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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발자국

교육이 인간을 인간답게 가르치는 것이라면 무릇 도(道)를 닦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 그래서 교사란 모름지기 성직자임을 명심하라고 교사론 첫머리에 계율처럼 제시한 것은 아닌지. 경에 이르기를 ‘난초 향은 하룻밤 잠을 깨우고 좋은 스승은 평생의 잠을 깨운다’고 했는가 하면 파격을 통해 예술의 대도를 닦아 놓은 추사 선생은 사제간의 깊은 인연을 눈 속의 푸른 소나무와 고가(古家)로 비유한 그림이 ‘세한도(歲寒圖)’라고 한다. 그러나 오늘의 한국 공교육은 ‘교실이 무너지는 소리가 들린다’고 빗발 같다. 두루 알다시피 교육은 가정과 학교와 사회가 제 몫을 다하면서 조화를 이룰 때 가장 바람직할 것이다. 그래서 교육은 환상적일수록 이상(理想)이라 일컫는다. 국가의 운명은 청년 교육에 달려 있다고 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울림을 준 지론은 오늘따라 인간화 시대를 맞아 정녕 실천 덕목으로 되새길 만하다. 예로부터 어머니는 최초의 스승이라 일러 왔는가 하면 헤르바르트 역시 한 사람의 양모(良母)는 백인의 교사에 필적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사회란 개인의 꿈과 희망을 실현하는 일터이다. 곧 창조 활동을 하는 무대이기 때문에 인간은 사회적 주체요 또한 사회적 존재다. 덧붙이면 건전하고 정의로운 사회야말로 인류의 이상이요 백성들로 하여금 편안함과 안정된 일상과 더불어 즐거움을 함께 하는 광장(廣場)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국가사회의 융성한 발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백년지대계인 교육이 우선이다. 그래서 사람은 사람에 의해서만 사람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때문에 교육 제도의 중대함도 여기에 있다. 그럼에도 한국교육은 ‘입시’에만 매달려서 전인교육은 뒷전으로 밀리고 오직 지식 쌓기와 문제풀이 훈련으로 점수만 높여 어렵사리 줄서기로 대학 관문의 통과와 함께 새삼 선택의 잘못을 되돌아본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 교육의 위기는 큰 강물이 홍수로 잠시 흐리고 있을 따름이다. 예로부터 지덕(知德)을 배움으로 쌓으며 제자 사랑도 선비정신의 전통이다. 무릇 교육은 곧 학교가 중심이며 국가 대업이다. 생명을 중히 다스리는 업(業)이라면 교직과 농업 곧 농부와 교사는 성스럽다는 면에서는 같지 않을까. 농작물은 농부의 발걸음 소리를 듣고 자란다고 한다. 한편 배우는 학생들은 모로매 스승의 가르침과 사랑의 감화를 통해서 지식을 넓히고 진리를 깨치며 그리고 심신 수련과 더불어 꿈을 키워 간다. 그러기에 교사는 촛불과 같은 존재로 사랑과 정성으로 학생을 계발하기 때문에 일찍이 ‘선택된 스승은 위대한 교육이다’라고 했다. 어느 석학의 글 가운데 ‘우리는 예수보다 유다에 어필한다’는 표현이 정작 내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반성(反省)’을 통해서 너무도 인간적인 삶의 교훈을 보여 주었기 때문이겠다. 긴 세월이 흘렀는데도 35년간의 교단 생활에서 잘못 다스렸던 부끄러움이 책장을 펼치다 보면 문득 잡힐 듯 떠오른다. 첫째 어려운 것은 어렵다고 쉽게 풀어 주었는가. 또 모른 것은 모른다고 이해를 구하고 성실히 익혀서 곧장 일러 주었던가. 한편 어려운 환경으로 외롭게 지내는 제자를 찾아 뜨겁게 안아 주었는가. 또한 성적으로 부질없는 차별화는 없었던가. 굽이굽이 부끄럽기는 해도 다시 업으로 주어진다면 더욱 ‘참삶’으로 다스릴 것이다. 그리고 세월 따라 다정한 얼굴들이 별처럼 떠오르면 청마(靑馬)의 시와 함께 나란히 동무하리라. -사랑하였으므로 행복(幸福)하였네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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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11.13 23:02

물은 흘러야 한다

지리산은 어머니산이라고 한다. 설악산처럼 외양이 빼어난 바위산이 아니라 어머니 품처럼 포근한 산이라는 뜻이다. 다시 말하면 먼발치에서 보고 감탄하는 산이 아니라 품 안에 들어 안온함을 느끼는 산이다. 3도 5군에 걸쳐있는 1억 3000만 평의 거대한 지괴에 수많은 역사와 문화, 전설을 간직한 남한 반도 최고봉이다. 국립공원 1호, 아고산대 지형을 이룬 생태계의 보고, 백두산에서 흘러온 우리민족의 자존심 백두대간의 기착지…. 수식어를 찾아내자면 한도 끝도 없다. 정부에서는 이곳에 지리산댐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이른바 문정댐이다. 물론 어제 오늘 결정된 일은 아니다.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에서 거론되기 시작하였으니 역사도 유구하다.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은 환경보전에 대한 의식이 개발논리보다 약했던 1984년 지리산댐 기본계획이라는 이름이었다. 당시가 노고단을 관통하는 성삼재와 후백제 전설이 깃든 정령치에 도로를 뚫던 시절이었으니 국가정책이 성장 우선이었던 당시로써는 상당히 진보적인 계획이었다. 이후 영남지방의 젖줄이었던 낙동강이 1991년 페놀사건이 터지면서 식수오염에 대한 인식이 중요하게 여기게 되었고, 부산과 서부경남지역의 대체 상수원 개발이 현안으로 대두되었다. 이에 따라 지리산댐건설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건 1996년이었고, 이후 사업실행을 위한 계획이 중앙정부와 자치단체에서 모두 꾸준히 진행되었다. 하지만 동강댐 실패가 말해주듯 지역주민과 환경단체, 종교인들의 수많은 반대에 부딪혀 있다. 경상남도에서 추진하고자했던 다목적댐 계획은 경제성분석 결과 타당성이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난 바 있다. 그런데 최근 홍수조절용댐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거론되고 있다. 다시 말하면 물을 가두지 않으니 하천은 상시 유지되며, 폭우 등에 대한 재해예방시설로만 활용한다는 얘기다.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 도는 직접적인 혜택이 없으니 반대한다는 원론적인 얘기를 하자는 건 아니다. 또한 일부에서 제기하는 홍수조절용으로 사업 결정하고 댐 건설 후 정치적 논리에 밀려 다목적댐으로 이용하려 한다는 다소 비약된 논리를 주장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국립공원 1호인 지리산을 지리산답게 보존하는 것이 맞는다는 생각이다. 남한반도의 최고봉인 천왕봉 아래에 제방 높이 141m의 거대한 인공 구조물을 만들어 놓고 상시 물을 가두지 않으니 생태계에 영향이 없다는 자체가 넌센스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바위 하나 풀 한 포기 밟는 것조차도 미안해 해야 하는 지리산 자락에 그 큰 인공시설은 흉물이나 다름없다. 1967년 국립공원 정책을 시작하면서 보전의 상징처럼 지정했던 국립공원1호의 의미를 다시 되새기며 적어도 후손에게 부끄럽지 않은 지리산, 외국인들에게는 이 땅에서 제대로 보전하고 있는 자랑스런 지리산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용유담’은 왜 수많은 시인 묵객들이 기록을 남겨놓았을까? 고을 군수는 민의를 받들어 기우제 지내는 장소를 택하였는지 한 번 가 볼일이다. 남한의 3대 계곡이자 골짜기가 험해 도벌의 손길이 미치지 못했던 ‘칠선계곡’은 왜 생태계 보고인지,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는 대대손손 주민의 생존수단이었던 이 골짜기를 뭇매를 맞으면서까지 보호라는 이름으로 막아놓았는지 가서 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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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11.12 23:02

댐 주변 발전지원사업 어떻게 시행되나

섬진강댐은 우리나라 최초의 다목적 댐으로서 역사가 매우 깊다. 1965년 현재의 댐이 준공된 이래 반세기 동안 김제·만경평야의 젖줄이자 정읍시와 김제시의 식수원으로서 역할을 해왔을 뿐 아니라 수력발전과 홍수 재해예방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이 댐을 건설하기 위해 2개 시·군 5개면이 수몰되어 2786세대가 이주하였다. 댐 건설 후에도 댐주변 지역주민들은 수몰지 발생, 인구유출, 교통 불편 등 생활환경이 악화되고 개발제한 등으로 불이익을 받고 있어 지역 간 균형발전이 제기되었다. 이에 따라 K-water에서는 해마다 댐주변지역 발전과 지역주민들의 소득증대 등을 위하여 댐 주변지역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지원사업의 재원은 K-water의 전전년도 용수판매 수입금의 20%, 발전판매 수입금의 6% 이내에서 출연금으로 조성되며, 댐 수몰선으로부터 5㎞이내의 지역에 소득증대사업 등 각종 사업이 시행되고 있다.지원사업은 해마다 지원 규모가 확대되고 있으며 올해에는 주민 소득증대와 복지 증진을 위하여 사업비 23억 원을 들여 각종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사업지역은 댐 주변에 위치한 임실, 정읍, 순창, 완주 등 4개 시·군 14개 읍·면이 해당되며 금년도의 경우 지역지원사업(지자체 시행)에 11억 원이 주민생활 지원 사업에 7억 원이, 그리고 육영사업에 5억 원이 지원되고 있다. 지난 10여 년 동안 댐 주변 지역에 지원한 지원사업의 규모는 영농시설 등 주민소득증대 사업에 63억 원, 마을회관 보수 등 생활기반시설에 47억 원, 난방비 및 전기료 지원 등 주민생활지원사업 46억 원, 그리고 학생 장학금지급 등 육영사업에 35억 원이 집행되었다. 이와는 별도로 K-water는 지난 9월 추석을 맞아 댐 주변지역의 부녀회와 연계하여 빚은 송편과 식료품 등을 주변 취약계층 60가구와 함께 나누고,관내 사회복지시설인 소망의 집을 찾아 쌀을 전달했다. 또 댐주변의 수몰이주가구 등 1900여 가구에 생계비 및 의료비 지원금 4억2000여만원을 지원했다.지난 8월에는 K-water는 임실군과 함께 운암면 이주단지에 댐주변 소외계층을 위한 ‘공동생활 홈’에 대한 준공 및 입주식을 개최해 고향을 떠나 이주가 필요했던 독거노인 및 기초생활수급자 등 5세대가 새 보금자리에 정착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도 K-water 섬진강댐관리단은 댐주변지역 주민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지원규모를 지속적으로 늘릴것이며, 질적인 만족을 위해 주민의견을 수렴하고 제도개선을 통하여 지역사회나 주민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는 지원사업을 시행할 것이다. 또한, 섬진강댐이 지역사회의 귀중한 자원이요 자랑이 될 수 있도록 댐 명소화를 위하여 노력할 것이며, 지원사업의 효율적인 시행으로 낙후된 지역을 발전시키며 주민행복, 희망의 새 시대 실현을 위한 사회적 책임을 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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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11.11 23:02

선거구 획정 논란과 선거제도 개혁

헌법재판소가 최근 현행 3대 1로 되어있는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구의 인구편차를 내년 연말까지 2대 1로 줄일 것을 결정한 이후, 지역의 선거구가 어떻게 변할지를 놓고 여야 국회의원들이 우려 섞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우선 지방선거 기준으로 서울은 48곳 중 초과 선거구가 3개, 경기 52곳 중 16곳, 인천 12곳 중 5곳 등 수도권 3개 광역단체만 24곳에 달하는 반면, 하한에 미달하는 선거구는 3곳을 다 합쳐도 2개에 불과해서 인구가 밀집해있는 수도권 의원들의 입심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지방의 경우 초과하는 선거구는 극소수인데 반해, 미달 선거구는 경북 15곳 중 6곳, 전북 11곳 중 4곳으로, 선거구 대비 절반에 가까운 선거구들이 요건에 충족하지 못하여 지역의 대표라 할 수 있는 지방 국회의원들의 의석수가 줄어들면서 지역의 목소리는 작아질 수밖에 없고, 농촌지역 침체와 도·농간의 불균형을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염려가 나타나고 있다.헌재의 헌법불합치 판결로 지역별로 보면 최근 수년간 인구가 증가해온 경기·인천 지역의 선거구가 크게 늘고 경북과 전북·전남, 강원 등은 선거구 감축으로 일대 타격을 입게되었다. 이에 반해 대전·충청권은 상대적으로 선거구가 증가하게 되어 지역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도시지역과 농촌지역 인구 편차가 점차 커지는 상황에서 2대 1의 인구 상·하한을 적용해 선거구를 조정하겠다는 것은 농촌지역 침체와 도시·농촌간의 불균형을 심화시키고 국토균형발전에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또 헌재의 이번 결정은 결국 지방의석을 줄여서 수도권 의석을 늘리는 격이 될 것이라는 문제도 야기하고 있다. 헌재의 판결에 대해 전북지역 선거구에 대한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도록 도내 정치권들이 힘을 합쳐 고도의 정치력을 발휘해야하며, 이에 대응할 수 있는 합리적·정책적인 제도적 장치 마련과 더불어 전라북도 도민과 정·관·학이 연계된 거버넌스 구축이 시급히 요청된다.또한 최근에 결정된 헌재의 선거구 인구편차에 대한 헌법불합치 판결의 내용도 공직선거법 제25조를 놓고 살펴볼 때 행정구역·지세·교통 기타 조건 등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너무 인구수만 가지고 편파적으로 평가했다는 문제점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기판력 때문에 번복할 수 없다면, 시대가 변하면 제도도 변화되어야하는 만큼 시대에 맞게 선거구제도를 조정하고 개혁할 필요성에 따라 현행 지역선거구제의 문제점을 보완하는 방법으로 중대형 선거구제와 권역별 비례대표제, 석패율제의 도입이라든지 유권자의 표심을 정확히 반영하고 정당의 책임성을 강화할 수 있는 독일식 정당명부비례대표제의 도입도 한번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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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11.10 23:02

ㅅ받침을 뺍시다

필자가 J시청 공무원 시절 새마을 사업 초창기 때의 일이다. 세간의 불가사의로만 여겨왔던 토담이나 울타리를 뜯어내고 블록 담장을 쌓기 시작한 새마을 운동의 시작이 이대로 잘 진행 된다면 토담이나 울타리 등도 민속촌에나 가야만 보아질 것만 같아 아들을 낳으면 토담울이라고 이름을 지으려 마음 했었다.그러나 원치도 안 했던 딸들이 출생하면서 작명에 고심 한 적이 있었다. 지금도 서울대학교에서는 해마다 고운이름 자랑하기 대회가 열리고 있다. 큰딸 김지으나는 1975년도 여덟 번째 고운이름 자랑대회에서 소리상을 수상했고, 늦게 태어난 아들 김토담울은 1986년도 열일곱 번째 고운이름 자랑대회에서 한글상을 수상했다. 4남매 애들 들의 이름을 모두 석자로 한글 이름을 지었고, 김뫼가람인 손자도 잘 자라고 있으며, 며느리의 임신으로 곧 태어날 손자이름도 김새보람이나 김한아름으로 작명해 보았으나, 최종 결재(결정)는 아들과 며느리의 몫일 것이다. 얼마 전 신문을 통하여 2008년도 노벨 문학상을 받은 르콜레지오는 한국어는 영어, 프랑스와 다르게‘아주 쉽게 배울 수 있는 독특한 언어다.’라고 격찬을 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었다.이젠 글로벌 시대에 따른 한글의 우수성에 대하여는 잘 알려진 일이나 다문화 가족이 점점 늘어가고 있는데도 아름답고 배우기 쉬운 우리의 말과 글이 점점 어려워지고 퇴색되어 가는 것이 내심 걱정이 되기도 한다.세종대왕이 1443년에 집현전 학자들의 도움을 얻어 발명한 우리나라의 글(훈민정음)이 이렇게 어렵게 사용되도록 만드신 것이 아니었을 텐데도 새롭게 변모해 가는 것이 못내 아쉽기만 해진다. 쉽게 배울 수 있다던 우리의 한글이 다문화 가족들에겐 어떻게 받아들여질까?우유값이나 우표값이 우윳값이나 우푯값으로 변했고, 기차길이면 알기 쉽고 편할 텐데 기찻길로 변해 버렸고, 잔치상이 잔칫상으로 변하는 것 등등이다. 어느 때 부터인가 무엇 때문에 명사 밑에 ㅅ받침을 해서 본래 어원을 흐리게 하고 있으며 외국인들도 잘 익혀가던 명사들이 모노레일을 타고 추락했다가 복원하지 못한 듯한 난맥상을 보는 듯 하기도 하다.우리는 우리나라의 글이기에 그래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다문화 가족들이 접하는 우유나 우표값이 우윳이나 우푯값이라고 할 때에 혼돈을 야기하며 세삼 한글의 어려움에 부딪치게 될 것이 자명한 일이 아니겠는가.기히 심사숙고하여 결정한 한글개혁일 것이란 점도 능히 짐작은 간다. 그러나 ㅅ받침을 빼버리고 한글 본래의 본질을 훼손하지 아니하며 원래의 명사의 의미가 손상되지 않게 재 개혁하여 외국인이나 다문화 가정등에서도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글로벌 시대의 한글개혁을 바란다. 세종대왕 본래 목적의 기대에 부흥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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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11.07 23:02

편지, 그 정겨운 영혼의 울림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 주세요 / 낙엽이 쌓이는 날 / 외로운 여자가 아름다워요 - 고은 시인의 ‘가을 편지’中.오방색 연한 꽃물 적시는 봄날이 엊그제 같은데 연분홍 구절초 피고 경기전 노변의 은행나무는 노란 빛깔로 익어 가을 정취를 물씬 풍겨내고 있다. 이렇게 가을이 되면 오고가는 시간과 영혼의 중심에서 문득문득 그립고 또 보고 싶은 사람들을 떠올리게 되는 것이 사람 사는 세상이요 인지상정이 아닌가 생각한다.돌이켜 보면 과거 유형자원이 경제발전의 토대였던 산업사회에서 무형의 지식과 정보가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 되는 지식정보사회로 전환됨에 따라 21세기를 사는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걸 맞는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이제 우리사회에 인터넷과 컴퓨터, 스마트폰 등을 이용한 사이버 공간에서의 초고속 통신이 대세를 형성하게 되면서 사람을 이어주는 소통의 가교이자 국가의 혈관으로서 서로의 정을 나누던 문언통신 즉, 전 국민의 통신수단으로서 편지문화의 맛과 멋은 19세기 후반 근대식 통신제도가 도입된 이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이와 같이 편지 빈곤의 시대는 사회 전반에 걸쳐 국민적인 감성과 소통의 빈곤을 의미할 수 있으며 소통의 빈곤은 각박하고 삭막한 사회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매우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에 우정사업본부는 세대·지역·계층간 문화차이에서 발생된 사회 전반의 갈등을 줄이고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따뜻한 소통의 장을 제공하고자 지난 10월 20일부터 11월 8일까지 3주간에 걸쳐 국민문화 축제의 형식으로 “편지! 소통을 말한다.『2014 Soul Korea 5천만 편지쓰기』”를 열게 되었다.전북지방우정청 역시 ‘전라북도 초·중·고생 독서편지쓰기 대회’, ‘전주 MBC라디오와 함께하는 여성시대 편지쇼’, ‘다문화가정 고국에 편지쓰기’ ‘가을축제와 연계한 편지부스 운영’ 등 다채로운 편지문화 행사를 펼치고 있으며 도내 각계각층에서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따뜻한 마음을 담은 한 통의 편지는 이메일이나 휴대전화 문자가 주지 못하는 인간의 정(情)을 느끼게 한다.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고 따뜻한 정까지 전달 할 수 있는 소통의 도구는 아마 편지가 제격이 아닌가 싶다. 이번 가을 모든 사람들이 모처럼 추억이 깃든 친구나 그리운 사람에게 가을단풍처럼 곱게 물들고 사랑과 정성으로 꾹꾹 눌러 쓴 손편지 한 통씩 띄워 보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날이 갈수록 바쁜 일상생활 속에서 자칫 여유와 삶의 여백을 잃기 쉬운 물질의 풍요와 영혼의 상실시대, 하나의 꽃몸에서 수천 개의 홀씨가 날아가 어느새 꽃 천지를 이루듯 이 가을 편지쓰기의 몸짓이 ‘Soul Korea’전 국민의 마음과 영혼을 울리는 작은 심지가 되어 우리 사회의 닫힌 마음의 문을 열고 소통의 등불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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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11.06 23:02

청정 장수에 화약공장 안돼

지금 장수 남덕유산과 장안산에는 형형색색의 단풍이 물들고 있다. 깊은 산속의 골짜기마다 옥색의 물이 모여 용담으로 흘러간다. 장수는 전북의 동부 산악지방의 대표적인 산촌이다. 해발 400m쯤 되는 고지여서 한여름 뜨거운 태양이 서산을 넘어가면 밤은 선선하고 적막하다. 고향을 떠난 지 45년, 먹고 살 길 없어 서울로 왔지만 그 오랜 세월 아직 서울의 품속에 내가 안기지 못하고 이방인으로 서성인다. 그건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사그라지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60년대 말 서울로 올라 올 때만 해도 장수는 척박한 들녘과 황폐한 산야로 절망이 잡초처럼 뒤엉켜 있었다. 농사라고 해야, 일 년을 뼈 빠지게 논밭 사이로 헤매고 살아도 입에 풀칠하기 쉽지 않았다. 오죽했으면 김제가 고향인 친구가 ‘춘궁기 장수사람들이 일거리를 찾아 헤매다 쌀을 얻어가는 일이 종종 있었다’며 기를 죽일까. 그랬다. 굶는 게 다반사였다. 그러했던 고향은 점점 발전 되어갔다. 다행히 일교차가 심한 고원지대에서 사과 농사가 잘 됐다. 장수 사과 맛이 전국을 휩쓸며 명품사과로 자리를 잡았다. 덩달아 청정지역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한 장수의 농산물도 소중하고 귀한 대접을 받게 되었다. 이러한 장수의 변화는 남아있던 우리의 부모형제들이 눈물겹게 고향을 지키며 일한 덕이다. 25년 전 재경의 향우회 모임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던 중 1999년 사무처장이라는 막중한 책임을 지면서 고향과 교류가 활발해졌다. 서울도, 고향도 점차 경제적인 사정이 좋아졌다. 생활에 여유가 생기면서 점점 애향심도 단단해졌다. 자연히 전라북도 도민회에 각 시·군 사무처장들의 조직이 활성화되고 14개 시·군을 방문하는 기회가 만들어졌다. 지평선 끝없는 평야 새만금이 군산에서 부안까지 천지개벽하고 있었다. 서부 지방의 사무처장들도 동부지역을 방문했는데, 무진장 지역의 발전에 놀라워했다.그런데 최근 우리를 화나게 하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어느 기업이 화약(불꽃놀이)공장을 장수군 계북면에 짓겠다고 해서 시끄럽다. 전주지방에서 식수로 마시는 용담댐 상류지역이다. 중금속 유출이 문제가 된다고 하는데, 교묘하게 소규모로 환경영향평가를 피하는 것 같다고 한다. 물론 그 사람들은 중금속이 발생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여의도에서 잠깐 불꽃놀이를 하는 날에도 중금속 오염 시비 때문에 늘 시끄럽다. 장수는 물이 길게 흐르는 곳, 즉 물이 시작하는 곳이다. 그것도 청정의 덕유산과 장안산에서.지난 10월 28일 장수군청 앞에서 화약공장 설립 반대집회에 향우회장과 회원들이 다녀왔다. 300여 노인분들이 대부분인 집회는 고향을 지켜나가는 작지 않은 힘이었다. 한마디 하라는 진행자의 요청에 단상으로 올라가 마이크 잡은 내 목소리는 떨렸다. “여러분께 고향을 맡 객지로 떠나 살았지만 이제 우리도 여러분 곁에 함께 할 것입니다”장수의 아름다움을 파괴하고 주위의 환경을 오염시키는 공장들이 하나 둘 들어오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다. 아직 땅값은 싸고 주민들이 선량해서 만만하던가. 법의 허점 때문에 고향의 청정과 아름다움이 부서질까 두려워 잠을 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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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11.05 23:02

새만금 산단을 세계 기업 일터로

총 33.9km의 새만금 방조제를 따라 둘러 보면 방조제 내측으로 드문드문 땅이 드러난 곳을 볼 수 있다. 산업단지조성을 위해 매립해 드러나고 있는 땅은 그 자체만으로도 마치 감춰 놓은 보석을 보는 듯하다.새만금지역내에서 개발되고 있는 새만금산업단지는 한국농어촌공사가 지난 2009년 1월 착공, 현재 조성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새만금산업단지는 총 1870ha중 현재 약 400ha 정도 매립이 완료돼 있다. 지난해 처음으로 세계적 태양광기업인 OCI(주), OCISE, 도레이첨단소재 등의 기업과 총 95ha 분양계약을 완료하는 큰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9월 OCISE의 열병합발전소에 이어 올해 5월에는 일본 기업인 도레이첨단소재 기업의 공장이 착공됐다. 이는 무엇보다 농어촌공사의 적극적인 투자유치활동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농어촌공사는 이미 입주한 기업과 연계성 있는 업체를 발굴하고 선정, 수시로 만남을 추진해 왔다.또한 각종 산업협회 및 산업박람회에 참가, 300여 개의 기업과 만남을 통해 새만금산업단지를 홍보해 왔으며 새만금개발청·전라북도·군산시와 합동으로 투자유치설명회를 개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했다. 특히 올해는 일본기업과 중국기업을 대상으로 투자설명회를 개최함으로써 외국 잠재기업의 눈길을 새만금 산단으로 돌리는데 주력했다. 이같은 유치활동의 결과로 OCISE(주)와 관련된 업체와 3ha의 투자협약을 체결, 분양계약을 앞두고 있으며 중국기업과도 투자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올해는 새만금의 청사진을 재조명하는 한 해였다. 지난 2011년에 마련된 새만금종합개발계획은 3년만에 변경을 통해 경협특구 탈규제 등 타 특구와 차별화· 수요자 중심의 계획·공공부분 참여 방안 등 향후 개발 방향이 제시됐다. 또한 한국과 중국 두나라 정상은 새만금에 한·중경협단지를 조성하기로 합의하는 등 새로운 청사진이 제시되고 있다.농어촌공사도 새만금산업단지 투자유치활동의 초점을 이같은 움직임에 맞추고 있다. 새만금산업단지는 지역산업과의 연계성·새만금의 정책방향·지리적특성을 고려, 신재생 에너지산업과 부품제조산업·신소재산업을 유치업종으로 지정하고 기업투자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이제 한국 농어촌공사가 역점을 두어야 할 부문은 외국기업의 투자유치라고 생각한다. 이미 새만금 산업단지에는 일본의 도레이첨단소재가 내년 9월이면 공장을 가동할 예정이고 실리카를 생산하는 벨기에의 솔베이사는 내년 공장 건설 착공을 앞두고 있다. 그리고 새만금산업단지 주변에의 한중경협단지 조성사업은 국책사업인 만큼 정부가 강한 의지를 가지고 신속하게 추진할 것으로 기대된다.이같은 상황속에서 농어촌공사는 새만금산업단지의 세계화 및 한중경협단지의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일본의 첨단소재부품 및 벨기에의 실리카와 관련된 많은 외국 기업들이 새만금 산업단지에 둥지를 틀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농어촌공사는 새만금 산업단지가 세계 기업의 일터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단지 조성과 투자유치활동에 오늘도 땀을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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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11.04 23:02

어린이 교통안전 우리 함께 만들어요

필자는 초등학생 자녀를 둔 엄마로 2년 전부터 녹색 어머니 활동을 하고 있으며, 지금은 전주서일초등학교 녹색어머니회장과 전주완산경찰서 녹색 어머니연합회장을 맡고 있는 평범한 주부다. 요즘 방송매체 등을 통해 각종 사고 소식을 접할 때, 특히 엄마로서 어린이 교통사고를 접할 때면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다. 여러분 어린이보호구역에 대해서 얼마나 아시나요? 우리 자녀들이 안심하고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우리 모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어린이보호구역은 초등학교 및 유치원 주 출입문에서 반경 300m 이내의 주통학로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하여 학생들의 안전한 통학공간을 확보하여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제도로 ‘스쿨존(School Zone)’ 이라고도 하며 1995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전라북도의 어린이 보호구역은 초등학교 포함 총 1034개소로(완산구 초등학교 37개소 포함 115개소) 금년도 어린이보호구역 내 어린이 교통사고는 총 23건이 발생하여 24명이 부상을 당했다. 우리 지역의 전반적인 교통사고는 많은 노력 덕분에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로 어린이 교통사고는 전체사고의 일부이고 다른 지역에 비해서는 비교적 안전한 편이나 그래도 어린이 교통사고가 끊이지 않아 안타깝다. 우리 녹색어머니는 완산경찰과 함께 초등학교 주변 안전한 통학로를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각 학교별로 구성된 녹색어머니(완산구 28개교 5151명)들이 매일 등하굣길 주요 통행로에서 안전지도를 하고 경찰과 합동으로 매주 교통안전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경찰에서도 학교 주변에 등하교 시간대 교통경찰과 지역경찰을 배치하여 신호위반이나 속도위반 행위를 단속하고 어린이 상대 교통안전교육을 실시하는 등 어린이 교통사고 예방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녹색어머니와 경찰의 노력만으로는 많이 부족한 것 같다.운전자의 의식변화가 가장 중요하다. 등하굣길 안전지도를 하다보면 신호를 무시하고 우리에게 오히려 큰소리를 치는 운전자를 종종 보게 된다.또한, 어린이보호구역 내에서 과속으로 단속되면 본인 잘못을 인정하기 보다는 ‘넓은 도로에서 어떻게 규정 속도(30㎞)로 달리느냐?, 단속한다고 표시를 해 놓았느냐?’를 먼저 따지는 운전자도 많이 있다.우리 어린 학생들이 내 자녀라면 어떨까요? 가족이라는 생각을 먼저 가지고 운전습관의 개선이 절실히 요구된다.또한 가정에서의 어린이 교통안전교육도 매우 필요하다. 주의력이 부족한 어린 자녀에게 부모가 솔선수범하여 교통법규 지키기를 함께 한다면 우리 아이들은 교통사고로부터 더욱 더 안전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아이들은 우리 어른들이 잘 커나가도록 보살펴야 한다. 안전불감증에 따른 미연의 사고로부터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아이들이 안심하고 다닐 수 있는 길을 우리 어른들이 만들어줘야 한다.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위해 안전규칙을 준수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우리 모두가 하나 되어 우리 아이들을 불의의 교통사고로부터 보호하여 더 이상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다 같이 노력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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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11.03 23:02

자연이 빚은 전북의 가을

가장 한국적인 전통문화와 아름다운 산하를 간직한 5000만의 마음의 고향 전라북도는 올 가을 역시 진정한 여행의 의미를 선사해줄 것이며, 자연이 주는 경이로움에 탄성을 자아내는 등 자연 속에 있는 자아를 발견하는 소중한 여행을 만끽하게 될 것이다. 우리 도를 방문하는 누구나 고향을 하나씩 만들어가는 뜻 깊은 여행으로 모든 이들에게 전라북도는 마음의 고향으로 더욱 자리할 것을 기대해 본다.살아 숨 쉬는 자연과 뿌리 깊은 전통문화, 그리고 현대문명이 함께 공존하는 우리 전라북도는 상상을 초월한 삶의 숨결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으며, 올 가을, 수놓은 듯 아름다운 우리 전라북도의 절경을 직접 눈으로 보고 느끼는 귀한 시간을 가짐으로써 기억 속 아련한 추억으로 길이 남을 것이다.아름다운 자연경관, 장중한 산세를 자랑하는 우리 전라북도는 유서 깊은 산들이 병풍처럼 드리워진 별천지로 웅장한 자태에 감탄사를 자아낸다. 먼저, 남원에 위치하고 있으며, 그 어떤 설명도 필요 없는 광활하고 웅장하게 펼쳐진 국립공원 제1호의 지리산은 이름난 고찰들이 골마다 들어서 있고 자연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 산중의 산이며 민족의 영산, 어머니산 등으로 불리고 있다. 특히나 뱀사골의 청정계류는 가히 손색없는 우리나라의 으뜸 물줄기라 부를만하다.지리산에 버금가는 명산이 또 있었으니,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워 돌아서면 늘 그리운 무주의 덕유산이 그러하다. 신비한 전설을 간직한 구천동 계곡과 칠연계곡 등 아름다운 계곡이 무주에 80% 가량 포함되어 있어 수려한 장관을 자랑하고 있으며, 백두대간의 아름다운 능선을 두 눈 가득 담아낼 수 있다. 이어 산이 있어 아름답고 유서 깊은 사찰이 역사의 정취를 더하는 완주의 대둔산은 수려한 기암절벽의 경관이 압권으로 북한의 금강산에 버금간다하여 남한의 소금강이라 불린다. 시선이 머무는 곳은 모두가 아름답고 신비하며, 웅장해서 산수화 병풍 속에 온 마음을 정좌하게 되는 곳이다. 가파른 계곡 위에 솟아있는 입석대를 비롯하여 낙조대, 금강폭포, 동심바위, 금강계곡, 삼선약수터, 옥계동 계곡 등은 유명한 관광지로 올 가을 많은 관광객들에게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와 생명을 불어넣어 줄 것이다.또한 자연의 기가 넘치는 홍삼 한방의 고장 진안에서는 고원지대에 위치하고 있는 세계 유일의 암수 부부봉으로 말의 귀를 닮았다하여 마이산(馬耳山)으로 불리며 그 자태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논개의 얼이 숨 쉬는 청정의 고장 장수는 봉화대와 봉수대의 유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봄이면 철쭉꽃으로 장관을 이루는 봉화산 이외에도 기암괴석, 원시수림이 울창하고 심산유곡에 형성된 연못과 폭포가 절경을 이루는 관광지로 가을에는 억새와 단풍으로 유명한 장안산이 그 위엄을 뽐내고 있다. 장안산 동쪽 능선에는 광활한 억새밭이 펼쳐져 있어 가을이면 산 능선 전체가 억새로 뒤덮여 등산객들을 경탄케 한다.이렇듯 우리 전라북도는 넉넉한 가슴으로 그 누구라도 한 폭의 그림 속, 주인공으로 안아줄 것이며, 곳곳마다 기품이 배어있어 한 편의 시가 되고 그림이 되는 자연이 주는 예술의 숨결을 생생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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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10.31 23:02

마음은 따뜻하게 머리는 차갑게…

수확의 계절인 가을이 깊어가면서 요즈음 차를 타고 도로를 달리다 보면 어느덧 황금물결로 넘실대는 수확 직전의 벼들이 참 보기 좋고 마음 또한 즐겁다. 하지만 전북의 경우 쌀이 농민들의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올해는 특히 시중 쌀값이 지난해보다 낮게 형성되면서 ‘우리나라가 그동안 유예하고 있던 쌀 관세화를 올해 전면적으로 풀었기 때문’이라는 일부 농민들의 시각이 있어 어떻게 하면 바르게 알릴 수 있을까하는 생각에 복잡한 잔상에 휩싸이게 된다. 사실 요즈음 쌀농사는 농민들이 개인적으로 보험을 들어놓은 것처럼 어느 정도 정부가 가격을 보장해 주고 있다. 지난해 국회에서 2013~2017년까지 쌀 80㎏ 목표가격을 18만 8000원으로 정해 이보다 가격이 하락하면 고정직불제와 변동직불제를 통해 목표가격의 95%이상이 농가에 돌아가도록 제도화해 놓고 있어 시중 쌀값이 지난해보다 좀 낮아도 농민들에게 돌아가는 소득은 어느 정도 보장된다.시중 쌀값이 어느 정도 적정선으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따라 수요에 상응하는 적정량의 공급이 뒤따라야 하는데 국민들의 쌀 소비량이 매년 줄어들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2005년 80.7㎏, 지난해엔 67.2㎏로 감소했고, 향후 10년이 지난 2024년엔 51㎏으로 16.2㎏ 정도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국민 1인당 쌀 소비량 1㎏이 감소(총 5만톤)하면 1만㏊의 벼 재배면적 축소를 야기하게 되는데 2013년도를 기준으로 2024년도에는 16만㏊, 즉 2013년 기준 전북 벼 재배면적 14만㏊보다 더 많은 재배면적을 축소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그렇다면 현재의 벼 재배면적을 줄이지 않고 일정한 소비량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뻔하다. 국민 1인당 쌀 소비 수요 감소가 급격히 줄지 않도록 하고, 쌀의 소비처를 확대하는 것이다.지난 9월30일자로 우리나라의 쌀 관세화를 위한 쌀 양허표 수정안이 WTO에 제출되었다. 내년부터 쌀을 수입하려면 513%의 관세를 내고 수입해야 하는데 수입쌀의 가격이 80㎏기준으로 장립종(태국산) 28만원, 국산 쌀과 같은 단립종(중국산)은 50만원 수준에 이르게 돼 수입이 어렵고, 국내 쌀 시장에 미치는 영향 또한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그러면 현재 예상하고 있는 513% 수준의 관세율이 FTA나 TPP 등과 관련한 외국의 압력 때문에 결국은 정부가 낮추게 될 것이라는 농민들의 걱정은 어떻게 될까? 나는 이에 대해 큰 걱정을 안해도 된다고 본다. 왜냐하면 정부가 쌀은 관세율 양허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방침을 대내외에 천명했고, 관세율을 낮추려면 국회의 동의과정을 거쳐야하기 때문이다.지금도 일부 농민들은 쌀 관세화를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관세화 시기가 늦은 감은 있지만 이제는 더 이상 관세화를 유예하는 것은 우리나라 쌀 산업 전체를 더욱 어렵게 만들게 되므로 정부가 내년부터 쌀 관세화를 하기로 한 것은 옳은 방향이다. 이제 마음은 뜨겁게, 그러나 머리는 차갑게 해 우리 농민들이 쌀의 품질을 더욱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정부의 소비수요 확대, 경쟁력 강화 등에 대한 정책에 더욱 관심을 갖는다면 쌀 산업의 경쟁력이 더욱 강화되리라 믿는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지평선이 있는 곳! 우리 전북의 가을은 벼의 황금물결이 더욱 아름답고 즐거운 마음으로 가득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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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10.30 23:02

밝고 맑은 청소년은 가장 빛나는 기쁨

어느 아침 방송사로부터 두 가지 소식을 들으면서 착잡한 마음과 훈훈한 마음이 교착되었다. 착잡한 마음은 경찰청 통계에 의하면 청소년 성폭력 피해가 2011년도에는 7800여 명이었으나 2013년도에는 9700여 명으로 2년 사이 무려 24.3%로 늘었다는 것이다. 또 다른 훈훈한 마음은 지난 부산 기산 마을에 집중폭우가 내려 마을 전체가 성인 남성 가슴높이로 침수된 상태에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4개월 된 갓난아기와 그 엄마를 동네 주민 한 사람이 구출해 냈다고 한다.그는 몰아치는 비와 물살로 위험한 상태인데도 자기희생을 감수하고 그 상황을 뚫고 집안에 들어가서 대야를 배처럼 띄워 갓난아기를 구출해 냈다는 것이다. 그때 그 엄마는 자신에게 점점 더 차오르는 물로 아기가 피해를 보지 않도록 갓난아기를 머리 위에 올려놓고 긴박한 상황을 지내고 있었다고 한다. 천진난만한 갓난아기는 아무것도 모르고 눈을 말똥말똥 뜨고 있었다고 한다. 자신은 위험에 처할지라도 아기만큼은 구하고자 하는 모성애와 자기희생 정신을 발휘한 주민 한 사람의 장면이 이 아침에 눈시울을 뜨겁게 하였다. 우리 사회는 이러한 미담 사례가 많이 있다. 그 반면에 국가 발전에 미래의 발전소가 되는 청소년들의 성장환경은 마치 집중 폭우로 빗물이 차올라 간난 아기의 위험을 우려하던 것 이상의 상황이 아닐까 걱정이 된다.일부 몰상식한 기성세대들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파렴치한 범죄 행위는 말할 것도 없고 청소년기를 올바르게 성장하게 하는 성장기반기능들이 사라져 가고 있기 때문이다. 즉 한 부모가정과 맞벌이 등 소위 예전의 밥상머리 교육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공동체가 갖는 교육적 기능이 사라지고 있다고 한다. 또 학교에서도 입시경쟁 치중으로 인성교육을 제대로 못하고 인터넷 등을 통한 자극적이고 부정적인 가치를 쉽게 접할 수 있는 문화전달체계도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을 하고 있다.필자가 직접 임상 실험을 한 바는 없지만 휴대폰 문화가 청소년들의 교육을 멍들게 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해오고 있다.청소년들이 휴대폰을 거의 다 소지하고 이에 의존하는 경향도 문제이지만 직접 통화로 의사소통하기보다는 단순한 은어나 이모티콘에 의한 의사소통 하는 문화에 익숙해져 있는 것도 문제라고 여겨진다. 이러한 단순해지는 뇌 기능의 발달이 청소년들의 창의력을 기르는데도 차질이 있어 보인다. 이것뿐만 아니라 단순해지는 일상 대화나 휴대폰 사용이 청소년들의 성격도 단순해져 학교폭력 발생 원인이 될 우려도 없지 않다고 생각된다. 위험에 처해 있어도 위험한줄 모르고 눈을 말똥말똥 뜨고 있었던 천진난만한 갓난아기처럼 우리의 청소년들이 위험한 성장환경에서 벗어나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천진난만하게 성장해가는 환경을 만들어가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앞에서 지적한 청소년들의 성장기반을 올바르게 개선해나가는 일이 무엇보다도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우리 어른들의 관심과 도움과 희생, 그리고 사랑과 투자로 만들어 지는 것이다.이 세상에서 가장 빛나는 기쁨은 단란한 가정의 행복한 웃음이라고 한다. 우리들의 가정과 사회가 밝고 맑은 청소년들로 인해서 행복한 웃음과 기쁨이 되었으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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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10.29 23:02

전라감영 복원을 환영하며…

9월 26일 자 전북일보에 ‘전주시장, 옛 도청사 철거하고 전라감영 복원’이란 타이틀로 기사가 난 것을 보며 전주시장의 고민과 전주 미래에 대한 설계가 엿보임을 알 수 있었다.전라감영 복원자리는 옛 전북도청사와 도의회가 있던 자리라 그 건물의 문화재적 가치도 시간이 흐를수록 아쉬울 부분이 있을 수 있으나, 전주시장의 고뇌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전통문화중심도시’로써의 전주 ‘가장 한국적인 도시’로써의 전주를 만들어가고 미래의 전통도시를 디자인하기 위해서는 근대보다는 고전과 전통을 선택하기로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철거비 19억 원과 복원비 54억 원은 전주시의 지방재정으론 결코 적은 돈이 아니나 근 몇 년째 전주관광객의 기하급수적인 상승과 전통도시로서의 콘텐츠 개발이란 점에서 볼 때 전라감영복원의 경제학적인 파급효과는 수 천 억 원을 넘어서 앞으로 미래의 전주 역사를 놓고 볼 때, 수 백조 수 천조의 경제유발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추가적으로 드는 400억 원에 대한 재원 조달을 시의회나 중앙정부에서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이번 전라감영복원에 대한 전주시장의 선택에 보탬과 대책 마련을 위해 공동대응 해주길 전주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바란다.또한 전라감영이 역사적으로 전라북도와 전라남도 그리고 제주도까지 관할한 관청으로서의 복원이 당연시 되고 문화적 콘텐츠로서의 미래보장형 투자가치가 있다고 판단되어 수 백억의 투자를 계획했으리라 생각되어 진다. 그렇다면 전주시는 조선왕조의 발상지요. 전통문화중심도시와 가장 한국적인 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전주 관광객 1000만 시대를 준비하고 역사와 전통 그리고 뿌리를 찾는 후손들과 외국 관광객들을 위해서라도 조선왕조의 왕실 후손이자 고종황제의 손자이며 의(친)왕의 친아들인 이석 황손을 전주시에서 지금처럼 모신다는 것은 이치와 도리를 봐서라도 안 맞는 일이며 미래를 준비하는 전주시와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견지하는 차원에서도 무언가 새로운 대책이 마련되어져야 함을 강하게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이석 황손의 나이가 벌써 75세이다. 그분이 생존에 계실 때 무언가 전주시에서 ‘황실후손지원조례’와 ‘황실역사문화관 설립’을 계획하고 거기에 소요될 예산을 시의회와 논의하고 중앙정부에 타당성 조사의 기본 자료집과 제안서를 만들어 황실후손을 위한 사업을 추진한다면 전주시는 관광과 역사 전통으로 자손만대까지 먹을거리와 볼거리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고 하겠다. 그 선택과 사업추진에 대한 평가는 후손들에게 진정 역사적인 치적으로 평가를 받으리라 본다. 더욱이 내년은 광복 70주년을 맞는 해이다. 일제의 35년 폭압에서 우리 대한제국의 역사가 일본 침략자에게 짓밟히고 빼앗긴 역사라는 것을 바로 알리고 새롭게 조선의 역사와 정통성을 대한제국과 대한민국으로 이어주는 계기를 마련했으면 한다.다시 한 번 전라감영복원이란 전주시의 선택에 박수를 보내며 ‘황실문화복원’이란 숙원사업을 전주시와 시의회에 제안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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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10.28 23:02

KTX 혁신역 신설, 복합환승센터로

최근들어 전라북도 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한 축으로 KTX 혁신역사를 세워야 한다는 여론이 활발하다.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혁신도시 인근에 새로운 KTX 역사를 만들어 지역 발전의 구심점으로 삼자는 것이다. 다시 말해 접근성이 뛰어난 이 일대를 여객과 물류가 들고 나면서 컨벤션 및 비즈니스 기능까지 갖춘 복합환승센터로 조성해 낙후 전북의 오명에서 탈피해 보자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복합환승센터란 무엇인가. 이는 열차 항공기 지하철 버스 등 교통수단 간의 원활한 연계교통망을 의미한다. 또한 환승과 각종 업무 등 사회경제적 활동을 복합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한 장소에 모여 있는 시설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공간적 특성상 국내 여객운송의 경우 고속철도는 항공교통 수단보다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다. 정부 또한 철도 여객수송 분담률은 2008년 현재 15.9%에서 2020년 27.3%로 증가하고 화물수송 분담률은 8.0%에서 18.5%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국토교통부는 ‘국가철도망구축계획’을 마련, 오는 2020년까지 총 선로 2362km를 구축, 전국적인 KTX 고속철도망을 확보함으로써 전국의 주요 거점도시를 90분대로 연결하는 하나의 도시권으로 통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결국 앞으로 각 지역의 경제발전 속도와 규모는 상당부분 KTX 역사를 중심으로 재편된다는 점을 의미한다. 여건이 같을 수는 없겠지만 국내 지자체의 복합환승센터 추진 사례를 보면 동대구역과 울산역이 대표적이다. 동대구역 복합환승센터는 경부선 동대구역, 대구 도시철도 1호선, 고속터미널이 통합 연계되고 백화점 등 유통시설과 호텔 등의 편의시설이 들어서고 있다. 울산역도 오는 2016년 완공을 목표로 쇼핑몰, 패밀리 테마파크, 키즈테마파크, 유스호스텔, 특급호텔, 업무시설 등을 조성하되 가족형 시설로 특화 개발하고 있다. 이들 시설의 공통점은 KTX역사를 중심으로 환승체계를 구축해 지역간 접근성을 확보하고 인적·물적 교류의 활성화를 증대시킴으로써 복합환승센터가 그 지방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자리매김 하면서 지역경제를 견인하는 역할을 목표로 하고 있다.이처럼 고속철도역을 중심으로 복합환승센터 건립을 통해 편리한 환승체계를 갖추고 각종 시설 등 인프라를 구축해 인적 물적 교류를 확대함으로써 그 지역의 경제 문화 관광 등 중심지가 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충북 오송은 KTX역세권 개발사업 실패에 따라 인근의 세종시가 ‘2030세종 도시기본계획’을 수립, 신 KTX역 건립을 주요 의제로 상정하고 있고 논산시 또한 공주 KTX역의 접근성 등을 문제 삼아 안보논리 등을 내세워 신 KTX역 설립을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우리 지역도 차제에 신 KTX 역사 건립을 전제로 국토교통부의‘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발맞춰 전북도민과 고속철도 여행객들의 편리한 환승체계를 구축하는 한편으로 지역 특성에 맞는 다양한 문화공간과 유통 등 생활편의시설, 컨벤션 및 비즈니스 관련시설 등이 한데 어우러진 복합서비스 공간으로써의 복합환승센터를 설립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언젠가 혁신도시 인근에 신 KTX 역사가 들어서고 이 일대에 복합시설이 조성되면 이는 전북을 대표하는 새로운 랜드마크가 되면서 배후의 거대한 새만금과 혁신도시의 관문역할을 할 뿐 아니라 전북발전의 기폭제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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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10.24 23:02

도내 사회복지종사자 처우 개선을

우리나라 복지 현장은 종사자의 업무량이나 감정소진에 비해 처우가 매우 낮다. 종사자 처우개선 법과 조례들이 만들어졌으나 임의규정들로서 실효성이 없다. 지자체들은 종사자의 근무의욕 고취, 서비스 질 향상 및 우수인력 확보를 위해 종사자 복지수당을 지급해왔다. 일종의 임금보전인데, 전북이 월 최대 15만원으로 가장 낮고, 서울시는 월 49만원으로 가장 높다. 종사자 처우개선을 위해 보건복지부는 매년 초 기본급 권고 ‘기준’을 발표해왔는데, 제시된 것 이상 지급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재정이 취약한 시·도들이 2~3년 전의 기준을 적용함으로써 처우개선에 소홀하였다. 예컨대 생활지도원 1호봉의 임금 기준은 2012년 월146만 6000원이었으나, 2014년에는 월 158만 1000원이다. 2년 사이에 월 11만 5000원 올랐으니, 2년간 138만원의 인상이 있었는데, 이를 지급하지 않은 것이다. 당연히 도내 종사자들의 불만이 고조되었다. 금년 6·4 지방선거 이후 전북을 제외한 모든 시·도에서 2년 전 기준을 적용해 온 ‘적폐’는 사라졌다. 그런데 전북은 2014년부터 점진적으로 개선하여 2018년 하반기에 당해년도 기준을 적용하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하고, 내년에는 2013년도 기준을 적용하겠다고 시·군에 통보하였다(2014년 상반기→2011년 기준, 2014년 하반기→2012년 기준, 2015년→2013년 기준, 2016년 상반기→2014년 기준, 2016년 하반기→2015년 기준, 2017년→2016년 기준, 2018년 상반기→2017년 기준, 2018년 하반기→2018년 기준).전북의 재정형편 때문이라고 해도 수긍되지 않는 점들이 있다. 첫째, 고통분담을 해야 한다면, 상대적으로 처우가 높은 분야부터 우선해야 할 것이나, 처우가 가장 낮은 복지종사자들에게 고통분담의 무거운 짐을 홀로 지게 한 것이다. 둘째, 중앙정부로 재원책임이 환원된 복지분야는 당해년도 기준을 적용받게 되는데 비해, 아직 중앙환원이 안된 복지분야는 2년전 기준을 적용받음으로써 도내에서도 복지분야 종사자들 사이에 임금불평등이 나타난다. 셋째, 전북과 여타 시·도 종사자 사이에 임금격차가 더욱 커져서 전북 복지종사자들의 생존문제 뿐 만 아니라, 자긍심에도 손상이 온다. 그 결과 우수 복지인재들의 역외이탈 가능성이 커진다. 넷째, 도내 일부 시·군이 당해년도 기준을 적용하고자 해도, 전북도의 이러한 방침 때문에 어렵게 되거나, 또는 시·군들이 전북도의 이러한 방침을 구실로 종사자 처우개선을 소홀히 할 가능성이 커진다. 마지막으로 특별한 복지수당으로 종사자 임금을 보전해 온 그동안의 정책과 상충된다. 오직 복지증진이라는 소명 하나로 종사자들은 힘들고 어려운 일들을 묵묵히 수행해왔다. 이들의 생존권 확보와 자긍심 증대를 위해 지난 지방선거 당시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처우개선’ 공약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복지부 기준을 준수하겠다’고 다짐한 도지사의 약속이 임기 초반부터 제대로 이행되어 사회복지종사자들도 살맛나는 전북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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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10.22 23:02

공정관광으로 행복한 농촌마을 만들기

착한 기업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고 있다. 미국의 기업인 블레이크 마이코스키는 아르헨티나 여행 중 어린이들이 맨발로 거칠고 오염된 땅을 밟아 토양 기생충에 감염되거나 상처로 여러 가지 질병에 노출되는 것을 목격했다. 게다가 신발이 없어 학교에 가지 못해 교육도 못 받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고 일회성 기부가 아닌 지속 가능한 도움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2006년 ‘내일을 위한 신발’이란 슬로건을 가진 탐스 슈즈를 설립하여 소비자가 한 켤레의 신발을 구입하면 한 켤레의 신발을 제3세계 어린이들에게 기부하는 일대일 기부를 시작하였다. 이렇게 하여 2010년 1,000,000 켤레 째 신발을 맨발의 아이들에게 전달하였으며 지금까지도 제3세계 어린이들에게 신발과 시력교정용 안경을 기부하고 있다.많은 기업에서 공유가치창출(CSV, Creating Shared Value) 경영이 부각되고 있다. 소비자의 윤리적 소비성향이 구매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공유가치 창출이 기업 경쟁력의 중심이 되는 것이다.관광분야에도 공정관광을 통해 착한여행을 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공정관광은 대량관광에 대한 비판과 함께 공정무역의 개념이 관광분야에 적용된 것으로 관광에 참여하는 이해주체들이 서로 동등하고 공정한 관계를 갖는 것을 지향하며, 지역사회의 사회·경제적 편익을 증진하고 문화자원과 생태자원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함으로써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지속가능한 형태의 관광을 말한다.공정관광이 주목을 받게 된 것은 관광산업이 크게 성장했지만 지역주민의 소득이나 삶의 질에 기여하는 부분이 크지 않다는 회의 속에서 생겨난 것이다. 그동안 도시민의 농촌관광 비율은 양적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 중 당일방문객 수는 두 배 이상 증가했지만, 숙박관광객 수는 감소하였으며, 농가민박 이용객 수도 감소했다. 이처럼 농촌관광객 수가 증가했다고는 하나 실질적으로 들여다보면 지역주민의 소득과 연계는 미약함을 알 수 있다.대중관광의 한계 속에서 공정관광, 책임관광, 지속가능 관광 등으로 불리는 대안관광이 전체관광 산업의 25% 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며 매년 대중관광 보다 3배 이상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대중관광이 갖는 한계 속에서 착한소비와 환경보전, 지역의 고유성을 경험할 수 있는 차별화된 형태의 관광이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이다.공정관광은 기존 농촌관광과 다른 새로운 형태의 관광이 아니라 관광에 참여하는 이해관계자들의 태도와 방식을 중심으로 한 논의이다. 여행자들은 농촌지역을 여행하면서 도시에서와 같은 쾌적함과 편리성을 찾으려 하기 보다는 현지에서 느낄 수 있는 지역성과 농촌다운 매력을 느끼려는 태도가 필요하다. 지역에 도움이 되는 소비, 지역문화에 대한 이해, 지역민들과의 진솔한 교류, 그리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 하여 모두가 행복한 농촌관광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아직은 공정관광에 대한 인식이 미약하고 공정관광 시장이 작은 영역을 차지하고 있지만 가치지향적인 소비가 점점 더 중요해짐에 따라 공정관광 시장은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속가능하고 착한 농촌 공정관광을 통해 농촌지역에 활력의 바람이 이어지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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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10.20 23:02

18일 산의 날…산의 고마움 알아야

계절은 어김없이 변화하여 가을이 왔다. 계절이 주는 분위기와 심리변화에서 가을은 천고마비의 계절(天高馬肥之節), 결실의 계절, 독서의 계절, 조락(凋落)의 계절 등 여러 가지로 불리고 있다. 가을은 단풍이 대표적인데, 단풍은 일교차가 크고 적정 강수량이 단풍의 색을 좌우한다. 일교차가 크면 클수록 단풍의 색깔은 더욱더 아름다워지고, 강수량이 적으면 잎이 말아버리기 때문에 적정 강수량이 되어야 한다.왜, 가을이 되면 산을 많이 찾게 되는가? 산에는 왜 가는 걸까?거기 산이 있기 때문에, 올라갔다 내려오려고, 모든 권세를 내 발아래 두려고, 정복하려고 등등 말들 한다. 산을 찾는 주된 이유는 자연을 보면서 정신적, 육체적 건강관리를 위해서일 것이다. 우리 선조들은 하늘과 바다와 강과 숲은 물론이거니와 산 또한 경외 내지는 신앙의 대상으로 삼았다. 우리 조상들은 하늘에는 천신(天神), 강에는 수신(水神), 땅에는 지신(地神)이 있다고 믿었고, 산에는 산신(山神)이 있다고 신성시하여 산에서 자라는 나무 한그루, 풀 한 포기도 함부로 대하지 않았다. 그런데 산을 찾는 사람들이 산을 너무나 함부로 대하고 , 더럽히고, 훼손한다는 것이다. 등산로가 아니라고 해도 들어가고, 계단을 설치해 두어도 꼭 옆으로 길을 내서 다니고, 쓰레기를 버리고, 희귀식물을 굴취해 가는 등 방방곡곡의 이름난 산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지난 3월 21일은 유엔이 정한 제2회 세계 숲의 날이었으며, 10월 18일은 제13회 산의 날이다. 단풍은 산 정상에서 계곡으로 물들고, 산 전체의 80% 이상 물들었을 때를 단풍절정기라고 한다.이때가 제일 아름답고, 가장 아름다운 단풍 옷으로 갈아입기에 산림청은 이시기를 산의 날로 정하였다.전 세계에서는 숲의 날과 산의 날을 정하는 이유는 왜일까? 산을 보호하고 가꾸는 것은 미래를 가꾸는 것이며, 미래를 위하여 숲을 가꾸는 것이기 때문이다. 꿈과 미래가 있는 민족만이 숲을 지키고 가꾼다. 우리는 산의 날을 맞이하여 산에게 무엇을 선물 할 것인가, 산의 고마움은 무엇인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2013년 5월 한국갤럽에서는 국민 1728명에게 몇 가지 선호도 조사를 하였다. 꽃은 장미, 계절은 가을, 산은 설악산, 취미는 등산, 나무는 소나무, 운동은 축구로 선호도 1위를 나타냈다. 선호만 하지 말고, 항상 아끼고, 가꿔주고, 어루만져 주어야 산은 항상 나를 반겨줄 것이다. 산(숲)은 목재생산뿐만 아니라 야생동물을 불러 모으고, 공기와 물을 맑게 해주며, 물을 머금고 있다가 서서히 방출해주며, 산사태를 예방하고, 산림욕과 치유 등 산림휴양 장소를 제공해준다. 산이 주는 간접효용을 돈으로 환산해보면 국민1인당 년 216만 원 정도의 혜택을 받고 있다. 우리에게 이 많은 혜택을 주는 산을 함부로 대하거나 훼손해서 되겠는가?산림헌장에서 숲은 생명이 숨 쉬는 삶의 터전이다.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과 기름진 흙은 숲에서 얻어지고, 온 생명의 활력도 아름다운 숲에서 비롯된다고 하였다. 한번 파괴되면 복구에 많은 세월이 소요되고, 그에 따른 잃은 것이 얼마나 많겠는가? 우리의 생명을 지켜주는 나무, 나무가 있는 산, 얼마나 아름다운가?산의 날을 맞이하여 산의 고마움을 우리 모두 되새겨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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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10.17 23:02

비빔밥 세계화에 대한 고언

고등학교 1학년부터 약 5년간 배우고 있는 ‘한국 조리’는 나에게 화수분 마냥 아무리 꺼내도 새롭고 신기한 것들 투성이다.작년에 학교 선배의 추천으로 ‘비빔밥 유랑단’이라는 단체를 알게 됐다. 전 세계에 우리의 대표 음식 비빔밥을 소개하고 알리는 활동을 4년 동안 해 왔다고 한다. 2014년도에 미국 전역을 돌며 ‘begin your bibimbap’ 이라는 비빔밥 캠페인을 진행할 멤버를 모집한다는 것이었다. 전주에서 태어나 비빔밥을 먹으며 자란 내 귀가 확 트였다. 학교에는 휴학계 한 장 달랑 내고 치열하게 준비했다. 비빔밥 유랑단에 뼈를 묻겠다는 나의 모습이 마음에 들었을까. 6대 1의 경쟁률, 2주간의 면접을 뚫고 4기 멤버로 당당히 합격했다. 그리고 나의 인생에서 가장 재밌고 고단했던 비빔밥 유랑단 생활이 시작됐다. 고소하게 양념된 10가지의 나물, 향이 진한 표고버섯, 사골의 진한 맛을 내는 밥. 여기까지가 내가 생각하는 비빔밥이다. 하지만 처음 접한 비빔밥 유랑단의 비빔밥은 전혀 달랐다. 표고버섯 대신에 양송이버섯, 살짝 데쳐 소금 간만 한 나물. 심지어 몇 몇 재료들은 생으로 잘게 채만 썰어 준비되어 있었다. 이게 비빔밥이야 샐러드야 라고 생각한 순간, 또 하나의 질문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도대체 비빔밥이 무엇이지?1기의 첫 비빔밥의 시작은 전주비빔밥 즉, 전통 비빔밥이었다. 하지만 대표 재료라고 할 수 있는 표고버섯, 숙주 등 몇 가지의 재료들은 해외에서 구하기 힘들었다. 또 향이 너무 진해 다른 재료들이 묻히는 문제가 있었다. 꽉 채워진 재료의 다양한 맛과 향 그리고 고추장, 참기름. 외국인들의 눈에 비빔밥은 무거웠고, 먹음직스럽기 보다는 지저분해보이까지 했다. 외국인들은 손사래 치고 비빔밥을 버리기 일쑤였다고 한다. 1기의 피드백들을 모아 문제점을 걸러낸 2기와 3기 그리고 4기는 비빔밥을 한 그릇의 건강 음식으로 소개했다. 밥, 다양한 재료, 고추장과 참기름 이 세 가지를 포인트로 잡아 기존의 전통적인 색을 버리고 비빔밥 유랑단의 담백하고 깔끔한 새로운 맛의 비빔밥을 만들어 냈다. 미국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식재료들을 사용, 미국인들이 비빔밥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런 변화가 4기 유랑단의 미국 첫 행사에서 시도됐다. 대상은 LA문화원을 방문한 중학생 100명. 우리 것을 그대로 보여주기 보다는 한 발 물러서서 그들의 입장에서 비빔밥을 준비하자가 내 생각 이었다. 아이들의 입맛에 맞춰서 새콤달콤한 재료를 넣었고, 외국에서 흔한 파인애플과 방울토마토도 골랐다. 고추장에 대한 어려운 설명은 요즘 유행하는 슈퍼 히어로들의 특징인 빨간색을 강조해 설명했다. 그날 행사의 반응은 어땠냐고? 완전 대 성공이었다. 비빔밥 유랑단 활동을 하면서 가장 많이 느낀 것은 아직도 우리는 우리 생각만 한다는 것이다. 어떤 개념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개념을 정확히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대방을 먼저 잘 파악하고 그에 따라 전달해야 효과적인데, 우리는 전혀 그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우리 것만 추구해서는 절대 한식 세계화를 이룰 수 없다고 생각한다. 진정으로 우리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정확한 포인트를 잡아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해 전달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비빔밥 세계화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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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10.16 23:02

왜 전주한옥마을인가?

한국의 어떤 도시가 이처럼 고유함과 예스러움을 잃지 않으면서도 활기를 고스란히 담아낼 수 있을까. 고즈넉한 분위기의 태조로와 은행로에 젊은이들과 가족단위 관광객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하다. 산업화의 물결에 밀려 인적마저 보기 힘들던 전주한옥마을은 개발 10여 년 만에 연간 500만 명이 찾아오는 최고의 관광지로 바뀌는 눈부신 성과를 거뒀다. 슬로시티,유네스코음식창의도시, 인문도시와 같은 대외적인 평가와 위상도 단번에 달라졌다.한옥마을을 통해 오래된 도시, 전주도 새로운 생명력과 활기를 얻고 있다. 조금은 고답적인 이미지에 갇혀 있었던 전주가 한옥마을을 통해오래된 미래로 주목받으며 창조적인 도시로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한옥마을의 성공을 보며 전문가들은 도시재생의 대표적 사례로 꼽길 주저하지 않고, 자치단체들은 저마다 전주한옥마을을 벤치마킹하며 제2, 제3의 한옥마을 조성에 나서고 있다.그런데 전국각지에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한옥마을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전주한옥마을의 인기가 사그라지진 않을까 하는 걱정에서다. 하지만 이는 지나친 우려라는 생각이다. 왜냐하면, 전주한옥마을에는 인위적으로 조성되어 박제된 영화세트장 같은 타 지역의 한옥마을에선 찾아볼 수 없는자연스러움과 역사성이 생생히 살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특성이야말로 여타 지역과 비교할 수 없는 전주만의 독특하고 차별화된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사실, 솜씨 좋은 목수가 만든 매끈하고 화려한 한옥에 비하면 전주의 한옥들은 질박하고 수수하다. 하지만 자연발생적으로 생겨난 전주의 한옥은 저마다 풍부한 이야기와 역사를 품고 있다. 할머니, 할아버지를 떠오르게 하는 소박하고 따뜻한 풍경과 사연들은 물론이고 후백제, 조선왕조, 동학혁명 등 굵직한 역사의 흔적도 한옥마을의 가치를 높인다. 세월의 더께가 쌓인 전주한옥마을의 기와와 처마, 골목길 풍경, 시민들의 모습에는 전주의 풍속, 전주 사람들의 진짜 삶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현재와 생생히 교감하며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이 공간을 과연 어떤 곳이 쉽게 모방할 수 있을까?그런 차원에서 뉴욕이나 두바이처럼 좁은 땅덩이 위에 뾰족하게 세워진 빌딩 가득한 현대적 미감과는 대치되는 전주 한옥마을의 자연 친화적인 아름다움은 그 자체로 독보적이다. 음미하지 않으면 찾아낼 수 없는 순간들, 놓치고 마는 풍경들을 품고 지켜내고 있는 것만으로도 이 작은 마을의 가치는 대단하고 소중한 것이다.흔히들 갑자기 찾아오는 행운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지금의 한옥마을이 누리는 갈채도 갑작스러운 것이 아니라 그간 한옥마을을 위해 전주시민들이 쌓아온 노력과 정성이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에 다다른 결과라 생각한다. 급변하는 시대 흐름 속에서도 시민들이 우직하게 지키고 가꿔온 전주의 역사, 우리 문화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단단히 자리 잡고 있다. 최근 한옥마을을 둘러싸고 빚어지는 상업화, 정체성, 주차난 등 여러 논란도 극복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을 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왜 전주한옥마을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대답이야말로 한옥마을을 지키고 가꿔 온 우리 스스로 가장 잘 알고 있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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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10.13 23:02

본질

교육의 다양성을 위해 만든 자율형 사립 고등학교(자사고)는 1년 예산을 30억 원 정도 지원하는 사립학교 100개를 자율형으로 만들어 매년 3000억 원을 절약해 이를 농어촌 학교에 1억 원씩 3000개를 지원할 수 있다는 경제 논리를 앞세웠다.그래서 작은 학교가 아니고 학생이 많은 대형 고등학교를 선택하는 바람에 고교 평준화의 근간을 흔들었고, 일반계 고등학교를 무력화시켰을 뿐 아니라 빈부 격차를 드러나게 했다. 이러한 여러 문제점들을 파악한 진보 교육감들은 자사고 재지정을 취소함으로 사회적 갈등을 야기하고 있다.4대강의 수질을 개선하겠다는 공사는 하천으로 유입되는 골짜기의 물과 시냇물을 깨끗하게 만들면 수질이 좋아진다는 기본을 무시하고, 하천에 보(堡)를 건설해 유속을 느리게 함으로 수질을 더욱 나쁘게 만들었다.수질 개선을 위해서는 이미 건설된 수리 시설물들을 철거하자는 사람들의 진의가 수질에 대한 염려인지, 아니면 자기와 주장을 달리하는 사람들이 미워 몽땅 부숴버리자는 것인지 그 속내를 잘 모르겠다.거듭 말하지만 수질 개선을 위해서는 많은 돈을 들여 만든 시설물을 파괴하기보다는 상류에 있는 공장의 오폐수, 가축 분뇨, 친환경 농산물 재배 등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고 중요하다. 자사고 문제도 마찬가지이다. 자사고의 본질은 교육의 다양성이다. 이를 무시하고 전부 일반화한다면 그 또한 자사고를 만든 사람들과 다를 바가 없다. 자사고를 취소하는데 전력을 쏟지 말고 일반 학교에 대한 지원과 대책을 강구하여 자사고를 능가하는 교육 정책을 펼친다면 비싼 등록금을 내면서 자사고를 선택하는 학부형은 없을 것이다. 또한 자사고의 입학 전형을 보완하면 자사고를 가지 않게 된다.본질을 무시한 논의는 사회적 갈등을 일으켜 분열을 조장하고 국민과 사회를 혼란스럽게 한다.세월호 참사의 본질은 다시는 그러한 일이 발생하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다시 일어나지 않게 하려면 왜 발생했는지를 철저히 조사하고 그에 대한 대책이 있어야 한다.일어날 수 없는 일이 일어났는데 수사권, 조사권을 따지며 위법성 등을 말한다면 그것은 본질과는 거리가 멀 뿐만 아니라 또 다시 그러한 일이 일어나게 된다. 통일의 본질은 민족의 동질성 회복이다. 경제 논리에 의해 대박 이론이 먼저이거나 북한 정권의 괴멸이 앞선다면 통일의 길은 요원하게 될 것이다. 교육의 다양성을 경제 논리로 접근해 자사고를 만든 사람들, 그것을 전부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는 진보론자들, 많은 돈을 들여 건설한 시설물을 제거하자는 사람들, 세월호를 해상 교통사고로 폄하하는 사람들, 모두가 한 쪽으로 치우친 사람들이다.본질이 변질되어 국민을 속이는 일들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은 입으로는 국민을 위하는 척하면서 궁극적으로 자신이 속한 집단의 이익이나 자기주장을 관철하고 싶은 이기심 때문이다. 이제는 시민 의식이 성숙하여 여와 야, 진보와 보수, 네 편과 내 편이 아니고 무엇이 본질인지를 깨닫고 함께 잘 사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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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10.10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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