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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저작권 수출 간접지원 확대

국내 출판저작권의 해외 수출 활성화 사업이 직접적인 출판 지원 대신 초록ㆍ샘플번역 지원과 해외 출판시장 정보제공 등의 간접지원을 중심으로 확대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산하 한국문학번역원을 통해 2008년부터 진행해온 출판저작권 수출 활성화 사업의 성과를 점검해 올해부터 전략적인 해외진출 지원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10일 밝혔다. 문화부는 우선 국내 출판사와 에이전시들이 저작권 수출을 위해 제작하는 출판제안서의 번역 지원을 확대해 초기비용 부담을 줄여줄 방침이다. 지난해 문화부는 총 518건의 초록 및 샘플번역을 지원했는데 올해에는 그 규모를 초록 600여 건, 샘플원고 400여 건, PDF 제작 500여 건으로 확대하게 된다. 또 해외에 국내 출판현황을 소개하는 영ㆍ중문 계간지 'list_Books from Korea'의 배포를 기존 2천800여 건에서 6천여 건으로 확대하고 온라인 격주간 뉴스레터의 제작도 늘리는 등 국내출판에 대한 정보제공 기능을 강화할 예정이다. 대신 그동안 출판사와 에이전시들의 해외수출 실적에 따라 사후 지급하던 인센티브 제도는 효율성을 감안해 폐지하며 해외 출판사를 대상으로 한 해외출판 지원금과 해외 출판마케팅 지원 등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차등 지급할 계획이다.

  • 문학·출판
  • 연합
  • 2010.02.11 23:02

[도약! 2010전북문화] ⑥최명희문학관

최명희문학관(관장 장성수)이 올해 소설가 최명희씨의 문학 혼을 폭넓게 담아내면서, 전북 문단의 역사를 엮고 문화콘텐츠를 개발하는 곳으로 도약을 시도한다.최명희문학관이 올해 중점을 둔 프로그램은 관람객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혼불」을 베껴쓰는 '필사의 힘, 필사의 노력'과 '「혼불」, 읽고 또 읽기'. 그간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추진해오다 올해 다시 「혼불」에 집중하는 것은 문학관 운영의 첫 마음을 잃지 않기 위해서다.지난해 2만여 명이 참여한 '전주發, 엽서 한 장'과 '최명희와 전북지역 시인·작가들의 서체 따라 쓰기' 등 전국구 프로그램으로 올해도 이어간다. 문학관 대표 사업인 '혼불 문학 강연 퍼레이드'는 문학 박사들과 문화예술인들이 참여해 전주 교도소, 전주장애인종합복지관, 전주은혜마을 효도원, 전북 지역 각 도서관 등을 비롯해 전북 지역 14개 시·군으로 그 영역을 확대·진행된다.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중심이 된'동시사랑모임'과 '장성수 관장과 함께 하는 행복한 소설읽기' 등도 꾸려져 문학의 향기를 이어갈 예정.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각 대상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도 최명희문학관만의 특징이다. 초등학생들을 위한 '전북지역 초등학생 손글씨 공모전'과 '글쓰기 특강','백일장','다문화 가정 2세 한국어 교실' 등을 진행한다. 중·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을 위한 '전주문학기행','전국 우수학교 초청 문학기행','찾아가는 문학특강','문학작품 낭송·낭독회','전북지역 고교생 문학워크숍','최명희청년문학상' 등도 꾸려낸다.중·고등학생들의 글쓰기 능력 향상을 위해 학생들의 습작품을 받아 유명 문인들과 '1대1 맞춤형 지도'를 하는 '빨간펜 글쓰기교실'은 눈에 띄는 사업.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매월 두 차례 진행되는 혼불문학공원 청소은'청소년 혼불 낭독회'와 곁들여져 봉사활동을 넘어 문학의 꿈을 키워주는 모태가 될듯.전주국제영화제조직위원회, 전주국제발효식품엑스포 조직위원회, 한국문학관협회, 한국도서관협회, 20세기민중생활사연구단, 전북대학교 신문사, 전주한옥보존협의회 등과 프로그램 교류를 통해 긴밀한 협조체계 유지할 계획이다.

  • 문학·출판
  • 이화정
  • 2010.02.10 23:02

[도약! 2010전북문화] "새 프로그램 확대…문학의 향기로 가득찰 것"

"올해 최명희문학관은 더 많은 시민들이 「혼불」의 향기를 느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확대키로 했습니다. '「혼불」 , 읽고, 또 읽기'는 전문가 강의에서 탈피하고, 독서지도사와 함께 읽고 그 감상을 나눌 수 있도록 해 시민참여형 문학관으로 거듭날 계획입니다."장성수 최명희문학관 관장(62)은 "올해 다시 「혼불」로 돌아와 초심을 다지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며 문학청년 및 애호가들과 시인·작가들을 연결시켜주는 역할에 충실할 것이라고 말했다.최명희문학관은 전주에 처음 세워진 문학관으로 전주·전북을 문학의 도시로 부상시켰다는 데서 남다른 가치가 있다. 전주시가 짓고 민간 전문가에게 운영을 위탁한 모범사례로 꼽히고 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장 관장은 "특정 개인의 문학관이긴 하지만, 지역 대표 문학관으로서 지역 문인의 자료를 모으는 일은 거의 없었다"며 "전북문학관이 생기면 우리 문학관과 역할 상충도 있을 수 있지만, 지역 작가들의 자료도 모아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는 문학관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어 장관장은 최명희문학관은 한옥마을이라는 지리적 요건과 작가의 인지도 등으로 인해 타 문학관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관람객 수가 월등히 높다며 1년에 약 13만 명 정도가 다녀가는 만큼 시민들의 높고 깊은 관심이 지속적으로 이어져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 문학·출판
  • 이화정
  • 2010.02.10 23:02

작가회의 "굴욕적인 확인서 요구 거부"

한국작가회의(이사장 최일남)는 8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시위 불참 확인서' 제출 요구와 관련해 "굴욕적인 확인서 요구를 거부한다"며 예술위가 입장을 고수할 경우 "문학적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작가회의는 이날 서울 용강동 작가회의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한국의 대표적인 문인단체에 대해 불법ㆍ폭력 시위 운운하며 굴욕적인 확인서를 요구하는 것은 그 발상 자체가 예술에 대한 무지이며 창작의 자유에 대한 공공연한 위협"이라고 주장했다. 예술위는 지난달 19일 올해 문예진흥기금 지원 대상 가운데 광우병국민대책회의에 소속된 작가회의와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대구지회에 공문을 보내 "불법 시위에 적극적으로 가담하지 않았음을 확인하고 향후 불법폭력시위 사실이 확인될 경우 보조금 반환은 물론 일체의 책임을 지겠다"는 내용의 확인서 제출을 요구한 바 있다. 작가회의는 계간 '내일을 여는 작가' 발간에 2천만 원, '세계 작가와의 대화' 개최에 1천만 원, 4ㆍ19 50주년 세미나 개최에 400만 원 등 총 3천400만 원의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다. 작가회의는 회견문을 통해 "이는 작가회의 회원들을 잠재적 피의자로 간주하는 반인권적 행정폭력"이라며 예술위에 ▲문건 작성 주체 확인 ▲예술위 위원장의 사과 ▲확인서 제출 요구 취소 ▲설립목적에 맞는 순수한 지원기구로 거듭날 것 등을 촉구했다. 도종환 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은 "예술위가 입장을 고수할 경우 '내일을 여는 작가'의 정간 또는 폐간을 비롯한 사업 차질이 불가피하다"며 "20일 총회를 통해 회원들의 뜻을 모아 민예총 대구지회를 비롯한 다른 단체들과의 연대 방안 등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 문학·출판
  • 연합
  • 2010.02.09 23:02

조카가 그린 워홀의 고양이 이야기

사다리를 타고 책장을 뒤지는 남자아이 너머로 '모나리자'를 색색으로 반복해 그린 커다란 그림이 보인다. 다른 한구석에는 브릴로 상자들이 아무렇게나 쌓여 있다. 말썽꾸러기 새끼 고양이들이 빨간색 캠벨 수프 상자에서 굴러다니며 장난을 친다. 고양이와 꼬마들이 숨바꼭질하는 이곳은 팝아트 거장 앤디 워홀(1928∼1987년)의 집이다. 워홀은 한때 26마리에 달할 정도로 많은 고양이를 키웠고, 어릴 적 워홀의 집에 종종 놀러 갔던 조카 제임스 워홀라(54)는 당시 풍경을 그림책 '우리 삼촌 앤디 워홀의 고양이들'(바다어린이 펴냄)에 담았다. 앤디 삼촌이 키운 고양이 부부 헤스터와 샘은 새끼 24마리를 낳았는데, 삼촌은 샘을 닮은 새끼 고양이들을 모두 샘이라고 이름 지었다. 폭이 좁고 높은 삼촌의 집은 곧 '샘으로 바글바글한' 곳이 됐다. 불편해진 삼촌과 부바 할머니(워홀의 어머니 줄리아 워홀라)는 각각 고양이들을 그린 책을 냈고, 책을 보고 찾아온 사람들에게 샘을 하나씩 안겨 내보냈다. 워홀의 집에 다시 헤스터와 샘 부부만 남게 되기까지 과정을 어린이의 시점으로 순수하게 그린 이야기도 정겹고 귀엽지만, 팝아트 거장의 작업실 겸 집을 구석구석을 살펴보는 일이 더욱 즐겁다. 유명한 자화상 속 모습 그대로 삐죽삐죽 뻗은 머리로 등장하는 워홀의 모습이나 '캠벨 수프 통조림', '메릴린 먼로', '200개의 1달러 지폐' 등 워홀의 작품들을 책에서 '숨은 그림 찾기' 놀이를 하듯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원제 Uncle Andy's Cats. 한정신 옮김. 40쪽. 9천500원.

  • 문학·출판
  • 연합
  • 2010.02.09 23:02

詩속으로 들어온 영화 한 편

"깜깜한 식솔들을 이 가지 저 가지에 달고 / 아버진 이 안개 속을 어떻게 건너셨어요? / 닿는 것들마다 처벅처벅 삭아내리는 / 이 어리굴젓 속을 어떻게 견디셨어요?"정끝별 시인의 시 '안개 속 풍경'을 읽으면 비슷한 제목의 유럽 영화가 떠오른다. 아버지를 찾아나선 남매의 여정을 그린 테오도로스 앙겔로플로스 감독의 영화 '안개 속의 풍경'은 실제로 아버지에 대한 정 시인의 시에 직접적인 영감을 줬다. 시인은 "삼십 대 초반에 '안개 속의 풍경'을 본 직후였거나 영화를 떠올리며 썼을 것"이라며 "그 영화는 내게 한 편의 영화라기보다는 한없이 척박하고 한없이 막막하고 한없이 습습했던 한 편의 회화이자 한 편의 음악으로 기억됐다"고 말한다. 한 편의 영화가 시인들을 거쳐 한 편의 시로 탈바꿈하는 경우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계간 '시인세계'는 봄호에 '내 시 속에 들어온 영화'라는 제목의 기획특집을 마련해 시인 16인에게서 영화와 시 이야기를 들어봤다. "좋은 영화는 직접 체험보다 더 감동적"이라는 유안진 시인의 말처럼 한 편의 좋은 영화는 시인들에게 그 어떤 체험보다도 압도적인 영감을 주기도 한다. 마광수 시인은 숀 코너리가 주연한 '바람과 라이온'에서 모로코왕이 노예를 방석 대신 깔고 앉는 장면을 보고 곧장 시 '왜 나는 순수한 민주주의에 몰두하지 못할까'를 써내려갔다. 그는 "그야말로 '영감'의 덕을 본 작품이었다"며 "시어 하나하나를 면밀하게 짜고 다듬어 쓴 시가 아니라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리는 시구들이 금세 완성도 있는 시로 탈바꿈한, 나로서는 흐뭇한 보람을 느낄 수 있었던 시"라고 회고했다.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한 시절'이라는 뜻의 영화 '화양연화'는 이병률 시인을 통해 동명의 시로 되살아났다. 시인은 "나에게 이 영화는 그림이며 음악이며 사진이며 여행이었다. 보는 것과 듣는 것과 행하는 것의 모두였다"며 "이 영화는 그 모든 걸 거느리며 여전히 아직도 내 깊숙한 힘줄에 관여하고 있다"고 말한다. 권혁웅 시인의 시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과 손택수 시인의 시 '범일동 블루스'는 모두 동명의 영화에 빚을 지고 있지만, 영감을 준 것이 영화 내용 자체는 아니었다. 영화의 포스터가 시의 모티브가 됐다는 권 시인은 "우물에 빠진 돼지는 처음부터 부조리를 품고 있다"며 "그 돼지가 멱따는 소리를 낸다면? 우아하게 몸을 날린다면? 거기에 윤동주처럼 모습을 비춰본다면? 죽음과 죽임 다음에 따라올 부활의 드라마가 전개된다면? 이런 상상을 잇대어 시로 표현한 것이 이 시"라고 말했다. 또 손 시인은 "어찌 된 영문인지 나는 아직도 그 영화(김희진 감독의 '범일동 블루스')를 보지 않은 상태"라며 "다만 영화 제작 발표회 뉴스를 보고 영화 제목에 강한 흡입력을 느꼈다는 것만은 고백해야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 문학·출판
  • 연합
  • 2010.02.08 23:02

"전자출판 활성화 위해 제도 개선 시급"

전자책(e북) 산업의 발전을 위해 부처간 긴밀한 협의 기구로 가칭 '전자출판산업진흥위원회'를 설치하고 출판문화산업진흥법을 개정하는 등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디지털화와 함께 빠르게 발전하는 전자출판에 대응해 작년 10월말 민간전문가로 구성한 '전자출판 정책연구 태스크포스(TF)팀'은 5일 오전 프레스센터에서 여는 '전자출판산업 육성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에 앞서 4일 사전 배포한 주제 발표 자료를 통해 이처럼 주장했다. TF팀의 법ㆍ제도 분과에 참여한 김혜창 한국저작권위원회 법정책연구팀장은 주제 발표 자료에서 "정책 일관성과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각 부처에 흩어진 전자출판 산업 정책과 기능을 통합, 조정하는 정책 추진 체계의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해결 방안으로 부처간 협력을 논의할 전자출판산업진흥위원회의 운영을 제시하고 "위원회의 주요 과제는 전자책 단말기 보조금 및 모바일 데이터 요금 인하 등 부처간 긴밀한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또 디지털 출판에 대한 고려가 충분하지 않은 현행 출판문화산업진흥법의 개정도 제안했다. 아울러 그는 "그동안 출판사나 저작권자가 수익분배 문제, 불법복제에 대한 우려 등으로 전자출판을 기피해 전자책 콘텐츠의 확보가 어렵다"면서 "저작자와 출판사, 전자책사업자간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기 위한 정기적인 협의체도 구성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TF팀의 콘텐츠 창작분과에 참여한 이용준 대진대 교수는 "전자책 이용이 저조한 요인은 우수한 전자책 콘텐츠가 부족하고 이용이 불편하며 단말기 성능이 떨어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달 인터파크, 예스24, 교보문고와 공동으로 1천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응답자의 44%가 전자책을 이용해 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으며 향후 전자책이 개선돼야 할 사항으로는 우수 콘텐츠 확충(27%), 이용 편리성 제고(21%), 단말기 개선(14%), 데이터 통신비 감액(10%) 등을 꼽았다. 문화부는 "이번 토론회는 전문가로 구성한 태스크포스팀이 정책방안 등 그동안 논의한 내용을 설명하고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라며 "발표 내용은 태스크포스팀의 의견이지 부처간 협의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 문학·출판
  • 연합
  • 2010.02.05 23:02

[강준만의 책으로 읽는 세상] 속도와 정치:공간의 정치학에서 시간의 정치학으로

프랑스 철학자이자 건축가인 폴 비릴리오(Paul Virilio)의 「속도와 정치 : 공간의 정치학에서 시간의 정치학으로」(이재원 옮김, 그린비, 2004)는 난해한 책이다. 속도, 전쟁, 기술이라는 3대 화두에 집착하는 그는 경제·사회적 힘이 아니라 전쟁과 속도가 인간사회와 현대문명의 기초라고 주장한다. 어린 시절 2차 세계대전을 겪고 군인으로 알제리 전쟁을 겪으면서 전쟁에 대한 엄청난 충격을 받아 전쟁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그는 "전쟁은 저의 대학이었습니다. 모든 것이 거기서 나왔지요."라고 말한다. 다음 5가지 주장을 음미해보자.(1) "속도는 권력 그 자체이다."(2) "인구가 적은데도 불구하고 서구인들은 우월하고 지배적인 것처럼 여겨져 왔다. 그들이 훨씬 더 빠르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중략) 속도는 서구의 희망이다."(3) "속도는 사냥꾼이나 전사에게 언제나 우월함과 특권을 가져다 줬다. 질주와 추적은 모든 전투의 핵심이다. 그러므로 역사상의 모든 사회에서 속도의 위계를 찾아볼 수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육지를 취득하고 영토를 지킨다는 것은 그 영토를 방어하기 위해서 그곳을 재빨리 어볼 수 있는 최상의 수단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기 때문이다."(4) "오늘날에는 습격이 초음속의 속도로 이뤄져 경계경보를 울리기까지의 시간이 단축됐기 때문에 탐지, 확인, 응수할 시간이 거의 없다. 그래서 기습공격을 받을 경우, 최고권력자는 요격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방어체계의 가장 낮은 단계를 서둘러 승인하는 식으로, 최종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자신의 권위를 포기해야 할 위험에 처할 수밖에 없다."(5) "민주주의란 정확히 무엇인가? 그것은 나누는 것이다. 무엇을 나누는가? 의사결정을 나누는 것이다. 그러나 동시대의 사회에서는 의사결정이 놀랄 만큼 짧은 시간의 한계 속에서 이뤄진다. 운송수단과 전송수단의 혁명이 민주적인 통제를 넘어서는 속도로 의사결정이 이뤄지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상대적 속도 대신에 절대적 속도가 사용됨으로써 민주주의의 본질 자체가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알 것도 같고 모를 것도 같고 난해하긴 하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자꾸 한국이 떠오른다. 한국은 세계에서 독보적인 '빨리빨리 공화국'이 아닌가. 비릴리오는 전쟁 중심으로 '속도의 정치경제학'을 말하지만, 전쟁적 가치의 확산으로 삶이 전쟁처럼 수행되고 영위되는 '속도의 문화정치학'도 말해야 할 것 아닌가. 이 후자를 말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나라가 바로 한국이다.한국의 '빨리빨리'가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건 아니다. 개화기에 조선을 다녀간 서양인들이 남긴 기록들은 한결같이 한국인들의 '게으름'과 '느림'을 지적하고 있다. 왜 당시 조선인들은 그렇게 느려 터졌던 걸까? 1894년 1월에서 1897년 3월까지 조선을 네 번이나 방문하였던 영국의 여행가 이사벨라 비숍(Isabella Bishop: 1831-1904)의 말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비숍은 "개혁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아직도 단지 두 계급, 약탈자와 피약탈자로 구성되어 있다"며 "면허받은 흡혈귀인 양반 계급으로부터 끊임없이 보충되는 관료계급, 그리고 인구의 나머지 4/5인, 문자 그대로의 '하층민'인 평민계급이 그것이다. 후자의 존재 이유는 피를 빨아먹는 흡혈귀에게 피를 공급하는 것이다"고 비판했다. 배경식은 "그렇지만 가난이 항상 농민들의 삶에 질곡으로 작용한 것은 아니었다"며 "'가난'은 탐욕스러운 관리들로부터 농민들을 보호할 수 있는 최고의 방어막 구실을 하였다. 이런 모습이 낯선 이방인의 눈에 '실질적인 안락함'으로 비쳐질 정도로 조선 농민들은 가난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낙천적인 면을 보여주었다"고 했다.가난이 착취의 보호막 구실을 해주는 상황에서 부지런하고 빨라야 할 이유는 없었다. 흥미로운 건 가난과 학정과 수탈을 못 이겨 압록강과 두만강을 넘어 간도와 연해주, 해외로 이주한 조선인들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부지런하고 빨랐다는 사실이다. 한국에서 '빨리빨리'가 전 국민의 행동강령으로 자리잡게 된 결정적 계기는 한국전쟁과 60년대부터 군사정권에 의해 추진된 군사작전식 개발독재다. 이제 '빨리빨리'에 관한 한 이 지구상에서 한국을 따라올 나라는 없다. 지난 2006년 한국에 사는 외국인이 뽑은 한국인의 '빨리빨리 베스트 10'을 보자.1. 자판기 커피컵 나오는 곳에 손을 넣고 기다린다. 2.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와 추격전을 벌인다. 3. 화장실에 들어가기 전에 지퍼를 먼저 내린다. 4. 삽겹살이 익기 전에 먼저 먹는다. 5. 엘리베이터 문이 닫힐 때까지 '닫힘' 버튼을 누른다. 6. 3분 컵라면을 3분이 되기 전에 뚜껑을 열어 먹는다. 7. 영화관에서 스크롤이 올라가기 전에 나간다. 8. 화장실에서 볼 일을 보는 동시에 양치질을 한다. 9. 웹사이트가 3초 안에 안 열리면 닫아버린다. 10. 편의점 등에서 음료수를 미리 마신 뒤에 계산한다.외국인들은 배달을 잘 안시키는가보다. '빨리빨리'의 정수라 할 배달 문화가 빠졌으니 말이다. 한국은 독보적인 '배달(配達) 민족'의 나라가 아닌가. 다음 기사 내용이 재미있다."음식을 주문한 장소가 운동회가 한창인 초등학교 운동장이건 붐비는 지하철 역사(驛舍) 구석이건 상관없다. 전화 한 통이면 언제 어디서든 배달음식을 즐길 수 있는 곳. 아침밥, 과일 간식, 각종 선물은 물론 운동기구, 골프채, 심지어 놀이터까지 전화 한 통이면 배송해주는 '배달(配達) 민족'의 나라…. 바로 대한민국이다. 뭐든지 '빨리빨리' 처리해주길 바라는 지극히 한국적인 정서에 미국식 서비스 정신이 결합해 생겨난 이 배달문화는 최근엔 해외로 다시 역(逆)수출될 정도로 '한국 특유의 서비스'로 자리매김했다."(조선일보 2009년9월8일)그간 한국인의 '빨리빨리' 기질은 비판의 대상이 되어 왔지만, 디지털 시대를 맞아 재평가되었고 이젠 예찬의 대상으로까지 격상된 느낌이다. '빨리빨리'가 IT 시대의 경쟁력 근원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물론 여전히 '빨리빨리'를 비판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말이다.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는 두 얼굴을 갖고 있다. '역동성'과 '조급성'이라는 두 얼굴이다. 그렇듯 '빨리빨리'엔 명암(明暗)이 있지만, 내가 보기엔 아무래도 명(明) 쪽이 큰 것 같다. 그렇지만 정작 중요한 건 그런 게 아니라 '빨리빨리'가 한국사회의 구조와 작동 메커니즘에 미치는 영향이 제대로 탐구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걸 연구하면 비릴리오의 '속도의 정치경제학'에 필적하는 '속도의 문화정치학'이 한국을 무대로 탄생할 수 있으리라.한국인들은 어떤 사회적 문제를 직접 해결하려하기보다는 '빨리빨리' 이뤄지는 변화를 통해 그 문제를 건너뛰거나 비교적 사소하게 만드는 방식을 선호한다. 그걸 의식하건 의식하지 못하건 말이다. 그래서 책임 규명에도 소홀할 수밖에 없으며, '책임윤리'가 자리잡기도 힘들다. 이런 문제를 포함하여 '빨리빨리의 문화정치학'에 관심을 가져보자. /강준만(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10.02.05 23:02

양성우 간윤위원장 "출판진흥 업무 확대"

양성우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이하 간윤위) 위원장은 3일 "간윤위 심의 업무를 간소화하는 대신 출판 진흥과 독서 진흥 역할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양 위원장은 이날 서울시내 한 음식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업무 계획을 설명하면서 "유해간행물 심의 절차를 단축하고 외국간행물 수입 제도를 개편했으며 광고전문심의위원회를 폐지했다"며 "출판 진흥과 국민 독서 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 위원장은 "시대적 추이를 따라가야 한다. 현재의 심의 제도 역시 심의라기보다 유해간행물 등급 판정에 가깝다"며 "변화한 정체성에 맞도록 위원회 이름을 바꾸는 방안을 문화체육관광부에 건의했다"고 덧붙였다. 간윤위는 문화부가 해왔던 우수 교양ㆍ학술 도서 선정 업무를 올해부터 대신하고, 우수한 저자 발굴을 위한 원고 지원 대상을 20종에서 30종으로 늘리기로 했다. 또, 재생종이로 만든 책 100만 부 발행을 목표로 '녹색출판' 캠페인을 활성화한다. 지난해 7월 이 캠페인이 시작된 이후 발행된 재생종이 책은 15만 부였다. 이밖에 연중 독서운동 전개와 전국 공공도서관 및 중소서점을 대상으로 한 독서 프로그램 지원, 독서 아카데미 운영 등 독서 진흥 업무도 계속한다.

  • 문학·출판
  • 연합
  • 2010.02.04 23:02

최명희문학관, '혼불' 베껴쓰기 '필사의 힘, 필사의 노력' 진행

17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죽음보다 더한 고통으로 풀뿌리의 숨결과 삶의 결을 드러낸 작품이 「혼불」이다.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갈아서 손끝으로 모으고, 불덩이를 이뤄, 한 마디 한 마디 파간 작품.최명희문학관(관장 장성수)이 소설가 최명희씨의 치열하고 섬세한 작가정신을 느낄 수 있는 「혼불」 베껴 쓰기 '필사의 힘, 필사의 노력'을 진행한다.2일부터 11월 31일까지 진행되는 필사 대장정은 「흔들리는 바람」(1부·1~2권), 「평토제」(2부·3~4권), 「아소, 님하」(3부·5~6권), 「꽃심을 지닌 땅」(4부·7~8권), 「거기서는 사람들이」(5부·9~10권) 등 5부 10권(108개 장)을 대상으로 한다. 필사는 각 장을 기준으로 하되, 각각의 장에는 여러 명의 필사가 담겨도 괜찮다. 매안출판사에서 출간된 「혼불」을 기준으로 하지만, 한길사에서 출간된 「혼불」로 해도 무관하다.1부는 최명희문학관 전시실에서 관람객 대상으로 진행되며, 2부에서 5부까지는 「혼불」에 애정이 있는 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원고지 한 칸 마다 나 자신을 조금씩 덜어 넣듯이 글을 써내려갔다"고 말하던 작가의 예술혼을 온 몸에 새길 수 있는 기회.장성수 관장은 "「혼불」 1만2000매 필사하기는 「혼불」을 다시 활물화시키는 귀한 작업"이라며 "하나의 언어, 하나의 사물이 진정한 존재로 다시 살아날 수 있는 필사의 힘을 느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접수 방법은 전화나 이메일로도 가능하다. 필사된 원고는 올해 말부터 최명희문학관 전시실에서 전시되며, 작업에 참여한 개인과 단체의 명단이 공개된다. 문의 063) 284-0570.

  • 문학·출판
  • 이화정
  • 2010.02.02 23:02

'제15회 신곡문학상 시상식' 성황

뛰어난 수필가를 배출해 창작열을 이어왔던 수필과비평사(회장 라대곤)가 주최하는 '제15회 신곡문학상 시상식'이 30일 오후 3시30분 전주 관광호텔에서 열렸다. 「느리게, 그러나 자유롭게」로 대상을 수상한 최병호씨(67·수필문우회 운영위원)와 「내 마음의 강」으로 본상을 수상한 김재훈씨(62·수필과비평작가회의 부회장)는 이번 수상을 인연으로 수필과의 열애에 혼신의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신인상 수상자인 김기조 박흥일 신능자 오명순 이상원 조우정 최상미 강리나 권오훈 백금옥 류수미 신 규 이승수 이희장 임영숙 김정례 박기옥 박일희 박해경 이금영 이승숙 이정자 이창용씨도 수필가로서 첫발을 내디딘 것을 기념하는 격려의 박수를 받았다.또한, 대상 수상자인 최씨의 '나의 문학 나의 인생'과 이상규씨의 '문학언어와 일상언어'를 주제로 한 문학강연도 함께 열려 문학의 향기를 이어가는 자리가 됐다.'신곡문학상'은 1995년 라 회장이 수필 문학의 질적 향상을 위해 사재를 쾌척해 만든 것으로 고향 지명이자 호를 따서 이름 붙인 상이다.이날 시상식엔 서정환 신아출판사 대표, 김남곤 전북일보 사장, 한국문협 월간문학 정종명 편집국장, 한국문협 평론분과 오양호 회장, 아동문학가 서재균씨, 소재호 시인, 수필가 김 학씨, 이동희 전북문협회장, 정군수 전주문협회장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 문학·출판
  • 이화정
  • 2010.02.02 23:02

'덕혜옹주', 하루키 제치고 1위

권비영의 소설 '덕혜옹주'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를 제치고 베스트셀러 1위에 올라섰다. 고종의 딸 덕혜옹주의 비극적인 삶을 그린 '덕혜옹주'는 지난해 12월 중순 출간돼 이번 달 첫째 주 처음 순위에 든 데 이어 정상까지 차지했다. 19주 연속으로 1위를 달렸던 '1Q84' 1권은 그 바람에 2위로 내려앉았다. 한동안 20위권에서 벗어났던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의 '나쁜 사마리아인들'이 14위에 올랐으며, 데이비드 조의 '해커스 토익' 시리즈와 '박철범의 하루 공부법', 이시원의 '시원스쿨 기초영어법' 등 학습 도서들도 순위에 들었다. 다음은 한국출판인회의가 교보문고와 예스24 등 전국 온ㆍ오프라인 서점 11곳에서 22일부터 28일까지 판매된 부수를 종합한 1월 마지막 주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다. 1. 덕혜옹주(권비영ㆍ다산책방)2. 1Q84 1(무라카미 하루키ㆍ문학동네)3. 엄마를 부탁해(신경숙ㆍ창비) 4. 죽을 때까지 후회하는 스물다섯 가지(오츠 슈이치ㆍ21세기북스)5. 당신 없는 나는?(기욤 뮈소ㆍ밝은세상)6. 그건 사랑이었네(한비야ㆍ푸른숲)7. 로스트 심벌 1(댄 브라운ㆍ문학수첩) 8. 365 매일 읽는 긍정의 한줄(린다 피콘ㆍ책이있는풍경)9. 최인호의 인연(최인호ㆍ랜덤하우스코리아)10. 1Q84 2(무라카미 하루키ㆍ문학동네)11.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이종선ㆍ갤리온)12. 넛지(리처드 탈러, 캐스 선스타인ㆍ리더스북)13. 일을 했으면 성과를 내라(류랑도ㆍ쌤앤파커스)14. 나쁜 사마리아인들(장하준ㆍ부키)15. 해커스 토익 VOCA(데이비드 조ㆍ해커스어학연구소)16. 박철범의 하루 공부법(박철범ㆍ다산에듀)17. 해커스 토익 스타트 READING(데이비드 조ㆍ해커스어학연구소)18. 해커스 토익 READING(데이비드 조ㆍ해커스어학연구소)19. 시원스쿨 기초영어법(이시원ㆍ엘도라도)20. 너는 모른다(정이현ㆍ문학동네)

  • 문학·출판
  • 연합
  • 2010.02.01 23:02

[강준만의 책으로 읽는 세상] 위험한 경제학-부동산의 비밀

"2000년대 들어 잔뜩 부풀어 오른 부동산 버블을 키우는 과정에서 가계 부채가 830조원까지 늘어났는데, 이 가운데 315조원이 부동산 담보 대출이다. (…) 시중 금융기관들은 CD와 은행채를 남발하고, 단기 외화까지 무차별 차입해 부동산 시장에 펌프질을 해댔다. (…) 이런 상황에서 현 정권은 부동산 버블을 떠받치는 데 '올인'했다. 현 정권은 각종 주택 및 부동산 관련 공약을 통해 사실상 '집값을 올려주겠다'고 공약해 집권한 정권이다. 현 정권의 핵심 집권 기반은 불과 5%도 안되는 다주택 투기자 등 부동산 부자 그룹이다. 따라서 현 정부에게 부동산 버블 붕괴는 경제적인 의미에서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것이다."동아일보와 미디어다음 기자 출신인 선대인 김광수경제연구소 부소장의 「위험한 경제학 : 서민들은 모르는 대한민국 경제의 비밀」(더난출판, 2009)은 위와 같은 진단으로 시작하고 있다. 그는 2008년 출간한 「부동산 대폭락 시대가 온다」에 이어 이 책에서 다시금 부동산 대폭락을 경고한다. 집값이 반등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건 부동산 버블 붕괴 과정에서 일어나는 '마지막 폭탄 돌리기'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그는 "이미 부동산 시장의 대세 하락이 시작됐으며 지금 뛰어내리지 않으면 엄청난 고통을 겪게 될 것"이라며 '주택 실수요자를 위한 10가지 조언'을 제시한다.첫째, 돈을 부동산에 투자해 묵힐 경우의 기회비용을 상쇄하고 남을 정도로 집값이 올라줄 것인지, 기대대로 집값이 올라주지 않을 경우 가계 경제에 생길 리스크를 생각하라. 둘째, "우리 동네는 저평가돼 있다"라는 환상에서 벗어나라. 셋째, 나도 부동산으로 대박을 터뜨릴 수 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라. 넷째, 재테크 수단으로 부동산만 한 것이 없다는 환상을 깨라. 다섯째, 집값이 바닥에 근접했다고 보고 가볍게 움직였다가는 장기간 지속되는 바닥권에 갇힐 수도 있다는 것에 유의하라. 여섯째, 주택시장에선 주식시장처럼 단기적으로 치고 빠질 수 없다는 걸 잊지말라. 일곱째, 집값의 20% 이상은 빚을 내 사지 말라. 여덟째, 집값 촉진책에 속지 말라. 아홉째, 실거주 수요가 없는 지역은 피하라. 열째, 20~40대 젊은 세대라면 서두를 필요 없다.저자는 "언론과 건설업계, 부동산 정보업체, 정부 관료들의 검은 유착이 부동산 거품을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며 "지금 한국의 언론들, 특히 일부 기득권 신문들은 광고 유치와 사주의 이익 수호에 눈이 멀어 언론의 본령을 저버리고 지면을 사유화한 거대 이익집단에 가깝다"고 비판한다. 그가 제시한 '부동산 선동 기사에 휘둘리지 않기 위한 15계명'은 다음과 같다.①기사에 나온 현장과 그 주변 상황이 맞는지 직접 확인해보라, ②해당 기자가 그동안 쓴 기사 이력을 검색해보라, ③신문사의 이해관계를 생각해보라, ④취재원의 이해관계도 살펴보라, ⑤기사가 얼마나 현실성이 있는지 생각해보라, ⑥통계에 속지 말라, ⑦기사내용이 확정된 결과인지 살펴보라, ⑧기자의 주관적 생각이 개입된 기사들을 조심하라, ⑨마지막 문장을 조심하라, ⑩제목과 기사가 일치하지 않는다면 다시 생각해보라, ⑪가능하다면 같은 주제를 다룬 외신 기사와 비교해보라, ⑫개발호재로 집값 상승 점치는 기사를 조심하라, ⑬단기 국면만 보여주는 기사는 경계하라, ⑭일부 사례를 일반적 사례로 포장하지 않는지 조심하라, ⑮언론에서 쓰는 상투적 용어가 적절한지 생각해보라.그러나 이런 합리적 논리에 저항하는 속설이 있다. "한국 사람들은 부동산에 대한 집착이 강하므로 집값이 쉽게 안 떨어진다"거나 "부동산은 심리다. 조금만 심리가 꿈틀하면 금장 집값이 오른다"는 따위의 속설이다. 이런 속설에 감염되면 논리적으론 수긍하던 사람들도 돌아서면 "집값은 또 오를지도 몰라"라며 불안해 한다. 저자는 이런 사람들을 가리켜 '부동산 이중인격자'라고 부르면서 부동산 이해관계자들의 선동에 놀아나지 말 것을 충고한다. 저자는 "현재 한국에서는 치열한 부동산 계급 투쟁이 벌어지고 있다"며 다음과 같이 호소한다."이제라도 한국경제의 파탄을 피하면서도 부동산 버블을 빼고 우리 모두가 집단 바보 상태에서 벗어나는 길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유주택자와 무주택자 간의 계급투쟁을 마무리 짓고 땀 흘리며 열심히 일하고 능력과 창의성을 발휘하는 사람들이 공정한 게임 규칙에 따라 정당하게 보상받는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를 건설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나라를 물려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저자는 이명박 정권의 부동산 정책에 매우 비판적이지만, 그렇다고 현 민주당이나 민주노동당 같은 정치세력에게서도 희망을 보지 않는다고 말한다. 기득권 중심의 불공정한 게임 규칙이 적용되는 한국사회를 근본적으로 개혁할 수 있는 새로운 정치세력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이게 가장 의미심장하거니와 안타까운 일이다. 현 정권과 분명히 정도의 차이는 있을망정, 민주당은 부동산 기득권 세력에 가깝다는 게 저자의 생각인 것 같다. 반면 진보정당들은 주요 의제설정에서 부동산 문제와 멀어졌다고 보아야 하지 않을까. 저자의 답답한 심정엔 공감하면서도 과연 '새로운 정치세력'의 구축이 가능할 것인지는 의문이다.이 책의 내용은 지방, 그것도 못 사는 지역의 현실과는 좀 거리가 있지만, 저자의 '부동산 이중인격자'라는 말은 가슴에 와 닿는다. 이 개념을 원용하자면, 지방에 사는 우리 모두가 지방문제에 관한 한 알게 모르게 이중인격자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입시 철이니 이런 이야길 한번 해보자지방에 살면서도 자녀를 서울 소재 대학으로 진학시키려고 애쓰는 건 당연하다. 아니 정말 잘 하는 일이라고 격려를 보내줘도 좋으리라. 개인과 가족의 발전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지역공동체가 우선이라고 생각할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런 생각은 존경의 대상은 될 수 있어도 일반화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여럿 모인 자리에서까지 지역대학을 모욕할 필요는 없다. 설사 "지역대학 보내느니 아예 대학 안 보낸다"는 마음이 있더라도 그건 속마음으로만 간직할 일이고 그와 비슷한 생각을 남들 앞에서 공공연하게 발설할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당신의 친구들이 다 성공해서 서울 강남의 수십억원짜리 아파트에 산다고 가정해보자. 그곳에 사는 어떤 친구들이 당신의 무능을 비웃더라도 속으로만 그렇게 한다면 무슨 문제가 되겠는가. 그러나 그들이 당신이 지방에 사는 걸 공개적으로 비웃는다면 이야긴 달라진다. 지역대학 문제도 마찬가지다. 속으론 마음껏 폄하하시되 발설하지 마시라. 당신이나 지역대학이나 같은 처지인 바, 누워서 침뱉는 일이다. 나를 포함하여 우리 모두가 자기모멸을 저지르고 있는 건 아닌지 늘 조심하자는 뜻이다.부동산 문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저자는 "부동산은 심리다"는 말을 반박했지만, 그건 '마지막 폭탄 돌리기'를 경고하는 차원에서 심리적 요인에 의해 사회적 문제가 증폭되는 걸 지적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무슨 일에서건 과대평가나 과소평가 모두 불행한 일이다. 우리가 가장 피해야 할 것중의 하나는 서울에 대한 과대평가와 지방에 대한 과소평가다. /강준만(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10.01.29 23:02

작년 성인 연간독서량 10.9권…'또 감소'

지난해 성인들의 연평균 독서량은 10.9권으로, 2년째 감소세를 보였으며 일반 책을 1권 이상 읽은 인구 비율인 독서율 역시 성인은소폭 하락했다. 이에 비해 초ㆍ중ㆍ고생은 독서량은 16권으로 늘어났고 독서율도 높아졌다.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출판연구소에 의뢰해 작년 11월 전국의 성인 남녀 1천명과 초중고생 3천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 28일 발표한 '2009 국민독서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성인의 연평균 독서량은 지난해 10.9권으로 전년 11.9권보다 1권이 줄었다. 성인의 연간 독서량은 1996년 9.1권에서 1999년 9.3권, 2002년 10.0권, 2004년11.0권, 2006년 11.9권, 2007년 12.1권 등으로 꾸준히 늘다가 2008년부터 감소세로돌아섰다. 신문이나 잡지, 만화 등을 제외한 일반 책을 읽는 인구 비율인 독서율도 2007년76.7%에서 2008년 72.2%를 거쳐 지난해는 71.7%로 떨어졌다. 문화부 관계자는 "TV나 인터넷 등의 접촉 시간이 늘어나면서 책을 읽는 시간이줄어든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생들의 한 학기 독서량은 2008년 14.0권에서 지난해 16.0권으로 늘면서 2년 연속 증가, 1994년 이 조사가 시작된 이래 최고 수준을 보였다. 종전 최대독서량은 1996년의 15.4권이었다. 학령대별로는 초등생이 25.8권에서 27.6권으로, 중학생이 10.1권에서 12.3권으로, 고등학생이 6.1권에서 8.1권으로 증가했다. 책을 읽는 시간은 성인이 평일 28분, 주말 29분으로 전년보다 1분씩 줄었고 학생은 평일 45분, 주말 50분으로 평일은 4분, 주말은 2분이 늘었다. 이를 포함해 성인은 인쇄 매체 접촉시간이 평일 54분, 주말 50분으로 전년보다3분씩 감소했고 영상매체나 인터넷 등 접촉시간은 증가했다. 성인들의 월평균 도서ㆍ잡지 구입비는 1만600원으로 전년보다 100원 감소했다. 최근 1년간 공공도서관을 이용해본 경험이 있다는 응답률은 성인이 26.6%, 학생 52.5%였다.

  • 문학·출판
  • 연합
  • 2010.01.28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