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 news
"풍금소리를 들려드릴께요. 아름다운 섬진강물을 보면서 동요를 불러주세요.” 임실군 덕치면 장산리(진뫼마을) 섬진강변에서 풍금반주에 맞춰 동요를 부르고, 징검다리도 건너보는 작은 문화축제가 마련됐다. 24일 오후 3시 30분 진뫼마을에서 열리는 김도수씨(46)의 산문집 '섬진강 푸른 물에 징·검·다·리'(전라도닷컴)의 이색 출판기념회. '섬진강∼'은 섬진강변 진뫼마을의 명예이장으로 알려져 있는 김씨가 월간 '전라도닷컴'에 연재한 고향 진뫼마을이야기를 모아 엮은 책이다. 이 날 행사는 옥수수·감자 쪄먹기, 봉숭아 물들이기, 다슬기 잡기 등 추억을 더듬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짜여졌다. 지리산과 섬진강의 숨결을 음악에 담아내고 있는 한치영·한태주 부자(父子)는 오카리나 연주에 섬진강물의 소리를 실어 내고, 박남준 시인은 진뫼마을에서 살았던 기억을 되살려 노래하듯 이야기한다. 당일 접수해 참가하는 동요부르기 대회는 '젤로오진상' '그래도오진상' '오메다행상' 등 재미있는 상의 이름에 걸맞게 각 지역 특산물이 풍성하게 준비됐다. 진뫼마을에서 나고 자란 김씨는 현재 전남 광양에서 직장에 다니지만, 쉬는 날이면 어김없이 고향에 내려와 농사를 짓고 있는 주말농부이자 고향 지킴이다. 이 날 행사는 비가 올 경우 진뫼마을 김도수씨의 집에서 열린다. 문의 062)650-2060
일아침 7시, 밭에 갔다. 고추를 끈으로 묶었다. 처음엔 재미 삼아 묶었다. 계속 해보니 손놀림이 늘은 것 같았다. 30분에 한 줄을 다하였다. 계속 하다보니 힘들었다. 버텨 낼 힘도 조금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너무 더웠다.땀을 닦으며 할머니를 힐끔 보았다. 할머니는 고부라진 허리를 펴지도 못하고 일을 하셨다. 아주 힘들게 일하시는 우리 할머니의 모습을 보면 더 열심히 해야된다는 마음이 들었다. 난 할머니와 한 11시 50분 정도에 고추 묶는 것을 마쳤다. 우리 할머니는 허리가 아프시다. 오르막길을 오를 때 할머니는 허리가 더 많이 아프시다. 그래서 내가 오르막길에서 할머니 등을 밀어드렸다. 그랬더니 할머니께서 쉽게 올라가실 수 있었다. 난 그런 할머니를 보면 너무나 슬프고 죄송스럽다. 할머니 대신 내가 아팠으면 하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래서 이번 주말에도 할머니를 더 많이 도와드릴 것이다. 할머니 일을 돕는 것은 나만의 사랑을 표시 방법이다. /전태미(익산 용북초 5학년)김밥한 입 먹으면 입안이 터질 것 같은맛있는 김밥김을 밑에 깔고, 그 위에 밥시금치, 당근, 달걀, 햄, 맛살에여러 가지 야채가 합쳐지면영양 만점 먹기 편한 김밥한가지만 빠져도 뭔가 허전한영양도 맛도 최고인 김밥/임정인(익산 용안초 2학년)글을 읽고◇태미의 글= 할머니에 대한 사랑이 가득하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밭에 가서 고추를 끈으로 묶고, 오르막길에서는 할머니의 고부라진 허리를 밀어드리는 태미의 손을 생각해 보라. 참으로 장한 손이다. 태미 만의 특별한 사랑 법이 마음을 따뜻하게 한 글이었다.◇정인이의 글=김밥을 입안 가득 넣고 볼이 터질 듯이 먹는 모습이 떠오른다. 정인이는 여러 가지 김밥 재료가 어우러져야 제 맛을 내듯, 개성이 강한 친구들이 모여 서로 함께 생활하는 것이 삶의 참 맛을 낸다는 것을 깨닫고 있는 것은 아닐까? /임대섭(시인)
나도 내 자리가 있었으면 좋겠어 하늘에 두둥실 떠 있는 구름처럼밤하늘에 반짝반짝 빛나고 있는 별들처럼나도 내 자리가 있었으면 좋겠어없으면 이상한 듯 고개 저어버리는. 넓은 들판에 가득 핀 꽃들처럼나도 내 자리가 있었으면 좋겠어없으면 금세 황무지가 되어버리는.나도 하늘에 떠 있는 구름처럼밤하늘에 빛나고 있는 별들처럼들판에 핀 꽃들처럼나도 내 자리가 있었으면 좋겠어.이들처럼 어딘가에 꼭 필요한 그런 자리가 나에게도 있었으면 좋겠어.없으면 안 되는 그런 자리가./서봄아(상서중 3학년)들어도 기분 좋은 꾸중중학교 2학년 이 시기는 사춘기라는 녀석이 우리네 머릿속을 헤짚어 놓는 시기이면서 신경이 곤두서는 시기이다.그래서 나는 내 방문을 의도하지 않아도 "쾅”하고 닫아버리게 된다. 그 소리와 함께 내 "마음의 문”도 더 굳게 잠겨버린다. 그리곤 꾸중들을 거라는 걸 알면서도 몰래 컴퓨터를 켜본다. 순간 이러면 안 될텐데 하고 조금씩 남아있던 내 선량한 마음씨가 안 된다며 내 옷자락을 붙잡는다. 하지만 이미 내 눈과 내 마음은 조금 남아있던 선량한 마음마저 짓밟아버린 후였다.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뜨끔했다. 일단 나를 믿고 싶으셔서 방문을 열어 지금 내 모습을 보지 않으신 것이다."뭐하니 효원아” 순간 마음이 뜨끔했다.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고... 공부해요” 꾸중이라도 들으면 평소처럼 짜증내버릴까라는 생각은 이미 사라진 뒤였다. "사실... 컴퓨터해요” 그러면서 난 컴퓨터에서 눈길, 마음, 손길 모두 단절시켜 버렸다.문을 빼꼼히 열어 고개만 내밀었다. 오늘따라 아빠, 엄마가 더 환히 웃고 계신 것만 같았다. 오늘에서야 부모님 눈가의 잔주름이 보였다. 오빠, 언니를 먼 타지에 보내고 막내인 나 혼자만 곁에 두고 적적하셨을 부모님. 공부하지 않아 매일 잔소리하는 마음도 불편했겠지만 그럴 때마다 내가 부렸던 투정에 마음이 많이 상하셨을 것이다. 사춘기 이 나쁜 녀석을 다 이해하신 듯 보이는 저 모습, 역시 언니랑 오빠도 이랬나보지? 라는 생각과 잔잔한 미소가 떠올랐다. 방문을 모두 열어 제껴 거실로 나아갔다."욘석, 공부하랬더니 컴퓨터하고 있었네, 허허” 아빠의 너털웃음과 조금 따끔한 꿀밤이 꾸중과 함께 나를 찾아 왔지만 내가 들은 꾸중중에 최고로 기분 좋은 꾸중이었다. /장효원(운봉중 2학년)글을 읽고◇봄아의 글 = 하늘의 별과 구름, 땅의 꽃들처럼 자기 자리를 갖고 마음껏 자기를 누리고 부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봄아의 글은 읽는 누구에게나(남녀노소) 깨달음을 얻게 해줄 만큼 깊이가 있다. 그래서 좀더 가깝게 접근해보고 싶어 '내 자리'에 대해 묻자, 엄마가 없기 때문에 자기 자리는 제 자리가 아니어서 란다. 순간 울컥해지는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글이 엄마가 되고 친구가 되어서 봄아의 제자리를 찾아주었으면 정말 좋겠다.◇효원이의 글 = 인생에 누구든 건너야 할 강이 있다면 그것은 사춘기의 강일 것이다. 그 강에는 '이성', '반항', '갈등', '부정', '자존', '독립' 따위가 놓여 있다. 효원이 역시 예외가 아니다. '하지마'하면 '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며, 마법의 상자 '컴퓨터'에 빠져 든다. 그러던 중 부모남이 돌아와 난처해지는데, 부모님의 너그러운 꾸중에 효원이는 기분 좋은 꾸중으로 느낀다는 사춘기 이야기다. 심리적인 갈등 묘사라든지 적절한 대화가 돋보인다. 여러모로 문학적 재능이 넘쳐 보인다. 하지만 사춘기에 스스로 사춘기를 말하는 부분과 좀 지나치다 싶은 기교는 효원이가 커가면서 거쳐야할 문학적 사춘기가 아닐까./이용범(시인)
'내 고향은 잘 가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길 떠난 자식을 위해 밥사발 묻어놓고 기다려주는 어머니처럼, 돌아 올 것을 알고 있기에….' 수필가 고희숙씨(56)가 낸 첫 산문집 '장날(범우사)'에는 '어머니와 초등학교 동창들이 있는' 무주의 풍경이 살아 있다. '해어와' '붉은 벽돌집' '올빼미 삼신' '앞집 까치네' '지봉 비우당 옛터' 등 작가가 나지막이 들려주는 옛 이야기 53편에는 정겹고 따스했던 고향 이야기들이 솔솔 풀어져 구수한 향내가 난다. 사람에 대한 애틋함과 그리움은 작가의 끊임없는 도반. 손녀의 숙제를 위해 풀씨를 받으러 갔다가 산에서 구를 뻔한 할아버지와 신작로에서 두 다리를 뻗고 떼쓰던 손녀를 달래느라 밭에 가던 걸음을 멈추던 외할머니, 딸이 아플 때마다 밤을 새우고 날이 밝으면 냄비를 들고 맛깔스런 밥집을 찾아 나서던 아버지…. 가족에 대한 작가의 마음도 구석구석 스며 있다. 아픈 자신을 배려해주는 남편에게 고맙다고 고백하고, 시집가는 딸에게 동백꽃으로 만든 분을 선물한다. '보은의 달 전국 편지쓰기 대상'을 수상한 넉넉한 필체로 작가는 시어머니와 북녘 땅에 살아 계실 삼촌에게 편지를 띄운다.'창작수필'로 등단한 고씨는 올해 한국 문화예술진흥원 문예진흥기금 지원 대상자로 선정됐다. 한국문인협회 회원이다.
김용택 시인의 '김용택의 꿈꾸는 섬진강'(삼성당)이 대한출판문화협회가 수여하는 제25회 한국어린이도서상 저작 부문 본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5월 출간된 '김용택의∼'는 섬진강의 마을과 천담분교의 아이들 이야기 그리고 작가가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마치 동화를 들려주는 듯한 정겨운 말투 속에 녹아 있는 책이다. 시상식은 20일 오전 10시 30분 출판문화회관 강당에서 열린다.
"술을 참 좋아해요. 술을 끊으라는 안식구에게 미안하지만 살면 얼마나 더 살겠다고……. 그래도 시를 쓸 때면 술은 절대 입에 대지 않아요. 시는 맑은 정신으로 써야지요.”2∼3년 전부터 말초신경염이라는 불치병을 앓고있는 시인은 발바닥이 저리고 다리에 힘이 없어 걸음이 부자유스럽다. 나이가 들어서 혹은 술 때문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시는 건강하다. 이흥규 시인(66)이 두번째 시집 '오두막 詩篇'을 펴냈다. '나는 애벌레로 늙어간다'는 책머리의 글은 쓸쓸함과 허무함이 짙게 배여있지만, "문학을 한다는 생각보다 인생을 젊게 살아야겠다는 마음으로 시를 쓴다”는 그의 시는 청년처럼 젊다. "특히 요즘 시절은 비판적 시각을 안가질 수 없죠. 시는 삶에 대해 말할 수 있어야 하고, 그른 것에 대해 비판적 시각도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부드러운 서정성을 발휘하면서도 때로는 사회에 대해 날카로운 이를 드러내는 것은 "무난하면서도 언제는 독특한” 시인의 성격 때문. 미국과 이라크 전쟁, 나아가 문명과 자본을 비판한 '너', 길게 쓴 시를 단 세 줄로 줄이고서도 생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간직하고 있는 '귀가'만으로도 시인의 품성을 읽을 수 있다."시집에 표현된 글씨는 모두 시”라고 말하는 그는 마지막 행 밑에 '군말'을 덧붙였다. 한 마디 더 하고 싶은 마음을 시를 쓰듯 조심스럽게 풀어놓았다.젊은 시절 청마 유치환 시인을 만난 추억을 깊이 간직하고 있는 그는 '보아도 보아도 보이지 않고, 안으로 안으로만 파고드는 시'를 만나 새로운 출발을 시작한 것이다.
"과학사를 연구하는 저자의 견해는 대부분 신랄하고 명징(明澄) 했습니다. 그의 견해에 공감하는 바가 커서 오랜만에 좋은 글을 읽었다는 생각과 함께 하늘을 쳐다봤지요. 쾌청했습니다.” 소설가 한상준씨(50·전남 보성중학교 겸백분교장)는 '석유시대, 언제까지 갈 것인가'(녹색평론사)를 소개했다. 석유위기와 그 대처방안을 생태주의적 관점에서 주장하고 있는 책. 그는 책장을 넘기며 '미국의 이라크 침략전쟁'이 먼저 떠올랐다고 했다. "석유가 지구의 환경과 평화를 짓밟는 주요 물질 가운데 하나라는 것을 증명하는 전쟁입니다. 침략의 본질이 석유의 안정적인 확보라는 사실도 드러나지 않았습니까.” 그는 9월 유예기간이 끝나는 우루과이라운드를 거론하며 '쌀'을 말했다. '쌀'과 '농민'은 고창출신인 그의 소설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화두. 그는 지금, 보성군 득량만 인근 마을 주민들을 취재해 소설을 쓰고 있다. "쌀은 우리 민족의 생존과 직결된 작물이죠. 에너지 문제와 다를 바 없습니다. 쌀이 부족하다고 우리가 베트남을, 태국을, 인도를, 중국을 침공할 수는 없지 않겠어요.” 그가 살고 있는 보성강변은 "거친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초암산에 골짝으로 머루나무가 지천이고, 20년쯤 되어 보이는 더덕을 잠깐 만에 몇 뿌리나 캘 수 있는 곳”이다. 그는 책을 덮으며 "지속 가능한 에너지인 태양열로 소요 전기의 일부를 충당하는 아름다운 집과 양질의 땅을 마련해 무농약의 먹거리를 자급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 스스로 자연이 되겠다는 뜻이다.
발음(發音)살아보니지구는몹시도 좁은 고장이더군요.아무리한 억만년 쯤태양을 따라 다녔기로소니이렇게도 호흡이 가쁠 수야 있겠습니까!그래도 낡은 청춘을숨가뻐 하는 지구에게 매달려 가면서오늘은 가슴 속으로 리듬이 없는눈물을 흘려도 보았습니다.그렇지만여보 안심하십시오오는 봄엔나도 저 나무랑 풀과 더불어지즐대는 새같이발음하겠습니다- 전북일보 1953년 1월 1일자에 발표된 신석정 시인의 '발음(發音)'석정의 문학적 유업을 계승·확산하는 일에 주력해온 석정문학회(회장 허소라)와 전북을 대표하는 양대 문학단체인 전북문인협회(회장 소재호)·전북작가회의(회장 김용택)가 석정의 추모 30주기를 맞아 한 마음으로 모였다. '신석정 시인 30주기 추모 문학제전위원회'(공동제전위원장 허소라·김남곤). 오는 9월 3일부터 일주일 동안 전주와 부안에서 석정의 시혼과 문학정신을 되새기게 될 석정 추모문학제는 석정의 문학을 연구해 온 30년을 결산하며 새로운 연구방향을 모색하는 책자 발간과 도민을 대상으로 한 문학강연·문학기행, 석정의 유묵(遺墨)과 생전 모습을 담은 사진 전시, 도내 서예가·화가들이 새롭게 제작한 신석정 대표 시화 전시, 기념우표 발행 등으로 꾸며진다. 원광대 오하근 교수가 책임을 맡은 추모 문집은 시인의 문학세계와 시정신을 계승 발전키 위해 전국단위의 필진으로 구성된다. 석정의 시세계를 조명할 문학특강(9월 4일 전북예술회관)은 석정의 사위인 전북대 최승범 명예교수와 군산대 허소라 명예교수, 문학평론가 신동욱씨가 강연한다. 석정의 고향인 부안 일대를 돌아볼 문학기행(9월 5일)은 '촛불' '슬픈목가' 등 시인이 시작활동을 한 부안읍 청구원(도기념물 제84호)과 석정의 시비가 있는 변산 해창 석정공원 등을 둘러보며 시심을 새긴다. 석정의 셋째 아들인 신광연씨와 부안예총 양규태 회장, 원광대 오하근 교수가 안내자로 참가한다. 가장 기대를 모으는 프로그램은 행사기간 전북예술회관에 마련될 각종 전시. 시인의 친필 시화와 서예작품, 시인의 대표시를 서예가·한국화가 등이 옮겨낼 시화, 시인의 역대 간행 시집의 초판본 및 30∼40년대 주요작품 게재지, 석정이 제자·자녀 등에게 보낸 편지, 유족·제자들이 지니고 있는 미공개 사진, 시인의 대표적 유영(사진) 등이다. 허소라 제전위원장은 "1939년 인문평론사에서 간행한 첫 시집 '촛불'을 비롯한 각 시집의 초판본에는 한국전쟁 이후 가난 때문에 판권을 넘기며 사라진 시들을 찾아볼 수 있어 학문적인 성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시인이 1973년 11월 군산교육대에서 문학특강을 했던 당시를 녹음한 테이프를 전시 공간에서 직접 들어볼 수 있는 것도 큰 매력이다. 행사기간 부안문화원(원장 김원철)은 지금까지 7차례 열어온 석정문학제를 확대해 백일장·석정시 낭송회·추모문학강연 등을 연대행사로 마련한다. 제전위는 이후 석정의 시문학사를 가늠할 수 있는 석정시전집 간행과 시인의 고향인 부안에 석정의 삶과 문학을 담을 문학관 건립사업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석정의 삶과 문학암담했던 1930년대, '그 먼 나라를 아십니까'라는 시어로 한반도 삼천만 민중에 희망을 안겨준 현대시단의 거목, 신석정 시인(1907∼1974). 부안이 고향인 시인은 식민지 시대와 광복 이후의 혼란과 갈등, 한국전쟁, 군사독재 등 어려운 세상을 살았지만, 그와 인연을 맺은 이들은 그를 '속됨이 없는 난초와 같은 기품을 남기고 간 시인'으로 기억한다. 특히 "일제 하에서 창씨개명을 하지 않았고, 일문(日文)으로 원고를 쓰지 않은 보기 드문 문인이었다”는 군산대 허소라 명예교수의 연구는 시인이 지닌 시정신의 일면도 엿볼 수 있다. 전북의 땅심을 받고 자란 이들에게 석정은 각별하다. 석정은 이병훈·허소라·이기반·이가림·강희안·오홍근·오하근 등 전라도의 많은 시인과 평론가를 길러냈고, 그의 맑은 시정신은 도민에게 예향의 긍지를 갖게 했기 때문이다. 원로작가 홍석영씨는 "석정은 줄곧 시와 더불어 살았고 한시도 시에서 떠난 적이 없었던, 영원한 현역시인”이라고 말한다. 유기수 시인은 시 '발음'을 거론하며, "평생 자연을 사랑한 목가시인이었고 일제의 저항시인이었던 석정은 끝내 자연을 관조하며 인간구원을 절규했던 시인이었다”고 기억했다. 전주태백신문사(1951년·3년)에서 편집고문을 맡았던 시인은 이후 전주고(1954년·7년)와 김제고(1961년·3년), 전주상업고(1963년·9년)에서 교사로 근무했다. 1955년부터 전북대와 영생대학에서 시론을 강의하기도 했다. 1967년부터 2년간 전북예총 지부장을 역임하며, 전북 문화의 발전에도 큰 힘을 보탰다.
김용택 시인의 '김용택의 꿈꾸는 섬진강'(삼성당)이 대한출판문화협회가 수여하는 제25회 한국어린이도서상 저작 부문 본상을 수상했다.지난해 5월 출간된 '김용택의∼'는 섬진강의 마을과 천담분교의 아이들 이야기 그리고 작가가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마치 동화를 들려주는 듯한 정겨운 말투 속에 녹아 있는 책이다. 시상식은 20일 오전 10시 30분 출판문화회관 강당에서 열린다.
시험 보는 날드디어 1학기 시험이 끝이 나는 날이다. 첫 교시 국어시간, 나는 차분히 풀어 나갔다. 2교시, 3교시, 4교시. 시간은 거북이처럼 느리게 갔다. 지금까지 시험이 끝이 났을 때 이렇게 상쾌한 기분은 없었다. 정말 너무나 기뻤다. 청소 시간이었다. 내 친구 지후는 내 사회점수가 68점이라고 말해 줬다. 그 말을 듣고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 화장실에서 그렇게 하염없이 울었다. 친구들은 점심을 먹으러 식당에 갔는데 나는 계속 울었다. 지후는 점심도 먹지 않고 나를 달래 주었다. 지후는 급식을 먹으러 가자고 하였지만,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다른 친구들도 이런 기분을 느껴 보았겠지?시험이란 건 왜 만들어졌을까? 누가 만들었을까? 정말 원망스럽기만 했다. 하교 후, 난 집에 들어가지 않았다. 대신 다희가 PC방을 가자고 했다. 다희와 화상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나니 한결 기분이 나아졌다. 3시까지 길거리를 걸어다니며 난 이렇게 생각했다. 시험은 내가 나중에 좋은 직업을 갖기까지의 작은 산이자 문턱이다. 이렇게 생각하니까 스스로 웃음이 나왔다. 정말 아까는 왜 울었는지 한심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지만 나중에 커서는 이것도 또 하나의 추억이 되겠지? 다음부터는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성적을 거두어야겠다./최세은(전주효림초등학교 6학년)운동회 연습엄마, 1교시 끝나고 들어갔을까요? 아니에요. 그럼, 2교시 끝나고 들어갔을까요? 아니에요. 하루∼종∼일 운동장에 있었어요. 운동장에 쭈그리고 앉아 있어 보지 않은 사람은 얼마나 힘든지 몰라요. /임찬(전주반월초등학교 2학년)◇세은이의 글 = 요즘은 초등학생들도 시험 보는 날 엿을 먹는다. 얼마전 도 학력평가가 끝났다. 아이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얼마나 큰지, 부모들은 또 얼마나 기대치가 높은지 교육과 거리를 두고있는 어른들은 잘 모른다. 한 줄 세우기 교육. 그것도 상부 교육행정기관이 그 동안 앞장서서 조장해오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그까짓 시험이 뭐라고 날마다 웃어도 모자랄 어린 시절을 이토록 갈등하게 만드는가. 세은아, 지식보다 중요한 게 엄청 많단다. 건강, 친구와의 우정, 성실한 땀방울, 이웃과 나누는 삶...... ◇찬이의 글 = 찬이의 시는 우리 교육의 현실을 아이의 눈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 다들 이제는 추억으로 남아있겠지만 초등학교의 운동회는 한 때 굿판이었고 잔치였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교육과정의 일부일 뿐인데 너무나 그 일에 목을 멘다. 틀림없이 올 가을이면 또 한 달 연습쯤은 기본으로 알고 덤비는 학교가 나올 것이다. 왜 보여주기에 그렇게 목을 메는 지 교단생활 15년이 된 지금도 이해할 수 없다. 아이들이 즐거워야 할 운동회. 그 과정도 즐거우면 얼마나 좋을까? 뜨거운 운동장에서 질서를 강요받으며 한나절을 보낸, 아홉 살짜리 저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기에 학교는 미안하지 않은가?/김종필(아동문학가)
할머니와의 약속어릴 적, 지구본을 돌리다 보니우리나라가 하도 쪼끄만 하길래"에게-, 여기서 저-까지 걸어서도 가겠네." 했더니아무리 좋은 자동차라도아무리 빠른 비행기라도아무리 돈을 많이 들여도호랑이 허리까지밖엔 못 간다 하시대왜? 왜? 하고철부지 하나 매달리니까우리 할머니 하시는 말씀"무-선 아저씨들이 총칼 들고 요놈- 한다." 하시대나는 엄마아빠할머니할아버지 말씀잘 듣는 착한 어린이라나는 괜찮을 줄 알고"나는 괜찮아-.나중에 내가 가서 사진 많이 찍어 올게-." 했지그저 빙긋 웃으며"오냐-, 할머니도 꼭 보여주."하시던 우리 할머니 눈에 눈물이 차대./이일여고 3학년 권우리봄의 향기반짝거리던 모래사장에서 즐겁게 웃으며 놀던 여름이 지나고 , 살짝 불어대던 가을바람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편지를 전해주고 , 모두들 순진한 아이들처럼 하얀 눈을 보고 좋아하던 계절이 지나 , 하늘에서 촉촉이 떨어지는 빗방울이 창문을 "똑똑" 두드리듯 초록빛깔의 아기새싹들도 땅을 힘차게 두드리며 쑥쑥 자라나는 계절.가끔 귓가를 따뜻하게 보듬어주는 살랑 부는 봄바람에서 묻어나는 향긋한 푸른 잔디 냄새와 눈을 즐겁게 해주는 꼬불꼬불 아지랑이는 겨울 내내 차가웠던 내 몸과 마음을 녹여주고 새학기를 시작하는 모든 사람들의 웃음소리는 나를 더 없이 행복하게 합니다 .얼어있던 계곡에는 버들강아지 피어나고 가재 식구 소풍 나와 맑은 웃음 소리를 합창합니다. 따뜻한 날씨 덕에 온 가족이 함께 나들이를 나가 봄꽃이랑 사랑을 나눌 수 있게 되었습니다 . 사람들 마음에도 설레임 넘치는 계절, 봄! 그래서 좋아할 수밖에 없나 봅니다.어른들은 먼 옛날 아득했던 질경이 풀 뜯기놀이랑 토끼풀로 반지 만들던 추억에 잠겨봅니다. 아이들은 푸른 들판을 뛰놀며 고향의 봄을 간직할 수 있는 맑고 깨끗한 봄.활짝 핀 벚꽃의 향기로움은 때로는 가족들과 함께 , 친구와 함께 , 또는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마음 한구석에 있는 추억을 저장 할 수 있는 아름다운 공간에 향기를 전할 수 있고 , 조용한 숲 속에서 천천히 걸으며 한없이 재잘대는 새의 노래 소리에 머리가 맑아지는 듯한 기분 좋은 느낌을 느낄 수 있습니다 .봄은 그렇게 매년 한결같음과 반가움의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여러 달의 많은 변화와 기다림 끝에 다시 따스한 봄바람과 초록새싹 , 귀엽게 올라오고 있는 어린 나무의 순 , 그리고 화려한 빛깔의 오색찬란한 꽃들이 피어나 우리를 정겨우면서도 반갑게 맞이합니다. 개울가의 조그마한 물고기들은 무언가 신기한 것을 발견 한 듯한 아기처럼 마냥 팔짝팔짝 뛰어올라와 사람들의 맞이하며 재주를 부립니다 . 무언가가 새로 시작된다는 기대감에 항상 웃음이 뒤따르고 봄을 상징하는 푸른 새싹을 보며 나의 꿈을 함께 키워나갈 수 있기 때문에 더더욱 좋은 봄입니다.사랑과 정이 가득 할 것 같은 내년 봄이 벌써부터 기대됩니다.봄이 있어 제 마음은 언제나 향기롭습니다./송민(전주기전여자중학교 3학년)<글을 읽고>◇우리의 글 = '할머니와의 약속'은 이 땅에 오래된 약속이 있었음을 상기시킨다. "걸어서도" 갈 만한 국토를 "허리까지밖엔" 못 가던 시절의 약속은 작품 속 할머니의 눈시울을 적시게 한다. "내가 가서 사진 많이 찍어 올게"라는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된 오늘날 읽는 이 약속의 시는 우리와 우리 모두의 가슴을 일순 막히게, 희망으로 벅차게 하는 시이다.◇민이의 글 = 묘사가 많은 이 여중생의 글에서는 어느 것도 그냥 있지 않다. 모래 반짝거리는 여름이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바람이 편지를 전해주는 가을이고, 겨울도 그러하다. [봄의 향기]를 읽으면 이 여중생의 반짝이는 눈을 거쳐 비로소 봄의 향기가 쑥쑥 자라남을 알겠다. 아, 이 땅에 봄의 향기처럼 우리의 어린 누이들이 자라고 있음을 알고 보면 이 세상은 여름도 가을도 겨울도 봄이겠다./오창렬(시인)
△ 피터 팬의 마음을 가져라피터팬과 같은 호기심 어린 눈빛, 소년의 순수함, 성인의 결단력, 보다 먼 곳을 향한 지향과 이상. 피터는 새로운 리더의 상징이다. 알렉산드로 케로가 '꿈 꾸는 능력'과 '성인의 결단력'으로 리더십을 말한다. 도서출판 홍/8천8백원 △ 좋은 의자 하나맹문재 시인(41)이 펴낸 시가 있는 산문집. 각 산문마다 '엄마 걱정'(기형도) '성탄제'(김종길) '나의 칼 나의 피'(김남주) 등 내용과 어울리는 다른 시인의 시 1편씩을 붙였다. 도서출판B/9천원△ 호랑이와 곶감'곶감'이 아이의 울음을 뚝 그치게 하자 호랑이는 그 곶감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녀석인 줄로만 알고 멀리멀리 달아났다는 구전의 마지막까지 제대로 살린 그림책. 위기철 글. 김환영 그림. 국민서관/8천5백원. △ 내가 처음 만난 대한민국 헌법헌법에서 주요 조항 19개를 뽑아 어린이들이 읽기 쉽도록 예화·비유·동시·제언으로 담은 책. 글과 그림을 같은 비중으로 구성해 정서적으로 먼저 헌법에 다가갈 수 있다. 이향숙 글. 김재홍 그림. 을파소/8천5백원. △ 지붕 밑의 바이올린 1989년 이상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김채원씨의 여덟 번째 창작집. 1996년부터 2004년까지 발표한 열 한 편의 작품을 수록했다. 이 중 4박5일간의 북한체류기와 납북 아버지의 추억이 담긴 '바다의 거울'은 작가의 실화다. 현대문학/9천원 △ 골동품을 알면 역사와 돈이 보인다 골동품 전문가인 이상문씨가 지금까지 작품을 수집하고 감정하며 겪은 얘기를 들려준다. 아울러 진작과 위작을 가려내는 방법, 훼손 문화재를 수리하고 보수하는 방법, 문화적 가치와 가격이 갖고 있는 상호관계 등도 다뤘다. 선/1만5천원.
문화관광부에서 15일까지 독서의 달(9월) 표어를 공모한다. 표어 내용은 21세기 지식정보 시대에 국민들의 독서 의욕을 고취할 수 있는 내용 등이다. 응모는 문화관광부 홈페이지(www.mct.go.kr) '독서의 달 표어' 배너를 이용하면 된다. 최우수 1편에 30만원 상당의 도서상품권을 수여하는 등 모두 5명을 시상한다. 문의 02)3704-9459
범우출판문화재단(이사장 한승헌)은 다음달 20일까지 출판학 연구자를 대상으로 2004년도 연구비 지원사업과 제14회 범우장학생 선발사업 신청을 받는다. 연구비 지원제도는 범우출판문화재단이 출판분야의 연구활동을 진작시키고 출판 산업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올해 처음 실시하는 사업. 연구주제는 '남북한 통일 지향적 출판정책'이다. 지원 대상자에게는 1인당 2백50만원의 연구비가 지원된다. 범우장학생 신청대상자는 전문대학에서 박사과정에 이르는 출판학 전공 학생이다. 문의 02)717-2121 www.bumwoopsa.co.kr(범우사 홈페이지)
민족문학작가회의 전북지회(회장 김용택)가 15일 전주우석중학교에서 두 번째 '2004년 찾아가는 문학교실'을 연다. 오후 2시 30분부터 90분간 열리는 이번 문학교실은 안도현·박성우·김형미 시인이 강사로 나서 글쓰기와 청소년기의 독서에 대해 강연한다. 문의 063)275-2266
"저런 멸치 말고도 땅의 푸성귀가 온갖 해물과 만나 우려내는 국물맛의 조화를 설마 몰라서 이러는 건 아니겠지요.” "하여튼 국물들 좋아해요. 국에다 밥 말아먹는 민족이 온 세상에 또 있을까.” - 소설 '석류' 부분읽기만 해도 웃음이 나오는 말 잔치에 박장대소하다가도, 죽은 여동생을 회고하는 어머니 얘기에 닿으면 눈시울이 시큰해진다. 소설가 최일남씨(73)의 열 세 번째 소설집 '석류'(현대문학). 2001년 이후에 발표한 7편 등 단편 8편을 묶은 '석류'는 감칠맛 나는 문체로 읽는 즐거움을 준다. '속도'가 버리고 간 텁텁하고 맛깔 나는 우리 풍속과 정서를 자분자분 거두고 있는 이 책은 50~60년대가 배경인 단편들이 주를 이루지만, 현재를 살아가는 소시민들의 일상과 과거의 기억도 빼지 않았다. 1997년에 발표한 '아침에 웃다'는 서민 생활 풍속 중 가장 직접적이고 원색적인 욕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전체적으로 작가특유의 해학과 감칠맛 나는 어법이 꿈틀댄다. 표제작인 '석류'는 작은아버지와 어머니가 서로 '한 세상 저쪽의 허물을 굽잡아 살짝 구슬리는 족족 밉지 않게 대드는' 입담으로 이뤄진 소설. 가난하고 배고팠을 시절 눈물겨운 정 나누기와 작가가 아름답게 세공해 되살린 구절로 우리말의 소중함과 풍요로움을 깨닫게 한다. 반세기하고도 한 해를 더해도 식지 않는 작가의 열정만으로도 '석류'를 씹을 때처럼 코끝이 알싸해진다.
우리 시대의 장남이란 고개 숙인 한국 남성의 표상이다. 제사라는 굴레를아내에게 씌우는 남편으로서, 동생들을 보듬어야 할 능력 없는 큰형으로서,또 조만간 생계능력을 상실할 부모를 모셔야 할 큰아들로서 이중삼중 책무만을 지닌 존재일 뿐이다. 진정 대한민국의 장남이란 책임만 짊어지는 희생적인 존재일까? 49년차 장남이자 MBC에서 23년째 방송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 윤영무는 단언컨대 아니라고 장담한다.이 책은 우선 무척이나 살갑다. 충남 부여에서 오형제의 장남으로 태어난 저자가 자신이 '장남'이기에 겪어야 했던 애환과 삶의 아픔을 진솔하게 고백하면서, 49년차 '장남'으로 살아온 인생 행로를 통해 우리 사회 장남의 모습을 푸근하고 정감어린 필체로 재조명하고 있다."나는 왜 장남으로 태어 났을까...” 저자가 살면서 스스로에게 가장 많이 던진 질문이라 한다. 그리고 지천명을 앞두고서야 겨우 이 질문을 거둬들일 수 있었다 한다.그사이 그의 아내는 고부갈등으로 몇 차례나 집을 나갔고,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는 반백이 되었으며, 아우들도 하나 둘 가정을 꾸려 이제는 제사상에 감놔라 대추놔라 하는 나이까지 이르른 것이다. 그리고 문득 깨닫는다."이제 그만 덜 여문 아우의 모습을 버릴 일이다. 아버지가 없는 시대, 이제는 모두가 장남이 되어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한다. 앞에서 한 마디 내뱉고 뒤로 숨어 궁시렁 거리며 남 탓하기나 좋아하는 아우의식 만으로는 더 이상 우리 사회의 미래를 꿈꿀 수 없다.앞장서고 책임지며 장남정신을 되새길 때다.” 라고./양계영(홍지서림 전무)
"고2 무렵 한 살 연상의 여인을 짝사랑했지요. 시를 쓰고 전달은 했는데……. 그 땐 연상의 여자가 연하의 남자랑 별로 연애를 안할 때였어요.”어린 시절 그의 가슴을 저리게 했던 첫사랑은 이뤄지지 못했지만, 그 때 씌여진 시는 많은 연인들의 사랑을 대신하고 있다. '즐거운 편지'의 황동규 시인(66·서울대 명예교수)이 지난 6일 1박2일 일정으로 전주로 소풍을 다녀갔다. 지난해 한옥마을을 둘러보고 1년만의 전주 나들이다. "대학 1학년 때 혼자서 전주를 처음 왔어요. 한벽당에 가면 집 없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소주를 예닐곱병 사서 내꺼 한병 남겨놓고 그들에게 나눠주고 나갔다 오라고 했어요. 한벽당에 혼자 앉아서 많은 생각을 했지요. 지금은 전주가 커졌지만, 그 때는 전주가 내 팔 안으로 들어올 때였어요.”문득 서울이 지겨워서 전주로 소풍왔다는 그는 덕진호 연꽃 자랑을 많이 했다는 소설가 최명희와의 인연도 들려줬다. 심사위원과 작가 지망생으로 처음 만난 안도현 시인과 제자 이종민 교수(전북대)가 있어 전주는 시인에게 더욱 특별했다. 유난히 여행시가 많은 황시인은 여행을 좋아한다. 그러면서도 여행지 풍물이 직접적으로 등장하는 경우는 적다. "시는 괴롭고 여행은 즐거운 건데, 시 쓰려고 여행합니까.” 시인은 여행의 감상들은 기억 창고 속에 넣어놨다가 나중에 꺼내 쓰는 것이라고 말했다."다들 벗어던지고 나오는 판에 난 다시 들어갔으니, 순전히 내 허영심이에요. 열심히 하는 젊은 제자들을 보면 나도 기운이 나요. 내가 강의를 다시 나가지 않았으면 토마스만이나 까뮈를 다시 읽을 필요가 없지요.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르겠지만, 옛날엔 완벽해보였는데 이젠 흠이 보이더군요.”1주일에 한번 국민대 강의를 나가는 그는 어린 제자들 덕분에 시를 쓰는 것도, 책을 읽는 것도 은퇴 전보다 더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문학은 자기와 두어번 싸워서 이겨야 한다고 말하는 그는 요즘 여성문학의 흐름을 걱정했다. 필요없이 불륜을 강조하거나 남성과 여성 중 하나만을 강조하는 것을 우려하는 그는 문학은 인간을 앞세워야 한다고 말했다."문학은 체험이 중요해요. 그런데 아버지와 아들은 많은 체험을 공유하지요. 저의 경우 아버지와는 다르려고 노력했어요. 한번은 아버지도 나도 술을 마시고 잠이 들었는데 새벽 4시쯤 목이 말라서 깨보니, 아버지는 그 시간에 글을 쓰고 계시더군요. 다르려고 했지만, 배워야 할 것은 많았지요.”작고한 그의 부친은 '소나기'의 작가 황순원이다. 최근 그가 펴낸 시집은 '우연에 기댈 때도 있었다(2003)'. 3년만에 발표한 시집은 예수와 불타의 대화로 '풍장'에서 보여줬던 시간과 삶과 죽음을 초월하는 자신의 시세계를 견지하고 있다. "쓸쓸함도 에너지”라는 시인의 말대로 우울한 내면적 풍경을 펼쳐놓기도 하고, 한가롭고 여유로운 어조를 경쾌하게 담기도 했다. "이젠 시를 쓰면 한 3개월을 묵혀요. 계간지가 많아진 이유도 있지만, 3개월이면 서른번은 훑지요. 옛날처럼 탁탁 튕기는 감각이 떨어졌으니까 두고두고 발효시키는 겁니다.”늘 '후배들이 내 시를 읽고 더이상 재미없다고 말할 때 그때가 시의 끝'이라고 말해온 그는 "가능한 책 많이 읽고 글 많이 써야겠다”고 말했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허무는 시를 써온 노시인은 일 하다 죽는 것이 가장 마음 편하게 죽는 방법이라고 들려줬다.
작가 조정래는 1943년 시조시인 조종현의 4남 4녀 가운데 넷째로 태어났다. 아버지 조종현은 종교의 황국화 정책에 의해 만들어진 시범적 대처승이었다. 조정래는 주로 순천과 벌교에서 유년 시절과 소년 시절을 보내면서 여·순사건과 6·25를 겪게 된다. 초등학교 2학년 때 겪은 6·25는 환각증상과 야뇨증을 앓게 할 만큼 심한 정신적 충격을 남겼다. 조정래는 {태백산맥} 전10권, {아리랑} 전12권, {한강} 전10권, 도합 32권에 이르는 대하소설을 집필하였다. 그의 대표작인 {태백산맥}이 우리 민족의 이념적 분열과 대립을 그려냈다면, {아리랑}은 우리 민족사의 고통과 그 극복을, {한강}은 민족적 삶의 진정한 모습을 전체적으로 구현해내려는 의욕을 담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아리랑}은 1990년 12월 11일 <한국일보>에 연재를 시작하여 1995년 8월 총 2만 매의 대장정을 끝내고 해방 50주년을 맞이하며 제12권을 출간함으로써 완간되었다. 작년에는 프랑스어로 번역된 데다가, 최근에는 프랑스어 희곡으로 각색되어 또 한번 화제가 되었다. {아리랑}은 1905년 을사보호조약에서부터 1945년 해방까지의 역사를, 군산과 김제를 중심으로 한 호남지방, 하와이, 간도지방, 연해주, 동남아, 일본 등에 이르는 넓은 공간을 배경으로 하여 그려내고 있다. 작가는 이 작품의 도처에서 목숨을 걸고 일제에 항거하는 조선인들을 생생하게 형상화하였다. 그런데도 작품의 결말은 해방을 맞이한 환희가 아니라 조선사람과 중국사람들의 피가 튀는 난투극으로 끝맺고 있다. 그 이유는 작가의 역사의식에서 찾을 수 있다. 작가는 분단 50년이 지나도록 남북 어디에도 분단 극복을 위한 전민족적인 움직임이 없어서 안타깝다고 말한다. 이것은 그가 {아리랑}에서 그치지 않고, 또다른 대하소설 {한강}으로 나아간 이유이기도 하다.
모두가 깜짝 놀랄 짓을 한 거야! 시험이 지났다. 다른 아이들은 서로 눈치를 보며 공부를 했지만 나는 시험이라는 단어 때문에 머리가 깨질 것만 같았다. '아! 시험이란 왜 있는 걸까? 누가 나대신 시험 봤으면 좋겠다. 이럴 때 신비한 뿌리가 필요한데…'생각했다.신비한 뿌리는 나와 똑같은 사람으로 나의 할 일을 알아서 해주는 우렁이 각시 같은 소년이다.이 책에서 어떤 소년이 뿌리에게 자기 할 일을 시키고 놀러가고 시험까지도 뿌리에게 시키는데 나도 그 뿌리가 갖고 싶었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뿌리를 갖고 싶을 것이다.내 눈앞에 있다면 나는 어떤 일을 먼저 시킬지 궁금했다. 아마 숙제를 하라고 하거나 학원에 가라고 시킬 것 같다.하지만 유용하게 쓰이는 뿌리가 이 세상에 정말 있다면 세상 사람들 모두 뿌리를 갖으려고 싸울 뿐만 아니라 뿌리로 인해 사람들이 게을러 질 것이다.'그렇게 안 좋은 점을 생기게 하는 뿌리가 차라리 없었으면 좋겠다.' 그 뿌리로 인해 지금 당장은 좋을지 몰라도 뿌리를 쓰면서 내적인 마음은 조금씩 깨질 것이기 때문이다.자기 할 일을 남에게 미루지 말고 자기 일에 충성하자! 라는 교훈을 주는 책을 친구들한테도 권해주고 싶다. 자기 할 일을 남에게 미루지 말고 자기 일에 충성하자! 라는 교훈을 나는 커서 사회인이 되었을 때까지도 잊지 못할 것이다. /하상철(장수초등 5학년)--------------------◇상철이의 글='신비한 뿌리'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마침내 자기를 돌아보게 되는 성숙한 자아 의식이 돋보인 글이었다. "자기 일에 충성하자!" 라는 표현도 이 글에서는 오히려 신선하다. /임대섭(시인)꿈"영웅이는 커서 뭐가 될래?""축구 선수""영웅이는 커서 뭐가 될래?""음… 로봇트""아니 그런 거 말고 사람 같은 거...""그니까 로봇트!""……""영웅이는 커서 뭐가 될래?""음… 경찰!""영웅이는 커서 뭐가 될래?""응, 경찰인데… 로봇트로 변신하는 거""…" /김영웅(무주중앙초병설유치원)---------------◇영웅이의글=이야기의 한 부분을 갈무리하여 재치 있게 옮겨 놓은 듯 하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이 시는 생활 속의 '이야기 시'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영웅이는 커서 뭐가 될래?"라는 질문에 대한 영웅이의 대답이 매우 진지했으며 로봇과 사람을 동일시하는 점도 재미있었다. 영웅이 파이팅!
전북 청년작가들의 비빌언덕, 유휴열미술관
군산 출신 배우 김수미 씨 별세⋯전북 애도 물결
부안여성작가 13명, 30일까지 제9회 단미회展 ‘Art Memory’
전북시인협회장 후보에 이두현·이광원 최종 등록
전북작가회의, ‘불꽃문학상’ 황보윤·‘작가의 눈 작품상’ 박복영
제4회 민족민주전주영화제 14일 개막
"다 같이 다 함께"… 원불교 전북교구 교단 기틀 정비, 새로운 도약 준비
마음의 평화, 행복한 세상⋯금산사서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
'작지만 강한' 전북도립미술관의 반란
달빛 아래로 흐르다, 10년 우정으로 빚은 시화 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