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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 '글쓰기, 당신도 시작하라' 연재 마친 송준호 교수

스팸메일로 가득한 이메일함에 갑작스레 초대장이 전달됐다. 초대의 변(?)은 본보에 '송준호 교수의 글쓰기, 당신도 시작하라' 연재할 수 있는 기회를 줘서 고맙다는 것. 얼떨결에 겸상(?)을 받기로 한 기자는 12일 점심시간에 맞춰 완주군 우석대 예술대로 향했다. 그러나 4층 연구실에 도착했을 때 반바지 차림의 문예창작학과 교수들이 삼삼오오 도시락을 들고 모이는 기이한 풍경이 펼쳐졌다. 집합 장소는 안도현 교수의 연구실. 글쓰기 만큼이나 요리를 즐기는 송준호 교수와 안도현곽병창 교수, 종종 '공돌이'로 놀림을 받는 정동철 교수의 도시락 정담(情談)은 인터뷰를 위한 맛깔스런 에피타이저가 됐다. 다음은 송 교수의 연구실로 자리를 옮겨 진행된 본격적인 인터뷰. 캔맥주를 홀짝이며 편안하게 이야기를 이어간 그는 신문 연재의 감회와 못다 전한 책'이제 당신도 시작하라 - 나를 바꾸는 글쓰기'(살림) 출간 소회를 술술 풀어나갔다. "글쓰기 안내서인 줄로만 알았으나 교양서 같았다"는 호평과 "책이 일찍 출간 돼 연재하는데 김이 빠졌다"는 아쉬움이 공존했으나, 일면식 한 번 없는 독자들의 전화를 때때로 받았을 만큼 생애 첫 연재는 의미 있는 경험이 된 듯 했다. "어머니가 제 글을 읽고 "글이 쓰고 싶다"고 하신 게 제일 기억에 남네요. 연재물을 스크랩해서 나눠주는 분들을 만나는 것도 즐거웠고요. 글쓰는 사람들에겐 즉각적인 피드백이 큰 힘이 되는데, 재미가 쏠쏠했습니다."스스로도 인정했듯 글 전반에 관통하는 주제는 "연애하듯 글을 쓰라". "'연애'라는 단어에 거부감을 갖는 이들이 없지 않느냐"고 고개를 끄덕인 송 교수는 "연애하는 것처럼 보고 싶어하고 정성스레 대하면 세상이 살만한 곳이 될 것"이라고 했다. 숱한 글쓰기 입문서와 달리 생활 속 소재를 끌어들여 창의적 글쓰기로 인도한 방식에도 굳이 겸사를 빌리지 않았다. 4년 전 펴낸 '좋은 문장 나쁜 문장'(살림) 집필을 토대로 평소 강의 때 주창하던 내용을 잘 정리한 것에 불과하다는 것. 지난 1월 장수연수원에 홀로 칩거하면서 열흘 만에 쓴 초고에 안도현 교수의 조언을 참고해 작정하고 쓰다 보니 두둑한 분량이 나왔고 10번도 넘게 퇴고했다는 설명이 곁들여졌다. 아이러니하게도 본래 그는 백일장 한 번 나가본 일 없을 만큼 글과는 인연이 없었다. 대학 영문과 진학을 계기로 어울려 다니던 부류가 글 깨나 쓴다는 쪽이어서 얼떨결에 문청(文靑)으로 둔갑된 것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책 속에 등장한 글쓰기 훈련을 위해 열심히 소설을 베껴 쓴 주인공이 실은 자신이었다고 고백한 그는 그러나 소설가라는 호칭 보다는 교수라는 직함이 더 어울리는 것 같다고 했다. 책을 잘 읽지 않는 시대에 재야의 글쓰기 고수는 차고 넘치는 데다 자조적 글쓰기로는 도저히 만족될 것 같지 않다는 것. 인생이 그렇듯, 글쓰기에도 '숙련'은 없다. 매일매일 쓸 때마다 힘이 들지만, 계속 쓸 수밖에 없는 게 삶. 방황하는 청춘들을 위한 글쓰기를 다룬 책은 내년에나 선보인다. 그의 작법서를 '뮤즈' 삼는 이야기꾼이 탄생될 지 지켜볼 일이다.

  • 문학·출판
  • 이화정
  • 2013.08.16 23:02

소설가 박범신 '시작하는 청춘에게' 21일 전북대 강연

한국언론진흥재단(이사장 이성준)이 읽기 문화 확산을 위한 캠페인'독(讀)한 습관'에 소설가 박범신씨(67)를 초청했다. 원광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뒤 전북 교단에서 활동한 인연이 있는 박씨는 21일 오후 7시 전북대 건지아트홀에서 '시작하는 청춘에게'를 주제로 한 강연을 이어간다. 7월엔 소설가 김영하씨와 영화평론가 이동진씨가 각자의 읽기 노하우를 들려준 데 이어 8월엔 여행작가 손미나씨가 '달려가는 청춘에게'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으며, 소설가 이철환씨·유영만 한양대 교수 등이 강연을 준비 중이다.'독한 습관'은 읽기 문화가 사라지는 오늘날, 많은 명사들이 읽기를 통한 자신의 성공 비결을 들려주도록 해 젊은이에게 글 읽기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기 위한 프로젝트다. 주최 측은 특히 20대에게 읽기의 필요성과 가치를 알리기 위해 2011년 시작한 명사 읽기 특강 '리더스 콘서트'를 올해부터 '독한 습관'으로 변신시켰다. 한편, 한국언론진흥재단은 명사 강연 외에도 대학 신문읽기 강좌, 신문읽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다독다독', 신문논술대회 등 흥미로운 프로그램을 이어가고 있다. 문의 02)2001-7774~5. gmail.com http://dokhan. co.kr

  • 문학·출판
  • 이화정
  • 2013.08.14 23:02

[45. 장태윤(張太潤) 편] 한 촉의 춘란(春蘭)이 되어

임실 출생으로 전북대학교 국문과 졸업 후 전주 간호대학과 전주 영생고등학교에서 38년 간 교편생활을 하였다. 대학 재학 시절부터 김해강, 신석정 두 분을 고문으로 모시고 '청도'동인으로 활동했으나 절필하고 있다가 1990년 '한국시'로 등단하였다.나무들은하나씩 털갈이를 시작한다.통통하게 살찐 몸에서고소한 살결 냄새가 난다.햇볕이 배어들어빨갛게 익은 고추잠자리가몸통을 드러내놓고 떠다니는 하늘은가야금 퉁기는 소리가 난다.산정을 내려오는 스산한 바람은솔밭을 더듬어억새밭을 기웃거리다가더러는 나뭇가지에 걸려알알이 고염처럼 익어간다. - '나무들은'에서, 1999시인은 이미 하나의 나무가 되어 때때로 '털갈이'도 하고 간간이 '햇볕이 배어들어' 텅 비운 가슴에서 '가야금 퉁기는 소리가 나는' 나무가 되고 바람이 되어 산을 내려오곤 한다. 방금 품다 날아 간등걸 옆자리꿩알이 있다.한 알 만져보니어미의 사랑과 정성고스란히 배어나오는 체온정월 대보름 아침맨 먼저 취나물을 먹으면꿩알을 줏을 수 있다시던어머님의 목소리가 들린다.단란한 가족들이 보인다.어렸을 때 같으면억수로 재수가 좋은 날이겠지만생명체 하나가 이렇게 소중할 줄이야물 마르자마자어미 뒤를 따라 나설앙징스러운 그 모습 보인다. - '꿩알'에서, 2009산에서 자라고 산에서 배워 어느새 산인(山人)이 다 된 자애롭고 어진, 그리하여 풋풋한 생명의 경외감을 느끼게 하는 도가풍(道家風)의 선미(禪味)가 깃들어 있다. 그의 시의 소재와 특징은 이처럼 대부분 동양적 자연관과 정신주의를 지향하고 있다. 아가는 누운 채제 발을 가지고 논다.새살도 하고칭얼거리기도 하며장난감인 양여리디 여린 저 발을.시간이 얼마가 흐른 뒤엔수없이 산을 오르내리고강가도 가며부르터 공이가 생길 발.누군가를 찾아 어디선가부지런히 만나야 되고그러다 보면 헤어져쓸쓸히 돌아서야만 하는허전한 발걸음.아는지 모르는지아가는 제 발을 가지고열심히 놀고 있다. - '아가의 발' 전문, 2011부분과 현상을 그 자체로만 보지 않고 이를 통째로 꿰뚫어 사물의 본질을 한 눈에 포착하는 선적(禪的) 깨달음, 그것은 곧 새싹처럼 피어나 천진난만하게 노니는 아가의 옹알거림 속에서 앞으로 펼쳐질 생(生)의 고단함을 동시에 읽어내는 시인의 남다른 통찰력과 따뜻한 인간애가 아닌가 한다. '꽁꽁 얼어붙은/ 겨울의 끝자락에서도/ 햇살을 끌어 모으고/ 지열을 뽑아 올려/ 촘촘히 밝힌 꽃불' ('깜밥나물꽃')처럼 장태윤 시인은 오늘도 하나의 산이 되어 햇살을 끌어 모으고 지열을 뽑아 한 촉의 난꽃을 피운다. /시인·백제예술대학 명예교수

  • 문학·출판
  • 기고
  • 2013.08.14 23:02

"이승만 전 대통령은 대표적 헌법 유린자"

김진배 前 의원(79)에겐 감사할 일과 난감한 일이 각각 하나씩 있었다. 올해로 폐암 발병 3년 차. 수술로 왼쪽 폐 4㎝를 잘라냈다. 의사도 놀랄 만큼 쾌유를 보인 그가 눈을 돌린 것은 다시 글쓰기. 전북일보와 경향신문동아일보 등을 거치며 22년 간 기자와 1115대 국회의원을 지낸 왕년의 김진배를 알아본 관훈클럽은 팔순을 앞둔 그에게 저술 지원을 허락했다. 출간된 '두 얼굴의 헌법'(폴리티쿠스)의 앞뒤 사연들이다. "폐암 수술 뒤 부안 월명암에 내려갔어요. 스님이 주는 밥 먹고 새바람 소리 들으며 몇 달을 지냈더니 몸무게가 7㎏ 빠진 거예요. 그런데 체력이 떨어지기는커녕 몸 상태가 정말 좋아졌어요. 그제야 무릎을 쳤죠. 내가 너무 바쁘게만 살았구나 하고."그러나 밥만 '따복따복' 받아먹는 여유로운 환자 생활도 몸에 맞지 않았는지 글쓰기로 돌아왔다. 그가 펴낸 '두 얼굴의 헌법'는 1948년 제헌의회에서 헌법의 탄생, 친일 청산, 국회 프락치 사건, 경제 민주화, 영토 문제 등 제헌의회에서 논란이 되었던 사안과 1952년 이승만 대통령이 정권의 이익을 위해 발췌 개헌을 시도한 사건까지 헌법의 형성왜곡 과정을 기록한 생생한 증언이다. 1960~1970년대 현장에서 뛰었던 기자 경험을 토대로 제헌국회를 드나들던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철저한 취재와 고증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 헌법은 대통령재벌 등을 위한 법이 아닌 사회적 약자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는 전제 아래 2011~2012년 용산 참사가 벌어진 남일당 건물,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이 농성을 벌이는 대한문 앞 천막, 해군기지 찬반논란이 한창인 제주 강정마을까지 직접 돌아본 그는 "정부가 경찰이나 건설업자를 동원해 군사작전 하듯 진압하고 농성하는 이들에게 혐의를 적용시켜 체포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처사"라고 일갈했다.눈에 띄는 점은 이승만 前 대통령에 관한 그의 평가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건국의 아버지로 평가받는 이 전 대통령은 엉뚱한 법으로 헌법을 똥 친 막대기로 만들어버린 대표적 헌법유린세력."헌법 없이 일제 강점기의 경찰 법령이나 미군 법령을 그대로 쓴 것도 창피한 일인데 스스로 헌법을 만들고 정부를 세운 뒤에도 내란이나 외환사범, 간첩 등 중대한 국사범과 전시에 군인에게만 적용하는 법을 적용하여 헌법을 무력화시킨 것은 말도 안 되는 처사"라며 목소리를 높였다.앞으로 외출을 삼갈 작정이지만, 글만은 치열하게 쓸 계획이다. 450장 분량의 책을 집필한 그는 속편인 '김진배의 헌법 이야기'를 곧 착수한다. 차기작이 헌법사의 새로운 역사적 사건이 될지 심리적 평안일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분명한 사실은 남들의 평가와 상관없이 그는 이 작업을 즐길 것이라는 것. 작가의 쾌유를 기원한다.

  • 문학·출판
  • 이화정
  • 2013.08.14 23:02

전북 6개 박물관 공동기획전, 조선시대 여인의 삶 '한눈에'

'날 낳고 우리 아버지 왼새끼 꼬며 울었다.' 딸을 낳은 섭섭함을 토로하는 삼남지방 수심가의 한 부분이다. 남성 중심이었던 조선사회에서 여인들의 고단한 삶을 대변해주는 대목이다. 반면 남편도 부인에게 존대어를 썼고, 16세기까지는 재산상속에 있어서도 아들 딸 차별 없이 똑같이 나누는 등 조선시대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일반적인 생각만큼 낮지는 않았다.전북박물관미술관협의회 소속 기관들이 모여 조선시대 여성의 삶을 재조명한다. 전주역사박물관(관장 이동희) 등 도내 6개 박물관이 한국박물관협회가 주관하고 기획재정부가 후원하는 복권기금을 지원받아 오는 11월 3일까지 전주역사박물관에서 '조선여인의 삶' 특별전을 연다. 공동으로 참여하는 전북대박물관(관장 이태영)원광대박물관(관장 장준철)어진박물관(관장 이동희)전주한지박물관(관장 주우식)예수병원의학박물관(관장 장영택)에서는 이 기간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체험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도내 박물관미술관의 교류협력차원에서 마련된 이번 전시는 조선시대 여인의 출생부터 삶의 모습, 사회적 지위까지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자리다. 이번 전시는 1부 '출생과 혼인', 2부 '가사와 생활', 3부 '흔들리며 핀 꽃' 등 3부로 구성됐다. 1부에서는 축복받지 못한 탄생과 어머니에게 배운 여성교육, 여성의 성인식인 '계례'와 가문대 가문의 만남인 혼례, 잉태와 육아, 부부간의 사랑 등 조선시대 여성의 출생과 혼인까지의 과정을 보여준다. 2부는 안살림을 책임졌던 안방마님, 여성의 의상과 장신구, 여가와 놀이 등 가사와 생업을 보여주며, 마지막 3부에서는 여성의 사회적 지위와 조선이 요구한 여인상, 시대의 규제와 억압을 문학으로 승화시킨 여인들이 기다린다. 특히 칠산군의 자녀들이 재산을 분배하면서 작성한 보물 제718호 '동북화희입의'에는 당시 아들과 딸이 동등하게 재산을 상속받았다는 사실이 기록돼있다. 또 여성이 지켜야할 도리를 20개 항목으로 정리한 '우암선생계녀서', 가양주마늘장아찌 등 음식 만드는 방법이 기재된 '한글 음식 방문', 혼례 때 여성이 타고 가는 가마 '사인교', 언문편지, 설씨부인 권문첩, 은장도 등의 유물을 통해 조선 여인의 삶을 엿볼 수 있다. 박물관측은 8월~10월 중 다문화가정과 문화 소외계층에게 전시설명과 함께 한지함 만들기, 매듭공예, 간찰(편지)쓰기 등의 체험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이 기간 공동으로 5개 박물관에서 다듬이질, 바느질, 절구 찧기, 자수 놓기, 규문수지여행지도 등 조선 여인의 생활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된다. 참여를 원하는 단체에는 차량이 지원된다. 이동희 관장은 "이번 특별전을 통해 조선의 여인상과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잘못된 편견을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이다"며 "관람객이 집중되는 방학기간에 열려 전주시민 뿐 아니라 타 지역 관광객도 뜻 깊은 전시를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4시 전주역사박물관에서 열린 전시 오픈식에는 송하진 전주시장, 유병하 국립전주박물관장, 변주승 전주대박물관장, 이태영 전북대박물관장, 조법종 우석대박물관장 등이 참석해 전시회를 관람했다.

  • 문학·출판
  • 김정엽
  • 2013.08.13 23:02

전주 한옥마을 종합소식지 '굴렁쇠' 창간

전주 한옥마을의 안팎 소식은 이제 '굴렁쇠'로 통한다. 전주 한옥마을 문화시설 실무자 협의회(대표 이영욱)가 펴낸 '굴렁쇠'는 가볼 만한 문화시설은 물론 체험·행사·맛집까지 아우른 종합 정보 소식지. 이는 비슷비슷한 체험·행사를 해오며 경쟁 아닌 경쟁을 해오던 문화시설 8곳이 지난해 개관 10주년을 맞아 릴레이 스탬프 찍기 등 협업을 해오다가 한옥마을에 관한 체계적인 정보 제공을 위해 의기투합한 결실이다. 전주한옥생활체험관·공예품전시관·전통문화관·전통술박물관·부채문화관·소리문화관·완판본문화관과 최명희문학관의 실무자들이 소식지 이름 공모를 통해 합의한 '굴렁쇠'는 "각 시설들이 잘 굴러가 서로 도움이 되는 관계가 되자"는 뜻을 담고 있다. 격월로 발간 돼 무료로 배포되는 '굴렁쇠' 첫 호 표지는 한옥 대문의 문고리로 장식됐다. 한옥마을 지도, 문화시설 안내와 8~9월에 가능한 체험 소개, 한옥마을을 배경으로 열리게 될 전주비빔밥축제·동문거리 페스타·전주세계소리축제 등 축제 소식, 콩나물국밥·고기·면 류 등으로 구분된 맛집까지 알찬 정보가 담겼다. 이영욱 대표는 "다음 호부터는 한옥마을 내 어르신 이야기 등과 같은 재밌는 기획을 곁들이면서 쿠폰을 첨부해 관광객들이 꼭 챙겨야 필수 아이템으로 인식시킬 생각"이라고 전했다. 한옥마을 내 문화길라잡이를 자처할 '굴렁쇠'는 현재 숙박업소 중심으로 배포됐으나, 앞으로 더 다양한 공간에서 만나볼 수 있게 될 듯.

  • 문학·출판
  • 이화정
  • 2013.08.12 23:02

전주대 한국고전학연구소, 한국학 기초 토대사업 선정

전주대 한국고전학연구소(소장 변주승 교수) 내 율곡정본화연구단(책임자 오항녕 교수)이 조선 성리학을 구축한 율곡 이이(153~1584)의 방대한 저술을 한데 모아 표준 텍스트로 만들기 위한 정본화(定本化) 연구에 나선다. 율곡정본화연구단은 교육부 산하 한국학진흥사업단이 주관하는 한국학 기초 토대사업에 선정된 것을 계기로 3년 간 7억을 지원받게 됐다. 연구나 인용을 할 때 가장 믿을 수 있는 자료가 되는 정본의 중요성이 새삼 환기된 것은 한국학 연구가 객관적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국내외 학계의 현재적 요구를 반영한 것이다. 앞서 퇴계학연구원이 2002~2008년 '정본퇴계전서'(定本退溪全書)를 추진해오다 지원이 끊겨 고충을 겪었고, 충북대 우암연구소도 2007~2010년 우암의 저작에 관한 정본 사업을 하다가 지원이 중단되는 등 정부와 학계는 정본화 사업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정작 지원엔 소홀해왔다. 다행스레 지난해 다산학술문화재단이 10여 년의 작업 끝에 다산 정약용의 저술을 망라한 최초의 활자본 전집 '여유당전서'를 오탈자와 저술의 오류 등을 바로 잡아 37권의 '정본 여유당전서'로 내놓으면서 정본화 연구가 급물살을 타게 됐다. 연구진이 재조명하려는 율곡 선생도 그간 1000여 편의 논문과 100여 권의 책이 출간됐으나 율곡 문집에 다른 저술이 인용돼 있는 등 문제점이 적지 않다고 봤다. 오항녕 전주대 교수는 "퇴계 이황의 문집 정본화 작업에 주력해온 정석태 부산대 교수와 다산학술문화재단 연구팀 일부가 수혈됐다. 시간은 촉박하지만 이들에게 정본화 작업에 관한 노하우를 착실히 익힌다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전주대 한국고전학연구소는 율곡 정본화 연구 이후에도 이이의 제자들을 중심으로 한 정본화 작업을 추진해 기호학파의 학맥과 사상을 조명하는 센터로 거듭나겠다는 복안이다.

  • 문학·출판
  • 이화정
  • 2013.08.12 23:02

[44. 이목윤(李木允)] 헹구고 식혀 다다른 햇살, 눈부시다

완주 소양면에서 출생하여 전주공고를 졸업하고 1956년 육군 보병학교에 입교하여 소위로 임관된 뒤 1960년 군 작전 중 부상으로 3년 간 치료를 받고 공병 대위로 퇴역하였다. 이어 전주대학교 국문과를 졸업(1968년)하고 '문예가족'과 전북문인협회 '표현'동인으로 활동하다가 1990년 '한국시'로 늦게 등단하였다.6.25 동란 직후 군에 입대하여 공병 장교였던 그는 한미연합 합동 작전 중 포탄 폭발로 얼굴에 큰 화상과 신체의 일부를 잃었으나, 좌절하지 않고 종군의 체험을 시화(詩化)하여 일그러진 육신과 영혼을 달래고 위로하는 첫 시집 '바람의 이랑을 넘어'를 발간(1992년)하였다. 이어 5권의 시집과 장편 소설 '소양천 아지랑이'를 펴내면서 문학을 통해 그의 신산한 삶을 극복·승화하는 인간 승리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년 이후에는 불교에 귀의하여 전북불교문학 회장(1998-2000)을 역임하면서 한국예술총연합회장상과 한국전쟁문학상 그리고 전북PEN문학회에서 수여하는 작촌문학상을 받았다. 없어진 오른 손의 몫을 일하는왼손 보며잃어버린 다섯 손가락의 연민을 달래는왼 손 보며살아 움직이는 포연의 후유증을 다스리는왼 손 보며그마저 깨어져새로 맞춘 아픔을 신경통으로 앓는왼 손 보며 · - '왼 손'에서포탄에 얼굴이 일그러지고 오른 손마저 잃어버린 후의 처참한 상황, 27번의 대 수술 끝에 겨우 사람의 모양을 갖추었지만, 왼손만으로 생을 지탱해야만 하는 한 인간으로서의 고통이 절규에 가깝다. 불구가 된 몸으로 군에서 퇴역하여 한 가정을 이루며 살아가야만 하는, 그의 서러운 삶과 설움, 그럼에도 불구하고 - 그렇게라도 살아 있음을 감사해야 하며 남아 있는 육신과 영혼이나마 달래고 위무해야만 하는 실존에서부터 그의 시는 시작되고 있다. '팔이 없으면 다리로 굴러라 / 다리도 없으면 온몸으로 굴러라 /- / 돌뿌리 채어 멍들면 / 더 구르고...... '가 그것이다.('굴렁쇠'에서)우리 어머니 병신자식 볼 때 우시고 애면글면 기른 정 자아내며 우시고 당신의 팔, 당신의 얼굴 날 줄 수 없어 우시고 그래도 살았으니 혼백이 돌아온 것보다 좋다 우시고 ....죽어서 다시 만들어지고픈 죽을 수도 없는 자화상 - '자화상'에서그는 주문처럼 되뇌인다. '팔이 없으면 다리로 구르고 / 다리도 없으면 온몸으로라도 굴러'서라도 살아나야 한다고…, 몇 년에 걸친 대 수술, 그것은 마치 대장간에서 수없는 당금질과 풀무질로 하나의 쇠붙이가 잘리우고 두둘겨 지듯 - 그는 얼굴 반쪽과 팔이 한 쪽 날아간 채 퇴역을 한다. 그런 몸으로 돌아온 그를 붙들고 '당신의 팔, 당신의 얼굴 / 날 줄 수 없어 우신' '어머니의 눈물 속에 갇혀' 죽을래야 '죽을 수도 없는' 굴렁쇠처럼 맨땅에 온 몸을 디디고 생존을 유지해야만 하는 자신의 처지를 거듭 확인하고 있다. 그도 어느새 일흔의 바다를 넘었다. '불타던 노을'도 이젠 '한껏 아름답고' '땅거미(도) / 고요로워 포근하구나' 그러니 '뭘 더 바라리….' 흙은 흙대로 나무는 나무대로 '귀한 사람들 살 내음'과 '꽃잎 흔드는 향'이 하나가 되는 '잔칫날 마당'에 '햇살은 부시고' '새의 울음소리도 평화롭구나' (〈꽃바람 앞에서〉)이것이 시인 이목윤이 고희를 넘어 맞이한 정신적 해방 공간, 곧 니르바나의 세계가 아닌가 한다. /시인·백제예술대학 명예교수

  • 문학·출판
  • 기고
  • 2013.08.07 23:02

김제문협 창립 40주년 '무지갯빛 시집' 출간

김제문인협회(회장 김 영)가 창립 40주년을 맞아 준비했던 전집이 3년 뒤 늦은 생일 잔칫상에 올려졌다. 김제와 연고가 있는 시인 12명과 김제에 애정을 보여온 시인 5명이 손수 꼽은 시 30편 씩 엮은 작은 시집이 무지개 빛깔의 '선물 세트'로 나온 것. 강신재 강은례 김 영 김월숙 나혜경 이형구 이흥철 정군수 조미애 최유라 한선자 황영순 시인의 '감성'에 김남곤 허소라 유대준 소재호 송 희 시인의 '품격'까지 갖춘 작지만 알찬 전집이다. 평소 문단에서 '아이디어 뱅크'로 통하는 김 영 회장은 2008년 경남 통영에 있는 청마문학관(유치환 문학관)이 그 지역 시인들의 시를 20편 씩 추린 작은 시집을 배포하는 것을 보고 착안했다고 말했다. 창립 40주년에 기획했던 작업이나 예산 지원이 어려워 차일피일 연기됐다가 올해 성사된 것. 김 회장은 "잘 읽히지 않는 시까지 넣느라 부피만 커진 시집을 선물하기 보다는 좋은 시만 30편 정도 추린 작은 시집이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서로 부담 없을 것이라 여겼다"면서 "김제문협 45주년 기념 때엔 수필집도 묶어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등단 50주년을 넘기고도 '문학 순정주의'를 지켜온 허소라 시인(시집'뿌리들의 합창'), 시인의 삶은 조심스러워도 기자의 삶은 거침없어야 한다고 주창해온 前 전북일보 사장 김남곤 시인(시집'어머니의 숟가락'), 현실에선 후배들과 술 먹으며 망가지더라도 시에서만큼은 품격을 잃고 싶지 않은 소재호 시인(시집'거미의 악보') 등의 서정적 목소리가 '느림의 3박자'로 쉼표를 찍는다.감각적이고 담박한 문장으로 사유의 힘이 빛나는 시(시집'꽃이 그랬다')를 길어올린 김 영 시인, 삶의 진리를 다소 자극적인 음식처럼 색다른 서정시로 풀어놓는 송 희 시인(시집'구름 죽죽 찢어먹는 여자'), 삶의 고독과 고단함을 절제함과 세련됨으로 이어낸 유대준 시인(시집'등불에 그을음 피면'), 애주가로 술병 비우는 데 일가견이 있는 '헌병대장' 한선자 시인(시집'나는 장가네 족발집으로 간다')까지 때로는 차 한 잔을 나누고, 때로는 소줏잔을 마주한 시편들이다. 김 회장의 겸사대로 '최고'의 전집은 아닐 수 있지만, 푸석푸석해진 전북 문단 내 체력을 증진시켜준 빛나는 전집 발간이다. 난해한 실험보다는 보드라운 서정이 깃든 시를 읽노라면 덜그럭거리던 마음도 편안해질 것이다.

  • 문학·출판
  • 이화정
  • 2013.08.05 23:02

전주박물관 토요일 야간개장 "어린이 체험전시 보러오세요"

무더위가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이는 주말, 야간에 박물관을 찾는 것을 어떨까. 국립전주박물관(관장 유병하)이 다음달 1일까지 여름방학을 맞아 2013 어린이 체험 전시 '무지개 박물관' 전시를 연다. 전시 기간 동안 토요일에는 오후 9시까지 연장 운영된다. 이번 전시는 몽골, 베트남, 필리핀의 다양한 생활과 문화를 즐기며 이해할 수 있는 다문화꾸러미 3종과 게르 등의 실물자료가 소개된다. 다문화꾸러미는 국립민속박물관에서 대여한 전시 상자로 현지에서 직접 구입한 실물 자료와 다양한 체험 자료로 구성됐다. 첫 번째 몽골 워크숍에서는 자연을 주제로 별이 보이는 집 게르와 우유로 만든 간식 '아롤'을 체험할 수 있다. 두 번째 베트남 워크숍에서는 쌀 문화를 중심으로 베트남의 기후, 환경에 대해 이해하고 월남쌈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자리. 마지막으로 세 번째 필리핀 워크숍에서는 축제문화를 중심으로 한 여름에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필리핀 사람들의 생활과 문화를 들여다보고 할로할로 체험이 진행된다. 이와 함께 연령에 관계없이 온 가족이 '무지개 박물관'을 즐기고 싶다면 전시설명회를 통해 가능하다. 현지 선생님들과 함께 몽골, 베트남, 필리핀의 문화를 직접 보고 듣고 느끼고 관찰하는 등 다양하고 재미있는 체험을 통해 꾸러미 안의 세상과 만날 수 있다. 전시설명회는 사전 예약 없이 오후 2시 전시장에서 자유롭게 참여 가능하다. 한편 낯설고 어렵게만 느꼈던 몽골, 베트남, 필리핀의 문화를 현지 선생님들과 함께 즐겁게 체험할 수 있는 어린이 워크숍은 오는 8일 운영된다. 어린이 워크숍은 인터넷 사전 예약을 통해 무료로 참여 가능합니다. 김소진 국립전주박물관 교육사는 "전시 연계 프로그램과 관련된 자세한 사항은 국립전주박물관 홈페이지(http://jeonju.museum.g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의 063)220-1016.

  • 문학·출판
  • 김정엽
  • 2013.08.02 23:02

여름방학 도서관서 꿈 키워요

완주군은 여름방학을 맞아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완주군립도서관과 작은도서관별로 여름독서교실을 운영한다.신청사 옆에 위치한 완주군립 중앙도서관은 12일부터 14일까지 3일 동안 '다 같이 돌자 직업 한바퀴'란 주제로 과거현재미래의 직업과 특이하고 다양한 직업의 세계를 알아보고 꿈을 이룬 세계의 인물 소개와 나의 꿈을 발표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꿈을 이룬 사람들의 직업 이야기 시간엔 JTV 전주방송 FM 제작팀 프로듀서이자 JTV 아트 스페이스 정혜강 원장을 초청해 특강을 진행한다.또 1일부터 14일까지 구이 모악이서 배꽃뜰상관 기찻길소양 철쭉화산 화산골경천 경천애인 작은도서관은 도서관별로 이틀씩 직업 세계애 대한 프로그램을 각각 운영한다.6월 개관한 완주군립 둔산영어도서관은 영어 특화 도서관이란 특성을 살려 지난 29일부터 5일간 '영어독서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삼례도서관은 5일부터 3일간 '우리 땅 독도 바로 알기'란 주제로 독도가 가지는 역사적사회적 의미를 알아보는 시간을 마련했고, 고산도서관은 12일부터 3일간 마술 속에 숨어 있는 과학원리를 찾아보고 직접 마술도 배워보는 '책과 함께하는 매직스토리'를 운영한다.완주군은 또 청소년과 학부모를 위한 '진로비전 워크숍'을 3일과 17일 두차례에 걸쳐 운영한다. 자세한 일정과 시간은 완주군 도서관 홈페이지(http://lib.wanju.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 문학·출판
  • 김경모
  • 2013.08.02 23:02

[43. 류희옥(柳熙玉)] 한 점 달로 뜨고 싶어하는 무위 세계

남원에서 태어난 류희옥(1949~) 시인은1989년 『시문학』 지로 데뷔하였다. 이후 전북문인협회 사무국장, 『전주일보』 기자로 활동하면서 최근 《두리문학》 회장을 맡아 진허(眞虛), 곧 텅 비어 있으면서도 참으로 가득찬 세계에 대한 통찰의 자세를 보이고 있다. 천년을 깃 쳐도 늙지 않는 휘닉스.모양이기를 거부한 채 떠돌이 넋이 되어 어디를 가 보아도 한 걸음 앞서어느 조각공원에서 너는 나의 눈길이 닿기도 전에비너스의 보드라운 곡선을 더듬으며 있었고 ......밤낮없이 시간의 빈터에서 5할의 탄생과 5할의 소멸로 질서 정연한 움직임 속에 꽃잎 피는 화음(和音) -「바람」 에서'바람'을 '휘닉스' , 곧 '불사조'로 은유하면서 거기에서 우주의 본성을 감지하고 있다. 이는 '모양'도 없고 냄새도 없는 허(虛) 혹은 노장의 '도(道)'나 불교의 '공성(空性)과도 다르지 않는 우주 그 자체의 모습이다. 그러기에 바람은 '어디를 가 보아도/ 한 걸음 앞서' 있고, 또 나보다 뒤에도 그대로 남아 있을 무시무종(無始無終) 진공묘유(眞空妙有)의 빈터인 셈이다. 시인은 이처럼 현상 속에 내재된 '우주의 본상(本相)에 대한 깨달음, 곧 만해의 〈알 수 없어요〉에 나타난 '오동잎', '푸른 하늘', 혹은 '저녁놀' 등과 다름이 없는 절대자의 현현(顯現)으로서의 '바람', 이른바 '현상의 법신관'을 이 시의 배면에 함의하고 있다. 어느 가랑이 큰 여신(女神)이산 /산을 / 한 발에 걸터앉아지금 / 달거리 중이다.(양도 많기도 하지명년 봄에 얼마나큰 / 봄의 아들을 낳으려는지) -「가을 산」 전문'어느 가랑이 큰 여신(女神)이/ 산/ 산을/ 한 발에 걸터앉아' '달거리'를 하고 있다는 인식이다. '명년 봄에 얼마나/ 큰/ 봄의 아들을 낳으려는지' 저리 붉게 산이 물들어 있느냐고 되묻기도 한다. 시작이 끝이 되고, 끝이 다시 시작이 되는 자연의 순환론적 발전 논리에 대한 우주적 견성, 그는 이미 이처럼 '가을'은 소멸이 아니라 그 안에서 또 다른 생명(봄)이 시작되고 있다는 불교의 연기론(緣起論)을 배면에 깔고 있다. 얼마를 흔들리고 흔들린 /뒤라야 /네 쪽도 아니고 / 내 쪽도 아닌/중심의 심대를 잡아 //……// 한없이 작아졌다/ 한없이 커졌다/ 무위자연의 하늘/ 둥둥/ 한 점 달로 뜰까. -「추를 보며」 에서두 개의 상반된 방향 사이에서 그것을 하나로 합일시키고자 하는 힘을 중도(中道)라 하고 그 중심에 추(錘)가 있다. 시인은 이처럼 하나의 추에서 성주괴공(成住壞空)의 원리를 관(觀)하면서, 그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중도적(中道的) 삶의 경지를 다지게 된다. 그러기에, 여기에서의 '중(中)'은 산술의 평균적 중(中)이 아니라 자연의 이치가 깃든 근원처로서 만물을 다 포용하는 중허(中虛)의 세계다. '달(月)' 또한 자연의 이치 혹은 보이는 것(色) 안에 숨어사는 무위자연의 도(道)나 수행자가 추구하는 궁극적 세계로서의 일원상(一圓相)이라 하겠다. 시인·백제예술대학교 명예 교수

  • 문학·출판
  • 기고
  • 2013.07.31 23:02

고은 시인, 네티즌 선정 '한국 대표작가'

노벨문학상 단골 후보로 꼽히는 군산 출생의 고은 시인(80)이 네티즌 선정 '한국의 대표작가'로 뽑혔다.인터넷서점 '예스24'는 지난 8일부터 26일까지 홈페이지에서 '제10회 네티즌 추천한국의 대표작가' 투표를 실시한 결과 고은 시인이 1만2788표(16.5%)로 가장 많은 득표수를 얻었다고 29일 밝혔다.소설가 이문열은 1만1897표(15.3%)로 2위를 차지했으며 소설가 박범신(5619표, 7.2%), 소설가 최인호(5602표, 7.2%), 신경림 시인(5264표, 6.8%)이 뒤를 이었다.고은 시인은 "내 것이 아닌 소식인가보다. 혹시 내가 저 꼴찌 쪽에 박혀 있는 것을 친구들이 위로하느라고 한 걸음씩 몇 걸음씩 뒤로 물러선 뒤 내가 맨 앞으로 떠밀려 온 것인가 보다"고 소감을 전했다.'한국의 대표작가'로 뽑힌 고은 시인의 대표작 영문본은 해외도서관 250여 곳에도 기증될 예정이다.한국의 대표작가 선정과 함께 진행된 '한국의 젊은 작가' 투표에서는 지난 6월 '28'을 발표해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소설가 정유정이 9995표(13.5%)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8808표(11.9%)를 얻은 소설가 김애란이 2위에 올랐고, 소설가 천명관(8358표, 11.3%), 소설가 김별아(5090표, 6.9%), 소설가 전경린(4552표, 6.2%)은 3~5위에 올랐다.'예스24는 투표에 참여한 독자 가운데 200명을 초청해 오는 8월 29일부터 사흘간 전주, 전남 보성 태백산맥문학관 등에서 문학캠프를 진행한다. 2005년 '한국의 대표작가'로 뽑힌 소설가 조정래와 올해 '한국의 젊은 작가'로 선정된 소설가 정유정이 함께한다. 연합뉴스

  • 문학·출판
  • 연합
  • 2013.07.30 23:02

전북대, 故 최내우 옹 개인기록 연구총서 '창평일기' 3~4권 펴내

전북대 쌀삶문명연구소 SSK개인기록연구실(책임연구원 이정덕 전북대 교수)이 지난해 이어 개인기록 연구총서'창평일기' 3~4권을 완간했다. 그간 학계가 중요시했던 기득권자들의 관점에서 쓰여진 '위로부터의 역사'가 아닌 소외된 자들의 시선으로 기록된 '아래로부터의 역사'가 재조명됐다는 점에서 뜻깊다. '창평일기'는 임실군 신평면에서 태어나 일생을 바친 故 최내우(1923~1994) 옹이 1969년 새해 첫날부터 1994년 6월17일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꼼꼼히 기록한 일상이다. SSK개인기록연구실이 이처럼 귀한 최 옹의 사연을 접할 수 있었던 것은 함한희 전북대 문화인류학과 교수가 625 전사자를 연구하던 중 최내우 옹의 아들인 최성미 임실문화원장이 관련 자료를 제공하면서다. 이정덕 전북대 교수는 "최내우 옹의 일기는 일상을 기록하려는 목적 외에도 돈 거래 내역까지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회계장부적 성격도 있었다"고 했다. '창평일기' 12권이 일제 강점기 시절을 거치면서 보고 겪은 회고록에 가까웠다면, 34권은 농촌 근대화에 따른 변화와 혼란상에 가깝다. 최 옹은 농수산물 개방 등으로 팍팍해진 살림살이, 떠나는 농민들로 인해 늘어가는 빈 집, 자식 교육에 대한 열의와 걱정 등을 착잡한 심정으로 지켜보며 절망과 희망을 함께 겪어온 농민들의 삶의 궤적을 담아냈다. 앞서 최 옹은 1920년대부터 1960년대 삶을 회고한 230쪽 분량의 '월파유고'를 통해 일제 강점기와 해방,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마을 공동체가 겪은 갈등과 화해, 해체와 변화 과정을 보여주기도 했다. 개인 기록을 통한 지역 현대사의 재구성을 목표로 인류학경제학사회학언어학 연구진들이 모인 SSK개인기록연구실은 2011년부터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지역 현대사를 복원해오며 '창평일기' (1~4권)와 '월파유고' 등을 출간해왔다. SSK개인기록연구실은 앞으로 전라도경기도경상도의 일기를 비교 분석함으로써 개인의 생활사를 통해 근대성을 통찰하고, 더 나아가 서구중심적 근대 개념을 해체재구성하는 방법론을 정립할 계획이다.

  • 문학·출판
  • 이화정
  • 2013.07.30 23:02

전북문인협회 5회 대동제…우한용·김익두 교수 강연

좋은 문학은 어떻게 정의될 수 있는가. 지난 27일 전북대 인문대 최명희홀에서 열린 전북문인협회(회장 정군수)의 '2013 도민과 함께하는 제5회 전북문인대동제'에서 우한용 서울대 명예교수는 '문학인의 자기점검'을 주제로 좋은 문학이 던질 법한 난감한(?) 질문에 관한 이야기를 꺼냈다. 현대인들이 문학을 통해 삶과 인간에 관한 진지한 질문을 피해가면 오히려 만성피로에 휩싸일 수 있다는 우려이자 화두이기도 했다. 그는 "문학은 인간의 삶의 가치를 어디에 두는가 하는 물음에서 시작하고 그러한 물음에 관한 답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가치가 확보된다"고 하면서도 "좋은 문학을 공부하고 그러한 작품이 생산한다고 자연스레 좋은 인간이 되는 것은 아니고 자기 성찰을 통한 부단한 자기 비평이 수반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앞서 김익두 전북대 교수는 '조용필과 문학'을 주제로 조용필 노래인 '창밖의 여자','물망초','비련' 등에 깔린 새로운 예술적 가치를 조명하는 문학 특강을 진행했다. 김남곤 시인의 시'어머니의 숟가락'으로 문을 연 전북문인대동제 2부에선 300여 명의 문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태영 전북대박물관장의 안내로 박물관을 관람했으며, 구순자 시인이 낭송하는 박재삼의 '밤바다에서'와 양해완 시인이 읊조리는 김소월의 '초혼'을 감상하기도 했다.

  • 문학·출판
  • 이화정
  • 2013.07.29 23:02

"'국민의례'·국위선양·품절'은 일본말 찌꺼기"

국경일은 물론 학교의 입학졸업식, 국가 주요행사에는 빠지지 않고 하는 것이 있다. '국민의례'다. 국립국어원이 만든 표준국어대사전은 '국민의례'를 "국민으로서 마땅히 갖춰야할 격식, 국기에 대한 경례, 애국가 제창,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으로 풀이한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말은 제국주의 당시 일본에서 유래한 것이다. 이윤옥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 소장이 쓴 '오염된 국어사전'은 '국민의례', '국위선양', '동장군', '단품', '품절'까지 일본어가 한국어로 둔갑한 현실을 들춰냈다.이 소장은 '국민의례'가 사실은 일본 기독교단에서 제국주의에 충성하고자 만든의식이었다고 지적한다. 그는 "국민의례란 1904년 러일전쟁이 발발하자 일본 교단이 출정군인, 상이군인, 전몰군인과 유가족을 위해 그리고 대동아전쟁 완수를 위해 행한 기미가요 연주,묵념 따위를 뜻한다"고 설명했다. 잘못 쓰이는 일본말 찌꺼기는 넘쳐난다. 우리가 흔히 쓰는 '국위선양' 역시 일본말에서 온 것이다. '국위선양'은 일제강점기 때 미나미 지로 7대 조선 총독의 조선인 길들이기 5대 지침 가운데 하나였다. "신하들이 천황을 도와 국가를 지키고 황국신민을 있게 한 시조신을 위로해 일본을 만세일계에 알려야 한다"는 것이 이른바 '국위선양'의 골자다. 곧 '국위선양'이란 일본을 세계만방에 알리자는 뜻이며 이 말을 계속 쓴다면 우리는 메이지 시대의 신민임을 자처하는 꼴이 된다고 저자는 꼬집는다. 저자는 이외에도 '유도리'나 '단품', '다구리'와 같이 일본말 찌꺼기인 줄 뻔히짐작하면서도 쓰는 말뿐만 아니라 '잉꼬부부', '다대기', '기합', '품절'처럼 우리말인 줄로만 알고 쓰던 일본말 찌꺼기의 역사와 유래, 쓰임새를 낱낱이 밝힌다. 저자는 이러한 일본만 찌꺼기가 아직도 걸러지지 못한 것은 국립국어원의 안이한 대응 속에 표준국어대사전이 부실하게 정리됐기 때문이라고 본다. 저자는 아예 이 책의 이름을 '표준국어대사전을 불태워라'로 지으려고 했다. 국립국어원을 비판한 저자가 실은 이곳에서 순화위원을 지낸 이력이 있다는 사실은 흥미롭다. 인물과사상사. 312쪽. 1만3천원.

  • 문학·출판
  • 연합
  • 2013.07.26 23:02

[42. 정희수(丁希秀) 편] 순천(順天)하는 한 그루의 나무

전주 출생 정희수 시인은 전주 동암고등학교에서 36년간 봉직하다 교장으로 정년퇴직(2007)한 시인인데, 그의 시는 생명의 근원인 '물'과 이념의 푯대인 '하늘'에 관심을 갖고, 물처럼 유장한 흐름과 하늘처럼 드높은 이상과 천리(天理)를 좇아 자신을 가다듬고 세상을 감싸 안으려는 따듯한 생명시를 쓰고 있다. 한 촉의 새순마른 땅 헤치고 나와쑤욱 쑥 솟아난다섬돌 밑 갈라진 틈서리닳아진 보도블럭 사이남문시장 쓰레기통 옆에서도부드럽게 손 뻗고 나온다.....최루탄, 그 돌팔매 아래서도일제히 일어선다, 자유는 - '지금 자유는' 중에서이른 봄, '보도블록 사이' '최루탄, 그 돌팔매 아래서도' '쑤욱 쑥 솟아오른' '한 촉 새순'의 강인한 생명력에 옷깃을 여미면서, 그것을 시인은 생명을 가진 것들의 '자유의 의지'와 동일시한다. 자유는 무릇 생명을 가진 것들이 태어나면서 조물주로부터 부여 받은 천부의 권리라고 보고, 그런 자유가 보장된 삶의 터야말로 낙원이고 파라다이스라는 주장이다. 이러한 생면주의가 '밟아도/ 밟히면서도/ 다시 일어서는 /꽃이여, 풀꽃이여/ 너에게서 내 길을 배운다' ('풀꽃을 위하여')로 이어지고 있다. 내가 바라보는 하늘은 늘 푸른 하늘이게 하소서세상이 어둡고 막막하더라도 하늘만은 언제나 푸른 하늘이게 하소서사람들은 서로 속이고, 미워하고,질투하고, 싸우더라도내 가까이 있는 하늘은 푸르고 푸른 그런 하늘이게 하소서오늘과 내일은 서로 다르지만너와 나 또한 다르지만스스로의 빛깔대로, 바라보는 대로, 있는 그대로 하지만 마음이 통하는 그런 빛깔이게 하소서살아 있는 것들과 죽은 것들그 모든 것들도 함께 품어 안는그러한 넓은 가슴의 하늘이게 하소서빈 종이 위에라도 몇 줄 선을 그으면모든 생명들 살아서 일어나는그런 하늘이게 하소서 - '내가 바라보는 하늘은' 전문이상과 현실이 공존하는 혼돈 속에서도 그가 일찍이 그리던 '맑게 드높은 푸른 하늘'을 다시 찾게 된다. 이 시를 읽으면 '순천자(順天者)는 존(存)하고, 역천자(逆天者)는 망한다.'는 명심보감의 한 구절을 떠올리면서, 그의 순천(順天)하는 낙관주의(optimism)의 인생관을 엿보게 된다. 그것은 순리와 천명(天命)을 좇는 덕치(德治)주의와 동맥으로 여기에 정희수의 시의 '원초적 건강성', 곧 '늘 푸른 하늘' 철학이 자리하고 있다. '세상이 어둡고 막막하더라도/ -언제나 푸른 하늘', 곧 하늘의 섭리를 따르고자하는 경천(敬天) 사상에서 비롯된 양성 지향의 생명관은 천성(天性) 그대로가 '있는 그대로' '살아서 숨 쉬는 그런 하늘'에서 더욱 구체화 된다. 그러고 보면 그가 꿈꾸는 하늘(세상)은 '어둡고 막막한/ 세상'에서 → '언제나 푸르고 푸른/ 하늘', 그러기에 '인위(人爲)'가 아닌 '있는 그대로의' 하늘, '살아 있는 것들과 죽은 것들/ 함께 품어 안은' →'넓은 가슴의' 하늘이요, '빈 종이 위에라도 몇 줄 선을 그어' → '모든 생명들 살아'나게 하는 포용과 생성(生成) 그리고 자비(慈悲)의 하늘이다. 이렇듯 그의 하늘은 '나무를 보며 열매를 생각하듯/ 어둠을 보고 빛을 깨달'아 '구름을 위하여/ 바람을 불러 모으'는('그리움은' 일부) 생에 대한 통찰로 미래지향적 건강성을 확보하고 있다. /시인·백제예술대학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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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 2013.07.24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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