잠을 못 이루는 경우가 많다. 자금이 잘 풀어야만 자기만 바라보고 묵묵히 일하는 종업원들에게 봉급도 제대로 줄 수 있고 공장가동이 원활해 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중소기업주들은 대부분 혼자서 인사노무관리, 생산관리, 재무관리, 그리고 마케팅활동을 도맡아 하면서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부 예외는 있지만 우리사회의 어느 집단보다도 가장 유능한 애국집단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그렇기 때문에 정부에서는 일각에서 지나치다고 비판의 소리를 낼만큼 매우 다양하고 적극적인 중소기업지원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우리사회에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양극화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어 걱정이다. 근년에 와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동반성장문제가 자주 논의되고 있지만 정부당국이 팔을 걷어 부치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려는 열정과 의지가 너무 부족한 것 같아 한심하기 그지없다. 풀뿌리경제주체인 중소기업들이 대기업과 함께 튼튼하게 동반성장해 나가지 못한다면 우리 경제와 사회의 앞날이 결코 밝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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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9.11 23:02

추석선물은 자활상품으로

이제 곧 추석이다. 추수, 곧 가을걷이로 풍성함과 뜻이 통한다.우리고장은 인심과 산물이 풍성해 웃음소리도 넘쳤으나 어렵고 힘든 시기라 여유와 넘침은 예전만 못한 것 같다. 천년이상 내려온 추석은 정 나눔으로 보는 것이 우리 정서다. 화목을 확인하고 감사함을 전하는 것이 현대사회 추석의 의미인 것 같다.감사한 마음을 담아 전달하는 추석선물은 어떤것이 좋을까?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 받는 사람 모두가 부담없이 주고 받는 물건이라면 적격일 것이다. 친환경적이면서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는 선물거리가 있다.도내 지역자활센터에서 만든 생산품이 추석 선물로 제격이다. 지역자활센터는 저소득층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주고 그 일을 통해 자활을 다져 나가는 지역공동체다. 지역자활센터의 사업단과 자활기업에서 영농과 제조 등을 통해 생산된 물품들이 자활생산품이다. 자활생산품은 품목이 다양하고 믿고 쓸 수 있다는 특성을 지닌다.유통마진을 없애 품질대비 가격도 저렴하다. 대부분이 친환경 식품으로 손수 키웠거나 직접 만들어 손맛과 솜씨가 자랑거리다. 포장 등을 부풀리지 않고 실속에 비중으로 두어 알차기도 하다. 자활생산품은 유통기간이 짧아 신선하다. 지역자활 생산품은 향토색이 짙은 우리고향 특산물로 보면 된다.전북광역자활센터와 전북자활협회는 올 추석에도 지역자활센터에서 생산된 우수상품을 선별해 추석용품 홍보에 나섰다. 지역센터 추천상품의 품목, 가격, 수량 등의 내용을 담은 사진책자를 만들어 도내 기관 단체에 구매정보를 제공한다. 전주지역자활센터의 전통 떡을 비롯해 덕진자활의 우리밀 빵과 과자 및 지역에서 생산한 깨로 짜낸 완주의 참기름과 들기름이 추석선물로 선보인다. 군산에서는 조기와 박대, 전주 맛디자인의 다양한 김치, 함해국의 구절초와 익산산자활의 생활한복도 선물상품으로 나왔다.진안자활에서는 홍삼제품과 유과를 준비했고 전주생명자활에서는 표고버섯, 군산한마음과 임실자활에서는 오색미와 고춧가루를 각각 명절 상품으로 내놓았다. 모두 가격에 비해 품질이 우수해 인기를 끄는 상품들이다.자활생산품과 농산물은 무엇보다도 정직하다는 것이다. 자활사업, 특히 영농사업의 경우 친환경 유기농 생산물이 대부분을 이룬다. 수확량이나 이윤창출보다 품질확보를 우선시 한다. 스스로 생산하고 소비하는 순환공동체를 지향하기 때문이다. 나와 내 가족이 먹을 것을 생산하는 만큼 안심하고 쓸 수 있다.걱정거리가 있기도 하다. 전국 어디나 마찬가지지만 도내 각 지역자활센터도 태풍피해를 입었다. 군산 한마음 자활센터는 쌈채소가 물에 잠겨 못쓰게 됐다.남원 김제 완주지역자활센터는 많게는 한곳에서 30여동의 비닐하우스가 파손됐다. 장수는 1억원이 투입된 양액재배 시설이 찢기고 날아가 울상이다. 전주생명자활을 비롯 순창 고창 부안지역도 영농사업단이 피해를 입어 망연자실 하고있다농사를 짓던 짓지 않던 국민 모두가 태풍으로 인해 시름이 깊다. 생산자는 물건이 충분치 않아 걱정이고 소비자는 가격이 올라 걱정이다.이번 추석은 태풍피해를 본 지역자활센터의 생산품 구매를 통해 저소득층의 시름을 덜어주는 명절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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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9.04 23:02

전통산업 육성과 지역 발전

최근 FTA 체결을 통해 시장 개방이 가속화되고 해외시장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대내외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강소기업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이에 정부도 지난해 산업발전법을 개정, 중소기업과 대기업으로만 나누었던 기업 분류기준에 중견기업을 추가하였고, 중소기업청은 올해 1월 110개 글로벌 강소기업을 선정하고 이들 기업을 육성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무역협회는 2007년부터 매달 중견 및 중소 수출기업인 1인을 선정하여 '한국을 빛낸 이달의 무역인 상'을 수여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100여명의 수상자를 선정하여 이들의 노고와 성과를 치하해왔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전라북도에서 수상한 기업인은 지금까지 3명에 불과하다.도내 강소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해당업종의 관련 종사자가 많아 경제적 파급 효과가 크거나 전라북도에 특화된 고유업종으로 타 지역에 비해 월등한 경쟁력을 갖춘 업종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전라북도의 식품산업과 한지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세계적으로 식품안전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확대되고 자국의 식품산업화 노력으로 정통 로컬 푸드인 '에스닉(Ethnic) 푸드'가 확산되고 있다.이러한 시대적 요구를 잘 반영한다면 우수한 식품 강소기업이 육성될 수 있으며, 더구나 최근 세계적인 K-POP 열풍이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어 지금이 식품의 산업화와 우리 음식의 세계화를 꾀할 수 있는 적기라고 생각한다. 최근 전주시가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로 지정된 것은 매우 고무적이며, 앞으로 이를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또한, 식품 강소기업이 육성되면 자동화가 어려운 산업 특성상 고용창출 효과가 크고, 도내 전체 산업종사자의 18% 이상을 차지하는 농수산 분야가 함께 활성화될 수 있기 때문에 지역경제에 대한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전주의 대표적 전통산업인 한지는 600년경 일본으로 기술을 전수해 줄 만큼 발전된 생산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다. 일반 종이가 보급된 이후 한지는 특정 용도로만 사용되어 왔으나 최근 한지의 파생산업이 주목을 끌고 있다. 한지로 만든 의류, 넥타이, 악세사리, 그리고 반기문 UN사무총장 관저의 인테리어로 활용되어 유명해진 한지 벽지 등은 전통문화와 산업기능을 융합시켜 전통의 맥을 이어나가는 대표적인 예이다.이러한 한지산업에 기술 개발 및 마케팅을 지원하여 강소기업으로 육성한다면 전통문화의 명맥도 유지하고 양질의 일자리도 창출되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독일이 2002년 이후 7년간 세계 수출 1위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세계 강소기업 2000여개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독일의 강소기업이 버팀목이 되었기 때문이다. 대대로 가업과 전통을 이어온 일본의 중소기업들은 일본을 세계 경제대국으로 이끈 주역이었다.전라북도의 맛과 멋을 산업화하고 장인정신을 실천하는 강소기업이 육성될 경우 지역경제 활성화뿐 아니라 우리 전통의 세계화를 이끄는 롤모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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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8.28 23:02

물관리 기술도 수출상품이다

우리나라는 지형적으로 불리한 물관리 여건을 극복하기 위해 오래전부터 이(利)치수(治水)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 왔다. 백제 비류왕은 우리 고장 김제에 3.3km 길이의 벽골제를 쌓아 저수지를 만들고, 5개의 수문을 설치하여 관개용수를 공급하였다. 근세 이후에는 전국 수계에 다수의 댐을 건설해 가뭄과 홍수에 대비하고, 댐에 확보한 수자원을 바탕으로 상수도 시설을 놓아 국민의 삶의 질 향상과 국가 경제발전을 이룩하였다.최근에는 하천을 국민이 쉽게 접근하여 즐길 수 있는 친수공간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시행되었다. 이젠 자연의 여건을 극복하면서 축적해 온 물관리 기술을 적극 상품화하여 수출할 필요가 있다.현재 세계 물산업은 인구증가, 기후변화 등과 맞물려 급성장하고 있다. 영국의 물 전문 조사기관인 GWI는 세계 물시장 규모가 2010년 4천8백억 달러에서 2025년에는 약 8천6백억 달러(1천조 원)로 커질 것이라 예측하였다. 이는 상하수도 중심의 물산업에 국한한 것으로 하천정비와 같은 수자원분야를 포함한다면 그 규모는 훨씬 더 커질 것이다. 선진국들은 이미 물산업을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공기업인 Mekorot를 중심으로 해외진출에 박차를 가하여 연평균 물산업 해외수출 증가율 26%를 달성하고 있다. 이들의 목표는 2020년 해외수출 200억 달러를 달성하는 것이다. 또한, 싱가포르는 환경물산업개발위원회(EWI)를 조직, 세계 물시장의 3%를 점유하겠다는 야심 찬 전략을 추진 중이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해수담수화 플랜트 분야의 시장점유율은 이미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필자가 재직중인 K-water(한국수자원공사)는 '중국 사양현 상수도사업', '파키스탄 패트린드 수력발전사업'과 같은 해외사업을 13개국에서 추진하고 있으며, 신규 사업 발굴에도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특히 지난해 대규모 홍수피해를 겪은 태국 정부가 짜오프라야강 등 주요 하천을 정비하고 통합물관리시스템을 구축하는 12조 4천억원 규모의 물관리 사업을 지난 7월 발주하였는데 현재 K-water가 현장조사를 하고 입찰제안서를 작성하는 등 수주활동을 펼치고 있다. 4대강 사업 경험에 IT 기반의 통합 물관리기술을 접목하여 준비한다면 수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그러나 한국의 세계 물시장 점유율은 2011년 기준, 고작 0.4%에 불과하다. 국내 물산업 경쟁력이 일부 분야에 국한되어 있어, 글로벌 기업들이 선점하고 있는 해외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그래도 우리가 역량만 확보한다면 수요는 충분하다. 기후변화로 이치수를 위한 수자원사업의 필요성은 날로 증가하고 있고, 후진국의 낮은 급수보급률을 감안하면 상하수도 분야도 그 수요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통합 물관리기술 분야의 경우, 태국 총리모로코 국왕파라과이 대통령 등 여러 나라 국가원수가 4대강 현장과 경인 아라뱃길 등을 돌아보고 노하우 전수를 요청할 정도로 높게 평가 받았다.이처럼 우리가 노하우를 축적한 분야는 제대로 알리고, 고도 수처리기술과 같이 다소 경쟁력이 부족한 분야는 단기간내 기술역량을 확보해서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전략이 마련되어야 하겠다.그러나 원가 이하의 물값 정책으로 첨단 수처리 같은 분야는 기술개발과 선도사업 추진에 필요한 재원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우리가 축적한 일부 사업의 노하우는 본질을 벗어난 흠집 내기로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우리의 물관리 기술을 해외에 수출하여 '블루 골드'를 선점하기 위해 서는 먼저 업계의 노력이 최우선이지만 다소 경쟁력이 약한 분야는 다양한 선도사업을 시행,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재무적 여건 등을 마련해 주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병행되어야 하겠다. 아울러 이미 시행된 선도사업에 대해 무조건적인 흠집 내기가 아닌, 발전적 진단과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국민적 지혜가 모아져야 할 것이다.물관리 기술도 수출 상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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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8.21 23:02

선진국으로 가는 길, 아직 멀었다

최근 어느 국내 매스컴이 미국, 독일 등 6개 선진국들이 그랬듯이 우리나라에도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20-50클럽의 일원이 되었다는 보도를 한 바 있다. 1인당 총국내생산액(GDP)이 2만 달러 이상이고 국내시장규모를 뜻하는 인구가 5천만 이상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렇다. 이제 우리나라도 다른 6개국처럼 향후 5~15년 이내에 1인당 총국내생산액이 3만 달러에 달할 수 있다는 기대를 할 수 있다.그러나 앞으로 우리의 1인당 총국내생산액이 3만 달러가 된다는 보증수표를 받은 것은 결코 아니다. 불확성이 날로 심화되고 있는 세계경제여건과 국내사정이 악화될 경우 15년 이상이 걸릴 수도 있고 또 수십 년 동안 지금의 수준에서 오르락 내리락하다가 완전히 물건너갈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즈음 우리 국민들 중에는 막연하게 우리가 마치 선진국 대열에 서 있는 것처럼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사실 그것은 아직은 환상에 불과하다. 1인당 총국민생산액과는 다소 다른 개념이지만 1인당 총국민소득액(GNI)을 기준으로 할 때 오늘날 무려 30여개 가까운 국가들이 2만 달러를 넘었으며, 그 중 20여개 국가들이 3만 달러를 훌쩍 넘었다. 예컨대 쿠웨이트, 아랍에미레이트 등 중동국가들을 비롯하여 브루나이, 사이프러스, 리히텐스타인, 모나코, 포르투갈 등 다수국가들이 2만 달러 이상 또는 그 몇 배의 소득을 누리고 있다. 그러나 이들 국가들을 선진국이라 부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선진국의 척도는 결코 그 나라의 국민소득수준을 따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즉 선진국의 요건은 국민소득수준도 고려해야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 나라의 과학기술수준, 문화수준, 부패지수, 기업 및 정부의 경쟁력 등이 종합적으로 선진적인 위치에 달해야 한다. 그렇다면 머지않아 우리가 과연 기대하는 바와 같이 선진국대열에 들어설 수 있다고 확신할 수 있는가? 일부 지식인들도 그것을 긍정적으로 볼 수 있고 더욱이 정치인들은 대다수가 자신들이 반드시 그렇게 하겠노라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그러나 필자는 우리나라가 종합적인 측면에서 불과 몇 년 안에 명실상부한 선진국이 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다고 판단하고 있다. 선진국이 되기 위해 우리가 넘어야 할 벽이 아직은 너무나 높을 뿐만 아니라 그것도 단기간에 넘을 수 없는 요소들이기 때문이다.몇 가지 간단히 지적해 보건대 우리가 항상 과학기술을 중요시하고 있지만 실제로 우리나라의 연구개발투자는 주요 선진국들에 비해 턱없이 적어 아직도 수많은 원천기술을 외국에 의존하고 있다. 우리가 오천년 역사를 지닌 문화민족이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후진국들보다 못한 면이 많다. 극심한 이기주의, 한탕주의, 돈푼께나 있거나 권력이라도 잡으면 거만하기 짝이 없는 모습, 무질서한 공중질서의식 등은 지구상 어느 나라에서도 보기 어려운 창피한 모습들이다. 어디 그 뿐인가? 훌륭한 분들도 있지만 지도자위치에 있는 정치인집단과 관료집단은 물론 심지어 대학교수들을 비롯한 교육자집단 마저도 부패와 무능, 그리고 무사안일주의 빠져 있어 참아 말을 다 못할 지경이다. 그런가 하면 대부분 국민들은 지난 50년간 이 만큼이나 우리경제가 발전해 온 원동력은 대다수 유능한 기업인들의 투철한 모험정신과 열정이었다고 인식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우리 기업인집단은 가장 존경받아야 할 애국자집단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우리의 경제사회여건이 그리 순탄하지 못할 전망이다. 3만 달러 시대를 맞기 전에 이미 우리는 3%대의 저성장시대를 가고 있으며, 그러다 보니 일자리창출이 어려워 실업문제가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저출산문제와 고령화사회문제도 우리 경제사회의 지속적 발전을 붙잡는 커다란 우려요소가 되고 있다.이런 저런 생각을 해볼 때 바로 우리 앞에 선진국의 깃발이 보인다고 환상에 젖는 것은 금물이다. 경제적으로 3만 달러소득시대도 저절로 오는 것이 아닐뿐더러 과학기술, 문화수준 등 각 방면의 진정한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사회 모든 집단들과 국민 개개인이 혁명적인 의식 개혁과 뼈를 깎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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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8.14 23:02

자활생산품을 아시나요?

적은 강수량과 건조한 사막기후. 좁은 국토와 그나마 작은 내수시장. 척박한 사막이 대부분인 이스라엘을 표현하는 환경지도다.최악의 환경에서 농업은 다소 무리로 보인다. 이같은 이스라엘이 사막에서 농업경쟁력의 원천을 만들고 있다. 농업과 연결고리가 없는 사막에서 효율성과 기술을 접목해 마치 물이 깊은 샘을 갖고 있는 곳처럼 농사를 짓는 셈이다.샘솟는 이스라엘 농업경쟁력은 습도관리와 수출지향적 농업이다. 물을 뿌리지 않고 미세한 구멍을 통해 한 방울씩 작물 뿌리에 떨어뜨린다. 뿌리 부근 감지기를 통해 필요한 만큼만 물과 영양분을 공급하는 시스템이다.쌀을 재배하지 않는 사막의 나라 이스라엘에 논도 있다. 갈릴리 호숫가에 있는 이 논은 품종개발 벤처회사가 만들었다. 세계 3대 작물 중의 하나인 쌀과 밀에 투자해 농업기술 등을 수출한다. 기존품종 대비 두 배 수확량을 보이는 신품종 밀은 중국등지와 수출을 타진중이다. 거친 농업환경에도 불구하고 결실의 성공담을 써가고 있다말이 되는 역설이다.역설은 또 있다.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쓸만한 상품을 만드는 곳이 자활사업 현장이다. 이 생산품은 시중에 알려지지 않고 이름마저 없는 것이 상당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자활생산품 공동브랜드 사업을 추진중이다. 생산품에 브랜드를 붙여 시중상품과 품질로 싸우는 것이다. 웬만한 강소기업제품도 맥을 못추는 무한경쟁시장에서 매우 벅찬 일이다.농산물과 가공품을 생산하는 자활사업장의 현주소는 소규모 영세성으로 시장진입에 어려움이 있다. 노동력 효율 기술이 떨어지다 보니 생산 유통 매출 등 해결할 일이 산너머 산이다. 전북의 자활생산품은 200여종으로 전국 대비 가장 많아 브랜드를 통해 규모화와 지역특화가 필요한 실정이다. 많은 종류가 소량 생산되다보니 유통 판매가 어려워 시장의 단계적 진입을 위해 브랜드라는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다.브랜드는 규모화 규격화 차별화를 통해 자활상품을 재탄생시키는 산파로 자활생산품에 이름을 지어주고 옷을 입히는 것이다. 이름에다 자활사업의 정체성을 담고 제품의 특성을 시각적으로 디자인한다. 소비자에게 친근감이나 신뢰감 등을 심어주는 브랜드 전략이다. 엄격한 품질검사 과정에서 자연스레 품질이 개선되는 효과도 기대된다. 브랜드의 좋은 이미지 형성은 판매촉진의 기본 요건이자 시장과 소통하는 핵심적인 방법 중의 하나다.자활상품 공동브랜드가 추구하는 것은 이미지 개선이다. 시중상품과 당당히 겨루며 인지도와 신뢰를 높여 매출증대를 꾀한다. 브랜드 자체 기능뿐만 아니라 자활생산품의 수량확보 및 원가절감 등 컨설팅을 통해 사업의 규모화를 도모한다. 브랜드사업은 자활생산품 품질향상을 위한 경영지원까지 영역을 넓혀 매출증대에 에너지를 집중하고 자활사업의 시너지를 높여 나가는 것이다.지역색이 묻어있는 로컬푸드,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친환경상품, 이윤추구가 아닌 정직한 생산품 등을 녹여낸 결정체가 자활생산품 공동브랜드다. 공동브랜드는 단순하게 이름을 붙이고 디자인만 하는 것이 아니다. 품질향상, 시장경쟁력 제고, 판매활성화 등 순환구조를 유도하게 된다. 그게 말처럼 쉽겠느냐고 반문할 수 있으나 자활 생산품을 특정 반열에 올려 놓을 수 있는 돌파구가 필요하다. 그 돌파구가 바로 브랜드다이스라엘의 사막농법이 경쟁력의 원천이듯 자활생산품도 공동브랜드 요건에 맞는 담금질을 통해 시장에서 경쟁하는 원동력을 갖게하는 것이다. 자활브랜드가 소득증진에 따른 저소득층의 수급자 탈피와, 사업확대 및 일자리 창출 등 선순환구조를 이끄는 추동력이 되기를 기대한다.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꽃이 되듯 자활생산품의 이름이 이름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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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8.07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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