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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부가 선박 200척을 새로 짓는 것을 골자로 하는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발표하고, 한국의 선박 수주 물량도 크게 늘어나면서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재가동에 청신호가 켜졌다. 현대중공업도 지난해 7월 도크 폐쇄 이후 “조선업 시황이 좋아지면 가동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금이 군산조선소 재가동을 이끌어낼 절호의 찬스인 것이다. 정부가 내놓은 ‘해운재건 5개년 계획’에 따르면 신조발주대상 선박 200척 중 컨테이너 선박이 20척(2만TEU급 이상 12척, 1만4000TEU급 8척)이 포함돼 있다. 이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에서도 건조할 수 있는 규모라고 한다. 또 군산조선소 폐쇄를 추진한 지난 2016년 수주량 11척 이후 꾸준히 수주량을 늘려온 현대중공업의 지난해 물량은 최저점인 2016년 대비 341% 증가한 48척이었다. 정부의 신조발주 지원까지 더해지면 현대중공업 물량은 더 늘어나게 된다. 국내 조선경기는 요즘 회복세가 역력하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한국의 올해 1월~3월 누적 수주량은 263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 52척)로, 중국(196만CGT, 78척)과 일본(80만CGT, 25척)을 앞섰다. 이같은 상황이 군산조선소 재가동으로 이어졌으면 하는 것은 우리의 큰 열망이다. 현대중공업이 작금의 상황을 2010년 3월로 되돌려 놓기를 바란다. 지난해 10월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한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이 “군산조선소가 재가동되기 위해서는 최소 3년치 물량이 있어야 한다”고 조건을 붙였다. 그러면서 “조선 시황이 좋아지고 조선업 경쟁력이 살아나야 재가동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금이 바로 그 때라고 본다. 군산은 지금 조선소 폐쇄에 이은 한국지엠 공장 폐쇄 사태로 초토화 지경이다. 최근 통계 발표에 따르면 2017년 한햇동안 전북지역 취업자 수가 전년대비 무려 1만 9700명이나 줄었다. 이 시기에 전북을 떠난 20~30대는 8655명에 달했다. 인구는 물론 일감과 손님도 줄고, 부동산가격도 하락세다. 정부가 고용위기지역,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으로 지정하고 지원에 나섰지만 시민 불안은 여전하다. 특단의 대책만 바라고 있을 뿐이다. 전북도와 정치권, 군산시, 전북경제계가 똘똘 뭉쳐 지난해 7월 폐쇄된 군산조선소 도크 문을 활짝 열어 젖히는 데 온 힘 다하기 바란다.
전북혁신도시가 제3금융허브로 발돋움하기 위한 작업이 착수되었다. 전북도가 전북혁신도시를 연기금 특화 금융 중심지로 조성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고, 때맞춰 금융위원회가 ‘금융 중심지 추진 전략수립 및 추가지정 타당성 검토를 위한 연구용역’을 16일부터 진행하기 때문이다. 전북혁신도시는 지난해 3월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가 전북혁신도시로 이전하면서 제3금융허브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었다. 숱한 어려움 끝에 이전한 기금운용본부는 기금 규모만 2014년 469조원에서 2017년 말 621조원에 이른다. 세계 3대 연기금으로 5년 후면 100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투자처도 국내 주식과 채권뿐만 아니라 해외주식, 부동산, SOC 등 다각화되어 있다. 하지만 2009년 금융도시로 지정된 서울, 부산에 이어 전북혁신도시가 금융도시로 지정되기 위해서 기금운용본부 하나로는 힘에 부치는 게 현실이다. 말하자면 금융인프라가 취약하다는 말이다. 우선 전북금융센터 건립과 연기금전문대학원 설립 등 연기금 중심의 금융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구축되어야 한다. 제2금융도시인 부산의 경우 2014년에 완공된 63층의 부산국제금융센터(BIFC)가 부산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곳에는 금융 보험 무역관련 기관과 연수원, 대규모 상업시설들이 입주해 있다. 또한 부산혁신도시에는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한국예탁결제원, 주택도시보증공사, 기술보증기금 등 금융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기관이 밀집돼 있다. 연기금전문대학원은 펀드매니저 등 기금 운용역 양성과 역량 강화를 위해 필수적이다. 더불어 중소형 연기금의 추가 유치와 세종시 등 인근 지역 연기금들과의 협력관계도 이끌어 내야 한다. 여기에 국가균형특별법 18조에 따라 이전이 가능한 한국투자공사, 우체국금융개발원, 농업정책보험금융원, 예금보험공사, 한국무역보험공사 등도 이전을 유도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전북이 우리나라 금융 분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은 것도 넘어야 할 산이다. 전북의 금융 비중은 전국 대비 2.92%(2015년 기준)에 불과한데다 전북의 유일한 금융투자기관인 JB자산운용은 실질적인 업무가 서울 여의도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또 해외 및 국내 투자자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철도역과 국제공항 신설도 시급한 과제다. 이 같은 인프라를 서둘러 갖춰 전북혁신도시가 제3금융허브로 도약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태양광 발전사업이 민간 사이에 큰 인기다. 특히 전북은 일조량과 바람 등 태양광 발전에 유리한 조건을 갖춘데다 땅값도 저렴하고, 지자체 허가도 원활해 전국 최대 태양광발전지역으로 급부상했다. 2017년 말 현재 전북의 태양광 발전 허가 건수는 1만7831건으로 전국 5만2298건의 34%에 달한다. 두 번째로 많은 곳은 전남 1만1774건이고 충남 5333건, 경북 4925건, 경기 3319건, 강원 3299건 순이다. 대부분 땅값이 싼 농촌지역들이다. 반면 울산(169건), 대전(189건) 등 땅값이 비싼 대도시의 허가 건수는 많지 않다. 발전소 1기당 1600㎡에 달하는 넓은 부지가 필요한 특성 때문이다. 정읍과 김제 등 일부지역은 변전소 용량 부족 사태까지 발생했다고 하는데, 이는 정읍의 3841건 중 63.3%인 2432건이 최근 몇 개월 사이에 허가되는 등 지난해부터 태양광 허가가 큰 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는 1기 기준 투자액이 최고 2억5000만원에 달하는 부담에도 불구, 정부의 신재생에너지정책 기조로 투자위험이 덜한데다 또 힘든 일 하지 않고도 월 200만 원 전후의 안정적인 이익을 낼 수 있다는 홍보와 믿음 등 때문이다. 노후 안정자금을 노리는 은퇴자들의 관심도 한 몫 한다. 태양광 사업자들은 땅값 상승 전에 태양광 사업에 나서야 한다며 투자자들을 유혹한다. 그러나 태양광 발전시설이 농촌의 민가나 도로변의 전답과 임야, 문화재 가치지역 등에 우후죽순처럼 건설되면서 지역 주민들의 반발 등 부작용도 만만찮다. 최근 남원 최명희문학관 마을에서 벌어진 반대 민원도 대표적 사례다. 법적 허가 요건이 있고, 지자체마다 조례를 두고 있지만 주민 반발이 적지 않은 것이다. 이는 안일한 정부 정책 때문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신재생에너지 정책이란 명분을 내세워 FTA에 따른 농지 감축 등 농촌정책을 관철시키려는 것 같다. 그렇지만 태양광시설정책은 전혀 무계획적이다. 정부는 단지 삼천리 금수강산을 태양광 패널로 뒤덮어 살풍경을 조성하는 자연훼손, 자연오염 정책을 추구하는 것처럼 보인다. 태양광이 전기는 생산하지만, 그 면적만큼 산림과 농지를 잠식하면서 또 다른 환경오염을 낳고, 평생 땅을 일궈오며 피땀흘려온 원주민들에겐 상대적 박탈감만 주고 있다. 투자자와 정부의 이익만 있고 원주민 이익은 없다. 정부는 제대로 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건설현장에서 크고 작은 사고가 그칠 날이 없다. 지난달에는 부산 해운대의 아파트 공사현장 55층에서 근로자들이 구조물 200m 아래로 추락해 4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치는 사고가 일어났다. 건설현장에서 이렇게 끊임없이 안전사고가 발생하고 있으나 안전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후진국 수준에 머물고 있다. 실제 고용노동부 전주지청이 최근 도내 건설현장을 점검한 결과 전북지역 건설업체의 안전 불감증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북지역 건설현장 43곳을 대상으로 ‘해빙기 대비 건설현장 집중 감독’을 실시한 결과 대다수 건설현장에서 기본적인 조치조차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주의 한 건설현장은 거푸집 등 붕괴예방을 위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았고, 익산의 현장에서는 2m이상 건축물 외부에 안전난간을 설치하지 않았다. 이렇게 사고위험을 방치한 곳이 조사대상의 절반이 넘었으며, 근로자들에게 기본안전교육을 시키지 않은 곳도 74.4%에 이르는 32곳이나 됐다. 건설현장은 항상 위험이 도사리기 마련이다. 복합공종의 특성에 따라 작업여건이 수시로 변하고, 장비와 인력의 이동이 잦다. 옥외에서 작업이 이루어져 기후적 위험을 안고 있고, 높은 곳에서 작업하는 경우도 많아 추락사고시 생명을 위협받는다. 그만큼 안전에 대한 주의가 요구되는 곳이 건설현장이다. 고용노동부가 해빙기, 장마철 등 계절마다 수시로 현장을 점검하고 있으나 건설현장의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건설업이 갖는 구조적인 문제를 간과해서는 안전사고의 근본적 해결이 어렵다. 대부분 사고가 소규모 공사현장에서 발생한다는 점이 이를 말해준다. 최근 5년간 총 재해자 수의 48%가 3억~120억원의 소규모 사업장에서 발생했다. 1000억원 이상 대규모 공사의 재해자 발생비율은 전체 2.8%로 낮았다. 시공사들이 이익을 남기려고 무리하게 공사기간을 단축하고, 비용을 줄이려고 안전장치를 뒷전에 두는 구조 아래서 소규모 공사장의 안전사고는 예고된 인재일 수밖에 없는 셈이다. 고용노동부 전주지청은 재해 예방시설을 철저히 갖추지 않는 사업자와 현장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이번 적발 현장에 대해서도 사안에 따라 사법처리 혹은 작업중지, 과태료 부과 등의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사업주와 근로자의 안전의식이 바뀌지 않는 한 단속과 처벌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건설현장에서 안전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종합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전북도가 최근 정부의 항공정비사업(Aircraft Maintenance, Repair and Overhaul, 이하 항공MRO)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다. 항공 관련 인프라가 크게 빈약한 전북이 경남 사천 등 상대적으로 관련 분야가 앞선 지역과 경쟁이나 되겠냐는 우려도 나온다. 하지만 최근 매머드급 조선소와 자동차 공장 폐쇄 사태로 파탄지경에 이른 군산과 전북 경제를 살려야 하는 문제, 항공MRO 특성상 방대한 부지가 필요한 점, 중국과 근접하다는 점, 전북이 주도하고 있는 탄소복합소재 산업 등을 고려할 때 결코 무리한 도전이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최근 전북도는 항공 MRO 관련 사업 포석으로 ‘항공기 윙렛 복합재 수리공정기술 개발 및 인증취득’ 관련 사업에 대한 예산 119억 원을 정부에 신청했다. 전북 주력사업인 탄소복합소재를 활용해 윙렛(비행기 끝에 수직으로 붙어있는 작은 날개)을 수리하는 기술을 개발한 뒤 인증을 받는 게 골자다. 복합재 항공부품정비 사업은 유럽항공안전청의 DOA(Design Of Approval) 설계인가를 획득한 업체만 가능하기 때문에 먼저 윙렛 수리기술을 확보하고, 중장기적으로는 항공기 엔진, 동력장치의 수리기술 등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전북도가 이같은 계획을 전개하고 나선 것은 세계 항공MRO 시장 규모가 2026년 1006억 달러(107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현재 1조9000억 원 정도인 국내시장도 4조 원 규모까지 성장할 전망인 등 사업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런 동향에 발맞춰 정부는 ‘제2차 항공산업발전 기본계획’(2010년~2019년)과 ‘항공MRO 산업 육성방안(2015년 1월) 등 산업기반을 마련했고, 경남 사천, 부산 김해, 충북 청주, 경북 영천 등이 항공MRO 유치경쟁을 벌이는 상황이다. 사천시의 경우 정부의 항공정비 MRO구축사업 지원 대상자로 선정되는 등 앞서가고 있다. 후발주자인 전북이 유리한 것은 별로 눈에 띄지 않는 상황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 전북은 새만금국제공항 유치와 함께 항공MRO도 유치해 내야 한다. 멀리보고 차근차근 항공 부품 소재 관련 기업을 유치하고 키워야 한다. 관련 기술과 기업 등 인프라를 단단히 해 나가야 한다. 항공 시장이 큰 중국과 근접한 드넓은 새만금 부지, 앞선 탄소소재 기술 등 장점을 잘 활용해 항공MRO 유치전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기대한다.
2013년 주민공동시설 총량제가 도입된 후 헬스장·골프연습장·연회장·게스트하우스 등 고급 주민공동시설을 앞세워 분양시장을 공략하는 아파트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그러나 규모가 작은 주상복합 아파트 중에는 주민 필수시설인 경로당과 어린이 놀이터조차 갖추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다. 주거공간에서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도심지를 중심으로 최근 도내에서도 주상복합 아파트 건설이 활발해지면서 경로당과 어린이 놀이터 등 주민공동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것을 두고 불만이 잇따르는 모양이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주민 편익을 위한 기본적인 공동시설을 갖추지 않은 주상복합 아파트에 대해 분양승인을 해준 행정에 대한 비판을 곁들여서다. 이런 배경에는 현행법상 300세대 미만 주상복합 아파트에는 경로당과 어린이 놀이터 등 주민공동시설 설치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일반 아파트의 경우는 150세대 이상~300세대 미만의 경우 경로당과 어린이놀이터, 300세대 이상~500세대 미만은 어린이집, 500세대 이상은 주민운동시설과 작은도서관 설치가 더해져 의무시설 대상으로 규정됐으나, 300세대 미만의 주상복합 아파트는 주택법의 사업계획 승인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주택건설기준에 따른 부대 및 복리시설을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 물론, 주민공동시설을 어떻게 갖추느냐에 따라 분양가격에 차이가 생길 수 있고, 분양 과정에서 계약자들이 그 실정을 파악할 수 있다. 행정의 경우도 시공사에서 사업계획 승인을 요청할 때 주민공동시설 설치를 권고할 수는 있지만 강제하는 데 한계가 있다. 그러나 입주자들 대부분이 분양 신청 단계에서 경로당이나 어린이 놀이시설 설치 여부에 대해 그리 큰 관심을 갖지 않는다. 경로당과 어린이 놀이시설이 없다는 점을 제대로 알려주는 업체도 없다. 오늘날 작은 농촌의 마을에도 경로당은 필수시설이다. 경로당에 쌀과 기름 값이 지원되는 등 여러 혜택이 주어지고, 노인들의 소통의 공간으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 기회와 공간을 갖지 못한 소규모 주상복합 아파트 노인들의 상대적 박탈감과 소외감이 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정부가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인근 공동주택단지의 입주민도 해당 주민공동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조치를 취했으나 공동 주택의 폐쇄적 특성상 거의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고령화 추세와 중소규모 주상복합 아파트 증가 추세에 따라 현실에 맞는 법 개정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위치한 전북혁신도시를 제3의 금융도시로 지정하는 절차가 진행된다.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방침과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폐쇄 등 지역경제가 쑥대밭이 된 상황에서 낭보가 아닐 수 없다. 전북도는 금융위원회가 전북혁신도시를 ‘금융중심지 추진전략 수립 및 추가지정 타당성 검토를 위한 연구’ 용역입찰을 오는 16일 진행한다고 어제 밝혔다. 용역은 올해 12월 21일까지 진행되고 중간보고는 계약일로부터 90일 이내에 이뤄질 예정이어서 적어도 석달 정도 지나면 제3의 금융도시 지정 여부에 대한 윤곽이 드러날 것이다. 국민연금공단은 세계 3대 기금운용기관의 하나다. 연금공단 산하의 기금운용본부는 600조원에 육박하는 기금을 운용하는 큰 손이다. 이같은 기금운용본부를 기반으로 전북혁신도시를 제3의 금융도시로 육성하는 방안은 문재인 대통령의 지역공약이다. 금융위원회의 국제협력팀 역시 제안요청서를 통해 전북혁신도시를 금융도시로 추가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성이 크다고 밝힌 상태여서 당위성은 크다고 하겠다. 전북혁신도시가 제3의 금융도시로 지정되면 서울 부산에 이은 세 번째다. 다수의 금융기관들이 모여 자금의 조달, 거래, 운용 및 기타 금융거래의 중심지 기능을 하게 되고 그러한 특화기능을 할 수 있도록 관련 인프라도 공급된다. 제2의 금융도시인 부산은 주식시장과 채권시장, 파생상품시장을 총괄하며 유가증권 상장 업무를 관장하는 한국거래소(KE)가 2007년 통합 본사를 부산으로 이전하면서 명실상부한 금융도시로 태어났다. 2008년 착공, 2014년에 완공된 63층의 부산국제금융센터(BIFC)는 부산의 랜드마크가 됐다. 금융 보험 무역 관련 기관과 연수원, 대규모 상업시설들이 입주해 있다. 전북혁신도시가 금융도시로 지정되기 위해선 용역에서 타당성이 높게 나와야 한다. 제3의 금융도시 지정 필요성과 타당성, 전북혁신도시를 추가 지정할 경우 관련 법을 살피게 되고 전북혁신도시가 금융도시로 발전할 수 있는 인프라가 충분한 지 등의 기본적인 요건들도 점검할 것이다. 따라서 전북도와 전주시, 국민연금공단 등 관련 기관은 유기적인 협력체제를 가동하면서 준비를 충실히 하고 관련 인프라 확충에 소홀함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금융플러스센터와 연기금전문대학원 신설, 산업은행 등 금융기관의 추가 이전, 접근성 향상을 위한 교통인프라 확충 등이 그러한 것들이다. 모처럼만에 찾아온 호기를 살려 전북혁신도시가 금융시장의 중심지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
주로 구도심 지역에 있는 낡은 건축물이 단순히 미관을 해치는데 그치지 않고 잠재적으로 커다란 위험을 안고 있어 전반적인 점검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전국 주거용 건축물의 절반이 30년 이상 된 낡은 건물이라는 점에서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도내 건축물 중 준공 후 30년 이상 된 노후건축물 비중은 전국 평균보다 훨씬 높은 상태다. 수도권은 물론, 지방 도시들도 앞다퉈 리모델링이나 재개발, 재건축하고 있으나 인구가 적고 상대적으로 경기 수준이 나쁜 전북의 경우 낡은 건축물이 지나치게 많은 실정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준공 후 30년 이상 된 노후건축물은 전국에 걸쳐 26만1270동에 달하는데 이는 전체 건축물(712만6526동)의 36.5%나 된다. 수도권의 경우 준공 후 30년 이상 된 노후건축물은 52만1631동으로 수도권 전체 건축물의 26.3%에 불과하지만, 지방은 207만9639동으로 지방 전체 건축물의 40.4%나 된다. 한마디로 지방의 건축물이 더 낡았다는 얘기다. 전북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도내에 국한해 보면, 전체 건축물이 44만5173동인데 이중 준공 후 30년 이상 노후건축물은 18만7734동으로 전체 건축물의 42.2%나 된다. 사람들이 생활하는 주거용은 노후화가 훨씬 심각하다. 도내 주거용 건축물은 이 26만9559동인데 이 중 30년 이상 노후건축물은 14만5634동으로 전체 주거용 건축물의 54.0%에 달한다. 절반 이상의 도민이 30년 이상 된 낡은 건축물에서 생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건물이 낡으면 크고 작은 사고가 날 것은 명약관화하다. 도민의 절반 이상이 30년 이상 된 건물에서 생활한다면 그것은 곧 무엇을 의미하는가. 한마디로 안전사고에 노출돼 있다는 것이다. 구도심 내 모든 노후건축물을 대상으로 점검을 펼쳐 발생 가능한 각종 사건·사고를 미리 방지해야 한다. 주요 구조부의 변형이나 균열 상태, 증축, 용도변경 등 건축법 위반사항도 집중 점검을 해야 한다. 문제는 심각한 상황을 발견해도 즉각 바로잡기가 쉽지 않다. 노후 건축물에 대해서는 소유자에게 건축물 정밀안전진단을 한 후 보수·보강 조치를 거쳐 시설을 이용토록 하고 있으나 많은 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이 또한 공염불이 될 우려가 크다. 행정기관은 물론, 시민들도 남의 일로 생각하지 않고 생활환경 주변 낡은 건축물에 대한 경각심을 더 가져야 한다.
최근 진안군의료원의 결산이사회에서 B모이사가 ‘진안군 창작소설 집필 지원사업’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사업은 진안문화원 사업인데 엉뚱하게도 의료원 이사가 문제를 제기했다. 진안군이 특정인 편법지원을 위해 기관과 예산을 나누고 또 우회 사용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B이사에 따르면 ‘진안군 소재 창작소설 집필 지원사업’은 진안문화원 사업이다. 문화원은 지난해 소설가 A씨와 “1년간 200자 원고지 1000매 이상을 필수적으로 집필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기간은 2년이고, A씨는 해마다 1권씩 모두 2권의 책을 내놓아야 한다. 저술료는 1년에 1억원씩 모두 2억원이다. A씨는 지난해 저술료 1억원을 받았지만, 그가 완성해 제출한 책은 없다. 진안군은 또 A씨에게 진안군의료원이 운영하는 전북권환경성질환치유센터의 건강도시추진단장 자리를 주고 인건비 2400만원을 지원했다. A씨는 치유센터에 1주에 평균 이틀 출근했지만 매월 200만 원의 봉급을 챙겨갔다. A씨가 진안군에서 챙기는 돈은 연 1억 2400만원이었지만, 이것도 모자랐는지 진안군은 지난해 진안문화원 예산에 A씨의 숙식비 1300만 원을 편성, 진안군의료원을 통해 치유센터에 내려보냈다. A씨는 치유센터 펜션 하나를 전용 숙소처럼 사용한다고 한다. 일반인의 펜션 1일 사용료는 평일 9만원, 주말 13만원이다. 엄연한 특혜다. 진안군 예산에 편성된 A작가 업무추진비 360만원은 당국의 비협조로 확인조차 안 된다고 한다. 진안군은 또 A작가의 보조작가에게도 ‘치유센터’ 콘텐츠 프로그램 개발용역비 명목으로 연간 2000만원의 예산을 군의료원을 통해 지급했다. 행정기관이 예술인을 지원하는 것은 긍정적이다. 이번 진안군 사업도 지역의 역사와 정신문화를 오롯이 담아내면 진안문화관광사업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행정의 특혜는 별개 문제다. 무슨 반대급부를 반드시 제공해야 하는 듯, 진안군의 행동은 A씨에게 큰돈을 못 줘서 안달인 것으로 비친다. 진안군의 이 사업은 엄연한 특혜로 당장 중단되어야 한다. 무려 2억 원짜리 사업을 특정인과 단독 계약하고, 온갖 특혜를 더 제공하는 게 말이 되는가. 2억원의 원고료를 내걸고 전국 공모전을 하면 ‘진안군’ 홍보 효과도 훨씬 좋고, 검증된 작품들이 쏟아진다. 진안군의 2억 원짜리 창작소설 계약은 공모 절차 없이 특정인과 단독 계약했으니 법 위반 소지가 다분하다. 엄격한 감사와 수사 등을 통해 주민 의혹을 풀어야 한다.
남원시가 산단 내 건립키로 한 폐수종말처리시설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면서 논란을 빚고 있단다. 사전 타당성 검토를 거쳐 폐수종말처리시설 건립 계획을 확정해놓고 산단 조성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상황에서 뒤늦게 변경을 추진하는 게 석연치 않으면서다. 남원시가 폐수종말처리시설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한 것 자체가 기본적으로 부실행정을 시인한 꼴이다. 남원시의 폐수종말처리시설 사업은 사매면 월평리 일원 77만6000㎡에 조성 중인 산단에서 나오는 폐수를 처리하기 위해 정부 승인을 거쳐 산단 내에 설치하는 것으로 결정된 사항이다. 기본계획 용역비 5000만원까지 들여 결정했다. 그런 계획을 백지화하고 산단에서 16km 떨어진 곳의 하수처리장에 관로로 연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단다. 남원시는 관로로 연결할 경우 산단 내 폐수종말처리시설을 설치하는 것보다 공사비를 절반정도 줄일 수 있고, 1년에 수억원이 예상되는 유지관리비에 대한 입주업체들의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점을 재검토 배경으로 설명했다. 사업 계획이 잘못됐을 경우 이를 바로잡는 것은 행정의 당연한 책무다. 책임을 피하기 위해 잘못된 계획을 알고도 그대로 밀어붙여 더 큰 손실을 야기한 사례들을 수없이 보아왔다. 그런 점에서 남원시가 애초 잘못된 계획을 시인하고 경제성을 높일 수 있게 재검토를 하는 상황이라면 행정 부실에 대한 책임을 떠나 뒤늦게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남원시의 재검토 방향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산단 내 폐수종말처리시설을 설치하지 않고 하수처리장에서 처리할 경우 산단 입주업체들이 중금속 등이 함유된 공장폐수를 정화처리한 뒤 방류해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유지관리비 분담비용보다 많은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다. 여기에 업체마다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 자체 시설을 설치해야 하고, 남원하수처리장까지 16㎞ 중 기존 관로(9㎞)와 연결하기 위해서는 추가로 50억원 이상의 공사비가 들어간다. 산단 폐수종말처리시설을 위해 100억원 이상 국비를 확보해놓고도 사업 재검토로 이리 논란을 자초하는 게 한심하다. 일각에서 특정 업체를 배려하기 위한 뒷배경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제기하고 있단다. 남원시는 처음 사업 계획을 세울 때 행정력 낭비와 재정 손실이 없도록 철저히 따져야 했다. 애초 계획을 변경하려면 그만한 사정과 배경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투명한 행정에 의심을 살 수밖에 없다.
대법원이 지난 27일 ‘익산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의 진범 김모씨에 대해 원심이 내린 징역 15년 형을 확정했다. 지난 2000년 8월 10일 밤에 발생한 택시기사 살인사건의 진범에 대한 단죄가 약18년 만에 내려진 것이다. 진범 논란, 옥살이, 재심청구 등 우여곡절 끝에 ‘익산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의 진범이 붙잡혀 법의 처벌을 받게 된 것은 다행한 일이다. 사건 현장의 최초 목격자였다는 이유만으로 흉악한 살인사건의 진범으로 몰리고, 결국 10년의 옥살이를 해야 했던 최씨의 억울함이 확실하게 풀렸다. 그동안 얽히고 설켰던 모든 것이 제자리를 잡았다. 최근 몇 년 사이 전북에서는 억울한 옥살이의 한을 풀어달라는 피해자의 재심 요구와 법원의 결정, 그리고 무죄 판결에 이은 진범 검거 및 진범에 대한 단죄 등 대형 사건이 두 건이나 발생했다. 바로 ‘삼례 3인조 강도사건’과 ‘익산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이다. 처음 피해자들이 ‘나는 진범이 아니다’ ‘억울하게 옥살이를 했다’고 하소연하고 나섰을 때 세상 사람들은 반신반의했다. 살인사건의 진범이 어떻게 바뀔 수 있단 말인가, 지금 세상이 군사독재시대도 아닌데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는가,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졌다면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는 등 반응이 교차했다. 두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데 있어서 검경은 없었다. 정의를 부르짖고 나선 젊은 변호사가 있었을 뿐이었다. 양심있는 경찰관의 증언, 시민사회의 관심, 언론의 적극적인 보도가 박준영 변호사 등의 활동과 억울한 옥살이 피해자들의 힘을 북돋웠다. 경찰과 검찰에 의해 숨겨졌던 살인사건의 진실이 민간인들에 의해 파헤쳐졌다. 억울한 옥살이가 사실로 드러났다. 세상의 충격은 컸다. 민중의 지팡이라는 경찰, 정의만을 외치는 검찰이 평범한 시민을 살인자로 만든 것이다. 지금 두 사건의 피해자들은 억울함을 씻었지만, 공권력에 의해 산산이 부서진 젊은 날을 원상회복할 수는 없다. 안타까운 일이다. 더욱 기가막힐 일은 피해 당사자들의 영혼까지 망가뜨린 엄청난 사건을 일으킨 경찰과 검찰 등은 사과문 한 장으로 모든 일을 끝냈는데, 그들에 대한 처벌은커녕 수사 책임이 있었던 검사 등의 사과는 없다. 일부는 인사에서 영전했다. 이게 법의 정의는 아니다. 경찰과 검찰이 적법절차 준수와 인권 보장 등을 말하며 국민에 사과했지만, 얼마나 진정성 있는 사과가 됐는가에 대한 판단은 국민이 한다.
몇 년 전 중학교 교사가 폭력 가해 학생들의 징계성 전학 처리에 반발해 목숨을 끊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적이 있다. 생활지도를 담당했던 이 교사는 금품 갈취 로 징계 대상에 오른 제자들에 대해 선처를 요구했으나 학교측이 받아들이지 않으면서다. 극단적인 예이기는 하지만, 강제 전학의 문제를 함축적으로 보여준 사건이었다. 징계성 강제 전학의 문제점은 현재도 진행형이다. 전북지역 한 중학생의 경우 학교 폭력으로 1년 사이 4개 학교를 옮겨 다녔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이 학생을 두고 학교와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폭탄 돌리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란다. 그저 골치 아픈 문제 학생을 다른 학교로 떠넘기기에 급급한 교육 현장의 단면을 보여주는 사례다. 흡연이나 학교폭력, 왕따 등의 잘못을 저지르는 학생들에 대해 선도위원회나 학교폭력위원회가 학생의 비행에 따라 교내봉사, 사회봉사, 위탁교육, 정학, 전학, 퇴학 등의 초지를 취한다. 그러나 의무교육 대상인 초중학교 학생들에 대해서는 아무리 비행 수위가 높아도 법적 처벌과 별개로 학교측이 퇴학 처분을 내릴 수 없다. 비행 학생을 다른 선량한 학생들과 격리시키는 게 가장 손쉬운 수단이겠으나 법이 허용하지 않고 있다. 어린 학생들이기에 학교에서 퇴출 보다는 교육을 통해 선도하는 것이 교육이고, 사회적 책임과 의무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행 학생들을 교육의 대상이 아닌 퇴출 대상으로 보는 시각이 학교 현장에 엄존한다. 퇴학 대신 강제 전학이 빈번하게 행해지는 이유다. 물론, 학교폭력예방 등에 관한 법과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서 학교폭력과 관련된 조치로 학생의 교육상 교육환경을 바꾸어 줄 필요가 있을 경우 가해학생에 대해 전학을 하게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전학은 어디까지나 교육적인 목적이 우선이어야 한다. 사소한 비행에 대해 얼마든지 교육적으로 해결할 수 있음에도 학교의 편의에 따라 징계 수단으로 강제 전학을 남발해서는 안 된다. 강제 전학을 퇴학 처분에 대신해서 악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물론, 학교 현장의 어려움을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다. 가해 학생 때문에 피해 학생이 전학을 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그렇다고 가해 학생의 강제 전학이 근본적 대책이 될 수 없다. 가해 학생이 다른 학교로 전학할 경우 그 학생을 받아들인 학교 또한 같은 문제를 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위탁교육 강화와 같은 근본적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간의 남북정상회담이 이달 27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다. 그 동안 남북 간 대립으로 11년 만에 열리는데다 한반도의 운명이 달려 있어 회담에 거는 국민적 기대는 어느 때보다 크다. 더욱이 북한의 비핵화를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 등 주변 강대국들의 이해가 첨예하게 갈려, 세계사에 획을 그을 수 있는 회담으로 주목받고 있다. 남북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비핵화와 평화체제, 남북관계 개선 등 3가지 큰 의제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 중 핵심은 단연 비핵화 논의가 아닐까 한다. 가장 중요한 의제인데다 5월에 열리는 북미 간 회담에 앞서 열리기 때문이다. 북한의 비핵화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최대의 과제이면서 이제는 건드리면 터질 수밖에 없는 임계치에 달한 문제다. 북한은 이미 1990년대 초반부터 핵물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그 사이 6차례의 핵실험을 비롯해 지난 해 11월에는 미국 본토에 도달할 수 있는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급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이 같은 위협에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말 폭탄 싸움에 이어 국제적 연대를 통해 핵 제제에 나서 북미 간 대립이 극에 달한 상태였다. 이 와중에 미국의 선제공격 등 전쟁 분위기가 확산되는가 하면, 미국이 남한에 사드를 배치하자 중국이 이에 반발해 우리에게 경제보복에 나서기도 했다. 물고 물리는 주변 강대국 간 싸움으로 결국 피해는 우리만 보는 형세였다. 김 위원장은 기회 있을 때마다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총서기의 유훈에 따라 비핵화는 우리의 변함없는 입장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 이번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북중 정상회담에서 비핵화의 단계적 동시조치를 언급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이러한 발언은 대북제재를 피하고 핵 개발을 위한 시간벌기에 불과하다는 의심을 받아왔다. 특히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존 볼턴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앞세워 일괄타결 방식인 선 핵폐기, 후 보상을 압박하고 있다. 국내 보수세력도 이에 맞장구를 치고 나섰다. 그러나 청와대는 신중한 입장이다. 한꺼번에 모든 것을 깨끗이 해결하면 좋겠으나 실제로 핵 해결은 검증과 폐기를 순차적으로 밟아갈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이를 둘러싸고 자칫 남남갈등도 우려된다. 우리는 이번 비핵화 대장정의 첫걸음이 통일과 동북아 평화로 가는 디딤돌이 되길 기대한다.
진안군이 2016년 말에 개관한 가위박물관이 특혜의혹으로 몸살이다. 주민들의 감사 청구에 대해 전북도가 지난 20일 주민감사청구 심의워원회를 열어 가위박물관 감사를 결정했다. 이에따라 그동안 주민들이 제기해 온 가위박물관 설립과 운영 과정, 가위가격 담합과 계약해지 후 철회 등을 둘러싼 특혜 의혹들에 대한 실체적 진실이 조만간 드러날 것으로 기대된다. 주민들은 “가위박물관은 설립에서 운영에 이르는 전 과정에 군수의 의지가 관철된 사업인 만큼 주무공무원이 아닌 군수가 책임을 져야 할 사안”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설립 추진, 가위 구입, 위탁자 선정, 운영비 지급 등 전반에 걸친 특혜와 비리 의혹이 완전히 해소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진안지역 8개 시민단체들이 나선 이번 사안에 대해 전북도는 추호의 의심이 없도록 철저히 감사해야 할 것이다. 가위박물관은 마이산 입구에 자리잡고 있다. 3층으로 된 박물관은 가위의 역사 등에 대한 소개 및 인류가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주방가위, 미용가위, 공예가위 등을 전시하고 있다. 잘 운영하면 국내는 물론 동서양의 다양하고 희귀한 가위들이 전시된 가위박물관은 마이산과 용담호 등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특색있는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문제는 진안군이 가위박물관을 기획해 개관하는 과정에서 박물관 위탁운영자측에 가위가격 담합 등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있고, 진안군의 해명이 진실에 부합하지 않다는 의심이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또 가위박물관 운영에 따른 문제 제기에 대해 진안군이 위탁운영자와의 계약을 해지했음에도 불구하고, 법적 근거를 확실히 하지 않은 채 슬그머니 계약해지를 철회하고 원래 위탁자에게 다시 운영을 맡겼다는 것이다. 일부 언론과 주민들에 따르면 진안군은 가위박물관을 개관하면서 위탁 계약을 체결한 세계가위문화연구소 대표 이모씨의 가위 113점을 4억4000만 원에 구입했다. 이 가위들 상당수는 인터넷 경매사이트에서 이씨가 구입했고, 진안군에 크게 부풀려진 가격에 판매된 것이라고 한다. 이런 사실이 드러나자 진안군은 지난해 말 이씨측과 맺은 박물관 위탁운영계약을 해지했다. 그랬던 진안군이 불과 2개월도 안된 지난달 23일 위탁계약해지를 철회, 이씨측에 박물권 운영권을 되돌려줬다. 법적 근거가 없는 행정행위라고 한다. 상식적으로도 납득할 수 없다. 전북도는 철저히 감사, 주민 의혹을 풀어야 한다.
남원의 새로운 관광자산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지리산 친환경 전기열차 도입 사업이 국토교통부의 미온적 태도로 진전되지 못하고 있단다. 지리산 전기열차 타당성 검증을 위한 용역비가 올 국가예산에 반영됐으나 지금껏 용역 발주가 이루어지지 않는 등 국토부의 움직임이 없다. 어렵게 편성된 예산조차 깔아뭉개는 것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지리산 친환경 전기열차 도입을 위해 어렵게 용역비가 세워진 것을 잘 아는 국토부가 이리 뭉그적거려서는 안 된다. 이 사업은 7년 전 시작된 지리산 산악철도 사업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남원시와 철도기술연구원이 지리산 산악철도 시험도입 협약을 체결한 뒤 수차례 타당성 검증 용역을 실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2015년 지리산 산악철도 시범도입 예산으로 국비 10억원이 반영됐고, 2016년에는 산악철도 개설을 위한 법까지 개정했다. 그러나 국토부는 지리산 산악철도 추진을 위해 편성된 예산을 불용처리 했으며, 2017년 3월 돌연 산악철도 신규사업 평가를 통해 ‘사업수요와 경제성이 부족하고 안전성 및 내구성에 대한 추가검토가 필요하다’며 산악철도 사업을 백지화시켰다. 이로 인해 2017년 예산 19억원도 활용되지 못했다. 다행히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 지역공약사업으로 꺼져가던 지리산 철도사업의 불씨를 지폈다. 문 대통령은 환경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친환경 전기열차로 대체해서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공약을 냈다. 이를 계기로 지난해 국가예산에 용역비가 반영된 것이다. 남원시가 계획하고 있는 지리산 친환경 전기열차는 남원 60번 지방도를 이용해 1구간(18㎞, 육모정~고기삼거리~정령치~도계삼거리)과 2구간(16㎞, 천은사~성삼재~도계삼거리~달궁삼거리)에 걸친 산악도로에 전기열차를 운행하는 사업이다. 남원시는 산악열차가 운행될 경우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지리산권 관광산업발전에 획기적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산악열차 사업 당시와 마찬가지로 주무 부처인 국토부는 여전히 시큰둥하다. 용역비 반영도 국토부의 의지가 아닌, 국회 예산심의 막바지 단계에서 반영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토부는 많은 재원(총 사업비 2434억원)이 소요되는 데 반해 기본적으로 이 사업의 경제성이 낮다고 보는 것 같다. 그러나 사업의 방향에 따라 얼마든지 경제성을 높일 수 있다고 본다. 경제성 여부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용역 결과로 판명되지 않겠는가. 정부의 의지가 중요하다.
미세먼지, 초미세먼지가 청명해야 할 봄철 하늘을 뒤덮는 날이 잇따르고 있다. 건강을 위협하는 ‘미세먼지 공포’가 계속되는데 또 다른 불청객 황사가 예고되고, 조금 있으면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꽃가루도 날린다. 공사장 비산먼지, 자동차와 화력발전소 배출가스 등 온갖 대기오염물질이 국민 건강을 위협하고 있지만 당국의 대책은 묘연하다. 서울과 인천 등 수도권은 ‘수도권 대기개선 특별법’에 따라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하고 있지만 전북지역은 아예 손 놓다시피 하고 있다. 전북도민은 미세먼지 피해를 호소하는데, 정작 도민 안전에 앞장 서야 할 전북도 등 지자체들은 별다른 대책이 없다. 주민들이 알아서 마스크 쓰고, 외출 자제하라는 식이다.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고농도 미세먼지 문제는 중국 대륙의 산업화가 가장 큰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지만 전북지역에서도 자동차 배출가스, 충청권에 자리잡은 화력발전소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 군산·익산·전주 공단의 배출가스 등 미세먼지 요인이 적지 않다. 게다가 중국발 미세먼지가 어디 수도권에만 덮치는가. 최근의 미세먼지는 수도권 뿐만 아니라 전북, 영남 등 전국의 상공을 덮치고 있다. 전북도가 정부 조치만 바라보고 있을 일이 아니다. 자체적으로 미세먼지 대응을 해야 한다. 당국의 무기력한 태도에 화가 난 전북환경운동연합이 지난 27일 “시민들이 체감하는 보호조치가 없어 미세먼지 불안이 커지고 있다”며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하라”고 촉구했다. 사실 상공을 가득 뒤덮은 미세먼지를 사람 힘으로 어찌 일소할 수 있겠는가. 미세먼지 저감조치는 당국이 취할 수 있는 최소한의 대책일 뿐이다. 그래서 서울시 등이 취하는 조치도 행정·공공기관 소속 임직원은 차량 2부제에 참여하고, 행정·공공기관이 운영하는 대기배출 사업장과 건설공사장은 운영을 조정하거나 살수차량을 운행고, 또 공공기관 주차장 360개소를 전면 폐쇄하는 등 자체적으로 가능한 대책이 대부분이다. 지자체가 엄청난 예산을 투입해 벌이는 대책이 아니라 관심과 의지만 있으면 주민 건강을 조금이라도 지킬 수 있는 조치들이다. 전북지역의 쓰레기 소각장이나 화력발전소 가동 단축, 자동차 운행 제한 등 조치들은 법적 근거나 예산이 있어야 가능한 게 아니다. 초미세먼지 급습은 국민생명이 걸린 비상상황이다. 전북도 등 지자체는 그런 눈높이로 미세먼지에 적극 대응하기 바란다.
지방분권이 국가적 주요 의제로 떠올랐으나 정부의 국가균형발전에 대한 의지는 잘 읽히지 않는다. 지방분권의 강화가 곧 지역간 균형발전을 의미하지 않는다. 지방정부에게 많은 권한이 주어지는 만큼 오히려 지역간 불균형이 더 커질 우려도 크다. 지역균형발전협의체와 전북도 공동주최로 엊그제 국회에서 열린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새로운 국가발전틀 모색’ 주제의 정책토론회도 이런 문제를 환기시키며 대안을 찾는 자리였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정책 패러다임의 과감한 전환이 필요하다는 데 힘이 실렸다고 한다. ‘남북’ 중심의 발전축을 ‘동서’로 바꾸고, ‘선발전 후SOC’정책을 ‘선SOC 후발전’정책으로 전환하며, 낙후지역에 대해 B/C(비용대 효과분석) 대신 E/C(비용대 개발효과 분석)를 적용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우리의 국토개발은 그간 수도권 중심의 남북축으로 이뤄진 나머지 동서간 접근성이 매우 취약한 실정이다. 특히 전북에서 경남북으로 직접 통하는 도로와 철도, 항공편이 없어 심리적 거리도 그만큼 멀게 느낄 수밖에 없다. 송하진 전북지사가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과 전국 시·도지사, 관계부처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국가균형발전 비전 선포식 및 간담회’에서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동서발전 축으로 정책의 대전환을 제안한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문제는 경제성 중심의 현 예타 제도로 동서발전축을 만들어내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동서축이 개발되지 않은 실정에서 당연히 B/C가 낮게 나오고, B/C가 낮으니 사업을 일으키기가 힘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 전북과 경북을 잇는 ‘ 전주~김천 철도’와 ‘무주~대구 고속도로’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도로와 철도 등 동서 교통망이 구축되면 유발수요 확보로 사회적·경제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나 경제성 문제 때문에 고속도로는 성주~대구만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에 포함됐고, 전주~김천간 철도는 ‘제3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서 추가검토 사업으로만 반영됐다. 낙후지역에 대해서는 E/C, 즉 사업이 지역에 가져올 효과를 평가하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해볼 필요가 있다는 전문가의 지적을 정부가 귀담아 들어야 한다. 수도권 중심의 남북축 개발정책은 수도권 집중 현상과 함께 동서간 장벽을 치고, 국가의 성장동력을 갈수록 떨어뜨리는 요인이기도 하다. 동서축으로 발전축을 전환시키기 위한 정부의 정책 결단이 나와야 한다. 정부가 이 지점에서 지역불균형 해소를 위한 의지를 보여야 한다.
6·13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도지사, 교육감, 시장·군수, 도의원, 시·군의원을 향해 뛰고 있는 후보들은 요즘 부지런히 발품을 팔고있다.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서 한사람이라도 더 만나고 자신의 가치를 알리고 있다. 특히 언론사 등에서 실시하는 여론조사가 선거의 큰 흐름을 좌우할 수 있다는 점을 너무나 잘 알기에 후보 진영에서는 SNS 활용과 입소문을 통한 이미지 부각에도 주력하고 있다. 그런데 선거전이 본격화 하면서 후보들 간에 과도한 비방과 흑색선전이 난무하고 있다. 자신의 장점을 알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유력한 후보를 음해하는 수준의 험담이 오가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요즘 미투 분위기를 틈타 근거도 없이 마치 특정 후보가 심각한 여성 문제가 있는것처럼 호도하는가 하면, 금전문제, 건강문제, 가정사 등을 안주삼아 음해하고 있다. 큰 선거보다는 규모가 작은 선거일수록, 도시보다는 농어촌 선거일수록 이러한 상황은 비일비재하게 나타나는 분위기다. 사실 이같은 일이 발생하는 것은 단지 후보 탓만은 아니다. 맞장구치는 일부 유권자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우리 선거문화가 아직 저급한 단계에 머물러 있고, 유권자 수준 또한 선진국 반열에 올라와 있지 못하기에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저 당선만을 위해 근거 없는 흑색선전으로 상대 후보를 비방하는 경우 이를 용인해서는 안된다. 시민단체는 물론, 유권자들이 선거에 보다 관심을 가지고 매의 눈으로 지켜보면서 후보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할 경우 감히 흑색선전은 꿈도 꾸지 못할 것이다. 흑색선전하는 후보는 유권자들이 심판해야 한다. 주민을 위해 헌신하려는 자세가 돼 있는지, 정책과 공약은 제대로 갖춰졌는지 살펴야 한다. 정당 차원에서도 정책대결로 주민심판을 받으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도내 정치권은 이번 지방선거에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큰 틀에서 보면 1여4야의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각 정당이 정책대결을 통해 민심을 얻으려는 노력을 더 강화해야 한다. 비방과 흑색선전 등 이성에 기초하지 않은 선전선동으로 지역살림꾼이 되려는 자세는 타파해야 한다. 주민을 위한 헌신적인 마음가짐이 있는 후보라면 지난일은 차치하고 지금부터라도 정책대결로 나설것을 재삼 촉구한다. 입에 험담을 달고 다니는 후보는 지금이라도 사퇴해야 한다. 그것이 유권자들이 진정 바라는 바가 아닐까.
문재인정부가 혁신도시의 완성도를 높이고 수도권과 비수도권 격차를 축소하는 국가균형발전 정책을 추진하면서 추가 이전이 가능한 122개 수도권 공공기관의 지방이전을 외면하는 건 매우 아쉬운 일이다. 국가균형발전법 제18조에 ‘정부는 수도권에 있는 공공기관 중 대통령령이 정하는 기관을 단계적으로 지방으로 이전하기 위한 공공기관 지방 이전 시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북도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초 열린 혁신도시 시·도별 관련 회의에서 공공기관 추가 이전은 검토하지 않는다고 공식 답변했다. 추가 이전 대신 기존의 이전 공공기관들이 토대를 다지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문재인정부 출범 후 국토교통부가 내놓은 ‘혁신도시 시즌2’ 구상의 일환이겠지만, 정작 지역에서 원하는 ‘공공기관 추가 이전’이란 알맹이가 빠진 채 추진하는 것이라면 실망스럽기 짝이 없는 ‘시즌2’다. ‘내실을 다지자’는 정부 의도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지난달 지역발전위원회란 명칭을 참여정부 때 처음 만들었던 국가균형발전위원회로 부활시키면서 위원회의 국가균형발전 예산평가권, 정책의결권 등을 강화했다. 위원회의 예산평가권은 10원 규모에 달한다. 참여정부시절에 만든 혁신도시에 물리적으로 이전된 공공기관들이 지역 내에서 산·학·연 혁신클러스터를 이뤄 지역발전을 선도, 주민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를 만들어가겠다는 것이다. 일선 시도가 지역실정에 맞는 사업계획을 수립하면 정부 부처가 계획 실행을 포괄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지역발전투자협약 추진 기반도 마련했다. 이에 따라 지자체는 국비를 우선지원받을 수 있다. 정부는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국가균형발전 5개년계획을 수립, 하반기에 발표한다. 문재인정부는 잘사는 수도권과 못사는 비수도권의 격차를 해소할 국가균형발전정책의 기조를 견조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그렇지만 지방은 추가이전 가능 수도권 122개 공공기관들의 지방 이전을 병행해 달라는 것이다. 당장 전북의 경우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와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사태 등 대형 악재에 지역경제가 무너질 지경이다. 이처럼 지역이 어려울 때 수도권의 금융과 농생명 관련 기관들 이전이 절실하다. 억지도 아니다. 법적으로 이전이 가능해 요구하는 것이다. 정부는 성숙을 말하며 여유부리지만, 전북 경제는 여전히 쇠약해 성장할 단비가 필요하다.
고창 곰소만 갯벌을 포함한 서남해안 갯벌의 세계유산 등재 신청서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로부터 반려됐다고 한다. 오랜 준비를 거쳐 올 연초 등재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서남해안 갯벌의 세계유산 등재의 낭보를 고대했으나 1차 서류심사 단계조차 통과하지 못해 아쉬움이 크다. 서남해안 갯벌의 세계유산등재 신청서가 반려된 것은 갯벌의 가치 등 등재 기준의 충족 여부와 상관없이 서류 자체의 완전성이 갖춰지지 않았던 때문으로 전해졌다. 신청서에 실린 지도의 축적이 작아 세계유산 신청구역이 명확하지 않고, 보존관리의 주체가 기술돼 있지 않다는 점을 세계유산센터가 문제 삼았다는 것이다. 문화재청은 문제된 부분에 대해 상세 지도 300여 개로 구성된 별도 서류를 보내고 보존관리 주체도 명시돼 있다고 설명했으나 세계유산센터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문화재청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등재 신청서가 반려됐다는 게 납득이 안 된다. 정부가 세계유산 신청을 자진 철회한 사례는 여러 번 있지만, 신청서 자체가 반려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전문가들이 오랫동안 국내외 사례와 세계유산센터에서 요구하는 기준을 살폈을 텐데 서류의 완성도 미흡으로 정작 심사대상에도 오르지 못했다는 게 어디 될 말인가. 서남해안 갯벌의 등재 신청서가 정상적으로 접수됐을 경우 자문기구인 세계자연보존연맹(IUCN)의 현지 실사를 거쳐 내년 7월께 열리는 세계유산위원회(WHC) 회의에서 결정될 예정이었다. 세계자연유산 등재에 도전하고 있는 서남해안 갯벌은 고창과 충남 서천, 전남 신안, 전남 보성·순천의 갯벌 약 1000㎢에 이른다. 세계에서 가장 두꺼운 펄 퇴적층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면서 다양한 갯벌 생성 과정을 보여주고, 바다와 육지에 2200여 종에 달하는 동·식물이 서식하며, 30만여 개체가 출몰하는 철새 천국이기도 하다. 2010년 세계유산 잠정 목록에 등재됐으며,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이나 습지보호지역, 람사르 습지로 지정돼 이미 그 가치를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내년 세계유산 등재는 서류 반려로 일단 무산됐으나 서남해안의 보전가치와 세계유산 등재의 필요성은 여전히 유효하다. 문화재청도 상반기에 지도를 보완하고 9월께 세계유산센터에 초안 검토를 의뢰해 신청서와 부속서류의 완성도를 높인 뒤 내년 1월에 신청서를 다시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서류의 완성도 같은 문제가 생기지 않게 철저한 준비를 통해 세계유산에 오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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