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식중독
최근 낮기온이 25도를 웃도는 등 갑자기 따뜻해진 날씨로 인해 식중독에 대한 우려가 높다. 전문가들은 여름철보다 환절기에 식중독 발병률이 높다며 겨우내 방치했던 음식은 과감히 버리는 등 냉장고를 정리할 때라고 말한다. 또한 미국산 햄·소시지가 리스테리아균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발표에 따라 그 어느 때보다 식중독 예방에 철저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식중독의 종류와 주의할 점을 전북대 의대 소화기내과 이수택교수와 예수병원 내과 과장의 도움말을 통해 알아본다. <편집자 주>◇식중독이란식중독은 상한 음식을 먹어 복통, 설사, 구토 등의 증상을 동반하는 급성위염 증세 등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세균성과 비세균성으로 나누어진다. 이중 세균에 의한 식중독이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비세균성 식중독은 △화학물질에 의한 화학성 식중독과 △독버섯이나 복어 등 동물이나 식물자체에 있는 독소에 의한 자연성 식중독으로 구분할 수 있다. 세균은 보통 상온에서 30분마다 배이상 증식하고 특히 30도가 넘는 날씨에는 세균이 식품내로 들어간 뒤 4∼5시간만 지나도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을 만큼 빨리 불어나기 때문에 일반가정은 물론 단체 급식소에선 조리한 음식보관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세균성 식중독△종류 세균성 식중독은 세균이 음식물중에서 증식할 때 생기는 독소에 의해 병이 유발되는 독소형과 음식과 함께 섭취된 세균이 몸안에서 증식하면서 일어나는 감염형, 그리고 이들이 혼합되 혼합형이 있다.식중독은 경과 및 증세에 따라 급성과 만성으로 크게 나눠지지만 급성의 경우가 대부분이고 독소형의 경우에는 잠복기가 평균 4∼6시간으로 감염형의 14∼16시간보다 매우 짧다.식중독의 원인균으로는 종래부터 알려져 온 살모넬라, 장염비브리오, 포도상구균, 보툴리누스균 등이 있으며 최근 식생활의 변화, 검사방법의 발달, 해외여행의 증가 등으로 발생사례가 증가되고 있는 새로운 세균으로서는 여시니아, 캄피로박터, 병원 대장균, 리스테리아 등이 있다.이중 감염형 식중독에는 살모넬라 식중독, 병원균 식중독, 비브리오 패혈증 등이 있다. 또 독소형 식중독에는 콜레라와 포도상구균 식중독이 대표적이다.△증상세균에 따라 증세가 약간 다르지만 보툴리누스균을 제외하고 대체로 설사, 복통, 구역질, 발열 등의 증상이 있고 여기에 탈수 및 쇼크증세를 동반하는 경우도 있다. 보툴리누스균의 경우는 구토, 복통, 설사 등의 증세에 이어 사물이 이중으로 보이거나 말하고 호흡하는데 곤란을 느끼고 혀가 감기는 등의 증세가 나타나며 호흡부전으로 사망할 우려도 있다.△치료발병땐 전문의의 진료를 받고 지시에 따라야 한다. 항생제, 진통제, 정장제 등을 사용하는 것 이외에 탈수증세에 대해서는 전해질액을 수액한다. 보툴리누스균 중독일 때는 수액과 함께 항혈청을 주사한다. 식사는 변의 상태를 보아가며 유동식, 반유동식, 죽으로 바꾸어 가다 변이 정상으로 돌아오면 보통의 식사로 바꾸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비세균성 식중독복어, 독버섯 등에 의한 식중독이다. 독버섯이나 복어 등에 들어있는 독에 의해 일어나는 식중독으로 자연독일 경우 버섯일 때는 복통, 설사 이외에 경련이 일어나고 복어에 섞인 독일 때는 구토, 마비증세, 호흡곤란 증세가 나타나는 등 독에 따라서 증세가 다르며 사망위험도 있다.화학물질에 의한 경우에는 설사, 복통, 구토 등이 나타나고 메틸알코올에 의한 중독은 실명할 수도 있다. 원인에 따라서 수액, 위세척(부적당한 경우도 있다) 등의 처치를 하는데 무엇보다 신속하게 의사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식중독 발생 증가추세최근 전 세계적으로 세균에 의한 식중독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데 그 원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식품의 수출입이 자유화되고 수송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식중독 세균의 전파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또 단체급식, 냉장·냉동식품 등 즉석식품의 소비증가로 인해 동시에 많은 인원이 식중독에 걸릴 가능성이 높을 뿐 아니라 일반인에 비해 면역기능이 저하된 만성질환자 및 노인의 증가에 따라 식중독 세균에 감염시 발병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고 있다.실제로 지난달 9일 교육부 발표에 따르면 학교급식을 먹고 식중독에 걸린 국내 학생수가 해마다 늘어 최근 3년간 8천5백여명에 달하는 등 집단 식중독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예방 및 주의사항전문가들은 식중독 예방을 위해 우선 식품재료를 구입할때 선도 및 품질이 양호한 재료를 고르고 신선하지 못한 식품, 살균이나 위생처리가 되지 않은 음식 또는 유통기한이 경과된 식품, 검인이 없는 밀도살 식육, 냉장·냉동이 안된 어패류 등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전북대 의대 소화기내과 이수택(45)교수는 “식중독이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여름철보다 갑자기 날씨가 따뜻해지는 환절기에 발병률이 더 높은 편”이라며 “냉장고를 과신하지 말고 수시로 점검, 방치되거나 변질된 음식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고 충고했다.예수병원 소화기내과 이태관(35)과장은 “날고기는 삼가고 가능하면 음식을 끓여서 조리해먹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면서 “특히 봄철 예식장과 상가(喪家) 음식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도움말 전북대 의대 소화기내과 이수택 교수, 예수병원 소화기내과 이태관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