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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파업, 시민배심원으로 풀어보자

고공에서 49일째 단식 농성을 이어가던 남상훈 전북고속 노조 지부장이 끝내 탈진하여 병원으로 후송되었다. 이세우 목사, 윤찬영 교수와 나흘 전 망루를 찾았을 때에도 싸움의 결기를 놓지 않았던 그다. 시외버스 터미널 버스 진입로에 외롭게 서 있는 망루는 네 명의 남자가 쭈그려 앉자 좁은 공간이 꽉 차, 꼭 0.72평 교도소 독방 같았다. 스스로 몸을 유폐하여 고공에 세운 그의 작은 거처로 그릉그릉 쉴 새 없이 드나드는 버스들의 엔진 소음이 밀려 들어왔다. 이태째 거리에서 기약 없는 '투쟁'을 계속하고 있는 이들의 불안한 처지를 상징하듯 쇠파이프와 스티로폼으로 얼기설기 얽혀진 망루는 앉고 일어설 때마다 흔들거렸다. 버스파업은 이제 개별 사업장의 일시적 노사 분규를 넘어서 전북 전주 지역사회의 현실과 수준을 상징하는 모두의 문제가 되었다. 그런데도 모두가 '타자'의 처지이다. 파업이 오래 지속되면서 노사 자체 해결은 정말 무망해 보인다. 시민들의 세금으로 거액의 보조금이 지급되고 있는 사업장인데도 행정과 정치권의 공적인 개입과 해결능력은 너무 취약하다. 시일만 더해질 뿐 '가진 게 없는 것이 가장 큰 죄'인 운수노동자들의 막막한 분노가 제 풀에 지쳐 쓰러질 때까지 그 허망한 끝을 기다리고 있는 것만 같아 참으로 마음 아프다. 이런 때야말로 지역사회의 성숙한 시민의식과 사회적 합의 시스템이 작동되어야 한다. 원로의 권위에 의한 설득과 합의 조정도 어렵고 시민단체를 포함한 여러 기관의 중재도 여의치 않다면 이제 버스의 직접적인 소비자이자 지역사회의 실질적 주인인 시민들에게 직접 묻자는 것이다. 버스 문제를 해결할 절차로 사회적 중재, 합의의 대표적 제도라 할 수 있는 배심원제를 활용해보자는 것이다.알려진 대로 배심원제란 사법부 재판과정에서 활용되는 제도로, 전문가가 아닌 일반시민의 상식의 힘을 활용해 분쟁을 해결하는 시민 참여형 갈등해결 방법이다. 충북도, 수원시, 울산북구, 유성구, 남해군 등에서 운영된 사례가 있다. 울산 북구에서 음식물 자원화 시설 입지를 둘러싼 주민갈등에 시민단체와 종교계 인사 43명으로 배심원단을 구성하여 2주간의 심의논의로 결정을 내린 사례가 국내 최초의 시민 참여형 정책결정 제도 시행으로 꼽힌다. 버스파업 해결에 적용하면 이런 과정이 될 것이다. 성별, 연령별 대표성을 고려하여 전문 여론조사 기관에서 선정한 시민배심원 100명 정도가 특정 장소에 모여 정해진 기일동안(시민의 참여를 고려할 때 주말을 낀 이틀 정도) 집중토론을 벌이는 것이다. 노사대표, 지방자치단체, 전문가 등의 설명을 듣고 시민의 눈높이에서 시내버스 사태에 대한 입장을 결정하면 (중재의 힘을 싣기 위해 의회에서 심의 의결하는 절차를 더할 수도 있다) 노사 모두가 이를 수용하여 시내버스 갈등을 해소하자는 것이다. 물론 시민배심원단의 결정은 법적 구속력은 없다. 그러나 이용자인 시민이 있기 때문에 사업장이 유지되고 일자리가 존립 가능한 노사 양측이 통큰 결단을 내려 시민의 다수 뜻을 묻고 그에 따르는 방법 말고 더 높은 구속력이 지금 또 어떻게 발휘될 수 있을까. 전주의 보통 사람들에게 해법을 묻자는, 이 호소가 꼭 현실이 되어 이 좋은 계절 오월 가정의 달에, 거리에 아프게 서있는 노동자들이 가족과 다시 웃을 수 있으면 정말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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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5.04 23:02

가정폭력은 가장 큰 폭력이다

스페인 속담에 '4월과 5월을 나에게 준다면 나머지 열 달을 너에게 주겠다'라는 말이 있다.벚꽃이 흐드러지는 4월을 보내면서 가정의 달 5월을 맞이하는 우리의 마음은 사랑하는 가족들과 좋은 추억을 만들기 위해 나들이와 선물을 계획하면서 한껏 들뜨게 될 것이다.그러나 우리의 주변엔 5월이 설렘보다는 더욱 두려운 시간이 될 수도 있음을 걱정하는 가정폭력 피해자가 여전히 속출하고 있다. '집안문제, 부부사이에서 그럴 수 있는 일들'로 애써 외면하는 사회의 시선과 편견이 그들에게 전문적 구조의 손길을 미치지 못하게 하고 있다.가정폭력은 가족 구성원 사이의 신체적, 정신적 또는 재산상 피해를 수반하는 모든 행위를 포함한다. 가정폭력은 은밀하고 상습적이며, 주기가 반복되고 대물림되는 점이 심각한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전주지검 자료를 살펴보면 2011년 가정폭력으로 입건된 사범은 모두 71명이고, 한국가정법률상담소의 상담통계자료에서 확인해보면 2010년부터 2011년까지 서울가정법원 및 서울남부지검으로부터 상담을 진행한 행위자는 모두 80명에 이른다.가정폭력은 대부분 부부폭력이 차지하고, 남편에 의한 아내폭력이 81.9%로 파악되었다. 특히 행위자와 피해자의 동거기간을 살펴보면 10년 이상 20년 미만인 경우가 30.9%로 가장 많았으며, 이는 자녀 양육이 주관심사가 되는 시기로 결혼 생활에 대한 만족도가 최하점에 도달하는 시점이다. 부부사이에 깊은 대화와 일상의 공유를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작은 갈등의 결과가 돌이킬 수 없는 가정폭력으로 번져갈 수 있는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 대목이다. 또한 자녀들에게까지 큰 영향을 미칠 이혼위기의 상태로 치닫는 사유를 조사해보니 2010년에 비해 2011년에 남녀 모두 증가항목이 유사했다. 결혼조건 속임, 경제 갈등, 생활무능력, 도박, 신체적 질병, 장기별거 등 일방적인 배우자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닌 부부 관계차원에서 접근해야할 문제가 더욱 많아졌음을 볼 수 있다.가장 공통적인 폭력행사의 주된 원인은 가부장적 사고에 편향된 행위자의 태도에서 찾아볼 수 있다. 변화하는 사회분위기와 각 개인마다 추구하는 삶의 방식이 달라지는 흐름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가운데, 기존의 불평등하고 권위적이었던 행위자의 통제방식을 고집하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부부갈등은 나와 우리 가족만이 겪고 있는 개인적인 일이라고 판단하고 방치하는 소극적인 자세를 지양해야 한다. 더불어 내가 먼저 관계회복을 위해 노력하는 자세를 가지는 것이 가장 우선시되어야 배우자와 다른 가족구성원에게 닫힌 마음을 여는 방법이 될 것이다.지난해 성격차 등에 따른 전북지역 이혼 건수는 4176건으로, 전년도 3910건에 비해 6.8%(266건) 증가했다. 전국적으로 이혼이 감소하고 있지만 도내에서는 이혼이 크게 증가한 것이다. '가정폭력급증-이혼율 증가-아이들 일탈-성장 후 가정폭력급증'의 악순환을 더 이상은 되풀이 하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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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5.03 23:02

디지털TV 유감(有感)

TV 자막 테러가 짜증의 극치다.아날로그 TV 방송은 보지 말라는 것인가, 빨리 디지털TV로 전환하라는 압박인가. 아날로그방송 중단 홍보 자막이 TV화면을 절반 가까이 20분여 넘게 계속 가리고 있어서 도저히 시청을 못할 지경이다. 방통위는 자막 안내가 불가피하다고 하지만 이건 시청권을 방해한 테러에 가깝다. 선호하는 프로그램의 결정적 시간과 장면에서 장시간 자행되는 자막테러. 시청자들에게 불편을 끼침으로 어쩔 수 없이 빠른 전환을 유도한 방법일까.그 흔한 플래카드 하나 걸리지 않고 교육과 홍보도 없이 일방적으로 자행되는 화면 범벅현상. 짙푸른 배경에 하얀 글씨로 쓰인 자막은 송출되는 화면과 캡쳐되어 화면은 더 이상해진다. '보고 계신 아날로그 TV는 앞으로 정상적인 시청이 어려우니 선명한 화질로 자막 없이 시청하려면 바로 정부 지원을 신청하세요'라는 장문의 자막이 자주 또 오래 화면을 덮어버린다. 디지털방송을 시청할 수 없는 국내 가구가 아직도 50만5000으로 전체 가구의 3.2%에 이른다고 한다. 이 가구들은 정부 지원을 받아 디지털 컨버터를 대여하거나, 디지털TV를 구매하는 등 디지털 전환 준비를 해야 방송을 계속 시청할 수 있다. 방통위는 6월까지는 전체 화면의 50% 이내에서, 7월부터는 50% 이상으로 안내 자막의 크기도 키울 계획이란다. 이것은 횡포에 가깝다. 하루에 90분 가까이 송출되는 고지는 안내 자막이 아니라 자막 테러며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다. 정부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하지만 무료로 준 것이 아니다. 정부 지원을 받아 2만원을 내면 컨버터를 대여할 수 있고, 이후에 디지털 TV를 구매하고 내년 3월까지 컨버터를 반납하면 2만원은 환급된다고 하며 저소득층이나 장애인 가정의 경우 디지털TV 구매 비용 일부를 지원받을 수도 있다고 한다. 결국 어쩔 수 없어서, 아니 너무나 불편해서 며칠 전 멀쩡한 TV를 두고 짜증이 나 디지털TV를 예정에도 없이 구매했다. 굳이 새로 구입할 필요도 없었는데 말이다. 그런데 더 짜증나는 것은 새로 구입한 TV에서도 똑같은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왕짜증이다. 구매처에 A/S를 신청하여 확인한 사연인즉 아직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다른 아파트 눈치 보느라 디지털 TV 공시청 안테나를 설치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올 하반기나 가야 설치될 것 같다고 하니 이런 황당한 일이 어디 있는가. 연말까지 버티면 TV가격도 더 떨어질 턴데 괜히 자막 안내 때문에 TV만 교체하면 되는줄 알고 쓸모없이 구입한 꼴이 아닌가. 이제야 대형 마트에서도 부랴부랴 유선방송 시청료도 없이 지상파 100여개 채널이 무료, 에니메이션 스포츠 생중계도 무료, 휴대폰과 PC 동영상과 사진도 무료, 인터넷도 볼 수 있는 스마트 TV가 반값에 도전한다며 앞다투어 쏟아내고 있으니 서둘러 구입한 것이 후회막급이다. 철저한 기반을 먼저 마련하고 홍보를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래저래 마음만 상한 TV시청, 이 마당에 아예 TV와는 담을 쌓아야 할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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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5.02 23:02

장수군 폐기물공장 사태의 교훈

두 달 넘게 지역 갈등을 빚어 오던 장수군의 '주식회사 더클' 설립문제가 일단락되었다. 농사 밖에 모르던 주민들이 주민대책위를 만들어 평생 처음으로 시위다, 공청회다, 천막농성이다, 농번기를 쪼개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하면서 강원도 홍천과 정읍에까지 몇 번씩 가서 '더클'과 같은 폐플라스틱 재처리 공장을 둘러보고 군수 면담은 물론 군 의원 간담회를 한다고 흙 묻은 작업복 그대로 애 쓴 보람이 있어 설립이 불허된 것이다. 앞으로 법정다툼이 예상되긴 하지만 어쨌든 일단락은 된 셈이다.장수군청이 사업을 허가 하기에는 장수군민의 1/5에 달하는 반대서명과 지역의 여러 품목별 단체와 사회단체의 대책위 동참이 큰 압박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군청 홈페이지에 매일같이 올라오는 주민들의 반대의견과 출향민들의 관심은 물론 군의원 전원의 설립 반대 표명이 사업 불허를 이끈 원동력일 것이다. 폐기물공장 설립은 불허 되었지만 이 과정에서 몇 가지 과제가 드러났다고 본다. 농촌의 환경문제는 폐기물 공장의 유입 못지않게 농민이 대다수인 지역주민들의 생활폐기물과 농업폐기물 문제를 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영농폐비닐과 폐 농약용기의 수거율은 여전히 저조한 실정이다. 봄과 가을에 시골의 논밭 구석에서 합성수지 농약병을 폐비닐 더미와 농사부산물을 뒤섞어 태워버리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런 문제를 주민들이 해결하지 않는 한 폐기물 공장 설립 반대는 지역이기주의의 혐의를 벗을 수 없다고 하겠다.합법적으로 설립 된 폐기물공장은 행정기관과 환경단체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하지만 농촌에서 벌어지는 폐기물 소각은 이웃 간의 친분 때문에 신고조차 되지 않는 게 현실이다. 이점이 장수군 주민대책위가 이번 사태에서 얻을 첫 번째 교훈이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주장과 생활이 일치하면 더 큰 공감을 얻을 것이다. 두 번째 교훈은 농촌지역에서 자주 발생하는 환경 분쟁을 해결하고 주민의 출혈을 막기 위해 조례를 만들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장수군 주민들이 주머니를 털어 1500여만 원의 성금을 모아 길거리에 뿌리고 농번기에 마을마다 돌아가며 촛불 하나 켜 놓고 농성장을 지킨 결과가 공장 설립 불허라면 주민들의 희생이 너무 크다고 하겠다. 최근에 고리 핵발전소 사고가 나면서 '김수근 법'이 만들어질 전망이다. '김수근 법'은 부산시의회 김수근 의원이 고리 핵발전소 사고를 폭로하면서 핵발전소에 대한 민간 감시기능을 대폭 높이는 제안을 한데 따른 법안이다. 마찬가지 이치다. 석산개발이다, 유해공장 입주다, 혐오시설이다 하며 농촌지역에서 반복되는 환경 분쟁 때 마다 농민들이 출혈을 하면서 저지해야 한다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 조례를 통해 지나친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면 그 보다 좋은 일이 없다. 주민들의 환경권과 행복권 요구가 왜곡되거나 완충되지 않도록 분쟁조정기구의 구성과 운영을 조례에 잘 담으면 지자체장의 부담도 줄 것으로 보인다. 조례에서 정하는 환경분쟁 조정기구의 활동과 권한이 사업체와 주민은 물론 주민들 간의 격렬한 충돌과 갈등을 막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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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5.01 23:02

불법 사금융과의 전쟁 선포

최근 불법 사금융의 피해가 어느정도이기에 정부가 검, 경, 금감원 등 총 1만여명 이상을 동원 피해신고센터 설치운영 등 대대적 단속까지 벌이겠다고 하는지 짚어보고자 한다. 불법 사금융 시장규모는 20~3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008년 16조 5000억원에 비해 큰 폭으로 늘어났다.이는 900조원을 넘은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해 제도권 금융기관이 신용관리를 강화하면서 학자금이나 급전이 필요한 서민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불법 사금융시장에 기댈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불법 사금융을 잡지 않으면 서민생활이 심각하게 위협받을 뿐 아니라 정부의 역점 정책 중 하나인 민생경제도 사후약방문이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취약계층의 자금조달이 대부업과 사채 등 사금융에 의존하는 경향은 숫자로도 감지된다. 2009년 130만명에 이르렀던 대부업 거래자는 2010년 200만 7000여명으로 늘어난데 이어 지난해 6월 기준 247만 400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대부업 대출잔액도 2009년 5조 2000억원에서 8조 6000억원으로 불어났다. 이에 따라 사금융과 관련된 피해신고 건수도 2010년 1만 3528건에서 지난해엔 2만 5534건으로 1년만에 두배 가까이 늘었다. 그중 특히 불법고금리 1000여건, 대출사기 2537건 관련 상담이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해부터 갑자기 기승을 부리고 있는 보이스피싱 피해건수도 2010년 5455건에 불과했던 것이 지난해엔 8244건에 달했다. 불법 사금융 뿌리 뽑겠다는 대책에는 불법 사금융을 근절하겠다는 정부의지가 녹아있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지방자치단체국세청자산관리공사신용회복위원회 등 관계부처 및 유관기관은 물론 사법당국인 검찰과 경찰을 단속에 총동원 한다고 하지만 부산저축은행 사태를 지켜본 국민들의 눈은 뿌리 뽑기는커녕 되려 양성화시켜주는것 아니냐고 볼멘소리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 현행 대부업법은 연39%이상의 이자를 받는 경우 불법으로 간주하고 있다. 또 금융당국 등에 등록하지 않고 영업을 하는 대부행위를 불법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한 경우 5년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돼있다.하지만 금융전문가는 이 같은 단속에도 불구하고 불법 사금융이 근절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다. 금융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불법 사금융에 대한 수요가 있는 한 단속이 강화되더라고 이를 뿌리 뽑지는 못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불법 사금융을 찾는 자들 모두가 1,2금융권을 이용할 수 없는 신용등급이 낮은 극빈자나 신용불량자들이 필요에 따라 급전을 빌려 쓰고 보자는 막가파식으로 대부업체를 찾는 실정이므로 정부가 이를 위한 구제금융정책 확대방안을 내 놓지 않는 한 불법 사금융과의 전쟁은 일시적인 효과는 걷을 수 있을지 몰라도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므로 실효를 걷을 수 없을 것이다.사회 독버섯처럼 번져가는 불법 사금융의 브레이크 없는 피해는 등록대부 업체라고 예외가 아니다. 연 이자율이 무려 3476.2%라는 믿어지지 않는 숫자는 한 예에 불과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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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4.30 23:02

다문화 가정은 우리의 이웃사촌

411 총선에서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필리핀 출신 결혼 이주여성 이자스민 씨에게 일부 네티즌들이 입에 담지 못할 인종차별적 무차별 공격을 가하고 있어 대한민국이 국제적 이미지에 나쁜 영향을 줄것이라는 지적들을 하고 있다.글로벌 세계화 시대에 지구촌은 이제 한 가족이 되었다. 우리나라도 이제 결혼 이주민이 20여만명이 넘어섰고 이들에게서 태어난 자녀가 15만명이나 된다. 농촌 3가구당 1가구 꼴로 다문화가정이며 일부 농촌학교 학생수의 20%정도가 다문화 가정 자녀이다.얼마전 일본 재계의 총리라 불리는 오쿠다 히로시 경제단체 회장은 일본이 외국인에 대한 뿌리깊은 거부감 마음의 쇄국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일본은 몰락 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를 하였다. 우리나라도 많은 분야에서 일본의 전철을 밟고 있어 현실을 간과해서는 아니 될 것이다.몇 일전 일본에 친선교류차 다녀오면서 반가운 소식을 접했다. 일본 재일 교포 3세로 다국적 인터넷 기업인 소프트 뱅크의 창업자이자 최고 경영자인 손 마사요시 한국명 손정의씨가 후쿠오카 돔 구장을 인수했다고 한다. 그는 일본인 부인도 자기의 성인 손씨로 호적에 올렸으며 본인도 일본성을 버리고 한국 성을 고집하며 살아온 자이다. 또한 전남 나주 출신으로 일본 5대기업인 후지카 기업체를 만들어낸, 신화적인 서상록씨도 16세 때 일본으로 건너가 험난한 삶을 살며 28세때 이천 공작소를 설립 부를 이루고 한국에 학교와 기업을 세우고 수 많은 기부와 인재를 길러냈다.우리나라에 시집을 온 외국인 며느리들은 이방인이 아니라 한국 사회의 국제화를 앞당기고 문화적 다양성을 풍성하게 하는 자산이자 민족의 일원이다. 이들은 또한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이기도 하며 우리와 희노애락을 함게하며 대한민국에서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야할 우리의 이웃사촌들이다.필자는 2006년도에 전국최초로 전주 진안을 필두로 2007년 장수 2008년 김제지역에 외국인 며느리 배구단을 창단을 해나가다 이후에는 창단을 중단해버렸다. 이는 다문화 가정에 편견을 가진 어느 도 의원이 몇 푼 안되는 도 교육청 보조금을 전액 삭감을 하였기 때문이다.우리에게도 어려운 시절이 있었다. 1905년 고종의 친척, 무당, 카톨릭 신부, 몰락한 양반, 백정출신 동학농민군등 다양한 신분의 1천 33명의 한인들이 멕시코에 이민을 가 하루에 1천개의 애니깽 잎을 따지 못하면 가죽채찍으로 맞아야 했던 열악한 환경에서 살았다. 63년도에 독일에 7만 9천여명의 광부와 1만여명의 간호사들이 파송되어 춥고 배고픈 가족들을 위해서 내 한 몸 희생하며 외화벌이를 한 불행한 시절도 있었다.우리나라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이어 김용 다트머더스 대 총장이 세계은행 총재로 선임됐다. 그는 5살 때 미국에 이민을 가 정착을 한 한국계로서 오바마 대통령이 추천 해 당당히 세계 108개국을 움직이는 금융계의 수장이 된 것이다.이자스민씨는 본인보다 다문화가정 구성원들이 상처를 받을까 걱정을 한다. 그는 한국국적을 취득한 정정당당한 대한민국의 국민이며 며느리이다. 앞으로 국회에서 귀화여성들과 다문화 가정의 대변자로서 4년간 열심히 활동을 하여 존경을 받고 승승장구하는 정치인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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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4.27 23:02

'기후변화' 이제는 실천이다

지구가 탄생한 이래 오랜 기간 동안 기후변화는 끊임없이 생물에게 영향을 주었고, 생물은 지속적으로 환경에 적응하면서 생명력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기후변화의 심각성이 갈수록 더해져 더 이상 생물의 항상성(恒常性)만으로 급변하는 환경에 적응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기후변화 전문가 마크 라이너스는 지구온난화와 환경대재앙 시나리오인 '6도의 악몽'이란 책에서 지구온도가 1도 상승하면 북극곰이 멸종하고, 6도까지 올라가면 지구의 생물이 모두 멸종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를 시험이라도 하듯 우리의 석유, 전기 사용량은 급속도로 증가하여 기후변화의 속도를 더욱 촉진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매년 1000만ha에 달하는 면적이 사막화되고 있으며 최악의 홍수, 가뭄 등 이상기후 현상들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기온상승 속도는 세계평균보다 2배 이상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홍수, 태풍, 가뭄 등의 기상재해가 다른 나라에 비해 심각해질 우려가 높다. 최근 들어 이상기후로 인해 시설채소과수 농가 등에 냉해와 일조량 부족 피해가 발생했으며, 연이은 폭염폭우로 고랭지채소 농사가 초토화돼 채소 값이 전례 없이 급등하기도 했다. 또한 게릴라성 집중호우로 인해 주택과 도로침수, 산사태 등의 큰 피해가 발생되고 있어, 이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모색되지 않는 한 앞으로 더욱 심각한 문제들이 우리나라를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현재 지구온난화와 같은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범세계적인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우리정부 또한 저탄소 녹색성장을 국가 비전으로 삼고 적극적인 의지와 다방면의 범국가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환경부는 2009년부터 매년 '지구의 날(4.22)' 전후 일주일을 기후변화주간으로 선정하고 전국 단위의 녹색생활 캠페인을 전개해 왔다. 각종 세미나, '전국 한 등 끄기 행사', 승용차 없이 출근하는 '녹색출근길 캠페인' 등의 중앙행사를 개최하였으며, 전국의 여러 지자체와 함께 환경정화 캠페인, 자전거마라톤 행사, 기후변화 사진전 등 다양한 환경행사를 추진해왔다. 그러나 '전국 한 등 끄기', '녹색출근길 캠페인'과 같이 행사당일에만 참여하는 이벤트성 행사가 주를 이뤘으며, 청소년가정주부직장인 등 타깃별로 체감하고 동참할 수 있는 구체적인 맞춤형 실천행사가 미흡했다는 지적이다.올해 '제4회 기후변화주간(4.18~4.24)' 행사는 국민이 직접 참여하고 체험할 수 있는 다채로운 행사로 실질적인 성과 및 국민들의 참여를 높이려는 취지에서 '지구를 위한 실천, 녹색생활 Me First!' 라는 주제로 개최된다. 전주지방환경청은 이번 기후변화주간을 맞이하여 도보나 자전거 이용을 독려하기 위한 '온실가스 ZERO! 두발로 그린 콘테스트', 다양한 수목식재를 통한 이산화탄소 저감을 위해 'Green 산단 만들기', 초중고등학생 및 일반인을 대상으로 '녹색생활 실천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행사들은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더해졌을 때 지속가능한 저탄소 녹색생활 문화 정착과 쾌적한 도시환경을 조성하는 데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이번 '제4회 기후변화주간' 행사가 온실가스 저감, 교통문제, 에너지 절약 등의 환경문제를 다시 한 번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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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4.26 23:02

봄철 안전사고를 예방하자

따스한 봄기운이 완연하다. 만물이 새로운 기지개를 펴는 봄은 모든 이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그러나 겨우내 얼었던 땅이 녹으면서 마음마저도 함께 풀어져 각종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발생하여 우리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특히 4월은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맑고 포근한 날씨 속에서 일시적으로 쌀쌀한 날씨를 보이는 등 일기변화가 심한 계절이다.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각별한 준비가 필요한 시기다.지난 2월 인천지하철 건설공사 현장에서는 지반이 붕괴되어 오토바이를 타고 길을 가던 시민이 추락하여 사망했다. 또한 지난달 21일 완주군의 건설현장에서는 2건의 사고가 발생하여 2명의 근로자가 사망 하였다. 추락방지 시설과 안전대를 제대로 매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조금만 더 주의를 기울였다면 나지 않았을 사고로 여전한 우리 주변의 안전 불감증이 안타까울 뿐이다.이렇듯 건설현장에서는 절토면이나 성토면의 붕괴사고가 종종 발생한다. 공사를 위해 흙을 깎아내는 작업을 절토라 하고 반대로 흙을 쌓아올리는 작업을 성토라 하는데, 빗물 또는 눈 녹은 물이 사면 내부로 스며들면 사면이 쓸려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사면 상부에 하중을 증가시킬 우려가 있는 차량 운행 또는 자재 등을 쌓아두지 말아야 한다. 눈 녹은 물의 유입을 방지하기 위해 배수로를 정비하여야 하며, 사면의 경사도나 지하수위를 측정하여야 한다.또한 아파트를 비롯한 고층빌딩을 지을 경우 지하를 굴착하는 과정에서 벽면이 무너지지 않도록 안전대책을 마련해야 하는데, 해빙기가 되면 지반이 녹으면서 토압이나 수압이 높아져 붕괴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흙막이 지보공이 무너지면 인접건물이나 시설물이 함께 무너져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특히 위험하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흙막이 지보공의 변형, 부식, 손상, 탈락 상태와 공사현장에서 균열되거나 물이 스며드는 부분이 있는지 등을 점검해야 한다. 콘크리트 작업을 한 후 굳을 때까지의 가설구조물인 거푸집 동바리의 붕괴재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거푸집 동바리를 조립도에 근거하여 설치해야 하고, 현장에 설치된 콘크리트의 강도를 확인하여야 한다.한편 봄철에는 몸이 느슨해지거나 춘곤증으로 집중력이 떨어져 감김끼임 재해가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기계 가동이나 정비 시 주의해야 하며, 충분한 수면과 휴식, 스트레칭을 통해 춘곤증을 이겨내야 한다. 또한 건조함과 센 바람으로 인한 화재폭발 사고도 주의해야 한다.최근 고용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은 '해빙기 건설현장 안전보건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현장 안전보건 관계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이를 잘 활용하면 해빙기 재해예방에 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해빙기 재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리 현장의 안전은 우리 스스로 지켜낸다는 주인의식을 가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장이나 주변에 파손된 곳은 없는지 꼼꼼하게 점검하고 즉시 보수하여 안전사고에 철저히 대비하여야할 것이다. 근로자 또한 안전모, 안전대 등 보호구를 반드시 착용하고 일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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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4.25 23:02

'노란 승합차'들의 길거리 횡포

아침 마다 느끼는 불쾌함 중 하나가 사거리 횡단보도에서 빨간 신호등에 서야함에도 불구하고 보란 듯이 직진해 버리거나, 조금은 미안한 듯 슬금슬금 직진해 버리는 노란 차들이다.적지도 크지도 않지만 그 안에는 미래를 꿈꾸는 중, 고등학생들이 가득 차 있다. 미래에 대한 꿈을 키우고, 신선한 아침을 맞이하고 있는 그들에게, 그들을 태우고 있는 차량은 불법을 해도 괜찮다는 그릇됨을 현장에서 교육하고 있는 셈이다.지금은 살고 있는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서 마주치는 초중고등학생 할 것 없이 거의 모두가 어른에 대한 인사가 없다. 때로 얼굴을 마주하기가 민망해 먼저 "안녕"하고 인사를 건네 보지만 그들은 "저 아저씨 이상한 아저씨 아냐?"라는 반응을 보인다. 주변과의 관계에는 관심조차 없는 부모들의 책임도 있지만, 이들에게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 되는 일을 가르쳐야 할 선생님을 포함한 사회전체의 문제이다. 그런 의미에서 학생들을 태우고 다니는 '노란 차'의 횡포는 커다란 문제를 안고 있어 근절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에게 교차로의 빨간 신호등은 무시해도 된다는 무의적인 개념을 넣어주고 있어, 이들이 수년 후 운전자가 되었을 때 빨간색 말고 또 다른 색을 달은 신호등이 있어야 생명을 구할 수 있을 날이 올지도 모른다. '노란 승합차(버스)'는 미국의 경우 학생들을 태우고 있어 모든 이에게 경각심을 가지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차량이 아이들을 내리고 태우기 위하여 도로가에 서 있을 때는 어떠한 차도 지나갈 수 없고 반드시 서야하는 아주 커다란 혜택을 받고 있는 셈이다. 과거 미국 연수시절 길가에 서있는 노란색 버스를 확인하지 못하고 지났다가 경찰로부터 호된 질책을 받은 기억이 난다. 이 규정을 어긴 것에 대해서만큼은 아주 엄격하다. 우리나라도 언제부터인가 '어린이가 타고 있어요'라는 문구를 붙인 '노란색 승합차'들이 학생들의 등하교를 맡기 시작했는데 최근 들어 이 차량들의 무분별한 행동이 빈번해지기 시작했다. 교차로에서 차량이 보이지 않으면 마치 영업용 택시처럼(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빨간색 신호등은 아랑곳하지 않고 마치 '웃기고 있네' 라는 식으로 직진을 해 버린다. 덩달아 주변에 있는 다른 승용차들도 똑 같이 따라서 빨간 신호등을 무시한 채 보란 듯이 질주를 한다. 조금은 빠를지 모르지만 그 속에서 미래의 비전을 키우며 "오늘 하루도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할까?"하는 학생들의 마음에 얼마나 깊은 상처를 주고 있는지 전혀 생각조차 하지 않는 느낌이다. 이러한 무분별한 행동은 한창 옳고 그름을 배워 '정의'라는 양식의 살을 찌워야 할 그들의 가치판단에 악영향을 미침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물론 많은 운전자들이 무의식적으로 도로의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음은 익히 잘 알고 있지만 제발 부탁입니다. '노란 승합차' 만큼은 거리의 신호를 잘 지킬 수 있도록 충분히 교육이 되었고 사명감이 있는 운전자가 운전하도록 해 주시면 정말 고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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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4.24 23:02

꿈의 도서관, 꿈을 이루는 도서관

20세기 최고의 지성, 아르헨티나 출신 보르헤스의 "천국은 틀림없이 도서관처럼 생겼을 것"이라는 말은 매우 의미있다. 또랑또랑한 눈망울로 책을 읽는 아이들의 천사와 같은 모습, 도서관에서 지식과 즐거움을 얻고 행복을 느끼는 어른들의 모습이야 말로 천국과 같은 모습이 아닐까? 도서관이 주민에게 미치는 영향이 천국처럼 매우 긍정적이고 가치있으며, 그들이 도서관을 통해 '유유자적(悠悠自適)'하는 삶을 누리는 모습을 보면, 지상에 만약 천국이 있다면 바로 도서관이라는 생각이다. 완주군 13개 읍면에 있는 공공도서관, 작은도서관, 학교마을도서관을 아우르는 중앙도서관이 곧 개관한다. 완주군 도서관들을 대표하게 될 중앙도서관을 완주군 신청사 부지 내에 건립하는 것이다. '책 읽는 지식도시' 완주군을 대표할 중앙관이다. 중앙관이 좋은 책들로 가득 채워져 볼거리가 무궁무진하게 이용객들에게 제공되기를, 운영자와 이용객 모두에게 만족스런 책들이 충분히 갖춰지기를, 제목표지서가에 꽂혀있는 모습만으로도 행복감을 줄 수 있기를 꿈꾸고 있다.그래서 자료실에 들어서는 모든 이들의 입가에 웃음꽃이 필 것이다. 아이, 젊은이, 노인 모두가 책벌레처럼 서가 위 책에 가득한 보물을 찾아낼 것이다. 저자들이 몸으로 체험해 얻어낸 한권 한권의 책에 담겨있는 지식들을 자기의 것으로 지혜롭게 섭렵할 것이다. 디지털 장비와 정보도 수준 높고 풍성히 갖추어져 전세계의 다양한 정보와 우수한 자료를 자유롭게 넘나들어 맘껏 소유하고 공유하고 누릴 것이다.도서관에 재미있는 프로그램도 많이 마련함으로써 아기가 태어나 엄마 아빠와 갖는 첫 나들이가 도서관, 실버세대라도 이웃과 만나 새로운 꿈에 도전해 볼 수 있는 꿈을 꾸게 해주는 아름다운 공간이 되는 도서관, 엄마 아빠가 아이들과 행복한 삶을 꾸릴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도서관, 가난한 사람소외된 사람실의에 빠진 사람외로운 사람막막한 사람꿈이 없는 사람도 친구와 멘토를 만날 수 있게 해주는 도서관, 상처받은 사람들이 책을 통해 치유되는 도서관, 주부직장인어린이청소년노인들이 마음 놓고 독서클럽을 얼마든 만들 수 있도록 돕는 도서관이 되었으면 좋겠다. 감성을 충만하게 할 우수한 공연과 전시도 풍성했으면 좋겠다.그래서 이용하는 이들 모두 도서관을 통해 더욱 풍성한 삶을 살 수 있는 계기를 찾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책을 읽고 진지하게 토론하다 수다로 넘나들고, 칭찬도 비판도 하고, 지역에 접목하고, 삶으로 연장하여 더욱 성숙해 지는 모습을 언제나 발견할 수 있는 꿈의 공간으로 삼아 세상을 지금보다 더 건강하고 아름답게 바꾸어 가는 이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꿈을 가져본다. 꿈을 꾸는 이들, 그래서 행복한 이들이 이 도서관의 주인이 되고, 책의 주인이 되고, 자기 삶의 주인이 될 수 있다면 이곳이 하늘의 낙원을 닮는 것이 아니겠는가. 나는 중앙도서관이 꿈같은 곳이 되기를 바란다. 꿈처럼 아름답고 편안한 도서관, 꿈을 꾸고 나누는 도서관, 꿈을 이루는 도서관이 되기를 꿈꾸어 본다. 현장을 둘러보고 돌아오는 길 위로 유난히 따사로운 봄이 조용히 피어오르고 있다. 내 마음에 피어오르는 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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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4.20 23:02

불망비(不忘碑)

고금을 막론하고 어느 나라건 국가와 지역사회에 공헌 하신 분을 기리기 위하여 수많은 불망비(不忘碑)를 세운다. 불망비는 후세 사람들이 유공자의 행적을 잊지 않고 오래도록 기리기 위하여 역사적 사실을 적어 세우는 비석을 말한다. 광한루원 경내에는 북문과 춘향사당 중간지점에 많은 불망비가 두 줄로 길게 늘어서 있다. 앞뒤 줄의 길이가 각각 20m정도이며, 앞줄과 뒷줄의 간격은 4m정도 된다. 앞줄에 서 있는 비가 16기, 뒷줄에 서 있는 비가 14기로 모두 30기에 이른다. 이들 비는 남원지방과 관련 있는 부사, 관찰사, 어사들의 사적비, 불망비, 선덕비 등으로서 처음 이 비들은 시내의 여러 곳에 산재하여 있던 것을 해방 후 이들 비의 보존과 광한루원 경내의 미화책으로 한 곳에 모아 남원시에서 관리하고 있다. 각 종류별로 사적비 2기, 불망비 15기, 거사비 1기, 선정비 12기(성부사비 포함), 청백리 1기 등 총 31기이다.불망비에 올라 있는 분들은 대부분 남원에서 근무하셨거나 남원과 연관이 있는 공직자가 대부분이다.지방화 시대 '공무원이 뛰어야 지방이 산다.' 라고 외치면서 지역발전에 앞장선 지역자치 단체가 있는가 하면 '공직사회가 먼저 변해야 지역이 변하고 발전한다.'고 말하며 열과 성을 다하는 자치단체가 있다.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역 공직자들은 지방화 시대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 지금 세계는 무한경쟁 속에 접어들어 있다. 공직자들에게 청렴, 친절, 봉사정신 뿐만 아니라 능률성과 생산성 그리고 창의성까지 기대하고 있다. 지방자치시대가 되면서 지역마다 모든 분야에서 상호 경쟁하며 살아가고 있는데 아직도 구습에 얽매어 아닐 한 생각에 젖어 사는 공무원이 너무도 많다.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국제화, 개방화, 정보화 시대에 발맞춰 행정도 변화의 속도를 높여 나가야 할 때이다. 주어진 예산이나 집행하고 있는 복지부동한 공무원은 이 시대에는 적합하지 않은 공무원상이다. 공직자 스스로도 자신을 개발하여 경쟁력을 높여 나가는 노력을 할 때 바로 국가 경쟁력, 지역경쟁력을 강화하는 견인차가 될 것이다. 우리 주변에 변화와 개혁에 몸소 앞장 서 실천해 나가는 공직자, 국민들에게 사랑과 존경을 받는 공직자는 얼마나 될까?남원시에 부시장으로 재임하셨던 김형만씨는 지역발전을 위해 노력하셨고, 시민을 사랑 하셨고, 또한 시민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분이시다. 그 분은 건강한 도시 건설에 혼신의 노력을 다하셨다. 시장권한대행체제기간 동안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해 시정을 안정적으로 이끌었고 특히 시민과의 소통, 시민중심의 행정을 펼쳐 남원시가 청렴도 평가 우수, 정부시책 합동평가 우수, 지방재정 효율화 우수기관으로 선정 되는데 크게 기여했다. 또 유엔환경계획이 주관하는 그린시티 선정 '세계에서 살기 좋은 도시'상 수상, 남원성 복원사업 추진, 지리산 둘레길 권역 종합정비사업 추진 등 남원 시민들에게 남원에 대한 자긍심을 안겨주었던 분이셨다. 전 부시장 김형만씨가 타지로 전임됨을 아쉽게 생각하며 불망비라도 세워 그 분의 공적을 널리 알리고 지금 살고 있는 공직자의 본이 되게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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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4.19 23:02

문명은 강을 따라 흐른다

겨우내 움츠렸던 생명의 씨앗이 초록빛 싱그러운 새싹을 틔우는 계절, 바야흐로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다가왔다. 지난 3월 27일 전국주부교실 전북도지부 회원들과 함께 영산강에 새로이 조성된 승촌보와 죽산보 일대를 둘러보았다. 전망대에 올라 바라본 승촌보의 다섯 기둥은 봄볕에 지붕을 반짝이며 그 뒤로 보이는 무등산 자락과 함께 아름다운 장관을 연출한다. 호남평야를 상징하는 쌀의 눈, '생명의 씨알'이라는 콘셉으로 디자인된 승촌보는 4대강 16개 보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보로 손꼽힌다.그리고 옛날 융성했던 뱃길의 중심, 영산강의 영화를 재현한다는 의미에서 끊어진 뱃길을 잇고자 보 가운데 유일하게 통선문(通船門)을 만든 죽산보도 아름다웠다. 완공 이후에는 황포돛배가 통선문을 지나 나주 중심지까지 유유히 흐른다고 하니 한 폭의 그림이 따로 없겠다. 강변을 따라 쭉 뻗은 자전거길에는 벌써부터 자전거 동호인들의 행렬이 이어진다. 보 주변으로 조성된 오토캠핑장과 수변 공연장은 사람들의 발길을 기다리는 듯 깨끗이 정돈된 모습이다. 봄이 한창 무르익는 4월이면 개나리, 벚꽃, 진달래, 철쭉이 차례로 꽃물을 들일 테니, 수변 곳곳은 흐드러진 봄꽃의 향연을 만끽하기 위한 인파로 더욱 붐비리라 생각된다.인류의 문명이 강을 따라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되새겨보면 강은 살아 숨 쉬는 우리의 문화이자 역사요 지친 몸과 마음에 새 희망을 불어 넣는 활력소이다. 강을 따라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과 잘 가꾸어진 휴식공간은 시민들에게 즐거움과 함께 자연의 풍요로움을 선사한다.그러나 지난날 인구증가와 급격한 산업화로 인해 우리의 강은 비참한 희생을 치뤘다. 물질만능주의가 가져온 풍요는 달콤했지만 인간의 이기심으로 오염된 강은 그 생명력을 잃고 말았다. 그렇게 신음하며 죽어가던 강을 '강다운 강'으로 되살리기 위한 국가적 노력이 바로 4대강 살리기 사업이다.이는 우리가 겪고 있는 물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생태계를 복원하여 강의 진정성을 찾아주기 위함이다. 강 주변의 생태하천과 습지, 갈대 군락지를 살리면서 조성된 자전거길, 쉼터, 전망대 등의 친수공간은 되살아난 강이 우리에게 주는 혜택이다. 풍성한 볼거리와 즐길거리, 강이 간직하고 있던 옛이야기는 흐르는 물길을 따라 더 많은 이들이 누리게 될 것이다.자연에 대한 개발과 보존이라는 갈림길에서 논란은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변화하는 환경을 살피며 자연을 보존하는 일은 손을 놓고 바라보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양립하는 두 논리 사이에서 공생의 의미를 찾아 강과 함께 살아갈 미래세대를 위하는 일이 진정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이다.강은 자연이자 문명이다. 지키고 보호하기 위해 정부나 지역사회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국민 개개인의 관심과 노력이 모아져야 할 것이다. 되살아난 강에 추억과 사랑을 담고 그로부터 희망을 찾는 이들이 많아지기를 기대해본다. 주말에 나들이를 계획하고 있다면 호남의 젖줄 영산강변을 돌아보며 문화와 전통의 숨결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황포돛배에 올라 시원한 강바람에 온몸을 맡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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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4.18 23:02

4·19혁명, 그때 그 함성을 되새기자

419민주화 혁명이 일어난지 52주년이 되었다. 419혁명은 독재와 불의로 얼룩진 대한민국의 헌정사에 등대 같은 역할을 하여 마침내 제2공화국을 출범시켰다. 비폭력적 저항으로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학생들은 전 세계 대학생들에게 불의를 타파하는 효시가 되었다.그 결과 헌법 전문에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민국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 조국의 민주개혁과 평화적 통일의 사명에 입각하여 정의 인도와 동포애로써 민족의 단결을 공고히 한다'라는 내용을 담게 되었다. 자유민주주의 기본 질서를 확고히 해야 한다는 의미다. 일본의 식민지에서 벗어난 우리나라가 불과 60년 동안에 세계 220개 나라 가운데 10위권에 들어선 경제대국으로 발전했으니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얼마나 자랑스러운가? 뿐만 아니라 반기문 UN사무총장 같은 세계의 지도자를 배출하고 IT, 조선 등 첨단산업에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지 않은가? 이러한 현상은 우리 국민의 영특함과 진취적인 개척정신에서 빚어진 현상이라고 하겠다. 419혁명은 순수한 학생운동이었다. 당시 자유당 독재정권을 물리치고 민주화의 길을 밝히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나라 민주주의 토양은 다듬어져야 할 것들이 없지 않다. 정치권 대립에서 파생되는 정쟁이나 지역감정, 계층 간의 갈등 등이 419혁명정신에 따르지 못하고 있다. 또 선거일이 가까워지면서 험한 말들을 하는 정쟁은 언제쯤 사라질지 모르겠다. 정치가라면 국민이란 숲을 바라보면서 계곡의 나무한 그루 한 그루를 잘 가꾸어 나가야 할 것이다.미국의 16대 대통령 아브라함 링컨은 게티스버그 연설에서 '민주주의는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치'라는 짧은 연설로서 참석자 모두에게 감동을 주었다. 또 영국 수상 윈스턴 처칠도 "나에게는 아무것도 없다. 오직 국가와 민족을 위해 땀과 눈물을 흘리겠다." 는 말로 심금을 울려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리더 역할을 할 수 있었다. 이제 우리도 419혁명정신을 이어받아 또 다른 외연(外延)을 넓혀 나갈 때가 되었다고 믿는다. 지구촌 곳곳은 글로벌시대로 자유주의의 물결이 넘실대고 있고, 경제적으로 잘살려는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잘 사는 나라라 해도 국민의 도덕과 예절이 뒤떨어지면 선진국이 될 수 없다. 이러한 문화적 가치를 높이려면 잊혀져가는 419혁명정신을 되새겨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도 부정부패가 없는 정의로운 나라가 되도록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우리 국민은 잊혀져가는 자유 민주 평등이란 419혁명의 함성을 되새겨야겠다. 그리하여 우리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통일 이후까지도 연면히 이어갈 민족정신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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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4.17 23:02

예향 '고창'의 재발견

세계화가 진전될수록 각 지방이 가진 고유한 정체성의 소중함이 새롭게 인식 되고 있다.매사 규모의 경제와 운영 효율성만을 강조하다 보면 우리의 전통적인 덕목, 멋을 잃어버리고 척박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세태에 대한 반성인 것이다.우리가 잘 아는 대로 전북 고창군 하면 우선 떠오르는 것이 있을 것이다.고창 고인돌은 2000년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됨으로써 더 잘 알려졌고, 오염되지 않은 고즈넉한 해변들과 선운산 도립공원, 고창읍성, 청보리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학원농장 등등---. 최근 미국CNN이 한국 방문 시 꼭 가봐야 할 곳 50 곳으로 선정한 성내면의 동림 저수지의 가창 오리떼 군무는 보는 이에게 짜릿한 추억을 남겨 줄 것이다.고창엔 장소적 명소 뿐 아니라 우리 내면에 공명을 울려 줄 수 있는 전통소리의 고장 이라는 자부심이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동리 신재효(申在孝,1812~1884)선생은 조선 후기 격동기의 변화 속에서 고창 현을 중심으로 판소리를 집대성하고 수호한 인물이다.선생의 공을 기념하여 고창읍성 입구에'동리 판소리 국악당'을 짓고 고택의 사랑채를 복원 해 놓은 것을 볼 수 있다. 선대 때부터 고창현의 향리로 일해 온 덕에 40대 전후에 곡식 1천석을 추수한 막강한 재력을 동원, 판소리 창을 배우고자 하는 배고픈 사람들을 모아 집단적인 전문교육을 시켰을 뿐 아니라 본인 스스로 판소리 사설을 정리, 개작하여 이론적 체계화를 완성한 것이다. 예향 전북이 전주 대사습놀이를 통해 우리 노래 가락의 맥을 이어나갈 뿐 아니라 전주 한옥마을의 중요 콘텐츠로 자리잡고 있는 것은 자랑스런 일이라 아니 할 수 없다.고창 사람들의 고향 사랑정신은 정평이 나있는데 고창군립미술관에 소장된 수준 높은 전시품을 통해 이를 확인 할 수 있었다. 고창출신 진기풍 선생이 기증한 130여점을 전시하고 있는 '무초 회향 미술관'의 컬렉션들을 보고 있노라면 인간 정신의 품격에 녹녹히 젖어 드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추사 김정희 . 강암 송성용 . 소치 허련. 남농 허건. 해강 김규진. 서양화가 진환 등의 작품과 도자기류는 눈길을 사로잡는다. 미술사적으로 매우 가치 있는 작품을 고향에 기증하고 또 미술관을 잘 짓고 유능한 해설가를 붙여 내실 있게 운영하는 고창군의 저력을 느끼게 해준다. 입구에 전시된 강암 선생의 '풍죽도'와 해강 김규진의 '묵죽'을 보며 ' 대나무는 속을 비워 악기를 만들고 오동나무는 속을 채워 악기를 만든다'는 선인의 가르침을 생각 해 본다. 2012년은 마침 전북 방문의 해이고, 지난해 750만 명이 고창을 찾았다고 하는데 오뉴월 숨 가쁘게 학원농장 청보리 밭에 들려 사진만 찍고 돌아가는 방문객들을 오랜시간 붙잡아둘 프로그램들이 준비 되었으면 좋겠다. 동리 국악당에서 주말에 국악공연을 볼 수 있고 늦은 시간까지 미술관을 운영하는 운영의 묘가 필요 하리란 생각이 든다. 전주시가 한옥마을 성공에 이어 구 전북 도청 자리에 '한 스타일 진흥원'을 짓고 있는데전통 문화가 잘 보존된 시군과 머리를 맞대고 전북 도민모두가 참여하는 예술 진흥공간 으로 활용하여 세계적인 예향 전북으로 발돋음 하는 계기로 활용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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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4.16 23:02

벽골제 저수지가 아니었다고요

벽골제는 김제시민의 자부심이며, 나아가 우리의 과학적인 영농을 고대로 넓힌 한국 농경역사의 자랑이다. 그런데 이영훈 서울대 교수는 김제만경평야가 오늘날처럼 광활하고 비옥한 평야지대로 바뀐 것이 일제 강점기 일본인 지주들과 수리조합의 개간사업 때문이었고, 19세기까지만 해도 수리시설이 전혀 없었으며, 갈대 무성한 황무지였던 곳이 곡창지대로 개발되기 시작한 것은 1910년 이후라고 주장했다.(전북일보 1월 4일자 보도) 과연 김 교수의 주장이 역사적으로 맞는 말일까.삼국사기를 보면, 백제시대 흘해 이사금 21년(서기 330년) 처음으로 벽골지(碧骨池)을 만들었는데, 둑의 길이가 1,800보였다고 적고 있다. 여기서 못지(池)자를 써서 벽골지라고 적고 있다. 「신동국여지승람」에 있는 비문을 보자.둑의 길이는 6만 8백 43자이고, 둑 안의 둘레는 7만 7천 4백 6보이다. 다섯 개의 도랑을 파서 논에 물을 대는데, 논은 무릇 9천 8백 40결 95복이라고 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즉, 김제만경평야는 백제 때부터 벽골제를 쌓고 도랑을 만들어 농업용수를 공급해서 비옥한 농토였다는 것을 증명해주고 있는 셈이다. 조선왕조실록 곳곳에서도 이같은 사실을 금세 확인할 수 있다. 태종 8년(1408년) 9월 17일자를 보자.전라도 병마 도절제사 강사덕이 편의 두어 조목을 올렸다."김제군의 벽골제는 둑 밑이 아득하게 넓고 비옥하며, 제언의 고기가 산 같이 견고하고 튼튼하니, 비옵건대, 예전과 같이 수축하고 혁파한 사사 노비로 둔전을 경작하게 하여 국용에 보태소서." 하니, 그대로 따랐다고 적고 있다. 여기서도 벽골제는 둑이고, 둑 밑이 아득하게 넓고 비옥하다고 적고 있다. 세종 3년(1421년) 1월 16일 기록에는, 박초가 글을 올려 "김제군의 벽골제는 신라 때부터 축조한 것으로 실로 우리 동방의 큰 못 이온데(중략)"라 하였다. 위의 기록에서도 벽골제가 저수지이고, 벽골제 아래에 광활하고 비옥한 평야가 있음을 증명해 주고 있고, 벽골제는 동방의 큰 못이라고 했다. 기록을 떠나서 현실적으로 또 바닷물이 수시로 들어왔고 갈대가 무성한 갯벌이었다면 사람이 살수가 없었을 터인데, 과연 사람이 살지 않았을까? 벽골제 둑 아래 서해 바다 쪽으로 많은 마을들이 있는데, 이 마을 사람들 모두 12대째에서 18대째 살고 있다. 벽골제 북쪽인 월촌면 일부와 성덕면, 백산면, 만경현 일부는 신평천의 물로 농사를 지었다.「일본서기」에도 기록이 있지만 신평천의 물도 서해바다로 흘러들어 갔는데, 만조 시에는 물이 서해바다로 흘러가지 못해 물이 불어나서 수면이 높아지기 때문에 그 물로 농사를 지었다. 죽산면 해창의 수문이나 수교의 배수갑문이 가물 때는 그 수문을 잠그고 비가 많이 올 때는 그 수문을 열어놓는다. 이와 같이 김제는 천혜의 농경지였다.이 교수가 곡창지대로 변한 것은 1910년 이후, 일본인 지주와 수리조합의 개간사업 때문이라고 주장 한 말이 고증되지 않은 주장이 아닌가? 또 이 교수는 서해안에서 6~7km 떨어진 벽골제 앞까지 바닷물이 들락거리는 갯벌로, 갈대 무성한 황무지이고, 벽골제의 둑은 저수지의 둑이 아니라 바닷물의 침입을 막은 방조제였다고 주장도 맞지 않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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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4.12 23:02

귀농으로 내다본 농업의 미래

최근 우리 사회 트렌드가 된 '귀농'은 도시인들에게 새로운 삶의 방법이자, 도시의 격정적이고 경쟁적인 삶을 떠나 여유로운 삶을 누리고자 하는 이들에게서 크게 주목받고 있다. 팍팍한 현 시대를 살아감에 있어 삶 속 여백의 미를 느낄 수 있는 귀농은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인간의 본능임은 물론이요, 인간을 비롯한 동식물 모두 자연스레 적응하고 살아가는 생태적인 삶의 한 모습이기도 하다. '무한경쟁과 날로 더해가는 소비주의를 비롯한 환경오염이 인간의 삶을 무기력하게 하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이 삶의 회의를 느끼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일부 그러한 시각들이 있을 수는 있겠으나, 이러한 귀농 열풍은 다양한 세대를 아우르며 새로운 삶을 지향하는 은퇴를 앞둔 베이비붐 세대는 물론, 요즘처럼 새로운 것에 대한 열정과 열망으로 가득한 당찬 젊은이들에게는 누구보다도 가치 있는 삶의 한 모습으로 자리잡고 있다. 오늘날 귀농귀촌을 통한 시너지 효과는 단순히 개인의 삶에서만이 아닌, 경제사회를 통틀어 국가적인 측면에서도 엿볼 수 있다. 단연 문제시 되고 있는 부분으로는 농촌 고령화 현상이다. 이러한 귀농을 통한 고령화 완화는 앞으로 더욱더 나은 농업의 미래를 이야기하는 것이며, 과학화와 실리를 추구하는 농업으로 거듭나는데, 큰 힘이 될 것이다. 귀농인을 위한, 귀농인에 의한 새로운 경영기법과 도시자본의 유입 및 그 밖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 등의 경제 효과는 안과 밖으로 경제적인 위기에 직면한 우리 농업에 새로운 거점으로 발돋움할 것이다. 물론 귀농을 통한 삶의 모습과 가치관 등 모든 부분이 바뀌어야 한다는 점에서 귀농하고자 하는 모든 이들은 자신의 삶에 대해서는 물론, 농업을 위한 보다 철저한 계획과 전략이 요구된다. 모든 부문이 다 그러하듯, 귀농의 시작도 끊임없는 공부이기에, 농촌에서의 삶을 위한 농업농촌에 대한 문화습득과 함께 기술 등에 대한 전반적인 공부를 해야 한다. 이는 곧, 단순히 농촌에 적응하며 사는 것이 아닌, 적극적인 자세와 마음가짐으로 현재 우리나라 농촌이 직면해 있는 여러 문제와 현실을 파악하고 동화되어 기존의 삶의 방식에서 가져온 문화적 차이를 해소하는 등 유기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귀농인 스스로가 자부심을 갖고 자신의 전문성을 최대한 살리는 것 역시 중요하다. 단순히 농사를 짓는다는 생각에서 탈피하여 농업에 활기를 불어넣는 건축공예 등 다양한 직업의 존엄성을 다시금 인식하는 것이다. 귀농은 다양한 정보와 인적물적 자원을 통한 기회이자, 삶이 될 수 있음을 지속적인 연구와 관심으로 구축해나가야 하겠다. 이제 귀농은 나 자신만의 삶을 위한 것이 아닌 우리의 경제문화사회 등 전반적인 미래의 모습을 짊어지고서 크고 작은 변화를 몰고 올 미래의 핵심 거점 사업이다. 귀농을 통해 각 지역의 농촌과 농촌, 농촌과 도시가 연계되어 다양한 교육과 사회복지 등 산업 분야와의 적극적이며 상호유기적인 관계까지도 모색한다면, 미래 우리 농업농촌의 삶의 질과 그에 따른 끊임없는 발전은 세계 속에 우뚝 자리한 자랑스러운 한국의 농업으로 크게 자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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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4.11 23:02

4·11 총선 지켜보는 유권자의 눈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선거관리위원회와 언론에서 올해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가 있는 중요한 해라고 강조하지만 정작 민심은 싸늘하기만 하다. 어떤 사람은 언론에서 자꾸 선거에 관심 없다는 민심기사를 써서 유권자들이 더 선거에 무관심하도록 만드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기도 한다. 하지만 민심은 선거 때나 선거가 아닌 때나 항상 그 자리에 있었고 앞으로도 변함없이 그 자리에 머물 것이다. 또 중요한 민심은 선거 출마자들의 감언이설이나 허풍에 가까운 공약보다는 진정성과 현실 타당성 있는 정책을 들여다보는 혜안을 갖고 있다.요즘 총선 후보들은 민심을 끌기위해 하나같이 전통시장을 훑고 다닌다. 마치 전통시장이 민심의 진원지인 것처럼 또 각종 기자회견이나 각종 행사장을 찾아다니며 눈도장을 찍는 등 하루에 수많은 행사장을 돌며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려고 애쓴다. 득표는 민심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으므로 민의를 읽을 줄 알아야 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민의를 거역한 정치인은 일찍이 존재할 수 없다고 했다. 때문에 민심의 향배를 한 달 만에 선거운동으로 달라지게 한다는 것은 무리이다. 유권자들은 결코 멍청이가 아니다. 후보보다 오히려 더 똑똑하다. 때문에 411총선을 지켜보는 유권자의 눈동자를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평소 소리 없는 소리에 귀 기울일 줄 알아야한다. 반값등록금 문제와 중소기업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아픔을 외면 한 채 경제민주화 정책에 있어 새누리당이 다시 친재벌 정책으로 회귀하려는 모습을 여전히 보여주고 있다. 선거 때만 되면 들려왔던 안보의 공포증을 유포시키고 빨갱이들이 국회의원이 되면 안 된다는 목소리 대신 이번에는 민간인 사찰문제로 시끄럽다. 유권자들이 이를 보고 어떻게 생각할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경제문제는 국가적 차원에서 비전을 제시해야하고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어야 한다. 특히 이번 총선은 8개월 후에 있는 대통령 선거의 전초전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에 여야가 사활을 건 한판승부는 피할 수 없다. 그로 말미암아 정책은 실종되고 서로가 헐뜯는 이전투구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비이성적 선거 전략이 망국적 지역정서에 기대고 있다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정치권은 자신들의 권력창출만을 위해 알게 모르게 그것을 악용해 왔고 유권자들을 습관적으로 길들여 왔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거기서 벗어나 자유로운 선거 사색을 할 수 있어야만 정치선진화를 앞당길 수 있다는 지각이 필요하다. 등록을 마친 지역 국회의원후보자들의 면면과 공약을 살펴보고 어떤 후보자가 정치정의를 실현하는데 적합한지를 검증하는 일부터 시작, 도덕성문제까지 철저히 검증되어야 한다. 유권자들은 정치적인 변화차원에서 무능정치, 국민을 등지고 외면하는 정치, 공천권을 빌미로 줄 세우는 정치 그리고 정당이 민심을 외면한 잘못된 공천권을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투표장에 나가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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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4.10 23:02

유권자 몫을 챙기는 선거 치르자

411 총선이 코앞에 다가오면서 여야의 선거전이 너무 난타전으로 달리는 것 같다. "집안이 가난하면 좋은 아내가 생각나고 나라가 어지러우면 훌륭한 재상이 생각난다고" 하는데 지역에서 요구되는 능력있는 인재를 선출 한다는것이 그리 쉽지마는 아닌 것 같다. 사마천은 "나라가 잘되려면 대인이 등용되고 소인이 밀려나며, 나라가 망하려면 충신은 숨고 난신이 날개를 단다"고 해서 나라의 흥망성쇠가 정치와 用人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 말이 주는 의미를 되새기면서 이번 19대 총선에서 유권자가 가지는 권리와 의무의 중압감으로 다음을 생각해 보았다. 첫째, 이제 지연, 학연, 혈연의 관념에서 벗어나자, 선거철만 되면 3대 인연이 철꽃처럼 군락을 이룬다. 특히 지연은 우리나라 선거사상 가장 치유되지 않는 고질적 병폐다. 지금 무진장 임실지구가 4개 군이 합쳐있는데, 인물을 떠나 자기 지역출신만을 싸고돈다면 선거 자체가 무의미해질 수밖에 없다고 본다. 물론 중선거구란 제도 자체의 단점이기도 하지만, 제도 탓에 앞서 유권자의 소신과 역량이 높이 평가될 덕목이 아닌가 생각한다. 작가 박상훈은 고려, 조선 때는 호남 차별 근거가 어디에도 없다고 하며 '지역에 대한 세평이 지금도 전해지고 있는데, 예를 들어 "호남이 없으면 조선이 없다"고 말한 이순신장군이나 국토지리를 처음으로 그린 김정호는 호남을 "조선 팔도 중 가장 복 받은 땅" 이라 했으며, 정조임금도 "가장 어질고 충성스런 고장"이라고 했는데도 오직, 호남에만 좋은 평가가 배제되고 악평만 부각 되는 점은 권력관계 작용 때문이라고 했다. 지금 전북출신 세 사람이 수도 서울에 출마하고 있다. 그들이 호남 출신이라고 매도되고 또 전북권 내에서도 자기 군 출신이 아니라고 매도된다면, 이런 선거야 말로 나라를 망하게 하는 꼴이 되지 않겠는가? 둘째, 젊은 유권자가 선거 주역이 되어 달라.내가 아니라도 누가 하겠지의 심리가 링켈만 효과라고 한다. 어쩜 이런 심리는 우리들의 대표되는 속성일지도 모른다. 내가 아니면 다른 사람이, 내가 안하면 누가 해주겠지 등등, 그러나 이제는 생각을 바꿔야 한다. 사실 과거 선거 때는 노년층 투표율보다 젊은이들의 참여가 저조한 편이었으나, 요즈음에는 젊은이의 적극적 사회 참여로 투표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바람직하고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젊음의 정의감과 용기로 변화를 요구하는 시대의 참신한 유권자가 되어 주기를 바란다. 셋째, 후보자는 분수를 알고 유권자는 자기 몫을 챙기자이승만 대통령도 "국민이 원하면 대통령도 하야해야 한다"했다. 탐욕은 추하다. 민심이 떠났는데도 항변이나 하듯 과거 경륜만 펼쳐 보이는 후보자들의 모습이 안타깝다. 하기야 62세 정년제도하에 80이 넘은 공직자도 현존하는 세상이니 할 말은 없다. 그러나 애국애족하고 주민의 대변자가 되겠다는 사람들은 출마자로서의 깊은 자기 성찰이 앞서야 될것이다. 과거의 틀에서 새로운 풍토의 선거, 즉 유권자가 후보자들의 멘토가 되어 보자는 것이다. 세계적 부호 빌케이츠는 아버지가 멘토가 되었고, 미국 대통령 오바마는 마틴 루터킹 목사의 연설집을 사준 어머니가 멘토였다고 한다. 유권자가 애정이 담긴 조언을 신랄하게 이끌어 주는 후보자의 멘토가 되고, 후보자는 유권자의 지원을 통해 자기 부족을 극복해 가는 멘티가 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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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4.09 23:02

학교폭력 '우리 함께 지켜요'

근래 심각한 사회적 문젯거리로 학교폭력이 대두되었다. 오죽하면 대통령까지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섰겠는가. 다행히 이를 뿌리 뽑기 위한 관계 기관단체의 공동 노력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어 매우 고무적이다. 최근 전북경찰청(청장 장전배)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전북지부(이하 전북교총; 회장 이승우)는 경찰청에서 양측 대표 24명이 모여 '학교폭력 예방 및 근절'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하였다. '-학교폭력 없는 희망전북, 우리 함께 만들 수 있습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이는 비단 전북만이 아니다. 이에 앞서 중앙에서 경찰청(청장 조현오)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회장 안양옥)간의 업무 협약이 체결된 이후 각 시도 교총과 지방경찰청도 이에 발맞추어 잇따른 것이다.필자는 전북교총 대표의 일원으로서 협약식에 참석하였다. 식장은 매우 엄숙하고 진지한 분위기였다. 경찰측의 학생 설문조사 보고, 학교폭력 동영상 시청, 협약서 서명 등이 있었다. 협약 사항은 학교폭력 예방교육 및 정보공유, 피해학생 보호 가해학생 선도 상담 수사, 각자 업무영역의 고유성과 특수성 등을 최대한 존중 업무 수행 시 사전협의 및 제반 절차 유의, 학교폭력 공동대응을 위한 상호협조 요청 시 적극지원, 교육적 해결을 우선으로 하되 적절한 대응 방안 협의, 학생들 교내외 생활 안전망 구축 등에 상호협력 하기로 했다. 매우 구체적이고 강한 의지를 품고 있다. 양측은 사회적 시스템 구축 운영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그 역할 수행을 다 함으로써 근원치료를 하기로 다짐했다. 도경찰청장은 학교폭력 재발방지와 선생님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뒷받침하겠으며 학교폭력 없는 원년으로 만들자고 했다.무엇보다도 눈에 띄는 것은 '우리 함께 지켜요' 라고 이름 붙여진 학교생활 에티켓 소책자였다. 학생들이 수첩처럼 손에 들고 다닐 수 있도록 만들어진 작은 책 안에는 학교생활 예절과 학교폭력 바로알기 대처방법 처리 절차 등이 외국의 사례까지 곁들여 만화 형식으로 흥미 있게 자세히 안내되어 있다. "모두가 행복한 학교 만들기 어렵지 않아~요" (도지사) "가고 싶은 학교 행복한 공동체" (교육감) "친구의 손을 잡으면 학교폭력의 벽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경찰청장) 등 전라북도 수장들의 인사말이 소책자의 성격과 무게를 짐작케 한다. 학교폭력을 공권력이 아닌 소통과 사랑 사회적 관심으로 자연스럽게 사그라지게 하자는 의도가 다분히 담겨져 있는 듯하다. 참으로 간절한 소망이 담긴 가상스러운 학교폭력 예방 핸드북이다. 이를 뒷받침이라도 하듯 전라북도와 전북교육청 전북경찰청은 4월 19일까지 학교폭력 근절 도민제안 공모를 하고 있다. 많은 도민이 참여 좋은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오기를 기대한다. 현대자동차 전주공장도 학교폭력예방을 위한 성금을 기탁하고 청소년을 위한 대대적 사업을 전개한다는 반가운 소식도 전한다. 모두 한마음으로 학교 폭력 예방에 힘을 모으고 있어 매우 희망적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염두에 둘 것은 학생에 대한 이해가 앞서야 한다. 사회적 폭력과 자라는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싸움질과는 구분되어야 하며 이는 선생님의 지도가 절대적이다. 따라서 땅에 떨어진 교권이 먼저 신장되어야 한다. 힘없는 선생님은 학생을 보호할 수가 없다. 학교 폭력 "우리 함께 지켜요" 중심에 선생님이 우뚝 서야한다. 학교폭력 없는 원년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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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4.06 23:02

식목일 단상

4월이 되면 지금도 설레는 마음에 가끔은 소주잔을 기울이곤 한다. 결코 짧지 않은 40년의 공직생활, 그 안의 숱한 사연과 애환이 뇌리를 스친다. 생각하노라면 공직(公職)에서 물러난지 10년 사이 하얗게 변해버린 머리칼이 거울 너머에서 배시시 웃고 있다. 약관을 갓 넘어 시험에 합격한 이름이 자랑스럽게도 활자화된 신문과 합격통지서며 임명장, 발령통지서, 임용장 등을 보노라면 그동안 공사 간에 시행착오로 물의를 야기했던 일들이 주마등같이 스쳐 지나 간다. 때로는 추억을 더듬는 입가에 쓴웃음이 맴돌곤 한다. 1964년 12월 1일 5시간에 걸쳐 버스에 몸을 싣고 말로만 듣던 오지의 대명사 격인 무주군으로 초임발령을 받았다. 이후 벌거벗은 산을 녹화해야 한다는 당시 대통령 박정희의 의지에 따라 적게는 50~60ha 많게는 200여ha가 넘는 광대한 면적의 책임을 맡았다. 아침에 걸친 운동화를 밤이 되어서야 벗었던 일들이 지속되면서 지금도 가슴 아픈 일은 보릿고개에 끼니거리가 없는데도 주민들을 강제로 동원해 조림했던 일이다. 그 후 480-양곡이라 하여 약간의 밀가루를 지급했으나 주린 배를 채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했었다. 그러면서도 땔감 문제를 해결해야 산림녹화가 이루어진다며 빨리 자라고 베어내어도 움이 돋아나 다시 심지 않아도 되는, 당시로서는 최상의 선택이라고 자부했던 아카시아 리기다소나무 오리나무 상수리나무를 한그루한그루 정성을 다해 심었다. 그때 동원됐던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미안하다는 생각을 지울수가 없다. 지금쯤은 이승보다 저승에 더 많이 계실 그분들이야말로 이 땅의 진정한 치산녹화의 역군이었음은 아무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가 하면 우리의 의사와는 전혀 상관없이 각종 선거나 추곡수매에 응하도록 쥐꼬리만 한 권력을 휘둘러 주민들로부터 지탄을 받은 일들은 두고두고 사죄해도 모자랄 것이다. 그러나 심은 나무는 뿌리가 내리고 텅 빈 허공을 채우려는 듯 하늘로 치솟아 올라 산마다의 푸르름이 꿈과 희망을 불러와 가뭄과 홍수가 조절되면서 격양가 소리가 드높았다. 때맞추어 나타난 19공탄에 이어 석유와 가스가 등장하면서 연료의 산림의존도가 점차 줄어들어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속성 산림녹화를 이룩하게 되었다. ha당 임목축적 등 그간에 이룩한 계량적(計量的) 수치의 나열은 생략하더라도 요즈음의 조림을 보면 다목적에 주안점을 두면서 목재와 삼림욕에 최고의 수종인 편백 삼나무에 속성목재수인 백합나무 낙엽송, 유실수로는 호두 대추 감나무 잣나무를 식재하고 약용수종인 헛개나무와 경관수인 은행나무 단풍나무 느티나무 층층이나무 등을 식재하는 것을 보면서 격세지감을 느낀다. 근시안적이었던 선배들을 감싸 안아주느라 열심히 일하고 연구하는 후배들의 모습이 참으로 대견하고 자랑스럽다. 다른 직종과는 달리 뻗어나감에 한계가 있어 때로는 절망과 자조 섞인 한숨이 나도 모르게 나오는 것이 사실이지만 좌절하거나 스스로를 비하하지 말기를 바란다. 또한 나무를 심는 때가 되면 여기저기서 산불이 함께하는 어려움을 긍정적인 즐거움으로 승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주민들도 기꺼이 동참하여 주리라는 믿음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어쭙잖은 선배라는 이름으로 후배들의 직분에 대한 끝없는 가치창출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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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04.05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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