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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징금ㆍ정유사 압박에 LPG '사면초가'

그간 '서민 친환경 연료'로 알려지면서 다른 연료보다 낮은 세제혜택을 기반으로 국내 시장을 안정적으로 확대해 온 액화석유가스(LPG) 업계가 외풍에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말 공정거래위원회가 부과한 천문학적인 담합(짬짜미) 과징금을 1년 안에 내야하고 '클린 디젤'을 앞세워 경유의 내수판매를 늘리려는 정유업계가 LPG 시장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LPG 시장을 양분하는 SK가스와 E1이 내년 6월까지 내야 할 과징금은 각각994억원, 947억원이다. 이들 회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SK가스가 287억원, E1이 869억원이어서 두 회사는 한 해 영업이익보다 훨씬 많은 과징금을 내야 할 처지다. E1은 현재 서울고등법원에 과징금 취소를 위한 행정소송을 냈지만, 최종심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어서 일단 현금으로 과징금을 낸 뒤 재판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 두 회사는 과징금 마련을 위해 여러 금융 수단을 마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징금보다 LPG 업계를 압박하는 것은 사업영역을 근본적으로 뒤흔들 수 있는정유업계의 최근 움직임이다. 정유업계는 경유의 고질적 약점인 공해물질 배출 문제를 개선한 클린디젤 엔진을 앞세워 LPG가 받아왔던 세제혜택을 경유에도 함께 적용해야 한다며 여론몰이에나서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올해 4월을 기준으로 경유에 붙는 각종 세금의 합계는ℓ당 646.3원이고 차량용 LPG는 301.7원이다. 이와 별도로 정유업계는 원유를 1ℓ 수입할 때 16원씩의 수입부과금과 ℓ당 5원꼴인 관세를 더 내야 한다. 경유차의 연비가 LPG차의 1.5배 정도임을 고려하면 경유에 LPG와 같은 세금이붙는다면 1㎞를 달릴 때 경유가 가격면에서 수십원 정도 유리해진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9일 "정유사가 원유에서 뽑아 판매하는 LPG엔 수입부과금 등이 붙고 직수입하는 LPG는 그렇지 않아 원가 면에서 불공평하다"며 "원유에서 나오는 LPG와 SK가스, E1에서 파는 LPG가 공정경쟁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정유업계는 일단 자신이 원유에서 추출해 파는 LPG에 부과된 세금과 비용을 수입 LPG 수준으로 감면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정유업계는 이에 그치지 않고 이번 기회에 경유에 대한 세제혜택을 얻어내거나아예 수입 LPG가 받는 세제 혜택을 줄여 본격적으로 경쟁해보겠다는 전략을 펴고 있다. 경유는 품질이 좋아졌는데도 남아돌아 외국으로 수출하는데 수입에 의존하는 LPG는 오히려 혜택을 보면서 시장을 넓혀가는 구조는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LPG는 그간 사실상 2개 업체가 과점하면서 별다른 경쟁 없이 국내에서 영업을 해왔다"며 "경유의 세금을 낮추면 LPG 못지않은 서민 연료로 쓸수 있는 만큼 이를 개선하는 작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LPG 업계는 클린 디젤 엔진이 공해물질 배출이 과거보다는 나아졌지만 여전히 LPG에 비해 '반 친환경' 연료라며 맞서고 있다. LPG 업체 관계자는 "국제 가격이 안정적이고 낮은 LPG는 수입하고, 좋은 경유가남아돌면 수출을 하는 게 국가 경제에 더 이익이 될 것"이라며 "정유업계가 영업이편한 내수 시장을 잠식하려는 속셈"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업계에선 정부가 손쉽게 세수를 확보할 수 있는 유류 관련 세금을 포기할수 없을 것이라는 점에서 정유업계의 '경유 세율 인하' 전략이 성사될 가능성이 낮다는 시각도 있다.

  • 산업·기업
  • 연합
  • 2010.07.09 23:02

전북 우량기업 육성 '발등의 불'

도내에 본사를 둔 기업 중에서 국내 매출액 순위 1000대 기업에 들어가는 기업은 전주페이퍼와 전북은행, 하림 등 10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000대 기업의 시도별 순위에서도 전북의 1000대 기업은 제주(0개), 강원(5개)과 함께 최하위권을 형성하고 있다.전주상공회의소가 8일 발표한 '2009년 매출액 1000대 기업 중 전북본사 기업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액 순위 1000대 기업 중 전북에 본사를 둔 기업은 2008년과 마찬가지로 10개사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기업은 동우화인캠(주)를 비롯해 백광산업(주), 솔라월드코리아(주), 성원건설(주), (주)전북은행, (주)전주페이퍼, (주)중앙건설, 타타대우상용차(주), 태전약품판매(주), (주)하림 등 10개사다.솔라월드코리아가 새롭게 진입했지만 매출이 줄어든 제일건설은 제외됐다. 성원건설과 중앙건설이 올들어 법정관리에 들어갔기 때문에 2010년 1000대 기업은 8개로 축소될 전망이다.이들 기업의 2009년도 총매출액은 6조2225억원으로 전년 10개 기업 매출액 6조183억원보다 3.4% 증가했다. 하지만 1000대 기업 총 매출액 1731조 5486억원의 0.36%에 불과한 규모다.매출액 규모와 기업수 뿐 아니라 타지역에 비해서도 매우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2009년도 1000대기업의 지역별 분포 현황을 보면 서울 535개, 경기 145개로 수도권이 711개인 것으로 나타나 자본의 수도권 집중도를 그대로 보여주었다. 전북은 인구 등이 엇비슷한 전남 16개, 충북 18개, 충남 32개 등에 비해서도 크게 적었고, 비교하기 힘든 제주(0개)와 강원(5개)에 앞섰을 뿐이다.이와관련 전주상의 관계자는 "지역내 토착산업 육성 및 우량기업 유치를 위해 SOC 등 산업 인프라 확충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 산업·기업
  • 이세명
  • 2010.07.09 23:02

전주 팔복동 자동차 전장센터 완공 눈앞

전주 팔복동 도시첨단산업단지에 자동차 전장부품 지원센터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전자·전장부품 관련 업체들의 입주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전자·전장부품은 이미 구축된 탄소, 스마트소재, 대형부품 등과 함께 부품소재 기반을 완성, 향후 지역발전에 활기를 불어 넣을 것으로 전망된다.8일 전주시에 따르면 전자부품연구원이 지난 2008년부터 총 106억 원을 들여 도시첨단산업단지 1만6328㎡부지에서 추진해온 '차세대 자동차 전장센터 구축사업'의 1단계 사업이 조만간 마무리된다.자동차 전장센터는 자동차 전자제품의 생산과 전자제어시스템 개발 등 전장부품 업체의 연구 개발과 인력 양성, 장비 활용 등을 지원해주는 사업.시는 1단계 사업으로 국비 36억 등 모두 66억 원을 들여 시험실과 연구실, 교육실, 세미나실 등을 설치할 계획이다.이런 가운데 자동차 전자와 전장부품 관련 업체들이 자동차 전장센터가 들어서는 도시첨단산업단지나 주변 부지에 대거 입주할 것으로 알려졌다.일부는 자동차 전장센터와 주변에 들어선 국가나노집적센터, 운영주체인 부품연구원 등과 클러스터를 형성하기 위해 협동화단지를 요구하고 있다.실제로 전북도가 이들 업체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협동화단지 조성관련 수요조사에서 차량용 전기모터나 자동차센터 관련 10여개 업체가 입주를 희망했다.또 자동차 전장센터가 설치되면서 지역 전략산업인 부품소재 관련기반이 완벽하게 구축될 예정이어서 상당한 파급효과를 몰고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전주시에는 현재 팔복동 전주기계탄소기술원과 완주소재 KIST 전북분원를 중심으로 탄소분야에 대한 클러스터가 구축돼 활발한 연구 활동이 진행되고 있다.또 자동차 부품산업의 핵심인 '스마트소재 성형기술 개발(171억)'과 '경량소재 활용 대형부품 기술기반 완성 사업(187억)' 등도 추진되고 있는 상태다.이들 분야에 자동차 전자·전장부품까지 추가됨에 따라 향후 부품소재 관련업체가 대거 유치돼 대규모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시 최락휘 탄소산업과장은 "앞으로 전북도 등과의 협의아래 전자·전장부품 관련 업체들의 유치활동 등을 적극적으로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산업·기업
  • 구대식
  • 2010.07.09 23:02

삼성전자, 전 직원에 갤럭시S 지급한다

삼성전자가 8만8천명에 달하는 전 직원에게 전략스마트폰인 갤럭시S를 지급한다. 삼성전자는 의사결정의 스피드와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모바일 오피스'시스템을 전사적으로 확산한다는 목표 아래 전 직원에게 갤럭시S를 지급하기로 결정했다고 8일 밝혔다. 삼성전자의 '모바일 오피스'는 지금까지 임원급에서만 제한적으로 사용해 왔다. 삼성전자는 여타 기업과 달리 직원수가 워낙 많아 그동안 갤럭시S를 어느 선까지 공급하느냐 하는 문제를 놓고 고민해왔으나 세계 최고 IT(정보기술) 기업으로서의 위상 및 업무효율성 제고와 직원 사기진작을 위해 간부ㆍ비간부직을 가리지 않고전 직원에게 갤럭시S를 지급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사내 인트라넷의 모바일 버전인 '모바일 마이싱글'을 탑재한 스마트폰 구입을 직원들에게 지원하는 한편 유무선 통합 인프라인 FMC(Fixed Mobile Convergence)를 도입해 멀티 모바일 기기를 통한 무선데이터 사용과 사내 전화가 가능한모바일 업무 환경의 기반을 마련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우선 연내에 국내 임직원을 대상으로 모바일 오피스를 도입할 계획이며, 임직원들이 자유롭게 통신 3사의 안드로이드 플랫폼 탑재 갤럭시S 스마트폰을 선택하도록 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갤럭시S는 SK텔레콤을 통해서만 가입할 수 있지만 조만간 KT와LGT를 통해서도 가입할 수 있게 될 것이며 이 경우 갤럭시S의 이름과 사양이 조금씩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직원들이 각 통신사를 통해 지급된 갤럭시폰을 개통할 경우 선택하는 요금제에 따라서 회사가 지원하는 비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모바일 오피스' 도입을 통해 초일류 글로벌 기업의 위상에 걸맞은 첨단 업무환경를 구축하고 형식과 틀을 깬 열린 소통 체제로 시너지를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산업·기업
  • 연합
  • 2010.07.08 23:02

도내 매출 '천억 벤처' 4곳

도내에서 10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벤처기업이 2곳에서 4곳으로 늘어났지만 다른 지역에 비해서는 턱없이 부족, 순도높은 기업유치전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벤처기업이 경제의 핵심동력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전북지역 1000억 매출 벤처기업이 전체 242개의 1.65%에 불과한 것.7일 중소기업청이 발표한 '천억 벤처클럽' 조사결과 지난해 매출 1000억원 이상을 달성한 벤처기업은 전년 대비 20% 증가한 242개였으며, 도내 해당 기업은 지난 2008년 2개에서 4개로 늘어났다. 도내 천억 벤처기업은 신재생에너지 기업인 솔라월드코리아㈜, 비철금속을 제련·정련하는 ㈜청우테크와 하이호경금속㈜, 화학원자재를 생산하는 ㈜한농화성 등 4개다.특히 솔라월드코리아㈜는 지난해 2979억원이 매출을 기록, 전년(60억원) 대비 4871.1%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하이호경금속㈜ 매출도 308억원에서 1199억원으로 289.5% 늘었다.수도권 집중도는 58.9%에서 53.3%로 다소 감소했지만 기업 수는 105개에서 115개로 늘었고, 수도권 인근 대전·충청지역은 28개에서 42개로 50% 증가하는 괄목 성장세를 기록했다. 경기지역 59개에서 67개, 경남지역 15개에서 20개, 대구·경북지역 13개에서 17개 등으로 도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차이를 보였다.지난해 천억 벤처기업의 종업원수는 기업 평균 371명으로 벤처기업 평균 종업원수 27.3명의 13.5배에 달하며, 총매출액은 47.8조로 GDP의 4.49%를 차지했다. 전년도 대비 매출액 증가율도 대기업은 0.73%인 반면 이들 기업은 17.15%로 국가경제 성장에 중대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중소기업청 관계자는 "천억 벤처기업은 후발 벤처기업의 역할모델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들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신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탐색 및 연구·개발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한편 천억 벤처기업은 업종별로 반도체·에너지 등 첨단제조업 112개(46.3%), 일반제조업 98개(40.5%), 소프트웨어 및 정보통신 12개(4.9%)였으며, 녹색산업 분야 기업은 13개사로 집계됐다. 평균 업력은 19.4년이며, 1000억원 매출 달성까지 소요기간은 평균 14.8년으로 조사됐다.

  • 산업·기업
  • 이세명
  • 2010.07.08 23:02

[다시쓰는 전북 기업사] 보배 창업주 문병량은 누구

8세 때 아버지를 잃고 조부모 아래에서 성장한 문병량은 1996년 2월11일 63세를 일기로 별세할 때까지 거친 세상을 거침없이 살다간 기업인이었다. 비록 그가 사업을 확장하던 중 금융권의 자금 회수 압박을 견디지 못해 일생을 바쳐 일군 보배그룹을 송두리째 잃고 말았지만, 그가 남긴 보배소주는 전북의 큰 자산으로 남아 도민과 희로애락을 함께하고 있다. 180㎝의 훤칠한 키에 호남형의 문병량은 성실하고 부지런한 인물이었다. 항상 시간관리에 철저했던 그는 매일 5시 전에 어김없이 기상해 하루를 시작했다. 이른 아침부터 직원과 거래처 등에 전화를 돌려 업무를 조율하거나 지시하고, 면담 약속을 정하는 일이 습관이 됐고, 이같은 전화업무는 아침 68시 사이에 이뤄졌다. 이같은 그의 습관은 거래 상대방이 이동하기 전에 미리 조율해야 시간도 절약할 수 있고, 일도 일사천리로 잘 풀어나갈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는 "사장한테 달려드는 놈이 나중에 진짜 내식구가 된다"며 비판적이고 적극적인 인재를 중용했다. 대화중에 속담을 잘 섞어 쓰는 등 재치있는 말씨로 상대방을 끌어들이는 마법의 소유자였다. 그가 비록 거액의 금융 채무 때문에 그룹을 잃었지만, 사채는 멀리했다. 그는 "사람도 기계도 쉬어야 돌아가는데, (사채)이자는 분분초초 잠도 자지 않고 자란다"며 사채를 경계했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자산이 없었던 그는 항상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정신을 강조하며 살았다. 그가 국회의원이 된 것은 결과적으로 문제의 시작이었다. 정치에 발을 들여놓았다가 결국 기업까지 잃게 됐기 때문이다. 그가 정권 실세의 재선 요구를 물리친 것은 기업인이 정치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는 보배그룹 회장으로서, 상공회의소 회장으로서, 국회의원으로서 전북 경제발전을 위해 온 몸을 바쳐 일하다 간 향토 기업인이었다. 그는 자녀들에게 기업 자금을 빼돌리는 짓을 하지 않았다. 기업은 망해도 사장은 망하지 않는다는 속설은 그에게 그저 속설일 뿐이었다. 기업인으로서 그의 진면목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한중수교 전에 중국에 진출, 베이징에 '북경 보배원'을 설립해 운영한 것은 문병량 사장의 사업가적 기질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 산업·기업
  • 김재호
  • 2010.07.08 23:02

[다시쓰는 전북 기업사] (25)(주)보배-④성장기

1963년 소주 양조장을 창업한 30세의 문병량 사장은 창업 2년만에 상표와 상호를 보배로 바꾸고 서울 시장을 넘본다. 이 당시 전국에는 300여개의 소주공장이 난립,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했다. 게다가 문병량 사장이 군산에서 이리로 터전을 옮겨 소주업에 진출한 지 불과 1년만인 1964년 6월 청주를 본업으로 하던 대한양조 강정준 사장이 '백화'상표를 내걸고 소주시장에 뛰어들었다. 문병량 사장으로서는 지역 시장을 방어하는 한편 시장 규모가 큰 서울 무대로 진출, 판로를 확대하는 일이 절실해졌다. 보배가 서울로 진출하던 1965년 7월 당시 충무로는 서울의 중심가였다. 동국대학교 옆에 소주 하치장과 서울사무소를 개설한 보배는 소주업계 공룡기업 진로와 전남의 삼학, 보해, 전북의 백화 등 쟁쟁한 소주 메이커들과 경쟁했다. 당시 진로는 '야야야 차차차'CM송으로 소주시장을 급속히 장악해 가고 있었고, 보배의 존재는 너무 미약했다. 하지만 문병량 사장은 1903년생으로 1924년부터 양조장을 경영해 온 대선배 장학엽 회장을 각별히 존경하며 따랐고, 그로부터 사업에 대한 많은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 당시 환갑을 훌쩍 넘긴 장 사장은 이제 막 소주공장 하나를 설립해 서울에 진출하겠다고 좌충우돌하는 젊은 사업가 문병량이 한편으로는 가소롭고, 또 한편으로는 도움을 주고 싶었을 것이다. 어쨌든 문병량 사장은 장학엽 회장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고, 그를 통해 보배의 미래 청사진을 그려나갔다. ▲ 진로 장학엽 회장의 영향 1960년대에 서민들 사이에서 닭곰탕집이 유행했는데, 닭곰탕을 안주삼아 소주 소비도 많았다. 서울 충무로, 무교동 등 시내 곳곳 대부분의 술집에서는 진로소주가 대세였고, 진로의 CM송 '야야야 차차차'는 애주가들에게 다른 선택의 여지를 주지 않았다. 문병량 사장은 보배소주도 광고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야 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서울시 전차 내에 광고를 하고, 라디오 CM송을 제작해 방송광고를 시작했다. 그리고 이어 1968년 6월에는 CM송 '보배로구나'를 선보였는데, 송해 씨가 부른 이 CM송은 국민들 사이에 유행가 노래처럼 친근하게 파고들어갔다. 시나브로 보배소주의 존재 가치가 애주가들 가슴에 자리잡아 갔다. 당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보배로구나' 전문은 다음과 같다. "보배로구나 보배로구나/ 소주는 뭐라해도 보배가 보배야/ 마시는 기분 취하는 기분/ 소주는 뭐라해도 보배가 보배야//아무리 마셔도 뒤탈없는 보배/ 쿨쿨쿨 쿨쿨쿨 마셔보는 보배/ 소주는 뭐라해도 보배가 보배야 보배소주는 1966년 6월 전국 소주 인기투표에서 최우수상인 재무장관상을 수상하고, 이어 8월에는 전국주류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인 국세청장상을 수상하는 등 우수한 품질을 대내외적으로 인정받았다. ▲ 보배주정 설립으로 수직계열화 보배소주가 안정적으로 팔려나가는 분위기가 형성되자 문병량은 사업 확장을 구상한다. 그가 생각한 사업확장은 수직계열화였다. 사실 희석식 소주는 주정공장으로부터 공급받는 주정에 물을 일정비율 섞어 만드는 제품이다. 어찌보면 주정과 물, 그리고 첨가물을 잘 배합한 뒤 병입해 판매하면 그만이다. 핵심 원료인 주정의 품질을 제어할 길이 없는 것이다. 따라서 소주 제조업체가 양질의 소주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좋은 주정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제 아무리 큰 소주공장 사장도 주정공장에서 넘겨주는 주정을 그대로 사용하는 상황에서는 좋은 주정을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일이 확실하게 보장되지 않는다. 소주공장이 제아무리 맛좋고 독특한 소주를 만들고 싶어도 주정공장이 양질의 주정을 공급해 주지 않으면 불가능한 셈이다. 양질의 주정을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것은 소주의 품질과 생산효율, 이윤을 높이는 데 직결되는 대단히 중차대한 일이었다. 문병량 사장은 1967년 6월 주정 생산업체인 보배주정공업사를 별도로 설립, 수직계열화 구상을 곧바로 실행했다. 창업 4년만이다. 그러나 주정공장은 소주공장과 달리 설비가 중공업 수준이고, 따라서 초기 투자금이 많이 들어간다. 게다가 문병량 사장이 보배주정을 설립할 무렵은 주정공장이 급증했다. 1966년 한햇동안에 무려 9개의 주정공장이 신규 설립됐고, 보배주정이 설립된 1967년 무렵에는 30개에 달했다. 이처럼 주정공장이 급증한 것은 양곡부족에 처한 정부가 양곡을 원료로 사용하는 증류식소주 면허를 제한하고, 주정을 원료로 사용하는 희석식 소주 제조 체제로 전환하는 정책을 폈기 때문이다. 당국이 주정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증류식 소주공장에 주정제조면허의 길을 터주면서 많은 소주공장이 주정공장으로 전환한 것. 이 때문에 주정 원료로 사용하는 고구마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게 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결국 원료가 부족하니 주정공장 가동률이 저조할 수 밖에 없었다. ▲ 부도의 아픔을 딛고 군산의 대한주조가 청주와 소주공장에 공급할 주정공장 백화산업을 설립했지만, 고구마가 없어 수입 당밀 등으로 근근이 주정을 생산하다가 급기야 1967년 5월에는 생산을 일시 중단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같은 주변 악조건 속에서 보배주정을 출범시킨 문병량 사장은 결국 자금난에 봉착했고, 부도를 내고 만다. 갑작스럽게 부도를 낸 문병량 사장은 한동안 도망다니는 신세가 됐다. 하지만 34세의 젊은 사장은 그동안 닦은 신뢰를 바탕으로 주위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고, 곧바로 회생한다. 주정공장 설립 문제로 한동안 홍역을 앓고 일어선 문병량 사장은 1969년 5월 익산시 마동(현재의 보배 자리)으로 소주공장을 확장 이전하는데, 문병량의 보배가 완전한 기틀을 잡아가는 신호탄이었다.

  • 산업·기업
  • 김재호
  • 2010.07.08 23:02

도내 선도기업 올 1분기 매출 '껑충'

도내 전략산업 선도 기업 22곳의 올해 1/4분기 매출액 성장률이 같은 기간 국내 제조업 평균 성장률보다 2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6일 도에 따르면, 도내 선도 기업들의 이 기간 매출액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평균 35.6%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지난 4월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내 제조업 매출액 상승률 평균인 20%보다 갑절가량 높은 수치다.또한 이들 기업들은 올해 상반기에 총 160명을 채용했고, 하반기에도 300명 정도 더 채용할 계획이라고 도는 밝혔다.이 같은 성과는 전북도가 지난해 4월 자동차기계·기계부품·신재생에너지·생물 등 도내 전략산업 기업 중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이 높은 유망 기업 22개사를 지정해 중소기업청·무역협회·중소기업진흥공단·기술보증기금 등 15개 기관이 참여한 '선도기업 육성협의회'를 구성, '선택과 집중'의 방식으로 육성했기 때문이다.도는 올해에만 선도 기업 11곳에 국내·외 전시회 참여, 해외 바이어 초청, 무역 사절단 파견, 해외 전문가 자문 등에 총 2억3100만 원을 지원했다.엔진용 태핏(tappet)을 생산하는 (주)티엠시가 인도 뭄바이 무역 사절단으로 참가해 16만 달러 수출 계약을 맺고, 풍력 발전기용 블레이드를 만드는 (주)케이엠이 인도의 블레이드 설계 전문가에 자문(諮問)하며 3MW급 블레이드 기술 개발을 진행하는 것 등이 주요 성과로 꼽힌다.

  • 산업·기업
  • 김준희
  • 2010.07.07 23:02

[우리시대의 성공기업인] (25)남원 산내면 창일헬시아영농조합법인(주) 최승천 대표

참살이 열풍으로 첨가물이 적고 토종 원료를 사용한 가공식품이 각광을 받고 있다. 도내에도 천연재료를 이용해 원액을 제조하는 업체가 있다. 발효의 달인이라 불리는 최승천 대표(54)가 설립한 '놀부가 창일헬시아영농조합법인㈜'.해발 420m 지리산 정북쪽에서 참살이 음식을 만드는데 여념이 없는 최 대표는 품질주의를 고집했다. 소싯적에 '좀 놀았다'는 그는 우연한 기회에 발효를 만났고 현재 오미자·유자·오디 등 48개 재료로 원액·청(淸)을 하루 7톤 가량 생산하고 있다. 제품은 전국 140개 대형마트·유기농 매장에 납품하고 있다. 원액 350㎖ 1만원, 유자청 1㎏ 8700원으로 다른 제품보다 배 이상 비싼 값에 팔리지만 따로 영업활동을 하지 않아도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한다.지난 1일 남원시 산내면에 위치한 공장에서 최 대표와 그의 사업을 잇는 아들 최선호씨(27)를 만났다.▲ 최고의 제품 품질주의 고집최 대표는 품질에 대한 자부심이 강했다."우리 제품은 첨가물이 거의 없고 재료가 5~6가지 정도지요. 꼭 필요한 것 외에는 넣지 않아서 원액을 실온에 며칠 놓아두면 바로 술이 돼요. 나와 가족이 먹는다고 생각하면 문제가 없습니다. 나는 우리 제품을 벌컥벌컥 마십니다."발효에 매달린지 15년. 이제는 온몸으로 발효를 느낀다. 미각·후각·청각·시각을 이용해 상태를 확인하고 발효기간을 조절해야 하는 만큼 발효는 온몸으로 부딪쳐 배워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발효는 아무나 할 수 있지만 관건은 경험입니다. 계절·날씨에 따라서 발효 기간이 달라집니다. 일정한 품질의 제품을 생산하는 게 비법이죠. 여기서 기술을 배우고 가도 똑같이 못 만듭니다."발효원액제품은 건조된 원료를 들여와 씻은 뒤 불리고 다시 씻어 설탕을 넣고 30일~100일 정도 당장 발효를 시킨다. 숙성한 원액은 걸러서 고온 살균한 뒤 병에 담아 냉각과정을 거친다. 이후 품질검사를 거쳐 출고한다.▲ 자연이 준 선물, 발효를 만나다남원 산골에서 태어난 최 대표는 14살 되던 해 무작정 부산으로 갔다. 교과서에 나온 영도다리를 실제로 보고 싶었다."중학교 입학금 3400원 들고 부산으로 갔지. 하지만 막상 가니까 전기요금 나온다고 영도다리가 안 들려지는 거야. 그래서 약 10년 동안 부산 바닥에서 구두 닦고 극장 기도도 하고 건달도 따라 다니고 싸움도 하고 다녔지. 하지만 전과는 없어, 사고칠 때마다 아버지가 소 팔아서 빼주곤 하셨지."25살 되던 해 고향으로 돌아온 그는 지난 1996년 정부지원으로 농산물가공공장을 설립하면서 발효와 인연을 맺었다."고향에 와서 유산으로 논 6마지기를 받았어요. 먹고는 살겠지만 결혼한 상태에서 애들을 가르치기에는 모자라다는 생각에 공장을 지었어요. 무모하게 공장만 지어놓고 무엇을 만들지에 대한 확실한 계획이 없었지. 살 길을 찾다 당시 임업연구원과 토종 소나무로 음료를 만드는 연구를 공동으로 진행하면서 발효를 배웠어요."목표를 정하면 포기하지 않는 끈기를 자랑하던 그는 당시 "자식도 팔아먹어야 할 만큼 공장이 어려운 상태"에서 발효에 매달렸다.그는 3년 동안 공장에서 먹고 자며 발효를 배우고 끊임없는 실험을 했다. 임업연구원과 솔청발효원액을 공동개발해 특허를 취득했다."연구원의 박사님을 만난게 행운이었죠. 하지만 솔음료는 시장에서 단가를 맞출 수 없어 결과적으로 실패했지만 그때 배운 발효기술이 현재 사업의 바탕이 됐어요. 음료를 접고 발효원액을 만들면서 공장을 일으켰죠."▲ 둘째아들에게 품질주의 전수경험으로 발효를 배운 최 대표의 사업을 현재는 식품공학을 전공한 아들이 잇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공장 일을 도운 둘째 아들이 든든한 지원군이자 동료다."내가 실기는 강한데 이론이 약해서 모르는 부분을 아들에게 배우라고 식품공학과를 보냈어요."아들은 "저는 수치를 보고 발효상태를 알지만 아버지는 모양·향을 맡아 보고 발효상태를 안다는 점이 다릅니다. 저는 당도계로 측정하지만 아버지는 떨어지는 점도를 보고 당도를 맞추시거든요."최 대표는 많이 팔기보다는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든는 게 목표다. 이런 신념은 아들도 마찬가지다."많이 팔려도 문제입니다. 생산할 수 있는 양은 한정된 만큼 첨가물을 넣지 않는 한 생산량을 늘리기는 힘듭니다. 우리제품을 찾아주는 소비자가 있는 한 최고의 제품을 제공할 겁니다."이들 부자는 현재 해썹(Hazard Analysis Critical Control Point·식품위해요소 중점관리제도) 인증을 추진하고 있으며, 일본 시장을 겨냥한 허브 제품도 개발을 마쳤다.최 대표는 "현재 허브를 발효시켜 목욕재료를 개발, 일본 바이어와 상담하고 있다"며 향후 일본 수출에 주력할 계획을 밝혔다.

  • 산업·기업
  • 이세명
  • 2010.07.07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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