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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의 열을 잡아라] ③ 근시안적 건축행정

도심은 인근 교외 지역에 비해 콘크리트와 아스팔트 구조물로 뒤덮여 있어 태양열로 쉽게 달궈진다. 이로 인해 도심 시민들은 늦은 밤까지 열섬현상으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다.도심의 열섬은 인구의 도시 집중에 따라 아파트 등 콘크리트 건물들이 빼곡이 들어서는 상황에서, 행정당국의 건축 규제 등 대응이 미흡한 것도 큰 원인 가운데 하나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23일 전주시에 따르면 시는 500세대 이하의 공동주택 사업승인 때 판상형 아파트는 동별 전체 세대가 전용면적 85㎡이하인 경우 6세대, 그 이상인 때는 4세대 연립 이하로 계획하거나 1개동의 길이를 60m이하로 짓도록 조례로 규정하고 있다.시는 또 주택을 건설하는 주택단지에는 단지 안에 설치하는 주차장 중 총 주차대수의 80% 이상을 지하에 설치해야 하며, 전용면적 85㎡ 미만인 세대가 전체 50%를 초과하는 400가구 미만의 단지는 60% 이상을 지하에 설치토록 하고 있다.또한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경우 지난 2006년 7월 만들어진 도시정비기본계획에 따라 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풍동실험을 실시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가속화되는 도심의 열섬화 현상을 막기 위한 대책이다.그러나 친환경적 아파트를 만들기 위한 전주시 조례 등이 권역을 아우르는 등 포괄적 의미로 이뤄진 것이 아닌, 개별 아파트 단지별로 적용되면서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다.각 단지별 아파트의 동 배치는 부지의 형태나 모양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인근 아파트와의 연계성 등에 대한 규정을 담고 있지 않아 건설사들이 자신들의 입맛에 따라 아파트를 건설할 경우 오히려 확보하고 있던 바람길 마저 막히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와 함께 재개발재건축 지역의 공동주택 건설시 시가 풍동실험을 하도록 규정하면서 인근 지역을 아우르는 섹터를 구분해 실험을 하도록 하지 않고, 시공에 들어갈 아파트만을 대상으로 풍동실험을 하도록 한 것은 열섬현상을 예방하는데 아무런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다.전주시 관계자는 "지난달 열린 도시계획심의위원회에서 현재 재개발재건축 대상지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풍동실험이 실효성이 없다는 판단이 나와 이달부터 재개발재건축 추진을 위해 조합에서 서류를 제출할 때 풍동실험 결과를 받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 환경
  • 박영민
  • 2008.07.24 23:02

[도심의 열을 잡아라] ②꽉 막힌 도시계획

일반적으로 전주시내로 들어오는 바람은 모악산에서 시작되는 것으로 알려졌다.모악산에서 삼천, 전주천을 거쳐 도심으로 들어오는 남동풍이 주류라는 게 관계 전문가들의 견해다.이 한가지 만으로 전주시의 열섬현상 원인이 부실한 도시계획 때문이란 것을 고발할 수 있다.시 관계자는 "삼천과 전주천 주변에 수만 세대의 공동주택이 하천과 마주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그런데도 불구, 삼천과 전주천 주변에는 대규모 공동주택 건립사업이 잇따르고 있다.대표적으로 전주천 주변에는 모두 5개의 재개발사업이 한꺼번에 추진되며 공동주택 군락을 이루게 된다.태평동 1·2지구를 비롯해 다가지구, 감나무골, 바구멀 등에서 재개발사업이 진행되면서다.이들 재개발사업이 모두 마무리되면 5000여세대의 공동주택이 전주천을 가로 막아설 것으로 전망된다.삼천주변도 대규모 공동주택단지가 들어서는 효천지구 개발사업이 펼쳐지면서 마찬가지.여기에는 이미 15층에서 24층 높이의 공동주택이 18개단지에 9053세대나 들어서 있는 상태다.크게 볼 때 전주지역의 바람통로인 전주천과 삼천 주변을 콘크리트 더미가 막는 셈이다.전주시의회 김상휘의원(효자3·4동)은 "전주시의 이를 무시한 열섬대책은 무의미하다"라고 지적했다.부실한 도시계획에서 심화되는 전주지역의 열섬현상은 신도시 개발에서도 마찬가지다.대표적으로 최근 개발계획안을 마련한 만성지구 복합단지 조성사업에서 손쉽게 들춰낼 수 있다.이 속에는 주거용지 전체 면적 50만2036㎡ 중 공동주택비율이 74.4%나 차지한다.상대적으로 도시화를 덜 유발하는 단독·준주거용지 비율은 25.6%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이 복합단지는 가뜩이나 전체부지 137만5200㎡ 중 도로와 공원용지 비율이 39.8%로 부족하다.절반 이상이 주거용지와 상업·업무용지, 법조타운 용지, 첨단산업지원용지 등 개발용지로 채워졌다.이러한 신도시개발은 열섬현상을 촉발하는 매개체로 작용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열섬현상은 뜨거운 기온과 대규모 건축물이나 공장 등에서 뿜어내는 폐열이 합쳐지면서 더욱 심화된다.가뜩이나 바람길이 없는 전주지역에 밀도 높은 도시개발이 펼쳐지면서 열섬현상이 심화되는 셈.전북대 채병선 건축도시공학부 교수는 "열섬현상은 근본적으로 도시과밀현상에서 시작된다"고 설명했다.

  • 환경
  • 구대식
  • 2008.07.23 23:02

[사막화 위기, 몽골초원을 가다] ②'하얀 바다' 차깐노르

너무 지쳐 돌아올 길 아예/잃어버릴는지도 모르지/어떠랴, 누우면 하늘을 가득 메우고/ 내 온몸을 따뜻이 감싸주는 수많은 별이 있는데/(신경림-조랑말-몽골에서)몽골초원의 첫날 밤, 초원에 누워 나는 보았다. 밤하늘에 총총히 박힌 수많은 별을 아래로 고운 눈썹 같은 초승달이 초원 건너편으로 지는 것을, 거칠 것 없이 탁 트인 초원의 낮은 길고 밤은 짧다. 4시30분이면 해가 뜬다. 밤사이 달뜬 마음은 선선한 아침 공기에 차분히 가라앉는다. 갑자기 들어 닥친 손님에 놀란 도마뱀들이 탐색전 하느라 여기저기서 날쌔게 움직인다. 멀리 언덕 위 아련히 서있는 게르가 이방인의 감성을 자극한다. 갯메꽃, 쇠똥구리, 야생파 , 전갈처럼 꼬리를 올린 메뚜기, 꼬리로 쇠파리를 쫒는 말들과, 풀을 뜯는 양떼들이 만드는 이른 아침 풍경은 고즈넉하고 평화롭다.▲ 사막 남기고 사라진 서호우리 게르는 어장 마을 너머 멀리 잔잔히 반짝이는 차깐노르 동호와 메말라버린 서호 사이 초지에 자릴 잡았다. 차깐노르는 몽골어로 하얀 바다라는 뜻이다. 알칼리성 물질이 마르면 하얗게 드러나기 때문일까? 아니면 강한 바람에 하얗게 부서지는 포말 때문일까 궁금해진다. 30㎢ 남짓한 동호의 평균 수심은 1.5m, 예전보다 많이 낮아졌지만 여전히 여름철이면 산동성에서 온 한족들이 대나무를 얼기설기 엮은 임시 거처를 짓고 나룻배와 어장을 설치해 물고기를 잡는다. 방목하는 가축 분뇨가 흘러들어서인지 부영양화가 심해해서인지 잡힌 물고기는 손바닥 만 한 붕어가 대부분이다.반면 80㎢에 이르는 서호는 지난 2002년 완전히 말라서 알칼리 토양만 남았다. 호수의 수위가 급격하게 낮아지기 시작한 것은 90년대부터다. 연평균 강수량이 245㎜에 불과한 건조한 해가 계속되었고, 겨울철 평균 기온이 영하 40°에서 30°로 오르고, 평균 강수량에 12배나 높은 증발량(2900㎜)이 원인이었다. 서호가 거의 메말라가자 고기를 잡던 한족들과 주민들은 동호라도 살리자며 둑을 쌓았다. 서호가 완전하게 메말라버린 직접적인 이유다. 이 모든 일이 길게는 30년, 짧게는 10년 만에 벌어진 일이라니 정말 믿어지지 않았다.1968년 문화혁명 때 이곳으로 하방해서 10년을 초원에서 보낸 인연으로 2000년부터 초원보전 운동을 펼치고 있는 쩡바이위씨(63)는 "동호로 흘러드는 까오거스타이강 수량이 줄면서 마르는 날도 부쩍 늘어 걱정이다" 고 한숨을 내쉰다.알칼리 사막 한가운데 외롭게 우뚝 서 있는 고목을 가리키며 말했다.(사진1) " 1973년에 뱃놀이를 한 적이 있는데 물이 바로 이 나무 앞까지 차 있었어요. 물도 깊어서 배를 지탱하는 대나무가 바닥에 닿지 않았으니 적어도 7~9미터는 깊이는 되었을 거예요" 라며 자신의 젊은 시절과 아름다웠던 호수를 회상했다. 이 고목은 우리의 당산나무처럼 신령스럽게 여겨지는 듯 했다. 오방색천이 나뭇가지에 걸려있고 주변에 제물로 쓰였는지 양의 머리뼈가 모래에 덮여있다. '오 헨리'의 마지막 잎사귀가 떠올랐다. 우리는 멀리서 불어오는 알칼리 모래폭풍을 바라보며 부디 이 나무가 살아남기를 기도했다.▲ 이동하는 알칼리 호수가 사막화 원인나는 부끄럽게도 모든 강은 바다로 흐르는 줄 알았다. 그런데 몽골을 비롯한 고원과 대평원의 강은 종점호라 불리는 호수로 흘렀다. 호수로 흐르는 강은 끊임없이 광물질이 있는 모래를 실어 날랐다. 밀려온 토사가 쌓이다 보니 호수는 또 다른 낮은 지역으로 이동한다. 차깐노르도 움직이고 변화하는 호수인 천이 호(遷移湖)다.쩡바이위씨에 따르면, 차깐노르 호수도 약 100여 년 전엔 지금의 동북방향으로 약 40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었으며 '하이옌노르' 라고 불리었다고 한다.이처럼 움직이는 호수는 대규모 면적의 알칼리 토양을 남겼다. 알카리 토양은 딱딱하게 굳고 소금기를 많이 머금고 있어 식물이 자라기 어렵다. 강한 바람에 먼저 미세한 알칼리 분진이 날려가고 다시 흙과 모래를 날려 주변을 사막화 시킨다. 토양의 유실이 인근 지역의 모래 언덕을 만들고, 또 이 모래를 고정시킬 식물이 자라지 못하니 눈과 비를 저장하지 못하고 바로 증발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된다. PM 25 크기의 알칼리 모래 분진은 아주 가벼워서 사람들의 생활과 건강, 목축업을 위협한다. 또한 북경은 물론 우리나라까지 날아와 피해를 준다.문제는 중국에 위와 같은 알칼리 호수가 800여개가 넘고 면적이 큰 호수들이 빠른 속도로 말라간다는 것이다. 쩡바웨이씨의 자료에 의하면 70㎢의 하북성 앙꼬리노르, 230㎢나 되는 내몽골 우라까이호와 습지가 말랐다. 또한 총면적이 4,242㎢로 중국에서 가장 큰 호수이자 소금호수인 '칭하이'는 30여 년 동안 수위가 3.7m 떨어지고 면적이 312㎢가 줄어들었다고 한다.▲ 희망은 자연에서 온다.차깐노르 주변의 초원도 이러한 영향 때문인지 멀리서 볼 때와 달리 풀이 작고 듬성듬성 하다. '어쩌면 풀이 저리 황량할까?' 크기는 수크령 만한데 거칠고 딱딱하면서 참 볼품없는 풀이 군데군데 눈에 띄었다. 풀씨심기를 통해 차깐노르 알칼리 사막을 초지로 만드는 사업을 펼치는 박상호 팀장(환경연합 사막화방지팀)에게 물으니 "이 풀은 가축들도 먹기가 사나워 다 굶어죽게 생겨야 뜯어 먹는다는 '떠러스' 인데, 모래를 고정시켜서 황막화를 막는 초원의 보물" 이라고 설명한다. 모든 것들이 있어야 할 이유가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염생 식물을 심어 사막화를 극복하는 방법도 다 자연의 복원력에 기댄 것이다. /이정현(NGO객원기자·환경운동연합 정책실장)

  • 환경
  • 전북일보
  • 2008.07.23 23:02

태풍 '갈매기' 영향 휴일 전국에 많은 비

제7호 태풍 '갈매기'(KALMAEGI)가 주말부터 우리나라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시작해 휴일인 20일에는 전국적으로 강풍과 함께 많은 비를 뿌릴 전망이다.이 태풍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게 되면 올들어 처음이다.기상청은 17일 "제7호 태풍 '갈매기'는 오늘 오전 9시 현재 대만 타이베이 남남동쪽 330㎞ 부근 해상에서 시속 약 21㎞로 북북서진하고 있으며 계속 북진해 일요일인 20일 오전 9시께 제주도 서귀포시 서남서쪽 350㎞ 부근 해상까지 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지난 15일 오후 3시 필리핀 마닐라 북동쪽 약 490㎞ 해상에서 발생한 이 태풍은 17일 오전 9시 현재 중심기압 970hPa(헥토파스칼), 중심 부근의 최대풍속 35㎧ (126㎞/h)로 강도는 '중급'이며 크기는 소형 태풍이다.기상청은 "주말인 19일에는 장마전선이 접근하는 가운데 태풍의 간접적인 영향을 받기 시작해 남부지방부터 비가 오겠으며 20일에는 태풍의 영향으로 전국적으로 강풍을 동반한 많은 비가 예상되겠으니 앞으로 발표될 태풍정보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기상청은 "해상에서는 19일 태풍의 영향으로 제주도 남쪽 먼바다부터 점차 바다의 물결이 높게 일겠으니 항해하거나 조업하는 선박들은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제7호 태풍 '갈매기'(KALMAEGI)는 북한에서 제출한 이름이다.

  • 환경
  • 연합
  • 2008.07.18 23:02

[오목대] 삼복(三伏)

'육칠월 더위에 암소 뿔이 물러 빠진다'는 속담이 있다. 얼마나 더웠으면 소의 뿔이 빠질 정도일까. 또 '여름 살은 풋살'이라는 말도 있다. 더운 여름 날씨 탓에 옷을 꼭꼭 입지 않고 마구 살갗을 드러내 놓는다는 뜻이다. 이러한 삼복더위가 시작되는 계절이다.내일이 초복(初伏)이요, 29일이 중복, 다음 달 8일이 말복이다. 이들 복(伏) 3형제가 떡 버티고 있는데다 지구 온난화로, 앞으로 한달 이상 더위에 시달려야 할성 싶다. 초복은 하지(夏至) 이후 세번째 경일(庚日), 중복은 네번째 경일이다. 그리고 말복은 입추로 부터 첫 경일이다. 여기서 경일은 10천간(天干)과 12지지(地支)를 조합한 60갑자 가운데 경(庚)자로 시작하는 날을 말한다. 복날의 간격은 10일이다. 그런데 중복부터 10일 후에 입추가 들어 있으면 말복 사이가 20일이 되고, 이 때를 월복(越伏)이라 한다.삼복은 중국에서 유래한듯 하다. 동국세시기에 의하면 "진(秦)나라 때 삼복제사를 지냈는데, 성 4대문 안에서는 개를 잡아 충재(蟲災)를 방지했다"고 나와 있다.복날에는 더위를 막고 보신을 위해 개장국(狗湯·보신탕)과 계삼탕(鷄蔘湯·삼계탕), 민어탕을 즐겨 먹었다. 또 병을 없애고 재난을 쫒기 위해 팥죽을 끓여 먹기도 하고 여름과일을 즐겼다.복(伏)은 사람 인(人)자와 개 견(犬)자를 합친 글자다. 즉 사람 옆에 개가 엎드려 있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복날 보신탕을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근거는 없다. 또 음양오행설에 의해 여름인 불(火)이 쇠(金)인 개를 누르는(火克金)데서 연유했다는 말도 있다. 하지만 이는 무리한 해석이 아닐까 한다.오히려 여름에는 더운 날씨로 몸이 허약해지기 쉽고, 이를 보충하기 위해 집안의 재산인 소나 돼지 보다는 개나 닭을 잡은 것이 아닐까. 이것을 잡아 마을잔치를 열어 재충전의 계기로 삼았을 것이다. 나아가 개고기는 동의보감에 나와 있듯 "오장을 편안하게 하며 혈맥을 조절하고, 장과 위를 튼튼하게 하며, 골수를 충족시켜 허리와 무릎을 따뜻하게 하고, 양도(陽道)를 일으켜 기력을 증진시키는" 효능이 있다. 이런 이유로 보양식으로 널리 즐겼을 것이다.이와 함께 삼복에는 산간계곡을 찾아 탁족(濯足)이나 천렵(川獵), 해안가에선 모래 찜질 등으로 더위를 이겨냈다.

  • 환경
  • 전북일보
  • 2008.07.18 23:02

[사막화 위기, 몽골초원을 가다] ①쿤산다크 사지(沙地)

전북환경연합이 7월3일~10일까지 몽골초원을 다녀왔다. 이번 체험단을 주관, 초원의 사막화가 심각해 우리나라에 황사 피해를 미치고 있는 중국 내몽골자치구 시린꺼러멍 차깐노르 호수를 비롯해 몽골초원을 답사하며 초원복원용 풀씨 날림 방지 작업과 유목문화를 체험한 전북환경운동연합 이정현정책실장(본지 NGO객원기자)의 답사기를 3회에 걸쳐 싣는다.▲ 초원으로 가는 첫 관문, 만리장성북경에서 시린꺼러 차깐노르까지는 600㎞ 꼬박 12시간을 달려야 하는 길이다. 옛 신작로처럼 정겨운 길에서 광활한 경작지를 만나며 흑벽돌로 지은 마을을 지나는 길은 하늘과 맞닿아 있었다. 긴 시간이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초원으로 가는 첫 관문인 만리장성은 군사적으로 중원과 변방을 가르는 선이자 유목문화와 농경문화의 경계다. 장성 너머는 초지가 잘 형성된 초원으로 유목민의 땅이었다. 천고마비의 계절이 돌아오면 유목민은 호시탐탐 만리장성을 넘었고, 한족은 공포에 떨어야했다. 지역을 안정적으로 통치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졌다. 일찌감치 명나라 때 둔전(군인들이 일구는 밭)을 설치하였고 북방민족인 만주족이 세운 청나라 때부터는 북방 개발이 빠르게 진행되었다.특히 1958년 대약진 운동과 1966년 문화혁명으로 많은 한족이 이주하면서 인구가 늘고 대규모 개간 사업이 진행되었다. 가축 사육두수의 증가로 초원이 모래땅으로 변하는 사막화(황막화)가 진행되고 있다. 역사적인 흐름으로 볼 때 한족으로 대표되는 농업문명이 승리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막화라는 예기치 않은 복병을 만나면서 유목 문명의 충돌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하늘에서 떨어진 사막, 천막(天漠) 사막북경에서 70km 떨어진 곳에 생겨난 하북성 천막 사막에 들렀다. 진짜 사막이 아니라 모래 폭풍이 만든 모래 언덕이다. 진입로와 주변은 황량해 보이기는 하나 밭도 있고 조림된 어린 포플러가 자라는 모습은 흔한 풍경이었다. 하지만 진입로를 들어서자 30m 높이의 초승달 모양의 거대한 모래언덕이 사막에 온 것 같은 착각에 들게 했다. 안내문에는 "십수년 전 어느 날 갑자기 황색모래 수십만 톤이 쌓이기 시작했고 최근 모래폭풍이 심해져 면적이 2~30배 이상 확대되고 있다"고 적혀있다. 박상호 팀장(환경연합 사막화방지사업팀)은 " 내몽골이나 동부 사막화 지역에서 일어난 황사 바람에 실려 온 무거운 모래가 더 이상 날아가지 못하고 주저앉아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는 말을 덧붙인다.▲ 북경의 황사피해와 사막화의 상징고운 모래의 촉감을 느끼며 언덕에 오르니 뒤 쪽 사면에 인민해방군이 지난 해 설치한 사장(식물이 자랄 수 있도록 설치한 장벽)이 보인다. 이곳을 관리하는 지아청리앙(73)씨는 "지난 8~9년 동안 비가 잘 내리지 않은데다가 모래 폭풍이 심해지면서 경작지가 줄어든 것은 물론 수확량도 크게 줄었다" 며 사막화의 피해를 호소했다. 그나마 요즘은 북쪽에서 모래폭풍이 덜 불어와서 면적이 늘어나지 않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며 한숨을 내쉰다.천막 사막은 북경을 위협하는 황사와 사막화의 심각성을 상징하는 곳이다. 중국정부는 1993년과 94년 내몽골에 불어 닥친 모래폭풍으로 150명이 사망 실종되고, 1998년 대홍수가 발생하면서 사막화의 위기를 절감했다. 1999년 주룽지 총리가 내몽골을 시찰하면서 경작지를 숲으로 되돌린다는 '퇴경환림환초(退耕換林換草)'정책을 더욱 강화하고, 농민을 초원 밖으로 이주시킨다는 '생태이민' 정책을 강력 실시하게 된다. 다음해에 주 총리는 천막사막에서 녹색장벽을 세워 북경의 황사와 천막 사막의 생태환경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그 후 이곳은 사막화와 환경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황사에 대한 체험 교육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공원으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인민해방군이 만든 작은 사장을 제외하고는 사막화의 경각심을 느낄 수 있는 곳은 없었다. 관광객들을 호객하는 사륜모터싸이클과 말들만이 소란스러울 뿐이었다.▲ 물이 풍부한 쿤산다크 사지시린꺼러 초원에 들어서니 동서로 300km 남북으로 50∼100km에 걸쳐 있다는 쿤산다크 사지가 펼쳐진다. 보통 사막으로 알려져 있으나 비가 내리는 지역이어서 사지라 부르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바람에 날린 흰모래 언덕이 황폐한 사막처럼 보이다가도 작은 구릉 사이의 키 작은 나무가 드믄 드문 서있고 모래를 움켜쥔 떨러스(식물)가 올록볼록 푸르게 솟은 모습은 아프리카 초원처럼 보인다. 낮은 지대에 야트막한 물웅덩이가 길게 습지를 형성한 곳은 갈대나 줄 등의 수생식물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보는 위치에 따라 느낌이 다르고 경관이 다르다. 운이 좋아 사막과 나무, 그리고 초원과 습지를 한꺼번에 보게 되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흰모래 언덕을 넘어가고 심은 충동이 인다. 쿤산다크의 사지가 더욱 아름답고 생물종다양성이 높은 이유는 풍부한 물 때문이다."사지 주변 초원의 토양은 화산암과 점토로 이루어져 비가 내려도 땅 속으로 스며들지 못하고 80%가 증발해버립니다. 하지만 사지는 모래의 입자가 굵어 모세관현상이 발생하지 않고 빠르게 땅속으로 스며들기 때문에 쿤산다크에는 물이 풍부했습니다." 지질학적 근거를 드는 박팀장의 설명이다. 신두리 사구의 두웅습지처럼 땅속에 저장된 빗물이 저장되어 있다가 배후 습지를 형성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우리의 목적지인 차깐노르 호수도 이곳에서 발원한 까오거스타이 강이 흘러 만들어진 것이다.(이러한 지형 때문에 샘을 배경으로 한 전설이 많다. 대륙을 정벌하기 위해 출정한 몽골군이 배탈이 나서 고생을 하고 있는데 홀연히 황금 말이 나타났고, 뒤를 따라가 보니 샘이 있어 그 물을 마시니 씻은 듯이 나았다는 이야기다. 그 뒤 징기스칸이 이 샘물을 '샹췐'이라 이름 지었고, 말이 지나왔던 지역을 '쿤산다크'라고 했다는 것이다. )▲ 생물종다양성의 보고, 쿤산다크 사지동식물의 분포도 다양하다는 것이 쩡바이위씨(63)의 설명이다. 강수량이 비교적 많은 동쪽은 세계에서 유일하다는 사막 삼나무, 사막가문비, 백양나무 숲 등 있고 동남쪽은 느릅 나무가 작은 숲을 이룬다. 서부는 관목류인 붉은 버드나무가 자란다고 한다. 가장 서쪽은 사지 식생도 드문 황막 초원에 속한다.야생동물도 쿤산다크 사지의 독특한 생태적 특징 때문에 다른 지방에서는 보기 힘든 것들이 매우 많다고 한다. 황양, 노루, 스라소니, 여우, 모래여우, 이리, 오소리, 산토끼, 다람쥐, 도마뱀이 서식하고 있으며 습지 주변에는 기러기, 백조, 물오리, 큰 기러기, 왜가리,흑두루미, 물수리, 도요새, 몽고종다리, 능에, 메추라기, 까마귀 등이 산다. 초원과 사막 안의 식물은 더 많고 다양하다. 모래에서 사는 식물, 습지에서 사는 식물 그리고 약초로 쓰이는 식물들이 많다는 것이다. 북쪽 만뚜 지역에서는 약 598종의 식물이 분포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한다.차깐노르와 쿤산다크 사지를 알려온 비영리 민간 환경조직 '생태빈민구제전문위원회' 쩡바이위(63)비서장은 "예전에는 이곳의 면적이 2만1천㎢ 였는데 지금은 2만4천㎢나 되요. 그만큼 초원이 줄어들고 사지가 늘어난 것이지요. 또 사지가 사막으로 변하는 속도도 빨라졌어요." 라며 중국 4대 사지 중에서 원형적인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는 쿤산다크의 사막화에 깊은 우려를 표했다. 하지만 그는 "사지의 복원력이 좋아서 사장을 만들어 주면 일 년 정도면 사지의 상태가 양호해 질 수 있다" 고 강조했다.▲ 하늘과 땅이 맞닿는 시린꺼러 초원과 차깐노르버스는 사지를 지나 외길을 달려 홍껄에 도착했다. 우리는 지프로 갈아탔다. 초원을 가로지르는 길은 하늘에 닿아있었다. 보이는 반은 초원이고 반은 하늘이다. 초원엔 한 무리의 소떼와 양들이 해질녘의 석양을 배경으로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몽골말들은 천천히 언덕을 넘어간다. 간혹 오토바이를 탄 목부도 구름이 흘러가는 것처럼 보인다. 초원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다른 차원의 세계처럼 느껴진다. 시린꺼러멍의 초원은 내몽골자치구에서도 얼마 남지 않은 자연 상태의 초원을 유지하고 있는 곳이라고 한다. 이렇게 아름답고 광활하고 평화로운 초원 옆에 사막화의 위기가 덮치고 있다는 것을 믿고 싶지 않았다. 멀리 비구름이 걷히면서 오로라처럼 황홀한 석양이 우리를 반기고 반짝이는 저녁별에 자리를 내줄 때쯤 우리는 드디어 차깐노르의 게르에 도착했다.※ 사막(沙漠)과 사지(沙地), 사막화(沙漠化)흔히 사막하면 모래사막을 떠올리나 사하라나 아라비아 사막 같은 모래사막은 전체 면적의 20%에 불과하다. 사막은 일반적으로 황무지이며 건조해서 식물이 자라기 힘든 지역을 말한다. 표면을 형성하는 물질에 따라 암석사막, 모래사막, 자갈사막으로 나눌 수 있으며 위치에 따라 한랭사막, 중위도 사막, 열대사막으로 구분한다. 전 육지의 1/10을 차지하는 사막은 숲이나 강처럼 지구의 대기 순환과 자연 조건을 유지하는 꼭 필요한 요소다. 사지는 풀이 자랄 수 있을 정도의 비가 내리는 모래땅을 말한다.문제는 사막화다. "사막중국" 을 쓴 이강원 교수(전북대 지리교육과)는 "내몽골의 사막은 호수가 마르거나 이동해서 만들어진 알카리 사막과 무분별한 개간과 과다한 지하수 개발과 사육 두수 증가로 초원이 황폐해지고 유용한 토지가 퇴화되는 것이 원인이다" 며 중국에서는 이를 황막화로 구분해서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이정현(환경운동연합 정책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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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8.07.16 23:02

도내 올 상반기 해양오염사고 6건

올 상반기 도내 해안에서 발생한 해양오염 사고와 이에 따른 오염물질 유출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사업장 폐기물 보관.처리 미흡 등의 경미한 위반행위는 지난해에 비해 대폭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15일 군산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올 1~6월까지 관내 해상에서 발생한 해양오염 사고는 모두 6건으로 지난해 5건에 비해 1건 증가했으며, 유출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5건 370ℓ)보다 631ℓ가 늘어났다.이는 지난 1월16일 부안군 위도면 서쪽 122km 해상에서 항해 중이던 파나마 선적 1997t급 화물선 SUN CASTLE호가 침몰하면서 다량의 유성혼합물을 유출하는 등 대형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지난 1월 서해상에 침몰한 SUN CASTLE호는 사고 당시 유성 혼합물 800ℓ를 해상에 유출시켰다.하지만 생활폐기물을 불법으로 소각하거나 사업장 폐기물 보관, 처리 등 관리가 미흡에 따른 경미한 해양환경저해사범은 27건이 적발돼 지난해 같은 기간 61건에 비해 34건이 줄어든 것을 집계됐다.군산해경은 해양오염의 주원인이 운항부주의와 기상악화 때 무리한 선박 운항으로 인한 해난사고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양오염 예방을 위해 선박 종사자들의 안전운항 수칙 준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군산해경 관계자는 "경미한 해양오염이라도 즉시 해양경찰 관서에 신고하면 신속하고 효율적인 방제로 피해를 줄일 수 있다"며 "장마철이나 야간을 틈타 몰래 기름 등 오염물질을 배출할 경우라도 다양한 감식기법을 동원해 행위자를 반드시 색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군산해경은 해양오염행위에 대한 신고자에 대해 최고 200만원을 보상하는 '해양오염 신고 포상금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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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영민
  • 2008.07.16 23:02

"우리나라 온실가스 매년 3% 증가"

1995년 이후 10년간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매년 3% 증가했고 증가분의 70%를 전기와 가스 등 전력산업이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14일 `최근 우리나라의 산업별 온실가스 배출구조 분석 및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산업연관표와 환경부의 산업별 온실가스배출량 통계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온실가스 배출량은 2004년 5억8천7백만tCO2(이산화탄소환산톤)로 1995년에 비해 33.0% 증가했다. 이를 연간 증가율로 환산하면 연 3%로 이 기간 연평균 경제성장률 4.5%의 3분의 2에 달했다. 산업별 배출비중을 보면 제조업은 45.9%에서 43.0%로, 서비스업은 24.0%에서 18.3%로 각각 감소했지만 전기.가스.수도업은 22.1%에서 33.2%로 대폭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전기.가스.수도업이 전체 배출량 증가분의 약 70%를 차지했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수요증가액 대비 온실가스 배출유발계수(tCO2/백만원)도 전산업 평균으로는 1995년 0.811에서 2004년 0.661로 떨어졌지만 전기.가스.수도업은 같은 기간 4.904에서 4.954로 높아졌다. 이는 전 산업적으로는 온실가스 저배출 산업인 IT업종이 발전하고 에너지 효율화가 높아지면서 가스 배출량이 줄었지만 전기.가스.수도업에서는 저배출 에너지원으로의 전환이 부진했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분석했다. 한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와 비교할 때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은 2005년 기준 8위이고 1990~2004년 중 배출량 증가율은 1위를 기록할 정도여서 우리나라도 조만간 온실가수 감축 의무국에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한은은 IT.생명공학.서비스산업 등 친환경 산업의 비중을 높이고 원자력.수력.조력 등으로 전력에너지원을 다변화하는 동시에 가계 부문의 친환경 소비를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환경
  • 연합
  • 2008.07.14 23:02

하수슬러지 처리기술, 도내 시군 "뭘 선택하나" 고민

하수 슬러지(찌꺼기) 해양투기 금지를 앞두고 이를 처리할 기술이 우후죽순으로 쏟아져, 처리시설 설치 사업을 책임진 도내 자치단체들이 혼란에 빠졌다.도내 시·군은 런던협약에 따른 해양환경관리법 시행으로 2012년부터 하수 슬러지 해양 투기 행위가 전면 금지, 2011년까지는 이를 처리할 시설을 완공해야 한다. 지난해말 기준 도내 시·군은 하수 슬러지의 97% 정도를 해양에 투기하고, 총량의 3%만을 재활용하고 있다.하지만 자치단체마다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대의 공사 발주가 한꺼번에 몰릴 것으로 예상되자 이를 노린 업체들이 하수 슬러지 처리기술을 환경부로부터 무더기로 승인, 처리시설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한 행정기관은 기술 선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일선 시·군과 처리시설 업계에 따르면 환경부에서 기술 인증을 받은 하수 슬러지 처리기술은 무려 100 가지를 넘는다. 이들 기술을 보유한 업체들은 시군을 돌며 간이 설명회를 통해 자신들이 보유한 기술의 장점만을 부각시키며 수주에 열을 올리고 있다.전주시 상하수도사업소는 "2003년 시작된 하수 슬러지 처리사업이 당초 소각 방식으로 추진되었으나, 이후 새로운 기술이 잇따라 개발되면서 다른 방식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너무 많은 신기술이 쏟아져 선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전주시는 이에 따라 환경부가 처리기술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컨설팅 시스템을 구성, 일선 시·군들에게 기술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이달초 건의했다.완주군 상하수도사업소의 고민도 비슷하다. 군은 "처리 방식을 선택하려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자료가 확보되어야 옥석을 가릴 수 있지만, 현재 상황에선 처리 기술별로 확실한 장단점을 확인하기 어렵다"며 "처리 방식을 탄화 방식으로 잡는다는 내부 방침을 결정했을 뿐"이라고 말했다.아직 처리 방식을 결정하지 못한 대부분의 시·군은 사후 책임 소재를 피하기 위해 선정위원회를 구성하거나 학술 용역을 발주할 계획이다. 일부에선 턴키 방식으로 입찰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 환경
  • 김경모·조동식
  • 2008.07.14 23:02

하수슬러지 처리공법 선택 뭐가 고민인가

폐기물 해양투기 금지를 강화한 런던협약이 발효된 때는 2006년 3월.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해양환경관리법을 제정하고 슬러지의 유해 정도에 따라 2012년 이후엔 슬러지 해양투기가 전면 금지된다.하수 슬러지의 97%를 해양에 버리고 있는 도내 자치단체의 경우 적게는 수십억, 많게는 수백억원을 들여 처리 시설을 2011년까지 완공할 수밖에 없다.이는 슬러지 처리시설 업체 입장에선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업체들은 자신들의 기술을 처리시설 설계에 반영시키기 위해 숱한 신기술 공법을 환경부로부터 인증 받고 있다. 이미 100건을 훌쩍 넘긴 상태다.▲ 어떤 공법이 있나하수 슬러지 처리 방법은 소각, 건조, 고화(고형화), 지렁이 처리, 퇴비화, 용융(녹임) 등으로 나뉜다. 소각은 하수 슬러지를 섭씨 850도 정도에서 태우는 방법으로 일반 도시 쓰레기 소각로와는 조금 다르다.건조는 하수 슬러지에 열을 가해 수분을 제거하는 방법으로 직접 건조방식과 간접 건조방식으로 분류되고, 고화는 슬러지를 벽돌 등으로 만들어 처리하는 방식이다.농촌지역 소규모 자치단체들이 선호하는 방식은 재활용 방식. 퇴비화, 녹생토, 지렁이 분변토 방식들이 이에 포함된다.하지만 이는 대략적인 분류이고, 세부 기술에 들어가면 다양한 기술 조합으로 숱한 기술 인증이 가능하다.▲ 자치단체들, 선택의 고민가지에 가지를 치며 신기술이 쏟아지는 가운데 슬러지 처리시설을 추진할 의무를 가진 자치단체들은 선택의 혼란에 빠졌다.전주시는 "수많은 업체마다 자신들이 보유한 장점만 홍보하고, 이 분야의 전문가가 아닌 공무원 입장에선 무엇을 선택할지 솔직히 막막하다"며 "유사한 자치단체와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환경부 조차 자신있게 기술 추천이 어렵다는 속내를 비친다"고 덧붙였다.도내에서 가장 먼저 처리시설 시공에 들어간 곳은 고창. 이곳은 상류지역의 오염원 변동이 적고, 인구 이동도 적어 과감하게 사업을 추진한 사례다. 하지만 퇴비화 방식으로 추진되는 이곳 시설은 신규시설이 들어서고, 처리구역이 달라지면 '비료관리법'에 따른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수 있다는 난점도 있다.▲ 해결책은 무엇인가판단에 어려움을 겪는 자치단체들은 사후 책임 소재에 대비, 형식적인 요건 갖추기에만 치중할 가능성이 있다. 처리기술 선정위원회를 만들어 책임을 분산시키거나, 아예 용역을 주고 이에 따르는 방법이다. 또 턴키방식으로 입찰에 붙이는 것도 한 방안이다.하지만 현 상황을 풀어갈 가장 좋은 방법은 주무부서인 환경부가 적극적으로 나서는 방안이다. 전주시도 이와 관련 이달초 광주에서 열린 환경부와의 간담회에서 전문가들로 구성된 컨설팅 시스템을 갖춰주도록 주문했다.

  • 환경
  • 김경모·조동식
  • 2008.07.14 23:02

억대 예산들인 교량 화분관리 소홀

억대 예산을 들여 조성한 교량의 화분 관리가 소홀해 오히려 도시미관을 해치고 있다는 지적이다.10일 전주시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모두 1억6500만원을 투입, 서곡교와 싸전다리, 진덕교, 추천대교 등 4개 교량 양측에 웨이브 페추니아를 심은 화분을 설치, 꽃다리를 조성했다.나팔꽃과 비슷한 모양의 페추니아는 늦봄부터 여름까지 석달 정도 꽃을 피워 도심 미관은 물론 시민 정서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울산시와 경북 청도 등 다른 자치단체에서도 화단용 꽃으로 널리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하지만 최근 전주시내 교량에 식재된 페추니아 화분 중 일부 꽃과 줄기가 시든 채 방치돼 있고, 화분에는 쓰레기가 놓여 있는 등 오히려 '꽃다리'이미지를 해치고 있다.실제로 지난 10일 싸전다리에 놓인 화분 중 일부는 꽃 대신 시든 줄기가 덤불처럼 방치됐고, 중간 중간 드러난 화분에는 우유팩 등 쓰레기가 버려져 있었다.이모씨(23·중화산동)는 "시민의 세금을 들여 조성한 꽃다리가 처음에 아름답던 모습을 잃었다"며 세심한 관리를 아쉬워 했다.이에 대해 시청 관계자는 "페추니아는 건조한 봄·가을용 꽃으로 장마 등이 있는 하절기에는 미관 조성을 위한 취지에 부적절하다"면서 "현재 낙화시기여서 다음 달에 다시 심을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또 "1년에 두번 심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현재까지는 기능상·미관상으로 가장 적합한 품종"이라고 덧붙였다.한편 환경운동연합 김진태 사무처장은 "도심의 자투리 공간에 화단을 조성하는 의도는 좋지만 주변 경관·계절과 조화로운 화종을 심고 사후관리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본래의 취지를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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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세명
  • 2008.07.11 23:02

[도내 강타한 폭염 2題]망연자실 농촌

"사료가격 등 원유를 생산하기 위한 단가는 올랐는데 납품 단가는 지난해와 변한 것이 없어요. 그런데 더위까지 일찍 와 정말 힘이 듭니다."지난해에 비해 본격적인 무더위가 보름 정도 일찍 시작되면서 연일 30도를 웃도는 폭염이 이어지자 도내 축산농가의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특히 원유를 생산하는 젖소농가의 경우 사료가격 상승으로 생산 비용은 전년 대비 50% 이상 급증한데 비해 생산량은 20% 가까이 감소, 최악의 여름을 맞고 있다.전주, 정읍 등 도내 4개 지역에 폭염주의보가 발효되는 등 도내 지역의 낮 최고기온이 33~35℃ 분포를 보인 8일 임실군 성수면 성수산 목장.무더위에 지친 60마리의 젖소들이 천정에 달린 16개의 대형 선풍기 아래 모여 더위를 식히고 있다. 또 플래스틱으로 만들어진 축사의 천정에서는 3대의 스프링쿨러가 시냇가에서 퍼 올린 물을 연신 품어대고 있다.이 같은 농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축사 내부의 온도는 30도에 육박했다. 때문에 젖소들의 사료 섭취량이 줄면서 원유 생산량도 일평균 1,100kg에서 900kg으로 감소했다.또 지난해보다 일찍 찾아온 무더위 때문에 16대의 대형 선풍기와 스프링쿨러를 돌리는데 사용되는 전기사용료가 전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목장 대표 윤영채씨(54)는 "지난해 배합사료 가격이 7,500원이었는데 지금은 1만2000원에 거래되고 있고, 다음달 또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데 무더위가 예년보다 일찍 시작돼 생산량마저 줄어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윤씨는 또 "고생해서 젖소를 키워 원유를 생산해도 남는 것이 없는 상황이어서 정부의 사료가격 안정과 폭염에 따른 전기사용 증가로 인한 농가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 환경
  • 박영민
  • 2008.07.09 23:02
사회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