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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힘 2050] 리빙 웰

음식을 만드는데 가장 기본적인 조미료는 소금이다. 하지만 주부 이선희씨(40·전주시 호성동) 집은 부엌 뿐 아니라 세탁실에도 소금통이 있다. 친정 어머니로부터 배웠다는 이씨의 소금을 이용한 세탁법을 들어 보았다."누렇게 바랜 흰 면티나 셔츠 목 둘레의 누런 때는 신경은 쓰이지만, 아무리 공들여 세탁해도 깨끗해지지 않아 골치 아프지요. 그래서 '00크린' 같은 살균 표백제를 많이 사용하게 되는데, 원하는 만큼 깨끗해지지 않아요. 좀 독하기도 하구요. 속옷 담궈 놓으면 고무줄이 늘어나질 않나, 색깔 옷에 묻으면 탈색되기도 하고, 어쩐지 환경오염이 된다는 생각도 들지요. 이 때 세탁기에 세제와 함께 굵은 소금 1~2 스푼을 넣으면 깨끗하게 빨아져서 좋아요."이씨는 "빨래를 자주 하다보면 옷의 색깔이 바래서 보기 싫어지기도 하는데, 새 옷을 세탁할 때 소금으로 애벌빨래를 해주면 색상이 잘 변하지 않는다"며 "물 한 대야에 한 줌 정도 소금을 넣고, 녹기를 기다렸다가 30분 정도 담가 두었다가 빨면 좋다"고도 했다. 특히 빨간색과 검은색처럼 물이 빠질 염려가 있는 진한 색의 옷에 효과가 크다고.이 뿐 아니다. 이씨는 "세탁기 사용할 때 자칫 세제를 너무 많이 넣으면 거품이 부글부글 위로 솟아오를 수도 있고, 시간과 전기가 낭비되는 데다 세탁도 깨끗이 되지 않는다"며 "소금을 약간 집어넣으면 부글거리던 거품이 단숨에 가라앉고 때도 깨끗이 제거된다"고 말했다.오래 입은 청바지 색깔을 바꾸고 싶을 때도 소금물이 좋다고 했다. 소금과 물을 1대 10의 비율로 섞은 다음 청바지를 20~30분 정도 삶아 세탁하면 물이 곱게 빠진다는 것. 이씨는 "감을 먹다가 옷에 밴 얼룩은 다른 과일 얼룩에 비해 잘 지워지지 않는데, 연한 소금물에 10여분 담갔다가 물로 빤 다음, 식초를 진하게 탄 물에 몇 분 담갔다가 물로 헹구면 깨끗이 빠진다"고 덧붙였다. /이금주 여성객원기자

  • 여성·생활
  • 전북일보
  • 2009.10.06 23:02

[여성의 힘 2050] "대중적인 곰방대 만드는 것이 꿈"

세월에 밀려서 사라져가는 작지만 소중한 것들이 많다. 사라지는 옛것에 대한 향수를 물씬 풍기게 하는 한가위 날 남원시 노암동 전수회관에서 곰방대 전승자 황기조씨(47)를 만났다."먹고 살기 힘들지만 대를 이어 내려오는 가업을 이어야 한다는 강한 책임감을 느낍니다."우리나라 전통공예 맥을 잇고 있는 황씨는 그날도 오동상감기법 등 전통기법으로 담뱃대 제작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었다. 외골의 삶이 진하게 느껴지는 그에게 우리 조상들의 삶의 체취와 장인의 손길이 느껴졌다.옛날 시골 할아버지들은 잘게 부순 담배를 곰방대에 꾹꾹 눌러 담아 불을 붙였다. 화롯전에 긴 곰방대를 '톡톡' 털어 잎담배를 피워 물고 콧노래를 부르다가 어깨를 추스르곤 했다.1610년 일본으로부터 처음 담배가 들어왔을 무렵, 기호품보다는 약으로 인식됐다. 「지봉유설」에서는 '담배를 피우면 가래가 없어지고 기(氣)가 내려가며, 술이 깬다.'고 기록했으며, 「인조실록」에서는 "가래를 치료하고 소화를 시킨다."고 기록돼 있다. 길고 화려하게 장식된 담뱃대는 양반이, 길이가 짧은 곰방대는 평민이 사용했다.황기조씨 부친 황영보씨(77)는 1993년 중요 무형문화재 제65호 백동연죽장 보유자다. 또한 조부도 담뱃대 만드는 일을 하셨고, 독립운동으로 건국훈장 애국장을 받으셨다. 아직 전수교육 조교인 그는 담뱃대 제작만큼은 매우 고지식하고 엄한 부친에게 배웠다. 좋은 기술을 가지는 방법은 '자주 만들어 보는 것'만이 최선의 방법이라 했다."전에는 담뱃대의 수요가 많았기 때문에 만들어 파는 것이 우선이었으나, 지금은 수요가 없어 하나를 만들어도 잘 만들어야 해요."담배대의 재질은 백동, 금, 은, 동, 오죽(검은 대나무)를 주로 쓰는데 특히 망치질을 잘해야 한다. 문양판을 만드는데 처음에는 본을 대고 작업을 할 뿐, 그다음 공정부터는 감각에 의존한다. 그래서 똑같은 크기의 문양판은 존재하지 않는다.그는 곰방대 작업할 때 똑같은 자세를 오랫동안 취하고 있기 때문에, 관절에 무리가 온다고 했다. 또한 담뱃대의 수요가 없는 상황에서 담뱃대를 만드는 일을 알아주지 않는 것에 대한 아쉬움도 크다고 말했다.하지만 아내 박성분씨(47)는 "장인정신을 잇는 것은 좋지만, 아이들이 자꾸 커가는데 대학 등록금이 걱정이 된다"며 현실적인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전통적인 제작기법을 잘 계승시켜 서민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곰방대 개발이 그의 목표. 백동연죽 제작과정을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리고, 오동상감기술에 대한 경험과 이론을 체계화해 책에 싣고 싶다며 앞으로 정부의 지원이 좀 더 체계적으로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나숙희 여성객원기자

  • 여성·생활
  • 전북일보
  • 2009.10.06 23:02

[여성의 힘 2050] 아이들 마음 부자 만드는 부모 모임

전주여성의전화는 2002년부터 '평등·평화 마을 만들기'를 추진해왔다. 활동가들이 가정을 방문해 여성 인권 교육, 부부 의사 소통법 등에 관한 나눔을 해왔던 것. 문제는 모임의 성격이 단발성이라는데 있었다. 2년의 공백기. 2007년 지역운동분과위원회를 통해 전문가들에게 위탁된 운동이 아니라, 주부들을 주축으로 아이들을 위한 건전한 생활문화공동체를 만들자는데 대오를 다졌다.전주시 대성동과 완주군 신리는 특별한 지형도를 갖는 곳. 전주 외곽에 위치하면서도 전원생활을 즐기기 위한 노년층과 부담없는 내 집 장만을 위한 신혼 부부들이 많이 살기 때문이다. 학군만 따지면 좋은 동네가 아닐 수도 있지만, 과중한 학업 보다 몸과 마음이 건강한 아이들로 키우기 위한 주부들의 바람이 큰 곳이다.'우아맘'은 우리 아이들의 마음을 부자로 만드는 부모 모임의 줄임말. 2007년 대성동에서 시작된 모임은 아줌마들 입소문을 타고 신리까지 확장됐다. '부엌에서 세계가 보인다'는 우스갯소리가 헛 말이 아니라며 웃는 주부들이 매달 전주여성의전화를 방문해 실천적인 대안을 찾고 있는 것.친환경 화장품 만들기, 부모와 자녀 대화 소통법 등을 주제로 한 작은 실천들을 꿰어가고 있는 주인공은 백혜정 박미란 김수정 박진선 김난화 강선애 김영미 곽미경 이남림 강순남 김미애 강경화 박은숙 양미라씨."대화소통법을 배우면서 화가 날 때마다 '안돼!''하지마!'라고 먼저 말하는 나를 돌아보게 됐다. 내 꿈을 아이들에게 강요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고민도 하게 됐다."(이남림씨)"'우아맘'을 통해 고산 산촌유학센터를 알게 되면서, 자신만 알고 경쟁하는 도시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 보다 공동체에서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배워가는 아이들을 키워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곽미경씨)밤늦게까지 학원을 돌고, 컴퓨터에 빠져 밤새는 줄 모르는 다른 아이들처럼 키우지 말자는 게 '우아맘'의 목표. 사회가 원하는 행복조건이 아닌 내 아이가 행복해하는 미래 설계를 위한 부부들의 고민까지 이어지고 있다.박숙희 전주여성의전화 지역운동 담당자는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제대로 설계할 수 있도록 생각을 모으는 주부들이 늘었으면 좋겠다"며 "참 교육에 대한 공동체문화 만들기는 하루 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닌 만큼 모임을 꾸준히 하면서, 공동체문화로 만들어가는 일이 더욱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 여성·생활
  • 이화정
  • 2009.10.06 23:02

[여성의 힘 2050] 김선희 전북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휴일에도 김선희 전북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53)는 늘 연구실에 있다. 놀아도 연구실에 있는 게 마음 편한 그는 '연구실 귀신'. 환자를 상대하진 않으니, 바쁠 이유가 뭐가 있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허나 그건 모르는 소리다. 생리학 연구에 치여 '오전 8시 출근, 밤 10∼12시 퇴근'을 밥먹듯 하고 살았다.신종플루 공포는 잠잠해진 걸까, 임상 의사가 아닌 연구자로서의 삶은 어떤 걸까. 4일 연구실에서 만난 그는  "덕분에 남자 생리도 하고, 여자 생리도 해요."라며 우스갯소리부터 건넸다.그에게 의사라는 직업에 대한 분명한 소명의식이 없었다면, 일찌감치 이 길을 접었을 지도 모를 일이다. 미워하면 더 닮는다고 했던가. 가족 보다 연구실이 우선되는 그를 보면서 고개를 설레설레 젓던 아들도 그와 같은 길을 걷고 있다.노력한 만큼의 공은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말은 그를 두고 하는 말 같다. 국립대 최초 여학장, 의학전문대학원(이하 의전원) 원장, 21세기형 의과학인력양성사업단 단장(이하 BK21 사업단). 그가 갖는 직함은 꽤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현실이 만족스럽지 않다. 몇 년 째 기초의학 연구원들의 머릿수가 눈에 띄게 줄고 있어서다. 손을 놓자니 안타깝고, 대안을 강구하자니 한계가 있다."의대 졸업 후 좀 더 안정적인 직장을 찾고자 하는 학생들의 경우 석·박사를 밟지 않습니다. 특히 기초의학의 경우 더더욱 그렇죠. 국가에서 학비와 생활비를 일부 지원하는 '석·박사 통합과정(M.D & Ph.D)'까지 만들었는데, 이마저도 신통치가 않아요. 모교 출신 의대생은 물론 자연과학 전공자도 오질 않습니다. 다른 대학 자연과학 졸업생들로 간신히 채워가다가 이젠 동남아 학생들이 오고 있죠."영어를 할 줄 아는 학생과 아닌 학생, 의학지식이 있는 학생과 아닌 학생이 한데 모여 이뤄지는 수업. 학생을 지도하는 입장에서 볼 때 연구의 내실을 기대하기가 힘든 지금의 상황은 뼈아플 만도 했다. 비전이 없어서가 아니라, 돈을 많이 벌 수 없다는 이유로 학생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니, 그로서는 허망한 결과다."일본은 의대 졸업생 중 50%가 임상이 아닌 기초의학을 선택합니다. 월급이 많은 것도 아니고, 연구환경이 좋아서도 아니죠. 고스란히 대물림된 장인정신 때문입니다. 우리가 이렇게 10년을 손 놓고 있는 사이, 일본은 30년, 40년을 앞서가고 있어요. 속 타는 일이죠."특히'석·박사 통합과정'은 정부의 재정 지원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결실을 맺을 수 있는 만큼 넘어야 할 산은 아직도 많다."무엇보다 안정적인 연구환경이 절실합니다. 기초의학 연구자들의 노고가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발전은 아무도 장담 못했을 거예요. 국민들의 건강을 담보로 한 연구에 소명의식을 갖는 제자들이 많이 나와줬으면 하는 바람이 큽니다."이어 신종플루에 환자 수가 둔화되고 있는 만큼 민감하게 대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며 면역력을 높이는 예방법에 관심을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 여성·생활
  • 이화정
  • 2009.10.06 23:02

[사람] 미스코리아 선 차예린, 전북의 美 세계에 알렸다

"제 모습 자체가 한국이잖아요. 우리나라가 어떤 곳인지, 날씨가 어떤지 몰라도 이제 한국하면 차예린을 떠올릴 것 같아요. 그래서 친구들 많이 사귀고, 재밌게 보내다 왔습니다. 순위권(5위)엔 못 들었지만, 상 받은 거 이상으로 좋은 경험이었어요."'2009 미스 전북 진(眞)'으로'2009 미스코리아 선(善)'에 당선된 차예린씨(22·한국외국어통번역학 3년)가 지난 27일 벨로루시 수도 민스크에서 열린 '제38회 미스 인터콘티낸털 대회'에서 아시아 태평양 지역상을 수상했다.역대 미스코리아 수상자 중 첫 방문인 대회. 쟁쟁한 경쟁자가 많다는 이야기에 떠날 때만 해도 잔뜩 겁을 먹었다는데,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둬서 그런지 목소리가 밝았다. 6위로 순위권에 들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세계 56개국 친구들과 보낸 시간이 즐거워 오히려 우정상을 더 기대했었다고."어떤 도시를 방문했는데, 가이드가 사랑을 이뤄주는 마법의 나무라고 소개해서 정말 난리가 났었어요. 나뭇잎 모양이 하트라고, 그 나무를 보고 소원을 빌면 사랑이 이뤄진다는 거예요.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 보니까 우리나라 은행나무랑 너무 닮아 있는 거예요. 우리나라에선 정말 많이 있는 나무라고 이야기하고, 이름도 은행나무라고 가르쳐줬죠. 한국 하면 이제 차예린과 은행나무를 떠올릴 지도 모르겠어요."이어 차씨는 "이번 대회로 인해 외국어에 대한 자신감을 더욱 갖게 됐다"며 "영어를 제대로 못하는 친구들도 많아 오히려 부담감을 덜게 됐다"고도 했다."그간 많은 스케줄로 인해 공부에 소홀했던 것 같다"는 차씨는 "이번 세계 무대 경험을 통해 글로벌 여성 리더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학업에 더욱 매진하고 싶다"고 밝혔다. 알렉산데르 루카센코 벨로루시 대통령을 비롯해 5000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한 이번 대회는 베네수엘라 출신 하넬리 레데즈마씨(21)가 영예의 왕관을 차지했으며, 2위엔 마리아 예스만씨(20), 3위엔 미스 벨로루시와 로사나 메옌데스씨(21)가 미스 푸에르토리코에 선발됐다.

  • 여성·생활
  • 이화정
  • 2009.10.05 23:02

[한가위 특집] "명절이 두려워요"

슬슬 울렁증이 생긴다 싶더니, 추석이다. 설 지낸 지 얼마 된 것 같지도 않은데 벌써 추석이라니…. 물론, 엄마와 딸 보다 더 친한 시어머니와 며느리도 있지만 그런 경우는 10명 중에 1명, 2명 정도? "너는 밥 먹는 게 왜 그러냐"는 어이없는 꼬투리 잡기 부터 "네가 이 집에 와서 한 일이 뭐냐"는 자존심 긁는 이야기까지….아∼ 누가 믿을 사람은 남편밖에 없다고 했는가? 남편(男便)이 그냥 남편이 아니다. 남편은 일찌감치 '남의 편'의 줄임말이라고 생각하고 살아야 한다.며느리가 뿔났다. 지난 27일 전주한옥마을 찻집 '고신'에서 추석을 앞두고 있는 며느리들이 모였다. 짧게는 결혼 6개월부터 길게는 결혼 4년차 며느리지만, 여전히 시댁이란 말에 긴장부터 하는 새댁들이다.그래도 이날 모인 새댁들은 시댁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며느리들. 그래서 친구들 이야기에, 친구의 친구 이야기까지, 명절과 며느리에 대한 이야기는 싹싹 긁어모았다. 그랬더니 결국은 시어머니와 관련된 이야기들이다. 이날 만큼은 전국의 시어머니들 귀가 좀 간지러웠을 것 같다.◆ 전북일보 : 곧 추석인데, '명절 증후군'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면 명절 스트레스가 크긴 큰가봐요. 결혼 후 첫 명절은 어떠셨나요?△ 박영엽 : 저희 시댁은 시골이라 차례를 일찍 지낸다고 하시더라고요. 결혼하고 첫 추석, 나름 일찍 일어난다고 새벽 6시에 일어났는데 벌써 차례를 다 지내고 상을 치우고 계시는 거 있죠. 정말 눈 앞이 캄캄했어요. 형님한테 왜 안깨우셨냐고 살짝 여쭤보니까, 이것도 늦춰진 거라고 하시더라고요. 어른들께서는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셨지만, 그 때는 오히려 안혼내시니까 더 무서운 거 있죠.△ 주은주 : (쑥스럽게) 저는 아이를 가지고 결혼을 해서인지, 첫 명절에는 거의 한 일이 없었던 것 같아요.△ 김선주 : 사실 저도 임신 7개월때 결혼했어요. 임신하면 명절에 시댁에 가지 않는 며느리들도 있다고 하던데, 만약 제가 시어머니 입장이라고 해도 며느리가 임신했다고 안내려온다고 하면 싫을 것 같아요.저는 막내다 보니 주로 심부름이나 설거지를 하는데요. 설거지도 만만치 않아요. 대식구다 보니 밥 한 번 먹고 나면 설거지 거리가 말그대로 산더미죠.△ 김소희 : 저는 큰며느리지만 시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어서 명절 스트레스가 따로 있진 않아요. 결혼 전에 친구가 시어머니가 하는 말은 꼬아서 들으면 안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쉬어라 하면 쉬고, 안해도 된다 하면 안했더니, 정말 편해요. 친정엄마는 너희 시부모님이 상전 모시고 산다고 하실 정도죠.△ 며느리들 : 대신 시어머니가 눈치보고 계신거 아니에요? (웃음)◆ 전북일보 : 그래도 애 보랴, 명절 음식 준비하랴, 힘들지 않으세요?△ 박영엽 : 그래서 애 역할이 중요해요. 일할 때 울면 효녀인데, 반대로 눈치 없이 일하고 있을 때 자고 좀 쉬어볼까 하면 잠에서 깨어나 울 때가 있어요.△ 며느리들 : 명절 준비 하지 말고 애 보라는 것도 아주 갓난애기일 때나 해당하는 말이에요. 명절에는 일가 친척들이 다 모이다 보니 애 볼 사람도 많아요.◆ 전북일보 : 그럼 올해 추석은 어떠세요?△ 김혜나 : 시댁이 전남 순천인데, 아무래도 지역이 다르다 보니 친정과는 정서가 많이 다른 것 같아요. 친정은 조촐하게 보내는 편인데, 시댁은 대식구가 모여 음식도 전통방식대로 다 하거든요. 전만 해도 큰 채반으로 3개나 부쳐야 하고, 또 굴비를 조리하는 방법도 다르더라고요.특히 저는 결혼 후 처음 맞는 명절인데다가 어머니 성격도 저랑 많이 다르셔서 혹시라고 부딪칠까봐 걱정이에요. 신랑은 가만히 있으면 된다고 하는데, 가뜩이나 말씀 없는 시어머니와 어색할까봐 고민이죠.△ 며느리들 : 맞아요. 누구는 명절 연휴가 짧아서 아쉽다고 하는데, 우리 입장에서는 다행이에요. 다음날 출근해야 한다고 핑계 대고 일찍 출발하기에도 좋잖아요.△ 박영엽 : 그런데 저희 시어머니는 "올해는 연휴도 짧고 너는 친정도 가까우니까 (연휴) 앞으로 가던지 뒤로 가던지 해라"라고 말씀하시는 거 있죠. 정말 서운해서 신랑한테 말했더니 신랑 왈, "맞는 말 했고만". 속으로 그랬죠. 역시 너도….◆ 전북일보 : 맞아요. 결혼하고 나면 정말 친정에 가고 싶어도 갈 기회가 별로 없을 것 같아요.△ 김혜나 : 제 남편이 친정을 어려워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어느날 불편하다는 식으로 표현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일부러 시댁 가자는 말을 안했어요. 그랬더니 뭔가 낌새를 챘는지 하루는 이번 주말에 과일 사가지고 처가에 다녀오자고 먼저 말을 꺼내더라고요. 그런데 정말 과일만 먹고 왔어요.△ 김소희 : 친정이라고 하면 무조건 편할 것 같은데, 꼭 그렇지만은 않아요. 언니가 한 명 있는데, 저희보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다보니 아무래도 친정에 용돈이나 선물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그런데 친정엄마가 은연중에 언니네와 저희를 비교하는 것 같은 거에요. 그래서 대판 싸웠죠.◆ 전북일보 : 시댁과 친정 사이에서, 명절 선물도 고민 많으시죠?△ 김선주 : 저는 막내니까 눈치껏 해요. "형님, 이번 추석에는 선물 뭐하실 거에요?" 혹은 "형님, 뭐해야 돼요?"라고 물어보면서 너무 차이가 나지 않도록 비슷하게 맞추죠. 첫째가 좋은 거 하면, 둘째나 셋째는 그보다 좀 낮은 걸로 하면 좋은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큰 며느리가 나서주면 편하죠.△ 김혜나 : 시댁에 선물을 했을 때 고맙다는 인사가 없으면 좀 그렇더라고요. "잘 먹었다" 던가 "잘 쓰고있다" 던가, 형식적으로라도 말씀해 주시면 선물하는 쪽에서는 더 기분이 좋죠.△ 며느리들 : 용돈이든, 선물이든, 시댁과 친정 모두 무조건 똑같이 해야 돼요.◆ 전북일보 : 그럼, 명절 때 가장 많이 받는 스트레스는 무엇인가요?△ 며느리들 : 비교죠. 특히 친척들 앞에서 혼나기라도 하면 정말 자존심 상해요.△ 주은주 : 저는 딸만 하나 있는데요. 저희 집은 딸이 귀한 집이라 그런 말씀이 없으신데, 다른 집은 아들 낳아야 한다는 스트레스가 꽤 많은 것 같더라고요.△ 박영엽 : 저는 자리를 잡은 다음에 아이를 낳고 싶어서 결혼하고 1년 반 정도 지나서 아이를 가졌는데, 그 때도 아이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지난해에는 딸 낳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명절이라서 시댁에 내려갔는데 벌써 둘째 아들 낳으라고 하시는 거에요. 애 낳은 지 얼마나 됐다고….◆ 전북일보 : 오랜만에 만난 아들을 보고 왜 이렇게 얼굴이 안좋아졌냐며 며느리를 째려보는 시어머니들도 꽤 많다고 하던데요.△ 박영엽 : 남편이 살이 빠지면 며느리한테 그 화살이 돌아오는 것 같아요. 체질이란 것도 있잖아요. 애기랑 남편은 아무리 먹어도 살이 안찌는 체질인데…. 괜히 저만 잘 먹고 다니는 것 같잖아요.△ 김혜나 : 제 남편도 결혼 후 직장을 바꾸고 적응하는 동안 7∼8kg 정도가 빠졌어요. 그런데 남편이 어머니랑 밥을 먹다가 더워서 땀을 좀 흘렸나봐요. 그랬더니 어머니께서 당장 홍삼을 싸오셔서 "안 먹으려고 해도 잘 챙겨줘라"라고 말씀하시는데, 은근히 신경쓰이더라고요.△ 주은주 : 시어머니 만나기 전날 밤에 남편에게 라면이라도 끓여 먹이고, 되도록이면 움직이지 말라고 해야겠네요. (웃음)△ 며느리들 : 시누이들도 얄미워요. 누가 그러던데 명절에 시누이가 "언니, 저 한과 먹고 싶어요"라고 말하면, 얼굴을 확 긁어주고 싶대요. 제 동생 같았으면 벌써 "넌 손이 없냐 발이 없냐?"라고 했겠지만, 시댁에서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거든요.명절이 지나고 나면 시어머니와 시누이의 전화통화량이 부쩍 많아진다고 한다."그 아이는 큰며느리인데도 손이 야무지지 못하더라" "둘째는 여우야, 여우. 우리 아들이 잡혀살겠어."명절을 보내고 일상으로 돌아가고 나면, 이제 며느리들의 귀가 간지러울 차례다.※ 리얼토크쇼 '며느리가 뿔났다' 출연며느리△김선주(26, 전주시 인후동, 육아휴직 중, 결혼 2년차) △김소희(28, 전주시 평화동, 출산휴가 중, 결혼 8개월) △김혜나(31, 완주군 이서, 도서관 사서, 결혼 6개월) △박영엽(31, 전주시 중화산동, 전업주부, 결혼 4년차) △주은주(26, 전주시 인후동, 전업주부, 결혼 3년차) * 괄호 안은 차례로 나이, 주소, 직업, 결혼 경력

  • 여성·생활
  • 도휘정
  • 2009.10.01 23:02

'워킹맘' 자녀 건강상태.식습관 적신호

일하는 엄마 밑에서 자란 아이는 전업주부 엄마를 둔 아이보다 건강상태가 나쁘고 안 좋은 식습관을 가졌으며 한군데 오래 머무르지 못하는 성향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연구진이 2000~2002년 출생 어린이 1만2천여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직장여성의 자녀는 과일이나 채소 섭취량이 적었고 탄산음료를 많이 마셨으며 TV 시청시간은 길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 인터넷판이 29일 보도했다. 조사 대상 가운데 30%인 4천30명은 전업주부였고 나머지 8천546명은 직장에 다니는 '워킹맘'이었다. 또 이들의 평균 근무시간은 1주일에 21시간, 평균 근속기간은45개월이었다. 런던대학교 아동건강 연구소 산하 소아유행병 및 생물통계학 센터의 캐서린 로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정규직(full-time) 여성의 자녀가 가장 나쁜 건강상태를가진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이어 파트타임 근무 여성 자녀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았고 전업주부의 자녀가 가장 양호했다. 로 교수는 또 직장 여성이 근무시간을 유연하게 조정한다고 해도 아이의 식습관은 향상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난 2007년 비슷한 연구에서도 일하는 엄마를 둔 3세 이하 아동의 경우 과체중일 가능성이 컸다. 연구진들은 이 같은 연구결과를 토대로 "맞벌이 가정에서는 아이에게 건강한 음식을 주고 운동을 시키는데 제약이 따른다"며 어린 자녀를 둔 직장 여성들에 대한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로 교수는 그러나 보육의 질 등과 관련된 보다 심화된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역학 및 지역보건' 저널 최신호에 실렸다.

  • 여성·생활
  • 연합
  • 2009.09.29 23:02

[여성의 힘 2050] 리빙 웰 - 국산 농산물 구분하기

추석이 1주일도 남지 않은 요즘 본격적인 장보기가 시작된다.그 어느 때보다 올라간 물가. 국산 농산물과 외국 농산물 제대로 구분해 똑소리 나는 주부가 돼 보자.▲ 고사리국산은 줄기가 짧고 가늘며 줄기 윗부분에 잎이 많이 있다. 색깔은 연한 갈색. 섬유질이 연하고 줄기 아랫 부분이 불규칙하게 잘려 있으며 잘린 부위는 진한 색을 띄어야 한다. 물에 담그면 빨리 부풀고 옅은 검은색을 띤다. 반면 중국산은 줄기가 길고 굵다. 줄기 윗부분에 잎이 많이 떨어져 있다. 색깔이 진한 갈색이고 털이 많으며 섬유질이 질기다. 줄기 아랫 부분을 칼로 잘라 단면이 매끈하고 잘린 부위에 진액이 응고돼 있지 않다.▲ 도라지국산 통도라지는 거의 가늘고 짧다. 잔뿌리가 많이 붙어 있고 원뿌리도 2~3개로 갈라진 것이 많다. 껍질에 흙이 많이 묻어 있다. 중국산 통도라지는 굵고 길다. 3~4년근 수확이 많다. 잔뿌리가 거의 없고, 매끈하고 껍질에 흙이 거의 묻어 있지 않거나 물로 씻어 깨끗하다.▲ 대추국산 대추는 흔들어 봐도 소리가 나지 않는다. 꼭지도 붙어 있는 게 많다. 반면 중국산은 흔들어 보면 속의 씨가 움직여 소리가 난다. 꼭지가 거의 붙어 있지 않는 것이 많다.▲ 밤·곶감국산 밤은 알이 굵고, 껍질이 진한 갈색. 모양이 둥근 것과 둥글넓적한 것이 섞여 있다. 반면 중국산은 알이 잘다(재래종). 껍질은 연한 갈색이다. 모양은 둥글다.국산 곶감은 꼭지 부위에 껍질이 적게 붙어 있다. 꼭지도 동그란 모양으로 깎여 있는 반면 중국산은 꼭지 부위에 껍질이 많이 붙어 있으며 꼭지가 원래 모양 그대로 붙어 있다.▲ 연근국산 연근은 짠맛이 없고 시간이 지날수록 검은 반점이 발생하면서 갈색으로 변한다. 중국산은 소금에 절여 짠맛이 있다. 시간이 지나도 색깔이 변하지 않는다.(도움말 농산물품질관리원) /임영신 여성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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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9.29 23:02

[여성의 힘 2050] '행복한 여성합창단' 10월 1일 소리전당서 공연

'엄마'는 곁에 있든 없든 우리들 마음 깊은 곳에서 큰 우물로 사랑을 퍼 나르는 주인공이다. 집을 들어서며 모두가 내뱉는 첫 마디는 무조건 '엄마'.60대 이상 할머니들로 꾸려진 행복한 여성합창단이 '엄마의 편지'를 주제로 한 공연을 올린다.주제나 내용 모두 어머니가 이 세상을 살아오면서 즐거웠던, 가슴 아팠던 삶의 내용을 오롯하게 담아낸다.지난 2년여간 회원들의 솔직담백한 사연이 모아졌고, 서울에서 활동하는 극작가 원창연씨에 의해 새롭게 각색됐다. 엄마가 어머니에게, 엄마가 딸에게, 그리고 엄마가 남편에게 쓰여진 편지가 차례로 낭독되고, 고향, 그리움, 어머니, 여자의 마음 등 다양한 주제곡 20여곡이 올려질 예정.'그래도 가장 그리운 이는 엄마입니다. (…) 이젠 투정 부릴 수도 없고, 꾸중을 들을 수도 없는 엄마! 날이 갈수록 그립고, 보고 싶습니다.'(엄마의 편지Ⅰ)'사춘기라는 게 뭔지 그땐 정말! 자식이 웬수라는 말을, 내가 이해하게 될 줄은 몰랐어.'(엄마의 편지 Ⅱ)'10월의 첫날, 당신과 지낸 37년을 뒤돌아보며 당신과, 아이들과 함께 살아온 날들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지난 삶을 노래해 보려고 합니다.'(엄마의 편지 Ⅲ)이번 공연을 처음 기획한 최 관 지휘자는 "행복한 여성합창단을 꾸려오면서 어머니들의 마음앓이를 알게 됐고, 누군가에게 꼭 들려주고 싶었다"며 "할머니들이라 곡을 외우지 못하는 게 힘들기도 했지만, 각기 살아온 방식이 다른 어머니들의 마음들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더 힘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연습 하면서 서로를 이해하는 방식을 배우게 된 것 같다며 이번 공연이 성공적으로 치러질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덧붙였다.추석 명절에 가족 모두가 어머니의 애잔한 향수를 느껴보고 싶다면, 함께해도 괜찮을 공연.찬조 출연하는 전주레이디싱어즈와 다사모의 아름다운 황혼의 하모니도 덤으로 감상할 수 있다.공연은 10월 1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올려진다./이진선 여성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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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9.09.29 23:02

[여성의 힘 2050] 주부클럽 소비자정보센터 모니터링 감시단

"저 왔어요, 과일값 보러. 사과가 '4 다이'(40~50개,15㎏)에 얼마?""5만원. 풍년이라는데, 싸진 않어. 많이들 사가서 없응께 그러지. 그래도 지난해보다는 싸.""대목 닥치니까 동났나보네. '배끔'(배값)은 얼마예요?""'2 다이(11~15개, 15㎏)'에 3만3000원."27일 오전 11시 30분 전주 남부시장의 한 청과물가게. 대한주부클럽연합회 전주·전북지회 소속 모니터링 감시단인 베테랑 김형순씨와 전정현씨가 이날 물가조사에 나섰다. 최희주 회장을 비롯해 김형순 전정현 최영실 송찬순 장양천 윤정숙 고희숙 하정임 오남은 김분희 오봉선씨가 매주 월요일 각자 할당된 백화점(1곳), 대형마트(5곳), 전통시장(3곳), SSM마트(3곳)를 방문, 120여개 물건을 꼼꼼히 살핀다. 매주 할당된 지역에서 가장 많은 물량을 확보한 가게를 직접 방문, 생필품의 최고가와 최저가를 비교하는 것.지난 21일부터 22일까지 진행된 이번 조사에 따르면 올해 추석 제수용품 평균 구입비용은 총 14만 8062원. 백화점은 15만5325원, 대형마트는 15만 3586원, 중소형 마트는 14만 4129원, 전통시장은 11만 7658원으로 재래시장이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13년간 모니터링 감시단 맏언니 노릇을 해온 형순씨는 "발품 팔아야 하는 수고로움은 있지만, 재래시장 생필품 평균가격이 저렴한 것은 사실"이라며 "과일류나 축산물, 수산물의 경우 상품의 질에 따라 가격 차이가 있기 때문에 가게별로 꼼꼼히 살펴본 뒤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모니터링 감시단이 결성된 것은 1983년. 의식주와 관련된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소비자의 존재는 부각됐지만, 정작 소비자주권이 무엇인지도 모르던 시절, 모니터링 감시단은 똑똑하고 합리적으로 상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가격 정보 제공을 외쳤다. 소비자가 가격을 챙기지 않으면, 사업자는 소비자를 슬쩍 속여가며 팔 수 있기 때문. 역으로 정직하게 좋은 제품을 파는 곳은 오히려 도태될 수도 있다.하지만 초창기 이들은 상인들에게 성가신 존재였다. '뭐하는 단체냐', '가격은 알아서 뭐하려고 하느냐' 등 반발도 만만치 않았다."IMF 이전엔 드라이크리닝 비용이 7000원인가 했어요. 기름값은 계속 오르는데, 세탁 비용은 6000원, 5000원, 4000원 끝간데 없이 떨어지는 거예요. 살기는 팍팍하죠, 아줌마들은 잊을만 하면 나타나서는 이것 저것 묻죠, 얼마나 짜증 나겠어요. 욕 참 많~이 먹었네요."오랜 시간 함께 해오며 쌓인 신뢰로 이젠 차나 한잔 하고 가라는 제안도 심심치 않게 받는다.형순씨는 "하지만 현대시설화, 전통시장상품권 판매 등을 통해 전통시장 활성화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시장의 경기는 좀처럼 되살아날 기미가 안 보인다"며 안타까워했다. 대형마트 조사를 맡고 있는 전정현씨도 "발품만 팔면, 전통시장 물건 평균가격이 대형마트나 백화점에 비해 저렴한 편"이지만 "마트에서'반짝 세일' 로 50%까지 싸게 팔 때면 이왕 사는 거 주부로서 더 싸게 사고 싶은 맘도 참 많이 든다"고 했다.하지만 최근 대형마트 장보기에 이어 인터넷 쇼핑까지 주부들의 장보기 영역이 확대되면서, 전통시장 상인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최희주 모니터링 감시단 회장은 "신선도를 요구하는 채소나 육류, 냉장식품까지 인터넷을 통해 집에서 받아볼 수 있는 편리함 때문에 맞벌이 부부들에겐 선호되고 있는 것 같다"며 "편리함은 버리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시민들이 전통시장 이용에 앞장서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여성·생활
  • 이화정
  • 2009.09.29 23:02

[여성의 힘 2050] 사진작가 김지연씨- 추억의 공간에 앵글

고향 들녘의 모든 길이 정미소로 이어진 때가 있었다.추석과 같은 명절이 오기라도 하면, 어린 시절 누군가의 치마꼬리 붙들고 따라가서 기웃댔던 정미소. 언제나 '애껴야' 했기에 배고팠던 시절, 정미소는 유일하게 풍요로운 곳이었다.사진작가 김지연씨(61·공동체박물관계남정미소 대표)는 얼굴 없는 사진작가다. 김지연이라는 이름은 몰라도, '정미소 사진작가' 하면 아는 이들이 여럿된다.26일 오전 9시30분 그의 개인전 '봄날은 간다'가 열리고 있는 갤러리 봄에서 그를 만났다."가수 조영남씨에게 '왜 가수 하셨어요' 라고 물으니까, '그냥요'라고 대답하는 걸 봤어요. 저도 마찬가지예요. 그냥 좋아서요."뒤늦게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대학 시절 연극도 조금, 그림도 조금, 이것저것 기웃대긴 했지만, 사진은 의외의 작업일 수도 있다."어떤 예술이건 간에 느닷없이 표출되는 감성은 없어요. 다양한 훈련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이거야' 하고 나타나는 거죠."아무리 아름다운 풍광도 '판박이'로 똑같이 그려내는 것은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던 그였기에 '운명' 직전의 것들에 다시 '숨'을 불어넣는 작업을 시작했다. 특히 어렸을 적 쌀이 좔좔 흘러넘치는 정미소는 보기만 해도 배불렀던 공간. 불과 몇 년 사이 폐가로 변해 꿔다놓은 보릿자루 취급 당하는 꼴을 참을 수가 없었다.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그는 7∼8년간 주구장창 정미소만 찍으러 다녔다. 발품 팔아 담은 곳이 500여곳. 녹슨 양철지붕 색감을 잡아내기 위해 흐릿한 날만 고르느라 올려다본 하늘만 수천번, 찌푸린 하늘의 표정을 읽는데 '달인' 에 가깝다.하지만 2000년 서울 룩스갤러리에서 연 첫 개인전 '정미소 사진전' 반응은 싸늘했다. 그로부터 2년 뒤 서울시립미술관 다큐멘터리 사진작가로 참여해 내건 정미소 사진은 기대 이상이었다. '색감이 좋다'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 등 이사 때 천덕꾸러기가 됐던 사진집이 동이 났을 정도.2004년 그는 또다시 일을 저질렀다. 아무런 연고도 없는 진안에 문 닫을 뻔한 정미소를 사서, 공동체박물관계남정미소를 꾸린 것. 정미소는 마을공동체 구심점 역할을 하던 곳이기도 했으니, 모두의 경험과 기억을 나누는 공간으로 지켜가고 싶다는 게 속뜻이다."어려움이요? 경제적인 문제죠. 언제까지 버틸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과 매일매일 싸우고 있습니다."온갖 세월을 견디고 또 건너온 이발소, 이장님 등 그의 앵글 중심엔 늘 뜨겁게 마음과 마음이 오가는 것들이 중심에 있다.이번 전시는 삶과 죽음의 통성명. 영정 사진 속 어르신과 평생 매어 살아온 주민등록증의 관계 맺음, 삶과 죽음의 의미를 떠올리게 하는 전시다. 누구의 '아제', 누구의 '아짐'할 것 없이 사진속 어르신들의 과묵한 얼굴엔 나고 자라고 혼인하고 자식낳고 여의고 늙어간 다양한 표정이 읽혀진다.고요한 수런거림처럼 그와의 만남, 전시의 여운은 그렇게 길었다. www.jungmis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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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화정
  • 2009.09.29 23:02

[여성의 힘 2050] 리빙 웰 - 환절기 민간처방법

가을 문턱에 들어서니 감기와 피부트러블로 고민하는 여성들이 많다. 신종플루로 인해 기침만 해도 농담 삼아 접근 금지를 외치는 사람들 때문에 걱정거리가 많아지는 요즘, 민간 처방법을 모아봤다.감기와 여드름을 한꺼번에 해결한다는 베테랑 주부 이화정씨(51·남원시 동충동)는 가을만 되면 인삼을 준비해 일주일에 한 뿌리씩 대추를 넣고 끓여 마신다. 모두가 아는 상식이지만 실제로 달이는 일은 차일피일 미루게 되는 것이 현실. 이때 인삼을 잘게 썰어 재어두었다가 커피 타서 마시듯 뜨거운 물에 넣어 마시면 목이 붓거나 아픈 것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물을 끓이고 난 뒤 남은 인삼은 다시 끓여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화장솜에 묻혀 세안 마지막 단계에 여드름이 난 부위에 붙이면 여드름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고 했다. 이씨는 인삼을 달여 먹는 것은 쉽지만 바르기는 망설여지는데 비누 세안 후 5회 정도 헹군 다음, 여드름이 터지지 않도록 톡톡 두드리듯이 물기를 제거하고 난 뒤 차가운 인삼물을 적셔 바르면 여드름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결혼을 앞둔 예비 신부 김보라씨(29·남원시 이백면)는 아토피로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때문에 그는 인삼을 활용해 세안 후나 샤워 후 차가운 인삼물에 피부염이 있는 부위를 5~10분 정도 담근다고 소개했다. 피부가 진정되고 아토피로 인한 가려움이 어느 정도 해소된다는 것.또한 피부트러블에 바를 물을 끓이기 위한 인삼은 굳이 굵은 것이나 최상품을 사용할 필요는 없고 잔뿌리나 거의 식용에 사용할 수 없는 것이 오히려 더 낫다고 강조했다. 병원진료를 매일 받을 수 없는 경우 제법 효과가 있다고 하니 찬바람 불고 추워지는 날엔 한번씩 집에서 해봄직한 예방법이다. /이진선 여성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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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9.09.22 23:02

[여성의 힘 2050] "농촌 장단점 알아야 귀농 성공"

"전국 여행 중 우연히 남원을 들렀는데, 도시가 너무 편안해 딱 눌러앉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남원시 주천면에서 오리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유용기(51·남원귀농귀촌인협의회 회장) 황인애(50)씨 부부. 불과 3년 전만 해도 서울에서 상조회사를 운영했던 이들은 지친 서울생활을 과감히 접고 귀농을 결심했다. 아내 인애씨의 반대는 심했지만, 용기씨가 알찬 노후에 대한 중요성에 대해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그의 뜻을 존중했다고 한다.인애씨는 "남편이 성당에 나가야 한다고 조건도 내걸어 남편이 오리농장을 운영하면서'예수쟁이'의 길에 들어서게 됐다"고 말하자 머쓱해진 용기씨는 자신의 결정을 이해하고 존중한 아내의 공이 큰 것이라고 돌렸다.이들 부부는 5289.28m²에 해당하는 하우스 총 6동에 오리 1만 3000여마리를 키운다. 이들이 하는 일은 병아리만한 오리새끼에게 사료를 먹여 45~50일 동안 길러 다시 공장으로 넘기는 일. 오리를 대신 길러주는 대가로 받는 돈은 대략 마리당 1000원 내외다. 1억 5000만을 투자한 결과 올리는 연간 소득은 약 7000~8000만원 정도.연고가 없는 이곳에 이들이 정착하기란 쉽지 않았다. 남원시의 귀농 지원책도 있었지만 육체노동과 지역민들의 배타적 시선 및 보수 성향은 매우 힘이 들었다고 했다. 오리농장을 한다고 처음에 반대했던 마을 사람들도 많았지만,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이들이 기거하는 곳은 다름 아닌 컨테이너."귀농 하던 그해 겨울 매우 추웠어요. 컨테이너 박스에서 먹고 자고 하는데 겨울에는 춥고 여름에는 너무 더워서 잠 못 이룬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죠."특히 짚더미 속에서 나오는 오리 오물 냄새로 인해 고역이 말도 못했지만, 이들은 말없이 묵묵히 견뎌내고 있다.물론 더 큰 위기도 있었다. 조류 독감이 창궐했던 지난해 3월은 이들에게 가장 큰 고비. 정부의 대응 미숙으로 오리시장이 얼어붙고, 오리 농장주 자살까지 벌어졌지만, 남원시의 방역 덕분에 큰 피해는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이들 부부는 매일 오리 사료와 물은 챙기고, 오리 축사를 청소하느라 한시도 쉴 틈이 없다. 오리가 출하되는 소독기간 은 이들에게도 휴식기. 하지만 이때마저도 귀농가를 방문, 오리농장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좋은 정보를 나눈다.용기씨는 귀농에 대한 설익은 환상은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귀농의 형태는 다양하지만 모두가 농촌의 어려움과 좋은점을 같이 알고 와야 실패하지 않는다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배우자 등 가족의 동의가 필수이고, 정착지, 작목 선택을 신중히 하고 농촌 공동생활에 잘 적응해야한다고 덧붙였다.용기씨는 갈수록 농촌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시점에서 친환경, 유기농 재배 등을 이용하면 농촌의 미래는 아직 밝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와 지자체가 귀농정책을 제대로 추진하면 일자리 늘리기와 농촌경제 활성화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수 있다고도 했다.이들 부부는 농촌 생활을 주제로 한 테마파크를 만드는 게 꿈이라며 꿈을 이루게 되는 날까지 열심히 살고 싶다고 덧붙였다. /나숙희 여성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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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9.09.22 23:02

[여성의 힘 2050] 여성 활동가 모임 '봉숭아학당'

"에고, 어머니들 애썼어. 그렇지만 어쩔 수 없었잖아. 어머니라도 있었으니 다행이지…. '엄마 열풍'은 결국 이말로 집약되는 것 같아.""엄마 좋다 이거야. 부르기만 해도 눈물나는 이름인 게 사실이니까. 그런데 엄마의 희생에 관한 가족들의 반성은 어디 간 거야? 이런 열풍은 오히려 엄마의 희생을 더 강요하는 것 같아."18일 오후 7시 전북여성단체연합 사무실은 꺼지지 않는 '엄마 열풍'에 관한 쉼없는 공방이 오고갔다. 무한경쟁 시대, 끝이 보이지 않는 경기침체의 늪이 이어지면서 실업, 빈부 격차로 인한 현대인의 고단함이 엄마에 대한 그리움으로 확산되고 있다. 전북여성단체연합 여성 활동가들의 소모임 '봉숭아학당'의 이번달 화두는 '엄마'. 소설가 신경숙씨의 「엄마를 부탁해」를 필두로 소설가 공지영씨의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강준만 전북대 교수의 「어머니 수난사」 등 어머니의 삶을 다룬 책이 서점가를 휩쓸고 있는 가운데 논란에 중심에 선 것은 「어머니 수난사」였다.'봉숭아학당'은 10명 내외의 여성단체 활동가들이 지난해부터 굵직한 사회 이슈를 선별, 세미나를 통해 페미니즘적 성찰을 시도해왔다. 책과 영화, 연극 등을 훑어본 뒤 이어지는 시끌벅적한 수다는 여성주의를 삶으로 끌어들여 생활문화로 만들어가자는 취지. 활동가들은 「어머니 수난사」 에 대해 엄마를 소재로 감정적 고리를 깊이 자극하면서도, 정작 우리 시대 어머니들의 희생에 관해 남성들의 반성이나 통찰이 없다는 사실을 지적했다.김란이 전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 사무국장은 "이 책을 어떻게 보느냐의 문제이겠지만, 어머니 수난사를 통해 가족을 위해 늘 헌신하는 어머니상을 강화시키는 것 같다"며 "어머니 존재를 가족이 아닌 한 개체로 바라볼 때가 됐는데, 가족으로 자꾸만 옭아매는 것 같아 답답하다"고 말했다.이명희 전북여성단체연합 교육부장은 "시선을 달리해서 보면, 지금까지 이런 책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옛 어머니상을 나열해 '생각할 꺼리'를 던져준다"며 "어머니를 이젠 자유로운 객체로 독립시켜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전제돼 있는 이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보는 편이 맞을 것 같다"고 부연설명을 했다.이날 모임에선 양극화가 심화될수록 '아빠 열풍'보다 '엄마 신드롬'이 많아지는 것은 가부장적인 이데올로기를 더욱 공고히 하는 수단이 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지배적.박영숙 전북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는 "IMF 이전엔 부자가정이 모자가정보다 훨씬 많았지만, IMF 이후엔 모자가정이 부자가정보다 3배 이상 늘었다"며 "집나간 여성에 대한 인식은 부정적인 반면 가정을 버린 남성에 대한 도덕적 잣대는 상대적으로 느슨한 것을 보면, 보수적인 우리사회 분위기를 여실히 반영한 증거"라고 꼬집었다."남편과 자식을 위한 존재로서만 이윤애가 있었다면, '난 엄마 안 해'라고 했을 것"이라는 이윤애 전북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는 "'만들어진 보석'으로 살아야만 하는 엄마의 운명은 정말 슬프다"고도 했다.다음달 '봉숭아학당(10월15일)'은 '유아기 남자들을 파헤친다'를 주제로 또다른 소통의 창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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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화정
  • 2009.09.22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