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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공교육이 사교육을 따라 잡으려면 - 강석우

아버지는 초등학교 교사이셨다. 아버지가 선생님이시니 집에서 많이 가르쳐주실 것이라고 오해하는 친구들이 있었다. 천만의 말씀이다. 아버지께서는 1주일에 한 번씩 도서관에서 책을 한보따리씩 빌려다 주시는 것으로 끝이었다. 날마다 해야 하는 숙제를 도와주거나 방학숙제를 도와주거나 하는 것은 전혀 없으셨다. 그것이 교육이셨다.나도 교사이다. 조기교육을 한다거나 하는 것은 쓸데없는 것으로 치부하였다. 가르치고 싶어 안달하는 애 엄마의 의견을 묵살하고 글자도 영어도 일체 접하지 못하게 했다. 가끔 책을 읽게 하고 읽은 내용을 물어보는 정도로 끝냈고 거의 모든 시간은 놀이터에서 놀게 했다. 시간 날 때면 데리고 다니면서 모든 놀이기구는 다 섭렵하게 했었다.아이가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큰 아들, 큰 손자, 큰 조카를 교육에 관심없는 무자격 아버지(?)에게 맡겨 놓을 수 없다는 애 엄마, 어머니, 동생들의 성화에다 학원 안다니는 학생이 하나도 없는 교실 분위기에 겁먹은 아들의 간청에 못 이겨 학원에 보내기로 했다.그동안 내가 알아왔던 학원은 학교의 학습을 보조해주는 곳이었다. 학원이 학교를 앞서간다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했었다. 그러나 아들을 데리고 다니며 몇 군데 면담을 한 결과 난 교사 자격도 없으며 아버지 자격도 없는 무식한 사람으로 치부되었다. 지금도 내 생각엔 변함이 없다. 학원은 학교의 학습을 보조해주는 곳이지 학교위에 군림할 수 없다고. 그러나 그것은 나의 치기일 따름이고 사교육에 뒤처진 부분이 많이 있다는 것을 뼈저리게 인정하고 있다.공교육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부끄러운 이야기이지만 사교육 기관에서 배워야 할 것이 많이 있다. 공교육이 사교육을 따라 잡기 위해선 물론 단위 학교나 교사의 개인적인 노력들이 결집되어야 할 부분이 있지만 그것만 가지고는 역부족이다.몇 가지 비교해 보겠다.학원은 더울 때 시원하고 추울 때 따뜻하다. 학교는 더울 때 덥고 추울 때 춥다. 특히 환절기 때 더 그렇다.학원에서는 학생들을 대우해준다.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선생님을 대우해줘야 한다. 예전에야 학생들은 배우는 과정에 있다는 인식 때문에 어딜 가나 피교육자 대접을 받았다. 그러나 요즘 학생들은 어딜 가나 당당한 고객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지출하는 고객이 대접받는 것은 당연한 것. 학생들도 고객으로서 왕 대접을 받는다. 그러나 학교에서는 고객 대우를 받지 못한다. 대우 받기는커녕 인격적 존재로서의 대접을 받기도 어려울 때가 많다.학원에서는 정기적으로 학부모에게 학생들의 상황을 알려준다. 유선으로도 쪽지로도 그리고 전문적인 성적 상담표까지 동봉한다. 입시자료 공부자료 공부상황에 대한 안내를 받는다. 그리고 학부모는 학원 선생님들에게는 항상 당당하다. 학교에서는 월말고사가 없어졌다. 정기고사가 연 4회로 줄었다. 당연히 학생 성적에 대한 자료가 빈약하다. 부모와 상담할 것이 없다. 학생들의 공부 진척상황을 교사도 알기 어렵다. 그리고 학부모는 선생님앞에 항상 기죽어있다.학원에서는 학생들에게 최대의 관심을 기울인다. 한달 단위로 등록하기 때문에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학교에서는 일단 입학하면 3년간 변동이 없다. 세심하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도 계속 다닐 수밖에 없다.학원에서는 선생님들 간 경쟁이 치열하다. 그러니 살아남기 위해 연구한다. 교육자료를 개발할 수밖에 없다. 잘 가르친다, 실력이 있다는 소리를 듣기 위해 노력한다. 또 그렇게 인정받으면 소득도 늘어난다. 학교에서는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된다. 가르친 내용을 그대로 몇 년간 가르쳐도 된다. 심지어 시험지까지 같을 때도 있다. 또 잠 설쳐가며 연구를 해도 그래서 실력을 인정받아도 놀면서 편하게 지내는 사람과 월급이 같다.학원에서는 한 교실에 20명 정도만 들어가도 많다는 소리를 듣는다. 학교에서는 한 교실에 30명 정도가 들어가 있다.공교육의 황폐화를 안타까워하는 사람이 많다. 사교육에 멍드는 가슴들도 많다. '아재비 떡도 싸야 먹는다'는 말이 있다. 요즘 식으로는 '아재비 떡도 품질이 좋아야 먹는다'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공교육이 살려면 품질이 좋아야 한다. 공교육의 품질 향상을 위해 모두의 노력이 특히 사회적국가적 차원의 투자와 노력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강석우(정읍 인상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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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12.23 23:02

[기고] 지리산 함양댐 건설이라는 재앙 - 이병채

민족의 영산 지리산은 국립공원 제1호 언제 어디서 누가 봐도 싫증나지 않는 산 변화 부상한 산 나는 너를 볼 때마다 내 인생을 되돌아보고 다가올 날들을 노래해 본다. 그래서 지리산을 바라보면서 내 마음속 어머니 같은 포근함을 안고 산다.연속 되는 일상속에서 온갖 시련과 도전을 받으면서도 지리산을 멀리서 처다만 바도 통쾌한 마음이 든다. 지리산은 오랜 세월 변화의 바람과 눈보라가 처도 묵묵히 계절 따라 아름다움만을 보여준다. 그런데 우리 인간들은 너에게 아무것도 보여줄게 없으니 안타까울 뿐이다.봄이 오면 새로운 희망을 안겨주고 여름이면 청초함으로 다가와서 오유월 땡볕을 막아주고 가을이면 영글어가는 결실을 안겨주고 겨울이면 옷깃을 세우지만 동물들의 놀이터가 되어주었지. 이런 너에게 무엇으로 그 은혜를 갚어야 할지 의문이구려. 지리산은 그 간 온갖 희생 무릎쓰고 자연에 아름다움을 토해 냈는데 그 희생 아무도 몰라주는 듯하다. 자연은 자연그대로 특히 지라산은 그대로 놔둬야 좋으련만 이놈의 세상이 어찌 되려고 파괴에만 힘을 쓰려 함으로 안타깝기만 하다. 정부에서는 허울 좋은 4대강 살리기 사업이라는 미명하에 지리산에 칼을 들여대고 있다. 그것이 바로 문제의 함양 땜이다. 물 부족시대를 대비 수자원 확보 차원이며 낙동강을 살리기 위한 사업이라 하지만 낙동강을 죽이는 사람들 그들은 위정자들일 것이다. 자기들 이익에 맞지 않은 일들은 하지 않으면서 개발과 번영이란 허울 좋은 껍데기를 덮어 씌워 앞으로 재앙을 불러들인다는 것이 환경운동가 들의 주장이다. 그들의 말을 전적으로 다 받아들일 수는 없지만 최소한 낙동강이 파헤쳐지면 온갖 재앙이 뛰 따라 붙을 것이라는 말에는 공감한다.예로부터 산과 강을 끼고 사는 곳에는 번영이 있었다. 산과 물 자연과 조화로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낙동강을 살리고 깨끗한 물 공급을 위해서라면 상수원 보호시설이 선행되어야 한다. 낙동강 주변의 무분별한 난개발만은 어떠한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막아야 한다. 방치된다면 강행처리한 정부는 물론 부산경남지역민 모두가 함께 물먹게 될것 뻔 한 일이다.우리 인간들의 영원한 동반자 대자연의 보고 지리산을 살리기 위해 일반 대중 누구나 체험할 수 있는 주능선 종주등반자 전국산악동호인들이 즐겨 찾는 백두대간 코스 종주자 전문산악인들만이 찾는 칠선계곡 동계훈련 참가자와 세석과 바라봉의 아름다운 철쭉 그리고 천왕봉 일출을 보러온 산악인 최근 온 국민 누구나 즐겨 찾는 지리산 숲길등 지리산을 거닐면서 지리산의 문화와 역사 이야기를 들어본 모든 분들과 함께 나서야 할 때이다.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96년 벽소령관통도로를 비롯 2000년 지리산 문정댐 계획을 백지화시킨바있다. 나라경제가 어렵고 가난과 질병에 시달림을 받는 이들이 수만 명인데 이는 모두가 현 정권이 만들어낸 재앙이다. 자연의 소중함을 모르고 사는 무식한 인간들에게 천벌이 내려진다 해도 무슨 할말이 잊을까하는 마음이다. 이런 운명도 모르는 척 실상사를 비롯하여 고찰 주변에 버려지고 방치된 문화유적들이 오늘도 아침햇살에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밝게 온누리를 비춰주고 있는데 지리산에 함양댐 건설이 웬 말인가? 지리산은 이대로가 좋다. 더 이상 손대지 말고 자연그대로 놔둬라. 대안으로 지리산을 생명/평화/공동체/자유의 성지로 가꾸기 위해「지리산 자연조경과 산사유적군」을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서둘러야 할 때이다./이병채(남원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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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12.22 23:02

[기고] 성 인지(性認知) 예산이 뭐예요? - 한준수

필자의 기억으로 불과 20~30년 전에는 여성이 사회생활을 하다가 결혼이라도 하면 자연스럽게 퇴직을 하는 시대가 있었다. 결혼을 해서 퇴직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이유야 어찌되었건 여성 차별적 사고방식이 있던 그러한 시대였다.나이를 지긋이 드신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며느리가 아이를 낳을 때 "고추"를 달고 나오면 든든해하고, 그렇지 않으면 아쉬워하는 경우가 많다. 예로부터 우리 사회에 남아있는 남아 선호사상 때문에 그럴 것이다. 지금은 양성평등사회가 되었다고 하지만 이러한 예는 아이가 자라서 사회생활을 하는 일상 곳곳에서 아직도 남아 있으며, 은연중에 남성을 우위에 두는 경우가 많다.한 예를 더 들어보자. 휴게실 화장실의 경우를 보면 여성의 불편 사항을 단적으로 알 수 있다. 대부분 화장실을 보면, 여성은 화장실을 이용하는 시간이 남성보다 길지만 여성 화장실의 변기 수는 남성 화장실의 대?소변기 수보다 훨씬 부족한 경우가 많다. 그로인해 여성은 화장실 앞에 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불편을 감수하는 것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여성전용 화장실"이라던가 화장실 변기수를 남녀 같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이처럼 우리 사회 은연중에 여성이 차별을 받는 것을 해소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한번에 모든 차별을 해결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아직까지 우리 사회 시스템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다. 그래서 우선 먼저 정부와 자치단체의 예산을 통해서 여성의 차별을 시정하고 남녀가 균등한 수혜를 받을 수 있도록, 예산의 지출을 양성평등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편성하고 개선해 가는 것을 "성인지 예산" 이라고 한다."성인지 예산!" 독자들도 처음 들어보는 사람이 훨씬 많을 것이다. 앞서 이해를 돕기 위하여 잠깐 언급하였지만, 정확한 정의는 "여성과 남성에게 미치는 효과를 예산과정에서 고려하여 자원이 성평등한 방식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예산의 배분구조와 규칙을 변화시키려는 일련의 활동"을 말한다. 역시 잘 이해가 가지 않는 어려운 말이다. 한마디로 풀이하면 "예산의 배분을 통해 남성과 여성의 특징과 차이점을 인정하고 예산 편성으로 차별을 없애자"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올해는 성인지 예산제도를 도입한 원년이 된다. 1998년 여성단체의 예산운동 과정에서 성인지 예산의 필요성이 공론화된 이후, 지난 2006년에 제정된 국가재정법은 회계연도 2010년부터 "성인지 예산서"를 제출하도록 규정하였다. 10년의 긴긴 세월을 거쳐 지난 10월 1일 정부의 "성인지 예산서"가 제출된 것이다. 전주시를 비롯한 각 지방자치단체도 국회에 계류중인 국가재정법이 통과되면 2012년부터 성인지 예산제도를 시행하게 된다.하지만 아직도 성인지 예산에 대한 사회적 이해와 관심은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용어의 개념도 어렵거니와 특히 이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나 선례가 없기 때문이다. 올해 정부가 제출한 "성인지 예산서"를 분석한 국회 예산정책처에서도 "일부사업에 국한되었고, 예산이 여성과 남성에 미칠 영향을 사전적으로 분석한 보고서로 보기에 어렵다"고 평가한 것을 보면 아쉬운 부분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2012년 시행을 앞두고 있는 전주시도 이러한 정부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성인지 예산서"작성에 보다 적극적이고 선제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지만, 성인지 예산제도를 지금부터 잘 준비하여 "여성이 행복한 도시" 또는 "양성평등 도시"라는 닉네임을 들을 수 있도록 말이다./한준수(전주시 기획관리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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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12.21 23:02

[기고] 개안학교가 교육의 대안이다 - 서호련

최근 지리산고등학교에 입학지원자가 쇄도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지리산 자락 산청군에 있는 작은 대안학교로 학생이라야 고작 60명에 불과하다. 지리산고는 국내 대안학교중의 하나이지만 대안학교의 상징처럼 거명되고 있다.무엇이, 왜 산촌에 있는 이 지리산고교를 유명하게 만들었을까? 필자는 학교 관계자들의 활동을 보고 눈시울을 붉히지 않을 수 없었다. 진정 이 시대의 영웅들, 가슴을 치고 애통해하는 교육자들이 거기에 있었다. 학업에 대한 열정은 있지만 형편이 어려워 일반계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베풀줄 아는 사회인으로 키우기 위해 학비를 전혀 받지 않는 대안학교이다.지리산고교의 교훈은 '사랑의 힘으로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일꾼이 되자'이다. 보통 선생님들은 "남보다 뛰어난 사람, 공부 잘하는 학생이 되라"고 당부하지만 지리산 고교 선생님들은 마음이 따뜻하고 자연의 섭리와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도록 가르치고 있다. 지리산고교는 작은 학교이지만 그 꿈은 크고 높다.지리산고교 교사들이 매달 받는 월급은 50만원 정도다. 그 마저도 각종 공제를 제하면 40여만원에 불과하다.선생님들은 이 마저도 미안하다고 한다. 학생들은 전교생이 매주 마을 주변의 홀로 사시는 어르신들, 경로당 사랑의 집 등으로 봉사활동을 나간다. 이렇게 몸소 배운 것은 언젠가는 누군가에게 돌려줄 것이다.학교 운영재원은 2000여명에 달하는 후원자들을 통해 조달되고 있다. 이들 후원자들 또한 눈에 보이지않는 사회교육운동가들이다.지금 교육개혁을 위해 많은 분들이 머리를 싸매고 있다. 외고를 존치해야 된다느니 폐지해야 된다느니 수월성교육이 어떻다는 등이다. 워낙 이해관계가 다양하다보니 쉽게 결론이 날 수가 없다.문제는 풍토다. 나라가 온통 부정과 비리 그리고 배금사상으로 오염되어 있다. 참으로 걱정되는 것이 우리들의 2세다. 그들이 이 세태를 본 따라 하고 있는 것이다. 최후의 보루인 교육이 무너져가고 있는 모습이다.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교육제도가 아니다. 교육의 풍토다. 국민의 의식이요 정신이다. 지금 지자체마다 장학숙 건립에 열을 올리고 있다. 거점학교를 지정하여 기숙을 시키고 유명 외래강사를 데려다 입시교육을 시키는 일을 지원하고 있다. 명문대학에 몇 명을 입학시키느냐가 지상 최고의 목표다. 그것이 교육에 대한 투자라는 것이다.강지원 전 부장검사가 몇해 전 돌연 검사직이 적성에 맞지 않는다고 사표를 냈다. 그리고 청소년 보호운동에 몸을 던졌다. 그를 가리켜 청소년 수호천사라 부른다. 그의 부인은 김영란 대법관이다. 이들은 바른 적성교육을 실천하기 위해 자녀들을 대안학교에 보냈다. 그리고 그 자신도 이우(以友)라는 도시형 대안학교를 분당에 세웠다. 친구로서 친구와 함께 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는 자녀들에게 대학가라 공부하라고 말 해 본 적이 없다고 한다. 자녀들 운명은 그들 스스로에게 맡겼다. 그의 지론데로 그들이 하고싶은 것을 하도록 했다. 필자의 아들도 이리 야간고등학교 출신이다. 공부를 못해서가 아니라 아들이 원해서 였다. 낮에는 카-센터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밤에는 어려운 동료 학생들을 도우며 학교를 다녔다.우리 지역의 시장 군수께 권한다. 정읍에 공립 대안학교가 생긴다는 소식을 듣었지만 각 시군지역에 대안학교 하나씩 세우자고. 물론 시나 군에서 직접 세울 수는 없다. 그러나 지원 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 나라 교육풍토를 개선 하자는 것이다. 바닷물이 썩지 않는 것은 그 안에 3.75 %의 소금기가 있기 때문이다. 이 나라엔 아직도 3.75%의 소금과 같은 의인들이 있다. 황무지를 일시에 바꿀 수는 없어도 물길을 대어 조금씩 옥토로 만들어가는 용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제도를 일조에 바꾸자는 것이 아니라 한쪽에서 물을 대자는 것이다. 이것이 불가능한 일인가?/서호련(한국새사도교회 주교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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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12.17 23:02

[기고] '돼지 플루' 감염 방지 신속하게 - 육대수

축산업의 역사는 인간이 집단생활을 시작했던 시기와 같다고 할 만큼 역사가 깊다. 그래서 가축의 질병은 그것을 먹고 사는 인간의 주된 관심사가 될 수 밖에 없다. 글로벌 최첨단 시대를 살아가는 21세기 현재, 인간의 전염병 가운데 WTO/FAO에서 제시하고 있는 것 중 200여 종이 가축 또는 동물로부터 사람에게 전파될 수 있는 인수공통전염병(조류인플루엔자, 결핵병, 브루셀라병 등)이다. 전통적으로 쌀을 주식으로 하던 우리 먹을거리 문화는 1970년대 산업화를 시작으로 큰 변화를 맞게 된다. 1980~90대 초반에 육량 증대를 이끌어 냈으며, 90대 후반을 거쳐 현재에 이르러 축산식품 위생과 안전을 기반으로 하는 정책을 안착시키게 된다. 이를 반증하듯 농산품 7대 품목 중 쌀을 제외한 나머지 6개 품목(돼지고기, 소고기, 닭고기, 우유, 계란, 오리고기)이 축산식품이며, 우리나라 총 먹을거리 중 축산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미 40%를 넘어섰다. 때문에 축산식품을 매개로 한 인수공통전염병 발생을'강 건너 불구경'만으로 여길 수 없을 듯하다. 과거 인간 및 동물에게만 한정된 것으로 생각됐던 질병들이 인수공통 전염병으로 발견될 가능성 역시 매우 높아졌음을 인정해야 한다.지난 12월 14일에는 경기도와 경상북도 양돈장 및 수입중인 씨돼지에서 신종인플루엔자가 발생하여 혹시 변종이라도 생기면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 2000년과 2002년의 구제역 발생과 연이은 2003년, 2006년, 2008년의 AI 발생은 이미 그 가능성을 현실화 시켰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발생 당시 축산업은 초토화 돼 직접 피해액만 수천억원대였으,며 간접 피해는 지금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나다. 또한 악성전염병이 발생할 때마다 국민건강은 위협받고 국가 경제의 근간은 흔들리고 있다.이런 점을 고려할 때, 인수공통전염병 및 악성가축전염병(AI, 신종플루, 구제역, 결핵병) 검사 등 가축방역의 최일선을 책임지고 있는 축산위생연구소의 그 역할과 책임이 더욱 막중해지고 있다.그러나 정작 지금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한마디로'내우외환'이다. 밖으로는 지구촌 국가간 무역 환경의 변화로 한미, 한EU, 한동남아시아 등 무협협정이 체결됐거나 진행중이다. 이는 우리 1차 산업인 축산업에 분명한 악재다. 또한 안으로는 여전히 전문 축산 경영체가 부족하며 축산농가의 수준 역시 낮아 생산성 면에서 선진국과 경쟁이 되지 않는다. 게다가 아직도 행정 의존도가 높은 실정으로 이를 개선하지 않고서는 축산업 선진화는 요원할 수 밖에 없다. 이 뿐만 아니라 AI의 주요 전파 원인인 철새는 해마다 남방과 북방을 제집 안방 드나들 듯 오가고 있어 열악한 축사시설에서 사육되고 있는 우리의 가축은 늘 전염병에 노출되고 있다.하지만'위기가 곧 기회'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렇다! 지금이 우리에겐 기회이다. 그간, 우리는 구제역과 AI를 경험하면서 나름의 노하우를 갖게 됐다. 아울러 세계 최고 수준의 인터넷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이런 장점들은 우리가 축산업을 선진화하는데 발판이 되어 줄 것이다. 신속하고 정확한 질병진단, 인수공통전염병 색출도태는 물론 최신 축산정보 제공 및 질병 전파 방지를 위한 컨설팅 등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너무도 많다. 찾아가는 행정서비스, 신뢰받는 검사 기반구축, 열정 어린 민원 처리로 무장할 때 우리는 축산 가족를 포함한 전도민으로부터 신뢰를 받을 것이고 축산업은 지금보다 한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국가간 경쟁에서도 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민관이 서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소통행정, 공정 검사, 신속대응 등 열린 마음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힘을 합쳐 가축전염병을 근절시켜 국민건강을 보장하고 축산업 선진화를 이루어 가야 할 것이다./육대수(전북도 축산위생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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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12.16 23:02

[기고] 전북의 가치 높일 기회 'G20' - 나국현

한 해를 보낼때마다 많은 아쉬움이 남지만 올해는 다른 때와 좀 다르다.다가올 내년에 대한 기대감으로 한껏 부풀어 있기 때문이다.2010년은 대한민국의 브랜드를 한층 더 높일 수 있는 국가적 행사가 준비돼 있고, 전북은 잘만하면 그 기회를 살려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바로 내년 11월 개최 예정인 제5차 G20 정상회의다.지난 9월 대한민국 이란 이름이 전 세계에 널리 알려졌다.유수의 선진국을 제치고 제5차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유치하게 된 것이다.우리나라는 의장국에다 주최국까지 겸해 세계속에 자랑스런 코리아 프리미엄을 널리 알리게 되고 그 와중에 전북은 전북 나름대로 강한 이미지를 심어야 한다.사실 G20 정상회의 유치로 인해 우리는 회의 개최뿐 아니라 의제설정 토론, 결론 도출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맡아 다양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G20 정상회의에 대해 지방, 그중에서도 전북에선 별 관심이 없는 것 같아 아쉬울 때가 많다.경제적 이익은 물론, 눈에 보이지 않는 파급효과가 엄청나다는 점에서 우리는 지금부터라도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G20정상회의와 같은 시기에 열리는 세계음식관광축제가 있다.정부에서 추진중인 한식세계화 프로그램은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간 열리는 한국방문의 해와 맞물려 열린다.지역 음식과 관광자원을 국내외에 널리 알릴 수 있어 우리는 지역음식과 관광자원을 어떻게 하면 브랜드화 할 것인지 고민을 거듭해야만 한다.한식을 대표하는 전북의 음식은 이제 세계로 뻗어가야 한다.전주 발효식품 엑스포, 전주 비빔밥 축제, 부안 젓갈 축제 등 다양한 행사와 연계해야 함은 물론이다.2011년에는 한국 관광의 질을 한단계 높여줄 제19차 세계관광기구(UNWTO) 총회도 열린다.지난 75년 창립된 UNWTO는 스페인 마드리드에 본부를 둔 유엔산하 전문기구다.154개 회원국 장관급 정부대표와 350여 개의 관광관련 기구 대표 등 5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격년으로 열리는 이 대회는 세계최대 규모의 장관급 대표회의다.아직 개최도시나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전북도민들은 이러한 기회를 잘 살려 재도약을 모색할 수 있어야 한다.한가지 더 있다.2011년 8월 27일부터 9월 4일까지 대구에서는 세계육상선수권 대회가 열리게 된다.전북과는 아무런 상관없는 일로 여기는 사람이 적지 않은 듯 하다.2012년 제주에서 열리는 제5차 세계자연보전총회(WCC)는 자연보전, 생물다양성, 기후 변화 등 지구한경문제 전반을 논의키 위해 4년마다 한번씩 열리기에 환경올림픽으로도 불린다.2012년 5월 12일부터 8월12일까지 여수에서는 세계박람회가 열린다. 여수세계박람회는 올림픽, 월드컵과 더불어 세계3대 축제에 속하는 국제행사로 국격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국제규모의 행사에 있어 우리가 항상 뒷전에 머물러서는 안된다는 점이다.전북에서 개최할 수 있으면 더할 나위가 없지만, 만일 다른 시도에서 대회가 열리더라도 우리는 단순한 방관자의 입장을 떠나 뭔가 지역과 지역민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고민해야만 한다.전북의 맛과 멋, 그리고 전통을 무기로 얼마든 세계무대에 파고 들 수 있기 때문이다.이런점에서 전북민의 적극적인 참여의식과 관심은 그 어느때보다 중요하다./나국현(한나라당 전북도당 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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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12.16 23:02

[기고] 전북체육회관 '르네상스의 요람' - 라혁일

전북 체육인의 오랜 숙원인 전북체육회관이 마침내 위용을 드러냈다. 오는 23일 체육인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준공식이 열릴 예정이다. 전북체육회관은 총사업비 156억원이 투입됐다. 연건축면적 1만1천43㎡(3천340평)에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로 지어지게 된다.체육회관 내에는 도체육회 사무처와 각 경기단체 사무실, 실내종목 훈련장, 스포츠과학센터, 종합트레이닝장, 각종 회의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전북도체육회와 전북생활체육회, 전북장애인체육회 등 3개 체육단체와 각종 경기단체도 입주하게 된다.필자는 도체육회 사무처장 재직시 직접 도체육회관 건립을 추진했던 한 사람으로서, 우리 체육인들의 숙원이자 수십년간의 준비한 사업이 결실을 맺게 돼 '감개무량(感慨無量)'하다. 채육회관 건립은 200만 도민의 기대이자, 전북 체육인들의 숙원이었던 것과 달리 오랫동안 적잖은 진통을 겪었다.1990년부터 추진된 도체육회관 건립사업은 초창기엔 부지 선정을 놓고 갑론을박(甲論乙駁)으로 어려움을 겪더니, 공사비 상승, 토지주와 건물주의 등기 논란 등으로 사업은 멀게 만 느껴졌다.여기에다 전주시가 컨벤션센터부지에 도체육회관 부지를 포함하는 문제에 한동안 얽히면서 진통은 계속 이어졌다. 결국 2007년 10월쯤 완공될 예정이었던 도체육회관은 무려 2년여가 늦어지는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필자가 신문 지면을 통해 강조하고 싶은 것은 도체육회관 건립이 지연된 이유를 탓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 도체육회관이 전북체육발전을 한 단계 끌어올 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이런 맥락에서 전북체육회관이 전북체육 발전에 가져다주는 의미를 되새겨 보고자 한다.전북체육회관 건립은 여러 가지로 큰 의미를 던져주고 있는데 그 첫 번째가 자긍심이요, 두 번째가 상징성이라 할 수 있다.전북체육은 70~80년대만 해도 체육 강도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다지며 다른 시?도의 절대적 부러움을 샀다.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에서의 각종 메달리스트의 상당수가 도내 출신일 정도로 전북체육은 대한민국 체육의 중심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지금은 예전보다 다소 쇠퇴한 감이 있지만 도민 대다수는 그 때의 추억을 쉽게 잊지 못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도체육회관은 대한민국 스포츠를 빛낸 전북 체육인들의 업적을 기리는 공간이 될 것이요, 또 후배들도 선배들을 보면 자긍심을 키우는 장소가 될 것이라 믿는다.두 번째는 도체육회관이 들어서는 곳은 전북의 체육인들이 가난과 궁핍을 극복하고 최상의 성적을 올리는데 큰 역할을 한 역사적 장소라는 점이다.도체육회관 옆에 있는 전주종합경기장은 도민들이 한푼 두푼 성금을 모아 지어졌을 만큼 바로 전북체육인, 나아가 도민들의 삶의 애환이 깃든 대표적인 곳 중의 하나다.이렇듯 도체육회관의 건립은 단순히 체육인들의 공간으로서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렇게 유여곡절을 겪고 건립된 전북체육회관이 명실상부한 '전북 체육의 요람'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노력이 절실할 때다.건물만 지어놓고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할 때는 도민의 막대한 예산을 들여 만든 전시적 공간으로 추락할 수밖에 없다. 도체육회관 건립이 도민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전북체육에 대한 변함없는 관심과 애정이기도 하다.도민의 이런 관심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전북체육이 새 출발을 한다는 각오로 인식 전환을 전향적으로 해야 할 것이다.'전북체육의 르네상스' 전북도체육회관 건립을 계기로 전북체육의 미래를 꿈꾸자는 것이다. 그 꿈에는 우리 전북체육을 한국 체육 르네상스의 요람으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깃들여 있어야 한다는 점을 재삼 강조한다./라혁일(자유총연맹 전북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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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12.15 23:02

[기고] 여우네 도서관 - 김남규

주말이면 엄마랑 아빠랑 도서관에 모여서 가족이 함께 그림책읽기와 체험학습을 함께하는 농촌마을의 작은 도서관이 화제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멈춘 농촌에 이 희망의 도서관이 작은 감동을 주고 있는 것이다. 금강을 끼고 있는 충남 서천군 마서면 신포리 마을회관에 있는 '여우네 도서관'이 그 주인공이다. 작은 도서관의 유명세는 인근 마을들로 계속 번져나가 요즘은 서천군의 대표적 농촌 콘텐츠가 되고 있다.마을회관 모퉁이 20여 평의 작은 도서관이 이처럼 희망의 상징이 되고 있는 것은 주민들이 스스로 참여해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비결이 있다. 도서관의 실내는 아이들의 눈높이로 만들어졌다. 입구에는 여러 아이들의 손자국을 동판화로 설치했다. 하얀 광목에 아이들이 그린 그림을 천연 염색하여 햇빛을 가리고, 벽면은 흙벽돌로 따뜻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많은 책은 아니지만, 농촌과 아이들에게 필요한 책들은 웬만큼 다 꽂혀있다. 이 도서관이 더 값진 이유는 따로 있다. 지난 2008년 11월15일 개관할 때부터 서천군의 지원은 한 푼도 받지 않았다. 주민들과 이용하는 40~50여명의 후원계좌를 통해 운영이 된다는 사실이다. 난방비와 운영비 공과금을 쓰고 나면 언제나 조금은 부족하지만, 도서구입부터 책걸상 에어컨까지도 지인들과 학부모들의 기증을 통해 꾸려가고 있다.필자는 올 여름과 가을에 전주의 아동센터선생님과 사회복지 전문가들과 함께 세 차례나 벤치마킹을 다녀왔다. 그때마다 모두의 공통된 소감은 한마디로 감동이었다. 그림책을 읽어주며 함께하는 '작은 씨앗이야기'라는 수업시간은 온통 창조적 질문들로 가득했다. "씨앗은 밥이다" "씨앗은 우주다" "우주가 무엇이지?" "우주는 밤이다" 등등 아이들의 생각을 마음대로 토해내게 유도하는 학습이었다.그림책읽기가 끝나자 농사꾼아저씨는 접시에 포도씨, 고추씨, 수박씨, 복숭아씨 등 씨앗들을 놓고 과일에 대한 설명을 했다. 씨앗이 자라서 사람들의 음식이 되는 "씨앗은 밥"이고 "씨앗은 우주"라는 설명이 생생하게 전달되는 수업광경을 온몸으로 체험했다.두 번째 방문했을 때는 두부를 만들며 진행하는 체험학습이었다. 믹서기에 콩을 갈고, 콩물을 삼베로 짜내고, 콩물을 끌이고 익히는 전 과정을 아이들과 엄마 아빠가 함께하며 친환경 유기농음식을 만들어 냈다. 아이들의 올바른 식습관까지 배려한 한마디로 체험형 도서관을 실천하고 있었다.여우네 도서관은 지역공동체를 꿈꾸고 있다. 어울림과 나눔 배품이 부족한 공동체문화를 작은 도서관이 희망의 역할을 하면서 마을 주민들을 하나로 모아냈다. 학부모들이 모여서 도서관을 운영하고 프로그램을 짜며 자원봉사와 새로운 정보를 교환한다. 여우네 도서관은 이렇듯 아이들의 돌봄과 소모임 활동 등으로 품앗이 공동교육을 실천하며 사교육 문제의 대안모델이 되고 있었다.많은 공공도서관과 기적의 도서관이 있지만 여우네를 모델로 꼽는 것은 주민들이 스스로 운영하는 모델이기 때문이다. 도서관하면, 제일 먼저 보는 것이 공간과 시설이나 양질의 책 일 것이다. 그런데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게 운영이고, 운영하는 사람들이다. 도서관의 핵심은 도서관운영위원회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시민들의 충분한 의사를 반영하는 도서관 운영이 되도록 만들어 가야 한다.작은 것에서 희망을 볼 수 있었다. 어렸을 적 올바르게 배운 씨앗 같은 교육이 땅의 생명력으로 발아되어 우주를 키워가는 좋은 기억이 될 것을 믿는다./김남규(전주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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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12.15 23:02

[기고] 태권도 문화콘텐츠 개발 - 최상진

문화콘텐츠산업은 시장 규모가 큰 산업, 고부가가치산업, 파급효과가 큰 산업, 해외시장 진출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산업으로 시장의 큰 부분을 차지하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때문에 세계 각국들은 앞다퉈 미래를 내다보고 문화콘텐츠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국가 브랜드 중 하나인 태권도는 독창성과 정통성을 갖추고 있으며, 동시에 세계에서 인정받는 우리민족 고유의 문화유산으로서 문화전쟁 시대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따라서 태권도의 문화 콘텐츠적가치에 대한 체계적인 평가와 발전방향에 대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1996년 문화관광부가 한국을 대표하는 10대 문화상징으로 한글, 김치 등과 함께 태권도를 선정했다. 정부에서는 한국문화상징의 역동적인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 태권도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태권도는 서양 문화와 구별되면서도 그 수준이 세계 일류급임을 알릴 수 있는 동시에 같은 아시아권 문화 중에서도 중국이나 일본과 구별되는 뚜렷한 차별성을 지녔기 때문이다.문화콘텐츠산업측면에서 바라볼 때 태권도는 동일한 콘텐츠를 태권도 방송, 태권도영화, 태권도 문화, 태권도 애니메이션, 태권도 게임, 태권도 공연 등으로 상품화 시킬 수 있는 핵심소재이다. 그런 의미에서 태권도를 소재로 한 문화콘텐츠는 우리나라의 문화전파 및 이미지 제고에 큰 기여를 하게 되고,단순한 경제적 효과뿐만 아니라 국가이미지 제고라는 2차적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할 수 있다.태권도종주국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한국을 찾고, 중앙도장에서 수련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를 기대하는 태권도 인구가 전 세계적으로 두텁게 형성되어 있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세계 태권도인보다 더 좋은 마케팅 대상은 없을 것이다. 태권도 자체를 산업이전에 하나의 문화 흐름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고 시작한다면, 여타의 상품과는 달리 현재 전 세계 188여 개국의 7,000만 태권도인들이 태권도 자체를 자신들의 문화로 수용하고 있다는 쉬운 해석을 할 수 있다.이처럼 국내외적으로 잠재 시장이 적지 않은 태권도를 문화콘텐츠 소재로서 활용 할 경우, 다른 문화상품에 비해 성공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특히 한국의 가치관, 문화 등의 정서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문화전파 및 이미지 제고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이상에서 주지하듯이 태권도를 소재로 한 문화 콘텐츠개발은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으로 매우 중요하며, 국내외 소비자들에게 쉽게 다가설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태권도를 소재로 한 문화콘텐츠산업의 고부가가치 창출에 기여할 산업적 가치를 검토하고 이를 통해 한국 전통문화의 문화정체성, 문화주권을 전제로 한 태권도 문화콘텐츠 개발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무엇보다 태권도가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콘텐츠로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태권도가 지니고 있는 핵심 역량을 극대화 하고 홍보, 상품개발, 유통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동시에 한국적 이미지 제고를 통해 외국인들의 한국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부각, 외화회득은 물론 국위 선양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방안들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연구가 필요하다./최상진(우석대 태권도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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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12.14 23:02

[기고] 농촌, 희망찬 일꾼들이 필요 - 곽동옥

해마다 전라북도농업기술원 농촌체험학습장을 찾는 어린이 손님들의 손에 다갈색의 아주 고운 흙이 묻기 시작했다. 그 흙을 씻어내며 보이는 아이들의 미소는 우리 농민들의 그것을 닮아 있었다. 이렇게 경험으로 아이들은 한층 더 성장하고, 우리의 농촌과 농업이 아주 가까이 있음을 알게 된다. "우리 할아버지도 벼농사를 지세요!" "우리 아빠도 비닐하우스에서 딸기를 키워요!"라는 아이들의 순진무구한 이야기들. 그런데 이런 질문을 한다면 어떻게 대답할까? "우리 친구도 아빠처럼, 할아버지처럼 농사를 짓고 싶지 않니?"대한민국의 교육열은 지금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이 현대사회의 밑바탕이 되었다. 하지만 우리 부모들이 자식들에게 가르치지 않는 한가지가 무엇일까? 우리가 먹는쌀이 어디서, 어떻게 자라는지 고구마가 나무에서 열리는지, 땅에서 열리는지 아이들은 체험해보지 않으면 잘 알지 못한다.이것은 가난 속에서 굶주림을 감내하면서 자식들의 교육을 위해 헌신한 우리 부모들과 잿빛 도시에서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 스스로를 책잡는 것이 아니다. 또한 할 줄 아는 것이 없어 남는 곳이 농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또한 아니다. 그들은 농촌과 농업이 얼마나 무궁무진한 땅인지 알지 못하기 때문에 그렇게 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지금 우리의 농촌은 1867년 러시아가 황무지라 생각하고 720만 달러에 미국에 매각한 알래스카와 다름없다. 하지만 삽을 들어 보니 엄청난 광업농업관광업 등의 보고(寶庫)로, 2005년 워싱턴포스트지는 재정적자와 부채로 허덕이는 미국정부가 알래스카를 1조 달러에 러시아에 되파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을 정도다.여기서 러시아와 미국이 달랐던 점은 무엇일까? 알래스카는 본래부터 그 광대한 자원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삽을 한 번 파볼 용기, 그 용기가 러시아에게는 없었고, 미국에게는 있었던 것 아닐까? 또한 지금 우리의 농촌에도 그 용기가 더욱더 필요한 것 아닐까?지금은 자급식량 확보에 전세계가 사활을 거는 시대, 보다 안전하고 다양한 식자재를 원하는 시대다. 우리 부모가 잘 지켜온 농촌에 우리의 창의적인 생각 하나를 더하면 돈이 되는 산업. 이것이 지금 우리의 농업이다.또한 우리의 젊은 영농인들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농업을 한다. 작물마다, 해마다 물과 비료의 양은 변한다.그렇기 때문에 농업인은 스스로 자신을 명석하게 계발하여 올바른 판단력과 합리적인 계획 능력을 배양한다. 또한 안전하고 실한 열매를 맺기 위해 유용한 기술을 습득실천하고 확신시킨다. 그로 인하여 농업인 스스로의 건강 증진과 가정지역사회와 함께 즐거운 삶을 도모한다.그 대표적인 예는 연 3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힙합상추농부 김민중씨, 농업을 평생직장으로 여기고 산란계 4만수를 키우는 가상현씨 등 이들이 바로 우리 농촌농업에 있어 희망의 일꾼들이 아닐까?아이에게 "우리 친구도 아빠처럼, 할아버지처럼 농사를 짓고 싶지 않니?"라고 물었을 때, "네! 할래요!"라고 자신 있게 답하고, "그래! 잘 생각했다!"라고 말할 수 있는 넓고 희망찬 인식의 사회가 되기를 기대해보며, 농촌진흥청과 각 지역의 농촌지도기관은 더욱더 전문경영인으로서의 농업인 양성을 위해 더욱 더 힘써야겠다.지금 우리의 농촌은 희망찬 일꾼의 삽을 원하고 있다./곽동옥(전북도 농업기술원 농촌지원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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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12.10 23:02

[기고] 농식품 안전, 생산단계 중요 - 유순환

최근 국민소득 향상과 더불어 웰빙문화(well-being) 확산으로 농식품 안전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날로 커가고 있고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논란, 중국산 우유의 멜라민 사건 등은 국내외적으로 중요한 이슈가 되었으며, 농식품에서 잔류농약 등 유해물질이 검출되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소비자인 국민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실정이다.농장에서 식탁까지 안전한 먹거리를 위해서는 기본적으로는 생산, 유통, 판매단계에서 유해물질에 대한 종합관리가 이루어져야하며, 유해한 농식품이 발견되면 즉시 역추적하여 수거 폐기가 되어야 소비자가 안심하고 우리 농식품을 선택하여 소비할 수 있게 된다.농식품은 생산에서 소비까지 많은 단계를 거쳐 소비되지만 특히 중요한 부분은 생산단계의 안전관리다. 유통, 판매단계에서 샘플 채취 검사는 농약, 중금속 등 유해물질 분석과정에 최소 1일에서 3일정도, 늦으면 일주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어 부적합한 농식품이라 판정되어도 이미 소비자가 소비한 후에 결과가 나오거나, 부적합 샘플을 채취한 가게에서 농식품이 소비자로 이동되어 소유자를 알 수 없게 됨으로써, 유통, 판매과정에서 역추적하여 수거 폐기 등의 조치를 취하는 것은 한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수확에서 소비까지의 시간이 매우 짧은 채소류는 소비하는 속도가 매우 빨라 안전관리가 더욱 어렵다. 따라서 생산단계 안전관리는 농식품의 안전관리에의 매우 중요한 포인트로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담당하고 있다.농림수산식품부의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농식품의 안전관리를 담당하는 기관으로 특히 생산단계 안전성검사에 주안점을 두고 관리하고 있다. 농산물을 수확하기 10일경에 논과 밭에 재배하는 상태에서 샘플을 채취하여 안전성검사를 실시하여 허용기준을 초과한 부적합 농산물에 대하여는 수확하기 전에 폐기, 출하연기 용도전환 등의 조치를 강구하여 시중에 출하되지 않도록 사전에 차단하고 있다. 출하연기는 잔류농약과 같이 부적합 농식품이 짧은 기간 지난 후에 허용기준 이내로 감소하고 상품성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출하연기 조치하며, 또 허용기준 이내로 감소하는 기간이 길어 일정시간이 지나면 상품성이 없는 경우에는 공업용 원료나 종실용으로 수확이 가능하면 용도전환 조치한다. 중금속처럼 시간이 지나도 줄어들지 않거나 출하연기나 용도전환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처음부터 폐기 조치를 한다.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국민에게 안전한 농식품을 공급하기 위하여 1996년부터 본격적인 안전성검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잔류농약, 중금속 식중독균, 곰팡이독소 등을 검사하고 있다. 2008년에 62,121건을 검사하여 부적합 1,436건 적발하여 폐기 407건, 출하연기 818건, 용도전환 등으로 211건을 조치하여 시중출하를 차단하였다.문제가 된 농산품 생산자들에게는 당장 큰 불이익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그들이 소비자로부터 큰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는 점을 우리 모두는 주시해야 한다.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우리 농식품을 소비자가 안심하고 소비할 수 있도록 잔류농약검사, 한우 유전자검사, 농산물 원산지 표시 단속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소비자 안전 뿐 아니라 생산자들이 소비자에게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구실도 하고 있다. 농산물품질관리원은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에게 믿음직한 안전망인 셈이다. 물론 이를 위해 생산자는 물론 소비자 모두가 함께해야 할 것이다./유순환(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전북지원 조사분석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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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12.10 23:02

[기고] 교육이 지역의 미래다 - 이명연

교육이 곧 미래라고 이야기한다.대부분의 자치단체는 수도권 또는 각 지역에서 생산 활동을 하고 있는 기업체를 유치, 그 지역의 인구를 늘리고 고용을 확대시키며 세수입을 확보하기 위하여 사활을 걸고 있다. 서울. 경기등 여러 지역에서 직장 때문에 다른 지방에 오게 된 사람들은 대부분 그지역의 교육환경, 교육수준, 교육의 질을 우선 점검한다. 자신들의 아이와 같이 올 수 있는가를 가늠해 보기 위해서다.예로부터 전주는 교육도시임을 내세워왔다.그러나 전북교육의 각종 수치를 보면 그런 평가 자체가 무색하다.2년전에 전국 시?도 평가에서 전북 교육청은 최하위권을 기록하여 정부의 특별교부금에서 차별을 받았다. 올해 실시한 2008년도 전국시?도교육청 평가에서도 16개 시?도 교육청 가운데 15위를 했다.타 지역에서 직장따라 전북도에 오게 된 사람들이 전북도에 둥지를 틀고 살고 싶겠는가. 현재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마저도 교육여건이 잘 갖춰진 타 지역으로 갈수만 있으면 떠나고 싶을 것이다. 학부모들 대부분은 이사할 경우 최우선적으로 염두해 두는것이 아이들의 교육환경이다. 그렇다면 학부모들이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사교육비는 줄어들고 있는가?경제적 능력이 부족해서 아예 사교육을 꿈도 꾸지 못하는 가정 말고는 사교육비가 줄었고 공교육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하는 사람을 본적이 없다.그렇다면 학교교육의 내실화뿐만 아니라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하여 시행한다던 방과후학교에 대한 주도면밀한 재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학생들이 실질적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다각도로 연구해야 한다.현행 지방 교육자치제는 교육행정기관이 지방자치단체의 장과 별도로 분리되어 있고 교육의결기관인 교육위원회가 지방의회와는 별개로 존재하고 있어서 지방자치와 교육자치와의 관계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어 왔고 주민의 참여가 불완전하다고 평가되는 교육자치제도에 대한 비판이 끊임없이 계속되어 왔다.얼마 전 경기도에서 교육국을 설치하자 경기도 교육청에서는 교육자치의 침해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경기도에서 교육국을 설치하고 그동안 도에서 해오던 학교교육지원 업무외에 교육기획, 교육사업, 대학유치, 도서관 정책등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자하는 내용을 보면서 교육의 중요성과 교육발전의 필요성이 다시금 느껴지는 것 같다.무엇보다도 교육은 가정과 학교뿐만 아니라 우리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 교육은 백년대계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어렵고 힘든 시기를 거쳐 이만큼 살아갈 수 있는 것도 우리의 부모님들이 자신은 못 먹고 못입을 망정 아이들 교육에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다.지방자치단체에서 교육국을 설치한 것이 옳은 것인지 그른 것인지를 따지기에 앞서서 교육의 발전만이 우리가 살아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주장한다.지역교육과 교육환경이 우수하다면 그 자체로써 미래를 기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훌륭한 기업들도 자녀들의 미래를 위하여 그 지역으로의 이전을 고려 할 것이고 교육수준과 교육 환경이 우수한 지역은 자연스럽게 발전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명연(전주시의회 행정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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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12.09 23:02

[기고] 친일 누명 벗은 김해강 시인 - 이운룡

▲ 「친일인명사전」에서 삭제된 경위지난 11월 8일에 발간된 「친일인명사전」에서 '친일문화예술인' 163명 중 문학인 42명 가운데 시인 김해강, 박팔양이 빠지고 40명으로 최종 정리되었다. 애당초 친일문학 개척자인 임종국(문학평론가)이 그의 저서인 「친일문학론」에서 김해강의 시 '아름다운 太陽'(1942년 6월 「조광」)이 친일시라고 그 제목만을 제시함으로써 문제가 발생하였었다. 근래 친일문학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고 분류한 단체는 민족문학작가회의, 민족문제연구소, 계간 「실천문학」, 나라와 문화를 생각하는 국회의원 모임, 민족정기를 세우는 국회의원 모임 등이다. 이들 단체들은 다시 김해강의 친일시를 2편 더 추가하여 '돌아오지 않는 아홉 장사'(1942년 3월 13일 매일신보), '호주여'(1942년 3월 27~28일 매일신보) 등 3편의 제목만을 적시하였고, 이를 친일시라고 지적하였다.그런데 친일문인 최종 명단에서 제외된 것이다. 친일문인이라고 지적한 문제의 성격은 항일 저항시를 경시하고 친일시만 부각하려 했다는 점과 명확한 근거를 밝히지도 않은 채 성급하게 친일시인으로 낙인을 찍었다는 데 있다.김해강의 경우, 친일에 관한 오해와 그에 관한 해명을 필자 나름대로 분석 해명하면 다음과 같다.▲ 오해의 발단과 그에 관한 해명시 '아름다운 太陽'은 일장기가 태양이라는 점에서 친일성격으로 규정했다는 점이다. 이는 시인 자신이 1942년 일제 강점기에 시집을 내려고 했으나 조선총독부의 검열에 걸려 좌절되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친일시라면 일제가 왜 시집을 못 내게 했겠는가? 전주고 교사 정년퇴임기념으로 펴낸 그의 시집 「동방서곡」(서울: 교육평론사, 1968)에도 이 시가 수록되어 있다. 친일시라면 어떻게 자기 시집에 수록할 수 있었겠는가? 문학작품 속에서 '태양'은 하루의 새로운 시작을 우주적 감각과 광명, 희망으로 상징되는 게 보편적이다. 우리 민족 광복과 새롭게 밝아올 민족의 희망을 상징하고 있는 태양 이미지는 전혀 생각해보지 않은 판단착오인 것이다. (생존시 본인도 필자의 질문에 대하여 그렇게 말하였음)필자가 펴낸 '일제 강점기 역사현실에 참여하여 애국 정열을 불태운 반일 저항시인' 소제하(小題下)의 「태양의 시, 학의 시인 김해강」(대흥출판사, 1992)에서, 김해강 시인에 대한 7인의 논문과 평론을 수록하여 269페이지 분량의 책을 펴낸 바 있다. 또한 A4용지 30페이지 분량의 소책자로 「일제치하 김해강의 저항시」를 1920년대 농촌과 1930년대 도시 중심의 반일 저항시를 부각시켜 1998년 뉴욕 문학강연에서 발표하였고, KBS전주방송과 약 1시간 가량 대담한 바도 있다. 이 소책자에서 인용한 김해강의 시 12편('도수장' '지주망' '마녀의 노래' 등)에 명백히 드러나 있는 반일 저항의 내용과 함께 소위 한국문학사에서 일반적으로 인식되어온 반일 저항시인 5인과 그들의 저항 시, 즉 한용운('님의 침묵' 등), 이상화('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등), 심 훈('통곡 속에서' 등), 이육사('황혼' 등), 윤동주('쉽게 씌어진 시' 등) 등의 시들과 김해강의 시를 대조하여, 어떤 시인의 시가 더 반항적이며 사실적인 고발이고, 저항성이 강렬했던가를 비교해 놓은 바 있다. 김해강의 시는 직설적으로 울분을 토로하였고, 전투적인 용사의 독설로써 일제의 폭정과 포악을 향해 피를 토하며 저항하는 시를 남겼다.(지면 관계로 시를 인용, 대조하지 못하였음) 상기한 두 자료는 지금도 20여 권 소장하고 있다.▲ 저항시, 한국문학사에 재조명돼야'예언의 시인, 태양의 시인'(백 철), '겨레의 시인'(박병순), '선학(仙鶴)'(김해성)으로, 그리고 '불의 시인, 민족적 정열의 시인'으로 추앙 받았던 향토문학 내지 한국문학의 큰 별이 뒤늦게나마 친일 문인 명단에서 제외되어 다행스럽다. 더불어 김해강의 반일 저항시는 한국문학사에서 재조명되고 재정리되어야 제대로 된 문학사가 이루어질 것이다. 단순히 정황이나 선입관이나 편견과 같은 인상주의 주관에 의하여 폄하되는 문학적 희생은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김해강의 좌우명은 '사무사(思無邪)'이다.(자료를 요청하면 누구에게나 기쁘게 드리겠다) /이운룡(시인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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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12.09 23:02

[기고] 군산항만과 지역경제 발전 - 유희열

군산항이 개항된 지 올해 110년이 되는 매우 뜻 깊은 해다.지난 1899년 5월 개항된 군산항은 월명산 수시탑과 함께 향수를 갖게 하는 삶의 터전이다.새만금 개발로 군산항은 전북경제의 관문항을 넘어 동북아 물류 허브항(hub port)으로 비젼을 갖고 지역경제발전을 견인하고 있다.하지만 군산항은 대형 선박 접안이 어려운 여건으로 서해안 벨트의 후발 주자인 평택항이나 광양항에 뒤처지는 등 최근 군산항의 물동량 취급실적이 국내 28개 무역항가운데 10위에 그치고 있는 현실이다.올들어 지난 10월말 현재 군산항이 처리한 수출입 물동량은 925만9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80%의 수준으로 매우 부진,군산항은 물동량유치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이런 가운데 최근 군산해양항만청은 최첨단 하역,보관,방진,운송설비를 갖춘 석탄전용부두(7부두/3만톤/240M)건설을 위해 국토해양부에 항만기본계획 변경을 요청했다고 발표했다.유연탄은 전북도내 열병합발전소등에 필수적인 화물이나 군산항에 전용부두가 없어 광양목포항에서 하역, 운송 1일 약 60여대가 됨으로써 탄소배출량 증가와 과다한 물류비용은 국가경쟁력을 저하시키고 있다.따라서 일자리창출과 지역경제활성화, 물류개선으로 국가경쟁력 증대를 위해 군산항에 석탄전용부두 건설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석탄전용부두가 건설되면 2013년부터 연간 230여만톤(군산항 취급 물량의 16%)의 취급이 전망되고, 매년 물량증가가 기대되는 만큼 군산항 활성화와 OCI 등 증기사용기업의 원가절감으로 이어져 경쟁력 향상과 저탄소, 경제효과 1150여억원 등 지역경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측된다.아울러 군산항이 더욱 활성화되고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부두규모별로 수심 15M~18M 개발준설이 반드시 이뤄져야 하고, 배후지역에 물류단지를 갖추어야 하겠다.특히 군산항은 건설 중에 있는 부두가 준공되는 2011년이 되면 5만톤급 2선석, 3만톤급 4선석등 6개 선석이 새로 늘어 29개 선석이 되는 상태에서 물동량이 부족하면 건설된 부두가 활용되지 못하는 공동화현상마저 우려된다.선석을 자동차, 중량물, 석탄, 목재 등 부두를 전용화, 특성화 함으로써 다른 항만과의 차별적운영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항만 경쟁력이 지역경제의 발전과 성장의 기반이 돼 왔으며 군산항은 전북 유일 무역항으로서 군산은 물론 전북경제의 미래를 열어가는 중심축이 된다는 인식을 함께하고 모든 도민의 지속적인 성원과 적극적인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항만 종사자들은 지속적인 물류서비스개선과 물동량 확보에 총력을 다하고 군산해양항만청, 지자체, 이용화주 등과 함께 기업 유치와 군산항 홍보, Port Sale을 적극 전개하기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군산항 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을 위한 새로운 기틀을 마련해야 하겠다./유희열(군산대산항만물류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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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12.08 23:02

[기고] LH공사 본사 전북으로 - 박종관

요즘 정부가 각종 혜택을 제공하며 세종시 수정을 진행하는 방식을 보면, 정치지도자들이 개혁을 내세우며 대중의 지지를 얻기 위한 허울좋은 '포퓰리즘' 정책이 떠오른다.국토균형발전의 한 축으로 시작된 세종시가 이제는 슈퍼기업도시화로 변질되어 이와 맞물려 있는 전국 10군데 혁신도시, 8군데의 기업도시, 6개의 경제자유구역청에 기업유치가 추진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종시 투자기업에게는 각종세금 혜택 등을 남발하고 있다. 수도권 과밀화와 국토균형발전의 본질을 외면하는 정부는 각성하고 지방에 건설되는 혁신도시가 광역경제권의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동일한 인센티브 제공이 필요할 것이다.세종시만의 문제가 아니다. 혁신도시에서는 지역에 건설되고 있는 신도시를 껍데기로 만들어 가고 있는 정부에 지역민은 절망감에 빠져가고 있는 게 현실이다. 혁신도시 이전기관들은 이전업무에 손을 놓고 세종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참담한 실정으로, 혁신도시 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되어 지역경제 활성화와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되려면 정부에서 연내 이전기관 부지매입청사설계 촉진과 더불어 예산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다.우리 '전북 전주완주 혁신도시'의 가장 큰 과제는 한국토지주택(LH)공사 본사(사장)의 배치문제이다.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방안에 따라 전주완주혁신도시 이전기관 중 핵심기관인 토지공사가 주택공사와 통합되면서 본사 입지를 놓고 양 지자체(전북, 경남)간 첨예한 대립으로 치닫고 있다.LH공사 본사 이전방안은 지방이전 시기 및 내년 지방선거 등을 감안하여 연말이전에 결정되어야지 늦어지면 전반적으로 혁신도시 건설에 큰 차질이 발생할 것이다. 양 지자체간의 협의에만 미루지 말고 정부가 대안을 마련하여 본사 입지가 조기에 결정됨으로써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길 바란다.국토해양부의 LH공사 지방이전은 본사 기능을 분산 배치하는 것을 기본원칙으로 하고 있다.이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1일 경남도는 국무총리실을 방문해 LH본사 이전과 일괄이전의 당위성을 강조하며 정부의 분산배치원칙을 철회할 것을 요청했다.이러한 경남도의 최근 행태는 "나만 잘 살겠다"는 욕심으로 떼를 쓰는 어린아이의 행동처럼 보인다. 경남의 일괄이전(안)보다는 전북의 분산배치(24.2% 대 75.8% 안)가 설득력이 있다. 전북은 국토의 중심부에 위치하여 대정부와 사장의 원활한 업무수행 및 효율적 경영이 가능하고, LH공사가 추구하는 대형 국토개발사업들이 전북지역에서 추진 중에 있으므로 기획기능을 갖는 사장이 전북에 배치되어야 한다./박종관(완주군의회 부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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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12.07 23:02

[기고] 인격의 기초는 가정과 학교교육에서 - 김형중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곳은 다름 아닌 학교교육의 현장이다. 우리나라가 어느 면으로 보나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선진국 대열에 자리매김하면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현실의 저변에는 열정적인 교육열이 있음을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그런데 요즘 여기저기서 학교교육이 죽어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교육의 전반적인 과정을 통해 실현돼야 할 점, 개선해야 할 가치와 문제점, 그리고 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을 뒤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20세기가 낳은 가장 위대한 성인 간디는 한 나라가 위급한 상황에 처하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고 했는데 첫째는 원칙이 없는 정치이고, 둘째는 도덕이 무너진(없는) 상업이며, 셋째는 노동이 없는 부(富)의 축적이며, 넷째는 인간성이 무너진 (없는) 과학이며, 다섯째는 양심이 없는 쾌락이며, 여섯 번째는 희생 없는 신앙이며, 끝으로 일곱 번째는 인격없는 교육이라고 했다.간디의 이 말은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들 양심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지금 우리 사회를 돌아보자. 간디의 말대로 원칙 없는 정치인들의 말장난에 중심을 잃은 채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물질만능주의와 한탕주의로 가치관이 흔들린 지 오래이고, 최후의 보루인 신앙마저 편협과 이기주의 속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이런 가운데 간디의 일곱 번째의 조건인 '인격 없는 교육'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지성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인격의 기초가 가정과 학교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던 페스탈로찌의 전인(全人)교육론이 현대 학교교육의 현장인 교실에서 시나브로 입시교육에 밀린 지 오래되었기에 인격을 바로잡아가는 인성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을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에 부응하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있다.교육은 우리들 모두가 지켜내고 살려내야 할 최후의 희망이다. 시대가 혼탁해진 현실에서 교육자들은 독야청청하기에 너무나 외롭고 매서운 추위의 칼날을 견뎌내기 힘들 것이다. 교육의 본질은 인간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바로미터이기에 왜곡된 교육의 근간을 바로 세우고, 무너지고 파괴된 삶의 가치관을 바로잡아야 하는 우리사회의 근본적 문제의 해결 장소는 바로 가정교육과 학교교육이다. 그러기에 새로운 교육이념의 정립으로 국민 대다수가 공감할 수 있는 교육정책 수립과 방향모색이 매우 시급하다.하지만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면 기존의 틀이 깨지기 일쑤인 정책이 반복되면서 오늘날 교육 현장이 어려워졌다.선생님들, 제아무리 힘있고 목소리 큰 학부형들의 투덜거림과 잔소리(?)를 듣더라도 학생들을 내 자녀처럼 사랑으로 가르친다면 학생들도(학부형들도) 먼 훗날 학창시절을 뒤돌아보면서 선생님 은혜를 기억하지 않을까요.부모님들, 자녀들의 진정한 삶의 배움터인 학교를 믿고 맡겨 보시면 어떨까요.이런 저런 이유와 현실 속에서 사기가 떨어져 조용히 맡은 수업만 하는 선생님에게서 학생들은 지식 이외에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옛말에 아이들 도덕의 기틀은 아버지에게서, 인간적 품성은 어머니에게서 길러진다고 했다. 그러나 경제적 문제 때문에 맞벌이가 많은 현실 앞에서 가정교육의 틀이 무너지고 있다. 학교와 선생님의 존재가 더욱 중요해진 것이 현대사회다./김형중(원광보건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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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12.03 23:02

[기고] 조기취학정책 그 발상의 가벼움 - 신국중

대통령 직속기관인 미래기획위원회는 지난 11월25일 열린 제1차 저 출산 대응 전략회의에서 현행 만6세의 취학연령을 만5세로 앞당기자는 조기 취학안을 내 놓았다."둘도 많다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라며 남성 수술을 조건으로 향토예비군 훈련을 면제 해주던 출산 억제 정책이 불과 얼마 전 일인데 출산장려 정책이 심각하게 논의되고 있는 모습에 격세지감이 든다.국가적인 재앙이라 할 수 있는 저 출산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관계당국의 노력을 이해는 하지만 취학연령을 앞당기자는 이번 안은 추진과정 상의 문제점이 있는바 이를 지적 하고자 한다.첫째 교육의 문제는 교육전문기관에서 기획되고 추진 되어야 한다. 만 6세 취학은 우리나라 근대 공교육의 역사와 같이 하고 있다. 취학 연령의 변경은 학제 개편과 시설 인력의 확충 등 현행 교육체제 전체를 바꿔야 하는 일대 개혁이다. 이는 단시일 내에 이뤄지기 보다 는 교육전문 기관에서 충분한 연구를 거쳐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한 후에 시행되어야 한다.교육과학기술부 산하에는 교육개발원 등 전문 기관이 있음에도 미래기획위원회에서 제시했다는데 문제가 있다. 굳이 절차를 따진다면 미래기획위원회에서 아이디어를 내어 교육과학기술부에 제시할 일이지 대통령께 보고할 일이 아닌것 같다.둘째 교육의 문제는 교육논리로 시작되고 해결되어야한다. 교원정년 단축 등 각종 교육정책이 교육논리가 아닌 경제 논리를 내세워 추진됨 으로써 역기능이 더 컸던 과거의 사실들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취학 연령을 1년 앞당김으로써 학부모의 보육 부담을 줄여 준다는 복지정책적 발상 보다는 조기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교육적 논리로 접근했더라면 같은 사업이라도 국민적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출산율 증가를 위하여 보육을 떠맡았다는 의무 이행보다 교육의 효과성을 높이기 위한 교육적 조치라면 교원들에게 사명감과 긍지를 높여주는 자발적 교육활동으로 이어 질 것이다.셋째 우리사회의 교육홀대의 모습을 지적한다. 인재양성이라는 대명제 아래 교육의 효율성을 높이기 우해 교육체계를 다시 짜야 하는 중요한 문제를 저 출산대응전략의 일환으로 다루는 것에 대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교육의 근간을 뒤 흔드는 이번 '조기취학'안은 그 접근방법부터 교육홀대의 모습이다.현재 사교육시장에 맡겨져 있다시피 하는 조기교육의 공교육흡수를 정책입안자들은 그 명분으로 내세운다. 물론 조기교육은 중요하다. 하지만 조기교육이란 것이 그저 맡아주는 식의 조기취학이 되어서는 올바른 조기교육은 이루어 질 수 없다. 유일하게 5세 취학이 제도화 되어있는 영국에서 조차 그 실효성에 관해 논쟁이 일고 있는 실정이다.사교육비의 증가가 출산율 저하를 불러왔다는 지적에는 일부 공감한다. 그러나 출산율 저하의 문제는 국민의 가치관의 문제, 청년취업의 문제, 산업구조의 변화에 따른 취락구조의 문제 등 무수히 많다. 그중에서 반드시 지적하고 싶은 점은 사교육이 교육에 도움이 되었는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교육의 본질적인 입장에서 볼 때 불필요한 제로섬게임이다. 이를 계도하고 발전방향을 고민하면서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 사교육비부담으로 출산율이 저하되니 그 해결책으로 조기취학이란 정책 제안은 비 교육적이다.다시 한번 취학연령의 문제를 교육기관에 의해 교육적인 접근으로 연구검토하여야 할 사항임을 강조한다./신국중(도교육위원참소중한정책연구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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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12.02 23:02

[기고] 아내의 빈자리 - 송경태

이른 새벽부터 거실에서 다람쥐마냥 달가락거리는 소리가 들려와 초겨울 단잠을 깨어놓았다. 아내가 월출산으로 산행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아내는 종종 이렇게 성당 신자들과 함께 새벽기도 나가듯 등산을 다녀오곤 했다. 산에 오른 다음 날이면 온몸이 쑤신다고 파스냄새를 풀풀 풍기면서도 아내는 등산 약속을 마다하지 않았다."너무 무리하지 말고 잘 다녀와."나는 커다란 배낭을 등에 붙이고 서둘러 집을 나서는 아내를 배웅한 뒤 조용해진 거실에서 라디오를 틀었다."가채점 결과 어제 치뤄진 수능시험은 예년에 비해 다소 쉽게 출제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해마다 이맘 때면 단골메뉴로 등장하는 입시전투소식이 올해도 예외없이 그 치열했던 현장을 보도하고 있었다. 앵커의 후평 한마디에 전장에 내몰린 아이들의 희비가 교차되었다. 언제쯤 입시전쟁 관련뉴스가 사라질는지, 무사히 학부형 신분을 졸업한 내게도 한 조각 안타까움이 밀려들었다.라디오의 이런 저런 사연들을 청취하며 애완견 하니와 놀고 있는데 전화가 한 통 걸려왔다."관장님, 오늘 11시에 이서교회 입당식 있는 것 아시죠?""예, 알고 있어요, 챙겨줘서 고마워요."전화를 끊고 외출준비를 하기 위해 안방으로 들어갔다. 아내는 나의 외출 복장을 매일 안방 옷걸이에 챙겨 놓는다. 오늘도 습관처럼 옷걸이에 손을 뻗었다. 그러나 손에 잡힌 것은 뼈만 앙상한 옷걸이 뿐 손에 잡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꼭두 새벽부터 부산하던 아내가 나의 일과를 깜빡 잊은 채 차 시간 놓칠세라 황급히 산행을 떠난 것이다.행사시간은 시시각각 다가오는데 와이셔츠와 넥타이를 고를 수가 없었다. 양복이야 단벌 신사인지라 고를 일이 없었지만 문제는 와이셔츠와 넥타이였다. 다양한 색상의 와이셔츠와 여러 개의 넥타이 중 어떤 것을 골라야 할 지 무척 난감했다. 자칫 잘못 했다간 파란 와이셔츠에 붉은 넥타이 같은 볼쌍 사나운 차림이 될 판국이었다. 하지만 표식도 냄새도 없는 색깔을 별 수 있겠는가. 나는 도박꾼이 된 심정으로 그저 손에 닿는 대로 골라 잡았다.잠시 후 콜택시기사로부터 차를 대기시켜 놓았으니 천천히 내려오라는 손전화가 걸려왔다. 나는 옷매무새를 자신없게 가다듬으며 아파트 주차장으로 나갔다. 택시기사가 다가와 인사치례를 했다."안녕하세요, 의원님. 넥타이가 참 멋있습니다. 사모님이 골라주신 모양이죠?""."기사의 말이 곱게 들리지 않았다. 칭찬인지 비아냥 소리인지 알 수가 없었다. 나는 그에게 되물었다."기사님, 제 넥타이가 정말 멋있어요?""네, 의원님."대답하는 기사의 말끝이 의심스러웠다. 나는 다시 한번 물었다."지금 제 넥타이 색이 뭐예요?""."한동안 미묘한 침묵이 흘렀다. 빛 고운 색이었다면 대답을 안 해 줄 리 없었다. 나는 더 이상 물어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등줄기에서 넥타이처럼 길쭉한 식은땀이 주르륵 흘러내렸다.행사장에 가서도 자꾸만 복장에 신경이 쓰였다. 구색에 안 맞는 차림이면 어떻게 하나 하는 생각에 앉아 있는 자리가 불편하기만 했다. 나는 몇몇 지인들과 인사만 겨우 나눈 뒤 행사가 채 끝나기도 전에 옷깃을 여미며 황급히 행사장을 떠났다. 타오르는 사하라 벌판에도 겁 안내던 내가 넥타이 조각 하나에 잔뜩 의기소침해져서 비에 젖은 새앙쥐 마냥 도망 나온 신세가 된 것이다.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인간의 복장 또한 예부터 중요한 사회적 기능을 담당해 왔다. 인간의 복장은 공작새의 날개처럼 단순히 아름다움을 뽐내는 것이 아닌 사회적인 약속이며 상대방에 대한 배려미학이 담겨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시각장애인은 참 불편하다. 철에 따라, 분위기에 따라, 모임성격에 따라 넥타이며 와이셔츠며 구두나 모자 등에 적절하게 신경을 써주어야 하는데 사실 양말 하나 짝을 맞춰 신기도 수월치 않다. 그래서 우리 시각장애인들은 가끔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은 옷차림으로 삐에로가 된 것 마냥 주위의 굴절된 시선을 받곤 한다. 이런 일들이 시각장애인들에게는 종종 대인기피증의 이유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아! 아내의 빈 자리가 이렇게 클 줄이야./송경태(전주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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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11.30 23:02

[기고] 동북아 식품산업의 허브 이제부터 시작이다 - 이기표

익산 왕궁 일원에 조성하기로 한 국가식품 클러스터 예비 타당성 조사가 3개월여 조사를 수행 끝에 통과 되었다, 우리 전북도민 입장에서는 지루한 시간 이었지만 식품 클러스터 사업이 타 사업과는 달리 여러 산업 infra가 융 .복합적으로 작용해야 그 효과가 극대화되는 package 사업이다 보니 조사 과정에서 우여곡절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이제 부터는 과정상에 있었던 문제는 다 떨쳐 버리고 전라북도민, 관련기관,농업인. 식품관련 기업, 전문가 모두가 역량을 결집하여 우리 고장이 명실 공히 동북아 식품산업 허브로서 역할을 하기위해서 치밀하게 준비하고, 혁신적 전략을 수립하고, 신속하게 실행에 옮겨야 할 것이다 그리해야 만이 국가 식품클러스터가 궁극적으로 목표로 하는 글로벌 marketing을 지향하는 다국적기업, 대기업, 중소기업을 성공적으로 유치 할 것이고, 농업과 연계한 식품산업 발전을 통해서 국민의 안전한 먹거리를 확보하고 농업 발전의 비젼도 얻을 것이다, 또한 우리 고장이 세계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발효식품, 기능성 식품 등을 미래식품으로 클러스터 내 R&D 기능과 연계 식품기업을 유치하고 육성함으로서 네델란드의 푸드 벨리나 덴마크의 외래순 푸드 벨리를 능가하는 세계적으로도 전혀 손색이 없는 식품 클러스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성공적인 국가 식품산업 클러스터를 추진하기 위해서 중점을 두어야 할 사항에 대해서 몇 가지 이야기해 보면첫째, 무엇보다 성공적인 기업 유치일 것이다기업 유치의 핵심은 국. 내외 식품기업 들의 needs가 무엇 인가를 면밀하게 파악하여 국가 식품 클러스터 내에 담아 내야한다 더블어서 익산 국가 식품 클러스터가 가지고 있는 유. 무형의 장점인 동북아 시장의 중심적 위치, 향후 교통. 물류의 편리성, 새만금과의 연계성, 풍부한 식품 원료 집산지, 음식 .발효식품의 고장, 등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클러스터 식품 전문 산업단지 안에 계획중인 식품기업의 애로 사항인 물류 시설, 용수확보, 폐수처리, 원료 공급과, 단지 내에 안전성. 기능성. 포장 디자인 센타, 부대시설 설치와 창업. 신기술 개발 지원 infra 등 클러스터의 장점을 최대한 부각 시키고 전라북도가 입주 기업에 대해서 실질 금전적 혜택인 세제지원, 단지 분양가 인하, 자금 지원에 대해서도 세부 방안이 세워져야 할 것이다.둘째, 일사분란하게 본 사업을 추진할 조직편성과 인원구성, 각 유관기간과의 역할 분담 등이 명쾌하게 이루 져야 한다고 본다본 사업이 국가사업 이다 보니 농림식품부, 전라북도, 익산시, 생물산업진흥원등 관여되는 기관이 많아 업무의 중복성, 책임과 권한에서 혼란이 가중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상호간 역할을 명확하게 구분하고 유기적인 정보 교류 협력체계를 수립함은 물론이고 향후 실행 기관은 추진단 조직으로 단일화해서 강력한 추진 엔진을 갖추면서 지속적인 사업 지원을 위해 법적근거를 마련도 이루어져야 한다고 본다셋째, 성공 사례를 빠른 시일 안에 많이 만들어야 한다성공사례를 많이 만드는 일이 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을 수 있으며 클러스터의 규모 도 얼마든지 키워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국적 기업. 국내 대기업의 투자협약을 3~4개 업체라도 조기에 체결 하는 것이 선결 되어야 한다또한 권역별 특화 사업, 국내 지역 농업 클러스터와 연계 성공 사업 모델도 조기에 구축하여 클러스터 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시키고 농업의 직접적 연계 부문에 대해서도 도내 풍부한 농산물 이용하여 클러스터내의 R&D infra 활용해 새로운 농 식품 개발 계획도 수립하며 아울러서 현재 농림식품부에서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한식 세계화, 쌀 가공 산업의 활성화, 전통주 산업의 육성 시책과도 연계하면 얼마든지 좋은 성공 사례를 만들 수 있다고 본다지금 세계는 기후의 변화, 중국 .인도 등 신흥 국가의 식품 소비의 패턴 변화, 에너지 고갈로 인한 대체 에너지 개발 등으로 식량의 위기가 현실화 되어 가고 있으며 애그 플레이션으로 식품과 곡물 가 폭등을 최근에 경험한 바도 있다, 따라서 각국이 농업과 식품산업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여 최근 일본은 농업과 식품 산업을 신 성장 산업으로 육성 내수를 활성화 시키고 국민의 안전한 먹 거리 확보 하겠다는 발표와 중국 역시 농산물 식품을 국가가 좀 더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육성한다는 의지와 함께 발 빠르게 식품 산업 클러스터 조성에도 심혈을 기울리고 있다는 보도도 있었다 국내에서도 최근 삼성경제 연구소는 향후 식품 산업이 부가가치와 고용을 창출하는 미래유망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하는 보고서를 발표 하였다이렇듯 국내외적으로도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식품 산업이 우리 전라북도가 시품산업의 메카로 급부상 하였다는 점에서 2007년도부터 국가 식품클러스터 전북 유치와 입지선정 위원으로 직. 간접적으로 우연치 않게 관여하고, 식품 기업인 한사람으로서 큰 긍지와 기대가 크다, 그리고 반드시 성공 시켜야 하며 성공할 것이라 확신 한다, 첫 출발이 조금은 작을지 모르지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확보하며 어려움에 처한 농업을 살리고 내수경제 활성화 및 지역경제를 살리는 일이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우리 전 도민의 지대한 관심과 정치인, 관련기관 ,대학 , 기업 등 유관 단체가 열성적으로 실천하는 행동이 무엇보다도 필요한 때라 생각 한다./이기표(삼우냉동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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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11.26 23:02

[기고] 소비 권하는 사회 - 구성은

설거지를 하다가 수도꼭지가 고장이 나서 마트에 가서 새 수도꼭지를 사다가 바꿔 달았다. 그런데 새 수도꼭지는 조금만 올려도 물이 너무나 세게 나오는 것이다. 조금 약하게 틀어놓고 설거지를 하고 싶어도 조절이 잘 안될 정도로 세게 나왔다. 물이 콸콸 쏟아지는 수도꼭지를 보며 이 사회의 시스템과 너무나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T.V만 켜면 당신이 사는 곳이 당신을 말해 준다며 좋은 아파트에 살라하고, 사장님과 내 아이가 똑같기 위해서는 좋은 차를 사야 한다고 말한다. 모임에서 가을여행을 갈 때도 먹을 것을 한보따리씩 싸 가야하고, 많이 먹고 많이 마셔야 준비를 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보릿고개를 어렵게 넘던 아픈 기억이 있어서인지 너도나도 더 많이 소비해야 경제가 발전하니 어서어서 돈 벌어서 많이 쓰라고 아우성이다.그런데, 그렇게 돈을 많이 벌기위해 노력하고, 많이 써서 우리는 정말 행복해졌을까? 확실히 보이는 것은 지구환경의 파괴이다. 수 억년 동안 만들어진 화석연료(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를 너무나 짧은 시간동안 많이 써버려서 빙하가 녹고 기후가 변하고 있고 자연재해가 수시로 발생하고 있다. 지구촌 어느 한 곳에서 일어나는 변화가 아니다. 전 세계 곳곳에서, 우리나라에서, 전주에서 벌어지는 일이다.두 번째 변화는 새로운 바이러스의 출현이다. 에이즈부터 시작해서 조류인플루엔자, 신종플루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바이러스들의 원인은 동물로부터 전염되는 바이러스가 인간으로 들어오며 변이를 일으킨 것이다. 과학자들은 그 원인을 인간과 동물과 가깝게 생활하게 된 환경과 마치 공장처럼 변한 가축생산체계를 말한다. 명절 때나 먹어보던 돼지고기, 소고기를 날마다 밥상에 올리게 된 댓가로 닭, 돼지, 소가 더 이상 가축이 아니라 인스턴트 제품처럼 사육되고, 항생제와 믿지 못할 사료들로 키워지고 있다. 열악한 환경이 바이러스들의 출현의 원인이 되고 있다.날마다 우리를 유혹하는 수많은 음식들, 그러나 그 음식의 안전을 믿지 못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다행이도 이 모든 일들을 극복할 수 있는 실마리가 있다. 더 이상 매스컴에서 떠드는 "소비만이 행복이고 발전"이라는 거짓구호를 잊고, 다시 검소한 생활, 소박한 밥상을 생활화하는 것이다. 콩 한 쪽도 나눠먹는 인심을 좋아하고, 우리지역에서 생산된 생협 먹을거리로 장을 보고, 자가용보다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불편하지만 미래의 아이들에 나은 세상을 물려줄 수 있는 생활태도를 존경하는 가치관의 전환이 필요한 것이다. 수도꼭지에서 물이 조금 덜 나와도 우리의 생활이 얼마든지 행복해질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은 가치에 대한 생각의 전환이 가장 절실한 때다./구성은(전주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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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11.25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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