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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의 가방

있어야 할 곳에 있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현실이 내가 하고자 하는 일, 있어야 할 위치를 바꾸어 놓아도 슬퍼할 겨를이 없었다. 적어도 고장난 지하철 스크린 도어를 손보다 열아홉이라는 꽃다운 나이에 졸지에 남은 생을 몽땅 빼앗겨 버린 그 남자에겐.이상과 현실이 헝클어진 현실 속에서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기의 위치를 찾는 과정, 그 몸부림치도록 괴로운 과정을 겪어야한다. 그 과정에 더러는 오류도 범하고 오판도 하지만 그것이 생의 성패를 가늠하지는 않는다.누구에게는 오늘이 남은 생의 첫 날이지만 어느 누구에게는 오늘이 남은 생의 마지막 날이 되기도 한다. 오늘을 남은 생의 마지막 날로 살고 간 열아홉의 그 남자! 그 남자는 자신의 위치를 찾기 위한 최선의 선택을 했고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고자 했다.그러나 세상은 그를 위해 조금도 배려하지 않았다. 사회적 약자가 될 수밖에 없었던 그 남자에게 세상이 해 준 것은 무관심과 무책임에 가려진 초라한 임금이 전부였다. 무모하게도 허술한 방관이 그 남자를 죽음으로 내몰고 말았다. 이제 겨우 몽실몽실 몽우리 맺혀가는 열아홉의 그 남자! 지식의 범람과 물질문명의 과대평창으로 인한 시대적 피해자가 되어 자신이 원치도 않는 시기에 생을 마감하고 만 것이다. 아니 무책임하고 무개념적인 사람들로 인해 죽임을 당하고 말았다.이번 일이 처음이 아니라 빈번했었다니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당사자가 내가 아니면 그만이라는 얘긴가? 본인의 부주의로 몰고 가서 책임을 회피해 버리면 그만인가? 정부와 관련 인사들에게 감히 눈을 부라리며 삿대질을 해본다. 그 남자는 달랑 가방 하나를 위대한 유산으로 남기고 떠났다. 그 가방 속에는 치밀하고 철저하게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메모 도구와 공구들이 들어 있었다. 그리고… 그리고… 나무젓가락과 함께 뜯지도 못한 컵라면 하나가 들어있었다.얼마나 시간에 쫓겼으면 컵라면 하나 먹을 시간이 없었을까? 그 남자에게는 때가 되어 남들이 다 먹는 따뜻한 밥 한 그릇이 정녕 사치였을까? 이런 절망적인 현실 앞에 누가 감히 고개를 들 수 있단 말인가!쥐꼬리만 한 급여지만 월급을 탔다고 동생에게 용돈을 쥐여 주고 나선 날이 자기 생의 마지막 날이 되리란 걸 생각이나 했겠는가. 생일을 하루 앞 둔 날이 자기 생의 끝 날인 줄을 알기나 했겠는가.그 남자의 억울한 죽음보다 더 슬픈 현실은 이러한 일련의 사고가 날 때마다 적어도 이 나라에선 피해자만 있고 가해자가 없다는 사실이다. 가해자가 없어 사고가 날 때마다 유야무야 넘어가 버리니 같은 일이 자꾸 반복되는 것이다.재발 방지를 위해서라도 이번 만큼은 절대로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 관련 당국은 국민들이 눈을 시퍼렇게 뜬 채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아울러 지금쯤 생때같은 자식을 먼저 보내고 그 자식이 남기고 간 컵라면에 뜨거운 눈물을 쏟아붓고 있을 부모에게 사죄하는 일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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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6.10 23:02

순국선열·호국영령 명복을 빌며

호국 보훈의 달 6월은 국가를 위해 순국하신 선열과 전몰장병들을 추모하는 현충일이 있는 뜻깊은 달이다. 매년 유월이 오면 전몰군경유족은 일면식도 없는 아버지를 그려보며 그 동안 슬픔과 고통 속에서 살아온 지난날들을 회상하며 자랑스러운 선열들이 지켜낸 자유 대한민국이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것을 위안으로 삼고 민주 평화통일을 기원하며 자긍심을 갖고 살아가고 있다.세상사 수많은 삶 속에 온갖 만물의 변화를 보게 되지만 분단 70년이 흘렀어도 변치 않고 있는 것은 언제 타오를지 모를 활화산처럼 일촉즉발의 남과 북의 휴전 상태가 아닌가 싶다. 포성이 멎고 60여 년의 세월이 흘렀음에도 북한은 1000만 이산가족의 인간적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상봉마저도 외면하고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무시한 채 핵실험과 수중 탄도탄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핵보유국임만을 과시하며 한 동족임을 포기한 채 협박만을 일삼고 있다.한국전쟁은 북한 인민군이 1950년 6월 25일 일요일 새벽 4시를 기해 소련제 탱크를 앞세우고 38선을 넘어 남침을 시작으로 발발하였다. 전쟁 37개월간 군·경 전사자 13만7899명 실종 포로 3만2833명 UN군 전사자 4만676명 실종 포로 9931명, 6·25전쟁 희생자는 무려 176만 명에 이르며 총 피해액이 당시 돈으로 4100억원 (22억8000만달러)에 이른다 한다.제61회 현충일을 맞이하여 우리는 뼈아픈 지난 아픈 역사가 안겨준 6·25의 교훈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며 이 땅에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국방력을 강화하여 국가 안보의식 고취에 빈틈없이 할 때라 본다. ‘국가 안보’란 외부로부터의 공격·침략에 대비해 자국의 안전을 유지 확보하는 것뿐만 아니라 내부의 적으로부터 국체를 올바르게 지키는 것을 말한다.1973년 좌익세력의 반정부활동으로 패망한 월남을 돌이켜 보며, 지난 아픈 역사를 통해 우리 민족의 삶을 들여다보는 지혜를 얻고, 확고한 국가안보 의식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오늘날 우리가 성숙한 민주주의 사회를 이루고 눈부신 경제발전을 통해서 풍요로운 삶을 영위하고 있음은 바로 나라와 민족을 위해 희생하신 국가 유공자의 뜨거운 나라 사랑이 존재했기 때문에 가능 했을 것이라 본다.국가와 민족, 민주수호를 위해 개인의 영화를 버리고 분연히 가시밭길을 선택한 호국 장병을 추모하고 감사하는 것은 국민으로서 해야 할 최소한의 도리요 의무라고 본다 .호국 보훈의 달을 맞아 단 1분간만이라도 경건한 마음으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명복을 빌고 전몰장병의 숭고한 호국정신과 위훈을 추모하는 묵념을 하도록 하자.국립묘역에 아무 연고가 없다 하더라도 자녀와 손을 맞잡고 국립묘지와 현충원을 찾아 조국을 지켜주신 님들께 감사의 마음으로 참배하고 꽃 한송이 바치는 뜻 깊은 하루를 보낸다면 현충일은 나라사랑의 기폭제가 되어 국가의 소중함과 애국심, 올바른 국가관을 갖게 되는 소중한 날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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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6.07 23:02

현충일, 호국영령 뜻 되새기자

제61회 현충일을 맞았다. 현충일은 나라를 위해 싸우다가 희생하신 순국선열과 전몰장병들의 충렬을 기리고 얼을 위로하는 기념일이다. 고려 시대 현종 5년(1014) 6월에 거란과의 전쟁에서, 전사한 장병들의 유골을 집으로 보내 제사를 지내게 했다는 기록이 있다. 현충일(顯忠日)을 6월 6일로 지정한 이유는 6·25전쟁과 겹친 달이라는 것도 있지만, 이날은 24절기 상으로는 아홉 번째로 6월 6일경 들어있는 ‘망종(芒種)’절기일에 제사를 지냈던 전통을 고려한 것이라고 한다.우리나라는 1948년 8월 정부 수립한 뒤 2년도 채 못되어 6·25동란을 맞았으며, 이에 40만 명 이상의 국군이 사망하였다. 1953년 휴전이 성립된 뒤 3년이 지난 1956년 4월, 정부는 6월 6일을 현충일로 하고 공휴일로 지정하여 기념행사를 시행한 지 61년이 되었다.국경일은 아니지만, 국군의 날과 함께 대한민국 국기법에 따라 국기를 달아야 하는 날이다. 오전 10시 정각부터 1분간 정부의 사이렌 소리에 맞춰서 묵념한다. 이날 하루만이라도 유흥업소에서는 노래와 춤을 금하고 일부 업소에서는 정기 휴업을 하기도 한다.우리는 현충일 하루, 조기(弔旗)를 달고 묵념을 올리는 의례에 그쳐선 안 된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초개와 같이 목숨을 바친 선열들의 희생정신을 진심으로 기리고, 주변의 유족들에 관심과 배려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나라와 민족을 지키기 위해 몸소 제물이 된 순국선열과 전몰군경의 헌신이 없었다면, 오늘 우리가 누리는 자유도, 삶의 터전인 영토도 보존하지 못했을 것이다. 또한, 이분들 덕분에 대한민국은 세계 10대 경제 대국의 자리에 올랐고, 우리는 자유와 번영을 누리며 살고 있다. 국가와 국민이 이들을 기억하고 유족을 돌보는 책무를 다하지 않는다면 다시 위기에 닥쳤을 때 누가 목숨을 걸고 나서겠는가. 휴전 상태가 반세기 넘도록 지속하면서 전쟁의 실상을 모르는 젊은 세대가 많이 늘어났다. 나라의 경제 발전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행복을 당연하게 여기고 기억해야 할 역사는 잊고 살지 않은 지 돌아보아야 한다. 나라가 있어야 나도 있고 미래도 꿈을 꿀 수 있기 때문이다. 전쟁은 둘 이상의 국가 간의 충돌이다. 만일 이 세계가 하나의 국가, 하나의 정부 아래서 운영된다면 내란이나 폭동과 혼란은 있을 수 있겠지만 이는 전쟁과는 완연하게 성격이 다르다. 국가가 형성되기 시작한 때로부터 지구위에는 수많은 전쟁이 일어났고, 그 전쟁의 역사는 곧 보훈의 역사와도 같다. 우리나라 보훈의 역사는 삼국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국가를 위해 전쟁에 참여하여 공을 세우거나 전사자에 대한 포상과 추모행사를 한 기록이 남아있다. 역사가 있는 곳에 국가가 있고, 국가가 있는 곳에 보훈이 있다는 의미다.우리는 나라를 위해 희생한 영웅들의 영령을 기리고, 지금도 조국의 하늘과 땅, 바다에서 땀 흘리는 국군장병들에게 자부심을 줄 기회다. 또한 선열이 있었기에 후손인 우리가 국제사회에서, 당당하게 삶을 영위할 수 있음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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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6.02 23:02

진안의 다양한 역사탐방 프로그램

역사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자기 지역을 아는 것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진안에 근무하면서 지역사를 알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보았다. 마을의 유래, 전설, 역사유적 등을 조사하도록 한 ‘우리마을 이야기’, 마을지도에 옛날부터 전해오는 지명을 조사하도록 한 ‘마을지도 그리기’, ‘민속생활 용품을 수집을 통한 전통문화 이해’ 등이 그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향토)을 제대로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심어주려 했다.진안에는 다양한 역사 탐방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지역 바로 알기 탐방을 선구적으로 한 곳은 진안문화원이다. 진안문화원 초기부터 지역학생을 대상으로 한 향토탐방이 이루어졌다. 지금도 진안문화원에서는 매년 적은 예산으로 3차례의 문화체험을 하고 있다. 관내 중학생을 대상으로 군산 근대문화유산, 서울 도성과 북촌마을, 그리고 우리지역 민속신앙과 섬진강 발원지 데미샘, 백운 물레방아, 매사냥 체험 등 하면서 지역 문화를 새롭게 살펴볼 기회를 가졌다. 그리고 문화원에서는 ‘진안의 역사 쉽게 알기’ ‘간추린 진안군 향토사’ 만화로 편찬한 ‘보고 배우는 진안의 문화유산’ 등 책을 출판 보급하고 있다. 방학 중에 ‘내 고향 바로알기 5박 6일 캠프’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여러 사회단체가 연합, 10여명 교사가 학생들과 동행해 지역 문화유산과 생태자원을 탐방, 애향심을 함양하는 프로그램이다. 특히 자연친화적인 생활을 통해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실천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적인 삶을 익혀나간다는 취지는 매우 의미 있어 보인다. ‘내 고향 바로알기’ 프로그램에서 개선했으면 하는 점은 100명 정도 학생을 모집해 한차례 진행하는데, 예산을 분배해 학생 규모를 축소, 3~4차례 실시했으면 한다. 소규모로 실시하면 교육적으로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특히 안전을 담보해 낼 수 있을 거란 생각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운영주체는 학생과 친밀한 관련을 맺고 있는 교육단체가 맡는 것이 순리일 것이다.다른 지역에서 찾아 볼 수 없는 것이 ‘고구려 역사탐방’이다. 본래는 ‘개성 통일기행’이었다. 2008년 진안군이 개성에 인삼밭을 조성하면서 ‘개성 통일기행’이 마련됐다. 당시 박연폭포, 선죽교 등 개성의 문화유적과 개성공단, 개성에 조성된 인삼밭 등을 탐방하면서 통일의 필요성을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기행이었다. 그런데 이명박 정권 들어서서 남북교류가 단절되면서 ‘개성 통일기행’대신 ‘고구려 역사탐방’이 실시되고 있다. 올해 7회째 실시될 ‘고구려 역사탐방’은 진안지역 중학생 2학년 전체가 고구려와 발해 지역 문화유적을 4박 5일로 탐방하는 일정이다. ‘고구려 역사탐방’을 통해 올바른 국가관 정립, 우리민족의 역사와 뿌리를 찾는 민족의식 고취, 세계화 시대를 맞이해 넓은 시야를 가진 인재 육성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고구려 역사탐방’ 같은 좋은 프로그램이 지자체의 한정된 예산에서 시행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진안에서 중학교에 다닌 학생들은 적어도 학창시절에 ‘고구려 역사탐방’을 다녀왔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렇게 진안은 다양한 역사탐방 프로그램 실시되는 부러운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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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6.01 23:02

메르스 사태 1년을 돌아보며

국내에 메르스 첫 환자가 발생한지 1년이 넘어간다. 지난해 5월 20일 국내에서 첫 환자가 발생한 이후 메르스는 급속도로 번지면서 전국을 흔들었다. 전북지역도 6월 5일 첫 메르스 환자가 발생하였고 2명이 숨지고 학교 휴교가 잇따랐으며, 지역경제는 큰 충격을 받았다.한옥마을 등 도내 주요관광지의 관광객은 발길이 끊겼고, 친목회나 쇼핑 등 일상적인 활동조차 하지 않아 우리지역 소상공인들은 매우 힘든 시간을 견뎌야 했다.전북중기청에서는 품귀현상을 빚은 손세정제를 관내 업체와 자체 제작하여 관내 전통시장과 상점가 7100여개 점포에 배부하는 캠페인을 전개하고 메르스 피해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특별자금을 긴급지원 하여 메르스로 인한 지역 경제 피해 최소화를 위해 노력하였다.메르스 사태에서 보듯이 지역 13만 사업체의 90%가 소상공인이기 때문에 메르스와 같은 전염병의 확산은 특히, 지역 경제에 직격탄이 되었다.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어려운 소상공인들에게 메르스와 같은 피해는 업친데 덥친격으로 큰 타격을 주고 만다. 더 이상 이런 사태로 소상공인들이 힘들어해서는 안되며, 긴급사태에 지역기관들이 함께 협력하고 신속히 대처함으로써 피해 최소화를 위해 노력해야한다. 그리고, 메르스 사태에 보여준 부화뇌동(附和雷同)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근거 없는 소문에 모든 일정을 취소하는 등 일상 생활 마저 포기해버려 지역 경제가 멈춰버리는 더 이상 이런 일은 없어야 한다.메르스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우리 모두가 힘을 합치면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는 교훈도 얻을 수 있었다. 메르스 사태에 지역민들이 적극적으로 전통시장을 이용하고 각 자치 단체, 기관들의 온누리 상품권 구매에 동참하여 침체된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에 활력을 불어 넣어 메르스 위기 극복에 일조하였다. 또한, 올해 1월 우리 지역의 극심한 수출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구성된 전라북도 등 19개 도내 수출 지원기관이 참여한 ‘전북 수출 지원 기관 협의회’의 성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수출 위기 극복의 초석이 되고 있다. 이렇듯 우리 지역의 긴급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지자체를 비롯한 지역 기관, 단체 상호간의 유기적인 협업과 지역민들의 협조가 필수적이다.우리는 산업, 과학,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융합된 사회에서 살고 있다. 이러한 사회에서 발생하는 각종 문제는 더 이상 한 기관에서 한 가지 정책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특히, 우리 지역은 다른 지역에 비해 자원과 예산이 부족하기 때문에 주어진 자원과 예산을 최대한 활용하여야 한다. 협업 매커니즘은 우리지역 경쟁력의 원천이자 지역 경제 발전의 새로운 촉매제가 될 것이다. 더불어 우리 모두 뭉쳐 극복한 메르스 극복의 경험을 발판삼아 우리 지역민 모두 하나되어 노력한다면 지금의 경제위기는 물론 어떤 어려움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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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5.31 23:02

멀리 가려면 함께 가야

지난 19일 아주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전북 탄소산업의 미래를 열어줄 ‘탄소소재 융복합 기술개발 및 기반조성에 관한 법률(약칭, 탄소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이다. 이는 도민의 지지를 바탕으로 지난 2년여 동안 전라북도와 정치권이 다각적으로 협력해서 이루어낸 쾌거이다. 최근의 행정·사회 문제는 변화주기가 빠르고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어 단일주체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많다. 이러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여러 기관의 협업이 필수적으로 요구되고 있다.협업의 장점은 크게 세 가지로 살펴볼 수 있다. 첫째, 많은 주체가 참여하여 문제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해결 방안을 모색함으로써 정책대안이 다양해진다. 둘째, 협력을 하는 과정에서 서로 소통하고 합의를 이루어냄으로써 추진력이 확보된다. 셋째, 자원과 정보를 공동으로 활용하고 서비스의 중복을 방지함으로써 효율성이 증대된다. 전북도는 협업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협업행정을 강화하고 있다. 영호남 시도지사 협력회의, 호남권 정책협의회, 시장·군수 협의회 등을 통해 광역, 기초 자치단체간의 협력을 도모하고 있다. 또한 경제인 중심으로 운영되던 전북경제포럼을 대학, 언론, 여성·종교·문화 단체 등 120개 기관 관계자가 참여하는 공심회로 확대하여 민간기관과의 협력도 다양화하고 있다.협업 노력을 통한 성과도 창출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를 중심으로 전라북도와 익산시, 충청남도와 부여군, 공주시가 힘을 합쳐 백제역사유적지구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이뤄냈다. 또한 정읍시, 고창군, 부안군, 김제시가 광역화장장인 서남권 추모공원을 공동으로 설치함으로써 혐오시설 설치 반대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중복투자 방지를 통해 예산 절감 효과도 거두었다. 그러나 협업이 쉽고 원만하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해관계가 서로 다른 기관이 협력하는 것은 지난한 과정의 연속이다. 협업과정에서 많은 이견이 발생하여 의사결정이 지연되고 갈등이 증폭될 가능성도 상존한다. 그렇다면 협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이 필요할까? 우선, 구성원간의 신뢰형성이 중요하다. 신뢰가 구축되지 않으면 협업을 통한 목표달성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오히려 갈등과 반목 등 역효과를 불러올 위험도 있다.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 마련과 구성원들의 참여와 소통 노력이 동반되어야 한다. 다음으로 협업의 분야와 영역을 다양화해야 한다. 협업 분야를 사회, 경제, 문화 등 전 분야로 확대하고 공공기관 뿐만 아니라 민간기관과의 협력도 강화해야 한다. 지금의 지방발전전략은 협업이 답이다. 전북도에서는 농생명산업 육성, 토탈관광 활성화 등 핵심시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손잡고 함께 가자’는 휴수동행(携手同行)의 자세로 정책에 임하고 있다. 전북의 발전은 도, 시군, 정치권, 학계, 언론, 유관기관 및 단체, 그리고 전북도민이 같이 고민하고 함께 가야 이루어낼 수 있으며, 또 그렇게 차근차근 추진해가고 있다. 이러한 노력이 숙원사업을 해결하는 원동력이 되어 지역발전의 본보기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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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5.26 23:02

문화체험상품 지속적 확대해야

현재 많은 국제관광기구들이 공통적으로 진단하고 있는 관광환경에 대한 미래예측 중 가장 주목할 만 한 점은 관광 수요패턴의 변화이다. 최근 관광의 트랜드는 단순 ‘보는 관광’에서 스스로 경험하고 배우는 ‘체험 관광’으로 급격히 진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체험추구 관광소비자 즉 트라이투어슈머(Trytoursumer)가 급증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해당지역의 문화를 직접체험하며 즐기는 문화관광소비자가 더욱 확대 될 전망이다. 따라서 이제는 관광 상품의 개발도 기존의 관광자원과 서비스의 단순한 조합에서 벗어나 지역의 특화된 문화, 이미지, 상징물들을 결합한 보다 창조적인 체험상품의 개발로 전환되어 나가야 할 것이다.현재 우리나라 최대의 인바운드 타겟인 중국, 일본, 동남아 등 관광객의 주 여행목적은 쇼핑이다. 따라서 대다수 외래 관광객의 소비 활동도 면세점이 있는 서울과 제주 등에 집중되어 있다. 여타 지역에서는 시간 때우기식 한나절 관광으로 관광지 입장료나 한 끼 식사정도의 경비만 쓰고 있어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 또한 미미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하지만 앞으로 외래 관광객의 관광패턴이 쇼핑에서 점차 문화체험으로 이동하고 있는 현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지역 내에 면세점 등 쇼핑인프라가 열악한 전주시로서는 관광트랜드 변화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외국 관광객의 발길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우리 지역만의 특화된 韓-Style 문화를 바탕으로 한 체험상품의 개발로 관광객을 유인해야 하고 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개별여행자(FIT)유치확대를 위한 매력있는 체험상품 개발과 부유층을 대상으로 하는 고가의 미식체험, 웨딩 등 우리가 가진 특화된 문화와 연계한 고급 브랜드화 전략이 구사되어야 한다. 현재 전주시의 관광은 한옥마을로 대표되고 있으나 한옥마을은 이미 관광지로서의 피로도가 누적돼 가고 있고 젊은이들의 먹거리 관광 등 전통문화와 힐링 등 슬로우시티 이미지와는 거리가 먼 상업관광지로 변모했다. 따라서 한옥마을이 지속가능한 관광명소로 남기 위해서는 이제 적극적인 보완 개선대책이 모색되어야 할 때이다. 한옥마을 관광지구내에 다양한 문화체험 상품의 개발과 함께 체험공간의 확대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시점이다. 하지만, 전주전통문화관에는 매 해 100여건에 달하는 전통혼례를 비롯해 비빔밥조리체험 등으로 연간 5만명이 넘는 단체 관광객이 찾고 있으나 증가하는 수요에 대처할 수용능력은 이미 한계에 도달해 있다. 개관한지 십수년이 지난 현재의 열악한 시설물과 부족한 체험공간으로 언제까지 그 역할을 감당해 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따라서 증가하는 국내외 문화체험객들을 배려한 체험공간의 확보가 시급하다. 2023년 새만금공항이 개항되면 이제 전주는 세계 속에 경쟁이 가능한 국제도시로 도약할 수 있게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만의 특화된 문화를 소재로 한 창조적 체험 관광상품의 개발로 전주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이를 통해 관광소비시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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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5.24 23:02

반송함 겸용 빨간우체통 활용하기

빨간 영산홍이 자지러질 정도로 꽃물 적시는 새봄이 엊그제 같은데 봄기운 가득한 5월, 전주천에는 아카시아 맑은 향기가 하얗게 떠나보내는 봄의 정취를 물씬 풍겨내고 있다. 이렇게 봄이 되면 산에 들에 진달래 피고 또 가고 오는 시간과 영혼의 중심에서 문득문득 그립고 또 보고 싶은 사람들을 그리워하고 떠올리게 되는 것이 사람 사는 세상이요 인지상정이 아닌가 생각된다.그러나 우리 사회문화 전반에 걸쳐 거세게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가 일면서 이제 너나 할 것 없이 인터넷과 컴퓨터, 스마트폰 등을 이용한 사이버 공간에서의 초고속 통신이 주류를 형성하게 된 것이 주지의 사실이다. 이러다 보니 사람과 사람의 마음을 이어주는 소통의 가교이자 국가의 혈관으로서 서로의 깊은 정을 나누던 편지의 맛과 이를 담아내는 멋스러운 우체통은 우리 곁에서 멀어질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게다가 소중한 인연의 창구로서 영화나 소설, 시, 그림의 단골 소재로 등장하여 울고 웃긴 우체통이 우리 곁을 떠나 보기 힘들어지거나 여전히 편지에 대한 관심과 편지를 애용하는 분들에는 도시 곳곳에 있던 우체통을 찾기 힘들어 지면서 이용에 불편을 호소하기도 한다. 따라서 우체국은 이에 발맞춰 작은 시작이지만 아파트 단지에 있는 반송함을 활용하여 우체통을 겸용하자는 어느 고객님의 의견을 반영하여 전주시 위브어울림아파트 등 5개 아파트 32개 반송함을 우체통으로 겸용하는 신개념의 우체통을 시범 설치 운영하고 있으며, 이 아파트별 시범 운영결과에 따라 우체통을 추가 설치할 예정이다.지난 4월 18일부터 설치한 반송함 겸용 우체통은 6월 17일까지 2개월에 걸쳐 시범 운영하고 이 우체통에 우표를 붙인 편지나 반송우편물을 넣게 되면 우체국에서 정해진 수집시간에 수집해서 다른 우편물과 똑같이 주소지로 배달하게 된다. 우체통 빈곤의 시대는 사회 전반에 걸쳐 국민적인 감성과 소통의 빈곤을 의미할 수 있으며 소통의 빈곤은 각박하고 삭막한 시대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매우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4월 설치한 반송함 겸용 우체통이 각종 인스턴트 매체가 일상화된 세상 속에서 마음 한편에 고향을 그리워하듯 여유와 느림, 꿈과 희망이 담긴 아날로그적 소통에 대한 우리의 가슴 속 갈망을 다소나마 충족시키고, 날이 갈수록 바쁜 일상생활 속에서 자칫 마음의 여유와 삶의 여백을 잃기 쉬운 물질의 풍요시대, 하나의 꽃 몸에서 수천 개의 홀씨가 날아와 어느새 꽃 천지를 이루듯이 이 작은 반송함 겸용 우체통이 전 국민의 마음과 영혼을 울리는 작은 심지가 되어 닫힌 마음의 문을 열고 소통의 불 지펴지기를 소망해 본다. 이번 봄날 도민 여러분께서도 모처럼 추억이 깃든 친구나 사랑하는 이, 그리운 분들께 봄빛처럼 곱게 물들고 사랑과 영혼으로 눌러 쓴 편지 한 통 빨간 우체통에 띄워 지난 아름답던 추억을 되살려 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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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5.23 23:02

미래, 지금 준비하는 것이 맞다

“나실 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기를 제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뉘시며, 손발이 다 닳도록 고생하시네. 하늘 아래 그 무엇이 넓다 하리오, 어머님의 희생은 가이없어라.” 이 노래는 1930년대 양주동선생이 지은 ‘어머니 마음’의 앞부분인데, 이 시의 내용에 감동한 이흥렬 선생이 곡을 지었다고 한다. 우리의 어머니들은 아이를 낳으려 댓돌에다 신발을 벗어 놓고 방으로 들어갈 때, 다시 이 신발을 신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며 들어갔다고 한다. 그야말로 생명을 거는 절체절명의 시간을 견디어 내었던 것이다.아이를 낳은 후에도 위 노래의 가사처럼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뉘시며 키우시고, 자라서는 잘못될까 노심초사 하시는 것이 부모의 마음일 것이다. 더욱이 요즈음은 장성하여 출가한 후에도 헬리콥터처럼 주위를 맴돌며 캥거루처럼 양육하는 것이 부모의 마음일 것이다.얼마 전 우리 공사 강당에서 한-불 수교 130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으로 방송인 이다도시가 전주시 학부모들에게 ‘프랑스의 감성교육’을 주제로 자녀 교육에 대한 강의를 한 적이 있다. 그는 강의 중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라, 상상력은 7세 이전에 체험을 통해서 70% 이상 형성된다, 지식을 가르치는 것보다 지식을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이 낫다.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라며 아이들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개성과 상상력을 키워주는 법, 자율성과 배려심을 기르게 하는 법 등에 대해 많은 시간을 할애해 강의했다. 물론, 우리 어머니들의 무한한 사랑과 프랑스 어머니의 절제된 듯한 사랑을 자식된 입장에서 평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부모님의 사랑과 희생을 생각할 때 감사드릴 것 밖에 없지만 우리의 현실은 조금은 답답할 뿐이다. 우리나라의 오랜 전통은 부모가 나이 들면 으레 자식이 부모를 모시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는데, 현재 우리나라 노인의 60% 이상은 자식과 따로 살고 있다고 한다. 베이비붐 세대의 떠오르는 고민의 하나가 노부모 부양인 것처럼, 더 이상 개인의 효만으로 부모를 부양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게 되었다. 정작 부모를 모시고 싶은 마음이 있어도 시간적 여유와 경제적 여건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인 것이다.독일에서는 약 70%가 자식이 부모를 집에서 모시고 있다고 하는데 정부에서 최대 약 100만원의 부양비를 지원하고, 침대, 휠체어 등 부양에 필요한 대부분의 물품도 제공된다고 한다.다가오는 초 고령사회 우리의 준비는 무엇일까? 전북개발공사에서는 최근 급증하는 1인가구세대와 초고령사회에 대비해서 사업영역 및 방향에 대해 면밀히 분석하고 검토해 최근 트렌드에 대비하고 준비하고 있다.그 예로, 임대아파트 건립 시 1~2인 가구 세대를 대비한 소형평형 공급확대라든지, 노인세대의 편의성 제공을 위해 단지 및 개별세대, 편의시설 등을 무장애 공간(barrier free zone)으로 계획해서 불편없이 이용하게 하는 등, 세심한 배려가 필요한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초고령 사회시대는 한 개인이나 가정만의 문제가 아니다. 사회 전체가 각자 자기분야에서 어머니의 마음으로 준비해 나간다면 좀 더 인간적인 사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미래, 지금 준비하는 것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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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5.20 23:02

아토피와 미세먼지

요즘 들어 미세먼지가 화두다. 해마다 봄이면 중국 사막과 고원지대에서 편서풍을 타고 한국으로 찾아오던 황사도 봄을 만끽하려는 사람들을 불쾌하게 만드는 주범이었는데, 지금은 미세먼지가 연일 한국의 대기를 잔뜩 흐려놓는다. 한국뿐만 아니라 고도의 산업화가 진행되고 있는 중국이 역시 주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이 미세먼지는 몇 가지 다른 특수한 점에서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이미 일기예보와 함께 미세먼지 예보가 시작 된지 오래고 대기에 얼마나 많이 분포하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도 등장했다. 황사는 모래와 흙 성분이 대부분이었다. 봄철이면 차량의 지붕과 유리, 보닛 위에 뿌옇게 먼지가 앉기 일쑤였다. 하지만 이를 공기와 함께 흡입하더라도 가래를 유발하는 외에는 그렇게 심각하다 할 만큼의 질병까지 우려하지는 않아도 됐었다. 미세먼지는 우선 그 크기가 10 마이크로미터(㎛) 이하의 크기를 가진 입자를 말한다. 보통 성인의 머리카락의 굵기가 30~50㎛인 것에 비해 보면 매우 작은 크기를 가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보다도 더 작은 초미세먼지로 불리는 입자의 크기는 2.5㎛ 이하이다. 그야말로 먼지보다 작은 먼지를 말하는데 이들은 모두 호흡기의 점막을 침투하여 인체에 침입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우려를 낳게 한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크기와 함께 성분에 있다. 미세먼지는 황사와 달리 주로 공장의 매연을 통해 분출되는 산화성 화학물질이 주성분이다. 여기에는 황산가스, 질소산화물, 납, 오존, 일산화탄소 등과 함께 수많은 대기오염물질을 포함하여 질산염과 황산염 등의 중금속 성분까지 포함돼 있다. 이들 대부분은 1급 발암물질로 지정된 것들이 많고 호흡기 질환이나 피부 알레르기 질환을 유발시키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 나아가 호흡기나 피부뿐만 아니라 심혈관 질환까지 유발할 가능성이 있으니 앞으로 상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문제라 하겠다.필자가 많이 치료하고 있는 아토피 피부염이나 만성 천식 환자들의 미세먼지로 인한 증상 악화 역시 상당한 수준이다. 큰 차이가 없는데 주말에 외출하고 왔다든지 또는 잠시 저녁시간 산책을 다녀와서 피부가 몹시 가렵고 아토피 부위에서 가려움과 진물이 증가한다든지, 또 외출하고 30분 정도 지나자 기침과 가래, 호흡곤란이 심해졌다고 하는 경험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특별한 요인이 없다면 미세먼지가 원인의 하나일 것이라고 추측된다.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거나 아토피를 비롯한 피부질환 환자들이라면 반드시 조심해야 한다. 평소 날씨와 함께 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하고 외출시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피부 노출이 많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또 이러한 대기 환경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지리적, 산업적 환경이기 때문에 평소 면역기능의 강화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의 건강한 삶은 결국 자신의 오롯한 면역력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개인별 면역력 강화에 최적의 치료효과를 가지고 있는 한의학과 한약의 우수성은 시간이 갈수록 그 가치가 입증되고 있다. 그리고 건강과 행복을 위한 조건이 경제력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깨끗한 자연과 환경에 있다는 것도 깨달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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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5.19 23:02

가족 화목의 비결

인간은 살면서 때때로 마음의 상처를 입는다. 그러면 우린 어김없이 나를 사랑하는 가족의 곁으로 달려간다. 가족은 우리를 비난하지도, 섣불리 충고하지도 않는, 내 아픔을 함께해주는 마지막 안식처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정은 기본적으로 화목해야 하고 마땅히 따뜻한 보금자리여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도 가정이 화목해야 모든 일이 잘 풀린다는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란 말은 동서고금을 망라해 인간사를 관통하는 삶의 지혜가 담긴 통찰이 아닐 수 없다. 가정이 화목하지 않은 상태에서 바깥 일이 잘 풀리기 힘들고 설사 잘 풀리더라도 지속적으로 유지되기는 더욱 어렵다. 그렇다면 모든 삶의 바탕이자 에너지원인 가족과 가정의 화목은 어떻게 하면 이루고 잘 유지할 수 있을까.당나라 때 장공예라는 사람은 9대를 내려오며 자손들 수백 명이 한 집안에서 살았다. 그럼에도 그 가족은 언제나 서로 위하고 화목하게 살았다. 이 사실이 당왕조 3대 황제인 고종의 귀에까지 들어갔다. 고종은 이를 기특하게 여겨 그 집을 직접 행차해 가족 화목의 방법이 무엇이냐고 묻는다. 이에 장공예는 종이와 붓을 가져와 대답 대신 무릎을 꿇고 앉아서 묵묵히 글로 대답했다. ‘참을 인(忍)자’ 100여 자를 써서 올린 것이다. 장공예가 써 올린 글을 받아 본 황제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선물을 하사했다 한다. 어느 집안이고 갈등과 대립은 현실적으로 존재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화목하게 지내는 이유는 그 갈등과 대립을 일단 참고 또 참으면서 시간적 여유를 두고 그 원인을 풀어간다는 의미였다.누구나 알고는 있지만 대부분 실천하지 못하는 것이 바로 ‘참는 것’이다. 가족간에 갈등이나 반목이 발생하면 참을 인자 100개는 아니더라도 몇 개만이라도 마음에 새겨보자. 그냥 참으라고 하면 좀 억울하지만, 참는 것이 용서라고 생각해 보자. 영국의 시인인 한나 무어는 “용서란 마음의 경제학”이라고 말한다. “용서는 분노의 비용을 절감시켜 영혼을 낭비하지 않도록 돕는다”고 주장한다. 결국 참으면서 용서하는 것이 나뿐만 아니라 가족에게도 경제적으로 이익이라는 말이다. 행복한 결혼 생활의 조건 또한 다르지 않다. 체질도 생각도 살아온 환경과 방식도 다른 두 사람이 한 집에서 행복하게 살려면 자기 권리의 절반을 포기할 자세가 되어 있어야 한다. 배우자에게 맞추어 자기 권리의 절반을 포기하고 인내할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한다. 맹자는 “하늘의 시운이 지리적 유리함만 못하고, 지리적 유리함은 사람 간의 화합만 못하다(天時不如地利, 地利不如人和)”고 했다. 화합과 화목이 이길 수 없는 것은 이 세상에 아무것도 없다는 이야기다. 삶의 무게가 가혹해질수록 가족 간의 화목이 더욱 절실해지는 이유다. 가족화목의 비결은 다름 아닌 바로 참고, 참고 또 참는 것이다. 화목한 가족이란 ‘작은 인내와 용서로 쌓아 올린 탑’이다. 그 작은 돌중에서 으뜸은 인내다. 뜻 깊은 가정의 달을 맞아 집집마다 인내의 돌로 화목의 금자탑을 쌓아 올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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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5.18 23:02

가정의 달 유감

청잣빛 하늘이 /육모정탑 위에 그린 듯이 곱고, 연목 창포 잎에/ 여인네 맵시 위에 감미로운 첫 여름이 흐른다// 라일락 숲에 / 내 젊은 꿈이 나비처럼 앉은 정오 계절의 여왕(女王) 오월의 푸른 여신 앞에…. ‘중략’. 노천명의 시에 5월을 여왕으로 칭송할 정도로 좋은 계절이다. 중국 북송 때의 시인이자 정치가였던 소동파(蘇東坡)도 춥거나 덥지도 않고, 따뜻한 햇빛과 훈훈한 봄바람에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이라 하여 극찬하였다. 기상대에서도 5월의 평균 기온은 12~18°C로서 1년 중에 생활하기 가장 좋은 계절이라 하였다.그러기에 5월을 ‘가정의 달’로 정하고 그 가운데 어린이 날·어버이 날·스승의 날·부부의 날 등을 제정하여 거기에 맞는 행사로 깊은 의미를 되새기게 했다. 이렇게 좋은 가정의 달이지만 좋은 소식보다는 좋지 않은 소식이 연일 보도 되고 있어서 민생들의 심상이 편치가 못할 것이다. 이를테면 이혼 건수가 늘어 가고 있다던가, 노·사 갈등, 일부 기업들의 붕괴, 가정의 황폐와 파탄의 소식, 그리고 북학의 핵 전쟁설,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트럼프의 막말까지 덮쳐서 고뇌의 심정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속담에 ‘배가 고픈 것은 참을 수 있지만 배가 아픈 것은 못 참는다’라는 말이 있다. 우리는 사람도 없어서 먹지 못했던 쌀을 짐승들의 사료로 쓸 정도로 배는 부를지 몰라도 배가 아픈 것은 참기 어려울 정도이다. ‘국태민안(國泰民安)’은 나라가 태평하고 백성들이 배 아프지 않고 편안해야한다는 것이다. 어린이의 복지 사업인 누리과정예산만 보더라도 일부 지방에서는 집행기관을 놓고 수년째 정부와 교육청간에 서로 떠넘기기로 나날을 보내는 관계로 어린자녀를 둔 부모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으니 세금을 낸 국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한심한 작태가 아닐 수 없이 보인다. 책임있는 정부 당국자나 아니면 국회에서라도 나서서 하루 빨리 정리하여 매듭을 지어서 국민들의 마음을 편케 해야 할 것이다. ‘모르면 약이요. 알면 병이더니’ 언론 매체들의 발달된 덕분으로 시시콜콜한 사건들 까지 알게 된즉 괜히 감정 사나운 일이 생기게 된다. ‘마음 편하고 잠도 잘 자려면 신문·TV 등 언론을 일체 접하지 말라’는 사람의 말을 되새길 때도 많다. 정치 지도자들은 국민들이 마음 편히 각자 직분에 열심히 종사하고, 가정이 태평할 수 있도록 매사에 신중해야할 것이며, 국민들의 요구가 있거나 필요할 때에는 적극적으로 도와서 국가 발전에 초석이 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은 세종대왕의 철학이다. 가정이 안정해야 사회가 안정되고 사회가 안정이 되어야 국가가 태평하다는 것은 동서고금이 다르지 않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갈등과 반목으로 불안하고 불편한 심정이 오래도록 지속된다면 아무리 경제적으로는 풍족해지더라도 편치 못한 마음을 지우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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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5.17 23:02

춘향, 이 눈부신 봄날의 벼락같은 축복

앞으로 남원은 아니 전북은 ‘춘향’으로 먹고 살겠구나 ! 지난 13일 밤 달 떠오른 광한루원 ‘완월정’ 야외무대에서 시작된 제86회 춘향제 개막 공연을 보면서 스친 생각이었다.페일언하고, 우선 남원시립국악관현악단(지휘:김선)의 공연부터가 가히 세계적이었다. 특히, 시립어린이 합창단의 “오늘이 오늘이소서”는 밤하늘로 퍼져나가는 그 맑은 음색이 일종의 영가(靈歌)와 같은 느낌으로 다가왔다.이 노래는 짧은 인생에서 언제나 오늘같이 즐거운 날만 계속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아 불리고 있는 이 지역의 노래였지만, 그 바람과는 달리 임진·정유 양란을 거치면서 사라져 더 이상 들을 수 없는 노래였다. 이어진 동락연희단의 ‘소나기’는 그야말로 등줄기를 때리는 시원하고 세찬 소나기 같은 것이었다. 숨가쁘게 휘몰아치는 질풍노도의 설장구에 슬쩍슬쩍 얹히는 중모리, 중중모리 관현악의 선율은 듣는이의 가슴을 조였다 풀었다 했다.원완철의 청아하고 애절한 대금연주 비류(飛流)와 명창 남해성, 김화자의 수궁가를 비롯한 명인 명창 국악대 향연에 창극 ‘아매도 내사랑아’와 햇님여성국극단의 ‘대춘향전’, 춘향국악대전에까지 이르고보면 새삼 누구라도 “남원이 동편제의 탯자리이자 국악의 성지였지”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하지만 국악뿐이 아니다. 창, 가, 무, 록에 다양한 현대음악과 퍼포먼스들이 들끓어 그야말로 공연예술의 폭죽이 정신없이 쏘아올려지는 느낌이다. 특히, 돋보이는 것은 그 공연들이 세대와 세대를 어우르도록 치밀하게 계획되었다는 점이며, 부단히 고전을 새롭게 해석하고 있다는 점이다. 춘향가 쑥대머리 중 상사몽이나 사랑가는 관현악 반주는 물론 빠른 비트에 록(ROCK)을 결합시켜 절묘한 융합을 시도했고, 김나리와 정가 앙상블 소울지기는 정가(正歌)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 내고 있었다. 또한, 남성중창단 팝페라 그룹 T&B와 70·80을 겨냥한 가수 조항조와 발라드 황제로 불리우는 변진섭에 가요와 서양고전음악을 결합시킨 매력적인 여성보컬 사인조 ‘베드걸즈’와 역시 걸그룹 ‘하이디’, 록그룹 ‘갈릭스’, ‘브라스맨’ 그룹과 퓨전국악 ‘헤이야’, 댄싱가요그룹 ‘스테파니’와 신세대 발라드 계열의 ‘노을’, 그리고 김화숙과 현대무용단 사표의 ‘말을 걸’에 인근 광양시의 시립국악단 공연과 중국 염성시 예술단, 러시아 브랸스크민족오케스트라의 공연, 그리고 정말로 접하기 어려운 모스틀리-TNS 오케스트라의 클래식 연주 ‘세기의 사랑가’에 이르기까지 이번 춘향제는 그야말로 시장 이환주와 명창 안숙선의 환상적 콜라보였다. “돌아와 거울앞에 선 누님”처럼 그녀는 춘향아씨의 행원을 위해 스스로 머리 풀어 방성대곡하듯 그 자신은 물론 천하의 예인들을 남원땅으로 불러 유감없이 한 사나흘 놀게 만든 것이다. 그리고 그 뒤에 서있는 이가 시장 이환주 이다. 이 꼼꼼하고 치밀한 행정가는 “남원은 문화가 답이다”라는 결론을 도출한 다음 실로 굴뚝 없는 산업을 일으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고, 이번 춘향제야 말로 그 안숙선, 이환주 콤비의 총체적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만찬장에서 송하진 지사는 춘향제는 이제 남원의 것이 아닌 전북의 것이며 대한민국의 것이고, 장차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를 가지고 세계로 나아가도록 적극 후원하겠다고 약속을 하였다. 밤늦은 시간 공연을 보고 광한루원을 나오면서 이지역의 기업 (주)지엠에프 김호수 대표는 “남원사람이어서 행복하다”는 고백을 했다. 왜 아니겠는가 ! 이 밤의 행복감을 안고 서울로 돌아가면 나 또한 석달 열흘쯤은 안먹어도 배고프지 않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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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5.16 23:02

건보의 담배소송과 금연치료 사업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 2014년 4월 KT&G, 한국필립모리스, BAT코리아 등 3개 담배회사를 상대로 537억원의 흡연피해소송을 제기하여 8차 변론을 마쳤다. 2016년 총선이나 긴박한 남북관계 등으로 세인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여러 사회적 이슈 중 하나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담배소송이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흡연이 건강에 좋지 않다고 막연하게 생각만 했을 뿐 심각성을 깊이 인식하지 않고 있다가 공단의 담배소송으로 인해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폐암 한 갑 주세요.뇌졸중 한 갑 주세요.후두암 한 갑 주세요.요즘 TV에 나오는 공익광고 내용인데 담배 피우는 흡연자들이 보면 속이 서늘해질 듯하다. 담배의 여러 폐해 중 가장 심각한 것은 장기흡연이 폐암의 주원인이고 폐암의 사망률이 여타 암(癌)보다도 월등히 높다는 것이 문제이다. 근래에 공단이 발표한 빅데이터를 활용한 흡연자 진료비 발생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지난 2011년 흡연으로 인해 연간 1조 7000억원의 진료비 누수가 발생했다.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최대 6.5배 암 발병률이 높았다.흡연자들은 국민건강증진법상의 부담금(갑당 841원)을 물고 있으나, 담배 제조사들은 국민건강과 진료비에 대해 아무런 책임 없이 매년 엄청난 이익을 취하고 있다. 소송 대상자 중 하나인 KT&G의 경우 담뱃값 인상으로 인해 담배 판매량이 감소했음에도 2015년도 당기순이익이 1조 322억 원이라고 한다. 이것이 과연 사회 정의와 형평성 차원에서 타당한 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지난해 12월 실시한 법정 변론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담배회사측이 요구한 대로 담배소송 개별 대상자에 대한 진료내역, 건강검진 문진표, 그리고 흡연과 폐암 발병 여부를 조사한 확인서뿐만 아니라 의무기록을 흡연과 폐암의 연관성 증거자료로 법원에 제출했다고 한다.이제 흡연 이외 다른 위험 요인이 폐암의 원인이 되는지에 대한 입증은 담배회사의 몫이 되었다. 현재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담배소송을 진행하면서 금연치료지원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금연은 개인의 의지만으로 힘들기 때문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전문적 치료가 필요하다고 본다.금연치료 지원 사업에 참여하면 본인부담률 20%로 치료를 받을 수 있고, 금연에 최종 성공하면 본인부담금 환급 및 축하선물(10만 원 상당)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우리들은 공단이 진행하고 있는 담배소송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또한 금연치료 지원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건강백세 시대에 맞는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담배 소송과 금연치료 사업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문제로 진작 시작되었어야 했다. 국가가 해야 할 중요한 책임이었던 것이다. 그동안 개인에게 떠넘겨왔던 흡연의 책임과 대가를 국가의 지원으로 분담함으로써 한 사회가 국민의 건강을 향상시키는 중요한 모멘트가 되리라고 본다. 이렇게 해야 우리 사회가 마침내 정상적이고 모범적인 건전한 사회체계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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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5.13 23:02

자유학기제 성공 위하여

현 정부의 핵심 공약 중 하나인 자유학기제는 중학교 3년 과정 중 1학기 동안은 시험을 보지 않고 자신의 꿈과 끼를 찾는 진로탐색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정말 중요하고 훌륭한 제도이다.무조건 대학을 나와야 된다고 생각하는 기성세대와 대학을 졸업하고도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 줄 모르는 사람이 허다한 세태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것이기에 더욱 귀중하다. 행복이 입신양명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그것을 평생 즐겁게 할 수 있다면 삶이 아름답고 행복해질 수 있기에 일찍 진로를 찾는 것은 참으로 중요하다.사람의 능력은 모두가 다 다르기 때문에 수학이나 영어를 잘 못해도 야구에 능력이 있어서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수 있게 된다면 참 잘한 일일 것이다.그런데 올해부터 전국적으로 시행하는 자유학기제가 진정으로 아이들의 진로를 탐색할 수 있는 그러한 제도인지 잘 모르겠다.이명박 정권에서 자율형 사립고등학교 제도를 만들었다. 해외로 유학 가는 많은 학생들을 국내로 유치하려는 취지였다. 그런데 경제논리로 접근하면서 문제가 생겼다.6·70년대에는 학생들이 낸 수업료로 교사들의 월급을 주었지만 80년대부터는 도시든 농촌이든, 국공립이든 사립학교든지 간에 국가에서 교사들의 월급을 준다.학생 수가 제법 많은 사립고등학교 1개에 1년 지원비가 20억∼30억 원이므로 100개 정도 자율형 사립학교로 만들어 국가지원을 끊으면 1년에 2000~3000억의 예산이 절감되고, 이를 농어촌 소규모 학교에 1억씩 지원하면 2000∼3000개를 지원 할 수 있다는 논리였다.그래서 대도시에 있는 대규모의 사립고등학교를 자율형으로 허가해 주었고, 결과적으로 학부모들의 교육비 부담을 높였을 뿐만 아니라 교육의 평준화 기조를 흔들었다.외국으로 유학 가는 아이들을 위한 것이라면 소규모 학교를 집중 육성해 특화된 교육을 하면 되는 것이었다. 그런데 다수의 명문고들을 자율형으로 허가함으로 이명박 정권 이래 지금과 같이 사교육 시장이 팽창되고 선행학습이 기승을 부린 적이 없다. 현 제도에서는 선행학습을 하지 못하게 되었음에도 그것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은 대학 입학 전형의 큰 틀이 바뀌지 않은 상태에서 선행학습을 하지 않으면 명문 학교 진학이 어렵고, 그 격차를 메울 수가 없어 당장 당사자가 불이익을 당하게 되기 때문이다. 자유학기제가 옳고 훌륭한 제도이지만 지금과 같이 공교육이 흔들리고 사교육 의존도가 높은 상태에서는 결과적으로 무늬만 진로 탐색이 되어 교육과정에서 나타나는 편차가 결국 심각한 빈익빈 부익부 현상으로 사회적인 큰 문제를 불러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자유학기제는 무엇보다도 공교육에 대한 신뢰가 먼저 우선되어야 한다. 진정 자유학기제가 성공하기를 바란다면 지금이라도 공교육의 활성화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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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5.12 23:02

사랑과 감사의 마음 '편지'로

5월은 어린이날을 시작으로 어버이 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 부부의 날 등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주고받을 수 있는 날이 많이 제정되어 있는 달이다. 그래서 5월은 많은 사람들이 어떤 선물로 마음을 전할까 고민하고 때로는 큰 부담을 느끼기도 한다.요즈음 TV 공익광고에 밥 한번 사준 선배에겐 “형 고마워”/ 매일 밥해주는 엄마에겐 “물이나 줘”/ 여자 친구 생일엔 “축하해” / 부모님 생신엔 “생일이었어”/ 5분 기다려준 동료에겐 “죄송합니다. 늦었습니다” / 평생을 기다려준 부모에겐 “왜 나왔어”라고 이야기하는 아들을 등장시켜 “고마워요, 엄마”라는 말 한마디가 효도라고 하는 광고가 있다. 사실 우리는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도 서툴고 쑥스러워서 쉽게 표현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마침 전북우정청에서는 가정의 달을 맞아 편지를 통한 아날로그적 소통문화 저변확대와 정서함양을 통한 따뜻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5월 16일까지 편지쓰기 공모대전을 개최하고 있다. 이번 대전은 초등부문, 중·고등부문 및 대학생·일반부문으로 나누어 개최하며 주제는 가족 간의 사랑, 행복 등 따뜻한 마음을 담은 편지로 우편이나 인터넷(http://www.stampdesign.kr)으로 응모하면 된다.또한, 우체국이 소통 플랫폼으로서 역할을 다하기 위해 오는 10월까지 ‘편지 소통을 말하다’라는 주제로 ‘2016 전북 온고을 100만 편지쓰기’를 실시하고 있다. 소통은 우리 사회 어디에서나 큰 화두가 되고 있는데 크게는 정부와 국회, 국민사이의 소통, 조직 내에서는 부서와 부서 책임자와 부서원간, 가정에서는 부모와 자녀, 부부사이에도 소통이 안 된다고 아우성이다. 평소 서먹서먹하게 지냈던 친구나 직장의 동료, 선배, 후배에게 마음을 여는 한통의 편지로 따뜻한 사회공동체가 이루어 졌으면 한다.편지는 사람과 사람의 마음을 이어주는 소울미디어(soul media)라고 생각한다. 쓰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받을 사람의 반응을 기다리면서 궁금함과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어 디지털시대가 채워 주지 못하는 인간의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좋은 수단이다. 특히 편지는 한명의 상대에게 하고 싶은 내용을 전하는 것이어서 직접 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속마음을 표현하기에는 이보다 좋은 것이 없다.또한 편지는 자라나는 학생들에겐 논리력 사고력을 높이고 상대방을 생각하는 과정 속에서 이해와 공감을 통해 인성과 지성이 함양될 뿐만 아니라 글쓰기 능력 배양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임실우체국에서는 지난달 26일 초등학생을 초청 우체국 체험행사와 함께 ‘부모님께 편지쓰기’를 했다. 자못 진지한 모습과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또박또박 눌러서 편지를 쓰고 있는 학생들을 보면서 나는 자녀들에게 마음속에 있는 생각을 말해 본적이 있는지 반문해 보며 편지로 마음을 전해 볼까 한다.올해 가정의 달은 정성스런 선물도 좋겠지만 가족 간에 마음을 열고 정을 느낄 수 있도록 평소 말하지 못했던 고맙고 사랑하는 마음을 편지로 보내고 답장을 해보면 어떨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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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5.11 23:02

어머니의 사랑은 생명수

귀소본능(歸巢本能)이란 말이 있다. 본능적으로 태어난 곳을 찾는다는 뜻이다. 연어는 맑고 깨끗한 조그마한 계곡 하천에서 알을 낳고 생을 마감한다. 우리나라에서 연어의 주요 서식지는 강원도 양양 남대천이다. 여기서 약 60일간 자라서 동해안과 일본 연안, 북태평양 베링해 수역을 거쳐 3~5년 성장한 뒤 어미가 되어 처음 태어난 곳으로 모천회귀(母川回歸)를 한다고 한다.산란을 위해 고향을 찾는 길은 멀고도 험난한 여정이다. 바위언덕을 넘고 계곡 위 장애물을 만나 온몸은 상처투성이다. 물총새, 왜가리, 곰, 수달 등의 먹잇감이 될 수십 번의 고비를 넘겨 자기가 태어난 곳에 다다르는 비율이 1%도 채 안 된다고 한다. 연어는 자갈 속에 400~500개의 둥지를 만들어 3000개의 알을 낳고 그곳에서 죽을 때까지 둥지를 보호하다 일주일 이내에 죽는다. 죽어서도 어미는 어린 치어들의 먹이로 자기 살을 뜯어먹도록 해 마지막 먹잇감으로 자신을 희생한다. 자기가 죽어야 새끼를 살릴 수 있는 것이다.우리 인간도 귀소본능이 강하다. 고향에서 불어오는 따뜻한 봄바람과 개나리가 피고 아지랑이 속에서 맞이하는 5월에는 어버이의 사랑이 깃들어 있다. 5월이면 동심에서 어머니 품의 고향을 생각한다. 우리는 어머니의 사랑을 먹고 살아 왔다. 나의 어머니는 이제 고인이 되셨다. 고향에는 그 흔적들 밖에 없다. 오글오글 살았던 초가집은 없어지고 부모님이 정성으로 쌓아 놓은 돌담만이 고향집을 지키고 있을 뿐이다. 그 돌담을 세우기 위해 아버님은 손이 다 닳았다.우리 부모님들은 산전수전 다 겪은 세대다. 일제강점기와 625전쟁, 배고픈 보릿고개를 겪으며 살아왔다. 그런 가난한 농경문화 속에서도 가족사랑은 참으로 깊었다. 어머님은 밭에서 들에서 일을 하신다. 아침 일찍 일어나 해가 질 때까지 종일 일을 하신다. 허기지고 배가 고프거나 힘들 때마다 허리띠를 졸라 맸다. 우리 부모님은 5남1녀를 두셨다. 어머니는 아침밥을 지어 제일 먼저 아버지 밥을 푸신 뒤 차례대로 6남매가 먹을 밥을 그릇에 담는다. 그러고 나면 자기 먹을 것이 없다. 밥 그릇 수에 어머님의 몫은 보이지 않는다. 혼자 드실 때도 있다. 우리 형제들은 그런 일도 모르고 살아왔다. 후에 어머님께서 말씀하시고 주위에서 들은 이야기다. 일더미에 묻혀 사신 어머님은 허리가 굽혀져서 돌아가셨다.어머님의 사랑은 영원하다. 우리가 사는 동안 그 사랑은 변치 않는다. 그 사랑은 옹달샘과 같다. 내가 살던 집 밑에 옹달샘이 있었다. 그 샘물이 있기에 외딴 곳 산속 깊은 곳에 집을 짓고 살 수 있었다. 농번기가 되고 여름이 되면 샘가에서 쉬기도 하고 샘물을 길어가기도 했다. 그 샘물이 없으면 살 수 없었을 것이다. 하루 몇 번이고 샘물에 가서 고개 한 번 숙이고 물 한 모금 먹기를 반복했다. 먹어도 먹어도 시원한 생명수였다.어머님의 사랑은 바로 생명수다. 남에게 나누어주는 나눔이다.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가야 할 것이다. 어머님의 사랑은 샘물에서 물이 솟아나듯이 항상 우리 곁에서 흐르고 있다. 우리를 이끄는 문화가 되고 생활이 되었다.어머님의 사랑은 영원하다. 우리들 가슴 속에 솟아나는 샘물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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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5.10 23:02

농자천하지대본

본격적인 모내기철이 다가왔다. 계절이 이른 곳은 이미 모내기를 끝낸 곳도 있다. 농부들에겐 그야말로 부엌에 있는 부지깽이도 나서서 거들어주기를 바랄만큼 일손이 아쉬운 시절이 돌아온 것이다. 모내기를 위해 상토에 뿌리를 내린 볍씨 하나가 싹이 트고 자라서 130개 이상의 나락을 잉태해낸다고 한다. 일미칠근이라! 그 나락 한 알에 농부의 땀이 일곱 근이나 들어가 있음이니 어찌 나락 한 알을 소홀히 대할 수 있겠는가.농사를 짓는 것은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근본적인 이치와 상통한다. 24절기, 즉 기후의 변화를 읽어야 하고 생로병사의 흐름도 알아야한다. 농사는 뿌린 만큼 거두게 하는 하늘과 땅의 진리를 깨닫는 일이다.봄에 씨를 뿌려 싹틔우는 것은 탄생의 신비요. 여름에 가꾸어 잘 자라게 하는 것은 생명을 사랑하는 마음이다. 가을에 거두어들이는 것은 휴식을 준비하는 일이요. 겨울에 은둔하는 것은 새 생명의 잉태를 위한 고요한 몸부림이다. ‘농자천하지대본야農者天下之大本也’라! 농자(農者)는 계절(시간의 흐름)을 깨달은 자를 말한다. 하늘과 땅의 진리를 깨달아야 농사를 지을 수 있다. 그래서 농자의 도(道)를 천하에 최고 큰 도(道)라 하여 대본야(大本也)라고 한다.우리 국민들도 지난 4월 13일 총선을 통하여 각 지역마다 논에 모내기를 마쳤다. 농자들이 볍씨의 품종을 고르고 골라 심었으니 이제는 그에 따르는 수확량을 늘리기 위한 감시를 게을리 하지 않는 일만 남았다.게으른 농부처럼 태평농법이라는 미명하에 씨만 뿌려놓고 거들떠보지도 않다가 수확만 하려고 했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누구나 내가 심은 모가 잘 자라주겠지 하고 믿고 싶겠지만 관심을 갖고 채찍질하지 않으면 쭉정이만 매다는 결과를 초래한다.또 자칫하면 제 잘난 맛에 웃자라 우쭐대기만 할 뿐 열매를 전혀 맺지 못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지금까지 우리가 공들여 모내기를 했지만 추수철이 되어 들여다보면 쭉정이만 매달고 있는 모습을 본 게 어디 한두 번인가!그것은 모두 제대로 된 품종을 고르지 못한 농부의 탓이요! 모내기만 해놓고 수수방관한 농자의 탓이다. 그래놓고 알곡은 어디가고 쭉정이만 매달렸느냐고 한탄해봤자 버스 떠난 뒤 손드는 꼴이다.우여곡절 끝에 끝난 4·13총선에서 선택 받은 그 모들은 품종을 고르느라 고뇌한 농자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있을까? 그 모들은 과연 한 알의 씨앗이 땅에 떨어져 깨어지는 아픔을 맛보아야 비로소 그 열매를 맺는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있을까?이번에는 다르겠지 하고 기대했지만 결과는 늘 똑같았다. 두고 볼 일이다. 이번에는 정말 농자들이 본심을 보여주었으니 뭔가 조금은 달라지기를 기대해본다. 또 역시나의 결과로 돌아온다면 그들은 농자들의 준엄한 심판을 피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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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5.09 23:02

관광패스 협업으로 창조한다

전북도는 전주시와 함께 한옥마을 관광객에 대한 빅데이터를 분석한 적이 있다. 빅데이터 분석 결과 연간 약 965만 명이 한옥마을을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소비 지출도 연 1154억원으로 조사됐다. 또 한옥마을을 찾는 관광객의 여행 행태도 과거 단순 관람형에서 완주, 익산, 군산 등 주변 지역의 전통문화와 역사 콘텐츠를 연계한 자유 여행으로 변화되고 있었다.국가나 지역에서 관광산업을 중요시 하는 이유는 관광산업 자체가 융복합 산업이기 때문이다. 항공업, 숙박업, 음식업, 교통업 등 관광 사업체가 제공하는 대부분의 서비스는 사람의 손을 거치므로 고용 창출 효과가 높다.관광산업의 고용 창출과 지역 이익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공공과 민간의 공동 협력이 관건이다. 그러한 차원에서 민선 6기 핵심 공약 사업인 관광패스는 바로 공공과 민간의 협력을 바탕으로 추진된 사업이라 할 수 있다.주역에 ‘이인동심 기리단금(二人同心 基利斷金)’이라는 말이 있다. 뜻이 같은 사람들이 모여 힘을 합하면 혼자서 해내지 못할 일도 능히 해낼 수 있다는 의미다.개인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긴 시간과 노력이 요구된다. 이는 조직과 조직 간에도 마찬가지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이던 조직이던 목표한 바를 이루기 위해 서로의 힘과 지혜를 모으는 것이다.관광패스도 개인과 조직 간 이해관계가 다양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관광패스의 고도화와 사업 범위를 넘어서는 시너지 효과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전문화된 역량의 유기적 공조와 융합 등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전북도는 첫 단계로 지난달 전 시·군과 관광패스 전면 확대를 위해 MOU를 체결하고, 조례 개정과 재정 분담에 합의했다. 이번 MOU 체결은 단순히 협력이나 협업을 강조하는 차원을 넘어 모든 시·군이 전북 단일 관광권을 위한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 또 문화관광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연계 협력, 지역 간 관광을 통한 균형 발전, 공공과 민간 부문이 큰 얼개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첫 번째 의미를 찾을 수 있다.두 번째는 관광패스 사업의 안착을 위해 현장 경험 중심의 아이디어를 지속적으로 찾고 공유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도와 시·군이 관광패스 사업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를 사전에 검토하고 아이디어를 공유함으로써 사업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다.세 번째는 14개 시·군별 관광패스 사업을 위해 각각의 ‘관광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도록 공감을 이끌어 내었다는 것이다. 관광 현장에서의 요구와 필요에 의해 첫 발을 내디딘 관광패스 사업이지만, 이를 진화·발전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협력 네트워크의 내실 강화, 지역 내 민간 사업체의 협력 네트워크 구축, 개별 네트워크의 연계·교류를 확장해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이번 관광패스 MOU 체결을 계기로 14개 시·군이 함께 관광패스 사업에 역량을 최대한 집중시킨다면 전북은 글로벌 관광지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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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5.05 23:02

어머니의 하얀 발자국

눈 덮인 산마루 고즈넉한 산길 따라 어머니의 하얀 발자국은 어느 세월로도 묻히지 않는 영원한 사랑의 향수다. 누구라 일렀던가 ‘여성은 약해도 어머니는 강하다’고. 시에서도 어머니는 눈물로 진주를 만드신다고 노래했으니 사랑의 절대성과 희생 또한 어머니로부터 비롯했으니 그 숭고함을 어디에다 비하겠는가. 위의 시구 ‘어머니의 눈물’ 역시 결국 자식들 마음에 새겨져 삶의 굽이마다 진주처럼 빛난다는 뜻이겠다. 서양의 속담에도 천국은 어머니의 발밑에 있다 했으며 어느 시인은 ‘어머니’란 시를 쓰는 사람이면 눈물 안 흘려 본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라고 했다. 사랑을 논할 경우, 신을 섬기거나 신이 베푸는 것을 아가파 한편 성적(남녀) 사랑은 상대적 곧 에로스라 했으며 어버이의 사랑은 절대적(무조건적)이라 했다. 지선(至善) 지고(至高)의 가장 아름다운 그림은 어린아이를 안고 젖을 물리고 있는 모자상이라 했다. 프랑스 속담에도 요람 속에서 배운 것을 무덤까지 가지고 간다 했는가 하면 한 사람의 양모는 백 사람의 교사와 필적한다고 했다. 그래서 어머니는 인간 최초의 스승이라 일러 오고 있다. 또 인도의 격언에서도 어머니와 신(神)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고 했으며 그리고 공자는 내 몸을 부모로부터 받자온 것이기에 우주 질서의 근본임을 내세웠는가 하면 효(孝)는 인륜의 규범이요 백행의 원이라 설하였다. 서울의 북쪽 북악산 기슭 아늑하게 자리한 산사(山寺) 앞마당에는 관음상과 마리아상의 이미지를 현대 기법을 통해 예술로 승화시킨 이 여인상은 세계 구원을 위한 인류의 어머니를 상징했는지 모른다. 이를 조성한 원로 조각가는 가톨릭미술협회장이며 서울대학교 미술대 최종태 교수로 삼국 시대 아름다운 조각 이미지를 응용했다고 전한다. 세상에는 여러 일화도 많겠지만 미국의 대통령 링컨은 어머니란 말만 들어도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미국이 필리핀을 점령했을 때 이야기로 마닐라 해안을 향해 함포 사격을 하려는 찰나 한 해병의 옷이 바람에 날려 바다로 떨어지고 말았다. 해병은 상관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물 속으로 뛰어들어 옷을 건져 들었다. 결국 해병은 명령 불복종죄로 군법에 회부된다. 재판관 듀이 장군은 왜 물에 뛰어들었느냐고 물었다. 병사는 젖은 옷 속에서 어머니의 사진 한 장을 보이고는 말이 없었다. 장내는 갑자기 숙연해지면서 재판관들 역시 이 감동적인 분위기에 눈을 감았다고 한다. 한편 안중근 의사가 감옥에 있을 때 어머니가 곧장 보낸 편지 내용을 간추려 옮겨 보았다. 어미보다 먼저 죽는 것을 불효라고 생각하면 이 어미는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너의 죽음은 너 한 사람의 것이 아니라 조선인 전체의 공분을 짊어지고 있는 것이다. 네가 항소를 한다면 그것은 일제에 목숨을 구걸하는 것이다. 이 두 독립투사의 어머니는 한 애국자의 어머니이기 앞서 배달겨레의 곧 자유와 평화를 사랑하는 조국의 어머니이시다. 예로부터 한국 문화를 ‘달’의 문화라 이른 것은 여성적임을 가리킴이요 그 중심은 자연 모성인지라 무릇 한국은 ‘어머니의 나라’라 일컬을 만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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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5.04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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