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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전주시민문학제 대상에 유지영 학생 등 7명

책의 도시 전주의 저력을 보여주는 제1회 전주 시민 문학제 백일장 수상자가 발표됐다. 백일장은 전주시가 주최하고 전주문인협회(지부장 이소애)가 주관했다. 견훤산성과 경기전, 풍남문, 한옥마을 등을 통해 역사전통의 맥을 잇고 있는 전주를 알리는 내용으로, 초등부 그림일기운문산문, 학생부일반부 운문과 산문 등 총 7개 부문에 걸쳐 공모했다. 심사 결과, 초등부에서 그림일기 대상은 박윤지(전주기린초 1), 운문 대상은 강채영(전주만수초 4), 도지민(전주서문초 4) 학생이 차지했다. 학생부 운문 대상은 유지영(전주 한일고 3), 산문 대상은 유채림(전주한일고 3) 학생이다. 일반부 운문산문 대상은 각각 임선희, 김민지 씨다. 74명의 수상자가 총 상금 1000만 원을 받는다. 입상자들의 작품을 책으로 엮어 전주지역 초중고교와 유관기관 등에 배부한다. 수상작은 오는 5일부터 10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전시된다. 시상식은 10월 6일 오후 2시 30분 전시장에서 열린다. 이소애 전주문협회장은 1500여 편이 출품될 정도로 많은 시민과 학생이 참여해 전주의 자긍심을 높여줬다며 내년에는 보다 알찬 행사를 계획해 시민의 전주사랑 정신을 더욱 높이겠다고 말했다.

  • 문학·출판
  • 김보현
  • 2018.09.30 19:25

편식쟁이 아이들을 위한 그림동화책 ‘햄버거 나라 여행’

햄버거 나라에는 병원이 참 많았어요. 수많은 병원마다 어린이 환자들로 넘쳐났지요. 콜라콜라하며 기침을 하는 아이들이 많았어요. 살갗이 헐고 짓무른 아이들이 울상을 짓고 있었어요. (본문 중 일부) 아이들의 인성 교육은 자아가 형성되고, 사회화가 시작되는 어린 시절부터 시작돼야 한다. 어린이들의 인성 교육에 대한 중요성이 점점 강조되는 요즘, 어린이들의 올바른 식습관 형성을 주제로 한 동화책이 나왔다. 박상재 동화작가의 <햄버거 나라 여행>. 햄버거만 좋아해 밥은 먹는 둥 마는 둥 하는 예나. 어느 날 햄버거 나라 임금님의 초대로 햄버거 나라에 가게 된다. 그곳 사람들은 모두 동그란 오뚝이처럼 팔과 다리가 짧고, 목과 허리도 없다. 사람들은 하루 세끼를 모두 햄버거만 먹고, 물 대신 콜라만 마신다. 기침할 때도 콜라콜라 한다. 햄버거 나라는 예나가 꿈꾸던 대로 좋기만 한 곳일까? 이 동화책은 햄버거 공주 예나가 햄버거 나라를 여행하고 온 뒤, 김치 마니아가 된 사연을 말랑말랑한 글과 알록달록한 그림으로 들려준다. 식습관 문제뿐만 아니라 일회용 사용으로 인한 환경파괴 문제 등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풀어준다. <햄버거 나라 여행>은 나한기획의 예쁜 맘 & 고운 맘 어린이 심성 동화 시리즈 다섯 번째 동화책이다. 이 시리즈는 동화를 통해 어린이들에게 건강하고 균형 잡힌 삶에 대해 알려준다. 박상재 작가는 좋아하는 음식을 먹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좋아하는 음식 하나만을 고집해 먹는 편식은 몸과 환경에 생각보다 더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햄버거 나라에 간 예나를 통해 비만이 일으키는 건강의 문제점과 햄버거를 만들기 위해 들어가는 자원, 그로 인한 환경파괴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수 출신인 박 작가는 한국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동화작가로 등단했다. 그동안 <원숭이 마카카>, <개미가 된 아이>, <달려라 아침해> 등 동화책 60여 권을 냈다. 현재 한국글짓기지도회와 한국아동문학학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림을 그린 조영금 작가는 아동복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하다 일러스트 공모전 입상을 계기로 전문 삽화가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그린 책으로는 <눈사람 먹구리>가 있다.

  • 문학·출판
  • 문민주
  • 2018.09.27 19:14

현직 기자가 쓴 농촌의 미래, '농촌재생 6차산업' 출간

농민농업농촌이 함께 즐거운 삼락농정(三樂農政)의 중심 전라북도. 지역 농촌경제 활성화를 6차산업(농촌 융복합산업) 관점에서 바라본 책이 나왔다. 정윤성 JTV 전주방송 기자가 펴낸 <농촌재생 6차산업농업에 미래를 곱하다>(씽크스마트). 6차 산업이란 농업의 생산(1차 산업)과 가공(2차)에 유통판매(3차)까지 곱했다는 의미로, 농민이 농업을 바탕으로 스스로를 조직화해 생산가공유통에서 힘을 갖고 궁극적으로는 마을 공동체가 되살아나는 산업을 뜻한다. 신간은 20년 넘게 사회 곳곳을 들여다본 정윤성 기자가 6차 산업의 착안점, 6차 산업체들의 초기 시행착오고민과 과제를 생생하게 그려낸 현장 보고서다. 한국과 일본의 우수사례를 취재해 성공요인과 사례별 특징을 분석했다. 이를 통해 저자가 도출한 활성화 전략실현방안도 충실하게 담았다. 6차 산업에서 요구되는 것은 분리된 마케팅 전문가가 아니라 농업경영자이다. 소비자에게 친환경 농산물과 농촌 체험이 왜 좋은 지, 가치를 전달하는 농촌 비즈니스가 이뤄져야 한다. 따라서 저자는 농업을 하면서 경영감각을 갖춘 1.5차형 인재육성이 성공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세부적으로는 농민가공센터와 후속 농민 창업 지원과의 연계, 농민의 부담을 덜어주고 신뢰성은 높이는 공인된 전문 식품안전검증센터 설립, 경쟁력 있는 농산물 직매장 육성 정책 등이 제안됐다. 저자는 1997년 JTV 전주방송에 기자로 입사해 10년 넘게 내발적 경제, 마을기업, 로컬푸드, 마을공동체, 도시재생, 6차산업 등의 문제에 관심을 가져왔다. 저서 <마을기업 희망공동체>를 냈고, 소네하라 히사시의 <농촌기업가의 탄생>을 번역했다.

  • 문학·출판
  • 김보현
  • 2018.09.27 19:14

만인의 결사항전 정신 복원한 고형권의 역사소설 ‘남원성’

고형권 작가가 정유재란 당시 남원성 전투를 소재로 한 역사소설 <남원성>을 펴냈다. 역사소설 <남원성>은 1597년 전라도 남원성에서 6만 왜군에 맞서 무려 5일 동안 싸워 빛나는 승리를 이루어낸 조선 민중들의 전쟁 이야기다.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역사에서 저평가된 남원성 의병들의 싸움을 복원한다. 그는 묻는다. 421년 전 남원성의 싸움을 승리로 이끈 사람은 누구인가? 그리고 대답한다. 남원성에 있었던 농군, 노비, 백정, 광대, 기생, 노인, 아낙, 아이들 즉 민중들이다. 명량의 이순신을 지켜낸 객군들도, 1980년 5월 전남도청을 끝까지 지킨 시민군도, 지난겨울 광화문을 끝까지 지킨 촛불 시민도 결국 민중이다. 이 소설은 남원성 공성전을 철저하게 고증했다. 조선이 보유하고 있었던 다양한 화포와 화차를 통해 조선의 화력이 공성전에 어떻게 활용됐는지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이 밖에 조선 최고의 상단 남원객관을 등장시켜 조선의 상인과 상업에 관한 새로운 상상을 덧댔다. 고 작가는 단 한 명도 살려고 하지 않은 남원성 싸움의 진실을, 멀리 일본 땅에서 코가 잘려 원혼으로 떠돌고 있는 그 소리를 쓰고 싶었다며 남원성의 그 숱한 민들레꽃들에게 이 소설을 바친다고 말했다. 작가는 장흥 출신으로 현재 임업 후계자의 길을 걷고 있다.

  • 문학·출판
  • 문민주
  • 2018.09.27 19:14

[불멸의 백제] (187) 10장 백제령 왜국 3

풍왕자가 덕솔 진겸을 불렀을 때는 오후 미시(12시)무렵이다. 풍왕자는 방금 왕궁에 들렸다가 나온 것이다. 덕솔, 어젯밤 왜왕이 돌아가셨다. 예엣! 놀란 진겸이 풍을 보았다. 백제방 방주 풍은 거의 매일 왜왕을 만난다. 조오메이는 병약했지만 갑자기 죽을지는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때 풍이 말을 이었다. 왜왕께서 미리 유언으로 왕후에게 왕위를 이양한다고는 했지만 소가씨가 가만두지 않을 것 같다. 본국에서 곧 지원해주실 것입니다. 진겸이 위로하듯 말했다. 본국에 왜국 상황을 알리는 밀사가 급히 떠난 것이 한달 전이다. 백제방은 왜 왕실과 직결되어 있어서 왕가(王家)는 모두 백제 왕실과 혈연관계로 이어져 왔다. 그리고 대신들도 백제계가 많아서 섭정 역할을 맡은 소가 에미시와 그 아들 소가 이루카도 백제계인 것이다. 풍이 길게 숨을 뱉었다. 왕후를 만나고 왔는데 왕위를 사양하고 싶어하셨어. 왕자 전하. 진겸이 목소리를 낮추고 풍을 보았다. 백제방의 청 안이다. 넓은 청 안에는 그들 둘뿐이었지만 진겸이 낮게 물었다. 전하, 이번 기회에 차라리 왜왕 왕위를 이어 받으시지요. 나라의 평안을 위해서는 그것이 나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난 왕위에는 미련이 없다. 소가씨가 왕이 되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습니까? 소가씨는 당의 첩자 뿐만이 아니라 신라 첩자도 만나고 있습니다. 전하. 여왕이 즉위하시고 나서 상의하자. 지금은 왕의 유언을 집행하도록 도와야 한다. 그 시간에 소가씨의 대저택안 청에서는 대신 소가 에미시가 아들인 소가 이루카와 마주보고 앉아 있었다. 둘도 모두 왕궁에서 나온 참이다. 둘의 주위에는 가신(家臣)들이 둘러 앉았는데 중신(重臣)들이다. 에미시가 먼저 입을 열었다. 나는 이제 은퇴를 했으니 나설 필요는 없지만 이루카, 당분간은 여왕 천하로 두는게 옳다. 아버님, 능력이 없는 여왕을 내세웠다가 신라짝이 납니다. 신라는 지금 내란이 일어났지 않습니까? 이루카가 어깨를 펴고 에미시를 보았다. 이루카는 37세, 장년이다. 소가 가문은 백제계 목협만치씨를 조상으로 50년이 넘도록 왜국을 통치해왔다. 소가 에미시의 어머니 소가노우마코는 쇼토쿠 태자와 함께 왜국을 다스린 섭정이었던 것이다. 그때 에미시의 중신 이키타가 말했다. 대감, 서두르실 필요가 없습니다. 왕후께서도 왕이 되실 뜻이 없으셔서 백제방 풍 왕자에게 두번이나 사양을 했다고 합니다. 으음, 풍이. 이루카의 눈빛이 강해졌다. 머리를 든 이루카가 에미시를 보았다. 아버님, 풍을 이대로 놔둬야 합니까? 욕심이 과하다. 혀를 찬 에미시가 허리를 폈다. 에미시는 72세, 그러나 아직도 눈빛이 강하고 말을 달려 사냥을 한다. 백제는 네 모국(母國)이고 네 바탕이다. 백제방이 있었기 때문에 소가 가문이 이만큼 번성할 수 있었던 거다. 뿌리를 잃으면 곧 말라죽는다. 에미시의 말이 엄격했기 때문에 이루카는 입을 다물었다. 그러나 이루카의 중신들은 눈빛이 다르다.

  • 문학·출판
  • 기고
  • 2018.09.27 19:14

산꾼이 소개하는 진짜 맛집…‘산따라 맛따라’

박재곤 우촌미디어 대표가 전국 산자락에 깃든 맛집을 총정리한 책 <산따라 맛따라>를 펴냈다. <산따라 맛따라>는 박재곤(82) 대표가 1997년부터 20년간 월간 산에 장기 연재한 산자락 맛따라 속 맛집을 정리해 한 권으로 묶은 책이다. 산에 갔다가 만나는 맛집 이야기로 음식보다 음식을 만드는 사람에 관한 글이 주를 이룬다. 사람들에게 음식을 제공하고, 인정을 베푸는 사람들 말이다. 그래서 TV와 SNS에 소개되는 맛집은 별로 등장하지 않는다. 2018년 5월 첫 주 교보문고 여행 부문 인기도서 1위에 오른 이 책은 전국 각 지역의 주요 산과 맛집을 소개한다. 전북은 모악산, 대둔산, 덕유산, 운장산, 장안산, 마이산, 내장산, 백암산, 선운산, 변산, 강천산 등을 다뤘다. 박 대표는 이 책은 100년 후, 후손들이 우리나라 산자락에는 이런 분, 이런 음식점 그리고 이런 이야기들이 있었군요 하면서 참고할 것을 염두에 두고 만들었다며 손바닥 위에서 빠르고 쉽게 얻어지는 자료와 정보는 쉽게 흘러간다. 하지만 이 책에 담긴 내용은 오래도록 남게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박 대표와 산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그는 1957년 경북학생산악연맹 창립에 동참한 1세대 산악운동가다. 1960년 8월 우리나라 최초의 등산학교인 가야산 산간학교를 개설하기도 했다. 현재 우촌미디어 대표, 전국산촌미락회 상임고문 등을 맡고 있다.

  • 문학·출판
  • 문민주
  • 2018.09.27 19:13

제7회 중산문학상에 김동수 시인

제7회 중산문학상 수상자로 김동수(71) 시인이 선정됐다. 중산문학상 운영위원회가 주최하고 현대건설안전연구소와 엘에이치그린푸드가 후원하는 중산문학상은 문학사회적인 위상, 작품성 등을 기준으로 향토문학 발전에 기여한 공로자에게 주는 상이다. 2016년부터 수상 대상자를 전북에 거주하는 문인에서 한국에 거주하는 전북 출신 문인으로 확대했다. 올해 심사는 류희옥허호석 시인이 맡았다. 허호석 시인은 한국 문단의 중진 김동수 시인은 전북에서 향토문학 활성화와 문인 저변 확대를 위해 온글문학회 시 창작 교실을 창설하고 후진을 육성하는 등 다방면에서 심혈을 쏟아왔다며 미당문학회 창립회장으로 한국의 시성(詩聖) 미당 서정주 시인의 문학정신 선양과 문인들의 발표 작품 확대를 위해 문예지 미당문학을 발행하는 등 한국문학 발전에 공헌했다고 평했다. 남원 출신의 김 시인은 1981년 시문학 시 추천으로 등단했다. 현재 백제예술대 명예교수로 미당문학회장, 미당출판사 대표, 온글문학 대표 등을 맡고 있다. 시집 <하나의 창을 위하여> <말하는 나무> , 산문집 <누가 사랑을 아는가> 등을 냈다. 시상식은 다음 달 9일 오후 4시 전북문학관 강당에서 열린다. 앞서 같은 날 오후 2시 30분부터는 열린시낭송회 회원들의 제1회 열린시낭송과 김동수 시인의 시 특강이 진행된다.

  • 문학·출판
  • 문민주
  • 2018.09.26 18:30

제5회 신석정문학상에 이향아 시인

(사)신석정기념사업회(이사장 윤석정)가 주관하는 제5회 신석정문학상에 이향아 시인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수상집은 2017년에 발행한 <안개 속에서>. 상금은 3000만 원이다. 신석정 촛불문학상에는 조경섭 시인의 시 태평동 살구꽃이 뽑혔다. 상금은 500만 원. 신석정문학상은 지난 3년간 출간된 시집을 대상으로 하며, 신석정 촛불문학상은 미발표시를 응모 받아 심사한다. 심사는 문인 김규화, 유자효, 김주완, 이숭원 씨가 맡았다. 김규화 심사위원장은 이향아 시인은 무엇보다 문학의 질이 탁월해야 수상자가 된다는 것을 증명하는 문인이라며 그의 작품들은 문학성 면에서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시인의 삶이 녹아든 중량감 있는 시는 문학적으로 무한하게 형상화됐다는 평가다. 심사위원들은 한 생애를 오로지 문학을 위해 바치며 시집 21권, 수필집 15권과 많은 문학이론서, 평론집을 발간했다며 무수한 창작 끝에 다듬어진 작품은 기교와 감동, 여운까지 모두 동반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문학> 추천으로 문단에 오른 이향아 시인은 왕성한 창작 활동은 물론 50여 년간 대학에서 후학을 양성했다. 한국문학상, 시문학상, 아시아기독교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호남대 명예교수다. 신석정 선생은 내 문학의 멘토라고 밝힌 이 시인은 문학소녀 시절 가장 많이 읽고 외웠던 시가 그의 작품이었다고 말했다. 문학의 길에 들어선 지 반세기가 넘었는데도 가끔 시가 무엇인지 모르겠고 암담할 때가 있습니다. 요즘이 그랬습니다. 그런데 신석정 선생님께서 상을 주셔서 고단위의 영양제 주사를 맞은 것 같습니다. 신석정문학상 수상자답게 좋은 시를 쓰겠습니다. 신석정 촛불문학상은 200여 명의 응모자 중 조경섭 시인이 당선됐다. 출품한 다섯 편 모두 작품성이 고르게 우수했지만 당선작 태평동 살구꽃은 시의 방향성을 명징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라는 평가다. 조 시인은 농원 운영을 하면서 시를 쓴다. 농민신문 신춘문예, 기독신춘문예에 당선됐고 김만중문학상, 거제문학상을 받았다. 어떤 오욕에서도 민족정신과 시 정신을 지키고 세우신 석정 시인의 문학상을 받게 돼 무한한 영광이라고 말한 조 시인. 그는 이어 사유와 현실 사이에서 시를 써야 한다는 중압감에 시달리곤 했다며 사색과 고뇌의 궤적에서 시 짓는 일이 집착으로 변하지 않도록 불필요한 힘을 빼려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시상식은 석정문학제와 함께 10월 13일 오후 2시 부안 석정문학관에서 열린다.

  • 문학·출판
  • 김보현
  • 2018.09.26 18:30

[불멸의 백제] (186) 10장 백제령 왜국 2

소가 에미시는 섭정으로 왜국을 통치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현재 조오메이왕을 옹립한 것도 소가였으니 왕을 압도하는 세력을 보유했다. 그러나 그 배후는 백제방의 왕자 부여풍이다. 부여풍은 의자왕의 동생으로 왜국에 건너간지 10년이 넘는다. 백제에서는 백제방을 통해 오경박사, 역박사(易博士), 력박사(曆博士), 채약사(採藥士), 악인(樂人) 등을 왜국에 보냈는데 모두 22부사에 소속된 관리들로 왜국에 백제 문화를 심는 데 크게 기여했다. 소가 에미시의 조상은 1백년 전 백제에서 건너온 목협만치(木?滿致)로 나중에 이름을 소가만치(蘇賀滿致)로 바꾸었으나 백제인이다. 그 후 소가 가문은 왜왕가와의 혼인으로 왜왕의 외조부가 되었다가 장인이 되는 등 끊임없이 권력의 중심부를 차지했다. 지금도 조오메이왕에게도 소가는 누이를 보내어 비로 만들고는 섭정 노릇을 한다. 다시 성충이 말을 이었다. 소가의 욕심이 지나쳐. 겉으로는 풍왕자께 순종하는 것 같지만 당의 밀사를 만나 군자금을 받았다는 소문도 있어. 성충의 얼굴에 쓴웃음이 떠올랐다. 대륙이 전란에 싸이고 신라가 백제와 합병되는 이 시기를 노리고 있는 것 같네. 1백여 년 간 제 세력을 늘려왔으니 그런 욕심을 낼 만도 하지. 수단이 뛰어난 인물이야. 흥수가 거들었다. 김춘추보다 더 월등한 인물이니까 조심하게. 저한테 벅찬 인물이 아닙니까? 계백이 묻자 성충과 흥수가 얼굴을 마주보았다. 그때 흥수는 입을 다물었지만 나이가 위인 성충이 계백을 보았다. 이보게, 은솔. 예, 대좌평 대감. 내가 나이 50이 넘으면서 느낀 점이 있네. 예, 듣겠습니다. 지금 백제, 고구려, 신라, 왜, 당, 이 5국(國) 중에서 누가 천하의 패권을 쥐게 될 것 같은가? 백제올시다. 그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대백제(大百濟)는 대륙에 22개의 영토를 소유하고 있는 데다 이제 곧 신라를 병합하게 될 것이오. 그리고 동쪽의 왜국을 오래전부터 속국으로 삼아 백제계인 왕과 대신들이 왜국을 다스리고 있습니다. 더구나 백제방으로 왜국 왕실과 함께 통치를 하고 있는 실정 아닙니까? 백제가 가장 유력합니다. 그렇지. 다 그렇게 믿네. 커다랗게 머리를 끄덕인 성충이 길게 숨을 쉬었다. 이보게, 은솔. 예, 대감. 난세에는 어느 한 사건이 대세를 흔들 수가 있다네. 흥수와 눈을 맞춘 성충이 말을 이었다. 혼란한 시기일수록 그 가능성이 많다네. 태원유수 이연이 당 태조가 되리라고 누가 예측했겠는가? 그놈 아들 이세민의 지모가 출중했기 때문이라고? 아닐세. 그때 흥수가 말을 받았다. 시(時)와 운(運)이 맞았기 때문이지. 어깨를 부풀린 흥수가 말을 이었다. 그러니 우리는 우리 대왕께 시(時)와 운(運)을 갖다 드려야 하네. 왜냐하면 그것들은 우연히 다가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지. 그때 성충이 말을 잇는다. 작은 사건들을 인연으로 이어줘야 하네. 그래야 우리 대왕이 운을 잡으시네. 그러자 계백이 어깨를 부풀렸다가 내렸다. 대감들은 충신이시오, 따르겠습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18.09.26 18:30

[불멸의 백제] (185) 10장 백제령 왜국 1

의자왕이 계백을 불렀을 때는 오후 미시(2시) 무렵이다. 신라에 갔던 대장군 협려가 기마군을 이끌고 회군해온다는 기별이 온 후다. 그동안 신라의 정변은 수시로 전령이 달려와 보고를 한 터라 백제 조정은 그다지 동요하지 않았다. 대신들과 상의한 의자는 김춘추, 비담간의 추잡한 왕좌 다툼에 끼어들지 않고 비담의 약속을 믿기로 한 것이다. 의자가 단하에 엎드린 계백에게 말했다. 은솔, 너 왜국에 다녀오도록 해라. 갑작스런 명이었지만 계백이 잠자코 허리를 굽혔다가 폈다. 따르겠다는 표시다. 의자가 말을 이었다. 백제방 방주 풍왕자가 사신을 보내왔다. 근래에 신라 첩자들이 수시로 아스카에 들락인다는 것이다. 의자의 얼굴에 쓴웃음이 떠올랐다. 김춘추가 보낸 놈들일 것이다. 놈들은 반(反) 백제계 고관들을 접촉해서 왜국과 백제간의 불화를 조성하려는 것이다. 또 김춘추다. 계백이 입을 열었다. 김춘추가 왜국에 갔다는 소문이 있지 않습니까? 김춘추를 만나면 베어 죽일까요? 김춘추는 신라 땅에 숨어 있을 것이야. 여왕을 죽이는 대공사를 지휘했을 것이다. 김유신 따위는 그런 일을 결정할 수 없다. 의자의 얼굴이 굳어졌다. 왜국은 우리 백제가 공을 들여 세워놓은 속국이다. 대백제와 왜국은 일심동체인 것이다. 네가 가서 풍왕자를 도와 신라 첩자단을 소탕하라. 예, 대왕. 구드레 포구에 전선(戰船) 3척을 준비해줄테니 네가 지휘하는 기마군단에서 3백명만 추려가도록 해라. 예, 대왕. 닷새 안에 떠나도록 해라. 자르듯 말한 의자가 용상에서 일어나 대왕청을 나갔을 때 계백 옆으로 대좌평 겸 병관좌평 성충과 내신좌평 흥수가 다가왔다. 은솔, 저쪽으로 가세. 흥수가 먼저 앞장을 서서 옆쪽 접견실로 다가가며 말했다. 곧 접견실에 셋이 둘러앉았을 때 성충이 말했다. 혼란한 시기야. 고구려에 패퇴한 당이 잠깐 주춤하고 있지만 전운은 아직 꺼지지 않았어. 계백이 머리만 끄덕였고 흥수가 말을 이었다. 신라 내부가 분열되어 김춘추가 왕을 죽이고 비담과 왕권을 차지하려는 전쟁을 하고 있지만 당은 신라가 망하도록 놔두지 않을 거네. 그렇다. 안시성 싸움에서 당황제 이세민은 계백의 화살에 맞아 애꾸가 되었지만 아직도 건재했다. 만일 신라가 백제와 합병이 되거나 멸망한다면 당은 등에 칼을 맞게 될 것이다. 성충이 웃음 띤 얼굴로 말을 받았다. 중원에서는 항상 변방의 적들을 서로 싸우게 하는 이이제이(以夷制夷)의 수단으로 왕국의 안녕을 도모해왔는데 신라가 망해버리면 등에는 백제와 고구려뿐이니까. 대감, 제가 할 일은 무엇입니까? 대왕께서는 신라 첩자단을 소탕하라고만 하셨는데 자세한 지시를 내려주시오. 계백이 말하자 성충과 흥수가 서로의 얼굴을 돌아보며 웃었다. 그러더니 흥수가 말을 이었다. 소가 대신이 요즘 왜국 조정에서 전횡하고 있네. 왜왕과 백제방 방주 풍왕자의 권위를 무너뜨릴 기세야. 그때 성충이 말을 받는다. 소가가 당의 지원을 받는 것 같아. 신라 첩자단과 함께 소가를 제거하게.

  • 문학·출판
  • 기고
  • 2018.09.20 18:42

[불멸의 백제] (183) 9장 신라의 위기 19

무엇이? 놀란 김유신의 눈썹이 치켜 올라갔다. 백제군이 뒤로 물러난다고? 예, 일제히 뒤로 물러나고 있습니다. 장군 품석이 보고했다. 그는 반월성 앞까지 진출했다가 비담군이 쏜 화살에 어깨를 맞았다. 그래서 어깨를 헝겊으로 동여매었지만 피투성이다. 비담군의 역선전 때문인 것 같습니다. 오후 미시(2시)경, 김유신은 반월성 앞 3리 거리에서 전군(全軍)을 지휘하고 있던 참이다. 말에 올라 언제 어디라도 달려갈 준비가 되어있던 중에 보고를 받은 것이다. 으음. 김유신의 입에서 신음이 터졌다. 백제군의 배신인가? 둘러선 장수들은 거들지 않았다. 그것은 김유신의 지나친 발언이다. 백제군이 갑자기 뒤로 물러선다고 배신한 것은 아니다. 간간히 반월성에서 내지르는 비담군의 외침이 이곳까지 들려왔다. 수백명이 함께 맞춰 지르는 터라 내용이 선명하게 들린다. 이제 이쪽 신라군은 모두 들었다. 그때 옆으로 전령이 달려왔다. 대장군, 백제군 장수가 왔습니다. 소리친 전령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주위 장수들이 일제히 전령의 뒤쪽을 보았다. 백제군 장수가 10여기의 기마군을 이끌고 달려왔다. 부장(副將)급이다. 김유신 앞 대여섯보 앞에서 말을 세운 장수가 말에서 내리지도 않고 소리쳐 말했다. 백제군 부장(副將) 나솔 목기반이 대장군의 말씀을 신라 대장군께 전하오! 목기반은 건장한 체격의 30대 솔품 관등이다. 김유신이 직접 말을 받았다. 말하게. 백제군은 신라 여왕이 모호하게 암살당한 의혹이 규명되기 전까지는 이번 전쟁에 가담하지 않겠다고 하시오! 그렇다면 저놈들의 거짓말을 믿는단 말인가? 김유신이 목청을 높였을 때 목기반의 목소리도 높아졌다. 상대등 비담은 사신을 보내어 결백을 주장했고 그 증거로 이번에 백제군이 물러나 주면 비담군이 신라를 통일한 후에 백제와의 합병을 추진한다고 약속했습니다! 김유신이 숨만 쉬었고 목기반의 목소리가 황야에 울려 퍼졌다. 비담은 약속의 표시로 아들 연청, 연석 두 형제를 백제군에게 인질로 보낸다고 했습니다! . 또한 비담은 김춘추공이 왜국에 가지 않고 지금 이 근처에 숨어서 여왕을 암살하고 승만공주를 여왕으로 내세우려고 한다는 것이오! 으음. 김유신이 신음을 뱉었을 때 목기반이 말고삐를 쥐면서 입술 끝을 비틀고 웃었다. 우리는 그 말을 다 믿지는 않지만 만일 그렇게 된다면 신라는 이 대륙의 끝쪽 작은 땅덩이에서 더이상 뻗어 나가지 못하고 천년을 보내게 되시리라. 김춘추공의 계략이 뛰어나지만 우물안 개구리의 간계일 뿐이오! 무, 무엇이! 김유신이 소리쳤지만 곧 목이 메었다. 그때 목기반이 말고삐를 채면서 소리쳐 말했다. 우리는 돌아가오! 곧 목기반과 함께 백제 기마군이 먼지를 일으키며 사라졌지만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 비담군의 외침이 뚜렷하게 울렸다. 김춘추가 여왕을 암살했다! 이쪽에서도 함성을 질렀지만 억지로 짜낸 외침이다. 김유신은 이를 악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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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9.18 19:33

[불멸의 백제] (182) 9장 신라의 위기 18

화랑 서청입니다. 진막 안으로 들어선 장수가 한쪽 무릎을 꿇고 협려에게 소리쳐 말했다. 신라 상대등 겸 대장군 비담의 명을 받고 백제 대장군을 뵈러 왔습니다. 목소리가 진막 안을 울렸다. 둘러선 백제군 장수들이 쏘는 것 같은 시선을 주고 있다. 밖에서는 기마군의 말굽소리와 함성이 끊이지 않았고 포차가 바위를 떨어뜨리는 소리도 들려왔다. 협려가 지그시 화랑을 보았다. 젊다. 기백이 살아있다. 적이라도 이런 장수를 보면 피가 끓고 동지애를 느끼게 된다. 용사에 대한 경의다. 비담의 전갈을 가져왔느냐? 말하라. 협려가 말하자 화랑 서청이 똑바로 시선을 주었다. 상대등께서는 매복군을 보낸 적이 없습니다! 상대등 비담은 지금까지 간계를 써 본 적이 없다는 말씀을 드리라고 했습니다! 서청의 목소리가 진막을 울렸다. 김춘추의 간계올시다. 김춘추는 여왕전하의 백제, 신라의 합병을 무산시키려고 여왕을 암살했습니다. 모두 숨을 죽였고 서청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여왕전하가 암살되었으니 김춘추는 성골로 마지막 남은 승만공주를 여왕으로 추대할 것입니다. 그리고 백제군과 함께 우리를 격퇴시키겠지요. 협려의 얼굴이 일그러졌지만 아직 입을 열지는 않는다. 실로 교활한 계략이며 주변의 모든 이들을 배신하는 악행입니다. 김춘추는 승만공주를 왕위에 올려놓고 뒤에서 조종하면서 결국 백제와의 연합도 무산시킬 것입니다. . 그리고는 때를 기다렸다가 새 여왕을 밀어내고 거침없이 신라 왕위에 오르게 되겠지요. . 상대등께서는 이번에 백제군이 물러나주시면 신라와 백제 연합을 정직하게 추진하신다고 하셨습니다. 김춘추가 왕이 되면 제 딸과 사위를 백제군에게 살해당한 원한을 품은 채 합병을 추진할 위인이 아니라는 것도 말씀하셨습니다. 으음. 마침내 협려의 입에서 신음이 울렸다. 참으로 어지러운 당국이다. 협려가 뱉듯이 말하자 서청은 이를 악문 채 숨을 죽였다. 너, 이름이 서청이라고 했느냐? 협려가 묻자 서청이 시선을 들었다. 예, 대장군. 우리 백제는 일찍부터 대륙으로 진출하여 담로를 두었고 배를 띄워 수만리 밖의 왕국들과 교역을 해왔다. . 고구려 또한 중원을 압박하여 수를 멸망시키고 당을 패퇴시키며 수만 리 영토를 보유한 대국(大國)이다. 협려의 목소리에 열기가 띄워졌다. 그런데 너희는 좁은 땅 안에서 서로 이간질이나 하고 밖으로 나갈 생각을 하지 않으니 너 같은 화랑의 기상이 견딜 수 있겠느냐? 서청의 시선이 내려졌고 얼굴은 상기되었다. 그때 협려가 옆에 선 연자신에게 말했다. 북을 쳐라. 본진을 30리 밖 뒤쪽으로 물린다! 협려의 시선이 서청에게 옮겨졌다. 네 말대로 여왕 전하가 피살된 상황에 내가 백제군을 이끌고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다. 백제군은 곧 귀국할 것이니 상대등께 그렇게 전해라! 서청의 눈에 눈물이 고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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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9.17 19:39

[불멸의 백제] (181) 9장 신라의 위기 17

대장군 협려는 반월성에서 2리(1㎞)쯤 떨어진 야산으로 본진을 옮겼다. 그래서 성벽 위에 선 신라군의 모습도 다 보인다. 함성이 계속 울리고 있었는데 비담군이 목청을 높여 외치고 있다. 수십명이 일제히 외치는 터라 드문드문 내용이 들린다. 무슨 말인지 알아보고 오너라. 마침내 협려가 장수 하나에게 일렀다. 저놈들이 싸우지도 않고 욕을 해대는 게 아닌가? 장수가 서둘러 야산을 내려갔을 때 부장 연자신이 말했다. 성을 굳게 지키고 있으면 쉽게 함락되지 않겠습니다. 유인해서 끌어내야 합니다. 김유신이 포차로 성벽을 무너뜨리면 되지 않겠는가? 공성 무기는 김유신군이 갖고 있는 것이다. 백제군은 기마군이다. 연자신이 쓴웃음을 지었다. 김유신군은 사기도 낮은 데다 장비도 허술합니다. 이번에 여왕이 피살되어서 겨우 분기가 일어난 상황입니다. 그것 참. 협려가 혀를 찼다. 황룡사 앞쪽은 신라군 영내인 것이다. 그곳까지 비담군이 침투해 와서 여왕을 기습하다니, 방비가 허술하기 짝이 없다. 그때 심부름을 보냈던 장수가 서둘러 다가왔다. 대장군, 신라군들이 성벽에서 입을 모아 외치고 있습니다. 뭐라고 욕을 하느냐? 욕이 아닙니다. 얼굴의 땀을 손바닥으로 씻은 장수가 숨을 고르면서 협려를 보았다. 여왕은 김춘추가 죽였다고 합니다. 무엇이? 백제와의 합병을 무산시키려고 김춘추가 여왕을 암살했다는 것입니다. 주위가 조용해졌고 장수의 목소리가 이어 울렸다. 비담은 화랑의 명예를 걸고 그런 간계는 부리지 않았다고 맹세를 합니다. 김춘추와 김유신이 그런 성품이라는 것을 신라인이 모두 안다는 것입니다. 그럴 수가. 반쯤 입을 벌린 비담이 옆에 선 연자신을 보았다. 이 상황에서 김춘추, 김유신이 여왕을 죽이다니, 그럴 수가 있나? 그때 장수가 서둘러 말했다. 김춘추는 왜국에 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숨어서 김유신과 공모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놈들이 유언비어를 퍼뜨려 혼란에 빠뜨리려는 수작이군. 비담이 쓴웃음을 짓고 말했을 때 연자신이 머리를 기울였다. 대장군, 그 말도 조금 일리가 있습니다. 김춘추가 갑자기 왜국에 간 것도 그렇고 여왕이 아군의 진영 깊숙이 들어온 매복군에게 당하다니요? 그건 그렇지만. 황룡사 앞 산기슭까지 오려면 경비 진지를 6개나 지나야 하는데 여왕 경비대를 몰살시킬 정도면 수백명은 있어야 할 것 아닙니까? 더구나 그놈들은 시체 한 구도 남기지 않았습니다. 적어도 수십명은 사상자가 났을 것 아닙니까? 글쎄, 그렇게까지. 김춘추 그 자는 신라왕에 목숨을 건 위인입니다. 김유신은 김춘추가 없으면 당장에 적이 떨어질 위인이구요. 백제와의 합병을 반길 위인들이 아니지 않습니까? 가능한 일입니다. 그때 장수 하나가 다가와 소리쳐 보고했다. 대장군, 백기를 든 신라군 하나가 달려오고 있습니다. 잡아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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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9.16 19:18

박상재 동화작가, ‘살구꽃 필 무렵’ 출간

박상재 동화작가의 <살구꽃 필 무렵>(나한기획)은 분단의 아픔, 통일에 대한 바람을 담은 동화책이다. 지난 20일부터 일주일간 북한 금강산에서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열리면서 주목받고 있는 작품이다. 박 작가는 사랑하는 가족과 갑작스레 이별하게 된다면 그 아픔은 상상이 되지 않을 만큼 클 것이다며 소중한 사람들과의 이별, 갈등, 상처, 그리고 죽음까지, 그 고통을 안으며 지금까지 살아오신 많은 할머니, 할아버지들께 625전쟁의 상처는 지울 수 없는 아픔으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살구꽃 필 무렵>은 625전쟁으로 남편과 헤어진 상구 엄마와 아들 상구의 이야기다. 산기슭 속 살구꽃들이 화사하게 피어나는 파란 지붕 아래, 상구가 태어났다. 그러나 625 전쟁이 터지자 상구 아빠는 갓난쟁이를 두고 전쟁터로 간다. 꼭 돌아오겠다는 약속만을 남긴 채 떠나간 남편을 기다리는 상구엄마, 그리고 돌아오지 않는 아빠를 기다리며 어느새 훌쩍 커버린 상구. 이들에게 지나간 세월은 아픈 기억과 상처로만 남아 있다. 세월이 흘러 어느새 백발 할머니가 된 상구엄마에게 어느 날 반가운 소식이 날아들어 왔다. 남편이 자신을 찾는다는 것. 돌아온다는 약속을 지켜줘서 고맙다는 상구엄마의 눈물과 몇 십년 만의 가족 상봉을 통해 진정한 가족 사랑의 의미를 찾는다. 양세륜 동양화가가 삽화를 그려 몰입을 더했다. 박 작가는 최근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보면서 더 이상 아픔과 상처가 깊어져서는 안 된다고 느꼈다며 하루빨리 통일되길 염원한다고 말했다. 장수에서 태어난 박상재 동화작가는 전주교육대학을 졸업하고, 단국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 문학·출판
  • 김보현
  • 2018.09.13 19:48

신조영 원광대 명예교수, 산문집 ‘찔레꽃 덤불’ 발간

찔레꽃 향기는 너무 슬퍼요/ 그래서 울었지 밤새워 울었지/ 아 찔레꽃처럼 울었지 소리꾼 장사익은 하얗고 순박한 찔레꽃의 향기가 너무 슬퍼서 목놓아 울었다고 노래했다. 신조영 원광대 명예교수의 산문집 <찔레꽃 덤불>에는 장사익의 노랫가락이 묻어난다. 별처럼 슬프고, 달처럼 서럽다. 이 책은 신 명예교수가 지나온 삶을 반추하는 일화와 단상을 모아놓은 자전적인 산문집이다. 총 5부로 구성된 책은 어린 시절의 추억담과 개인적인 일상사, 한의학적인 건강 처방, 가족사와 연관된 회고담이 주를 이룬다. 내밀한 개인사에 대한 고백적 성격이 강하다. 특히 아버지의 전력(前歷), 맏형의 월북, 비전향 장기수인 집안 형님의 수형생활 등은 막내아들로 태어난 그가 집안의 장남 역할을 수행하게 된 원인이었다. 아버지의 강요도, 집안의 부추김도 없었으나 그는 자기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의지와 인내를 길렀다. 고교 진학을 앞두고 새벽 3시까지 취침하지 않기로 스스로 결심한 일화 등이 대표적이다. 글과 함께 사진을 배치했는데 지운 김철수 선생 등 그동안 접하기 어려웠던 인물들의 자료가 눈길을 끈다. 신석정 시인의 장조카이기도 한 신 명예교수는 1964년부터 쓴 글을 모으다 보니 시의성이나 현실성이 동떨어진 느낌이 든다. 글을 쓴 연도가 필요한 경우에는 밝혔다며 글을 쓴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님을 새삼 느꼈다고 말했다. 신조영 명예교수는 부안 출신으로 서울시립대 원예학과를 졸업하고 백산중고에서 교직에 잠시 몸담았다. 4대째 가업을 잇기 위해 경희대 한의학과에 새로 입학해 한의사가 됐다. 원광대 한의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2008년 정년 퇴임했다. 현재 다생한방병원 원장으로 있다.

  • 문학·출판
  • 문민주
  • 2018.09.13 19:48

최동현 시인, 등단 33년 만에 첫 시집 펴내

군산대 국문학과 최동현 교수가 등단 33년 만에 첫 시집 <바람만 스쳐도 아픈 그대여>를 펴냈다. 이 책에는 시 66편이 수록돼 있다. 1부 언 강을 건너며, 2부 민둥산 너머, 3부 모진 그리움, 4부 봄이 온다 등 각 부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시인은 시대와 역사의 겨울 속에서 봄을 기다리고 있다. 이 기다림의 순간을 모진 그리움이라고 표현하는 그에게 이번 시집은 봄에 대한 혹독한 고백과도 같다. 최 교수에게도 시가 삶의 전부일 때가 있었다. 그런 시를 오래 가까이하지 못하고 살았다. 시인보다 판소리에서 북을 치는 고수나 연구실에서 판소리를 연구하는 국문학자로 활동해왔다. 30여 년 동안 시를 품고 살아온 그는 여느 시인이라면 여러 권의 시집을 냈을 세월을 보내고 겨우겨우 시집 한 권을 묶어 보았으나, 알갱이보다는 쭉정이가 더 많다며 그래도 이제는 시 안 쓰는 시인이라는 부끄러운 이름은 떨쳐버릴 수 있을 것 같아서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시인은 장수 오지에서 교사 생활을 하던 젊은 시절부터 만경강과 김제평야, 익산과 군산의 어디쯤에서 겪었던 삶의 일상들을 몇 개의 소제목으로 묶었다. 민화를 주제로 한 연작시, 젊은 교사로 학생들과 생활하면서 느낀 감정을 다룬 어전리 연작시 등이다. 또 만경강, 들, 논 연작시는 농경적 상상력에 바탕을 둔 계절의 순환이 나타나는 데 그 이면에는 늘 어둠, 아픔이 놓여 있다. 그리고 시인은 재회를 이야기한다. 시간을 거슬러 가는 그의 문학적 회귀는 그 시절을 지금 이곳에 다시 살려내기 위함이다. 김만수 문학평론가는 해설을 통해 이번 시집에서 이름 모를 풀들이 무섭게 피어오르는 봄의 시절을 거쳐 가난한 식솔들과 이웃들이 악착스럽게 살아가는 여름의 모습 그리고 모든 것이 서서히 익어가는 가을과 겨울의 모습을 순차적으로 읽어낼 수 있었다며 그러한 계절의 순환이 결국 한 개인의 일생이자 우리 사회의 역사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순창 출신인 최 교수는 전북대 사범대학 국어교육과를 졸업했다. 1985년 동인지 남민시에 시를 발표하면서 등단했다. 전북작가회의와 전북민예총 회장을 지냈다.

  • 문학·출판
  • 문민주
  • 2018.09.13 19:48

[불멸의 백제] (180) 9장 신라의 위기 16

와앗! 함성이 울리면서 땅이 흔들렸다. 수만필의 말이 달리면서 지진이 난 것처럼 흔들리는 것이다. 적이 양쪽에서 옵니다! 청으로 달려들어온 장수 하나가 소리쳤다. 비담과 염종 등은 아직도 청에 모여 있던 참이다. 백제군, 김유신군이 동시에 나왔습니다! 기마군만 3만 이상입니다! 결전을 하자는 말인가? 비담이 잇사이로 말하더니 자리를 차고 일어섰다. 오냐, 내가 여왕이 한풀이를 해주리라. 대감. 따라 일어선 염종이 비담의 소매를 잡고 말했다. 놈들의 계략에 말려들지 마십시오. 지금 김유신군은 여왕의 복수를 하겠다고 분기가 충천한 상태일 것이오. 그러면 성 안에서 막고만 있으란 말인가? 비담이 버럭 소리쳤을 때 장수 하나가 다시 뛰어들었다. 양쪽으로 다가왔는데 왼쪽이 백제군, 오른쪽이 김유신군입니다! 모두 4만 가량이오! 함성이 더 가까워졌고 땅울림이 더 커졌다. 염종이 말을 이었다. 대감, 성벽에 소리꾼들을 세워 먼저 김춘추, 김유신이 여왕을 죽였다고 적진을 향해 소리치게 합시다. 놈들이 그 말을 믿을까? 김춘추가 왕위를 노리고 있다는 것은 세상이 다 알지 않습니까? 김춘추가 백제 지원군을 반기면서도 거북해 한다는 것도 다 아는 사실이오. 그렇지. 비담이 머리를 끄덕였을 때 장수들이 동조했다. 백제군도 그 소리를 들으면 의심을 할 것이오. 우리가 손해 볼 것이 없다. 결단이 빠른 비담이 머리를 끄덕였다. 목소리가 큰 소리꾼을 수백명 모아서 이쪽 저쪽에다 대고 소리를 지르도록 해라. 김춘추가 왕위를 노리고 여왕을 죽여 백제와의 합병을 무산시킬 작정이라고 해라. 서두르겠소. 염종이 몸을 돌리면서 말했다. 장수들이 따라 나갔을 때 비담이 한숨과 함께 말했다. 이렇게 신라는 망하는가? 대감, 백제군이 의심을 하면 김유신군만으로는 우리를 당해내지 못합니다. 장수 하나가 비담에게 말했다. 백제군 대장군 협려에게 우리는 매복군을 보내지 않았다는 밀사를 보내도록 하시지요. 누가 가겠느냐? 제가 가겠습니다. 화랑 서청이 나섰다. 스물세살로 대장군 서독의 아들이다. 서청이 말을 이었다. 제가 백기를 들고 백제군 진영으로 달려가지요. 장하다. 비담이 허리에 찬 칼을 풀어 서청에게 내밀면서 말했다. 누명을 쓰고 당하는 것이 모욕이다. 전쟁에서 지는 것보다 더 큰 수치다. 나, 비담이 여왕을 암살하는 따위의 수작을 부리는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고 오너라. 예, 대감. 눈을 부릅 뜬 서청이 비담을 보았다. 제가 대감의 결백에 목숨을 걸지요. 그것이 화랑의 본분이기도 합니다. 신라군은 김춘추 같은 위인의 노리개가 아니올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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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9.13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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