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남부시장 호황의 그늘 ② 실태와 문제] 시설개선 등 200억 들여 놓고 영업현황 제대로 파악도 못해
남부시장이 지역 주민들이 찾는 전통시장이 아닌 관광지로 전락할 우려가 지적되면서 남부시장 활성화 방안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전주시와 상인회 측에서는 제대로 된 영업 현황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야시장과 청년몰에 편중된 사업 진행으로 기존 상인들에 대해서는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통시장 활성화 방안으로 주차장과 시설개선 등이 추진되고 있지만 시설을 개선해도 손님은 늘지 않고 있다.전국 각 지자체는 전통시장을 살린다는 명목으로 많은 예산을 쏟아붓고 있고 전주시도 같은 상황이다.전주시가 추진한 전통시장 시설현대화사업 지원내역에 따르면 2003년부터 2016년까지 173억9000여만 원의 예산이 남부시장에 투입됐다.아케이드 설치공사에 14억 원, 리모델링 비용으로 69억 원, 주차장 조성에 53억 원 등 억소리 나도록 많은 세금이 들어간 것이다. 이마저도 청년몰과 야시장, 글로벌명품시장 사업에 지원된 금액은 제외된 액수로 이들 사업에 들어간 예산까지 포함하면 200억 원이 넘는 세금이 남부시장에 투입됐다.전주시 관계자에 따르면 전통시장과 관련된 전체 예산 중 절반 이상이 남부시장에 들어가는 상황이다.이처럼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남부시장이지만, 전주시는 가장 기본적이라 할 수 있는 점포들의 정확한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시장 점포들의 가장 최신 현황이 나타난 자료는 2015년 2월에 작성된 2015년도 글로벌명품시장 육성사업 사업계획서로, 이 계획서에 따르면 남부시장 내에 347개의 점포가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품목별로는 농산물 60곳, 축산물 6곳, 수산물 20곳, 가공식품 42곳, 의류 및 신발 92곳, 가정용품 8곳, 음식점 59곳, 기타 소매업이 60곳으로 나와 있다.하지만 연도별 점포 수 증감 등 간략한 변동 내역도 파악되지 않아 전주시가 내세우는 전통시장 살리기 취지가 무색할 지경이다. 이런 상황에서 제대로 된 전통시장 대책이 나올 수 있을 지 의문이다.이런 가운데 기존에 장사하던 일부 상인들은 장사를 접고 야시장 업주에게 점포를 임대해 주기에 이르렀다. 점포 임대는 문제가 없지만, 야시장을 위한 점포의 경우 평일에는 영업하지 않고 문을 닫아 평일 낮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에 한몫을 하고 있다.남부시장 상인회에 따르면 이미 20여 곳의 점포가 장사를 접고 임대를 내줬으며, 이들 점포 모두 음식점으로 업종을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꽤 많은 폐업 점포가 창고로 쓰이고 있었다.이런 상황에 일각에서는 전주시가 지난 2015년 7월부터 2018년 6월까지 50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추진하는 글로벌명품시장 육성사업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하고 있다. 남부시장을 한류를 연계한 필수 관광코스로 개발하고 한류 음식, 공연 등 서비스를 늘려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것이 사업의 주요 내용인데, 시민들도 찾지 않는 전통시장에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목표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다.전통시장이 가진 근본적인 문제점도 적지 않다. 전통시장 문제에서 숱하게 제기된 무허가 건물 문제는 선결해야 할 과제인데 상인들은 무허가 건물로 인해 재산권 등의 제약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한다.상인회에 따르면 무허가 건물로 인해 상인들은 점포를 은행에서 담보가치로 인정받을 수 없어 대출이 불가하고, 추후에 점포를 사고 팔 때도 문제가 생긴다. 화재보험 등의 가입도 어려워 혹시 모를 피해 상황에서 보상 문제도 크다.야시장과 청년몰의 성공으로 가려졌던 기존 전통시장 문제에 대해 전주시가 어떤 해결책을 내놓을 지 주목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