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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 혼 담아낸 '들꽃 누리전'

하얀 꽃이 부서지듯 피어난 '산꿩의 다리'는 뿌리 모양 때문에 이름 붙여졌고, '하늘 매발톱 꽃'은 꽃받침이 매발톱처럼 날카로우면서도 우아하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소박하고 자연스러운 맛이 있는 들꽃들이 무더기로 피어났다. 22일까지 서울 갤러리 녹색공간에서 열리고 있는 예원예술대 김선태 교수(44)의 '들꽃 누리전'. "들꽃은 어느 들길에 무더기로 피어났다고 해도 풍토와 조화, 상생, 끈질긴 생명력의 지혜를 터득하고 피어난 것이죠. 들꽃을 보면 이기적인 사람들이 배워야 할 점이 참 많아요.”환경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들꽃을 테마로 전시를 열고싶었다는 김교수는 들꽃의 생명력에서 민중의 삶을 읽어냈다. "들꽃을 이름 모를 꽃이라고 말하지만, 자료를 찾아보니 이름이나 꽃말들이 다 있어요. 고난과 역경의 역사 속에서 이름 없이 살다간 민중들의 모습과 닮아있지요.”단색조의 모노톤으로 사라져 가는 것들을 담아온 김교수는 이전 작업의 연장선상에서 기법과 형식을 응용했다. 두꺼운 장지에 모델링페스트와 백시멘트로 독특한 질감을 만들어내고 그 위에 아크릴 물감으로 들꽃을 그렸다. 우둘투둘한 시골길 같은 화면에서 들꽃들은 곰삭은 색으로 피어났다. 김교수는 '야생초 편지'와 '들꽃 누리집'의 도움으로 들꽃의 모습을 생생하게 살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현재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객원 미술감독·환경미술엑스포 예술감독으로 활동 중이다.

  • 전시·공연
  • 도휘정
  • 2004.06.17 23:02

양명실씨 두번째 개인전 17일까지 전북예술회관

"한지의 성격이나 느낌을 보면 사람과 가장 가까운, 편안한 종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한지가 가지고 있는 독특한 재질과 촉감을 살리고 싶습니다.”한지의 물성 탐구를 통해 작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공예가 양명실씨(48)가 17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두번째 개인전을 열고있다. 5년 전 첫 개인전에서 한지를 이용한 조형작품을 선보였지만, 이번 전시는 생활공예품이 주를 이룬다."한지 원단 개발 과정에서 가방이나 옷 등 소품을 만들어 사용해 봤어요. 주변 사람들 반응도 좋고, 직접 사용해 보니 장점도 많아 한지 생활공예품을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원광대 바이오텍 창업보육센터에서 '한지당'을 운영하고 있는 양씨는 골프용 모자, 명함줌치, 한지다도상, 슬리퍼, 지갑, 한지수의 등 한지의 예술성과 실용성을 연구하고 있다. 안전하지만 빛이 너무 강한 엘이디 한지조명등은 한지로 자극적인 빛의 단점을 보완한 것이다. 한지를 구기고 여러겹 겹쳐 강도를 높였고, 천연염색으로 한지의 은은함에 화려함도 더했다. 전남 벌교 출신으로 목포대 미술교육과와 원광대 대학원을 졸업했다. 닥죽을 이용한 색무늬 한지종이가죽의 제조방법과 한지혁 지갑, 조명기구 등을 특허출원했다.

  • 전시·공연
  • 도휘정
  • 2004.06.16 23:02

고창굿과 진안중평굿의 만남, "풍물굿 대를 잇다"

풍물굿이 들(野)을 벗어나 공연장 무대에 오른다. 풍물패와 청중이 옆으로 마주보는 것이 아니라, 풍물패를 관객이 내려다보는 이색적인 무대다. 사단법인 마당(이사장 정웅기)이 해마다 열어온 '전라도의 춤, 전라도의 가락'(13일 오후 7시 30분 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 전통의 정신과 삶이 얹혀진 소중한 문화유산을 발굴해 현재의 의미를 찾는 이 프로그램은 이름을 알리지 않고 묵묵히 자기 길을 걸어온 숨은 명인들의 지난한 예술 세계를 통해 전라도 문화의 뿌리와 힘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열 세 번째인 올해는 전라도 풍물굿의 두 축을 형성한 좌·우도 풍물굿에 주목했다. 마을마다 소리와 멋이 다른 풍물굿. 억척스럽게 대를 이으며 전통의 신명을 지켜가고 있는 진안중평굿보존회(회장 이승철)의 전라좌도 풍물굿과 고창농악보존회(회장 이명훈)의 전라우도 풍물굿이다. 서부 평야지역에서 만들어진 우도굿은 잔가락이 많고 섬세하다. 이명훈 보존회장은 "쇠가락과 장구가락, 고깔소고춤, 잡색놀이가 특징이라며 가락과 발림의 조화가 잘 이루어져 연출될 소고잽이의 멋과 고깔소고의 맛을 풍성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동부 산간지역에서 내려오는 좌도굿은 흥겹게 사람의 마음을 솎아낸다. 가락이 굵고 남성적이며 모든 치배가 상모를 쓰고 굿을 해 웃놀음과 쇠가락이 발달된 것이 특징. 이승철 보존회장은 "가락에 맞춰 움직이는 치배들의 역동적인 몸놀림과 화려하면서도 힘있는 상모놀음 등에 주목해 줄 것”을 권했다. 출연진은 각각 33명씩 모두 66명. 우도굿은 10대부터 80대까지 골고루 섞여있고, 좌도굿은 30대 후반부터 40대 초반이 주축을 이룬다. 공연은 전라좌도풍물굿, 전라우도풍물굿, 전라좌·우도합굿, 뒷풀이굿의 순서. 특히 합굿은 고창의 쇠가락에 진안의 콩꺽자춤이, 진안의 영산가락에 고창의 고깔소고춤이 교차하며 경쾌한 만남으로 치러진다. 지난 12일과 13일 고창에 모여 합굿을 연습한 이들은 "유쾌했지만, 긴장됐다”고 말했다. 좌·우도 풍물굿이 엮어낼 상생의 소리에 대한 기대와 조금이라도 더 진한 소리를 내려는 욕심이 한데 섞여 있기 때문이다. 이번 무대는 전주역사박물관 김성식 학예연구실장이 공연의 사이사이 전라도의 색채와 독창성을 알기 쉽게 전달하는 해설이 있는 무대로 꾸며져 일반인들이 모처럼 풍물굿의 참 의미를 느낄 수 있는 기회다. "지역이 다르고 가락이 다른 대표적인 두 풍물굿을 한 무대에서 만날 수 있는 무대”라고 소개한 마당의 김승민 기획실장은 "전라도의 특성을 잘 지니고 있는 전라 좌·우도 풍물굿의 진수뿐 아니라 고령의 나이로 머지 않아 무대에서 만나기 힘든 명인들의 열정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라고 밝혔다. 호남우도농악 중 '간이 가장 잘 맞는다는 영·무장농악'의 정통적 계보를 잇는 고창농악과 좌도굿의 맥을 고스란히 마을굿 형태로 잇고 있는 진안 중평굿. 좌·우도의 정통성과 굿의 정신을 대를 이어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는 두 풍물굿의 만남은 그래서 더 소중하다. 우리 춤과 가락을 통해 우리 것을 찾는 의미 깊은 시간이기 때문이다. 일반 1만원(학생 5천원) 문의 063)273-4823

  • 전시·공연
  • 최기우
  • 2004.06.16 23:02

"기교보다 담백하게 쓰고 싶어"

"처음 수상 소식이 전해졌을 때 기쁜 마음이 앞섰는데, 서서히 부담감이 생기더군요. 상의 기쁨은 오늘로 잊어버리고 더 열심히 정진하겠습니다.”익산에서 활동하고 있는 서예가 김성덕씨(39)가 제23회 대한민국미술대전 서예 대상을 수상했다. 수상작은 자연을 관조하며 마음을 수양하는 내용의 '소만수선사시(蘇曼殊禪師詩)'. 김씨는 대학에 입학하면서 주로 전서를 썼지만, 호방하고 활당하게 쓰려고 노력한 예서 작품으로 좋은 평가를 받아 기쁘다고 덧붙였다. 예서 중 목간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풀어낸 김씨의 작품은 "필치가 웅장하고 필획이 씩씩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대적 관점도 필요하지만, 저는 전통을 고수합니다. 화려한 기교보다 담백한 글씨를 쓰고싶어요.”요즘 김씨는 예로부터 감정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서체로 평가받고 있는 행초서에 푹 빠져있다. 서체마다의 특성을 자유롭게 풀어내기 위해 한학 공부도 하고 있다. 집에서 반대도 심했고, 고등학교 졸업 무렵 서예과가 개설된 대학이 없어 서예학원에서 청소를 하며 글씨를 배웠다는 그는 94년 늦깎이로 원광대 서예과에 입학했다. 고 월파 김은섭과 학정 이돈흥을 사사하고, 대학에서는 효봉 여태명 교수의 지도를 받았다."자기 작품에 빠질 때가 있어요. 다음날 다시 보면 부족한 점이 눈에 띄지만, 그런 과정이 반복되면서 성장하는 것 같습니다.”'서예는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말하는 김씨는 나태해지지 않고 서예에 몰두하기 위해 취미도 갖지 않았다. 90년 대부터 꾸준한 공모전에 출품했었지만, 그는 오히려 너무 빠르게 큰 상을 받게된 것 같다고 말했다.

  • 전시·공연
  • 도휘정
  • 2004.06.15 23:02

'2004 아트서울전'초대 전북 미술 '3色'

'미술의 대중화'를 고민하는 '2004 아트서울전'에 도내에서 활동 중인 작가들이 초대됐다.한국화가 전량기(41)·고형숙(29)씨, 서양화가 강승완씨(40). 아트페어 형식에 처음 참가하는 세 명의 작가들은 각기 다른 개성의 작품들을 통해 관람객들과 생생한 만남을 시도했다.(16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전라도의 정서가 벗어난 곳에서 전라도의 정신과 이야기를 풀어놓고 관람객들의 반응이 궁금했다”는 전씨는 "신선하다는 반응이 우선이지만, 역사의식과 전통성의 바탕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동학, 미륵사지 석탑, 민초, 호랑이 등 오랫동안 전라도 정서를 작품의 화두로 삼아온 그는 역사 속에서 이름 없이 살다간 민초들의 모습과 역사를 통해 '거친 한숨이 꽃보다 곱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번 전시에서 강하게 표출했던 역사성을 부드러운 서정성과 조율시켰다. 이념성의 자리에 자연의 이미지를 넣고, 시각적 호소력이 강했던 원색에서 한걸음 물러나 작품의 이미지를 순화시켰다.잃어버린 역사에 대한 그리움과 전라도의 한을 풀어내고 싶다는 그는 원광대 한국화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했다.인상주의와 표현주의, 구상과 추상의 경계를 아우르고 있는 강씨는 정물과 풍경 위주의 보편적이고 대중적인 작품들을 내놓았다. 화면을 단순화시켜 구성하고 배경과 대상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은 작품들은 몽환적인 분위기로 관람객들의 정서 속에 편안하게 스며든다. 선명한 파스텔톤의 색감은 정물의 단조로움을 극복해내고, 사실적 묘사위주의 틀에서 벗어난 작가는 자연에 대한 즉흥적인 감흥과 인상도 실어냈다. "이번 전시를 계기로 사실적인 표현과 함께 현대적인 감각을 이입하고 싶다”는 강씨는 한국미술협회 김제지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한국화'로 작품 범위를 규정짓기 보다 '회화'라는 넓은 영역에 주목하고 있는 고씨의 작품은 자화상과 선의 표현이다. 난해하고 복잡하게 엉켜있던 선은 인물의 이미지만을 표현하면서 한결 단순해졌다."간략한 선을 이용해 인간의 모습을 형상화하고 내면의 감정을 표현하고 싶었다.”는 그는 " 차가운 선 안에 갇힌 자화상은 현대를 살아가는 내 자신의 모습이다.”고 소개했다. 아크릴·철사·혼합재료 등 서양화의 재료를 과감하게 도입했지만 한국화의 정서와 이미지를 잃지 않았다. 흰색으로 표현한 일상의 모습과 검은색으로 표현한 심리상태를 대칭시킨, 건조하고 현대적인 실험이다. 전북대 한국화과와 홍익대 동양화과를 졸업하고 전주예술고에 출강 중이다. (주)마니프가 주최하고 아트서울 아트페어 조직위원회(위원장 이두식)가 기획한 '아트서울전'은 국내 미술시장의 활성화와 함께 신진·유망작가를 발굴하는 자리다.

  • 전시·공연
  • 도휘정
  • 2004.06.14 23:02

[전시만나기]도예가 김영실 '풀꽃향기 가득담은 그릇 展'

"시대마다 그 시대의 미감이 있다고 생각해요. 현대인에게 맞는 현대적인 미감으로 흙의 특성을 살려내고 싶습니다.”도예가 김영실씨(32)의 두번째 개인전 '풀꽃향기 가득담은 그릇 展'이 20일까지 전주공예품전시관에서 열리고 있다. 6년 전 서민을 대표하는 문화적 산물로 '도자장승전'을 열었던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들풀같은 민중들의 그릇을 보여준다. '좋은 생각' '함박웃음' 시리즈 등 작가의 젊은 감각이 살아있는 현대적인 작품들이다.그는 결혼 후 그릇의 쓰임새를 두고 많은 고민을 했다고 말했다. 테이블 위에 놓여진 그릇들의 조화, 쓰임새 등 만드는 사람 보다 사용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빚어냈다. 예술성과 실용성의 중간이다. 유약, 문양, 흙의 조합, 표면 처리 등 다양하게 펼쳐진 그릇전에는 그동안 작가가 쏟았던 노력과 역량이 녹아있다. 정형화된 틀이 없는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그릇, '도자 명품'을 만들고 싶은 작가의 마음이다.원광대 도예과와 서울산업대 산업대학원을 졸업한 김씨는 도예공방 '새미 기픈 물'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모교에 출강하고 있다.△ 섬진강, 흐르는 강물따라 걷다 16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전시실. '섬진강 작가' 송만규씨 특별기획전. 우리 민족의 정서를 아우르며 흐르는 섬진강을 통해 인간미와 자연미를 동시에 만난다.△ 임승한 개인전 'Blue Engel' 11일부터 17일까지 전북예술회관. 청색과 금색의 독특한 색감과 조형성을 강조한 상형문자. 두터운 마티에르와 질감 대신 자유로운 드로잉으로 작가는 '인간 관계'를 탐색한다.△ 양기순 개인전 11일부터 17일까지 전북예술회관. 묵의 깊이, 한지의 여백, 수묵의 매력이 가슴으로 은은하게 젖어온다. 15년만에 여는 첫 전시. △ 누드 드로잉 회원전 11일부터 17일까지 전북예술회관. 누드를 보는 작가의 눈은 다양하다. 독특한 인체미와 자유로움이 돋보이는 전시. 원광대 교수와 동문, 재학생들이 참여한다. △ 흙의 자유로움전 11일부터 17일까지 전북예술회관.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테라코타반 수강생 10여명의 모임전.

  • 전시·공연
  • 도휘정
  • 2004.06.11 23:02

[공연만나기]익산지역 굿패 '미마지' 전주 무대에

익산지역을 무대로 활동하는 굿패 '미마지'(대표 이육일)가 전주에서 공연을 연다. 12일과 13일 오후 7시30분 전주전통문화센터 한벽극장. 미마지(味摩之)는 일본에 우리의 문화예술을 전승시킨 백제 무왕 시대 음악인. 1993년 전통예술연구회 '세마치'를 모태로 미마지의 끈을 잇기 위해 창단한 굿패 '미마지'는 전통적인 농악과 사물놀이를 그대로 보존·계승하고 있는 풍물패다. 원광대 출신 젊은 국악인 6명으로 구성됐다. 기존 풍물단체들이 창작작품으로 활동영역을 넓혀가고 있지만, 이들은 예전부터 전해오는 지역굿 중 하나인 부레굿을 주요 소재로 삼는 등 잊혀져 가고 있는 옛 풍물을 원형 그대로 지켜가고 있다. 모든 공연에 가락보다 흐름을 중시하며, 비나리처럼 관객들의 무사태평을 비는 마음으로 정성스레 준비함을 먼저 생각하는 굿패다. 지난해 6월부터 매월 익산에서 상설공연을 열고 있다. 공연은 문굿과 비나리, 삼도농악가락, 사물판굿으로 구성됐다. 사물판굿은 여러 놀이와 진풀이를 순서대로 짜서 갖가지 기예를 보여주기 위해 벌이는 풍물놀이. 상모를 쓰고 하늘을 휘저으며, 발로 땅을 박차고 움직이는 역동적인 몸놀림과 호흡이 특징이다. 문의 063)280-7006 △ 어린이연극 '서동요' 경연대회12일까지 오후 2시 익산 솜리문화예술회관. 11일은 팔봉초등학교, 12일은 동북초등학교 학생들이 출연한다. 063-840-3225△청소년과 클래식12일 오후 7시 소리전당 연지홀. 군산시립교향악단과 최가희·김신아·신지혜·도미솔·정광일·이해민·김예원·최예지·권휘경 등이 협연. 063-450-6312△'2004 신테렐라'12일 오후 2시·4시 군산시민문화회관. 프랑스의 동화작가 C.페로의 원작을 업그레이드 한 서울극단 '배꼽'의 어린이 뮤지컬. 011-315-3508△ 자주통일 열린음악회13일 오후 6시 30분 소리전당 야외공연장. 효순·미순 추모 2주년 및 6·15실천을 위한 자주통일 열린음악회. 전교조 전북지부 주최. 윤도현 밴드와 Zen, 군산시립합창단 등이 출연한다. 063-275-8035 △ 글로리아스트링 오케스트라15일 오후 7시 30분 소리전당 연지홀. 글로리아스트링 오케스트라와 함께 하는 열린 음악회. 문의 063-220-2387△ 전라도의 춤 전라도의 가락18일 오후 7시 30분 소리전당 연지홀. 사단법인 마당 주최. 대를 이어 전라문화의 뿌리가 되어주는 이들의 풍물굿 한마당. 고창농악보존회와 진안중평굿보존회가 출연한다. 063-273-4823△ 한일장신대 피아노정기연주회18일 오후 7시 30분 전북예술회관. 한일장신대 피아노 전공자들의 정기 연주회. 063-230-5645

  • 전시·공연
  • 최기우
  • 2004.06.11 23:02

예원예술대 코미디학과 콘서트, "웃다 배꼽 빠져도 책임 못져요"

어느 시인은 사람들의 말이 줄어든 대신, 엘리베이터가 말을 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사람들이 웃음을 잃어버려서 일까. 세상에는 남을 웃기는 기술을 가르쳐 주는 학교도 있다. 짱뚱맞게 자른 앞머리와 질질 끌고 나타난 흰 고무신, 뽀글뽀글 파마머리에 분홍색 멜빵바지…. '외모만 봐도 웃기는 학생들'이 9일 오후 7시 예원예술대 생활관 홍보관에 모였다.XXL 사이즈의 여자가 S70 사이즈의 옷을 입다 목이 졸려 죽은 사연, 고기 5개를 얹어 상추쌈을 싸먹다 죽은 사연, 염락국에 온 사람들의 사연도 가지각색이다. "전공은 성악, 전공을 살려서… 노래방에서 일해요.” "뭐라고요? 노래방 도우미요? 이런… 전공을 아주 제대로 살리셨군요.”"애드립을 더 살려.” "가방 들고 나가야지.”연습과 실제가 공존하는 시간, 예원예술대 코미디연기학과 학생들이 '여기 미친듯이 웃긴 공연을 소개합니다(연출 김수현)'를 통해 '엄청난 창작 개그'를 펼쳐낸다. (12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 오후 4시·7시)나이보다 학번이 우선인 선후배 사이의 엄격한 규율도 연기에서만큼은 필요없다. 선배를 사정없이 밀치기도 하고, 배역에 따라 선배는 후배의 육중한 몸을 들고 몇 바퀴라도 돌아야 한다. 조명은 형광등으로, 음향은 학생들의 입이 우선 대신한다. 재미가 '덜'한 장면도 왁자지껄한 웃음으로 서로를 격려한다. 1년에 2차례 학기가 끝날 무렵 열고있는 기말발표회지만, 공연은 학과만의 축제가 아닌 전주 전역에 웃음바람을 몰고온다. 개그맨, 가수, 연극배우, 뮤지컬 배우 등 꿈은 전부 다르지만 이날 목표는 오직 하나 '관객 웃기기'다.학과가 생긴지 올해로 5년 째, 기말발표회도 벌써 9회째다. 개그맨 전유성·이영자씨가 지도교수이고, 개그맨 양배추는 학과 선배, '웃·차·사'의 끔찍이 김신영씨는 현재 2학년에 재학 중이다. 이번 공연은 6개의 꽁트를 엮었다. 수업 시간마다 하나의 주제를 놓고 학생들이 내놓은 아이디어 중 재밌는 이야기들만 추렸다. 텔레비전을 가운데 두고 모인 '가족회의', 한국인과 외국인이 맞선을 보는 '예원짝짓기', 부부싸움을 하다 죽은 사람은 무조건 지옥에 떨어진다는 '염라국 이야기', 맞선을 보다 생긴 헤프닝 '발리', 도둑 2명이 집을 터는 '도둑이야기', 길을 걷다 시비가 붙어 싸우고 있는 현장을 중계하는 'K-I'. 한 꽁트당 6∼7분 분량, 대개 6∼8명이 출연한다.2∼4학년 20명의 학생들이 무대에 오르고, 1학년은 스텝이다.학생들이 만드는 무대라 이번 공연도 경제적 문제가 큰 어려움이었다. 영화배우 전지현의 얼굴 대신 전유성씨의 얼굴을 합성한 포스터를 목에 걸고 길거리 홍보도 나섰다. 길 가던 사람을 붙잡고 온갖 개인기로 2천원짜리 표를 '강매'하기도 했다."전국에서 하나 뿐인, 최초의 코미디 전공 학과입니다. 학교와 학과의 명예를 걸고 여러분들의 배꼽을 빼놓겠습니다.”이들의 전공은 코미디. 무대에서는 망가지고 무너지는 모습이지만, 그 뒤에는 항상 진지한 고민이 있다. 연출을 맡은 김수현씨는 "출연자 모두 개성이 강하고 자기 색깔이 뚜렷하지만, 한 무대에 서면 함께 비벼질 수 있는 맛있는 비빔밥 같은 공연”이라고 소개했다. 뜨거운 열정을 가진 젊은이들의 웃음이 때이른 무더위를 시원하게 날려버린다.

  • 전시·공연
  • 도휘정
  • 2004.06.11 23:02

창작극회 정기공연 '밤비 내리는 영동교...' 26일 초연

8일 오후 7시 전주창작소극장. 스트레칭으로 몸을 푸는 단원들의 구령이 힘차다. "서둘러야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 …. 명옥아, 배꼽 보인다.” 연극대사처럼 내뱉은 창작극회 홍석찬 대표(40)의 말에 안간힘을 쓰던 단원들의 구령이 바람 빠진 풍선처럼 배시시 웃음으로 바뀐다. 제109회 정기공연작품 '밤비 내리는 영동교를 홀로 걷는 이 마음'(작 최치언·연출 홍석찬) 연습현장. 본격적인 연습에 돌입한 지 한 달째. 15년의 공력을 가진 배우 김경미씨(34)는 "연습을 처음 시작한 날이나 지금이나 불안한 마음은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무대와 배우의 관계가 보통 "무대에 서기 전 설레임이 쉽게 식지 않는 인연”이기도 하지만, 이번 작품은 의미하는 바가 더 크다. 지금까지 올렸던 작품 중에서 가장 고가(高價)의 대본(우진문화재단의 1천만원 상금 공모 당선작)을 초연하기 때문. 그래서 지난 5일 오후 3시 전주 창작소극장에서 ㈜우진건설 김경곤 대표와 우진문화재단 양상희 이사장, 곽병창·장인숙·이철량 이사 등 우진문화재단 관계자와 전북연극협회 김기홍·류영규 전 회장 등 연극계 인사들이 참석해 모처럼 제작발표회를 갖기도 했다. 이번 연극은 10대부터 50대까지 창작극회 15명의 배우가 고르게 출연한다. 10대 견습단원인 최항씨(19)는 첫 무대. 주인공을 맡은 박규현씨(28)도 2년차 신인이다. 올해 초 '나룻터'(연출 류영규)에서 카리스마가 강한 아버지 역할로 출연한 조민철씨(44)가 여성성이 강한 역으로 변신하며, '상봉'(연출 류경호)에서 고집불통 할머니 역할로 호평 받았던 이혜지씨(26)는 '새끼마담' 역으로 연기변신을 시도한다. 그러나 남자 배우를 구하기 쉽지 않아 몇몇 배역을 여성으로 바꾼 아쉬움도 있다. 지난 2일 서울에서 내려온 작가와 다음날 아침 7시까지 술자리를 가졌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연출 홍석찬씨는 "한 남자의 꼬일 대로 꼬여버린 기막힌 하루를 그린 작품”이라며 "소통의 문제를 다룬 이 작품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복잡한 사건에 휘말린 한 남자의 이야기가 추리소설처럼 긴장감 있게 펼쳐질 것”이라고 소개했다. '밤비∼'는 26일 초연되며, 7월 4일까지 전주 창작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제작진은 우진문화재단이 제공한 희곡상 상금 1천만원과 전주시 사회단체보조금 4백만원을 포함해 2천만원이 제작비로 투자된다고 밝혔다. 문의 063)282-1810

  • 전시·공연
  • 최기우
  • 2004.06.10 23:02

도립국악원 목요예술무대, 남-북 일본음악 '한자리에'

한국전쟁으로 상징되었던 한국의 6월은 87년 6월항쟁과 6·15남북공동선언, 2002월드컵 등 평화의 달로 모습을 바꾸고 있다. 도립국악원 관현악단(지휘 류장영)이 꾸미는 이번 주 목요예술무대는 북한음악 '출강'과 일본음악 '소나무', 한국음악 '대바람 소리' 등 협주곡을 중심으로 평화의 한국을 기원한다. 거문고 협연곡인 '출강'(작곡 김용실)은 흥남제련소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기 위해 작곡자가 직접 제철소에서 노동을 하며 음악적 리얼리티를 추구한 작품. 장연숙씨(관현악단 부수석)가 협연한다. 김정연씨(관현악단 부수석)가 25현 개량가야금으로 연주하는 '소나무'(작곡 미끼미노루·편곡 백대웅)는 1969년 일본의 심각한 공해문제로 죽어 가는 소나무를 지키자는 뜻을 음악에 담은 작품이다. 일본악기인 고또와 협연곡으로 작곡됐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국악관현악단 편성으로 연주된다. 고(故) 신석정 시인의 시에서 모티브를 얻은 '대바람 소리'(작곡 이상규)는 대금연주자인 서정미씨(관현악단원)와 함께 하는 대금 협주곡. 1978년 대한민국음악제에서 초연, 대금이 가진 독특한 맛과 즉흥성을 잘 살려 나타내고 있다는 평이다. 전주종합경기장 광장에서 오후 7시 무료 셔틀버스가 운영된다. 문의 063)254-2391

  • 전시·공연
  • 최기우
  • 2004.06.10 23:02

섬진강 노래한 수묵의 담담함

섬진강을 따라 걷다보면 작가의 흔적을 느낀다. 햇볕 좋은 날 그가 걸터앉았을지도 모를 강가 바위, 작가의 발가락 사이를 빠져나간 간지러운 물살, 그날의 바람, 공기…. 작가의 발자국을 따라 그의 삶도 섬진강가에 남아있다.3년 전 한국화가 송만규씨(49)는 순창군 동계면 구미마을에 작업실을 냈다. 92년부터 줄곧 섬진강을 그려왔지만, 섬진강가에서 잠을 자고 밥을 먹게되면서 부터 작가는 비로소 작은 것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몇 번이고 강가를 거닐며 담아낸 섬진강 풍경. 네번째 개인전 '송만규-섬진강 흐르는 강을 따라 걷다'전이 10일부터 16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실에서 열린다. 그의 화폭 안에서 조용히 흐르고 있던 섬진강도 3년만에 세상 바람을 쐬게 됐다."지리산을 다니다 섬진강을 보게됐죠. 첫 그림을 그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섬진강은 여전히 아름답습니다.”섬진강을 그린지 벌써 20년이 넘었다. '강물이 흐르는데, 내 몸은 언다'는 김용택 시인의 노래처럼 작가는 자연 앞에서 겸손해진다. 그는 처음에는 물의 표면을 봤지만, 지금은 물의 깊이를 알 것 같다고 했다. 섬진강 깊이의 발견은 자연에 대한 깨달음이었다. 작은 것 하나도 자연은 생명력과 평화로움을 간직하고 있었다. 새벽강의 물안개, 바위돌 틈새, 작가는 보이지 않는 느낌들까지 섬세한 붓끝으로 그려넣었다. 유연한 버들가지는 섬진강에서 솟아오르는 물고기 떼처럼, 대숲 사이 떠있는 은근한 보름달은 그의 손 끝에서 기운이 생동한다."사람만이 호흡할 수 있고 친구가 될 수가 있는 것은 아니었어요. 인간에서 느낀 따뜻함과 편안함이 자연 안에도 얼마든지 있어요.”80년대 민중운동을 했던 열혈청년은 세기가 바뀐 지금도 20m가 넘는 대작을 그려낼 정도로 여전히 푸른 기운이 넘친다. 첫 발을 내딛은 곳을 시작으로 발길이 닿는 곳까지, 작가와 자연이 합일된 대작은 웅장함 보다 포용하는 대범함을 보이고 편안함도 품어낸다.수묵의 담담한 풍경 사이로 간혹 연두빛 봄과 황금빛 가을이 보인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동안 작가의 그림 곳곳에서 눈에 띄었던 사람들을 찾기가 쉽지않다. 그러나 허전한 빈 자리에는 대신 작가의 깊은 사색이 자리잡았다.전통기법을 따라 진경산수를 그리는 그는 형식은 작가가 표현하고 싶은 언어일 뿐이라고 말한다. 그에게 양식의 문제는 고민 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먹은 흑색이지만 온갖 색채와 형체들이 나온다”는 그에게는 색보다 먹이 우선이다.3년 전 작업실을 옮긴 후 작가의 심경에는 많은 변화가 생겼다. 인간 중심이 아닌, 세상의 이치를 깨닫고 자연에 의미를 부여하게 됐다. 그는 인간미에서 미적가치를 찾았던 과거에서 벗어나 자연미를 발견한 것도 큰 수확이라고 했다. 작가의 섬진강 기행은 이제 자연미를 확보해 나가는 여정이다.

  • 전시·공연
  • 도휘정
  • 2004.06.10 23:02

자유로운 드로잉에 담긴 '인간관계'

두터운 마티에르와 질감을 벗고 파란 천사가 내려온다.11일부터 17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열리는 서양화가 임승한씨(32)의 개인전 'Blue Angel'. 물성과 재료에 몰입했던 틀에서 벗어나 작가는 보다 자유로운 드로잉을 시도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작업의 방향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는 그의 관심은 여전히 '인간의 관계'에 머물고 있다."가뭇가뭇하게 남아있는 돌아가신 할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작품의 시작이에요. 주변 사람들을 머리 속으로 떠올렸을 때 생각나는 이미지를 그렸습니다.”세상 사람들과 자연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리거나 작가의 머리와 가슴 속에서 나온 사람들의 이미지를 단순화시켜 화면으로 옮겼다. 누드의 한 부문을 주목, 모성애도 담아냈다. 청색과 금색의 단촐한 만남은 독특한 색감으로 전해지고, 조형성을 강조한 상형문자는 소통의 의미를 상징한다. "오방색 중 하나인 청색은 생명을 의미하죠. 청색을 보면 마음이 차분해 지는 것 같아 평소 좋아했어요. 우주의 중심을 나타내는 황금색에는 사람 마음의 중심이라는 의미도 더했습니다.”작가는 그림을 통해 꿈을 꾼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많은 천사를 만나는 것, 세번째 개인전을 여는 임씨의 바람이다.

  • 전시·공연
  • 도휘정
  • 2004.06.09 23:02

"어둠속에서 빛을 내는 화음 매료"

"행진곡풍의 타령과 베토벤의 교향곡, 그리고 우리 가곡의 주옥같은 선율에 감동했습니다. 시각 장애인들이 만들어 낸 화음이라고는 도저히 믿겨지지 않습니다” 이리고등학교 재학생 9백여명은 7일오후 강당을 나설때까지도 하나같이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서울 수유동에 위치한 한빛 맹학교 시각장애인 학생 25명으로 구성된 '한빛 브라스 앙상블' 초청 공연을 감상한 학생들은 어둠속에서 빛을 낸 영혼의 화음에 매료됐다. 장애인들의 다소 어설픈 공연일 것이라는 선입견이 완전히 빗나간데서 받은 충격도 대단했다.지난해 정식 창단, 프로농구 개막식 공연을 통해 널리 알려진 이 앙상블은 천상의 화음을 만들어 낸다는 극찬속에 한달 2∼3차례씩 초청공연에 나서고 있지만 이동상의 어려움으로 인해 충청권 이남지역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단원은 한빛 맹학교 초등부에서 고등부·음악전공과 학생들까지 포함, 10세에서 26세까지 다양한 연령층으로 구성됐다.한빛 브라스 앙상블은 이날 1시간여에 걸쳐 행진곡과 교향곡·찬송가·가곡등을 연주, 갈채를 받았다. 특히 단원의 학부모이자 만화영화 주제곡 '아기공룡 둘리'를 직접 부른 가수 오승원씨가 무대에 서 인기 만화영화 주제가를 열창, 학생들을 열광시켰다. 공연을 성사시킨 임길영 이리고 교장은 "입시공부에만 매달려 있는 학생들에게 정서적 안정을 되찾게 해주고, 인성교육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며 "장애를 극복하고 자신의 소질을 계발하는 단원들을 귀감으로 삼아 학생들이 더욱 정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또 한빛 맹학교 김양수 교장은 "단원들이 타고난 음악적 재능을 발휘, 악보를 모두 외우며 훈련을 반복해왔다”며 "전문적인 음악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시각장애인의 실질적인 직업분야 확대를 꾀하고 있다”고 앙상블을 소개했다.

  • 전시·공연
  • 김종표
  • 2004.06.08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