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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구전 무형유산 中 '곤곡'

중국 전통희곡 중 가장 오래된 극 중 하나인 곤곡(崑曲). 600여년 전통으로 중국 전통희곡의 '살아있는 화석'이라 불리는 곤곡이 전라북도를 찾았다.사단법인 한국연극협회 전북지회(지회장 류경호)가 주최하는 '제12회 중국 강소성 문화청 교류공연'이 4일 오후 4시 전주 창작소극장, 5일 오후 4시 남원 국악의성지에서 열린다.곤곡은 화려한 곡조와 우아한 대사, 섬세한 연기, 역동적인 춤 등 중국 전통미학 속 정서와 상징들을 시적으로 가장 잘 표현한 예술. 노래와 무용, 연기 등이 조화를 이뤄야 하기 때문에 곤곡 배우는 모든 분야에서 능숙해야만 완전한 인물을 연기할 수 있다. 2001년에는 그 가치와 예술성을 인정받아 유네스코 '인류 구전 무형유산 대표작'에 선정됐다.이번 교류공연에서는 중국 강소성 소주 곤곡단의 '모란정' 중 '유원경몽'이 펼쳐진다. 소주 곤곡단은 1956년 창립, 우수 곤곡 연기자를 배출하고 청년연기자들을 양성하는 등 큰 성과를 내고 있는 단체. '2010 전주세계소리축제' 개막 공연에도 출연해 이 작품을 선보였으며, 주인공 이름이 '춘향'이어서 더욱 화제가 됐다.류경호 전북연극협회장은 "우리 협회와 강소성 문화청은 15년 이상 공연교류를 통해 친구 이상의 우의를 다져왔다"며 "이번에 초청된 곤곡은 중국 전통 경극 중 하나로 강소성 소주지역의 특징이 잘 드러나는 아름다운 무대공연양식"이라고 소개했다. 공연 관람은 무료.

  • 전시·공연
  • 도휘정
  • 2010.10.04 23:02

[전주세계소리축제] 고음반 감상-옛 소리로의 초대

'2010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우리가 들을 수 있는 가장 오래된 판소리의 원형을 찾아나선다.판소리 연구가 이규호씨가 함께 하는 고음반 감상 '옛 소리로의 초대'가 4일 오후 7시 전주한옥생활체험관에서 열린다.'옛 소리로의 초대'는 음반이 등장한 20세기 초 음반자료가 남아있는 5명창들의 소리를 감상하는 자리다. 20세기 이전 명창들이 구전과 기록으로 활동이 전해지고 있지만 소리 자료가 없어 구체적인 음악은 알 수 없는 점을 고려한다면 귀한 자리라는 것을 알 수 있다.5명창으로는 김창환 송만갑 이동백 김창룡 정정렬 이선유 유성준 등이 거론되는데, 고음반 감상에서는 천구성으로 성음이 매끄럽고 구성진 김창환(1854∼1939), 수리성으로 통성을 구사하는 몇 안되는 소리꾼이며 판소리 발성의 전형을 보여주는 송만갑(1865∼1939), 성음이 미려하고 우람한 이동백(1866∼1950), 매끄럽고 낭랑하고 단단한 성음을 지닌 김창룡(1872∼1943), 곰삭은 수리성을 지닌 정정렬(1876∼1938), 성량은 작았지만 성음이 맑고 구성졌던 이선유(1873-1949)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이씨는 "음반기록을 통해 접할 수 있는 가장 오래된 소리인 5명창들은 중앙무대에서 청중들의 선택을 받은 마지막 소리꾼들이었다"며 "청중의 열렬한 지지와 냉혹한 비판 속에 생존한 이들의 소리에는 다양한 음악어법들이 살아숨쉰다"고 설명했다. 소리에서 제일 중요하게 여기는 성음이 살아있고 다양한 붙임이 있으며 예술가로서 치열함도 있다는 것. 이씨는 "5명창의 소리엔 판소리의 본질이 담겨있다"며 "5명창 시대의 판소리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감상회에서는 '춘향전' '심청전' '흥보전' 등 전판을 창극식으로 배역을 나누어 녹음한 전집류에서 '춘향전' 중 일부분('이별가'에서부터 '십장가'까지)을 복원할 예정. 5명창들의 성음놀음과 다양한 붙임, 선율진행 등에 초점을 맞춰 음악어법에 대해 살피고 판소리의 앞날을 성찰할 예정이다. 해설을 곁들인 음반감상이 끝나면 복원연주가 이어진다.이번 감상회는 옛날 안방놀음처럼 가족적이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된다. 복원연주자와 청중들 간에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도 마련된다.

  • 전시·공연
  • 도휘정
  • 2010.10.04 23:02

[전주세계소리축제] 백제기행서 월드뮤직 강연한 황우창씨

"월드뮤직을 즐기려면 관점의 차이를 먼저 인정해야 합니다. 한국 사람 관점으로 보지 말고, 철저하게 그 나라 사람이 되어 그 나라의 문화를 즐긴다고 생각하십시오."1일과 2일 '2010 전주세계소리축제' 현장에서 열린 '국악평론가 윤중강과 함께 하는 제126회 마당 백제기행'. 사단법인 마당이 마련한 이날 행사에는 '소리 프론티어' 심사위원인 월드뮤직 칼럼니스트 황우창씨가 초대돼 월드뮤직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그는 "월드뮤직이란 각 지역의 특성을 담고 있는 음악으로, 될 수 있는 한 그 나라 사람이 그 나라 언어로 부르는 것"이라며 "동서고금,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인간 본연의 공통된 정서 즉, 희로애락을 느낄 수 있는 음악 중 이미 규정돼 있는 장르를 제외한 음악"이라고 설명했다.그는 "그러나 세계적으로 월드뮤직이란 표현을 꺼려하는 추세이며, 정치적 이데올로기를 비롯해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해 '뮤직 오브 더 월드(Music of the world)'로 표현하는 것이 힘을 얻고 있다"고 덧붙였다."월드뮤직이 그 나라의 전통음악이면서 대중음악인 곳이 많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전통음악은 대중음악도 아니면서 아직 월드뮤직이라고도 할 수 없죠."그는 "전통음악과 대중음악 사이의 스펙트럼에 놓여있는 모든 음악을 월드뮤직이라고 할 수 있다"며 "전통음악의 음악적 형식이나 내용 등에 있어 외국인들이 자유롭게 고를 수 있도록 한국 월드뮤직의 가능성을 다양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백제 기행 참가자들은 윤중강씨와 함께 개막공연 '천년의 사랑여행'을 비롯해 해외초청공연 '티티 로빈', 한국월드뮤직열전 '소리 프론티어' 등 소리축제의 주요 공연과 전북일보 주최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전북의 자화상-60년의 기록, 전북의 역사가 되다'전을 감상했다.

  • 전시·공연
  • 도휘정
  • 2010.10.04 23:02

[전주세계소리축제] 'KB소리상' 받은 아나야와 '수림문화상' 받은 소나기 프로젝트

'2010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야심작으로 내놓은 한국월드뮤직 열전'소리 프론티어'의'KB 소리상'은 퓨전국악그룹'아나야','수림문화상'은 '소나기 프로젝트'에 돌아갔다. 각각의 팀에는 창작지원금 1000만원과 해외 진출 기회가 부여된다.'아나야'는 영화 '워낭소리'의 OST를 만든 팀으로 더 유명하다. 팀이름은 봉산탈춤에서 판을 열 때 8명의 까만 탈을 쓴 중(먹중)이 쓰는 구호로 모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전통 음악 가운데 민요와 판소리, 굿 등의 연주하면서 가요 보컬을 영입해 대중들의 흡인력을 높였다는 평가.대금 연주자 민소윤은 "뜻밖의 결과에 가슴이 벅차다"며 "한국에서는 몇 팀 안되는 월드뮤직단체인 만큼 국내시장을 개척하고 더 열심히 해 후발주자들의 좋은 모델이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소나기 프로젝트'는 타악 연주자 겸 보컬리스트로 활동하는 장재효가 이끄는 무대로 장구 다섯대로 폭발적인 에너지를 보여준다. 풍물굿의 개인놀음, 설장고춤 등 역동적인 장단 표현이 가능한 장구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되고 있다는 인식에서 출발, 새로운 모험을 시도했다. 보컬을 맡는 장재효는 "10주년을 맞는 소리축제에 이런 뜻깊은 행사를 마련해 줘 감사하다"며 "한국 월드뮤직에 관심을 갖고 지원해준 수림문화재단에도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심사위원으로는 곽병창 우석대 교수, 국악평론가 윤중강, 월드뮤직 칼럼니스트 황우창, 말레이시아 레인 포레스트 월드뮤직 페스티벌 설립자인 랜디 레인로쉬, 뉴욕월드뮤직인스티튜트 이사벨 소퍼가 참여했다.다음날 새벽 2시까지 이어진 공연에서는 관람객 300여 명이 빗속에서도 끝까지 자리를 지켜 그 열기를 확인했다.김명곤 조직위원장은 "한국월드뮤직과 퓨전국악을 이끌어가는 9팀의 참가자 전원에게 '소리 프론티어'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다"며 "내년에는 더욱더 풍성하고 열정적인 무대를 선물하겠다"고 밝혔다.

  • 전시·공연
  • 이화정
  • 2010.10.04 23:02

[전주세계소리축제] '판소리란 무엇인가' 로 34년만에 전주 온 조상현 명창

"좋아하는 것과 아는 것은 분명 다릅니다. 그런 점에서 전주는 소리를 좋아하는 고장이지 아는 고장은 아닌 것 같습니다."2일 오후 8시 전주한옥생활체험관에서 열린 '2010 전주세계소리축제' 조상현 명창의 '판소리란 무엇인가'. 일부러 어려운 제목을 가져다 붙이기 보다는 간단하면서도 명료한 제목을 직접 붙였다는 조명창은 폭포수 같은 성음과 사통팔달의 연기력으로 청중들을 사로잡는 무대 위 모습을 그대로 보여줬다."전주 뿐만 아니라 남원, 김제, 고창 등 전북이 국악의 고장이라는 것을 부인할 사람은 별로 없을 겁니다. 소리축제 이외에도 전주대사습놀이와 전국고수대회가 있지요. 거기에 학생대사습과 완산국악대제전까지 국악과 관련된 행사가 늘 왕성하게 이뤄지고 있지요. 국악이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다 보니 시장이나 도지사가 바뀌어도 자연스럽게 국악의 텃밭으로 일궈지는 것 같습니다."조명창은 "역사적으로는 판소리는 전남, 전북은 농악이었다"며 "언젠가부터 주객이 전도돼 전북이 우리나라 판소리의 못자리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판소리도 부익부 빈익빈"이라며 "판소리 하는 사람이 전라북도에 1000명이 있으면 다른 지역에는 2∼5명 있을 정도"라고 덧붙였다."많은 사람들이 국악은 지루하고 따분하고 뒤떨어진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피아노는 6∼7살부터 시작하면서 국악은 멀리하다가 어른이 되어 갑자기 우리 음악을 들으려고 하니 어색할 수 밖에 없지요. 길 가다 아는 사람을 만나야 악수를 하는 것처럼 국악도 자주 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1주일에 한 번 하는 국악 방송에서 원형이 아닌 서양악기가 들어간 퓨전 음악이 흘러나올 때면 아쉽습니다."그는 "퓨전음악은 전주비빔밥에 케첩, 치즈를 넣어서 비벼 먹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해외 여행을 가더라도 수백, 수천년 된 문화역사를 보지 않냐"고 반문했다.전남 보성에서 태어나 정응민 명창의 문하에서 소리공부를 시작한 그는 1976년 '제2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34년만에 전주 나들이를 한 조명창은 3일 소리전당 연지홀에서 열린 소리축제 대표 프로그램 '천하명창전-21세기 살아있는 전설들'에 성창순 최승희 명창과 출연, '수궁가' 중 '범 내려오는 데부터 끝까지'를 불렀다.

  • 전시·공연
  • 도휘정
  • 2010.10.04 23:02

[전주세계소리축제] 월드뮤직 아티스트 기자간담회

'2010 전주세계소리축제'의 해외 초청 공연 매력은 낯설음과 신선함이 공존한다는 데 있다. 국적과 장르를 불문한 뜨거운 공연은 예술의 지평을 무한대로 확장시켰다. 3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국제회의장 중회의실에서 열린 해외 초청팀 기자간담회에서 집시 기타리스트 '티티 로빈'과 퓨전 밴드 '바빌론 서커스', 아프리카 출신 아카펠라 그룹인 '아싸오'를 만났다.이들은 모두 한국 방문이 처음. 아싸오는 차드 음악을 바탕으로 가스펠과 재즈, R&B를 얹어 풍성한 음악세계를 선물했다. 이미 무대에서 한국인 관객들을 만난 아싸오는 "한국인들은 웃음이 많고 열정적어서 음악으로 하나가 된다는 걸 느낄 수 있도록 했다"며 "그것이 음악의 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프랑스 출신 10인조 퓨전 밴드인 바빌론 서커스는 스카(비트가 강한 서인도 제도의 팝)와 레게, 락, 재즈 등을 결합시킨 음악을 연주한다. 리더 마누엘은 "우리의 음악은 삶의 기쁨과 슬픔, 밝음과 어둠이 공존하는 세계를 표현해내낸다"며 "'바빌론 서커스'라는 팀명도 이러한 음악 스타일을 반영해 짓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박사 소리꾼' 채수정과 공동 작업을 하고 있는 티티 로빈은 서유럽과 북아프리카 음악과 음악을 결합시킨, 즉흥성이 가미된 역동적인 음악을 연주했다. 티티 로빈은 "유럽에서 유행하고 있는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를 보면서 한국 음악에 매료됐다"며 "한국의 판소리와 내 음악이 어떤 조화를 이루게 될 지 궁금하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 전시·공연
  • 이화정
  • 2010.10.04 23:02

[전주세계소리축제] 소리꾼으로 축제장 찾은 임진택 전 총감독

"제가 총감독일 때 창작판소리 꼭지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 때만 해도 창작판소리하는 사람이 저밖에 없었어요. 그렇다고 총감독이 출연할 수도 없고…. (웃음) 축제가 나서 창작판소리를 육성하고 싶었지만 미리 예산을 준비할 수 없어 아쉬웠습니다."2일 오후 6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서 열린 '2010 전주세계소리축제'의 '창작판소리 초대전'. 소리축제에 기획 단계부터 참여, 2002년과 2003년에는 총감독으로 활동했더 임진택 창작판소리12바탕 추진위원회 예술총감독은 "7∼8년만에 출연자로 돌아왔다"며 즐거워했다."박동실 선생님의 열사가에 이어, 박동진 선생님의 창작판소리, 그 다음이 저입니다. 70년대 이후 정치사회적 이유를 담은 창작판소리 네바탕('오적' '소리내력' '똥바다' '오월광주')을 만들었습니다. 대표적인 작품이 제목이 좀 지저분하지만 80년대 중후반 선풍적인 인기를 끈 '똥바다'입니다."그는 "올해 전북일보가 발간한 소리축제 가이드에 곽병창 소리축제 전 감독이 기고한 글을 봤다"며 "내가 전주에서 '똥바다'를 공연할 때 마치 물벼락을 맞은 듯한 충격을 받았다는 그의 말대로 흔히 386세대들이 '똥바다' 거름을 먹고 살았다"고 웃었다.10년 만에 다시 소리꾼으로 돌아와 올해 신작 '백범 김구'를 발표한 그는 이날 전주에서 환갑을 맞았다. 김제 출신으로 서울대 재학 시절부터 연극과 탈춤 등 민중문화에 관심을 갖다 동양방송 PD 재직 시절 정권진 명창으로부터 '심청가'를 배웠다.

  • 전시·공연
  • 도휘정
  • 2010.10.04 23:02

[전주세계소리축제] 개막공연에서 만난 안숙선 명창과 印 비르주 마하라지

개막 공연 '천년의 사랑 여행(1~2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단연 주목을 모은 것은 안숙선 명창과 인도의 전통 춤인 '카탁'을 선보인 비르주 마하라지·사스와티센 명인의 합동 공연이다.1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국제회의장 중회의실 개막 공연 기자 간담회에서 이들은 "언어도 다르고, 문화가 달라도 '사랑'안에서 하나가 된다"며 "아름다운 하모니를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카탁'은 인도의 선각자라 불리는 크리슈나무르티에게 바치는 춤으로 '이야기하면서 말하기(Storytelling)'을 뜻하는 '카타'에서 유래된 것이다. 개막 공연에서 이들은 안숙선 명창이 부른 '춘향가'의 '사랑가' 대목에 맞춰 크리슈나무르티와 라다 여신의 사랑 이야기가 듀엣으로 펼쳐졌다.비르주 마하라지는 "'카탁'은 전통 음악단의 경쾌한 연주에 빠른 발놀림이 이어지면서, 손짓·발짓으로 신과의 숭고한 교감을 표현하는 춤"이라며 "고행을 통한 종교의식을 치러야만 비로소 춤을 출 수 있게 된다"고 했다. 사스와티센도 "안 명창의 음악을 듣고 매료 돼 아름다운 사랑의 몸짓을 전할 수 있게 됐다"며 "나의 스승과 한국에 처음 온 것이지만, 이처럼 아름다운 사랑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개막 공연에서 당산 여신을 맡은 안 명창은 "10주년을 맞는 소리축제가 세계의 전통음악과 교류하는 장이 되길 기원한다"며 "소리축제가 소리하는 사람들의 유일한 장이기도 하지만, 한국인 모두가 어우러질 수 있는 축제의 장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앞서 소리축제는 지난 1일 오후 7시 소리전당 모악당에서 김명곤 조직위원장의 고천문 낭독과 김완주 전라북도지사의 타고(打鼓)로 본격적인 개막을 알렸다.

  • 전시·공연
  • 이화정
  • 2010.10.04 23:02

[전주세계소리축제] 리뷰-개막작 '천년의 사랑여행'

사랑은 좋아하는 마음과 그리워하는 마음, 기다리는 마음이 만나 빚어지는 것이다. 작은 불씨에도 불바다가 되는 가슴, 불쏘시개처럼 바짝 메말라 타들어가는 삶과의 아픈 열애가 바로 사랑이다. 사랑에는 경계가 없다. 사랑하는 사람과도, 나라에 대한 충절의 마음도, 신에 대한 간절한 사랑도 사랑 안에서 하나가 된다. '2010 전주세계소리축제'가 1·2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올린 개막 특별 공연'천년의 사랑 여행'은 결 고운 이 시대의 모든 사랑을 담아낸 작품이다. 10주년을 맞는 창작 기획물로 김명곤 조직위원장이 총 감독을 맡고, 안숙선 명창이 출연해 더욱 기대를 모았던 작품. 소리축제의 대표 브랜드로 내놓기 위한 시도는 좋았으나, 세대를 잇는 감동을 선물하기엔 아쉬움이 많았다.무엇보다 국악관현악과 심포니오케스트라로 구성된 특별연주단의 연주와 합창은 해묵은 소리의 조화였다. 특히 해외 전통 가무악의 공연은 세계 전통의 소리를 엿볼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옛 백제가요인 '산유화가','정읍사가','서해안 용왕굿' 등을 토대로 한 전통 가무악은 우리 것의 정수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어설픈 국악 칸타타였다. 게다가 중국 강소성 곤곡 예술단의 합창은 다른 가무악 공연에 비해 예술적 완성도가 떨어졌다. 반면 안숙선 명창이 부른 '춘향가'의 '사랑가 대목'에 맞춰 인도 전통 춤인 카탁을 보여준 비르주 마하라지와 사스와티센 명인은 경쾌한 리듬에 맞춘 빠른 발놀림에 회전 춤으로 인상적인 무대를 선물했다.더욱 아쉬웠던 점은 '천년의 사랑 여행'을 안내하는 도깨비의 설정이다. 머리에 뿔을 달고, 빨간색·파란색·노란색 의상을 입고 등장한 도깨비는 국적 불명의 것이었다. 그것은 방망이를 들고 다니는 뿔 달린 일본의 대표적인 요괴인 '오니이'에서 유래한 것일 뿐 우리네 도깨비의 모습은 아니다. 공연 전반을 주도해나가던 도깨비들이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해외 전통 가무악 공연 소개에 머무를 뿐 존재감이 없었다는 점도 지적할 수 있다.백제물길을 따라가는 뱃길을 보여주기 위해 레이저와 자막·영상을 활용한 무대는 진일보한 것으로 보여졌다. 레이저가 너무 세서 일부 관람객들이 눈살을 찌푸려야 했다는 점만 빼면 말이다.물론 김명곤 조직위원장이 올해 뒤늦게 연임되면서, 소리축제의 창작 기획물을 준비하기에는 시간이 충분치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2억5000만원이 투입된 대작이라고 하기엔 보완해야 할 점이 많다고 보여진다. 김 조직위원장과 안 명창이 어려운 이웃을 위해 마련한 장학금 전달 행사 역시 사랑의 씨앗을 세상에 널리 퍼뜨리자는 취지로 시도됐지만, 오히려 공연의 완성도를 떨어뜨렸다는 아쉬움이 들게 했다.

  • 전시·공연
  • 이화정
  • 2010.10.04 23:02

전주세계소리축제 10돌, 신명난 판 열린다

판소리의 땅 전북. 신명의 판이 되살아난다.올해로 10년을 맞은 '2010 전주세계소리축제'가 1일부터 5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전주 한옥마을 일대에서 열린다.9개국 44개 프로그램 213개 공연에 3000여명의 예술가들이 찾아오는 올해 주제는 '창조' '열정' '놀이'. 우리 소리를 중심에 둔 세계음악예술제로서 우리 음악과 세계의 음악이 만나는 자리가 많아졌다.올해를 창작 원년으로 선언한 소리축제는 장인정신으로 지켜져온 원형의 소리와 실험과 도전이 덧대어져 새로운 결과물을 만들어낸다.특히 김명곤 조직위원장과 안숙선 전 조직위원장 등 이 시대 최고 광대들이 만든 개막공연 '천년의 사랑여행'은 올해 축제의 화제작. 개막 퍼포먼스에서 이어 'KB소리상'과 '수림문화상'을 걸고 1박 2일간 경연형식으로 펼쳐지는 '소리 프론티어'와 판소리가 다른 예술장르와 만나는 '소리 오작교'는 젊은 예술가들을 위한 뜨거운 무대다.소리축제의 명품 프로그램 '천하명창전'과 '한옥마을 완창 판소리' '창작판소리 초대전' 등 판소리에 대한 축제의 관심은 더욱 깊어졌다.소리축제는 1일 오후 7시 소리전당 모악당에서 김위원장의 고천문 낭독과 김완주 전라북도지사의 타고(打鼓)로 본격적인 막을 연다. 이에 앞서 오후 5시30분부터는 소리전당 야외공연장 앞마당에서 개막 리셉션을 갖는다.김명곤 조직위원장은 "올해는 소리축제가 10년을 맞아 결실을 맺고 다시 새로운 길을 열어가는 중요한 시기"라며 "소리축제가 지역 문화의 자긍심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도휘정
  • 2010.10.01 23:02

[전주세계소리축제] 판소리의 땅 전주, 다시 소리로 깨어 나다

귀하든 천하든 누구라도 추임새 한 번으로 자유롭게 끼어들 수 있는 열려있는 판. 전주세계소리축제가 시대를 노래했던 판소리의 정신을 복원하고 우리 음악이 간직하고 있는 본연의 즐거움을 찾아 떠난다.'2010 전주세계소리축제'가 10월 1일부터 5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전주한옥마을 일대에서 열린다.10년을 맞은 올해, 축제 기간은 5일로 줄었지만 대신 축제 공간은 한옥마을 등으로 넓어졌다. 신종플루로 인해 9회 축제를 열지 못한 아쉬움이 10회 축제를 더 탄탄하게 만들었다.올해 주제는 '창조' '열정' '놀이'. 9개국 44개 프로그램 213개 공연에 3000여명의 예술가들이 소리축제를 찾는다. 올해는 판소리를 비롯해 우리 음악이 현대 공연물들에 어떻게 변용될 수 있는 지 찾아보고, 우리 전통음악이 세계 전통음악과 만나 어떻게 현대화될 수 있는 지 고민했다. 그동안 많은 성과를 이뤄냈지만 생명력이 다한 프로그램들을 폐지하고 새로운 프로그램을 기획, 축제성과 다양성을 강화시켰다.올해 화제작은 소리축제가 창작 원년을 선언하고 기획한 개막공연이자 특별기획공연 '천년의 사랑여행'. 2003년 개막공연이었던 '소리 스펙터클-백제물길의 천음야화(千音夜話)'를 바탕으로 재창작한 대규모 종합음악극인 이 작품은 이 시대 최고의 광대 김명곤 조직위원장과 안숙선 전 조직위원장이 함께 만들어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판소리가 다른 예술장르와 만나 예술적 스펙트럼을 확장시키는 '소리 오작교'와 한국 퓨전음악과 월드뮤직 아티스트들의 연주가 1박 2일 동안 펼쳐지는 '소리 프론티어'는 소리축제 역사상 가장 젊고 실험적인 공연형식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소리 프론티어'는 한국음악이 세계인들이 즐기는 월드뮤직의 한 장르로 성장하길 바라는 소리축제의 강한 의지를 반영, 경연 방식으로 치러진다.소리축제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는 판소리에 대한 애정과 관심은 더 깊어졌다. 깊은 뿌리를 가지고 있는 판소리 다섯바탕와 이들 다섯바탕이 전해지고 있는 사이에도 꾸준히 만들어지고 불리워진 새로운 판소리는 여전히 축제의 중심. 전주 사람들의 소박한 풍류가 살아있는 고즈넉한 한옥마을에서 옛 소리판이 부활한다. 폭포수 같은 성음과 사통팔달의 연기력으로 청중들을 사로잡는 조상현 명창이 한옥마을 대청마루에 앉아 '판소리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이야기한다. 고음반감상 '옛소리로의 초대'와 정순임 명창의 '수궁가' 완창도 한옥마을의 낮은 담장을 넘는다.조상현과 성창순 최승희 명창이 '천하명창전'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며, 창작판소리의 산 역사 임진택의 통렬한 시대 이야기와 창작판소리 2세대 이자람의 당당한 목소리가 '창작판소리 초대전'을 채운다.이처럼 소리축제는 평생을 예인으로 살아온 명인명창의 무대이자 아직 빛을 보지 못한 가능성 있는 젊은 예술인들의 자리다. 세대와 세대가 만나고 소리와 소리가 만나 빚어내는 조화와 소통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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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휘정
  • 2010.10.01 23:02

[송만규의 섬진강 들꽃이야기] (22)비비추

"당신은 어느 계절을 좋아하세요?"라고 묻는다면 "여름이 제일 싫어요"라고 꼬집어서 대답할 정도로 나는 체격답지 않게 여름철 나기를 힘들어한다. 그러니 올 같은 더위에는 정말이지 곤혹스러울 수밖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무엇인가가 숨통을 트이게 하기에 살만하지 않은가! 주걱턱 모양의 잎이 지면을 가득 덮으며 소담하게 자란 비비추가 그렇다.한바탕 소나기가 가신 뒤 잎에 조랑조랑 맺혀 있는 빗방울은 짜증스럽기만 하던 여름을 상큼하게 느껴지게 한다. 봄부터 피어난 줄무늬 넓은 잎들 사이로 꽃대가 높이 솟아오르고 연보라색 꽃이 차례차례 피어나며 더위를 시켜주는 비비추는 무엇을 기다리는 사람이 바라보기 좋은 꽃인가 보다.신라시대 때 설녀라는 처녀가 있었는데 아버지가 멀리 부역을 가게 되자 설녀를 사랑했던 청년이 대신해서 그 일을 가게 됐다. 그런데 청년이 여러 해가 지나도록 돌아오질 않자 아버지는 딸 설녀가 그 청년 때문에 혼기를 놓칠세라 다른 사람에게 시집가길 재촉하게 된다. 그러자 설녀는 마당에 피어난 비비추를 보며 이 꽃이 다 질 때까지만 청년을 기다리겠다고 간청한다. 그 꽃은 해마다 피고지기를 반복하였고 설녀의 청년에 대한 애틋한 마음은 여러 해를 넘기면서 더욱 깊어만 가는데, 마지막 꽃이 질 무렵 부역 간 청년은 드디어 돌아오게 되었고 설녀와 뜨거운 사랑을 나누며 행복하게 살 수 있게 되었단다.작고 하찮아 보이는 것이 마음을 붙잡는 데 힘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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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10.09.30 23:02

[신상호의 클래식과 친해지기] (48)고전시대의 실내악

바로크 실내악의 중심악기는 하프시코드(Harpsichord)이었다. 하프시코드는 영국에서는 버지널(Virginal), 프랑스에서는 클라브생(Clavecin), 이탈리아에서는 클라비쳄발로 혹은 쳄발로(Cembalo) 등 여러 이름으로 불렸다.하프시코드는 바로크 시대에는 관현악음악이나 트리오소나타 등 실내 앙상블 음악에 꼭 필요한 건반악기이었으나 고전시대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게 된다. 대중의 음악 취향이 변하고 연주회장 규모가 커짐에 따라 음량이 감당을 못하게 되는 것이 그 이유였을 것이다. 하프시코드는 음색은 클래식하지만 음량이 참 작다. 대중적 실내악이던 바이올린 둘과 첼로 그리고 하프시코드와 하프시코드의 저음음향을 공명시켜주는 베이스로 이루어지던 트리오소나타가 인기를 잃게되자 바이올린과 하프시코드 혹은 첼로와 하프시코드가 함께 하는 하프시코드소나타라는 장르가 나타난다. 악기 역할도 바뀌어 바로크 음악에서는 바이올린이나 첼로가 독주 역할을 하고 하프시코드는 화음만 받쳐줬지만, 고전시대에는 하프시코드가 독주를 하고 현악기들은 하프시코드 음악을 도와주는 혹은 중복하는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하프시코드 혼자서 연주하는 독주 장르도 나타났다.1709년 이태리 피렌체의 크리스토포리(Bartolomeo Cristofori, 1655~1732)에 의해 피아노(처음 명칭은 Gravicembalo col piano e forte 였다.)가 발명된 후에는 그와 같은 경향이 더 확연해졌다. 한 예로 베토벤의 <피아노와 첼로를 위한 소나타 no.5> 두 곡은 본래는 '첼로와 함께 하는 피아노포르테(피아노의 초기 약식명칭)를 위한 소나타'로 출판되었었다. 첼로는 피아노 연주를 도와주는 역할이었던 것이다. 그 후 2~30년이 지나면서 현악기들도 점차 독립적인 역할을 하게 되었고 곧 건반악기와 동등한 역할을 하게 된다. 따라서 바이올린 소나타, 첼로 소나타 혹은 세 악기가 함께 하는 실내악인 피아노 삼중주같은 새 실내악 장르가 생기는 것이다.또한 변화는 트리오소나타류의 앙상블에서 하프시코드가 없게 되자 바이올린 둘과 첼로의 음향으로는 음향이 허전하여 그 허전한 화성을 보완해 줄 악기를 찾게 되었다. 이에 적합한 악기로 1740년경 빈(비엔나)에서 비올라가 쓰이게 되고 따라서 이 때부터 현악 사중주라는 장르가 생겼다. 현악사중주를 위한 곡은 갈랑양식과 민감양식을 함께 포함하는 로코코음악이 유행할 때쯤 유쾌하고 경쾌한 희유곡(디베르티멘토)으로 많이 작곡되었다. 희유곡 즉 디베르티멘토(Divertimento)는 대개 춤곡 미뉴에트를 포함하는 두 악장의 작품이 많았지만 더 많은 악장을 가진 음악으로 작곡된 곡도 많다. 행진곡, 다양한 춤곡들, 초기 소나타 형식의 빠른 악장, 서정적인 느린 악장 등 많은 곡들이 순서 없이 배열되는 음악이었다. 이탈리아 작곡가들은 대개 두 악장으로 된 작품을 선호했고 북독일 작곡가들은 3악장 규모, 오스트리아와 남독일 작곡가들은 좀더 많은 악장의 작품을 좋아했다. 세레나데(Serenade), 카세이션(Cassation) 등이 다 같은 종류의 음악이다. 이 음악은 초기에는 장르 명칭대로 대개 여흥이나 분위기를 위한 것이었다. 만찬을 위한 음악, 혹은 축제 배경음악으로 작곡되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다양함을 위해 관악기가 포함되기 했고 곡의 품위도 높아졌던 것이다.실내악과 관현악의 구별은 고전시기 초까지도 분명하지 않았다. 즐겁고 재미있는 음악이었던 것이다. 이와 같은 실내악, 그중에서도 현악사중주가 하이든에 의해 많이 작곡되면서 하이든은 '교향곡의 아버지'이기도 하지만, '현악사중주의 아버지'로도 불린다. 에스테르하치 궁전의 전속 음악가이던 하이든은 만찬을 위해 혹은 축제를 위해 그와 같은 음악을 끊임없이 작곡했어야 했을 것이다. 현악사중주는 음악 어울림이 정교하여 유리그릇에 비유되기도 한다. 연주하는 각 악기의 역할이 환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스탕달은 현악사중주를 "제1바이올린은 화제를 제공하며 대화를 이끌어가는 중년, 제2바이올린은 소극적이며 양보를 잘하는 친구, 비올라는 대화의 꽃을 피우며 분위기를 부드럽게 해주는 여성, 그리고 첼로는 학식이 많고 대화를 조정해주는 중후한 분위기의 신사다"라고 표현하였단다. 모차르트와 베토벤 역시 피아노 삼중주, 현악 사중주 등 예술의 향기 가득한 주옥같은 실내악곡들을 많이 작곡했다. 실내악은 대중의 사랑을 많이 받는 음악 장르이다. 실내악은 가장 친한 사이의 음악 대화인 것이다. /신상호(전북대 음악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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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9.28 23:02

가을밤 수놓은 '웅장한 선율' 속으로

여러 번의 위기 속에서도 태조 이성계 어진과 조선 역사의 일부를 지켜낸 숭고한 결기가 곳곳에 서려있는 곳 경기전. 전주시립국악단(상임지휘 신용문)이 경기전 어진 봉안 600주년을 맞아 기념공연 '숨결'을 올린다. 28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한범수류 대금산조 보존회장인 신용문 시립국악단 상임지휘자의 대금 연주와 전통타악을 바탕으로 현대를 아우르는 새로운 창작 작업을 하고 있는 타악연희원 아퀴의 연주로 문을 여는 이번 공연은 최명희 단편소설 '만종'을 바탕으로 시립국악원 상임단원 김수현이 작곡한 서곡 '풍패향(豊沛鄕)'을 시작으로 총 4장으로 이루어진다. '제1장 경기전의 창건' '제2장 경기전의 혼돈' '제3장 경기전의 공존' '제4장 경기전의 꿈'을 통해 역사가 자연스럽게 흘러가듯 경기전의 과거와 현재, 미래가 우리 음악으로 흐른다.'제1장 경기전의 창건'은 600년을 거슬러 올라가 땅을 다지고 기와를 올려 경기전이 창건되는 순간과 태조 어진이 모셔지는 순간을 음악적 상상력으로 그린다. 이경섭 한국창극원 예술감독이 작곡했다. '제2장 승풍파랑(乘風破浪)'은 우리 역사를 지키려는 선조들의 기개를 국악관현악의 웅장한 울림으로 담아낸 장.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출강하고 있는 계성원씨가 작곡했다.정동희 국악동인 5+ 대표가 작곡한 '제3장 공존'은 역사의 공간이자 시민들의 삶의 공간인 경기전의 두가지 모습을 단악장 형식에 녹여낸다. '제4장 영원한 풍패(豊沛)를 꿈꾸며'는 계성원씨가 작곡한 곡으로, 흥겨운 남도가락이 경기전 어진 봉안 600주년을 축하하며 왕도로 웅비할 것을 꿈꾸는 무대다.2006년 창단, 판소리합창이라는 공연형태를 전주만의 음악적 브랜드로 정착시켜가고 있는 전주판소리합창단이 제1장과 제2장, 제4장에 함께 한다.신용문 상임지휘자는 "경기전의 문화적 가치와 전주 문화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데 이 공연이 한 부분을 차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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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휘정
  • 2010.09.28 23:02

[최동현의 명창이야기] (48)명창 김성수(1)-불구의 몸으로 소리판에서 살아남은 소리꾼

판소리에 관심을 가지고 이제 막 연구를 시작할 때였다. 당시 전라북도에도 소리를 들을 만한 남자 소리꾼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김제에 사는 김성수(1929~1993)와 정읍에 사는 임준옥(1928~1987)이라고 하였다. 임준옥은 임방울의 제자로 당시 정읍국악원에 있었는데 전라북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었고, 김성수는 김제에 있다고 하였다. 1980년대 초에는 남자 소리꾼이 참으로 드물 때였다. 전라북도를 통틀어도 이 두 사람 외에는 강도근과 홍정택, 이성근(명고수) 밖에 없었다. 이들 중에서 무대에 설 수 있는 사람은 강도근 뿐이었다. 홍정택과 이성근은 이미 무대에 서지 않고 있었다. 설 무대도 없었다.임준옥은 딱 한 번 만났다. 임방울의 <적벽가> '군사설움타령'을 불러주었는데, 지나치게 계면조에 치우쳐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김성수는 만날 기회가 없었다. 그런데 김제에 살던 친구의 어머니 회갑잔치에 초대를 받아 가게 되었다. 한쪽에서 소리판이 벌어져 어떤 남자 소리꾼이 흰 두루마기를 입고 소리를 하는데, 참으로 맛있게 소리를 하는 것이었다. 그 사람이 바로 김성수였다. 얼마 후 나는 김성수의 집을 찾았다. 그는 김제경찰서 앞에 살고 있었는데, 북 위에 사설집을 올려놓고 소리 연습을 하고 있었다. 사설집은 <김연수 심청가>였다.김성수는 불운한 소리꾼이었다. 어디 가서 크게 박수를 받은 적도 없고, 흔한 명창대회에서 큰 상을 타보지도 못했다. 유명한 소리꾼에게 소리를 배운 적도 없어서 계보가 불분명하다는 말을 들었다. 게다가 그는 어릴 적에 앓았던 소아마비로 오른쪽 다리가 성치 못했다. 그래서 그는 오른쪽 발밑에 나무로 깎아 만든 받침대를 받친 뒤 신발을 신고 다녔다. 폐결핵마저 앓고 난 뒤에는 숨이 짧아지고, 상청이 많이 꺾였다고 하였다. 어느 모로 보나 각광을 받을 만한 소리꾼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그의 소리는 참으로 맛이 있었다. 아기자기하게 소리를 엮어나가는 솜씨는 대가의 기품은 없었지만, 최고의 기교가로 내세워도 좋을 만큼 멋이 있었다. 판소리계에서는 잘하는 여창보다 좀 모자란 남창이 낫다고 말한다. 판소리가 본래 남자들만 부르던 것이었기 때문에 남성중심적인 미학을 가지고 있어서도 그러겠지만, 남자 목소리가 아무래도 폭이 넓고 깊이가 있어서 훨씬 다양한 표현이 가능하기 때문일 것이다. 김성수는 여기저기서 홀대를 받았고 견제의 대상이 되었지만, 판소리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었다. 그래서 나도 김성수와 이런저런 인연을 쌓았다.김성수는 고창 사람으로 알려져 있지만, 본래 태어난 곳은 법성포이다. 법성포에서 태어나기는 했어도 바로 고창군 심원면 월산리 검당마을로 이사하여 성장했기 때문에, 고창 사람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데 김성수가 어린 시절을 보낸 검당마을은 우리나라 최초의 여자 소리꾼 진채선이 태어난 곳이다. 검당마을은 소금을 굽던 곳이어서 한 때는 매우 융성했다고 한다. 진채선의 집안에서는 이곳을 중심으로 대대로 무업을 이어왔었다. 그런데 김성수의 아버지가 이곳으로 이사를 하여 이곳에 터를 잡았던 것이다. 이는 아마도 당골판(무당의 관리 구역)의 매매와 관련된 듯하다.김성수의 집안 사람들은 대대로 음악에 종사했다고 한다. 그의 할아버지 김기운은 대금의 명인이었고, 아버지 김용달은 판소리를 곧잘 불러 부안 출신의 기교적인 소리꾼인 신영채와 교우를 할 정도였고, 고모 김추월은 시조 명인으로 이름을 날렸다고 한다. 그러니 김성수는 어려서부터 음악적인 분위기에서 성장을 했을 것이며, 자연히 소리꾼의 길을 갈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김성수의 불편한 다리도 소리꾼의 길을 선택하는 데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어차피 육체노동은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바로 그 불편한 다리 때문에 소리판에서는 번번이 폄하의 대상이 되었다. "명창은 첫째가 인물치레"라는 것이었다. 그래도 그는 끝까지 소리꾼으로 살아남았다. /최동현(군산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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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09.27 23:02

[공연] 어린이들이 전하는 우리가락 등

▲ 제7회 어린이 국악관현악단 정기연주회26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2004년 창단된 전라북도 어린이 국악관현악단의 제7회 정기연주회. 현재 50여명이 활동하고 있는 어린이 국악관현악단은 2008년 일본 오사카 초청공연을 비롯해 60여 차례 도내·외 지역에 초청됐을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관현악곡 '초록빛 사랑의 노래'(작곡 이민수)를 위촉초연하는 것을 비롯해 고취악 '대취타(무령지곡)', 거문고제주 '출강', 정악합주 '유초신지곡' 중 염불도드리와 타령, 가야금협주곡 '박상근류 산조를 위한 가야금 협주곡' 등을 들려준다.▲ 해성 명창·이생강 명인, 창극을 만나다-신 판놀음 '흥보가'25일 오후 3시 국립민속국악원 예원당남원 국립민속국악원 상설창극 '명인·명창, 창극을 만나다'에 남해성 명창(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춘향가' 전수조교)의 판소리 '흥보가'와 이생강 명인(중요무형문화재 제45호 대금산조 예능보유자)의 대금산조가 어우러진다. 고수는 정화영(서울시무형문화재 제25호 판소리고법 보유자). 민속국악원 단원들이 '흥보가' 중 '마당쇠 글 가르치는데~흥보 집 터 잡는 대목'을 창극으로 선보인다. 관람료 무료.▲ 마임동화 서커스극장25일 오후 7시 국립전주박물관 강당국립전주박물관이 '토요야간개장'에 맞춰 달란트연극마을의 최경식 마임이스트를 초대했다. 다양한 매직풍선과 환상적인 비눗방울쇼로 시작하는 이번 공연은 공원에서 볼 수 있는 여러 사람을 묘사한 '공원에서'와 서커스에 나오는 다양한 사람들을 묘사한 '서커스 극장' 등 여러 주제로 구성된 마임공연이 아이들의 무한한 상상력을 끌어낸다. 관람은 인터넷예약 및 현장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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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휘정
  • 2010.09.24 23:02

수몰민의 애환…수묵의 화폭에 담다

"이제 막 진안에서 출발했습니다. 다시 연락드리죠."한국화가 김학곤씨(51)는 추석 명절을 보내고 이제 막 전주로 오는 길이었다. 전화 통화에서 만난 그의 목소리는 한결 여유롭게 느껴졌다. 전주 교동아트센터(대표 김완순)에서 26일까지 열리고 있는 김학곤 개인전 '고향 가는 길'은 수몰된 지역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과 흙냄새가 전해지는 듯한 고향의 향수가 수묵으로 표현됐다."내 고향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고향입니다. 한번쯤 고향이 그리워질 이 시기에 그려보고 싶었어요."고향을 잃고 살아간다는 것은 뿌리 없이 부유하는 뜬구름 같은 일. 진안 용담댐 건설로 수몰민이 된 그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남아있는 고향을 담아냈다. 밥 짓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흑염소가 풀을 뜯고 있는 한가로운 마을. 이 곳이 바로 우리의 고향이다. 누군가를 떠나보내고, 또 누군가를 기다리는 고향 길은 언제나 추억으로 수런거린다. 이번 전시에선 고향 풍광을 조금 더 섬세하게 표현해 정겹고 포근한 고향 길로 안내한다.수묵화의 맑은 붓놀림에 조금 더 환한 색감을 더해 자신만의 실경산수화를 표현해냈다. 화려한 듯하지만, 절제된 색감이 조화를 이뤄 옛 것에 대한 향수를 드러냈다."자연을 되도록 왜곡시키지 않고 그대로 느끼고 담으려고 노력합니다. 그 위에 내 정서나 세상살이의 이야기를 덧씌워 보는 것이지요."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심원법 역시 시원한 느낌을 가져다준다."감 따먹다가 떨어져서 다치기도 하고, 은행나무 밑에 노란 책갈피 넣고 하는 추억들이 내가 기억하는 고향입니다. 그런 그리운 풍경들이 때론 바쁜 일상의 속도를 늦춰주기도 합니다. 느긋한 걸음으로 마을 앞 강변을 거닐 듯, 제가 보았던 풍경 앞을 함께 걸어주신다면 더없는 영광이겠습니다."원광대와 단국대 대학원을 졸업한 김씨는 진안미술협회 지부장을 역임했으며, 예원예술대 객원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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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화정
  • 2010.09.24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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