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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농민혁명 관련 역사자료 한권에 모아

동학농민혁명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확대하고 관련 역사를 주제로 한 연구의 질적인 발전을 도모하고자 동학농민혁명과 관련한 중요자료가 집대성됐다.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이사장 이형규)은 <동학농민혁명 신국역총서 11>을 발간했다고 밝혔다. 한문과 고문을 번역한 이 자료집에는 동학농민군 편지를 비롯해 동학농민혁명 관련 고문서와 춘당록을 수록했다. 동학농민군 편지는 1894년 당시 동학농민군 유광화와 한달문이 쓴 것으로, 동학농민혁명에 참여하면서 고향집에 있는 동생과 어머니에게 자신의 소식을 알리고자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혁명에 참여했던 당시 농민군들의 마음가짐과 생활 모습을 짐작할 수 있는 자료로서 사료적 가치가 매우 크다. 동학농민혁명 관련 고문서는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에서 기증받거나 구입한 자료다. 현재 동학농민혁명기념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고문서 중 동학농민혁명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고문서를 추출한 것이다. 기존의 연구에서는 밝혀지지 않은 사실도 다수 포함돼있다. 이 중 춘당록은 전라도 여산 유생인 양생의 개인 문집이다. 이번 자료집에는 이 중 동학농민혁명과 관련 있는 내용을 부분 발췌했다. 흥선대원군의 밀사로 알려진 소모사 이건영이 농민군과 힘을 합쳐 일본군을 몰아냈다는 사실 등 역사적 가치가 큰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다.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관계자는 동학농민혁명과 관련해 사료적 가치가 큰 자료를 모아 새롭게 총서로 발간했다며 이번 자료집 발간을 계기로 동학농민혁명과 관련한 연구가 질적으로 심화되고 확장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동학농민혁명 신국역총서 11>와 관련한 내용은 동학농민혁명 종합지식정보시스템(www.e-donghak.or.kr)에서 열람할 수 있다. 관련 문의는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연구조사부(063-538-2897)로 하면 된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11.20 18:32

어린이 인문학의 둥지 '월간 소년문학' 324호 발간

어린이의 인문학적 소양의 디딤돌 <월간 소년문학>이 통권 324호를 발행했다. 이번 호에는 △세계의 동시-중화민국편 린량 △연재 기행 동시조 제주도(20)-지귀도 △어린이를 위한 글쓰기 교실 △오빠의 반짝이는 선택-동화의 광장 △세계속으로 들어가다-고기한조각이 책머리를 장식했다. 재미와 의미를 동시에 챙길 수 있는 작품으로 내용을 꾸렸는데, 동시와 동시조 부문의 참여가 두드러졌다는 설명이다. 가을 골목길, 가을 숲, 가을 바람 등 겨울을 목전에 둔 늦가을의 정서를 담은 동시 작품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달의 특선을 차지한 동시와 동시조 작품은 동시의 뜨락 코너를 통해 소개했다. 동심을 일깨우는 박근칠우정태정용원 씨의 노랫말은 동요의 동산에 수록했다. 특히, 교양의 텃밭 코너에서는 세계를 가다 스페인(에스파냐) 편과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101가지 작은 이야기, 만화로 배우는 지식, 알쏭달쏭 우리말, 재미있는 한자 이야기로 독자를 위한 생각의 폭을 넓혔다. 한편, 어린이들의 인문학적 소양을 높이자는 기치로 만들어온 <소년문학>은 통권 300호를 기점으로 한층 새로워져 독자와 깊은 소통을 추구하고 있다. 편집 관련 문의는 신아출판사(063-275-4000)로 하면 된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11.20 18:32

"수필은 자기성찰의 ’인간학’…소통과 공감의 시간 될 것"

은빛수필문학회(회장 윤재석)가 지난 18일 전주 안골복지관 3층 사랑홀에서 <은빛수필> 제12호 출판기념회와 제5회 은빛수필문학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학 은빛수필문학회 지도교수, 정군수 석정문학관장, 소재호 표현문학회장, 김정길 영호남수필 회장, 윤철 전북수필 회장, 최화경 행촌수필 회장 등 문학단체 회장들이 참석해 축하인사를 전했다. 윤재석 은빛수필문학회 회장은 개회사에서 수필은 자신을 되돌아보고 성찰하는 문학이기에 인간학이라 말할 수 있다며 배우고 익히는 것이 즐겁고, 소통과 공감으로 인생 여정을 살피는 문우들이 있어 12번째 은빛수필문학지를 펴낸다고 말했다. 제5회 은빛수필문학상 시상식은 김경희 심사위원장의 심사평과 수상자의 소감 발표에 이어 수상한 수필작품 낭독으로 이어졌다. 수상작으로 선정된 두물머리 물처럼은 죽음 너머의 세계로 시선을 던져 살펴본 뒤 지금 우리 함께하는 삶의 소중함을 겸허한 메시지로 들려준다는 평을 받았다. 수필 두물머리 물처럼으로 제5회 은빛수필문학상 수상의 영예를 안은 나인구 수필가는 내안의 집착을 버리고 자세를 낮추며 허욕을 내려놓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담금질이 필요하다며 두물머리 물처럼 서로 만나 이해하고 배려하면서 살고 싶은 내면을 밝히고자 쓴 글이었다고 소감을 이야기했다. 통권 제12호로 발간한 은빛수필문학회의 수필집 <은빛수필> 2019년 11월호에서 제5회 은빛수필문학상 수상작인 두물머리 물처럼을 만나볼 수 있다. 이번 호에서는 김학 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 전담교수의 글 책을 낼 때마다를 실어 수필집 출간에 따른 경험을 소개했다. 초대 수필로는 김영 습자지의 앞과 뒤와 이향희의 길나들이-임진강 트레킹을 실었다. 특히, 특집 나의 수필쓰기와 성찰에서는 수필가들이 말하는 수필을 쓸 때 주의해야 할 점, 나는 이렇게 수필을 쓴다, 나의 수필 쓰기, 수필 쓰기의 나쁜 버릇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이밖에도 은빛수필문학회 회원들이 전하는 은빛세상 이야기와 언론 기고 및 문학기행 활동상이 담긴 글과 사진으로 책을 한층 풍성하게 만들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11.20 18:32

고창고보에 대한 올바른 역사적 인식 위하여…

본 탐구의 목적은 고창고보(高敞高普)의 올바른 역사적 인식에 있습니다. 고창고보의 창립일인 고창고교의 개교기념일(1919년 4월 14일)에 대한 이견을 처음으로 제시한 연정교육문화연구소 김경식 소장이 <일제강점기 民族私學 高敞高普 - 그 심층적 탐색>(고창군)을 펴냈다. 저자의 32번째 출간물이자 18번째 연정교육문화연구소 연구총서다. 저자는 고창고보의 창립을 1922년 임술년 봄으로 보고, 1922년부터 1945년까지 23년간이라는 시간적 공간 속에서 고창고보 창립 배경과 과정, 교육정신사적 의미를 탐구했다. 서언에서 김 소장은 일본인 마스토미가 고창 부안면 오산리에 1918년 4월 1일 오산고보를 설립, 그다음 해인 서기 1919년 4월 14일 인가된 학교를 2년 후인 서기 1921년도 말에 폐교할 것을 선언하였던바, 이를 고창군민이 인수하였기에 개교기념일을 서기 1919년 4월 14일 오산고보의 인가일로 잡은 데서 오는 잘못된 인식일 것이다고 강조한다. 김 소장은 1922년 6월 3일 고창고등보통학교라는 간판을 걸고, 고창읍내에서 사상 최초로 근대 중등사학이 들어서게 됐으며, 1923년 제1회 졸업생을 배출했다고 봤다. 책은 서장 전제: 탐색이 예비적 인식, 제1장 고창고보 창립의 시대적교육적 배경, 제2장 고창고보의 창립과정, 제3장 고창고보의 발전, 제4장 고창고보의 항일민족운동, 제5장 시련과 도전의 고창고보, 제6장 민족사학 정신의 발휘: 전주신흥학교 전교생 전입 수용, 제7장 수난 속의 고창고보, 제8장 여론 등 471쪽으로 구성돼있다. 김인회 전 한국교육사학회장은 축간사에서 일본인이 오산학교를 설립했다가 자의로 폐교한 사실을 새롭게 해석하고 있다며 명문 민족사학 고창고보의 역사를 새롭게 정리한 업적의 출간을 축하한다고 했다. 고창 출신인 김 소장은 성균관대 법률학과, 전남대 교육대학원, 원광대 대학원 석박사 과정을 거쳤다. 군장대학교에서 정년퇴직한 후 전남 동신대와 목포대에서 교육학개론, 교육사철학을 강의했다. 1997년 <문예사조> 수필문학상으로 등단했다. 저서로는 <고창의 전통과 생활사>, <재중한민족교육전개사>, <중국교육전개사>, <한민족교육문화사>, <남도길, 숨은 명소, 그 사람>, <고창의 교육문화> 등이 있다. 현재 고향에서 연정교육문화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중국 연변교육과학연구소 석좌교수로 있다.

  • 문학·출판
  • 이용수
  • 2019.11.20 18:32

[전북문학관 지상강좌 - 한국문학의 메카, 전북] ⑬ 가람 이병기의 문학 다시 알기

가람 이병기. 그대로 괴로운 숨 지고 이어 가랴 하니 / 좁은 가슴 안에 나날이 돋는 시름 / 회도는 실꾸리같이 감기기만 하여라 // 아아 슬프단 말 차라리 말을 마라 / 물도 아니고 돌도 또한 아닌 몸이 / 웃음을 잊어버리고 눈물마저 모르겠다 // 쌀쌀한 되바람이 이따금 불어온다 / 실낱만치도 볕은 아니 비쳐든다 / 찬 구들 외로이 앉아 못내 초조하노라 위 작품은 가람 이병기(李秉岐, 1891-1968)의 연시조 시름이다. 전주시 다가공원의 가람시비에 새겨 있는 작품으로 일제강점기를 견디며 살아온 시인의 뼈저린 내면 풍경을 다소나마 헤아릴 수 있게 한다. 시대적 절망감 속, 시조 관련 작업은 그에게 한 줄기 희망으로 다가왔으리라. 시 창작을 주제로 하는 다음 시에서 이를 엿보게 한다. 기쁘거나 슬프거나 가장 나를 따르노니 / 이생의 영과 육과 모든 것을 다 버려도 / 오로지 그 하나만은 어이 할 수 없고나(시마(詩魔) 일부) 가람은 1891년 조선 말기에 전북 익산군 여산면 원수리에서 태어났다. 고향의 서당에서 8세부터 18세까지 한문을 공부하였는데, 이는 차후 수천 권의 고서 수집과 한문학 연구의 기초가 된다. 중국의 사상가인 양계초의 『음빙실문집을』 읽고 신학문에 눈을 뜬 가람은 전주공립보통학교에 입학하여 6개월 만에 마치고(1910년), 그해 서울의 한성사범학교에 입학한다. 1912년에는 주시경의 조선어강습원에서 수강하며 국문법과 신문명에 몰두하게 된다. 1926년 카프에 대한 대항세력으로 국민문학파가 형성되었고, 육당과 춘원을 중심으로 한 시조부흥운동이 일어나게 된다. 그러나 육당을 중심으로 한 시조운동은 계몽적 성격을 띠어 이전 시대의 시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던바, 진정한 의미의 시조부흥운동은 이병기, 이은상, 정인보, 조운 등에 의해 이루어진다. 그들은 시조문학사에서 도구적 언어가 아닌 존재론적 언어의 시 창작을 지향했다. 그중에서도 가람 이병기는 사물 탐구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여 존재론적 진실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 보여주었다. 어떤 이념이나 관념에서 완전히 해방되어 미학적 자유를 획득하게 된 것이다. 바람이 서늘도 하여 뜰 앞에 나섰더니 / 서산머리에 하늘은 구름을 벗어나고 / 산뜻한 초사흘 달이 별과 함께 나오더라(별 일부) 가람은 시조에 대한 근대적인 미의식을 체계화된 논리로 제시하였다. 그의 시조 근대화 노력은 1920~1930년대에 《동아일보》, 《신생》 등에 20여 편의 시조론을 발표하며 구체화된다. 이론뿐 아니라 시조의 창작에서도 현대시의 기본적인 속성 중의 하나인 대상의 정확한 묘사를 매우 중시했다. 그가 이루고자 한 시조의 근대화 노력은 민족이나 이념을 앞세우는 것이 아닌, 시조 자체의 내용과 형식이 지니고 있는 미적 차원의 문학운동이었다. 우리 민족 유일의 정형시 시조를 통한 가람의 실천은 그 자체가 민족적 가치를 띤 작업이었고, 전통의 계승이었으며, 아울러 혁신을 내세워 변화를 시도하는 창조적 수행이었다. 그때는 1930년대 서구의 이미지즘이 도입되는 시기였는데, 이미지즘의 유입은 가람에게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으리라 여겨진다. 시조는 혁신하자라는 가람의 여섯 가지 주장과 당시 이미지즘의 주장은 그 일치하는 바가 크다. 가람은 시조 혁신의 여섯 가지 구체적인 방법으로 ① 실감실정(實感實情), ② 취재 범위의 확장, ③ 용어의 변화, ④ 격조의 변화, ⑤ 연작 쓰기, ⑥ 쓰는 법, 읽는 법을 제시하였다. 이를 두 가지로 정리하면, 첫째 도락성(道樂性)의 탈피와 리얼리티의 확립, 둘째 자율적인 감정의 구조와 정형(整形)으로 요약된다. 이는 사물에 본질적으로 접근하여 얻어지는 내밀하면서도 실감 있는 정서를 담아야 한다는 것이며, 이를 위하여 작가 자신의 자율적인 감정 구조에 맞는 가락을 찾아 표현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람의 다음 시조들은 내용의 정밀감과 우리말 고유의 섬세한 가락을 조화시켜 생명의 순수성과 고결함, 인간 내면의 애틋한 정서를 실감실정의 차원으로 형상화한 작품이라 하겠다. 가람 문학관. 익산시 여산면 소재 담머리 넘어드는 달빛은 은은하고 / 한두 개 소리 없이 내려지는 오동꽃을 / 가려다 발을 멈추고 다시 돌아보노라(오동꽃 전문), 빼어난 가는 잎새 굳은 듯 보드랍고 / 자줏빛 굵은 대공 하얀한 꽃이 벌고 / 이슬은 구슬이 되어 마디마디 달렸다 // 본대 그 마음은 깨끗함을 즐겨하여 / 정한 모래 틈에 뿌리를 서려 두고 / 미진(微塵)도 가까이 않고 우로(雨露) 받아 사느니라(난초4 전문) 가람은 주시경 선생을 만난 이후 언어를 통하여 민족의 정체성을 찾고자 하였다. 31세 때 조선어연구회를 조직하였고, 40대 이후에는 수년 간 전국을 순회하며 우리말 강연을 하였다. 1942년(52세) 조선어학회사건으로 1년 동안 옥고를 치렀는데, 그의 강직한 성품은 둘째 아들의 회고 글에 잘 나타나 있다. 정직한 분으로 불의를 보곤 참지 못하는 성품으로 관료사상과 권력, 재물에는 무관하셨으며, 조선어학회 홍원형무소 피검자 30여 명 중에서도 끝까지 창씨개명을 않으신 어른이었다. 『가람문선』에 수록된 165편의 시조는 조선어학회사건을 기점으로 전기와 후기로 나눌 수 있는데, 전기 시조(72편)는 선비의식의 서정 미학으로, 민족의 격동기 시인의 목소리가 거칠어지는 후기 시조(93편)는 민족적 휴머니즘의 구현으로 요약된다. 특히 후기 시조에는 암담한 시대 상황 속 인갑답게 살고자 하는 생존의식과 귀거래의 고향의식을 담고 있는바, 다음 국제시장은 625전쟁으로 인한 삶의 비참한 현실과 그런 속에서도 느껴지는 훈훈한 인정미를 그려냈다. 간밤 오던 눈이 두어 자나 쌓였다 / 급행열차가 연착 이십여 시간 / 그 좁은 곳간 속에서 모두 징역을 하였다 // 다시 와서 보니 부산은 국제시장 / 눈 녹은 거리거리 사뭇 수렁이다 / 그려도 어깨를 마구 비벼대며 사람들이 밀어온다 해방 후 가람은 미군정청 학무국 편수관으로 취임하기도 했고, 1946년 이후 4년 동안 서울대에서 후학 양성에도 힘썼다. 6․25전쟁 이후에는 전북전시연합대학에 취임하고(1951년), 전북대 문리대 학장에 피임되기도 하였다.(1952년) 1957년 67세 때 가람은 한글날 기념행사를 마치고 귀가하는 중 뇌일혈로 눕게 된다. 시조부흥운동을 하면서 국어와 신문, 잡지 등의 매체를 기본으로 하여 장르 변화를 이끌어낸 가람은 새로운 대중문화를 선도할 수 있었다. 그는 조선 후기에 부상한 서민문학을 처음으로 주목하였고, 그 문학사적 의의를 적극적으로 부각시켰다. 가람은 『국문학전서』(1957년)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하였다. 실사구시의 학풍은 서민층을 발판으로 줄기찬 힘을 뻗기 시작하였다. 그러하매 문학도 자연히 새로운 방향을 개척하기 시작하였으니, 저 허균의 『홍길동전』은 실로 그런 문학의 효시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서민문학의 백미로 극가(劇歌) 즉 판소리문학을 들지 않을 수 없다. 이 극가는 그때 천대를 받던 광대‧기생의 작이요 창이었다. 광대‧기생에는 의협 호방한 천재적인 예술가가 많았다. 가람은 서민정신의 발흥이 근대정신의 시작이며, 근대적인 변화는 곧 서민문학임을 『국문학전서』에서 선도적으로 보여주었다. 가람이 제시한 서민정신과 서민문학 이론은 근대의 기점을 18세기 영․정조대로 끌어올리는 데 큰 기여를 하였다. 즉 우리나라의 근대의식은 서구의 것이 아닌 온전히 우리의 것으로 내재적, 자생적 근대화론에 의해 형성된 것임을 주장한 것이다. 서민문학에 대한 가람의 연구는 서지학자로서 방대한 양의 고문헌 자료를 수집한 그의 내력과 무관치 않다. 그는 판소리 여섯 마당을 정리한 신재효에 비상한 관심을 보였고, 20여 년 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여 신재효 관련 자료를 수집하였다. 이는 국문학사에서 신재효의 위상을 확립하는 계기가 되었고, 김삼불을 비롯한 후대의 판소리 연구자들에게 판소리 연구의 초석을 놓아주었다. 가람은 학문 연구에서 천재성보다 공정(工程)을 중시하였다. 이는 평생 시조의 현대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서지학자로서 큰 활약을 남긴 그의 면모와도 맥이 통한다. 1909년(19세)에 쓴 한시에서 그의 그러한 특성과 포부를 엿볼 수 있다. 만국이 각기 동서로 벌여 있는데 / 큰 학자들은 뜻이 같지 않네. / 단점을 버리고 장점을 취해 천지에 나아간다면 / 육대주 가운데 영원히 홀로 설 수 있으리. /김광원 전북문학관 학예사

  • 문학·출판
  • 기고
  • 2019.11.20 17:48

제7회 전주문학상 본상에 박성숙 시인

박성숙 시인(왼쪽)과 황점숙 수필가 한국문인협회 전주지부(지부장 이소애)와 전라교육사(대표 이정만)가 수여하는 제7회 전주문학상 본상 수상자로 박성숙 시인, 문맥상 수상자로 황점숙 수필가가 각각 선정됐다. 전주문학상은 최근 발표한 작품집 등을 근거로 전주 문학 발전에 기여한 문인에게 수여한다. 심사는 소재호 시인, 전일환 수필가, 이재숙 시인이 맡았다. 본상 수상자 박성숙 시인은 전북여류문학회전북수필문학회 회장, 전북문인협회 부회장을 맡아 지역문학 발전에 봉사해왔다. 저서로는 시집 <규화목 사랑>, <붉은 꽃 지고> 등이 있고, 수필집 <풀꽃이고 싶다>, <꽃비가 오네> 등이 있다. 소재호 심사위원장은 박 시인이 거느린 세월은 하얀 서리 내릴 즈음, 오히려 더욱 풋풋한 영성(靈性)의 초록빛 문학을 누리는데, 가만히 눈을 떠 염화미소(拈華微笑)로 답하는 시어(詩語)들을 응축하여 상징하면서 연(蓮)이 뿌리 내리도록 깊게 웅덩이를 팠다고 평했다. 문맥상 수상자 황점숙 수필가는 (사)한국편지가족전북지회장, 편지쓰기지도 강사, 한글문해교육 강사, 독서 지도사 등 후진양성은 물론 창작활동에도 역량을 발휘했다. 시상식은 오는 23일 오후 3시 전북문학관에서 열리는 제11회 전주문인대회에 이어 진행된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원광대학교 강연호 교수의 특강 디지털시대, 문학의 존재의의도 마련됐다.

  • 문학·출판
  • 이용수
  • 2019.11.14 17:19

월간 문예지 '수필과비평' 217호 출간

삶의 가치를 소중하게 여기는 수필을 사랑하는 공동체를 지향하는 월간 문예지 <수필과 비평>이 제217호를 발간했다. 제217호 신인상 당선작인 고영택의 벙어리, 이한나(정자)의 생명, 최성철의 소년과 바다를 발표하고 심사평과 당선소감, 당선작을 게재했다. 강돈묵유인실엄현옥 심사위원은 세 편 모두 작품 수준과 신인다운 치열한 작가정신, 앞으로의 창작활동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신중하게 검토했다고 밝혔다. 기획연재로는 △수필가가 감동한 이 한 편의 수필 -김소운 <외투> △송명희 교수의 트렌드 읽기-누가 설리를 죽였는가 △지금, 여기의 여성 서사들 -아주 친밀한 폭력, 용서의 불가능성에 대하여 등 여성 서사와 성평등을 주요 담론으로 삼았다. 편집 후기에도 일상적 삶을 가장 핍진하게 그려내는 수필에서도 그러한 담론이 활발하게 이뤄져야 한다. 이러한 젠더의 갈등이 성숙한 의식을 통해 세대와 젠더를 넘어선 연대와 공감의 가능성의 사회로 진입해 가길 기대한다고 썼다. 이밖에도 철학으로 풀어보는 내 맘대로 세계사의 22번째 이야기 화폐의 역사와 시골 의사 이환과 함께하는 따듯한 동행 23번째 이야기 형제의 축복 등 연재글도 만나볼 수 있다. 월간 전문지 <수필과 비평>은 독자와 함께 삶을 통찰하고, 미래문학을 대변할 수 있는 수필문학공동체를 지향하고 있다. 한국수필의 세계화를 목표로 1992년 창간했으며 수필 본연의 문학적 아름다움과 위상을 밝혀가고 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11.13 19:24

[신간] 시가 향하는 곳에…몸밖의 안부를 묻다

섬세한 관찰력으로 우리네 삶의 얼룩과 그늘을 그려낸 기명숙 시인이 첫 시집을 발표했다. <몸 밖의 안부를 묻다>(모악출판사)는 기 시인이 2006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시 북어가 당선된 후 13년 만에 펴낸 시집이자, 인간 삶의 근원에 대한 집요한 천착이 담겨 있어 눈길을 끈다. 이번 시집에서 특히 눈에 띄는 시편은 당신들로 통칭되는 타자의 삶이다. 시인은 자기 몸 밖의 일들이 보내오는 상처와 아픔을 기민하게 포착해낸다. 결국 몸 밖의 안부를 묻는 일은 자기 자신에 대한 안부를 묻는 일과 다르지 않다는 깨달음에 도달한다. 시인은 시가 향하는 곳에 불안한 소리들로 가득했다며 조리개로 조절하는 시간들이 겁쟁이처럼 흘렀다고 고백한다. 기명숙 시인에게 이 책은 쓸쓸한 이들을 들이기 위한 첫 누옥(陋屋)인 셈. 비로소 한 권의 책으로 엮인 시편들에는 텅 빈 곳이 조금은 따뜻해오겠다는 시인의 말처럼 가을을 통과하고 있는 얼굴들이 담겼다. 최금진 시인은 기명숙 시인의 삶이 설렘과 몸살의 경험과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최 시인은 시집에서 설렘과 몸살의 양상은 크게 여성의 몸을 통해 나타나는 성적인 상상력, 글쓰기의 과정을 통해 나타나는 욕망과 좌절, 현실으 탈주하려는 경계인의 모습으로 드러난다며 설렘과 몸살의 아이러니는 서로 상반된 이중의 가각에서 비롯되며 진실을 드러내는 필연적 장치로 기능한다고 강조했다. 이렇듯 기명숙 시인의 시집에서는 삶과 삶 밖, 몸과 몸 밖, 현실과 현실 밖의 중첩 구조가 긴밀하게 구축된 점을 볼 수 있다. 박성우 시인은 이 시집을 두고 흔적을 지우는 일로 흔적을 선명하게 하고 감정을 감추는 일로 우리의 마음을 이내 일렁이게 하고 만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책을 만나는 독자들에게도 삶과 삶 밖이, 시와 시 밖이, 몸과 몸 밖이 서로 얽혀드는 공유지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명숙 시인은 전남 목포에서 태어나 한양대학교와 우석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2006년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2019년 전북문화관광재단 문예진흥기금을 수혜했다. 현재 글쓰기센터와 공무원 연수원 등지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11.13 18:03

[신간] ‘본관’과 ‘군망’, 한중 비교사의 새 장을 열다

한국사회에서 본관은 자신이 소속된 씨족을 밝히는 데 있어 자신의 성씨와 함께 칭하는 특정 지역의 지명을 의미한다. 한국의 본관과 중국의 군망은 어떻게 다를까? 한중 두 사회의 본관과 군망을 비교한 흥미로운 연구서가 출간됐다. 한중 성씨사를 촘촘하게 훑으며 제도사적 비교를 더한 <중국의 군망제도와 한국의 본관제도 연구>(지식산업사)다. 이 책의 저자인 안광호 씨는 전북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에서 석사, 중국 남개대학에서 박사를 받았다. 이후 하버드대학교 엔칭연구소 방문연구원으로 근무한 후 현재 한국고전번역원 연구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이번 책에서는 한중 양국의 전통기 사회의 성격을 비교한 이 책은 △중국의 군망과 한국의 본관 △중국의 본관과 한국의 본관 △중국의 적관과 한국의 본관 등으로 나눠 한국과 중국사회의 성씨제도를 비교했다. 특히, 중국의 군망제도와 한국의 본관제도를 비교해 보는 과정에서 두 나라의 사회적 제도가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본다. 중국의 역사문헌 속에 나오는 본관의 의미와 한국 씨족제도에서 불리는 본관의 의미에 대해서도 비교한다. 하나의 용어가 서로 다른 의미를 가지게 된 원인에 대해 분석하기 위해서다. 전통기 중국사회에서 적관이 기록되는 방식과 동시대 한국사회에서 본관이 기록되는 방식을 비교해 연구도 흥미롭다. 이 두 기록 방식은 동일한 형식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서로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와 같은 엄밀한 문헌 고증과 분석으로 기존의 정설을 깨고 있어 한중 비교사의 새 장을 여는 연구서로서 가치를 높였다. 넓은 역사적 시야로 한중 두 사회의 특성을 명쾌하게 정의했다는 점에서 한중 비교사의 새로운 시도이자 사적 방법론을 통한 사회사 지평을 확장하는 계기로 인정받았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11.13 18:03

[신간] 시를 쓰게 한 ‘그리움’…찬 계절을 깨우다

한국문인협회 익산지부장을 맡고 있는 이순자 시인이 두 번째 시조집 <501호, 그 女子>(이미지북)을 펴냈다. 지난 1997년 <한국시>에 시조를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한 이순자 시인은 첫 시조집 <집 없는 음표들을 그려놓고>를 통해 삶의 그리움을 담아냈다. 이번 시조집에서는 시인이 시를 쓸 수 있도록 해준 그리움의 여러 얼굴을 살펴본다. 시인은 그 과정에서 독자와 그 그리움의 감성을 공유하고자 한다. 해설을 쓴 오종문 시인은 이순자 시인의 두 번째 시조집에 실린 시편에 대해 그리움의 대상은 어느 것에 한정되지 않고 다양한 색깔과 이미지로 나타나는데, 시인이 살면서 보고 듣고 느끼면서 채굴한 사물들을 그리움으로 꽃 피우면서 공감의 길로 나아간다며 일상의 지역 말씨, 즉 방언을 시어로 사용함으로써 사람들의 꿈과 욕망, 삶의 모습을 맛깔스럽게 표현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여자 가슴 속에는, 그 바람 부는 곳으로, 아무리 길이 멀어도, 어느새 꽃물이 든다, 겨울이 내게로 온다 등 총 5부로 이뤄진 이번 시조집에는 과거의 그리움에서 내일의 자유로 나아가기 위한 이순자 시인의 속마음이 담겼다고 볼 수 있다. 꽃이 피고 바람이 부는 것도 그리움이고 엄니의 하소연도 그리움이라는 시인의 말처럼 찬바람 부는 계절, 나만의 그리움을 떠올리며 책장을 한 장 두 장 넘기게 한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11.13 18:03

“화합하며 더 활기찬 전북여류문학회로 성장하길”

1985년 창립한 전북여류문학회가 동인지 <결>의 서른한 번째 이야기를 펴냈다. 전북여류문학회(회장 배순금)는 지난 11일 전주 백리향 3층 루비홀에서 회원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17회 전북여류문학상 시상식과 동인지 <결> 제31호 출판기념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전선자 김환태문학사업이사장이 축사를 했으며 전북여류문학상 수상자인 윤현순 시인과 조미애 심사위원장을 비롯한 전북여류문학회 회원들이 참석했다. 제17회 전북여류문학상 시상식에서는 수상자인 윤현순 시인에게 상금 100만원을 수여했다. 조미애 심사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윤현순 시인은 그의 시집 <중심꽃>처럼 언제나 중심꽃으로 시를 써왔다며 앞으로도 꽃 속에서 아름다운 시를 피어 올려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가길 바란다고 심사평을 밝혔다. 이에 윤현순 시인도 아주 작은 목소리이지만 자분자분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해왔다며 이제 참으로 느긋이 설 때가 됐다. 작은 손길이라도 필요한 곳이 있는지 찾아보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행사는 문학회 정기총회와 더불어 동인지 <결>의 제31호 출판을 기념하는 행사로 풍성하게 치러졌다. 참석자들은 아리아 클래식 기타 앙상블의 기타연주와 유나영 시인의 시 낭독을 감상하며 화합을 다졌다. 배순금 회장은 인사말에서 결 마당 후원에 고요히 여울지는 서른한 번째 메아리가 울렸다며 언제나 오늘처럼 어깨를 토닥이고 두 손을 마주잡아 더 활기찬 전북여류문학회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11.13 17:58

2019 제9회 신무군산문학상 대상에 최일걸 시인

최일걸 시인(왼쪽)과 윤규열 소설가 전국 문인을 대상으로 공모하는 제9회 신무군산문학상 대상에 전주 출신 최일걸 시인(53)이 선정됐다. 수상작은 군산편지. 본상에는 군산 출신 윤규열 소설가(62)가 소설 <어머니의 바다>로 기쁨을 안았다. (사)한국문인협회 군산지부(회장 신성호) 신무군산문학상 운영위원회(위원장 김철규)가 주관하는 신무군산문학상은 군산을 소재로 작품을 공모하며, 올해 9회를 맞았다. 올해는 시소설수필동화 부문에 100여 편이 접수됐으며, 안도 시인과 전정구 전북대 교수가 본심을 맡아 수상작을 선정했다. 심사위원들은 대상작 군산편지에 대해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화자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비릿한 생을 소금기 짙은 바람에게 내어주고 달빛 위에서 쓴 군산 편지의 시적 전개, 그리고 언어와 문장을 통한, 혹은 그러한 글쓰기-시창작의 방식으로 접근한 군산의 내면풍경은 시인의 분신인 화자가 더 이상 군산의 이방인이 아님을 확신케 한다고 평했다. 또 본상작 <어머니의 바다>에 대해서는 소설의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가독성의 측면에서 독자와의 소통에 필요한 서사의 일관성과 통일성이 돋보인 작품이다고 밝혔다. 최일걸 시인은 3년이 넘는 나의 투병기는 군산 앞바다에 펼쳐져 있었다. 돌이켜 보면, 그런 힘든 시기가 있었기에 오늘 당선 통보를 받을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며 열심히 글을 쓰는 게 보답하는 길이라 믿는다. 깊이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최 시인은 1995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동화부문에 당선됐으며, 타 일간지 신춘문예 희곡시소설 부문에서도 당선됐다. 한국해양문학상 등을 받았다. 시상식은 오는 12월 7일 오후 5시 군산 정선에서 열린다.

  • 문학·출판
  • 이용수
  • 2019.11.13 17:58

머나먼 고려인의 땅서 건져온 따듯한 이야기

새벽에 일어나 김현조 시인의 시 몇 편을 읽습니다. 새로운 노래를 부르는 일, 마지막이듯 사랑하는 일(비둘기의 봄)을 읽으며, 좋다. 참으로 좋다라고 혼잣말을 하고서 또다시 시인의 마음속으로 들어갑니다. 동터 오는 해를 마주하며 짧은 탄성에 눈물이 섞여 나온다. 시인은 허기진 봄날에 배고픔을 통해 찬란한 아름다움을 보는 지혜를 터득한 것입니다. - 문화사학자 신정일. 시인이자 문화사학자인 신정일 (사)우리 땅 걷기 이사장이 세상을 밝혀 주는 등불 같은 시, 아니 모든 사람들에게 필요한 소금 같은 시를 남기기를 원한다며 주목한 김현조 시인. 김현조 시인이 산문시집 <당나귀를 만난 목화밭>(천년의 시작)을 펴냈다. 시인은 자신이 체험한 이주민의 삶을 이주 한인들이 갖는 정서와 동일시한다. 그래서 시집은 중앙아시아 지역에 거주하는 이주 한인들이 겪는 사회적 문제와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이야기하고, 결국 민족적 정체성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에 이른다. 김 시인은 적막함을 살아가는 자지러지는 아이들 웃음소리를 들으며 나는 당나귀 귀가 되었다. 우즈베키스탄에서의 오랜 생활은 지나온 중앙아시아 편린에 불과하겠지만 그게 무엇이든 귀한 족적을 다듬어 본다고 했다. 시집에는 5부 104쪽에 걸쳐 63편이 실렸다. 시는 한 단락 또는 두세 단락으로 이뤄진 산문시들. 차성환 시인은 해설 사막에서 길어 올린 힘줄을 통해 낯선 타국에서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살아가는 이주 한인의 문제는 뿌리 뽑힌 채 정신적인 방황을 하는 현대인의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며 머나먼 고려인의 땅에서 보내온 이 이야기를 듣다 보면 어느새 우리의 손은 한층 더 따듯해진다고 했다. 정읍 출신인 김 시인은 지난 1991년 <문학세계>으로 등단했다. 저서로는 시집 <사막풀>, 편저 <고려인 이주사>, <고려인의 노래>, 번역서 <이슬람의 현자 나스레진>가 있다. 한국문인협회 국제교류위원이며 금요시담 동인회장을 맡고 있다.

  • 문학·출판
  • 이용수
  • 2019.11.13 17:58

김도수 시인 동시집 '콩밭에 물똥'

김도수 시인이 동시집 <콩밭에 물똥>(푸르사상)을 펴냈다. 마치 한 폭 그림처럼 자연의 평화로움과 따스함이 한껏 담긴 동시집이다. 친구네 콩밭에 실수를 하고 콩잎으로 살짝 덮어 놓았다는 표제작 콩밭에 물똥을 비롯해 똥시계, 꼬마시인, 별똥별, 올챙이, 반딧불이와 같이 자연과 함께하는 아이들의 평화롭고 재미있는 장면들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작품마다 햇빛과 바람, 물과 흙을 양분으로 삼아 꽃을 피우는 식물처럼 아이들도 꿈을 갖고 무럭무럭 자라기를 바라는 시인 마음이 녹아 있다. 동시집에는 전주군산완주 지역의 초등학생들이 직접 그린 그림 28점도 함께 실렸다. 김 시인은 봄이면 종달새, 뻐꾸기 계속 따라오며 노래 불러 주던 등하굣길의 용쏘 강변길 잊히질 않아 가끔 걸어 본다. 돌이켜 보니 산골에 살면서 자연이 주는아름다운 선물을 많이 받고 살았다며 아이들에게 친구들과 어울려 많은 추억을 쌓아 보라고 권한다. 문신 시인은 추천의 글에서 김도수 시인이 산 너머에 일군다는 비탈 밭에는 고추나 열무 대신 막 눈을 뜬 동시 모종이 푸르게 펼쳐져 있을 것만 같다. 한두 편의 동시를 얻기 위해 열 개도 넘는 씨앗을 심어 놓고 나머지는 응원하는 씨앗(참깨 심기)이라고 말하는 그의 동시법을 알고 나니 그의 동시를 읽는 일이 씨앗 한 줌을 손에 쥐고 그 씨앗의 꿈을 응원하는 것처럼 가슴이 마구마구 설렌다고 밝혔다. 동시집은 제1부 엉덩이에 똥시계, 제2부 후루룩 쩝쩝, 제3부 통통통 떼구루루, 제4부 곡괭이 든 해님 등 4부 50편 104쪽으로 구성됐다. 김 시인은 임실 섬진강가에서 태어나 깨복쟁이 친구들과 어린 시절을 보냈다. 직장 따라 오랫동안 객지의 삶을 살다가 퇴직한 뒤 밭농사를 짓느라 가족들과 함께 고향의 집을 시도 때도 없이 들락거리고 있다. 저서로는 산문집 <섬진강 푸른 물에 징검다리>, <섬진강 진뫼밭에 사랑비>, 시집 <진뫼로 간다>가 있다.

  • 문학·출판
  • 이용수
  • 2019.11.06 17:41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