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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선조들은 '세한삼우(歲寒三友)'라 하여 소나무를 대나무와 매화와 더불어 숭상해왔다. 지조, 절개, 충절의 상징인 소나무는 의연한 생명력으로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나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소나무 작가'로 알려져 있는 서양화가 김두해(56·한국미술협회 전북지회 회장)씨가 박스 갤러리 나비(관장 박혜경)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다."가을은 소나무를 그리기에 가장 좋은 계절이죠. 최근엔 틈나는 대로 모악산에 오릅니다. 의연하게 서 있는 소나무를 보면 강인한 생명력을 새롭게 발견하게 돼요."그는 거친 박토 속에서 굳건하게 있는 소나무를 통해 한국인의 특성인 은근과 끈기를 본다고 했다. 사람의 인생사에도 희노애락이 있듯 소나무에도 굴곡이 존재한다. 소나무는 우리 민족의 역사를 함축적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외로이 서 있으면서도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있어 보면 볼수록 매력을 더한다.그는 하늘 높이 쭉쭉 뻗은 미인송이나 바닷바람에 잘 견디는 해송보다는 야산을 배경으로 서 있는 흘림 소나무를 화폭에 담고 있다. 여백의 미가 묘한 여운을 남기는 것도 그만의 특징. 한국적인 아름다움이 그 여백을 통해 완성되고 있다는 평가다."소나무를 많이 그리다 보니 소나무가 사람을 닮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이젠 내가 소나무 같습니다."전시는 17일까지 계속된다.
물가 버드나무에 기대어 우두커니 서 있다가 초등학교 다닐 적 놀이가 문득 스친다. 저수지나 강가에 서면 으레 돌팔매질을 해대곤 했다. 조금 더 멀리 날려 보내려고 몇 번이고 던지고 던지다 물방울을 그려보기도 하고, 그러면서 소년은 어깨 힘을 키워 나갔을까?그런데 소년의 재미있는 놀이가 진행되는 동안 더럽게도 재수 없는 개구리는 우아하게 수영을 즐기다가 청천벽력과 같은 돌 세례를 받지나 않았을까? 고요하고 잔잔하기만한 수면 위에 피어있던 아름다운 꽃을 - 그것이 어리연꽃이었을지도 모를 - 맞추면 마냥 즐거워하지 않았던가 ! 동글동글 물결이 퍼져나가듯 어리연꽃이 가득 피어 있는 물가에 서니 어린아이가 된 듯 즐겁다.조름나물과에 속하는 어리연꽃은 연꽃이나 수련에 비해서 매우 작은 편이다 . 그래서 '어리'라는 말이 붙었나 본데 작지만 온 연못을 가득 메운 잎사귀와 그 사이로 하얗게 떠오른 꽃송이들은 깜찍하고 귀여움이 우리 정서에 가까이 다가오는 꽃이다.
아마추어 '어른돌 그룹'이 노익장을 과시하며 공연을 이어간다.한국문화원연합회(회장 최종수)가 마련하는 '나도(羅道) 어르신 문화 공연'. 고창문화원(원장 송영래)의 '우리 가락 얼쑤 얼쑤 공연단', 전주문화원(원장 서승)의 '옛소리 사랑회', 정읍문화원(원장 정창환)의 '샘골 은빛 종합 연예단', 부안문화원(원장 김원철)의 '부안 실버 공연단(단장 김동연)'이 합동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이는'2010 지방문화원 어르신 문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어르신 문화학교를 운영하는 전주·정읍·부안·고창문화원이 연계해 그간의 성과를 선보이는 자리. 지난 13일 고창 동리국악당을 시작으로 '2010 전주비빔밥축제'기간인 24일 오후 2시 전주공예품전시관 야외무대, 31일 오후 2시 정읍 내장산 문화광장, 11월9일 오후 2시 서울 인사동 문화마당에서 공연이 올려진다.전주문화원의 '옛소리 사랑회'는 한량무와 판소리 한 대목을 선물한다. 자신도 모르게 어깨가 들썩이는 길거리 판소리 공연과 사분사분한 몸짓으로 한량무를 풀어내는 자리. 장구 장단과 민요 '청춘가','성주풀이','창부타령' 등이 어우러지면서 흥을 돋운다.정읍문화원은 '톱'과 아코디언 연주로 이색적인 무대를 마련한다.'톱'은 어르신들이 직접 제작한 악기. 아코디언반 수강생들 주축으로 구성된 '샘골 은빛 종합 연예단'은 아코디언을 비롯해 톱, 통기타, 베이스기타, 드럼 등을 동원해 신명나는 연주를 선물한다. 특히 어르신들이 판소리나 민요가 아닌 대중가요를 소화한다는 점도 특징. 부안문화원의 '부안실버공연단'은 우리 가락 복원에 남다른 애정을 갖는 이들을 중심으로 대금 산조를 비롯해 가야금 병창, 향제 줄풍류 공연을 이어간다.앞서 고창문화원은 '우리 가락 얼쑤 얼쑤 공연단'을 통해 '자이브', '차차차', '룸바' 등 경쾌한 스포츠 댄스를 선보였다. 이 공연단은 이미 서울 홍대거리에서 열린 '나이 없는 날 축제'에 참여했으며, '2010 전라예술제 댄스 스포츠 경연대회'에서도 2등상을 수상한 바 있다.
낭만 발레의 대명사인 '지젤'을 파격적으로 재해석한 마츠 에크의 현대 발레 '지젤'이 국내 초연된다. 프랑스 리옹 국립오페라발레단은 오는 29~30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고전을 비틀어 새로운 창조와 파격을 추구해 세계적인 명성을 쌓아온 안무가 마츠 에크(Mats Ek)가 1982년 발표한 '지젤'을 선보인다. 이번 작품은 '백조의 호수' '카르멘' '잠자는 숲속의 미녀'와 함께 에크의 대표작 중 하나다. 고전 발레 '지젤'은 농촌 처녀 지젤과 귀족 신분의 연인 알프레드의 죽음을 초월한 사랑을 낭만적으로 담고 있지만 마츠 에크의 지젤은 긴장과 걱정, 배신과 후회, 집착과 광기 등 인간의 현실적인 감정들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지젤이 첫 장면부터 마치 덫에 걸린 듯 밧줄을 허리에 감고 나타나거나, 광기에 사로잡힌 지젤이 정신병동으로 보내져 초점 없는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다른 정신병자들과 함께 바닥을 구르고 뛰는 등의 파격적인 장면이 연출된다. 마츠 에크는 1987년 발표한 '백조의 호수'에서도 대머리 백조와 나약한 왕자를 등장시켰고 '카르멘'에서는 담배를 물고 있는 자유분방한 카르멘을 그려내 무용계에 파란을 일으켰다. 그러나 마츠 에크는 2006년 국립발레단의 '카르멘' 공연 당시 안무자 자격으로 내한해 "내 안무가 '파격'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저 동시대인과 소통할 수 있도록 현재 상황에 맞게 살짝 변형하는 것 뿐이다. 우리가 고전무용으로 인식하는 작품들도 그 당시에는 가장 전위적인 것이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배우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연극을 공부하기도 했으며 무용에도 연극적인 요소를 많이 결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 공연을 위해 방한하는 프랑스 리옹 오페라발레단은 2006년도 내한해 안느 테레사 케이르스마커, 샤샤 발츠 등 세계적인 안무가들의 소품을 선보인 바 있다. 마기 마랭이 안무한 '신데렐라' '일곱 가지 치명적인 죄(The Seven Deadly Sins)' 등을 초연한 이력으로도 유명하다. 최근에는 안무가와 레퍼토리 선택에 폭을 넓히면서 신선한 동력을 얻고 있다는 평이다. 4만~13만원. 문의 ☎031-783-8000
6·25 참전용사들에게 보내는 존경과 감사의 메시지를담은창작뮤지컬이무대에오른다.국방부와 한국 뮤지컬협회가 6.25 60주년을 기념해 공동 제작한 뮤지컬'생명의 항해'가 15 ∼17일까지 모두 5차례에 걸쳐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공연된다.전쟁 당시 가장 처참했던 장진호 전투에서 일어난'흥남철수 작전'을 모티브로 한 뮤지컬'생명의 항해'는 미국 화물선 메러디스 빅토리호가북한을 탈출하기 위해 미군 철수지역에 모인 피난민1만4,000여명의생명을구한실화를바탕으로만들어졌다.이준기(29, 국방홍보원)와 주지훈(29, 육군 특전사령부) 김다현(육군 50사단)등 실제 복무중인현역군인이열연한다.극중'해강'역으로 전체 극을 주도하는 이준기가 가족을 남쪽으로 피신시키기 위해 북쪽으로오면서본격적인공연이시작된다.특히 자유를 갈망하는 한 가족이 온갖 역경을딛고 흥남부두에서 메러디스호에 탑승, 거제도에 도착하기까지의 여정을 중심적으로 그려낸 이번 공연은 자유에 대한 소중함과 감동을 선사할전망이다. 또 드라마틱한 내용 전개를 위해 주인공과 대립각을 세우는 인민군 장교'정민'역의 주지훈은 전체 공연의 상당부분을 팽팽한 긴장감과위기감으로몰아넣는핵심역할을맡게된다.이번 공연은 실제 軍장비를 투입하여 전쟁장면 및 폭발장면을 재연하고 특수효과로 실감나는무대를 연출한다. 무대 위의 메러디스 빅토리호는 가판 6m, 가로 18m의 크기로 가판과 선창 두장면으로 무대에서 보여진다. 중공군과 전투장면에서의 벙커와 탱크도 생생하게 재연되고 전투장면과 흥남부두의 폭발장면을 위한 새로운 기술의 특수효과도 선보인다는 게 제작진의 설명이다.공연은 15일 오후 7시 30분, 16일 오후 3시 7시, 17일오후2시와6시30분에올려진다.
올가을 미술계에 조각 전시가 풍성하다. 국립현대미술관에서는 12일부터 '한국 추상 철 조각의 선구자'로 불리는 조각가 고(故) 송영수(1930~1970)의 회고전이 시작된다. 작고 40주기를 기념하는 이번 전시에는 1957년 제6회 국전에 출품했던 최초 용접조각 작품인 '부재의 나무'와 '효'를 비롯해 가톨릭 신앙을 바탕으로 만든 부조 '성가족'과 '부활', 1967년작 '생의 형태'와 '대립' 등 대표작들이 출품된다. 조각 작품 외에 작가의 드로잉북 99권과 각종 기록 및 사진, 영상 자료 등이 12월26일까지 전시된다.한국 추상조각계를 이끄는 원로 조각가 최만린(75) 서울대 명예교수도 강남구 신사동 필립강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다. 우주 만물을 상징하는 원(圓)과 이를 바탕으로 한 변형 형태 작품까지 '○'(영) 시리즈의 신작을 선보이는 자리다. '원'을 단순화하고 절제된 형태로 최소화해 표현한 작품들로, 같은 시리즈의 1990년대 작품도 일부 포함됐다. 전시는 30일까지. ☎02-517-9014~5.조각전문 미술관인 평창동 김종영 미술관은 오는 15일부터 '12010 오늘의 작가'전으로 중견 조각가 배형경전을 마련한다. 구상 조각 중에서도 인체 조각만을 30여 년간 고수하는 여성작가의 인체조각상 30여점을 볼 수 있다. 세종문화회관은 중앙계단과 1층 입구의 야외공간에서 '감'(感)을 주제로 재료가 지닌 고유의 질감을 전혀 다르게 해석한 작품을 모아 '아트가든'전을 연다. 김운용, 박민수, 심병건, 이일호, 장용선 등 중견 조각가 5명이 철이나 스테인리스 스틸을 새롭게 해석한 작품들을 10일부터 12월12일까지 전시한다. ☎02-399-1114. 경기도 광주에 있는 곤지암리조트 내 갤러리 다르도 이집트 태생의 미니멀리즘 조각가 이브 다나(51)의 작품을 소개한다. 철과 브론즈, 돌을 소재로 불필요한 요소를 제거하고 남은 정수(essence)를 작품으로 표현하는 작가로, 조각 4점과 회화, 석판화가 전시된다. 전시는 31일까지. ☎031-8026-5454.
18세기 후반 오스트리아는 유럽의 많은 지역을 통치하는 유럽의 맹주였다. 오스트리아 수도 빈(Wien)은 정치, 경제, 문화, 사회 모든 면에서 유럽의 중심지였다. 그 같은 배경 때문에 그곳에서 나타난 빈 고전음악은 갈랑양식, 민감양식 등 여러 지역 다양한 음악의 종합이었다. 모든 것을 받아들여 새로운 하나를 만들어내는 용광로같이 빈에서는 범세계적인 음악이 형성된 것이다. 이탈리아의 관능, 프랑스의 우아함, 독일의 감흥이 하나로 융합된 클래식!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의 고전시대음악이 그것이다.빈의 고전양식은 하이든의 교향곡을 비롯한 협주곡, 현악사중주 등 기악작품들에서 1770년경에 처음 나타난후 1780년경에는 더 넓게 확산되며 보편적인 범세계적 음악어법이 되었다. 음악의 흐름이 환히 보이는 듯한 투명함과 곡(曲) 전체의 정돈된 균형이 특징인 고전시대 음악은 하이든은 물론 모차르트와 베토벤의 작품들에서 슈베르트의 초기 작품들에서 환히 보여지는 것이다.고전시대에는 음악 자체가 아름다움이라는 미학에 의해 음악의 단순성과 보편성이 강조되었다. 또한 시대변화에 따른 중산층 시민계급의 확산에 따라 그들의 음악 요구에 부응하는 음악의 창작이 활발했다. 모차르트가 쉽고 어렵지않은 음악, 가장 끔찍한 환경에서도 즐길 수 있는 음악을 추구한 것도 그 때문이다. 고전시대 음악은 성악음악보다는 기악음악이 많다. 하이든은 어느 누구보다 100곡이 넘는 교향곡들을 비롯한 많은 기악곡들을 작곡하며 고전시대 클래식에 기여했다.하이든은 헝가리 귀족가문 에스테르하치 공(公)의 궁전에 고용된 음악가이었다. 처음에는 부지휘자로 임명되었으나 지휘자의 사망으로 34세 때 지휘자가 되었다. 음악가는 당시 궁전에 고용되면 그에 따른 고용계약이 있었다. 하이든도 물론 그와같은 고용계약에 따라 음악활동을 하였다. <그라우트 서양음악사>에 기술된 하이든의 고용계약 내용을 보면 당시 음악가들의 고용계약이 꽤 구속적이었음을 알 수 있다.* 하이든은 이 집안의 구성원으로 대우받을 것이다. 오케스트라 연주로 음악가들이 소집됐을 때 부지휘자와 모든 음악가들은 동일한 제복을 입고 등장해야 한다(흰 스타킹과 흰 아마포로 된 제복을 입고 얼굴에는 분을 발라야 하며 땋아 올린 머리를 하거나 끈으로 묶은 가발을 써야 했다)* 하이든은 주군이 명하는 음악을 작곡하는데 따른 의무사항을 준수해야 한다. 이들 작품은 다른 어떤 사람에게 전달해서도 안되고 복사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 하이든은 매일 정오에 대기실에 와서 주군이 오케스트라를 주문할지 어떨지를 문의해야 한다.* 하이든은 모든 음악과 악기를 주의깊게 살펴야 할 의무를 지니며 부주의 하거나 태만으로 인해 발생하는 손상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 하이든은 여성 성악가들이 빈(비엔나)에서 배운 음악을 잊어버리지 않도록 교육시켜야 한다. 또한 각종의 악기를 능숙하게 다룰 수 있어야 하고, 자신을 주의깊게 살펴 익히고 있는 모든 것을 연마해야 한다.근자에 사회문제가 되었던 대중문화 연예기획사의 고용계약 못지않은 내용인 것 같기도 하다. 하이든은 에스테르하치 궁전에서 그와같은 고용계약으로 30년을 봉직했다. 물론 공작은 하이든에 대한 예우를 고용계약 내용에만 의하지 않고 예술가에 대한 예우로 잘 대해줘서 작곡을 자유롭게 할 수 있었다. 에스테르하치 궁전에는 극장도 2개나 있었고 상시 근무하는 오케스트라 단원도 25명 정도였다니 가히 그 규모를 알 수 있겠다. "나의 주군은 내가 작곡한 모든 작품에 기뻐하셨다. 나는 오케스트라 지휘자로서의 권한을 위임받아 무엇이 효과를 강화시키고 약화시키는지 다양한 음악적 실험을 할 수 있었다." 하이든이 적어놓은 글이다.하이든이 작곡한 교향곡 104곡을 비롯 68개의 현악 사중주곡, 20여 협주곡과 다수의 오페라 등은 대부분이 에스테르하치 공을 위한 작품이었다. 하이든이 타계한지 201년이 지난 지금 전세계인은 주군이었던 에스테르하치 공 보다 고용된 지휘자였던 하이든을 더 잘 아니 아뿔사, 권력과 돈은 한 때지만 예술은 영원하구나! 에스테르하치 공은 하이든 때문에 알려지고 있는 셈이다. / 신상호(전북대 음악학과 교수)
전주 아카갤러리(대표 박지혜)가 미술 애호가들의 그림 장터인'전북현대미술제'를 개최한다.전북현대미술제운영위원회가 주최하고 AKA아트그룹(AKA갤러리·AKA Space)·아트컴퍼니 미술시대(대표 류석우)가 주관하는 이번 전북현대미술제는 16일부터 21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1·2·3층 전시실에서 국내 현대미술을 이끄는 전국 지역 작가 50명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자리다.박지혜 대표는 "미술시장이 침체기에 사설 갤러리가 전국의 작가들을 초청해 아트페어를 여는 것은 다소 무모해 보일 수도 있다"며 "하지만 수준 높은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전북 미술사에 한 획을 긋는 행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한국화 서양화 조각 도예 사진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작가들의 초대전과 특별전이 열린다. 초대전(1·2층)은 전시실에 개인공간을 마련해 작품을 내놓는 것으로 부스전을 대신하며, 특별전(3층)은 100~200만원 소품전으로 꾸려진다.초대작가는 전통과 현대, 구상과 추상을 넘나들며 표현해온 김병종 서울대 교수를 비롯해 '극사실주의 1세대 작가'로 알려진 이석주 숙명여대 교수, 서양화를 하면서도 판화와 설치(입체)로 영역을 넓혀 온 지석철 홍익대 교수, 극사실주의적으로 자연 이미지를 재현해온 주태석 홍익대 교수 등이 눈에 띈다. 지역작가로는 '현대 수묵화의 대가'로 꼽히는 송수남, 빌딩 숲을 강한 수묵으로 표현한 이철량 전북대 교수, 조선시대 서민들의 삶이 생동감있게 담긴 글씨체인'민체(民體)'를 세상에 내놓은 서화가 여태명 원광대 교수와 선기현 전북예총 회장, 김두해 전북미술협회 회장, 이흥재 전북도립미술관장의 작품 등도 만나볼 수 있다.특별전에는 골프 조각을 처음 개척한 조각가 국경오, 야생화·장미를 극사실적으로 서정성을 표현한 김재학, 나무판에 대추와 사과를 극사실적으로 그린 서양화가 이목을 등도 함께 한다.류석우 대표는 "50인 작가의 면면을 보아도 개성있는 작업으로 한국미술을 대표하는 데 부족함이 없을 것"이라며 "지역에서 열리는 미술시장의 큰 축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악관현악과 연극의 흥미로운 만남.전북도립국악원(원장 이선형) 관현악단(단장 류장영)이 경인년 백호해를 맞아 창작 국악관현악과 연극을 접목시킨 공연'호랭이 물어갈 놈'을 올린다.15~16일 오후 7시30분 전주전통문화센터 놀이마당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은 관현악단 단원들이 창작 음악에 맞춰 연주하고, 연기하면서 춤도 추며, 한지인형극이 곁들여진 기획 공연으로 시도됐다.이번 공연에서 연출·작곡·지휘 등을 도맡은 류장영 단장은 "연주단원들이 직접 연기하는 새로운 형식의 공연"이라며 "새로운 관현악곡을 제시한다는 점에서도 매우 새롭고 흥미로운 작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전래동화 '햇님 달님','가마를 탄 호랑이'를 비롯해 삼국유사에 전하는 설화 '김현감호'를 주제로 한 나쁜 호랑이, 불쌍한 호랑이, 용감하고 착한 호랑이가 차례로 그려진다. 단군신화에 등장하는 호랑이가 참을성 없는 호랑이가 아니라, 영웅의 기상을 가진 용맹하고 정의로운 호랑이, 악을 물리치고 세상을 구하는 지혜로운 호랑이라는 것을 담았다.연출은 류장영 단장과 정진권, 극본은 곽병창 우석대 교수가 맡았으며, 작곡은 안태상 강성오씨가 참여했다. KBS 전주방송총국이 후원하며, 전주전통문화센터가 협찬한 이번 공연은 무료. 문의 063) 280-7000.
"흥분과 떨림을 안고 무대를 준비한 끝에 큰 상을 받아 기분이 좋습니다. 대상 수상으로 마음의 큰 짐을 벗어던진 것 같아 홀가분 합니다."지난 9일부터 전남 목포 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제22회 전국 국악경연대회'에서 판소리 명창부 대상(대통령상)을 수상한 남원출신 소리꾼 김민영(36)의 소감이다.전국에서 최고의 기량을 가진 국악인들이 대거 참여, 어느때보다도 치열한 경합을 벌인 이번 대회에서 그는 예선에서 흥부가중 흥부가 비는 대목인 '두손 합장'을 노래했고, 본선에서는 수궁가중 '별주부가 세상 나가는 대목'을 불러 영예의 대상을 차지, 상금으로 1000만원도 받았다.그는 수궁가 별주부 세상나가는 대목을 선택한 이유는 애절한 대목이 많아 청중에게 많은 감동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성음을 연습하느라 안그래도 남성적인 걸걸한 목소리가 더 쉬었다는 그는 오는 11월 17일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창작판소리 '열사가'를 올릴 계획이다.열사가는 판소리 다섯바탕에 비해 거칠고 덜 다듬어져 판소리로서 곰삭은 형태는 아니지만, 소리꾼들이 힘있게 풀어내는 '대한독립만세'란 열사들의 외침이라 공연할 때마다 가슴뛰고 설렌다고 말했다.전북대 한국음악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으며 전정민 김일구 이성근 성우향 최승희 전인삼씨를 사사했다.현재 전주시립국악단 수석단원과 한국미래문화연구원 음악분과위원이며 , 전북대와 전주교육대학원에 출강하고 있다.
김성수는 김토산이라고 하는 소리꾼에게 소리를 배웠다고 하였다. 그런데 김토산은 판소리사에 별로 알려지지 않은 사람이다. 김성수의 말을 빌면 김토산의 조부가 이날치의 제자라고 하였다. 그런데 김토산은 또 김성수의 부친 김용달의 외당숙이라고 했다. 김토산은 흥덕면 후포리에 살았다고 하는데, 김성수와 나는 김토산이 살았다는 집을 찾아간 적도 있었다. 후포리는 명창 김소희의 고향인 사포리와 마주 보고 있는 포구이다. 당연히 김소희도 김토산을 알만한 처지이다. 김소희도 김토산에 대해 언급을 한 적이 있는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니까 김토산이라는 소리꾼이 있었던 것, 그리고 상당한 소리 실력을 갖추고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김성수는 김토산으로부터 도막소리를 배운 것 같다. 본인은 <심청가> 전부와 <춘향가>, <흥보가>, <적벽가> 등을 배웠다고 했지만, <심청가>도 다 배운 것 같지는 않다. 김성수는 <심청가>를 완창할 수 있었지만, 그것이 모두 김토산에게 배운 것은 아니었다. 우선 김성수의 <심청가>는 극히 일부분만을 제외하고는 <김연수 바디 심청가>와 똑같다. 김토산에게 전 바탕을 배웠다면 구태여 김연수의 사설을 가져다가 쓸 필요가 없는데, 김연수의 사설을 이용하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나머지는 자신이 만들어 넣은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김성수의 <심청가>는 사설은 김연수의 것과 거의 같지만, 선율은 아주 다르기 때문이다. 물론 김성수가 김연수와 관련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김성수는 서른두 살 때 <춘향가> 사설을 정리하려고 선운사에 내려온 김연수의 시중을 3-4개월 들었다고 하였다. 그렇지만 그것으로 김성수와 김연수를 사제관계로 보기는 어렵다.김성수가 장기로 삼았던 것은 <흥보가>였다. 특히 그의 '제비노정기'는 아자기한 부침새가 참으로 멋진 소리였다. 그래서 나는 이 <흥보가>를 신나라뮤직에 소개하여 녹음을 했다. 전부는 아니고 '박 타는 데'만 녹음을 해서 LP 한 장으로 냈다. 고수는 아마추어 명고수 송영주 선생이 맡았다. 송영주 선생은 전직 정읍 국회의원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아마추어 최고의 명고수였다. 프로들도 가지지 못한 아름다운 북가락을 많이 가지고 있어서 귀중한 소리와 북가락을 같이 기록한다는 뜻으로 녹음을 했다.김성수는 흔히 소리할 때마다 소리가 다르다는 평을 들었다. 그 말은 사실은 즉흥성이 그만큼 강한 소리라는 뜻이다. 박동진에 대해서 말할 때도 썼지만, 참으로 창조적인 역량이 있는 소리꾼만이 즉흥성을 발휘할 수 있다. 그리고 즉흥성이야말로 판소리가 가진 본래의 특성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김성수는 즉흥성이 매우 강한 창조적인 소리꾼이었다는 말이다. 그러기에 다 배운 적도 없는 <심청가>를 완창까지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보면 김성수는 박동진과 비슷한 성격의 소리꾼이다.김성수는 <흥보가>를 녹음할 무렵엔 여수에 머물고 있었다. 여수에 있는 판소리 애호가들이 김성수를 불러다 앉혔던 것이다. 그런데 <흥보가> 녹음을 마치고 내려간 며칠 후 김성수는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넘어져 허리를 다치고 말았다. 목숨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그는 몸을 쓸 수가 없었다. 아들이 있는 김제로 돌아와 누워 지내던 김성수는 1993년 세상을 떠났다. 세상을 떠나기 직전 그를 만난 자리에서 김성수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갈고 닦아 놓으면 끝에 뭣인가 나올테지라우. 소리허다가 기운 팡겨서(지쳐서) 못허면 말로라도 해야제."불운했던 김성수를 끝까지 지탱해준 것이 바로 이러한 그의 예술을 향한 집념이었을 것이다. /최동현(군산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 문화놀이터:옥상 #1 오래된 라디오 8일 오후 6시 전주 남부시장 2동 2층 하늘정원남부시장번영회가 주최하고 사회적기업 (사)이음이 마련한 자리. 오래된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가슴에 와닿는 계절, '올드 팝'과 '올드 무비 OST' 등을 연주한다. 전주 통기타사랑모임 운영진으로 활동하고 있는 최정엽과 통기타 남성 듀오 'H.U.B'가 함께 한다. 관객들을 위해 따뜻한 차와 무릎담요, 손난로 등이 준비된다.▲ 송원진 송세진이 들려주는 불멸의 사랑이야기 8일 오전 11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매월 둘째주 금요일 오전에 열고 있는 '행복한 11시의 음악이야기'. 바이올리니스트 송원진과 피아니스트 송세진이 '불멸의 사랑이야기'를 전한다. 송원진은 김연아 아이스쇼에서 '죽음의 무도'를 연주, 화제가 됐던 연주자. 송세진은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의 '제27회 주목할 예술가상'을 받았다. 전주가 고향인 자매 예술가. 음악과 이야기가 함께 한다.
▲ 한마음 - 따로 또 같이展대학교수, 음악방송 진행자, 의사가 따로 또 같이 모여 첫 전시를 열고 있다. 11일까지 전주 교동아트스튜디오에서 열리고 있는 '2010 한마음 - 따로 또 같이'전은 지인들의 자화상이 조우되는 자리다.참여작가는 이창규 원광대 미술대학 명예교수, 이경태 전주교통방송 월드음악 진행자, 최경수 한마음병원 원장, 정상현 우석대 행정학과 교수.이창규 교수는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두 사람과 그림 그리기를 즐기면서 인생을 살아가는 두 사람이 만나 한마음 모임을 결성하고, 첫 전시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40여 년 넘게 붓을 잡은 미술대학 교수, 최근에서야 미술을 배우기 시작했다는 의사에 이르기까지 미술에 몸 담은 시간은 각기 다르지만, 솔직담백한 자화상이 담겼다. 이들은 첫 회원전이지만, 앞으로도 마음을 모아 정기전을 꾸준히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0 아르노마드전"같은 길을 걸으면서도 서로 다른 시선으로 찾아낸 것들이 소중하고 아름다웠습니다. 그림 속에서 늘 행복한 유랑이 되길 꿈꾸면서 연 전시입니다."아르노마드회(회장 명안나)가 열고 있는 두번째 회원전. 유화를 사랑하고 고집하는 이들이 지난해 창단, 고정순 김경은 명안나 문상희 양재호 조영란씨가 참여했다.김경은씨는 "유화는 텁텁하면서도 묵직한 맛이 있어 보면 볼수록 질리지 않는다"며 "이런 매력에 빠진 이들이 앞으로 더욱 많아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뜻을 모아 회원전을 열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제주도 유채꽃, 첫 가을의 풍광, 정읍 산외마을 등 사실적인 유화를 화폭에 담았다. 서로 다른 듯 닮은 화폭이 가을의 향기를 전한다. 개막식은 8일 오후 5시30분에 열린다.
마루 끝에 소슬바람이 불어오면서 일상은 접어들고 날이 저물기 시작하면 밭일 나갔던 종갓집 아주머니는 호미자루 들고 인기척을 내면서 집으로 돌아간다. 가마솥 뚜껑 여닫는 소리에 밥 짓고 구들장 데우느라 지피는 굴뚝의 연기는 댓잎 사이로 지는 노을을 가리운다. 강변의 작업실은 또다시 밀려오는 고요함과 누군가에 대한 그리움으로 마당을 서성이다가 담 너머 앞산만 바라보곤 한다.고요함과 그리움은 수도하는 자들의 기쁨이기도하고 고통이기도 하다.깊고 높은 산사 선승(禪僧)들 수행처의 굴뚝연기가 산자락에 낮게 내려앉으면서 상사화 꽃대에 휘감긴다. 오래 전 어떤 스님이 세속의 여인을 애틋하게 사랑을 했는데, 날마다 그 여인을 그리워하면서도 신분이 신분인지라 만날 수가 없었다. 스님은 이 안타까운 심정을 담아 예쁜 꽃을 절 앞마당에 심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그 꽃이 초가을이면 산기슭을 붉게 물들이는 상사화다.꽃이 필 때는 잎이 없고 잎이 있을 때는 꽃이 피지 않으므로, 꽃은 잎을 생각하고 잎은 꽃을 그리워한다 하여 상사화라는 이름이 붙었다.
서양화가 유휴열(61)씨가 '2010 마니프(MANIF)서울국제아트페어'에 참가하고 있다. 13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마니프는 평범한 샐러리맨을 미술 애호가의 길로 안내하고자 '김과장 전시장 가는 날'을 기치로 내건 그림장터. 1995년 시작돼 올해로 16회째를 맞는 이 행사는 원로부터 중진, 신진에 이르기까지 국내·외 작가 134명이 참여하는 개인 부스전 형식으로 열리고 있다.총 20여 점을 내놓은 이번 전시는 알루미늄 주름판을 소재로 한 '생-놀이' 연작이 다수를 차지한다. 알류미늄 판재를 오려붙이던 기존 기법에서 벗어나 음각과 양각의 기법을 병행해 알류미늄 판재를 붙이고 그 위에 석분과 아크릴·유채물감을 혼합해 제작했다. 알루미늄 주름판은 주름의 방향과 빛의 각도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을 전한다. 주름판 골이 가로, 세로 일정한 문양을 내면서 투박하면서도 따뜻한 질감을 나타낸다.이번에는 유화 작품도 많이 내놓았다. 유씨는 "특히 이번 여름에는 반입체 부조보다는 유화에 집중했다"며 "날씨가 더워 유화가 빨리 마르다 보니, 정말 신나게 작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가장 한국적인 미적 가치를 탐구하는 작업의 연장선. 알루미늄판에 유화물감이 칠해진 작품들은 조명과 어우러져 한바탕 더덩실 춤판이라도 벌일 것 같다. '삶은 곧 축제'라는 메시지를 전하면서 말이다.
신라시대 금석문 중에서 널리 알려진 것으로 진흥왕순수비를 들 수 있다. 신라 진흥왕(眞興王, 534-576년, 재위 : 540-576년)은 7세에 법흥왕의 양위로 왕이 되었는데, 즉위 당시에는 너무 어린 탓에 어머니 태후가 섭정을 하였다. 안정된 왕권을 수립한 진흥왕은 이후 정복활동을 통하여 신라의 전성기를 구가하였다. 그는 새로 개척한 땅을 순무하며 비를 세웠는데 현재까지 4개의 순수비(창녕·북한산·황초령·마운령)가 전한다. 이 4개의 비가 순수비로 밝혀지는 데에는 조선후기 금석학자이자 대서예가인 추사 김정희의 공로가 크다.김정희는 1786년 충남 예산에서 김노경의 장자로 태어났으나 출계하여 서울에 있는 백부 김노영의 양자로 들어가 그의 대를 이었다. 그러나 12세 때 김노영과 조부 김이주가 같은 해에 세상을 떠나는 불운이 닥쳤다. 그 후 추사는 생부인 김노경의 영향권에 있으면서, 당시 신진학자로 이름이 높던 북학파 초정 박제가의 제자가 되어 학문에 대한 기초를 다지게 되었다. 박제가는 이미 연경을 세 차례나 방문한 적이 있는 북학자로서 선진의식을 지닌 인물이었다. 그러던 추사가 동지사 부사로 선발된 아버지를 수행하여 연경(북경)에 들어간 것이 24세였다. 추사는 이미 박제가로부터 북학에 대한 수업을 받아 누구보다 의식이 앞서 있었고, 배움의 열기도 뜨거웠다. 이 때 추사는 중국의 대학자 완원과 옹방강을 만나 사제의 연을 맺고 그들로부터 학문과 문화에 대한 가르침을 받았다. 이후 그는 자신의 호를 완당(阮堂)이라 바꾸고 옹방강의 호인 담계(覃溪)를 따서 보담재(寶覃齋)라는 당호를 사용하였다.연경을 다녀온 추사는 금석학에 눈을 돌렸다. 이것은 연경에 갔을 때 두 스승 특히 금석학자였던 옹방강에게 조선의 고비 탁본들을 선물하였는데, 그 탁본들을 살펴본 옹방강이 여러 가지 가르침을 전해주었기 때문이다.귀국한 추사는 이후로 조선의 산하를 누비며 고대 금석문을 발굴하고 연구하기 시작하였다. 이렇듯 추사의 금석학은 연행이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음을 말할 나위가 없다. 그에게 금석학은 당시 심각하게 대립하고 있던 세도정치의 상황에서 정쟁에 휘말리지 않으려 정치 밖의 일에 몰두한 하나의 방편이기도 했다. 추사의 금석학에서 가장 빛나는 업적은 진흥왕순수비를 고증한 일이다. 특히 북한산 진흥왕비를 고증하여 속설을 변파한 일은 특기할만하다. 북한산비와 후에 재발견한 황초령비를 '진흥이비고(眞興二碑攷)'라는 제목으로 치밀하게 논증한 원고에서 문헌고증의 방법을 총동원하여 비의 내용을 분석하였다. 이 과정에서 역대 전적의 오류를 바로잡기도 하고 종래의 의혹된 설을 변파하는 등 금석학적 성과를 이룩하였다. 실로 고증학적 학문자세를 가장 여실하게 보여주는 예라 할 것이다.추사가 북한산비를 발견한 것은 31세 때, 연경에 다녀온 6년 뒤의 일로서 그 경위가 문집에 상세히 기록되어 있는데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이 비는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어 요승 무학이 잘못 찾아 여기에 이르렀다는 비〔妖僧無學枉尋到此之碑〕라고 잘못 칭해왔다. 그런데 가경 병자년 가을에 내가 김경연과 함께 승가사에서 노닐다가 이 비를 보게 되었다. (…) 마침내 이 비를 진흥왕의 고비로 단정하고 보니, 1천 2백년이 지난 고적이 일조에 크게 밝혀져서 무학비라고 하는 황당무계한 설이 변파되었다. 금석학이 세상에 도움이 되는 것은 바로 이와 같은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어찌 우리들이 밝혀낸 일개 금석의 인연으로 그칠 일이겠는가. 그 다음해인 정축년 여름에 또 조인영과 함께 올라가 68자를 심정하고 돌아왔고, 그 후에 또 두 자를 얻어 도합 70자가 되었다."추사에 의해 비로소 북한산비가 진흥왕순수비로 밝혀지게 된 것이다. / 이은혁(전주대학교 한문교육과 겸임교수)
'2010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올해 처음 시도하는 '소리 오작교(五作交)'는 '10년 후 판소리는 어떤 모습일까?'라는 고민에서 출발했다.판소리를 중심에 두고 10명의 창작자들이 만나 5개의 작품을 만드는 새로운 창작인큐베이터. 칠월칠석 오작교가 견우와 직녀를 만나게 해주듯 소리축제가 창작자들간의 또는 장르간의 다리가 되어주는 프로젝트다. 5개의 작품이 공개되는 날짜도 5일 오후 5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이다.가장 관심을 모으는 무대는 소리축제가 '소리 오작교'의 기획 의도와 가장 가까운 팀이라고 소개한 '온고을 상상력-비비나루傳'. 정민영 백상웅 박태영 등 전북지역 젊은 예술가들로 구성됐다.정민영은 전북대 한국음악과를 졸업하고, 현재 남원 국립민속국악원 비상임단원과 판소리퍼포먼스그룹 미친광대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소리꾼. 박태영은 원광대 국악과를 졸업하고 사물놀이패 동남풍 단원으로 얼굴을 알렸으며, 현재 달이앙상블 대표를 맡고 있다. '비비나루傳'의 사설을 쓴 백상웅은 우석대 문예창작과 시절부터 문청들이 선망하는 상들을 휩쓸며 실력을 인정받아온 시인. 올 초 전북일보 신춘문예 동화부문에 당선되며 '동화 쓰는 시인'이 되었다.'비비나루傳'에서는 전주의 만경강 비비정 나루터를 중심으로 할아버지 뱃사공에서 아버지 뱃사공으로, 아버지 뱃사공에서 아들 뱃사공으로 전해져온 이야기들을 판소리로 풀어낸다. 판소리 장단과 전통음악의 가락들을 차용, 조선시대부터 일제시대, 6·25전쟁까지 전설 같은 이야기와 잊혀진 이야기들을 따뜻한 느낌으로 들려줄 예정. 판소리 장단 개념에서 벗어나 소리북과 장구, 젬베 연주가 브릿지 음악으로 흘러나오거나 베이스로 깔린다. 이들은 "우리 지역을 소재로 한 창작판소리가 시도는 많이 되고 있지만 1회성이나 행사용으로 그쳐 늘 아쉬웠다"며 "어차피 창작판소리라면 이 시대에 맞는 형식이나 새로운 가락들을 탄생시켜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과 호흡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임방울 명창(1905∼1961)의 소리를 애니메이션으로 새롭게 들어보는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 역시 전북 출신 애니메이터 전우진이 작업했다. 전우진은 2007년 애니메이션과 실사영상이 혼합된 하이브리드적 동영상이 중심이 된 뉴미디어아트 전시회를 선보여 이슈가 됐던 작가. 익산 출생으로 전북대 미술학과와 영상산업공학부를 졸업하고, 런던 킹스턴대학교에서 공부했다. 현재 전북대와 충북대에서 영상 및 애니메이션 제작 관련 강의를 하고 있다. 이번에는 임방울 명창이 1950년대에 녹음한 '호남가'의 사설을 바탕으로 2D 애니메이션을 제작했다.'Dreams from The Ancestor(조상이 남긴 꿈)'로 '2009 한국대중음악상' 크로스오버 부문에서 음반상과 연주상을 차지한 미연&박재천 듀오는 '소리 오작교'에서 'Dreams from The Ancestor Part2'를 선보인다. 한국음악의 세계화와 다양화를 가장 많이 고민해 온 미연&박재천 듀오의 아방가르드 프리뮤직과 따뜻한 울림을 가진 소리꾼 서명희 명창의 서정적인 판소리 보컬이 어우러진다.올해 소리축제 로고송을 작곡한 김승진과 개막공연 '천년의 사랑여행'에 '도깨비'로 출연한 소리꾼 김봉영, 신나는극단 하늘나는오징어의 오미영 대표가 결합한 '날아라 에코맨'은 옥탑방 스레이트 지붕 아래서 살아가는 백수 이야기. 실업문제와 환경문제를 동시에 다루고 있다.'투 사운드 퍼포먼스(Two Sound Performers)'는 '쏘울짬뽕'과 '이태원프로젝트' 등에서 다양하게 활동하고 있는 소리꾼 황애리와 한국인 부모를 둔 프랑스 교포 2세 세르 지미의 만남이다. 판소리 다섯바탕을 미니멀한 구성의 악기와 장비들로 새로운 퍼포먼스로 펼쳐낸다.
"한국음악의 동시대성이란 무엇인가? 한국음악은 한식처럼 동시대적인가? 아니면 한복처럼 과거적인 유물이나 유산과 같은 것인가?"지난 3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10 전주세계소리축제' 월드뮤직심포지엄 '21세기 한국음악의 과제 : 동시대성과 보편성'에서는 '한국음악의 동시대성'에 대한 논의가 활발했다.이소영 한국학중앙연구원 연구교수는 "호주의 유명 재즈 드러머가 우연히 한국 전통음악을 듣고 충격을 받는 내용의 영화 '땡큐, 마스터 킴'이 최근 개봉해 화제가 되고 있다"며 "리듬이나 선율 등 각개 요소로 분절되지 않은, 한국음악의 미학적 권위와 정신에 대한 아우라를 지키며 그 속에서 다른 음악과 교류할 때 결과적으로 동시대성과 세계적 보편성을 함께 통일시켜 낼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교수는 "한국음악의 동시대성과 보편성에 대한 시각은 각기 다를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문제는 우리 음악가들이 우리 음악에 대한 자부심과 지식, 열정이 있는가"라며 "한국음악이 동시대적인 음악으로 설득력을 갖고 제3의 새로운 진화로 나아가는 데에는 한국음악에 대한 진정성 있는 애정이 필요조건"이라고 강조했다.말레이시아 월드뮤직페스티벌인 열대우림세계음악축제의 공동설립자이자 자문위원인 랜디 레인로쉐는 "한국에서는 전통음악을 현대화하는 과정에서 기본적이고도 전통적인 한국음악적 요소들을 뒤로 밀쳐둔 채 서구 또는 다른 국제적인 그룹들을 모방하려 한다"며 그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그렇게 나온 음악은 종종 감성적으로 보면 경박하고 역동적으로 보면 깊이가 얕고, 서양의 음악적 요소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며 "그런 유형의 음악이 한국 시장에서 인기가 있을지는 몰라도 한국인의 정체성을 상당 부분 잃어버리게 만들어 국제시장에서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게 한다"고 지적했다.한국에서 가야금과 시조를 배운 경험이 있는 그는 "한국의 전통음악에서는 독창적인 한국문화로서 '혼'이 발견되는데, 유럽에서 공연한 한국의 대표적인 타악기 그룹이 음악으로 한국의 혼을 보여주지 못하고 동작과 의상 등으로만 자신들의 음악을 흥미롭게 만드려고 하는 것을 봤다"며 아쉬워 했다.이에 앞서 이교수는 "퓨전국악이 국악의 상품화 혹은 대중화를 이루려고 한다면 자신들의 음악이 어떤 시장을 타겟으로 하는지 마케팅의 기본 원리를 알아야 한다"며 "퓨전국악의 대부분이 대중화를 외치지만 정작 대중들의 구매로 이어지지 못하는 것은 종합선물세트를 넘어서는 무엇을 풍기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2010 전주세계소리축제'의 폐막공연'함께 부르는 노래'는 세계의 소리가 전주로 들어오고, 우리의 소리가 세계로 뻗어나가는 무대다.5일 오후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야외공연장에서 열리는 이번 폐막공연은 축제 기간 인기를 얻은 작품들을 엮어 갈라쇼로 올려진다.KBS 어린이 합창단과 퓨전 타악팀 '대한사람'의 무대를 시작으로 소리 프론티어 수상팀인 '아나야'와 윤도현 밴드, 가야랑, 집시 기타리스트 티티 로빈과 '박사 소리꾼'인 채수정의 합동 무대, '민요 신동' 송소희, KBS 어린이 합창단 등이 대거 출연한다. 100여 명에 이르는 출연진들이 객석을 넘나들며 신명나는 무대를 선물한다. 방송인 김제동씨와 소리축제 홍보대사인 쌍둥이 가야금 가수 '가야랑(언니 이예랑·동생 이사랑)'이 사회를 맡는다.폐막 공연 뒤 무대는 모악 광장으로 옮겨진다. 화려한 불꽃놀이를 배경으로 임실필봉농악단과 '대한사람'이 '내고 달고 맺고 풀고'를 주제로 한 대동놀이로 흥을 더하면서 '2011 전주세계소리축제'를 기약한다.
2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실을 찾은 전북일보 창간 60주년 기념 사진전 '전북의 자화상'에서 전주 완산서초등학교 학생들이 '그 때 그 시절'의 이야기를 듣고, 열심히 기록하고 있다.3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실에는 우크라이나 대사관 직원들도 찾았다. 이들은 전북일보 창간 60주년 기념 사진전 '전북의 자화상'을 통해 굴곡의 현대사 60년을 조망했다.
전북과 깊은 인연, 거장 황석영 ‘금관문화훈장’ 수훈
시간과 존재의 숨결로 표현한 기도 형상
여산장학재단, 제5회 여산문화상 시상 및 장학증서 전달식 성황
'작지만 강한' 전북도립미술관의 반란
전주 MBC 특집다큐멘터리 ‘치유의 손길 생명을 잇다’
전북 민미협 30주년 기념전 ‘동학에서 빛의 혁명까지’
140년 만에 되살아난 ‘전라감영 접빈례’, 옛 외교의 품격을 잇다
부안여성작가 13명, 30일까지 제9회 단미회展 ‘Art Memory’
전주문화재단, 2025 이팝프렌즈 예술상 수상 후보자 공모
제3회 전북특별자치도 예술·관광상 공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