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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록 〈역사의 망루에 서서〉 출간한 임병찬 전북도민일보 사장

가난과 싸우며 자란 청년에서 50년간 언론인으로 재직한 CEO의 회고록이 출간됐다.도내 원로 언론인인 임병찬 전북도민일보 사장이자 전북애향운동본부 총재(79)가 50년의 발자취를 돌아보는 <역사의 망루에 서서>를 냈다.(신아출판사)CEO지만 지금도 다라는 신념으로 종사하는 임병찬 전북도민일보 사장은 이 책에서 경제적 어려움 앞에서 고군부툰하던 유년시절과 전주MBC 입사 이후 평에서 언론사 CEO로 활동한 흔적을 고스란히 담았다.도내 언론의 산증인인 그는 50년간의 언론인으로 걸어온 길에 족적을 남기고 싶었다며 중요한 대목을 추려 격동의 현장에서 고민하고, 역사의 마디마디를 기록해 후배 언론인에게 전하고자 했다고 집필 의도를 밝혔다.임 사장의 회고록 구상은 5년 전부터 시작했다. 명석한 암기력를 자랑하는 그는 책 564쪽으로 가운데 3분의 2가량을 기억에 의존해 집필했다.그는 책 서문을 통해 고난은 뼈를 여물게 하는 자양분인 만큼 어떤 환경에서도 꿈과 희망을 노래하자고 강조했다.임 사장은 지난 1965년 전주MBC에 입사하면서 언론인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임원을 거쳐 여수MBC 사장과 전주MBC 사장을 지내고, 지난 1995년 6월 전북도민일보 사장으로 취임했다.그가 언론인으로 잊지 못하는 사건은 1966년 6월6일 진안군 부귀면 곰티재에서 일어난 버스 추락사고와 1977년11월11일 이리역 폭발 사고다. 곰티재 사고는 정원 51명을 20명이나 초과해 승객이 탑승한 상황에서 15명의 사망자와 54명의 부상자를 낸 대형 참사였다. 그는 당시 기사거리를 찾다 휴일에 경찰서를 무심코 들렀다 소식을 듣고 참사 현장에 달려갈 수 있었다.임 사장은 이리역 폭발사고는 그날 이란과의 축구경기가 진행되던 날 택시 기사로부터 이리역에서 부상자가 속출해 헌혈이 필요하다는 말을 듣고 익산에 전화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아 큰 일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직감했다며 축구 경기 도중 일단 자막으로 익산에서 원인모를 대참사를 신속히 내보낸 일이 기억난다고 말했다.그는 책에서 지난 50년간 지역의 현안도 살폈다. 새만금, 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 LH 유치 실패 등 당시 상황을 기술하며 담담한 심경을 기술했다.그는 어떻게 하면 내가 발딛고 사는 우리 고장이 발전할 것인지에 대한 고뇌에서 지역 현안에 목소리를 냈다며 를 시작할 때 250만 명이었던 도내 인구가 지금은 180만 명밖에 안 된다. 도세가 위축되고 경제적으로 척박해 이를 타개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고 들려주었다.이는 지난 1977년 애향운동본부를 만들게 된 이유가 됐다. 이 밖에도 그는 1997년 장애인먼저 전북실천협의회장, 2000년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 2001년 대한적십자사 전라북도지사 회장 등을 역임하면서 언론인뿐 아니라 사회단체장으로도 활발한 활동을 했다.임 사장은 진안에서 태어났지만 12살 때 전주로 유학을 왔다. 가세가 기울어 전주북중 재학 시절, 육성회비를 내지 못해 학교 시험장에서 쫓겨나기도 했다.오직 공부만이 살 길이라는 집념으로 장학금을 받으며 전주고에 진학했고, 신문배달을 하며 공부에 매진했다. 재수시절에도 서울에서 과외를 하며 집에 돈을 부쳤다. 고려대에 진학했지만 등록금이 없어 당시 전주고 배운석 교장과 전북일보 사장이었던 서정상 박사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등록금을 냈다.그는 신건 전 국회의원과 함께 자취를 했는데 서정상 박사가 전셋집까지 마련해 대학을 다닐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당시 임 사장은 국회의원 후보 찬조연설, 가정교사, 도색잡지 판매, 공사판 노동일 등 돈을 벌 수 있는 일이라면 닥치는 대로 했다. 대학을 졸업한 뒤에도 전주 아중천 제방을 쌓는 취로사업 공사장에 감독을 맡아 생활고를 해결하기도 했다.그는 이런 어려움이 닥칠 때마다 용기를 주는 햄릿의 대사와 푸시킨의 시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를 암송하며 마음을 다잡았다.그는 자신이 학창시절에 받은 혜택을 되돌려 주기 위해 지난 1986년부터 30년 가까이 사재를 털어 후배들에게 대학 입학금과 등록금 등을 후원했다. 이 장학금을 받은 청년들이 직장 생활을 하며 임 사장의 아호를 딴 의송회(議松會)를 만들어 다시 장학금을 주는 릴레이에 나서며 미담을 이어가고 있다.이 회고록을 두고 신아출판사 서정환 사장은 기복과 부침이 심했던 역사 속에서 불굴의 의지로 각종 난관을 뚫고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한 인간의 고뇌와 희망, 좌절과 도전의 일대기를 생생하게 담고 있다고 평했다.출판기념회는 장명수 전 전북대 총장과 안홍엽 하림필에드 사장, 윤석정 재전 진안군향우회 회장, 김택수 전북상공회의소협의회 회장, 김광호 전주고총동창회 수석부회장, 김학수 변호사 등 지인 6인의 초청으로 오는 31일 오후 5시 호텔 르윈(옛 전주코아리베라호텔)에서 열릴 예정이다.

  • 문학·출판
  • 이세명
  • 2014.10.24 23:02

일본 닮아가는 한국 경제, 탈출 해법은

“이제는 장기불황을 넘어 전환형 복합불황에 대비해야 합니다.”국내 금융업계의 ‘미래학자’로 통하는 홍성국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본부장(부사장)이 일본경제의 장기 불황을 정밀 분석한 경제분석서 <세계가 일본된다>(메디치)를 펴냈다.저자에 따르면 경제의 영역에서 일본화는 더 이상 낙관적 미래가 아니다. 경제성장률뿐 아니라 소비와 저축, 투자 모두가 제자리걸음인 사회. 국가 부채의 증대, 인구 감소와 고령화, 사회의 양극화, 환경오염의 심화, 공급 과잉, 기술 발전의 지체 등 요인 때문이다. 이로 인해 장기 불황을 넘어 정치와 경제, 사회, 문화 전 영역에 걸친 종합적 침체인 ‘전환형 복합불황’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는 진단이다.저자가 제시하는 주요 선진국들의 경제지표는 일본의 닮은 꼴이다.미국의 경제 상황은 그나마 좋은 편이지만 이 역시 점점 내상을 키우는 단계라는 진단이다.톰슨-로이터 통계에 따르면 미국의 제조업 일자리는 지난 1940년대 전체 고용 인력의 40%를 넘어섰으나 이후 줄곧 감소해 지난해 11월 들어 전문직 숫자(1천920만명)보다도 적은 수준(1천910만명)으로 전락했다. 실업률이 줄었는데도 고용률은 증가하지 않는 상황, 또 고령화와 사회갈등의 징후도 우려스럽다.홍 본부장은 뉴스와 통화에서 “한국의 경제상황도 비교적 나은 편이지만, 일본의 실패 사례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점이 우려스럽다”며 “생존을 위해선 30년후를 대비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책의 4부는 근대 이후 일본경제의 성쇠 과정에서 정책의 변천사를 다루고 있다.홍 본부장은 “우리 정책기조 또한 일본이 실패한 정책의 전철을 밟고 있는 것은아닌지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책은 일본경제 등 연구자들도 접근하기 어려운 유료 해외통계들을 근거 자료로 곁들였다.352쪽. 1만6500원. 뉴스

  • 문학·출판
  • 연합
  • 2014.10.24 23:02

월남전 참전 생생한 서사시

봉암(峰巖) 김병학 시인이 4번째 시집 <뒤웅박 소리>(신아출판사)를 출간했다. 시집은 제1부 ‘풍광’, 제2부 ‘사색이 피어내는 꽃’, 제3부 ‘인색한 후회’, 제4부 ‘갯바람 꽃’, 제5부 ‘대한의 노래 4’, 제6부 ‘우리 집 뜨락 5’, 제7부 ‘정글의 별’로 모두 197쪽 분량으로 그동안 김 시인이 쌓아 놓았던 시심을 한껏 풀었다.김병학 시인은 “늘그막에 한밤중에 일어나는 지독한 자야기침증에 걸려 밤마다 일어났으며 그럴 때마다 구름위로 달음박질하는 달을 보면서 조금씩 써서 모은 것이 책이 됐다”면서 “특히 어려움 속에 49년 전 기억을 더듬어 월남전 참전 수기 서사시를 엮은 것이 보람있다”고 밝혔다.평론가 호평탁 씨(문학박사)는 “이번 시집에서 ‘정글의 별’이라는 부분은 전쟁터로 떠나던 날부터 돌아오는 날까지의 생생한 기억을 통시적으로 기록했다”며 “몸으로 직접 겪고 당한 일이라 현장감이 있고 박진감이 넘치는 특이한 서사시”라고 평했다.정읍문학회장을 역임한 김병학 시인은 정읍 출신으로 지난 2009년 4월에 ‘한맥문학’으로 등단했다. 이후 2011년 4월 <언덕에 아지랑이 일고>, 2013년 4월 <흔적은 세월에 묻어가고>, 2014년 3월 <옹알이의 진실> 등 시집 3권을 전북도 지원으로 펴냈다. 제18회 무주·전주 동계 유대회 전국 글짓기 문학상, 한국문학신문 제5회 문학상, 한국참여문학 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 문학·출판
  • 임장훈
  • 2014.10.24 23:02

가을바람 타고 '신석정 詩 향기' 퍼진다

목가시인에서 저항시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신석정 시인(1907~1974)을 기리는 문학제가 열린다. 제1회 신성적문학상과 함께 낭송회와 강연 등도 이뤄져 그의 시 세계를 엿보는 풍성한 행사가 마련된다.신석정기념사업회, 석정문학회, 석정문학관은 오는 25일 부안읍 선은1길에 있는 석정문학관과 26일 전주시청 강당에서 문학제와 시상식을 진행한다.이번 문학제는 부안 출신인 신석정 선생의 생애와 문학정신을 전승보존하기 위해 건립된 석정문학관의 개관 3주년을 기념해 이뤄진다. 특히 지난 7월 신석정기념사업회를 창립해 제1회 신석정문학상과 신석정촛불문학상의 제정을 계기로 시인의 위상을 높이는데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25일에는 제1회 신석정문학상 수상 및 신석정촛불문학상의 시상식을 진행한다. 첫 수상자는 각각 도종환, 최정아 시인이다. 이날 심사위원장을 맡았던 신경림 시인의 심사 소감과 한국 시의 미래를 주제로 한 특강이 열린다.이튿날에는 오세영 시인이 문학과 인생이라는 강연을 통해 신석정 시인의 시를 설명하고 현대사회에서 일반인에게 문학이 필요한 이유와 일상에서 수용하는 방법 등을 풀어낼 예정이다.더불어 25일과 26일 한국신석정시낭송협회의 회원 12명이 신석정의 시를 시대별로 나눠 들려주는 시 공연도 펼쳐진다. 일제시대 암흑기의 현실을 노래한 차라리 한 그루 푸른 대로, 이상향을 그리워하는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와 해방이라는 희망을 예언하고 이후 광복에 대한 환희를 노래한 작품으로 나눠 여러 명이 입체적으로 낭송한다.신석정기념사업회 윤석정 이사장은 신석정 시인은 전북에 국한된 인물이 아니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시인으로 그 위상을 더욱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한편 석정문학관은 지난 2011년 10월29일 개관한 이후 시인의 시와 문예지, 유품을 상시 관람할 수 있도록 전시하며 문학세미나 및 문학교실 등을 운영하고 있다.

  • 문학·출판
  • 이세명
  • 2014.10.21 23:02

제4회 혼불문학상 수상 박혜영 작가 〈비밀정원〉 양반 모습으로 채운 한 시대의 빈 퍼즐

소설 〈비밀정원〉은 화자인 이요의 23살까지를 쓴 소설이다. 이 소설은 주인공이 성장하는 1960년대와 1970년대를 지나 1980년대 초반까지를 시대적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 시대는 전쟁 후 급격히 들어온 서구 문화가 봉건의 잔재와 혼재하고 유교적 질서가 생활과 관습에 잔존하고 한편으로는 민주와 자유의 물결이 냉전의 이념과 대치하고 있었던 때다. 그러한 시대를 배경으로 이 소설은 노관이라는 강원도 지방의 한 종가를 중심으로 등장인물들의 성장과 사랑, 우정을 그렸다.노관이라는 종가에서 할머니는 종가의 대를 잇기 위해 폐결핵을 앓는 병약한 장자의 결혼을 서두른다. 상대 집안의 선거 빚과 가세의 몰락으로 빠르고 강력하게 혼사를 결정하고 진행하나 거기에는 연인의 애달픈 이별이 잠복해 있다. 남은 연인의 긴 구애와 사랑, 이루지 못하고 마는 애절한 운명, 그리고 아이들의 성장 이야기가 슬프고 아름답게 펼쳐진다.이 소설에서 이야기하고자 한 것은 한 시대를 살고 사라져 간 사람들의 발자취를 남기고 싶었다. 역사가 선으로, 연대기로 그 기록을 남긴다면 예술과 문학은 그 역사라는 테두리 안에 그 내용물을 채워가는 일이다. 역사적인 큰 줄기에 꽃을 피우고 열매를 거두는 일, 향기를 내는 일이 예술이고 문학이 아닐는지.근대소설이 민중과 소외된 자, 소수자에게 특별히 많은 관심을 기울인 바가 있지다만 그들과 똑같이 그 시대에 존재했을 양반, 상층민의 관심은 오히려 배제되었다. 양반은 〈양반전〉, 〈삼대〉, 〈태평천하〉, 〈대하〉 등에서 풍자나 야유의 대상이었지 그들의 심중을, 사고를 제대로 드러낸 소설이 드물었다. 양반은 부패한 기득권층이고 명분 위주의 무기력한 층으로만 폄하되기도 했지만 그 평가가 적절한 면도 있다.그 시대의 빈 퍼즐을 채우고 싶었다. 그래서 양반가에 주목했다. 그들의 삶의 양식과 사고방식, 관습과 분위기를 제대로 이야기하고 싶었다. 1960~70년대 한학자 양반가에서 성장해 그런 배경 설정에 자신이 있었다. 그러니까 이 소설은 가장 익숙한 시간과 공간을 이용한 셈이다.이 소설 속 인물들은 그들만의 시간 속에서 영원히 산다. 독자가 책을 펼치고 말을 걸 때야 비로소 그들은 세상과 대화를 한다. 한 시대에 대해 예술가들이 많이 이야기할수록 그 시기의 그림은 더욱 세밀해지고 선명해진다. 한 역사적 시대를 악보로 더욱 많은 노래들이 연주되었으면 한다.좋은 책의 기준은, 읽기 전의 자신과 읽고 난 후의 자신이 뭔가 달라지는 것이라 한다.〈비밀정원〉을 읽고 난 뒤 무언가 달라져 있기를 현명한 독자들에게 기대해 본다.

  • 문학·출판
  • 기고
  • 2014.10.17 23:02

유럽 진출기 오롯이 담아낸 영화사적 기록

유럽에서 한국영화를 알린 주역인 임안자씨(72)가 그동안의 과정을 책으로 엮었다.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했지만 한국영화의 유럽 진출기가 오롯이 담긴 영화사적 기록이다. 이와 함께 그가 국내 영화제와 인연을 맺은 뒤 제3세계의 작품을 발굴해 국내에 소개한 여정도 더했다. 임 씨의 신간 <내가 만난 한국영화>는 그가 도내 월간지 <문화저널>에 지난 2010년 1월부터 2013년 6월까지 ‘임안자가 만난 한국영화’라는 이름으로 연재한 글로 이뤄졌다. 그가 지난 1990년부터 최근까지 우리 영화를 유럽 각국 영화제에 소개하는 이야기를 고갱이로 했다. 여기에 각 영화제의 성격과 특성, 역사, 알력 관계 등도 곁들여 영화제에 대한 지평을 넓히는 상식도 선사한다.스위스 로카르노·프리부르, 프랑스 낭트·아미앵·라로셀·칸, 이탈리아 토리노·몬테카티니, 독일 뮌헨·베를린, 스페인 산세바스티안, 네덜란드 로테르담, 체코 카를로비 바리 등에서 열린 영화제에서 우리 영화의 수상이나 상영 등을 계기로 그가 인터뷰했던 영화인과의 일화도 전한다. 지난 1994년 ‘조용한 아침의 나라’를 주제로 독어권 3개국에서 6개월간 한국영화 순회 상영, 2000년 스위스 취리히 동양박물관과 공동으로 ‘무속 불교 유교’에 해당하는 한국영화 회고전, 2001년 카를로비 바리영화제 장·단편 회고전, 2005년 독일 베를린여영화제 ‘임권택 회고전’, 지난해 한서 수교 50주년 기념 한국영화 특별전 등 그가 기획했던 프로젝트의 뒷이야기도 곁들였다. 그에게 영화평론가, 국제영화제 심사위원, 한국영화 해외 회고전 프로젝트 기획자 등의 수식어가 붙게된 연유를 살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제3세계 영화를 발굴·상영한 이야기도 실었다. 쿠바, 마그레브, 중앙아시아, 옛 소비에트, 터키 영화 등의 회고전을 기획한 이유와 가치를 되새겼다. 임 씨가 우리 영화 알리기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은 그의 나이 47살 때다. 진안 출신으로 1960년대에 한국을 떠나 스위스에 정착한 배경이 작용했다. 지난 1989년 8월 당시 친구인 ‘바젤 자이퉁’의 영화부 편집장 브루노 야키의 부탁으로 그 해 로카르노영화제에 경쟁부문에 진출한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의 배용균 감독을 인터뷰하면서 이쪽 길로 빠져들었다. 그는 이를 기화로 한국의 영화전문지에 글을 썼다. 한국영화를 유럽에, 유럽영화를 한국에 알리면서 각종 영화제에 참여하고, 영화인과 친분을 쌓았다. 특히 한국 감독들이 유럽 영화제를 찾았을 때 통역이나 취재를 지원하는 역할을 자연스럽게 하게 됐다.이런 과정에서 그가 국내·외에 형성한 ‘미친 인맥’도 눈길을 끈다. 전 이탈리아 페사로영화제 집행위원장인 아드리아노 아프라 평론가, 임권택 감독, 김동호 문화융성위원회 위원장 등이 기꺼이 그의 책에 축사를 실었다.임안자 씨는 스위스 프리부르대학에서 신문학과 영화사를 전공했다. 국내·외 7개 영화제에서 심사위원을 지냈으며, 국제영화협회의 회원이다. 지난 1996~2003년 부산국제영화제 고문, 2004~2008년 전주국제영화제 부집행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제1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 해외 증진 공로상, 2000년 김대중 대통령 표창장, 2009년 전주국제영화제에서 공로패를 받았다.

  • 문학·출판
  • 이세명
  • 2014.10.17 23:02

잔잔한 문체 속에 묻어나온 소소한 일상

안도현(53) 시인이 산문집 <안도현의 발견>을 냈다(한겨레출판).일간지에 연재한 글을 묶은 것으로,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에서부터 시와 문학에 대한 단상, 선배 문인 등 사람들과의 추억, 자연과 생명에 대한 소박한 감탄 등을 잔잔한 문체로 풀어냈다.“내가 만약에 열여덟 살 소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어깨에 닿도록 머리를 기르리라. 축구를 할 때는 출렁거리는 머리카락을 고무줄로 질끈 묶어보기도 하리라. 하고 싶은 것과 하기 싫은 게 무엇인지 말씀드리리라.” (‘내가 만약에’ 중) “골목은 집과 집을 이어주는 끈이었다. 아파트가 생기면서 골목이 사라졌다. 끈이 사라졌다.” (‘골목’ 중) 우석대 교수로 재직 중인 안 시인은 198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해 시집 ‘서울로 가는 전봉준’ ‘모닥불’ ‘그대에게 가고 싶다’ ‘외롭고 높고 쓸쓸한’ 등을 냈으며 소월시문학상, 노작문학상, 윤동주상, 백석문학상, 임화문학예술상 등을 받았다.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그는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가 안중근 의사의 유묵을 소장하거나 유묵 도난에 관여됐다는 취지의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으며 올해 3월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일시적 절필을 선언했던 그는 “시인은 세상에 없던 것을 새로 만들어내는 사람이 아니다”면서 “원래 있던 것 중에 남들이 미처 찾지 못한 것을 찾아내는 사람”이라고 했다.그러면서 “시인은 발명하는 사람이 아니라 발견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뉴스

  • 문학·출판
  • 연합
  • 2014.10.17 23:02

전북소설문학상에 김소윤씨 '듣지 못한 말'

제4회 전북소설문학상에 김소윤 소설가(34)의 단편소설 듣지 못한 말이 뽑혔다.전북소설가협회(회장 김상휘)는 최종심에 올라온 5편 가운데 사회적 약자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잊히는 토속적 언어를 적절히 배치한 점을 높이 사 듣지 못한 말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고 15일 밝혔다.듣지 못한 말은 어린 두 딸을 데리고 살아가는 한 여인의 삶을 그렸다. 남편은 교도소에 수감된 상태에서 어린 딸과 갓난아기를 안은 채 오갈 곳 없는 주인공의 처절한 절망을 보여준다. 아이가 아파도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는 현실을 조명하기도 했다.채문수 심사위원은 깜짝 놀랄만한 소재는 아니지만 청력을 상실한 여인이 살아가는 삶을 담담히 기술했고, 단편이 보여 줄 수 있는 장점을 나타낸 작품이다고 평했다.채 심사위원은 이어 복선을 잘 깔았음에도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의아하게 하는 대목은 흠으로 작용했다면서 작가의 다음 작품에 기대를 걸어 본다고 덧붙였다.그는 이어 이번에는 모두 수준급의 작품이 올라와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면서 문학은 단칼에 승부가 나는 장르가 아닌 만큼 응모했던 작가들이 이번에 떨어졌다고 해서 실망하지 말고 더욱 정진하길 바란다고 격려의 말을 전했다.수상자인 김소윤 작가는 임실 출신으로 지난 2003년 고려대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2010년도 제2회 한겨레21 손바닥문학상 단편소설부문에 벌레가, 같은 해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부문에 당선됐다. 2012년 자음과 모음 나는 작가다장편소설 부문에 코브가로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전북소설문학상의 시상식은 오는 12월 초 소설전북 제19호 출판기념식과 함께 열릴 예정이다. 수상자에게는 상금 200만 원과 상패가 수여된다.

  • 문학·출판
  • 이세명
  • 2014.10.16 23:02

혼불학술상에 이영월씨…민간신앙적 요소 관련성 검토 논문

혼불기념사업회가 수여하는 제9회 혼불학술상에 소설 <혼불>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이영월 씨(59, 충남 서천여고 교사중앙대 출강)가 선정됐다. 수상작은 2012년 중앙대 박사학위논문 <혼불>의 서사구성과 민간신앙 연구.<혼불>고유의 서사적 원리와 민간 신앙적 요소가 어떻게 관련되었는가를 다각적으로 검토한 논문으로 평가 받았다.수상자는 이 논문에서 최명희의 소설 <혼불>이 1930년대라는 시대적인 배경과 종가의 운명을 둘러싼 가족사가 표면적인 서사의 중심을 이루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유교적 가부장제 사회에서 겪을 수밖에 없는 인간적인 고통과 한국인의 전통적인 생활습속과 민간신앙의 정신세계가 작품에 수용되면서 삶의 존재론적 문제에 훨씬 더 관심을 기울인다고 보았다.심사위원들은 논문에서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청암부인으로 상징되는 반촌 매안 마을과 만동부부와 춘복으로 대변되는 거멍굴의 민중 계급이 각각 자신들을 억누르는 삶의 조건들을 민간신앙에 의지해 극복한다는 점에서는 서로 닮아 있다고 지적한 것이라며 계급적 조건이나 지엽적인 신앙의 표출 양상은 달랐지만, 그 심층 구조는 상동(相同)성을 지닌다는 지적은 매우 탁월하다고 평가했다.또한 <혼불>에 등장하는 비보풍수, 해원과 결원, 흡월정, 투장, 공적인 역사 평가와는 상반되는 민중들의 유자광에 관한 민담 등에 대해, 이들은 단순히 작품의 제재가 아니라 그 이야기 자체가 서사를 이끌어가는 원리로 작동하고 있다고 본 것 또한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올 심사는 전북대 장성수 명예교수와 문학평론가인 전주대 김승종 교수, 소설가인 전북대 김병용 초빙교수가 맡았다.수상자 이영월씨는 <혼불>을 끌어안고 지낸 숱한 낮과 밤 그리고 그 시간의 갈피마다 함께 엄습하던 절망과 좌절을 추억하며 또다시 <혼불>을 안고지고 나머지 삶을 살기로 작정하겠다고 소감을 말했다.2001년 제정된 혼불학술상은 혼불기념사업회(대표 장성수전북대 교수)가 소설가 최명희(1947-1998)의 삶과 소설 <혼불>을 비롯한 그의 작품을 대상으로 연구한 논문과 평론을 대상으로 심사해 시상(상패상금 300만 원)하는 상이다. 시상식은 18일 오후 1시 최명희문학관에서 열린다.

  • 문학·출판
  • 김원용
  • 2014.10.13 23:02

김남곤 시인 "문학으로 아름다운 세상 만들자"

문학상이 이렇게 어려운 심사를 거쳐 수상자를 선정하는지 몰랐습니다. 4대 성인 수준이 돼야 문학상 수상을 받는 것 같습니다.9일 오후 전북대 인문대학에서 열린 제25회 중산문학상 시상식에 참석한 송하진 전북도지사가 축사에서 농반진반으로 한 말이다. 중산문학상 심사를 맡았던 김동수 백제예술대 명예교수의 심사과정을 듣고서다.김동수 교수는신망문학성문학발전의 공로를 따져 모두 A학점 이상을 받은 김남곤 시인(77)을 올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김 시인이 문학계에서 신망이 두텁고, 전북일보 편집국장과 사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신춘문예 부활과 금요수필새 아침을 여는 시등을 통해 전북문단을 살찌웠으며, 전북문인협회장과 전북예총회장으로 활동하면서 전북예술인상을 제정하는 등 전북문단의 정신적 지주였다는 설명을 곁들였다. 시 또한 다작은 아니지만, 휴화산이 아닌 활화산 같이 지속적인 작품활동을 해왔다. 녹두장군의 정신이 깃든 사인여천의 마음과 매천 선생의 조선의 선비정신, 윤동주 시인의 수결주의를 김 시인의 시에서 만날 수 있다고 했다.수상자인 김남곤 시인은 아름다운 가을 한나절을 빼앗아 미안하다는 말로 축하객들에게 고마움을 표한 뒤 지역사회를 위해 무거운 짐을 진 적도 없는 데 허리가 고장났다는 말로 자신의 건강상태를 설명했다. 또 수상자들이 보통 말하는 고맙고, 미안하고, 채찍으로 알겠다는 말을 그대로 인용하고 싶다며, 문학으로 아름다운 세상을 함께 만들자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중산문학상(위원장 김병국)은 향토 문인들의 희망이 되고, 우리 문학의 발전과 문인들을 격려하기 위해 이운룡 시인(현 전북문학관장)이 제정한 상으로, 수상자에게는 500만원의 창작지원금이 주어진다. 전북에서 활동하는 문인과 전북 출신 문인들 중 문단의 위상, 향토문학 기여, 문학성 등을 수상작 선정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올 수상자인 김남곤 시인은 1979년 <시와의식>으로 등단했다. 전북문인협회장, 예총전북연합회장, 한국예총 이사, 한국문협 이사, 전북일보 사장을 지냈다. 시집 <헛짚어 살다가> <푸새 한 마당> <새벽길 떠날 때> <녹두꽃 한 채반> <사람은 사람이다>와 산문집 <비단도 찢고 바수면 걸레가 된다>, 칼럼집 <귀리만한 사람은 귀리> 등의 저서가 있다. 전북문학상, 전라북도문화상, 한국문예상, 목정문화상, 진을주문학상, 전북해양문학상 등을 수상했다.이날 시상식에는 문학상을 제정한 이운룡 관장을 비롯, 심사위원인 조미애 시인, 김종량 언론중재위원회 부위원장, 황병근 전북유도회 회장, 문효치 시인, 소재호 석정문학관장김계식 시인, 임명진 전북대 교수, 윤이현안도 아동문학가, 김학김경희 수필가 등 100여명의 문인들이 참석해 김 시인의 수상을 축하했다.

  • 문학·출판
  • 김원용
  • 2014.10.10 23:02

전북해양문학상 대상 최일걸·본상 황현택씨

(주)국제해운(대표 윤석정)이 주최하고 전북문인협회(회장 정군수)가 주관한 제8회 전북해양문학상 시상식이 1일 전북도청 대강당에서 열렸다. 해양수산부가 후원하는 전북해양문학상은 찾아드리는 상 2명과, 작품공모부문 대상과 본상 2명에게 해양수산부장관상이 주어졌다.이날 시상식에는 정군수 전북문인협회 회장, 윤석정 국제해운 대표이사, 임병찬 전북애향운동본부 총재, 남광률 군산해양항만청장, 김남곤 전 전북예총 회장(시인), 진동규 한국문협 부이사장, 이운룡 전북문학관 관장, 소재호 석정문학관 관장 등 문인들과 수상자 가족친지 등 150여 명이 참석해 수상을 축하했다.찾아드리는 상은 해양사상 고취와 해양보존활동 및 해양문학 저변확대에 공이 큰 평론가 오하근 씨와 수필가 박성숙 씨가 수상했다. 또 바다와 관련된 작품 전 분야를 공모 심사해 선정한 작품상 대상은 최일걸 시인이, 본상은 수필가 황현택 씨가 수상의 영예를 누렸다.찾아드리는 상 소재호 심사위원장은 오하근박성숙 님은 문학의 바람직한 길을 향도하며 예리한 비평으로 문학의 옥석을 가리고 문학의 토양을 기름지게 한 주역으로 이 상의 수상자로 적합하다고 말했다.공모상 공숙자 심사위원장은 최일걸의 시 바닷가 시인 학교가 평범한 소재임에도 다양한 이미지를 구사한 점과 주제의 참신성을 높이 사 이를 대상으로 뽑았으며, 동화 속에서 드러난 어린이들의 현실 참여의식과 꿈의 실천의지에 공감하여 미소를 짓게 하는 장편동화 새만금바다3총사! 고군산군도를 정복하다를 본상으로 뽑았다고 평했다.찾아드리는 상 수상자에게는 순금 열 돈, 대상과 본상은 창작지원금 300만원과 200만원이 주어졌다.

  • 문학·출판
  • 김원용
  • 2014.10.03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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