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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고 싶다면 옛 경영개념 잊어라

'리더십'이 아닌 '수퍼리더십', '일류'가 아닌 '초일류', '스타'가 아닌 '슈퍼스타', '스피드'가 아닌 '초스피드'로 전진하는 시대. 종전의 경영개념도 한단계 더 나아가야 된다.촌각을 다투는 21세기 글로벌시대. 이인권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53)가 '초경영'과 '문화코드'의 개념을 내세운 「경쟁의 지혜」(어드북스)를 펴냈다. 고전적인 경영 관념에 새롭게 접근하려는 시도. 이대표는 "이제는 전래적인 조직 경영이 아니라 오케스트라를 움직이는 '지휘' 개념의 창조경영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한국의 사회문화체계를 변화시키는 요인들을 분석하고 창의적 경영에 필요한 요소들과 조직 리더십의 핵심들을 정리한 이 책은 '문화감성의 파워' '새로운 시대의 실용체계' '글로벌 경쟁환경의 도전' '조직 경영의 성공전략' '창의적 리더십의 가치' 등 5개 파트로 구성돼 있다. 세계적 학자들이 정립한 다양한 철학과 신념, 그들이 개진하는 견해들을 잘 반영하고 있으면서도 저자의 주관적 판단과 예측을 잘 조화시키고 있다는 평가다.이대표는 문화예술과 국제교류 분야에서 다양한 조직과 지역, 영역을 거치면서 폭넓은 경험과 이론을 연마, 글로벌 경쟁마인드세트를 체득한 '스마트파워 멘토형 최고경영자'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예원예술대 겸임교수, (사)전국문예회관연합회 부회장, (사)한국공연예술경연인협회 부회장, 아시아문화진흥연맹 국제이사 등을 맡고 있다.

  • 문학·출판
  • 도휘정
  • 2008.04.01 23:02

헌신적인 어머니 사랑, 수필의 '깊은 맛'

'수필은 / 한가하면서도 나태하지 않고 / 속박을 벗어나고서도 산만하지 않으며 / 찬란하지 않고 우아하며 / 날카롭지 않으나 산뜻한 문학이다.'"그러나 내 문학적 소양은 피천득 선생의 그림자도 닮지 못했다."수필가 이제길씨(62·정읍여자중학교 교장)가 「동태후와 윤씨부인」(신아출판사)을 펴냈다.온유한 심성을 가진 '동태후'는 평생을 길러준 어머니, 밤낮 없이 베를 짜서 아들의 학업을 도왔던 김만중의 어머니 '윤씨부인'은 낳아준 어머니에 비유한 것. 2004년 길러준 어머니를 그리며 시집 「당신의 얼굴」을 펴내기도 했던 그는 "8남매가 오늘의 복된 삶을 가꾸기까지는 두 어머님의 헌신적이고 남다른 집념의 결과"라고 말했다.작은 생각들을 한 그릇에 담은 「동태후와 윤씨부인」은 '수필집'이란 말 대신, '긴글모음'을 택했다. 책도 주제별로 분류하지 않고 찾아보기 쉽도록 'ㄱㄴㄷ' 순으로 엮었다. 쏟아지는 책 속에서 길을 잃는 독자들이 좀더 편하게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36년 간의 교직생활을 풀어놓은 '교육 단상'만은 따로 묶었다.1994년 「수필과 비평」을 통해 수필가로, 1996년 「공간시대문학」 추천을 받아 시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씨는 현재 전북수필문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 문학·출판
  • 도휘정
  • 2008.03.25 23:02

투명한 시심으로 백두산을 노래하다

"시를 쓰기 이전부터 시인들의 시집을 보고 부러워했었습니다. 37년간 근무했던 직장을 떠나며 그동안 가슴 속에만 품어왔던 시에 대한 욕망을 부지런히 풀어보려고 합니다."첫 시집 「백두산과 희망」(한국시사)을 펴낸 김백기씨(58). 지난 1월 농협중앙회 군산중앙로 지점장으로 퇴임하며 시와 서예, 문인화가 있는 시화전을 펼치기도 했던 그는 '선비정신이 강한 시인'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딱딱할까봐 서정시도 몇 편 넣어뒀지만, 우리의 역사와 문화가 살아있는 민족적인 시를 주로 쓰고 있습니다. 문학을 통해 우리 민족의 역사성과 정체성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언어를 순화시켜 나가고 싶습니다."역사와 문화에 대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발품을 팔고 나서야 시 한편씩을 수확하는 그는 인간의 존재의식과 역사의식, 현실의식을 조화시키고 있다. 김개남 장군 묘에 추모시비로 서있는 '개남장'과 한국인의 신앙의 대상과도 같은 백두산을 그린 '백두산', 가장 오래된 수리시설인 벽골제에서 백제인부의 고단함을 위로하는 '벽골제' 등이 대표적인 작품이다.2006년 「한국시」를 통해 등단했으며, 한국문인협회와 전북·김제·군산문인협회 회원으로 시와 수필, 칼럼 등을 발표해 왔다. 전국새만금서예문인화대전, 정읍사전국서화대전, 전북서예대전 등에서 수상하며 서단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도휘정
  • 2008.03.25 23:02

'목마와 숙녀'의 시인 박인환 전집 출간

1950년대 대표적인 모더니즘 시인 박인환(1926-1956)의 전집이 출간됐다.맹문재 안양대 교수가 엮은 이번 전집에는 시 81편과 산문 70편, 편지 13편, 번역시 1편 등 총 165편의 작품이 수록돼 있다.맹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박인환이 31세의 나이로 요절하기 전까지 쓴 작품은 시 81편, 산문 72편 등 총 173편인데 이중 소수 미발굴작과 번역소설 등을 제외한 전 작품이 실렸다. 특히 박인환이 양병식, 김차영, 김규동, 김수영 등과 함께 만든 동인지 '신시론'을 새로 발굴해 시 '고르키의 밤'을 수록한 것을 비롯해 시와 산문, 번역시 등 열다섯 편의 발굴작을 담았다.1948년 발표된 '고리키의 밤'은 당대의 어떤 시인 못지 않게 현실인식이 강했던그의 '모던한 리얼리즘의 시 세계'를 잘 보여준다고 맹 교수는 말한다."기복(起伏)하던 / 청춘의 산맥은 / 파도 소리처럼 멀어졌다 // 바다를 헤쳐 나온 북서풍 / 죽음의 거리에서 헤매는 / 내 성격을 또다시 차디차게 한다 // 이러한 시간이라도 / 산간에서 남모르게 솟아나온 / 샘물은 / 왼쪽 바다 / 황해로만 기울어진다 // 소낙비가 음향처럼 흘러간 다음 / 지금은 조용한 / 고르키의 달밤 // 오막살이를 뛰어나온 / 파펠들의 해머는 / 눈을 가로막은 안개를 부순다 // 새벽이 가까웠을 때 / 해변에는 / 발자국만이 남아 있었다 // 정박한 기선은 군대를 끌고 / 포탄처럼 / 내 가슴을 뚫고 떠났다"('고르키의 밤') 맹 교수는 이전에 박인환의 작품으로 소개된 '얼굴', '술보다 독한 눈물' 두 편의 시는 출처가 불분명하다는 점을 들어 이번 전집에 수록하지 않았다.또 박인환의 등단 시기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박인환은 1946년 12월 '국제신보'에 '거리'를 발표하면서 등단한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국제신보의 전신인 '산업신문'은 1947년 9월에야 창간됐다는 것이다.맹 교수는 "등단연도와 매체, 등단작 등 가장 기초적인 사실조차 정확하지 않은이와 같은 상황은 박인환의 작품 세계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말했다.실천문학 펴냄. 680쪽. 3만5천원.

  • 문학·출판
  • 연합
  • 2008.03.20 23:02

조정래 대하소설 '태백산맥' 불어판 완간

조정래 씨의 대하소설 '태백산맥' 전 10권이 최근 프랑스에서 완역 출간됐다.한국문학번역원은 19일 재불 번역자 변정원 씨와 조르주 지겔메이어 부부가 번역원의 지원으로 현지 아르마탕 출판사를 통해 번역, 출간해온 태백산맥이 지난해말10권을 끝으로 5년 만에 완간됐다고 밝혔다.프랑스에서 조씨의 작품이 출간된 것은 1998년 '불놀이'를 시작으로 '유형의 땅'(1999), '아리랑(2000-2003)'에 이어 이번이 네번째다.1983년 '현대문학'에 연재되기 시작해 1989년 단행본으로 완간된 태백산맥은 1948년 여수ㆍ순천사건 직후부터 6.25전쟁이 끝나고 분단이 고착화된 1953년 10월까지를 배경으로, 격동의 시대를 살다간 수많은 인물들의 삶을 기록한 대하역사소설.1994년 구국민족연맹 등 8개 단체가 작가와 출판사 대표 등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으나 11년 만에 무혐의 결정이 내려졌다. '아리랑'의 불역도 담당했던 지겔메이어 부부는 번역 후기를 통해 "태백산맥의 불어 출간을 기점으로 한국과 프랑스 양국이 상호이해의 폭을 넓혀 더욱 긴밀한 관계를 갖기를 바란다"며 "시대의 양심이고 내일의 시대를 열어주는 선구자이며 인류의 변호사인 조정래 작가가 프랑스에 알려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 문학·출판
  • 연합
  • 2008.03.20 23:02

[글짓기 짱! 모여라 글세상]아침시간

아침시간엄마가 깨우는 소리에이불은 머리끝까지 잡아당기고'조금만 더'식탁에 앉아서도 꾸벅꾸벅밥 먹고 가면 또 지각인데엎어지면 코 닿을 데서 지각하면 듣는 소리'지각대장'나에겐 가장 힘든아침시간 /정정옥(이리부천초등학교 6학년)천국의 아이들을 보고 시청각 실에서 영화 한편을 보았는데 제목은 천국의 아이들이었다. 이란영화인데 집안 살림이 어려워 오빠인 알리가 심부름을 해서 돈을 벌었고 동생인 자라가 집안 일을 도맡아했다. 그런 동생이 신발을 수선하고 오다가 신발을 잃어버렸다. 가난한 집안 사정 때문에 신발을 살수가 없어서 쉬쉬하면서 알리는 동생에게 매일 신발을 빌려주고 번갈아 가면서 신발을 신고 다녔다. 학교에서 알리는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는 모범생이었지만 지각을 많이 하게 되자 선생님께 혼나게 되었다. 동생의 신발을 얻으려 마라톤 대회에 출전했다. 알리의 목표는 3등이었다. 3등 상품인 운동화가 탐나서였다. 알리는 열심히 달렸다. 하지만 원하지도 않은 1등을 하게 되었고 영화는 쓸쓸하게 끝나게 된다. 영화의 모습에서 전쟁 이후의 혼란하고 어수선한 이란의 상황과 어쩌면 6.25이후의 우리나라의 혼란한 상황이 맞아떨어지는지. 우리민족도 몇 십 년 전에는 이런 모습으로 어렵게 살았다고 생각하니 지금 우리 생활이 얼마나 편한지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알리, 자라, 그리고 그의 가족들 모두 행복한 삶을 살았으면 한다. /신새벽(고창무장초등학교 5학년)◇글을 읽고◇정옥이의 글 = 아침형 인간이 유행이다. 그러나 사람마다 체질이 다른데 아침형 인간이 특별난 것처럼 호들갑을 떨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저 유행일 뿐이다. 늦잠 때문에 고통받는 글쓴이의 모습이 잘 나타난 시다. 이불을 끝까지 뒤집어쓰고 조금이라도 더 잠에 취해보려는 정옥이와 가족들의 실랑이. 어느 가정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아침 풍경이다. 시는 특별난 일을 쓰는 게 아니다. 이처럼 일상에서 스케치하듯이 그려내면 그게 좋은 시다.◇새벽이의 글 = 감상문은 여러 가지가 있다. 흔히 독서 감상문으로 대표되지만 영화를 보고 그 느낌을 쓰는 것도 감상문이다. 호주에는 국어 교과에 '보기'가 있다. 영화나 비디오 텔레비전을 보고 다양한 교육활동을 한다. 말하고 듣기만 하는 것 보다 훨씬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한다. 전후 이란의 모습을 남매의 고달픈 삶으로 영화 감독은 그려냈지만 새벽이는 우리 민족의 과거와 현재를 이 영화 속에서 찾아냈다. 알리, 자라와 가족들의 행복을 비는 부분에서 글쓴이가 따뜻한 어린이라는 것을 알게 해준다. /김종필(동화작가)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04.07.30 23:02

[새로나온 책]'주먹은 멀고 법은...'

△ 주먹은 멀고 법은 가깝다부안 출생 서정씨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법 무서운 줄 모르고 사는 사람들에 대해 충고'한다. 법 운용 시스템, 경찰·검찰·판사의 속성, 재판절차의 관행 등을 적나라하게 펼쳐놓았다. 도서출판 태봉 펴냄/9천원△ 피터팬의 마음을 가져라피터팬과 같은 호기심 어린 눈빛, 소년의 순수함, 성인의 결단력, 보다 먼 곳을 향한 지향과 이상. 알렉산드로 케로가 '꿈 꾸는 능력'과 '성인의 결단력'으로 리더십을 말한다. 도서출판 홍/8천8백원△ 혼불의 언어세계최명희는 '언어는 정신의 지문' '모국어는 나의 혼'이란 말을 남겼다. 작품 이해와 연구의 기초가 되는 '혼불'에 나타난 언어적 현상과 특성들을 분석했다. 혼불학술제에서 발표됐던 '혼불' 언어 관련 학술논문들을 엮은 것. 혼불기념사업회·전라문화연구소 펴냄/1만5천원△ 고기잡이 여행섬진강 참게, 강진만 짱뚱어, 거문도 갈치 등 생선과 조개를 잡는 현장을 발로 뛰어 쓴 체험기. 고은 안도현 김훈 김승옥 이청준 등의 작품이 곳곳에 배치돼 감칠맛을 더한다. 바보새/2만원△ 해질녘에 아픈 사람기행문·에세이 쓰기와 번역에 열중하던 신현림씨가 '세기말 블루스' 이후 8년만에 낸 시집. 시집 곳곳에서는 신씨를 끝없이 힘들게 했던 사정들이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민음사/6천원△ 맛있는 인생언론인 박성희씨의 산문집. 20년 이상 언론사 문화예술분야를 담당해온 이력에 걸맞게 세상을 보는 눈은 풍성하고 아름답다. 연인에게 자신이 발견한 삶의 비밀들을 속삭이듯 풀어 나간다. 디오네/8천8백원△ 나는 아르바이트로 12억 벌었다13년간 '허드레' 아르바이트와 근검절약으로 종자돈 1억 5,000만 원을 모아 10억대 자산을 일궈낸 이 시대의 보기 드문 입지전적인 인물인 33세 청년, 조인호씨의 자서전적 이야기. 위즈덤하우스/9천8백원/최기우 도휘정기자

  • 문학·출판
  • 최기우
  • 2004.07.28 23:02

[양계영의 베스트셀러 엿보기]한승헌의 '산민객담'

이 책의 저자인 한승헌은 전북 진안에서 태어나 전주고등학교와 전북대 정치학과를 나왔다.검사생활을 거쳐 변호사가 되어 독재권력에 의해 핍박 받는 양심수와 정치범들의 변호에 일평생을 바쳤고, 그 자신도 두 번에 걸쳐 감옥살이를 한 전북이 배출한 대표적인 인권변호사이다.이렇듯 그가 걸어 온 삶의 이력과 고난을 짐작하여 이 책이 자칫 무겁고 어두울 것이라는 어설픈 예측은 페이지를 넘기면서 조금씩 부서져 내린다. 저자는 책머리에서 '논리나 문법 또는 엄숙주의 따위의 속박이 없는 글을 客談이란 양해 아래 펼쳐보고자 했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때로는 정담이나 방담이 설교나 웅변보다도 진실에 가까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도 말한다. 실제로 이 책의 곳곳에는 저자 특유의 여유와 해학이 넘쳐나고 있다. 국가보안법 사건으로 변호를 맡은 적 있는 어느 여성의 결혼식에서 "아무쪼록 두 사람은 서로 찬양, 고무, 동조하면서 잘 살아가기를 바랍니다”라고 했던 유명한 주례사는 신문에 기사화되기까지 했다. 그러나 저자의 표현대로 이 책이 客談형식이긴 하지만 내용 중에는 질곡의 한국 현대사가 저자가 감옥살이에서 들여다 본 방화수 수면처럼 어른거리며 투영되어 있다. 언론인 김중배는 저자를 이렇게 말한다. "그의 모든 서술과 지적과 독침은 바로 변호사의 재야정신이 요구하는 '마술로부터의 해방'이 아니던가. 우리의 한승헌 변호사. 그는 독침도 재담의 솜으로 감싸고 역설의 변증법으로 핵심을 찌르는 화술의 사람이다.”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04.07.28 23:02

전북대 역사자료집 '흐르는 시간 머무는 추억' 펴내

60년대 여대생들의 필수적인 장식품과 신분증은 가슴에 품고있는 책 한 권이었고, 80년대에는 핸드백이 대신했다. 형편이 어려웠던 시절, 80년대 합격을 기원하는 현수막은 '어머니 등록금 마련해 주십시오'. 최루탄과 곤봉세례가 난무하는 세월 동안은 우리의 젊은 청년들이 영원히 잠들지 못하는 열사로 남기도 했다. 시간이 이렇게 빨리 흘러버렸다. 시간은 모든 것을 녹슬게 하지만, 추억은 그대로다. 해방 직후 폐허 속에서 싹튼 건학의 신념, 전북대학교(총장 두재균)가 지금까지 걸어온 역사를 더듬어 전북대 역사자료집 '흐르는 시간 머무는 추억'을 펴냈다. 1947년 개교, 올해로 57주년을 맞는 전북대의 역사는 빛바랜 흑백사진을 따라가는 동안 과거로 되돌아간다. 1955년 개설된 중앙도서관(현재 박물관) 앞 연못은 화재에 대비한 방화수가 목적. 그러나 이 연못을 만들기 위해 학생들은 체육시간마다 삽질을 해야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않다. 1960년 4월 4일 전북대 학생들은 부패정치 척결과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집회를 감행했다. 전국적인 기폭제로서는 실패했지만, 4·19혁명의 효시가 되는 의거가 전국 최초로 전북대에서 일어난 것. '취향제' '실록제' '전북대 축제' '비사벌 축제' '황토현 대동제', 이름의 변화만큼 축제도 변해왔다. 건지벌에서 꿈틀대던 용춤이 있었고, '지금은 부모복도 여복도 재산복도 없지만, 국어사전을 가슴에 품고 영어사전을 머리에 베고자면 그대의 앞날은 심히 창대하리라'는 뻔한 이야기를 하는 도사가 출연하기도 했었다. 2001년 개관한 전북대 교사자료실(실장 양병호)에서 발간한 이 자료집은 학교사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보존하기 위한 것이다. 대학 동문 인터뷰와 학교사 관련 박물류·자료 수집을 통해 '캠퍼스의 변화자료' '교수·학생자료' '도서·팸플릿·잡지' '기념품·상징물' '사무용품·전산기기' 등을 수록했다. 양병호 실장은 "3년 동안 수집한 자료를 정리하고 체계화시킬 필요성을 느꼈다”며 "이 자료집을 통해 역사성과 전통성을 지니고 있는 전북대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전체적이고 통시적으로 조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 문학·출판
  • 도휘정
  • 2004.07.28 23:02

전주대 김태자 교수 두번째 시조집 '산강들풀이 되어'

"정형화된 시조는 뒤따르는 창이나 율격, 형식 등을 고려해야 합니다. 자유로움은 덜하지만, 시조에서 지켜야 하는 약간의 형식은 문학의 매력을 더하고 전통과도 맥이 닿아있지요.”전주대 김태자 교수(57)가 두번째 시조집 '산 강 들풀이 되어'를 펴냈다.6년 전 첫 시조집을 내고 한꺼번에 힘든 일들을 겪었다는 김교수는 깊이가 더해진 시조들을 내놓았다. 슬픔을 받아들이고 희망을 생각하며 담담하게 견뎌온 인고의 시간에 쓰여진 작품들이다."계절의 변화를 따라 자연은 이런저런 모습으로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것 같아요. 주변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생활 이야기와 자연을 결부시켜 시조라는 틀 속에 담아냈지요.”한때는 번성하다가도 어쩔 수 없이 버리고, 아름다움과 슬픔이 공존하는 자연과 시간의 흐름. 시간과 존재의 유무에 대해 들여다보게 된다는 김교수에게 자연은 인간의 삶과 함께하는 동반자적 존재다. "시조는 약간의 애매성이 주는 묘미가 있는데, 쓰고 바로 발표하면 냉철한 시각이 부족하고 감정이 바로 노출되는 것 같아요. 시어의 선택이나 전개 등이 적절한지 여러번 곱씹는 것이지요.”김소월 시의 서정성을 좋아하고 한용운 시에서 자기번뇌적이고 인생철학적 태도를 배우게 된다는 그는 감정과 이성의 균형을 맞춘 절제된 시조를 쓰고싶다고 했다. 1990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시조가 당선되면서 등단했으며, 저서로는 '해거름의 강의 지나'와 '발화분석의 화행의미론적 연구'가 있다.

  • 문학·출판
  • 도휘정
  • 2004.07.28 23:02

무주풍경이 담긴 고희숙씨의 수필집 '장날'

'내 고향은 잘 가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길 떠난 자식을 위해 밥사발 묻어놓고 기다려주는 어머니처럼, 돌아 올 것을 알고 있기에….' 수필가 고희숙씨(56)가 낸 첫 산문집 '장날(범우사)'에는 '어머니와 초등학교 동창들이 있는' 무주의 풍경이 살아 있다. '해어와' '붉은 벽돌집' '올빼미 삼신' '앞집 까치네' '지봉 비우당 옛터' 등 작가가 나지막이 들려주는 옛 이야기 53편에는 정겹고 따스했던 고향 이야기들이 솔솔 풀어져 구수한 향내가 난다. 사람에 대한 애틋함과 그리움은 작가의 끊임없는 도반. 손녀의 숙제를 위해 풀씨를 받으러 갔다가 산에서 구를 뻔한 할아버지와 신작로에서 두 다리를 뻗고 떼쓰던 손녀를 달래느라 밭에 가던 걸음을 멈추던 외할머니, 딸이 아플 때마다 밤을 새우고 날이 밝으면 냄비를 들고 맛깔스런 밥집을 찾아 나서던 아버지…. 가족에 대한 작가의 마음도 구석구석 스며 있다. 아픈 자신을 배려해주는 남편에게 고맙다고 고백하고, 시집가는 딸에게 동백꽃으로 만든 분을 선물한다. '보은의 달 전국 편지쓰기 대상'을 수상한 넉넉한 필체로 작가는 시어머니와 북녘 땅에 살아 계실 삼촌에게 편지를 띄운다.'창작수필'로 등단한 고씨는 창작수필문인회·한국문인협회 회원이다.

  • 문학·출판
  • 최기우
  • 2004.07.28 23:02

여름방학 맞은 어린이를 위한 책

여름방학을 맞은 아이가 있는 가정이라면 더위도 잊고, 즐거움도 주는 의미있는 시간을 어떻게 만들까가 큰 고민이다. 책읽는 여름방학은 어떨까. 그러나 아이들에게 책을 골라주는 일도 쉬운일은 아니다. 읽다가 깔깔 웃거나 눈물이 찔끔 나는 책이거나 푹 빠져서 노는 것도 까먹을 만큼 재미있는 책, 거기에 교육적 효과까지 더해진다면 금상첨화. 최근 서점가에 나온 책 중 도움이 될 만한 책을 골랐다. 산과 숲, 강이 살아 있어 책장을 넘기면 그자체로도 시원한 여름이 된다.그림 곁들인 논픽션 생태 동화 어때?김용택 시인이 구수한 입말로 물의 순환에 얽힌 이야기를 쓴 '바다로 간 큰밀잠자리'(푸른숲). 산과 바다로 갈 때 들고 가면 좋을법한 논픽션 생태 동화다. '바다로∼'는 연못에서 태어난 잠자리 애벌레가 샘과 도랑, 개울과 강, 바다로 여행하면서 만난 풍경을 통해 낯선 곳으로 흐르는 물의 여정과 그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을 전해준다. '우린 부둥켜안았어. 우리가 낳아 놓은 알과 함께 물 속으로 서서히 가라앉았어…우린 죽지 않는 거야. 나는 우리 아이들 속에 살아 있는 거야.'잠자리의 눈에 비친 물은 생명과 자연의 원천. 오월에서 시월까지 날아다니는 큰밀잠자리의 생애처럼 우리도 자연 속의 물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살아간다는 것을 실감케 한다. 연못 속 잠자리 애벌레가 물풀을 타고 물 위로 올라 처음 세상 구경을 하려고 하는 순간의 두근거림과 설렘은 신선하다. '너무 오래 물 속에 길들여진 내 몸이 놀라지 않도록 조심조심…' '어, 아, 와, 이게 뭐야. 내 얼굴에 무엇이 지나갔지. 아이 시원한 바람이구나. 공기야, 공기.'책에 담긴 신혜원씨의 그림도 미세한 시간의 흐름부터 계절의 흐름까지 세밀하게 보여준다. 소박한 느낌을 주는 민화적 기법으로 그린 이 그림들은 섬진강변 진뫼마을을 고스란히 옮겼던 '나는 둥그배미야'처럼 1년간의 취재와 스케치를 통해 게아제비·소금쟁이·물방개·올챙이와 거미줄에 걸린 잠자리와 물풀, 울퉁불퉁한 바위와 꼬불꼬불한 논두렁 등을 담았다. 장편동화와 희곡이나 편지글은 어때?전남 화순출신 현직 초등학교 교사인 고재은씨가 쓴 장편동화 '강마을에 한번 와볼라요?'(문학동네)는 전라도 사투리를 어떻게 이처럼 잘 썼는지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책이다. "오메, 아직 안 왔능가 비요이. 아까 핵교서 책을 찾고 댕기던디….”하며 60·70년대 농촌의 일상사를 흥겹고도 구성지게 들려준다. 제4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이다. 윤석중·송영 등의 1920∼30년대 희곡 7편을 모아놓은 '올빼미의 눈'(우리교육)은 이야기 사이사이에 자신의 생각을 덧붙일 수 있어 상상력과 표현력을 키우기에 좋다. 특히 함께 어울려 즐길 놀이가 부족한 요즘 어린이들에게 어린이극 희곡은 함께 만들어 가는 재미를 가르쳐줄 뿐만 아니라 문화적 감수성을 키울 수 있는 좋은 매개가 된다.'아버지의 편지'(함께읽는책)는 시대를 넘어 아버지의 마음을 이어 주는 책. '다산 정약용 편지로 가르친 아버지의 사랑'이란 부제에 걸맞게 그가 귀양살이를 하면서 멀리 떨어져 사는 두 아들한테 보낸 편지 가운데 어린이들에게 도움이 될 내용을 골라 엮었다. 독서와 공부, 인간의 윤리와 실천, 실용의 가르침 등이다. 각 내용마다 엮은이가 덧붙여 놓은 '생각하며 느끼며'도 도움이 된다. 실화를 바탕으로 불편 한 몸을 가졌거나 어려운 형편에서도 씩씩하게 살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그린 동화 '아빠! 학교에 오지 마세요'(꿈소담이)는 슬프고 따뜻한 다섯 편의 동화가 담겨 있다. 특수교육학과를 전공하고 현재 대구남양학교 교장으로 있는 박태의씨가 썼다. 짧지만 따뜻한 이야기들이 여름보다 뜨거운 감동을 준다.

  • 문학·출판
  • 최기우
  • 2004.07.28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