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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주 삼례읍 주공2단지 한내마을 '호호장날'] 좋아서 부르는 이웃들 세대 아우르는 웃음꽃

△ 완주삼례주공2단지 아파트 사람들완주군 삼례읍에 있는 주공2단지 아파트. 이곳의 주민 10여 명은 아파트 놀이터 공간에서 지난 8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 자그마한 장을 열었고 또 이번 달 30일에도 장을 연다. 이름하여 한내마을 호호장날이다. 왜 호호장날일까. 호호는 한자로 좋아할 호(好)에 부르짖을 호(號)인데, 여기서 뒤의 호(號)는 아파트 각 호수를 의미한다. 각 호에 사는 사람들이 서로 좋아하여 함께 부르며 재능을 나누고 어울린다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이다. 삼례 주공아파트 2단지를 한내마을이라 한다.주민 몇몇이 주도하여 벌이는 장날인지라 5일장 시장같이 노점상들이 줄줄이 늘어서 있거나 다양한 팔거리들을 가지고 나온 장사치들과 이들을 구경하는 손님들로 요란하지도 않다. 사실 이들의 목표는 장사 자체가 목표가 아니다. 한내마을 주민들의 물물교환의 의미가 더 크고 이런 장날을 통해 아파트 마을 사람들이 함께 즐기는 공동체적 일상을 꿈꿔보자는 취지가 더 크다.△놀 줄 아는 아이들지난 8월 26일 첫 번째 호호장날 풍경. 오전 11시가 넘어서자 놀이터에는 장날을 준비하는 주민들 외에 20여명의 중고등학생 아이들이 자원봉사 활동을 나왔다.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이다. 이 아이들이 하는 일은 주변 정리나 부스 활동, 장기자랑 진행 등이다. 자원봉사하는 이 아이들 말고 더 많은 초중등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어 시끌시끌하게 떠들고 놀면서 호호장날의 대세를 이루기 시작했다. 아파트에 아이들이 많은 편이다. 토요일에도 일을 하는 부모들이 있어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기 어려우므로 이런 이벤트가 있으면 아이들이 좋아한다. 장터의 소비자 몫을 톡톡히 한다.오전 11시경부터 오후 3시경까지 4시간이나 계속되는 장터에 아이들은 무대행사에도 적극 참여하고 끼리끼리 모여 노느라 목도 마르고 허기도 지기 때문에 음료나 떡볶이, 부침개 따위들을 사먹곤 한다. 대개 부모가 사서 함께 먹거나 건네준다. 소규모 무대행사는 머리에 물 뒤집어 쓰기 게임, 장기자랑, 춤대회 등을 진행했는데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이에 호응하며 즐겁게 참여했다. 아이들은 계획된 일정표대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 자기들끼리 놀면서 주최 측의 프로그램에 그때그때 호응해주는 식이다. 놀 줄 아는 아이들이다. 7월달에는 수영장을 운영했는데 아이들이 너무 좋아했단다.△아빠랑 인형 사러 나온 자매그렇다고 호호장날이 아이들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주민들이 끊임없이 오고 갔다. 장터의 구성은 주 판매대, 작은 탁자형 부스 6개였다. 탁자형 부스에서는 여러 종류의 생활물품들이 판매되었다. 신발, 작은가방 등 여성용 물품, 피규어 장난감, 인형 따위의 아이들 용품, 아주머니가 판매하는 뜨개질로 직접 집에서 뜬 수세미와 그 원료들, 할머니가 다 된 황의숙 씨가 판매하는 청국장, 청량고추, 옥수수, 마늘, 반찬, 보리수청, 쪽파양아치, 호박 류의 농산물 및 가공식품, 자원봉사 아이들이 판매하는 물총, 부채, 팬시우드 거울, 야광팔찌 따위들의 이것저것들과 색칠하기 체험. 어느 주민은 일치감치 나와 농산물 등 7만원 어치의 물건들을 구입하였다. 아이들 장난감이나 인형들은 거의 다 팔렸다. 아이가 직접 판다. 장난감은 500원, 1000원하는 싼맛에서인지 아이들이 차지했다. 두 어린 자매여아는 아빠와 함께 두번씩이나 와서 인형들을 사갔다.△맛솜씨 장인의 농산물 호응 좋아아빠 등 가족과 함께 나와 여성용 물품 장사를 하는 한 아이는 다른 아이들과 함께 어울려 놀고 싶었는지 도망(?)가려 하자 아빠가 사장이 도망가면 어떻게 해? 팔아야지. 손님들 오게 춤이라도 춰봐! 하곤 재치있게 붙들어 놓았다. 아이는 자기가 사장인 줄 몰랐는지 내가 사장이야? 하며 다시 눌러 앉는다. 그러나 이내 슬그머니 부스를 빠져 나가 친구들과 어울려 논다. 이 가족은 장사를 핑계로 장날놀이를 체험하며 즐기는 듯 했다.할머니들은 황의숙 씨가 파는 농산물이나 가공품을 선호했다. 직접 짓고 만들었다. 된장 등 농산물 맛솜씨가 장인정신으로 녹아들어 일품이다. 손님들은 거의 다 아는 사람들이다. 음식을 나눠 먹고 오랫동안 담소를 나누며 호박 따위들을 사갔다. 주최 측으로부터 판매 권유를 받고 쑥스러워 하다 참가했으나 호응이 좋았다.주민 이현주 씨는 직접 뜨개질한 천연 수세미를 가지고 나왔는데 제법 팔렸다. 집에서 뜨개질 해 선물용으로 쓰곤 하는데 호호장날에 가지고 나와 봤단다. 뜨개질하는 법을 무료로 가르쳐준다고 안내글도 써놨다. 한쪽 켠엔 집에서 만든 대추전과를 가지고 와 무료로 나눠 주었다. 사람들의 반응을 보는 모양이었다.△공론장의 형성호호장날을 여는 몇몇의 주민들은 누구일까. 이들은 완주군생활문화동호회네트워크가 주관하는,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의 지역특성화 문화예술교육 참여자들 10여명이다. 프로그램 강사들인 김미혜, 고민경, 이은정 씨도 한내마을 주민들이다. 이들은 매주 화요일 저녁 경로당에 모여 방향제 등 천연제품 체험, 퀼트 및 미싱 활동, 동네 솜씨장인과 함께 하기, 한내마을 사용설명서 만들기 등의 교육활동을 한다. 때로는 누군가 가져오는 비빔밥을 한 솥에 맛갈스럽게 비벼먹으며 온갖 수다로 놀면서도 교육활동과 호호장날 기획 이야기들을 나눈다.이런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아파트 내 일상적인 삶들에서 평소 느꼈던 문제들을, 개인적인 불만으로 넘어가거나 남들한테는 꺼내어 말하지도 못하며 가족들 있는 데서만 흉보듯 말하곤 했던 것들일텐데, 사소할 수 있는 작은 일들이지만 좀더 공적인 테이블에서 공통관심사로 말하기 시작했다는 데 있다. 기획자 노은희 씨의 말이다.△9월 30일의 호호장날 기대서민형 임대아파트인 주공아파트 2단지 한내마을 주민들은 농지를 택지로 개발하여 지어져서 주민들이 서로 낯설고 마을의 전통적인 인지상정이나 역사문화가 없어요. 그러다보니 각자도생하느라 바쁘고 마을일에 주민으로서 나서지 않고 공동체적인 관계가 형성되지 못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공동체적인 문화의 형성이 필요하다고 보고 주민교육을 기획했어요. 또 재능과 특기 있는 주민들을 발굴해서 서로 나눌 수 있는 기회도 만들어지니 좋아요. 그 교육활동의 하나로서 교육 참여자들이 의논하고 주민들이 만들어나가는 호호장날을 기획한 것이고요.호호장날에 내놓는 물품들은 집에서 쓰던 것들이거나 직접 만든 것들이다. 아파트 주민들이 서로 교환하거나 공유한다는 의미가 크다. 아파트관리사무소도 여러모로 지원을 해준다. 500여 세대되는 아파트에 단 한명뿐인 이장 김흥자 씨도 적극적으로 도와준다. 주민자치조직으로 발돋움할지는 더 두고 볼 일이다. 작은 일상들을 변화시키려는 새로운 시작, 9월 30일의 호호장날을 기대해본다.<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 기획
  • 기고
  • 2017.09.27 23:02

한국건축문화대상 대통령상 이길환 길건축사 대표 "아름다우면서 사람 위한 친환경 건축물 남기고 파"

전주에 위치한 (주)길건축사사무소 이길환 대표가 최근 제26회 한국건축문화대상에서 1위인 대통령상 수상자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아이들의 꿈과 희망의 날개를 펴자라는 의미를 담아 은하계와 우주선을 형상화한 은빛 날개로 건물 외형을 표현한 전북과학교육원의 설계자인 이 대표가 서울의 대형 설계사무소와 대형 1군 시공사들을 제치고 대상을 차지한 것이다. 오는 11월 7일 서울 건축사회관에서 열리는 시상식에 앞서 이 대표를 만나 수상의 의미와 그동안 건축사로서의 걸어온 삶 등에 대해 들어봤다.-한국건축문화대상에 대해 소개해주십시오.지난 1992년 제정돼 올해로 26회를 맞은 한국건축문화대상은 우리나라 건축문화 발전을 위해 국토교통부와 대한건축사협회가 공동 주최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주택도시보증공사(HUG)대한건설협회한국주택협회대한주택건설협회가 후원하는 국내 최고 권위의 건축상입니다.또한 환경과 조화를 이루고 인간이 중시된 건축물과 그 주역을 찾아 격려함으로써 건축인의 창작의욕을 북 돋우고, 나아가 건축저변 확대와 우수 건축물이 탄생될 수 있는 여건 조성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이번 수상이 갖는 의미가 남다르다고 알고 있는데 어떤 내용인가요.한국건축문화대상이 제정된 이래 단 한 번도 지역건축사가 대상을 수상한 적이 없었습니다. 서울의 대형 설계사무소와 대형 1군 시공사의 벽이 너무 높았기 때문입니다.올해에도 출품작만 230여개였습니다. 그중에는 4조원대 잠실롯데타워 123층과 수천억대인 고척스카이돔 등의 건축물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이때문에 결선에 지역건축사 작품이 올라가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그러나 1등으로 대상인 대통령상을 받게 되니 감회가 남다르고, 지방에서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후배들에게 심어줄 수 있어 가슴이 벅찼습니다.-심사과정에 대해 설명해주십시오.한국건축문화대상은 대한민국에서 1년중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 만들기 프로젝트로 3차에 걸쳐 선정위원들이 심도있게 검토합니다.1차는 A4용지 10매정도로 작품설명서를 만들어 제출 후, 총 제출된 작품들 중 9개 작품을 선정하고 이들 작품은 다시 세부설명서와 모형 등을 만들어야 합니다.이후 위원들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질의답변을 통해 현장심사를 진행한 후 최종위원회에서 대상을 결정합니다.길건축과 전북도교육청 및 교육원 관계자는 삼위일체가 되어 열심히 준비한 것을 보여주었고, 브리핑도 제가 직접 했습니다. 그러나 내심 수천억원이 들어간 고척 스카이 야구돔 경기장이 국내 최초 돔구장 디자인이라 버거운 상대로 여겼습니다. 선정위원들이 규모만 보는 것이 아닌, 외부디자인과 내부 디자인 등 저의 노력이 보이는 디자인에 후한 점수를 줘 대상으로 선정된 것 같습니다.-대표로 있는 (주)길건축사사무소에 대해 소개해주십시오.길건축사사무소는 1996년 최초 2명으로 익산에서 시작해 현재 직원 250명과 함께 전주사무소와 서울사무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지방에서는 유일하게 연매출 300억원을 기록하며 전국상위 1%안에 들어가는 회사로 성장했습니다. 최근 오픈한 전주 신시가지 농협통합청사도 우리나라 1위인 희림과 싸워 당당히 당선되었고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발주한 미륵사지 박물관 역시 2위업체인 정림건축과 경쟁해 수주했습니다.-건축사의 길을 선택한 이유와 건축사로서의 철학, 보람은 무엇인가요.기계공고를 지원한 이유는 국비지원고교라 학비걱정 없이 다니려했던 선택이었고, 대학 재학중일 때도 지긋지긋한 가난으로 4학년까지도 오로지 공무원 공부만 준비하며 사회에 나가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하지만 그 당시 건축학과 최고의 상인 미술대전에서 건축부분 대상을 수상하면서 저의 진로가 설계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힘든 여정이었지만 오늘날 여기까지 오게 되었고 작품 하나하나를 만들 때 사람을 위한 공간 제공을 목표로 매번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그러한 길건축 작품들이 전국에 100억 이상 건축물만도 몇백개가 흔적으로 남아있습니다.-이번 당선작은 어떤 점을 중시해 설계를 하셨나요.부정형 대지의 경사진 기존지형을 최대한 활용해 전시 및 체험기능과 교육기능의 프로그램을 합리적 동선체계로 연결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지역과학교육의 활성화와 특색 및 상황을 주변 환경과 어떻게 조우할 것인가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다이나믹한 우주선의 형태는 은하계와 우주로 향하는 전북과학교육의 발전을 은유적으로 형상화 하였고, 은빛날개를 펼쳐 비상하는 우주선형태의 전시체험관의 입면은 사선으로 시공된 돌출이음과 더블스킨 개념의 알루미늄 타공 패널과 조합해 마치 살아있는 유기적 생명체로 연상 될 수 있도록 디자인했습니다.-앞으로 건축사로서의 계획이나 목표가 있다면.지금까지 앞만 바라보며 달려온 지 20년이 지났습니다. 이제 조그마한 열매라도 맺고 싶은 시기인 것 같습니다. 전북의 최고가 아닌 전국의 최고가 되고픈 열정과 노력은 계속될 예정입니다.또한 아름다운 건축물임과 동시에 기능적으로도 사람을 위한 친환경에 근접한 건축물을 남기고 싶습니다. 현재 공간건축과 어려운 사투 끝에 의미있는 새만금박물관을 디자인 중입니다.세계적으로 관광명소가 될 수 있는 명물을 만들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기부와 더불어 사는 삶을 계속이어 나갈 것이며, 최종 목표인 장학재단 설립을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이길환 대표는- 도내 후배 양성 주력기부문화 확산 앞장도이길환(54) 대표는 군산 옥구에서 태어나 군산기계공고와 원광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했으며 전북대 환경대학원 건축설계 석사를 수료했다.이 대표는 1996년 1월 길건축사 사무소를 설립하고 현재 연매출 300억원의 전국 상위 1%에 속하는 건축사 사무소로 성장시켰다.특히 이 대표는 전형적인 자수성가형인 인물로 힘들었던 지난날을 되새기며 도내 대학 건축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후배 양성에 주력할 뿐 아니라 기부문화 확산에도 앞장서고 있다.기부문화 확산 활동의 대표적인 예로 1004기부를 들 수 있다. 도움이 필요한 곳에 건당 1004만원을 기부하고 있는 것이다.또한 수십억원 규모의 장학재단 설립도 구상 중이다.이 대표는 성격이 쾌활하고 활발해 사교성이 남다르고 도전정신과 인내력이 강하다는게 주위의 평이다.건축사로서의 역량도 탁월해 20092015년까지 6년 연속 전라북도 건축문화상 대상을 수상했으며 지난해에는 국무총리상을 수상하는 등 수없이 많은 수상 경력을 갖고 있다.한편 이 대표는 현재 전주시건축사협회장과 전주대 건축과 겸임교수, 고등법원 전주부 조정위원 등도 겸직하고 있다.

  • 기획
  • 강현규
  • 2017.09.26 23:02

[길 따라 맛 따라 ④ 김제 원평시장 맛집들] 장터 사람들 허기 달래던 푸짐한 인정과 추억

김제시 금산면 원평시장은 세월을 비켜간 듯 했다. 버스터미널을 중심으로 식당과 마트, 여관, 약국, 농약사, 이발소, 방앗간, 미곡상회 등이 한 눈에 들어왔다. 2005년에 원평을 취재한 적이 있다. 10여년 전의 모습 그대로였다. 2005년 여름, 국도 1호선에 접한 마을의 풍경을 취재하기 위해 선택한 곳이 원평이었다.원평 주민들의 국도 1호선에 대해 갖는 애증은 각별하다. 정읍을 빠져나와 전주로 향하는 국도1호선 중간에 위치한 원평은 국도1호선에 웃고 울었다. 이곳 주민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국도1호선과 애환을 함께 해왔고, 지금도 함께 숨쉬고 있다. 다른 면소재지와 마찬가지로 몇 해 전 면소재지 뒤편으로 우회도로가 생겼다. 국도1호선중 얼마 남지 않은 2차선 도로를 간직하고 있으나 정읍 옹동에서 4차선 확장 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이곳도 조만간 4차선 국도 대열에 합류하게 된다.원평시장이 발달할 수 있었던 배경이 편리한 교통 때문이었고, 원평시장이 쇠퇴의 길을 걷게 된 것도 또 교통의 발달이라는 점이 아이러니 하다고 당시 기사는 적고 있다. 그러나 4차선 우회도로가 뚫리면서 더욱 쇠락할 것으로 예상했던 원평시장은 여전히 건재하다. 과거의 영광을 되찾지는 못했더라도 시장 곳곳에서 사람 사는 냄새가 났다. 다른 읍면 단위의 정기시장과 마찬가지로 4일과 9일 열리는 5일장의 존재감이 갈수록 희미해지고 있기는 하지만, 후덕한 인심은 그대로다. 그런 정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곳이 음식점이다. 어느 음식점이든 푸짐하다. 원평에서는 짬뽕 곱빼기가 메뉴에 없다. 별도의 공기 1그릇 값도 메뉴판에 들어 있지 않다.△외지인 유입으로 음식문화 발달원평장은 한 때 전북에서 손가락 안에 들어갈 정도로 융성했다. 70~80대 어르신들만 해도 장날이면 사람들로 북적댔던 원평장을 기억한다. 완주 구이를 비롯해 정읍 산외산내옹동, 김제 금구봉남 등지에서 원평장을 이용했다. 조선후기에 주막만 60개에 이르렀으며, 양복점만 8개인 적도 있었다는 게 원평장의 번성을 대변한다. 지금은 고인이 된 원평의 향토사학자 최순식 선생은 생전에 원평장이 융성했던 이유로 평야지대와 산간지대 물건이 만나는 지정학적 위치를 꼽았다. 원평이 동학농민혁명의 중심에 설 수 있었던 것도 물산과 사람이 집결하는 원평시장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았다. 도로가 사통오달로 뚫리고, 시내버스자가용이 생기면서 원평장이 반짝 장으로 주저앉았다는 것이다.과거의 영광은 오간데 없지만 오늘날 원평시장을 지탱하는 게 음식점이다. 원평터미널을 중심으로 옛 길을 따라 음식점이 즐비하다. 고만고만한 음식점이 줄잡아 30여개에 이른다. 농촌의 면 소재지에 이리 많은 음식점을 보유한 곳도 드물다.작은 면 소재지에서 도시 못지않게 음식문화가 발달할 수 있는 배경은 무엇일까. 원평에서 시민사회운동가로 활동하는 최고원씨(김제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상임이사)는 외지인들과의 많은 교류에서 답을 찾는다. 일제강점기 때는 금(사금)을 좇아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몰렸고, 천주교기독교불교증산도 등 종교 관련 성지를 품고 있어 순례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는 곳이 원평이란다. 관광지로도 각광받는 금산사를 끼고 있고, 전주 인근의 지리적 여건도 원평에서 맛집이 발달할 수 있는 바탕이 됐다.외지인들이 많이 드나들면서 지역의 고유 음식뿐 아니라 다른 지역의 음식문화도 자연스럽게 유입됐다. 같은 재료를 갖고 여러가지 방식으로 음식을 만든다거나, 방하잎처럼 경상도에서 주로 이용하는 식재료를 맛볼 수 있는 것이 그 예다.△가정식 백반 부길회관원평의 맛집 대부분은 서민적인 음식들이다. 백반과 중국음식, 국수, 순대국밥 등이 대표적이다. 장꾼이나 물건을 사기 위해 장을 찾는 사람들이 가볍게 한 끼를 때울 수 있는 음식들이다.최고원씨가 단골로 찾는 가정식 백반집이 있다. 복원을 거쳐 지난 7월 전북도기념물로 지정된 원평집강소 바로 앞에 위치한 부길회관이다. 최씨는 집강소를 찾는 탐방객들을 이곳으로 곧잘 안내한다. SNS 등을 통해 잘 알려진 맛집도 많지만 최씨가 부길회관을 권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내 집 같은 건강한 밥상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깻잎, 호박, 꽈리고추, 가지, 파, 오이, 시금치 등 기본 재료들이 모두 텃밭에서 나온다. 된장 고추장 간장도 주인 박옥순씨(60)가 직접 담근다. 단호박찜 하나만 보더라도 손님의 건강을 생각하는 주인의 배려를 느낄 수 있다. 대부분 엿을 바르지만, 이곳에서는 아카시아꿀을 바른다. 땅콩도 국산이다. 콩나물도 제 색깔 그대로다. 조미료를 거의 사용하지 않아 재료 본래의 맛을 느끼도록 차린 밥상이다.이 집의 메뉴는 정형화되지 않았다. 텃밭에서 재료를 조달하기 때문에 제철 음식으로 식단이 짜이면서다. 모처럼 식당을 찾는 손님들에게는 그야말로 복불복이 되는 셈이다. 먹고 싶은 음식을 미리 주문하는 경우도 있다. 줄포의 50대 부부는 매주 수요일 이 집을 찾는 단골이다. 이 단골이 오는 날이면 더 많은 메뉴를 맛볼 수 있어 횡재를 한다는 최씨의 농도 이런 배경에서다. 음식 치장이 과하지 않다. 그러면서도 정갈하다. 음식은 정직한 것이다. 편안한 음식이 최고다. 이 음식점에 대한 최씨의 평가다. 이런 밥집이 꼭 지켜져야지 않겠냐는 생각을 곁들여서다.△중화요리로도 유명최씨가 추천한 또 다른 음식점은 인정식당이다. 상호로 백반집 같지만 실은 중국음식점이다. 바로 옆 신풍각의 원 주인이다. 경력 40년 베테랑의 이 집 주인 고광태씨(63)가 운영하던 옛 신풍각은 2000년대 초반까지 전주에서도 많은 고객들이 찾을 만큼 유명한 맛집이었다. 교통사고로 음식점을 접은 고씨는 백반집으로 재기에 나섰고, 다시 전공인 중국음식점으로 바꿨다. 배달이 없고, 저녁 장사를 안 하는 게 이 집 특징이다. 음식점 주인이자 주방장인 고씨의 건강이 뒷받침되지 못하기 때문이란다.인정식당에서 가장 잘 나가는 메뉴는 해물국밥이다. 홍합과 바지락, 오징어, 대새우 등이 들어가는 국밥의 생명은 재료의 신선함이다. 탕수육 역시 좋은 고기를 쓴다. 비좁게 느껴질 정도로 좁은 공간이지만, 주방과 환풍기에 먼지 하나 걸치지 않을 만큼 청결한 점에서 주인의 음식 다루는 자세를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짜장면 가격이 4000원이라는 사실도 새삼스러웠다.인정식당 바로 인근의 현 신풍각(주인 김용길66)도 원평의 중국음식을 살찌우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굴짬뽕과 물짜장이 이 집의 별미다. 쟁반짬뽕과 쟁반짜장, 탕수육도 신풍각의 잘 나가는 메뉴다.△소고기 전문 음식점 새롭게 부상원평순대는 순대의 대명사가 될 만큼 전국적인 명성을 갖고 있다. 전주만 하더라도 원조까지 붙인 원평 이름을 단 순대집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경기도 용인과 기흥 등 타 지역의 순대집에서도 원평의 상호를 단 곳이 있다. 그러나 정작 원평에는 순대 전문 음식점이 그리 많지 않다. 시골집과 원평 시골장터순대가 그 명성을 잇고 있다. 원평 순대가 이름을 얻게 된 것과 관련, 최고원씨는 원평에서 가축시장이 발달했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원평장이 번성했을 때는 썩어빠진 동태눈깔도 없어서 못 팔 정도였다고 한다. 소돼지의 내장 역시 원평에서 좋은 식재료였을 거라는 이야기다.요즘 원평에서 잘 나가는 맛집은 단연 한우고기 음식점들이다. 김제시가 10년 전 재정경제부로부터 한우산업특구로 지정받은 후 청보리를 먹인 지평선 한우를 집중 육성하면서다. 육질이 연하고 부드러워서 입에 살살 녹는다는 말이 절로 나온단다. 이런 한우 전문점들이 구 시장 외곽에 여러 곳 자리하고 있다. 지평선청보리한우촌, 청기와가든, 모악산한우마를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지평선청보리한우촌의 에는 주말이면 금산사 관광객들과 전주 등에서 찾아온 고객들로 장사진을 이룬다. 고기와 함께 육회 비빔밥이 이 집의 자랑이다. 원평은 이렇게 시장 주변의 서민 음식과 함께 대형 음식점이 공존하고 있었다. 김원용 선임기자△부길회관(543-0802)=백반 6,000원 △우정식당(545-5990)=해물국밥 7,000원 △신풍각(542-3717)=굴짬뽕 8,000원 △지평선청보리한우촌(543-0076)=육회비빔밥(특)=12,000원

  • 기획
  • 김원용
  • 2017.09.22 23:02

[전주 비단길 시장] 손때 묻은 창작품 사고 파는 소소한 매력…따뜻한 소통은 '덤'

1997년 IMF를 겪은 세대라면 누구나 아나바다장터를 기억할 것이다.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자는 취지로 국가적 차원에서 시작된 장터이다.현재 한국의 장터 문화는 사회가 변화하면서 실질적 목적에 의해 열렸던 아나바다장터와 서구의 벼룩시장 형태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며 다양하게 발전변화하고 있다. 단순히 본인에게 필요하지 않는 물건을 재판매하는 벼룩시장 개념에서 확장되어 창작자들과 시민들이 만나 소통하고 교류하는 새로운 문화가 만들어 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플리마켓(flea market)과 프리마켓(free market)이 혼용되어 사용되고 있는 것 또한 이런 문화가 만들어진 것에 기인한다.프리마켓은 창작품과 창작행위가 펼쳐지는 예술시장을 말하고, 플리마켓은 주로 사용하던 중고물품을 사고팔거나 교환하는 장터를 말하는데 우리나라에서 프리마켓과 플리마켓이 혼합된 형태를 보이기 때문이다.△ 소비의 주체가 아닌, 생산의 주체로의 욕구마트에 가거나, 인터넷을 검색하면 원하는 물건들이 어마어마하게 쏟아지는 환경 속에서 우리는 살아간다. 스스로 무언가를 만드는 생산의 경험과 손의 쓸모는 없어지고 소비의 주체로만 자리 잡게 되었다. 자본만 있으면 뭐든지 살 수 있는 편리한 세상이지만 문득, 소비의 주체로만 살아가는 것에 대해 허무함이 느껴질 때가 있다. 완제품을 구매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세상임에도 불구하고 반조립 제품을 구매하거나 필요한 물건을 스스로 만들어 사용하는 것에 흥미를 갖는 이유. 더불어 한국에서 진행되는 마켓에서 창작행위가 중요하게 자리 잡은 이유 또한 이 때문이라 추측해 본다.△ 2015년 지역 상인들의 마음이 모여 시작전북에도 프리마켓이 다양한 곳에서 열리고 있다. 열리는 지역마다, 이용하는 세대마다 다른 모습을 보이며 새로운 문화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전주에서는 차이나거리, 웨딩거리, 비단길이라는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거리에 위치한 전주화교소학교에서 비단길시장이 꾸준히 열리고 있다.2015년 차이나거리에 입점한 가게들이 거리를 활성화 시켜 보자며 프리마켓을 기획한 것이 비단길시장의 시초다. 지금은 보따리단, 아워라이프, 수수다방 등 세 곳이 운영주체로 진행 하고 있지만, 처음 시작할 때에는 차이나거리에 입점한 다양한 가게들이 운영주체로 함께 시작 했다. 당시에는 화교소학교가 아닌, 가게 앞 길가 가장자리에 천막을 치고 진행했다. 시도는 좋았지만, 통행하는 차가 많아 시민들이 제대로 구경하지 못한 채 발걸음을 돌리는 경우가 많았고, 유동인구는 많았지만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바라봐주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실외에서 하는 행사다보니 날씨에 의해 열지 못하거나 철수하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다양한 어려움이 존재 하던 중 우연치 않게 비단길에서 중화요리를 운영하는 진미반점 사장님이 전주화교소학교 장소를 제공해 주면서 비단길 시장은 현재의 모습을 갖춰가기 시작했다.△ 창작품으로 시민들과 소통하는 공간비단길 시장이 열리는 매달 둘째주 토요일의 전주화교소학교는 관심 있게 보지 않으면 스쳐지나가기 좋은 곳이나, 관심 있게 바라보면 마법의 통로를 따라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는 곳이다. 초록한 나무내음이 가득한 공간에서 사람들은 한껏 여유로워 보인다. 다른 장터와 비교해 오가는 유동인구가 적어서 그런지 복작임도 덜하다. 아무생각 없이 앉아있기 딱 좋은 장소다. 운영진과 셀러 모두 손님이 없어 초초할 법도 한데 홍보에 큰 열을 내지 않는다. 누가 운영진인지, 셀러인지, 손님인지 모르게 모양 없이 사람들이 한데 섞여 존재한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처럼 서로가 서로에게 안부를 묻고, 이야기를 나눈다. 사람들의 바쁜 발걸음으로 가득 찬 여느 마켓들과는 다른 분위기다.비단길시장에 오면 일반 가게에서 볼 수 없는 핸드메이드 제품들을 볼 수 있어서 좋아요. 더욱이 전주에는 꾸준히 운영되는 프리마켓이 없는데, 비단길 시장은 오랜 시간 꾸준히 지속되고 있고요. 그래서인지 오랜만에 사람들 만나 이야기 나누는 재미도 쏠쏠해요손님으로 비단길을 찾은 유설씨는 비단길 시장이 열릴 때마다 매번 방문하는 편이라고 한다. 시중에 판매하지 않는 다양한 핸드메이드 물건을 볼 수 있고, 꾸준하게 이어온 시간만큼 사람들과의 관계도 깊어져 졌기 때문이다. 셀러로 참여하는 사람들 또한 꾸준히 참여한 사람들이 많았다. 그만큼 단골도 늘고, 안 나오면 걱정해주는 손님들까지 생겼을 정도라고.저는 집에서 가만히 있지를 못해요. 이것저것 배우기를 좋아하는데, 외국에 나가서(남미) 배워온 매듭 법으로 실 팔찌를 만들어 팔아요. 요즘은 스스로 생산 활동을 하는 경우가 드물잖아요. 직접 내가 만들어 팔고 그 자리에서 돈을 벌수 있다는 것이 새로웠어요. 꾸준히 나와서 그런지, 아는 사람들이 많아 편하기도 하고요. 이곳은 다른 마켓들에 비해 공간이 아담하고 소소해서 더 찾게 되는 것 같아요.셀러와 손님 모두 시중에 판매하는 물건이 아닌, 작은 손때와 과정이 묻은 창작품이 좋아 비단길 시장을 찾는다. 그래서인지, 유동인구는 적어도 셀러들이 판매하는 제품에 대해 이해하고 관심을 가지며 구매하려는 욕구는 강하다. 운영진과 셀러 모두 화교소학교의 소담하고 평온한 공간이 주는 에너지를 좋아한다. 오랜 세월 함께 하며 셀러와 운영진 그리고 손님들이 닮아가는 것처럼 느껴졌다.△ 우리가 좋아서 시작, 이젠 함께 좋아서 운영남이 좋아 하는 것에 맞추거나, 수익을 바랐으면 못했을 것 같아요. 3년을 지속할 수 있는 힘은 어쩌면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그 목적 없음에 기인하지 않았을까 싶어요(웃음)3년이라는 세월동안 큰 재정 지원 없이 어떤 일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어떤 목적이 따라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비단길시장을 운영하는 네 단체가 입을 모아 한 말은, 그저 우리가 좋아서, 즐겁기 때문에 지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라고 우스갯소리로 이야기 했지만, 그 한마디가 그들의 말처럼 3년을 지속하게 하는 힘이었으며,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비단길시장의 여유롭게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낸 힘이라 생각한다.여유 넘치고, 여백이 많은 사람들이었지만 비단길시장에 대한 가치와 방향, 혹은 운영에 대한 이야기 이어갈 때는 사뭇 진지한 눈빛으로 돌변했다. 매 회차 피드백 회의를 하며 비단길 시장의 정체성을 찾아나가기 위해 애를 쓰고 있으며, 올해 온두레 공동체 사업을 통해 받은 재원으로 지난해보다 비단길시장 홍보에 조금 더 신경을 쓸 수 있었다며 소소한 마중물에도 감사함을 잊지 않았다.잠깐하다 없어지는 프리마켓들이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다. 프리마켓이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사회적 가치에 반하여, 기성품만을 판매하거나 더 수익을 내려고 열을 올리는 프리마켓들도 존재한다. 그에 비해 비단길 시장은 프리마켓이 가지는 사회적 가치의 실현과 함께 스스로의 재미를 찾아가기 위한 시간을 잘 쌓아가고 있었다. 시간은 그냥 흘러가는 것이 아니다. 함께 하는 사람들이 쌓이고, 비단길 시장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들을 찾아 간다. 처음엔 운영단체가 좋아 시작했지만, 점차 셀러와 손님이 함께 좋아 운영하는 마켓이 되어 가고 있다. 비단길 시장이 지금처럼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마음으로 꾸준함을 잃지 않고, 전주의 대표 프리마켓으로 자리매김 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비단길 시장은 전주 화교소학교에서 4월~11월까지(7~8월 야외마켓 특성상 휴장) 매달 둘째주 토요일마다 오후 1시~5시까지 열린다. 10월에는 14일에 열릴 예정이니, 이 가을, 살랑거리는 바람에 간질거리는 마음을 안고 전주 화교소학교로 발걸음을 향해 보는 것도 좋겠다.문성희 문화파출소 덕진 문화보안관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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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9.20 23:02

"한민족 농경문화 깃든 김제 평야서 가을 추억 만들자"…'제19회 김제지평선축제' 20일 개막

매년 가을이 되면 하늘과 땅이 맞닿는지평선의 고장 김제에서 농촌 황금들녘과 넉넉한 시골인심을 느낄 수 있는 전통 농경문화 축제인 김제지평선축제가 열린다.올해로 19회째를 맞는 김제지평선축제는 한민족의 근간인 전통 농경문화 정체성을 계승 하고, 소중한 지역문화유산을 현세대의 감각에 맞게 재구성한 축제로, 하늘과 땅이 만나는 황금들녘의 비경 지평선을 테마로 전국 최초 5년연속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자리매김 했다.올 제19회 김제지평선축제는 5개 분야 55개 프로그램으로 오는 20일부터 24일까지 5일간 벽골제(사적 제111호) 및 시내 일원에서 펼쳐진다.△지평선의 고장에서 태어난 축제, 호남평야 풍요를 알린다풍요의 상징인 호남평야 한복판에 자리잡고 있는 광활한 만경평야가 황금 들녘으로 물드는 결실의 장관이 펼쳐져 연인 및 가족, 남녀노소를 불문 하고 가을여행이 가장 잘 어울리는 지평선의 고장 김제에서 매년 가을이면 지평선축제가 열려 면면히 이어져 온 우리 농경문화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지평선축제의 메인무대는 김제만경평야 한복판에 자리잡고 있는 우리나라 최대최고 수리시설 벽골제(사적 제111호)로, 한민족의 근간을 이루는 농경문화를 꽃피운 땀과 숨결이 깃든 곳이다.산업화의 급속한 도래로 전형적인 농업 도시였던 김제는 1993년 우루과이라운드 및 WTO 등 위기의 농업여건 돌파를 위해 1999년 지평선축제를 시작, 농촌의 드넓은 평야 속에서 농촌의 향수를 주제로 한 무형의 아이템(지평선)을 통해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는 것을 축제로 승화 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우리 고유 농경문화를 대동프로그램으로 접목김제지평선축제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벽골제 전설 쌍룡놀이 및 풍년기원 입석줄다리기로, 김제지역에 내려오는 설화와 지방문화재 민속자료를 토대로 지역주민이 직접 참여 하고 관광객들과 함께 어우러지는 대동프로그램으로, 올해는 킬러 콘텐츠로서 한층 업그레이드 돼 진행된다.또한 농경문화 대표 프로그램으로 추진 하고 있는 한민족의 얼! 농악 기획공연(농악아 놀자)과 대한민국 막걸리 페스티벌은 대한민국 고유의 콘텐츠인 농악과 농주의 붐 조성을 위해 축제속의 축제로 성대히 준비 하고 있다.△가장 한국적인 축제로 글로벌 도약을 위한 세계인 참여 유도최근의 한류 열풍을 반영한 한국관광공사 및 여행사와 연계한 백제문화권 관광상품 개발로 일본인 및 동남아 관광객들에게 백제문화와 전라도의 가을을 보여줄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특히 올해는 글로벌 육성 축제에 걸맞게 준비한 어메이징 대형떡 세계 국기 만들기와 글로벌 캐릭터 퍼포먼스는 흥미로움과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또한 축제장 곳곳이 테마별로 색다른 공간으로 조성 되고, 뉴 실크로드센터가 마련 돼 다양한 외국문화를 체험 하고 소통하며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다.이밖에도 외국인이 참여할 전통농경문화 체험 프로그램으로 벽골제 횃불 퍼레이드및 모락모락! 아궁이 쌀밥짓기 세계인 대동 연날리기 글로벌 그네뛰기 경연 외국인 전통혼례 등이 마련 돼 있다.△김제평야 황금물결과 새만금 드라이브 코스축제장 진입 전후로 새만금을 경유한 드라이브 코스도 아름다워, 여유가 있다면 축제로 부터 잠깐 벗어나 주변 관광지를 둘러본 후 행사장을 다시 방문하면 그 느낌이 사뭇 다르게 와 닿는다.김제 서부지역 끝에 위치한 심포항과 망해사에서 보는 서해 일몰은 피곤에 지친 심신을 풀어주며 색다른 묘미를 느낄 수 있다.황금들녘과 코스모스 꽃길을 따라 서해안의 저녁노을을 보며 33㎞의 동북아 허브인 새만금 방조제까지 쉴새없이 달려보면 일상의 묵은 스트레스가 한번에 해소된다.또한 9월까지 피는 하소백련 청운사에서 맛보는 은은한 백련차연잎밥, 탱화 감상, 천년고찰 금산사의 산사체험 및 주변의 동심원, 금산교회, 수류성당 등을 돌다보면 김제문화의 뿌리를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가을날의 은은한 여유까지 만끽할 수 있다.△농경문화 체험으로 가족친지연인들과 함께 영원히 잊지 못할 추억만들기김제지평선축제는 대한민국 문화관광축제의 최고봉에 등극한 지 5년째로, 올 축제를 통해 글로벌 육성 축제 도약 및 자생력을 갖추기 위한 준비기간으로 대내외적으로 가장 중요한 시기이자 대전환기에 서 있다.2003년부터 우수축제 2회, 최우수축제 8회를 거쳐 5년연속 대한민국 대표축제에 오르는 등 대한민국 문화관광축제로서의 견실한 토대를 닦아 와 명실상부 대한민국 축제의 최고 반열에 올라 많은 마니아들이 찾고 있다.사랑 하는 가족친지연인들과 함께 평생동안 기억에 남을 추억을 올 가을에는 꽃길과 테마가 있고 허수아비가 반기는 김제지평선축제에서 만들어보면 좋을 듯 싶다.● 이건식 김제시장 "글로벌축제 성장 위해 알찬 구성으로 차별화"전국 최초 5년연속 대한민국 대표축제인 김제지평선축제는 국내외 관광객들의 러브콜을 받는 농경문화축제로, 올해 대표축제를 졸업하는 만큼(5회 일몰제 적용) 내년에는 글로벌축제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올해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관광객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평선축제장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평생 잊지못할 가을추억을 남겨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으니 사랑 하는 가족친지연인들과 김제지평선축제장을 꼭 한번 찾아주시기 바랍니다.이건식 김제시장은 제19회 김제지평선축제 개막을 하루 앞두고 관광객을 맞이할 모든 준비는 끝났다면서 대한민국대표축제 위상에 걸맞는 알차고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올 축제 역시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도록 전 시민과 공직자들이 힘을 합쳐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이 시장은 김제지평선축제는 우수축제 2회를 비롯 최우수축제 8회, 대표축제 5회 등 총 15회에 걸쳐 대한민국 축제를 대표 하는 축제로 성장했다면서 특히 올 축제는 글로벌 축제로의 전환을 위한 프로그램 및 시내권 프로그램 강화로 지역경제 활성화 및 대기업 스폰서십 등 협업체계를 강화 하는 변화를 가지는 다양 하고 차별화 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그는 이번 제19회 김제지평선축제는 Beyond Korea, Global Gimje Horizon Festival을 슬로건으로 5개 분야 55개 프로그램으로 치러지며, 특히 시내권 프로그램이 알차게 운영될 예정으로, 안숙선박애리 명창이 출연하는 KBS국악한마당잔치및 KBS전국노래자랑 등 전 국민이 좋아 하는 TV프로그램이 선보인다면서 정부가 인증 하는 41개 문화관광축제 가운데 유일하게 5년 연속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선정된 기세를 몰아 지평선축제를 반드시 글로벌축제로 성장시키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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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9.19 23:02

[우리고을 인물 열전 16. 부안군 백산면] 동학농민군 봉기의 성지이자 너른 들판 닮은 인심 후한 고장

백산면은 그 소재지가 부안군 소재지에서 동쪽으로 5㎞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동진강과 고부천이 큰 젖줄을 이룬 비옥한 평야지대이다.거룡리, 대수리, 하청리 등 마을 이름이나 세가호뜸, 요강배미 등 물과 관련된 지명에서 알 수 있듯이 백제시대 이 일대에는 바닷물이 들어왔다. 동진강 하구 서해바다를 통해 중국과 일본 배가 드나들었다. 주민들이 갯펄에 둑을 쌓아가며 조금씩 간척, 큰 들녘을 일구었다.가장 높은 주산인 백산의 높이는 해발 47.7m에 불과할 만큼 낮지만 광활한 평야지대에 우뚝 솟았기 때문에 백산 정상에 오르면 사방의 평야가 한 눈에 들어온다. 소위 감제고지다. 그런 연유로 보인다. 660년 무렵에 성이 축조된 것으로 추정되는 백산성터가 남아 있다. 백산성(전라북도 사적 409호)은 일대 주요 군사 요충지였을 것이다.백산성 인근 동진강에서 갈라지는 고부천을 타고 남쪽으로 가면 백제 5중방의 하나로 알려지는 고사부리가 나온다.상서면 감교리에 위치하는 울금산성 등과 연결되는 역사 속에서 백산 일대는 백제 유민들이 백제부흥운동을 일으켜 나당연합군과 최후의 일전을 벌인 백강전투 현장 중 한 곳이라는 추정이 있다.또 하나의 굵직한 역사 현장이 백산이다. 1894년의 동학혁명이다. 당시 고부 쪽에서 조병갑 등 관군을 친 농민군들은 흰 옷을 입고 죽창을 무기 삼아 전주를 향해 진격했다.고부와 이평, 영원 일대에서 전주로 진격하기 위해서는 하청리와 거룡리를 거쳐 백산나루~화호나루를 통해 김제 죽산부량, 정읍 화호태인 쪽으로 진출해야 했는데, 이 때 백산에 모여든 수많은 농민군이 일어서면 백산, 앉으면 죽산 형상을 이뤘다는 것이다. 이 곳에는 1989년에 동학혁명 백산 창의비가 세워졌다. 과거 동학농민혁명군의 백산봉기대회는 뚜렷한 역사적 자료가 부족했다.그러던 중 동학농민혁명 당시 주산면의 한 선비가 쓴 홍재일기에서 백산봉기대회일이 1894년 음력 3월26일(양력 5월1일이라는 기록이 발견됐다. 이에 백산은 물론 부안군 차원에서 동학군은 1만여명이 참여하는 백산봉기대회를 열어 외세의 침략을 막고, 봉건주의를 타파하고자 하는 행정개혁 격문과 4대 명의, 12대조 기율을 발표했다.백산은 동학군이 진정한 혁명군으로 거듭 탄생한 곳이라며 백산봉기대회일의 동학농민혁명 국가기념일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이런 동학농민혁명의 영향으로 거룡리 태어나 활동했던 호산 오문술과 덕암 오기술은 수운 최제우, 해월 최시형, 의암 손병희, 춘암 박인호, 학산 정갑수를 잇는 동학의 계보로 알려진다.백산면은 대부분 지역이 고부군에 속했다. 1914년에 고부군의 덕림면 일부와 거마면이 고부군의 백산면에 통폐합 됐고, 백산면이라는 행정구역 명칭으로 부안군에 편입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동진강이 범람, 농사를 망치기 일쑤였지만 수리시설과 경지정리가 이뤄지면서 비옥한 토지에서 고품질 쌀이 생산되고 있다. 이지역 쌀 브랜드는 천년의 숨결이다.주민들이 순박하고 들판이 커 인심이 후하다. 먹을 것이 부족해 생활하기 어렵던 시절, 타지역 사람들의 유입이 많았다. 그래서 이 지역사람들 사이에서는 잡초처럼 일어섰다거나 개천에서 용 났다는 등의 말이 오간다.유적으로는 용계리 백산성(사적 제409호), 죽림리 석장승(전북 민속문화재 20호)이 있다.면적은 36.48㎢이고, 인구는 2,882명 이다. 행정구역은 거룡리, 금판리, 대수리, 대죽리, 덕신리, 신평리, 오곡리, 용계리, 원천리, 죽림리, 평교리, 하청리 등 12개 리가 있다.△정계: 백산중고 들머리에 추모비가 세워진 독립운동가 지운 김철수(원천리), 최규환 전 부안군수(오곡리 계동), 박천호 부안군의원(평교리 망산), 권익현 전 전북도의원(오곡리 대산), 조병서 전북도의원(평교리)△관계: 한병인 전 장수부군수(금판리 신금), 임경종 전 농수산부서기관(용계리), 임철종 전 전북도민방위과장(용계리), 김정호 전 부안군기획정책실장(용계리), 이길수 전 전북도 건설국장(평교리 초장), 우범기 기획재정부 국회 예결위 파견(용계리 시기), 박용덕 전주세관장(대죽리), 강종천 전 전주우체국장(죽림리 상기)△교육계: 김수곤 전 전북대총장(오곡리 대산), 이낙근 전 백산학원 이사장(평교리 외거), 정진석 전 백산학원 이사장 및 교육위원(오곡리), 이상만 전북대 상대 교수(하청리 신흥), 김종인 원광대행정과교수(용계리), 김응곤 순천대공대교수(오곡리 대산), 오문균 전 경찰대교수(거룡리), 배호순 서울여대교수(국성리), 주영승 우석대 한의과 교수(용계리 시기), 한경식 우석대 사무처장(거룡리 산전), 이왕로 전북대교수(평교리 외거), 오제운 신태인고 교장(하청리 수성), 김창환 전 무주교육장(대죽리)△법조계: 경수근 법무법인 인앤인 대표 변호사(금판리), 최동배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대수리), 검사 출신의 조찬만 법무법인 율정 대표 변호사(금판리), 조찬형 전 판사(금판리)△경제계: 이강봉 전 금호아시아나 인재개발원장(대수리), 이기동 신라건설 회장(평교리), 최규환 신평종합건설 대표(대죽리), 김재기 삼성특수목재 대표(평교리 망산), 이용훈 한성공업사 대표(원천리), 김재규 시그마종합건설 대표(신평리 광덕)△의약계: 권창영 예수병원장(평교리 망산), 김잉곤 서울 필성형외과원장(오곡리 대산), 한식 한일약국 대표(금판리)△문화 예술 언론 체육계: 근대 전라도 쪽 동학의 거두 호산 오문술 선생(거룡리), 73년 시문학에 시 울안에서 등으로 추천돼 등단한 오남구 시인(본명 진현, 하청리 수성), 노을 속에 당신을 묻고로 유명한 강민숙 시인(덕신리), 이선열(시인), 부안의 절경을 화폭에 담고 있는 홍성모 한국화가(신평리), 김두녀 시인 겸 서양화가(신평리 광덕), 김효순 수필가(하청리 신흥), 숭례문 현판 감정에 참여했던 변요인 서예가(죽림리 신관), 대나무 묵화에 능한 이가범 한국화가(평교리 외거), 학고재갤러리와 도서출판 학고재 우찬규 대표(오곡리), 니콜라 마르티루치 콩쿠르 입상 등으로 세계적 실력을 인정받은 테너가수 김남두(용계리), 김정주(전 경향신문기자) 정인석 KBS기자(평교리 외거), 김재호 전북일보 수석논설위원(거룡리), 김경섭 전북도민일보 사회부장(대죽리), 공종식 동아일보기자(대수리), 한정엽 대한역도연맹 위원(금판리)△군경: 주남연 전 육군준장(대수리), 육군 최낙중 육군준장(평교리 망산). 김선도 전 육군대령(대죽리 쌍교) 등 40여명의 영관 장교. 김중곤 전 경찰서장(거룡리 용출)김재호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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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호
  • 2017.09.19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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