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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호 정읍시립국악단 단장 전통문화바라보기] 록주, 너를 사랑한다

박록주 명창은 경북 구미 출신으로 판소리에 일생을 바치며 치열하게 살다간 거장이다. 또한, 사랑도 사연이 많았던 인물로 소설가 김유정과의 일화가 유명하다. 김유정은 휘문고보를 나와 연희전문학교에 다녔던 유명한 소설가로 1935년 신춘문예 현상모집에 조선일보 '소낙비'가 당선이 된다. 이후 조선중앙일보에 '봄.봄'을 발표했고 1936년에 '산골나그네', '동백꽃'을, 1937년에는 '땡볕' '따라지' 등을 여러 지면에 발표했다. 하나같이 우리의 문학사에 길이 남을 주옥같은 단편소설로 지금도 그의 작품은 사랑받고 있다. 김유정은 1937년 지병인 폐결핵으로 서른 해 남짓 짧은 생을 마감한다. 그의 죽음 직전에 청순하고 애절한 사랑이 있었으니 그것은 박록주 명창을 향한 애절한 순애보이다. 김유정의 절친한 휘문고보 친구 안회남이 유정 사후에 그를 그리워하면서 쓴 소설 '겸허 김유정전'에 사연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유정이 맨 처음 연애한 이성은 한 유명한 기생이었다. 물론 짝사랑이다. 그 시절의 유정은 점잖은 집안의 처녀들을 퍽 경멸하고 싫어하였는데 이것도 그의 가정에 대한 울분의 폭발이었으며 ㅡ중략ㅡ 유정이는 그때가 이십을 조금 넘은 때였고 그녀는 적어도 그보다 오륙 세는 위였을 것이다> 현실의 소설에서도 나타나듯이 김유정은 자신보다 나이가 많았던 박록주를 첫 사랑했다. 그가 박록주에게 보냈던 편지와 박록주가 쓴 글이다. <1926년 가을. 내 나이 24세. 잠자는 나의 가슴에 장미 한 송이가 꽂힐 줄이야. 추석이 갓 지난 어느 날이었다. 겉봉엔 내 이름 석 자가 정성 들인 글씨로 씌어 있었다. 발신인은 '봉익동 00번지 김유정'이라는 사람이었다. 생소한 이름이어서 의아스러운 마음으로 흥분 속에 겉봉을 뜯었다. # 박록주 선생에게 저는 전문학교에 다니는 김유정입니다. 고향은 강원도 춘천이올시다. 나이는 18세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봉익동 00번지에서 살고 있사옵니다. 부모는 모두 돌아가시고 지금은 형님과 누님이 저를 돌봐주고 있사옵니다. 박록주 선생님이여, 저는 당신을 연모합니다. 이렇게 아무것도 모르는 당신에게 당돌하게 편지한 것을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그리하여 당신의 사랑을 받고 싶습니다. 김유정 올림 # ㅡ중략ㅡ 수많은 편지가 왔고 나는 그를 만나 말했다. "학생이 오로지 공부에 전념해야지 딴 생각하면 되겠습니까? 더구나 나는 기생의 몸, 학생의 신분으로서 가당키나 한 말입니까?", "당신이 나의 마음을 받아줌으로써 더욱 열심히 공부할 수 있습니다." ㅡ중략ㅡ 내(박록주) 마음은 아파서 얼른 오르지 못하고 같이 서 있었다. 유정에게 말했다. "이제 가세요", "가겠습니다. 저를 다시 찾을 때까지 기다립니까?", "기다리세요" 그것이 그와의 마지막이었다. 얼마 후 나는 유정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죽음을 미리 알았다면 한마디 말이라도 다정히 하여 줄 걸 하고 후회스럽기조차 했다. 6.25 피난처에서 나는 친구 동생을 통해서 <동백꽃>이란 유정의 소설집을 처음 대했고 그가 그런 소설가가 되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가슴이 뭉클해지면서 그에게 너무 쌀쌀히 대한 것이 새삼 죄스럽게 느껴졌다. [문학사상 1973년 4월호 중 '록주, 너를 사랑한다'] > 그렇듯 이 세상 모든 운명의 사랑은 뜨겁게 오고, 소리 없이 떠나간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2.06.16 16:53

"자연의 색감에 현대적 감수성 더하면"...조영대 초대전

"세상의 이치를 파악하기 위해서 반드시 많은 것을 봐야 하는 것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지금 보고 있는 것을 성실하게 마주하는 것입니다." 꽃의 화가로 알려진 조영대 작가는 주변의 자연 풍경, 꽃과 나무, 사물로 이루어진 정물을 주로 그렸다. 자연 풍경과 꽃을 담은 정물을 주로 그리는 이유는 단순하다. 바로 그의 작업실은 사방이 자연으로 뒤덮여 있기 때문이다. 사커다란 창으로 보는 자연의 색감은 조영대 작가의 작품 색감과 일치하다. 서학동사진미술관(대표 이일순)은 7월 3일까지 조영대 초대전 '빛-고요'를 연다. 빛의 움직임과 계절에 따라 변하는 자연의 색감에 현대적 감수성을 담은 작품으로 가득하다. 정물화를 중심으로 '어머니의 보자기' 연작과 '꽃과 정물' 등 유화 작품을 전시 중이다. 조영대 작가는 빛, 색, 형태, 공간 등을 통해 변화하는 사물과 사물, 또 사물과 배경 간의 관계를 파악하는 것에 집중했다. 작가 본인과 멀리 있고, 범접할 수 없는 거대한 것에서 영감을 얻기보다는 일상에서 그림의 소재를 찾고 영감을 얻었다. 반복해서 작업한 결과 바라보는 대상이 가진 본질에 대한 연구에 몰입할 수 있었다. 이는 지금의 조영대 작가의 작품을 만든 연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의 작품은 하나같이 단순함과 고요함 속에 젖어 있다. 화려한 색감도 아니고 캔버스를 가득 채우진 않았지만 조영대 작가만의 개성과 세계가 담겨 있다. 캔버스에 많은 내용이 담겨 있진 않아도 그 안의 또 다른 충만함을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보는 이들까지 고요하고 편안하게 만든다. 이일순 대표는 "서학동사진미술관에 전북 지역에서 좋은 작업을 펼치고 있는 작가들을 소개하고 싶었다. 조영대 작가님은 좋은 작업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 평소에 존경하던 작가님"이라며 "작품 전시 후 보니까 작품들이 하나같이 서학동사진미술관 공간과도 너무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한편 서학동사진미술관은 조영대 작가의 전시회뿐만 아니라 오는 19일 작가와의 대화도 진행한다. 조영대 작가가 그동안 작품에서 연구한 색, 조형, 조르조 모란디 회화와의 만남 등에 대해 전하고, 애호가들과 모여 작가의 작품세계를 알아볼 예정이다.

  • 전시·공연
  • 박현우
  • 2022.06.16 16:52

정읍시립국악단, 국악뮤지컬 '쌍화지애-태인의 전설' 공연

정읍시립국악단(단장 김용호)이 17(오후 7시), 18일(오후 4시) 양일간 정읍사예술회관에서 창작 국악뮤지컬 <쌍화지애-태인의 전설>을 선보인다. 이번 창작 국악뮤지컬은 정읍시립국악단의 2022년 정기 공연 중 하나다. 정읍사 사설, 궁중음악 수제천, 정읍 농악 등 정읍의 문화자원과 쌍화탕을 소재로 한 다양한 콘텐츠와 창을 융합해 소리의 고장 '정읍'의 위상을 높이는 공연을 준비했다. 정읍의 옛 지명인 '태인'을 배경으로 공주 '인의'와 지황 농사꾼 '태산'은 만국공통의 소재인 사랑으로 신분의 차이와 병고를 극복하는 내용이다. 또 의리 있는 시녀 '구절초'와 그녀를 좋아하는 '광대' 등 감초 같은 등장인물도 등장한다. 총 예술감독은 김용호 단장이, 연출은 창극 <서동요> 등 다수를 연출한 정도연이 맡았다. 대본은 목포 KBS 소속 정경진 작가, 작창은 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 송재영 이사장, 작곡은 안산시립국악단 소속 임교민, 안무는 정읍시립국악단의 무용부 수석 김연실 단원이 맡아 보다 전문적인 창작 국악뮤지컬을 선보이는 데 집중했다. 이밖에도 대한민국 뮤지컬 어워드 여우주연상을 받은 이소유 배우가 특별출연해 작품의 활력을 더할 예정이다. 관람은 공연 당일 선착순 무료 입장이다. 관람 시 마스크 착용은 필수다. 자세한 내용은 정읍시청 문화예술과 전화(063-539-6413)로 문의하면 된다.

  • 전시·공연
  • 박현우
  • 2022.06.16 16:52

한종일 작가 "나의 사진이 추구하는 것은 '그리움'"

한종일 작가가 23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다섯 번째 사진전을 연다. 주제는 흐름 다섯 번째 이야기로, '그리움[愛]'이다. 한종일 작가는 자연의 결을 통해 '흐름'을 보기 위해 노력했다. 오랜 시간 대나무 숲에 머물며 작가 본인의 사진이 추구하는 것을 그리고자 했다. 사진이지만 초현실주의 그림처럼 담기 위해 작업 혼을 불태웠다. 그가 카메라에 담은 자연의 모습은 다양하다. 스쳐 지나가는 시간을 견디고 기다린 끝에 만들어낸 작품은 우리가 일상에서 보지 못하는 것이다. 쉽게 볼 수 없는 것을 카메라에 담았다. 한종일 작가는 작가 본인의 작업이 보편성을 띄면서도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그리움 가득한 작품으로 기억되길 바란다. 그가 오랜 시간 작업을 위해 비바람을 맞으면서도 한 컷의 사진을 담으려고 하는 것은 작가 본인을 찾아가는 여정이라고 생각해서다. 이번 전시에서는 한종일 작가의 작품뿐만 아니라 그가 한 컷의 사진을 담기 위해 노력했던 시간, 고민했던 시간까지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낄 수 있다. 한종일 작가는 "회화가 초현실을 현실에서 드러낸 것이라면, 나의 작업은 상상 속에서 피어난 환영과 몸으로 부딪히며 촬영한 현실을 동시에 드러낸다"며 "온전히 마음에 다 들어차지 않은 아쉬움. 아직도 그 어딘가에 서 있을 것 같은 무엇을, 가슴 시린 사진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 전시·공연
  • 박현우
  • 2022.06.16 16:52

백제시대 축조 임실 월평리산성, 전북도 기념물 지정 예고

백제시대에 축조된 것으로 알려진 임실군 성수면‘월평리 산성’이 전북도 기념물로 지정, 예고됐다. 16일 군에 따르면, 이곳은 월평마을 북쪽 해발 250m 내외의 산상에 위치, 둘레 590m 내외의 포곡식 석축산성이다. 또 3개소의 문지(門址)가 발견됐으며 축조 시기는 삼국시대에서 조선시대에 걸쳐 운영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백제 때 처음 축조됐으며, 성벽의 축성기법과 건물지 및 추정집수지, 후삼국시대 건물지와 배수로 등도 확인됐다. 협축식 성벽은 할석으로 ‘허튼층 쌓기’ 방식으로 축조됐고 백제산성의 특징적인 다양한 요소를 갖춘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백제계 인장와를 비롯 이후 시대에는 차륜문 형태의 수막새와 토기, 기와 등의 유물이 다수 출토됐다. 이곳은 백제의 섬진강 유역 진출 과정과 가야와 신라의 역학관계, 후백제 도성 방어체계 등의 중요 자료로 평가됐다. 월평리 산성은 2015년 임실문화원이 시굴 조사에 들어가 2020년까지 전북 가야사 발굴 및 정비사업으로 추진됐다. 조사를 통해 경각산과 봉화산, 호암 봉수 등의 발굴이 함께 진행됐으며 임실의 고대문화 추적에 시발점이 되고 있다. 심민 군수는“고속도로 인근에 자리하고 있어 역사교육 자료로 활용될 것”이라며“정비계획을 통해 추가 발굴과 활용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 문화재·학술
  • 박정우
  • 2022.06.16 12:31

“결혼은 신중한 줄, 이혼은 신속할 줄 알았다”

다음 ‘글이 작품이 되는 공간’ 브런치에서 40만 독자가 사랑하고 격하게 공감한 글이 한 권의 책으로 세상에 나왔다. 이상적인 로맨스와 결혼의 현실에서 지금 이대로 괜찮은지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건넨다. 나다움 작가가 슬기로운 결혼생활에 관한 심리상담 이야기를 담은 <외모지상주의자의 극사실 결혼생활>(리더북스)을 펴냈다. 나다움 작가는 비혼, 결혼, 이혼 따지지 않고 어떤 결정이더라도 그 중심에는 ‘나의 마음’이 있기를 희망한다. 그는 결혼해서도 ‘나’ 답게 사는 법을 안내한다. 책은 ‘결혼의 불편한 진실’, ‘이번 생에 애엄마는 처음이라서요’, ‘워킹맘, 일의 기쁨과 슬픔’, ‘이혼, 참을 수 없는 물음의 가벼움’, ‘부부, 갈수록 어려운 사이’, ‘나, 하마터면 나를 놓칠 뻔했다’ 등 총 6장으로 구성돼 있다. 이 책의 하이라이트는 심리 상담 이야기다. 작가와 작가의 남편 모두 ‘후천적 비혼’이 체질이지만, 10년 넘게 슬기로운 결혼생활을 하고 있다. 이 부부는 입을 모아 비결로 ‘심리상담’을 꼽았다. 대인관계나 부부관계로 마음이 아플 때 나 홀로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해 작가는 본인이 직접 겪은 심리상담 이야기도 자세히 풀었다. 이 책은 혼자는 외롭고 함께는 괴로운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비혼인 사람에게는 불편한 결혼생활의 진실을 알려주고 결혼을 안 하는 선택에 확신을 더하고, 굴곡진 결혼생활을 하는 사람에게는 동지가 있음을 상기시켜 주며 씁쓸한 위로의 말을 선물한다. 또 행복한 기혼자에게는 야생 결혼생활을 간접 체험하게 해 본인의 선택에 안심할 수 있도록 하는 현실적이면서도 재미있고 한편으로는 웃픈(웃기고 슬픈) 이야기를 담았다. 내용은 결혼 전 체크리스트부터 사내 커플이 사내 부부가 되기까지의 이야기, 사내 커플 안 되는 방법, 직장에서 승진이 갖는 의미, 애엄마로 산다는 것, 결혼에서 내가 진짜 원하는 것 등 결혼생활에서 꼭 필요하고, 살면서 한 번쯤은 겪을 수 있는 일들로 가득하다. 나다움 작가는 익산 출신으로 이리북일초등학교와 이리남성여자중고등학교를 졸업했다. 그는 행정학과 전공을 살려 사무관으로 일하고 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6.15 17:46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오은숙 작가 - 김다연 '우연히 잡힌 주파수처럼, 필라멘트처럼'

『우연히 잡힌 주파수처럼, 필라멘트처럼』을 읽고 나는 자주 부끄럽고 지난한 삶에 짓눌려 무기력한 일상을 보내곤 한다. 지병이 되어버린 무기력증은 스무 살 무렵부터 시작되었다. 젊은 날의 나는 “세상은 가도가도 부끄럽기만 하드라/어떤 이는 내 눈에서 죄인을 읽고 가고/어떤이는 내 입에서 천치를 읽고 가나/나는 아무것도 뉘우치진 않으련다”고 고백한 서정주 시인의 『자화상』을 외우며 무기력증을 떨쳐내곤 했다. 그러나 어느 때부터인가, 시인의 고백은 내게서 힘을 잃었다. 무기력증이 엄습할 때마다 삶의 동력을 어디서 찾아야 할지 몰라 버둥대다 바닥이다 싶을 때까지 내려간 뒤, 겨우 올라오기를 반복하였다. 주기적으로 찾아오던 무기력이 일상으로 자리를 잡아가던 어느 날, 김다연 시인의 시집 『우연히 잡힌 주파수처럼, 필라멘트처럼』을 만났다. 무얼 해도 기운이 나지 않았기에 시를 통해 어떤 영감을 받고 삶을 치유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지는 않았다. 책장에 꽂아져 있던 파스텔블루 표지의 『우연히 잡힌 주파수처럼, 필라멘트처럼』이란 시집이 제목처럼 내 손에 우연히 잡혔을 뿐이었다. 그렇게 펼친 시집에서 “머리와 가슴 사이/우물이 있다//생각은 짜고/감정은 차갑다//두레박에서 떨어지는 물소리가 좋았으리,//그것만 퍼내면/된다”는 「시인의 말」을 접하고 순간, 멈칫했다. “두레박에서 떨어지는 물소리”, “그것만 퍼내면/된다”고 말하는 시인이 나를 꾸짖는 듯했다. 절망하지 않으려고 욕망하지 않고 상처받지 않으려고 차가워진 감정. 해서, 무기력한 삶을 어찌하면 좋을 것이냐고 반문하는 것도 같았다. 어찌 살라는 것인데, 하며 다소 공격적인 마음으로 첫 시 「은행잎지전나비」를 읽었다. “새살이 밀어내는 딱지처럼 몸속의 푸른 독毒 뿜고서” 살아가고 있다 생각하면 더욱 무기력해질 뿐인데 시인은 “이 얼마나 눈부신 날개인가?”라고 말했다. “밤마다 가려운 쪽으로 기우는 나무,”가 나임을 알기에 뒤척임 없이 잠들었다가도 가려워 깨고 마는데 시인은 또 노래했다. “상처 아물리던 그늘이 날개였음을 알았기 때문이”라고. “‘울컥’을 삼키자/코뚜레가 뚫렸다”로 시작하는 「38도9부」에서 시인은 내게 보여주었다. 살아 있어 느끼는 절망과 고통 속 열병 끝에 있는 것은 무기력이 아니라고. “손가락을 내 머리에 겨누는 버릇이 생겼”다 해도 “빈 총에 쓰러져줄 줄 아는 애인이” 오기를 바라는 마음 놓지 않으니 「방아쇠 증후군」은 희망이었다. 시집을 끝까지 읽고 난 후에는 무기력증이 사라졌고 “여그가 그라고 안 좋다 안 흡디요!”「뭐뎌」라며 다시, 삶을 긍정하게 되었다. 만약에 당신이 나와 같다면, 시집을 펼치고 글자를 읽어 나가자. 오독(誤讀)하여 더욱 좋았던 「아카시아」를 비롯해 「한도를 초과한 말」, 「가라앉히다」, 「정지론」 등 많은 시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문신 시인의 해설과 김유석 시인의 추천 글도 당신을 맞을 것이다. 어떤 시는 분명, 당신의 삶에 『우연히 잡힌 주파수처럼, 필라멘트처럼』 생기를 불어넣으리라 믿는다. 오은숙 소설가는 2020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납탄의 무게’가 당선돼 소설가로 등단했다. 공저로는 <1집 스마트 소설>, <지금 가장 소중한 것은>, <2021 신예작가>가 있다.

  • 문화일반
  • 기고
  • 2022.06.15 17:33

"칼럼만 25년" 장세균, '기록은 미래로 흐른다' 출간

사단법인 한민족대외관계연구소 장세균 이사장이 전북일보, 전북도민일보, 전라일보에서 논설위원으로 활동하며 도합 25년간 썼던 칼럼을 한데 엮어 <기록은 미래로 흐른다>(신아출판사)를 펴냈다. 이 책에는 2007년 6월 18일부터 2011년 12월 19일까지 전북일보 등에서 쓴 총 167편의 칼럼이 담겨 있다. 그는 칼럼을 쓰는 동안 내내 프랑스 르몽드지처럼 되도록 형용사 단어 사용은 억제하면서 미문이 아닌 조그만 정보의 제공자로서 칼럼을 쓰려고 노력했다. 25년간 쓴 칼럼의 수만 해도 어마어마하다. 특출 난 인문학적 소양을 자랑하는 장세균 이사장은 칼럼 쓰는 당시에도 정치, 경제, 사회는 기본이고 문화예술부터 통일문제, 국제문제 등 다양한 분야의 내용을 모두 섭렵하면서도 깊이 있는 칼럼을 쏟아 냈다. 문제의 겉면만 보지 않고 속에 담긴 이야기까지 모두 보기 위해 노력했다. 지금도 전북일보 홈페이지에 ‘장세균’이라고 검색하면 그동안 썼던 수많은 칼럼을 볼 수 있다. 전북일보의 오피니언 면에 자리한 ‘오목대’ 코너에 외부 필진으로 칼럼을 썼었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내용을 <기록은 미래로 흐른다> 한 권으로 엮었다. 이 책에는 칼럼뿐만 아니라 칼럼의 내용이 함축돼 있는 그림도 함께 첨부돼 있다. 거기에 칼럼 작성 날짜까지 모두 기재돼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당시 어떤 일이 있었고, 어떻게 해결했고, 어떻게 해결했어야 했는지까지 모두 파악할 수 있다. 전북일보 조상진 객원 논설위원은 추천사를 통해 “예부터 글은 곧 그 사람이라 했다. 또 사상의 옷이라고도 했다. 장 회장(장세균 이사장)이 집필한 ‘오목대’ 글에는 정치精緻하면서도 잘 익은 술과 같이 농욱 한 인품의 향기가 배어 있다. 이번에 그동안 써왔던 칼럼을 책으로 묶는다니 무척 유쾌하고 반갑다”고 전했다. 장세균 이사장은 전북일보 논설위원, 전북도민일보, 전라일보 이사 논설위원, 전북 역도연맹 회장 등으로 지냈다. 현재 사단법인 한민족대외관계연구소 이사장을 맡고 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6.15 17:33

황현중 시인 "구석이 좋을 때"

황현중 시인이 세 번째 시집 <구석이 좋을 때>(한국문연)를 펴냈다. 이 시집은 ‘바람 불고 꽃잎 흩어지고’, ‘크고 넉넉한 사랑 아직도’, ‘한 뼘 더 기울어진 등뼈로’, ‘더는 서럽지 않은 민들레 가슴으로’ 등 총 4부로 구성돼 있으며, 작품 60여 편이 담겨 있다. 황현중 시인의 시가 가진 ‘슬픔’은 다른 사람의 슬픔보다도 더 크고 깊다. 시인의 특성이 타인의 삶과 공동체의 가치에 대한 이상을 가진 사람이다. 이에 다른 사람의 슬픔마저 모두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특성을 가진 사람이 황현중 시인이다. 그는 슬픔을 너무 잘 아는 사람이라 누구보다도 슬픔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고, 슬픔에 대한 많은 생각을 가지고 있고, 슬퍼하는 사람을 위로할 줄 안다. 거창하고 화려한 말로 위로하기보다는 본인 속에 있는 이야기를 꺼내 진심으로 위로하는 것이 특징이다. 황정산 시인은 이 시집에 대해 “우리를 아련한 슬픔 속에 젖어들게 했다가 다시 눈물을 닦아주고 어깨를 감싸 주는 그런 위로의 따뜻함을 그의 시에서 느낄 수 있다”며 “야단스럽고 자극적인 현란한 언어가 아니면서도 우리의 가슴을 예리하게 파고드는 이런 시어들은 그의 삶의 내공에서부터 나온 것이 아닌가 한다”고 전했다. 황현중 시인은 전북 부안 출신이다. 청년 시절 학업 중단 후 건설현장 노동자, 농부로 전전하는 등 시행착오와 방황을 거듭하다 우체국에 입사해 30여 년을 근무했다. 2015년 늦깎이 시인으로 등단해 시집 <조용히 웃는다>, <너를 흔드는 파문이 좋은 거야>, 산문집 <딴짓 여로> 등을 출간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6.15 17:32

"젊은 열정으로 전통과 소통하자"

국립무형유산원(원장 이경훈)이 주최하고 한국문화재재단(이사장 최영창)이 주관하는 제25회 전국대학생마당놀이축제가 8월 24일 국립무형유산원 얼쑤마루 대공연장에서 개최된다. 제25회 전국대학생마당놀이축제는 국가 및 시도지정 무형문화재인 탈춤과 농악 종목의 경연으로 진행된다. 참가를 원하는 전국의 대학(원)생으로 구성된 동아리 및 단체는 7월 15일까지 한국문화재재단 누리집을 통해 신청이 가능하다.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2년간 개최하지 못했다. 2년 만에 개최되는 만큼 시민들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지난 1988년 시작해 올해 25회를 맞이하는 행사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학생 민속예술축제다. 마당놀이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을 높이고 우수한 전통예술 인재를 발굴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최되는 축제기에 열정과 끼로 무장한 대학(원)생들의 신명 난 전통樂공연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참가자에게는 젊은 열정으로 대학시절의 낭만과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소중한 자리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문화재재단 공연기획팀 전화(02-3011-1720)로 문의하면 된다. 한편 이번 제25회 전국대학생마당놀이축제의 최고상인 대상에는 교육부장관상,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을, 금상에는 문화재청상을, 은상에는 국립무형유산원장상, 국립국악원장상 등을 수여한다. 이밖에도 한국문화재재단이 주최하는 공연 및 행사에 출연할 수 있는 기회 등 동아리 활동 시에도 지원을 받을 수 있다.

  • 문화재·학술
  • 박현우
  • 2022.06.14 16:34

전북작가회의, 6월 문학산책 개최...동화부터 시까지

전북작가회의(회장 김자연)는 17일 오후 6시 30분 최명희문학관에서 ‘작가와 함께 걷는 문학산책’(이하 문학산책)을 개최한다. 문학산책은 코로나19 이후 멈췄던 독자와의 직접적 만남을 통해 새로운 소통을 열고자 기획했다. 17일 최명희문학관에는 동화 <넌 혼자가 아니야>의 서성자 아동문학가, 시집 <내일은 어떻게 생겼을까>의 지연 시인, 동시집 <수선화 봉오리를 사겠어>의 하미경 아동문학가가 자리한다. 서성자 아동문학가의 동화 <넌 혼자가 아니야>는 다섯 편의 동화가 담긴 단편 동화집이다. 나 홀로 남겨졌다고 생각하는 순간 결코 혼자가 아님을 알려 주는 가슴 따뜻한 동화다. 지연 시인의 시집 <내일은 어떻게 생겼을까>는 시인의 감각적 이미지와 언어를 통해 54편의 미려하고 섬세한 시편을 만날 수 있는 시집이다. 하미경 아동문학가의 동시집 <수선화 봉오리를 사겠어>는 어른과는 다른 아이들의 세계를 아이들의 시선으로 만날 수 있는 동시집이다. 전북작가회의는 시민과 독자에게 동화와 동시, 시의 세계까지 골고루 엿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하고자 동화 작가부터 시인, 동시 작가까지 모두 한자리에 모았다. 코로나19 이후 문학예술에 목마름이 있는 시민과 독자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김자연 회장은 “매달 전북작가회의 작가의 신간 작품집을 중심으로 독자들에게 편안히 다가가고자 기획한 행사”라며 “신간 작품을 통해 현세대를 살아가는 우리를 만날 수 있는 자리다. 시민들의 많은 참여 바란다”고 말했다.

  • 문학·출판
  • 박현우
  • 2022.06.14 16:34

제4회 AX그룹전 개최

AX그룹이 16일부터 29일까지 우진문화공간 갤러리에서 AX그룹전을 연다. 출범 이후 2년이라는 시간 동안 일부 회원들이 탈퇴하기도 했다. 그 자리는 젊은 작가들로 충원했다. 또 AX그룹의 출범 취지에 공감하는 외부(광주, 서산) 작가들도 참여해 외연이 확장됐다. 이번 전시에서는 AX그룹의 결집성, AX그룹의 미술에 대한 열정도 느낄 수 있다. 전시에는 김성민, 김춘선, 김치준, 박성수, 이가립, 이재승, 장석원, 조헌, 지나손, 차유림, 탁소연, 한봉림 등 12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이들은 이번 전시를 통해 더 똘똘 뭉쳤다. 초심의 각오를 다지며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하나가 된 것이다. 이들은 캔버스 위에 물감을 칠하기도 하고, 천 위에 물감을 칠하기도 하고, 종이 위에 스프레이도 뿌리고, 흙도 묻히고, 한지에 먹을 칠하기도 하는 등 저마다 재료와 기법을 달리 해 각자의 개성 담은 작품을 완성했다. 전시에서 주목할 것은 저마다의 개성이다. 추구하는 예술성은 같지만 작품은 모두 다르다. 너무 강렬한 작품도 있고, 너무 평화로운 작품도 있다. 이번 전시의 특징이다. 12명의 작가들이 추구하는 예술성뿐만 아니라 작업 방식도 볼 수 있는 기회다. 장석원 대표는 “우리는 지나온 궤적과 함께 항시 다음 단계의 신선한 도전을 의식하면서 여러분 앞에 서게 될 것”이라며 “그것이 AX의 길이고 우리의 길이다. 우리의 뜨거운 결집이, 우리의 간절한 희생이 전북 화단과 한국의 현대미술의 지평을 넓히고 밝은 여명의 계기가 되기를 바라면서 이와 같은 몸짓이 한 걸음 한 걸음 의미 있는 행보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박현우
  • 2022.06.14 16:33

세월과 시간의 흔적 담긴 작품 '한자리'

“내가 취미로 뜨개질 허는 것을 좋아혔어. 내가 입은 것 허고 손녀, 우리 공주 준 것 허고, 한지공예 했던 것 모아서 전시허는 건데, 특별한 것은 없어.” 진북생활문화센터(센터장 한천수)에서 실 소재 작품, 한지 공예 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김점순(84) 작가의 말이다. 김점순 작가는 오는 22일까지 진북생활문화센터 2층 전시공간 소소에서 시간과 생활 담긴 작품을 전시하는 생활문화 전시전 ‘뜨개로 뱅글뱅글’을 연다. 전시에서는 김점순 작가가 하나씩 하나씩 떠서 입었던 옷, 대학생과 대학원생이 된 손자, 소녀의 돌 무렵 선물했던 옷과 가방, 며느리를 위해 선물한 옷, 열쇠집, 골프장갑 등 생활과 밀접한 작품 등을 볼 수 있다. 가족에 대한 정성과 세월, 시간의 흔적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작품으로 가득하다. 전시 작품 중 실 소재 작품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 올의 실로, 한지 공예 작품은 종이류를 활용해 견고한 합지와 기성 도안, 직접 도안한 종이 등을 덧붙여 만든 것이다. 전시된 작품은 짧게는 작년부터 길게는 70년을 훌쩍 넘긴 실생활에 사용하는 생활 물품이다. 김점순 작가는 마스크를 목에 걸 수 있는 마스크 스트랩을 일일이 떠서 진북생활문화센터 회원과 사무실 직원들에게 선물했다. 이에 사무실 한 직원은 김점순 작가의 손재주를 단번에 알아채고 전시를 제안했다. 김점순 작가의 전시가 열린 이유기도 하다. 김점순 작가는 "취미로 뜨개질을 했었다. 그러다 보니 뜬 게 많이 있었고, 주로 내가 입은 것을 전시하게 됐다. 가족들이 모두 각자 바쁘게 살다 보니 전시회 한다고 모두에게 알리지는 못했다. 다 바쁘게 사는데, 알려서 뭐 하겠나"라며 "매일 ‘우리 공주’라고 부르는 손녀가 있는데 작품 예쁘다고, 친구들도 예쁘다고 한다고 전화 왔다. 그 한 마디도 내겐 힘이 됐다"고 말했다. 전시 기간 내 화요일과 금요일 2시에서 4시 사이에는 김점순 작가도 만날 수 있다. 전시 관람은 무료다. 진북생활문화센터 전시, 관람 및 생활문화 관련 프로그램 문의 등 자세한 내용은 진북생활문화센터 전화(063-275-0186)로 문의하면 된다.

  • 전시·공연
  • 박현우
  • 2022.06.14 16:32

국가무형문화재 사경장 보유자 1호 김경호 전시회 개최

지난 2020년 7월 문화재청으로부터 국가무형문화재 사경장 보유자 1호로 지정된 장인이 있다. 그 주인공은 다길 김경호 장인이다. 그는 국가무형문화재 제141호 사경장이기도 하다. 사경장은 불경을 쓰는 사경 기술을 가진 장인을 말한다. 불교 경전을 유포하거나 공덕을 쌓기 위해 경전을 옮겨 쓰는 작업을 하는 것이다. 다길 김경호 장인이 14일부터 20일까지 한국전통문화전당 3층 기획전시실에서 전시회를 연다. 이번 전시는 <묘법연화경> 권제1을 중심으로 한다. 한 점, 한 획을 부처님 상호로 생각하고 한 글자 한 글자, 한 분 한 분의 부처님을 조성하는 성스러운 수행으로 여기며 작업했다. 정성이 가득 담긴 결과물들이 전시회장을 가득 채운다는 소식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경호 장인에 따르면 붓 끝 0.1mm에 초집중한 가운데 <묘법연화경> 권제1의 경문 서사 작업에 소요된 시간만 해도 작업 시간만 온전히 1000시간 이상이다. 아무나 할 수 없는 작업임을 알 수 있는 시간이다. ‘사경’은 본래에도 일반 한문으로 된 경구를 사경 하려면 A4용지 한 장 기준으로 반나절 이상이 걸리고, 불경에 삽화 그림을 일컫는 변상도를 옮겨 그리려면 500시간 이상이 걸리는 작업이다. 김경호 장인이 작품 하나를 완성하기 위해 얼마나 오랜 시간 작업하고, 작업을 위해 고민했는지 직접 눈으로 보고 느낄 수 있는 전시다. 전시에서는 김경호 장인의 작품뿐만 아니라 그의 전수교육생들의 작품도 만나볼 수 있는 귀한 기회다. 전시를 시작하는 14일 오후 5시에는 오픈식도 진행한다. 이날 오픈식에서는 김경호 장인과 마주하고 질의응답하는 시간도 마련될 예정이다. 그는 “가장 이상적이고 원만한 법신 부처님 상호를 모시고자 최선을 다하였으니 <묘법연화경> 권제1 한 작품만 해도 약 1만의 부처님을 조성한 셈”이라며 “이치가 그러하니 한 글자 한 글자를 한 분 한 분의 부처님으로 여기며 감상해 주시면 무한 감사하겠다”고 전했다. 김경호 장인은 김제 월촌에서 태어났다. 전북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뒤 동국대학교 대학원 미술사학과 문학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한국사경연구회 명예회장, 한국전통사경연구원 원장, 화엄사 전통사경원 원장 등을 맡고 있다.

  • 전시·공연
  • 박현우
  • 2022.06.13 17:04

[이승우 화백의 미술 이야기] 또 다른 사람 피카소 - 4

그의 심부름으로 아메데오 모딜리아니와 같이 이탈리아에 갔던 아메데오 모딜리아니의 여자 잔느 에뷔테른느가 그를 만나기 전날 밤, 살아있는 신을 만난다는 감격으로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으나 면회가 거절되었다는 일화 등에서 더욱 당시의 모습들을 감지할 수 있다. 그것은 친구인 아메데오 모딜리아니도 마찬가지다. 유태계 이탈리아 화가로서 파리에서 그림을 그리던 아메데오 모딜리아니는 이탈리아를 여행 중인 피카소로부터 편지를 받게 된다. 갑자기 이탈리아에서 전시 계획이 생겼으니 어디에 가서 내 그림들을 선별해 그림을 이탈리아로 가져오라는 것이었다. 이탈리아에 가서 잔느 에뷔테른느와 함께 들어가는 것을 거부당했다. 그리고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혼자 피카소를 만났을 때, 그 방에는 힘찬 말의 소묘가 있었다. 말은 에드가 드가라는 화가가 전유물처럼 많이 그린 것 아닌가? 그래서 아메데오 모딜리아니가 물었다. “저것은 드가 선생의 것인가?” “드가같이 계집 같은 사람이 어떻게 저렇게 힘찬 데생을 할 수 있겠나? 그것은 대 피카소 것일세.” 피카소가 입체주의를 만들고 이상한 취급을 받을 때 기욤 아폴리네르의 입체파 화가들이라는 책으로 활성화되었을 때, 거의 모든 화가들이 사물을 입체적으로 보고 그릴 때의 일이다. 아메데오 모딜리아니도 계속 시도해 봤으나 그게 잘 되지 않아 고민을 할 때다. 피카소에게 “모든 사물을 그렇게 봐야 하나?” 대답은 너무나 피카소다웠다. “누가 그래? 나는 벌써 끝났어.” 사진작가 데이비드 덩컨은 피카소의 허락을 받고 그의 집에서 며칠 묵으며 그의 일상을 사진으로 찍을 수 있었다. 일정이 끝나고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있으면 빼라고 하셔도 됩니다.”라고 이야기했을 때 “아니 무슨 말을 하시오? 당신이 본 대로 나를 찍은 것이고, 그러니 이 사진들은 모두 진실 그대로지요.”라며 펄쩍 뛰는 것이었다. 너무나 자신만만한 사내 아닌가.

  • 문화일반
  • 기고
  • 2022.06.13 16:48

2022 임창정 전국투어 콘서트 18일 전주 공연

다재다능한 가수 임창정이 오는 18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야외공연장에서 2022 임창정 전국투어 콘서트 ‘멀티버스(Multiverse)’를 선보인다. 이날 콘서트에서는 임창정의 히트곡 메들리, 팬들 고민 들어주는 ‘고민 상담소’, 팬들의 노래 실력을 입증하는 코너 등 단순히 보는 공연이 아닌 관객이 함께 즐기고 만드는 공연을 선사할 계획이다. 본캐(본래의 캐릭터)와 부캐(본래의 캐릭터가 아닌 또 다른 캐릭터)를 넘나들며 다양한 이미지를 구축한 임창정의 세계관을 만나볼 수 있는 자리다. ‘창정 유니버스’로, 임창정은 5개의 세계관인 가수부터 배우, 프로듀서, 다섯 아들의 아빠, 인생 상담가까지 대중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임창정의 모습까지도 모두 보여 줄 예정이다. 임창정은 각 세계관에 맞는 무대 연출을 통해 관객들에게 신나고 재미있는 이색적인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기획했다. 최근 SBS <동상이몽 2-너는 내 운명>에서 아내 서하얀과 다섯 아들과 함께 출연하며 꾸밈없는 모습으로 사랑받고 있다. 만능 엔터테이너로 전성기 못지않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임창정이 어떤 모습으로 전주를 찾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관계자는 “이번 콘서트는 지난 2018년부터 2019년까지 진행한 임창정 콘서트 ‘IMCHANGJUNG’ 이후 약 3년 만에 개최되는 공연”이라며 “현장에서 직접 임창정의 열정 넘치는 무대를 즐기길 원했던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 전시·공연
  • 박현우
  • 2022.06.13 16:47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