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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재즈의 향' 에 色을 입힌다

▲ 김미아 개인전 '재즈의 향' - 9월10일까지 전주 수갤러리"비참한 현실 속 흑인들에게 블루스는 희망의 출구와도 같았습니다. 블루스가 재즈로 확산되면서 미국의 대중문화로 자리잡았지만 말예요."김미아 전주대 교수의 첫번째 개인전 '재즈의 향'. 영문학을 전공한 김 교수는 미국 흑인소설 전공자다. 그가 붓을 잡게 된 것은 클래식을 전공한 아버지와 바이올린과 성악, 서양화를 전공한 형제들 덕분이다."같은 과에 재직중인 교수와 미술 재료를 사러 다니다 보니, 그림을 그리면 좋겠다는 마음이 점점 들었습니다. 밤을 꼬박 새워가며 그림 그린 날도 많았구요. 지인들은 조언이 당근과 채찍이 된 것 같습니다."그는 "기교는 부족하지만, 과감한 색채로 변화를 시도하고 싶다"며"앞으로도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자유 영혼의 흑인 작가, Ralph Elison의 블루스 미학」을 펴낸 바 있으며, KBS 라디오 '노래의 날개'에서 '영화 속 블루스 그리고 재즈'를 맡아 진행했다.▲ 박영민 개인전'나무에게 듣다' - 29일까지 전주공예품전시관나무결을 살려 세월의 더깨를 고스란히 살린 목가구들을 내놓았다. 작가는 "내가 나무를 빛내주는 것이 아니라, 나무가 나를 빛내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문 손잡이도 개성을 살려 각각 삐뚤빼뚤하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미술대전 입선과 전북미술대전 특선 및 입선을 수상했던 그는 한국미협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 숙 개인전 '오늘 바다에 비가 내린다' - 29일까지 전주교동아트센터사춘기 소녀는 라디오와 함께 성장했다. 시간이 흘러 소녀는 붓을 잡는 화가가 되었다. 이번 전시는 외롭고 힘들었던 시절에 대한 형상화. 박경리의 시 '히말라야의 노새'를 비롯해 '솔베이지의 노래' 등이 초록의 희망으로 태어났다.

  • 전시·공연
  • 이화정
  • 2010.08.27 23:02

[전시] 때론 삐딱하게 때론 강렬하게 예술의 경계를 허물다

마르셀 뒤샹은 후기 모더니즘 미술의 선구자다. 그의 작품 '샘(fountain)'은 보는 이로 하여금 '예술이란 과연 무엇인가'하고 자문하도록 한다. 남자 화장실의 소변기를 전시장에 가져다 놓은 것 뿐이지만, 이는 20세기 최고의 예술품이 됐다. 뒤샹이 예술작품과 일상용품의 경계를 허물었기 때문이다. 뒤샹이 변기를 통해 진정 이야기하려는 것은 사물의 성격과 내용은 가변적이며, 환경과 맥락에 따라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술품을 둘러싼 관념적인 시각이 의심받지 않지 않는 현실을 문제 삼은 것이다.미술그룹 CAC가 열고 있는 '1917년∼2010'전은 뒤샹의 사고 방식에서 출발한다. 참여작가 구성하 김병철 김영봉 김효경 박정흠 이미영 이종철 한 진씨는 작가들의 삶의 흔적이나 시대정신을 투사시켜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데 주안점을 둔다.구성하씨는 추상미술의 거장 빅토르 바자렐리처럼 착시효과를 이용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도록 했다. 일광으로 채워진 수영장 물을 바라보며 나의 의식, 지각을 작품으로 그려낸 '싱크로 나이즈'를 내놓았다. 김병철씨는 개념미술가 조셉 코수스의 '세 개의 의자'를 통해 사진과 실제, 사전적 의미의 것으로 풀어낸 것에 착안했다. 그는 '다섯과 하나의 나'를 통해 축구선수 박지성이 공을 차는 모습을 5가지 관점(무의식·의식·인식·사고·관계 맺기)으로 표현했다. 김영봉씨는 독일 사상가 발터 벤야민에 주목했다. 벤야민은 도시를 공포와 혐오의 대상인 동시에 존경과 환상의 장소로 여겼다.'진흥 하임빌 시리즈'는 작가가 사는 집의 옆 건물로 여섯 가족이 사는 다세대 주택. 생존과 노동, 삶이 복합적으로 얽혀있는 도시는 발터 벤야민의 인식과 같이 한다. 박정흠씨는 데미안 허스트의 해골 작품에 착안, 화려하고, 간결하며, 강력한 표현으로 삶과 죽음, 진실, 사랑이라는 주제로 전시해오고 있다. '당신이 꿈꾸던 세상보다 더 아름다운 이 때라고'는 자연과 생명에 대한 동경과 경외감의 표현이다.루이스 브루주아의 작품은 어린 시절 부모와의 불화로 인한 경험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이미영씨는 '우렁 키우기 - 부케 가족'을 통해 어머니 부재로 인한 불안, 공포, 긴장감을 유발시킨다. 그라피티 작가 뱅크시(가명)와 같이 제도화된 사회를 비꼬는 게릴라식 전시를 해왔다. 인도와 네팔 여행한 이종철씨는 사람들과 보이지 않는 벽을 두는'삐딱한 관계'를 내놓았다. 한 진씨는 요시모토 나라의 얼굴을 표현하는 작업을 해왔다. 반항하는 듯한 얼굴 이면에 외로움이 묻어난다. 전시는 31일까지 서신갤러리에서 열린다.

  • 전시·공연
  • 이화정
  • 2010.08.27 23:02

[공연] 조소녀 명창·이현자 명무…창극무대 한마당

이 시대 최고의 명인·명창과 함께 하는 창극 무대.옛 전통 판놀음의 특성을 그대로 살려 무대로 옮겨온 남원 국립민속국악원(원장 이용우)의 대표 브랜드 '신 판놀음 열두마당'이 '춘향가'를 가운데 놓고 조소녀 명창과 이현자 명무를 초대했다. 28일 오후 3시 남원 국립민속국악원 예원당.최근 몇 년 사이 건강이 좋지 않아 무대에 자주 서지 않았던 조소녀 명창의 오랜만의 공연.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2호 판소리 춘향가 예능보유자답게 자신의 장기인 '춘향가'를 펼쳐낸다. 극적이면서도 부침새와 기교가 다양한 것이 조소녀 명창의 특징. 그래서 볼거리 들을거리가 풍성하다. 고수는 전라북도 무형문화재인 이성근 명고가 맡는다.중요무형문화재 제92호 태평무 후보로 지정된 이현자 명무는 왕과 왕비가 나라의 풍년과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뜻에서 췄던 '태평무'를 선보인다. 우리나라 춤 중 가장 기교적인 발짓춤을 가진 '태평무'는 정중동의 미적 형식을 가진 완벽한 춤으로 평가받는다. 이현자 명무의 '태평무'는 웅장함과 화려함이 더욱 돋보인다.민속국악원 국악연주단은 창극 '춘향가'을 올린다. '광한루에서 방자가 춘향하게 건너가는 대목부터 사랑가'까지 '춘향가'의 가장 맛깔스러운 대목을 챙겼다.'신 판놀음'은 민속국악원이 창극과 판소리 전문기관의 특성을 살려 판소리 다섯바탕 중심으로 제작한 새로운 공연양식. '열린 창극'과 더불어 변화와 발전을 거듭하며 완성도를 높여하고 있다.이번 공연은 전석 무료. 문의 063) 620-2328

  • 전시·공연
  • 도휘정
  • 2010.08.27 23:02

[공연] 고려대 관현악단 전주 온다

1970년 창단, 대학 관현악단으로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닌 고려대학교 관현악단(지도교수 마동훈, 회장 서승한)이 전주를 찾는다.28일 오후 6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열리는 고려대학교 관현악단의 '제38회 정기연주회'. 고려대 오케스트라가 몇 년 전부터 기획해 온 지방 순회 연주회의 일환이다. 고려대 관현악단 교우회장은 "단원들이 활동영역을 넓혀 더 많은 것을 배우고 발전하기 위한 자리인 동시에 문화가 살아있는 전북지역에 고려대를 감성적으로 알리기 위한 자리"라고 소개했다.이번 전주 연주회에서는 왈츠와 폴카를 중심으로 한 우아한 선율이 특징인 요한 스트라우스 2세의 오페라 '박쥐', 그가 남긴 세 개의 바이올린 협주곡 중 아름다운 선율과 치밀한 구성력, 풍부하고 시적인 내용으로 가장 유명한 생상스의 '바이올린협주곡 3번', 브람스만의 감수성이 빛나는 '교향곡 제1번'을 연주한다.지휘는 카셀 국립대학 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를 역임한 김영언씨. 현재 경원대 음악대학 교수로 활동 중인 바이올리니스트 김현미씨가 협연한다.재학생 단원과 졸업생들을 합치면 600여명에 달하는 대규모 오케스트라인 고려대 관현악단이 하모니를 만들어내는 힘은 재학생들과 졸업생 교우회의 끈끈한 유대에서 나온다. 재학생 오케스트라는 '고려대학교 관현악단'으로, 졸업생 오케스트라는 '고우오케스트라'로 구분해 부르지만 고우오케스트라 역시 매년 정규 레퍼토리로 무대를 가지고 있다. 2009년에는 고려대 오케스트라 후원회가 결성돼 전폭적인 지원과 관심을 받고 있다.지도교수인 마동훈 미디어학부 교수는 "음악을 전공하지 않는 대학생들로 구성돼 있어 조금 아쉬운 점도 있지만, 단원들의 남다른 열정과 헌신으로 더 진한 감동이 있다"며 "최고의 실력보다 최고의 노력을 더 높이 평가해 주는 사회를 꿈꾸며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들에게 음악으로 다가가고 싶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도휘정
  • 2010.08.27 23:02

[전시] 일본 찍고 돌아온 전주 한지의 '은은한 멋'

전주 한지의 우수성을 알린 문화상품들이 전주에서 다시 전시를 갖는다. 사단법인 한지문화진흥원(이사장 이상칠)이 전주 교동아트센터(대표 김완순)에서 열고 있는 '전주 한지 공예 및 한지사 문화상품기획전'은 전주와 자매 결연을 맺은 가나자와시에서 열린 교류전의 연장이다.참여작가는 김혜미자 김완순 최옥자 신경자 송미령 김옥영 한경희 노은희 우주연 윤규상 이명희 이순애 김영옥 윤영선 김정화 설순남 배복남 전태임 류완하 이향란 김송이 위선옥 김윤적 조충익 이준엽 최영재씨.종이 우산, 한지함, 지승 항아리 등 작가들의 손끝에서 대물림된 귀한 작품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종이 우산은 1980년대 이전까지는 많이 사용했으나 비닐 우산이 나오면서 사라졌다. 기름을 여러 번 먹여 물이 배어 들어가지 않게 한 것이 특징. 48년간 지우산만 만든 윤규상씨는 '매화문 지우산'으로 '제33회 대한민국 전승공예대전'에서 입상해 그 작품성을 인정받기도 했다.한지 공예가 김혜미자씨는 한지 색실상자를 내놓았다. 국립민속박물관의 100년이 넘은 규방공예를 재현한 것으로 옛날 양반집 규수와 아낙네들이 겹겹이 종이를 접어 색실을 넣어 두고 바느질 도구 등을 보관하는 데 사용됐다고 전해진다. 다양한 문양이 정교하게 새겨져 있어 아름답다.종이를 꼬아 엮어 만든 지승 항아리는 한지 공예가 김옥영씨의 작품이다. 쓰다 버린 폐지나 파지 등을 가지고 물에 풀어 녹인 다음 밀풀을 섞어 점토처럼 만들어 항아리로 만든 것. 이렇게 만든 항아리는 단순한 구조이면서도 부조적인 효과와 질감 표현이 두드러진다. 한지로 만든 와이셔츠, 넥타이, 손수건 등 생활용품도 함께 전시됐다.이상칠 이사장은 "전주 한지와 한지공예는 우리가 보존하고 지켜나가야 할 귀중한 문화유산"이라며 "일본 가나자와에서 열린 '전주 한지 및 공예품 교류전'을 축하하고, 전주 한지의 특별함을 다시 선보이는 자리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컸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전시는 29일까지 계속된다.

  • 전시·공연
  • 이화정
  • 2010.08.26 23:02

[2010 전주세계소리축제] 창조와 열정, 놀이판 살린다

올해로 10년을 맞은 '2010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창조'와 '열정', '놀이'를 핵심주제로 내세웠다.전주세계소리축제 조직위원회는 23일 오전 전주전통문화센터에서 프로그램 발표회를 열고, 대폭 변화를 준 축제 계획을 밝혔다.김명곤 조직위원장은 "'창조'는 판소리 원형의 소리와 원형을 바탕으로 한 창작을, '열정'은 젊음과 세계의 소리를, '놀이'는 한바탕 신명나게 놀아보는 축제성을 뜻한다"며 "우리 소리를 중심에 둔 세계음악예술제로서 판소리를 근간으로 하면서도 새로운 실험을 강화했다"고 말했다.올해 축제는 44개 프로그램에 9개 국가에서 224개팀이 출연한다. 특히 소리축제 문화상품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조직위가 전 과정을 기획하고 제작한 개막공연 '천년의 사랑여행'은 김명곤 조직위원장과 안숙선 전 조직위원장 등 전·현직 조직위원장이 주도적으로 참여해 화제가 되고 있다.실력있는 공연단체의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소리 프론티어'와 열차여행과 소리축제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소리열차'는 1박2일 일정으로 공연예술축제와 체류형 관광축제의 결합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축제 기간에는 10주년 기념 사진집이 발간되며, 소리축제 중장기발전계획도 발표된다.올해 소리축제 예산은 24억2000만원. 김정수 예술감독은 "소리축제 역시 서서히 자립 구조를 갖춰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올해 입장권 판매 수익은 예년 보다 늘어난 1억5000만원을 목표로 정했다"고 말했다.소리축제는 10월 1일부터 5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한옥마을 등에서 열린다.

  • 전시·공연
  • 도휘정
  • 2010.08.24 23:02

[신상호의 클래식과 친해지기] (44)르네상스에서 바로크로④

극(劇)적음악에 능한 몬테베르디는 언어가 갖는 감정적 내용도 세 가지 성격으로 구분하였다. 격양양식(Stile Concitato), 차분한 양식(Stile Temperato), 부드러운 양식(Stile Molle)이 그것이다. 자연의 묘사도 감정이론에 맞게 음형이론으로 전형화(典型化)했으니 빛·태양·하늘·날아감은 높은 음, 밤·땅·깊은 의미는 낮은 음, 침착하거나 느린 내용은 긴 음, 달콤함·한숨·침묵 등은 반음계 진행으로 표현하였다. 지역적으로도 감정이론, 정서론이 있으니 마태존은 '이탈리아 양식은 예리하고 다채로우며 표정이 풍부하나 반면 프랑스 양식은 자연스럽고 유려하며 우미하다. 독일은 창작에 능하며 영국은 결정짓는데 능숙하다.'고 하였다. 바론(Ernst Gottlieb Baron, 1696~1760)은 "즐거운 이태리-,그 음악에는 심원함, 찬란한 선율의 진지함, 유려함과 독창성이 있다. 화려하고 호의에 가득 찬 프랑스-. 그것은 자유와 생생한 본성으로 우리를 기쁘게 한다. 독일풍은 쌍방 혼합-."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1600년경 베네치아에서 시작하여 바흐가 타계하는 1750년까지의 변화무쌍, 다양한 바로크 음악을 어찌 다 얘기 할 수 있을까? 선율에 대한 관심 때문에 발전된 기악음악도 알면 좋겠지만 이야깃거리가 하도 많아 아예 얘기를 시작 할 수가 없다. 문득 '바흐는 음악의 전문 기술자인가요, 아니면 천재인가요?'하는 질문을 생각해 보는 것이 오히려 재미있겠다.역사적인 유명한 천재들을 연구한 한 학자는 천재유전학에서 J.S 바흐의 지능지수를 125~140이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모차르트는 150~155정도, 베토벤은 135~140정도 였을 거란다. 창의의 천재를 언어·수리능력을 측정하는 내용의 지능지수 수치로 어떻게 추정할 수 있겠는가? J.S 바흐는 음악의 전문기술자이기도 했고 천재이기도 했다. 위대함은 보편적인 평가기준에 구애받을 수가 없는것이다. 바흐 음악은 바로크음악의 완결이다. 오페라를 제외하고 음악의 모든 장르에 최고의 작품을 남겨 음악의 아버지로 칭송받는 바흐는 그러나 활동 당시에는 유명함이나 국제적 명성이 텔레만이나 헨델에 비해 덜했다. 멘델스존에 의해 바흐의 <마태수난곡>이 연주되고 19세기, 20세기 음악학자들의 연구와 재조명에 의해 바흐 음악의 위대함은 재탄생된 것이다.르네상스에서 바로크로 변화하는 시절로 다시 돌아가 시정이 풍부히 살아있는 단성음악, 모노디로의 변화를 실제 작품으로 많이 작곡한 카치니의 곡 중 독창마드리갈 <내사랑 아마릴리, Amarill, mia bella>를 들어보면 시의 운율과 음악이 하나인 바로크 시대의 노래가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알 수 있는 것을…. 마드리갈(Madrigal)은 절(節)이 없는 시에 음악을 붙인 모노디 즉 단성노래이다.아마릴리! 나의 아름다운 그대. 오 내 가슴의 감미로운 열망이여.당신은 믿지 않는가, 당신이 나의 사랑임을.부디 믿어주오. 그리고 비록 두려움이 당신을 에우더라도이 나의 화살을 받아 나의 가슴을 열어 보오.그러면 당신은 내 마음에 쓰인 것을 볼 것이오. "아마릴리는 나의 사랑"바로크시대에 쓰여진 문헌중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이론서의 하나인 「화성론」을 쓴 라모의 오페라 <이폴리트와 아리시> 제5막 마지막 장면의 아리에트 <사랑스런 나이팅게일아, 우리의 노래에 화답해 주렴>도 노래와 기악의 조화가 현란하기 그지없다. "사랑스런 나이팅게일아, 감미로운 지저귐으로 우리의 노래에 화답해 주렴! 우리 숲을 다스리시는 여신께 존경의 마음을 담아 보내려무나." 바로크시대에도 나이팅게일의 노래는 참 아름다웠나보다. 나이팅게일의 노래를 닮은 소프라노 노래와 나이팅게일의 노래처럼 장식음들로 채색한 악기들의 음색조화가 얼마나 감미롭고 아름다운지! 코렐리, 비발디, 헨델, 바흐 등 바로크음악은 드라마의 배경음악으로, 상품 광고음악으로, 영화음악으로, 음악회의 중요한 레파토리로 지금도 항시 듣는 음악이다. 바로크음악은 진지한 음악도 많지만 낭만 가득한 감성적 음악도 참 많다. / 신상호(전북대 음악학과 교수)

  • 전시·공연
  • 전북일보
  • 2010.08.24 23:02

[2010 전주세계소리축제] 축제기간 줄이고 공간은 확대…미리보는 2010 전주소리축제

23일 전주전통문화센터에서 공개된 '2010 전주세계소리축제' 프로그램은 예년에 비해 한결 정돈된 느낌이었다.프로그램 수가 줄어들기도 했지만, 지난해 신종플루로 인해 축제가 취소되면서 결과적으로 준비기간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한 2008년 축제가 최악의 평가를 받은 데다가 올해가 소리축제 10년이라는 점에서 조직위원회의 부담 역시 만만치 않았을 것으로 짐작된다.프로그램 발표회에 나선 김명곤 소리축제 조직위원장은 "새로 짜여진 인력들이 축제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심판받는 자리라고 생각하니 가슴이 뛴다"며 "우리 소리를 중심에 둔 세계음악예술제로서 우리의 음악과 세계의 음악이 한 자리에서 만나는 고품격 공연예술축제"라고 말했다.올해 소리축제는 축제 기간을 9일에서 5일로 줄인 대신 축제 공간을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한옥마을과 오거리광장 등으로 확대했다. 판소리를 중심에 두면서도 새로운 실험을 강화,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별기획공연으로 '창작 원년' 선언올해 개막공연은 특별기획공연 '천년의 사랑여행'이다. 그동안 개막공연이 외부 공연을 초청하거나 나열 순준에 그쳤다면 올해는 소리축제가 기획부터 제작까지 직접 나선다. 특히 '천년의 사랑여행'은 김명곤 조직위원장이 대본과 총감독을 맡고, 안숙선 전 조직위원장이 출연한다는 점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인류의 공통주제인 '사랑'을 부각시켜 재창조한 '천년의 사랑여행'에는 산유화가, 정읍사가, 서해안용왕굿 등 옛 백제가요와 해외 전통 가무악, 국악관현악과 심포니오케스트라로 구성된 특별오케스트라단이 어우러진다. 김정수 소리축제 예술감독은 "해마다 새로운 창작 작품을 기획·제작해 고유 브랜드화하고, 소리축제만의 창작기반을 세워나갈 계획"이라며 "'천년의 사랑여행'이 소리축제가 세계적 문화상품을 만들어가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판소리의 원형과 변용소리축제의 정체성이 담긴 대표 프로그램 '천하명창전'은 조상현 성창순 최승희 명창이 한 무대에 오르는 귀한 자리다. 34년만에 전주 나들이를 하게 된 조상현 명창은 '판소리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강의도 한다.완창판소리는 판소리 영문번역작업에 맞춰 정순임 명창이 '수궁가'를 부른다. 창작판소리의 산 역사 임진택의 통렬한 시대 이야기와 '예솔이'에서 아티스트로 성장한 젊은 소리꾼 이자람에 대한 발견은 보람되다.소리축제의 단골 전북도립국악원 예술단의 창극 '수궁가'와 판소리 사설이 아리아로 되살아나는 호남오페라단의 오페라 '흥부와 놀부', 판소리 다섯바탕을 춤으로 풀어온 널마루무용단의 무용극 '타고 남은 적벽'은 종합예술로서 판소리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경계를 넘는 교류올해 신설된 '소리 프론티어'는 국악인재와 공연단체 발굴을 통해 한국 월드뮤직 시장의 외연과 내용을 넓히기 위한 소리축제의 파격적 기획이다. 오늘날 우리 소리를 만들어가는 대표적인 퓨전국악 및 월드뮤직 10여 개 팀을 초청, '소리 프론티어'로 선정된 팀에게는 'KB 소리상'을 수여하고 해외진출을 돕는다.시나위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창작하거나 판소리와 전설, 시, 락, 영상 등과의 결합은 실험적 창작 프로젝트. 2003년 초청공연을 통해 깊은 인상을 남긴 소프라노 이네사 갈란테와 프랑스 집시 기타리스트 티티 로빈, 아프리카의 혼이 살아있는 아싸오 등도 소리축제를 찾는다.

  • 전시·공연
  • 도휘정
  • 2010.08.24 23:02

[전시] 톡톡튀는 상상력, 세상을 버무리다

젊은이들의 동시대 자화상이다. 두레공간 콩이 열고 있는 '2010 큐레이팅 실험실 Ⅰ- Fun & Fun'은 서양화가 김가실 정현주 최정인씨의 톡톡 튀는 상상력으로 버무려져 있다.정씨는 선택하지 않은 것에 대한 환상과 미련을 형상화시켰다. 햇살을 가득 머금은 나무와 어둠을 살라 먹은 나무는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순간 순간의 선택에 대한 성찰을 던진다. 작가는 "삶은 선택의 연속"이라며 "옳은 선택은 기회로 이어지고, 잘못된 선택은 아쉬움으로 남기도 한다"고 말했다.김씨는 오래 전부터 '도원향'을 표현해왔다. 작가는 "타인과 타인이 서로를 완전히 이해하는 것, 그 이상을 나타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가 꿈꾸는 도원향은 개인과 개인이 사라지고 모든 것이 하나가 되는 세계이다. 내성적이고 수줍은 성격의 작가는 "도원향을 꿈꾸면서도 모순적으로 그것을 거부한다"며 "깊은 곳에서는 하나가 되기를 원하지만 나라는 존재감이 사라지는 것에 대한 강한 거부감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동물을 의인화 한 캐릭터를 통해 현대인의 내면에 감춰진 두려움과 고독감, 반항심 등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살아야 하는 현대인의 속내를 드러냈다.최씨는 구름이라는 두리뭉슬한 형상에 쌓여 나를 둘러싼 다양한 시선을 의식하면서 살아가는 자신을 표현했다. "사람은 누군가의 시선을 의식하면서 살아가잖아요. 구름은 무엇을 어떤 방향에서 바라보는 지 직접적으로 느낄 수 없도록 하는 것 같습니다. 나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을 이야기했죠."이번 전시는 불치병을 알고 있는 준화을 위한 기증 작품전이기도 하다. 두레공간 콩은 앞으로도 큐레이터 실험실을 통해 동문거리에서 또다른 생기를 불어 넣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시는 25일까지 계속된다.

  • 전시·공연
  • 이화정
  • 2010.08.24 23:02

[공연] 가을·겨울 낭만의 피아노 선율에 젖는다

올가을과 겨울, 88개의 피아노 건반이 빚어내는 낭만적 선율이 클래식 음악팬을 찾는다. 피아니스트 라두 루푸, 랑랑, 김선욱 등의 리사이틀과 이경숙 연세대 명예교수의 모차르트 소나타 전곡 연주 등 9월부터 연말까지 '피아노의 성찬'이 마련된다. 특히 '피아니스트들의 피아니스트' 라두 루푸의 공연은 그의 첫 내한공연이라는 점에서 클래식 팬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경숙(연세대 명예교수)오는 9월14일부터 나흘 동안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전곡(18곡) 연주에 도전한다. 1988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베토벤의 소나타 전곡을 연주하는 등 '한국 피아노계의 대모'로 불리는 그는 1987년 베토벤 협주곡 전곡, 1991년에는 프로코피예프의 소나타 전곡을 각각 연주하며 한국 음악계에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이번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곡 연주는 1989년 완주에 이어 20여년 만의 재도전이다. 공연에 앞서 지난달 모차르트의 소나타 전곡 녹음을 마쳤다. 공연은 호암아트홀에서 9월14(1∼5번)ㆍ15(6∼9번)ㆍ17(10∼13번)ㆍ18일(14∼18번)에 열리며 시간은 평일 오후 8시, 주말 오후 5시다. 티켓은 싱글티켓 3만∼5만 원, 패키지 6만∼10만 원이며 문의는 ☎02-751-9606. ◆ 라두 루푸루마니아 출신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피아니스트들이 닮고 싶은 피아니스트로 꼽히는 거장이다. 특히 서정적이면서도 지적인 연주로 잘 알려졌다. 6살 때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한 그는 1966년 반 클라이번 콩쿠르를 시작으로 1969년 리즈 콩쿠르 등 다수의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슈베르트와 브람스, 베토벤 작품에 대한 해석이 탁월하다는 평을 받는 그는 1996년 슈베르트의 소나타 음반으로 그래미 상을 받았다. 현대 작곡가인 야나체크와 바르토크 작품 연주에도 정평이 났다. 첫 내한 리사이틀에 이어 서울시향과도 협연할 예정이다. 그는 10월31일 리사이틀에서 야나체크의 '안개 속에서',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제23번 '열정',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b플랫 장조, 11월3일 서울시향과는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제4번을 협연한다. 공연은 모두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티켓은 리사이틀 5만∼13만 원, 서울시향 협연 3만∼10만 원이다. 문의는 ☎02-541-6236 또는 02-3700-6300. ◆ 윤디 리중국의 젊은 피아니스트로 쇼팽 탄생 200주년을 맞아 쇼팽의 피아노곡을 들고 내한한다. 그에게 쇼팽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음악가. 그는 2000년 쇼팽 콩쿠르에서 15년 동안 공석이던 우승을 최연소 나이(18세)로 거머쥐며 세계를 놀라게 했으며 이후 국제 음악계에서 쇼팽 전문가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그는 지난 4월 EMI를 통해 쇼팽의 녹턴 전곡을 담은 음반 '쇼팽 : 녹턴'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는 이번 내한공연에서 쇼팽의 녹턴과 폴로네이즈, 마주르카 등을 연주한다. 공연은 11월1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며 티켓은 4만∼10만 원이다. 문의는 ☎1577-5266.◆ 알렉산더 멜니코프1997년 세상을 떠난 피아노 거장 스뱌토슬라프 리히터의 각별한 애정을 받은 러시아 출신의 젊은 피아니스트. 몸이 아픈 리히터를 대신해 독일 슐레스비히-홀슈타인 음악제에 출연하면서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1991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한 그는 BBC로부터 2000∼2002년 연속해 '신세대 아티스트'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번 리사이틀에서는 쇼스타코비치 곡을 연주한다. 그는 지난 5월 클래식 레이블인 아르모니아 문디를 통해 쇼스타코비치의 24개 전주곡과 푸가를 발표한 바 있다. 공연은 11월6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며 티켓은 2만∼7만 원이다. 문의는 ☎02-888-0650. ◆ 김선욱올해 마지막 공연을 펼친다. 다음 달부터 영국 왕립음악원에서 지휘 공부를 시작하는 그는 이번 리사이틀을 끝으로 내년까지 국내에서 공연 계획을 잡지 않았다. 2006년 리즈 콩쿠르에서 우승한 그는 2008년 세계적인 클래식 매니지먼트 회사인 아스코나스 홀트와 전속 계약을 하고 현재 영국 런던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는 베토벤과 올해 탄생 200주년을 맞은 슈만의 곡으로 리사이틀 투어를 할 예정이다. 11월18일 경기도 고양을 시작으로 20일 부천, 21일 대전, 23일 울산, 25일 대구, 27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연주한다. 서울 공연의 티켓은 3만∼7만 원이며 문의는 ☎02-599-5743. ◆ 랑랑중국이 배출한 스타 피아니스트로, 12월 한국서 독주회를 연다. 그가 23일 발표할 새 앨범 '라이브 인 비엔나(Live In Vienna)'의 발매에 맞춰 열리는 공연이다. 이 앨범은 지난 2월 말 오스트리아 빈의 무지크페라인 황금 홀에서 열린 리사이틀 실황을 CD 2장에 담은 것으로, 그가 2월 초 300만 달러(약 36억 원)를 받고 음반사 도이체 그라모폰에서 소니 클래시컬로 이적한 뒤 내놓는 첫 작품이다. 화려한 기교를 자랑하는 그는 앨범에 수록된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제3번과 제23번 '열정', 알베니즈의 '이베리아' 1권, 프로코피예프의 피아노 소나타 제7번을 연주한다. 리사이틀은 12월4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며 티켓은 5만∼15만 원이다. 문의는 ☎02-541-6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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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
  • 2010.08.23 23:02

<공연리뷰> 조명과 영상 활용한 환상의 무대

제작진이 작곡가 로시니의 본래 의도를 살리려고 노력한 덕분이다. 로시니의 '신데렐라'에서는 의붓어머니 대신 의붓아버지가 등장하고 호박마차와 요정 할머니 대신 왕자의 스승이 나타나 신데렐라를 도와주는데, 이는 오페라 무대에 마법이 등장하는 것을 유치하게 여긴 당시 로마 관객의 취향에 따른 것이었다. 동화 '신데렐라'의 단순한 줄거리와 교훈을 예상하고 온 관객들은 기대 이상의 재미와 반전을 체험할 수 있었다. 21일 안산문화예술의전당 해돋이극장에서 열린 오페라 '신데렐라(La Cenerentola)'에 어린 자녀를 데리고 온 관객들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이 보기에도 무척 재미있는 작품"이라고 입을 모았다.이처럼 초연 당시에는 어린이를 위한 동화가 아니라 어른을 위한 교훈극으로 만들어진 작품이어서 '가족 오페라'를 표방한 제작진은 고민이 깊었을 것이다. 다수를 차지하는 어린이 관객을 최대한 배려하면서도 공연이 유치해지지 않도록 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은 과제이기 때문. 첨단 조명기술과 영상기술을 동원해 환상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희극적 과장을 배제한 자연스러운 연기로 현실감을 부여하는 것이 제작진이 택한 성공적인 해결책이었다. 로시니의 '세비야의 이발사' 못지않은 예술적 완성도와 재미를 지니고도 '신데렐라'가 자주 공연되지 않는 이유는 이 작품이 성악가들에게 고난도의 기교를 요구하는데다 오케스트라 연주까지 까다롭기 때문이다. 그러나 송성철이 지휘한 필하모니아 코리아 오케스트라는 무대 위의 주역가수 및 합창단과 깔끔하게 호흡을 맞췄다. 랩(rap)을 연상시키는 정신없이 빠른 패시지에서 지휘자의 치밀한 박자감각은 더욱 빛났다. 신데렐라 역을 노래한 메조소프라노 김선정은 외모와 음색, 연기력 면에서 다른 선택을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적역이었다. 고난도의 콜로라투라 기교를 완벽하게 소화해내는 데는 조금 힘이 부쳤지만, 안정감 있는 중저음과 선명한 고음은 신데렐라의 대담하고 강인한 성격을 설득력 있게 표현했다. 테너 라미로 왕자 역을 맡은 베를린 도이체 오퍼의 주역가수 강요셉은 특유의 미성과 유연한 가창으로 관객의 사랑을 받았다. 특히 '테너의 시련'으로 불리는 2막의 어려운 아리아 '그래, 그녀를 찾고야 말거야(Si, ritrovarla io giuro)'를 완벽한 기교와 파워로 불러내 뜨거운 갈채와 환호를 이끌어냈다. 신데렐라와 왕자가 처음으로 만나 부르는 사랑의 이중창 '그녀 눈빛의 부드러운 광채(Un soave non so che)'는 두 주역가수와 오케스트라의 서정적 표현력이 극대화된 명장면이었다. 왕자의 시종 단디니 역을 노래한 바리톤 공병호 역시 첫 등장한 아리아에서 고난도의 장식음 기교에 다소 어려움을 겪었지만, 역할에 어울리는 음색과 탁월한 연기력으로 이를 극복하며 관객에게 즐거움을 주었다. 특히 손꼽을 만한 장면은 신데렐라의 의붓아버지 돈 마니피코(바리톤 장성일)가 딸들에게 당나귀 꿈 이야기를 들려주는 아리아 장면. 장성일의 능청스러운 연기와 가창, 종탑을 빙빙 도는 흰 당나귀 영상, 그리고 무대 위쪽에서 웃으며 지나가는 당나귀 모형까지 모든 장치가 장면의 희극성을 극대화했다. 무대디자이너 김종석의 무대는 대단히 효율적이었다. 백색 격자 벽에 조명과 영상을 이용해 신데렐라 집의 문과 창문을 만들어냈고 계속 위치와 크기를 바꾸며 열리는 창문에 가수들을 등장시켜 관객에게 지루할 틈을 주지 않았다. 회전무대를 이용해 후면에 설치한 왕궁의 빛나는 벽과 모던한 무대 디자인 및 색채 역시 환상적인 효과를 냈다. 가수들을 끊임없이 움직이게 만든 이지나와 임춘길의 세심한 연출도 극의 희극적 효과를 더욱 상승시켰다. 지역 공연장의 자체 프로덕션으로 이처럼 놀라운 완성도를 보인 이번 공연이 단 2회로 끝나지 않고 다른 지역 공연장으로 연계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22일 5시 공연이 한 차례 더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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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
  • 2010.08.23 23:02

[최동현의 명창이야기] (44)명창 김정문(2)-멋과 구성

대부분 김정문이 남원 사람인 줄 알고 있지만, 사실은 남원 출신이 아니다. 호적에 나타나 있는 것으로 보면, 김정문은 1887년 전북 진안군 백운면 평장리 143번지에서 출생하였다. 1921년에는 임실군 성수면 도인리로 이사하였다가, 1931년 남원시 주천면 상주마을로 이사하였다. 그러니까 김정문이 남원에 산 기간은 5년을 넘지 않는다.판소리계에서는 지금까지 무주, 진안, 장수 지역에서는 단 한 사람의 소리꾼도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내가 아는 한에서도 가야금병창 국가지정 무형문화재인 강정렬이 안성, 진안 등지에서 살았고, 또 진안에서 가야금 공부를 한 유일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강정렬도 출신은 남원이었다. 그런데 김정문은 출생지가 진안인 것이다. 이제 진안 지역도 판소리사에 편입되어야 한다.김정문은 송만갑에 비해 훨씬 멋과 구성이 넘치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그의 소리는 송만갑의 소리에 비해 기교가 많다. 이는 김정문이 판소리 창자로서 크게 성공하기 전에 서편제 판소리 창자인 김채만의 소리를 듣고 반하여, 김채만을 여러 차례 찾아가 김채만의 소리 기교를 배웠다는 일화를 통해서도 짐작할 수 있다. 김소희 명창은 김정문의 소리에 기교가 많은 이유를 송만갑보다 연하고 가벼운 목을 이유로 든 바 있다. 김정문이 소리꾼으로 활동을 시작한 시기는 판소리가 대중화의 길로 들어선 때였다. 당연히 판소리는 대중들의 취향에 의존하게 되었는데, 김정문 또한 그러한 대중들의 기호에 맞춰 나가는 과정에서 기교적인 소리를 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김정문의 소리는 송만갑의 소리보다도 훨씬 더 통속적인 소리라는 평가를 받는다.송만갑은 가끔 손을 들 뿐 거의 뻣뻣이 서서 소리를 했는데, 김정문은 발림을 아주 구성지게 잘했다고 한다. 연기도 잘해서 창극에서 춘향모 역할을 맡으면 머리에 수건을 쓰고 나가서 여자처럼 연기를 했다고 한다. 또 <심청가>를 부를 때는 장님 흉내를 그렇게 잘 낼 수가 없었다고 한다.김정문은 아편 중독자였다. 강도근의 말에 의하면, 김정문은 아편에 중독이 되어 몸을 거의 씻지도 않고 지냈으며, 잠을 잘 때는 발바닥을 간지려주어야 잠이 들었다고 한다. 김정문은 아편 때문에 징역을 살기도 하였다. 남원시 주천면에 있는 일제강점기 기록에 김정문은 1930년 아편 단속에 적발되어 한 달 반의 징역을 산 것으로 나온다. 김정문이 아편 중독자였다는 사실은 증언으로도, 기록으로도 확인이 되는 것이다.아편 중독 때문인지는 몰라도 김정문은 서울 관훈동에서 48세로 스승인 송만갑보다도 5년이나 먼저 사망하였다. 이때 사망을 신고한 이가 동거인으로 되어 있는 엄금주였다고 하는데, 이 사람은 아마도 관훈동 요정의 주인이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데 당시 양해인이라는 부자 한량이 남원 주천까지 김정문의 시신을 운구하여 장례를 치러주었다고 한다. 그래서 김정문의 묘는 남원군 주천면 상주마을 뒷산에 있다.김정문의 수제자는 남자로 김철원, 여자로 박록주를 쳤다고 한다. 김철원은 김정문보다도 더 소리를 잘한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중간에 성대를 상해 소리를 중단했다고 한다. 그래서 김정문의 소리는 박록주와 강도근이 잇게 되었다. 남원 사람들은 김정문이 5년만 더 살았어도 남원에 명창이 훨씬 많이 나왔을 것이라고 한다. 그만큼 김정문의 이른 죽음이 안타깝다는 말일 것이다. /최동현(군산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바로잡습니다.지난 주 내용 중'장재백의 누이동생 장주이의 아들인 유성준'은'장주이의 남편'으로 바로잡습니다. 따라서 유성준은'장재백의 생질'이 아니라'장재백의 매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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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10.08.23 23:02

[전시] 전주서 '시간의 틈새에서'展 여는 日설치미술가 니시무라 논키씨

찰나에서 영원까지 시간에 대한 깊이있는 성찰.22일까지 전주 교동아트센터(대표 김완순)에서 열린 설치미술가 니시무라 논키(53·니아가와 특수학교 교사)의 '시간의 틈새에서'전은 시간의 심연을 본 작가의 통찰이 반짝인다. 이번 전시는 한일 강제 병합 100주년을 맞아 서양화가 유종국씨의 초대로 이뤄졌다.전시장에 들어서면 화려한 오방색으로 시간의 속도 변화를 나타낸 작품이 시선을 압도한다. 작품 중앙엔 화지와 롤 켄트지에 금박·은박을 입힌 뒤 석채 물감으로 호랑이, 늑대, 개구리, 도룡뇽 등을 그려 전통방식으로 표현했다. 일본 민화와 신화의 소재를 차용한 것으로 사슴(봄), 늑대(여름), 호랑이(가을), 원숭이(겨울)는 사계절로 압축된 시간을 보여준다. 이들과 눈빛을 교환한 순간에서 우리가 현재를 어떻게 인식하는 지 깨닫게 된다.전시장 안쪽으로 들어가면, 조명이 꺼진 공간에서 또 다른 무채색 그림들을 연결한 벽을 만나게 된다. 작가는 "빛의 세계에서 어둠의 세계로 들어오는 순간 시간의 변화를 보여주고 싶었다"며 "작은 의자를 만들어 스스로를 성찰해 볼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은근한 것 같으면서도 자극적이고, 어설퍼 보이지만 세련된 매력이 있는 설치 작품들이다. 은유와 직유의 경계, 직설화법과 간접화법의 미묘한 줄타기.작가는 "전주에서는 처음 갖는 전시지만, 이곳엔 우리 삶에 생기를 불어넣어주는 넉넉한 여유가 있는 도시인 같다"며 "내 작품을 통해 마음 속에서 내면의 시간 여행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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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화정
  • 2010.08.23 23:02

[공연] '용기받고 합굿맞자'···마을안녕 기원

음력 7월 보름은 풍년을 기원하고 마을 공동체 정신을 확인하는 백중(百中)이다.24일 백중을 앞두고 사단법인 전주기접놀이보존회(회장 임양원)가 22일 전주시 중인동 하봉마을에서 칠월백중 전주기접놀이 '용기받고 합굿맞자'를 열었다.기접놀이는 일제시대까지 지금의 삼천동 평화동 지역에서 이어져 왔지만 중단됐다가 1997년 보존회가 창립되면서 체계적으로 전승되기 시작했다.이날 행사에서는 마을 당산신께 올리는 당산제를 시작으로 두레소리와 풍장이 무더운 여름 노동의 고통을 덜어주는 만두레, 농사를 가장 잘 지은 집을 뽑는 장원뽑기, 두레 구성원들의 민주적 통로인 두레회의 등이 재현됐다.이어 마을별로 용기(龍旗)와 풍물패를 앞세우고 삼천둔치에 모여 기접놀이를 펼쳤다. 보통 사람은 들고 서있기도 어려운 용기를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용기놀이와 기를 부딪쳐 깃죽이 부러지거나 꿩장목이 땅에 떨어지면 승부가 나는 용기싸움은 외부 관람객들에게도 큰 인기를 모았다.임양원 기접놀이보존회장은 "다른 지역 기놀이는 정월에 열렸으며, 기싸움도 전투적인 반면에 전주기접놀이는 한여름 농한기에 열리며 기싸움도 예술적으로 마을간 경쟁을 통한 통합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기접놀이는 마을간 친목과 화합을 도모하는 대단위의 집단적 대동놀이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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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휘정
  • 2010.08.23 23:02

[전시] 미술시장의 '햇살'···'전북 아트페어' 열린다

미술시장과 전시의 접목.사단법인 한국미술협회 전라북도지회(회장 김두해)와 전북아트페어 운영위원회(위원장 최강곤)가 27일부터 9월2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장에서 '제7회 JBAF 전북아트페어 공간& 만남'을 열고, 컬렉터와 애호가들의 발길을 기다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전북에서 활동하는 작가 32명의 개인전을 통해 전북 현대미술의 현주소를 보여준다.참여작가는 원로작가 임섭수(한국화) 김화래(문인화)씨를 비롯해 지난해 특별상 수상작가인 유종구(공예)씨 외에도 김재숙 송태정 이명자 이승훈 이은경 조영춘 조혜숙 최수영(한국화) 김현정 박숙경 박운규 이경태 오중석 임양희 전정권 조찬화(서양화) 김효정 이환춘 방귀자 한병선(문인화) 송재남 이미행 전선순 정현미 한순애(수채화) 성현주 안명수(공예) 류영근(서예)씨.전북아트페어는 2004년 시작, 한국화와 서양화, 문인화, 조각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내실을 다져나가고 있다. 지역 미술시장의 침체, 미디어아트·조각 등 다양한 장르에 대한 요구, 차별화된 기획력, 계층별로 세분화된 부대행사 등을 고민해야 할 과제도 안고 있다.김두해 회장은 "벤처기업지원센터, 현대자동차 등을 방문해 전북 아트페어를 알리고, 곳곳에 숨어있는 미술 애호가들의 관심을 끌어낼 예정"이라며 "작품 가격도 100만원 미만으로 애호가들이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독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주최측은 부스비(대관료)와 카탈로그, 전시회 비용 등을 부담하고, 참여작가들은 가격공개와 정찰제를 원칙으로 판매금액의 일부를 협회 발전기금으로 내놓는다. 올해도 아트페어 기간 내 관람객들이 투표한 특별상 수상작가를 선정, 전북미협 행사에 우선적으로 참여시킨다. 개막식은 27일 오후 5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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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화정
  • 2010.08.23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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