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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혁신 방법론, 전북형 '리빙랩'을 찾아서] ② 세계 리빙랩 포럼 (상) 다양한 사례 속 빛난 지역성

전 세계 주목을 받는 리빙랩 사례와 방법론이 쏟아진 자리에서 오히려 지역과 전북 리빙랩의 가능성을 봤다.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그리스 테살로니키에서 열린 ‘오픈 리빙랩 데이즈(open livinglab days) 2019’에서다. 유럽·아시아·아프리카 등 전 세계 리빙랩 전문가들이 모여 리빙랩 사례·지식·방법론과 경향을 공유하는 국제 포럼이었다. 전문가들은 ‘로컬(local·지역)에서 글로벌(global·세계)로의 확장성’에 주목했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주체들의 코크리에이션(co-cration·공동창조)을 강조했다. 강연자·청자 구분 없이 모두가 참여자였던 포럼은 그 자체가 거대한 공동 실험실, 즉 리빙랩의 현장이었다. “전 세계 리빙랩 전문가들이 모인 건 우리가 ‘어벤져스’처럼 세상을 바꾸거나 신기술을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에요. 세상 곳곳엔 다양한 문제가 있고, 이를 시민들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하죠. 다른 지역에선 유사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 영감을 얻고, 조건이 맞는다면 협업하려고 참가했어요.” 지난 3일 ‘오픈 리빙랩 데이즈’에서 리빙랩 프로젝트 전문가 알레타 푸롤라(Aletta Purola)가 한 말이다. 전 지구적인 사회 혁신을 목표로 리빙랩 전문가들의 교류·연대·확장을 꾀하는 것이 목표지만 결국 이는 지역민의 자생력, 지역으로부터의 힘에서 비롯된다는 얘기다. 올해는 ‘로컬에서 글로벌로의 확장(Scaling Up from Local to Global)’을 문패로 내걸고 지역 문제 발굴과 연대·확장 방법에 주목했다. 농촌 마을에서 순환 농업 경제 구축을 실험하는 파나지오티스 쿠투디스(Panagiotis Koutoudis) LIVE RUR 선임 프로젝트 관리자는“오픈 리빙랩 데이즈는 이론뿐만 아니라 실제로 리빙랩이 어떻게 현실화 되는지 함께 배우고 공유하는 자리”라며 “중앙에서 일괄적으로 내려온 정책은 지역에 녹아들지 못했지만 리빙랩 맞춤형 개발로 각 지역의 발전 동력을 만든다. 다양한 유형을 연구해 농촌 경제의 다각화를 이루고자 한다”고 말했다. LIVE RUR 프로젝트는 가족 농장에 디지털 농업을 접목하는 슬로베니아, 1인 농업인이 활발한 체코의 소기업 파트너십 연계 전략 기획, 유럽 상당수의 과일·채소·꽃을 생산하는 스페인에서의 판매 단계 단순화·자영업 및 여성 농업인 활성화 등 유럽 국가의 13개 농촌 마을 실정에 맞는 리빙랩을 진행하는 것이다. 다양한 농촌 모델을 만들고 결합해 유럽 농업 경제의 다각화를 꾀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올하 본다렌코(Olha Bondarenko)가 속한 도시 개발 연구소(Urban Development Institute)의 경우는 리빙랩 사업 수행자가 아닌 중간 매개자 역할을 했다. 이들은 “리빙랩 지속 가능성의 관건은 각 이해 관계자들의 균형적인 참여”라며 “리빙랩 최종 사용자와 중간 이용자 및 공급자, 리빙랩을 가능하게 할 전문가, 대학 분석 연구원, 민간기업, 자치단체 등이 모두 맞물려 성과를 내게 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 [인터뷰]‘오픈 리빙랩 데이즈’에서 만난 성지은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연구위원 -포럼에서 지방의 작은 실험이 전 세계 움직이는 것 눈으로 봐 -농도·문화·사회적기업 등 전북 특성 살린 리빙랩, 선도 가능 “전북 특징이 잘 드러나는 리빙랩을 한다면, 전북이 세계를 선도할 수 있습니다.” 리빙랩 사업이 그동안의 지역 발전 정책·사업과 차별화되는 점은 지역민들의 자발성·역량을 기반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정책이 커질수록 중앙정부·국가가 아닌 시민 역량 강화·인프라 구축 등 지역의 역량이 커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도시가 크고 작음에 관계없이 시민들이 도시 고유의 특성을 잘 발전시켜 나갈 힘이 있다면, 도시의 미래, 다음 세대를 위한 브랜드 구축, 먹거리 산업 발전, 일자리 창출 등을 자체적으로 만들게 되는 진정한 지방 분권이 오는 것. 수년간 각국의 리빙랩 사업을 끌어온 성지은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 등 리빙랩 연구자들이 주목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이번 ‘오픈 리빙랩 데이즈’에서 박지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 사무관과 함께 가장 주목할 만한 분야인 ‘Top Papers selected’에 초청된 성지은 연구위원. 포럼 장에서 만난 그는 “그리스에서 전북·전주의 가능성을 봤다”고 말했다. 작은 도시의 조그만 실험들이 전 세계를 향해 발산하는 사례들을 확인하면서다. 농도이자 풍류의 고장인 전북은 농업뿐만 아니라 맛, 멋, 흥, 자연경관을 아우르는 문화 콘텐츠가 있다. 사회적 경제 조직과 소셜(social) 네트워크 등이 활성화된 것도 강점이다. 이를 지역문제 해결에 접목한다면 전북만의 리빙랩을 만들 수 있다. “포럼에서 가장 활발히 논의된 분야가 파킨슨, 다운증후군, 치매 등 특수 보건의료와 노인 돌봄, 시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스마트시티에요. 아무래도 최종 사용자가 직접적으로 효과·변화를 느끼는 게 가장 큰 분야이니까요. 그런 점에서 전북이 또 강점을 가진 겁니다.” 성 박사는 “전북의 강점인 농업 분야는 아직까지 깊게 연구되거나 조명되지 않았다”며 “지역에 방점을 찍으면서도 지역만으로 한정짓지 않고 보편성과 확장성을 어떻게 확보해 나갈 것인지 방향성을 정하자. 그리고 단계적으로 진행한다면 그 성과 창출은 물론 얼마든지 국내외를 향해 발신할 수 있다”고도 조언했다. 해외에서 한국 리빙랩에 주목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올해는 대구, 부산, 인천에서도 사례 발표에 나섰다. 특히 성 연구위원은 “한국의 중앙 행정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포럼 대표 발표자로 ‘한국 사회문제 해결 연구 개발을 위한 리빙랩 활동’을 소개한 것은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리빙랩의 핵심인 톱다운(Top down·하향식)이 아닌 바텀 업(Bottom up·상향식) 정책 구조는 전통적으로 유럽이 강했다. “중앙집권 구조였던 한국이 최근 다양한 정책에 리빙랩을 적극적으로 도입했습니다. 여전히 기술 중심의 성향이 강하긴 하지만 상향식 정책 집행 방식으로 눈에 띄게 변모하고 있어요. 이번 포럼에서 행정부처로서는 유일하게 한국이 우수 사례로 발표하는 것은 한국 리빙랩이 인정받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어서 성 연구위원은 “리빙랩 사업이 규모가 큰 게 능사가 아니다. 방향성과 다음 단계가 없다면 실패한다. 한국에서도 지역 간 연계와 함께 스케일 업(scale up)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한국은 지역마다 동시다발적으로 리빙랩에 뛰어들었다. “서울, 전북, 광주, 대구, 부산 등 각 지역에서 점 조직으로 리빙랩 활동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비슷하게 시작해 규모나 수준도 비슷한 상황에서 특성 없이 예산만 투입해 사업을 진행하다가는 지역별 경쟁 체제로 갈 우려가 있습니다. 각 지역의 고유한 리빙랩을 구축하는 것이 선결 과제며, 이후 지역 간 연계해 선을 만들고, 각 선들을 엮어 규모 있는 면을 만드는 과정이 앞으로 한국 리빙랩이 나아가야 할 방향입니다.” /그리스 테살로니키=김보현 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받았습니다.

  • 기획
  • 김보현
  • 2019.09.17 19:55

[즐기자 전주일상] 전주 3대 시장 가성비 맛집 : 남부시장 양귀비 분식, 모래내시장 소희네 분식, 신중앙시장 매일 분식

전주의 시장 하면 흔히 남부시장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한옥마을이 유명해지면서 한옥마을과 도보로 이동 가능한 가까운 남부시장이 명소로 떠올랐고, 남부시장의 청년몰과 조점례 피순대 등이 함께 유명해졌기 때문인데요. 전주에는 남부시장뿐만 아니라 현지인이 많이 찾고 역사와 전통이 깊은 시장이 더 있으니 그곳은 바로 중앙시장과 모래내시장입니다. 오늘은 여러분에게 전주의 3대 전통시장과 그 속에서 만원으로 행복을 즐길 수 있는 식당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입구에서 느껴지는 오래된 붓글씨의 필체처럼 남부시장은 옛 전주성 남문 바깥에 섰던 남문장의 역사를 이은 오래된 전통시장입니다. 길가의 양쪽으로 가게 및 좌판이 늘어서 있으며, 아래로는 하상 주차장이 있는데요. 진정한 남부시장은 건물 속의 구불구불한 미로처럼 이어진 길을 따라갈 때 시작됩니다. 실내는 이렇듯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운영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길을 따라가다 보면 만나는 이제는 너무 유명해져서 언제나 항상 거의 매시간 대기 줄이 있는 조점례 피순대를 만나게 됩니다. 하지만 제가 오늘 소개해 드릴 숨은 가성비 갑 식당은 바로 조점례 피순대 바로 앞에 있는 양귀비 분식입니다. 이곳은 현재 할머니 두 분이 운영하고 계신데요. 가게 이름의 사연이 너무 궁금해서 사장님께 왜 이름을 양귀비 분식으로 정했냐고 여쭈어보았는데요. 돌아온 대답은 이쁘자녀 양귀비가 옛날에 아주 예뻤던 사람이었어였습니다 : ) 혹시나 할머니 두 분이 젊으셨을 때 양귀비처럼 아름다운 미모를 가지셨거나 혹은 뭐 실제로 가족 친척 지인 중에 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이 있지는 않을까 내심 기대했던 저는 약간의 아쉬움(?)을 갖게 되었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국수 같은 면 요리도 7-8천 원에 육박하는 요즈음 이곳은 면 요리 하나에 5천 원 정도면 먹을 수 있으니 둘이 합쳐 돈 만 원이면 한 끼 뚝딱이 가능합니다. 식탐(?)이 많은 저는 비빔국수와 깨 칼국수를 시켰고 비주얼은 상당히 푸짐합니다. TMI이지만 저는 면 요리를 굉장히 좋아하는데요. 양이 많은 편임에도 양이 상당해서 아주 배부르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 다음으로 방문한 전통시장은 바로 모래내시장입니다. 전주 모래내시장은 전주 한옥마을에서 차로 약 10분 떨어져 있지만, 전주의 외곽인 완주군의 많은 곳(소양, 봉동, 고산 등)으로 나가는 버스가 많이 거쳐 가는 중간지점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래서 이곳은 항상 장이 서고 많은 어른과 할아버지 할머니를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추가적으로 전주에서는 가맥 축제가 매년 여름 개최되는데요. 이곳 모래내시장에서도 자체적인 가맥 축제를 개최합니다.(저도 다녀왔습니다. 여러분도 가보세요!) 모래내시장 역시 바로 이곳의 입구로 들어가면 미로처럼 엮여있는 많은 가게를 접할 수 있는데요. 오늘의 목적지는 안으로 가는 길이 아닌 바로 이 차도와 인접해 있는 이 길을 따라 걸어야 합니다. 약 1-2분을 걷게 되면 바로 만나게 되는 곳 바로 소희네 분식입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 메뉴판을 보게 되면 더욱더 놀랄 만한 일이 벌어집니다. 내일모레면 2020년인 지금 이곳의 가격은 **나라 나 **천국 보다 훨씬 더 저렴합니다. 저는 돌솥비빔밥, 라볶이, 섞어 라면을 시켰는데요. 이 세 가지가 다 해서 단돈 10,000원 정말 어디 가서 이러한 음식들을 이 가격에 먹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기다림도 잠시! 음식이 푸짐하게 차려졌는데요. 특이한 점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여러분도 찾으셨나요? 바로 부침개인데요. 제가 방문한 날이 비 오는 날이라 빈대떡을 만든 게 아니라 원래 사이드 메뉴로 밥 메뉴를 시키면 나온다고 합니다. 가격이 너무나 저렴해서 사장님 부부에게 왜 이렇게 가격이 저렴한지 여쭈어보았는데요. 학교 앞(전주여고) 등을 대상으로 장사해서 가격을 높게 책정할 수가 없다고 하시네요. 학생들의 넉넉지 못한 주머니 사정을 생각하신 사장님 부부의 훈훈한 정이 느껴졌습니다. ​ 마지막으로 방문한 전통시장은 바로 신중앙시장입니다. 신중앙시장은 현재의 세이브존 맞은편에 자리 잡고 있는데요. 예전에는 전주 롯데백화점이 생기기 전 전주 코아백화점(현 세이브존) 앞에 있는 잘 나가는 시장이었습니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이곳 역시 남부시장처럼 야시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도 이 시장 안에서는 유명한 호떡집이 있고, 즉석에서 어묵바를 만들어 주는 곳도 있는데요. 오늘은 가성비 맛집 편이기 때문에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신중앙시장 역시 비바람을 피하고자 돔 형태의 천장형을 가지고 있습니다. 신중앙시장을 대표하는 가성비 갑 식당은 바로 이곳 매일 분식입니다. 매일 방앗간, 매일 분식으로 쓰여 있었으나 이번 주제는 가성비 갑 분식 위주의 식당이니 매일 분식으로 기억하시면 되겠습니다. 가게 안으로 들어가서 본 메뉴판은 심플 그 자체였습니다. 팥으로만 올인을 하는 곳처럼 느껴지게 메뉴는 달랑 4개 그중 1개는 계절메뉴니 상시 메뉴는 딱 3개로 올인 하는 곳인데요. 팥 전문점으로 유명한 곳이나 팥이 들어간 새알 팥죽이나 팥칼국수를 드시면 되겠습니다. 여기는 앞서 두 곳의 시장의 분식집보다는 가격이 약 1-2천 원 정도 더 있는 편입니다. 가게 안은 보시는 것처럼 사람이 항상 많은 편이라 웨이팅을 해야 할 수도 있지만 웨이팅의 시간도 그리 길지 않습니다. 음식이 나오는 속도도 어마어마하게 빠르고 테이블의 회전율도 높기 때문입니다. 가장 중요한 맛은 한마디로 말하면 예식장 뷔페에서 먹는 인스턴트 맛이 아닌 진짜 팥 맛, 깊고 담백하고 부드러운 맛이 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진정한 팥의 맛을 느끼고 싶으시다면, 꼭 드셔 보시는 것을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오늘은 이렇듯 전주의 3대 전통시장에서 찾아본 가성비 갑 식당 분식 편을 알아보았습니다. 예전만큼 저렴한 식당을 찾기 힘든 요즘. 돈 만 원 들고 나가면 살 것도 없고 먹을 것도 없다고 하지만 우리 주변에 푸짐한 인심과 정이 있는 재래시장 있습니다. 앞으로도 정이 넘치는 전통시장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맛도 양도 풍부한 음식들을 잘 즐길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하며, 앞으로도 전주의 많은 전통시장이 더 활성화되기를 바라봅니다. /글사진 = 김동현(전주시 블로그 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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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9.16 15:04

[반짝반짝 전북문화] 전라북도 과학교육원 특별기획전 "롤링볼사이언스" : “다양한 메커니즘 속에서 탄생하는 아름답고 역동적인 움직임의 예술!”

전라북도과학교육원에서 2019 특별기획전 <롤링볼 사이언스>를 진행 중이라는 소식을 듣고 지난 금요일 익산을 찾았습니다. 다양한 롤링볼 메커니즘을 체험할 수 있었는데요. 흥미로운 전시 모습은 영상으로 먼저 전해드립니다. 전북 익산시 부송동에 있는 전라북도과학교육원은 모두가 함께 즐기며 배우는 과학교육원을 비전으로 운영되며 교육연수관, 전시체험관, 교육지원시설이 있어 전북 도민들에게 다양한 과학체험활동의 장이 되어줍니다. 전시체험관은 화~일요일 사이에 관람할 수 있으며 12시부터 13시까지는 점심시간 및 시스템 점검시간으로 관람이 불가합니다. 로보누리, 4D체험관, 주간 천체관측, 야간 천체관측과 같은 특별관 및 프로그램은 전라북도과학교육원 홈페이지를 통한 사전예약 후 이용할 수 있으며 초등학생 이상 체험이 가능합니다. 롤링볼 사이언스 전시관 앞에는 롤링볼사이언스 특별기획전을 기념하는 대형 포토존이 있어 아이들이 각자 귀여운 포즈로 인증샷을 찍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롤링볼 사이언스 전시는 만3세 이상 체험가능한 전시물들로 구성되어 있어 만3세 미만은 체험이 어려우며 1일 6회 50분간 체험시간 내에 체험할 수 있습니다. 체험 현장 접수는 매 시 10분 전부터 신청 가능하며 안전한 체험을 위해 적정 인원을 수용하기 위해 온라인 사전예약을 한 단체관람객에게 우선 입장권이 주어지기 때문에 원하는 회차에 체험이 어려울 수 있으니 될 수 있으면 사전 전화통화 후 방문하시는 걸 권장해 드립니다. 많은 전북도민이 오가는 체험관이다 보니 청결을 위해 체험 전 전시담당자분의 안내에 따라 자동소독기에 손소독을 깨끗하게 한 후 입장합니다. 전시관에 입장하면 가장 먼저 *롤링볼 메커니즘에 대해 관찰할 수 있는데요. 미국, 프랑스, 캐나다 등 세계 여러 나라 작가들의 롤링볼 예술 작품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롤링볼 작동 메커니즘은 리프트, 트랙스위치, 바운스, 루프, 코일, 컬렉터로 구성되어 있으며 다양한 메커니즘 속에서 탄생하는 아름답고 역동적인 움직임을 관찰하고 있으면 흥미로워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흡사 레고처럼 보이는 큐볼루션도 볼 수 있었는데 체험관에서는 직접 큐볼루션을 만들어볼 수 있어 아이들뿐만 아니라 부모님들에게도 인기가 많았습니다. *롤링볼이란? 구르는 공이란 뜻을 가진 롤링볼(Rolling Ball)은 자유로운 레일길과 다양한 메커니즘을 통과하는 구슬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표현한 조형물로서 뒤샹의 모빌을 시초로 하여 움직임에 중점을 둔 예술작품 키네틱 아트(Kinetic Art)의 한 분야에 속합니다. 작품명 <롤링볼 코리아>는 우리나라 전통의 멋과 만나는 환상적인 롤링볼 퍼포먼스를 볼 수 있었는데, 직접 롤링볼을 리프트로 올리는 체험을 해볼 수 있었습니다. 롤링볼이 떼구르르 굴러가 우리 전통악기인 징과 장구를 치는 걸 볼 수 있으며 리프트가 2개 있어 최대 2인까지 동시 체험이 가능합니다. 이어 작품명 <밀물과 썰물>을 체험했습니다. 여러 개의 유리구슬이 부딪쳐 맑은소리를 내는데 그게 꼭 바닷가 파도 소리와 같다고 하여 밀물과 썰물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리프트 체험을 통해 유리구슬을 직접 올려서 유리구슬이 떨어지는 걸 지켜보는데 유리구슬이 한곳에 모여 일정 무게 이상 모여 있다가 와르르 쏟아질 때 나는 소리가 굉장히 맑았습니다. 오랜만에 유리구슬을 보니 어렸을 적 구슬치기를 했던 추억도 새록새록 떠올랐던 시간입니다. 전시관 뒤 놀이관으로 이동하면 롤링볼 작동 메커니즘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습니다. 움직임을 중시하거나 그것을 주요 요소로 하여 작품 그 자체가 움직이거나 움직이는 부분을 넣은 예술 작품인 키네틱 아트(Kinetic Art)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어 어린이집, 유치원 등 단체관람객 대상으로 매우 인기가 많다고 합니다. 미취학 아동 뿐만 아니라 초등생들도 즐겁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롤링볼 놀이도 준비되어 있었는데요. 고부라진 길에 파여있는 함정을 피해 롤링볼을 무사히 골인지점까지 이동시키는 게임은 성인이 즐기기에도 재미있었습니다. 이외에도 롤링볼 구슬길 만들기, 롤링볼 원목 블록, 자석칠판 롤링볼, 원목 게임 등 다양한 놀이 콘텐츠가 준비되어 있어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기에 더없이 좋은 전시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국내에서는 물론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창의 블록인 큐볼루션 놀이도 즐길 수 있었습니다. 큐볼루션은 큐브(Cube) + 볼(Ball) + 에볼루션(Evolution)이 합쳐진 단어로, 스스로 설계하고 만든 레일을 통해 구조와 움직임에 대한 자신만의 새로운 발견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큐브의 디자인과 연결 방식을 통해 3차원적인 공감각을 키울 수 있으며 수학적 추론과 논리적 두뇌 발달을 키우고, 중력과 원심력, 작용 반작용 등의 과학 법칙을 경험하는 큐볼루션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성인이 즐기기에도 매우 흥미로운 놀이입니다. 전라북도과학교육원으로 놀러오세요! 전라북도과학교육원 전시체험관에서는 롤링볼 사이언스 외 전북수학체험센터가 있는 과학소통마당, 전통과학관이 있는 무한호기심마당, 로보누리관이 있는 미래꿈마당, 천체관측을 할 수 있는 별빛마당 등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별을 향해 마음을 나누는 가족사랑 별빛여행이라는 천체관측 프로그램을 기획해 오는 10월 7일(월)과 11월 8일(금), 12월 6일(금)에는 천체관측을 통한 즐거운 우주여행도 즐길 수 있으니 과학과 예술의 융합을 통한 공간지각능력, 창의력, 상상력을 키울 수 있는 전라북도과학교육원으로 놀러오세요! ■ 019 특별기획전 롤링볼 사이언스 - 전시목적: 키네틱(Kinetic Art)의 한 분야인 롤링볼 작품 감상 및 메커니즘 체험으로 공간지각능력, 창의력, 과학적 상상력 향상 제공 - 기간: 2019.7.23.(화) ~ 12.15.(일) 10:00~17:00, 월요일 및 공휴일 휴관 - 장소: 전라북도과학교육원 전시체험관 1층 특별기획실 - 대상: 도내 유,초,중,고,특수학교 학생 및 전북 도민 - 운영방법 1) 운영시간: 1일 6회 운영(각 회당 50분 활동) 10:00(1회차) / 11:00(2회차) / 13:00(3회차) / 14:00(4회차) / 15:00(5회차) / 16:00(6회차) 2) 참여방법 * 개인 : 현장접수 시 온라인 예약(단체) 우선 적용 및 안전체험을 위한 적정 인원 수용으로, 원하는 회차에 체험이 어려울 수 있음 * 단체 : 온라인 예약: 전북과학교육원 홈페이지(예약-특별기획전-롤링볼사이언스 신청) * 예약 신청기간: 단체 참여를 원하는 전 달 15일 ~ 말일 /글사진 = 김천진(전라북도 블로그 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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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 2019.09.16 14:46

정선화 전북지방환경청장 "도내 공기 맑아질 때까지 관련기관과 계속 협력"

제20대 정선화 전북지방환경청장(47)이 취임 한 달여를 맞았다. 지난 7월 29일 취임한 그는 1994년 개청이후 전북지방환경청과 새만금지방환경청, 전주지방환경관리청 등으로 명칭이 바뀐 전북청의 역대 2번째 여성청장이다. 새만금 수질문제와 미세먼지 등 전북지역내 환경문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정 청장을 만나 향후 청 운영방침과 계획 등을 들어봤다. △전북지방환경청장에 취임하신지 한 달여가 됐는데, 많이 바쁘셨을 것 같습니다. 제 첫 기관장 부임지로 전북지역과 인연을 맺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전북은 개인적으로 낯선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한 달 남짓 지난 지금 전북에 매료되고 있습니다. 변산반도의 낙조와 전동성당이 멀리 보이는 경기전 돌담길, 드넓은 들판과 지평선, 그리고 후한 인심과 맛난 음식. 전북은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멋들어진 문화가 빚어내는 지역만의 아우라를 가진 곳입니다. 전북지방환경청장으로서 지역사회와 함께 전북의 환경을 잘 관리해 전북의 멋을 배가시키는데 일조해야겠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미세먼지 감축과 새만금유역 수질 개선, 자연환경 보전 등 당면한 지역 환경현안들이 모두 쉽지 않은 과제들입니다만, 역량을 집중해 잘 관리해 나가겠습니다. △환경에 대한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새롭게 명칭을 바꾼 전북환경청의 업무와 역할에 대한 도민의 기대도 높습니다만. 전북지방환경청은 환경부 소속기관으로 전북지역의 환경 관리를 총괄하고 있는 국가기관입니다. 용담댐과 옥정호 등 상수원을 보호하고, 새만금유역 등 전북지역 주요 하천의 수질과 수생태계를 관리합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을 복원관리하고 우수한 자연환경을 보전해 생물다양성을 제고, 개발 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개발이 이루어지도록 하고 있습니다. 최근 국민적 관심이 큰 미세먼지 감축과 각종 환경오염원의 감시와 감독 등도 중요한 업무입니다. 화학테러 사고 예방 및 대응, 지정폐기물 관리, 상하수도와 같이 안전한 생활환경 조성에 필요한 국가 사무와 친환경생활 확산을 위한 교육홍보 업무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전북지방환경청은 1984년 전주환경오염중앙지도점검반에서 시작됐습니다. 1994년 전주지방환경관리청을 거쳐 2012년 고위공무원급 기관인 새만금지방환경청으로 확대개편됐습니다. 이어 지난 5월에는 기관 명칭이 전북지방환경청으로 변경됐습니다. △전북은 지역특성과 맞지 않게 미세 먼지가 높은 수준입니다. 말씀하신대로 전북지역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은 전국 배출량(16년 기준)의 5.3% 수준에 불과하지만, 18년 초미세먼지(PM-2.5) 연 평균 농도가 25㎍/㎥ 로 전국 평균인 23㎍/㎥ 보다 높게 나타났습니다. 특히, 지난 1~3월에는 유례없는 고농도 미세먼지(전북 최고 129㎍/㎥, 비상저감조치 발령 8회)를 경험했습니다. △정부뿐 아닌 전북환경청만의 대응책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정부는 국가적인 환경 현안문제로 대두된 미세먼지를 사회 재난에 포함하고, 미세먼지 특별법을 시행하는 등 범정부적으로 미세먼지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전북환경청도 미세먼지 상시비상시에 따른 대응 체계를 마련하고, 지역 내 미세먼지 발생원과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국고 지원 확대, 배출사업장의 현장 관리 강화, 지역협력과 홍보 등을 적극 추진 중입니다. 특히 전북지역 내의 운행차와 대기오염물질 배출사업장의 미세먼지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올해 223억 원의 추경예산을 확보했고 국고보조금을 포함한 282억 원을 지원합니다. 노후경유차 및 노후 건설기계 등 약 1만7000대를 대상으로 지원 조건을 일부 완화해 운행차 저공해화 사업을 확대 추진할 방침입니다. 이밖에도 미세먼지 발생과 관련 있는 사업장 등에 대해 계절적, 기후적 경향을 고려, 관계 기관 간 합동 점검을 실시하는 등 미세먼지 배출사업장을 중점 관리하고 있습니다.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시에는 현장기동단속반을 운영해 미세먼지 다량배출사업장의 정상가동 여부를 특별 점검합니다. 전북환경청은 지역의 공기가 맑아질 때까지 관련기관과 협력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습니다 △새만금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새만금유역 수질에 대한 우려가 많은데, 앞으로의 관리중점방향은 어떤 것인지요. 그간 2단계 수질개선 종합대책을 추진해 2015년 이후 수질이 개선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새만금 목표 수질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수질개선 노력을 지속할 필요가 있습니다. 수질개선 사업은 2단계 종합대책에 따라 환경부와 농림축산식품부, 국토교통부, 전북도 등 관계기관이 협력해 45개 대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공공하수도, 총인처리시설, 가축분뇨공공처리시설 설치 및 하수관거 정비 등 수질관리를 위한 환경기초시설 확충과 같은 점오염원 저감 대책을 중점 추진하고 있습니다. 전북은 가축사육과 농경지가 많아 수질오염원 중 축사나 농경지에서 흘러나오는 비점오염원의 비중이 높습니다. 우리청은 익산 왕궁 현업축사 매입사업 등 지역 수질오염 부하가 큰 축산 비점오염원을 줄이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도민과 독자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환경정책은 육상경기에 비유하면 단체 마라톤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오랜 기간 일관되게 한 방향으로 함께 달려야 목표를 이룰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각 회원국의 경제정책과 환경정책 성과를 돌아가며 평가하는데, 경제정책 성과는 2년마다 평가하는 반면, 환경정책 성과는 10년마다 평가하는 것도 환경정책이 갖는 긴 호흡 때문입니다. 도민들께서도 환경개선은 오랜 기간의 일관된 노력이 있어야 효과가 나타난다는 점을 이해해 주시고, 불편하시더라도 작은 환경개선 노력을 함께 해주셨으면 합니다. 종이컵비닐봉투 등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쓰레기 분리배출, 에너지 절약, 대중교통 이용과 같은 작은 실천들입니다. 정부도 국민들의 큰 불편 없이 환경 개선에 동참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하고 필요한 프로그램을 보강해 나가겠습니다. ● 정선화 전북지방환경청장은 정 청장은 마산제일여고와 서울대 약학과를 졸업한 뒤 1997년 기술고시(33회)를 통해 공직에 입문했다. 이후 환경부 자연자원과장과 자원재활용과장 등 현안 부서의 주요보직을 역임했다. 약사의 길대신 국가 공무원의 길을 택한 정 청장은 환경부에 재직 당시 당시 공장의 오염배기물을 확인하기 위해 직접, 공장의 높은 굴뚝을 올라가 점검을 했었다면서 현장 감독관 및 근로자 들을 상대로 많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행정과 현장에서의 생각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이러한 대화들이 나에게 큰 경험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현장중심의 행정을 인정 받아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환경부 기획재정담당관 등을 역임하기도 했다. 그동안 물 관리, 폐기물 정책, 미세먼지 관리, 화학물질안전 강화 등 주요 환경정책 수립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으며, 환경정책 방향에 대한 철학과 주관이 뚜렷하고 업무 추진력이 탁월한 환경행정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 기획
  • 최정규
  • 2019.09.15 18:54

[뚜벅뚜벅 전북여행] BTS가 다녀간 완주 오성한옥마을 : "아미들~여기 여기 모여라!"

세계 여러 곳을 돌아다니기에도 바쁜 BTS가 전라북도를 왔다 갔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아미(ARMY) *방탄소년단 팬클럽명 들이라면 당연히 알겠지만, 그 소식을 몰랐던 이들에게 BTS의 흔적(?)을 찾아 알려드리려 합니다. 방탄소년단(BTS)가 올해 2019 써머 패키지 in 한국을 찍은 곳, 전라북도 완주 오성한옥마을로 가보실까요? 전라북도 완주군 소양면에 있는 오성한옥마을은 전주한옥마을에서 3~40분이면 도착할 정도로 전주와 가까운 거리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한옥마을인 북촌 한옥마을, 전주 한옥마을과는 달리 저수지와 계곡, 서방산과 종남산이 마을을 둘러싸고 있어서 한 폭의 그림과 같은 한옥마을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인데요. 오성한옥마을은 한 달에 평균 1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전주 근교 핫 플레이스로 최근에 다녀간 방탄소년단(BTS) 때문에 오성한옥마을을 방문하는 방문객들이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오성한옥마을을 방문하기 좋은 시기로는 6~7월을 추천하는데요. 왜냐하면, 6~7월이 되면 오성한옥마을에 있는 소양고택 주변에 아름다운 수국이 피기 때문입니다. 오성한옥마을에 있는 소양고택은 고창과 무안에 있던 130년 된 고택 3채를 해체해서 전라북도 완주군 소양면에 문화재 장인들의 손길로 이축한 한옥 문화체험관으로 한옥스테이가 가능한 한옥인데요. 소양고택 앞에 피어 있는 수국 길은 많은 분이 스냅사진을 찍으러 방문할 정도로 유명하며 오후 6시 ~ 7시 반에 방문하면 수국과 함께 멋진 일몰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소양고택은 석가탄신일과 같은 특별한 날에 플리마켓과 완소마켓 등이 열리기도 하며, 바로 옆에는 사진 촬영지도로 유명한 두베카페가 있습니다. 두베카페는 카페 안에서 멋진 자연을 즐길 수 있는 통유리와 오픈된 깔끔한 인테리어로 애견과 함께 입장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어느 자리에 앉든지 사진을 찍으면 포토존이 될 정도로 잘 꾸며져 있으며, 사진을 잘 못 찍더라도 물 위에 떠 있는 돌다리 위에서 소양고택의 한옥이나 카페를 배경 삼아 사진을 찍으면 누구나 멋진 인생 샷을 건질 수 있습니다. 두베카페에는 다른 카페에서는 볼 수 없는 메뉴로는 직접 만든 천연발효 오디 스무디와 미숫가루 아이스 등을 맛볼 수 있으며, 소양 비엔나커피, 말차 쇼콜라 퍼지 케이크, 아몬드 스윈 시그니쳐 라떼 등이 인기가 많은데요. 애견과 함께 힐링 타임을 보낼 수 있는 곳이 흔치 않기 때문에 애견을 키운다면 꼭 방문해보시길 바랍니다. 소양고택과 두베카페에서 조금만 걸으면 방문할 수 있는 아원고택은 경남 진주에서 250년 된 고택을 이축한 한옥으로 드라마나 광고촬영 배경으로 많이 소개되었는데요. 아원고택은 한옥 3채와 현대식 건물 1채, 그리고 뮤지엄으로 이루어진 복합 문화공간으로 소양고택보다 더 높은 위치에 있어 좀 더 높은 시점에서 자연의 깊이와 아름다움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아원고택 뮤지엄은 입구에서부터 멋진 포토존이 시작되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줄을 서서 대기하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볼 수 있는데요. 앞에서 소개한 두베카페가 오픈된 공간이 특징이었다면 아원고택 뮤지엄은 곳곳이 포토존이라고 할 정도로 독특한 구조와 비밀스러운 공간들이 숨겨져 있었습니다. 아원고택 뮤지엄의 1층은 멋진 작품을 볼 수 있는 갤러리와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카페 로 꾸며져 있으며 계단을 걸어서 밖으로 나가면 핑크뮬리와 대나무밭이 있는 아원고택을 볼 수 있는데요. 2층에 있는 아원고택은 숙박객들이 이용하기 때문에 12시 ~ 4시 사이에만 관람할 수 있으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아원고택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만사를 제쳐놓고 쉼을 얻는다는 뜻이 있는 만휴당이 있는데요. 대청마루에 앉으니 눈앞에 종남산과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지면서 어디선가 솔 향과 함께 바람이 솔솔 불어왔는데요. 시간이 가면 갈수록 평화롭고 조용해서 방탄소년단(BTS)가 왜 2019 써머 패키지 in 한국을 이곳에서 찍었는지 그 이유를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 있는 다른 한옥마을에 비해 규모가 큰 편도 아니고 크게 꾸면 놓은 것도 아닌데 자연과 너무 잘 어울려서 굉장히 좋았는데요. 남녀노소 누가 와도 이런 멋진 풍경을 보면서 하룻밤을 보내면 힐링이 안 될 수가 없을 정도로 너무 괜찮은 곳이었는데요.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분들에게도 강력히 추천하고 싶습니다. 오성한옥마을 근처에 가볼만한 곳으로는 높이 60m의 2단 폭포를 볼 수 있는 완산 8경 위봉폭포와 우아하고 단정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무명사찰 위봉사가 있는 위봉산성, 그리고 최근에 방탄소년단(BTS) SNS을 통해 알려진 경각산 패러글라이딩 등을 즐길 수 있습니다. 방탄소년단이 찍은 2019 써머 패키지 in 한국에서는 멋진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한옥을 배경으로 다양한 한스타일의 아이템들이 등장하는데요. 개량 한복과 갓, 부채 등 다양한 스타일로 조회수 300만을 훌쩍 넘기는 등 전라북도 완주 오성한옥마을이 전 세계 팬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곧 있으면 울긋불긋 아름답게 피는 단풍 또한 볼 수 있어 기회가 된다면 방탄소년단(BTS)가 방문한 전라북도 완주 오성한옥마을을 꼭 방문해 보시길 바랍니다.

  • 기획
  • 기고
  • 2019.09.14 15:32

[뚜벅뚜벅 전북여행] 부안곰소 젓갈단지 : "3개의 섬을 제방으로 이어 만든 곰소"

전북 부안군 진서면 곰소항 풍경입니다. 항구는 자그만 하지만 하루 130여 척의 어선들이 드나들어 전북에서는 군산과 격포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어항입니다. 1970년대만 해도 위도 앞바다인 칠산어장은 조기 파시로 유명해 위도에 띠뱃놀이가 전승되었을 정도로 물 반, 조기 반이었던 세상이 있었는데요. 곰소항은 칠산어장의 조기잡이 배를 비롯한 어선들이 줄지어 들어와 위도와 함께 성시를 이루었던 수산물 집산지였습니다. 지금은 과거의 명성에 미치지 못하지만, 전국 3대 젓갈 시장이 있어 여전히 주말이면 관광객으로 넘쳐나는 곳입니다. ​ 곰소염전입니다. 곰소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데요. 일제 강점기 말 연동에서 곰소와 작도 등 세 섬을 잇는 제방을 쌓으면서 곰소는 항구가 되었고, 연동에서 곰소 사이의 간척지는 염전이 되었습니다. 해방된 이듬해부터 남선염업이 지금까지 곰소염전을 70년 넘게 운영하고 있는데요, 천연미네랄이 풍부한 해수를 태양열로 증발시키고 건조 시켜 만든 과정에 5월 중순이면 내변산에서 부는 바람을 타고 송홧가루가 날아와 소금 결정에 더해진 송홧가루 소금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곰소 젓갈단지입니다. 칠산어장에서 싱싱한 고기가 잡히고 미네랄이 풍부한 송홧가루 천일염이 생산되는 염전이 함께 있어 젓갈 생산지로는 최적의 조건인데요. 1940년대 초반 간척으로 염전이 생기면서 천일염으로 젓갈을 만든 것이 젓갈 시장의 시초입니다. 그러다 조기 파시로 곰소항이 수산물 집산지가 되면서 급속도로 성장하기 시작해 변산반도가 국립공원이 되고 도로가 확충되면서 젓갈 시장도 함께 크게 번성한 것인데요. 지금도 주말이면 곰소항 풍경도 보고 밥도둑인 부안특산품 곰소 젓갈도 사려는 관광객으로 문전성시를 이루는 곳입니다. 젓갈 시장은 크게 세 곳으로 나뉘는데요. 곰소항을 중심으로 오른쪽으로 대규모 곰소 젓갈단지, 진서면사무소 부근의 젓갈 상가단지, 곰소 젓갈센터 부근의 젓갈 상가단지 등입니다. 이렇듯 엄청난 규모의 젓갈 단지로 곰소 젓갈단지는 전국최대 젓갈 단지가 되었으며 연간 7천 톤이 넘는 젓갈을 생산해 강경, 광천 등과 함께 3대 젓갈 시장으로 성장한 것입니다. 곰소항 수산물종합시장입구에 갈치가 해풍과 내변산 골풍에 잘 마르고 있습니다. 상인에게 물어보니 풀치라고 합니다. 갈치 새끼 또는 애기 갈치인데요. 갈치의 원래 말은 칼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칼치`라고 부르는데 풀치는 기다란 풀잎을 닮았다고 해서 풀치라고 부릅니다. 내장은 갈치속젓을 만들고 몸통은 갈치 젓갈을 만드니 버릴 것이 없는 생선인데요. 곰소항에 가면 온통 풀치 말리기 장관입니다. 젓갈은 김치와 더불어 대표적인 발효식품이죠. 생선이나 조개 등 어패류의 살이나 내장 등에 소금을 첨가해 숙성시키는데요, 삼국시대부터 젓갈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많이 잡혀 당장 먹을 수 없는 물고기를 오랫동안 보관하기 위해 소금에 절여 저장한 것이 시작이라는데요. 조선 시대에는 소금에 절이고, 소금과 술에 기름과 천초를 섞어 담그고 소금과 누룩에 담그고 소금, 엿기름, 찹쌀밥 등을 섞어서 만드는 등 현재보다 훨씬 다양했다고 합니다. 황석어 젓갈입니다. 민어과의 바닷물고기로 황강달이라고 부르는데요. 전라도에서는 `황새기`라고 부르는 생선입니다. 새우젓, 명란젓, 갈치젓, 멸치젓, 오징어젓, 낙지젓, 토하젓, 창란젓, 어리굴젓 등 그동안 수많은 젓갈을 봤지만, 황석어 젓갈은 곰소젓갈시장에서 처음 보는 귀한 젓갈입니다. 젓갈의 종류도 엄청납니다. 입맛이 없을 때는 따뜻한 흰쌀밥에 젓갈 한 숟갈 얹어 비벼 먹으면 다른 반찬이 필요 없을 정도로 밥도둑인데요. 지역마다 즐겨 먹는 젓갈이 다르다고 합니다. 서울과 경기도 지방에서는 주로 새우젓, 명란젓, 오징어젓을 먹고, 충정도는 밴뎅이젓, 어리굴젓, 낙지젓을 먹는다고 합니다. 강원도는 서거리젓, 조개젓을 주로 먹고 경상도는 꽁치젓, 꼴뚜기젓이라는데요, 전라도는 돔배젓(전어밤젓), 황석어젓, 갈치속젓을 주로 담근다고 합니다. 하지만 곰소젓갈시장에 오면 전국의 젓갈은 다 있으니 와서 고르기만 하면 됩니다. 이렇듯 곰소항은 싱싱한 수산물이 넘쳐나고 말고 깨끗한 해수에 미네랄이 풍부한 천일염을 만드는 곰소염전이 있으니 젓갈도 당연히 맛있을 것인데요, 부안군에는 곰소 젓갈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해마다 9월 젓갈을 주제로 한 곰소젓갈발효축제를 열고 있습니다. 지난해까지 12년간 곰소젓갈발효축제를 열었는데요. 김제의 지평선 축제, 군산의 시간여행축제와 더불어 새만금 지역의 3대 축제입니다. 삼색소금, 밴댕이 젓갈 만들기, 곰소 젓갈 김치 담그기, 곰소만 장어 잡기 체험, 곰소 젓갈 폭탄세일 등 전라도의 맛을 다채로운 체험으로 즐길 수 있는 축제인데요. 올해는 10월 3일(목)부터 5일(토)까지 3일간 부안군 진서면 곰소다용도부지 일원에서 열립니다. 곰소젓갈식품센터입니다. 곰소 등 부안에서 생산된 천일염과 칠산어장의 싱싱한 수산물로 담근 젓갈을 판매하고, 홍보하고,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인데. 부안군 해양수산과에서 관리하고 있습니다. 1층에는 곰소젓갈식품센터 사무실과 체험장, 전시장, 홍보관, 교육관이 있으며 2층에는 김치체험관 등이 있습니다. 올해 처음 운행하고 있는 부안시티투어에서는 곰소젓갈센터에서 오디, 뽕잎, 함초를 넣은 3색 소금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는데요. 주말이나 방학 때는 어린이와 지역주민들을 위해 곰소천일염 치약 만들기, 클레이 메모 꽂이 만들기 등 교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홍보관에서는 곰소항, 곰소염전, 곰소 젓갈 만드는 방법 등을 안내하고 있으며 곰소염전, 곰소항의 역사를 공부할 수 있습니다. 그 외 곰소 젓갈교육장 및 곰소젓갈 김치체험관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최대의 젓갈 단지가 있는 부안곰소는 주말이면 많은 관광객이 찾습니다. 칠산어장에서 잡히는 싱싱한 생선회도 즐기고 젓갈 시장에서 구경하는데요. 인근 곰소염전과 곰소젓갈식품센터도 들러 곰소의 역사와 곰소 젓갈을 만드는 과정도 알고 간다면 더 유익한 곰소 나들이가 되겠습니다. /글사진 = 심인섭(전라북도 블로그 기자단)

  • 기획
  • 기고
  • 2019.09.14 15:14

[통합과 분권의 '지방자치' 시대] ② 지방분권이 균형발전을 망친다고?

국가균형발전 대안으로 지방자치 강화와 연방제에 준하는 지방분권이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지방분권에 대한 믿음이 견고해지고 있다. 그러나 타시도보다 상대적으로 경제력이 낙후된 전북의 경우 개혁이 단행되지 않는 한 타시도와 재정격차가 더 커질 소지가 다분하다. 한 예로 타시도 분할 교육 논란이 일었던 전북혁신도시 지방자치인재개발원 사태는 이를 극명하게 보여준 단면이다. 당시 행정안전부는 지방분권 가치를 따질때 각 시도의 자체교육 추진이 타당하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이는 매우 위험한 착각이다. 지금과 같은 획일화된 자치분권은 되레 지역 간 양극화를 조장할 공산이 크다. 이 때문에 전북 또한 수도권과 광역시에 견줄만한 별도의 광역도시를 설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전주시가 특례시를 추진하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이번 연재에서는 지방분권에 대한 오해를 짚어보는 한편 국가균형발전과 지방 대도시 키우기에 대한 담론을 분석해봤다. △지방분권과 지방 양극화 문재인 정부 출범 뒤 지방분권 추진을 위한 정책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연방제에 준하는 지방분권을 약속한 정부는 자치분권 강화를 위해 국정과제와 로드맵을 마련하고 자치분권 종합계획 등을 추진했다. 지방분권형 개헌이 어려워지자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과 중앙정부의 571개 사무를 지방정부로 이양하는 지방이양일괄법 제정안이 국회로 넘어갔다. 그러나 지역총생산(GRDP)이 뒤처지는 전북의 경우 일괄적인 지방분권은 오히려 독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분권 논의의 속도가 줄어든 까닭도 이 같은 현상이 곳곳에서 터져나왔기 때문이다 지방분권 정책이 좀 더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선 지역중심권역 도시를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주와 창원이 통합을 이뤄낸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이러한 문제는 갈수록 커지는 지방재정 불균형에서도 찾을 수 있다. 전북도의 재정자립도는 21.6%로 지방세 등 세입 비중이 줄어 정부에 대한 재원 의존도가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방분권의 성공척도인 재정자주도도 전북은 39.6%에 불과하다. 전북은 지방정부가 재량껏 집행할 수 있는 돈이 부족한 실정인 셈이다. 그러나 중앙에 너무나 많은 권한이 쏠려있어 지방분권 또한 반드시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이뤄야 할 과제여서 정부의 딜레마는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분권담론과 전북의 상황 우리나라에서 현재 시행되고 있는 국가균형발전 모델은 혁신도시다. 혁신도시 정책은 중앙공공기관을 지방에 분산시킴으로써 서울이 가졌던 힘을 지방에 나눠주기 위한 분권모델의 하나이기도 하다. 그러나 전북혁신도시는 유독 우여곡절이 많았다. 지방분권과 혁신도시 가치에 대한 위험한 착각 때문이다.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11월 전북혁신도시 전국 광역자치단체에 5급 승진후보자에 대한 자체교육 실시를 요청하면 적정성 검토 후 승인할 것이라는 요지의 공문을 보내 각 자치단체의 자체교육을 독려했다.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가장 잘 사는 지자체인 경기도였다. 부산광역시 등도 자체교육을 검토했다. 올해 초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고 전북도민의 반발이 일자 행안부 실무자 중 일부는 자치분권을 생각하면 자체교육이 타당하다는 식의 해명을 완주군에 내놓기도 했다. 이 문제는 일단락됐지만 지방분권이 가진 함정이 잘 드러난 사례였다. 자치분권의 핵심은 권한이양과 자치단체의 책임강화가 핵심이다. 그만큼 타 지자체 결정에서의 재량권도 늘어난다. 이 과정에서 자치단체 간 이익조정 문제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 타시도 분교 논란이 일었던 전북혁신도시 한국농수산대학 문제도 각자의 분권만 내세운 대표적인 경우다. 지역인재 채용 불균형도 획일적인 분산정책이 불러오는 부작용을 보여줬다. 전북은 공무원 조직이 많은 반면 지역인재채용이 가능한 공공기관이 수와 규모가 타 혁신도시에 비해 적다. 여기에 인구수도 적어 상대적으로 도시 규모가 큰 혁신도시보다 차별을 받아왔다. 정부가 지역인재 광역별 채용을 추진하는 이유다. 일례로 광주전남 혁신도시의 지역인재 의무채용 규모는 전북혁신도시의 3배 이상이다. △전문가 분권과 지방파이 키우기 함께 진행돼야 전북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신기현 교수는균형발전 없는 분권은 무의미하며 지금처럼 인구중심의 발전이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낙후된 지역의 미래를 보장할 지에 대한 논의가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현재 전라북도 인구만으로는 지역 간 통합도 어렵고 전주를 광역시에 준하는 대도시로 만들기는 더욱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하며강력한 중앙집권 체제에서 지방분권 이양시대를 앞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전북도민들의 전략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중앙과 지방 간 권한과 책임의 명확화, 중앙과 지방의 역할 조정과 지원, 협력과 상생의 자치 실현, 지방정부 구조 및 기능 정상화 등을 통해 자치발전 방향을 찾아야 진정한 국가균형발전 실현과 전북발전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신 교수는 또한현재 지방의 산업은 공동화되고 있으며 인구 또한 계속 유출되고 있다며 더구나 보수정부시기에 만들어진 수도권 규제완화정책도 손보지 않은 상태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수도권 과밀현상을 막기는 역부족이라는 신 교수의 설명이다. 전북지역 자치단체의 균형발전 지표 역시 여전히 전국 최하위권이다. 지난 1일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개발한 균형발전 지표를 보면 전북은 전국 17개 시도 중 16번째였다. 지방 간 경쟁이 심화되고 수도권 규제는 완화되면서 빈부격차는 더욱 커진 셈이다. 송재호 균형발전위원장은 전북을 찾을 때마다공정국가는 어느 지역에 살든 균등한 기회가 보장되는 사회라며전북처럼 소외된 지역은 더 많은 배려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었다. 마강래 중앙대 교수는 자신의 저서에서분권화의 흐름 속에서 기초체력이 없는 도시들은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현재 지자체들 간의 격차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며지역 대도시권을 키우고 이 거점의 이익이 주변의 이익으로 퍼질 수 있도록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상생시스템을 구축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 기획
  • 김윤정
  • 2019.09.09 19:09

지방채 제로화 실현한 정헌율 익산시장 “재정 건전성 향상 노력 성과…도시 경쟁력 확보·시민 복지에 주력할 것”

익산시가 효율적 재정운영과 예산절감으로 1500억원에 달하는 지방채를 계획보다 7년 앞당겨 전액 상환했다. 지방재정 전문가인 정헌율 시장이 지방선거에 출마하면서 내건 대표 공약을 조기에, 그것도 7년이나 앞당겨 실현했다. 민선 45기 무리하게 조성한 산업단지와 소각장 건설 등에 쓰인 지방채를 모두 상환한 정 시장은 부채의 도시라는 오명도 말끔히 씻어냈다. 허리띠를 졸라맨 예산운용과 지방재정 전문가로서 오랜 노하우로 막대한 지방채를 일소한 정 시장을 만나 그간의 추진상황을 들어봤다. -익산시 지방채 제로화를 실현했습니다. 소감 부탁드립니다. 2016년 제가 취임할 당시 우리시 지방채는 1,593억원이었습니다. 많은 빚을 지고 있는 것에 대해 시민들의 걱정과 우려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지방채의 조기상환을 우선순위에 두고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여왔는데, 이렇게 추석을 앞두고 그 결실을 맺게 되어 무척 기쁘게 생각합니다. 지방채 제로화를 달성하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시민여러분의 믿음 속에서 이루어 낸 가치있는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지방채는 어디에 어떻게 쓰였나요. 익산시의 지방채는 민선45기에 신재생 자원센터 설치와 일반산업단지 조성 등을 위해 발행되었습니다. 신재생자원센터의 경우, 고질적인 환경문제로 거론되던 쓰레기 처리문제를 긴급하게 대응하기 위해 총 731억(교부세감액보전 136억포함)의 지방채를 발행해 추진하였고, 현재는 익산시의 쓰레기 처리는 물론 문화센터를 통해 수영, 헬스 등 시민들의 문화공간으로도 활용하고 있습니다. 일반산업단지의 경우, 노후화되고 주택가와 인접해 있는 제1,2산업단지를 대체하여 기업유치 및 일자리 창출을 도모하고자 지방채 총 1,464억원을 발행해 추진했습니다. -어떤 방식으로 지방채를 조기에 상환했습니까. 취임 당시 1,593억원이었던 지방채를 2016년 취임 이후 144억원, 2017년에 448억원, 2018년에 593억원을 상환했으며, 무엇보다 제가 취임한 이후 산단분양이 다시 활력을 되찾으면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2016년 10월, 전임시장 시절 추진하다 흐지부지되었던 부채상환 TF팀을 다시 꾸리고 부시장을 단장으로 기업유치 및 산단분양, 지방세 납기내 징수 및 탈루세원 발굴, 공유재산매각관리, 차량관련 과태료 적기 징수 등 각 부서별 자구책을 마련해 예산절감을 도모했습니다. 이와 함께 시민들에게 꼭 필요한 예산 위주로만 편성을 하고, 체납지방세 및 세외수입 징수에 총력을 기울이는 등 재정건전성 향상을 위해 꾸준한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또, 시비 부담이 30%이상 되는 신규 보조금사업의 심의 기능을 강화해 불필요한 신규사업을 억제했습니다. 지방채 조기상환을 위한 재원마련 방안도 모색했습니다. 중소기업육성기금, 여성복지기금 등 총 4개 기금을 폐지해 얻게 된 126억원을 지방채상환에 전액 반영하고, 순세계잉여금의 7%와 업무추진비의 30% 절감분을 본예산 조기상환액에 반영하여 편성했습니다. 전라북도 지역개발 기금에서 빌린 차입금의 이자 절감을 위해서 기존 4%대에서 2%대 금리로 차환함으로써 이자부담을 감소시켰습니다. 이러한 특단의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생긴 순세계잉여금의 일부분을 지방채 조기상환에 투입했고, 그 결과 지난 2016년부터 올해까지 총 1,593억원의 지방채를 모두 상환하여 29억원 가량의 이자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습니다. -지방채 조기상환의 어려움은 없었나요. 지방채를 조기상환하는데 있어서 국내경기 불황에 따른 일반산업단지의 분양율 저하가 제일 큰 난관이었습니다. 또, MOU를 체결한 기업들과의 입주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장기적으로 지방채 상환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분양대금을 통한 상환이 생각만큼 많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또 산업단지가 현재 77%정도 분양률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나머지 부족분에 대한 또 다른 대안이 필요했던 것도 현실적인 어려움이었습니다. 지방채 상환을 위해 최대한 허리띠를 졸라매고 불필요한 지출이 없는지 철저하게 검토하여 예산을 투입했지만, 현실적으로 시민들의 행정수요는 갈수록 높아져가는 상황에서 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예산 등 신규사업에 투자를 안 할 수가 없습니다. 빚을 갚을 것인지 새로운 사업에 투자를 할 것인지를 놓고 적절한 균형을 맞추는 문제에도 고심을 많이 했습니다. -정상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지방채를 상환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시민단체에서 우려한 재정운영의 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해서 우선적으로 지방채를 조기상환하는 것이 선결과제라고 생각하고, 조기상환의 재원마련을 위하여 순세계잉여금의 10%를 적립하는 지방채 상환기금을 시행하려 했을 정도의 강도 높은 자구책을 진행시켰습니다. 또한, 산업단지의 분양대금은 조성원가의 70%수준이어서 산업단지가 완전분양이 되어도 나머지 30%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이 일반회계에서 충당해야하는 태생적인 한계가 있습니다. 시민단체에서는 일반회계의 전출금으로 지방채를 상환한 것에 대해 비정상적인 상환이라고 지적하고 있지만, 현재 일반산업단지의 분양이 원활하게 추진되고 있어 크게 걱정하실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분양되는 산업단지의 수입을 통해 시민들을 위한 복지에 더욱 힘쓰겠습니다. -지방채 제로화로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대한 기대가 높습니다. 이번 지방채 제로화 달성을 통해 앞으로는 익산시 현안사업인 지역경제 활성화, 악취저감 등 서민 경제를 살리고 시민들의 삶을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예산에 더 많이 투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내년부터는 매년 지방채 상환에 소요되던 재원과 이자에 상응하는 예산을 일자리 창출과 서민경제 분야에 투입해 도시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집중할 계획입니다. 또한, 그 동안 지방채 상환으로 허리띠를 졸라매느라 꼭 필요한 부분에만 제한적으로 추진하던 복지사업들도 적극적으로 발굴해 더 많은 시민들이 복지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재정 전문가로서 지방채의 문제점 어떻게 보십니까. 재정건전화 측면에서 본다면 빚은 가급적 얻지 않는 것이 최상이겠지만, 지역발전의 책임은 지자체 스스로가 감당해야 할 회피할 수 없는 과제이며, 사업을 추진하다보면 불가피하게 지방채를 발행할 수 밖에 없는 상황도 있습니다. 그럴 경우, 최우선적으로는 감당이 가능한 만큼의 지방채를 발행해야 할 것입니다. 또, 지방채 발행이 미래세대에 과도한 부담을 전가한다는 인식도 있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방채를 발행하고 난 뒤에 재정 전문가가 냉철한 시각을 가지고 지방채 상환에 대해 정확하게 판단하고 최적의 부채 관리방안을 찾아내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번 지방채 전액상환을 계기로 앞으로는 건전재정 위주로 익산시 살림을 꾸려나가겠습니다. ◇정헌율 시장은 행안부 지방재정제세국장 역임한 재정 전문가 정헌율 시장은 재정전문가로 통한다.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몸을 담으면서 재정분야에서 잔뼈가 굵었다. 행정안전부 지방재정세제국장을 역임하며 지방에 직접 예산을 나눠주는 일을 했다. 그가 1년에 처리하는 예산만 무려 25조 원에 달했다. 행정안전부 지방재정세제국장 시절 재정부와의 혈전을 치러 지방소비세를 도입하는 뚝심도 보였다. 세입의 일부를 지방에 환원하는 지역상생 발전기금을 조성하는 등 지역재정 확보를 위한 제도도 만들었다. 함열읍장과 낭산면장을 지낸 선친 때부터 대를 이어 공직생활을 하는 동안 청백리 외길만을 걸어왔다. 지난 2016년 재선거에서 익산시장에 당선된 이후 대대적인 변화와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가장 먼저 지방채 조기상환에 매진해 7년을 앞당겨 전액 상환하는 성과를 거뒀다. 부채의 도시, 막대한 부채로 더 이상 지방채를 얻지 못한다는 등의 지역 이미지를 완전히 바꿔놓은 성과다. 지역 갈등을 우려해 눈치 보며 추진하지 못하던 익산시청사 건립도 현재 부지에 건립한다. 도내 처음으로 민간공원 개발에 대한 특례사업을 추진해 도심권에 여의도의 20배 면적에 달하는 도심공원도 추진한다. 뼛속까지 공무원인 그는 정치적 기반이 약한 단점을 안고 있다. 민주평화당 소속인 정 시장은 더불어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하는 익산시의회의 견제로 도시시설관리공단 설립과 같은 여러 공약사업에 난항을 겪고 있다.

  • 기획
  • 김진만
  • 2019.09.08 17:13

[뚜벅뚜벅 전북여행] 부안 특화거리 여행 “뚜벅이 여행하기 좋은 곳, 부안 ”

바닷가인 부안은 볼거리 먹을거리 많은 곳이죠. 하지만 부안에 와서 바다만 보러 다녔다면 그런 뻔한 여행은 그만! 다양한 특화 거리로 부안에 생기를 불어넣는 명소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부안읍을 중심으로 조성된 가지각색 거리 보시고 부안의 숨겨진 매력을 느껴보세요~ 부안군은 부안읍을 중심으로 과거의 화려했던 모습을 되찾고 구도심을 활성화하기 위해 에너지 테마거리 별빛으로를 조성했는데요. 부안군청 후원에서 볼 수 있는 국내에서 가장 큰 암각서인 봉래동천, 주림, 옥천 등 8글자를 테마로 만들었으며 이들 8글자는 산천이 둘러싸여 경치가 좋은 곳, 신선이 사는 곳 등의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에너지 테마거리 별빛으로의 시작은 부안을 기름지게 한다는 의미가 있는 커다란 붓 조형물에서부터 시작되는데요. 조금만 걸으면 영화 변산에서 주인공 미경의 피아노 학원으로 카페 소우를 발견할 수 있는데요. 카페 소우는 피아노 학원이 아니라 시그니쳐 메뉴가 소바인 음식점으로 카페로도 인기가 많은 곳입니다. 에너지 테마거리 별빛으로는 천리향, 치자나무, 은목서 등 3대 방향수와 약 5,000여 그루의 나무들이 식재되어 있어서 향기가 나는 에너지 테마거리로 유명한데요. 졸졸졸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면서 곳곳에 편히 앉아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휴식공간들이 많아서 인상적이었습니다. 에너지 테마거리 별빛으로를 걷다 보면 멀리서 커다란 탑이 보이는데요. 탑의 정체는 부안을 대표하는 랜드마크인 카이로스 광장의 시계탑입니다. 카이로스 시계탑 광장에는 독특한 디자인을 가진 시계탑과 분수대가 있었는데요. 참고로 카이로스란 기회 또는 특별한 시간을 의미하는 그리스어로 시간의 중요성을 상징하고 있다고 합니다. 부안의 카이로스 광장의 시계탑은 부안의 액운과 재난을 막아주는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59호인 서외리 당간을 모티브로 첫사랑이 시작되는 시간, 꽃이 피고 아이들 웃음소리가 피어오르는 시간, 저녁노을이 물드는 시간 등 부안 군민들의 다양한 사연들과 희노애락을 담았다고 하는데요. 시원한 물줄기를 내뿜는 바닥 분수 위에 보면 볼수록 매력적인 상징물이 인상 깊기 때문에 꼭 한번 방문해보시길 바랍니다. 카이로스 광장에서 바로 이어지는 젊음의 거리는 부안을 부안의 역사와 음식, 가볼 만한 곳 등 부안을 소개하고 있었는데요. 젊음의 거리는 시계탑 광장을 중심으로 뻗어 나가는 오거리 줄기 가운데 하나로 부안 사람들이 서로 만나고 문화를 생산해내는 공간이었다고 합니다. 따라서 에너지 테마거리 별빛으로에서 보았던 물길이 카이로스 시계탑 광장을 지나서 젊음의 광장에 흐르고 있었는데요. 젊음의 거리에 흐르고 있는 물줄기는 도로의 높고 낮음을 이용해서 유속을 빠르게 해서 젊은이들의 활력과 진취적인 성향을 보여주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조금만 걸으면 젊음의 거리에서 가장 유명한 부안에 오면 오복을 가득 받는다는 부래만복의 의미를 지니는 복 조형물을 발견할 수 있는데요. 실제로 복을 준다는 소문이 있어서 관광객들에게 포토존으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젊음의 거리를 걷다 보면 서부 해당화와 때죽나무, 미선나무, 복수초와 다양한 패턴의 벽과 조명이 위에서 비치는 것을 노란색으로 표현한 디자인 등을 볼 수도 있으며 끝부분에는 분수대와 야외공연장이 있는데요. 콘서트, 먹거리, 체험, 플리마켓 등 행사 때마다 다양한 프로그램이 야외공연장과 젊음의 거리를 중심으로 진행되는데 기회가 있을 때 꼭 한 번 방문해봐야겠습니다. 부안 상설시장과 부안 시외버스터미널 사이에서 볼 수 있는 물의 거리와 예술의 광장은 앞에서 소개되었던 에너지 테마거리 별빛으로에서 시작된 물소리를 여기에서도 듣고 볼 수 있는데요. 입구에서 조금만 걸으면 허름해 보이지만 슬레이트 지붕, 타일벤치 등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는 조형물과 큰 물고기의 꼬리가 보이는 예술의 광장을 찾을 수 있습니다. 예술의 광장은 소규모 무대도 있고 깔끔하고 독특한 디자인의 벤치에는 변산반도국립공원에 있는 웅연조대, 직소폭포, 월명무애 등 변산팔경 소개와 물길을 따라서 아름답게 꾸며져 있는 조경이 인상적이었는데요. 곳곳에 사진 찍기 좋은 벽화도 그려져 있고, 저녁에는 원모양 별모양 등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조명도 볼 수 있었는데요. 여름에는 광장에서 물총축제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걷다보 면 느티나무를 활용한 공간과 큰 정자도 있고, 자작나무 등을 볼 수도 있는데요, 예술의 광장 끝부분에는 물고기 머리와 타일로 된 조개가 있었습니다. 젊은이의 거리 2탄이라고 할 수 있는 너에게로 정원은 물고기 머리가 있는 예술의 광장 거리 맞은편에 있는데요. 너에게로 정원은 도심 속 폐구간인 자투리 공간을 활용한 곳으로 생활환경 개선과 녹색정원 조성이라는 두 가지 목표로 추진되었다고 합니다. 참고로 너에게로 정원은 그동안 컨테이너와 폐기물 등이 무단으로 방치되어 있어서 미관을 해치고 있어서 주민들의 불만이 상당했다고 하는데요. 지금은 꽃과 나무를 중심으로 생태 축을 조성해서 녹색소통공간을 창출하고 주변 상권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는데요. 부안 특산종인 부안 바람꽃과 미선나무, 호랑가시나무 등 꽃과 나무의 시간적 변화를 통해 공간의 지속적 변화를 유도하고 폐도심에 생명력을 부여하는 등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있으며, 지역 주민들에게는 스토리가 있는 정원예술로 인기가 많다고 합니다. 이 밖에 부안군은 생선회거리, 팥죽거리, 치맥 특화거리 등 부안만의 차별화된 관광콘텐츠를 개발하고 예술성이 높은 조형물들을 활용한 다양한 도시재생 사업으로 부안의 품격을 한 단계 높이는 등 부안에 오면 오복을 받을 수 있다는 부래만복을 실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데요. 물이 졸졸졸 흐르는 소리를 들으면 다양한 조경과 예술작품을 보며, 부안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엿볼 수 있으므로 기회가 된다면 꼭 한번 방문해보시길 바랍니다. /글사진 = 노명섭(전라북도 블로그 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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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9.06 15:12

[윤주 한국지역문화생태연구소장의 사연 있는 지역이야기] 63. 나훈아의 ‘고향역’은 익산에 있다

1972년 나훈아의 노래로 탄생한 명곡이 있다. 그 노래에는 기차통학을 했던 1956년 까까머리 중학생의 아련함과 고단함이 서려 있다. 숨이 턱턱 막히게 뛰어올라 기차를 타니, 기찻길 옆에 흐드러지게 핀 코스모스가 눈에 들어왔소. 아~ 그 꽃을 보는데, 눈물이 왈칵 쏟아지며 고향에 계신 어머니 생각이 나더이다. 내게 코스모스는 그리움에 사무치는 눈물꽃이고 기차역은 서글픈 곳이요. 코스모스 피어있는 정든 내 고향~으로 시작하는 <고향역>은 많은 사랑을 받는 국민애창곡이다. 이쁜이 곱쁜이도 나오는 노래가 고향의 첫사랑이 아닌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곡이 된 사연은 특별하다. 그 곡의 작사 작곡자인 임종수(1942년생)는 순창 출신으로 어머니 나이 46세에 얻은 8남매의 막내이다. 국민학교 때 이리(현 익산)에서 경찰관으로 근무하던 형이 집에 오면 너는 남성중학교를 가야 한다는 말을 수없이 했다 한다. 이에 어린 임종수는 시험을 치르고 이리의 남성중학교에 합격해 고향인 순창을 떠나게 되었다. 입학 후 여관에서 형과 하숙하다가 중학교 2학년 때 형이 결혼하게 되면서부터 형의 신혼집으로 거처를 옮긴다. 그러다 삼기면에 있는 지서로 발령이 난 형을 따라가 학교까지 걸어서 4시간 걸린다는 곳에서 통학했다. 산 고개를 세 개 넘고 황등역에서 기차를 타고 이리역에 내려 학교로 가는 길을 매일 같이 왕복해야 했다. 그렇다 보니 새벽 5시에 일어나야 했고 아침밥도 못 먹고 점심 도시락도 챙기지 못한 채 허겁지겁 뛰어 기차 시간에 맞춰 다녀야 하는 일이 허다했다. 귀한 늦둥이로 자란지라 그런 어려움에 더욱더 고향과 어머니를 그리워했다. 그 시절의 기억은 훗날 임종수에게 천금 같은 기회를 준다. 하지만 처음부터 <고향역>이란 타이틀로 만든 곡이 아니었다. 무명 작곡가인 임종수는 당시 최고의 인기가수인 나훈아를 무작정 찾아갔다. 3개월을 기다린 끝에 만나서 들려준 <차창에 어린 모습>을 마음에 들어 한 나훈아는 1970년도에 음반을 냈다. 그러나, 가사가 불건전하다는 이유로 방송불가 판정을 받는다. 당시 박정희 정권은 퇴폐풍조를 조장한다는 이유로 이별, 상처 등의 노랫말 등이 국민에게 슬픔을 조장한다고 금지시켰기 때문이다. 그렇게 곡이 사라질 운명인가 싶었는데, 일 년 뒤 우연히 만난 나훈아가 아까운 곡이라며 방송이 될 수 있는 건전한 가사와 경쾌한 리듬으로 고쳐 주이소라 한다. 그 건전하게란 대목에서 어린 시절 기차에서 바라본 코스모스와 어머니를 떠올리며 고향역으로 주제를 잡고 고고 리듬을 더하여 곡을 완성한다. 1972년 2월에 취입한 곡은 그해 9월 코스모스와 함께 활짝 피어나 크게 히트를 치고 임종수를 무명생활에서 벗어나게 해주며 이후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 <옥경이>, 최근 나훈아의 신곡인 <인생소풍>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히트곡을 내게 한 원동력이 된다. 사실 임종수의 고향인 순창에는 기차역이 없다. 그렇다 보니 고향역은 황등역과 이리역을 왕복했던 통학 기찻길과 연관된 것이고, 화물 역사로 변한 황등역과 이리역 폭발사고를 겪고 호남권 허브 역사로 변신한 익산역에는 당시의 모습이 사라졌다. 하지만, 그 노래는 가을에 하늘하늘 피어나는 코스모스와 추석 명절을 즈음하여 고향을 떠올리는 정서에 나훈아의 음색이 어우러져 모두의 고향역이 되어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즐기는 노래는 대중들의 애환과 욕망을 담고 다양하게 변해간다. 역과 기차를 주제로 한 노래 또한 다양한데, <기찻길 옆 오막살이>에서부터 <목포행 완행열차>, <춘천으로 가는 기차>와 <안동역에서>가 있고, 게다가 이제는 <시청 앞 지하철역에서>처럼 지하철역을 주제로 하는 노래도 나왔다. 하지만, <고향역>처럼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명곡들은 세월의 간극을 뛰어넘는 힘이 있다. 시대가 변하면서 노래뿐 아니라 대중문화 속 명소의 탄생은 유형을 달리하고 있다. 그 감성은 장소를 떠올리는 것에서 출발해 관광자원이 되면서 도시를 홍보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 보니 지자체마다 관광자원을 만드는데 열심이다. 지역의 풍경이 설정과 맞아 떨어져 히트를 치는 경우도 더러 있는데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주요 배경이 된 남원의 서도역이 그렇다. 사실 서도역은 최명희의 소설 <혼불>에서 효원과 강모가 이용한 역으로 주요한 감정선을 담은 장소이다. 1931년 간이역으로 건립된 후 2002년 전라선 개량공사로 철거 위기에 처했지만, 현재 위치로 이전해서도 옛 모습을 간직한 아름다운 역이다. 드라마의 인기에 서도역을 찾는 방문객이 늘어나자 남원에서는 <혼불>과 <미스터 션샤인>의 배경이 된 서도역을 중심으로 한 관광 활성화를 준비하고 있다. 이제는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다녀간 장소도 팬들에 의해 관광 루트로 만들어지고 있다. 완주를 비롯해 국내 이곳저곳을 안내하듯 다니는 방탄소년단의 모습이 정겹고 고맙다. 지역의 자산은 새롭게 만들기가 쉽지 않다. 많은 노력과 자본이 필요한 경우가 대다수이고 이마저도 성공을 보장하기 힘들다. 있는 지역의 콘텐츠를 잘 발굴하고 기회를 잘 활용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표 고향역의 대명사가 된 장소를 보유한 행운의 도시는 익산이다. 그러나 같은 익산의 행정지역에 있으면서 고향역의 배경이 황등역이다. 지금의 익산역이다란 논란으로 몇 년째 노래비마저 못 세우고 있다니 안타깝다. <고향역>의 저작권자인 임종수는 학교를 오고 가며 양쪽 역을 다 이용했으니 두 역 다 고향역의 배경이재. 어디 한 곳이 아녀.라는 말을 전해주었다. 옛말에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다. <고향역>의 노래가 역에서 흘러나오고 코스모스라도 먼저 기찻길에 식재하며 그 정서를 잇게 하는 것부터가 시작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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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9.05 17:33

[최진석의 새 말, 새 몸짓] 자기 확신에 갇힌 몽환적 통치

송필용 작품 '무제' 동아시아에서 중국의 철학자 주희가 차지하는 비중은 서양에서 칸트가 차지하는 그것 만큼이나 무게감이 있다. 그의 말이다. 오늘 배우지 아니하고서 내일이 있다고 하지 말며, 올해에 배우지 아니하고 내년이 있다고 하지 말라.(「勸學篇」) 더 나은 내일과 더 발전된 내년을 원하거든 반드시 공부해야 한다. 공부(배움)는 지적 활동이다. 미래는 지적 태도를 가진 사람이 연다. 인류 역사에서 가장 철저하게 살다간 사람을 꼽을 때, 소크라테스는 빼지 못한다. 나는 숨을 쉬는 한, 그리고 지적 능력을 잃지 않는 한, 철학을 가르치고, 사람들을 훈계하고, 만나는 사람들을 위해서 진리를 명료하게 밝히는 일을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오.(『변명』) 세상을 진보시키려는 자신의 노력과 지적 능력의 발휘를 일치시켰다. 소크라테스에게 있어 지적인 활동에 반대되는 행위는 이미 흡수한 신념을 자세히 점검하지 않은 채 계속 소유하면서, 자신을 거기에 맹목적으로 맡겨버리는 무책임한 태도이다. 이때 소유된 신념이 스스로 참되다고 확신하는 믿음(true belief), 즉 자기 확신이다. 이것은 지적 점검을 거친 지식(knowledge)과 구분된다. 중국의 철학자 장자는 이것을 정해진 마음 즉 성심(成心)이라 했다. 장자에 의하면, 제대로 된 공부는 성심을 깨면서 비로소 시작된다. 성심을 깨지 않는 자에게 미래는 없다. 미래는 점검을 거치지 않은 자기 확신이 아니라, 지적인 점검 과정을 통해서만 열린다. 자기 확신은 지적 활동 능력을 현저히 떨어뜨린다. 자기 확신에서 벗어나려는 지적인 노력이 바로 반성이고 점검이다. 그래서 지식을 점검된 자기 확신(justified true belief)이라고 하는 것이다. 자기 확신에 빠진 사람은 비이성적이며, 감각이나 감성을 믿고, 과거 지향적이며, 소유한 것을 지키려 하고, 이념으로 현실을 지배하려 하고, 세상을 보고 싶은 대로 보거나 봐야 하는 대로 본다. 지적인 사람은 이성적이며, 논리적이고, 미래 지향적이며, 소유한 것을 바탕으로 해서 그다음으로 넘어가려 하고, 현실에서 이념을 생산하려 하고, 세상을 보여지는 대로 보려 한다. 세상을 보고싶은 대로 보거나 봐야하는 대로 보는 사람은 보여지는 대로 볼 수 있는 사람에게 항상 진다. 점검하는 습관이 길러지지 않아서 지적 수고를 하려고 하지 않으면, 점검하고 생각하는 일을 귀찮아하면서 자기 확신에 빠지는데, 이때는 주로 프레임 씌우기로 날을 보낸다. 종북 좌빨이나 토착 왜구나 친일파나 반일파라고 하는 것들은 다 사유의 정지를 의미한다. 이렇게 되면, 세계를 보여지는 대로 보지 못하고 봐야 하는 대로 보거나 보고 싶은 대로 보게 되는데, 그렇게 하도록 지배력을 행사하는 것이 바로 이념이다. 현실에서 이념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이념으로 현실을 지배하려고 한다. 여기서는 어떤 생산적인 효율도 생기지 않고 제자리에 멈춰선 채 시대를 과거에 묶어두기만 한다. 우리는 철저히 과거에 묶였다. 미래 담론은 사라진 지 오래다. 이념가들은 지적인 진보가 멈췄거나 오히려 그것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에 진보 우파나 진보 좌파는 모두 사라지고, 그저 보수 우파와 보수 좌파만 남은 연유이다. 이념가들은 저 높은 곳에 이념을 걸어놓고 거기를 향해 과감하게 비상하려다 보니 현실을 구제하려는 사명감보다는 오히려 몽환적인 자기 확신에 빠진다. 몽환적인 감성과 확신 속에 도덕적 우월감이 깃들어 있지만, 이는 헛된 자기기만일 뿐이다. 이런 구조 속에서 내로남불이 일상화 된다. 염치와 부끄러움도 사라진다. 1894년 청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이 시모노세키에서 청과 강화조약을 체결하는데, 조약문의 제1조가 조선이 완전한 독립국임을 승인한다.는 것이었다. 이 조문에 대하여 청나라 대표인 이홍장은 양국 모두 조선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추가하자고 했으나 일본이 거부하였다. 1876년 일본이 운요호 사건을 빌미로 해서 강화도에서 조선과 조일수호조약을 체결하는데, 그 조약의 제1조도 조선은 자주국으로 일본과 평등한 권리를 가진다.는 것이었다. 청나라와 일본이 자기들끼리 전쟁을 한 다음에 조약을 맺으면서 제1조를 조선의 독립으로 삼았고, 일본이 우위를 점한 채 조선과 맺은 불평등 조약의 제1조도 조선의 독립이었다. 당시 조선은 무능하고 무지하였다. 이런 상황에서 1896년 독립협회를 세워 중국 사신을 맞던 영은문을 부수고 독립문을 세웠다. 그즈음 고종은 아관파천으로 1896년2월11일부터 1897년2월20일까지 세자 순종을 데리고 러시아 공사관으로 피신해 있다가 나와 1897년 10월 대한제국을 선포하고 황제 즉위식을 갖는다. 이때 즉위식 행렬은 일본군이 호위를 했다. 대한제국에서 제국은 다른 나라의 속국이 아니라 자주 독립국임을 의미하지만, 자주 독립국의 기상은 찾기 힘들다. 8년 후, 1905년 을사조약으로 대한제국은 외교권을 박탈당한다. 외교적 주권은 일본이 가져갔다. 그 후 다섯 해가 지나 1910년에 조선은 일본에 합병된다. 나라가 사라졌다. 지금도 우리는 이런저런 영은문들을 부수면서 자주와 번영과 독립을 확보한 듯한 심리적이고 몽환적인 자족감에 취해 있다. 자기 확신에 갇혀 몽환의 시절을 다시 보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1840년 아편전쟁으로 중국이 영국 등의 서양 세력에 굴복당하고, 1853년 일본은 미국에 의해 강제 개항 당했다. 중국과 일본은 굴복당하고 나서 과감히 과거와 단절하고 새로운 시대적 변화를 받아들이려고 전면적인 쇄신에 나섰다. 쇄신의 주요 내용은 서양 학습이었다. 그러나 조선은 무지몽매했으며, 무지가 만든 몽환적 자기 확신으로 서양을 배우기는커녕 오히려 무시하면서 위정척사로 편을 갈라 내부적인 싸움에만 골몰하였을 뿐이다. 내부적인 작은 싸움에 갇힌 채, 그것을 세계적인 큰 싸움인냥 착각하는 몽환의 상태였다. 점검되지 않은 자기 확신 때문이다. 이때도 모두 힘을 합치기만 하면 서양을 물리칠 수 있다는 결사 항전의 선동과 결기가 무성하고도 무성했다. 자기 확신에 빠져 선동과 결기만으로 버티다가 결국은 나라를 뺏겼다. 우리는 지금도 위정척사의 세월을 살고 있지 않은가. 자기 확신은 우리 전체 모두에게 해당하지만, 지금은 주도권을 가진 통치 세력의 그것이 더 큰 문제이다. 통치 주도 세력의 주요 인물인 문정인은 한국이 처한 상황을 북한의 민족 이익과 미국의 동맹 이익 요구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로 평하면서, 우리의 국가 이익을 위해 양쪽 모두에 쓴소리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시사IN』 제612호) 북한을 민족 이익을 수호하는 국가로 보는 것이 통치 주도 세력의 공통된 인식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핵무기도 민족 이익 수호 차원의 것이고, 미사일 발사로 하는 협박이나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악담이나 조롱들도 모두 민족 이익을 수호하려는 목적에서 나온 것이 된다. 그래서 아무 반응도 못하는지 모르겠다. 이전의 글 국가란 무엇인가에서 밝혔듯이 국가와 민족 사이에서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는, 국가로서의 대한민국에서 북한을 민족 이익을 수호하는 국가로 본다는 것은 민족적 정통성을 북한에 두고 있다는 것으로 읽힌다. 북한 추종의 근거이다. 사실 여기서부터 모든 몽환적인 통치 행위가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을 민족 이익을 수호하는 국가로 보는 인식을 토대로 하여 우리가 형성한 주변 국가와의 관계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종북굴중혐미반일(從北屈中嫌美反日)이다. 북한을 추종하여 무조건 이해하고 편을 들며, 중국에 굽신거리고, 미국을 미워하며, 일본을 반대한다. 문제는 추종하여 이해하고 편을 들어주지만, 북한은 계속 위협하고 조롱하며 업신여긴다는 점이다. 뒷골목도 아니고 국가 간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어떤 위협과 조롱에도 말 한마디 못하고, 오히려 선의로 해석하려고 몸이 달았다. 세계 외교사 어디를 봐도 국가 사이에 이런 관계를 형성해서 자존을 지키거나 생존을 담보하거나 실익을 얻었던 예는 없을 것이다. 자존과 생존과 국가적 실익을 포기하더라도 얻을 수 있는 더 중요한 어떤 몽환적 주제가 설정되어 있지 않다면 불가능할 일이다. 이런 태도가 정권에는 의미가 있는지 몰라도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인 나는 자존감에 큰 상처를 입는다. 중국의 철학자 노자는 통치의 핵심적인 지혜를 간결한 언어로 남겼는데, 이런 대목도 있다. 최상의 통치는 아랫사람들이 통치자가 있다는 것 정도만 의식한다. 그다음 단계에서는 백성들이 통치자에 친밀감을 느끼며 떠받든다. 그다음은 어려워하고 두려워하는 단계이다. 마지막 가장 낮은 단계에서는 통치자를 조롱한다.(『도덕경』17장) 국가 통치의 효율성이나 건강성의 정도를 순서대로 밝혔다. 조롱받는 단계에서 국가는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여기저기서 업신여김을 당하거나 조롱을 당하는 일이 있다면,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조롱으로 끝나지 않기 때문이다. 조롱 다음의 단계는 순서도 매길 수 없을 정도로 파국적인 일일 가능성이 크다. 조롱도 자기 의도에 따라 심리적이고 주관적으로 해소해버리고 나서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살피지 않으면 조롱 다음에 예견된 파국을 막지 못한다. 자기 확신에 빠지면 감각을 믿고 사실을 믿지 않기 때문이다. 심리적 기대를 객관적 사실로 착각하는 것이다. 지금 이 나라는 자기 확신에 갇힌 몽환적 통치에 의해 아무나 흔들 수 있는 나라가 되었다. 독도 주변의 카디즈나 영공에 중국과 러시아 비행기가 멋대로 들락거리고, 일본은 경제를 통해 한국 흔들기에 나섰고(미국이 뒤에서 함께 벌인 일일 수도 있다), 미국은 문재인 대통령 어투까지 흉내 내가면서 방위비 증액 등으로 압박을 하고, 한미동맹은 이혼 직전인 부부처럼 불안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북한은 협박과 위협과 조롱에 거침이 없다. 대한민국은 어떤 자신감에 의한 것인지 몰라도 진정한 우방이 없는 나라가 되었다. 이 상황에서 아무나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구호가 선동이나 결기에 머문 주장이 아닐 수 있을까? 종북굴중혐미반일(從北屈中嫌美反日)의 구도를 유지하면서 아무나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만들 비책은 무엇인가? 일본과 실전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조건문으로 평화 경제만 이루어진다면 일본을 이길 수 있다고 주장할 때, 이를 어찌 받아들여야 할지 망연자실할 뿐이다. 모든 경제 지표가 다 악화일로인데, 대통령은 경제의 기초체력이 튼튼하다고 한다. 몽환적 자기 확신에 빠져 세상을 보고 싶은 대로 보거나 봐야 하는 대로 보기 때문이다. 보여지는 대로 볼 수 있어야 가능한 정확한 현실 인식이 취약한 것 같다. 자기 확신에 빠지면 점검 능력과 반성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지만, 최소한의 지적인 능력이라도 있다면, 반성하고 점검하는 일을 할 수 있다. 그러면 실수를 하더라도 반복하지 않고, 되도록 빨리 교정도 한다. 반성 능력이 떨어지면, 하던 실수를 반복한다. 나라들 사이에도 침략을 하던 나라가 또 침략을 하고, 침략을 당했던 나라가 다시 침략을 당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반성과 점검 능력이 잘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 정권도 바뀌지 않을 가능성이 훨씬 크다. 우리나라 역사에서 임진왜란은 뼈에 새겨야 할 치욕이다. 임진왜란과 같은 치욕을 다시 당하고 싶지 않으면 분노하고 결기만을 보일 일이 아니라 우선 서애 유성룡이 남긴 『징비록』(懲毖錄)부터 읽어야 한다. 이 책에 반드시 새겨야 할 세 가지 교훈이 들어 있다. 첫째, 한 사람이 정세를 잘못 판단하면 천하의 일을 그르칠 수 있다. 둘째, 한 나라의 최고 지도자가 국방을 다룰 줄 모르면, 나라를 적에게 넘겨주는 것과 같다. 셋째, 전쟁 같은 큰 일이 닥쳤을 때에는 반드시 나라를 도와줄 만한 우방이 있어야 한다. 차라리 섬뜩하지 않은가. 당신은 어디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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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9.04 20:13

[지역혁신 방법론, 전북형 ‘리빙랩’을 찾아서] ① 왜 리빙랩인가 - 도시 바꾸는 아이디어, 시민이 주도

“휠체어에 플레이스테이션 게임 조이스틱을 부착하면 좋을 것 같아요.” 오늘날 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조이스틱 전동휠체어는 2008년 덴마크 에그몬트학교 장애인 학생들의 아이디어에서 탄생했다. 당시 장애인 보조기술 개발을 연구하는 기업, 유관기관이 효과적인 보조기술을 만들기 위해 최종 사용자인 장애 학생들을 기획·제작에 참여시키는 ‘에그몬트 리빙랩’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 학생들은 휠체어에 앉아 쉽게 게임 할 수 있도록 게임 조이스틱을 휠체어에 설치해달라고 제안했고, 사업 가능성을 엿본 기업은 현재의 ‘스스로 운전할 수 있는 조이스틱 휠체어’로 개발한 것이다. 이는 리빙랩 활성화의 시초이자, 대표 사례가 됐다. 시민과 사용자가 생활하는(living) 도시가 거대한 실험의 장(lab)이 되는 것. 시민이 주도해 아이디어를 내고 도시를 바꾸는 ‘리빙랩(Living Lab)’ 프로젝트는 유럽에선 이미 10년 전부터 연합네트워크를 꾸렸을 정도로 활성화되고 각광받는 사회 혁신 방법론이다. 국내에서도 정부가 수십 억 원의 국가예산을 들여 ‘리빙랩’에 투자하는 가운데 전북도 시동을 걸고 있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리빙랩을 추진하기 시작한 전북은 올해 거점기관과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구체적인 방향성을 고민하는 단계다. 리빙랩의 중요성, 안착한 국내외 성공 사례, 전북형 리빙랩 구축을 위한 과제를 7차례 연재한다. △‘리빙랩’, 시민 주도 문제 해결 시민이 만드는 혁신적인 사회 변화와 더 나은 도시. 이를 가능하게 하는 방법론이 바로 ‘리빙랩’이다. 기존처럼 기술·정책을 만든 뒤 활용할 곳을 찾거나 사회 문제가 생기면 정부가 ‘처방’처럼 해결 정책을 내리는 것이 아니다. 사회 문제가 벌어지는 현장의 시민들이 직접 느낀 여러 가지 원인과 해결 아이디어를 내고 지역·정부의 연구기관이 이를 정책으로 엮어낸다. 성지은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과거에는 도시·산업 발전을 위한 기술개발이 주였다면, 이제는 사회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사회를 바꿀 것인가, 기술을 인간 삶에 어떻게 접목할 것인가 등 혁신 방법론적 측면이 강조되고 있다”며 “문제를 발견하고 대안을 탐색, 실험, 실증, 연구 개발하는 모든 과정에 최종 사용자가 참여해 연구자와 함께 일하는 방식인 리빙랩은 ‘전문성’과 ‘시민성’이 결합한 혁신모델”이라고 말했다. △국내외에서 가장 뜨거운 방법론 유럽에선 벌써 2006년부터 유럽리빙랩네트워크(ENoLL)를 꾸리는 등 정착화했다. 2004년 미국 MIT에서 처음 개념이 생겼지만 유럽에서 시민·사용자 참여 중심의 혁신공동체를 지향하는 사회운동 성격으로 번졌다. 국내에서는 낯선 개념이었지만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가 2000년대 후반부터 초기 개념 구축과 연구를 주도해나갔다. 2013년에는 미래창조과학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새로 진행한 ‘사회문제 해결형 기술개발사업’의 추진체제로 도입됐다. 연구개발 사업이 기술을 개발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최종 사용자와 연구자가 현장에서 협업하는 수단으로 활용된 것이다. 현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행정안전부·자치단체 등의 핵심 사업 추진 단계로 자리 잡았다. 국내 자치단체, 중간 민간조직, 대학, 일반시민 등 다양한 주체가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리빙랩을 시도한다. 최초로 리빙랩 실험을 시작한 서울시혁신센터를 비롯해 서울, 대전, 대구, 부산, 전남, 제주, 전북 등 지역마다 혁신센터가 건립됐다. 전북에서도 이제 리빙랩은 선택이 아니라 일상이다. △활발한 교류 속 한국 리빙랩 가세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개념인 만큼 전 세계 리빙랩 전문가들이 교류를 맺고 공동 발전 방향을 논의한다. 유럽국가 리빙랩 단체들이 연합한 유럽리빙랩네트워크(ENoLL)뿐만 아니라 매년 각국을 돌며 개최하는 ‘오픈 리빙랩 데이즈(open livinglab days)’가 대표적이다. ENoLL이 주관해 전 세계 리빙랩 전문가들이 활동 사례를 발표하고 매년 주제를 정해 지속발전 방향을 토론한다. 국내에서는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이 지난 2017년부터 ‘한국 리빙랩 네트워크 포럼’을 열고 있다. 국내 리빙랩 전문가들이 모여 현황을 짚는 자리로, 현재 15차까지 진행됐다. 또 지난 5월에는 처음으로 리빙랩 선도국가인 네덜란드와 공동 교류 포럼을 열며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정민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정책조정과장은 “최근 한국 리빙랩은 연구개발, 산업, 사회, 지역, 보건의료 전반을 혁신하는 새로운 방법론으로서 부각되고 있다. 네덜란드 현황과 사례를 보며 긍정적인 공감·교류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북, 지역 실정에 맞는 구축 관건 서울 북촌마을 주민과 관광객 모두의 불편 해소를 위한 기술 접목, 대전 농수산물시장 쓰레기 악취·주차난 해결, 노인·마을 복지에서 시작해 다양한 문제 해결 플랫폼이 된 성남 시니어체험관. 모두 시민들이 불편함을 겪던 지역 문제를 찾아 실정에 맞는 해결책을 제시하고, 새로운 지역 발전의 동력으로 삼은 사례들이다. 국내외 리빙랩 전문가들은 전북에서 시작하지만, 로컬(local·지역)에서 글로벌(global·세계)로 확장할 수 있는 지역 가능성을 리빙랩에서 찾았다. 지역민 스스로가 전문가와 함께 도시에 진짜 필요한 요소를 찾아 발전시키면서 지역 사회 구조를 변화하고 인적 역량을 키운다. 중앙 정부에서 내린 정책을 그대로 수용하는 탑다운(top down) 구조에서 형성하기 힘들었던 자생력을 얻는 과정인 것이다. 중앙부처 역시 리빙랩을 지방자치의 단단한 밑바탕이 될 키워드 개념으로 주목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여성가족부, 국토교통부 등이 주요 사업에 리빙랩을 접목한 이유다. 하지만 리빙랩이 지역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전북지역 어떤 분야에, 어떻게 도입해야 효과적인지 진단해야 한다. 결과를 도출하는 방법론의 형태이기 때문에 모든 분야와 지역에 일률적으로 대입해 성공하기 어려운 탓이다. 전북만의 특성을 파악해 혁신을 꾀하는 전북형 리빙랩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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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보현
  • 2019.09.03 20:30

[두근두근 전북정책] 익산 산들강 웅포 마을, 자연과 함께하는 농촌마을

고흐의 별 헤는 밤이라는 그림을 보신 분들은 까만 밤하늘에 별들이 회오리처럼 뭉쳐진 그림을 기억해내실 겁니다. 익산 산들강웅포마을에서 별 헤는 밤과 같은 정취를 직접 느낀 행운의 하룻밤을 체험하고 왔다면 부러워하시겠죠? 익산 산들강웅포마을은 농촌체험마을인데 전북 농촌관광마을로 조성된 곳이랍니다. 이곳에서 체험한 블루베리 호떡 만들기와 비누 만들기, 황포돛배 체험 등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긴 1박 2일의 농촌여행을 자세히 소개하겠습니다. 온통 초록의 벼들이 물결치는 길들을 따라 한적한 곳에 있는 산들강웅포 마을에 도착해 보니 깔끔한 건물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 전북형 농촌거점마을인 산들강웅포마을은 2010년 인성학교, 체험활동, 숙박시설 등 농촌관광 활성화 센터로 출발하여 농촌휴양마을 1등급 으뜸촌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현재의 산들강웅포는 2018년 초 현대식 시설을 완공하여 더 깔끔한 지금의 모습으로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합니다. 북으로는 금강, 서로는 옥구평야, 남으로는 만경강을 경계로 김제평야와 인접해 있어서 이름 그대로 산, 들, 강에서 접할 수 있는 체험활동은 다양하게 체험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산들강웅포 마을은 익산 고창, 진소, 소마, 대마, 동산동, 서산동을 포함해 6개 마을에 고루 체험장을 만들어 참여 대상에 맞는 맞춤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체험활동에 참여하는 친구들은 전북 불교 네트워크의 어린이생명평화캠프 23명의 친구와 함께했습니다. 식생활체험 활동으로 블루베리 호떡 만들기, 전통떡 체험, 계절별 효소담기, 영양밥 체험, 김치담그기, 쑥개떡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이 있는데 오늘은 블루베리 호떡 만들기 체험을 했습니다. 블루베리를 바구니에 들고 있는 곰 조각상이 건물 앞에 세워질 정도로 블루베리가 지역 특산물이라고 하니 더 의미 있는 체험이 될 것 같아 기대되었습니다. 미국 타임지에서 선정한 10대 슈퍼푸드인 블루베리가 눈, 뇌세포 노화 예방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는 건 아시죠? 한마디로 블루베리를 먹으면 젊음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죠. 건강한 간식 블루베리 호떡을 만들기 위해 친구들은 준비된 가루(찹쌀가루, 밀가루)에 이스트와 물을 넣고 반죽하면서 블루베리 생과즙을 같이 넣어 반죽이 부드러워질 때까지 치대기를 했습니다. 반죽이 다 됐다고 느끼면 반죽을 떼어 넓게 편 후 설탕을 터지지 않게 넣어 동그랗게 만들어 줍니다. 달구어진 프라이팬에 넣어 굽는데요, 호떡이 터지지 않게 하려면 밑면이 노릇하게 구워지면 그때 살짝 눌러서 넓적하게 만들면 됩니다. 조그마한 손으로 반죽을 떼어 집중하면서 만드는 아이들의 모습이 얼마나 진지하던지 예술품을 빚는 줄 알았답니다. 자신들이 만든 보랏빛 블루베리 호떡을 맛있게 먹고 난 후 다음 체험장소로 이동했습니다. 아이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탈의하고 간 곳은 바로 더위를 싹 씻어주는 물놀이장이었습니다. 아이들을 돌봐주는 자원봉사자 형들과 언니들이 같이 놀아주는 게 더 신나는지 겁도 없이 미끄럼을 타면서 물놀이를 즐기는 모습에 지금이 여름이라 다행이라는 생각이 절로 났습니다. 그 많은 에너지를 이곳에서 다 푸는 듯한 맑은 아이들의 웃음소리에 덩달아 즐겁습니다. 올해 처음 개장한 물놀이장은 숙박객과 일반인의 이용료가 다릅니다. 숙박인의 경우 어린이 3천 원, 성인은 5천 원이고 일반인의 경우 초등학생까지 5천 원의 이용료를 받고 있습니다. 시원한 그늘막이 쳐있고 로컬홍보관에서 아이스크림과 음료수 커피 등도 판매하고 있어서 일부러 물놀이만 하려고 찾아오는 방문객도 많다고 합니다. 로컬홍보관에는 6개 마을의 지역특산물뿐만 아니라 농산물의 가공품을 판매하고 있어 농산물의 판매장 역할도 하고 있었습니다. 아로니아 분말, 수제 요구르트, 굼벵이 가루, 아카시아꿀, 수제 초코파이 등 의외로 다양한 품목이 많아 구경해보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저녁 식사 후에 천연 쌀 비누 만들기 체험활동을 했습니다. 흑미와 백미 쌀가루에 글리세린, 비타민E, 로즈향 액 등을 섞어 반죽해서 만드는 미용비누였습니다. 호떡을 만들 때 이미 반죽의 치대는 노하우를 터득했는지 순식간에 오물쪼물 만들어 내는 모습이 신기했습니다. 정성스럽게 반죽한 백미 가루 반죽과 흑미 가루 반죽을 합쳐서 김밥처럼 돌돌 말라고 했을 때는 아쉬운 원망의 소리를 지르더니 잘린 단면에 예쁜 물결무늬를 보고는 만족스러워했습니다. 그런 아이들의 모습 하나하나가 체험활동의 즐거움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예쁘게 포장하면서 엄마한테 선물하겠다는 어린이부터 자기만 사용할 거라는 아이까지 다양했습니다. 이후에는 자유시간을 가졌는데 저는 주변을 산책하기로 했습니다. 산들강웅포 주변에는 서해 낙조 7선 중 하나인 웅포 곰개나루라는 아름다운 명소가 있습니다. 곰개나루 까지는 걸어서 갈 수 없어서 건너편 논길을 지나 금강하구 자전거길로 걸어가 보았습니다. 눈의 피로가 가실 정도로 선명한 초록의 들판 한가운데 서 있는 한적한 기분이 진정한 휴양이란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강 위로 지는 일몰이 아주 아름다워 하염없이 보고 있다가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숙소도 신축건물이라 불편함 없이 청결하고 아늑했습니다. 침대방과 온돌방이 있는데 단체로 묵을 경우는 큰 온돌방을 사용하게 되고 침대방은 4인까지 묵을 수 있습니다. 쓰르륵우는 매미와 풀벌레 소리에 이끌려 나온 밤의 풍경도 잊지 못할 경치를 선물했습니다. 구름에 가려졌다 나오곤 하는 달빛, 멀리 보이는 어둠에 잠긴 산, 우뚝 선 나무들이 하나의 밤 풍경을 완벽하게 만들어 내고 있었습니다. 1박 2일의 농촌체험활동은 웅포 곰개나루터의 황포돛배를 타는 것으로 마무리했습니다. 황포돛배를 타는 아이들은 서로의 손을 꼭 잡고 배 위에 올랐습니다. 출발하기 전에 선장님의 안전에 관한 유위 사항과 구명조끼 사용 방법에 대해서도 집중해서 들었답니다. 돛배가 출발하면서 선착장을 떠나자 두 손을 흔들며 즐거워했습니다. 산, 들, 강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활동을 한 아이들은 익산 산들강웅포 마을의 체험활동을 잊지 않고 소중한 추억으로 기억할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서윤경 사무장은 익산 산들강웅포 마을에서는 호떡 만들기 등 식생활 체험과 천연 쌀 비누 만들기 등 일반 체험 활동뿐만 아니라 농사현장 체험 등 다양한 행사를 갖추고 있다고 했습니다. 특히, 농사현장 체험은 벼 마스터 1단계, 벼 마스터 2단계, 벼 마스터 3단계로 구성되어 있어 모판에 볍씨 기르기에서부터 모내기, 벼수확, 타작 등 벼에 대해 절기에 따라 체계적으로 체험하고 배울 수 있는 체험행사라고 추천해 주었습니다. 체험활동은 어느 정도 인원이 차야 체험할 수 있지만, 일반 숙박으로 방문해 농촌에서 휴양하는 것도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익산 산들강웅포 마을의 체험은 자연에서 건강과 행복을 느끼고 간다면 그것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글사진=이난희(전라북도 블로그 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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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9.02 17:23

‘1년 연임’ 김은영 전북도립미술관장 “소통의 면 확대하고 두텁게 하는 일이 과제”

지난 2017년 9월 취임한 전북도립미술관 김은영 제4대 관장의 임기가 2020년 8월 31일까지 1년 연장됐다. 그간 김 관장이 추구해온 가치와 운영에 대해 엇갈린 평가가 나오면서, 미술관장 교체냐 연임이냐를 놓고 지역 미술계가 촉각을 곤두세웠었다. 뚝심 있는 운영에 대한 긍정적 시각이 있었지만, 듣는 마음이 미흡했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던게 사실이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해 보이는 1년. 전북도민을 위해 존재하는 공간인 도립미술관을 어떻게 운영할 계획인지 김 관장을 만나 들었다. - 1년 연임이 시작됐습니다. 소회를 들려주시죠. 미술관 리모델링 계획이 전북도정의 문화관광 정책 면에서 상당한 공감대를 확보했고, 미술관이 개관 이래 처음으로 인력 증원과 팀 신설로 조직 확충을 이루어낸 시점이어서 이제 이를 본격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할 필요성을 전북도에서 십분 인식해준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전북 지역과 미술인들을 많이 알게 되고 정도 들어서 좀 더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시간이 될것 같아 기쁘고, 또 지금까지 추진해오던 일들을 좀 더 펼치고 가다듬을 기회를 얻게 되어 감사하지요. - 지난 2년간의 운영 성과를 말씀해 주신다면. 앞서 말씀드린 미술관 리모델링 계획을 구체화하고 도정과의 접점 확대를 이뤘고, 교육문화팀의 신설과 인력 증원으로 리모델링 사업에 따른 콘텐츠 관리 기반을 만든 것을 우선적으로 들 수 있구요. 아시아지역 작가들의 교류를 넓힌 변방의 파토스_인도네시아현대미술, 북경발 전라특급, 전라도정도천년과 3.1운동백주년의 기념사업이었던 전라굴기전, 바람부는날은 장미동전을 대표적으로 들 수 있겠네요. 소장품도 2017년부터 올해까지 구입 116점에 기증 64점으로 총 180점을 도립미술관의 귀중한 소장품 목록에 더했습니다. 올해 처음으로 시도한 교육프로그램으로 미술관의 도민 접점을 확대할 수 있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지역미술인을 위한 아티스트 네트워크 포럼, 관람자의 미술이해 증진을 위한 도슨트 양성 미술강좌, 미술관 지지층 육성을 위한 굿데이 미술관토크로 향후 도립미술관의 교육문화 활동의 방향성을 제시했습니다. - 취임하시면서 미술관 명소화 사업을 추진하셨는데요. 미술계의 반응은 온도차가 있습니다. 제가 부임이래 세심한 진단을 거쳐 제안한 미술관 리모델링은 벌써 수년간 쇠락의 징후를 보이고 있는 도립미술관의 상황에서 향후 20년 미래 기반을 만드는 최선의 해결책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작년에 기본구상안 연구용역을 마쳐 기본적인 그림이 나왔습니다. 애초에 야외 정원과 건물 파사드 중심으로 시작했지만 제대로된 기능과 건축구조상 전시갤러리공간 확충과 1층 이용자 시설들을 새로이 복합적인 기능을 수용할 수 있게 변경시키는 안으로 확대하게 되었습니다. 전북도정 차원에서도 미술관 리모델링과 모악산 관광지구 내의 연계 활성화 방향을 권고하고 있어서 실제 계획을 정리하고 구체화하는 일이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고 곧 실시설계 공모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더 탄탄하고 내실있는 리모델링이 된다면 새만금시대의 문화적 상징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 미술관 소장품 활용에 대해서도 강조하셨습니다. 소장품 수집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소장품 수집의 중요성은 당연하지만 이게 사실 어렵고도 복잡한 부분입니다. 우리나라 공립미술관들의 아킬레스건이라 할 수 있지요. 원론적으로는 소장품 수집이 중요하지만 현실적으로 그 목표와 목적, 방법, 효율성 측면에서 제대로 논의되거나 실행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전북 미술의 지형, 한국미술사적 가치, 활용 가능성, 작품의 수월성, 재정 가용성 등의 측면에서 분명한 목표와 전략을 갖고 현실적이고도 의미 있는 방식을 정책화하는 일이 필요하고 이에 대한 지역사회의 공감을 얻어 점층적으로 예산을 확대해가야할 것입니다. 단순히 작가들에게 주는 기회의 공평성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기보다 한정된 자원으로 지역미술관으로서 중요한 의미와 철학이 담긴 소장품수집 정책이 구체적으로 계발되어야 하지요. 가까운 시일내 미술관 학예직과 지역미술인, 외부전문가들과의 협력으로 전북도립미술관 소장품 수집정책 연구를 거쳐 좀 더 진보되고 효율적인 방향을 잡아나가려고 합니다. - 조직 운영에 있어 소통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많은 미술관에서 흔히 일어나는 조직 내 소통 문제의 바탕에는 사람들 간의 관계의 논리 외에 미술관과 그 업무에 대한 관념과 정의가 너무 제각각이며 이 분야가 전문화 체계화되지 못한 우리나라의 미술관 문화와 역사의 문제가 깔려있습니다. 이로부터 불필요한 소모적인 갈등에 이르는 것을 자주 보아왔는데 미술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조직원들끼리 많이 교류하고 공유하고 소통하는 것이 너무도 중요합니다. 타 미술관 사례를 참고하고 전문직들과의 교류 협력의 기회를 만들고, 새로운 프로젝트의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소통의 면을 확대하고 두텁게 하는 일이 저와 미술관 학예직원들의 과제이기도 합니다. - 연임 기간 서둘러서 추진할 사업, 꼭 마무리하고 싶은 사업을 꼽으신다면. 역량있는 학예인력 확보, 미술관 리모델링 추진 사업을 안정된 궤도에 올려놓는 것, 교육문화팀의 사업과 역할의 기초를 다지는 것, 소장품 정책의 일환으로 심도있는 소장품 분석, 작품관리시스템구축, 전북미술사 연구 등 일련의 사업의 큰 틀을 짜고 착수하는 것, 마지막으로 내년에 예정된 큰 전시가 있습니다. 해외 팝아트 작가의 전시이고요 미술전문인들과 일반 대중들 모두에게 호평받는 성공적인 전시가 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 전북도립미술관은 도민을 위해 존재하는 공간입니다. 지역민에게 한말씀 해주시죠. 최근 십 년 사이에 우리나라 미술관 환경에 큰 변화가 있습니다. 일반인들 특히 젊은 층에서 문화를 향유하고 소비하는 라이프스타일과 여가 욕구 등이 달라졌습니다. 이에 발맞춰 도립미술관은 도민과의 접점을 다각화한 프로그램을 늘리고 있습니다. 누구나 자기만의 방식을 찾아 미술관 즐기기에 동참하시기를 바랍니다. ● 김은영 관장은 - 미술학미술관문화관광정책 지식 풍부 김은영 전북도립미술관장은 미술학미술관문화관광정책 분야에서 지식과 경험을 쌓은 미술관 정책 전문가로 꼽힌다. 서울대학교 미술학과를 졸업했으며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석사, 미국 존에프케네디대 미술관학 석사, 경기대 문화관광정책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지난 1986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원으로 시작해 서울시립미술관경기도미술관 학예팀장, 국립현대미술관서울관 교육정보서비스팀장 등을 지냈다. 뮤지엄 운영 이론 및 정책 연구와 함께 다양한 미술관 관련 단체와 현장에서 자문협력 등의 실천을 병행하는 활동을 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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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9.01 17:25

[찾아가는 군산이야기] 인생사진 찍기 좋은 곳, 군산 옥구읍 나들이

폭염에서 잠시 벗어난 이번 주말엔 어디로 가볼까 고민하는 분들 계실 텐데요. 한여름 가장 아름다운 분홍빛을 보여주는 옥구 향교를 둘러보고, 갤러리 카페로 이어지는 나들이 코스를 소개해볼까 합니다. 천천히 따라가 보실까요? 매년 8월이 되면 카메라를 들고 배롱나무꽃을 보러 가곤 합니다. 진분홍의 화려한 꽃을 보고 있으면 고운 자태에 절로 탄성이 나오는데요. 이번 여름에도 어김없이 배롱나무꽃을 보기 위해 나섰습니다. 군산시 옥구읍 상평리에 있는 옥구 향교는 시내와는 거리가 떨어져 있어 버스로 찾아가기 위해선 군산대학교 앞에서 환승해야 하는데요. 군산대학교 앞 버스 정류장에서 57, 58, 59번 버스를 타고 상평 광월마을에서 내려 10분 남짓 걸어가면 옥구 향교를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뒤로는 산이 있고, 그 앞에 옥구 향교가 병풍처럼 펼쳐져 있습니다. 사람들이 드문드문 방문하는 곳이다 보니 북적이지 않고 조용한 분위기였는데요. 생각이 복잡하고 힘들 땐 여유롭게 거닐며 힐링하기 좋은 명소입니다. 배롱나무꽃은 7월에서 9월까지 약 100일 사이에 꽃을 피운다고 하여 백일홍이라고도 불립니다. 햇살이 뜨거운 한여름에 꽃이 피기 때문에 손수건과 얼음물은 필수죠. 이렇게 더운 날에도 옥구 향교를 찾는 건 그만큼 이곳의 꽃이 볼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방문했던 날은 8월 초라 아직 60~70% 개화한 상태였는데도 그 색이 정말 화려하고 진합니다. 아마 이 포스팅을 보고 방문하시는 분들은 8월 말에서 9월 초쯤 가게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때쯤엔 이보다 더 흐드러지게 핀 배롱나무꽃을 감상하실 수 있을 겁니다. 자연과 어우러져 향교 본연의 매력을 그대로 간직한 옥구 향교. 가장 아름다운 시기에 꼭 방문하셔서 마음의 여유와 시원함을 느껴 보시기를 바랍니다. <옥구 향교> 소재지 : 전북 군산시 옥구읍 광월길 33-50(상평리 626) 문의 : 063-464-9111 ​ 옥구 향교 꽃구경을 마치고 갤러리 카페로 가는 길입니다. 카페로 향하는 길목에 소소한 마을 풍경이 아름다워 한 컷 담아봅니다. 저 멀리 갤러리 카페가 보이네요. 요즘 외곽 지역에 갤러리 카페가 종종 생기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오픈한 지 얼마 안 된 곳이지만 벌써 SNS로 입소문이 퍼져 많은 분이 다녀갔다고 합니다. 언뜻 봐도 건물 외관이 심플하고 조경도 아름다워서 그 안이 정말 궁금해집니다. 오픈 시간은 11시이며 저녁 6시까지 운영됩니다. 주말과 공휴일엔 7시까지 이용할 수 있습니다. 입장 가능한 시간이 짧으므로 오실 분들은 미리 참고하세요. 그리고 노키즈존, 노펫 이라고 안내되어있는데요. 10세 이하 아동이나 반려동물과는 들어가실 수가 없다 하니 이 또한 유념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안으로 들어가는 길이 마치 미로 같기도 하네요. 심플하면서도 빈티지한 감성이 풍기는 외관을 보니 인증샷 남기기에 최적화된 곳이네요. 건물 안으로 들어서니 카운터에서 문화 이용료를 받고 있었는데요. 1명당 8,000원이며 갤러리 관람료에 음료가 포함된 금액입니다. 아기자기하고 빈티지한 소품들, 갤러리에 어울리는 소품들도 가득하고요. 유리창 너머로 싱그러운 풍경이 펼쳐져 휴식을 취하기에 안성맞춤입니다. 건물은 총 3관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본관에서 바로 넘어갈 수 있는 2관으로 들어서니 숲 풍경이 액자 속 그림처럼 보이는 감각적인 공간이 나옵니다. 이곳에서 많은 분이 인증샷을 찍고 있었는데요. 앉아서 쉴 수도 있고 책도 읽을 수 있어서 평일에 오신다면 여유롭게 시간 보내기에 괜찮은 곳 같네요. 2관을 다 구경하고 연결된 문으로 나서니 3관이 보입니다. 3관 옆으로는 휴식이라고 적힌 안내판도 보이는데요. 이 길을 걸으며 숲 속 산책을 즐길 수 있다고 합니다. 초가을이 되면 적당히 바람도 불고 한적해서 걷기 좋을 것 같습니다. 3관에는 작품 전시 위주로 꾸며진 공간입니다. 독특한 디스플레이와 조명, 그리고 무심한 듯 바깥 방향으로 놓인 의자가 이곳과 잘 어울립니다. 건물 바깥엔 아담한 집이 한 채 있는데요. 실제 거주하고 있는 곳이라고 하네요. 커피 한 모금 마시고 이야기도 나누고, 벽에 걸린 작품도 보다 보니 감성이 한껏 충만해지는 기분입니다. 갤러리 면적이 꽤 넓어서 어떻게 꾸며졌는지 살펴보는 재미도 있네요. 계절이 바뀔 때마다 어떤 모습일지 정말 궁금합니다. 선선한 가을이나 눈 내리는 겨울에 한 번 더 들러야겠습니다. 지금까지 옥구읍에 있는 옥구 향교, 갤러리 카페 두 곳을 소개했는데요. 뜻밖의 선물을 만난 듯 설레는 기분으로 돌아와 더욱 기억에 남습니다. 아마 여러분도 그 어느 때보다 감성 충만한 여름 여행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글그림사진 = 김무늬(군산시 사이버 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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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8.30 11:10

[반짝반짝 전북문화] 정읍 무성서원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되다

2019년 7월 우리나라 서원(書院)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었습니다. 이번에 서원이 등재되면서 우리는 14곳의 세계유산을 갖게 되었습니다. 세계유산에 등재된 서원은 총 9곳인데요. 정읍 무성서원을 비롯해서 영주 소수서원, 안동 도산서원과 병산서원, 경주 옥산서원, 대구 도동서원, 함양 남계서원, 장성 필암서원, 논산 돈암서원입니다. 그중에서 전북의 유일한 정읍 무성서원을 다녀왔습니다. 서원은 조선시대 사립 고등교육기관 역할을 했던 곳입니다. 서원의 역사는 1543년 풍기군수로 부임한 주세붕이 안향을 배향하는 사당과 백운동서원을 세우면서 시작되었습니다. 그 이후 풍기군수로 부임한 이황이 조정에 사액을 요청하여 1550년 명종이 소수서원 현판을 내렸습니다. 최초의 사액서원(賜額書院, 임금으로부터 편액, 서적, 토지, 노비를 하사받아 그 권위를 인정받은 사원)이 된 것입니다. 무성서원(武城書院, 사적 제166호)은 1615년(광해군 7) 고을 유림들이 세웠으며 1696년(숙종 22) 사액을 받았습니다. 무성서원 입구에 도착해서 홍살문을 지나면 2층 구조의 고풍스러운 루(樓)가 맞이합니다. 현가루(絃歌樓)입니다. 1891년에 서원으로 들어가는 외삼문(外三門)을 대신해서 세웠습니다. 현가루는 논어의 현가불철(絃歌不輟)에서 나온 말로 거문고를 타고 노래하는 것을 그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즉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도 학문을 계속한다는 의미입니다. 당시에는 이러한 놀이 자체가 학습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였던 것으로 무성서원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부분입니다. 현가루를 지나 안으로 들어서면 무성서원 편액이 걸린 강당(講堂, 강의실)이 나옵니다. 현 건물은 화재로 소실되어 1828년(순조 28) 중건되었습니다. 구조를 보면 중앙 마루 3칸은 앞뒤로 트여 있고 좌, 우로 2개의 방이 있습니다. 무성서원에서는 시간을 정해 문화관광해설사 해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날씨가 더운 날이었지만 강당에 앉아 선풍기 바람을 쐬고 있으니까 그리 더운 줄 모르겠습니다. 해설사의 설명이 귀에 쏙쏙 들어옵니다. 무성서원에는 예와 악으로 다스리는 공자의 사상과 애민사상이 담긴 곳입니다. 서원이 있는 위치가 한적한 숲 속에 있지 않고 마을에 있는 것도 애민사상에서 나온 것이랍니다. 무성서원의 특징을 현가(絃歌)라 할 수 있는데요. 해설도 그 분위기에 맞추기 위해 해설사가 직접 기타 반주와 노래로 이야기를 전해주었습니다. 정읍사, 상춘곡, 단종비인 정순왕후의 고향답게 세 가지 이야기가 담긴 노래였습니다. 무성서원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색다른 해설 체험이었습니다. 강당에 앉아 현가루 방향을 바라보면 마당에 황토가 군데군데 뿌려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삼문의 가운데 길을 표시한 것인데요. 제관과 제사 음식이 지나는 길을 표시한 것이랍니다. 일반인의 경우 가운데를 피하고 우측 문으로 들어가 좌측 문으로 나오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강당에서 뒤쪽을 보면 마루 건너로 태극문양이 눈에 들어옵니다. 내삼문(內三門)으로 공부하는 공간과 제사를 모시는 공간의 경계를 표시합니다. 삼문을 들어가면 사우(祠宇)인 태산사(泰山祠)입니다. 신라 말 이곳 지명이 태산(泰山)이었는데요. 고운 최치원이 태산 태수로 부임해서 8년 동안 선정을 베풀고 떠나자 주민들이 생사당(生祠堂, 살아있는 사람을 기리기 위해 세운 사당)을 세우고 태산사(泰山祠)라고 한 데서 유래되었습니다. 이곳에는 최치원, 신잠, 정극인, 송세림, 정언충, 김약묵, 김관 7인을 배향하고 있습니다. 태산사에서 나와 강당의 동쪽으로 나오는데 멋진 수형의 나무 덩굴이 인상적입니다. 마삭줄입니다. 덩굴식물이지만 나무에 기대어 큰 나무와 같은 모양이 되었습니다. 6월 초 방문했을 때에는 바람개비를 닮은 하얀 꽃이 달려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마삭줄을 지나 동쪽으로 난 문을 나서면 집이 한 채 있는데 기숙사 건물입니다. 일반적으로 서원에는 동재와 서재가 있는데 이곳에는 동재인 강수재(講修齋)만 있습니다. 강수재 앞쪽에는 비각이 두 개 놓여 있습니다. 정문술 중수의조비와 최영대 영세불망비 비각입니다. 서원 서쪽에도 두 개의 비각이 있는데 신용희 불망비와 1828년 강당을 중수한 태인 현감 서호순의 공덕비입니다. 비각 옆에는 큰 비가 하나 있습니다. 병오창의기적비(丙午倡義紀蹟碑)입니다. 1905년 일본에 의해 을사늑약이 체결되자 이듬해 1906년 6월 13일 면암 최익현과 둔헌 임병찬의 주도로 의병을 일으켰습니다. 무성서원에서 호남 최초로 의병이 일어난 역사적 현장을 기억하기 위해 1992년 기적비를 세웠습니다. 기적비 앞쪽 동편에 있는 건물은 고직사(庫直舍)로 서원 관리인이 거주하는 공간입니다. 서원의 향사 시 필요한 제수품을 준비하고 서원의 살림을 관리하는 공간이었습니다. 지금은 해설사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네요. 무성서원 관람을 마치고 주변 볼거리도 찾아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무성서원이 있는 마을 안에는 태산선비문화사료관이 있습니다. 사료관 안에는 지역 정보와 선비문화 관련 자료와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선비문화사료관 옆에는 연지가 있습니다. 철이 조금 늦었지만 그래도 군데군데 활짝 핀 백련을 볼 수 있습니다. 이른 시기에 온다면 좋은 볼거리가 되겠습니다. 그 옆으로는 상춘곡 둘레길이 있습니다. 이곳은 불우헌 정극인이 말년에 머무르면서 지은 상춘곡이 탄생한 지역인데요. 그것을 기념해서 둘레길 이름을 상춘곡 둘레길로 했습니다. 해설사 이야기로는 여름에는 걷기 불편한 점이 있지만 봄, 가을에 걷기 좋은 길이랍니다. 그 외에도 무성서원이 있는 칠보면에는 무성서원을 포함해서 일곱 개의 보물이 있는 곳입니다. 남은 여섯 개의 보물을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입니다. 무성서원은 꾸밈이 없이 단출한 공간입니다. 특별히 경치가 좋은 곳에 세우지도 않았습니다. 평범한 마을 공간에 주민들과 함께 어울려 있습니다. 애민사상을 바탕으로 세운 서원이기 때문입니다. 그 사상은 신라 말 이곳 태산 태수로 부임한 고운 최치원이 뿌리내려준 것으로 그 이후 700여 년이 지나 무성서원을 세웠던 당시 그대로 반영되었습니다. 1,100여 년 전의 최치원의 사상을 무성서원을 통해 만났습니다. 무성서원은 칠보의 일곱 가지 보물 중의 하나인데요. 이번에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되면서 그 보물 가치를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았습니다. 칠보의 보물 무성서원에 담긴 애민사상이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길 기대합니다. /글사진 = 김왕중(전라북도 블로그 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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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8.30 10:55

[생활의 흔적, 역사가 되다] 뜻을 바르게 쏘아 올린 전주의 활터 '천양정'

2018년 11월 22일 「제5회 전주 기록물 수집 공모전」에서 천양정 관련 문건이 2건 나왔다. 하나는 1960년대 궁도대회의 결과를 알 수 있는 획기지와 하나는 천양정 사원(射員)인 이종성(1917生, 작고)의 활통과 일기장이다. 획기지(劃記紙)란 사정(射亭)에서 사원들이 대회를 할 때 그 결과를 공식적으로 기록한 성적표이다. 대회를 다 마친 후에는 장원자에게 획기지와 부상을 수여하는 것이 사정의 전통이었다. 획기지를 기록하는 방법은 가장 먼저 사정명, 성명, 초순, 중순, 하순의 칸이 있고 맨 마지막에는 합계를 기록하는 선이 있다. 획기지에 선을 긋고 그 안에 화살이 과녁에 적중하는 숫자를 기록하는데, 초순에 5발을 쏘아 맞힌 숫자대로 가운데 중(中) 자가 찍힌 도장을 찍고, 불발을 하면 그냥 동그라미 도장을 찍는다. 이어서 중순과 하순을 한 다음 총 15발을 쏘아 합산을 하여 맨 아래에 적중한 숫자를 기록한다. 그래서 획기지를 얼마나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서 그 사람의 활쏘기 실력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장원하기가 그리 쉽지는 않기 때문이다. 기록물 수집 공모전에 출품된 자료는 단기 4293년 9월 18일에 제41회 전국 체육대회 전북예선대회, 제64회 전라북도 궁도 선수권대회 획기지이다. 주최는 전라북도궁도협회이고 후원은 전주 천양정이다. △옛 사원(射員)이 천양정에서 쓰던 활통 천양정의 사원으로 활동한 이종성 씨는 완산동에 집이 있었는데 김영은 씨가 고택의 물건을 수습하여 오다가 예사롭지 않은 활 통과 일기장 43점을 발견하여 전주시에 기증하게 되었다. 붉은빛을 띠는 활통에 향산(香山)이라는 호가 적힌 것으로 보아 이종성의 호를 향산으로 추정할 수 있고, 활통 안에는 화살이 13개, 작은 화살이 6개, 검은색 작은 화살이 1개 있었다. 화살통은 옻칠이 되어 있으며 중간은 끈을 2줄로 묶어서 어깨에 메고 다닐 수 있도록 하였다. 위쪽은 뚜껑이 있어 활을 넣고 빼기 편리하도록 하였다. 또한 일기를 살펴보면 천양정에 가서 활 연습을 하였다는 대목이 자주 나오며, 정읍 필야정에서 주최하는 궁도대회에 참석하여 궁도 입문 이후 최초로 입선하였다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한 개인의 일기장이지만 거의 매일 다가산에 활을 쏘기 위하여 가는 한 사원의 모습을 볼 때 전주 사람들에게 천양정은 매우 중요하였고, 단지 활을 쏘기 위한 장소가 아닌 조선시대 향사례(鄕射禮)의 전통을 이어 몸과 마음을 수련하는 정신의 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충의를 중요시하는 천양정의 사원들 1712년(숙종 38년)임진년에 전주부 내의 유지들이 강무(講武:조선시대 임금과 신하, 백성들이 함께 사냥하며 무예를 닦는 일)를 위하여 다가교 서쪽 기슭에 4칸의 정자를 짓고, 과녁을 북서쪽 황학대(黃鶴臺:현 신흥학교)에 세우고 천양정이라 명하였다. 이곳 황학대는 신흥학교 본 건물 뒤에 있는 터로, 학교 뒷 건물로 들어가면 황학대를 알리는 황학문(黃鶴門)이라는 암각서가 있다. 그러나 9년 뒤에 홍수를 만나 천양정이 모두 유실되는 아픔을 겪는다. 이후 1722년에 전주부 무인 김삼민 등 4인이 발기하고, 유지들의 협조로 다가산 아래 다가정을 김삼민의 소유로 짓게 된다. 그래서 다가정은 천양정의 정신을 이었다고 보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1830년 다시 사정을 만들 때 전주의 부노들은 당연히 옛 이름인 천양정을 사용하게 된다. 다가산 아래 천양정의 천양(穿楊)이란 뜻은 버들잎을 화살로 꿰뚫는다는 뜻으로, 신묘한 활 솜씨로 이름 높았던 조선 태조 이성계의 고사에서 유래한 말이다. 활쏘기는 고대에 이미 존재했고 조선을 창업한 태조 이성계도 신궁으로 알려졌다. 태조가 나라를 세우는데 남원의 황산전투가 밑거름이 되었는데, 사실 이 전투에서 아지발도를 무찌르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한 발의 화살이었다. 조선을 창제하는데 이성계의 신궁에 가까운 솜씨가 없었다면 어려웠을 것이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이 조선왕조실록에 그대로 전하고 있다. △청양정 사원들이 법정 투쟁으로 다시 찾은 다가산 광무 9년인 1905년 11월 17일 일본의 강압으로 한국과 일본 사이에 을사늑약이 체결됐다. 일본이 한국의 외교권을 박탈하고, 내정 장악을 위해 통감부를 설치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었다. 명목은 한국을 일본의 보호국으로 삼는 것이었지만, 실제로는 1906년 3월에 이토 히로부미가 초대 통감으로 부임해 통감 정치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한국 내 일본인 경찰을 1400명 규모로 늘리며 경찰기구를 강화하기 시작하면서, 사정에 드나들면서 애국심을 불태우는 사원(射員)들을 제지하기 하기 위해 학교를 건립한다는 거짓 명분을 내세워 사정들을 통합하게 된다. 1912년 전주부 내에 있던 군자정(현재 기령당), 다가정(다가산 바로 밑), 읍양정(곤지산 동쪽)을 강제로 통합하고 사정의 재산을 매각하거나 학교를 짓는데 강제로 기증하도록 하였다. 이때 유일하게 남은 것이 지금의 다가산 북서쪽에 자리한 천양정이다. 천양정 사원들은 1918년 5월 29일 이건호를 천양정 사장으로 선임하고 새로운 발족을 하게 된다. 그러나 새로운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다가산 정상에 일본인들이 조선의 기를 누르기 위하여 신사가 만들어지자, 천양정의 사원들은 모두 합심하여 투쟁하였다. 분하고 또 분하였으나, 사원들의 힘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일본의 야욕은 막강했다. 이후 광복이 된 이후에야 법적 소송을 통해 옛 땅을 회복하게 된다. 이러한 내용이 천양정 앞 효산 이광열의 기적비에 잘 기록되어 있다. 오늘날 우리가 다가산에 올라 유유히 흐르는 전주천과 푸른 나무들의 속삭임을 들을 수 있는 것은 바로 다가산 지킴이 효산 선생 덕이다. 우리가 애국하자는 소리를 말로만 외치기는 너무도 쉽고, 전장에 나가 싸워 승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땅을 지키면서 의를 실천하는 사람들의 정신도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한다. 이러한 정신이 천양정에는 지금도 이어오고 있다. /김진돈 전주시 민간기록물관리위원회 위원전주문화원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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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8.29 16:58

[문화&공감 2019 시민기자가 뛴다] 전북의 이순신 장군 백의종군로를 걷다 ⑦ 운봉초등학교~밤재

4월 26일(병술) 흐리고 개지 않았다. 일찍 밥을 먹고 길을 떠나 구례현(求禮縣)에 이르니 금부도사가 먼저 와있었다. 손인필(孫仁弼)의 집에 거처를 정하였더니, 고을 현감(이원춘)이 급히 보러 나와서 매우 정성껏 대접하였다. 금부도사(이사빈)도 와서 만났다. 내가 현감을 시켜 금부도사에게 술을 권하게 했더니, 현감이 성심을 다했다고 한다. 밤에 앉아 있으니 비통함을 어찌 말로 다하랴. 4월 25일, 남원부를 출발한 이순신 장군은 억수같이 퍼붓는 비에 일정을 멈추고 운봉의 박산취(혹은 박롱)라는 사람 집에서 하룻밤을 머물게 된다. 박산취라는 인물은 장군이 권율 도원수를 만나기 위해 순천으로 갔다가 다시 구례로 되돌아오는 5월 14일, 운봉의 박산취가 왔다라는 기록을 남긴 것으로 보아 예전부터 잘 알고 지냈던 사이로 추측된다. 그리고 운봉에서 머무는 날, 뜻밖에 백의종군로의 동선(動線)이 바뀌게 된다. 당초 권율 도원수의 군진이 있는 경남 초계(합천)로 향하던 중이었는데, 장군의 신병을 인수해야 할 권율 도원수가 순천에 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장군은 호송책임자로 남원부에 머물고 있던 금부도사에게 급히 그대로 남원에 머물러 있으라는 연락을 취하는데, 이때 순천으로 가기 위해 구례로 향하자는 뜻을 전달한 듯하다. 이렇게 해서 지금의 국도 24호선과 비슷하게 함양을 거쳐 초계(합천)로 가려했던 이순신 장군의 백의종군 행로는 운봉에서 구례를 거쳐 순천으로 갔다가, 다시 구례로 돌아온 후, 하동-산청을 거쳐 합천으로 가는 노정으로 바뀌게 된다. 또 장군은 운봉에 머물 때, 현감인 남간(南侃)이 병으로 나오지 않았다는 짤막한 기록을 남기고 있다. 남간은 전라감사 이광의 군관을 지내며 장군과 잘 알고 지내던 사람으로 임진왜란 직전 난중일기에도 나오는 인물이다. 일부 번역에 남한(南僩)이라는 이름으로 나오는데, 남간과 동일 인물로 추정된다. 그래서 병을 핑계로 나오지 않았다라며 서운함을 드러내는 번역에 더 마음이 닿는다. 남간은 난중잡록과 고대일록에도 자주 등장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폭염으로 달구어져 맹위를 떨치던 대기는 어느새 아침저녁의 선선한 바람에 그 기운이 한풀 꺾였고, 성미 급한 이들로부터 심심찮게 가을 이야기가 들려오기도 한다. 8월 24일, 2주 전의 힘겨웠던 걸음이 아직도 생생하게 느껴지는 운봉초등학교를 다시 찾았다. 전북의 이순신 장군 백의종군로 마지막 답사가 되는 이번 구간은 지난 구간에 지나왔던 이백면사무소까지 다시 되돌아가서 주천면 외평마을로 이동한 후, 전남 구례로 가기 위해 전북 남원과 전남 구례의 경계를 이루는 밤재까지 약 20km를 걷게 된다. 고원지대로 벼 수확이 전국에서 가장 빠르다는 운봉 들녘은 벌써 황금색으로 물들었다. 운봉초등학교를 출발하여 서림공원 ~ 한국경마축산고에 이르는 농로를 지나면, 이제 여원재까지 이차선 국도24호선과 함께 걸어야 한다. 갓길이 좁아 걷기에 위험한 곳이 있으니 주의를 요한다. 여원재에서 여원치마애불상 이정표 방향으로 들어서서 여원재 옛길을 따라 이백면사무소에 닿는다. 백파면과 백암면이 합쳐질 때, 글자를 짜 맞추기가 여의치 않았던 듯 이백이라는 이름을 택한 이곳은 대부분의 지역이 백두대간 산자락 아래 자리 잡고 있다. 과립리 마을을 지나 효기마을로 이어지는 길 사거리에는 응령역 이정표(600m)가 서있다. 응령역은 예전 남원부 인근에 있던 동도역과 인월역 사이에 있던 역참이었는데, 현재 응령역 기념조형물의 위치는 옛길을 잇는 동선과는 다소 떨어져 있는 듯하다. 효기리 마을입석 있는 곳에서 약사암 이정표를 따라 가면 충혼탑이 있는 효촌삼거리를 만난다. 백의종군로는 왼쪽으로 4차선 장백산로와 함께 이어지다가 지리산둘레길 안솔치마을 입구를 지나고 이내 주천면 외평마을에 닿는다. 이곳은 예전 남원과 구례를 잇는 주요 교통로에 있던 지역으로 임진왜란기에는 왜군 침입의 길목이기도 한 곳이다. 외평마을에서 밤재에 이르는 길은 지리산둘레길 주천 외평마을~밤재 구간을 이용하여 오르게 된다. 옛길은 외평마을에서 숙성치(숙성령)를 넘어 지금의 구례군 산동면 원달리로 이어졌으나, 사유지 문제 등으로 밤재(율치栗峙)로 대체로가 나있다. 약 7km에 이르는 주천~밤재 구간은 마을길, 숲길, 임도로 이어지는데, 약 두 시간 정도 소요된다. 마지막 임도 구간을 걷다보니 19번국도의 차량 지나는 소리가 갑자기 뚝 끊기고 사위가 조용해진다. 드디어 밤재터널 위를 지나는 모양이다. 지난 4월, 이순신 장군이 백의종군하며 지나간 5박 6일 동안의 전북의 백의종군로를 걷기 위해 익산시 여산면으로 향하던 기억이 새롭다. 독자들과 함께 역사를 회고하고, 절망적 위기와 고난 속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이순신 장군의 백의종군 정신을 되새겨보자고 시작하였지만, 여러모로 부족한 점이 많음을 느낀다. 이윽고 밤재 이정표가 보인다. 이순신 장군이 구례로 넘어간 후 불과 110여일 후인 1597년 8월 중순, 물밀 듯이 쳐들어오던 5만6천여 명의 왜군은 이곳의 고개(숙성치, 밤재, 둔산치)를 넘어 만여 명이 지키던 남원성으로 향하였던 것이다. 지나온 길 뒤로는 남원 시가지가 아득히 내려다보이고, 고개 중앙 정면으로는 왜적침략길 불망비가 서있어 그러한 사실을 상기시켜주고 있다. 밤재에서 한동안을 서성이다가 비로소 이번 구간 6시간 30분의 답사를 마치며, 전북권 이순신 장군 백의종군로 140여km 답사를 종료한다. 그동안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 답사 기간 내내 함께 걸으며 큰 힘이 되어준 하동군청 김성채 학예사, 그리고 귀한 지면을 내어준 전북일보에 감사드린다. /조용섭 협동조합 지리산권 마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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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8.27 17:23

[통합과 분권의 ‘지방자치’ 시대 ① 프롤로그] 국가균형발전시대 왜 통합과 분권인가

프랑스의 정치학자 알렉시스 드 토크빌은 1835년 <미국의 민주주의>라는 저서를 통해 중앙정부의 독재를 방지하고 시민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행정영역에서의 지방분권 강화를 주장했다. 그는 행정 권력이 지방에 분산되지 않고 중앙 집권 일변도로 흘러갈 경우 국민의 공동체 정신은 약화하고 무기력진다고 경고했다. 문재인 정부 또한 이 같은 전제를 바탕으로 연방제에 준하는 국가균형발전 계획을 선포했다. 다원적 정치 질서와 중앙집권제를 동시에 보장하기 위해서는 통합을 바탕으로 한 구심력과 분권을 바탕으로 한 원심력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통치의 효율성은 강화되어야 하지만 다원적 정치 질서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지방 간 자치분권과 재정분권도 보장돼야 한다. 이에 본보는 12차례에 걸쳐 국가균형발전시대 통합과 분권사례를 분석을 통해 전북 대도약을 위한 조건을 모색해본다. △지역발전 구심점과 행정구역 통합 전라북도의 지역내총생산(GRDP)이 여전히 전국 대비 2%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인당 개인소득 역시 전국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통계청이 지난해 말 발표한 지역소득 통계를 분석하면 지역내총생산(GRDP)이 낮은 지역일수록 중심축이 되는 대도시의 기능이 미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 경제의 낙후를 극복하기 위한지자체 간 통합과 대대적인 산업구조개편을 추진하지 않을 경우 상황은 더욱 악화 될 것으로 보인다. 전북보다 경제규모가 작았던 충북은 청주시와 청원군이 통합청주시를 만들어 낸 이후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통합 창원시를 배출한 경남에서도 나타났다. 현재의 창원시는 창원과 마산, 진해시가 통합해 지난 2010년 새롭게 출범한 도시다. 이들 지역은 광역시에 준하는 중심권 도시를 다시 만들면서 1차 산업에 치중했던 산업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청주시와 창원시는 가장 유력한 특례시 후보이기도 하다. 실제 지난해 기준 통계에서 이들 지역은 민간소비, 정부소비, 건설투자, 설비투자 비율을 대폭 끌어올렸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2017년 기준 충북지역 GRDP는 61조3000억 원으로 전국대비 3.5%비중을, 경남지역 GRDP는 109조원으로 전국의 6.3%를 차지하고 있다. 같은 기간 48조6000억 원을 기록한 전북지역 GRDP를 훨씬 상회하는 수치다. 올해 기준 충북 청주시의 인구는 83만9037명, 창원시는 104만7856명으로 특례시의 기준이 되는 100만을 훌쩍 넘겼다. 전주는 65만 수준에 머물러있다. 청주와 같은 시기에 통합을 추진한 전주완주는 주민 반대로 실패했다. 완주군은 충분히 자족도시로서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거시적 측면에서 살펴볼 때 중심권 도시 기능이 지역성장의 모멘텀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은 청주와 창원의 사례에서 실제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행정구역 통합의 효과는 주변지역에까지 미치고 있다. 반면 전주는 인근도시인 익산의 인구가 30만이 붕괴됐으며 김제는 가장 빠르게 인구가 줄고 고령화가 진행되는 도시로 꼽히고 있다. 인구가 급감하면서 전북은 국회의원 의석 수 추가감소를 걱정하는 처지가 됐다. 전주완주 통합은 지역에서 민감한 이슈다. 통합은 시도는 세 차례 있었지만 지역주민 간 갈등만 확인했다. 2013년 6월 26일 완주군 주민투표에서 반대 20,343표(55.3%), 찬성 16,412표(44.7%)로 통합 부결이 결정나면서 전주완주 통합 논의는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다. 전주시와 완주군은 역사적으로 하나의 지역이었다. 분리된 것은 일제 행정구역 정책 때문이다. 전주시와 완주군은 같은 전주군에서 1935년 일제의 부군(府郡) 분리정책에 의해 분리된 것이다. 이 때문에 행정구역의 역사적 동질성 회복과 일제 잔재 청산 차원에서도 전주시와 완주군의 통합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생활권역도 전주와 완주는 묶여있다. 통합논의가 다시 촉발 될 경우 생길 주민 간 갈등과 정치적 대립은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지방도시 살생부>와 <지방분권이 지방을 망친다>의 저자 마강래 중앙대 교수는 저서와 강연을 통해선택과 집중을 통해 수도권과 경쟁할 수 있을 만한 지방 대도시권을 키우는 게 해답이라며 더 넓어져만 가는 생활권역과 행정권역을 인정하고 연대를 통해 힘을 키워야한다고 주장했다. △자치분권과 재정분권 우리나라는 세출은 지방이 더 많지만, 세입은 중앙이 더 많은 구조적 한계를 보이고 있다. 지역민이 세금을 내면 그 수혜가 결과적으로는 수도권으로 돌아가는 셈이다. 문재인 정부는 포용적 성장을 위한 재원 산출 및 분배과정에서의공평성을 강조하고 있다. 합리적인 재원배분과 협력과 협치를 통해 함께 잘 사는 국가를 만들자는 철학이다. 그러나 이는 실제로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사실상 기획재정부가 국가의 모든 돈을 틀어쥐고 권한을 내려놓지 않고 있다. 지역 간 불균형 해소를 위해서는 중앙차원의 지원과 재정분권을 인정함으로써 지방도시 성장 동력을 스스로 만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송재호 위원장은공정국가는 균등한 기회가 보장되는 사회라며 국가균형발전은 어떤 지역에서 살던지 국민생활의 균등한 기회향상을 꾀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며자치분권의 보장과 균형발전의 가치가 함께 담을 수 있는 기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기획
  • 김윤정
  • 2019.08.26 17:31

[떠나자 전주여행] 전주동물원에서 인생 사진을 남기는 방법

자신들만의 스타일로 담는 웨딩스냅, 데이트 혹은 혼자만의 여행과 일상을 기록하는 셀프 스냅 사진을 보편화한 요즘, 우리 전주에도 인생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멋진 촬영지가 있습니다. 바로 전주동물원인데요. 오늘은 전주동물원에서 스냅 사진을 찍기 좋은 명소를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지금부터 함께 떠나볼까요? 1978년 6월 10일에 문을 연 전주 동물원에는 시민과 함께해온 오랜 시간만큼이나 아름드리 자란 수목이 아름답기로 유명합니다. 그중에서도 봄에 벚꽃을 시작으로 튤립을 지나 짙은 녹음의 여름이 오면 유난히 눈길을 끄는 곳이 있는데요. 둥글게 군락지를 이루고 있는 아름다운 배롱나무 정원입니다. 배롱나무꽃은 7월 말경부터 9월까지(여름부터 초가을까지) 대략 백일동안 피고 진다 하여 붙여진 `백일홍`이라 불리기도 합니다. 1. 배롱나무 아래서 배롱나무는 100일 동안 쉼 없이 피고 지는 꽃, 둥글둥글한 잎사귀와 반들반들하면서도 자유로이 뻗은 수형까지 매력이 많은 나무입니다. 하늘과 맞닿을 듯 솟아오르는 꽃대와 만개하며 늘어 떨어지는 꽃 뭉치, 쏟아지듯 땅에 내려앉은 꽃송이들과 무 아래로 들어가 올려다보는 둥근 잎 사이로 쏟아지는 빛까지. 배롱나무의 매력을 담아낼 방법은 다양합니다. ​1) 돌비석 앞 동물원에서 직진 방향으로 사회적기업 식당을 지나 걸어 올라가면, 배롱나무 두 그루 사이 잔디밭과 하늘을 만날 수 있는 아름다운 포토존이 있습니다. 동물원 배롱나무 가운데 가장 일찍 꽃을 보여주는 자리이기도 하고, 관람차가 보여 예쁜 색감과 더불어 사진의 아름다운 배경을 얻을 수도 있는 곳입니다. 2) 다람쥐원숭이사 앞 배롱나무 정원을 가장 아름답게 볼 수 있는 자리입니다. 양쪽 측면의 늘어서 피어있는 배롱나무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담아낼 수 있는 곳인데요. 동물원에서 가장 장엄한 배롱나무 전경을 볼 수 있을뿐더러, 다람쥐원숭이사 옆 나무판으로 꾸민 형형색색의 조형물도 함께 할 수 있는 멋진 촬영 장소입니다. 3) 코끼리 앞 짙은 녹음 사이 들어오는 볕과 배롱나무의 꽃에 조화로움을 아름답게 담을 수 있는 장소입니다. 자그마한 오솔길 같은 분위기를 주는 이 자리는 특별한 소품이나 연출 없이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멋진 인생 사진을 담을 수 있답니다. 2. 짙은 녹음의 벚꽃길 짙은 녹음 사이로 하늘과 볕, 나뭇잎과 빛의 그림자 대조가 멋진 벚꽃길입니다. 오르막길에 반달형으로 휘어가는 길의 모양은 사진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인들로 손쉽게 인생 사진을 남길 수 있을 만한 장소가 되어주는데요. 가로와 세로 구도에 따라 전혀 다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재미있는 포토존입니다. 녹음과 함께 벚꽃길의 또 하나의 장관은 푸릇푸릇 한 잔디밭 너머로 보이는 관람차를 담아낼 수 있는 벚꽃길의 나무 벤치 자리도 감성 사진을 찍기 좋은 장소입니다. 3. 수련꽃 핀 연못 고운 수련이 예쁘게 피어있는 연못 또한 여름에만 만날 수 있는 전주동물원 속 멋진 촬영지입니다. 마치 모네의 정원을 그려내듯 수련들 위로 드리워진 아치형 교량과 그 뒤로 이어지는 산책길과 메타세쿼이아 나무, 그 앞으로는 물 분수가 시원히 솟아오르고 큰 나무와 소담한 벤치 하나가 어우러져 있습니다. 나무 옆 벤치나 굵다란 나무의 줄기 또한 짙은 나무색과 수련의 초록을 대비시켜 분위기가 있는 연출이 가능합니다. 수련으로 덮인 연못 사이 물을 거울삼아 나뭇잎 사이 교량이 좋은 배경이 되어주어 아웃포커싱으로 인물이나 소품을 클로즈업해보는 것도 좋을듯하네요. 4. 레트로 감성의 드림랜드 전주동물원에서 꽃과 나무만큼이나 사진을 찍기 좋은 장소는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드림랜드입니다. 레트로한 감성을 물씬 풍기는 이곳에서 어린 시절 담은 사진 그대로 담아보거나 놀이기구를 타며, 셀카봉을 이용한 사진을 담아보면 좋을 것 같은데요. 오랜 시간이 칠해준 감성 짙은 놀이기구들의 색감은 어느 세련된 공간의 사진들보다 정감 있고 재미있는 사진들을 담아낼 수 있게 합니다. 놀이기구 앞에서 인물을 클로즈업한 사진도 멋지지만, 익숙하게 올라가는 드림랜드 입구 외에 관람차에서 입구를 향해 내려가는 방향에서 드림랜드 전체를 담아내는 사진도 멋스럽습니다. ​5. 그 외 동물원 속 포토존 전주동물원에서 연인과 친구, 아이와 가족 때로는 혼자 좋은 추억이자 의미 있는 기록이 되어줄 셀프 스냅 촬영을 해보시길 추천합니다. ​ 1. 의미가 담긴 소품을 준비한다. - 청첩장, 웨딩슈즈, 커플링, 러브레터, 초음파 사진, 아이발도장, 처음 신은 신발, 배냇저고리 등 콘셉트에 따라 우리만의 추억이 담긴 소품을 활용하면 좋습니다. ​2. 동네에서 인터넷에서 구입 가능한 저렴한 소품들 - 비눗방울이나 꽃, 화관, 꽃팔찌, 웨딩 베일, 풍선, 우산(양산), 피크닉 매트 등 카메라 앞에만 서면 어색해지는 포즈와 시선에 자연스러움을 연출할 수 있습니다. ​3. 자연물 혹은 동물원 내에 시설물 활용 - 동물원 안의 나무 그늘이나 하늘, 떨어져 있는 나뭇가지, 혹은 토끼풀과 같은 자연물과 놀이기구, 색이 예쁜 벽 또는 조형물 등을 활용하면 다양한 분위기의 연출이 가능합니다. ​4. 시간대별, 날씨별 다른 느낌을 준다 - 시간별, 날씨별 빛의 양에 따라 같은 장소라도 또 다른 색감과 분위기를 줍니다. 빛이 풍부하고 강한 여름이기에 맑은 날은 정오 이전 혹은 오후 3시 이후가 촬영이 편안하며, 잔잔히 비가 오는 날이나 충분한 비가 온 다음 날 색감도 여름만의 연출이 가능한 색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주소ㅣ전북 전주시 덕진구 소리로 68 전주동물원 연락처ㅣ063) 281-6759 운영시간ㅣ매일 09:00~ 18:00 이용요금ㅣ성인 1300 / 군인 800원 / 아동 400원 대중교통ㅣ1000번 버스, 165번 버스 /글사진 = 김소현(전주시 블로그 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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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8.26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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