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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 부부 연말정산 가이드

이맘 때 쯤 이면 봉급생활자들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것들이 있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13월의 월급 연말정산이다. 맞벌이 부부인 경우 각종 공제사항을 누가 받는 것이 유리한지 등 평소 궁금했던 것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본문에 나오는 맞벌이 부부란 부부 모두 총급여액이 500만원(소득금액 100만원)을 초과하는 근로자인 부부를 가정한다. 첫째, 인적공제는 본문의 맞벌이 부부인 경우 각자 본인에 대해서만 기본공제를 받을 수 있고 서로에 대한 공제를 받을 수 없다. 직계존속·직계비속·형제자매(배우자 포함) 등 생계를 같이 하는 부양가족이 있는 경우 소득금액과 나이 요건을 충족하면 부부 중 한 사람(A)이 부양가족을 기본공제대상자로 등록하고 기본공제를 받을 수 있으며, 일정요건(경로우대, 장애인, 기혼부녀자, 한부모)을 충족하면 추가공제를 받을 수 있다. 둘째, 자녀세액공제는 직계비속인 자녀(입양자, 위탁아동 포함)를 기본공제대상자로 등록한 사람(A)만 공제 받을 수 있다. 셋째, 보험료세액공제 경우 본문의 맞벌이 부부는 서로 기본공제를 받을 수 없으므로 본인이 계약자이고 피보험자가 배우자면 부부 모두 공제가 불가능하다. 또한, 부부 중 한 사람(A)이 직계비속을 기본공제대상자로 등록한 경우 그 직계비속에 대한 보험료를 A의 배우자가 지급했다면 부부 모두 보험료공제가 불가능하다. 이럴 경우 직계비속을 보험료를 지급한 A의 기본공제대상자로 등록해야만 공제가 가능하다. 넷째, 의료비세액공제는 배우자가 소득이 있다할지라도 배우자를 위해서 본인이 의료비를 지출했다면 공제가 가능하지만, 교육비세액공제는 배우자를 위해서 교육비를 지출했어도 공제가 불가능하다. 부양가족에 대한 의료비 및 교육비는 부양가족을 기본공제대상자로 등록한 사람(A)이 부양가족을 위해 지출한 금액을 공제 받을 수 있다. 다섯째, 기부금세액공제는 본인이 지출한 기부금은 배우자가 공제 받을 수 없으며 부양가족을 기본공제대상자로 등록한 사람(A)이 해당 부양가족이 지출한 기부금을 공제 받을 수 있다. 여섯째, 신용카드 소득공제는 가족카드를 사용하는 맞벌이 부부는 카드 사용자 기준으로 각각공제가 가능하며(결제자 기준이 아님), 부양가족을 기본공제대상자로 등록한 사람(A)이 해당 부양가족이 사용한 신용카드금액을 공제 받을 수 있다. 이처럼 맞벌이 부부는 공제 받을 수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가 있는데, 다양한 공제사항을 누가 받는 것이 유리한지 묻는다면 일반적인 경우 부부 중 종합소득 과세표준이 많은 쪽이 유리하다할 것이다. 다만, 종합소득세는 누진세율 구조이므로 부부가 종합소득세 과세표준이 비슷하거나 세율이 변경되는 구간에 가깝다면 인적공제를 적절히 배분하여 절세하는 방법도 노려봄직하다. 또, 최저사용금액 조건이 있는 의료비세액공제(총급여액 3% 초과)와 신용카드 소득공제(총급여액 25% 초과)는 종합소득이 적은 배우자가 지출하면 절세가 가능한 경우도 있으니 참고해두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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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1.08 23:02

매타작

낙뢰가 서해대교 주탑 케이블을 때려 불타는 사고가 발생했다. 차량통행을 막고 끊어진 케이블을 교체하는데 약 15일 정도가 소요되었다. 하필이면 교통량이 많은 연말에 일어난 사고라 시민들에게 극심한 교통불편을 주었다. 바다를 건너는 긴 다리라 우회도로를 이용하는 거리가 멀 수밖에 없는 탓이다.서해대교 주탑은 고개가 아플 정도로 올려다봐야 할 만큼 높은 허공에 설치되어 있다. 허공은 본디 하늘의 영역이다. 자기의 영역을 인간이 침공하니까 하늘이 가차없이 매타작을 가한 것이다. 제일 높은 곳에다 매타작을 한 것은 이 정도 높이까지는 봐줄테니까 더 이상 침범하지 말라는 경고의 메시지인지도 모른다. 하늘이 인간에게 눈에 거슬리는 것을 딱 꼬집어서 할 수 있는 매타작은 낙뢰 밖에 없다. 가끔씩 우리는 낙뢰를 통하여 인간이 허공으로 점점 영역을 넓혀오는 것에 대한 하늘의 분노를 경험하곤 한다. 하지만 우매한 인간들은 그것을 하늘이 보내는 경고장이라고 받아들이지 않는다. 매타작과 매질은 엄연히 다르다. 매질은 분풀이 할 대상에게 가하는 행위로 때리는 자의 감정이 실리게 마련이다. 매질이 계속되면 제 풀에 감정이 격해져 인정사정이 없고 점점 더 무자비(자비가 없음)해진다.반면 매타작의 경우에는 은연중 손 끝에 자비가 드러난다. 매타작이란 우매한 사람을 ‘콩타작’ ‘깨타작’처럼 때려서 소득을 얻는 체벌을 말한다. 한 마디로 말해 깨우쳐주기 위한 사랑의 매가 바로 매타작인 것이다.사람이 살면서 매질이 아니라 매타작이라면 얻어맞는 것을 두려워 해서는 안 된다. 자기 스스로 깨우칠 수 없다면 ‘졸탁동시’의 도움을 주는 매타작을 통해서라도 지혜를 얻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람이라면 자기의 위치를 찾는 과정, 그 몸부림치도록 괴로운 과정이 누구에게나 필요하기 때문이다.요즘 세태를 보면 자기의 공명심을 높이기 위해 남을 힘들게 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 특히 서해대교 주탑처럼 높이 오른 사람일수록 국민들의 매타작이 더 절실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돈 벌기가 하늘에 별따기보다 더 어려운 시절에 남의 주머니에 든 돈을 꺼내 내 주머니에 집어넣는 것보다 내 생각을 남의 머리에 집어넣는 게 오히려 더 어렵다는 걸 알아야한다. 그런데 자기 생각을 마치 돼지저금통에 동전 집어넣듯이 남의 머리에 자꾸 집어넣으려고만 하니 말이 안 통하는 것이다.강아지 한 마리를 키우려고 해도 그 마음을 얻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먼저 나를 내려놓고 내가 강아지가 되어 강아지의 생각을 알아차려야 한다. 내 마음을 강아지에게 먼저 내주고 강아지가 마음을 내줄 때까지 인내하며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강아지가 나의 언행에 가식이 없고 진정성이 묻어난다고 판단을 해야 비로소 마음을 내주기 때문이다.강아지의 마음 얻기도 이렇게 힘든데 하물며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은 얼마나 힘이 들겠는가? 그런데 이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자기 생각을 남의 머리에 무조건 집어넣으려고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매타작이 약이다. 가식의 껍데기가 벗겨지고 알맹이가 드러날 때까지 국민들이 매타작을 멈추지 말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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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1.07 23:02

아베와 우리의 악연

오랫동안 끌어왔던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한일 양국정부의 협상으로 외견상 원만히 타결된 듯한 모양은 갖추었으나 타결 내용에 대한 양국간의 해석이 서로 분분하다.심지어 일본은 이번 위안부 문제의 타결은 일본이 10억엔 정도의 손해를 보는 것밖에 잃은 것은 없다는 식의 일본 언론의 보도는 위안부 문제의 핵심을 비켜가는 것이다. 일본 아베총리는 이것으로써 위안부 문제 즉 역사문제는 종결되었다고 까지 극우들에게 말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베는 재집권 한후 1년이 된 2013년 12월 26일 세계 2차대전의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직접 참배하고 독도를 일본 영토라고 우기면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부정하는 발언들을 서슴지 않았다.아베는 그의 태생부터가 뼛속 깊이 극우이다. 극우란 극단적 우익을 말하는것으로써 국민의 행복과 안녕을 지향한다기보다는 국가주의를 표방하는 이념으로써 영토 확장주의도 숨어 있다. 세계 2차대전이 독일과 일본의 패전으로 종지부를 찍으면서 전범 재판소는 일본의 ‘도조 히데키’를 비롯해서 7명을 교수형으로 처단했다. 이들은 지금도 엄연히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되어 일본인들의 경배를 받고 있다. 그리고 ‘이라키 사다오’를 비롯한 16명은 종신형을 받았는데 아베의 외할아버지인 ‘기시 노부스케’도 전범의 한사람이었지만 운좋게 석방되어 나중에는 일본 총리까지 지낸 바 있다. 아베의 친할아버지인 ‘아베 칸’은 중의원을 지냈고 아베의 아버지인 ‘아베 신타로’는 일본 외상까지 지낸 바 있다. 이처럼 외가와 본가가 전부 정치와 인연이 깊다. 아베와 우리와의 악연의 시작은 1894년 이땅에서 있었던 중국과 일본간의 전쟁이었던 청일전쟁의 최초 단서를 열었던 사람이 바로 아베의 고조 할아버지인 ‘오시마 요시마사’라는 일본 육균 소장이다. 그는 일본 군대를 직접 이끌고 고종의 정무청사인 경복궁을 침입했다. 안중근 의사가 동양평화를 파괴하는 최고의 주범으로 지목했던 인물이 바로 1905년 을사늑약을 고종을 강제하여 체결케 했던 ‘이토 히로부미’였다. 그는 을사 늑약이 체결된 후 조선 초대 통감을 지낸 바 있다. 그의 정신적 스승이라는 ‘요시다 쇼닌’은 일찌기 조선 정벌을 주장하는 ‘정한론’을 외쳤던 인물로서 그의 제자 중에는 메이지유신 3걸이라는 ‘기도 다카요시’, ‘야마가타 아리모토’, 초대 주한 일본 대사를 지낸 ‘이노우에 가오루’가 있다. 이들 모두가 정한론자들이자 침략주의자들이다. 아베의 정신적 스승은 그의 말대로 ‘요시다 쇼닌’으로써 그의 고향과 아베의 고향은 서로가 가깝다. 아베의 선거구는 일본 서쪽 지방인 ‘야마구치 ’인데 옛날에는 ‘죠슈번’으로써 ‘샤쓰번’과 더불어 메이지 유신의 본거지이다. 아베는 선거구에 갈때마다 ‘요시다 쇼닌’의 무덤을 참배한다고 한다. 조선 침략을 일찌기 주장했던 ‘요시다 쇼닌’을 정신적 스승으로 모시고 있으며 1894년 조선왕의 정무처인 경복궁에 군대를 이끌고 난입한 ‘오시마 요시마사’를 고조 할아버지로 하는 아베야말로 우리와의는 악연이라 할 수밖에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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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1.06 23:02

원칙있는 정치를 바란다

요즘 새누리당은 여당으로서 국정 수행의 막중한 책무를 외면한 때아닌 족보항렬 싸움으로 비박, 망박, 줌박, 진박. 가박등 대통령 옆 자리 깔기에 급급해서 순 혈통을 찾으려면 DNA검사라도 해야 할 지경이고 더불어민주당은 대여 투쟁에 균형을 갖춘 제 1야당의 힘을 보여줘야 하는데 박준O당, 천정O당, 박주O당도 모자라 안철O당이 또 창당, 당 만들기 경쟁에 육박전을 치루고 있다. 참으로 여야당을 막론하고 그 꼴이 목불인견이다. ‘난세에 영웅 난다’고 했다. 우리 대통령이 이런 현실에서 국민의 영웅이 되어주어야 하는데 오히려 대통령의 공약인 대통합 대탕평책은 물건너가고 독선과 독단. 월권적 통치가 넘쳐, 정치는 위태롭고 국민은 불신과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빈부의 격차는 말 할 것도 없고 지역 차별은 더욱 심각해, 오죽하면 청와대를 중심으로 모든 기관에서 영남방언이 표준어가 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쏙닥거리겠나! 이런 망국적 병폐의 결과로 정부가 실시한 ‘사회통합실태’조사에서 정부에 대한 국민 불신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부부처, 검찰, 법원의 신뢰도가 국민 10명 중 3명가량만 믿는다는 결과가 나왔고 빈부격차 이념갈등은 무려 85%안팎으로 나타났고 오직 믿는 것은 가족(96%)과 지인(83%)밖에 없다고 했다. “백성이 정치에 무관심하면 백성은 결국 가장 저급한 인간의 지배를 받는다”고 플라톤이 말한것처럼 소시민으로서 ‘원칙없는 정치판’에 돌을 던지는 심정으로 교육분야 두 가지만 촉구하고자한다. 첫째,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중안정부가 편성하는 것이 정도라 생각한다. 국가 백년대계는 아이출산, 유아보육, 유치원교육에서부터 출발한다. 어린이는 나라의 싹이요, 희망이요, 미래다. 더구나 “보육은 나라가 책임질터이니 걱정하지 말고 낳기만해라”고 2012년 선거 때 대통령이 약속한 것을 교육청에 떠넘기며 말을 듣지 않는다고 시도 교육청을 대법원에 제소하겠다고 윽박지르며 억압하는 것은 적반하장, 기만행위라 할 수 있다. 둘째, 국정교과서로만이 바른 역사를 가르칠 수 있다는 편견을 버려야한다. 대통령이 야당대표 시절 “역사는 역사 학자들이 해야 한다”고 해 놓고 갑자기 국정교과서로 역사를 가르치겠다는 저의를 국민 80%가까이 알고 있지만 미국 NYT지의 보도를 인용해보자. “한국은 독재자가 국가를 쥐락펴락하며 대를 이어 정권을 잡고 있는 삼류국가로 전락할 위기라며 강압적으로 역사를 다시 쓰고 반대 여론을 잠재우려 하고 있다”고 했다. 국제적 망신살이자 국격의 손상이 아닌가? 또한 한나라의 역사를 엮는데 관계자 아니 집필자의 성명조차 밝히지 못하는 현실이 우리에게 무엇을 시사해 주는지 잘 알고 있다. 국가정책 수행에 많은 시행착오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국민들이 보는 시각에서 정치 법도나 정치금도에 어긋난 정책으로 판단 된다면 과감히 국민의 뜻에 의거 버리는 것도 원칙의 정치다. 그것을 독불장군식으로 수행하려 한다면 최악의 정치가 된다. 인도의 간디는 “나라가 멸망하는 일곱가지 사회 악 중 그 첫 번째로 원칙없는 정치”라 했다. 우리의 정치가 원칙있는 정치의 정도를 걷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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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1.05 23:02

[특별기고] 신문명시대, 전북이 주도하자

세계는 지금, 문명의 전환을 마주하고 있다. 근현대 인류사를 지배해 온 성장과 경쟁이라는 패러다임은 서서히 역사의 뒤편으로 저물고 지속과 공존이 새 시대의 동인(動因)으로 등장하고 있다. 20세기를 이끌어 온 산업화와 자본주의는 역사상 가장 풍요로운 삶을 안겨주었지만 그에 못지않은 부작용을 만들어냈다. 대량생산과 기술혁신이라는 명(明)은 빈부격차와 공동체 붕괴, 인간성의 상실이라는 암(暗)을 낳았다. 화석연료에만 의존해 온 발전양식은 자원고갈, 기후변화를 야기했다. 지구촌을 구현한 세계화는 문명권 간의 대립과 충돌을 초래했다. 현재의 성장방식엔 제동이 걸렸다. 헤겔의 정반합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문명의 변화는 필연적이다. 신문명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신문명시대를 열어가기 위해서는 지역발전 역시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갈림길 앞에서 우리가 던질 수 있는 질문은 명료하다. 변화의 흐름에 종속하며 양적 산업화 시대를 되풀이할 것인가. 아니면 스스로 변화의 주체가 될 것인가. 전라북도는 이미 변화의 중심이 되길 선언했다. 길을 찾는 사람은 그 자신이 새 길이라는 말처럼 새로운 경쟁력을 주도적으로 찾아야 한다. 지구적 차원의 위기를 극복하고 문명의 흐름을 앞서가기 위한 피나는 노력을 쏟아야 한다. 이를 위해 전북이 선택한 전략이 바로 내발적(內發的) 발전전략이다. 내발적 발전은 우리가 할 수 있는, 더 잘할 수 있는 일을 발전의 동력으로 삼는 자발적이고 긍정적인 변혁이다. 내발적 발전은 개발 중심의 정책과 기업 유치에만 의존해 온 기존의 발전 전략을 지양한다. 지역의 고유한 자원과 문화, 사람을 결합해 외부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자립기반을 만드는 일에 중점을 둔다. 내부의 역량을 극대화해 오히려 기업유치와 정부투자를 유도하는 역발상, 즉 외생적 발전을 유도하는 것이다. 또, 발생한 이익을 지역에 재투자해 현세대와 미래세대의 행복을 보장하는 지속가능성을 모색한다. 내발적 발전전략의 틀로 보면 이제 전북의 약점은 강점으로 바뀐다. 산업화 시대 변방적 요소였던 깨끗한 생태자연과 삶의 원형이 보존된 농경문화, 역사와 전통문화, 지역민의 창의적 역량이 발전의 주요 동인이 되는 것이다. 전북이 추진 중인 삼락농정·농생명, 토탈관광과 탄소중심 융복합산업은 우리가 오랫동안 지켜 온 자원과 역량을 집약한 전북형 내발적 발전의 상징체이다.내발적 발전이 뿌리를 내리면서 전북 곳곳에서 생동하는 기운이 느껴지고 있다. 전북은 U-20 월드컵대회와 20년 만에 대규모 체육행사인 2017세계태권도대회를 유치했다. 익산백제역사문화유적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했다. 미래의 땅 새만금은 2023세계잼버리 국내후보지로 확정됐으며, 특별법 개정으로 새만금 개발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전북관광자유이용권이 시범 출시돼 토탈관광의 토대를 마련했다. 도 단위로는 최초로 농생명과 탄소중심의 연구개발특구도 지정받았다.지역발전의 창의적 혁신 성공사례로 전주한옥마을이 언급되고 있고, 정부는 농생명과 탄소소재 기관과 기업들을 전북에 집적해 더 큰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변방이었던 전북이 중앙정부의 관심을 이끌어내고, 탄소산업처럼 국가사업을 리드하는 역전의 사례도 생겨나고 있다. 기뻐하기는 이르다. 진정한 전북발전은 오지 않았다. 성장의 실체를 만드는 일이 쉽지도 않다. 창의적 변혁은 처음 시도할 때 눈에 띄지 않을 수도 있다. 산업화 시대의 흐름에 익숙해진 관성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우리에겐 충분한 역량이 있다. 빠르게 달려가느라 외면했던 가치들을 우리는 소중히 지켜왔다. 이제 그 가치들이 새 시대를 여는 동인이 되고 있다. 아직 부족하고, 멀었다고 움츠러들지 말자. 환경이 열악하고 어렵다고 포기하지도 말자. 스스로를 믿고 앞으로 나아가자. 전쟁의 포화에서 영국을 지킨 윈스턴 처칠은 “연은 바람을 타지 않고 바람에 맞설 때 가장 높이 오른다”고 말했다. ‘한국 속의 한국, 생동하는 전라북도’를 만들기 위한 몰입과 확산의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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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1.04 23:02

보훈지청 명칭 50년만에 대폭 바뀐다

현재 보훈지청은 수십년전 환경기준으로 설치되어 지청별로 6~17개의 자치단체를 관할하고 있으나 명칭은 특정 시·군(예: 전주지청) 소재지 이름으로 되어 있어 자치단체 협조가 필요한 나라사랑교육, 각종 보훈기념행사 참석 등 보훈처의 중점업무 추진에 많은 애로가 있었으나 행정자치부와 국가보훈처는 관할지역 대표성이 떨어지는 보훈지청의 명칭을 변경하고, 지방보훈관서의 기능조정으로 국민편의 중심의 일선현장 서비스인력을 강화하는 지방보훈청과 보훈지청의 기능개편과 지청 명칭변경을 추진한다.현재의 지청 명칭은 보훈처 설치(1961년)시 자치단체 소재지 명칭으로 되어 있어 지청 폐지에 따른 관할구역 조정, 도시규모 변동 등에 따른 수요를 반영하지 못하는 등 기관대표성에 한계가 있었다.또한, 지방청과 지청별 개별처리 하였던 송무업무와 전산화로 인해 행정절차가 간소화된 예산업무에 대해서도 개선의 필요성이 있었다.이번 개편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하여 보훈지청 명칭을 관할구역을 포함하는 포괄권역 명칭(광역+방위)으로 사용하여 명칭대표성과 위상을 높이고 지방청과 지청은 기능조정을 통해 지방청은 정책기능(예산,송무)을, 지청은 집행기능(노후복지, 보훈선양)을 강화하여 업무전문성과 대국민 서비스 향상에 대응 할 수 있게 하였다.먼저, 전국 19개 보훈지청 중 15개 지청이 관할구역을 포함하는 포괄명칭으로 변경하고 변경된 보훈지청 명칭은 기관대표성과 함께 소속감 강화, 소재지 외 보훈대상자들의 민원해소 등 명칭변경에 대한 오랜 숙원이 풀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명칭변경으로 인한 혼란을 방지하고 사전홍보를 위해 변경되는 15개 보훈지청 명칭은 1월 1일부터 적용하기로 하였다. 그 간 지청별로 운영해 오던 송무와 예산업무는 기능조정을 통해 지방청으로 이관하고 지청별로 대응하던 송무업무는 지방청내 송무전담팀을 구성하여 기 배치된 공익법무관과의 업무협조로 국가소송의 적극 대응과 전문성 강화를 기하였다. 예산기능은 지청의 총괄기능을 지방청으로 이관하고 지청의 업무조정에 따른 인력을 고령 국가유공자를 위한 복지행정 분야와 지자체·학교 등 협업수요가 많은 보훈업무에 전면 재배치하여 국민접점인 현장서비스 강화로 국가유공자의 명예선양 및 삶의 질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은 “이번 명칭변경과 기능개편은 행자부와 보훈처 두 기관 간 협업을 통해 이루어낸 정부 3.0기반의 조직 효율화의 우수사례”라고 평가하였고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은 “보훈처 창설이후 54년간 유지되어온 행정 환경을 개선한 일대 전기가 될 것이며, 명칭 변경을 계기로 국정과제인 ‘명예로운 보훈’ 실천과 나라사랑교육을 내실있게 추진해 나갈 것이 기대된다” 면서 향후에도 “국가를 위해 희생한 국가유공자를 예우하는 선진 보훈행정 실현과 국민의 호국정신 함양에 최선을 다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전북 3만 보훈가족은 국가보훈처와 보훈지청의 포괄권역 명칭변경과 기능개편 조정으로 인력을 일선기관에 재배치함으로써 보훈가족의 민원해소와 업그레이드된 서비스 편의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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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1.04 23:02

2016년 새해 도민에게 희망을

2016년 병신년(丙申年)새해가 밝았다. 인생은 청춘에서 시작하고, 일 년의 계획은 봄에 세우고, 한 해는 정월(正月)에서 비롯하며, 하루는 새벽으로 출발한다. 속담에 시작이 반이라고 했다. 그러니 시작을 잘하면 반 이상 이룬 것이다. 근하신년(謹賀新年)을 기원해야 할 이유다. 돌이켜보면 지난해는 파란 많고 곡절 많은 한 해였다. 한시도 조용한 날이 없었다. 특히 정치는 여야의 충돌과 함께 계파간의 갈등의 연속이었고, 경제는 장기적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젊은이들은 일자리가 없어 거리를 배회했다. 따라서 여야는 당리당략만을 위한 부질없는 정쟁을 중단하고 진정한 국민의 대변자로서 ‘국민본위의 정치’를 해야겠다. 무엇보다 국민 모두는 가계소득 증가와 경제 안정을 원한다. 경제와 민생이 국정의 최우선이며 국민이 그 중심 가치여야 할 것이다. 국정운영은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로 고통 받는데 정치는 무얼 하고 있었던가에 대한 정치권의 진정한 반성이 필요하다. 새해가 시작되는 첫날 아침은 누구나 새로운 다짐을 한다. 그리고 그 결의를 더 구체적으로 실현키 위해 사람들은 해맞이를 위해 지리산 노고단 등, 전국의 일출명소를 찾아 떠난다. 새해 첫날 이런 명소를 찾는 것은 어둠의 깊은 궁창을 지나 은은한 잿빛, 희미한 허공 위로 해가 솟아오르는 모습을 보면서 사람들은 환호하고 기도한다. 일출은 빛이 어둠을 뚫고 올라오는 모습이면서, 동시에 어둠 속에서 두려움을 이기고 새롭게 탄생하는 거대한 상징이기도 하다. 올 한해도 저렇게 어둠과 두려움과 혼돈을 이기고 밝고 명랑하게 살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우리들의 소망이 그 속에 깃들어 있으리라….그러나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누구나 뜻하지 않은 재앙이나 시련에 부딪히는 경우가 있다. 더욱이 오늘날과 같은 극심한 경쟁사회에서는 다른 사람의 모함이나 공격으로 인해 커다란 시련에 직면하기도 한다. 이때 많은 사람들은 스스로를 책망하며 깊은 절망의 늪으로 빠져들고 만다. 시련 없이 살아가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는 인간 삶이다. 그렇다고 쉽게 포기하면 안 된다. 그 시련을 극복하고 돌파할 수 있는 사람만이 성공한다. 사람은 누구나 어제 보다는 오늘이, 오늘 보다는 내일이, 내일보다는 미래를 위해 살아간다. 만약 지난해와 올해의 구분 없이 매일 매일 발전이 없는 삶을 산다고 가정해보자. 얼마나 답답하고 불행하겠는가. 다행히 겨울이 끝나고 봄이 올 것이라는 기대가 있기에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꿈꾸면서 다시 한 번 시작하고 결심하는 계기가 된다. 그것이 희망이다. 올해는 21세기 두 번째로 들어선 십년을 꿈과 희망을 가슴에 간직하고, 미래를 향하여 뛰겠다는 비장한 각오를 다짐해본다. 그리고 마음을 나누고 힘을 합치면 얼마든지 이겨낼 수 있다. 힘이 집결되면 어떠한 환란도 극복할 수 있다. 올해는 원숭이해다. 원숭이는 지혜와 화합을 상징하는 동물이다. 삿된 꾀와 어설픈 기교로는 목적한 바를 달성할 수 없다는 교훈을 원숭이는 전하고 있다. 병신년 새해 아침 도민 모두의 건강과 소원을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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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1.01 23:02

전북의 전통이 솟구치는 깊은 샘

현실과 괴리를 느낀 옛 관료들은 도연명의 귀거래사의 풍취에서 위안을 얻곤 했다.현실 이상의 분리를 넘어선 경지에 이르러서도, 소동파는 적벽에 배를 띄워 대자연의 품에 안기었다.필자는 그런 선인들의 안목과 지혜를 흉내 내기엔 너무 초라하다.하지만 내게도 고향은 언제나 돌아가고픈 어머니의 따스한 품이다.평생을 외지로 돌아다녔던 외교관임에서랴.이 순간에도 내 생을 선사한 고향의 산과 들, 구름과 바람, 비와 눈이 이 마음을 스친다. 상서로울 새 해를 열면서, 이 글에 몸과 마음을 실어 고향을 향한다.고향의 아저씨, 아줌마, 친구, 동생들이여! 모두들 안녕하시지요? 병신년 새해 복 많이 받으소서!세상은 이제 무한 연결되어 있다.세계각지를 돌아본 필자로선 이를 더욱 실감한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오만 대사관의 업무를 실행하는 데 있어서도 우리 고향과 직접적인 연결과 영향을 받고 있으니 말이다.오만대사관은 청사를 신축 중이다. 내년 상반기 중 완공될 것인데, 전북도청에서 재외공관 한스타일 공간연출 사업 일환으로 우리대사관의 접견실과 대사 집무실을 한지로 곱게 단장해주고 있다.대사관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은 한국의 진수를 내 고향의 인정과 배려로 맛보게 될 것이다. 전북의 훈향은 그들 맘에 새겨져 오래 오래 아롱질 것이다.지난 10월에는 대사배 태권도 대회를 개최했는데, 무주의 태권도 진흥 재단에서 도복을 지원해주었다. 오만에 우리 전통무예를 전수해주는데 다시 무주가 기여한 셈이다.이렇듯, 고향은 다 자란 아들의 업무를 아직도, 이 먼 곳까지도 여일한 사랑 으로 도와주고 있는 것이다.이러한 지구적 연결이 우리에게 뭘 의미하는 걸까?전북의 미래는 세계적인 안목을 갖출 때 더 큰 도약이 있다는 점이 아닐까?세계가 하나가 된 이 시대에 우리가 매력을 발산하기 위해서는 우리다워야 한다.다른 곳에도 다 있는 것은 외국인들 에게 그다지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한다.가장 지역적(Regional)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Global) 매력을 지닐 수 있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전북은 미래 선도의 잠재력이 크다. 전통의 뿌리가 그만큼 강하기 때문이다.맛과 멋, 음악과 예술, 교육과 학문의 전통 어찌 다 셀 수 있으랴.전통을 현대감각으로 창조적으로 변용시키고 새로운 가치를 부여할 때, 저 피그말리온은 살이 붙고 피가 흘러 세상 속으로 성큼성큼 걸어 나오는 것이다.전북의 젊은이들이여! 그대들의 일자리가 한국에만 있다고 생각지 마라.이제 온 세상이 자네들의 터전이자 무대이다.여기 사례를 들어 본다. 오만은 많은 영국과 네덜란드 사람들에게 먹거리를 제공하는 공간이 되고 있다. 여기 주요 자원인 석유와 가스를 개발하는데, 그들의 기술과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전북일보, 그대는 우리 젊은이들의 기개와 기량이 맘껏 펼쳐질 세계의 지평과 미래 비전을 선창하라.전북에는 우리 현대사를 이끌어온 언론의 면면한 맥과 기상이 있다. 그대는 그 전통이 솟구치는 뿌리깊은 샘이다.전북의 산하대지에 뒤틀림과 인기 영합주의가 스멀댄다면, 마이산의 서릿발 같은 기상으로 사자후를 토하여라.덕담과 긍정의 나눔 또한 넉넉하게 선사하라, 만경 뜰이 황금나락을 산출해 내듯 전북의 장기와 지혜와 전통이 걸판지게 차려지게 하라, 전주 한옥 안채 잔칫 상처럼 △김대식 대사는 진안출생으로 진안초중, 전주고와 한국외대를 졸업하고 17회 외무고시에 합격해 주 오만대사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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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1.01 23:02

K-스타트업, 창업 밑거름 되길

얼마전 국내 치킨집의 수가 전 세계 맥도널드 매장 수인 약 3만6300여 개보다 많게는 약 두 배 정도 된다는 뉴스를 보았다. 이는 최근 베이비붐 세대 은퇴 러시와 늘어나는 청년실업의 영향으로 창업이 늘고는 있지만 대부분 손쉽게 창업할 수 있는 치킨집, 고깃집 등 프렌차이즈 외식업으로 진출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치킨집과 같은 영세 자영업자들의 절반이 창업 1년여 만에 문을 닫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우리나라가 소득 수준에 비해 생계형 창업의 비중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이제는 생계형 창업보다는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혁신형 창업에 중점을 둬야 할 시점이지만 그 수는 많지 않다. 혁신형 창업이 부족한 이유는 창업자가 모든 창업과정을 관리해야 하는 어려운 창업환경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나라가 혁신형 창업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창업자의 경쟁력 제고도 물론 중요하겠으나 정부의 쉬운 창업환경 조성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정부가 최근 들어 대학생을 비롯한 청년창업을 권장하고 있지만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2013년 우리나라 대학생 창업자 수는 407명으로 전체 졸업생 약 56만명 대비 0.0007%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는 10~20%의 미국이나 2%의 중국보다도 훨씬 낮은 수치다. 정부는 중소기업청을 포함하여 53개 기관이 약 218개에 달하는 창업 관련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고, 그 외에 자치단체에서도 창업진흥원, 기술보증기금 등의 기관과 협력한 사업뿐만 아니라, 독자적인 형태로도 청년창업을 지원하고 있어서 수 백개에 달하는 창업 관련 지원제도가 시행기관에 따라 지원시기 및 대상, 신청절차 등이 상이한 형태로 진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청년창업가들은 기관별로 상이한 구비서류와 신청절차, 복잡한 정산방법 등 어렵고 불편한 행정절차로 애로를 겪고 있다. 그러므로 창업을 위한 다양한 제도들이 보다 큰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창업가들로 하여금 이러한 제도들을 쉽게 파악하고 많이 이용하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창업지원 사업에 대해 종합가이드 정보를 제공하고 가장 적절한 지원사업을 수요자인 창업자가 스스로 선택해서 이용할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다행스럽게도 쉬운 창업환경 조성과 원스톱 서비스 체계 구축을 위하여 미래창조과학부와 중소기업청이 창업지원사업의 일원화된 온라인 창구 ‘K-스타트업(startup)’ 홈페이지(www.k-startup.go.kr)를 개설하였다. 이는 기존 중소기업청에서 운영해 오던 온라인 지원 창구인 창업넷 홈페이지를 기반으로 개편한 것인데, 각 부처가 유사한 목적·방식의 창업지원 사업들을 연계·통합해 안내하도록 하였다. K-스타트업 홈페이지에서는 정부의 다양한 창업지원 사업을 창업교육, 시설·공간 등 8개 카테고리로 일목요연하게 제공하고 지역·업력·연령 등에 따라 검색할 수 있는 기능도 강화해 창업자가 정부 지원사업을 보다 손쉽게 찾을 수 있도록 했다. 앞으로 이러한 원스톱 서비스 체계가 청년창업 지원의 밑거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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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2.31 23:02

선비 풍류의 고장 칠보가 떠오른다

태산선비문화의 중심지역인 칠보는 통일신라시대부터 고려시대를 거쳐 조선 초까지 태산군의 중심지로서 옥정호와 동진강을 중심으로 다양한 역사 문화 유적이 곳곳에 계승되어 오고 있는 유서깊은 역사의 고장이다.통일신라시대에는 고운 최치원 선생이 태산 태수로 부임하여 선정을 베풀었던 곳이다.아름다운 태산 산하를 찬미하며 노래한 불우헌 정극인 선생의 ‘상춘곡’은 가사 문학의 효시가 되었고 현재도 정극인 선생이 잠들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무성 서원은 대원군의 서원 철폐시 전라북도에서는 유일하게 훼철 당하지 않은 서원으로 고은 최치원 선생을 향사하고 있으며 전라북도 유일의 사액서원으로써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 등재를 눈앞에 두고 있다. 또한 1475년 정극인 선생 등 5인이 창설 입약한 고현향약은 퇴계의 예안 향약(1566년), 율곡의 서원향약(1571년) 보다 81년이나 앞선 전국 최초의 향약이자 지역 공동체와 지방자치제의 기원이 되었으며 지금도 고현향약이 보존되었던 동각에서는 향약의 정신을 이어가고자 매년 5인을 기리는 제례를 지내고 있다.아울러 임진왜란 당시 이조왕조 실록 보관 서고 4개중 3개 서고는 불타 완전히 소실되고 오직 전주서고의 이조왕조실록만이 온전히 보존되었는데 이는 칠보출신의 한계 손흥록 선생과 물제 안의 선생의 멸사봉공의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조선개국 원종공신인 도강 김씨 김회련에게 조선 태조 이성계가 내린 공신록권이 보존되어 있는데 김회련에게 사급한 원종공신록권은 장지에 붓으로 쓴 것으로 폭 30.3㎝에 길이가 무려 925㎝나 되며 여기에 수록된 공신의 수가 700명에 달하는 것으로써 그 호대함은 아직 유례를 찾아볼 수가 없다. 조선조 제6대왕 단종의 비인 정순왕후 여산 송씨 태생지이기도 하는데 전라북도에서 왕비 배출은 칠보가 유일하다.칠보는 원백암마을 당산제등 전통문화 행사도 면면히 이어오고 있으며무성, 용계 서원과 함께 도봉사, 남천사, 송산사, 필양사. 시산사 등의 사당이 있고 감운정, 한정, 송정, 후송정, 상춘대, 유상대, 영벽정 등의 누정이 있으며 남근석과 돌장승, 석불입상, 3층석탑이 있는 등 역사 문화 유적의 보고다. 또한 옥정호 맑은물이 호남평야를 적시며 생명줄 역할을 하고 있는 동진강이 시작되는 곳이며 남한 최초의 수력발전소인 칠보 발전소가 있어 친환경 전기 생산과 아울러 유역식 발전의 전형을 보여주는 화경 폭포가 자리잡고 있다.앞으로 무성서원의 세계 문화유산 등재와 함께 무성서원 정비가 이루어져 고운 최치원 선생의 풍류와 혼이 깃든 현가루에서 글읽는 소리가 들리고 유상대를 휘어감도는 물길인 유상곡수가 복원되어 선비춤과 시읊는 소리가 들리고 동진강 푸른물에 일엽편주 떠다니며 은은히 들려오는 석탄사 종소리와 시산봉에 떠오르는 둥근달 등 한국의 멋과 흥의 대명사인 태산 선비 문화 예술의 진수를 느끼며 내장산 단풍과 함께 수청길의 아름다운 단풍을 감상하고 한우고기, 산채 비빔밥, 매운탕 등 한식으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는다면 머지않아 세계적인 관광 명소가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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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2.30 23:02

원탁회의에서 본 남원의 희망

“저처럼 보통 시민들끼리 모여 남원에 대해 함께 토론하고 정책을 제안하는 원탁회의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한달음에 달려 왔습니다. 이런 자리라면 언제든 참여할 생각입니다.”지난 12월 5일, 시민소통실 주관으로 남원시청 대강당에서 ‘100인 시민원탁회의, 청년·여성의 눈으로 남원을 이야기하다’가 열렸다. 첫 원탁회의였지만 130여 명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서 주최 측을 놀라게 했다. 예정시간을 넘겨 회의가 이어졌지만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봇물 터지듯 정책을 쏟아냈다.각 조별로 15개의 원탁에 둘러앉은 다음 자기소개와 인사를 나눈 뒤, ‘남원에 있어서 좋아요. 없어서 좋아요. 있었으면 좋겠어요. 없었으면 좋겠어요’라는 미션에다 각자의 의견을 적은 포스트잇을 붙인다. 샅샅이 훑어가며 살펴본다는 뜻의 톺아보기 과정이다. 이후 남원에 살며 평소 ‘불만스러웠던 점, 아쉬웠던 점, 해결과제’에 대해 토론 후 조별로 의제를 선정한다. 첫 원탁회의의 주제 탓인지 청년과 여성을 위한 공간과 일자리 창출 등에 대한 의견이 많다. 그 다음 참가자 전원이 테이블을 돌며 조별 선정 의제를 꼼꼼히 살핀 후, 공감하는 의견에 동그란 스티커를 붙인다. 이 과정에서 시민들이 어떤 제안에 관심이 많은지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청년과 여성을 위한 전용공간 마련 및 일자리 창출과 관련한 의제에 스티커가 집중된다. 청년과 여성들을 위한 정책에 대한 시민들의 요구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공감 스티커 부착이 끝나면 직접 의제를 발표하는 시간을 갖는다. 첫 발표자로 나선 2번 테이블의 청년은 청년네트워크를 제안했다. 남원에 사는 청년들이 자연스럽게 만나서 소통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청년들의 네트워크다. 11번 테이블의 중년 남성은 천혜의 자연환경과 친환경 식재료를 활용해 복합 산후시설 도입을, 7번 테이블의 한 시민은 응급의료시설 및 경증 치매환자를 위한 시설 확충을 제안했다. 산내면에서 온 청년은 청년귀농이 어려운 이유로 주거 공간의 부족을 들며, 빈 집을 활용한 주택임대 정책을 주문하기도 했다.자유로운 토론 분위기를 해칠까봐 행사 참가를 주저했다던 이환주 남원 시장은 인사말을 통해 “시민 모두가 동등한 입장에서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최대공약수를 만들어내는 과정은 매우 소중하다. 시민들이 자발적 토론을 통해 직접 정책을 제안한다는 의미에서 오늘의 원탁회의는 대단히 의미 있는 자리”라고 말했다. 그렇다. 남원에서 처음으로 열린 100인 원탁회의는 그동안 정책 생산에 소외되었던 청년들과 여성들의 의견을 직접 듣는 중요한 자리였다. 다행히 이번 100인 원탁회의를 통해 생산된 의제들은 전문가 및 관련 부서와 실무 협의를 거쳐 그 결과를 참가한 시민들에게 직접 전달한다고 하니 이벤트성 원탁회의로 끝나지 않을 모양이다.“원탁회의를 통해 시민들의 의견을 직접 듣는 것만 해도 충격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논의 결과와 관계없이 원탁회의 과정 그 자체에 참여한 것만으로도 대만족입니다. 시민들이 함께 모여 토론하고 직접 정책을 제안하는 이런 회의가 계속 이어졌으면 합니다.” 한 시민 참가자의 마무리 발언에서 남원의 희망을 보았다고 하면 지나친 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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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2.29 23:02

2015년을 돌아보며

을미년 새해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1년의 시간이 흘러 연말을 맞았다. 아마도 연말이 되면 가장 많이 떠오르는 단어는 ‘다사다난’이 아닐까 한다. 물론 어느 해도 다사다난하지 않았던 해가 없었지만 올해의 익산시 만큼 ‘다사다난’이라는 단어가 잘 맞는 경우도 드물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돌이켜보면 올 한해는 익산시에 참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다. 익산시의 자랑인 미륵사지와 왕궁유적지가 유네스코의 세계유산에 등재되어 세계인이 주목하는 도시가 되었다. 문화관광 도시로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무척이나 뜻깊은 한 해였다. 더불어, 익산시는 지난 4월 KTX호남고속철도의 개통으로 명실상부한 교통의 요충지가 되어 호남권 도약의 발판, 대한민국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또한, 전라북도 100년의 먹거리가 될 국가식품클러스터가 세계적인 식품전문산업단지로 발돋움하기 위해 첫 삽을 뜬것도 시민의 한 사람으로 커다란 자긍심을 갖게했다.익산의 성장을 위한 이같은 성과는 무엇보다 익산을 사랑하는 시민들의 열정이 있어 가능했다고 생각한다.그러나 이러한 발전적인 모습에도 불구하고, 올해를 그저 행복했던 한 해로 기억하는 시민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지난 10월 박경철 익산시장이 당선 무효형이 확정돼 시장직을 잃었다. 익산시민들과 공직사회는 그야말로 ‘멘붕’ 상태가 되었으며 급작스런 일로 인해 잠시나마 익산시는 혼돈의 상태가 되었었다.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다. 위기가 있어야 미처 보지 못했던 문제를 발견하게 되어 문제의 본질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발견된 문제들을 제대로 파악하고 해결할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그 위기는 진정한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2015년 익산시는 그야말로 새로운 기회를 얻기 위한 위기의 한 해였다고 생각한다. 며칠 후면 2016년, 병신년의 희망찬 새해가 떠오를 것이다. 익산시는 이제 2015년의 도약을 발판으로 다가오는 새해에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 나가야 한다. 한정된 재정으로 시의 살림을 규모있게 꾸려나가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부채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시민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집행부는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며, 소중한 시민의 세금이 낭비없이 집행될 수 있도록 효율적인 비용관리를 위해 의회 또한 본연의 역할에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철저마침(鐵杵磨鍼)’이란 고사성어가 있다. ‘쇠공이를 갈아서 바늘을 만들 듯 한결 같은 마음으로 노력하면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이룰 수 있음’을 비유하는 고사성어로 우리에게 큰 교훈을 준다.시 집행부와 의회, 시민은 ‘철저마침’의 자세로 한마음이 되어 지금의 어려운 상황을 기회 요인으로 삼아 새로운 가치 창출에 나섰으면 한다.한해를 마감하며 시민의 안녕과 화합을 기원하고 소외된 이웃에게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며, 다가오는 새해에는 모두가 격의 없는 소통과 화합을 통해 주어진 사명과 책무를 다해 익산시 도약의 기틀을 마련하는 한 해가 되기를 거듭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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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2.28 23:02

휴가 문화와 크리스마스 실험

라디오에서 조용필의 ‘그 겨울의 찻집’이 흘러나온다. 겨울에 참 잘 어울리는 노래다. 커피 한잔에 지난 1년을 돌이켜 봤다.민선 6기를 시작하면서 숨 쉴 틈 없이 달려왔다. 예산 업무 담당에서 생소한 관광을 총괄하다 보니 어느 것 하나 쉬운 일이 없었고, 나무 잔가지 손보듯 세심함이 필요했다. 전북관광자유이용권 시범 사업, 1시군 대표 관광지 조성 등 공약 사업을 비롯해 국내외 관광객 유치를 위해 동분서주했다. 100% 만족할 수는 없으나 나름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자평해 본다.며칠 전 인사혁신처장의 ‘크리스마스 실험’이라는 기사를 봤다. 크리스마스 연휴 전후로 모든 직원이 남은 휴가를 쓸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었다. 최장 21일 휴가(연가)를 사용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평균 9일 정도를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부분의 공무원이 여름 휴가철 5일만 사용하고 나머지는 필요할 때 사용한 것이다.한편에서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지만 ‘상사 눈치 보기’로 가능하겠냐는 회의적인 반응도 나왔다.10년 전만 해도 10일 이상 장기 휴가를 신청하면 직장에서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눈치를 보고, ‘휴가 다녀오면 자리 없을 것’이라는 농담도 종종 들었다. 휴가는 늘 가시 방석과 같았고, 업무에 차질이 생길까 염려돼 휴가를 가서도 손에서 핸드폰을 놓을 수 없는 ‘워케이션(work+vacation)’으로 변해가는 듯했다.세계적인 대기업 구글은 직원에게 언제든지 장기 휴가를 떠날 수 있도록 배려한다. 장기 휴가를 통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 나가고 있다. 국내 정유화학 에쓰오일은 말단 신입사원부터 최고경영자(CEO)까지 2주 휴가를 무조건 써야 한다. 장기 휴가 문화를 정착하면서 직원들이 자기 계발과 다양한 봉사 활동에 참여해 기업과 사회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휴가(休假)는 문자 그대로 나무 밑에서 사람이 여유롭게 쉬는 것이고, 틈나는 겨를을 만드는 것이다. 장기 휴가는 단기 휴가보다 시간적 여유를 충분히 갖기 때문에 휴식의 질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한국노동사회연구소 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 근로자의 평균 노동시간은 2285시간으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국 평균 1770시간보다 515시간이 많고, 독일보다 914시간이 많다.노동의 시간이 길고 노동 강도가 높다 보니 생산성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이러한 생산성 악화는 국가경제를 악순환으로 만들고 있다. 악순환을 선순환 구조로 개선하려면 노동 시간과 노동 강도를 줄이고, 장기 휴가 제도와 대체 휴일을 탄력적으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한국문화관광연구원 보고서에 의하면 공공기업과 공공 부문 근로자가 연간 4일의 휴일을 추가 사용할 때 관광 분야 등을 포함한 경제적 파급 효과가 11조 5800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이번 인사혁신처장의 크리스마스 실험은 공직 사회 휴가 문화에 대한 또 다른 실험이다. 여름철 휴가만 생각하지 말고, 이번 크리스마스 연휴에도 가족과 함께 하는 장기 여행으로 삶을 재충전하는 시간을 갖고, 지역 관광에도 기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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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2.25 23:02

창조경제 파트너십에 관한 단상

20세기 후반 한국의 놀라운 변화와 발전에 대해 누구도 이견이 없다. 1인당 GDP 2만8000불, 한류는 대표적 증거다. 문제는 세상은 머무름이 없다는 사실이다. 고민은 늘 미래에 있고, 지속가능한 발전에 있다. 그점에서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은 시대적으로 마땅한 정책플랫폼이다. 창업을 촉진하고 시장창출을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나 근본적으로는 창조문화조성이 아닌가 한다. 창조문화는 새롭고 다양한 가치를 찾아 보려는 생각, 위험을 견뎌내는 전략적 인내, 몰입과 투자를 포함하는 배짱 같은 것이다. 아울러 창조문화조성은 사회 전 영역에서 추구해야할 모두의 과제다.필자는 최근 전북지방우정청 근무로 서울에서 익산까지 KTX로 주말통근을 하고 있다. 과거 서울-익산은 서대전을 거쳐서 2시간이 소요되었다. 새벽길 서대전까지 1시간은 잠시 눈을 붙였다가, 이후 익산까지는 좀 여유있는 속도로 주위 풍경이 주는 자극과 영감에 감각과 생각의 문을 열었다. 그런데 이제 오송을 통해 오는 KTX는 서울에서 겨우 1시간 남짓으로 광속에 버금간다. 속도의 편리함이야 말할 나위가 없다. 허나 그 빠른 속도속에서 잃는 것은 없는지 늘 의문해 본다. 수백킬로를 달리지만 출발역과 도착역의 기억밖에 남지 않는다고 하면 과언일까? 이 점에서 최근 서울대 공대가 한국산업의 미래를 고민하면서 펴낸 책, <축적의 시간>은 시사적이다. 산업의 가치를 지배하는 리더십은 ‘개념설계’ 역량에서 나오고, 이를 위해 빠른 벤치마킹을 넘어 오랜시간 숙성된 경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만큼 생각의 속도가 아닌 생각의 폭과 깊이를 심화하는 문화에 대한 강조는 지나침이 없다. 우체국의 상징인 우편 또는 편지매체는 디지털 SNS에 비하면 대단히 느린 매체라 하겠다. 그런 까닭에 우체국은 전 세계적으로 그 정체성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고민이 깊다. 통신매체로서의 우편, 우체국은 이제 수명을 다한 것이라는 주장부터, 인간이 변화하지 않는 한 결코 물러설 수 없는 영역이 있다라는 주장까지 말이다. 하지만 다양성이 생존·공존에 최고의 덕목이라는 것을 진화의 역사가 말해 주듯이 통신에 있어서도 디지털 SNS만이 아니라 우편, 편지 등 다양한 감각의 매체를 사용할 줄 아는 인간이 높은 수준의 과학과 문화창조를 이끈다는 생각이다. 이에 속도위주 디지털 시대에 오히려 느림을 갖고 승부를 거는 분야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조급함 없이 느림, 되새김, 축적의 시간을 갖고 오히려 달팽이 걸음을 하는 것 말이다. 요즘 대세라는 융합도 그런 걸음에서 진짜가 나오지 않나 싶다.우체국은 다시 살아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전북우정청은 질감, 친밀, 믿음, 여유, 진정성 등 아날로그적 가치를 기반으로 우체국이 사회의 소통과 경제, 복지의 플랫폼이 되자는 ‘살아있는 우체국 LIVE POST’운동을 추진하고자 한다. 우체국 밖의 세상을 우체국 안으로 끌어들여 우체국을 혁신하고, 우체국의 가치로 세상을 혁신해 나가자는 뜻이 되겠다. 전북우체국과 지역사회가 파트너로서 어떤 새롭고 뜻 있는 일을 할 수 있는지 늘 고민이다. 불연 듯 우체국만의 고민이 아니라, 생명개념 위주의 ‘천년의 새빛’을 꿈꾸는 전북지역사회의 고민도 같은 맥락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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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2.24 23:02

사자 가죽을 쓴 당나귀

숲속에 당나귀가 살고 있었다. 숲속에 있는 동물들은 말(馬)도 아니고 소(牛)도 아닌 당나귀를 업신여기고 구박을 하며 살고 있었다. 어느 날 숲길을 걷던 당나귀는 사자 가죽을 발견했다. 순간 당나귀는 ‘내가 사자 가죽을 쓰고 다니면 많은 동물들이 함부로 나를 업신여기지 못할 것이다’라고 생각하고 사자 가죽을 쓰고 숲속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지나가는 동물들이 벌벌 떨며 절을 하기 시작했고 당나귀는 어깨가 으쓱 올라갔다. 당나귀는 마침내 해서는 안 될 행동까지 하게 되었다. 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어흥” 그러자 온 숲속에 “히히히잉”하고 당나귀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러자 영리한 여우가 그 소리를 듣고 소리쳤다. “저건 분명히 당나귀다. 사자 가죽을 쓴 당나귀다”. 동물들이 달려들어서 사자 가죽을 벗겨내자 당나귀가 나타났다. 당나귀는 숲속의 동물들에게 몽땅 두들겨 맞고 멀리 도망을 갔다. 이솝우화에 나오는 이야기이다.요즘 언론을 보면 이 숲속(?)의 이야기로 가득하다. 누가 사자이며 누가 당나귀인지는 모르겠지만 숲속은 지금 어수선하다. 특히 ‘새정치민주연합’이라는 숲속은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수선을 넘어서 혼돈이다. 이럴 때 지도자가 필요하다. 사자 가죽을 쓴 당나귀가 아닌 진짜 사자가 필요하다. 20년 전 사자이야기를 해보겠다.지금부터 20년 전인 1995년은 작금의 2015년과 비슷한 상황이었다. 대통령 선거를 2년여 앞둔 시기였으며 1995년 지방선거에서 당시 야당은 지금처럼 인상적인 전투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김영삼 정부에서 성수대교 붕괴, 삼풍백화점 참사등 연거푸 국정운영의 난맥상을 보여주었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야당은 아무런 반사이익을 누리지 못했다. 지금처럼 국민들에게 희망과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던 것이다. 결국 야권의 당면한 위기 극복을 주도한 인물은 외국에서 돌아온 김대중 전 대통령이었다. 그제야 야권은 ‘새정치국민회의’라는 신당의 이름으로 통합할 수 있었다. 구심력이라 함은 기존 정당을 대체할 정도의 대중적 지지 기반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라야 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절대적인 호남 세력을 중심으로 당대 최고의 대중적인 지지 기반을 가진 구심점이 되었다.당대 최고의 사자의 역할을 한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님께서 남기신 평생의 뜻(志)은 ‘통합’이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어수선한 숲속도 ‘통합’의 이름을 걸고 걸어가야 한다. ‘통합의 길’에서는 그 누구도 자기의 사익(私益)를 내세워서는 안된다. ‘통합’을 위해서는 ‘혁신’이 당연히 필요하다. 사자 가죽을 쓴 당나귀 세력을 몰아내는 것이 혁신일 것이다. 지도자는 사자 가죽을 쓴 당나귀처럼 본인이 나서서 어설픈 지도자 흉내를 내면 절대로 국민들이 따라주지 않는다. 진짜 사자는 숲속에서 세찬 비바람을 함께 견뎌내며 땡볕의 가뭄과 장마의 홍수를 숲속의 식구들과 의연하게 버텨내는 세월의 공감대가 있다. 부처님 말씀에 “권력을 가진 자가 탄압하지 않기 어렵다”고 했다. 이는 권력을 갖고 있는 자는 모든 것을 자기 뜻에 맞추려는 생각에 빠지기 쉽다는 말이다. 권력을 남용하는 사람은 ‘자비심’이 없어 ‘무자비(無慈悲)’할 수 있다. 부처님의 자비세상에서 숲속의 평화를 가져다 줄 이 시대의 진정한 지도자를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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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2.23 23:02

전북 경제 발전 전환점, 한·중 FTA 발효

한·중 FTA가 2012년 5월 협상을 시작한 이후 오랜 협상 끝에 올해 6월 서울에서 정식 서명이 이뤄져 12월 20일 공식 발효되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세계 3대 시장인 미국, EU, 그리고 중국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한 유일한 국가가 되었음은 물론 중국 시장에서 경쟁국과의 가격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되었다. 자유무역협정은 양국간의 관세는 물론 비관세장벽을 낮춰 양국간 무역을 촉진하고 투자를 활성화하자는데 기본적인 목적이 있다. 중국은 우리의 최대 무역국이자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어 자유무역협정이 국가적으로나 지역적으로 많은 영향을 줄 것이다. 전북지역은 총 수출의 16%를 중국에 수출하고 있고 지리적으로도 타지역보다 인접해 있어 한·중 FTA는 더욱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한·중 FTA는 지속적인 침체를 보이고 있는 우리 지역의 수출에 큰 활력을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역 중소기업의 수출 증대를 통한 생산 활동을 증가시키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며 나아가 투자 유치 확대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을 줄 것이다. 특히 한·중 FTA 산업단지로 지정된 새만금 산업단지의 개발을 가속화시키고 동북아 경제의 중심지로 발돋움시켜 우리 지역 발전의 획기적인 전환점이 되리라고 생각한다.이번 한·중 FTA 발효는 우리 지역 발전과 지역 기업들의 성장을 위한 기회가 될 수 있지만 그 기회는 저절로 주어지지 않는다. 기회는 오직 준비한 자에게만 오는 것이다. 우선, 한·중 FTA 협정문의 내용을 파악하고 수출 품목의 한·중 FTA 협정관세 적용 대상 여부 확인 등 한·중 FTA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기업들은 자신의 경쟁요소를 파악해 기업별 강점을 살린 타깃시장 전략을 통한 중국 시장 진출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한편 경쟁력이 취약한 우리 중소기업에게는 가격 경쟁력을 기반으로 한 중국과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져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다. 또한 한·중 FTA가 농도인 우리 지역의 농·축산업에 커다란 피해가 예상되는 것도 사실이다.하지만 생각을 전환하면 위기를 더 나은 기회로 살릴 수도 있다. 농업 등 관련 1차산업을 식품, 화장품 등 2·3차산업으로 고부가가치화 한다면 오히려 한·중 FTA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전북중기청은 전북지역 수출 유관기관과 협업을 통해 우리 지역 중소기업의 중국 진출을 위한 강점과 약점을 분석하는 등 중국 진출을 위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중국 시장의 유망 선호 상품개발을 위한 R&D 지원 및 맞춤형 컨설팅 지원 등 종합지원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 한·중 FTA를 발효를 기점으로 지자체와 더불어 전북중기청에 개소 예정인 전북지역 KOTRA 지원단, 한국무역협회 전북지부 등 우리 지역 수출 지원 유관기관들도 상호간의 네트워크를 더욱 더 강화하고 역할을 분담해 지역 기업들의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종합적이고 입체적인 지원 정책을 실시해야 할 것이다. 우리 지역내 수출지원 유관기관들이 상호간의 협력과 업무 공유를 통해 우리 지역 중소기업들이 대 중국 시장 진출의 선봉에 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젠 중소기업의 중국 시장 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우리 지역 중소기업들도 전북중기청을 비롯한 지원기관별 수출지원 정책을 적극 활용해 중국에서의 성공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지역경제의 활력의 전환점이 되는 한·중 FTA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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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2.21 23:02

지역 중심 자유학기제 설계를

역사교과서 국정화, 지방교육재정 파탄 등 정부의 반교육적 정책으로 교육 현장은 물론 온 나라가 뒤숭숭하다. 정부는 또다시 누리예산을 예산에 반영하지 않아 당장 새해부터 어린이집 아이들의 교육비와 보육종사자들의 생계가 걱정이다. 이러한 가운데서도 놓쳐서는 안 될 교육현장의 변화가 있다면 2016학년도부터 모든 중학교에서 시행될 자유학기제 정책이다. 자유학기제란 중학교 1, 2학년 중 한 학기 동안 시험 없이 학생 참여형으로 토론, 실험학습, 프로젝트 수업을 실시하며, 진로탐색 활동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교육과정을 설계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어떻게 준비하고 실시하는가에 따라 상당한 교육혁신의 기회를 맞이할 수도 있다. 그러나 타시도와 달리 전북 교육 현장은 자유학기제 시행을 앞두고 너무도 고요하다. 자유학기제 시범학교 3년을 실시하면서 나타난 문제점은 무엇인지, 학생과 학부모의 호응은 어떠했는지, 직업교육체험처 확보를 위해 지역사회와의 연계와 협조는 이루어졌는지, 진지한 토론과 건강한 갑론을박이 있어야 대책도 나오는데 그저 조용하기만 하니 안타깝다. 심지어 얼마 전에 만난 모 중학교 교사는 학교에서도 자유학기제 사안은 중요 관심사가 아니라고 했다. 자유학기제는 거꾸로 가는 교육부 정책 중 유일하게 소위 진보교육감들이 앞장서서 이끌어가고 있는 제도이다. 진로체험 인프라 구축 부족, 학교 교육과정 준비 미흡으로 여러 가지 문제와 어려움이 있음에도 강원, 광주, 경기교육청 등은 이미 올해 90%이상의 중학교에서 자유학기제를 실시하고 있다. 그리고 경기, 서울 등은 혁신학교와 지역을 연계하는 마을학교형 자유학기제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전북교육청은 진로교육과 자유학기제에 미온적이어서 진로상담교사 배치율이 전국 최하위인 27.3%(전국 94.9%)에 머무르고 있으며, 전북형 자유학기제에 대한 모형도 잘 보이지 않는다. 필자가 자유학기제에 주목하는 것은 지식기반시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청소년 진로교육의 중요성이다. 또한 자유학기제는 현재 학교가 안고 있는 고질적인 병폐인 입시중심 수업방식에서 벗어나 학교 현장에서 교직원의 교육기획력에 따라 교육 혁신을 이룰 수도 있으며, 고립적인 학교중심 교육에서 지역중심 청소년교육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전북지역교육연구소가 주관한 세미나에서 발표자로 나선 전주의 모 중학교 교장선생님은 “혁신학교와 자유학기제를 결합해서 운영해보니 학교와 지역의 결합력에 시너지 효과가 있어 수업혁신은 물론 진로교육에 큰 성과가 있었다면서 학생은 물론 특히 교사, 학부모의 호응이 높았다”고 했다. 늦었지만 교육 행정 당국은 보다 적극적으로 자유학기제를 준비해줄 것을 부탁한다. 교직원들에게는 자유학기제 시행에 따른 교육과정 편성과 설계, 지역의 교육자원을 발굴, 제공하는 연수를 적극 실시해야 하며, 성적 저하를 걱정하는 학부모에게는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역량중심의 교육 과정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 설명해야 한다. 그리고 가장 시급한 일은 지자체, 지역사회 기관, 단체, 주민들의 관심과 협력을 적극 이끌어내는 일일 것이다. 도민과 지역교육공동체가 나서서 전북의 청소년들을 잘 키우는 지역중심의 자유학기제를 설계하고 준비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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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2.18 23:02

바둑과 한옥마을

지난 2013년 6월 27일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박근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한 환영만찬에 왕년의 중국바둑 챔피언인 창하오를 초청하고 직접 박 대통령에게 ‘석불(돌부처라는 이창호 국수의 별명)를 이긴 사람’이라고 소개해 큰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실제로 창하오는 중요 대국마다 1인자 이창호에 가로막혀 번번이 세계 정상 등극에 실패했지만 시 주석은 세계 최고인 이창호 9단을 창하오가 몇 번 이긴 것을 두고 그렇게 소개한 것이다.13억 중국인민을 이끄는 시 주석이 전성기가 한참이나 지난 창하오를 직접 소개할 정도로 중국에서의 바둑의 인기는 실로 대단하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사실은 자국의 기사도 아닌 이창호 9단을 향한 중국인들의 애정과 사랑이다. 그들은 어린 나이에 세계 바둑의 정상에 올라 20년 가까운 세월을 보낸 이창호 국수를 바둑실력 뿐만 아니라 인품에서도 대단히 훌륭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존경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필자가 기회될 때마다 하는 말인데 우리 전북은 현대바둑의 모태이다. 지금의 한국기원의 전신인 한성기원을 설립·운영해 온 분이 부안 출신의 조남철 국수이고, 세계 바둑을 제패하고 20년 가까이 군림해 온 이창호 9단이 전주 출신이니 전북이 현대바둑을 낳았다는 말은 결코 과장된 것이 아니다. 지금도 나 현, 이동훈 기사가 세계 정상권에서 활발히 활약하고 있고, 전북바둑협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지역연구생 제도를 통해 프로기사가 해마다 배출되고 있다.또한 올해 소년체전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자마자 금메달 4개중 1개와 동메달 1개를 따냈다. 내년에는 전국체전 정식종목으로 진입이 확정되었고, 도민체전에도 바둑종목이 새롭게 신설될 예정이다. 바둑인들이 그토록 염원해 오던 바둑의 스포츠화가 완성되어가고 있는 것이다.우리 전주에는 또 다른 자랑거리가 있다. 바로 한 해 수 백 만명의 관갱객이 찾는다는 한옥마을이 바로 그것이다. 바둑이라는 컨텐츠를 한옥마을에 접목 시킨다면 기존의 관광객과 더불어 보다 많은 이들이 전주와 전북을 찾게 되지 않을까? 가령 예를 들자면 한옥마을에 바둑기념관을 지어 놓고 누구나 언제든지 방문하여 바둑 한 판을 둘 수 있다면 전북이 바둑의 메카로 자리매김하는 것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비용도 생각보다 많이 들지 않을 것이다. 한옥마을 내에 있는 전북도나 전주시 소유의 건물 1채를 바둑기념관으로 개조하고 약간의 운영비와 홍보비만 지원하면 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래 전북의 먹거리인 탄소소재로 난방을 한다면 전북의 자랑거리가 자연스럽게 한 곳에 모이게 되는 것 아니겠는가. 경제가 어렵다 보니 각 지자체마다 새로운 활로를 찾는데 사활을 걸고 있다. 없는 것을 만들어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지고 있는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먼저다. 현대 바둑의 모태, 한옥마을이라는 전통, 탄소라는 미래산업을 한 곳으로 묶어 전북과 전주를 알릴 수 있다면 그 비용보다 훨씬 더 큰 이익이 우리에게 돌아올 것이라고 믿는다. 아직도 늦지 않았다. 지금부터라도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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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2.17 23:02

아이들이 행복한 도시 만들자

가끔 전주 상공에 전투기가 굉음을 내며 가로질러가는 모습을 본다. 전투기가 지나간 하늘에는 연기로 인한 뿌연 꼬리가 길게 남는다. 전투기가 날아가며 내는 소리에 놀라 새들이 떼를 지어 날아오른다. 하지만 새들이 날아간 하늘에는 아무런 흔적도 남지 않는다. 이것만으로도 우리는 쉽게 자연과 사람이 지나간 흔적을 비교해 볼 수 있다. 자연(自然)이란 있는 그대로 그냥 두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우리들은 자연을 그대로 두지 못하고 사람의 편의를 위해 훼손하기 시작했다. 사람의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다는 명분하에 훼손할 수밖에 없다고 하더라도 사람보다 자연을 먼저 생각한다면 분명히 그 정도는 달라질 것이다.요즘 뉴스에 하루도 안 빠지고 등장하는 게 학교폭력과 아이들 범죄 소식이다.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탈선하는 아이들이 왜 이렇게 늘어나는 것일까? 이 문제에 대한 모든 책임이 아이들이 자연에 안길 수 있는 길을 막고 올바른 인성을 길러주지 못한 어른에게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인성이란 다른 사람과 어울려 살아가는데 필요한 성품을 말한다. 아이들의 인성은 엄마무릎과 유치원에서 다 길러진다. 아이들의 인성이 결정되는 이 중요한 시기에 부모는 부모대로 유치원에서는 유치원대로 아이들이 올바른 인성을 키워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한다. 부모가 자녀에게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인성교육은 말이 아닌 행동이다. 눈이 내린 날 아침 일찍 일어난 할아버지가 마당을 쓸고 있다. 그것을 본 아버지가 나가서 “추운데 이리 주시고 들어가세요. 제가 쓸게요.”하고 빗자루를 빼앗아들고 마당을 쓴다. 그 모습을 물끄러미 쳐다보던 아이가 ‘아! 저렇게 하는 것이구나!’하고 달려 나가 “아빠! 이리 주세요! 제가 쓸게요!”하고 빗자루를 빼앗아 들고 눈을 쓸게 된다. 이런 것이 제대로 된 인성교육이다. 인성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감화를 시켜줄 때 스펀지에 물처럼 스며드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올바른 인성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도시의 유치원이라는 시멘트 상자에 가둬둘 것이 아니라 자연으로 몰아내서 자연과 친구가 되게 해야 한다. 도시의 전선주처럼 인위적으로 곧게 서 있는 곧은 질서가 아니라 저마다의 자리를 지키며 휘어지고 삐뚤게 서있는 나무를 보며 자연의 질서를 볼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 도토리를 주우며 숫자를 가르치고 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노래를 배울 수 있게 하고 개미를 밟지 않으려고 피하는 걸음으로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어야 한다. 도시의 성냥 곽 같은 시멘트 건물 안에서 자연을 가르칠 게 아니라 숲으로 나가서 숲 자체를 유치원으로 만들어 주어야 한다. 풀밭에 뒹굴다가 옷에 풀물이 좀 들면 어떤가! 자연과 씨름하다 넘어져 무릎이 조금 벗겨지면 또 어떤가! 그러는 사이 아이들 가슴에는 맑고 온화한 인성의 싹이 새록새록 돋아날 것이다.우리 아이들이 자연 친화력을 되찾아 자연과 친구가 되면 아이들의 미래에는 가을하늘 뭉게구름처럼 맑은 행복이 두둥실 피어날 것이다. 그때가 되면 우리 전주도 아이들이 행복하여 어른들이 덩달아 행복해지는 도시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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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2.16 23:02

전주, 한국학 논의 마당으로

지난 12월 초, 전주에서 열리는 ‘세계 한국학 전주 비엔날레 프레대회’에 참여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앞뒤 일정 따질 것도 없이 응낙하고 말았다. 중문학자로서 세계 중국학 현황을 분석하는 작업을 진행해오고 있던 터라 우리 쪽 상황이 궁금하기도 했지만, 사실은 지난 몇 년 동안 전통을 새롭게 조명해온 고향 전주의 변모를 체험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이번 한국학 학술대회는 전주가 한옥마을을 중심으로 ‘가장 한국적인 도시’의 품격을 ‘체험’할 수 있는 전통 복원의 성과를 넘어서서, ‘한국적인 것의 실체’에 관한 ‘학문’적 논의로 나아가고자 하는 취지를 담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 학자들을 초청한 학술대회지만 그 전후로 대금 연주, 판소리 연행, 향음 주례와 향사례 체험, 향교 답사, 황손과의 대화, 한지 공예 관람, 금산사 템플스테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꼼꼼하게 마련되어 있었다. 덕분에 전주의 멋과 맛에 흥겨워하는 외국인 학자들과 어울리는 내내 고향에 대한 자긍심 속에서 고단함을 몰랐다. 새삼 느끼게 되는 바, 전주는 무엇보다도 인정의 마을이다. 골목 어디에서라도 늘 따뜻하고 정겨운 눈빛을 만난다. 그러나 그런 온유함 안에는 또한 평소 잘 드러나지 않는 역동성이 내재해 있다. 근래 고도(古都)의 전통과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현해내 ‘가장 한국적인 도시’로 평가되기까지 그 지난한 과정은 결코 자신을 드러내거나 앞장세우지 않는 저 ‘단단한 분들’이 아니었다면 어찌 가능했을까. 이번 대회는 내년부터 격년으로 이어질 학술대회로 나아가기 위해 ‘세계 한국학의 현황과 전망’을 주제로 각 지역 국가의 연구 현황을 미리 점검하는 성격이었다. 발표된 내용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뉘었다. 기조발제에서 하와이주립대 슐츠 교수는 미국에서의 학문적 연구 과정과 현황을 정리했고, 세종학당재단 송향근 이사장은 한국어와 문화 교육의 문제를 다루었다. 주제 발표에서도 각 지역이나 국가의 한국학 전체나 일부 연구사를 다루는 쪽(일본, 러시아, 유럽, 대만)과 대중문화나 한국어 교육 현황을 다루는 쪽(한국 영화, 한류, 중국)으로 구분되었다. 사실 한국학은 전통적 의미로는 문사철(文史哲)로 대표되는 전통문화를 다루는 인문학적 학문 분야로 인식되어온 편이다. 그러나 최근 한국의 경제 성장에 따른 국제 위상 변화, 그리고 이른바 ‘한류’ 흐름의 확산과 더불어 전통문화는 물론 정치적, 경제적 상황, 대중문화, 한국어 교육 등 그 범위를 한층 폭넓게 설정하는 추세다. 이번 학술대회도 이런 흐름이 반영되었겠지만 나로서는 논의 범위가 다른 두 측면을 별다른 전제 없이 동일한 맥락에서 다루는 게 약간 어색하다는 느낌도 들었다. 그래서 이번 사전 대회가 본 대회 주제를 확정하기 위해 각 지역 국가의 연구 현황을 미리 점검하기 위한 성격이었다면 각 지역 국가 발표자에게 최대한 ‘고금을 아우르는’ 전체 연구 현황을 우선적으로 정리해주도록 요청할 필요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물론 분명한 성과는 있었다. 무엇보다도 세계 한국학을 주도하는 학자들의 진지한 관심 아래 긴밀한 네트워크가 마련되었다는 것이 가장 큰 성과다. 내년 본 대회는 신진 학자들의 참여에 한층 중점을 둘 예정이라 한다. 삼일간의 소중한 추억이 채 가시지 않은 지금, 내년 대회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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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2.15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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