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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깎이 시인이 녹여낸 친어머니 삶, 김명이 시집 〈엄마가 아팠다〉

임실 오수 출신으로, 전주여상을 졸업한 후 삼성화재에서 보험설계사로 근무하다 늦깎이로 시단에 입문한 중년의 여성이 엄마를 주제로 한 첫 시집 ‘엄마가 아팠다’를 냈다(도서출판). 대전에서 2010년 호서문학 신인상을 수상하고, 같은 해 <문학마을>로 등단한 김명이 시인(52)이 그 주인공.시집‘엄마가 아팠다’는 태고적 신화가 깊게 내려앉은 오수의 시골마을에서 여전히 토테미즘적 사유에 순응하며 살고 있는 늙은 친어머니의 이야기. 김 시인은 어머니가 겪은 세월 켜켜이 쌓여있는 삶의 이야기를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며 담담하게 시에 녹여냈다.여기에 이제는 그 어미와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자신의 현재적 삶, 경험에 관조적 시점을 대입해 잔잔하게 묘사하고 있다. 삶과 경험의 기저에는 휴머니즘이 결여된 현대사회가 반드시 답보해야 할 생명에 대한 강한 집념과 사색, 따뜻한 가족애라는 보편적 가치가 강하게 꿈틀거린다.문학평론가 오홍진씨는 서평을 통해 “김명이의 시는 저린 몸으로 고통스런 세계와 맞부딪히며 살아가는 존재들의 삶에 주목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아파트의 폐쇄성으로부터 인간관계의 폐쇄성을 이끌어내고 있다”고 보았다.

  • 문학·출판
  • 김원용
  • 2013.11.29 23:02

김병수·유다희씨 등 7인이 풀어낸 〈도시기획자들〉

도시기획자 1세대라고 할 수 있는 7인이 각자 꿈꾸고 실현해 온 7가지 빛깔의 도시 이야기를 펴냈다. 〈도시기획자들〉(소란출판). ‘도시기획자’는 도시라는 공공의 무채색 공간을 일터가 아닌 삶터로서 연구, 재탐색하며 도시생활자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좀 더 나은 형태로 가꾸어 가는 데 기획자로서 재능을 말하는 사람으로 이 책은 정의한다. 이 책은 바로 도시가 지닌 문화적 속성을 사랑하고, 도시 안에서 지속가능한 일과 삶의 방향을 모색하는 도시인문에세이다.7인의 도시기획자는 건물을 짓고 다리를 놓고 시스템을 바꾸는 도시개발이 아니라 도시인의 삶을 심층적으로 들여다보고 그 속에 파고들을 변화를 일구는 실천가들이기도 하다. 도시라는 공공의 캔버스 위에 우리가 정말 살고 싶은 삶을 스케치하고 실제로 그 토대를 만들어가는 도시피디, 소셜디자이너, 커뮤니티 플래너인 셈이다.7인은 각각 도시를 ‘농부다’(천호균 쌈지농부 창업자) ‘인문학이다’(이채관 서울와우북페스티벌 기획자)‘숲이다’(이강오 서울숲 운영자) ‘이야기다’(오형은 커뮤니티 플래너) ‘욕망이다’(최정한 홍대클럽데이 창안자) ‘청년이다’(김병수 사회적기업 이음 대표) ‘예술이다’(유다희 공공미술프리즘 대표)로 각각 풀어냈다.전주한옥마을 자서전과 이야기 지도를 제작하고, 한옥생활체험관·전통술박물관장을 역임했으며, 남부시장의 문전성시 사업으로 청년몰 프로젝트를 성공시킨 김병수씨는 이들 사업을 추진하면서 주목했던 문제들을 이 책에서 끄집어냈다.“제가 보려했던 것은 한옥에 대한 실험입니다. 한옥이라는 공간은 전위적입니다. 친숙하면서도 낯설고 장식적으로 아름답죠. 옛것이 좋다는 차원이 아니라 공간의 움직임에 따라 해석을 달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한옥마을을 상업적 트렌드 같은 외부적 가치로 인식하기보다 평범한 사람이 살고 있는 주거기능도 고려하고 박제되지 않은 실험공간으로서 가능성을 찾아보려 했습니다.”김씨는 또 전주남부시장의 혁신 키워드는 청년이었다며, 쇠락해가는 시장에 청년이 들어가면서 에너지가 달라지고 매출이 늘기 시작했다고 했다.전북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유다희씨는 예술가의 사회적 역할에 고민했으며, ‘도시와 공간, 그리고 인간’을 키워드로 하는 공공미술프리즘 간판을 걸고 경기도 고양시와 안산시 등 전국에서 시민참여형 마을 꾸미기 사업을 진행했다. 그는 사회적 이슈를 예술로 풀어내기 위해 한 손엔 화구를 들고 한 손에 주민의 손을 잡는다고 했다.

  • 문학·출판
  • 김원용
  • 2013.11.29 23:02

[8. 서동요와 무왕 (하)] 선화공주 간청으로 미륵사 창건

이 사학자들은 공주 취리산에서 의자왕의 아들이며 무왕의 손자인 웅진도독 융과 신라 문무왕이 체결한 맹문(盟文)인 당평백제국비명(唐平百濟國碑銘)에 백제 선대왕들을 성토하고 특히 의자왕의 실정을 거론하는 대목에서 동벌친인(東伐親姻)의 결정적 단서를 제시하였다. 동벌친인의 친인은 어머니를 지칭하는 것이며, 동벌은 동쪽 신라를 쳤다는 뜻으로 의자왕은 천륜을 그르치고 어머니 선화모후의 나라인 신라를 무례히 침략했다는 의미를 지니는 말이라 하였다. 그러므로 사택왕후는 선화왕후 사후에 맞이한 계비나 빈이었다는 사실이 명확하다는 것이다.또 〈일본서기〉 642년 백제조에도 의자왕은 무왕의 왕후가 죽자마자, 자신의 동생인 교기와 국주모(國主母)의 여동생 4명 등 총 40명을 섬으로 추방하는 숙청을 단행했다는 기록을 제시하였다. 이는 자신의 왕위등극을 반대했던 세력이 국주모라 적힌 후비 사택적덕의 딸이 명백하다는 것으로 무왕의 왕후는 선화공주라는 것을 알려주는 단서가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삼국사기 백제본기 무왕조의 기록 가운데 무왕 39년 봄 3월 왕은 빈과 더불어 큰 연못에 배를 띄워 놀았다라는 사실도 제기했다. 이를 보아도 왕은 왕비와 여러 명의 빈(嬪)을 거느렸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가 있고, 따라서 봉안기에 적힌 사택적덕은 빈이었거나 계비였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삼국유사〉 법왕조에도 〈고기〉(古記)에 있는 것과는 다르다. 무왕은 가난한 어머니가 물속의 용과 관계하여 낳은 아들로 어릴 때 이름은 서여, 즉위한 뒤에 시호를 무왕이라 했다. 이 절은 첫 왕비와 더불어 이룩한 것이다라 씌어 있다. 여기서 말한 첫 왕비는 선화왕후였을 것이며, 따라서 사택적덕의 딸은 선화왕비가 죽은 후에 무왕이 맞이한 계비나 빈이었음이 명백하다. 2009년 발견된 금제사리봉안기는 서기 639년에 제작봉안된 것이요, 이 해는 무왕이 사망하기 2년 전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역사적인 전거(典據)에 따르면 〈삼국유사〉 무왕조의 기록은 한낱 설화 쪽의 기록이라기보다 역사적 사실임에 틀림없다. 무왕이 미륵산(일명 용화산) 사자사로 불공을 드리러 가는 도중에 나타난 미륵삼존불을 기려 선화공주가 무왕에게 절을 짓자는 간청대로 회전(會殿)과 탑, 낭무를 3곳에 세운 일과, 무왕이 사자사 지명법사의 신력(神力)에 힘입어 연못을 메웠다는 사실이 발굴과정에서도 확인되었다. 그리고 미륵사가 사자사로 가는 길 용화산 아래에 있었다는 것이 삼국유사의 기록과도 일치한다. 또한 미륵사의 창건년대도 2009년 서탑 해체과정에서 발견된 1370년 전(무왕 40년 서기 639년)인 금제사리봉안기의 기해년 정월 29일과도 일치한다. 미륵사는 1980년부터 1996년까지 16년간 발굴조사를 했다. 이 작업에 참여했던 원광대 김선기 박물관장은 절터에서 갈대잎이 섞인 뻘층이 나왔는데, 이는 유사의 기록대로 연못을 메워 절을 지었다는 사실이 증명되는 셈이며 발굴과정에서도 엄청난 물이 솟아났다고 증언하였다. 또한 1994년에는 사자사(현 사자암)를 나타내는 1322년 고려 때 만든 기와가 출토되어 삼국유사의 역사적 사실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이 와편은 현재 국립전주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 이 외에도 1916년 말통(마동, 맛동이 후에 음전된 것)대왕릉이라고 전해오는 쌍릉을 일제가 발굴했는데 그 결과 묘제(墓制)가 백제왕릉과 일치했다는 사실과 금마 마룡지 근처엔 실제 서동의 어머니가 집을 짓고 살았음을 알 수 있는 주춧돌이 출토되었다는 것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그리고 인근의 금구와 김제에서 일제 때부터 개발한 금광과 1970년부터 1980년대까지 많은 양의 사금을 채취했다는 사실을 보더라도 서동이 유사의 기록대로 인근에서 생산된 많은 양의 금을 오금산(五金山)에 쌓아놓고 선화공주에게 보여주었다는 유사의 기록과도 상통된다는 것이다. 공주대 사학과 정재윤 교수도 무왕에 대한 이설이 많은 건 역설적으로 말하면 무왕이 적자가 아니어서 다음 왕을 이을 수 있는 적자개념으로 표현하기 위해 법왕의 아들로 표기하였고, 그러므로 유사에선 연못의 용과 관계하여 낳은 지룡지자(池龍之子)라 한 것이라 하였다. 실제 27대 위덕왕은 재위 38년간에 아좌태자인 법왕에게 왕위를 넘기지도 못하고 고령인 동생 혜왕에게 왕권을 넘겼다. 그러나 혜왕은 1년 만에 죽었고 그런 연후에야 위덕왕의 아들 법왕에게 왕위가 넘어갔지만, 법왕도 혜왕처럼 1년 만에 죽음을 맞이했다. 그래서 등극한 왕이 법왕의 아들인 제30대 무왕이다. 이러한 왕위의 승계과정을 보면 이 시대는 신권(臣權)이 왕권보다 강했고, 그 다툼도 심각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따라서 적국인 신라의 선화공주를 왕비로 맞아들여 어려운 국면을 전환시키고자 했던 무왕의 정치적 행보가 가능했다고도 생각할 수 있다. 어쨌든 서동요의 주인공 무왕과 선화공주가 무관하다면 신라향가가 기록된 책에 서동요가 실려 전해질 까닭이 없다. 그리고 절세미인인 신라공주가 적국의 백제인을 사랑했다는 드라마틱한 낭만적인 러브스토리가 만들어져 신라인들에게 구전되어 전해질 하등의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서동요의 작자는 익산 금마에서 마(薯)를 팔아서 어렵게 생계를 꾸려간 서동인 무왕이며, 유배 길에 서동에게 한눈에 반해버린(遇爾信悅) 선화공주 사이에 얽힌 역사적인 노래가 서동요임을 부정할 길이 없다. 그리고 정사(正史)에서 기록할 수 없었던 신이(神異)한 무왕의 역사적 사건들을 일연은 〈삼국유사〉 기이(紀異)편에 실었을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일연의 〈삼국유사〉는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익산 미륵사지에서 2009년 출토된 금제사리봉안기에 가려진 역사적 사건들, 예컨대 무왕의 첫 왕비가 선화였고, 서동이 서동요를 지은 백제 30대 무왕이었으며, 선화왕후의 청으로 미륵사를 창건했다는 역사적 사실을 증명해주는 중요한 사료라는 사실이 밝혀진 셈이다. 국문학자전주대 명예교수

  • 문학·출판
  • 기고
  • 2013.11.28 23:02

군산문학상 '첫 주인공' 호병탁 시인

한국문인협회 군산지부(지부장 소설가 윤규열)가 올해 군산문학상을 제정하고 제1회 군산문학상 수상작을 발표했다. 수상작은 호병탁 시인의 시눈 오시는 하제. 호 시인의 이 시는 절제된 언어를 사용해 친구의 고향을 찾아간 감회를 서술하며 짧은 서정의 양식 속에 서사적 요소를 도입해 시상을 전개시킨 솜씨가 일정한 경지에 이르렀다는 평을 받았다.심사를 맡은 전북대 국어국문학과 임명진 교수는 심사평을 통해 서정시 본연의 함축과 암시의 수법을 통해 작품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측면에서 타 작품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다며 다른 심사자와 함께 눈 오시는 하제를 당선작으로 결정하는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고 말했다.한국문인협회 군산지부는 군산문학의 역사성을 바탕으로 향토색 짙은 지역 문학을 활성화시켜 나가기 위해 올해부터 군산문학상을 제정했으며, 시와 소설, 수필, 아동문학 분야를 대상으로 지난 15일까지 첫 공모를 실시했다. 응모 자격은 전라북도에 5년 이상 거주한 모든 자로서 군산에 관련된 주제로 이루어진 작품이 대상이었다.시상식은 다음달 27일 오후 5시 군산 리치프라자 호텔에서 열리는 군산 문학인의 밤에서 실시될 예정이다. 수상자에게는 상금 300만원이 주어진다. 호병탁 시인은 1회라는 의미가 각별하다며 앞으로 나보다 훨씬 훌륭한 시인이 이 상을 받을 것이다고 말했다.

  • 문학·출판
  • 이일권
  • 2013.11.27 23:02

전북시낭송협회, 전국대회 대상에 문영씨

전북시낭송협회(회장 표수욱) 주최 제9회 도민을 위한 전국시낭송대회에서 문 영(56·군산)씨가 대상을 차지했다. 이날 낭송대회에서는 670여명이 참가해 예선을 통과한 23명의 참가자들이 자유시와 지정시 1편씩을 낭송해 평가를 받았다. 이날 지정시는 김동수 시인의 ‘새벽달’이 주어졌다.자유시로 김재진 시인의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를 낭송한 문씨는 목소리가 시적 이미지와 잘 맞고, 시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으며, 깊이 있는 낭송으로 영예를 안았다. 대회 심사는 김동 시인을 위원장으로 소재호·채규판·박종래·서효륜·신승희 시인·서상철 시낭송가·최무연 전주예총회장이 맡았다.심사위원들은 시에 대한 이해도, 발음, 표정 이미지, 무대매너, 의상 등을 살폈으며, 시적 언어를 얼마만큼 세밀하게 청중들에게 잘 전달하느냐에 심사의 역점을 뒀다.표수옥 회장은 “전국적으로 전북에 처음 시낭송협회가 창립됐으며, 현재는 대중가요 보다 시낭송회가 더 활발할 만큼 시낭송 인구가 크게 늘었다”며 “문인 여하를 떠나 일반 시민들이 시낭송의 자리를 자주 갖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북시낭송협회는 이날 김동수 시인과 최무연 전주예총회장에게 시낭송에 기여한 공으로 감사패를 수여했다.대회 시낭송 입상자들은 전북시낭송회 회원으로 입회할 수 있으며, 입상자에게는 시낭송가 자격이 부여된다. △금상=권정숙, 홍주화, 김영혜, 김경후, 박진찬 △은상=이주리, 양병용, 김연희, 김영자, 윤성필

  • 문학·출판
  • 김원용
  • 2013.11.25 23:02

완주 대승한지마을 '공예공방촌' 완공

완주군 소양면 신원리 대승한지마을에 국내 최초 한지테마복합체험공간인공예공방촌 지담이 29일 오픈한다. 2010년 농림축산식품부 공모사업인 향토산업육성사업에 선정돼 2011년부터 3년간 농림축산식품부와 완주군이 지원한 한지특화연계사업단은 한지테마복합체험공간인공예공방촌 지담을 완공하고 이날 오후 3시 개관식을 갖는다고 밝혔다.공방촌은 한지 공예인들의 작업공간친환경 한지숙박체험한지체험프로그램한지상품 전시관으로 꾸며진 20여개의 공간으로 구성됐다.공예공방은 다양한 한지제품을 직접 작업하는 공예가들의 한지관련 공방으로, 닥나무 껍질이 종이로 탄생하는 신비의 순간부터 천년을 담은 한지공예가들의 손에서 현대적인 예술품과 세련된 생활용품으로 변신하는 작업공간이다. 한지 숙박 체험시설은 친환경 한지벽지와 전통 가구, 전통 공예품으로 장식된 사랑방. 지담이 한지 세계화를 위해 십 수년 간 이룬 성과를 일부 테마화 한 휴식의 장으로, 국가 정상들의 공간을 재현한 고품격 한지 게스트룸이다. 한지 테마 카페테리아도 색다른 공간. 다양하고 창의적인 한지 장류 상품과 닥나무 소주, 닥나무 차를 시음할 수 있는 친환경 체험관이다.이와 함께 한지등과 아트월, 포인트벽지 등의 디자인 가공관과, 한지상품전시관에서 한지로 제작된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한지상품을 만날 수 있다.공방촌 지담 홍보팀 이경미씨는 휴식하고 창조하며 문화를 호흡하고, 서로에게 가슴을 열어 타인과 접촉하는 곳으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 문학·출판
  • 김원용
  • 2013.11.25 23:02

문종순 시인 두 번째 시집 〈바람이 내게 이르기를〉

뒤늦은 등단에 한풀이일까. 쌓인 게 그만큼 많은 때문일까. 지난해 월간 종합문예지 ‘문학공간’으로 등단한 문종순 시인이 첫 시집‘밤하늘의 연가’를 낸 지 6개월 여만에 두 번째 시집을 냈다. ‘바람이 내게 이르기를’(한강출판사). ‘끝없이 가고 싶다. 날마다 허기진 가슴으로, 마음속에 켜켜이 쌓여 있는 말, 그 말을 토해 내고자 부단히 채찍질하여도, 내 마음 모두는 영글지 못하고 허기진다.’시인은 ‘시를 쓴다는 건 가슴에 삽질하는 것, 삽질하여 시의 고랑이 될 때까지 아프리라, 시를 쓴다는 건 가슴에 불을 놓는 것, 끝없는 열정으로 사랑하리라, 태워지리라’는 다짐으로 시집의 문을 열었다.대한항공, 전주동물원, 성형화학 이사를 거쳐 현재 (주)동우에서 책임수의사로 재직하고 있는 직장 경력과 굴곡진 삶을 산 그이기에 지난 세월의 그리움이 더 진한 것 같다. ‘내 젊은 혈기는 / 밤을 포효하고 언ㅌ제나 너의 곁에 /이성을 잃은 야성의 가치 속에서 /우리는 한 쌍의 짐승이기를 원했다 // 영원을 뛰어넘어 날뛰던 나의 영혼 / 순수를 잃은 욕망이라 말하지 말라 / 꿈 같던 시절 아름답던 사랑이 / 어찌 한 계절 달빛만의 이유일까//(‘젊은 날의 초상화’중에서)이 작품을 포함 5부에 걸쳐 실린 70여편으로 엮인 시집 전반을 관통하는 주제는 사랑이다. 표제시인‘바람이 내게 이르기를’에서는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꽃’으로까지 사랑을 이야기 했다.‘세월이 모두를 시들게 하여도 / 사랑은 변치 않는 아름다운 꽃이며 / 그대의 향기는 내 영혼을 사로잡습니다//(‘사람아!’중에서)사랑과 뗄 수 없는 관계로, 시인은 사람에 대한 그리움도 시 곳곳에 묻어뒀다.시인은 전북대 수의대를 졸업한 뒤 (주)대한항공을 거쳐 전주동물원에서 수의사로 근무했으며, 현재 군산 소재 (주)동우실업 책임 수의사로 재직하고 있다.

  • 문학·출판
  • 김원용
  • 2013.11.22 23:02

[7. 서동요와 무왕 (상)] 삼국유사 속 낭만적 사랑 이야기

삼국유사 무왕조에는 향가 서동요(薯童謠)를 창작하게 된 배경설화와 함께 그 작품이 오롯이 전해오고 있다. 30대 무왕의 이름은 장(璋)인데 그의 어머니는 과부로 서울 남지(南池)변에 집을 짓고 살았다. 연못의 용과 관계(池龍交通)하여 아들을 낳았다. 어릴 때는 서동이라 불렀는데 그릇의 크기가 헤아릴 수 없을 정도(器量難測)로 뛰어났다. 항상 마(薯)를 캐어서 팔아가지고 어렵게 살았으므로 사람들은 그의 이름을 마동, 혹은 서동(薯童)이라고 하였다. 신라 진평왕의 셋째 공주 선화가 빼어나게 아름답다(美艶無雙)는 말을 듣고 서울로 가서 아이들에게 마를 나눠주면서 친하게 지내고 자신을 따르게 한 후에 서동이 아이들을 꾀어서 부르게 한 동요는 다음과 같다. 선화공주님은남몰래 얼려(嫁)두고마동방을 밤에 몰래 안고 간다 진평왕의 딸 선화공주를 아내로 맞이하기 위해 신라로 건너간 마동은 자신이 지은 참요(讖謠) 서동요를 아이들에게 부르게 했는데, 선화공주가 밤마다 마동과 놀아난다는 이 노래가사는 순식간에 온 나라에 퍼졌다. 결국 선화공주는 유배형이 내려지게 되었고, 유배 도중에 나타난 마동과 눈이 맞아(遇爾信悅) 익산 금마로 가서 왕이 된 무왕과 미륵사를 창건하였다. 미륵산 사자사(師子寺)에 불공을 드리러 가던 어느 날, 길가 연못 속에서 미륵삼존불이 나타나자, 선화공주가 이는 필시 불사(佛事)를 일으키라는 부처의 뜻이라고 무왕에게 말하고 지명(知命)법사의 신력(神力)을 빌어 하루 만에 연못을 메우고 그 위에 미륵사를 창건했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이 선화공주와 무왕의 낭만적인 사랑이야기에 묻어 고려조까지 이어졌고, 끝내는 삼국유사에 실려 지금까지 전해오고 있다. 삼국유사에 전해오는 향가 24수 모두가 월명사나 충담사, 영재 같은 신라의 승려나 신충과 같은 관료, 또는 어떤 노인 등 그 배경설화와 더불어 작위(作爲)적인 인물로 되어 있지만, 그 가운데 유일하게 서동요의 작자만은 백제 무왕이라는 역사적 인물로 전해진다는 사실이 자못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바보 온달이 산 속에서 홀어머니와 외로이 살다가 선녀 같은 고구려의 평강공주와 혼인하여 대장군이 된 역사적인 사랑이야기의 구조와도 유사한 형태다. 이는 평민도 왕족과 혼인할 수 있다는 본디 인간에게 내재된 신분상승욕구의 잠재소원심리가 성취되어 나타난 결과에 다름 아니다. 서동요와 그 배경설화도 백제와 신라 양국의 왕들이 세력이 막강한 고구려를 견제하면서 자국의 영토를 지키기 위해 나제동맹(羅濟同盟)의 일환으로 맺게 된 정략적 혼인정책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 동맹은 고구려 장수왕의 남하정책으로 두 나라가 위협을 받자, 백제 24대 동성왕이 AD.493년 신라 소지왕에게 사신을 보내 왕족인 비지의 딸을 왕비로 맞이한 것을 시작으로 출발되었다. 하지만 신라 진흥왕 때 백제 26대 성왕이 관산성 전투에서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면서 양국간의 화해와 협력관계가 결렬된 정책이었다. 삼국유사를 쓴 일연은 무왕조에서 고본(古本)에는 무강(武康)왕이라 했으나 백제에는 그런 왕이 없으므로 이는 잘못이다라는 주(註)를 달았다. 그러므로 삼국유사는 고본이라는 역사서를 바탕으로 하여 쓴 것으로 무강왕이 아니라 무왕이라고 했다. 그리고 선화(善花)를 혹은 선화(善化)라고도 한다는 주(註)를 달거나, 미륵사를 국사에서는 왕흥사라 했고, 삼국사에는 무왕을 법왕의 아들이라고 했으나 여기서는 과부의 아들이라 했으니 자세히 알 수 없다라고 하는 등 네 번씩이나 주를 단 것을 보면 일연(一然)은 역사에 대해서도 해박한 승려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한 측면에서 무왕은 나제동맹이 이어졌던 25대 무녕왕이라는 사학자들의 견해도 있었다. 강(康)과 녕(寧)은 이음동의어(異音同義語)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도 또한 역사적인 사실이나 연대상으로 보아도 무왕과 일치하지 않는다. 무녕왕은 25대왕이요, 무왕은 30대왕이며 100년이란 시간적 간극도 너무 크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일연의 삼국유사에 선명하게 남아있는 무왕조의 역사적 기록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삼국유사는 고본이라는 사서(史書)에 의지해서 썼다는 주(註)를 보아도 다른 어떤 역사서보다 신뢰도가 높다고 아니 할 수 없다. 그래도 아니라면 유전해 오는 유물, 유적이 남긴 자취를 더듬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수 십 년간 이어져온 미륵사지 발굴과 복원과정에서 2009년에는 세상이 놀랄만한 역사적 유물이 나왔다. 전북 익산군 금마면 기양리 미륵산 남쪽 기슭에 있는 국보 11호인 미륵사 서탑 기단층 아래에서 금제사리봉안기 1장(전면 음각 금석문 99자, 후면 94자 총 193자) 이 1370년이란 아주 까마득한 천사백년 꿈을 깨고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그 봉안기엔 무왕의 왕후가 선화공주가 아닌 좌평(佐平) 사택적덕(沙宅積德)의 딸로 명기돼 있었고, 미륵사를 창건한 후 무왕 40년(서기 639년)에 우리나라 최고(最古) 최대의 서탑을 세웠다는 기해년 정월 29일이 선명하게 남아 있어 국문학계나 역사학계를 놀라게 하였다. 하지만 고조선의 단군설화까지 기록되어 반만년의 역사가 오롯이 담긴 엄연한 조선의 역사서인 삼국유사를 허황된 것이었다고 단언키는 더욱 어려운 문제이다. 더구나 풍요, 헌화가, 도솔가와 더불어 원시고시가 4구체 향가인 서동요의 정체성(正體性)을 흔들 수도 없기 때문이다. 때마침 사학자인 이도학과 노중국 교수는 선화공주는 31대 의자왕의 생모이며, 30대 무왕의 왕후였다는 역사적 사실을 제기하고 나섰다. 국문학자전주대 명예교수

  • 문학·출판
  • 기고
  • 2013.11.21 23:02

'전북의 재발견' 시리즈 완성

전북인의 삶과 정신을 체계적으로 조명한 <전북의 재발견>시리즈가 2013년 편‘예’와 ‘얼’이 발간되면서 6권의 책으로 완성됐다. <전북의 재발견>시리즈는 전라북도가 지니고 있는 독보적인 역사와 문화콘텐츠 등을 인문학적으로 재해석하고 새롭게 구성해 펴낸 책으로, 2008년 맛과 소리를 시작으로, 2009년 쌀과 길, 2010년 말과 흥, 2011년 문학과 영화, 2012년 먹(서예)과 흙(도예) 편이 차례로 나왔다. 이번에 발간된 시리즈 마지막 편인 ‘예’와‘얼’은 전북 사람들의 수공예와 전라북도 사람들의 정신문화를 담고 있다. 한지·부채·침선·자수 등 우리 일상 속에 깊이 들어와 생활과 예술의 경계를 따질 수 없는 전통 수공예의 세계를 ‘예’로 조명했다. 오늘날 수공예가 기계문명에 밀려 점차 사라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전북 수공예의 역사와 가치를 부각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대를 이어 전통수공예의 맥을 이어가고 있는 수공예 명가와 오늘날 공예산업을 일으키고 있는 장인들의 삶을 인터뷰를 통해 생생하게 담았으며, 수제 국수 공장·시골 장터의 대장간과 도장집 등 수공예의 범위를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생활 속으로 확장한 것도 흥미롭다. ‘얼’은 시리즈의 전 테마를 관통하고 아우르는 주제로, 전북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시도이기도 하다. 전북의 정신으로 저항과 풍류, 포용과 개척정신, 미륵신앙, 선비문화 등을 꼽고 이를 바탕으로 전북에서 동학농민운동과 민주화운동이 일어나고 다양한 종교가 번성할 수 있었으며 전통문화가 융성할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또 ‘전북의 어른상’ 수상자를 비롯한 전북의 어른들의 입을 통해 전북의 정신을 이야기하고, 4대 종교와 관련된 성지 순례로 장소에 담긴 역사적 의미를 소개하고 있다. 문신 시인과 최기우 극작가(대표집필)·김미영 수필가·김혜선 카피라이터가 ‘예’편 집필에, 최기우 극작가(대표집필)와 김규남 전북언어문화연구소장·김사은 원음방송 PD가 집필에 참여했다.

  • 문학·출판
  • 김원용
  • 2013.11.20 23:02

전북신문학상에 곽병술 수필가

한국신문학인협회 전북지회(회장 이남구)는 지난 7일 전북신문학상 심사위원회(심사위원장 박연복)를 열어 2013 전북신문학상 수상자로 시인이자 수필가인 곽병술씨(81)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수상작은 수필'벽오동나무를 바라보며''꽃 앞에서''나의 선 자리''학바위 회상''가을의 길목에서' 등 5편이다. 박연복 심사위원장은 "곽병술씨의 수필은 자연을 노래한 작품으로 평화로움과 풍요로움, 조화로움과 평등함은 물론 공동생활에서의 그리움을 불러일으켜 주는 동시에 잠들어 있는 일상을 자극하고 잔잔한 깨달음을 안겨주는 거울이다"며, "특히 그의 수필은 우유체(優柔體)로서 작품전반에 걸쳐 감정이 강하게 물 흐르듯 흘러넘치고 있다."고 평했다. 수상자 곽병술씨는 "보이지 않는 힘으로 지역과 나라의 운명을 이끌고 있다는 사람이 문인이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문인들은 평소 작은 행동마저도 함부로 하면 결코 안 된다."고 소감을 전했다.임실 출신으로 1995년 '현대수필', 97년 '현대시'로 등단했으며, 현재 한국문협, 한국크리스천문학회, 전북문협, 전북수필, 영호남수필, 임실문협 회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수필집 '고향의 달'등 9권의 수필집과 시집 '봄이 오는 소리', '푸른 넋을 찾아서'가 있다. 시상식은 16일 오후 4시 전주 백송회관에서 신문학 제6집 출판기념회와 함께 열리며,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함께 100만원의 창작지원금이 주어진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박연복 시인이 '우리는 현대시를 어떤 방법으로 해석할 것인가'주제로 문학강연이 열리며, 전주시청 노송광장에 회원 시, 수필화 약 40편이 전시된다.

  • 문학·출판
  • 김원용
  • 2013.11.15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