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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그림을 한 눈으로 읽어보는 미술문화 칼럼집이 나왔다. <시와 그림, 감성의 바다>(열린출판)를 펴낸 이승훈 시인은 현재 군산 대성중학교 교장으로 근무하며 한국문인협회 익산지부 부지부장을 맡고 있다. 이번 책은 지난 2014년 펴낸 미술문화 칼럼집 <감성, 그 시간 속으로>에 이은 두 번째 이야기다. 이승훈 시인은 서문에서 화가와 그의 작품을 통해서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고자 연재했던 글을 모아서 책을 펴낸다며 화가들의 그림을 이야기하기 전에 나의 졸시를 덧붙여 놓아 미리 내 느낌을 시로 밝혔으니 그림을 시와 함께 읽어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 시인은 이번 감성의 바다를 완성하기 위해 시와 그림을 총 34편에 나눠 배치했다. 그림을 감상하기 전에 화가의 이름과 시 한편을 소개하는 구조다. 그림에 대한 이야기, 작가약력, 그림에 담긴 심상을 들여다봄으로써 복합적인 미술문화 감상을 가능케 했다. 이 책에 대해 김선태 미술평론가는 비타민 같은 미술사가 담겨 있어 다른 서양미술사 서적과는 구별된다며 위대한 미술작품의 탄생 배경과 역사를 중시하면서도 작품이 담고 있는 일화와 미술작품에 대한 감성적 접근에 있어서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승훈 시인은 지난 20056년 <대한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했으며 전북벚꽃백일장 장원, 전국아이올리브문학상 백일장공모 최종 차하당선, 마한문학상 수상의 이력을 가지고 있다. 현재 지평선 동인, 전북작가회, 대한문학작가회, 전북회화회, 전북수묵화회 회원으로서 지역 문학과 미술계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번 책은 익산문화관광재단의 2019 다이나믹 익산 아티스트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제작했다.
우리 토종 삽살개를 쉽게 찾아보기 어렵게 된 요즘, 우리 것에 대한 소중함과 이를 지키려는 노력을 아로새길수 있는 동화가 나왔다. 시대와 세대를 뛰어넘어 우리 땅에 최적화된 것들을 지켜내야 하는 이유를 말하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으며 꾸준히 동화를 써온 이경옥 작가가 2019년 우수출판콘텐츠 제작지원 사업에 선정된 동화 <달려라, 달구!>(아이앤북)를 출간했다. 이번 책에서는 일제강점기 강제징용과 전쟁 물자를 동원하는 과정에서 삽살개를 군용 모자와 의류 재료로 쓰기 위해 무분별하게 포획한 과정을 꼬집는다. 그 과정에서 조선의 토종개를 멸종시키려는 의도가 내포돼 있었다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일본이 조선 땅에 들어와 곡식을 수탈해 가고, 전쟁을 일으켜 청년들을 징집해 가는 것을 보고 자란 여명은 집에서 키우던 삽살개 달구와 함께 아버지의 독립자금을 전달하는 일을 한다. 일본은 전쟁 물자가 부족해지자 조선에 대한 약탈을 점차 확대한다. 이 땅에 살아가는 동물을 무차별적으로 죽여 씨를 말리는 행동까지 감행하는데, 결국 달구도 일본의 손에 넘어가고 만다. 하지만 이대로 포기할 수 없었던 여명이와 친구들은 달구를 찾아나서고 예전에 아버지와 함께 다녀왔던 적이 있던 시골 마을에 삽살개들이 모여있다는 소식을 듣는다. 위험을 무릅쓰고 찾아간 그곳엔 삽살개들을 가둬 놓은 창고가 있었다. 달구와 삽살개들을 그렇게 도망가던 중 몇몇은 뒤쫓아 오는 일본 경찰의 총칼에 맞아 죽는다. 여명이는 달구의 엉덩이를 세차게 치며 일본인들에게서 멀리멀리 도망가라고 외친다. 그렇게 달아난 달구는 돌아오지 않고, 여명이는 달구를 그리워하며 지낸다. 많은 시간이 지나고, 달구가 새끼를 가진 상태로 나타나 우리 토종 삽살개의 명맥을 이어준다는 이야기다. 가까운 이웃 나라이면서도 끊임없이 외교와 역사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한일관계의 현실을 통해 보면 이 책이 주는 의미가 더욱 남다르다. 어린 아이의 눈과 입을 통해서 주권 국가의 입지가 중요함을 말하려는 작가의 의도가 큰 울림을 준다. 이경옥 작가는 어린이들에게 독서와 논술을 지도하면서 많은 동화책을 읽고, 직접 동화를 써왔다. 지난 2018년에는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두 번째 짝이 당선되는 기쁨을 안기도 했다.
10년 전 내 건강을 걱정하던 아내가 생일선물로 건네준 자전거는 인생 후반전에 접어들던 나에게 최고의 보물이 됐다. 국토종주, 전국 자전거길 완주, 제주에서 자전거 한달 달리기, 50일간 3500km 전국 해안선 달리기 등 이형수 씨가 자전거와 함께 한 이력은 화려하다. 그가 300쪽에 달하는 여행기 <혼자 떠난 3500km 전국 해안선 자전거 여행>(신아출판사>을 내고 자전거를 타고 혼자 떠났던 여행 이야기를 소개한다. 새만금 방조제, 섬진강, 내장사, 선유도 등 전북 산하의 아름다운 풍광도 만나볼 수 있다. 전주에서 학창시절을 보냈지만 바다가 좋아서 군 복무도 해군으로 마쳤다는 이형수 씨는 10년 전 암 수술을 한 뒤 인생을 크게 되돌아봤다고 했다. 해오던 일을 모두 내려놓고 건강을 돌보던 중 아내에게 선물 받은 자전거를 운동 삼아 타기 시작했다고. 자전거 라이딩은 체력 소모가 큰 운동이어서 50대의 나이에 본격적으로 할 수 있을까 걱정도 했다고 한다. 이형규 씨는 넓고 푸르른 바다를 실컷 보노라면 행복감이 느껴지고, 두 다리를 움직여 막힘 없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성취감에 힘든 줄 몰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이 책을 내기 전부터 인터넷 블로그를 운영하며 자전거 여행기를 소개해왔다. 자전거를 타고 전국을 돌며 느꼈던 감상과 다채로운 풍경을 비롯해 일상, 가족 소식, 완주이야기를 이웃들과 나누고 있다. 비행기를 타고 떠난 배낭여행 이야기도 함께 실었다. 다시 떠나는 제주도 수학여행을 비롯해 로키, 그랜드 캐니언, 라스베이거스 여행 이야기도 사진과 함께 기록했다. 날이 풀리는 내년 봄에는 부부가 함께 하는 라이딩도 계획하고 있다. 때로는 기차와 버스에 자전거를 싣고 쉬어갈 수도 있겠지만 함께 바라볼 풍경이 더 없이 기대된다고 했다.
전주 용소초등학교 교장으로 정년퇴임한 후 꾸준히 시 공부를 해온 정경룡 시인이 첫 시집 <석양에 서서>(기획출판 반딧불)를 출간했다. <문예사조> 2019년 8월호에서 시 석양에 서서, 어부, 숨비소리로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한 이후 처음으로 펴낸 책이어서 의미가 깊다. 남원 출신으로, 전주교육대학교와 전북대학교 교육대학원을 졸업한 정 시인은 고향과 가족, 부모님, 친구 등 소중한 사람들에 대한 진심을 시로 써왔다. 뻐꾸기 우는 내 고향 뒷동산 밭가에 산딸기 익어 가면 등을 떠밀지 않는 강물 따라 부끄럼 없이 살라하네 별을 따라가겠지 등 고향과 그리운 사람들에 대한 시인의 감성이 느껴지는 시편들이 담겼다. 이번 시집에 평설을 쓴 안도 문학평론가는 정경룡 시인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묘사하는데 발군의 감각을 보인다며 그의 시를 읽으면 깊고 고요한 평정에 이르는 길을 찾을 수 있으며 마치 시 속에 펼쳐진 풍경화를 보는 듯한 감흥을 준다고 말했다. 교직을 떠난 후 10년여 시간 동안 노을에 혼을 담는 시작(詩作)으로 시의 꽃을 피우고 싶었다는 정경룡 시인은 자신이 쓴 시가 망초 꽃처럼 소박하고 매화꽃처럼 은은하고 누구나 편안히 오를 수 있는 산이 되길 바란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정 시인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다음 번에도 시집을 만들게 된다면 제자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싶다고 했다.
(재)전주문화재단(대표이사 정정숙)이 지역문화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전주다운 문화정책을 탐색하는 <전주문화비평> 제2호를 출간했다. 이번 호는 전주종합경기장과 여성과 창작이라는 두 가지 주제를 특집으로 다루고 있다. 전주종합경기장과 20세기 전주문화 조명, 전주문화예술 생산의 젊은 현장, 지역문화예술과 여성인권 등에 대한 특별기고와 공모를 통해 선정된 글을 엮었다. 먼저 전주종합경기장 섹션에서는 박태건 시인의전주종합경기장 아카이브와 20세기 전주문화, 신귀백 영화평론가의 전주종합경기장의 기억과 기록, 전주시의회 김남규 의원의 전주, 한국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도시, 김형미 시인의 도시를 바꾸는 인문학, 이경로 전북타임스 논설위원칼럼위원의 전주권 문화예술의 다양한 집약을 문화재생으로!, 김철규 작가의 어머니의 주름을 그리다 - 삶의 흔적 주름 그 찬란함에 대하여 등이 실렸다. 여성과 창작 섹션에는 유순희 시네마테크 시네필전주 프로그래머의페미니즘과 영화의 조우, 임인자 독립기획자의 보이지 않는 것에,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당연하지 않았던 것들에 묻다, 최진영 영화연출가의 도시의 장소성과 일상성을 담은 영화적 기록, 김은혜 문학박사의가부장제를 뚫고 나온 그이들의 목소리등이 수록됐다. 정정숙 대표이사는 이번 전주문화비평 제2호는 사람과 품격을 중시하는 전주문화에 대한 다양한 시선과 통찰력을 통하여, 우리가 풀어내야 할 과제와 함께 전주가 진정 발전할 수 있는 혜안을 제시한다며, 전주시민이 제시한 실천적 비판을 발전시켜, 전주의 품격을 높이고 모든 시민이 존중받는 지역문화를 만드는 데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주문화비평> 제2호는 전주문화재단 누리집(http://www.jjcf.or.kr)에서 읽어 볼 수 있다.
시인이자 문학평론가로 알려져 있는 정양은 판소리나 한시에도 정통한 지식을 지니고 있는 문학 연구자이다. 정양이 판소리에 애정을 가졌던 것은 판소리가 민중의 전통 구비 장르로 이름 없는 민중의 창작물이었기 때문이다. 판소리는 지배층의 이데올로기에 편승하는 듯하지만 이면으로는 그 지배층에 대한 풍자와 비판을 수행한다. 그렇다면 공역이긴 하지만 한시 번역서를 출간하기도 했던 정양의 한시에 대한 애착이 언뜻 수긍이 가지 않을지도 모른다. 판소리와 달리 한시는 한자로 쓰인 기록 장르로 주로 양반들이 향유했던 창작물이기 때문이다. 공무도하 公無渡河 저 임아, 그 물을 건너지 마오. 공경도하 公竟渡河 임은 그예 그 물을 건너셨네. 타하이사 墮河而死 물에 쓸려 돌아가시니, 당내공하 當奈公何 가신 임을 어이할꼬. (정병욱 번역) 공무도하 公無渡河 물 건너가지 말라니까 공경도하 公竟渡河 끝내 건너가더니 타하이사 墮河而死 저렇게 빠져 죽었네 공장내하 公將奈何 이 노릇을 어쩌면 좋아 (정양 번역) 그러나 백수광부의 꿈 실린 한역시 공무도하가(公無渡河歌)의 번역을 보면, 한시 번역 작업을 통해 추구한 정양의 문학관을 짐작할 수 있다. 정양의 번역을 그 유명한 정병욱의 번역과 비교해 보자. 정병욱의 번역에는, 백수광부의 아내가 남편을 부르는 임이라는 존칭어와 건너지 마오, 건너셨네, 돌아가시니의 높임법이 사용되었다. 정양의 번역에는 존칭어도 높임법도 보이지 않는다. 뱃사공일로 먹고사는 이 시의 주인공 내외는 분명 일반 하층민이다. 더구나 물에 빠져 죽은 남편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격식 있는 언어가 사용될 리 없다. 건너가지 말라니까/끝내 건너가더니, 저렇게 빠져 죽었네, 이 노릇을 어쩌면 좋아에는 민중의 언어가 육성처럼 옮겨져 고스란히 살아 있다. 민중의 삶에 대한 통찰을 바탕으로 번역한 공무도하가처럼, 정양은 산문집 백수광부의 꿈에서 여인을 뿌리치고 강물을 건널 수밖에 없었던 소시민 가장 백수광부의 현실적 고통을 통해 사회사적 감동을 복원해 내고 있다. 몸조심 하느라 건너려 하지 않는 강물을 목숨 걸고 건넜던 백수광부를 권력자들이 금기시한 저항 정신을 실천한 비극적 영웅으로 보고 그 백수광부를 우리 역사 속에서 소환하여 백수광부의 꿈이 모든 지배와 억압에서 벗어나 잃어버린 인간을 회복하기 위한 꿈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그 꿈이 실현될 물 건너 마을을 인간 해방의 공간으로 보았다. 물론 인간 해방의 실현이라는 이 유토피아적 시공간이야말로 정양이 그의 산문집 전편을 통해 보여준 정양의 꿈과 노래였다. * 김혜원 시인은 문학과 사진을 전공했다. 지난 2010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시 먼지가 당선됐고, 지형과 환경에 대한 사진 작업과 함께 시와 사진의 상호텍스트성에 대한 글쓰기를 병행하고 있다. 현재 명지대 한국이미지언어연구소 연구교수로 있다.
불통과 불화의 세계 인식을 거쳐 더 나은 세계로의 도약을 꿈꾸는 시적 사유. 유은희 시인의 시가 품고 있는 서사는 어둡고 언어적 질료 또한 언뜻 보면 하강적 이미지를 담고 있는 듯하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궁극적으로 희망을 노래한다. 지난 2010년 (주)국제해운(대표이사 윤석정)과 열린시문학회 시창작교실(대표 이운룡)이 시상한 국제해운문학상 대상을 받은 유 시인이 두 번째 시집 <떠난 것들의 등에서 저녁은 온다>(천년의시작)를 펴냈다. 유 시인은 이 세계에 대해 분노하고 절망하는 대신, 그 반대쪽의 풍경을 언뜻언뜻 내비치면서 차분하고 담담한 어조로 이야기한다. 이번 시집에는 유 시인의 이러한 이야기가 가지런히 담겼다. 읽는 이로 하여금 옛 기억을 소환해 정서적 환기를 가능케 하는 시들, 연민을 넘어 궁극적으로 화해와 소통, 공존과 상생을 꿈꾸는 시들이 반갑다. 복효근 시인은 해설을 통해, 유 시인의 시는 추억의 감염력이 사뭇 높으며, 추억을 통해 보여 주는 그것을 삶에 대한 깊은 이해와 연민으로 바라보는 능력 또한 탁월하다고 했다. 매미 울음 받아내기 위해 / 느티나무는 그늘을 펼치는 것이다 / 깊이 꺼내 우는 울음 / 다 받아주는 이 있어 / 그래도 매미 속은 환해지겠다 / 느티나무 발등 흥건하도록 /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 전생을 쏟아야 하는 슬픔인 것이다 / 어깨가 넓은 느티나무 그늘은 / 울기 참 좋은 곳이어서 / 언뜻언뜻 하늘도 눈가를 훔친다 - 느티나무 그늘은 울기 좋은 곳이다 중. 신달자 시인은 표사에서 유 시인의 시는 세상을 열어 보이는 큰 문이며 무르고 허물어지는 인간의 마지막 자존을 따뜻한 시선으로 열어 보이고, 물오른 대추나무처럼 단단하면서 싱그러워 독자들을 시적 사유의 장으로 이끄는 힘을 지니고 있다고 찬사를 보냈다. 유 시인은 전남 완도 출신으로 원광대 문예창작과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전주익산에서 인문라이브러리, 시 교실, 청소년독서회 등에서 강의하며 시민과 소통하고 있다. 첫 시집은 <도시는 지금 세일 중>. 한편, 유 시인은 28일 오후 6시 30분 익산 이리중앙교회 옆 하늘정원에서 출판기념 북콘서트 낭독회 찻잔 속의 시를 연다. 그의 절절한 시어를 만날 수 있는 자리, 기대해도 좋겠다.
기계문명은 시시각각으로 발달하면서 살기 편한 세상이 되어 가는데, 왜 삶은 점점 더 각박하고 팍팍해지는가? 사람들은 더욱더 바쁜 삶을 살아간다. 그러다 보니 사람 냄새는 멀리 사라진 지 오래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것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고마운 것이었는지 뒤늦게 깨닫는다. 김형중 시인이 삶의 향기를 담아 네 번째 시집 <향긋한 사람 냄새가 그립다>(한국문화사)를 펴냈다. 김 시인이 미흡한 감정으로 지난 2011년 이후 8년 동안 발표해왔던 작품들. 꽃다운 나이를 훌쩍 넘겨버린 / 중년 엄마들의 눈빛이 살아 움직이는 / 전등불 아래 주름진 학생들.- 야학 교실 중. 시인은 부족함을 알면서도 부끄러움을 뒤로하고 시를 엮었다며 행간마다 새겨진 침묵, 생각을 가다듬는 휴식을 독자들이 느껴보길 바란다고 했다. 김 시인은 중고교에서 12년간 교편을 잡았으며, 벽성대학 교수, 중국 연변대학 객원교수, 전북여자고등학교 교장, 원광보건대 교수 등을 지냈다. 저서로는 시집 <허수아비들의 노래>, <어머니의 지게>, <길>, 칼럼집 <도전하는 사람이 아름답다>, <당신도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 수필집 <하얀 흔적들>이 있다.
천리는 돌고 도는 것이니 한번 넘어졌다고 반드시 다시 일어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루아침의 분노를 이기지 못하면 일생을 망칠 뿐이다. 18년 유배 생활 속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위대한 업적을 남긴 다산 정약용 선생. 다산 선생의 사람 그릇을 통해,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고 퍽퍽한 현실을 헤쳐갈 수 있는 지혜와 용기를 얻을 수 있는 책이 나왔다. 남원 출신 진규동 다산정신실천연구소장이 펴낸 <다산의 사람 그릇>(레몬북스). 저자는 다산 선생이 언제 사약이 내려질지 모르는 공포와 초조, 절망과 분노, 시련과 고난을 견딜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우울한 마음을 또 다른 원동력으로 승화했기에 가능했던 것으로 봤다. 그것은 저술과 자연과 시이다. 다산 선생은 500여 권의 책을 저술하면서 자신의 울분과 한을 묻었다는 것이다. 특히 아들들에게도 순간의 분노와 화를 다스리라고 가르쳤다. 책은 금수저의 황금시대, 무너지는 건 한순간, 자연만이 그를 감싸주네, 사색과 위민의 시간, 그리움과 사랑의 속삭임, 나라다운 나라 백성다운 백성, 다산의 꿈, 다산학의 산실, 다산초당 등 총 7장, 272쪽으로 구성됐다. 진 소장은 날로 복잡하고 힘든 시기, 다산의 지혜를 통해서 의미 있고 즐거운 삶의 여정이 되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이 책을 엮었다고 했다. 전주대를 졸업한 진 소장은 연세대 행정대학원에서 사회복지 석사, 숭실대에서 우리나라 평생교육학 박사 1호 학위를 받았다. KBS 전주방송총국에서 근무했고, KBS 인재개발원 부원장을 지냈다.
살면서 더러 아, 이러려고 그랬던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과 맞닥뜨리게 된다. 그래, 내가 이 사람을 만나려고 여기에 온 거였어., 이 얘기를 들으려고 오늘 하루가 그랬군. 하고 무릎을 탁 치게 될 때. 한 해의 끝자락이 보일 즈음에 다다라서야 그간 나도, 주변도 살뜰히 보살피지 못했다는 자책이 날카로운 바람 끝처럼 할퀴었기 때문이리라. 시집 『가여운 나를 위로하다』에 닿게 된 것은. 시집 속에는 아직도 오만 가지의 생각들이 모두 지나가야 하루가 저무는(「낙숫물의 파문-백운천 일기 3」) 한 사내가 산다. 초겨울의 저녁은 그냥 두어도 청승맞은데/ 중년의 사내 혼자서 저녁밥을(「어느 초겨울의 저녁」) 짓고, 빨래에 대한 시를 쓰려다 그만두고 툇마루로 나와 강물을 바라(「시를 쓰려다가 그만두다- 백운천 일기 1」)본다. 그이는 매일매일 순간순간 가슴 떨리는 경이로움으로 글을 쓸 수 있다는 유혹(「경전을 읽고 난 어느 날씨 좋은 날」)을 느끼고, 세상을 경이롭다고 말할 수 있는(「세상이 경이로운 건」) 존재들을 물끄러미 응시한다. 경이로운 존재와 가여운 나 사이에는 얼마만큼의 간극이 있을까. 전라도 말 중에 구다보다라는 표현이 있다. 들여다보다라는 뜻이다. 가여운 나를 보살피는 것도, 경이로운 존재의 출현을 발견하는 일도 응시의 힘에서 비롯된다. 한 존재가 갖는 존엄과 고독을 집요하게 구다보는 시인의 눈. 파편처럼 박혀 있던 외로움도 회한도 황홀했던 시간도/ 모두 투명한 침묵이 되어 풀잎에 매달려 있(「축시丑時의 숲」)음을 감지해 낸 그는 그리하여 숲길에서 꽃 한 송이에 걸음이 멈추면/ 나는 그 꽃입니다. // 밤하늘 바라보다 별 하나 눈 마주치면/ 나는 그 별입니다.// 세상의 어떤 슬픔 하나 마주쳐도/ 나는 그 슬픔입니다.(「그렇게 그대가 오면」)하고 노래하는 경지에 이른다. 맹렬한 들끓음이 가라앉기를 기다려 그대가 오면 나는 그대일 뿐입니다. 이렇게 담담히 고백할 순간을 시인과 함께 그려본다. 툇마루에 앉아 강물을 바라본다. 의심도 없이 그대를 좇아온 세월은 아직도 강물을 거슬러 오르고 있다. 그대의 환영幻影을 노래한 시詩들은 은어의 무리처럼 거침없이 따라 오른다. 이승의 시간이 다하기 전, 그대를 한번 만날 수 있을 거라는 이 생각만이 아직도 늙지 않았다. 나는 이미 강의 하구에 이르렀건만 지금도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이 허튼 생각만이 남아 가여운 나를 위로한다. (「가여운 나를 위로하다」 전문) 내 안을 구다보고 자꾸만 바깥을 살피게 하는 우리의 허튼 생각이 우리를 위로한다. 마침내 경이로운 그대를 만나게 할지니. *김정경 시인은 2013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시 검은 줄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현재 팔복예술공장 운영지원팀장으로 일하고 있으며, 시집 <골목의 날씨>를 발간했다.
시인이자 중학교 국어 교사인 복효근 씨가 동료 교사들에게 전하는 위로와 공감의 메시지를 전한다. 그의 새 에세이집 <선생님 마음사전>(지식프레임)은 상처받은 교단에 건네는 성찰과 치유의 언어다. 매일 아침 출근 전에 거울에 비춰본다. 날이 갈수록 아이들과 학부모 사회로부터 비난의 대상이 되고 교사의 권위와 교권이 땅에 떨어지고 있는 즈음, 나는 가끔 교사라는 내 뿔이 온전하게 박혀 있는지 비춰보는 것이다. (자존감 중에서) 학교라는 작은 사회에서 교사가 학생, 학부모 등 다양한 사람을 만나며 겪는 여러 감정에는 보람이 되는 긍정적인 기운도 있지만 상처가 되는 일도 허다하다. 교직을 떠나는 많은 교사들이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는 통계가 그 사실을 입증하며 학교 현장에서 교사의 위치에 대해 짐작케 한다. 윤리의식과 도덕성을 강요받는 이들이 감당해야 할 책임은 이뿐만이 아니다. 복 교사는 오늘날 대중들이 잘 모르고 있었던 교사의 마음에 대해 이야기한다. 감정을 나타내는 여러 단어를 사전적 의미로만 해석하지 않고 교사의 시각에서 풀어냈다.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에피소드와 따뜻한 삽화도 실었다. 복 교사는 이번 책에 대해 사회 내에서 교사의 권위가 충분히 인정되지 않는 시대에 어떻게 하면 교사들이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썼다이라며 여러 어려운 상황이지만 동료 교사들이 스스로를 돌아보고 꿋꿋하게 자기 정체성을 지켰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다고 이야기했다. 남원 출신의 복효근 시인은 1991년 <시와 시학>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지은 책으로 시집 <따뜻한 외면> 등 10여 권과 청소년 시집 <운동장 편지>가 있다. 국어 교사로서 지리산 아래 살면서 아이들과 함께 글 읽기, 글쓰기로 산처럼 푸르고 깊은 삶을 가꾸려 노력하고 있다. 이번 책에 실린 글은 온갖 풍파를 헤치고 나온 교사들이 전하는 실수와 극복의 족적이다. 한때 미끄러지고 넘어져 후회하고 아쉬워했지만 그런 기억의 편린이 모여 오늘날을 만들었노라고 말하는 자기고백에 가깝다.
오늘 하루를 또 살아내야 하는 직장생활 10년 차, 직장인이라면 한번 쯤 해봤을 현실적인 고민에 대해 조언을 건네는 역사책이 나왔다. 조선의 위인들이 들려주는 직장 생존기 <조선 직장인 열전>(국민출판)이다. 후대의 존경을 한 몸에 받는 역사속 위인들도 당대 힘든 직장 생활을 이겨냈던 인생선배라는 사실이 큰 위로를 준다. 이 책의 저자인 신동욱 씨는 서울대 국사학과 재학 시절 역사학도의 길을 심각하게 고민했다고 한다. 경제학을 복수전공한 덕에 취업으로 방향을 정한 후 삼성계열사에 입사해 8년간 재무업무를 담당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삼성그룹 입사시험인 SSAT(현재 GSAT) 출제위원을 지내기도 했다. 현재는 네이버 계열사에서 근무하고 있다. 직장인을 위한 역사책을 쓴 것은 어렵기만 한 직장생활을 헤쳐 나가는 데 도움을 주고 싶었던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 조선시대 위인들의 삶과 행적을 현대 직장인의 관점으로 재해석함으로써 독자들의 슬기로운 직장생활을 위한 흥미롭고 실질적인 방향을 제시했다. 500년 동안 왕이라는 CEO를 모시며 직장동료인 신하들과 함께 조선이라는 회사에서 직장생활을 이어갔던 이들의 이야기를 오늘날 우리의 삶에 적용해보는 독특한 경험이 될 것이다. 상사와의 소통으로 사내정치를 잘 하는 방법, 겸손으로 약점을 메우는 미덕, 멘토와 함께 하며 기회를 찾는 길 등 조선의 선배 직장인들에게 배우는 자세를 주제별로 담았다. 그런가 하면, 비운의 직장인이라는 주제로 지나친 욕심과 조직이기주의, 말실수 등 사회생활시 경계해야 할 언행에 대해서도 지적한다. 신동욱 씨는 책머리에서 오늘을 살아가는 직장인과, 과거를 살았던 직장인 간의 대화를 시도해보고 싶었다며 오늘 하루도 당장 회사를 때려치우고 싶던 마음을 다시 부여잡고, 나의 가정을 그리고 나의 미래를 위해 묵묵히 직장 생활을 견디는 이 땅의 모든 작은 영웅들, 직장인에게 이 책을 바친다고 전했다.
어렵기만 한 사춘기를 준비하고 성장하는 길을 안내해주는 사전이 나왔다. <아홉 살 마음 사전>, <아홉 살 함께 사전> 등 아홉 살 사전 시리즈로 어린이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박성우 시인이 신작 사춘기 사전 시리즈로 10대 독자들의 감성을 두드린다. 이번 시리즈는 <사춘기 준비 사전>, <사춘기 성장 사전>(창비) 등 전 2권으로 출간했다. 이번 책에는 10대 청소년이 겪는 여러 경험과 감정을 간결하면서도 유머있게 펼쳐놓았다. 다가오는 사춘기에 대한 미리 보기를 제공한 셈이다. 감성적인 시인의 문장을 따라 읽다보면 으레 중2병이라고 칭하며 증상처럼 치부했던 사춘기 시절을 다시금 곰곰이 들여다보게 된다. 동시에 일상의 즐거움과 소중함을 발견하고 한껏 누릴 수 있길 바라는 시인의 응원도 느껴진다. 박성우 시인은 아홉 살 사전 시리즈의 후속으로 사춘기 사전을 준비하며 10대 청소년을 대상으로 사전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사춘기 하면 떠오르는 말, 듣기 좋은 말과 싫은 말, 자주 쓰는 표현, 스스로 사춘기라고 느낄 때 등 총 236명의 목소리를 책에 녹여냈다. 이번 책에는 일러스트레이터 애슝의 그림이 더해져 낱말의 의미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다채롭고 흥미로운 색을 입혔다. 10대 독자의 눈높이에 맞추고자 단어의 뜻을 새로운 각도로 풀이해 창의적인 접근을 시도했다. <사춘기 성장 사전>에 수록된 단어의 난도는 <사춘기 준비 사전>보다 조금 더 높아졌다. 예컨대 찾다는 알지만 유사어는 잘 모를 경우 모색하다를 새로 익힐 수 있다. 어른이 되어 무슨 일을 하며 살지 꿈을 찾아보는 상황, 달달 외우기만 하던 공부 방식을 바꾸어 보려고 궁리하는 상황이 함께 제시돼 낱말의 뜻을 쉽게 이해하고 쓰임도 배울 수 있도록 했다. 10대의 실제 생활 속에 대입해 말뜻을 풀어내니 더욱 선명하고 실감나게 읽힌다. <사춘기 준비 사전>이 다가올 사춘기를 가뿐하게 맞이하기 위한 준비운동이라면, <사춘기 성장 사전>은 사춘기를 제대로 말하기 위한 말하기와 글쓰기 연습법이라고 할 것이다. 힘든 사춘기의 여정을 동행해줄 든든한 친구로 삼을만 하다.
전북아동문학회(회장 이상우) 문학상 시상식과 제48집 동인지 출판기념식이 지난 22일 오후 5시 전북문학관에서 열렸다. 이날 전북아동문학상 시상식은 장편동화소설 <으랏 차차 조선실록 수호대>로 수상의 기쁨을 안은 장은영 작가와 축하와 응원을 전하기 위해 참석한 원로문인들로 성황을 이뤘다. 이어진 출판기념식에는 전북아동문학상회 동인지인 전북아동문학 제48집의 출간을 기념하기 위해 회원 30여명이 한 자리에 모였다. 장상영 작곡가의 반주로 전주부설초 5학년 정다원이 노래 별빛동화를 선보여 시상식의 분위기를 보다 훈훈하게 만들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윤갑철, 김용재, 윤이현, 허호석, 이윤구, 심재기, 황현택, 하광윤 씨 등 아동문학계 원로들은 아동문학의 미래를 밝힐 장은영 작가에게 아낌없는 박수갈채를 보냈다.
휴하(休霞) 김용옥 수필가가 부경수필문인협회가 제정한 제1회 문영수필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문영수필문학상은 군산 출신으로 지난 2015년 세상을 떠난 한국 화단의 큰 별인 하반영 화백을 기리고, 그처럼 예술적 영감과 열정을 문학으로 구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국내외 수필가를 선정해 격려하는 상이다. 문영수필문학상 운영위원회는 김용옥 수필가는 시인이자 문화산문가이며, 음악미술영화 등 다방면에 해박한 학식을 겸비한 문인이다. 유려한 문체와 철학적 사유로 한국산문 정신을 확장시킨 오늘날의 대표 수필가 중 한 분이다며 수필집 <김용옥이 띄우는 연애편지>는 예술가들의 삶과 작품을 역사적 철학적으로 해석하면서 인간애를 인문학적으로 발현시켰다고 선정 배경을 밝혔다. 김용옥 수필가는 수필에는 인생의 경계가 없다. 수필은 삶의 뼈와 살을 옹글린 글이라며 특상으로 해넘이 산책을 할 시간을 얻었다. 그 산책길의 사색을 문사 박양근 선생이 읽어주셨다. 가슴에 두 손 모두어 감사와 우애를 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시상식은 29일 부산 연산동 해암뷔페 대연회실에서 열린다.
일제강점기 창씨개명을 거부하고 부조리한 현실과 타협하지 않았던 신석정 시인의 문학정신을 기리기 위해 전국의 내로라하는 시낭송가들이 모였다. 한국신석정시낭송협회(회장 김윤아)가 지난 23일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한 31운동 100주년 기념 시로 읽는 나라사랑 콘서트. 이날 콘서트는 명성황후 시해 칼춤 퍼포먼스, 유관순이준한용운 열사어록, 밀서전달 퍼포먼스 등 제1장 역사여 불 밝혀라로 문을 열었다. 이어 고순복, 김윤아, 이종숙, 이춘숙, 전희자, 조미숙, 조영희, 최근인, 최도순, 형동광 씨 등 시낭송가들이 신석정 시인의 시를 단아하게 읊조리는 2장 한라산은 서서, 3장 차라리 한 그루 푸른 대로, 4장 저 하늘을 우러러 보는 뜻은, 5장 그 먼나라를 알으십니까 등이 진행됐다. 신석정 시인의 시는 전아사를 포함해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임께서 부르시면 등 15편이 낭송됐다. 또한 크로스오버 가수 크르스 조 씨가 내 영혼 바람되어, 홀로 아리랑을 노래했으며, 노크무용단 강수향김희경전영순 씨가 태평무를 선보이는 등 퍼포먼스와 무용, 노래를 통해 애국의 의미를 되새겼다. (사)신석정기념사업회(이사장 윤석정)가 주최한 이날 콘서트는 한국신석정시낭송협회와 전북일보, 국회 김종회 의원과 석정문학관, (사)시읽는 문화, 영월신씨일옹공파종회가 주관했다. 이날 행사에는 윤석정 전북일보 사장을 비롯해 국회 신경민 의원, 소재호 전 석정문학관 관장 등 150여 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축사에 나선 신경민 의원은 신석정 시인은 저의 유년과 청소년 시절 꽃이 가득한 윗집의 조부 항렬 할아버지였다며 신석정 시인의 문학과 정신을 알리는데 힘써온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14년 창단한 한국신석정시낭송협회는 신석정 시를 전국적으로 새롭게 알리고 있는 낭송가들로 이뤄졌으며, 매년 신석정 시인이 태어난 7월 7일 즈음 신석정 詩 선양 낭송대회를 열고 있다.
전주 문학 발전을 함께 이끌어온 문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 서로를 격려했다. 한국문인협회 전주지부(회장 이소애, 이하 전주문인협회)는 지난 23일 오후 3시 전북문학관에서 제11회 전주문인대회와 제7회 전주문학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전북문인협회 류희옥 회장, 김득남 전주예총 회장직무대리, 이교성 심산장학문화재단 이사장, 한태호 모악 이사장, 배정애 전주상업정보고등학교 총동창회장, 김남곤 시인, 김제김영 김제예총 회장, 배순금 전북여류문학회 회장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정재영 시인의 사회로 문을 연 제11회 전주문인대회에서는 강연호 원광대학교 교수가 디지털 시대, 문학의 존재 의의라는 주제로 문학 강의를 진행했다. 이소애 회장은 인사말에서 행복한 삶을 위한 문학 치료 강의는 우리에게 문학적 감성을 성장시킬 것이라며 흔들릴수록 더욱 강해지는 전주문인협회 제8대 임원들의 헌신적인 봉사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2부 행사에서는 전주 문학 발전에 기여한 문인에게 수여하는 제7회 전주문학상 수상자에 대한 시상도 이어졌다. 문학상 심사에는 소재호 시인, 전일환 수필가, 이재숙 시인이 참여했다. 본상 수상자인 박성숙 시인은 추운 겨울을 즐거움으로 바꾸어내는 인자한 산의 모습을 닮아가는 넉넉하고 여유로운 풍경이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문맥상 수상자인 황점숙 수필가는 언제나 가방 속에 문인들이 보내주신 시집과 수필집을 넣고 다니며 긴장을 놓지 않겠다고 말했다. 전일환 심사위원은 박성숙 시인의 문학세계를 두고 서리 내릴 즈음 오히려 더욱 풋풋한 영성(靈性)의 초록빛 문학을 누리는데, 가만히 눈을 떠 염화미소로 답하는 언어들이라고 극찬했다. 또한 황점숙 수필가에 대해서는 공동선共同善을 향해 일신의 안일을 돌보지 않는 수필가이며 봉사정신과 성실함으로 삶을 경영하는 문사라고 강조했다. 시상식에서는 류희옥 전북문인협회장과 김득남 전주예총 회장직무대리가 축사를 전했으며 안영 시인과 박소정 시인이 시낭송으로 분위기를 북돋았다. 한편 이번 행사는 전주시, 전라교육사, ㈜신흥콘크리트가 후원했다.
전북작가회의(회장 김종필)가 시상하는 제12회 불꽃문학상에 장은영 아동문학가가 선정됐다. 수상작품집은 <으랏차차 조선실록 수호대>(파란자전거). 불꽃문학상은 전북작가회의가 지난 2006년 제정했으며, 어둠과 혹한 속에서 빛을 발하는 불꽃처럼 뜨거운 정신으로 문학의 길을 밝혀가길 바라는 동료 문인들의 격려가 담겼다. 올해 심사는 정양최동현김용택안도현복효근 시인과 임명진 평론가, 이병천김병용 소설가와 김종필 아동문학가가 맡았다. 심사위원들은 장은영 작가의 글을 읽으며 뙤약볕을 기꺼이 감수하며 작물을 키워내는 농부를 생각했다. 꾸준하고 성실하고 참하다. 다들 가운데를 쳐다보느라 잊고 사는데 흔들리지 않고 변두리에 보내는 눈길이 곡진하고, 지난 역사와 우리 문화를 잘 붙들고 있다고 밝혔다. 등단한 지 만 10년이 됐다는 장은영 작가는 8년이라는 긴 습작기에는 막연한 것들과 싸우느라 절망했다. 그래도 좋은 작품은 삶을 보는 눈길이 깊어져야 비로소 탄생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앞으로도 여전히 이 길을 갈 것이다. 때론 느릴지도 모르지만 가슴 속에 심어진 불꽃을 태우며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장은영 작가는 정읍 출신으로, 전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광주대학교 대학원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2009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동화부문 당선됐다. 저서로는 <책 깎는 소년>, <마음을 배달하는 아이> 등이 있다. 시상식은 전북작가회의 정기총회가 열리는 2020년 2월 전주 최명희문학관에서 열릴 예정이다.
행촌수필문학회(회장 최화경)가 주관하는 제12회 행촌수필문학상에 임두환김형중정성려 수필가가 선정됐다. 수상 수필집은 각각 임두환 <뚝심대장 임장군>, 김형중 <하얀 흔적들>, 정성려 <커피와 숭늉>. 호평탁 심사위원은 운영위원회 예심을 거쳐 올라온 작가들의 수필집은 좋은 삶을 일구어가는 사람의 소박한 글이라며 문학성과 예술성, 상상의 이미지를 외면하지 않는 글을 소망한다는 수필관을 제시했기에 세 작가의 작품을 수상작으로 결정하는 데 이견이 없었다고 말했다. 임두환 씨는 진안 출신으로 2008년 <대한문학>으로 등단했다. 현재 전북문인협회, 대한문학작가회, 행촌수필문학회, 영호남수필, 진안문인협회, 은빛수필문학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형중 씨는 2010년 <수필시대>로 등단한 후 한국농촌문학회 6대 중앙회장, 한국문예연구문학회 회장, 전북문인협회 28대 부회장, 행촌수필문학회 8대 회장을 역임했다. 정성려 씨는 2011년 <대한문학>과 2018년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했다. 현재 행촌수필문학회 부회장, 전북문인협회, 전주문인협회, 완주문인협회, 전북수필, 영호남수필 회원으로 있다. 시상식은 오는 12월 13일 오후 5시 전주 중화산동 연가에서 행촌수필 제36호 출판기념회와 함께 열린다. 수상자에게는 창작지원금 100만원과 상패를 수여한다.
한 글자 한 글자 수필을 쓰는 것은 한 발 한 발 가슴으로 걷는 걸음과 같다. 반세기가 넘은 세월 동안 밟고 또 밟히면서 다져진 수필가 김순영(19372019). 그의 길에도 수많은 갈래가 있었고, 그 길마다 수많은 사연이 쌓여 있었다. 글로 이어진 그의 길들은 늘 머뭇거리지 않고 다시 이어지며 또다른 이야기를 남겼다. 김순영은 수필은 사람이 걸어온 자취이며, 삶에서 찾아낸 정(精)의 뿌리이기에 재주로 쓰는 글이 아니라, 애정으로 쓰는 글이라고 말했다. 몸은 마음을 담는 그릇이고 입은 마음에서 나오는 소리를 내는 것. 휴우는 한숨이고, 아얏은 비명이며, 하하는 기쁨이고, 흐윽은 울음이다. 그는 일상을 살아내면서 수없이 내지르는 이런 소리를 정리하고 정돈해 언어로 정선하는 작업이 자신과 수필과의 해후라고 정의했다. 세상과의 화해가 필요했던 때마다 그를 달래주었던 것은 문학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1961년 전북일보(동화샛별 질 무렵)와 삼남일보(수필외투) 신춘문예로 문단에 이름을 알렸다. 등단 이후 문집신문잡지에 차곡차곡 글을 발표했다. 그 글이 한 무리를 이루면 꼼꼼하게 모아 수필집을 냈다. 그가 묶은 수필집은 모두 여섯 권, 432편. 혼나고 깨져도 스스로 부서지지 않았으니, 글은 스스로 성장했다. 그의 마지막 수필집 <東이 西에서 먼 것같이>(2009수필과비평사)에는 옴팡집, 꽃의 어여쁨이 보이는 이의 행복, 어매! 어째야 쓰까, 인연, 프라하의 천문시계, 호국의 성지 강화도, 용머리고개의 기적 등 50편이 실렸다. 표제작인 東이 西에서 먼 것 같이에는 먼 길 떠난 남편과의 이별과 신앙을 거울 삼아 돌아본 삶의 가지가 빼곡하다. 상처를 쓰다듬고 치유를 살피는 것이 문학이다. 그는 고통 속에서 더함이나 덜함 없이 나를 바라보는 신(神)을 만난 것이 큰 축복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책의 서문에 부끄럽지 않은 작가, 삶과 글이 진실한 작가, 독자에게 폐가 되지 않는 작가로 남고 싶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오래 묵고 삭힌 그의 문장과 행간은 한층 더 깊은 믿음을 주었고, 여유로웠다. 김순영의 글은 처음부터 끝까지 작정하고 읽을 필요가 없다. 느릿느릿 해찰하면서 헤아리면 그만이다. 꼭 하고 싶은 이야기, 말하고 싶지 않은 이야기, 동이 서에서 먼 것 같은 이야기, 그때 거기의 이야기, 지금 여기의 이야기, 삶의 안팎에서 빚어지는 간절한 이야기와 빛깔을 갈무리하는 문학의 열정이 늘 그의 곁에 있기 때문이다. 상처를 다루며 치유를 살피는 것이 문학의 힘이라는 것을 알기에 그가 걸어온 길에 서면 마음과 마음이 만난다. 햇살이 눈부시다. * 2000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소설)로 등단한 최기우 작가는 연극창극뮤지컬창작판소리 등 무대극에 집중하고 있다. 희곡집 <상봉>과 창극집 <춘향꽃이 피었습니다>, 인문서 <꽃심 전주>와 <전주, 느리게 걷기>, <전북의 재발견> 등을 냈다.
전북과 깊은 인연, 거장 황석영 ‘금관문화훈장’ 수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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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강한' 전북도립미술관의 반란
여산장학재단, 제5회 여산문화상 시상 및 장학증서 전달식 성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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