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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소라 시인의 〈못다 부른 목가〉'목가시인'이란 가시 면류관 벗겨줘야

석정은 익히 알려진 바와 같이 1924년 4월 조선일보에 기우는 해가 발표된 이래 1974년 유고시 뜰을 그리며(동아일보 7월8일자)를 남기기까지 반세기의 시력(詩力)을 지니고 있다. 그는 반세기의 시력을 누리는 동안 여타의 시인들과는 달리 일언지하에 명명지어지는 한 세계만을 고수하지 않았다. 언필칭 목가시인이라 일컫던 초기만 해도 단순한 자연시인이었다기보다 아직도 촛불을 켤 때가 아니라면서 시대의 암울을 작품 곳곳에 암잔해 놓았으며 이후에도 시대 양심의 구현체로서 시 창작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이른바 인간 생명의 본향이라 할 수 있는 대자연과 삶의 현장으로서의 역사 현실을 함께 수용해 온 석정의 문학정신이야말로 이 시대 우리 문학의 지향점이 어디일까를 시사해주는 바가 크다.일찍이 19세기 서양에서는 시인을 예언자라 했다. 석정 시인의 대표작들, 이를테면 일제가 무너질 것을 예언한 방(房)(1939년9월)을 위시하여 소년아 인제 너는 백마를 타고/나는 구름같이 희 양떼를 데불고/황막한 그 우리 목장을 찾아/다시 오는 봄을 기다리자라고 예정적 현실을 노래한 소년을 위한 목가(1941년6월) 등 어둡고 답답한 현실을 벗어나려는 그 몸부림은, 당시의 독자들에게 큰 위로와 희망을 주었다.그동안 석정 연구에 있어 가장 큰 오류의 하나는 석정 시의 초기 시 몇 작품들로 글을 쓰려는 태도이다. 그중 대표적인 예는 석정의 대표 시집이라 할 수 있는 〈슬픈 목가〉(1947년)가 해방 이후 간행되었다 해서, 더 정확히 말하면 판권을 넘긴 1952년 판에 의존해 글을 쓰려는 것이다. 그러나 그 속의 모든 작품들은 일제 하에서 쓰여지고 또 발표되었다. 다만 흑석고개로 보내는 시(탈고 1943년) 한 편만이 광복 이후에 발표됐다.이 경우의 한 예로 밀리고 흐르는 게 밤뿐이요/흘러도 흘러도 검은 밤뿐이로다/내 마음 둘 곳은 어느 밤하늘 별이드뇨(슬픈 구도, 조광 1939년)에서 밤이 품고 있는 함의가 온전히 유체화되는 것이다. 모든 작품 분석이 그렇듯 그 규명은 부분적이거나 독자적이 아닌 하나의 종합적이고도 통일된 세계에서 이해파악해야 한다. 이는 시대와 현실의 맥락을 찾아 그것의 내적 원리를 부여하는 일과의 제휴를 뜻한다.왜냐하면 석정의 시 세계가 단절적으로 그 때 그 때 변모를 일으켜 온 게 아니라 반드시 앞 세계와의 인연을 맺으면서 계승발전해 왔기 때문이다. 또한 석정의 이러한 자기 변신은 항시 우리 민족의 역사적 비극과 그 궤적을 함께 해왔음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그는 뒷날 스스로의 시 세계 변모에 대해 〈못다 부른 목가〉에서 다음과 같이 술회한 바 있다.〈촛불〉에서 자연의 품에 깊숙이 묻혀 꿈과 낭만을 엮던 시절을 생각하면 옛날 다녀온 먼 여로에서 눈여겨 보았던 산줄기만 같아 몹시 그립고 (중략) 그러나 다시금 나는 〈촛불〉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그것은 내가 그리고 여러 사람이 살고 싶어하는 의욕과는 너무나 먼 세계이기 때문이다. 차라리 〈산의 서곡〉을 내 인생의 오버추어로 삼고 싶다.특히 〈산의 서곡〉을 몸부림에서 오는 저항이라고 한 시인의 발언은 이 시집을 종래 자연시의 한 맥락으로 보려는 평자들에게는 다소 낭패가 아닐 수 없다.우리가 한 편의 문학작품에서 한 사람의 고결한 인력을 만날 수 있다고 해서 반드시 그것을 좁은 문학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 작품의 상상세계가 거느리고 있는 제반의 미학적 구조까지 동시에 흡수하는 일이 요구된다. 이런 점에서 석정 연구는 완료형이 아니라 이제부터 시작이라 할 것이다.△허소라 시인(78)은 1959년 〈자유문학〉추천을 받아 등단했다. 군산대 교수, 석정문학관장을 지냈다. 시집 〈목종(木鐘)〉 〈풍장〉 〈아침 시작〉, 수필집〈흐느끼는 목마(木馬)〉 등이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14.07.04 23:02

회원들이 직접 답사·연구한 '어머니의 산'

자연, 사람, 환경이 서로 조화하며 공생하는 모악산의 생태복원을 위해 노력하는 모악산지킴이(회장 김정길)가 모악산에 관련된 자료를 모아 〈모악산의 역사문화〉를 발간했다. 이 책자는 김 회장이 20여 년 동안 전북산사랑회와 모악산지킴이 회장 등으로 활동하면서 회원들과 직접 답사하고 연구한 우리나라 및 전북의 전통지리와 모악산에 관련된 자연 자원, 역사문화 등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했다. 제1편 ‘우리나라 전통지리’에는 산경표와 여암 신경준, 대동여지도와 고산자 김정호, 일제가 왜곡한 산맥도, 산경표의 부활운동 등이 수록됐다. 제2편 ‘전북의 4대 산줄기’에는 백두대간, 금남호남정맥, 호남정맥, 금남정맥 등 전북지역의 주요 산줄기 등을 답사하고 60대 명산 정상에 이정표를 설치한 내용 등을 담았다. 제3편은 ‘전북의 5대 강줄기’로 금강, 섬진강, 만경강, 동진강, 인천강 등을 답사하고, 만경강, 동진강, 인천강 등 3대 발원지 발굴과 이정표를 설치 내용을 실었다. 제4편은 ‘모악산의 자연자원’으로 유래, 문화유적, 자연자원, 주요 21개 등산로, 특산품, 교통편 등을 알기 쉽게 정리했고, 제5편은 ‘모악산의 역사문화 기행’으로 육당 최남선, 작촌 조병희, 육관 손석우, 현학 최순식 등 모악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쓴 모악산의 역사문화 기행문 21편을 소개했다. 제6편에는 모악산과 관련된 기고문 및 언론 보도 내용 등 14편을 수록했고, 7편은 부록으로 ‘숲 체험 야외활동안전교육’, ‘등산 바로알고 하자’ 등을 실었다.

  • 문학·출판
  • 이성원
  • 2014.06.27 23:02

석정은 '전원 시인' 아닌 '저항 시인'

시인 신석정의 기념사업회 출범을 앞두고 그의 삶과 시 세계를 조망한 책이 출간됐다. 특히 미발표된 시를 통해 전원 시인이 아닌 저항 시인의 모습을 강조했다. 허소라 전 석정문학관장이 스승의 생애와 문학을 다룬 해설집 <못다 부른 목가>를 내놓았다.(신아출판사)그는 신석정 시의의 작품을 세 시기로 나눠 분석했다. 초기 노장사상에 심취하고 타고르만해 등의 영향을 받아 <촛불>에서 어머니와 함께 그 먼나라를 찾으며 자연을 동경했지만 전쟁통의 비참한 현실 속에서 별보다는 쌀을 떠올리고 이어 독재시설을 겪으며 저항의 목소리를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허 전 관장은 일제 말기 1941~2년 많은 예술인들이 친일로 돌아섰을 때 신석정은 부안 청구원에서 원고지를 채웠다 고 소개했다. 신석정 시인이 1942년 병석에서 쓴 인도의 노래는 그가 존경하던 타고르의 조국 인도의 상황을 빗대 조선의 현실을 나타냈다. 영국의 인도 착취를 비판하며 제국주의 일본을 떠올리게 했다. 같은 해 썼던 다시 어머니 품으로 돌아가는 날에서는 어린 양 떼와 같은 한민족이 일제의 목장이 아닌 어머니의 품으로 돌아갈 날인 독립을 확신하고 있었다. 해방 뒤 1946년에 궁핍함을 담은 꽃이라는 시에서는 배가 고파 누우니 (중략) 아내, 아이, 친구의 얼굴보다 꽃처럼 탐스러운 밥이 왈칵 달려온다고 기술해기아가 있는 한 지구는 영원히 별보다 더러울게다라는 말로 <촛불>과 <슬픈 목가>의 판권을 쌀 두 가마니에 넘겨야 했던 시절을 그렸다. 이어 신석정 시인이 1960년 서울일일신문에 교원노조를 지지하며 실은단식의 노래와 1961년 다가온 춘궁을 혁신계 신문이었던 민족일보에 기고한 게 화근이 돼 516 군사 쿠데타 직후 전주경찰서에 구금된 필화사건도 상세히 전했다. 허 전 관장은 이와 함께 지난 1962년 일본 중학교 교과서에 수록된 시 등고가 알려진 계기와 제주도 소년 윤이와의 인연 등의 읽을거리도 첨부했다. 그는 석정은 한국 모범 시인이고 자연과 역사를 아우르는 사람이었다고 예찬하고 평생을 지역에서 활동하며 후학을 양성했다고 회상했다. 한편 다음달 11일 오후 5시 도청 대강당에서 문학상 제정 등을 위한 (사)신석정기념사업회가 창립대회를 연 뒤 오는 10월 말께 열리는 석정문학제에서 제1회 신석정 문학상을 시상할 예정이다. 이 상은 시인의 유족이 기금을 쾌척해 이뤄졌다.

  • 문학·출판
  • 이세명
  • 2014.06.27 23:02

향토문화연구인 정평모씨 〈성명학 기행〉시대 따라 변화되는 이름 진화과정 분석

요즘 불경기가 계속되다보니 취업이나 생계불안, 불투명한 미래걱정으로 사주, 점, 관상, 수상을 보러 다니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성명학도 한 축을 형성하여 대중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매스컴에서 방영되고 있는 현실이다.출생신고로 이름을 등록하는 일은 시구읍면동에 신고하면 되지만 개명은 법원의 문턱을 직접 넘어야 한다. 그러나 요즘은 개명이 쉬워졌다. 원하는 이름으로 쉽게 개명할 수 있게 하라는 대법원 추가결정이 있은 후 부터이다.필자는 이 책에서 성명학이 절대적인 것이 아니고 사주의 보완관계로서 성명학이 운용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작명가분들에게는 편협 된 작명이론과 소홀함을 경고하고, 일반 독자들에게는 보완을 중요시함으로서 집착과 맹신(盲信)을 경계하도록 권장했다.이 책은 입문, 기행, 실전작명, 이론 편으로 구분하여 편집했다. 필자 자신이 호적과 가족관계 등록업무를 담당하면서 주민들과 나눈 따뜻한 대화를 경험담으로 실었다. 또한 기행 편에서는 장수지역에서 활동하는 작명가들을 만나 뵙고 그들이 전수하는 비전을 진솔한 기행담으로 기록했다. 특히, A B C D설로 나뉘어져 갑론을박하는 성명학 이론을 심층 분석함으로서 보편성과 학문의 일치점을 찾아 방향을 제시했다.이 책은 일반 작명가들과 같이 자신의 이론을 정리하여 책으로 편집한 것이 아니라 각각의 작명이론을 분석하여 성명학의 바른 해석을 제시하고자 한 독특한 편집이다.필자는 현직 공무원이다. 따라서 인용하고 있는 자료 또한 공부상으로 관리되고 있는 실증 자료를 활용했다. 시대를 따라 변화되는 이름의 진화 과정을 분석해 보고, 공무원, 수형인, 검사장에 이르는 이름을 성명학 이론에 붙여서 비교도 해 보았다. 전현직 대통령들의 이름을 주역으로 해설한 부분은 독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박근혜 대통령 선천수 42良弓絶絃 來賊何防 좋은 활에 줄이 끊기니 오는 도둑을 어찌 막을까.天地發動 求于盛策 하늘과 땅이 발동하니 구하면 계책을 얻으리라.因人成事 豈非碌碌 사람으로 인하여 일을 이루니 어찌 푸르지 아니하랴.福星來助 高名雨世 복성이 도우러 오니 이름이 높아 세상에 비를 내린다.박근혜 대통령 후천수 54名魁桂籍 紫府文章 빼어난 이름을 과거급제에 올리니 문장으로 관청에 출입한다.日中爲市 橫財豊足 밝은 낮에 시장을 여니 횡재하여 풍족하다.金鳴玉振 其聲大遠 금옥의 귀한 이름을 떨치니 그 소리가 크고 멀리 들린다.才高文章 靑雲力能致 재주와 문장이 높으니 능력과 힘이 출세에 이른다.이 책은 그동안 장수문화지에 Ⅰ,Ⅱ,Ⅲ,Ⅳ호로 연재가 되어 지역민들의 호응은 물론 검증을 거친 책이다. 출판을 위해서 그동안 보완 수정을 함으로서 그 깊이가 돋보일 것이다.공무원도 자기 분야에 대해서 책 한 권 정도 펴낼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추어야 한다고 본다. 일처리를 신속하게 끝내는 메마른 감성보다는 업무를 민원인과 함께 공감하면서 즐기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향토문화연구인 정평모씨(59)는 장수 출신으로, 전라북도와 지역혁신협의회 공동으로 개최한 지역혁신대회에서 대상과 동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족보 인물사 단행본 〈화지산〉, 꽁트 〈진주 빛 30년 사랑〉 등의 저서가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14.06.27 23:02

정읍학연구회, 연구성과 모은 〈정읍학〉 창간호 발간

정읍의 지역문화 연구 모임으로 출범한 정읍학연구회가 그간의 연구 성과들을 모아 <정읍학> 창간호를 냈다. 지난해 11월 정읍 지역문화 연구의 주요 과제라는 주제로 출범기념 학술대회를 가진 연구회는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보유한 정읍지역 문화 콘텐츠들을 학술적으로 탐구하는 작업의 일환이다.김익두 회장(전북대 국문과 교수)은 지금은 전 세계의 문화를 지역문화의 새로운 지평에서 통섭적으로 아우르는 글로컬 문화 패러다임 시대라면서, 근대 르네상스 운동이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본격화 된 것처럼, 우주의 배꼽으로 불려온 정읍지역의 문화를 기본 토대로 21세기 글로컬리즘 문화를 선도하는 문화운동의 선봉에 서고자 한다는 창간사에서 밝혔다. 또 그동안 한국의 지역문화 운동은 돈과 자본의 그늘 속에서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며, 향후 정읍학연구회의 문화운동 방향은 해원상생대동을 기본 이념으로 하는 힐링과 관계회복의 방향을 지향하고, 새로운 21세기형 생명문화운동의 지평을 열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창간호에는 전북대 김익두 교수의 정읍사상의 전통과 그 역사적 전개, 정읍과학대 유종국 교수의 정읍 고전시가 작품의 전통, 우석대 이금섭 교수의 정읍 풍류악의 현황과 변천, 전북대 이태영 교수의 태인 방각본 옛 책, 강남대 안창남 교수의 조세저항의 입장에서 본 동학농민혁명, 전남대 김재영 박사의 일제강점기 정읍지역의 민족운동과 사회운동, 정읍 향토사가 곽형주 선생의 고부의 역사 자료에 대한 몇 가지 해석, 정읍문화원 이용찬 사무국장의 임진왜란 당시 <조선왕조실록>의 초기 피난 과정: 안의 선생의 <수직상체일기>를 중심으로, 안후상 박사의 미륵불교의 신인동맹사건 등 총 9편의 논문이 실렸다. 창간호의 표지 글자는 현재의 정읍 태인면 지역인, 태인현에서 발간된 방각본 <신간구황촬요(新刊救荒撮要)>에서 집자했다. 신간구황촬요는 1660(현종 1)년에 신속이 엮은 책으로, 기근 구제를 내용으로 1554(명종 9)년에 간행된 <구황촬요(救荒撮要)>를 신속히 언해하여 편찬한 <구황보유방(救荒補遺方)>과 합쳐 함께 간행한 책이다. <정읍학>은 사상, 문화예술, 경제, 정치사회, 역사 분야 등 문화사 전반을 고루 아우르는 지역문화 종합 계간지로 발간될 예정이다.

  • 문학·출판
  • 김원용
  • 2014.06.24 23:02

앞으로 책은 어떤 모습으로 변해갈까

세계 최대 인터넷서점 아마존에서 전자책 단말기 ‘킨들’(Kindle)을 직접 개발한 제이슨 머코스키가 책의 미래를 내다봤다.그는 인류 문화와 커뮤니케이션의 본질이 디지털로 이동하는 모습에 주목했다.이런 흐름이 독자와 저자, 출판사와 유통사 등 출판 산업 에 끼칠 영향을 살펴봤다.저자는 미래의 전자책 단말기는 USB 메모리장치 정도의 크기에 클라우드 기능과 초소형 프로젝터가 내장됐고 음성으로 모든 기능을 제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또 미래에는 ‘한 권의 책’만 존재하리라고 한다. 인류의 모든 책이 디지털화돼 모든 항목이 링크로 연결되고 본문, 주석, 비평, 댓글을 자유롭게 탐색할 수 있는 형태다.그는 이런 시대를 ‘리딩 2.0’이라고 부른다. 시작부터 끝까지 한 방향으로 읽는독서가 ‘리딩 1.0’이라면 ‘리딩 2.0’은 시공을 넘나들며 역동적으로 독서하는 형태를 말한다.저자는 더 먼 미래에는 문자 위주의 체계에서 벗어나 구술 시대로 되돌아갈 것이라는 흥미로운 전망도 내놨다.‘한국어판 서문’에서 “사람의 음성으로 회귀할 것이다. 우리는 함께 모닥불 주위에 둘러앉아 사냥한 동물이나 갔던 장소에 관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던 단순한 시대로 돌아갈 것이다”라고 설명했다.김유미 옮김. 흐름출판.연합뉴스

  • 문학·출판
  • 연합
  • 2014.06.20 23:02

향토문화연구가 정평모 〈비전 성명학기행〉이름에서 사회 흐름을 읽다

향토문화연구가인 정평모씨(장수군청 교통담당)가 공직생활의 경험을 토대로 <비전 성명학기행>을 냈다(신아출판사). 저자 자신이 호적과 가족관계 업무를 담당하면서 이름이 갖고 있는 사회적 흐름을 읽었다.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이름, 나락으로 빠진 사람과 잘 나가는 사람의 이름을 비교 분석한 것도 흥미롭다. 전현직 대통령의 이름을 주역으로 해설한 것도 재미있다.저자는 실제 주민들과의 만남을 통해 어떻게 이름을 짓게 됐으며, 작명가들을 찾아 그들이 전수하는 비전을 기행담으로 기록했다. 그동안 <장수문학>에 기고한 글을 모아 성명학의 입문, 기행, 실전작명, 이론편으로 구성해 엮었다.저자는 “수리성명학, 사주성명학, 납음오행, 주역성명학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마치 성명학의 역사를 보는 것과 같다”며, 성명학의 시대적 변화를 짚었다.“무릇 작명가는 성명이 한 사람의 일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전제 아래 작명하는 만큼, 학문에 대해 편애를 가져서는 안 된다. 특히 다른 작명가가 지은 이름을 자신의 기준에 맞춰 호불호를 논하고 개명을 권하는 것은 옳지 않다”저자는 또 “걸작은 어려움을 이기는 과정에서 탄생한다”며, “개인의 업적이기 보다 장수군의 문화적 가치를 창출한다는 차원에서 심혈을 기울였다”고 말했다.족보 인물사 단행본 <화지산>, 꽁트 <전주 빛 30년 사랑> 등의 저서를 냈다.

  • 문학·출판
  • 김원용
  • 2014.06.20 23:02

이삭빛 두번째 시집 〈우분트〉 발간

‘우분트’. 넬슨 만델라 남아공 대통령이 자주 사용하면서 널리 알려진 이 말은 ‘네가 있기에 내가 있다’(I am because you are)는 반투족 말이다. 함께 행복하고 함께 슬퍼하자는 공동체 의식이 여기에 담겨있다. 이삭빛 시인(본명 이미영)이 그 ‘우분트’를 두 번째 시집 제목으로 걸었다(수필과비평사). 시인의 지향점이 어디인지 시집 제목만으로 짐작할 수 있다.독서모임, 문학지 발행인 등으로 활동하고 있기도 한 이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지역의 역사문제에 천착했다. ‘독도’‘주논개’‘정담장군의 마지막 편지’‘황진장군’‘혼불’등으로 지역과 나라사랑의 마음을 표출했다. “언제부턴가 전주한옥마을을 찾았고 오목대와 인연이 됐다. 무지개 나라이야기처럼 그냥 알 수 없는 그 무엇에 이끌이어 오목대 시인이라는 꼬리표를 달았다.”시인은 “작은 시 나눔키워드 하나로 시작한 몸짓이 관광객들에게 왜곡된 역사를 알리고 관심을 갖게 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며, “역사 속 인물들이 나의 밭에 봄비로 내려와 새롭게 변화시켜 줬는지도 모르겠다”고 시집 서문에서 밝혔다.김경수 시인은 ‘너와 함께라면’시를 평하면서 “이삭빛 시인의 사랑은 희망이고, 어둠을 불사르는 빛이다. 그래서 지옥까지도 함께 가보자는 정신적 흔적을 표출한 점에서 대단히 고백적이다”고 했다. 갇혀 있는 얼음 밑의 물, 매서운 겨울, 지옥, 땅 끝의 모습에서 체득한 시인의 의식은 어느새 스스로를 위로하고 ‘우분트’하는 존재로 사랑을 맞이하기 위한 작심의 신념이 깊어지는 데서 시인의 사랑에 대한 의지가 얼마나 큰 지를 읽을 수 있단다. <한국그린문학발행인>, 전주연합독서포럼 논개의아미회 대표, 착각의시학연구회 전북지부회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첫 시집으로 <당신은 나의 푸른 마중물>이 있다.

  • 문학·출판
  • 김원용
  • 2014.06.20 23:02

양병호 교수 〈인지시학의 실제비평〉현대문학 연구자 위한 이론·비평서

책이 쏟아진다. 책 공해라는 말도 나온다. 그러나 책 대부분에는 저자의 혼이 담겨 있다. 본보는 저자로부터 저술의 동기와 배경, 내용을 듣는 기획을 마련했다. 책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자리가 될 것이다.국내에서 인지시학에 대한 연구가 촉발된 것은 90년대 중반 인지의미론자인 조지 레이코프, 마크 터너 등의 저서가 번역되면서부터다. 이후 언어학 분야에서는 인지의미론 영역이 활발하게 연구되었고, 문학 분야에서는 은유 연구를 중심으로 인지의미론을 문학에 적용한 연구들이 대거 발표되었다. 본래인지시학이라는 용어가 처음 사용된 것은 이보다 앞서 1983년 헝가리 출신의 연구자 르우벤 춰에 의해서였는데, 이것이 국내에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2004년부터다. 이때부터 인지시학은 초기 은유 연구에서 벗어나 시어 및 운율, 시에 사용된 시나리오, 개념적 혼성 공간 등에 관한 연구, 소설에서의 문체, 인물, 플롯 및 우화에 관한 연구 등을 포함하는 폭넓은 스펙트럼을 가진 하나의 시학을 형성하기 시작하였다.인지시학(Cognitive Poetics)은 시인의 생각과 정서가 어떻게 텍스트로 기호화되는가, 독자가 시 텍스트를 어떠한 절차와 과정을 거쳐 인지하는가에 주목한다. 이와 같은 인지적 절차를 규명하고 연구하기 위해 인지시학은 언어학뿐만 아니라 심리학, 컴퓨터과학, 생물학, 문화인류학, 정신분석학 등을 넘나드는 제학문적 입장을 취하는 문학에 대한 새로운 사유 방식이다. 따라서 인지시학을 원용하여 시를 해석하고 이해하는 것은 이해주체자의 주체적인 의미의 구축과 탐색을 통해 창조적 이해에 도달할 수 있다. 인지시학에서 주목하는 것 중의 하나가 은유 연구인데, 은유는 단순한 언어 표현의 문제가 아니라 온갖 것들에 대한 사고의 문제라는 것이 인지시학의 입장이다. 인간의 개념 체계는 본능적으로 은유적이다. 하나의 사물을 인지할 때 다른 사물이 지니고 있는 형태나 속성 중 그와 비슷한 것을 선택하거나 인접적인 것을 상호 결합시키면서 이를 인지하는 것이 보편적인 현상이다. 그리하여 은유는 사물의 감춰진 속성을 인지하는 주요한 도구적 기능을 담당한다. 이렇게 인간의 개념 체계의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는 은유가 인지적 패러다임에서 매우 중심적인 관심사가 된 것은 다름이 아니라 은유의 토대가 인간의 경험 속에 뿌리내리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인지시학은 언어 구조의 비자의적이며 동기화된 성질을 강조하여 주목한다. 따라서 은유의 체험적 바탕에 대한 언급은 흔히 제기되는 문제인 언어와 문화 사이의 관계에 대한 의미 있는 논의를 촉발시킨다. 국내 인지시학의 안내자로 전북대 이기우 교수를 꼽을 수 있는데, 1994년 번역된 <시와 인지>를 비롯하여 많은 인지시학 관련 저서들을 번역하였다. 그러한 흐름을 지금은 전북대 국어국문학과 시문학 연구팀이 이끌어가고 있으며, 이미 다수의 학위 논문 및 소논문들이 발표되었다. 필자와 연구자들이 이번에 공동으로 번역 출간한 <인지시학의 실제비평> 또한 그러한 연구의 연장선에 있으며, 현재도 서너 건의 번역 및 저술 작업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그 동안 국내에 소개된 인지시학 관련 서적들은 대부분 인지시학 방법론에 대한 개론서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출간된 이 책은 그간 현대문학 분야에서 연구되어 온 인지시학 이론들을 직접 작품에 적용하여 분석한 12편의 실제 비평을 모아놓은 책이다. 하나의 이론으로서 자리매김한 인지시학을 실제 작품에 적용한 것으로 향후 인지시학 연구의 활성화에 폭넓게 기여할 것으로 자랑하고 싶다.이 책을 구성한 12명의 저자들은 편집자인 제라드 스틴, 조안나 개빈스를 비롯하여 피터 스톡웰, 엘레나 세미노, 르우벤 춰 등 현재 세계 인지시학 분야를 이끌고 있는 핵심 연구자들이며, 필자와 함께 번역에 참여한 김혜원, 신현미, 정유미 연구자 또한 인지시학 분야에서 활발하게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신진 연구자들이다.<인지시학의 실제비평>이 일반인들에게는 아직 생소한 인지시학을 널리 알리고, 해당 분야 연구자들에게는 획기적인 길잡이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 전북대 양병호 교수(국문과)는 <시문학>으로 등단한 시인이며, <구봉서와배삼룡> <간의공터> <한번 참말로 맑게 반짝이더라> <그러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등의 시집을 냈다. <한국 현대시의 인지 시학적 이해> <시여 연애를 하자> <그리운 시 여행에서 만나다> <한국현대문학의 이해> 등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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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6.20 23:02

민주화운동 불쏘시개 된 '인쇄쟁이 삶' 정리

“그는 어수선한 을지로 인쇄소 골목, 수상하게 썰렁한 그 좁디좁은 공간에서 감히 천하의 독재자와 맞섰던 ‘불온문서’ 아지트의 전사였다. 그는 가냘픈 육신도, 쌓여만 가는 외상 적자도 생각지 않고 ‘일선보다 위험한 후방’에서 온갖 고초를 겪어야 했다. 이러한 그의 헌신과 수난은 이 나라의 민주화를 염원하는 모든 이들에게 많은 감동과 깨달음을 줄 것이다.”(한승헌 변호사)“그는 민주화운동에 얼굴 없는 운동가였다. 독재정권의 발아래 모두가 숨죽이고 있을 때 선생께서 손수 찍어낸 유인물 한 장 한 장은 민주주의에 목말랐던 국민들에게 희망의 단비였다. 그의 의 헌신과 노고는 반드시 기억되어야 할 역사다. 고인의 평전 출간으로 우리 민주주의 운동사가 한층 풍성해지고 국민들에게는 감동과 교훈으로 남을 수 있기를 기원한다.”(이해찬 전 국무총리)남원 출신으로, 지난 2002년 작고한 강은기 선생(1942년생) 이야기다. 세진인쇄의 대표였던 강은기선생은 어려서부터 줄곧 인쇄업을 해온 인쇄쟁이 일과 민주화운동을 결합시키며 민주화운동의 불쏘시개 역할을 했으나 그의 공적은 일반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부안 출신의 김영일 시인이 이를 안타깝게 여겨 〈민주화운동의 숨은 지사, 인쇄인 강은기 평전〉을 냈다(자유문고). 고인과 전북민주동우회 활동을 함께 했던 저자는 급작스런 병고로 투병하는 선생을 안타까이 여겨 면담·구술작업을 통한 선생의 삶의 역정을 정리했다.고인은 4·19혁명의 대열에 합류하고 1961년 5·16군사쿠데타에 절망하여 입산 출가했다. 1972년 박정희 유신독재 선포 이후 민주화운동 주역들의 요구를 거절하지 않고 배후에서 헌신적으로 지원한 숨은 공로자다. 불굴의 지사적인 결기로 많은 사건의 인쇄물을 도맡아 수사기관의 연행 조사, 구금, 405일 투옥, 고문 등 가난과 고난을 걸치고 살았다. 강은기 선생은 가장 많은 사건에 관련이 되어 있어 ‘수사기관에 가장 많이 연행된 사람‘이 될 수밖에 없었다고 저자는 적었다.

  • 문학·출판
  • 김원용
  • 2014.06.13 23:02

녹슬지 않은 '사회 비판의 펜'

김철규 전 전북도의회 의장(73)에게 글쓰기는 삶이다. 20여년간 전북일보 기자로 활동했으며, 잠시정치로 외도를 했으나 다시 친정인 언론계로 돌아왔다. 그는 자신이 발행인으로 있는 군산신문에 녹슬지 않은 비판의 펜을 든다.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 정치적 지향점, 지역 현안들이 항상 그의 사정권에 있다. 이렇게 쓴 글들을 모아 다시 책으로 엮었다. 산문집 〈바람 속의 역사〉(신아출판사). 그가 낸 8번째 책이다. 〈구름이 짓는 흔적〉 이후 1년 만이며, 지난 한 해 쓴 칼럼들로 묶어졌다. 저자는칼럼은 세상살이에 대해 옳고 그름의 비판적 시각에서 본 내용들이 들어있어 독자에 따라서는 역으로 나자신에 대한 비판이 있을 수도 있으리라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신문에 발표한 글인지라 언론이라는 매체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사정을 고려해주었으면 한다고 책머리에 적었다. 정치적 입장이 사회 현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쓴소리가 상처가 될 수 있음에 양해를 구한 것이다.이번 산문집에서도 저자의 군산사랑이 물씬 묻어난다. 군산상고 야구 우승은 시민의 승리해당화가 그립습니다해상매립지, 시장직 걸고 투쟁해야어민은 나의 평생 친구요 심장이다 등을 통해 지역사랑과 군산발전의 염원을 담고 있다.박근혜 대통령, 안철수 국회의원, 김완주 도지사 등에 대한 쓴 소리를 묶어 대한민국 팔자로 정리했으며, 탕평론에 희생되는 전북을 통해 정부에게 홀대받는 전북의 현실을 개탄했다. 군산중앙고와 경희대 법학과 출신의 저자는 전북일보 편집부국장논설위원을 지냈으며, 제4대 전북도의회 의장동학농민혁명1백주년기념사업회 초대 이사장, 금융결제원 상임감사 등을 지냈다. 〈표현〉 수필부문 신인상을 받으며 수필가로 등단했으며, 1982년 전북문화상(언론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 문학·출판
  • 김원용
  • 2014.06.13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