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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일은 생각에 따라

우리들이 80년을 산다는 셈법으로 일생을 나눠보면 26년은 잠을 자고, 21년은 일을 하고, 9년은 먹고 마시고, 5년은 화를 내고, 3년은 뭔가를 기다리는 시간이다. 그런데 무병장수에 보약이라는 ‘웃는 시간’은 20여일이라고 한다. 겨우 20일이다. 시간으로 환산하면 480시간에 불과하다. 생의 1,000분의 1도 되지 않는 0.0007%다. 이는 탈무드에 나오는 이야기다. 우리나라는 이미 고령화 시대를 맞이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전북의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18.9%로 22.4%인 전남에 이어 가장 높다. 2019년이 되면 20%, 즉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이다. 인구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 경제활동참가율이 떨어진다. 전북은 경제활동참가율이 59.5%로 전국 평균 62.6%에 못미치고 있다. 노동인력이 부족하면 경제 활력이 떨어지고, 결국 저성장이 고착화 될 수 있다. 사회 전반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단적인 예로 우리나라의 인구 10만 명 당 자살률이 26.5명 수준이지만, 65세 이상 노인의 자살률은 58.6명(전북 54.4명)에 달한다. 65세 이상 노인 가구 중 1인가구 비율이 전국 평균 36.1%(전북 42.6%)나 된다. 고령화의 그늘이 우리를 우울하게 하지만, 노인들이 오랜 세월 산전수전 겪으며 축적한 경험과 지혜, 지식은 사회를 풍성하게 한다. 노인들의 일처리 속도는 조금 느릴지 모르지만 안정감이 있고 또 든든하다. 신뢰감을 준다.고령화 사회에서 평범한 노인으로 살아갈 것인가, 존경받는 어른으로 살 것인가. 그렇다면 노인과 어른의 차이는 무엇일까. 사람은 누구나 세월의 무게에 짓눌릴 수밖에 없지만, 삶을 영위하면서 어떤 사고와 가치관으로 세상을 살아가느냐가 노인과 어른의 갈림을 결정 지을 것이다. 신분과 부를 성공의 기준으로 따지는 시류는 자본주의 특징인 물질만능에 익숙한 탓이다. 젊음을 잃은 노인의 웃음소리는 듣는 이의 감정에 따라 계절 지난 매미 울음처럼 처량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한편으론 중후한 삶의 철학이 깃들어 들릴 수도 있다. 세상의 모든 일들은 생각에 따라 그 느낌이 확연히 달라진다.운명론자들은 모든 문제를 운명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다. 이는 안일한 것이다. 서산으로 넘어간 태양이 다음 날 어김없이 동녘에서 떠오르 듯, 길이 끝난 곳에서 또 다른 길이 시작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사람들은 늙어 간다. 생물학적 노화를 인력으로 어찌 할 수 없지만 행동과 사고는 낡지 않게, 스스로 젊게 다듬어 나갈 수 있다. 아름다운 늙음은 본인 하기 나름이다. 눈앞에서 전개되는 모든 상황과 사물에 대한 관념의 벽은 어떤 입장에서, 어떤 시각으로 보느냐에 따라 그 옳고 그름이 나눠진다. 한 해의 질서가 어김없이 반복되는 삶의 굴레를 이제는 다른 시각으로 맞이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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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2.29 23:02

35년 공직생활을 마감하며

막상 퇴직이 바로 코앞에 닥치고 보니 지나간 공직생활 35년이 주마등처럼 스친다. 지역발전을 위해 흘린 땀과 내쉬었던 한숨, 때로는 밤잠을 설치면서 했던 고뇌들, 그 모든 것이 아쉬움도 있지만 나름으로는 사명감과 책임감을 갖고 성실과 봉사의 자세로 임했다고 감히 자부한다.사무사(思無邪)를 항상 염두에 두고 부족한 대로 노력해 왔다. 대과(大過) 없이 소임을 다하고 정년퇴직 할 수 있는 것은 선후배 덕분이다. 동고동락 한 장면을 떠올리면서 혼자 웃고는 한다. 인생의 한 매듭을 지으면서 아쉽고 새 매듭을 짓자니 설레기도 하다.타향에서 공직을 정리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고향으로 돌아와서 지역주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다는 것에 가슴이 부풀었던 게 문득 생각난다.그동안 지방자치가 시작되었고 시·군이 통합되기도 하였다. 시의 번성과 쇠락마다 내 일처럼 기뻤고 내 탓처럼 안타까웠다.공직수행은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그것이 지역의 발전과 주민의 삶에 직·간접으로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그래서 더욱 보람 있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공직생활동안 원만한 인간관계를 형성했던 동료들을 잊을 수 없다. 그리고 수많은 주민들을 접했지만 도움 주었던 모든 분들에게 이 기회에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은 공직의 끝자락을 장식한 총무 행정 분야에서의 소통행정 추진을 꼽을 수 있다. 행정에 답이 있음을 인지하고 시민의 애환을 함께 하며 진솔한 이야기를 귀 담아 듣는 현장 소통으로 민관뿐만 아니라 민민 사이의 물코를 트는데 정성과 열정을 쏟았다.현장행정 강화와 소통행정 확대를 통한 신뢰행정 업무는 공직생활의 소중한 경험이 되었다. 가깝게 사는 이웃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사람들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앞으로 여생을 살아가는데 확고한 자양분이 되리라 생각한다.김구 선생님은 “돈에 맞춰 일하면 직업이고, 돈을 넘어서 일하면 소명이다. 직원으로 일하면 월급을 받고, 소명으로 일하면 선물을 받는다”라고 말씀하셨다. 공직자는 개인적인 측면에서는 자신의 삶을 영위해 가는 직업이지만 단순 직업인으로서 인식이 아니라 시민을 위해 존재한다는 소명의식이 필요하다. 소명의식이 상존하는 공직사회에 대한 선물은 바로 신뢰이다.요즈음 공직에 들어오는 후배들을 보면, 폭넓고 깊이 있게 공부해 유능한 인재들이 많다. 그들은 영리하고 민주적이며 합리적인 사고를 가졌다는 것이 눈에 보인다. 다만, 공직 경험 부족으로 인한 공직의 전통이나 지역정서에 소홀할 수도 있겠다는 점을 노파심에서 애기해 주고 싶을 따름이다.선배 공직자의 경험과 지역사회의 전통, 그리고 역사를 이해하고 그 바탕 위에서 이 시대에 걸맞은 행정문화를 만들어 가면 성공적인 공직수행이 될 것이라 감히 조언한다. 또 한 가지 당부하고자 한 것은 이 세상에서 가장 값있는 투자는 사람에게 하는 투자라고 한다. 살다보면 뜻하지 않은 능력을 발휘하는 자신을 느낄 때가 있다. 그러나 그러한 능력이 한 개인의지와 힘으로 이루어지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협력하고 존중하고 믿어주는 화합 속에서 더 많은 개개인의 능력이 발휘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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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2.28 23:02

경천명(敬天命) 순천리(順天理)의 삶

2016 병신년도 춘삼월(春三月) 호시절(好時節)이 엊그제인가 싶더니, 어느덧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의 끝자락을 달리고 있다. 송구영신(送舊迎新)의 마음으로 모든 국민이 한 해를 보내는 아쉬움과 새해를 맞이하는 기쁨으로 들떠 있어야 할 요즘, 국민 모두는 어느 해보다 무거운 마음으로 청와대를 바라보고 뉴스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국가의 기강을 뿌리째 흔드는 대통령 비선실세(秘線實勢)의 권력남용이 온 나라를 들썩이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계기가 어쩌면 우리나라 정치 수준을 한 단계 끌어 올리는 좋은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자위해 본다.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인한 촛불 집회가 진정한 민주주의의 주인이 국민이라는 사실을 각인시켜 주었고, 광화문 광장에 모인 수십 만, 수백 만 민중이 비폭력으로 부정부패 정치에 맞서는 성숙한 정치 문화를 온 세계에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요즘 시대 상황을 보며 ‘경천명(敬天命), 순천리(順天理)’란 말을 떠올려 본다. 공자(孔子)같은 성현도 50에 이르러서야 천명을 알았다 했다. 그만큼 천명을 알고, 천명을 공경하며 실천에 옮기는 일은 쉽지 않다. ‘천명(天命)’이란 하늘의 이치(프로그램)에 의해 돌아가는 자연현상과 자연의 이치에 맞게 태어나 살다가 자연으로 돌아가는 삶을 말함이리라. 또 ‘경천명(敬天命)’이란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이 돌아가는 자연의 섭리를 알고 모든 사물을 바르게 알며 무엇보다 자기의 타고난 마음과 성품, 소질 등을 알아 하늘의 법도에 맞게 살아가면서 하늘의 이치(명령)을 공경할 줄 안다는 말이다. 하늘이 사람을 낼 때 녹(祿·먹고 살 것)없이는 아니 내며, 각자에게 직책을 맡기신다. 대통령, 국회의원, 공무원, 회사원, 상인, 공업, 농업 등의 직업을 주어 각자의 일을 통해 밥 한 그릇을 먹게 하고, ‘밥’ 한 그릇을 먹기 위해 또 일을 해 나가며 사회를 발전시키고 새로운 문명과 문화를 만들어 간다. 각자의 소질과 적성에 따라 맡은 일은 하늘이 준 직업으로 ‘천명(天命)’이다. 그런데 국가와 국민의 생활을 책임지는 대통령과 정치인들이 하늘이 준 직분을 다 하지 않고 그 권력을 남용하여 부를 취하거나 부정부패를 일삼고, 나아가 측근들이 활개를 치고 더불어 권력을 남용한다면 일반 서민들의 삶은 어떻게 될 것인가? 자연 질서가 무너지고, 국민의 삶 또한 궁핍함을 면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지금은 조선조도 근세도 아니고 모두에게 평등한 권리가 주어진 진정한 자유민주주의 시대이다. 위정자들의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 것이기에 그 권력을 국민에게 돌려주고, 재벌가들의 재물 또한 국민으로부터 온 것이기에 국민에게 되돌려 주는 것이 천리이다. 그런데도 모든 권력과 재물이 자기 소유인 양 착각하고 살아가는 위정자와 재벌들이 있다. 이번에 터진 최순실 게이트는 그 일례이며, 빙산(氷山)의 일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직무에 충실치 못한 대통령이나 대통령의 권력을 빌어 국정을 어지럽힌 최순실이나 모두 마땅히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대통령은 대통령답게, 국회의원은 국회의원답게 자기에게 주어진 본분을 다하고 자연의 이치대로 쉬지 않고 열심히 살아간다면 자연스럽게 나라는 흥성해지고 요순시대와 같은 태평성대가 이루어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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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2.27 23:02

화재 없는 따뜻한 겨울을 위하여

다사다난이라는 말이 올해만큼 절실한 때가 있었나싶게 사건도, 사고도 많았던 2016년도 서서히 저물어 가고 있다. 산자수명(山紫水明)의 경치를 자랑하는 선운산의 낙엽도 지고 동장군이 곁에 다가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날씨가 추워지면 자연스레 온기를 찾게 되고 난방시설의 사용이 늘어나게 되어 화재의 위험성 또한 커지게 된다. 불은 사르고 굽고 녹일 수 있어 유익하지만, 그 본성을 어길 경우 큰 화를 불러 온다. 올해 고창군에는 총 130여 차례의 화재가 발생해 사망1, 부상 2명 등 5억8000만원 가량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올해 한 지역에서는 홀로 거주하시는 어르신이 난방용 전기장판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불이 나는 바람에 집안 전체를 태워버린 일도 있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고창군은 이미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30%를 넘어선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다. 재난의 약자인 노인층이 증가하면서 군에서는 이에 대비한 지역 안전지수 지키기에 힘을 쏟고 있다. 최근 3년간 군에서 발생한 화재통계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주요 화재발생 장소는 주택과 축사가 30%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군은 고창소방서와 화재분야 지역안전지수를 높일 수 있도록 3개 과제를 선정하고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우선 주택화재를 예방하기 위한 첫걸음인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 촉진을 위해 소방서와 협력하여 홍보와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신규주택 허가에 주택용 소방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 겨울철에 접어들면서 농촌에서는 난방으로 화목보일러의 사용이 늘고 있다. 관내 화목보일러는 550여대로 파악되고 있으며 사용이 계속해서 늘고 있는 이유는 화목보일러 설치가 특별한 제약이 없고 농촌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목재를 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화목보일러는 화재로 번지기 쉬워 설치 및 사용에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화목보일러로 인한 화재는 대부분 인재로 사용자가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아 발생한다. 안전한 화목보일러 사용을 위해 사용자들은 반드시 화목보일러 근처에 소화기를 비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 초기 화재 현장에서 소화기 한 대의 위력은 화재신고 후 도착한 소방차 한 대의 위력과도 같기 때문이다.이밖에도 군에는 550여개의 축사가 있고 축사화재는 노후화된 전기시설로 인해 화재 위험이 높다. 특히 대부분 샌드위치 판넬 구조와 불에 타기 쉬운 가연성 물질이 많아 화재 발생 시 피해도 크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축사 내에도 온풍기나 히터 등 전열기구를 많이 사용하게 되는데 이때에는 용량과 규격에 맞게 사용해야 하며 항상 감시가 필요하고 곳곳에 소화기를 비치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 따뜻함과 뜨거움은 간발의 차이다. 잠시의 조그마한 부주의도 큰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곡돌사신(曲突徙薪), 굴뚝을 꼬불꼬불하게 만들고 아궁이 근처의 나무를 다른 곳으로 옮긴다는 의미의 이 사자성어를 늘 마음에 새겨 이 겨울을 보내는 모든 이들이 따뜻하고 안전한 겨울을 보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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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2.26 23:02

AI 우왕좌왕, 안이한 정부 대응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국내 가금류 사육농가가 붕괴 위기에 처했다. 국정이 혼란한 가운데 손 쓸 새도 없이 ‘최고 속도 전파’로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최다 살처분’이라는 사상 최대의 피해를 낳고 있다. 피해규모만도 20일 현재까지 전국적으로 222건이 발생해 닭·오리 1,921만 마리가 살처분되었고, 164만 마리가 살처분 될 예정이다. 올 9월 기준으로 전국에 사육 중인 닭·오리 1억 6526만 마리의 13%가량이 땅속으로 묻혀버린 셈이다. 전북도에서도 정읍, 김제 등에서 발병해 피해규모가 120만9000마리에 이르고 있다. 이번 AI는 엎친데 덮친 격으로 H5N6형 바이러스와 H5N8형이 동시에 검출되어 방역에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금 상태로 라면 그 피해가 얼마나 더 커질지 모를 일이다. 사육농가는 가뜩이나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는데 연례행사처럼 AI까지 가세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고 있는 상황이다. 어느 때보다 정부 대책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데도 방역체계는 여전히 총체적 부실이 드러나고 있다. 오락가락이다. AI 위기경보 단계를 한 달이 지나서야 ‘심각’으로 격상한 데다, 애초 AI 확산을 막기 위해 살아있는 닭의 유통을 금지했으나 일부 농가들의 불만으로 허용했다가 다시 금지하는 등 컨트롤타워가 중심을 잃고 말았다. 당장 현장의 AI 방역 시스템은 허술하기 그지없다. 방역초소도 제대로 설치되지 않았고 AI 양성 확진을 받은 농가조차도 방역복이나 방역 신발도 착용하지 않은 채 농가를 드나들고 있었다. 방역에 대한 인식과 시스템이 여전히 부실했다. 초동방역부터 실패한 상태이니 사태가 더 확산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우리와 비슷한 시기에 AI가 발생한 일본은 곧바로 위기경보를 최고 단계로 올려 방역작업에 들어갔다, 신속한 초동 대처와 과감한 살처분 작업으로 피해규모를 5개 농장 닭·오리 78만 여 마리를 살처분한 것으로 끝낼 수 있었다. ‘예방’을 최우선으로 2~3중의 통제와 소독 관리를 실시하면서 감염원의 농장 유입 차단에 신중을 기하고 있는 일본의 AI 관리 정책도 눈여겨봐야 할 것이다. 농가별로 가금류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도 있다. AI의 경우 잠복기가 있어 발병하기까지 증상이 없고 어느 경로를 통해서든 전파될 수 있으므로 농가별 지속적인 검사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또한 보다 구체적이고 세분화된 예방활동 매뉴얼을 베포하고 지속적인 컨설팅과 교육을 통해 양계농가 스스로 자신들의 농가를 지켜나가도록 해야 한다. 이처럼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는 방역체계 허점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서둘러 백신 접종으로 선회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백신의 효능이나 바이러스 변이에 따른 인체 감염 등이 우려되는 게 사실이지만, 마냥 뒷짐만 지고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시행여부에 대한 정부의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지난 40여 일 동안 발생한 AI 피해규모는 그동안 가장 피해가 컸던 2014년 6개월 누적 규모를 훨씬 뛰어넘어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이다. 더 이상 AI의 주범을 철새로만 돌리며 어쩔 수 없다는 우왕좌왕 안이한 태도는 안 된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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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2.23 23:02

하천 재자연화 중요하다

낙동강은 수중보 설치 후 수년 동안 많은 물고기들이 폐사하였다. 현재는 더 이상 폐사가 일어나지 않는다. 강에는 죽을 물고기가 없기 때문이다. 바다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1970년대부터 바다에 콘크리트 인공어초를 1조원 이상 집어넣었다. 그러나 콘크리트 독성 때문에 바닷속 모습은 가히 충격적이다. 강과 바다 모두 다 물속이 보이지 않는다고 무분별하게 콘크리트 덩이를 집어넣은 결과다. 수중보와 콘크리트 둑은 홍수에 대비하는 수위조절은 잘 할지 모르지만, 수위조절하다가 수질관리에 실패했다. 고질적인 홍수는 콘크리트 둑이 아니라 재방의 높이와 홍수 이후 진흙이 쉽게 빠지게 하는 구조에 의해 관리되어야 한다. 홍수 관리에도 콘크리트 수중보와 둑만이 아닌 다른 방법이 필요한 이유다. 홍수 때의 수위관리보다 더 중요한 것은 평상시의 수질관리다.수질관리를 위해서는 수중보를 걷어내고 하천은 재자연화를 해야 한다. 개발의 시대에 집과 인프라를 건설하기 위해 퍼냈던 하천바닥으로 인해 생태계가 한 번 죽었다면 수중보 이후의 하천은 수명연장을 위한 인공호흡기를 떼어 낸 상황과 같다. 하천을 재자연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하천의 바닥과 천변에 진흙과 돌이 가득하게 만들어야 한다. 개발을 위해 없어진 자연스레 놓여 있던 돌과 같은 수마석을 콘트리트 대신 넣어야 한다. 건강한 퇴적은 수위를 조절한답시고 목을 치는 것과 같은 모양의 콘트리트 보가 아니라 자연스레 바닥과 천변에 놓일 수마석에 의해 일어난다. 좀 무거운 수마석은 자리를 잡고 가벼운 돌은 물에 흘러가 적절한 곳에 퇴적이 되면서 그 사이에 퇴적이 일어나 수초가 자라고 송사리가 돌아오고 하천도 인공호흡기를 떼내며 자신만의 숨을 쉴 수 있을 것이다. 현재 한강의 노들섬을 보면 용산과 노들섬 사이는 퇴적이 일어나 유람선이 갈 수가 없다. 노들섬을 만들기 이전 1950년대에는 용산과 노들섬은 모래톱으로 이어진 강변이었다. 억지로 콘크리트로 둔치를 만들어서 용산과 분리해도 퇴적의 힘은 무시할 수 없다. 두 개의 섬으로 되었던 밤섬도 퇴적으로 인해 하나의 섬이 될 정도니 말이다. 람사르 늪으로 보호되는 밤섬에만 백로가 날아든다. 사람이 가지 않아 철새가 텃새가 되기도 하지만 당분간은 재자연화의 모델로 역할을 하기 위해 보호해야 한다. 강의 호흡은 자연적 퇴적과 침식의 작용으로 이루어진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그 거대한 흐름에 거스르지 않으며 자연스럽게 생태계가 스스로 복원될 수 있도록 촉진을 도와주는 것일 뿐… 재자연화가 중요한 이유다.대다수 하천의 호안을 구성하는 인공호안을 자연형 하천과 자연호안으로 대체할 필요가 있다. 인공호안의 자연화를 통해 하천의 관리와 유지비용도 절감할 수 있으며 새로운 관광 자원의 역할을 하는 자연 경관을 복원할 수 있다. 호안의 자연화가 수해에 대한 대응에 부적절하다거나 구조적인 문제를 야기시킨다는 지적은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일반적으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사실이 증명되었다. 따라서 충분히 흙, 모래, 돌, 풀, 나무와 같은 자연의 재료가 콘크리트를 대체할 수 있고 오히려 자연형 하천이 생태적인 건강성을 향상시키고 친수성을 증진하면서도 치수의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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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2.22 23:02

전북은 '동철서염'의 큰 무대

인류의 역사 발전에서 공헌도가 가장 높은 것이 소금과 철이다. 중국 한나라 무제가 제정하여 시행한 소금과 철의 전매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것이 ‘염철론’으로 전북은 ‘염철론’의 큰 무대였다. 도내 동부지역에서 철, 새만금에서 소금이 각각 생산됐는데, 이에 근거를 두고 전북을 ‘동철서염’으로 표현하려고 한다. 선사시대부터 줄곧 전북에서 생산된 소금과 철이 많은 세력집단들이 도내에 기반을 두고 발전하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는 것이 그 핵심 내용이다. 무엇보다 백제 무왕, 후백제 견훤왕은 ‘동철서염’의 생산과 유통을 국가시스템으로 완성, 당시 전북의 위상을 최고로 높였다.우리나라에서 패총의 밀집도가 가장 높은 곳이 새만금이다. 마한의 지배자 무덤으로 밝혀진 말무덤의 경우도 20여 개소로 다른 지역에 비해 월등히 많다. 전북 서해안에서 해양문화가 번창할 수 있었던 것은 소금의 생산과 유통이 큰 역할을 담당했던 것 같다. 아마도 제나라 전횡의 망명과 고조선 준왕의 남천이 전북의 해양문화융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점쳐진다.새만금 일대에 기반을 둔 마한의 소국들은 대체로 소금을 생산하던 해양세력이거나 해상교역을 주도했던 정치집단으로 판단된다. 삼국시대 때도 마한의 해양문화와 그 역동성이 그대로 이어지는 발전과정을 보였다.최근에 전북 동부지역에서 100여 개소의 제철유적이 그 존재를 드러냈다.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운봉고원과 진안고원이 여기에 해당된다. 고고학자들의 열정과 도전으로 운봉고원에서 30여 개소, 장수군에서 70여 개소의 제철유적이 각각 발견되어 학계의 커다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동시에 장수가야와 운봉가야는 근초고왕의 남정 이후 가야문화를 받아들여 가야계 소국으로까지 발전했다는 점에서 서로 공통성을 보였다. 이제까지 학계에 보고된 가야계 대형무덤은 운봉고원에서 100여 기와 장수군에서 200여 기에 달한다. 더욱이 장수가야는 가야계 소국들 중 유일하게 백두대간 서쪽에 위치하여 가야의 영역을 금강유역으로까지 넓혔다는 점에서 학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고대국가를 출현시켰고, 대가야가 후기 가야의 맹주역할을 수행할 수 있었던 것도 철의 힘이다. 전북의 가야와 백제의 문물교류도 철의 생산과 유통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운봉고원과 진안고원에서 가야와 백제, 신라가 국운을 걸고 제철유적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각축전을 펼쳐 삼국의 유적과 유물이 공존한다. 백두대간 동쪽 운봉고원에 큰 관심을 두었던 근초고왕과 무령왕, 무왕은 당시에 백제를 중흥으로 이끌었다. 특히 무왕 때 익산이 백제의 거점지역으로 융성할 수 있었던 것은 대규모 철산지인 운봉고원의 탈환이 주된 배경으로 작용했다. 실상사 철조여래좌상은 운봉고원이 철의 생산부터 주조기술까지 응축된 당시 철의 테크노벨리였음을 웅변해 줬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실상사 조계암지 편운화상 부도탑에 후백제 ‘정개’ 연호가 전해진다. 전북 동부지역 제철유적을 세계유산으로 등재시키려는 전라북도와 남원시, 장수군의 미래전략에 큰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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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2.21 23:02

새만금 매립을 끝내야 하는 이유

새만금 농업용지를 중심으로 내부매립이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조성이 완료되거나 매립 중인 부지는 계획된 새만금 전체면적의 27.4% 수준이다. 2010년을 전후해서 본격적으로 추진된 농업용지 매립은 전체면적 94.3㎢ 중 60% 정도가 매립이 집행될 정도로 제일 빠르다. 농업용지가 제일 빠른 이유는 농지기금을 활용하여 농식품부가 직접 추진하고 있기 때문인데 안정적 재원마련이 가장 큰 추진동력이라 보겠다. 하지만 농업용지를 제외하고 새만금 다른 용지의 매립 상황을 보면 그 성적이 초라하기 짝이 없다. 산업용지는 14.9%, 관광레저용지 17.1%로 그나마 일부 진행되고 있지만 국제협력용지는 안타깝게도 0%이다. 관광레저용지는 고군산군도가 포함되어 그나마 높으니 통계의 착시라 할 수도 있겠다. 이들 용지의 공통점은 투자재원이 민자로 계획되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서 제기하고자 하는 질문은 새만금 매립이 과연 민자로 원활히 추진될 수 있는 것인가이다. 일반적으로 내륙에서 개발을 이야기할 때 원형지 개발이란 표현을 쓴다. 원형지 개발이란 정부나 공공기관이 단지개발계획을 끝낸 상태에서 민간이 들어와 논, 밭, 임야 등 원형지의 토지를 초기단계부터 개발하는 것이다. 계획단계의 복잡한 초기 절차를 해결한 상태에서 민간 참여를 유인하는 것이다. 새만금 개발에 최소한 이런 통상적 개발방식이 적용되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을까? 새만금 사업을 지원하는 관련 새만금 특별법을 보면 원형지란 새만금개발사업의 실시계획 승인을 받아 매립한 토지로서 부지조성공사를 하지 아니한 상태의 토지를 말한다고 되어 있다. 필자가 지금 새만금 내부용지 매립을 얘기하는 것은 민자개발이 이뤄질 수 있는 최소한의 출발점인 원형지 상태로라도 새만금을 우선 만들자는 것이다. 혹자는 이렇게 말하기도 한다. 이미 만들어진 땅도 팔지 못하는데 왜 자꾸 땅만 만들어 달라고 생떼를 부리냐고. 그런데 어떤 주택을 구입한다고 가정할 때 우리는 흔히 주변에 학교는, 병원은, 식당은, 진입도로는 어디에 어떻게 위치하는지 꼼꼼히 살펴본다. 그런데 내가 구입하고자 하는 주택이나 택지가 최소한 신규 개발된 택지 내의 것이라면 몰라도, 언젠가 이뤄질 계획에 불과하다면 그 주택이나 택지를 선뜻 구입할 수 있을까? 새만금의 미래 청사진에만 의존하여 일부의 매립된 땅을 팔거나 개발하는 것은 그래서 어려운 것이다.결론적으로 국가는 새만금 토지이용계획에 따라 개발될 지역을 최소 원형지 상태로 매립하여 공급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그것이 정부에게도 이득이 된다. 왜냐하면 그 만큼 빨리 팔아 자금 회수도 빠를 테니까. 또한 새만금 내부매립을 속도감있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현재 매립 및 조성공사를 모두 민간투자자에 의존하는 방식에서 국가가 우선 추진하고 이후의 조성 및 개발을 민간투자자에 맡기는 방식인 원형지 형태의 매립으로 정책방향 전환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앞으로 새만금 전체 윤곽이 확연히 드러나면 투자자는 그 땅 위에 무엇을 해서 돈을 벌 수 있는지 구체적인 접근이 가능해진다. 지금처럼 일부 매립된 토지가 갖는 한계를 훨씬 뛰어넘어 새만금이 정말로 새로운 가치를 갖게 만드는 것이다. 새만금 내부 매립을 그래서 서둘러 끝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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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2.20 23:02

사람이 찾는 농촌의 향기

저출산 고령화 문제가 심화되면서 도내에서는 고창군을 비롯한 10개 기초자치단체가 30년 이내에 사라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행정자치부가 발표한 주민등록 인구통계 자료에 의하면 올 1월부터 10월까지 출생아가 한명도 없는 읍·면지역이 전국에서 34개에 달한다고 하니 이를 뒷받침하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다. 이런 지자체 소멸론은 농촌지역에서 부터 시작될 것이고, 전북이 농도라는 점에서 그냥 흘려듣고 넘길 사안이 아니다.농촌인구는 왜 매년 줄어들고 젊은이들은 대도시로 떠나는 것일까?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농촌의 주 소득원인 쌀값의 하락을 한 이유로 꼽을 수 있다. 최근 언론에서 80㎏ 쌀 한 가마니 가격이 1995년 이후 21년 만에 처음으로 13만원 밑으로 떨어져 12만9000원이라는 보도가 이를 반증하고 있다. 쌀은 우리나라 식량주권을 상징하는 대표적 농산물이다. 쌀값 폭락에 대한 정부의 근본대책이 적극적으로 필요하다. 또한 젊은 농업인이 적어 농촌에 활기가 떨어지고 있는 것도 정책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러한 농촌의 어려운 현실 앞에 정부와 각 자치단체들은 농촌발전대책을 많이 내놓고 있다.고창군에서도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감소 극복을 위해 둘째부터 150만원, 셋째는 500만원, 넷째는 700만원, 다섯째아이는 1000만원을 지급해 출산을 장려하고 있다. 또한 귀농·귀촌인들의 유입을 위해 ‘도시민 고창체험프로그램’, ‘도시민 홈스테이’, ‘체류형 농업창업지원센터 조성’ 등의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정착단계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귀농인 영농정착금지원’, ‘농가주택수리비 지원’ 등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안정적 소득기반 마련을 위한 ‘귀농창업 지원사업’과 ‘고소득 벤처농 육성사업’, ‘가공창업 시범사업’, ‘과학영농 기술 지원사업’ 등은 앞으로도 더욱 확대 시행할 계획이다.여기에 민간조직인 귀농·귀촌협의회도 잘 조직되어 선후배 귀농·귀촌인들이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민관이 협력을 이뤄 귀농·귀촌인들이 가장 많이 찾아오는 지역으로 명성을 굳혀가고 있다. 이러한 적극적인 노력이 점점 큰 효과로 이어지고 있어 고창군의 경우 40대 이하 젊은 귀농인도 많고 또한 셋째 아이를 낳는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으며 귀농·귀촌 인구가 1만2000여 명으로 전국 제일의 귀농·귀촌 선호지역이다.오늘의 농촌은 과거와 달리 무조건 농사에만 매달리지는 않는다. 1차 산업에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농촌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가공·판매하고 도시 소비자들을 불러 모아 체험을 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6차 산업으로 확대되고 있다. 농업과 농촌은 새로운 가능성이다.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어 경쟁력을 키워갈 수 있는 다양한 지원과 정책들이 고창군에는 갖춰져 있다. 농업과 농촌을 기반으로 가공, 유통을 비롯해 신선한 아이디어로 창업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이 충분히 마련되어 있는 것이다. 팍팍한 도시생활에 지친 도시민과 유능한 젊은 인재들이 청정한 자연생태환경 속에서 확실한 소득도 보장되는 고창군에 와 삶의 향기가 널리 퍼지고 ‘사람이 찾아드는 농촌’을 만드는 데 함께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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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2.19 23:02

정유라의 말이 나라 망쳤다

징기즈칸이 13만의 병력을 이끌면서 인류역사상 전무후무한 몽골대제국을 세웠다. 동으로 흑룡강이 흘러가는 태평양 연안 동쪽 바다와 서쪽 러시아 남부, 유럽의 폴란드 평원 그리고 베트남 북쪽 시베리아 중동전역까지 유라시아 대륙전체에 이르렀다. 무려 팔백년 가까운 세월동안 교통과 통신이 원시 상태를 벗어나지 못한 그 무지몽매한 시대에 유라시아 대륙을 하나로 묶는 거대한 제국의 세계정복은 찬탄과 신비 그 자체였다.몽골은 말과 유목민의 땅이다. 그들의 삶은 곧 전투며 생활이었다. 황량한 모래사막의 광활한 땅 초원에서 말(馬)과 함께 사는 게 자연에 순응하며 적응해 가는 것이었다. 몽골기병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용맹스럽고 강인한 군대였다. 어려서부터 말 위에서 살다 보니까 말 다루는 기술이 신기에 가까울 정도였다. 고도로 발달된 그 훈련된 몽골말이 일사불란하게 하나가 되다보니까 전투력과 지구력 방향전환 그리고 귀신처럼 도약 할 수 있었다. 폭풍같이 몰아치다가 짙은 안개처럼 사라져버리는 현란한 공격 때문에 그 어느 나라 군대도 백이면 백 모두 기마전술에 휘말려 섬멸됐다. 일일 최대 행군속도가 200km에 달해 웬만한 기갑부대를 능가했다. 말은 몽골 제국을 탄생시키고 세계를 정복하는 일등 공신이 됐다.하지만 정유라의 말은 악의 씨앗으로 우리 역사에 슬픔을 안겼다. 그는 삼성으로부터 받은 35억으로 황금방석을 깔고 초호화판 승마선수 생활을 했다. 이화여대에 부정입학을 하고 그 부정이 발단 되어 최순실의 국정 농단 사태가 샅샅이 밝혀졌다. 부정한 방법으로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이 800억 기금을 마련, 기금을 제멋대로 사용하면서 심지어 정부 요직과 유관기관 인사까지 간여해 왔다.국민들은 7차례나 촛불로 저항하면서 평화적으로 민중의 힘을 보여주었다. 피플파워 혁명이 필리핀에서 군부독재를 물리치게 한 것처럼 민중의 힘이 전국 방방곡곡에서 질서있게 타올라 박근혜 대통령을 국회에서 탄핵하도록 했다. 그 촛불이 어두운 밤을 평화의 빛으로 밝혀놓았다. 국회에서 탄핵을 당한 박 대통령은 헌법재판소 판결로 퇴진해야 할 운명에 내몰리고 있다. 지금 국정을 마비시키고 경제도 파탄시켜 국민들이 살아가기가 무척 힘들어졌다.정유라의 말은 몽골의 말과 달리 나라를 망친 간신 말이 됐다. 최순실은 박 대통령의 권력 뒤에 숨어서 무소불위의 무서운 칼을 사용해왔다. 그의 딸 정유라는 모든 것을 부정으로 해왔기 때문에 국가대표 승마선수 자격도 없다. 그는 신선한 스포츠를 통해 자기만 성공하겠다고 권력을 사유화했기 때문에 너무 큰 부정을 저질렀다.그의 어머니 최순실은 딸의 출세를 위해 온갖 나쁜 짓을 다했고 청와대와 공공기관 기업체의 기강을 무너뜨려 국가를 절단냈다. 옛말에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말이 있다. 최순실을 두고 한 말 같다.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인해 민생은 토탄에 빠졌고 민심이 더 흉흉해지면서 사회가 혼란스러워졌다. 권력이란 특권층만이 누리는 게 아니라 국민의 지지를 받으면서 함께 가야 한다. 박 대통령은 국민과 함께 뛰고 함께 호흡하며 국가건설에 나섰어야 했다. 모든 게 자업자득이다. 그의 아버지 박정희까지도 평가절하됐다. 그 역시 참으로 불행한 대통령으로 역사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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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2.16 23:02

의원 재량사업비, 시민에게 돌려줘야

전라북도의회와 익산시의회가 의원 재량사업비로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전라북도의회는 재량사업비 리베이트 관련으로 도의원이 수사를 받고 있고, 익산시의회는 투명한 운영을 위해 내역을 공개한 의원이 일부 의원에게 부당하게 공격을 당하고 있다. 사뭇 내용이 달라 보이지만, 두 사안의 본질은 불법·편법으로 편성된 예산이라는 것이다. 이 예산이 결국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재량사업비는 예산편성권한이 없는 의회 의원들에게 일정한 예산을 할당해서 권한을 부여하는 편법예산이다. 예산편성 자체도 불법이지만, 재량사업비를 의원들이 검증 없이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하고 있는 것이다. 무검증과 비공개로 인해 선심성, 편법적 집행, 비리문제의 온상이 되고 있지만, 시민사회와 언론의 폐지요구에도 질긴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이렇게 편법적이며 불법적인 재량사업비가 없어지지 않고 유지되는 것은 단체장과 의회의 야합, 의원들의 주민자치 실현이라는 명분 때문이었다. 그러나 주민자치 실현은 허울 좋은 명분이었을 뿐,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관행적 예산으로 전락한 지 오래이다. 2014년 충북도의회가 과도한 의정비 인상에 따른 비판을 무마하기 위해 재량사업비 폐지를 선언했지만 40% 예산삭감과 같은 몽니를 부려 결국 부활하고 말았다. 말로는 주민자치를 위해 의견수렴을 이야기 하지만 공개적인 의견수렴 절차를 거치지 않고, 편성과 집행내역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러다 보니 편법적인 짬짜미 예산, 선심성 예산편성은 물론 집행과정에 개입해서 리베이트를 챙기는 불법이 일어나고 있다. 이렇게 운영되는 예산이 전북도의회 209억, 기초의회 197명의 의원들이 197억 이상이 집행되고 있는데, 이를 포함하면 400억에서 500억의 막대한 예산이다. 자치단체와 의회는 더 이상 불법적 야합을 그만두고 재량사업비를 시민에게 돌려줘야 한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예산편성 과정에 시민참여를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시민참여예산제도를 제대로 운영하는 것이다. 많은 자치단체들은 시민이 결정할 수 있는 예산을 할당하지 않고 의견을 수렴하는 창구 정도로 시민참여예산제도를 형식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제는 법적 근거도 없고 편법과 불법으로 운영되는 재량사업비를 폐지하고 시민참여예산제도의 실질적 운영을 위해서 예산을 돌려줘야 한다. 이번 익산시의회의 재량사업비 공개에 대한 논쟁이 본질을 벗어나 진행되고 있다. 핵심은 불법·편법의 예산편성, 검증 없이 예산을 세우고 공개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의원 품위를 손상시켰다는 이유로, 재량사업비를 공개해온 의원에게 막말을 하고 의원총회를 개최하여 책임을 묻겠다는 황당한 일들을 추진하고 있다. 불법에 눈감고 기득권을 위해 공개하지 않는 것이 품위를 지키는 건지, 의원 본연의 역할을 다한 것이 품위를 지키는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익산시의회는 엉뚱한 이유로 정당한 의정활동을 압박하지 말고 시민의 요구인 재량사업비 공개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것이 먼저이다. 사익을 추구하는 불법과 관행처럼 이어져온 기득권들의 부조리를 심판하고 정의를 세우자는 것이 촛불민심의 본질이다. 익산시의회는 본질을 벗어난 논쟁으로 더 이상 시민들을 기망해서는 안 된다. 정의로움과 새로운 변화를 실현해 나가고자하는 시민들이 늘 지켜보고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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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2.15 23:02

전주버스 노선개편, 두려움과 희망

60여년 만에 ‘전주시내버스 길(노선)’이 전면 개편된다. 보릿고개를 넘으며 이 시내버스 길을 따라 달려온 60년은 전주시민들에게 익숙함을 넘어 생활 속의 여정이고 인생길이었다. 이 길을 따라 몇 번의 강산이 변하는 것을 지켜봤다. 우리의 부모도 자식도 손자들까지도 이 시내버스 길에서 그렇게 함께 울고 웃으며 전주의 역사를 살아낸 것이다. 그런 전주시내버스 길이 세월의 흐름과 함께 도시지형의 극심한 변화를 맞았다. 새 길을 뚫지 않으면 곤란할 정도가 된 것이다. 그동안 시내버스 노선개편의 필요성은 컸다. 꼭 여론이 아니어도 담당책임자로서 도시 확장에 따른 노선의 절대적 수요가 필요했다. 더불어 좀 더 빠르고 편리하도록 배차간격과 노선거리 등을 좁혀 효율성을 높여야 했고 이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환승체계의 대폭적인 손질도 마찬가지였다.모든 교통수단에는 길이 있다. 비행기도 배도 항로가 생명이다. 그 길들이 제대로 열려야 이용객의 편의도 안전도 지켜지는 것이다. 전주시내버스 길도 그만큼 중요하다. 이번 전주시내버스 노선 개편은 그래서 편의성과 속도, 안전성에 초점을 뒀다. 배차간격을 줄이고 시내버스 노선길이도 줄였다. 환승시간을 늘렸다.혁신도시 하가지구 등의 신규 수요 지역들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노선을 강화하고, 교통소외 지역을 보완하기 위해 변두리 10개 마을에 특별교통수단으로 마을택시를 도입했다. 전주 완주 동일생활권에 대한 효율적 노선 운영은 물론 전주시내버스가 생태도시 전주로서의 기능에 많은 부분을 담당할 수 있도록 무질서와 중복노선 등의 해소에 노력했다.특히, 스마트 시대에 걸맞게 첨단과학의 빅 데이터 활용을 높였다. 교통카드 승차지와 환승지 데이터는 물론 신용카드 거래의 주소지와 이용지, 통신자료의 이동경로 등까지 총체적으로 망라됐고, 버스길 하나하나마다 직접 탑승해 현장의 작은 것들까지 반영했다.대학과 연구기관, 전문가들을 비롯해 전주시 관계자와 전주시내버스공동관리위원회 등이 2년에 걸쳐 함께 한 기나긴 작업이었다. 전주시내 33개동 지역주민설명회부터 시민의버스위원회 자문 그리고 끊임없는 시뮬레이션도 가졌다. 시 홈페이지와 SNS 등의 사이버공간은 물론 언론 등 여러 매체를 통해 노선 수정에 대한 의견도 지금까지 받아왔다. 그리고 마침내 오는 2월 봄방학부터 전면 실시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제부터가 더 걱정이다. 전주시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여전히 주거지와의 거리가 느껴지기도 하고, 익숙한 것에서 새로운 것으로 옮겨가는 불편함 그리고 다른 교통수단들과 비교해 여전히 느려 터졌다고 느끼기도 할 것이다. 미처 노선 변경 사실을 알지 못 한 전주시민과 승객도 있을 것이다. 시민들의 항의가 벌써부터 두렵다. 내 집 앞에, 내가 다니는 시설에, 우리 주변에 시내버스가 닿지 않는다며 득달같이 달려들 민원도 마찬가지다. 그렇지만 곧 익숙해질 것으로 믿는다. 효율성과 익숙함이 익어가면서 그렇게 이번에 개편된 시내버스 노선이 지난 60년 동안 시민들의 생활 속의 여정이었듯이 또 다른 60년의 인생길로서 자리매김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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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2.14 23:02

국가 예산확보, 체계적 대응

행정자치부 자료에 의하면 2016년도 전북의 재정자립도는 17.4%로 전국 17개 도·시 지자체 중에서 16위로 최하위권이다. 국비지원 없이는 전북도를 운영할 수 없다는 결론이다. 올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2017년 전북도 관련 국가예산은 6조2535억 원으로 올해보다 1967억원(3.3%) 증가했다. 타 도·시보다 예산확보 증가율이 저조해 도민들의 정치권에 대한 원성이 자자하다.국가예산확보는 크게 신규사업과 계속사업으로 분류된다. 예산을 많이 확보하려면 신규사업을 많이 발굴해야 한다. 전북도에서 규모가 가장 큰 계속사업은 새만금 사업으로 이번에도 7149억 원 확보해 전년대비 11%증가했다. 다시 말해 전북도가 새만금 사업 같은 대형 신규국책사업을 발굴하면 국가예산을 그만큼 많이 확보 할 수 있는 것이다.국가예산수립 과정은 정부 각 부처와 시·도의 예산요구서를 5월 말까지 기재부에 제출하도록 되어있다. 기재부는 제출된 예산 요구안을 검토하여 국가재정규모의 정부예산(안)을 8월 말까지 국회에 제출한다. 이렇게 제출된 정부예산(안)을 국회에서는 12월 2일까지 확정한다.지자체에서 제출한 예산요구서를 기재부에서 반영하는 기준은 큰 틀에서 중앙정부의 정책에 맞아야하고 중복사업이 아니며 지자체의 이익뿐만 아니라 국가발전에 시너지효과를 낼수 있는 사업 그리고 시대변화에 맞는 획기적인 미래 국가성장동력사업에 역점을 둔다. 이러한 신규국가사업을 발굴하는 데에는 하루 이틀에 되는 일이 아니다. 현재 전북도의 국비신규사업 발굴은 도청 기획실이 주축이 되어 전북연구원과 시·군에서 발굴한 사업을 도에서 선택해 중앙정부에 제출하는 체제로 되어 있다. 신규사업 발굴 과정에서 정치권은 제외돼 있으나 도에서 수립한 사업에 대해 예산확보 단계에서는 철저히 정치권에 매달린다. 이것이 전북도의 국가예산 확보의 현주소다.지금은 지식첨단정보화 사회다. 전북도가 체계적으로 국비확보 대응체계를 마련하지 못하고 주먹구구식으로 대처하면 타 도·시에 비해 예산확보 전쟁에서 뒤질 수밖에 없다. 이제부터라도 전북도는 다음과 같은 국가예산확보 체계를 마련해야할 것이다.첫째, 신규국책사업발굴 상시기구를 만들어야 한다. 당해 연도 5월까지 기재부에 예산요구서를 제출하려면 전년도부터 전북도·전문가·정치권·시민단체 등을 포함한 상시기구를 만들어 토론하고 연구해 전라북도에 필요한 신규사업을 발굴해야 한다.둘째, 신규국책사업 발굴단계부터 정치권을 반드시 포함시켜야한다. 정치권의 각 상임위는 중앙부처와 소통하는 창구다. 정치권이 신규사업발굴과정부터 참여하여 사업내용을 철저히 이해하고 논리로 무장해 중앙부처의 관계자를 설득하고 당위성을 역설하여 예산을 관철시켜야 한다 셋째, 전북도 신규국책사업 개발 컨트롤타워가 있어야 한다. 전북도의 신규사업과정을 보면 도 따로 시군 따로 신규사업을 발굴해 일관성이 없다. 전북도의 일관된 정책목표를 설정해놓고 도와 시·군이 전북도에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신규사업발굴이 필요하다.이제부터라도 전북도가 국가예산확보를 정치권에만 의지하지 말고 체계적인 대응체제계를 구축하여 국가예산확보 경쟁에서 승리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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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2.13 23:02

국회와 헌법재판소 역할 막중하다

12월 9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야권과 새누리당 비박계, 일부 친박계 의원 234명의 찬성으로 가결되었다. 탄핵소추안 가결은 권력의 사유화를 통해 깨뜨린 민주주의의 회복을 바라는 촛불 민심이 대통령을 탄핵한 것이다.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확실해진 것은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되었다는 것과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는다는 것이다. 그 외에 나머지 사항들은 유동적이다. 그래서 국회와 헌법재판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졌다. 국정의 한 축인 국회는 국정 공백을 막아야 할 무한 책임을 지고 있다. 지금까지 국회에서는 탄핵에 대한 논의만 이루어졌지 탄핵 이후에 대한 논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된 황교안 국무총리 체제를 승인할 것인지 승인한다면 어느 정도까지 역할을 인정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故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소추 당시 고건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았던 시간은 63일이었지만, 황교안 국무총리의 대통령 권한대행 기간은 탄핵심판에다 대선기간까지 합치면 최장 240일이 될 수 있다. 고건 대통령 권한대행 시절에는 남북관계, 국제정세, 경제상황이 모두 안정적이었다. 반면에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맞는 미래는 암울하다. 북한의 핵실험 이후 남북관계는 악화되어 있고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측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하고 있다. 중국은 사드배치 문제로 우리를 압박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우리 경제 상황은 더욱 나빠지고 있다. 어려운 상황이 닥쳤을 때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최소한의 일상 업무만 하여야 하는지 아니면 대통령의 권한을 활용해 과감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지 결정된 것이 없다.경제사령탑도 문제다.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11월 2일 교체 통보를 받아 리더십에 상처가 나 있다. 후임으로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지목되었으나 국회에서 청문회 일정 등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 현재 경제를 책임지고 이끌 중심이 없으니 시장은 물론, 흔들리고 있는 공직사회를 다독이는 일이 쉽지 않다. 무엇보다 경제를 책임질 사령탑을 확실하게 세우는 일이 급선무이다. 여야가 합심해 경제 컨트롤타워를 구축하고 위기관리를 일임하는 등 경제부총리에게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 내년 경제정책 방향 발표 등 주요 일정을 발표해야 하고 이를 통해 탄핵 정국 속에서도 정부는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사실을 시장과 나라 안팎에 입증해야 한다. 국정공백을 막을 또 하나의 중요한 축은 헌법재판소이다. 헌법재판소는 9일 청와대에 의결서 등본을 송달하면서 답변서 제출 시한을 16일로 정했다. 2004년 故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때는 답변서 제출 시한이 10일이었는데 이번에는 7일로 앞당겼다. 헌법재판소가 이번 탄핵심판을 신속하게 진행하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보여진다. 헌법재판소는 법과 원칙에 따라 탄핵절차를 진행하되 촛불로 나타난 민심과 국회에서의 압도적 가결률 등을 고려해 절차를 가능한 한 앞 당겨야 한다. 국정공백이 길어지면 우리나라는 큰 어려움에 빠질 수 밖에 없다. 경제를 비롯한 나라 안팍의 어려운 사정을 고려하면 박근혜 대통령의 큰 결단이 필요하다. 촛불집회에서 나타난 민심을 수렴하여 국정에 반영할 수 있도록 국회도 제 역할을 해야 한다. 우리에겐 시간이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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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2.12 23:02

바늘 구멍에 큰 둑이 무너진다

화재에는 너와 내가 따로 없다. 언제 어디에서 불길이 솟구쳐 우리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앗아갈지 모르기 때문이다.지난 11월 30일 대구 서문시장에서 큰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가 발생한 서문시장 4지구는 2015년 화재안전진단에서 안전 판정을 받았으나 멀티탭과 콘센트 등 위험성이 있는 전기시설 부분에서 보수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실제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번 화재 원인을 누전이나 합선 등 전기적 요인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지난해 6월에 이루어진 한 조사에 따르면 4지구는 632개 점포당 하나씩의 소화기와 스프링클러, 화재 감지기를 갖추고 있었고 상태도 양호한 것으로 확인됐다. 상당수 전통시장은 노후 건물의 구조적 문제와 포목, 의류 등 급속도로 불에 타는 화학 섬유류가 많아 불길이 빠르게 확대될 우려가 높다. 4지구처럼 각종 소방설비를 갖추고 양호한 상태로 유지하더라도 공간적 특성 때문에 큰불로 번지기 쉽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우수한 소방설비 보다 전통시장 상인의 화재인식 변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국민안전처에 따르면 전통시장 화재의 절반 이상이 누전이나 합선 등 전기적 요인으로 발생한다. 상당수 전통시장에서 노후화 된 전기시설을 사용하거나 임시 배선 등을 사용해 화재 발생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1930년대 미국 보험회사 직원이었던 하버트 월리엄 하인리히는 큰 사고는 우연히 또는 어느 순간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전에 반드시 경미한 사고들이 반복되는 과정 속에서 발생한다는 ‘1:29:300’ 법칙을 밝혔다. 재해가 발생해 중상자 1명이 나오면 이전에 같은 원인으로 발생한 경상자가 29명, 같은 원인으로 부상을 당할 뻔한 잠재적 부상자가 300명 있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큰 사고가 일어나기 전 일정 기간 동안 사소한 것들을 방치할 때 발생한다고 주장했다.이 이론은 중대한 재해는 재산손실이나 인명손실이 발생하지 않는 사건·사고로 인해 초래된다는 이론으로 중대한 재해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사건 및 사고를 관리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삼풍백화점 붕괴 사건과 세월호 참사를 비롯한 각종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징후가 나타난 경우가 많았다. 인명피해는 근본적인 원상회복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전예방의 중요성이 더욱 크다.우수한 소방시설은 화재 발생 시 피해를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할 수는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피해를 줄이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사고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에 있다. ‘바늘 구멍에 큰 둑이 무너진다’는 말이 있다. 이제는 작은 변화나 사소한 징후에 기민하게 대응하여 큰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하인리히 법칙의 역발상이 필요한 때다. 전라북도 소방가족들도 사소한 것 하나도 놓치지 않고 꼼꼼하게 살피고, 소의 우직한 걸음처럼 신중하게 대응하는 호시우보(虎視牛步)의 자세로 안전한 전북 실현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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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2.09 23:02

당! 과일로 건강하게 섭취하자

요즘은 단맛 전성시대라는 느낌이 든다. 익숙했던 기존의 맛에 달달함을 더한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품귀현상까지 빚었던 꿀맛을 더한 감자 칩은 물론 과일 향과 단맛이 가미된 소주가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예부터 단맛은 오미(五味) 중 으뜸으로 여겼다. 단맛은 오방색의 중앙을 차지하는 황색이자 왕과 황제를 상징한다. 이는 황제나 왕만이 맛볼 수 있을 정도로 귀한 맛이라는 의미가 있다. 과거 귀한 대접을 받던 단맛은 현대에 들어서는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먹을 수 있게 됐다. 때문에 최근 우리 국민의 당 섭취량이 최근 3년간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공식품을 통한 당 섭취량이 밥을 통한 당 섭취량보다 크게 높아 이에 대한 대처 방안 마련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지난 9월 9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당류 1일 영양성분 기준치를 100g으로 설정하고 2018년부터는 식품 표시에 당 성분의 함유량과 함께 1일 영양성분 기준치(100g)에 대한 비율(%)도 표시하도록 하였다. 우리 국민 1인당 하루 당류 섭취량은 2007년 59.6g에서 2013년 72.1g으로 연평균 3.2% 증가 추세에 있지만 다행히도 기준치를 넘지 않았다. 하지만 우려되는 것은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량이다. 총 당류 함량을 원재료성 식품, 과일, 우유, 가공식품 등 4개의 주요 공급식품으로 구분하여 기여도를 분석한 결과, 2013년 기준 가공식품 62%, 과일 22%, 원재료성 식품 12%, 우유 4%로 나타나 과일섭취에 따른 당 섭취량은 많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과일이 건강에 이롭다는 다수의 연구결과가 발표되면서 과일섭취를 권장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학교를 통해서 어린이들에게 과일을 간식으로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미국의 식품성분표를 이용하여 과일과 과일주스의 당류 등 영양소 함량을 비교한 결과 탄수화물 함량과 열량에는 큰 차이가 없었지만 과일은 탄수화물 중 식이섬유 비율이 높고 당의 비율이 과일주스에 비해 낮았다. 즉, 과일은 복합탄수화물의 비율이 높고, 과일주스는 단순당 비율이 높아 과일이 건강에 더 이롭다고 할 수 있다.영국은 내년부터 탄산음료에 설탕세를 부과한다고 한다. 설탕을 줄이는 것이 세계적인 흐름이 된 셈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당류 과잉 섭취에 따른 만성질환 등이 알려지면서 이른바 ‘착한 단맛’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설탕 대신 꿀이나 과일즙을 구매하는 비율이 물엿이나 올리고당보다 높았기 때문이다. 과일은 ‘착한 단맛’보다 한 단계 높은 ‘천연 단맛’ 덩어리다. 우리 국민 1인당 연간 과일 소비량은 66.5kg으로 전 세계 연간 1인당 과일 소비량인 75kg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우리나라도 유럽, 미국 등 선진국들처럼 학교 과일간식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단체급식을 통한 대량 소비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더불어 우리 국민의 당류 섭취수준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단체 급식이나 영양교육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국민이 섭취하는 농식품에 대한 종합적인 당류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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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2.08 23:02

물은 100도에서 끓는다

장미란 선수는 역기를 들어 올릴 때마다 오른발이 뒤로 빠졌다. 왼쪽 어깨가 기울어졌기 때문이다. 결국 하지에서 상지로 올리는 힘의 불균형은 부상으로 이어졌다. 어떻게 고쳤을까? 장미란 선수의 근육 활동과 움직임을 첨단장비로 판독해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했다. 세계 최고의 ‘역도 여제’ 뒤에는 ‘스포츠과학’이라는 첨병이 자리하고 있었다. “특별한 방법 있습니까? 무조건 열심히 해야죠!” 맞다. 과거엔 무조건 열심히 하면 됐다. 그게 정답이고 전부였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었다. 매일 아침 산을 오르고 또 오르는 시대는 지났다. 물론 선수 자질과 지도자 노력이 물의 온도를 99도까지 올릴 수는 있다. 그러나 물은 100도에서 끓는다. 그 1도가 바로 스포츠과학이다. 과거 스포츠과학의 혜택은 국가대표들에게만 적용됐다. 전문 인력 부족과 인식 부족의 문제였다. “지방선수까지 지원을 해야 해?” 스포츠 혜택도 지방은 언제나 소외였다. 하지만 상황이 바뀌었다. 서울에만 있던 물건을 지방에서도 구할 수 있듯이, 태릉선수촌에만 있던 ‘스포츠과학’이란 물건을 이제는 지방에서도 구할 수 있게 되었다. ‘지역스포츠과학센터’ 덕분이다. 작년 서울, 대전, 광주를 시작으로 2016년 드디어 전북에도 설치되었다. 과학센터 연구원들은 도내 엘리트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선수 장단점을 파악하고 효율적인 훈련이 가능토록 지원한다. ‘지피지기(知彼知己)’ 중 ‘지기’ 즉, 자신의 역량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전북스포츠과학센터는 크게 네 가지 방법으로 선수들을 도와준다. 첫째, 도내 선수들의 기초 및 전문체력을 측정해준다. 올해만 780명을 측정해주었다. 선수들의 기초데이터는 효과적인 훈련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 ‘아, 나는 근력이 부족하구나.’ 집중력이 높아진다. 동기도 높아진다. 둘째, 스포츠과학교실이다. 선수와 지도자들에게 전문지식을 알려주는 지원이다. 올해 일곱 번 개최에 총 504명이 참여하였다. 운영하며 느꼈다. ‘아직도 많은 선수와 지도자들이 스포츠과학 적용을 낯설어 하는구나.’ 오늘날 스포츠는 ‘정보 전쟁’이다. 해당 종목별 최신의 훈련방식 정보는 계속해서 갱신된다. 지도자들은 이런 정보가 필요하다. 과거 경험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 교실이 그 일을 해준다. 셋째, 현장지원이다. 선수들의 경기장면을 녹화하고 분석해서 피드백을 준다. 올 전국체육대회에서도 배드민턴, 태권도, 핸드볼 등, 다수종목에서 경기영상과 쿨링(cooling) 마사지를 지원해 금메달 6개, 은메달 5개, 동메달 5개라는 쾌거를 이루었다. 마지막으로 밀착지원이다. 올해 9종목 12명의 선수들이 전문가들에 의해 심리기술훈련, 동작분석 등의 지원을 받았다. 목적은 하나다. 지방선수를 대한민국 ‘최고의 선수’로 이끌기 위함이다. 이렇듯 전북스포츠과학센터에서는 도내 선수 및 지도자들에게 지금껏 지방의 운동선수들이 누리지 못했던 다양한 혜택을 제공해준다. 최신의 정보와 장비를 갖추고 연구원들은 이미 갖춰진 99도의 열정과 노력에 1도를 올려줄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이유는 모두 전라북도 선수라는 물이 100도에서 끓길 고대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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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2.07 23:02

촛불민심은 국회를 향하고 있다

대한민국에 민주주의가 꽃을 피우려 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 광장에서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조항을 실감하고 있으며, 그것이 역사적으로도 진리라는 것도 알아가고 있다.우리는 또한 광장의 민심이 이렇게 오랫동안 시간이 갈수록 더 뜨겁게 타오르는 것도 알고 있다. 대통령의 뻔뻔함과 새누리당의 민심배반이 1차적 이유다. 그러나 이미 수도 없이 많은 사람들이 분석한대로 광장의 민심은 단순히 이것만은 아니다. 시민들은 공정하지 못한 사회를 규탄하고 있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을 기점으로 그동안 재벌과 권력자들의 탐욕 앞에 노동자와 국민, 시민사회 전체가 굴복하는 현실을 바꾸고자 하는 것이다.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는 주택가격, 만연한 학벌주의, 끝도 없는 빈부격차, 비정규직 남발, 일자리 부족 그리고 진짜 심각한 것은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이 지독한 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 힘들고, 경쟁에서 탈락하는 순간 생존권과 인간의 존엄성을 지킬 수 없는 승자독식의 정글사회가 지금의 대한민국이다. 그런데 이런 민심을 국회는 자기들의 편이라고 착각하고 있다.촛불광장의 외침은 정치권 전체에 대한 불신에 기초한다. 정치권은 그야말로 백척간두의 위험 앞에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여당은 물론이고 야당까지 광장의 시민을 두려워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대통령의 탄핵을 열심히 추진하고 있는데 무슨 소리냐”고 억울해 할지 모르지만, 광장의 민심은 단순히 박근혜만 내려오라고 모인 것이 아니다. 잘못된 나라의 정의를 뿌리부터 근본적으로 바꾸라는 요구임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250만 민주의 촛불이 대통령이 즉각 퇴진하면 집으로 갈 것인가. 그렇지 않다. 촛불은 더욱 타올라 다음 대통령 선거에서 권력을 다시 잡으려 꼼수를 부리는 부패잔당들의 퇴진을 요구하며 여의도로 향할 것이다. 국회를 해산하여 새로운 대통령과 함께 국회의원을 새로 뽑아 새 시대를 열 것을 요구할 것이 분명하다. 국회는 지금의 촛불민심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정치권은 국민이 원하는 바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국민의 뜻에 따라야 한다. 만약 광장의 민심을 보면서도 국회의원과 정당들이 마치 자신들이 권력의 주체이며, 자신들이 이 난국을 풀 수 있는 법률적 지위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하고 있다면 이제 그 생각은 당장 버려야 한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시민혁명은 바로 국민이 권력의 주체이며, 오직 국민만이 잘못된 이 나라의 현실을 바로잡을 정당한 힘을 가진 권력자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여야 정당과 국회의원들은 이런 사실을 엄중하고 분명하게 알아야 한다. 국회의원에 대한 탄핵이 법률에 없다고 두려움이나 삼가는 마음 없이 광장의 민심을 따르지 않는다면 분명 촛불은 국회로 향할 것이다. 대통령 탄핵에 실패하든 성공하든 국회의원직을 모두 사퇴할 각오를 해야 한다. 아울러, 오천만 국민이 원하는 박근혜 퇴진에 맞춰 진정 공정하고 평등한 민주주의 사회를 만들기 위한 각 분야의 모순과 불평등, 특권, 권력과 금력의 남용을 혁신하여 시민 명예혁명을 완성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고 나서 새 세상이 열리면 벅찬 가슴에 희망을 않고 우리 모두 집으로 가자. 새 세상만 온다면 무슨 일을 한들 어찌 행복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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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2.06 23:02

손님맞이

고만큼의 땅에 고만큼의 깊이로 뿌리를 내린 풀꽃들은 더 이상 욕심을 부리지 않습니다. 달님이 밤새도록 깎아 걸어준 눈물 빛 이슬방울도 풀꽃들은 내 것이 아니라며 살며시 또르르 내려놓습니다. 욕심을 부리지 않으면 때로는 내 것도 내려놓을 수 있고 내 것이 아닌 것은 더 쉽게 내려놓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제 것을 내려놓기는 커녕 제 것이 아닌 것까지도 꽉 움켜쥐고 내놓지 않으려고 발버둥치고 있습니다. 참 미련합니다.머리 위에서 일하는 우산은 며칠 일하고 멀쩡하게 일 년을 먹고사는데, 발밑에서 일하는 구두는 일 년 내내 일해도 잘 먹고살지도 못하고 몸만 망가집니다. 이렇듯이 우리 사회는 사는 방식이 극명하게 갈립니다.우산같이 사는 사람보다 구두같이 사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은데도 우리 사회는 우산같이 사는 사람들이 더 불만이 많고 자기들만 사는 것처럼 떠들어댑니다. 우산에 먼지가 쌓이는 동안 구두가 힘들게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걸 모르나 봅니다. 하나같이, 이게 나라냐! 이런 꼴 보려고 이 나라 국민으로 살고 있단 말인가! 분노가 용암처럼 정수리를 뚫고 터져 나올 것 같아 차마 말로 표현하지 못하고 가슴만 치고 있습니다. 지금 멀고 큰 나라일만 가지고 감정의 날을 세우며 붉으락푸르락하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눈을 돌려 가까이 우리 전북의 현안도 한 번쯤 들여다보아야 하겠습니다. 지난 2011년 삼성이 새만금에 투자를 하겠다고 양해각서를 체결하며 떠들썩하게 깃발을 꽂았었습니다. 새만금은 전라북도가 새로운 문명을 열어나가는데 꼭 필요한 요충지입니다.그렇게 떠들썩하게 소문을 내며 체결한 양해각서가 지금에 와서는 무용지물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삼성은 이미 새만금 투자 철회를 공식화했습니다. 이제 와 돌이켜 보면 처음 이 사업을 추진할 때 정말로 삼성의 투자를 유치할 마음이 있었는지 그 진정성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산과 들이 새로운 세상을 기다리며 서서히 비워가고 있습니다. 논과 밭도 애써 가꿔온 곡식을 모두 내주고 여백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산과 들, 논과 밭은 봄을 초대해 놓고 이렇게 손님맞이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우리 전라북도도 자연에게 좀 배웠으면 좋겠습니다. 무작정 기다리기만 하면 온다는 손님이 사정이 생겨 못 온다고 하면 그만입니다. 주인은 을이고 손님을 갑으로 맞이해야하니 강제로 끌고 올 수도 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오실 손님이 어떤 분위기를 좋아하는지,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미리 알아내서 준비해 놓으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성심성의껏 준비를 해놓고 손님께서 필요한 것들을 이렇게 빠짐없이 준비해 놓았습니다. 언제쯤 오실건지요?이렇게 친화적으로 채근하면 오지 않으려고 핑계거리를 찾던 손님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지 않을까요? 전라북도에 꼭 필요한 삼성의 새만금 투자! 우리는 삼성이라는 손님을 초대해 놓고 어떤 준비를 해놓았었는지 한 번 쯤 돌아볼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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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2.05 23:02

우화로 바라본 정치후원금

대한민국 헌법 제1조에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명시돼 있다. 요즘 최순실 게이트로 전국이 혼란스러운 가운데, 뼈가 저리도록 가슴속 깊이 새겨지는 말이다. 나는 대한민국 국민인가를 스스로 질문해 본다. 국민이 살기 좋은 세상이 되려면 무엇보다 정치적 안정이 중요하다. 나와 정치와 연관도 없고, 정치인들에 대한 불신 때문에 나라를 다스리는 정치에 관심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하지만 정치는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 사회갈등을 조정해 주기도 하고, 여러가지 고민들을 해결해 준다. 또한 교육 등 소소한 일상에도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면 정치란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거대한 뿌리와 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 ‘여우와 두루미’라는 이솝 우화가 있다. 여우가 생일날 두루미를 식사에 초대했는데, 접시에 음식을 담아오자 부리가 긴 두루미는 먹을 수 없었다. 두루미는 얼마 후 여우를 식사에 초대했고 호리병에 음식을 담아왔다. 주둥이가 닿지 않은 여우는 결국 음식을 먹지 못했다. 화가 난 여우는 두루미에게 “내 주둥이가 짧은 걸 알면서 호리병에 음식을 담아 놓았니?” 라고 물었다. 이에 두루미는 “여우야, 넌 내 부리가 길다는 것을 알면서 왜 납작한 접시에 음식을 담았니?” 라고 묻자 여우는 자신이 먼저 한 행동이 부끄러워 화해하고 사이좋게 지냈다는 이야기다. 여우와 두루미를 정치인과 국민으로 비유해 보면, 먹지 못하게 음식을 담아놓고 안 먹으면 내가 대신 먹겠다는 심보니 얄밉기도 하고 참 씁쓸하다. 정치인이 국민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자신의 입장에서만 생각한다면 사회는 어떻게 될까.이 우화가 주는 교훈은 배려와 존중이다. 배려란 관심에서부터 시작된다.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소통했다면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었을 것이다. 만약에 여우와 두루미가 음식을 같이 만들었거나 음식 만드는 비용을 조금이라도 부담했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다. 깨끗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의식도 변화돼야 한다. 스웨덴의 구닐라 칼슨은 “정치는 특별한 사람이 하는 특별한 일이 아니라 더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보통의 시민이 참여하는 보통의 일이다”라고 했다.우리가 정치에 참여하는 것이 사회를 바꾸고 미래를 바꾸는 가장 빠르고 쉬운 방법이다. 정치에 참여하는 방법으로 여러가지가 있지만 국민이 간접적으로 참여하는 정치후원금을 들 수 있다. 정치후원금은 일반 국민에게 정치참여의 기회를 제공하고 정치인에게는 깨끗한 정치자금의 원활한 조달을 위한 건전한 민주정치 발전의 토대다. 기업과 단체의 이권개입으로 검은 돈의 유혹을 막고, 정치인이 타락하지 않도록 정치후원금이 보호막을 제공하는 것이다. 플라톤은 “정치를 외면한 가장 큰 대가는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에게 지배당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정치인이 진정 국민을 위한 바른 정치를 할 수 있도록 관심과 격려로 정치 문화의 정원에 후원금 기부로 꽃씨를 뿌리자. 우리가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거대한 뿌리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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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12.02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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