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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따구리] 전문화 시급한 전문대학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가 최근 2003학년도 전문대학 학과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자동차와 음악·사회복지·환경화학·농업등의 분야에서 실시된 이번 평가에서 도내 전문대학들은 이렇다 할 성적표를 내놓지 못했다.각 전문대가 자체 역량을 교육여건 개선보다 신입생 모집에 집중시킨 탓이다. 부족한 학생을 채우기위해 해외유학박람회에 참여하는 대학도 있다.우선 결원을 최대한 줄이는 게 당면 목표이다 보니 대학의 모든 촉각이 학생모집에 집중돼 교육의 내실화와 전문화 과제는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신입생 모집난이 교육부실로 이어지고 다시 대규모 결원을 초래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완성된 셈이다.최근 신입생 모집에 나선 도내 각 전문대학을 꼼꼼이 들여다보면 도무지 색깔이 없다. 개설해 놓은 학과도 명칭만 조금씩 다를 뿐이다.어느 한 대학에서 학생모집이 잘 된다 싶으면 너도 나도 똑같은 학과를 신설, 모집 경쟁을 벌인 결과다. 특성화된 학과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고 온통 신세대들의 취향에 맞는 학과들만 속속 신설되고 있다. 최근들어서는 해마다 6∼7개의 학과를 어김없이 새로 만들어내는 전문대학도 있다.2004학년도에도 도내 각 전문대가 4∼7개씩의 학과를 새로 개설해 놓았다. 그런데 신설학과 전임교수 초빙 공고는 어느 대학에서도 나오지 않고 있다. 우선 겸임교수와 시간강사로 강의를 맡게하고 신입생지원 현황을 살펴본 뒤에 교육환경을 갖추겠다는 속셈이다. 이제 대학이 나서서 이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특정 분야를 집중 육성, 전문화·특성화를 통해 대학전체의 이미지를 높이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4년제대학도 마찬가지지만 지방 전문대학이 더 급해보인다.중견 직업인력을 양성하는 교육기관으로서 눈앞의 어려움에 의연하게 대처, 근본적 위기타개 정책을 요구한다며 사활의 갈림길에 선 전문대의 실상을 제대로 모르는 소리일까.

  • 지역일반
  • 김종표
  • 2003.11.22 23:02

[딱따구리] 지방살리기 특별법 중앙지 외면

"그렇게 큰 규모의 행사인데 중앙지에서는 단 한줄의 기사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정말 기가 막힙니다.”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공원에서 열린 '지방살리기 3대 특별법 입법 촉구대회'와 관련한 중앙지의 보도태도를 지적한 국가균형발전위 관계자의 말이다.그는 이어 "지방에서 1만여명이 서울에 모여 행사를 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기사거리가 될텐데도 모든 언론사가 약속이나 한 듯이 다루지 않는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어이없어 했다.이날 행사는 지방분권특별법과 국가균형발전특별법, 신행정수도 건설특별조치법 등 3대 특별법에 대한 국회 상임위의 법안심의를 앞두고 지방분권국민운동본부가 국회의원들을 압박하기 위해 마련됐다.특히 3대 특별법안이 경기도를 비롯한 수도권 의원들의 반대로 자칫 본회의에 상정조차 되지 못하고 폐기될 위기에 처한 상황이라, 이날 행사는 법안통과와 관련해 매우 중요했다. 당연히 전국의 지방언론에서는 비중있게 다뤘다.그러나 앞선 관계자의 말처럼 중앙지에서는 조금의 지면도 할애되지 않았다. 행사규모나 성격에 비춰볼 때 중앙언론 전체의 외면은 다분히 의도적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중앙언론에서는 이들 특별법을 달가워 하지 않는 것이 분명해 보였다. 중앙에 집중된 권한을 지방으로 분산시키는 것을 반기지 않는다는 것이다.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권한이 지방으로 분산될 경우 그동안 중앙집권으로 인해 누렸던 각종 혜택 등의 기득권이 축소될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가 주된 이유라는 게 많은 사람들의 일치된 의견이다.지난주말 1천여명의 경기도민들이 국가균형발전법은 수도권에 대한 역차별이라며 반대시위를 벌인 행사는 관심있게 다룬 것도 이런 맥락에서 해석된다. .아직도 우리사회 곳곳에는 중앙집권적인 사고가 팽배하고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의식들이 뿌리깊게 자리하고 있는 것을 확인한 것 같아 씁쓸했다.

  • 지역일반
  • 김준호
  • 2003.11.21 23:02

[딱따구리] 공금고 선정 이전투구

불리하면 강력 반발하고 유리하면 가만히 있기.우리 사회에 만연된 이러한 풍조가 최근 공공금고 선정과정에서 여지없이 나타났다.제1라운드는 연 6천억원 규모의 전주시 금고. 전주시는 수의계약 방식으로 선정하던 시금고를 30년만에 처음으로 공개경쟁 방식으로 전환, 지난 13일 단독 응찰한 전북은행을 선정했다.이 과정에서 농협은 "금고 선정 기준과 평가 항목이 특정 금융기관에 유리하다”면서 "행자부의 자치단체 금고선정 평가항목 및 배점기준에 관한 시행규칙을 적용하고 전주시 조례에 명시된 금융기관 신용도를 반영해야 한다”고 건의했다.전주시가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자 급기야 농협은 지난달 21일 객관성 공정성 투명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며 시금고 선정 제안서 제출을 포기, 빈축을 샀다.제2라운드는 연 1조5천억원 규모의 도 교육금고. 지난달 16일 도교육청이 공모한 교육금고는 19일 농협의 판정승으로 결론이 났다.이 가운데 전북은행은 교육금고 선정기준에서 "외부신용평가 항목에 대한 부분은 재고돼야 하고 채점방식이 공정·투명해야 하며 심의위원회 운영방식이 객관적이어야 한다”고 교육청에 건의했다.전북은행 역시 농협과 마찬가지로 공정성 투명성 객관성을 문제삼으며 배점기준이 개선돼야 한다고 건의했으나 1백점 만점에서 농협에 10점 이상 차이나 교육금고 선정에 실패하는 결과를 맛봤다.결국 최근 선정된 2개의 공공금고에서 전북은행과 농협은 1승 1패씩을 주고 받았다.다음달에는 이들 금융기관은 무주군 금고를 놓고 한판 승부가 예정돼 있다. 작년말 치열한 경쟁을 벌여 혼란을 빚었던 무주군 금고는 현재 일반회계를 농협이, 특별회계를 전북은행이 맡고 있는 상태다.무주군 금고 선정에서는 이들 금융기관이 불리하면 반발하는 이전투구 양상을 빚지 말고 '페어플레이' 정신을 발휘하는 모범을 보여야 할 것이다. 이는 공금고를 맡아 발생하는 직접적인 이익보다 오히려 더 많은 고객으로부터 신뢰를 받는 길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3.11.20 23:02

[딱따구리] 전문위원 인사 이래도 돼나

전북도가 18일 공석중인 도의회 전문위원에 도의회사무처 경리담당 임인덕씨를 임명했다. 유철갑 도의회의장이 임씨를 별정직 전문위원으로 추천한 뒤 한달여 동안 지루하게 계속돼 온 도와 도의회의 줄다리기가 마침내 끝난 것. 그런데 상당수 공무원들은 이번 줄다리기의 끝을 홀가분하게 느끼지 않고 있다. 결과가 기대와는 사뭇 다르기 때문이다. 사실 한달전, 강현욱지사가 도의회 의장의 전문위원 추천에 대해 "결코 그런식으로 인사가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을 때만 해도 상당수 공무원들은 이번에는 뭔가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를 가졌다. 그동안 전북도 인사가 '도의회에 의해 휘둘린다'는 둥, '승진하려면 도의회에 줄을 대야 한다'는 둥 별의별 이야기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전북도가 중심을 잡고 나갈 것이라고 기대했고 직장협의회의 입장표명도 이같은 기대를 뒷받침 했다.그러나 18일 전북도가 임씨를 서둘러 전문위원으로 인사발령 하자 많은 공무원들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례회를 앞두고 도의회와 유화적인 관계를 바라는 심정은 이해할 수 있지만 인사권자로서 너무 유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런 결론에 이를 것이라면 차라리 애초부터 도의회 의장의 요구를 전폭 수용하는 것만 못했다는 말도 나왔다.물론 전북도는 도의회가 이번 인사추천에 대해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의 뜻을 같이했다'는 전문위원의 추천공문을 접수했기 때문에 '의장 개인'이 아닌 '도의회'의 추천을 존중하는 것이라고 밝혔다.또 '서열배수 내에서 발탁된 인사는 집행부와 교류할 수 있으나 서열배수 밖의 사람이나 외부인사를 기용한다면 일반직 전환 및 집행부로의 복귀는 불가능하다'는 공직협의 건의도 수용했다고 설명했다.작품을 만들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그러나 상당수 공무원들이 이번 인사를 '정서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고, 이런식으로 가다가는 인사질서가 무너질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는데 대해서는 누가 무엇이라고 답할 수 있을 지 궁금하다.

  • 지역일반
  • 이성원
  • 2003.11.19 23:02

[딱따구리]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 행정

오늘 경기도 안양시 국립수의과학검역원 대강당에서 농림부 주관으로 전국의 축산인과 정부,지방자치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소 부루셀라병 방역대책 공청회가 열린다.이 자리에서는 전국적으로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부루셀라병을 예방하기 위한 백신접종 시행여부 등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공청회에서 어떤 해법이 도출될지는 몰라도 이를 바라보는 축산인들의 눈은 곱지가 않은 것 같다. 이미 귀중한 소를 잃어 버린 다음에 서둘러 외양간을 고치는 식의 공청회 성격이 짙기 때문이다.그동안 젖소에만 걸리는 것으로 알았던 부루셀라 전염병이 지난 2월 정읍시 고부면의 한 한우축산농가에서 발견돼 정읍시와 보건당국을 긴장시켰다. 그동안 한우를 안심하고 날것으로 먹었던 국민들 역시 공포에 떨었다. 당시 부루셀라전염병에 감염된 소는 4두밖에 안됐다.그 러나 부루셀라는 이후 급속도로 확산돼 축산농가들의 애간장을 태웠다. 정읍시에 따르면 지금까지 의심소 1천2백여두를 대상으로 혈청검사를 실시한 결과 이중 8백69두가 양성반응(일부 음성반응)으로 나타나 살처분되는 안타까운 현실이 축산농가들의 눈앞에서 펼쳐졌다.이를 바라보는 축산인들의 마음은 참담하기 그지없었다. 밤잠을 설쳐가며 자식같이 애써키운 소들이 전염병에 걸려 한순간에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들의 손에 쥐어진 건 보상비라는 명목으로 정부에서 지급된 얼마안되는 돈이 전부였다. 일부 축산농가들은 전재산인 소를 잃고 자신들 마저 부루셀라병에 감염돼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겪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다.그동안 정읍시를 비롯한 행정과 보건당국이 부루셀라병의 확산을 막기위해 제대로 대처를 했는지 묻지 않을수 없다. 이 병이 처음 발견된 이후 백신접종을 비롯한 방역대책을 서둘러 마련해 실시했다면 축산농가들의 아품과 고통은 이 보다 적었을 것이다.행정당국이 많은 소를 잃고 사람마저 병에 감염된 지금에서 와서 백신접종 시행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공청회를 개최한다고 부산을 떠는 광경을 바라보는 축산농가와 국민들의 마음은 허망하기 그지없어 보인다.아직 부루셀라 파동은 끝나지 않은 것 같다. 그 끝이 어디인지 장담하는 사람은 전혀 없어 보인다. 그래서 축산농가와 국민의 불안감은 증폭돼 가고 있다.소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을 그대로 실천한 정읍시를 비롯한 행정과 보건당국이 앞으로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궁금하다./정읍주재 손승원기자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3.11.18 23:02

[딱따구리] 착잡했던 중국 방문

"예상은 했지만 막상 부딪치고 보니 심경이 착잡합니다”강현욱지사는 중국 강소성과의 한·중우호협력을 위한 중국 방문기간 동안 '편안함' 보다는 '거북함'을 여러차례 피력했다. 중국측의 대접이 소홀해서가 아니다. 양국간의 대조적인 발전모습 때문이었다.사실 중국은 오전과 오후가 다르다고 할만큼 경제발전 속도가 눈부시다. 상해시의 고층빌딩은 온 하늘을 뒤덮었고, 불과 10년전까지 허허벌판이었던 포동지구는 세계의 경제중심지가 되었다. 강소성이 향후 5개 동안 개발할 부지는 새만금 면적과 비슷하다. 경제기획원 고위관료 출신으로서, '강한 경제'를 표방한 지사로서 중국의 향후발전에 대해 불안감과 착잡함을 느끼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중국의 발전속도에 대해 경계심을 느낀 사람은 지사만이 아니었다. 현지에서 기업활동을 하고 있는 동포들은 더욱 심각했다. 지난 12일 지사초청 만찬에 참석한 30여명의 국내 기업인들은 한국의 정치가 소용돌이에 휘말릴때마다 가슴이 타들어가는 듯하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격렬한 노사문제가 발생할때마다 중국인들은 속으로 웃고 있다며 나라의 앞길을 걱정했다.만찬 참석자중에는 전북에서 중국으로 이전한 기업의 관계자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름만 대면 알수 있을 정도로 한때 도내에서는 잘나가는 업체들도 있었다. 이들은 국내에서는 이미 한계에 이르렀기 때문에 가족과 떨어지는 아픔을 감수하면서 중국으로 나올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강지사는 "타국에 나와서 고국발전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는 여러분은 모두가 애국자입니다. 어려운 기업환경이지만 국내에 남아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기업인들도 마찬가지로 애국자입니다. 여러분들이 나중에라도 전북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상당수 기업인들이 강지사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만 기업들이 앞다퉈 중국으로 떠나고 있는 현실에서 고국으로 다시 돌아와 달라는 강지사의 주문이나 이에 고개를 끄덕이는 기업인들의 표정에는 어떤 공허함이 짙게 배어 있었다.

  • 지역일반
  • 이성원
  • 2003.11.17 23:02

[딱따구리] 전북은 마약 청정지역인가

지난 1월 서울에서는 '러미나, S정'등을 복용하고 환각상태에 빠져 범죄를 저지르는 사례가 잇따랐다.당시 서울 강남경찰서는 마약 대용 약물을 복용한 상태에서 카페에 들어가 손님들을 상대로 금품을 빼앗은 박모씨(31) 등 2명을 특수강도 혐의로 구속했다. 또 러미나 등을 복용, 환각상태에서 부녀자들을 상대로 강도짓을 한 30대도 경찰에 붙잡히는 등 신종 유사마약류로 인한 피해가 잇따랐다.경찰 관계자는 당시 "주로 서울 남대문시장, 청량리, 미아리 등지에서 러미나와 S정이 1백알당 2만~5만원 가량에 은밀히 거래되고 있으며, 투약자가 30여만명에 이르러 시장규모도 한 해 수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들 약품은 향정신성 의약품 규제를 받지 않아 뒷거래 현장을 적발해도 벌금형 등에 그치는 약사법만을 적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이에 정부는 유사 마약 '덱스트로메토르판'과 '카리소프로돌'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난 10월부터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했다. 이들 성분을 함유한 의약품인 '러미라정'(진해거담제)과 일명 'S정'(근육이완제) 등은 청소년들 사이에서 환각 대용 약물로 오·남용돼 사회적 문제로 지적돼 왔기 때문. 전북경찰도 14일 정부 지정에 발맞춰 카리소프로돌을 복용한 윤락녀 10여명과 약품을 공급한 40대 여성을 붙잡는 등 수사에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그러나 경찰의 단속결과, '전북=마약 청정지역'이라는 이미지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될 위기에 처해있다는 사실 또한 거역할 수 없게 됐다.특히 도내 윤락가와 유흥가를 중심으로 이 같은 마약류가 암암리에 나돌고 있고, 일반인들도 근육이완제로 착각해 습관적으로 과다복용하는 경우가 있다는 게 경찰측의 입장이다.이제 전북지역은 더이상 마약 청정지역이 아닐 수 있다. 마약중독은 개인의 심신파괴 뿐만 아니라 범죄와 쉽게 연결되는 등 사회건강성을 해친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는 만큼 관계당국은 지속적 관심과 단속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또 이 마약류를 근육이완제 등으로 착각하고 복용하는 일반인들에 대한 경각심만이, 지금 환각의 수렁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 것이다.

  • 지역일반
  • 홍성오
  • 2003.11.15 23:02

[딱따구리] 소리축제와 '두세 두세'

'우세두세''두세두세'. 국어사전에는 나오지 않지만, 전라도에서 흔히 쓴는 사투리다. 전라도를 벗어나면 그 뜻 조차 헤아리기 어려울 이 단어가 소리축제의 재신임을 묻는 현장에서 빈번히 등장했다. 12일 오후 7시 전주정보영상진흥원 세미나실에서 열린 마당의 수요포럼. 주제는 '소리축제 재신임을 묻는다'. 소리축제는 말 그대로 '뜨거운 감자'였다. 그러나 민감하게 반응할만한 사항들은 쉽게 도출되지 못했다. '우세(憂世)''우세(優勢)''우세스럽다''두서 없다''두수없다' 등 여러 단어가 오묘하게 섞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이 단어들은 소리축제의 지난 여정과 포럼 현장을 대신하는 것처럼 들려 참석자들을 긴장시켰다. 신임 여부를 묻는 질문과 답변을 끌어내기 위해 꽤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할 만큼 토론은 두서가 없었고, 일부 참석자들에게는 소리축제의 가능성과 이후 방향에 대한 이런저런 '두수'들이 있어 보였지만 의견은 허공을 맴돌았다. 결국 토론장에서 두수없이 지명된 재신임의 대상은 '파견 공무원'이었다. '너무 많은 재정이 투자되기 때문에 (도의회의 감사를 걱정하는) 전북도는 공무원을 파견해야 했다. 자신의 직분에 최선을 다하려는 파견공무원들은 복잡한 서류결제 체계와 공무원적 사고방식으로 일관, 문화예술인들로 구성된 소리축제 스탭들의 활동에 걸림돌이 됐다. 이 체제는 소리축제의 소통을 마비시키고 있다'는 것. 이 의견에 일견 변명의 여지는 없어 보이지만 과연 첫 번째 재신임의 대상이 꼭 이들이어야 했는지는 의문이다. 포럼현장에는 올해 소리축제를 이끈, (다른 이의 우세스러움을 탓할 사정이 아닌) 문화예술인들의 참여도 꽤 있었기 때문이다. 18일 오후 3시 소리문화의 전당 중회의실에서는 소리축제조직위가 마련한 '소리축제 공청회'가 열린다. 불과 4일후의 행사지만 조직위는 별다른 홍보에 나서지 않고 있다. 물론 홍보를 하든 안하든 참석자는 많을 것이 틀림없다. 이날 공청회가 민간이 주도한 포럼에도 못미치는, 실속없는 이벤트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 지역일반
  • 최기우
  • 2003.11.14 23:02

[딱따구리] 이제는 지역 주민들 위해 활용 바람직

'가슴열어 하나로 힘을 모아 세계로' 구호 아래 치러진 전국체전의 열기가 아직도 귓가에 맴도는 것 같다.여기 저기서 팡파레가 울려퍼지고 각자 자기 선수들을 응원하던 열기 가득했던 '제84회 전국체전'이 끝난지도 한달을 훌쩍 넘겼다.체전 기간내내 울린 열광의 함성은 아직도 마음속에 남아 있지만 선수들이 머물고 기량을 겨뤄 메달권이냐 탈락이냐 희비가 엇갈리던 현장과 보조경기장은 덩그러니 남아 지역민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마치 다시 한번 그때 그 순간의 함성은 못 느끼더라도 지역민과 함께하고자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위풍당당했던 흔적들이 남아 우리들과 함께 하고 있다.이에 지역 주민들이 동조라도 하려는듯 체전 당시 보조경기장으로 활용했던 시설을 다용도로 활용해야 한다는 여론과 함께 이제는 지역 주민들이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군 관계자에 따르면 "내년도 소년체전 역도경기를 유치해 보조경기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며 "실내 체육관을 이용한 행사때 부대 공간으로 활용하고 지역 주민들이 필요로 할때 언제든지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그러나 지역 주민들의 반응은 필요시에 허락을 받고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관리상에 다소 어려움이 있더라도 상시 활용 가능한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지역 주민들의 여론은 요즘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인라인 동호인들을 위한 공간이나 탁구장, 배트민턴 동호인을 위한 장소로의 활용 등을 말한다.지역 주민들은 관계기관이 좀 더 심도있게 활용 방안을 연구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한편 순창군은 전국체전 역도경기 개최를 위해 2천5백여만원을 들여 보조경기장을 설치했다.

  • 지역일반
  • 남융희
  • 2003.11.13 23:02

[딱따구리] 정읍지역 건설업체 고사위기

정읍시가 일자리 창출로 인구를 늘리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기업유치와 지역개발사업 추진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어 시민들이 박수갈채를 보내고 있다.그러나 시 내부를 깊숙이 들여다보면 이율배반적인 행정집행이 종종 나타나 시민들이 갈피를 못잡고 있다.지역경제를 활성화한다면서 연간 수백억원씩 투입돼 실시되는 각종 건설공사에 지역업체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정읍시가 스스로 차단하고 있는 것.정읍시가 수의계약이 가능한 공사까지 마구 입찰에 부치는 이같은 행태가 반복되면서 지역의 군소 건설업체들은 현재 고사위기로 내몰리고 있다.최근 정읍시가 사업비가 각각 1억원인 수혜복구와 관련한 4건의 공사를 법적으로 가능한 수의계약에 의해 지역업체들에 주려다가 잡음을 두려워한 나머지 긴급공개경재입찰에 부친 것은 여실히 이를 반증하고 있다.그렇지 않아도 정읍시가 2천만원 이상의 거의 모든 공사를 공개경쟁입찰에 부치면서 타지역업체들과의 경쟁이 치열해져 공사를 수주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려워진 지역업체들은 현재 아사직전에 처해있다.아무리 지역업체라해도 정읍시가 특혜를 주면서까지 지역업체를 보호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법적으로 가능한 수의계약까지 입찰에 부친다면 이것은 정읍시의 몸사리기 행정으로 비쳐질 수 밖에 없다. 지역 군소건설업체들의 도산과 지역경제침체를 생각한다면 정읍시는 이제부터라도 과감히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한다. 투명성확보를 전제로 법테두리내에서 수의계약이 가능한 공사를 지역업체들에 우선 배분한다면 여기에서 나오는 돈은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는 윤활유로 작용할 것이 틀림없다.

  • 지역일반
  • 손승원
  • 2003.11.12 23:02

[딱따구리] 정치개혁 제대로 할지...

지난 8일 열린 열린우리당 김제지구당 창당대회를 놓고 일부 당원들의 불만이 이어지는 등 초장부터 삐걱거리고 있다.일부 당원들은 "중앙에서 창당 축하차 내려온 인사들이 마치 특정인의 총선 출정식을 축하하러 온 것처럼 언행한 것은 큰 실수였다”면서 "우리당의 근본 취지인 '당원이 주인 되는 당'에 역행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실제로 이날 중앙에서 내려온 대다수 인사들은 창당 축사에서 국민정치연구회 최규성 사무총장을 부각시키는데 적지않은 시간을 할애했고 최규성 사무총장은 그때마다 자리에서 일어나 방청석을 향해 머리숙여 인사하는 등 마치 총선 선거전을 방불케 했다.이런 광경이 벌어지자 일부 당원들은 "우리는 지금까지 정말 순수하게 정치개혁을 우리 손으로 일구어 보겠다고 호주머니를 털어가며 오늘에 이르렀는데 특정인을 추대하는 형식을 보니 이 행사가 과연 지구당 창당대회인지, 특정인을 위한 출정식인지 헷갈린다”고 비판했다.한 당원은 "당원이 선출한 운영위원장이 엄연히 존재하는데도 운영위원장이 철저히 배제되고 특정인이 마치 내년 총선의 후보가 된냥 추켜세운 것은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고 노골적으로 비난했다.김제지구당 운영위원회는 차제에 이 문제를 안건으로 상정, 철저한 비판과 대책을 마련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져 귀추가 주목된다.우리당 김제지구당 창당준비위는 창당에 앞서 지난 3일 기자간담회에서 △정치자금의 투명화와 진성당원에 의한 정당 민주화 △모든 당원의 의사가 반영되는 민주적 운영 △창당대회 부터 운영위원장과 운영위원 직접선거로 선출 등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힌지 며칠 지나지 않아 과거와 똑같은 구태가 되풀이 되자 당원들의 불만이 솟구치고 있는 것이다. 상향식의 공천을 기필코 이뤄내겠다는 우리당 김제지구당 당원들의 의지가 하루아침에 공염불이 되는 순간을 보면서 당원들은 과연 정치개혁의 외침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할지 궁금하다.

  • 지역일반
  • 최대우
  • 2003.11.11 23:02

[딱따구리] 의지 밝히기전 겸허한 반성을

8일 열린 진안군의회의 군정 질문답변에서 1시간20분에 걸친 임수진군수의 답변은 세밀하고 성의있는 내용이었다는 의원들의 평이 있었다.A4 용지 68쪽에 달하는 답변서에 소신을 더한 군수의 군정보고는 의원들과 방청석의 소리없는 박수를 받기에 충분했다.특히 딱 한번의 보충질의에 강력한 소신을 밝히는 부분은 이날의 백미였다.보충질의에 나선 김광성의원(용담)은 "용담댐 하류 3만1천6백평의 공공용지에 대한 수자원공사측의 눈가리고 아웅식 대처(본보 6일자 14면)에 주민들이 강력한 집단행동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5월에 금산군과 무주군 정수장건립 타당성조사를 마쳐놓고도 7월 협의에서 진안군이 활용할수 있도록 하겠다고 속인데 대해 군수로서 확실한 해결방안을 제시하라”고 물었다.김의원은 또 "용담댐 주변 관광개발의 문제는 물론 수몰민 생계에 직결된 문제인만큼 의회 규칙에 어긋나지 않는다면 서철동의장의 의견도 듣고 싶다”고 한발 더 나아갔다.답변대에 선 임군수는 "보름전쯤 충남·전북 교류협의회에서 느닷없이 돌출된 사안으로 이에대해 진안군과 수몰민 입장에서 하류지역 관광지 개발의 중요성을 제기했다”면서 "재발 우려가 많지 않지만 또다시 정수장문제 등 특이사항이 발생하면 군수가 막겠다”고 말했다.임군수는 "못막으면 군수를 사퇴할 용의가 있다”고 결연한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뒤늦은 감이 있지만 '수공측이 진안군을 하급부서 취급을 한다'는 군민들의 불만이 쌓여 있는 상황에서 강한 의지를 보여줬다는 데는 공감들이 많다.그러나 군민의 대표기관인 의회에서 나온 질문에 대한 답변치곤 어딘가 미진한 부분이 보여졌다.우선 그동안 수공의 행태를 미처 파악하지 못한 부분에 대한 겸허한 반성이 있어야 하지 않았느냐는 여론이다.수공측에서야 타당성검토에 지나지 않는다고 발뺌할지 모르지만 그 행위 자체가 진안군민을 속인거나 다름없고 1년이 넘도록 그같은 사태를 파악하지 못한 군행정의 책임도 군민들의 분노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 지역일반
  • 정대섭
  • 2003.11.10 23:02

[딱따구리] '고객을 사수하라'

요즘 유통가 최고의 히트 마케팅은 '10년전 가격'이다.이미 서울에선 지난달부터 할인점뿐 아니라 백화점까지 '10년전 가격으로 모신다'는 홍보문구를 내세워 '고객 모시기'전쟁을 벌여왔다. 바지나 블라우스 판매가격이 채 5천원도 안되는 등 거의 땡처리수준의 가격을 앞세워 불경기를 탈출하려고 안간힘이다.먼 동네 얘기로만 들리던 10년전 가격행사가 전주에서도 경쟁적으로 벌어지고 있다.1호점 개점 10주년을 기념해 지난 6일부터 200여 상품을 10년전 가격으로 팔고 있는 이마트에는 연일 쇼핑객들로 넘쳐난다. 행사내용을 소개하는 전단지를 들고 상품을 찾아다니는 알뜰 소비자로 북새통을 이룬다.최근 매출성장곡선이 주춤했던 이마트 전주점은 이번 행사로 평소대비 평균 30%이상의 매출증가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잔뜩 기대를 하고 있다.이 소식에 농협하나로클럽이 긴장했다.하나로클럽 역시 지난달말부터 일주일동안 '상상초월 10년전 가격'행사를 벌였다. 매일 10여품목이상을 선정, 10년전 가격으로 파는 한편 다른 상품들도 평균 30∼50%까지 깎아주는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전개했다. 이 행사로 내점고객이 20%이상 증가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문제는 이마트의 예상을 초월하는 행사 대박. 하나로클럽은 즉시 이마트 행사내용을 파악, 가격조정을 단행했다. 최저가격 신고보상제 등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하나로클럽 단골고객을 이마트에 빼앗길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가격조정폭은 10년전가격 플러스 알파. 이마트보다 싸게 팔겠다는 것이다. 행사일정도 조정했다. 맞불을 놓겠다는 작전이다.이들 할인점 가격경쟁을 두고 출혈경쟁이 아니냐는 지적은 의미가 없다. 2만여종이 넘는 취급상품가운데 고작 1%에 달하는 200여 품목때문에 고객을 빼앗길 수 없다는 것이다.고객을 놓고 벌이는 10년전 가격전쟁, 소비자들이여 포탄을 주워라.

  • 지역일반
  • 은수정
  • 2003.11.08 23:02

[딱따구리] 또한번의 이변만 기다리는가

‘동계종목의 꿈나무를 조기발굴·육성해야 한다’, ‘무주를 한국 설상(雪上)종목의 메카로 만들어야 한다’…….많은 의견과 주장이 올해초를 달궜다. 올 1월 동계 유니버시아드에 참가한 무주 설천고 출신들이 스키점프종목의 개인과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일군데 대한 반응들 덕분이다. 모두 나서 동계스포츠 역사를 새로 쓰는 쾌거라며 입을 모았고, 국내 등록선수라고 해봐야 7∼8명 수준인 여건을 감안하면 ‘이변’이라고도 했다. 당시의 분위기로 본다면 동계스포츠에 대한 관심과 지원에 획기적인 환경이 마련될 것 같았다. 그러나 불과 1년도 되지 않은 지금, 스키점프 종목에 대한 지원이 조금 늘었을 뿐 동계종목은 여전히 소외된 종목이다. 강원도와 함께 또다시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를 놓고 경쟁을 벌여야하는 절박한 상황인 지금에도 역시 별다른 변화는 없다. 명맥이 끊길뻔했던 일부 학교의 동계종목이 유지되고 있고, 도체육회가 내년초 동계체전 유치에 의지를 보이며 올해 처음으로 동계종목에 대한 훈련비를 책정, 지원했다는 것 정도가 눈에 보이는 변화다.그러나 훈련여건은 나아진 게 없고, 동계종목 고교선수들의 도내 대학 입학은 여전히 막혀있다. 당연히 타 시·도 유출 상황은 올해도 되풀이 될 전망이다.실업팀 창단에 대해 경기단체 관계자들은 꿈꾸기도 어려운 일이라며 대학진학이라도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털어 놓았다. 팀 선수들은 모두 7명인데 엔트리 4명을 제외하고는 동계체전 유니폼도 안나와 나머지 선수들 보기가 민망했다는 한 지도자의 설움 섞인 하소연. 코치나 감독이 스키강습비로 받은 것을 훈련비로 쪼개 썼던 예전에 비하면 그나마 지금은 나아졌다며 자위하는 쓴 웃음도 있다.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를 선언하고 나선 전북도의 동계 스포츠종목 현실이다. 별다른 지원이나 관심없이 ‘또 한번의 이변’만을 기다릴 것인지 묻고 싶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3.11.07 23:02

[딱따구리] 정치권 방폐장 직무유기 괜찮은가

부안 방폐장 해법 모색을 위해 정부와 부안 대책위 사이에 두차례 대화가 진행된데 이어 7일 3차 대화가 열릴 예정이지만,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으로 분열된 전북 정치권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어 방폐장 해법찾기가 더욱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특히 정부-주민 대화기구 첫 회의에서 양측이 대화분위기 조성을 위해 성실히 노력키로 한 상황에서도 정치권은 뒷짐만 진 채 방관하고 있어 정치권의 직무유기를 지적하는 주민들이 많다.전북 정치권의 양대 세력인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은 방폐장 부안유치문제와 관련, 대안 없이 첨예한 대립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실정이다. 민주당은 방폐장의 부안 유치와 관련, 주민의견 수렴 등에 문제가 있는 만큼 반대한다는 당론을 이미 정해 놓고 있는 상태다. 이 과정에서 J의원 등 일부 정치권은 부안 발전의 대안을 내놓지도 못하면서 정치적 논리로 방폐장 반대에 너무 집착하지 않느냐는 지적도 받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정동영의원 등 도내 소속의원 대부분이 방폐장 유치에 대해 찬성하는 분위기이지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정부-주민 대화기구를 일단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여당임을 자처하는 열린우리당은 부안주민 촛불시위가 1백일을 넘어서면서 부안경제가 크게 위축되고, 시위 과정에서 16명이 구속되고 2백여명이 부상을 입는 등 ‘민란’이라도 벌어질 만큼 절박한 상황인데도 지나치게 방관적이지 않느냐는 지적이 높다.재경부안의 한 경제인은 “도내 정치권이 양분되고, 내년 총선이 다가오면서 정치권이 지역현안에 대해 너무 정치적 논리만을 앞세워 대처하는 바람에 주민 갈등만 커지고 있다”며 “정치권이 지역현안에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한 데에서도 정치인들이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지는 극명하게 드러난다. 지역현안에 대해 갈등과 조정역할을 해야 하는 건 정치인의 지극히 당연한 의무라는 점에서 지역출신 정치인들이 해법제시에 무관심하면서 직무유기를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생각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 지역일반
  • 김재호
  • 2003.11.06 23:02

[딱따구리] 인사 공정·예측 가능해야

‘인사와 관련해 외부에 청탁을 할 경우 반드시 불이익을 주도록 하겠다.’ 지난 민선 2기부터 최진영 남원시장이 전 공무원들에게 공개적으로 경고한 얘기다. 최 시장의 이 같은 발언은 남원시 공직 인사의 문제점을 일부 인정했다는 반증이기도 하지만 그 동안 계속됐던 인사 문제를 해결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의 기대를 모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단행된 남원시의 인사 결과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논란을 보면 최 시장의 경고가 그야말로 공염불에 그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갖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인사는 5급 사무관 1명과 6급 담당 1명에 대한 직위승진으로 정기 인사에 비하면 소폭이어서 별다른 이목을 끌지 못했었다. 그러나 인사에서 탈락한 한 공무원이 실명으로 남원시공무원직장협의회 인터넷 홈페이지에 이번 인사의 문제점을 적시한 글을 올리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6급 담당인 이 공무원은 ‘인사에 대하여’라는 글을 통해 “승진 대상자 평가 과정에서 시의회 의장과 의원들이 평가위원인 고위 공무원들에게 공공연하게 특정인에 대한 승진 부탁 또는 청탁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 공무원은 “이러한 잘못된 인사로 9백여명의 시청 공무원들은 사기가 크게 꺾일 수 밖에 없다”며 시정을 촉구했다. 이 공무원의 지적이 사실이라면 최 시장의 인사행정은 그 근본부터 잘못됐다는 비판을 피할수 없게 됐다. 특히나 인사철마다 이 같은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인사행정 전반에 대한 검토와 함께 공정한 인사원칙을 다시 세워야 한다는 소리가 높다. 인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공정하고 원칙에 맞는 인사가 이뤄진다면공직자들이 좌고우면(左顧右眄)하면서 줄을 대느라 혈안이 될 이유가 없다. 반대로 능력에 관계없이 특정인의 입김에 따라 좌지우지된다면 공직자들은 줄을 찾아 동분서주할 수밖에 없다. 당연히 일은 뒷전일 수밖에 없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올 수 밖에 없다. 청탁을 할 경우 불이익을 주겠다는 최 시장의 말이 공염불로 끝나지 않고, 더 나아가 모든 인사가 능력에 따라 공명정대하게 이뤄졌을 때 9백여명의 남원시 공무원들은 진정한 시민들의 공복(公僕)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며 그 중심을 잡는 것은 시정의 최고 책임자인 최 시장의 몫이다.

  • 지역일반
  • 신기철
  • 2003.11.05 23:02

[딱따구리] 군청사, 대안 없나

뜯고 달아내고 또다시 부수기를 수십년에 걸쳐 반복해 온 임실군의 청사가 이전신축과 재건축을 두고 세인들의 입씨름을 자아내고 있다.전임군수는‘수차례에 걸쳐 정당하게 군민공청회를 실시했고 군의회의 승인도 얻어 결정된 이전신축이 왜 잘못됐냐’며 시큰둥한 반응이다.반면에 후임군수는‘도시계획상 이전부지는 군청사가 들어설 자리가 아니다’며 ‘막대한 신축비도 군 재정상 어려운 난제’가 반대이유다.물론 전임은 이미 지휘권을 상실한 상태고 후임은 칼자루를 쥔 마당이어서 향후에 벌어질 상황은 불보듯 뻔하다.이러한 상황에서 당시 청사신축 부지매입에 동의했던 토지소유자들은 최근 임실군의 이같은 행위가 불법이라며 토지반환을 요구하는 등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이는 군청사 신축을 이유로 당시 시가보다 현저히 낮은 평당가 11만4천원에 동의한 것은 순전히 공공의 이익때문에 동참했다는 주장이다.여기에 군의회도 전임 의원들이 신중한 결정을 내린 마당이고 지금도 당시의 승인안이 유효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집행부는 지난해 11월 의회에 현 위치의 군청사 재건축을 위한 사업계획을 제출하고 실시설계를 위한 사업비 승인안을 제출했으나 부결됐었다.최근들어 집행부는 또 신축부지에 대해 아파트 건립부지와 체육공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임실읍 소재 봉황공원이 수십년동안 방치된 상황에서 체육공원은 어불성설이고 건립이 확정된 주택공사도 다른 부지를 원하는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군청사가 뜨거운 감자로 부각되는 가운데 집행부와 의회의 대안 없는 공방이 예상되고 주민과 공무원들은 중간에서 신음하고 있다.의회는 명쾌한 해석으로 이를 결론지어야 하고 집행부는 필요하면 군민공청회를 다시 열어서라도 매듭을 지어야 할 시점이다.

  • 지역일반
  • 박정우
  • 2003.11.04 23:02

[딱따구리] 진정한 대변자는 누구인가

만산이 홍엽을 이뤄 그 아름다움이 절정에 달한 도립공원 대둔산 일원에서 지난 주말 제8회 대둔산축제가 성대하게 열렸다. 지역의 최대 행사답게 각급 기관단체장과 출향인사 주민등 1천5백여명이 바쁜 시간을 틈내 축제의 현장에 자리를 함께 했다. 이날 축제는 날씨까지 협조를 아끼지 않았다. 맑고 쾌청하게 열린 전형적인 늦가을 날씨는 주변의 절경과 어우러져 축제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자연이 빚어낸 선경(仙境)과 사람들이 엮어낸 이벤트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 그래서인지 더없이 기분좋고 신명난 축제 한마당이었다. 이런 가운데 축제현장을 부지런히 누빈 선량 후보군들이 단연 눈길을 끌었다. 내년 4월총선에 뜻을 둔 입지자들이 축제현장을 찾아 유권자들의 눈도장을 열심히 받고 있었다. 5선의 김태식부의장이야 당당히 내빈석 중앙에 앉아있다 차례에 맞춰 연설까지 했지만, 나머지 후보군들은 선거법이 저촉되지 않는 선에서 주민들과 접촉하며 명함을 건네고 악수를 하는 것으로 자신의 인지도를 넓혀 나갔다. 얼굴 가득히 미소를 담은채 눈가에는 저마다 열정과 진지성이 묻어 있었다. 최근 창당한 열린우리당에 합류할 것으로 알려진 김기만 전 청와대춘추관장과 국중호 전 청와대민정국장은 행사장 주변의 이곳저곳을 오가며 활발하게 주민접촉을 시도했다. 일찍이 무소속 출마를 표방한 김대식 전도교육위위장 역시 행사장을 찾아 얼굴을 알리는데 주력했고 이상영 전 완주경철서장과 김영후 지역발전연구소장도 부지런히 주민들을 만났다. 그러나 주민들은 이 많은 후보군들중에 과연 누가 우리의 진정한 대변자기 될 것인지를 가려내는 분별력을 가져아 한다. 표를 호소했던 그 순간부터 4년 임기를 마칠때까지 항심(恒心)을 잃지 않을 사람은 누구인지, 순수한 열정과 따뜻한 가슴을 갖고 지역발전과 주민의 입장을 대변할 후보는 누구인지, 기존의 낡고 구태한 정치판을 혁파하고 시대조류에 걸맞는 참신한 정치와 생산적인 정치를 펼쳐갈 인물은 누구인지를 주민들은 분명 가려낼 줄 알아야 한다. 가면을 쓰고 접근한 후보를 잘못 선택해서 얻은 결과는 호랑이의 피해보다 더 크기에 주민들의 냉철한 판단력과 분별력은 그래서 더욱 필요하다.

  • 지역일반
  • 김관춘
  • 2003.11.03 23:02

[딱따구리] 유족측의 분노와 경찰 수사

“종식(가명)이가 숨지기 6일 전 납치된 것 같다고 경찰에 신고했는데…. 숨지고 나서야 수사를 진행하다니…. 더이상 대한민국 경찰을 믿을 수가 없어요.”지난달 27일 오후 전주시 금암동 모 여관에서 가족이 숨진 채 발견되자 유족측은 슬픔과 함께 분노로 가득했다.쾌활하고 착했던 하나뿐인 아들의 죽음 소식에 유족측은 절망과 뼈에 사무치는 아픔 때문에 몸조차 제대로 가누지 못했지만 경찰의 안일한 태도에 대해서 만큼은 성난 분노를 잇따라 표출했다.최근 한 대학생의 의문의 죽음과 관련, ‘자살 도우미’ 개입여부 사건을 맡은 경찰이 유족측을 조사하자 이 같은 태도가 거침없이 밖으로 쏟아져 나왔다.“우리가 왜 경찰수사에 협조해야 합니까.”유족측은 조사에 응하기에 앞서 거센 항의부터 늘어놓기 시작했다. “이미 돌아오지 못할 곳으로 가버렸는데 수사를 진행한다고 죽은 종식이가 살아납니까. 더이상 경찰을 믿지도 못하겠으며 또다시 악몽을 떠올리고 싶지도 않습니다”라는 단호한 입장이었다.한 유족이 가까스로 나머지 가족 구성원을 설득, 또다른 희생자를 막기위해서라도 경찰에 협조해야 한다며 이번 사건과 관련된 증거를 제시했다.경찰 또한 이번 사건은 단순한 자살로 처리하기에는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다면서 현장에 형사를 또다시 내보내는 등 사건해결에 상당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자살 사이트의 접속여부를 알기위해 대학생이 살았던 동네 인근 PC방의 컴퓨터를 조사하는 한편 직접적 사인인 청산가리의 출처를 파악하는데도 주력하고 있다. 또 사건현장에서 발견되지 않은 대학생의 휴대폰 통화내역 등을 추적하기 위해 검찰의 협조를 구하고 있다.이와함께 계좌번호 소유주를 파악하기 위해 제주경찰과 공조수사도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는 등 사건해결에 질주하는 모습이다.그러나 유족측은 경찰의 이런 태도에 여전히 냉소적이다. 불신감만이 팽배해 있다.외아들의 석연치 않은 죽음. 명확한 진실규명을 간절히 원할텐데 무엇이 이들을 이토록 화나게 했는가.지난달 22일 전북경찰청을 직접 방문했을 때 경찰이 초동대처에 미흡하지만 않았더라도 이 같은 원망은 듣지 않았을 것이다. 경찰은 이제부터라도 명확한 수사를 통해 한(恨)과 분노로 가득한 유족의 상처를 씻어줘야 할 것이다.

  • 지역일반
  • 홍성오
  • 2003.11.03 23:02

[딱따구리] 두번째 법정에 선 이철규군수

형사사건이든 민사사건이든 언제나 법정은 치열하다. 피고인이 검찰의 공소내용을 부인하는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검찰이나, 피고인측 변호인이나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않기 위해 설전도 불사하게 마련이다.31일 특벌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위반(뇌물)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철규 임실군수에 대한 2차 공판이 전주지법 제2호 법정에서 열렸다. 대개 첫 공판이 검찰의 공소에 대해 동의 또는 부동의하는 절차가 진행된다면, 두번째 공판부터는 양측의 밀고당기는 법리공방이 시작되곤 한다. 그러나 이날 공판은 예상과는 달리 다소 싱겁게 다음 기일로 미뤄졌다.이철규군수가 검찰의 공소내용을 일부 시인하면서 사정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이군수는 이날 군청간부 이모씨와 송모씨에 대해 검찰의 수사결과대로 지난 2001년 7월께 3천만원씩을 받았다고 말을 바꿨다. 이는 이군수가 당초 ‘이씨와 송씨로부터 돈을 받았지만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받은 것’이라는 입장에서 선회한 것. 일부에서는 이군수가 심경의 변화를 일으킨 것아니냐는 추측까지 낳기도 했다.이군수는 그러나 이씨와 송씨의 수뢰시기는 인정했지만 “사무관승진대가가 아닌 순수한 선거자금으로 받았다”는 주장만은 굽히지 않았고, 나머지 4명에 대한 수뢰에 대해서는 ‘받지않았다’며 검찰의 공소를 완강히 부정했다.수의(囚衣)가 아닌 평상복차림으로 법정에 선 이군수는 대부분 임실군민들로 채워진 방청객들과 함께 재판부를 응시했고, 이군수의 가족들은 연신 흐르는 눈물을 닦아냈다.이군수는 사무관승진자 3명으로부터 모두 9천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함께 법정에 선 부인 김모씨는 조카 이씨로부터 사무관승진자들이 건넨 1억1천5백만원을 받은 혐의(제3자 뇌물취득)를 받고 있다.이군수는 재판결과에 따라 ‘매관매직(賣官賣職)의 장본인’이라는 굴레를 쓰게될지, ‘피해자’로 남을 것인지 판가름날 것은 자명하다. 이군수 재판에 대한 세인들의 관심이 모아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군수에 대한 세번째 공판은 오는 21일 열린다.

  • 지역일반
  • 정진우
  • 2003.11.01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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