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 news
‘저녁을 먹은 다음 그녀는 고추장 좀 퍼오라고 한다. 장에서 만난 김씨 아줌마가 입맛이 없다고 하니 우리 집 고추장을 주고 싶다고 한다. 입맛이 없을 땐 남의 집 고추장으로 밥을 비벼 먹으면 맛있단다. 그래서 입맛이 돌아올 수도 있다는, 그녀의 말이 감동스럽다’<지글스> 여름호에 실린 지리산 주변에 터를 잡고 농사를 짓는 어느 한 아주머니의 사는 이야기의 일부다. ‘지글스’는 ‘지리산에서 글쓰는 여자들’의 줄임말. 청소년에서부터 농업인, 빵집·팬션·식당운영자, 교사 등 다양한 연령층과 직업군의 여성들이 글쓰기에 참여해 봄호에 이어 <지글스> 2호를 냈다. “농촌에서 할 수 있는 문화적 활동이 많지 않습니다. 돈을 들이지 않으면서도 여성을 잘 드러낼 수 있는 게 글쓰기라는 생각에 책 발간을 기획했습니다.”책 발간을 주도하고 있는 기획·편집장 이유진씨(35·방과후 학교 교사)는 지리산권 여성들이 글을 통해 자신의 삶을 이야기 하고, 글쓰기 활동을 계속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할 목적으로 ‘일을 저질렀다’고 했다.이번 여름호에서도 지리산에서 삶과 경험들을 진솔하게 담고 있다. ‘촌부로 살다’‘만남의 기록’‘상상, 그 이상’‘소녀들, 말하다’‘마음의 빛깔’등 4개 테마에 걸쳐 시, 소설, 수필 등 여러 장르에 걸쳐 20여편의 글이 수록됐다. 이 씨는 “글쓰는 사람과 약간의 후원으로 만들고 있는 이 책이 언제까지 계속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지만, 문화예술 창작활동을 좋아하는 지리산권 여성들의 문화적 나눔터로서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개인기록을 통한 지역현대사의 재구성’을 목표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전북대학교 ‘SSK 개인기록연구실’(책임연구원 이정덕 전북대 고고문화인류학과 교수)이 지난 3년간의 연구 성과를 모아 4권의 단행본을 한꺼번에 출간했다. 출간된 단행본은 새로 발굴된 개인기록 자료인 <아포일기>1·2권과, 일기자료의 분석을 토대로 진행한 연구 성과들을 수록한 <압축근대와 농촌사회>, 동아시아 개인기록 연구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한·중·일·대만 4개국의 일기 연구자들이 모여 진행한 국제학술대회의 성과를 모은 <동아시아 일기연구와 근대의 재구성>.<아포일기>는 경북 김천시 아포읍에 거주하는 권순덕(71세)씨가 1969년부터 현재까지 45년째 써온 일기로, 한국사회의 경제개발이 추진되던 1960년대에 농촌의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20대의 청년의 고민과 방황, 그리고 경제개발이 본격화되고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농촌사회가 겪게 되는 충격과 변화의 압력, 그리고 그에 대한 농촌 주민들의 대응과 순응의 과정이 잘 나타나 있다. 도시로 떠나기를 포기한 농촌청년의 성공을 위한 야망과 노력, 고생에 대한 보상을 쉽사리 제공하지 않는 사회와 정책에 대한 원망 등도 가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연구실은 여러 지역의 일기자료를 발굴해왔으며, 그중 비교 분석의 가치가 높다고 판단되는 경북 김천의 일기를 이번에 출간했다.<창평일기 분석>은 지난해 발간했던 임실군 신평면의 농민일기인 <창평일기>를 토대로 해방 이후 1980년대까지의 전라북도 지역현대사를 복원한 연구 작업의 결실. 해방 이후 한국전쟁기부터 1960년대의 경제개발, 그리고 1970년대 이후 새마을운동 진행 과정에서 나타난 전북지역 농촌마을의 변화를 일기자료를 토대로 지역주민의 생활세계의 수준에서 세밀하게 추적했다. 한국전쟁과 1950년대, 1960년대 이후의 국가의 개발정책, 그리고 1970년대 새마을운동의 전개 등에 따른 농촌사회의 변화, 특히 농민의 생활상의 변화를 분석하는 논문들이 수록되어 있다. 국가의 근대화정책과 개인의 삶이 만나는 현장으로서의 지역사회를 분석하고 있는 본격적인 연구서다. <동아시아 일기연구와 근대의 재구성>은 개인기록을 통해 동아시아의 압축근대 과정을 재조명한 연구논문을 모은 책. 올 4월 전북대에서 열린 국제학술대회에서 발표된 7편의 연구논문들을 묶어 출간했다. 또 ‘개인기록연구실’전임연구원인 이성호 박사 등이 4개국의 일기자료를 토대로 각국의 근대화과정과 근대성의 특성, 그리고 그 속에서 나타나는 사람들의 삶과 인식의 변화를 분석하고 있다. ‘SSK 개인기록연구실’은 인류학, 사회학, 경제학, 과학사, 민속학 등의 다양한 전공영역을 지닌 6명의 연구팀을 올 하반기부터 국내 지역 간 비교 및 동아시아 국가 간 비교연구로 연구 영역과 범위를 확대하기로 하고, 연구진을 11명으로 늘렸다.
이남식 전 전주대 총장(현 계원예술대 총장)이 공동회장으로 활동하는 미래학자와 미래예측전문가들로 구성된 국제미래학회 회원들이 공동으로 34가지의 미례예측 방법론을 제시한 <전략적 미래예측 방법론>(도서출판 두남)’을 냈다. 전 세계가 인터넷으로 대변되는 초연결 사회, 폭발적인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특이점 (Singularity)의 시대에서 미래에 대한 통찰력과 예지력(Insight & foresight)은 이 시대의 리더의 필수조건임을 강조하고 있다. 미래예측에 관하여 사회적, 기술적, 산업적, 환경적, 그리고 정책적인 부분에 있어 가장 대표적인 34가지 미래예측방법론들을 다루고 있으며 구체적인 사례와 활용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이 책은 안종배 한세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가 총괄기획했으며, 이남식 계원예술대 총장과 전주대 홍보실장을 지낸 이민영 한국미래연구원장 등 21명의 회원이 필진으로 참여했다.
돈황은 광활한 중국 대륙의 서쪽 끝에 위치한 오아시스 도시로 1,500년 전 서역으로 가는 관문이었다. 돈황(敦煌, Dunhuang)의 돈(敦)은 크다(大也), 황(煌)은 성대(盛也)하다는 뜻으로, 엄청 나게 크고 휘황찬란한 도시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옛 도시 돈황에 도대체 무엇이 있었기에 그리 대단하고 휘황찬란했었을까? 환지구적 문명 교류의 통로요 실크로드의 전략적 요지인 돈황의 보물은 바로 세계 최대의 불교 보고 막고굴(莫高窟)의 벽화와 미스터리 가득한 두루마리 필사본들이다. 미스터리가 가득한 돈황 필사본은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 소위 막고굴 제17굴 장경동(藏經洞)에서 대량으로 발굴되었다. 전 세계 중국학 연구자들을 깜짝 놀라게 한 미스터리 필사본들은 발견 후 정리되는 과정에서 돈황 문서(敦煌文書)로 불렸으며, 이로부터 돈황학(敦煌學)이 탄생하게 된다. 돈황에서 우연히 발견된 문서들은 이후 고대 중국의 역사, 음악, 미술, 체육, 음식 등 각 분야에서 수수께끼로 남아 있던 수많은 의문들을 해결해주는 마법의 열쇠가 되었으며, 중국문학사 분야도 마찬가지였다. 돈황 문서는 한국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먼저 신라의 구도승(求道僧) 혜초(慧超)가 지은 <왕오천축국전(往五天竺國傳)>의 필사본이 돈황 문서더미에서 발견되었으며, 최근에는 원효 스님이 저술한 <대승기신론소(大乘起信論疏)>의 8-10세기 필사본이 발굴 공개되어 고대 한국과의 연관성을 다시금 확인시켜 주었다. 돈황 고문서 중 한국 고대 문학과 가장 깊은 관련이 있는 것은 판소리(板聲,Pan-So-Ri)처럼 운문과 산문을 엇섞어 사용하고 있는 변문(變文)이다. 2014년 대한민국 학술원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된 이 책은 중국문학사에서 운-산문 서사 방식의 최초 사례를 보여주는 변문(變文)이 중국 소설사와 희곡사에 어떤 영향을 끼쳤고, 한국의 불교계 강창문학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를 상세히 밝히고 있다. 이 책은 모두 2부로 되어 있는데, 1부는 필자의 논문을 2부는 해외논문 번역을 싣고 있다. 1부에서 필자는 한중 양국의 불교계 강창문학을 연행연극을 위하여 성립된 극본적 문학이며, 강설낭독보다는 강창설창이 우선되는 대본문학으로 보고 논술하였다. 또 중국문학사를 한족(漢族)이 주체가 되는 엘리트 문화 전통에서 탈피하여 민간문학의 관점에서 여러 문학사적 현상을 새롭게 해석하고자 하였다. 특히 동아시아 소설 전통 속에 감추어져 있는 민중 구비창작의 고대적 형식들과 그 미적 가치를 추적하였다. 2부에서는 돈황문학 연구에 있어 미국, 일본, 중국을 대표하는 학자인 펜실베니아대학의 Victor H. Mair, 교토대학의 김문경(金文京) 교수 그리고 중국 온주대학의 왕소순(王小盾) 교수 3인을 논문을 번역 삽입하여 전 세계 돈황문학 연구의 성과를 소개하였다. 현재 한국중국희곡학회 회장과 우석대 공자아카데미 원장을 맡고 있는 필자는 올해 안에 세계 최초로 돈황변문집 완역본을 펴내기 위해 마지막 교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또한 중국과 관련된 전북문화유산 조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고, 판소리형 전세계 공연예술을 찾아나서는 판소리로드 해외 답사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우석대 유통통상학부 전홍철 교수는 주로 돈황학과 중국문화에 대한 글을 쓰고 있으며, 주요 저서와 역서로는 <돈황 강창문학의 이해>(소명), <돈황과 동아시아문학>(신성) ,<중국통을 향해 걷다>(차이나하우스), <돈황문학사전>(소명), <당대 변문(唐代 變文)>(소명) 등이 있다.
현대불교 문인협회가 지난달 31일 전주 완산구 춘향골에서 현대불교 문인협회 전북지회를 발족했다. 창립 회원들은 이날 전북지회장에 김동수, 부회장에 김기화·송희, 사무국장에 김한하, 감사에 정근표씨를 각각 추대했다.현대불교 문인협회는 백담사 ‘만해마을’을 설립해 운영해오다 지난해 동국대에 기증한 오현 스님이 회장을 맡고 있다. 전북지회는 앞으로 회원들의 자질 향상과 문학을 통한 불교의 대중화, 시민을 위한 다양한 문화 강좌를 개설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보다 많은 시민들의 참여를 기대했다.
익산지역 시립도서관에서 여름방학을 알차게 꾸려줄 문화프로그램을 마련한다. 익산시립도서관은 목요음악관을 통해 클래식의 아름다움을 전하고 있다. 오후 7시30분 영등도서관, 21일 오후 7시30분 모현도서관에서는 ‘플루티스트 송혜진이 들려주는 클래식’ 프로그램이 열린다. 이번달 목요영화관은 ‘판타지와 액션의 만남’이란 테마가 마련돼 있다. 14·28일 오후 7시30분 모현·영등 도서관에서는 ‘오즈 그레이트 앤드 파워풀’이, 영등·모현 도서관에서는 ‘토르:다크월드’가 각각 상영된다. 부송도서관은 ‘무더위를 한방에 날려줄 액션 영화’를 주제로 7일 오후 7시30분에는 ‘퍼시픽 림’, 21일에는 ‘아이언 맨3’가 각각 상영된다.
원광대 대학원 교육학과 박사과정 김한중 씨(37)가 제35회 지필문학 신인상을 수상하며 시인으로 등단했다.종합문예지 <지필문학>은 강대환이종수 시인, 이요섭 수필가 등이 활동하고 있으며, 지필문학상과 소월문학상을 시상하고 있다.지필문학(회장 강대환)은 한국문단의 새 지평을 열고 있는 지필문학 신인문학상 시 부문에서 김 씨의 시가 문학적 역량과 참신성이 돋보여 향후 지필문학과 함께 한국 문단의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해 올해 신인문학상을 수여한다고 밝혔다.김 씨는 이번 공모전에 너의 의미, 인생살이, 동반자 등 32개의 작품을 응모했다.2015년 2월 졸업 예정인 김 씨는 박사학위 논문을 쓰던 중 학생들의 특성을 이해하기 위해 적어 놓은 글들을 시로 바꾸어 32개의 작품을 지필문학에 제출했는데 당선까지 돼 기쁘다며, 앞으로도 좋은 논문과 시를 쓰기 위해 노력하는 교육학자와 시인이 되고 싶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오래된 도시 군산은 수많은 이야기를 지닌 도시이다. 근대문화역사거리와 인접한 내항과 째보선창가, 미두장을 걷다보면 <탁류>의 주인공 정주사와 장형보, 초봉이와 고태수의 흔적을 곳곳에서 만난다. 신흥동에는 ‘8월의 크리스마스’의 주인공 정원(한석규)이 일하던 사진관이 있고, 다림(심은하)과 함께 스쿠터를 타던 거리와 초등학교도 영화 속 그대로이다. ‘타짜’의 고니(조승우)가 편경장(백윤식)에게 도박을 배우던 신흥동 가옥도, ‘남자가 사랑할 때’의 태일(황정민)이 호정(한혜진)과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함께 거닐던 경암동 철길도 마주칠 수 있다. 또 일제강점기의 슬픈 역사를 간직한 군산내항과 옛 군산세관, 옛 조선은행 등 근대문화유적이 있는가 하면, ‘히로쓰 가옥’으로 더 유명한 신흥동 일본식 가옥과 우리나라 유일의 일본식 사찰 동국사 등을 만날 수 있다. 블로그 ‘달달한 시에스타’를 통해 여행과 음식 이야기를 나누어온 김주미 씨가 이렇게 군산 예찬을 늘어놓았다. <군산여행 레시피>를 통해서다(즐거운 상상). 저자는‘탁류’의 작가 채만식의 고향이자 수많은 영화 촬영지로 각광받은 곳들은 그저 걷는 것만으로도 즐겁다고 군산을 소개하고 있다. 1920년대에서 오늘의 모습까지 군산의 멋과 맛을 씨줄날줄로 엮었다.완주 출신의 저자는 지난해 전주의 볼거리와 맛집, 카페, 게스트하우스를 찾아다니며 얻은 정보들을 묶은 <전주 여행 레시피>를 냈었다.
만화가 김금숙 씨가 <판소리 흥보가>를 만화로 풀었다. <꼬깽이와 떠나는 고전 여행 : 판소리 흥보가>(길벗스쿨). 판소리를 그림과 곁들여 알기 쉽게 해설한 책은 있지만, 만화로 접근한 것은 김 씨가 처음이다. 전남 고흥 출신의 저자는 동네 소리꾼이었던 아버지 옆에서 귀동냥으로 판소리를 배웠고, 현재도 판소리를 배우고 있단다.천방지축 시골 소녀 꼬깽이가 아버지에게 판소리를 배우면서 작품 속으로 들어가 이야기 주인공들을 직접 만나고, 판소리도 배우는 등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흥미진진한 사건으로 전개된다. 주인공들의 재미난 이야기를 만화로 읽다 보면 책 속 노랫말을 흥얼거리고 판소리의 멋을 깨닫게 된다는 게 출판사의 설명. 만화가 갖는 시각, 청각, 촉각 등 오감이 살아 있는 장르의 특성을 살려 글로만 읽는 판소리 또는 고전 문학보다 생동감이 넘치고, 작품 속에 담겨 있는 해학적인 분위기를 잘 드러내 어린이들이 판소리를 재미있고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등장인물들의 맛깔스러운 전라도 사투리도 책의 재미를 더해준다. 책 말미에는 군산대 최동현 교수가 판소리의 구성요소, 장단 등 판소리에 관한 정보를 실었다. 저자는 프랑스에서 16년 동안 조각가로, 만화가로 활동하면서 100권이 넘는 한국 만화책을 프랑스어로 번역했고, 자전적 이야기를 그린 <아버지의 노>, 제주 4·3항쟁을 다룬 <지슬> 등의 저서가 있다.
연합뉴스 기자로 활동하며 판소리에 심취한 전성옥 씨가 <판소리 깊이 듣기-적벽가>(신아출판사)를 냈다. <역주본 춘향가> <판소리 기행>에 이은 3번째 판소리 관련 저서다. 전주문화재단에서 기획했다.우리가 판소리를 소홀히 한다면 현재 전승되고 있는 다섯 바탕의 소리마저 박제되어 소리박물관에서나 찾아볼지도 모른다. 만약 바탕소리가 사라진다면 그 첫 번째 희생양은 적벽가일 가능성이 높다.저자가 적벽가에 주목한 이유다. 저자에 따르면 적벽가는 웅장하고 씩씩한 호령조의 가장 남성적인 판소리여서 일제강점기 때부터 지속되고 있는 소리판의 여성화 탓에 소리판에 멀어져갈 수밖에 없다고 보았다. 또 적벽가사설은 한문체나 한시 등으로 짜인 대목이 많아 판소리 전승자나 청중 모두 어렵게 여기는 것도 그 이유로 꼽았다.저자는 판소리의 처지가 세계무형유산 등재 10년이 지난 지금도 나아진 게 별로 없다며, 역설적으로 판소리의 세계화가 이루어진다면 적벽가가 첨병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적벽대전의 내용이 동양 3국뿐 아니라 서양까지 널리 알려진 얘기여서 새로운 예술형태로 세계인의 마음에 쉽게 파고 들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가 쓴 소설을 뮤지컬로 만든 레미제라블과 같이 적벽가를 앞세워 세계 문화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담았다.저자는 LP판을 카세트테이프로 복사해 운전할 때마다 차 안에서 들을 만큼 적벽가의 매력에 빠졌다며, 그 매력을 신세대에게 전하고 싶었다고 집필 동기를 설명했다.이 책은적벽가중 가장 길고 짜임새가 있다는 평을 받는 박동진 명창의 1974년판 적벽가 완창음반사설을 중심텍스트로 삼아 이를 23개 대목으로 나눠 사설과 주석을 달았다. 판소리 유파별 창법과 장단 등의 특성, 어법과 미감 등 판소리 고유의 예술성을 소리풀이로 담았으며, <삼국지연의>가 어떻게 판소리 사설로 변화하고 차용됐는지 소개하고 있다.저자는 연합뉴스 방콕특파원과 전북취재본부장을 거쳐 현재 기획위원으로 재직 중이다.
사람마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장소가 있다. 유년시절을 보냈던 고향을 일평생 잊지 못하는 이유다. 지금은 사라지고 없어도 기억 속에서는 여전히 그늘 넓은 둥구나무가 자라며 정겨운 옛 사람들이 산다. 인간의 기억은 그래서 위대하고 때로는 잔인하기까지 하다.사람들이 특별한 장소를 기억하듯 장소 또한 그곳을 거쳐 간 사람들을 기억한다. 그때의 기억은 유물이 되어 퇴적물로 쌓인다. 기록은 더 확실한 물증이다.대학시절, 부안 변산을 여행한 적이 있다. 드넓은 평야를 달리다가 서해안에서 우뚝 마주치게 되는 평지돌출의 신비한 땅. 변산의 속살은 감수성 짙은 한 청년으로 하여금 무한한 상상력을 달리게 만들었다. 소의 천엽 같은 산들에 솟구친 기암괴석과 동굴, 직소폭포 그리고 비탈밭가의 통나무집과 망망한 바다. 언젠가 이곳을 무대로 역사소설 한 편을 써보리라 맘먹었었다. 고려의 대표적인 문인 이규보가 변산에서 목재를 조달하는 작목사(斫木使) 벼슬을 지냈다는 기록과 만나자 결심은 더 굳어졌다.세월이 흘러 청년은 어느덧 중년이 되어갔다. 철학에 빠져들고 히말라야와 바이칼 호수로 영성기행을 떠나는 동안 변산은 까마득히 잊고 살았다. 그러다가 2011년, 팔만대장경 천년을 맞이하게 되었다. 간절함이 얼마만큼 깊으면 천년의 세월을 관통할까? 나는 팔만대장경 경판이 보관된 해인사로 달려갔다. 거기서 코리아의 어원이 된 고려 사람들의 꿈과 사랑과 고난의 연대를 파헤쳐가는 모험의 역사를 통감하게 되었다. 오래 전, 실크로드 답사를 하던 때, 중국 시안에서 본 동방기독교 경교(景敎) 이야기가 겹쳐졌다. 그래. 이거다. 문화강국 고려는 세계 24국과 교류했고 로마와 아랍 상인들이 벽란도에 드나들었다. 문명의 총화 고려인들은 이미 세계의 종교와 두루 교섭했을 터. 팔만대장경을 새길 때, 거기에 서방정토에서 깨달은 예수이야기를 넣으려는 시도도 있었을 게다. 그런 위대한 도발을 하기에 더 없이 좋은 곳으로 외진 바닷가 변산 만한 데가 있을까.중앙 일간지에 주말 전면 연재를 시작했다. 〈붓다의 십자가〉라는 도발적인 제목을 걸고 천년의 기억과 모험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고려사는 우리에게 아직 낯설다. 나는 여러 역사학자와 불교학자들과 숙의하면서 집필에 매달렸다. 은산철벽 같은 한계와도 만났지만 철저한 고증과 문학적 상상력을 동원하여 돌파해나갔다. 틈틈이 변산에 내려와 현장답사를 했음은 물론이다. 연재를 끝내고 책을 낼 때, 문제가 생겼다. 〈붓다의 십자가〉라는 제목으로는 어렵다는 출판사의 의견이었다. 통섭과 융합의 시대에 불교와 기독교의 혼재가 뭐가 문제냐고 버텼다. 몇 개월을 씨름하다가 뾰족한 대안이 없어 저자인 내 고집대로 결정되었다. 출판계의 신화, 김영사 박은주 전 대표는 아쉬움을 거듭거듭 토로했다. 다시 못나올 역작인데 제목이 지닌 반감 때문에 당분간 빛을 보지 못할 거라는 예견이었다. 출판시장의 반응은 박은주 대표의 예상대로였다. 시간이 좀 더 걸릴 거라는 것. 개인적으로 베스트셀러 〈소설 풍수〉를 쓸 때보다 더 공들여 쓴 소설이다. 작가에게 작품은 자식새끼나 마찬가지. 쑥쑥 자라서 성대하면 얼마나 대견한가. 하지만 일마다 때가 있는 모양이다. 마디마디 자라다가 점프하듯 커나갈 때가 있으리라 생각하고 다음 작품을 준비중이다. 영화 〈왕의 남자〉 이준익 감독이 빨려들 듯이 읽었다며 흔쾌히 추천서를 써줬다. 종교학자 오강남 교수는 한국판 〈다빈치코드〉라며 기대가 컸다. 그런데 왜 안 뜨는 거지?나는 넉살좋게 웃으며 너스레를 떤다. 거대한 점보기가 뜨려면 활주로를 꽤 달려줘야 양력이 생기는 법이잖아요. 사람에게도 팔자가 있듯 책도 팔자가 있나 봐요.그래도 이준익 감독이 해준 말은 머릿속에 맴돈다. 종교의 타락, 최씨 무인정권의 부패, 몽골 침입이라는 3중고의 시대를 살았던 혁명가 김승. 주인공 지밀과 손잡고서 결론부분에서 크게 한판 붙어야 하지 않았을까? 독자의 예측을 벗어나면서 기대는 저버리지 않을 것!인생도처에 유상수라던가. 고수들 천지에 발가벗겨진 작가는 부끄럽다. 그래도 행복하다. 〈붓다의 십자가〉를 읽는 동안 영화 한편을 보는 것 같았다는 독자의 편지를 방금 받았음에. △소설가 김종록 씨는 전북대 국문과와 성균관대 한국철학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중앙일보 문화전문객원. 밀리언셀러 〈소설 풍수〉를 비롯, 〈바이칼〉 〈장영실은 하늘을 보았다〉 〈근대를 산책하다〉 등의 저서가 있다.
전북도립미술관장의 공모가 시작된 가운데 적임자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북도가 내정설을 차단하며 공정성을 내세우는 만큼 지역 작가를 육성하고 대도민 문화서비스를 효과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관장을 뽑아야 한다는 의견이다. 전북도는 29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개방형 직위인 도립미술관장의 지원자를 공모한다. 도는 접수를 마치는 대로 서류와 1차 면접을 거쳐 직무수행 계획서 발표와 집단면접 등 심층 면접을 통해 임용할 계획이다. 지방서기관(4급)인 도립미술관장은 2년 임기의 계약직으로 최장 5년까지 연장이 가능하다. 초대 최효준 관장과 전임 이흥재 관장 모두 각각 5년간 임기를 수행했다.도는 임용을 앞두고 학계, 문화계 등을 대상으로 미술관장의 역할에 대한 여론을 수렴하며 내부 기준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내 미술인을 육성하며, 도민에게 수준 높은 작품을 선보여 문화 향유의 기회를 제공하는 역할이 필요하다는 것. 또한 기획경영 능력과 함께 중앙과의 인맥을 갖추고 도립미술관의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여론이다. (사)한국미술협회 전북도지회 강신동 회장은 도립미술관은 도내 미술인의 발전을 꾀하고 학생들에게 교육적 기능을 수행하는 곳이어야 한다며 관장의 자격 요건은 애매하지만 경력을 보자면 적임자를 찾기 힘든 만큼 열심히 하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전북대 예술대학 박인현 학장은 초대 관장은 외부에서, 두 번째는 지역 출신이었는데 둘의 장점을 고려하면 답이 나올 것 같다며 차기 관장은 지역의 정서도 충분히 이해하고 넓은 안목과 견문을 지닌 사람이 뽑혀야 한다고 조언했다.그는 이어 도립미술관은 창작 스튜디오를 마련해 젊고 유망한 작가를 육성하고 지역의 인적자원과 미술사적 자료도 축척하는 기능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지난달 17일 전임 이흥재 관장의 임기가 끝난 뒤 한 달 이상 수장의 공석이 지속되면서 내정설과 함께 자천타천으로 지원이 예상되는 인사에 대해 하마평이 오가고 있다. 도내 출신으로 미술계와 학계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작가와 교수 등 3~4명이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도 관계자는 최종 인사권자는 공정성을 강조했다며 떠도는 내정설에는 선을 그었다.그는 이어 현재의 보수 수준에서 각계가 제언한 조건에 맞는 사람을 찾기는 어렵겠지만 지역의 바람을 모아 심사위원회에 방향을 전달하겠다면서 특정인이 아닌 지역의 여론을 반영한 인물을 임용하겠다고 말했다.
전북문학관(관장 이운룡)이 26일 문학관 소강당에서 전북지역 초등학생 40여명을 대상으로 자연생태체험 및 스토리텔링교실을 열었다. 이 행사는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자연 환경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생태적 가치와 소중함을 일깨우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한 자리. 자연생태체험 활동가들의 강의와 실제 전시된 곤충 및 파충류를 만지고 체험하고 스토리텔링에 대한 강의로 진행됐다. 참여 학생들은 문학관 전시내용을 관람하고 친구들과 미래 작가의 꿈을 꾸며 즐거워했다. 이운룡 관장은 평소 자연을 접하기 어려운 아이들에게 생태체험을 즐기며 감수성을 높이고 자연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교육의 기회로 준비했다 고 말했다.
서울에서 발행되는 계간 문예지 한국문학예술을 통해 문단에 데뷔한 전북의 시인과 작가들이 전북지부를 재결성해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전북지부는 지난 22일 전주시내 한 음식점에서 전북문학관 이운룡 관장이 배석한 가운데 한국문학예술을 이끌어가고 있는 고창 출신의 시인 박남권 발행인과 전주 출신의 시인 이소연 주간 등 회원 15명이 모여 창작의 열기와 활성화를 다짐했다.이들은 3년 전 지부를 결성하고도 그동안 게으름을 피웠다는 자성 아래 각자 혼자만이 감당할 수밖에 없는 게 창작 행위이고 자기와의 싸움이며 고독과의 싸움이라 하지만 마음을 하나로 묶어 동도의 에너지를 재충전하자고 의욕에 찬 발언들을 쏟아냈다. 이 자리에서 박남권 시인은 해마다 전북지부 회원 특집란을 기획하여 작품을 발표하고, 또한 개별 작품을 매년 1회씩 발표할 수 있도록 지면을 충분히 할애하겠다고 격려하였다. 회원들은 격월제로 모임을 갖고 각자의 작품 낭독과 작품에 대한 토론을 통해 성숙된 모임이 되도록 노력하자고 의견을 모았다.새 집행부는 안영 시인을 지부 회장으로, 표수욱 시인을 사무국장으로 선출했다. 이날 모임에는 전주의 박종식김병구 소설가, 김영후김길수백봉기김금남신수미강진숙 박옥자표수욱 시인, 익산의 정순연 시인, 김제의 강민숙 시인 등이 참석했다. 한국문학예술은 지난 2002년 가을호를 창간호로, 계간으로 발행되고 있다. 매년 시화전시낭송문학기행 등의 행사를 갖고 있으며, 신인상 작품을 공모하고 있다.
최명희문학관(관장 장성수)은 여름방학을 맞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독서·글쓰기 교실 ‘동시·동화 읽으며 글과 친구 맺기’를 무료로 진행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도서관협회가 진행하는‘도서관·문학관 내 생애 첫 작가수업’ 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된 이 특강은 책읽기와 글쓰기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즐거움을 알려주면서 즐기는 독서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 강사는 아동문학가 박예분 씨. 박 씨는 “작가와 함께 동시와 동화를 읽으며 질문과 발표를 통해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글로 다양하게 표현하면서 아이들은 상상력을 키우고 독서에도 흥미를 느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강 때 쓴 작품들은 △손글씨공모전 △어린이 창작동시 공모전 등에 응모할 예정이다. 대상은 초등학교 2~6학년까지며, 8월 5일부터 21일(오후 2시-5시)까지 총 8회에 걸쳐 진행된다. 모집기간은 24일부터 8월 3일까지. 우선 접수자 25명. 문의 063)284-0570.
〈거시기 하네요〉. 책 제목이 도발적이다. 세상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싶은 마음이 담긴 제목이다. 수필가 겸 아동문학가인 이상우 씨의 에세이집(신아출판사). 수필집으로는 지난 2003년 〈자동차 시대에서 휴대폰 시대까지〉 이후 11년만에 낸 2번째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과 시사적인 문제들을 주 소재로 삼아 동서양의 역사를 넘나들며 부조리한 사회 현상들을 날카롭게 꼬집고 있다. 보수와 진보, 애국과 애민, 친일과 종북 등 첨예한 문제들도 종횡으로 분석하고 나름의 해법을 제시한다. 저자 자신이 기독교 장로이지만, 오늘의 교회가 안고 있는 문제들을 거침없이 해부한다. 여기에 생활의 단상들이 숨고르기를 해준다. 고향에서 뒤늦게 농사를 짓는 재미, 자서전을 써서 팔았던 무용담, 숫자에 대한 생각, 무지개 색깔을 통한 문화창작 이야기, 한글예찬, 짐멜이 쓴 〈돈의 철학〉을 읽고 느낀 소회 등의 산문들을 엮었다.신은 이미 인간 지배를 포기했다. 무소불위 하나님은 야곱을 마음대로 선택하고 자유자재로 요리하였다. 그때는 인간 모두가 복종하였다. 그런데 이제는 성직자들도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양의 탈을 쓴 이리로 겉을 위장한 성직자들은 하나님처럼 행동한다. 예수가 이미 하나님을 대신해서 인간이 된 이후 모두가 하나님인 줄 착각하고 있다. 예수를 따르는 일은 무서운 하나님이 아니라 인자하고 희생하는 인격자인데, 거짓 성직자들은 희생보다는 권위를 먼저 행사하려 한다.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강자와의 투쟁이 아니라 강자 위에 군림하기 위한 쟁투이다. 예수는 자기의 권력을 포기했기에 위대한 것인데 말이다.신앙인으로서 할 말이 많은 듯, 저자는선과 악종교와 노동정치와 종교한국 교회는 죽었다 등을 탐닉하는 사람들로 묶었으며, 에필로그에 잘못된 성직자들의 자세를 위와 같이 정리했다.저자는 또 보통 사람들은 억울한 일에는 열을 내며 사생결단을 결의하면서, 부끄러운 짓에 대하여는 구렁이 담 넘어 가듯 가려한다며, 조금이라도 남의 인격을 존중하고, 나의 권리는 낮추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는 따뜻한 마음을 서문에 붙였다.2007년 전북경찰청 정보통신담당관으로 명예퇴직한 저자는 전북경찰문인협회 부회장전북아동문학회 부회장 등을 지냈다. 콩트집 〈엄마 이야기 아들 이야기〉, 역사서 〈암탉이 울어도 수탉은 날개만 친다〉, 어린이 교양서 〈이야기 소학〉, 전기 〈지저스 스토리 리더십〉, 자서전 〈이승만 시대에서 노무현 시대까지〉 등의 저서가 있다.
영호남수필문학협회 전북회장 김정길 씨(61)가 네 번째 수필집 〈자연의 속살, 그 경이로움〉을 냈다(신아출판사). 수필가뿐만 아니라 자연사랑 운동과 우리전통지리 부활운동에 남다른 열정을 쏟아온 영원한 산사나이이기도 한 그는 모악산지킴이 회장과 전북산악연맹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저자는 2001년 등산안내서인 〈전북 백대명산〉, 2012년 〈전북명산과 문화유적〉, 올해 〈모악산의 역사문화〉 발간을 통해 전북지역 산에 대한 깊이를 더하고 산 문화에 대한 일반의 이해를 넓혔다.2003년 〈수필과 비평〉으로 등단, 성실하게 수필밭을 일궈온 저자는 2005년 수필집 〈어머니의 가슴앓이〉 이후 2008년 〈지구를 누비는 남자〉, 2011년 〈내 마음의 텃밭〉 등 3년마다 한 권씩 3권의 수필집을 냈다. 이번 수필집 역시 전작에 이어 3년만이다.저자는 이번 책 머리에나의 글쓰기의 본바탕은 조상들이 대대로 뿌리를 내려온 고향산천의 정기가 서린 자연이다. 자연은 내 마음과 영혼의 안식처이자 문학 소년의 가슴을 어루만져 주던 요람이다는 말로, 그의 문학이 자연과의 뗄 수 없는 관계임을 강조했다. 1부 구름정원, 2부 묵향 다향 지향에 취하다, 3부 고장 난 대한민국 시계, 4부 기저귀 그 인생의 지킴이, 5부 동방의 으뜸 철차산 신선놀이에 걸쳐46편의 수필이 담긴 이번 수필집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 혼불의 요람 노적봉, 금강 벼룻길, 충북 제천 청풍호, 구천동 33경, 전남 순천 선암사, 경주 불국사, 임실 옥정호, 영일만 호미곶 등 발길이 닿은 전국 곳곳의 자연과 역사가 숨쉬는 곳들을 저자의 따뜻한 시선으로 그리고 있다.소재호 시인은 추천사를 통해 남향성(男向性)으로 고담준론(高談峻論)을 내닫는다. 문장은 유려하고 소재 배치는 절묘하여 하나의 작품으로서 그 문학적 완성도가 매우 높다고 했다. 아동문학가 안도 씨는그의 수필에서 따스한 온기를 느낄 수가 있다. 포근하고 정겨운 천성에서 우러난 글이기 때문이다. 찬란하지 않고 우아하며 원색보다는 비둘기 빛이거나 진주 빛이다고 거들었다. 수필가 이종희 씨는 자연을 호흡하며 발견한 속살을 수필이라는 장르로 녹여내어 독자의 시선을 끌어들이는 마력이 있다. 그 세심한 관찰력에서 얻은 지식은 삶의 지혜로 삼을 만한 가치가 있는 주옥같은 글로 엮었다고 추천사에 붙였다.임실 출신의 저자는 전주상공회의소 기획진흥실장과 행촌수필문학회 4대 회장을 지냈으며, 현재 전북문인협회 수필분과 위원장, 전북수필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인문학의 위기! 신물 나게 들어본 소리이지만, 언제 인문학이 위기가 아닌 적이 있었던가? 그렇다면 인문학은 무엇인가? 필자는 인문학은 인간이라는 존재의 삶에 궁극적인 문제를 던지고 다양한 출구를 통하여 그것을 해소하는 과정과 관련된 학문 활동이라고 생각한다. 인문학에는 결정된 답이 없다. 인문학이 인간의 삶에 관한 궁극적인 성찰과 해소에 관한 활동이라면 인문학은 몇 권의 인문학 서적을 읽고서 그것과 관련된 정보나 지식을 습득하는 교양 수준에 그쳐서는 안 되고 자신의 일상적인 삶에 그것을 적용해보고 문제 해결에 다양한 출구를 스스로 제시하였을 때 인문학의 가치가 발현될 수 있을 것이다.전북대 출판문화원에서 출간한 〈인문고전읽기〉는 전북대 인문대학 재직 교수와 강의전담교수 13인에 의해 저술된 교양강의 교재이다. 흔히 고전에 인생의 답이 있다고 하지만, 절대 한 권의 고전으로서는 만족할 수 있는 답을 찾을 수 없다. 그렇다면 몇 권에서 찾아야 하는가? 이는 숫자 놀음이 아니다. 〈인문고전읽기〉는 한 학기 강의 분량에 맞추어 저술되었기 때문에 소개된 고전이 많지는 않다. 동서양 고전을 6대 7로 구성하여 철학과 문학을 위주로 총 13권의 고전을 소개하였다. 모든 고전 소개에 동일한 형식을 제시하였다. 우선 강의교재이기 때문에 학습목표를 소개하고, 다음 주요 용어작가의 생애와 시대배경텍스트해제더 읽어 볼 거리더 생각해 볼 거리참고문헌 순으로 소개하였다. 텍스트해제에서 고전의 중핵을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이것만을 보아도 그 고전의 핵심 내용은 충분히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소개된 고전은 다음과 같다. 〈맹자〉(맹자)〈채근담〉(홍자성)〈오디세이아〉(호메로스)〈소크라테스의 변론〉(플라톤)〈하이쿠 기행〉(바쇼)〈당시 삼백수〉(손수)〈태평천하〉(채만식)〈삼국연의〉(나관중)〈돈키호테〉(세르반테스)〈햄릿〉(셰익스피어)〈젊은 베르터의 고통〉(괴테)〈변신〉(카프카)〈이방인〉(카뮈). 1학기 강의 직후 강의만족도 설문조사를 해보니 흥미로운 사실이 발견되었다. 가장 인기가 높은 고전은 그리이스의 영웅 오디세우스의 귀향 모험기인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였다. 그런데 오디세이아에 관한 이해 수준은 가장 낮았다. 왜 그럴까? 만화 그리이스 로마 신화의 영향 때문인 것 같다. 만화로 그려진 그리이스 로마 신화는 재미있지만, 신화 속에 내재된 서양인들의 가치관에 대해서는 올바르게 파악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던 것 같다. 우선 오디세이아에는 아레테(arete), 즉 덕이라는 개념이 출현하는데, 일반적으로 동양인들이 갖고 있는 개념과는 상당히 다르다. 아레테는 인간뿐만 아니라 사물 일반의 훌륭한 혹은 좋은 상태를 의미한다. 훌륭한 전투 기능을 발휘하는 전사도 덕을 갖춘 사람이고, 직물을 잘 짜는 사람도 역시 덕을 갖춘 사람이다. 이러한 덕을 통하여 공동체 전체의 운명을 담당하는 사람이 바로 영웅인 것이다. 다음으로 학생들에게 관심의 대상이었던 작품은 바쇼의 하이쿠였다. 하이쿠는 일본어 5,7,5음의 총 17음으로 된 일본의 정형 서정시이다. 가장 짧은 시이지만, 단순하고 쉬우면서도 계절과 감정 그리고 풍물 등을 간결하게 묘사한다. 이러한 하이쿠는 우리말에도 얼마든지 응용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말로는 더욱 짧게 묘사할 수밖에 없지만, 그것을 통하여 학생들의 어휘 사용능력을 제고할 수도 있다. 가장 비인기 고전은 〈당시 삼백수〉였는데, 원인은 딱 한 가지이다. 즉 한자의 고통 때문이다. 사실 한자는 인문학의 전유물로 생각하지만, 자연과학과 너무나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자연과학의 원리와 법칙은 모두 한자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한자의 의미만 알고 있어도 자연과학의 원리와 법칙의 개괄적인 의미는 알 수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소크라테스의 변명〉으로 알려져 있지만 〈인문고전읽기〉에서는 변명 대신에 변론으로 수정하였다. 변명은 사실관계를 회피하는 인상을 주지만, 소크라테스는 법정에서 자신에게 제기된 고발과 고소인 그리고 아테네 시민들에게 당당하게 자신의 삶과 철학을 개진하면서 자신에게 부과된 죄목들을 하나하나 반박하였다. 따라서 당연히 변명이 아니라 변론이어야 한다. 또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작품도 이곳에서는 〈젊은 베르터의 고통〉으로 표기하였다. 사실 고전은 현대 우리의 삶과 결코 격리되지 않았다. 진리와 가치는 본래 시공의 제한을 받지 않는다. 맹자의 교우 관계를 보면 이점을 바로 알 수 있다. 맹자는 당시 천하에서 교우할만한 사람을 찾지 못하면 옛사람의 서적으로 통하여 그와 교우할 수 있다고 한다. 그것을 맹자는 상우(尙友)라고 하였다. 이처럼 고전은 우리의 가까운 벗의 교훈 혹은 인생담인 것이다. 필자는 고전을 읽으면서 해석의 적부(適否) 문제에 너무 신경 쓸 필요는 없음을 강조하고 싶다. 동양고전만을 보더라도 학술회의장에서 오역 문제로 가끔 다투기도 하지만, 이는 전문학자 혹은 주석(註釋)쟁이의 몫이고, 고전에서 독특하게 계발 받은 것이 있다면 그것이 고전에 대한 자신의 이해인 것이다. 물론 바뀔 수는 있지만, 적어도 그 시간만큼은 자신과 고전이 그 방식에 따라서 교통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고전의 매력이다. △대표 집필자인 황갑연 교수는 중국유가철학을 전공한 전북대 철학과 교수다. 한국양명학회 회장과 전라문화연구소장을 지냈으며, 전북대출판문화원장 보직을 맡고 있다. 〈동양철학과 문자학〉 〈공맹철학의 발전〉 등의 저서와, 〈심체와 성체(心體與性體)〉 번역서가 있다.
전북문인협회(회장 정군수) 주최 2014 도민과 함께 하는 제6회 전북문인대동제가 지난 19일 부안 석정문학관에서 선기현 전북예총회장, 김종규 부안군수, 이한홍 부안교육지원청 교육장, 소재호 석정문학관장김남곤 전 전북일보 사장, 이운룡 전북문학관 관장, 진동규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문인들간 화합과 교류의 장으로 마련됐다. 이날 대동제에서는 송수권 전 순천대 문창과 교수의 남도의 소리와 말가락주제의 문학특강과, 신석정 시인의 3남인 신광연 전 동아일보 의 고향, 그리고 아버님을 기리며란 특별한 이야기와 시낭송 등으로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석정묘소매창공원금구원조각공원 등을 찾아 문학의 향기를 찾았다.
전북여고 교장과 원광보건대 교수를 지낸 김형중(67)씨가 두 번째 칼럼집 <당신도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냈다(도서출판 국보). 2007년부터 올 5월까지 전북일보와 한국문학신문, 원광보건대 학보에 게재한 칼럼들을 내용별로 엮은 책이다.인생! 삶은 부메랑이이다언어! 말은 생각을 담는 도구다자녀교육! 다시 생각해보자나눔과 배려!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들문화!다문화 사회의 현실등 5장으로 구성됐다.저자는 다른 사람의 장점보다는 결점을 찾아내려 한다거나, 실수를 꼬집어 지적하여 면박하는 언행은 냉정한 사람들의 몫이다. 사람들은 그런 사람과 어울리기를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상호 존중이 인간의 기본적 예의다고 인생편의 화두로 꺼냈다.언어편에서는 인간 본연의 모습을 감추고 산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우리가 날마다 입 밖으로 내뱉는 말 속에는 그 사람의 평소 때의 생각이 그대로 스며들어 있는 것이다. 즉 말은 자신의 마음에 있는 생각에다 지혜를 담아 표현하는 것이다. 말의 폭력은 행동의 폭력보다도 더 아프고 잔인하다고 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자녀교육과 관련, 저자는 자녀들이 생각하고 귀담아 들어줄 때, 그도 마음을 살며시 다가 설 것이다. 부모자식 간의 신뢰가 바로 소통의 길이다고 적었다.나눔과 배려에서는 소박한 삶에서 단조로운 생각으로 이해득실을 계산하지 않고서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 따뜻한 손을 내밀면서 짓는 아름다운 미소가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다. 서로의 도움이 곁들여지는 삶의 풍경은 한 폭의 정감 있는 한국화가 될 것이다고 보았다.문화편의 서두는 오랜 세월 지켜온 소중한 전통을 기반으로 새로운 문화의 트랜드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융화시켜간다면 매우 자연스러울 것이다고 적었다. 시인(계간 <문예연구>로 등단) 겸 수필가(<격월간 <수필시대> 등단)이기도 한 저자는 <허수아비들의 노래> 등 3권의 시집과 칼럼집 <도전하는 사람이 아름답다>를 냈다. 현재 중국 옌타이대 객좌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안성덕 시인의 ‘풍경’] 모래톱이 자라는 달
'작지만 강한' 전북도립미술관의 반란
교육 실종 시대에 던지는 질문, 신정일 ‘언제 어디서나 배웠다’
부안여성작가 13명, 30일까지 제9회 단미회展 ‘Art Memory’
전북과 각별…황석영 소설가 ‘금관문화훈장’ 영예
"정신 개벽의 새 세상 열자" 원불교 100주년 기념대회 5만여명 참석
[전북문학관 지상강좌 - 한국문학의 메카, 전북] (26) 고독한 감꽃 시인, 이철균
버려진 산업유산, 디지털 예술로 다시 태어나다⋯황등석산 ‘달콤한 변신’
전북 청년작가들의 비빌언덕, 유휴열미술관
원불교 100년 하나 되는 세상을 그리다 ⑩ 한은숙 원불교 교정원장 "물질을 좋은 일에 쓸 수 있는 마음공부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