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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지방 협력, 지방자치 발전 기대

개옥개행(改玉改行)이란 고사가 있다. 옛날 중국 관리들의 신분이 높아지면 차고 다니는 패옥(佩玉)도 그에 맞게 바뀌고 걸음걸이도 바뀌어야 한다는 말로, 법을 바꾸면 그에 맞게 업무도 바뀌어야 함을 비유한 뜻이다. 헌법을 정점으로 법률, 대통령령, 자치법규(조례, 규칙)가 위임관계를 통해 톱니바퀴처럼 연결돼 있는 우리 법 체계에 빗대어 보자면, 상위법령이 제정되거나 개정되면 그에 따라 자치법규에도 관련 규정을 신설하는 등 정비해야 할 것이고, 그 상위법령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면 해당 취지에 맞춰 자치법규의 내용을 고쳐야 한다는 의미를 내포할 것이다.1995년 지방자치가 출범해 어느덧 성년이 지난 지금, 우리 사회는 조금씩 지역사회가 스스로 규율하고 복지를 책임지는 지방자치의 시대로 정착되고 있다. 그런데 현재 지방자치단체의 자치법규는 법률 등 국가법령 수의 약 20배에 해당하는 9만 6000여건에 달하다 보니, 자치법규의 수가 늘어나고 그 중요성이 커질수록 보다 고품질의 자치법규 마련이 요구되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하지만, 지방자치단체에서 자치법규를 마련하는 작업은 그리 녹록치 않다. 일전에 전라북도에서는 농산물 관련 조례를 제정하여 지역 내 공공기관에 대해 주요 농축산물을 최저가격 이상으로 우선적으로 구매하도록 하는 의무 규정을 둘 수 있을지 여부를 검토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그래서 법제처의 ‘자치법규 의견제시 제도’를 이용해 해결한 적이 있었다. 당시에 공공기관의 범위가 불명확해서 구체적으로 어떤 공공기관에 적용될지를 확정하기가 곤란하고 법률의 근거 없이 일방적으로 공공기관에게 우선구매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해 조례 속 숨은 규제가 될 뻔한 관련 규정을 사전에 차단한 것이다. ‘자치법규 의견제시 제도’는 지방자치단체 입장에서 헌법이나 법률에 상충될 수 있는 사항을 미리 검토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어 널리 활용되고 있는 추세이다.아울러, 자치법규와 관련해 보다 직접적이고 효과적인 법제지원을 위해서는 법제처와 지방자치단체 간 교류·협업의 중요성도 매우 크다고 할 것이다. 법제처는 행정자치부와 협업해 지방자치단체에 정부입법 및 자치법규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인력을 파견하는 이른바 ‘법제협력관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2015년부터 운용되기 시작해 현재 전라북도 등 7개 광역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법제협력관이 상주해 현장에서 바로 자치법규 입안 검토, 집행과정에 필요한 해석, 대안 제시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 주요 정책결정에 대한 법제자문 역할도 담당함으로써 그 만족도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손자(孫子)의 구지편(九地篇)에서 유래한 동주공제(同舟共濟)란 말이 있다. 같은 배를 타고 강을 건너듯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것이고, 이는 보다 성숙한 지방자치를 맞이하기 위해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법제처의 자치법규 지원 제도를 통해 품질 높은 자치법규가 만들어지고 제대로 지켜짐으로써 지방자치의 지속적인 발전에 기여함으로써,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 소통과 협력으로 국민행복 희망의 새 시대가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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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0.28 23:02

이 가을 '편지쓰기'에 대한 단상

우리 전주예술고등학교는 전북지방우정청이 ‘편지! 소통을 말하다’라는 주제로 추진하고 있는 ‘전북 온고을 100만 편지쓰기’의 우수 참여학교로 선정되었다. Post & School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학생들은 부모님과 스승, 친구에게 사랑과 감사, 격려의 메시지가 담긴 편지쓰기와 창의인성 프로그램인 ‘제1회 예쁜 엽서그리기 공모전’을 실시하여 학생들의 감성이 풍성해지고 전공 융합으로 더욱 성숙해지는 계기가 되었다.요즘은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사용으로 문자메시지나 SNS 등이 범람하는 시대이다. 하지만 이런 글들은 기계의 OFF와 동시에 지워지는 한계가 있어 사라져버린 아쉬움을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하였을 것이고, 끊임없이 업그레이드되는 기계의 대체로 훗날에 잘 읽혀지지 않는다. 하여 디지털 세대의 ‘유행(Trand)의 가벼움’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다음과 같이 편지쓰기를 권하고 싶다.첫째, 제도권 교육에서 편지쓰기를 통해 생활속 에세이(논술) 쓰기를 하여야 한다. 어린 학창시절부터 지속적으로 시행하여 쓰기 교육의 출발선으로 다시 정립해야 한다는 생각을 해 본다. 둘째, 편지쓰기는 올해 507돌을 맞이한 한글의 소중함을 일깨울 수 있다. 우리말이나 단어를 이미 알고 있지만 글을 쓸 때에는 정제된 언어를 사용함으로써 상대를, 또한 자신을 향한 깊이를 가져오게 할 수 있다.셋째, 우리에게 익숙하고 교과서에 수록되어 전 국민에게 보편적으로 널리 읽히고 있는 황동규의 <즐거운 편지>, 김남조의 <편지>, 곽재구의 <새벽편지>, 정약용의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등의 운문과 산문을 통해 가족애, 삶의 희망과 사랑이라는 보편적인 주제, 사랑하는 이를 향한 마음이 진솔하고 정감있게 드러나 있음을 살펴볼 수 있다. 넷째, 편지쓰기는 인내력과 지구력을 기를 수 있게 도와준다. 편지는 쓰는 과정에 시간과 정성이 담겨있고 글씨를 또박또박 쓸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게 한다. 또한 답장을 기다리면서 상대에 대한 배려와 이해를 헤아릴 수 있다.마지막으로 ‘전북 온고을 100만 편지쓰기’에 참여하며 필자는 2001년부터 시작된 고도원의 아침편지와 4차원 산업의 비밀과 긍정의 에너지를 연결해 볼 여지가 있다고 느꼈다. 이런 소프트 파워(Soft Power)와 더불어 전북지방우정청이 전북지역사회에 큰 ‘힘’이 되고자 추진하는 소통플랫폼 실천전략에 깊이 공감하는 바이다. 아울러 편지쓰기가 이제는 온전한 추억여행이 되어서는 안되고, 사라져 가는 감성, 언어와 명상, 상상 세계의 확장을 위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고은 시인의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주세요’라는 시가 입가에 맴도는 나날이 지속되면서 한층 가족과 이웃을 돌아볼 수 있는 편지가 나로부터, 그리고 학생들에게, 우리 소중한 사람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시간이 된 것 같아 기쁘고 뿌듯한 맘이 든다. 우리들의 편지가 전북지방우정청의 무지개우체통을 타고 희망과 사랑이 더 가득해지고 온누리에 소통이 활발히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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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0.27 23:02

나를 찾아 떠나는 자연 닮은 생태여행

만 여년 시간의 비밀을 간직한 고인돌을 지나 꽃무릇이 반겨주는 매산재로 올라서면 구름 골짜기(雲谷)가 시작 된다. 좁다란 데크를 따라 녹색의 한가운데로 들어가면 산초향이 은은하고, 향 따라 날아온 산제비나비가 생기를 더해준다. 연못의 어리연꽃을 보고 있노라면 복잡한 도시에서의 상념은 구름과 함께 흘러가니 몸과 마음도 한결 맑아진다. 이곳은 지난 2014년 생태관광지역 성공육성모델로 선정된 고창운곡습지이다. 지금은 우리나라 대표 생태관광지역이 되었지만 알고보면 조금은 슬픈 과거가 담겨있다. 지난 1984년 아산댐 축조로 근처 9개 마을주민 158세대는 자자손손 살아온 고향을 떠나야 했다. 주민들이 떠난 후 30여 년 동안 사람의 발길이 끊겼고, 자연은 스스로 아픈 상처를 치유하듯 회복과정을 거쳐 원시 습지가 되었다. 습지의 가치를 알아본 주민들이 습지보전에 노력을 기울인 결과 지금은 연간 1만 7000명이 찾아오고 경제적 수익도 창출하는 생태관광지가 되었다.생태관광(Ecotourim)이라는 말은 생태학(ecology)과 관광(tour ism)의 합성어로 자연 보전을 위한 활동을 주목적으로 관광객에게 환경보전의 학습기회를 제공하고 관광으로 인한 수익은 지역 생태계 보전에 사용된다. 이 용어는 지난 1983년 멕시코 유카탄 반도에서 미국홍학 서식지를 해양레저시설지구로 개발하려던 계획의 대안으로 처음 등장했다. 우아한 자태의 홍학무리를 비롯해 고래와 바다거북 등을 찾아 전 세계관광객이 방문하는 이곳은, 주민들이 홍학이 다시 돌아 올 수 있는 서식지를 지킴으로써 환경보전이 항만개발보다 큰 이익을 얻을 수 있음을 믿고 지켜낸 보물이다. 정부는 생태관광이 참여자의 자연보전 의식을 높임으로써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사람이 찾아오는 마을을 만드는 효과에 주목하고 지난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생태관광정책을 추진하여 왔다. 고창 고인돌과 운곡습지를 포함하여 인제군 생태마을 용늪과 제주시 동백동산습지, 신안군 영산도 명품마을 등 총 20개 지역을 생태관광지역으로 선정하였다. 전라북도에서도 이에 발맞춰 백제문화유적지구인 익산의 서동생태관광지과 금강의 발원지인 장수 뜬봉샘 에코파크, 서북쪽의 용궐산과 남쪽의 무량산이 있어 장군이 나올만한 명당이 있다고 한 순창 장군목, 고려 태조 왕건과 조선 태조 이성계의 개국설화가 서려 있는 상이암을 품은 임실 성수 왕의 숲 등을 1시군·1생태관광지로 조성 중이다.이렇듯 우리지역은 생태관광성공육성모델과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백제문화 유네스코 역사지구와 금강·섬진강의 발원지를 비롯한 명산제찰(名山諸刹)까지 자연경관과 역사·문화를 겸비한 지역으로 앞으로 생태관광이 더욱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 된다.여행하기 좋은 가을이 왔다. 바야흐로 하늘에는 기러기가 날아들고 산은 붉게 물드며(정안홍엽征雁紅葉), 국화는 자태를 뽐내고 물은 비취처럼 푸른빛을 띠는(국오수벽菊傲水碧) 계절인 것이다. 관광주간(10월 24일~11월 6일)에는 우리지역의 자연과문화를 체험하며 마을경제에도 기여하는 생태여행을 해 보는 것은 어떨까? 생태여행은 자연을 닮아가는 ‘의미 있는 여행’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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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0.26 23:02

창업 선도대학의 역할

지난주 우연히 드라마 한 편을 보았다. 노량진에서 공부하는 한 여학생이 왜 공무원시험을 준비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문송’이기 때문이란다. ‘문과여서 죄송합니다. 의 줄임말인 ‘문송’은 인문계열, 나가서는 대한민국 대학생들의 취업난을 상징한다. 청춘들의 무거운 어깨를 마냥 다독이고 싶다. 조금 쉬어가라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세계의 틀과 판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변화를 감지한 후 인생의 목표를 세워야 한다.현재는 문화자본주의시대다. 정신적인 진(眞,지식), 선(善,도덕), 미(美,아름다움) 욕구를 실현하는 문화산업이 사회를 이끌어가는 주력산업이 되었다. 과거 폭발적인 인구증가에 맞춘 의(衣),식(食),주(住) 재화를 대량생산 하던 시대는 저물고 있다. 산업자본주의, 금융자본주의 시대가 지나가고 있는 것이다. 대신 ‘개성’을 반영한 제품의 수요가 늘고 있다. 대기업보다는 소기업, 1인기업이 생산의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1인기업으로 시작하는 창직(創職)·창업(創業)은 개인의 진(眞),선(善),미(美)욕구와 의(衣),식(食),주(住) 욕구를 융합적으로 구현하는 창조적인 경제행위다. 이제는 과감히 구직(求職)에서 창직(創職)·창업(創業)으로 눈을 돌릴 때다. 정부도 일찌감치 이런 흐름을 인지하고 있었다. 중소기업청에서는 2011년부터 현재까지 34개의 창업선도대학을 지정하여 대학 창업생태계 조성에 힘쓰고 있다. 창업교육부터 아이템 발굴 및 사업화를 위한 후속지원까지 이른바 패키지식 지원을 아낌없이 쏟고 있다. 원광대학교도 2014년 ‘창업 선도대학 육성사업’에 선정된 이후 2015년 ‘거점형 창업 선도대학’으로 발돋움했다. 스펙창업이 아닌 실전창업에 목표를 맞췄다. 학생과 교수, 양방향 소통 훈련을 통해 스타트업에 대한 생소함과 두려움을 없애고자 부단히 노력해 왔다. 또한 누리엔젤투자클럽을 발족시켜 창업자의 재정안정화를 돕고 실패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법도 안내하고 있다.특히 우리학교가 중점적으로 운영하는 ‘1학과 1기업창업’프로그램은 모든 학과가 자기학과를 살릴 수 있는 학교 기업을 하나씩 창업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전교생 창업학교 이수’는 전교생이 창업관련 과목을 이수한 후, 실천창업을 하도록 지원하는 체제를 갖고 있다. 이 두가지 프로그램은 한국사립대학 발전의 모델로 일본교육학술신문에 보도되기도 했다. 전교생이 입학과 동시에 학과 기업에 사원으로 입사해 월급을 받고 학업을 마치는 것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하지만 이 모델은 가까운 미래에 인재들을 모으는 미래형 대학의 대표적 표본이 될 것이다. 지금처럼 우리 원광대학교는 중소기업청의 다양한 지원과 함께 ‘대한민국 창직(創職)·창업(創業)의 대명사’로 거듭나도록 노력할 것이다. 도내 3개 창업선도대학(원광대, 전북대, 전주대)은 오는 11월초 전라북도 지역 창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스타트업 전북 2016’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한다. 전북지방중소기업청과 전라북도,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가 주최하고 창업진흥원, 한국엔젤투자협회 등에서 후원하는 이번 민·관 합동행사를 통해 지역 창업환경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도민적 공감대가 형성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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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0.25 23:02

노벨문학상에 부치며

상(賞)이란 기분좋은 것이다. 작은 상도 그러한데 노벨상은 어떨까. 800만 크로나(한화 약 11억 원)에 달하는 상금보다도, 상의 권위와 가치로 인해 수상자나 나아가 수상자가 속한 나라가 받아들이는 의미가 매우 크다. 지난 10월 13일 스웨덴 한림원은 미국 대중가수 밥 딜런(Bob Dylan)을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발표했다. “새로운 시적 표현을 창조해냈다”는 것이 선정 이유였다.이 발표는 많은 논란을 낳았고 필자 역시 깜짝 놀랐다. 그간 수상과 비교했을 때 파격적인 선정이었을 뿐만 아니라 글과의 치열한 사투를 벌이며 깊이와 내공을 쌓아온 문학 작가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줄 수 있는 결정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향가와 가사문학 등 수많은 고전시들이 “일상의 노래”로 우리 주변에 있어온 것을 생각할 때, ‘음유시인’ 밥 딜런의 수상은 어쩌면 가장 고전적인 문학이 상을 받은 것과 다름없다고 생각되었다. 주최 측이 ‘귀를 위한 시’라고 평하며 ‘노래되는 것’으로서의 문학을 인정한 것과 같은 맥락일 것이다.첫 아시아인 노벨문학상 수상자는 인도 시인 타고르이다. 이후 일본이나 중국에서 수상자가 나오기도 했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고은 시인이 후보로만 언급되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평화상을 수상했을 뿐이다. ‘부러워하면 지는 것’이라고 하니 마냥 부러워말고, 수상자를 직접 추천하는 상상을 해본다. 우리 역사에는 삶의 풍경이나 아름다움을 그려낸 작가들이 많다. 1950년 타계한 김영랑 시인이 대표적이다. 그는 1930년 <시문학지> 창간호에 “오매 단풍들것네 / 장광에 골 불은 감닙 날러오아 / 누이는 놀란 듯이 치어다 보며 / 오매 단풍들것네 …” 라며 탁월한 언어로 멋들어진 가을을 표현하였다. 단풍잎 찬란한 풍경과 고향집 장독대에 소복하게 내려앉은 빛 고운 감잎을 그립게 하는 시이다. 노벨상은 살아있는 사람에게 수여되니 우리 주변에서도 찾을 수 있다. 전라북도 출생의 윤흥길 작가는 만경강가 춘포에서 소설가로 데뷔해 향토성 짙은 이야기를 풀어내는 작가로 현재 완주에 살고 있다. <완장>, <장마>, <소라단 가는길>, <아홉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 <기억속의 들꽃> 등 역사 속 일상의 소외와 민족의 갈등을 예리한 통찰로 담아낸 시대정신을 대표하는 작가이다. 우리네 산천과 사연 많은 역사를 민족과 지역의 언어로 멋들어지게 표현한 작가들이 다음 차례가 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공교롭게도 밥 딜런의 파격적인 노벨상 소식이 전해진 이 때 문화예술계는 블랙리스트 사태로 들끓고 있다. 이 땅과 시대를 노래하는 예술가들의 상상력에 가치를 부여해주지는 못할망정 거꾸로 그들을 옥죄는 현실이 씁쓸하다. 노벨문학상이 문학 장르 안 좁은 울타리에 갇히는 것을 거부하고 세상으로 나아간 것처럼, 우리의 시선 또한 가까운 곳과 넓은 곳을 동시에 바라보며 다양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생각을 넓힐 때 기분좋은 상상은 곧 현실이 된다. 뭣이 중헌가! 눈을 들어 단풍이 지기 전 우리네 산천을 돌아보며 오매~ 징하게 이쁜 가을 함께 노래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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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0.24 23:02

안전, 이제는 시스템으로 관리해야

하루가 멀다 하고 들려오는 각종 사건, 사고들이 이제는 불안을 넘어 일상의 현상으로 받아들이는 안전불감증에 우리 모두가 적응되지 않았나 생각된다. 각종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언제나 지적되는 것은 사고를 미연에 예방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서양 속담에 “사고를 통해서 안전을 배우지 말라 “우리속담에는 소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이 있다. 여기에는 안전에 관한 법과 제도, 매뉴얼이나 설비 등 모든 안전조치 사항이 내포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사고가 발생된 후에 법과 제도가 정비되고 관련부서가 신설되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만 이런 기준들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준수되어야만 재해가 줄어들고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필자가 전에 수행하던 안전진단 업무는 사업장의 각종 잠재된 유해·위험요인을 도출하고, 그 문제점에 대한 효과적인 개선대책을 제시해 유사 동종재해를 예방하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안전진단은 사고 후에야 이뤄진다는 특성상 근본적인 재해예방 대책이라고 할수 없다. 관련기관의 강제적 진단 명령에 따라 부랴부랴 설비를 개선하고 안전조치를 할 것이 아니라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기업이 자율적으로 개선하여 사고를 예방하는 것이 더 중요할 것이다. 우수한 제품을 만들어내고 해당 산업분야에서 혁신을 이끌었던 기업들이 안전사고나 환경문제로 한순간에 이미지가 실추되는 것을 우리는 많이 지켜 봤다.이제는 안전과 환경을 최우선으로 하지 않는 기업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는 말이다. 그만큼 사후 대처보다는 사전 예방을 위한 안전관리가 전향적으로 전개돼야 할 필요가 있다.이를 위한 가장 핵심목표는 기본을 준수하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나 남양주전철역 사고에서도 나타났듯이 법과 기준이 없어서 사고가 난 것이 아니다. 이를 준수,확인하지 않고 현장에서 알아서 하겠지라고 일관하다가 우리 국민 모두에게 막대한 피해를 준 것이다.산업현장도 마찬가지다. 법기준이 미비하고 없어서가 아니라 사업주나 근로자가 이를 무시하거나 준수하지 않았기 때문에 재해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사고의 책임을 무조건 근로자에게 돌리고, 비난할 수는 없다. 기업들은 근로자가 안전수칙을 준수하지 않는다면 그 원인은 무엇인지 또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항상 관심을 갖고 이를 해결해 나가야 하며 근로자는 당연히 이를 준수해야만 한다. 또 이와 같은 안전관리 업무는 법제도와 연동되는 시스템화해야 한다.원칙과 기준을 준수하지 않으면 해당 업무가 수행할 수 없게 인적, 설비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 시스템이 현장실정에 맞게 적용, 운용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보완하는 피드백 시스템도 마련돼야 한다. 법과 제도에만 의지하고 관리하는 수동적인 안전관리에서 벗어나 우리 모두 스스로 안전을 계획하고, 실천하고, 확인하는 시스템적인 안전관리를 전개해 나간다면 우리는 분명 무재해 안전선진국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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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0.21 23:02

전북투어패스에 거는 기대

‘아직 못 가본 길이 갈 길이다.’ 얼마 전 개봉한 ‘고산자 김정호’라는 영화에서 왜 지도에 집착하느냐는 물음에 대한 그의 답이다. 영화를 보면서 현재 중점사업으로 추진 중인 전북투어패스 사업이 떠올랐다. 우리나라 광역자치단체에서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자유이용권형 관광패스를 전라북도는 왜 시도하게 되었을까.시작은 전북의 모든 자원을 동원해 관광객을 유인하고자 하는 민선 6기 핵심 공약인 토털 관광 실현이었다. 전북은 관광의 보물상자 같은 곳이다. 뜯어보면 안 예쁜 곳이 없고, 찾아보면 볼 거리가 무궁무진하다. 그런데 전북 관광의 현실은 한옥마을같이 알려진 관광지에 당일치기 여행객이 대부분이었다. 따라서 이를 개선하고 한 곳 더, 하루 더, 한 번 더 전북을 찾도록 하기 위해서는 진주를 꿰어 진주 목걸이를 만들 듯 관광자원을 꿰어 관광패스라인을 구축할 필요성이 있었다. 고심한 결과 관광자원을 꿰어낼 실로서 ‘전북투어패스’ 사업을 도입하게 된 것이다.사업은 처음부터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나라에서는 선례가 없어 일본의 사례를 연구하면서 시작했다. 그들도 사업 시작부터 정상화까지 7년 이상의 시행착오와 오류를 거치면서 관광패스가 정착됐다고 한다.그런데 전북은 관광을 통한 내발적 발전을 위해 1~2년 안에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있었다. 자유이용이 가능한 관광시설 확보, 관광시설 간의 교통 연계, 매력적인 할인 가맹점 확보가 선결돼야 사업이 성공할 수 있었다. 다행히 14개 시군의 적극적인 협조가 뒤따랐다. 올해 3월 MOU를 체결하고 조례 개정, 예산 부담 등 적극적 지원을 약속했다. 그 결과 60여 개의 자유이용시설, 700여 개의 맛집·카페·공연 등 특별 할인 가맹점, 40여 개의 판매소, 26개의 도내 모든 공영주차장을 전북투어패스 가맹점으로 확보할 수 있었다.이제는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정부 3.0 국민 디자인과 연계해 디자인 전문가, 일반인 공모를 통해 토털 관광(투어패스) 브랜드를 개발했다. 다양한 계층의 관광객 의견을 반영해 패스카드 디자인도 확정 지었다. 시군 내 버스 탑승을 위해 전북버스운송사업조합과도 사업 협조를 마무리했다. 투어패스를 이용한 코스 개발과 가이드북 제작도 차근차근 진행 중이다. 젊은 층을 겨냥한 모바일 패스도 개발했고 쿠팡·옥션·인터파크 등 주요 온라인 쇼핑몰과도 판매 협의를 완료했다.앞으로 소소한 문제점이 발견되겠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듯 차근차근 해결해 나가면 풀리지 않는 것이 없을리라 생각한다. 아마도 전북투어패스가 출시되면 전국적인 성공 사례로 다른 자치단체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떠오를 것을 확신한다.지면을 빌어 도민 여러분께도 당부드리고 싶다. 전북 관광을 계획 중인 지인이나 친척들에게 전북투어패스를 적극적으로 소개해 주셨으면 한다. 직원들 모두 좋은 소리 들을 수 있도록 상품 가치가 높은 패스 출시에 노력하고 있다.끝으로 고산자 영화의 명대사를 다시 한 번 인용하고 싶다. ‘지도가 필요한 관광객들이 언제든지 쓰게 할 일념으로 만든 패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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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0.20 23:02

쭉정이는 가라

올 한 해 농부들에겐 잔인할 만큼 날씨가 냉정했다. 마치 작금의 얼어붙은 남과 북의 기류처럼 농사와 기후는 서로 싸늘하게 등을 돌렸다. 그런 와중에도 농부는 천직의 멍에를 벗어던지지 못하고 일사병에 걸려 신음하는 곡식을 보며 열사병에 시달리면서까지 들판을 쏘다녀야 했다.동네 개들이 아무리 짖어도 마이크로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행상 차는 덤덤히 지나가게 마련이던가! 들판의 곡식들이 화상을 입었든, 농부들 가슴이 다 타버린 연탄재가 되었든 간에 망설임 없이 추수의 계절은 돌아왔다.판사나 검사처럼 사事 자字 붙은 사람이 되라고 논밭 팔아 뒷바라지 해주었더니 엉뚱한 일에 휘말려 감옥에 가 있는 자식을 보는 부모의 심정이 이럴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그동안 흘린 땀만큼이라도 수확이 있으면 얼마나 좋으랴!알곡보다 껍데기가 더 많은 들판에 서서 무심히 하늘을 올려다보며 한숨만 내쉬는 농부들의 심정이 참담하기만 하다. 농사는 하늘과 농부가 동업을 하여 짓는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결과 앞에서면 누구라도 먼저 책임을 회피하려고 발뺌을 하기 마련이다.그런다고 하늘을 원망하랴! 곡식을 원망하랴! 수확이 넉넉지 않은 것을 자기 탓으로 돌리며 농부는 눈물을 머금고 다시 논밭을 갈아엎는다. 그것은 들판을 지키며 자기보다 더 뜨거웠을 곡식들에게 갖는 미안함 때문이다.농사를 짓는 민초들은 허가 안 난 도인들이다. 그들은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씨 뿌릴 때를 알고 거두어들일 때를 안다. 적당히 만족할 줄도 알고 하늘과 땅이 베풀어주는 은혜에 감사할 줄도 안다. 그것은 지식이 아니라 체험을 통해 얻은 지혜가 충만하기 때문이다.지금 여의도에서도 한 해 농사를 마무리하는 추수가 한창이다. 빛 뜨거운 농사철에는 보이지도 않던 양반들이 추수철이 되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마치 농사를 자기가 다 지은 것처럼 저마다 나서서 땅 밑에 숨겨져 있는 것을 캐내고 탈곡기로 탈탈 털며 농사꾼 흉내를 내고 있는 것이다.아무리 깊이 캐봤자 껍데기뿐이고, 아무리 털어봤자 쭉정이뿐이란 것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그들은 진정으로 추수를 하려는 것이 아니라 추수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할리우드 액션을 하고 있다는 것을.흉내만 내며 그렇게 먼지만 날릴 거라면 애당초 추수를 하지 않는 게 더 낫다. 그랬다면 적어도 올해엔 수확물이 얼마나 나올까 하고 눈이 빠지게 기대하고 있는 국민들을 기만하는 일 따위는 없을 것 아닌가!괜스레 껍데기를 탈탈 터는 바람에 그 먼지가 안 그래도 중국 발 미세먼지에 시달리고 있는 국민의 눈앞을 흐리게 하고 있다. 단 한 알이라도 알곡을 얻겠다는 진정이 없다면 차라리 추수 하겠다고 덤비지 마라.껍데기를 캐는 척, 쭉정이를 터는 척하며 먼지로 국민의 눈을 가리는 사람! 바로 이런 사람이 껍데기고 쭉정이다. 껍데기는 가라! 쭉정이도 가라! 또 다시 할리우드 액션으로 속이려 들면 바로 국민들이 내미는 레드카드를 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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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0.19 23:02

고유생태계 보호 위한 노력 필요

얼마 전 지인에게서 SNS를 통해 ‘악마의 식물’이라는 제목의 문자를 받은 적이 있다. 자이언트 하귀드라는 외래식물이 있는데, 스치기만 하더라도 피부에 수포가 생기고 화상을 입을 수 있으니 주의하라는 문구와 함께 혐오스러운 피해 사진들이 가득했다. 해당 식물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니, 실제로 자이언트 하귀드에 피부를 접촉할 경우 화상을 입을 수 있고 눈을 만질 경우 실명증세가 나타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희귀식물은 우리나라에 서식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외래생물이 전국 곳곳에 급속히 퍼져나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하천과 호소 주변에서는 순식간에 무성하게 번져 대규모 군락을 형성하는 생태계교란식물을 흔히 볼 수 있다.생태계교란생물은 ‘생물다양성 보전·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외래생물 가운데 생태계 균형을 교란시키거나 교란할 우려가 있는 생물을 말하며, 환경부장관이 지정·고시한다. 대표적인 생태계교란식물로는 가시박, 돼지풀, 애기수영 등 14종이 지정되어 있으며, 생태계교란동물로는 황소개구리, 큰입배스, 뉴트리아 등 6개 종이 지정되어 있다. 생태계교란생물은 외국으로부터 유입된 이후 우리나라의 기후에 적응하며 막강한 번식력으로 고유생태계의 다양성을 훼손하고 자연환경을 빠른 속도로 점령하고 있다. 필자가 근무하는 옥정호에서도 식물계의 황소개구리로 불리는 ‘가시박’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가시박은 북아메리카에서 유입된 덩굴식물로 하천과 호소 주변을 따라 확산하며, 다른 식물을 뒤덮어 생육을 방해하거나 날카로운 가시로 피해를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또한 외래어종의 경우, 옥정호 및 유입하천을 대상으로 배스와 블루길의 서식현황을 조사한 결과 전체 어종의 77%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호소 환경 및 생물상조사 연구용역, 2014년, 새만금지방환경청). 배스와 블루길은 민물새우, 토종어류를 닥치는 대로 먹어치워 생태계 다양성을 위협하는 어종으로, 관리가 시급한 상황이다. K-water 섬진강댐관리단에서는 외래식물인 가시박 제거사업, 인공산란장을 활용한 외래어종 수정란 제거, 큰입배스 유도포획, 외래어종 낚시대회 등 다양한 생태계교란종 퇴치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수년간 시행한 퇴치사업의 효과를 분석하여, 향후에 확대 시행하는 방안도 모색할 계획이며, 앞으로 외래종의 개체수 감소와 고유생태계 다양성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이 있다. 생태계교란종이 점령한 자연을 고유생태계로 되돌리는 것은 오랜 시간이 걸릴지 모른다. 그리고 많은 예산과 인력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이 땅에서 오래전부터 서식해온 토착생물에게 원래의 자리를 돌려주어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관계기관과 국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매우 중요할 것이다. 그 관심과 참여가, 가장 한국적이어서 아름다운 ‘대한민국의 자연환경’을 만드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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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0.18 23:02

해양대국의 꿈이 무너지고 있다

미국의 남북전쟁 때인 1862년 유사 이래 최대 역사인 2826㎞의 대륙횡단 철도공사가 착공됐다. 당시만 해도 세계에서 가장 긴 유럽철도보다 전체 길이가 더 길었다.남북전쟁의 내전 속에서 링컨 대통령은 미 합중국의 화합과 경제 성장을 통해 국민들의 안정된 생활을 도모하기 위해 이 사업을 국가사업으로 강력하게 추진했다. 실제 국민들은 많은 기대와 경제적 효과에 부풀어 그간 원수처럼 적대시하며 지내던 남북 간이 화합과 평화의 길을 선택했다.전체 공사 구간 중 로키산맥을 관통하는 공사 도중에 많은 인명 피해가 났다. 난공사로 인해 공사가 중단되고 수많은 인부들이 가파른 절벽에서 눈사태를 맞아 죽어 피해자가 얼마나 되는 줄도 모를 정도로 인명 피해가 컸다. 눈 녹은 다음해 봄에야 사체를 발견해서 장례를 치렀다고 하니까 얼마나 힘든 공사였는가가 짐작이 된다.6년 공사 끝에 1869년 준공이 됐다. 이 철로가 완공된 이후 40년간 미국의 제조업이 3.5배 국민 총생산은 4배로 늘었다.대서양과 태평양이 이어지면서 6개월 걸리던 동서가 6일이면 도착되고 화물운임도 10분의 1로 낮춰졌다. 이 대륙횡단 철로 개설로 미국을 수출 대국으로 만들었고 해양대국으로 성장시키는 결정적 계기가 만들어졌다.우리는 지정학적으로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반도국가다. 이런 지정학적 상황을 잘 활용해서 수출입 컨테이너 선박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부두를 건설하는 등 수출입 전진기지를 마련했다. 창업 1세대들은 모래바람이 부는 갈대 숲 속에서 바다를 통해서 미래의 꿈을 키워 나갔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겠다는 투철한 개척과 희생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지금 바다에서 허우적거리는 한진해운을 생각해보자. 그동안 우리가 만든 귀중한 수출 화물을 싣고 가던 선박들이 세계 곳곳에서 압류당해 정박하지도 못하고 바다에서 침몰하고 있지 않은가. 이게 그간 우리가 피땀 흘려 만들어 놓은 우리의 해양자존심과 경제가 무너지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나 다름없다.방만한 부실 경영으로 회사가 침몰해 가는데도 누구 하나 책임 짓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진해운이 무너지면 당장 우리 수출품을 어떻게 하라는 말인가.최은영 회장과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은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고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한진해운을 정상화시켜야 한다.한때 태극기를 꽂고 세계7위를 자랑하던 선박회사가 선원들은 먹을 것을 달라며 호소하는 모습이 세계 언론에 그대로 비추어졌다. 한진해운 소속 수출입 선박이 여러 항구에서 압류당하는 상황까지 왔었다. 귀중한 수출품을 담은 컨테이너가 천덕꾸러기 쓰레기처럼 세계 언론에 비추어졌으니 통탄할 노릇이다. 대기업은 국민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므로 국민적 기업 성격이 강하다. 때로는 막대한 국민 혈세가 은행을 통해 들어가기 때문에 그 피해가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간다. 그래서 그룹 총수는 목숨까지도 바친다는 각오로 경영에 임해야 한다.최 회장은 누군가. 재벌가에서 금수저로 태어나 고생 한번 안 해보고 온갖 부귀영화만 누리며 오늘의 한진해운을 이끌어 가는 총수가 되었다.그가 기름 묻은 장갑 때 묻은 작업복 한 벌을 세탁해 보았겠는가. 오늘의 사태는 인재다. 호황 때 긴축하고 재정과 조직을 더 공고히 해야 했다.그러나 한진해운은 호황 때 용선료를 비싸게 계약하고 임대 선박을 확보한 것이 부실경영의 원인이 되었다. 기업인은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자세를 갖고 항상 미래를 준비해 나가야 한다. 그래야 위기가 닥쳐도 물리칠 수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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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0.14 23:02

친환경인증 민간이양과 농업 발전

2001년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국가인증제도가 시작된 이후로 지난 15년 동안 우리나라 친환경농업은 양적 질적으로 많은 성장을 이루었다. 친환경농업의 성장 배경에는 경제성장으로 인한 소득수준 향상, 환경에 대한 관심 증대 등 다양한 이유가 존재하지만 무엇보다도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과 욕구 증대가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에 친환경농업 발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소비자 신뢰가 우선이고 소비자 신뢰를 토대로 이룬 성장만이 모래성으로 남지 않는 진정한 친환경농업의 성과라 할 수 있겠다.하지만, 최근 친환경인증 업무의 민간이양과 관련하여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2002년 (사)흙살림이 민간인증기관으로 최초로 지정된 이후 농산물품질관리원과 민간인증기관이 인증업무를 같이 하는 이원화된 체계로 운영해오다가 2017년 민간인증기관으로 인증업무의 완전 이양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전국 68개 민간인증기관(전북 5개소)의 인증비율은 전체 인증 농가수 대비 93%(전북 97%)를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과거 한때 일부 민간인증기관의 영리추구로 인한 부실인증 및 안전성 문제가 언론에 보도 이후 소비자 신뢰 하락, 농가 판로 문제, 저농약인증 폐지 등으로 친환경인증 재배면적 비율은 2012년 7.5%를 정점으로 2013년 7.1%, 2015년 4.5%로 점차 감소되었다. 하지만 국제기준에 맞는 인증제도 운영과 민간인증기관에 대한 철저한 사후관리를 위해서는 더 이상 민간이양을 미룰 수 없는 상황이므로 앞으로 민간인증기관의 관리·감독 등 친환경인증에 대한 사후관리를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가 친환경농업 발전과 인증품 신뢰도 향상에 가장 큰 과제라 하겠다.이에 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는 민간인증기관 지정 및 심사원 자격 조건 강화, 부실인증에 따른 처분 강화, 민간인증기관 등급제 도입, 인증기관 삼진아웃제 도입 등 제도정비를 추진하고 있다. 더불어 친환경인증 농산물 생산 및 유통과정 조사에 명예감시원 등 소비자 참여를 확대하고 있으며 2016년에는 5000명을 참여시켜 민간감시기능을 강화하고 민간인증기관의 인증과정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 실시, 인증 농식품의 안전관리 강화 등을 통한 투명하고 철저한 사후관리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이러한 정부의 노력과 함께 생산농업인은 친환경농업에 대한 자긍심을 가지고 인증기준에 맞는 안전한 친환경농산물을 생산하고, 소비자는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준다면 2020년에는 제4차 친환경농업 육성 5개년 계획의 목표인 친환경인증 재배면적 비율 8%, 인증 부적합률 1%이하를 달성하여 국민적 신뢰에 기반한 지속가능한 친환경농업을 실현해 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친환경농업인 스스로가 주체가 되어 친환경농산물의 판로 확보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친환경농식품 산업이 성장하는 것을 보고싶은것은 비단 필자뿐 아니라 우리 모두의 소망이기에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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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0.13 23:02

지진, 역사가 주는 메시지

지난 9월 12일 경주시에서 발생한 규모 5.8의 강진과 이후 계속되는 여진으로 대한민국 전체가 들썩이고 있다. 한반도에도 강력한 내륙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전에는 알지 못 했던 새로운 공포로 인해 불안에 떨고 있다. 한켠에서는 나름의 과학적 근거에 따라 더 큰 지진이나 지진으로 인한 추가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은 없다며 안심하라고 말하지만, 그러기에는 과거의 역사에 기록된 사실이 그리 간단치가 않다.지진이 처음 발생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느낀 충격과 다르게, 역사를 아는 이는 이번 지진이 완전히 새로운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가장 오래된 기록으로 《삼국사기》만 봐도 경주에서 큰 규모의 지진이 여러차례 발생했다. “땅이 갈라지고 샘물이 솟았다.(34년 2월)”, “집들이 무너지고 사람들이 죽었다.(100년 10월)”, “집들이 땅속으로 가라앉고 연못이 생겼다.(123년 5월)”는 등 2000여년이 된 기록임에도 불구하고 지진에 대한 묘사가 아주 생생하다. 특히 779년 3월에는 경주지방의 지진으로 집들이 무너지고 죽은 자가 무려 100여명에 이르렀다고 기록이 되어있다.지진의 위험이 역사 속에서 지속되어 왔었던 것은, 경주를 포함한 경상도 지역만이 아니다. 조선시대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전라도 지역의 지진 발생 기록은 무려 200건이 넘는다. 한 해 동안 수 개월 사이 잇달아 발생한 기록도 존재하고, 중종 재위 기간에는 50건에 달하는 지진 기록이 존재하기도 한다. 경상도 지진 기록처럼 “사람이 죽었다”거나 “집들이 무너졌다”는 등의 구체적인 피해 기록은 없지만 전라도도 결코 지진 안전지대가 아님을 보여주는 역사의 증거인 것이다.같은 지역에서 연달아 발생한 재난이 결코 예삿일이 아니고 이미 역사 속에서 수많은 반복을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역사에서 배우지 못하고 과오를 반복하기엔, 다가올 재난의 위험이 너무 크다. 전라도 지역은 백제문화의 산실로서 도시 곳곳마다 귀한 문화재가 산재해 있어 소중한 문화유산이 훼손될까 걱정된다. 더 중요한 것은 국토와 인명의 안전이다. 이번에 지진이 발생한 경주 인근에는 원자력발전소 12기가 주변에서 가동 중이며, 전라도 영광에도 원자력발전소가 있다. 우리나라는 특히 국토가 크지 않아 만일의 피해가 일어났을 경우에는 국토 전체에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대재앙이 발생 할 수도 있다. 당장 일본의 경우만 보더라도 규모 9.0 수준의 지진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안일하게 대처하다가, 2011년 3·11 동일본 대지진 때 대규모 인명피해와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겪지 않았던가.이번 지진의 규모나 이어지고 있는 여진은 분명 현세대가 처음 경험하는 것이다. 그러나 눈을 과거로 돌리면 이것은 결코 처음 겪는 일이 아니다. 우리는 과거의 경고를 통해 우리나라가 재난으로부터 안전지대라는 맹목적인 믿음을 버려야 한다. 역사를 알면 미래가 보인다란 말이 있고, 토인비는 “인류에게 있어 가장 큰 비극은 지나간 역사에서 아무런 교훈도 얻지 못하는데 있다”고 했다. 단지 책상 위 보고서로 재점검을 마치고 안전을 강조하기에는 역사의 울부짖음이 크다. 역사가 전해주는 경고를 헛되이 여기지 말고, 미래를 준비하라는 조상의 메시지로 알고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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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0.12 23:02

일과 가정의 균형 잡힌 고용문화 정착

최근 우리사회에서 여성의 사회 참여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공직사회에서도 이러한 경향을 반영하듯 최근 공무원 채용 결과를 보면 합격자의 50%이상이 여성으로 나타나고,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올해 말에는 전체 국가공무원 가운데 여성 공무원이 남성을 앞지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여성의 경제활동 참가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고용률도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2016년 7월에는 56.8%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이는 여전히 남성보다 약 20%p 낮은 수치이다.우리나라 여성 고용률의 특징은 20대 후반까지는 남성의 군복무 등으로 여성의 사회진출이 빠르기 때문에 여성 고용률이 남성보다 높게 나타나지만 30대에 들어서면서 출산·육아 등에 따른 경력단절로 감소하기 시작하여 30대 후반에 저점을 찍고 다시 상승했다가 감소하는 M-커브 현상을 보여준다. 특히 대졸자의 경우는 경력단절 이후 노동시장으로 재진입은 더욱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늘리는 것은 여성인재의 잠재력 활용 측면에서 볼 때 기업과 국가 경쟁력과도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이다.고용노동부에서는 여성의 경력단절을 예방하고, 출산·육아 후 신속한 직장복귀와 일과 가정을 함께 병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다양한 제도를 마련하여 시행중에 있다. 우선, 시간선택제 일자리 지원사업을 통해 근로자의 필요에 따라 근로시간을 단축하거나,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새롭게 창출하는 기업을 지원하고 있고,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및 시차출퇴근제, 탄력근무제, 재택·원격근무제 등 유연한 근무형태 확산을 위해 각각의 지원제도를 마련하여 시행하고 있다. 또한, 남성의 육아휴직을 장려하고자 부모가 순차적으로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경우 육아휴직 급여를 상향 지원하는 일명 ‘아빠의 달’을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다.하지만 이러한 정책적 지원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이른바 ‘사내눈치법’과 같이 사업주, 직장동료의 눈치가 보여 근로시간 단축을 희망하지 못하거나, 출산전후휴가, 육아휴직을 제대로 사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이 있다고 한다. 이러한 고용문화는 우리나라가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을 나타내는 주된 요인 중의 하나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일과 육아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은 미래를 짊어질 양질의 노동력을 길러내야 하는 지금 우리 세대의 의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기업에서는 근로자의 일·가정 양립을 지원하는 것을 인재활용을 위한 투자로 생각해야 한다. 이는 직장만족도와 업무효율을 높여 기업의 생산성과 혁신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또한 남성들도 인식 전환을 통해 육아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때 일터와 가정이 함께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다.일과 가정이 균형 잡힌 고용문화 정착은 개인의 행복과 기업 발전, 나아가 우리가 국면하고 있는 저출산·저성장을 극복할 수 있는 중요한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사회 구성원 전체가 공감대를 함께 할 수 있도록 국가와 사회, 그리고 노사가 함께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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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0.10 23:02

예수병원, 서남대 의대 인수해야

대한제국이 설립된 이듬해인 1898년 미국 남장로회에서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새롭게 등장한 대한제국에 현대식 의료서비스를 제공해 주기위해 전주에 예수병원을 설립했다. 전주에 예수병원이 설립될 당시 한양에는 1885년 고종의 명에 의해 설립된 광혜원이 있었다. 하지만 광혜원은 관립 제국병원이었고 사립병원인 세브란스병원은 1904년에야 설립되었다. 따라서 우리나라 최초의 현대식 사립병원은 1898년에 설립된 예수병원이다. 예수병원은 이처럼 우리나라 근대사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 병원이어서, 예수병원 그 자체가 대한민국의 귀중한 역사인 셈이다.예수병원은 미국에서 파견된 의사들이 우리나라 수많은 의사들에게 세계 최고 수준의 의학을 전수해 줬다. 예수병원의 의료수준은 1980년대까지만 해도 전국 최고여서, 당시 기라성 같은 의학도들이 예수병원에서 인턴 레지던트 과정을 밟았다. 정의화 전 국회의장이 대표적인 예이고, 현재 아산병원, 서울대병원에서 활동하고 있는 대한민국 최고의 의사들 중에는 예수병원에서 훈련받은 의사들을 상당수 발견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1980년대까지 우리나라 최고의 사립병원인 예수병원의 위상에 기인하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대한민국 근대사에 굵직한 획을 그었던 예수병원은 현재 우리나라의 평범한 대형병원으로 전락해 버렸다. 이처럼 예수병원이 쇄락하게 된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의과대학이 없었던 것이다.현대 의학은 하루가 멀다하게 빠르게 변하고 있는 중이다. 매년 새로운 이론과 치료법에 효과적으로 대응해 국내 정상급 병원의 위치를 계속 유지하려면 연구와 치료를 병행해야 하기 때문에, 현대 대형병원에서 의과대학의 중요성은 해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예수병원이 예전의 영광을 되찾아 전라북도를 넘어 대한민국의 자랑으로 도약하려면 반드시 의과대학이 있어야 한다. 최근 예수병원에서 서남대학교 의과대학 인수를 선언하고 나섰다. 예수병원이 전북의 자랑으로 도약하기를 바라는 도민의 입장에서 정말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새누리당 대표에 이정현 의원이 당선되면서 예수병원의 서남의대 인수가 모두 중단돼 버렸다. 예수병원이 도태된 데에는 정부와 정치권에 큰 책임이 있는데, 또다시 정치논리로 정부와 새누리당에서 예수병원 도약의 씨앗을 제거해버리려는 행위를 도민들이 용납해서는 안 될 것이다. 더욱이 2015년에 제정된 지방대학 및 지역인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에 의해 각 지역에 있는 의과대학에는 각 지역 학생들을 위한 정원이 따로 있다. 그래서 서남의대에는 전라북도 학생들만을 위한 정원이 따로 배정되어 있다.이러한 이유 때문에 정부와 새누리당 대표의 뜻대로 서남의대가 폐교되고, 서남의대 정원을 다른 지역으로 내어주면 전라북도 학생들에게는 의과대학 진학의 기회를 그 만큼 빼앗은 결과로 이어지게 돼있다. 따라서 전북 정치권과 도민들은 서남의대 폐교 음모를 꼭 막아내는 것이 전북의 미래를 위해서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우리나라 근대사에 큰 획을 그었던 예수병원이 서남의대를 인수한 후 전북의 자랑으로 도약하도록 전북 도민, 전라북도 도지사, 전주 시장, 전북의 정치인 등이 예수병원의 서남의대 인수에 적극 나서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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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0.07 23:02

국론

필리핀 두테르테 대통령이 집권 후 3000여 명의 마약 용의자를 사살했는데 이는 하루 30명이 넘는 숫자로 1000여 명은 경찰 단속 과정에서 사살되고, 나머지는 자경단 총에 맞아 사망했다는 것이다.남의 나라 이야기이기 때문에 왈가왈부할 필요가 없을지 모르겠지만 이런 불법적인 행동이 우리에게도 아무 때나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마약과의 전쟁이라고 선포하고 전시 상태와 같이 재판 없이 즉결 처분할 수 있는 무모함과 이를 90%가 넘게 지지하는 국민들을 보고 있노라면 집단의 이익을 위해서는 개인의 인권은 아랑곳하지 않는 전체주의(全體主義)를 연상케 한다. 이탈리아의 파시즘과 독일의 나치즘도 개인의 이익보다 전체의 이익을 강조하며 정치, 경제, 사회, 문화생활 등 모든 것을 통제하였는데 이는 국민을 위한다는 명분하에 집권자의 통치 수단에 불과했다.공산주의 역시 이러한 행태로 국가 권력을 유지하는데 북한의 김정은 정권도 인민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핵 실험을 계속하면서 한반도뿐만 아니라 동북아의 안정과 세계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하는 우리네 모습에서도 생존을 위해서는 모두가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하면서 강경론 외에는 다른 목소리를 용인치 않으려고 하는데 이는 위험한 발상이다. 1차 핵실험 때부터 북한을 고립시켜 핵을 포기하게 만들지 못한 채 5차까지 핵실험을 하였다면, 그동안의 대응책에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되므로 새로운 대책이 논의되어야 한다. 그러한 논의 중 하나가 핵을 보유하자는 것인데 이는 핵확산 금지조약(NPT)의 탈퇴를 의미하므로 이로 인하여 발생되는 것에 대한 손익을 따져보아야 할 것이다.또한, 핵확산금지조약에서 탈퇴하여도 미국의 동의 없이 우리 마음대로 핵개발을 추진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인데 매우 회의적이라고 생각한다.핵개발 대신 미국의 핵우산 아래 들어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2015년도 한국 전체 무역량의 25%(2274억 달러) 중 469억 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한 나라가 중국이므로 관계 설정이 용이치 않다는 것이다.또 하나는 전쟁을 하여 북한 정권을 제거하는 것인데 이미 6·25와 베트남에서 본 바와 같이 동족상잔은 주변국은 배부르게 하지만 우리는 잃는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마지막 방법으로 북한 정권의 실체인 김정은을 교체하는 것인데 이는 중국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하며, 중국은 우리가 북한을 대신할 수 있는 혈맹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안보에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겠지만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방법에는 각 자의 견해가 다를 수 있으므로 정부는 국론 분열로 매도할 것이 아니라 의견을 수렴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지금까지 유엔 안보리의 제재가 효과를 얻지 못하였으므로 이제 대응책을 달리해 저들의 주장에 귀를 기울여 보고 들어줄 것은 들어주면서 핵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좌로도 우로도 치우치지 않는 지혜가 절실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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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0.06 23:02

김영란법과 뇌물

뇌물은 어느 때 누구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인간 사회가 형성되면서부터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연방법원 판사를 지낸 존 누난은 ‘뇌물의 역사’에서 기원전 15세기 고대 이집트에서 공정한 재판을 왜곡한다며 뇌물을 단속했다는 기록이 나온다고 기록되었고, 성경에도 ‘은밀히 안기는 선물은 화를 가라앉히고, 몰래 바치는 뇌물은 거센 분노를 사그라뜨린다’(잠언 21장 14절)고 기록되어 있다.중국에서도 관계를 넓혀가려면 선물과 뇌물은 기본으로 치부하고 있으며, 중동에도 ‘와스타’라는 것이 있는데 아랍어로 인맥이라는 것이다. 해당 수수료는 물론 뇌물, 그리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 등을 의미하는 단어이다. 17세기 초에 영국의 철학자로 잘 나가는 대법관이었던 프랜시스 베이컨은 소송당사자로부터 뇌물을 받은 것이 문제가 되어 옷을 벗고 은퇴했다. 그를 총애하던 국왕 제임스 1세도 법관의 뇌물수수 행위에 대해서는 어쩔 도리가 없어 마음의 고통만 앓았을 뿐이다. 같은 시기에 조선조에서는 뇌물을 수수한 관리에게는 곤장과 함께 귀양을 보내는 것은 물론이고 오른 어깨에 ‘관물을 도둑질한자’라는 뜻으로 도관물(盜官物 )이란 낙인을 새기기도 했다. 심한 경우 사형에 처하고 그의 후손들은 등용에서 제외한 중형을 시행했다. 그러나 만인지상의 한 사람(임금)에 쏠린 권력의 한계로 인해 권부 자체가 부패의 온상으로 치달으면서 종국에는 붕괴의 함정을 피할 수 없어 망하고 끝난 것이다. 지금도 지구촌에서 일어나고 있는 크고 작은 사건의 대부분이 뇌물과 관계가 끊이지 않고 있으니, 공짜는 찬물 한 잔도 없다는 것을 왜 모를까? 브라질 대통령인 호세프도 뇌물에 연루되어 탄핵되었는가하면 고관대작들의 뇌물 연루설은 끊이질 않고 있다. 1950년대에 사바사바미(金+米)자로 돈이나 쌀로 된 뇌물을 지칭한 말이 유행할 정도로 뇌물이 아니면 통하지 않는다는 사회를 비아냥거리는 설이 크게 유행할 정도로 부패하였으나 위정자들만 몰랐는지 또는 알고도 묵살했는지는 모르지만 얼마 되지 않아서 종국을 맞지 않았던가. 고려 때에 문신인 이규보(李奎報)문집에 ‘와이로(蛙利鷺)라는 기록이 있는데 까마귀가 매일 개구리 한 마리씩을 황새에게 바치고 가수왕으로 판정받았다는 당시의 사회상을 빗대어 설명하였다. 이것을 우리는 와이루라는 설로 바꾸어 크게 유행할 때도 있었다.그동안 오랜 기간을 두고 각계각층의 여론을 거쳐서 9월 28일부터 ‘김영란 법’을 시행하게 되었다. 이 법에 따르면 식사 접대, 선물, 축조의금의 한계를 정해 놓고 그 선을 넘으면 법적으로 처벌한다는 것인즉, 뇌물로 인한 범죄자가 일소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사람들에게 뇌물과 선물의 차이를 말하라면 누구나 쉽게 머릿속에서 정리될 것이나, 현실적으로는 한계가 불분명한 부분도 물론 상당하다. ‘김영란 법’의 내용을 보면 여기에 해당되는 국민의 숫자가 0.8%에 가까운 400만 명 정도라고 한즉 이 사람들은 물론 그 밖의 국민들도 여기에 동참하여 참다운 국가를 만들었으면 싶다. 우리는 만들거나 제정할 때면 시끌벅적하지만 얼마 안 가서 흐지부지한 예가 허다하다. 한 예로 1999년도에 제정한 가정의례준칙을 보더라도 당시에는 많이 떠들었지만 지금 그대로 지키고 있는가를 되돌아 봐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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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0.05 23:02

현역병 입영, 이렇게 준비하세요

지난해 일시적 병역자원 적체로 제때에 입영하지 못하는 일이 있었다. 입영일자 본인선택 경쟁률이 치솟고, 모집병에 지원해 수차례 탈락하는 등 입영을 위해 의무자들이 경쟁해야 했다. 이에 병무청에서는 당정협의 등 관계기관과 적극적인 협의와 의무자들의 요구사항을 적극 수렴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함으로써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었다.그러나 입영을 희망하는 사람의 80%정도가 대학생이기 때문에 입영대상자가 집중되는 쏠림현상이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쏠림현상은 전역 후 복학이 가능한 특정시기(1~5월)에 입영대상자가 몰리거나, 선호하는 부대분야(특기) 복무만을 희망하는 것을 말한다.병무청에서는 병무, 국방부, 교육부(대학) 간 협업을 통해 기관별로 운영 중인 복학관련 제도를 통합 안내하는 종합 가이드북을 만들어 입영대상자에게 제공함으로써 휴학복학으로 인한 대기기간을 최소화하도록 할 예정이다. 먼저, 현역병 입영시 조기에 군입영을 예약한 사람 위주로 희망시기를 반영해 주는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다음연도 입영월을 전년도에 신청하는 재학생 입영원의 경우 2017년도 접수계획을 5만명에서 7만명으로 확대해 진로설계에 도움을 주고자 한다.또 입영 신청하는 방법을 일원화할 계획이다. 현재는 재학생 입영원과 입영일자 본인선택으로 입영신청이 이원화돼 있어 의무자들의 혼선이 있던 것을 현역입영 본인선택원(가칭)으로 일원화 하는 등 입영신청 제도를 개선할 예정이다. 또한, 의무자들의 학업 공백을 최소화해 입영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안내를 강화할 것이다. 이러한 사항은 각급 대학 홈페이지 게재와 휴복학 시 의무자들에게 안내를 강화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내가 희망하는 입영일자에 입영하기 위해서는 세가지 입영신청 제도를 알고 있어야 한다.재학생 입영원은 전년도에 다음연도 입영월(月)을 신청하는 제도로서 조기에 입영일자를 알 수 있어 적극 권장하고 있다.입영일자 본인선택은 매년 12월에 다음연도 입영일(日)을 선택하는 제도이나 재학생 입영원을 신청한 사람들의 입영일자를 먼저 결정하고 남은 자리를 가지고 배분하므로 상대적으로 입영할 수 있는 인원은 적은 편이다. 접수일정 등은 매년 12월에 병무청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공지하고 있다.끝으로, 모집병 제도는 사회적성과 군사특기 간의 연계성을 높이기 위해 본인이 희망하는 특기나 분야에 지원해 입영하는 제도로써 격월 또는 분기단위로 모집하고 있다. 합격을 한다면 일반적으로 접수 후 약 3~4개월 후에 입영하게 되므로 입영시기를 잘 결정해서 준비해야 한다.과거에는 병역의무자의 의사에 관계없이 병무청에서 일방적으로 입영통지를 하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비록 국민개병주의에 의한 병역의무 이행이라 할 지라도 자율적으로 입영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재학생 입영원이나 입영일자 본인선택 등 군입대의 선택과 예약 개념의 제도를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다. 향후 병역의무자가 원하는 시기에 입영이 우선적으로 이루어 질 수 있도록 국민중심현장중심소통중심의 입영제도를 운영해 병역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국민이 행복한 신(新)병역문화 창조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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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9.30 23:02

농업 신지식혁신시스템

신석기시대부터 우리 민족은 벼 재배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우리나라 최초의 관개농업 기술은 김제평야 ‘벽골제’에서 시작됐다.조선시대에 이미 벼 이앙 재배 혁신기술은 전국적으로 확산됐고, 1970년대 우리 민족의 주식 자급은 ‘녹색기술혁명’으로 달성됐다.생산성이 획기적으로 증대한 ‘통일벼’를 개발한 것이다. 우리는 농업 지식혁신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해왔으나 국내 농업 분야는 신지식혁신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글로벌 개방화 시대에 농업도 예외 없이 세계시장에서 큰 영향을 받고 있다. 혹자는 이를 위기라 하지만 이를 기회로 삼고자 하는 노력도 있다. 우선 국민들의 안정적인 먹거리 생산과 평안한 삶을 위한 새로운 농업 지식혁신시스템이 요구된다. 금년에는 벼 풍년이 예상되면서 가격 하락에 따른 벼 생산 농민들의 걱정이 커져만 가고 있다. 이것은 비단 농민들만의 걱정거리만 아니다. 먹거리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 모든 국민이 이해당사자이다. 먹거리 생산의 불안전성은 소비시장의 불안정을 촉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김제평야의 벼 생산 들녘은 우리민족을 먹여 살려온 터전이다. 이 들녘이 세계를 향한 벼 지식혁신시스템의 터전이 될 수도 있다고 본다. 새로운 기회를 찾는 꿈을 가지고 마음모아 노력을 한다면 말이다. 우리는 농업분야의 혁신을 네덜란드나 이스라엘에서 배운다. 그들이 우리보다 농업을 하기에 더 좋은 환경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그들은 농업 분야의 혁신을 끊임없이 경주해 왔다. 이제 우리 땅에서도 세계를 향한 농업 지식혁신을 이뤄야만 한다. 벼는 세계 100여 개국에서 35억에 가까운 인구가 식량으로 삼고 있다. 우리나라 벼 재배 면적은 세계 전체 생산면적의 1%도 되지 않는다. 하지만 벼 생산 기술력 만큼은 세계 최고수준인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세계 쌀 소비시장의 90%가 우리와 문화가 좀 더 유사한 아시아에 있다. 거기다 서양사회에서도 쌀 소비의 새로운 식문화가 형성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갖춘 쌀을 이용해서, 더 우수한 품목을 집중 개발해야 한다. 그것은 종자에서부터 생산, 가공까지 통합해서 글로벌 시장진출에 더 많은 힘을 쏟아야 함을 의미한다.다행히 김제평야 인근에는 벼 종자 및 생산 연구개발 국가연구소, 민간육종단지, 국가식품클러스터가 있고 거기다 역사적인 김제평야가 있다. 생산 중심 농업에서 판매 중심의 농업으로 전환해야 한다. 또한 이를 뒷받침할 농업 지식혁신시스템이 필요하다. 이것은 들녘에서 걱정하는 농민들의 걱정을 덜어주고, 국민들의 평안한 삶을 위한 노력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농업 신지식혁신시스템은 관련 연구 및 정책 기관, 생산자, 종자 및 식품 기업을 보다 긴밀하게 연결시키는 아교 역할을 해야만 한다. 그리고 세계적인 농업 정보와 지식 혁신의 원활한 소통이 되어야 한다. 세계시장을 향한 정확한 목표 설정이 우선되어야 하며, 참여하는 이해당사자들간에 역할을 나누고 긴밀한 파트너십으로 그 목표에 이르러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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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9.29 23:02

기다려지는 '지평선 축제'

29일은 자랑스러운 우리 고장 김제의 지평선 축제날이다. 벽골제를 농경문화 테마로,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탄생된 이 축제는 금년 18회에 이르렀고, 당대의 군수, 시장, 제전위원장의 피나는 의지와 사명감으로 4회 연이어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영광을 누렸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5회 연속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또 세계인과 함께하는 글로벌 축제로 발돋움할 야심찬 계획이 진행되고 있다. 이 행사의 축인 벽골제는 삼국사기 330년에 시축되어 1415년 중수가 된 아주 유서 깊은 농경문화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제방 길이가 3.3km이고, 현 새만금 방조제 길이도 33km다. 시축된 해도 33 숫자요, 제방길이도 33, 새만금 방조제 길이도 33 숫자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래서 일부 연구자들은 벽골제와 새만금 방조제 33 숫자는 결코 우연이 아니라, 필연적인 역사적 의미의 상관관계가 있을 것이란 주장도 한다. 어쨌든 벽골제는 도작문화 발상지란 문화재로서의 가치가 소중한 우리의 자산이다. 더불어 새만금 땜의 의미는 바다가 육지가 된, 그야말로 망망한 바다를 막아 황금의 땅으로 일구어낸 마치 중국의 만리장성과도 같은 거대한 역사이다. 이것은 전라북도의 자랑스러운 영광과 명예로움이 한 세기의 위대한 역사로 승화되어 전라북도를 전라복도(福道)로 만들어 가는 우리 도민의 승리라 아니 할 수 없다. 설화에 나오는 단야 낭자의 비련과 청용 백호 쌍용의 싸움으로 얻어진 벽골제에서 흐르는 물은 김제 평야의 피가 되고 살이 되게 했고, 박토의 천수답을 옥토옥답으로 만들어 주었으며 그로인해 농민들은 풍년가로 농사를 지어 넉넉하고 풍요로운 쌀 생산지로 만들었다. 그런데 호사다마란 말처럼 조정래의 소설 ‘아리랑’에서와 같이 죽산면 내촌, 외리 마을 사람들은 일제의 식량 약탈에 견디다 못해, 먹고 살기 위해 머나먼 만주 땅으로 이주해야 하는 수난을 겪기도 했다. 그래서 우리에게 벽골제는 지평선 축제 행사 못지않은 큰 의미가 있기도 하다. 사실 벽골제의 혜택은 어느 지역보다 죽산 지역에서는 더없이 크다고 본다. 오직 농자천하지대본의 생애로 살아온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우리 땅의 자양분으로, 내 목숨을 이어주는 생명수로 여겼으리라. 선배이신 정희운 지평선축제 제전위원장, 출향인사인 지산 김수철 회장님 등은 축제가 태동될 때부터 애쓰신 충정이 있어 후배 초등 동창들이 감사하는 마음에서 대축제 마당 현장을 찾아보기로 다짐 했다. 고향을 떠난 출향인들의 마음을 끌어들인 ‘지평선 사랑방’이란 행사 프로그램이 동기가 되었다. 고향은 사랑하는 부모 형제와 이웃, 동무들의 희로애락이 베인 곳이다. 더군다나 꾀복장구 동창들의 이름을 불러 대던 함성이 구석구석 숨어 있을 학교 운동장이 우릴 기다리고 있지 않은가. 이런 곳에서 얼씨구 절씨구 춤판도 한번 벌여봄 직하지 않은가. 사랑방 같은 마을 회관이나 경로당에서 하룻밤 같이 지내면서 옛 추억을 되새기며 이런 저런 얘기도 나누고 또 살아온 고달픈 인생역정의 애환도 토해가며, 지평선 축제가 자랑하는 막걸리 한잔씩 주거니 받거니 하면 이 또한 금상첨화 아니겠는가. 백발이 성성한 ‘7학년 학생’들이 벽골제 랜드마크인 쌍용탑에서 모이기로 했다. 축제마당에서 즐거운 소풍놀이 하며 구경하고, 먹고, 마시기도 하며 유유자적해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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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9.28 23:02

우리 것은 소중한 것이여!

국악 하면 무엇이 떠오를까? 사람들에게서 흔히 듣는 말은 ‘옛것이다’, ‘재미없다’, ‘낯설다’이다. 그런데 얼마 전 광고 문구 중에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것이 있다. 바로 ‘우리 것은 소중한 것이여’다. 박동진 명창이 TV 광고에 나와서 판소리와 함께했다. 사람들은 국악에 관심이 없다고 말하면서도 국악이 소중하다는 광고에 그토록 열광했다. 적지 않은 분들이 국악에 대한 직접, 간접의 경험을 하고 정말 좋다는 것을 몸으로 느꼈기 때문이라고 본다. 국악은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 대중음악 등이 나이에 따라 좋아하는 장르가 나뉘는 것과는 대조된다. 오랜 세월 동안 전해오면서 우리 안에 익숙함의 유전자로 쌓여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어색하다가도 한 번 보고 두 번 접하다 보면 흥이 절로 생기고 신명이 난다. 국악을 즐기는 분들 대부분이 하는 말은 “스포츠나 서양 음악도 재미있긴 한데 국악은 재미의 색깔이 뭔가 남다르다”는 것이다. 도립국악원에 퇴직한 직장인들이 국악을 배우러 많이 오시는데, 얘기 나눌 기회가 있어 들어보면 한결같이 ‘젊을 때 왜 시간 내 배우지 못했을까’하는 아쉬움을 토로한다. 이분들 뿐만이 아니다. 많은 분들이 ‘왜 이제야 알았는지 모르겠다’, ‘좀 더 일찍 알았다면 좋았겠다’고 입을 모은다. ‘평생할 것’이라고 얘기하는 분들, 마음의 치유를 얻었다는 분들도 많다. 우리 안에 쌓여 온 익숙함의 유전자가 살아나기 때문이다. 수천 년 동안 전해 온 국악의 향기에 취하는 것이다. 국악을 하면서 병을 얻었다는 얘기를 들어보지 못했다. 건강해졌다는 사연은 참으로 다양하다. 국악은 차분한 거문고부터 역동적인 농악에 이르기까지 분야를 막론하고 호흡을 중시한다. 손가락으로만, 입으로만, 팔다리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내면에서 차분히 숨을 고르고 호흡으로 박자를 짚어가면서 연주한다. 정중동(靜中動)이고 동중정(動中靜)이다. 내면과 외면의 조화를 추구하는 것이다. 그 속성이 사람을 이롭게 한다.그래서 국악에 빠지면 평생이 행복하다. 남녀노소 즐길 수 있기 때문에 가족이 함께하면 화목함도 더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약간의 노력과 관심이 필요하다. 찾아보는 것이다. 매주 목요일에는 도립국악원의 목요국악 상설무대가 열리고 각 단별 정기·기획공연, 순회공연이 우리 주변에서 수시로 열린다. 배울 기회도 무궁무진한데, 도립국악원에서 오전 10시부터 저녁 10시까지 13개 과목, 90개 강좌를 진행한다. 찾아올 시간이 없거나 멀리 사시는 분들은 홈페이지를 통해 인터넷으로도 국악을 배울 수 있다.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공연소식도 자세하게 알 수 있다. 눈만 뜨면 국악이 보이는 곳이 전라북도다. 조금만 고개를 돌려 찾아보고 국악이 주는 즐거움을 누리시면 좋겠다.특히, 올해는 도립국악원이 개원 30주년을 맞이해 기념작 ‘이성계, 해를 쏘다’ 공연을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다. 500년 이씨 조선의 태자리인 전주와 전라북도의 이야기가 이성계를 중심으로 장대한 창극으로 펼쳐진다. 10월 15일, 16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국악이 선사하는 감동을 느껴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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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9.26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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