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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소나무

우리 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나무는 단연 소나무다. 산림청이 지난해 9월 실시한 ‘산림에 대한 국민의식조사’에서 응답자의 66.1%가 가장 좋아하는 나무로 소나무를 꼽았다. 그 다음이 은행나무 9.1%, 단풍나무 3.2%, 느티나무 1.7% 순이었다.소나무는 전국 어디서나 흔히 볼 수있는 대표적인 상록수다. '변함없는 푸름'과 함께 친근감을 준다. 오래된 낙락장송은 자태가 웅장하면서도 거만하지 않고 수려하다. 또 작고 어린 소나무도 의젓한 기품이 느껴진다. 이러한 소나무의 품성은 오랫 동안 우리의 몸속에 체화(體化)된 것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옛사람들은 소나무를 백목지장(百木之長)이요, 만수지왕(萬樹之王)이라 했다.우선 소나무는 부정을 물리친다고 생각했다. 마을을 수호하는 동신목(洞神木)이나 산신당의 산신목(山神木)으로 소나무가 쓰였다. 신당(神堂) 주변, 또는 출산이나 장을 담글 때 치는 금줄에는 반드시 소나무 가지를 꽂았다. 그리고 궁궐 축조시에도 오직 소나무만 사용했다. 경복궁 복원이나 2003년 근정전 복원시에 쓰인 목재는 육송이었다. 다만 근정전을 지탱하는 4개의 기둥인 고주(高柱)는 국내에서 맞는 육송이 없어 미국산을 사용했다.또 옛 선비들은 소나무를 절개의 표상으로 삼았다. 이이(李珥)는 세한삼우(歲寒三友)로 송·죽·매를 꼽았고 윤선도는 오우가에서 벗으로 쳤다. 김정희 역시 세한도(歲寒圖)에서 송백(松柏)을 그려 의리를 지킨 제자에게 주었다.한편 소나무는 부(富)와 성공을 상징했다. 꿈에 소나무를 보면 벼슬을 할 징조고, 솔이 무성하면 집안이 번창하며 송죽 그림을 그리면 만사가 형통한다고 해몽했다. 그래서 일까. 현대그룹 정주영 회장은 자신의 별장에 정원수로 온통 소나무를 심었다. 부호들이 많이 사는 서울 성북동에도 소나무 조경을 한 주택이 유난히 많다고 한다. 이밖에도 소나무는 십장생의 하나로 장수목(長壽木)으로 꼽힌다.소나무는 가격도 비싼 편이다. 1995년 김영삼 대통령이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사 현관앞에 심은 소나무는 당시 3000만원이었다. 수령이 100년 가량으로 지금은 1억5000만원을 넘는다고 한다. 소나무는 한국적 정서가 고스란히 녹아있는 나무다. 공해에도 의외로 강하다. 전주 한옥마을에 가로수로 심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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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5.04 23:02

[오목대] 화폐 인물

그동안 뇌물수수와 과소비를 조장한다는 반론때문에 발행에 제동이 걸렸던 5만원권과 10만원권 고액권이 2009년 발행된다. 한국은행이 이같은 부작용 우려 보다는 현행 은행권의 최고 액면금액인 1만원권의 유통에 따른 경제·사회적 비용부담과 국민불편이 더 크다고 판단한데 따른 결정으로 풀이된다. 이에따라 1973년 발행된후 34년동안 최고 액면 금액권을 유지해온 1만원권은 그 자리를 10만원권으로 물려주게 됐다. 화폐는 ‘한 나라의 얼굴’이라고 한다. 많건 적건간에 화폐를 갖고 있지 않은 국민이 없는데다, 외국인들에게도 국기보다 더 자주 노출되는 것이 화폐다. 화폐의 디자인은 한 나라의 역사·문화적 상징을 국민정서에 맞춰 예술적으로 표현한다. 뿐만 아니라 위조나 변조를 막기 위해 보다 정교하게 제작된다. 우리나라를 비롯 대부분 국가에서 화폐 앞면 주 소재로 정치인, 학자, 예술가등의 인물초상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나라를 대표하는 상징성과 함께 역사상 훌륭한 인물을 기린다는 뜻 이외에도 위·변조를 못하게 하려는데 목적이 있다. 인물 초상은 개개인의 특징과 개성 때문에 위·변조가 어렵다. 가급적 수염을 많이 그려 넣는 것도 이러한 이유가 있다고 한다. 현재 우리 지폐에 그려진 세종대왕, 율곡 이이, 퇴계 이황의 초상에도 모두 수염이 그려져 있다. 한국은행이 새로운 화폐 발행을 검토할 때마다 화폐도안에 쓰일 인물로 누가 선정될지 관심을 모았다. 여성계와 과학계, 독립유공자 단체, 학계, 정치권등에서 나름대로 논리를 앞세워 특정인물을 초상으로 선정해달라는 주장을 꾸준히 펼쳐왔다. 한국은행으로서는 인물초상 선정이 가장 골치아픈 작업중 하나인 셈이다. 그동안 한국은행이 발행한 지폐나 주화에 사용된 도안의 초상인물은 이승만, 세종대왕, 이순신, 율곡 이이, 퇴계 이황등 다섯명 이다. 우연하게도 모두가 이(李)씨 였다,게다가 여성과 애국 독립지사 그리고 과학자가 빠졌다는게 관련분야의 공통된 지적이다. 많은 국민들도 공감하고 있는 대목이다. 이같은 분위기라면 애국지사와 여성, 과학자로 선정 범위가 좁혀질듯 싶다. 하지만 고액권 권종(券種)은 단 2종 뿐이어서 3개 분야를 모두 만족시킬 묘안짜내기가 만만치 않을 것 같다. 과연 어떤 인물이 선정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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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5.03 23:02

[오목대] 참여정부 누명

전두환 군사정권 이후 지난 20여년간 진행된 역대 정부는 나름대로의 특성을 갖고 있다. 노태우 정부는 6.29 선언과 대통령직선제 실현, 김영삼 정부는 군부숙정과 금융실명제 시행, 김대중 정부는 남북정상회담과 햇빛정책의 상징으로 각각 자리매김돼 있다. 참여정부는 어떤 평가를 받게 될까. 10개월 후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다. 참여정부가 추구했던 여러 '가치'와 성과에 대한 조명작업이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다. 청와대 주장처럼 돈 선거를 없애고 권력문화를 바꾼 것은 결코 과소 평가될 수 없다. 대통령과 검사가 맞장을 뜨고, 검찰이 국정원을 압수수색한 것도 참여정부에서나 가능한 하나의 '사건'이었다. 탈(脫) 권위, 기득권을 깔아뭉개는 시발이었다. 정치공작도 사라졌다. 이런 점에 비중을 둔다면 노무현 정부는 정치· 권력문화를 바꾼 정부로 특징지을 수 있다. 이와함께 한미FTA, 국민소득과 수출· 외환보유고· 주가지수 배증, 무역흑자 지속 등을 성과로 내세우고 있다. 전자업무를 통한 공개행정 정착과 지방분권 및 국가균형발전특별법 제정도 많은 점수를 주어야 할 부문이다. 그런데도 참여정부는 인기가 없다. 성과를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왜 그런가. 참여정부의 인물들은 그 이유를 참여정부에 적대적인 언론 탓으로 돌리고 있다. 일부 언론 때문에 참여정부가 오도되고 누명을 쓰고 있다는 것이다. "강아지가 깽깽거려도 노무현 탓, 공을 차다 잘못 들어가도 노무현 탓, 넘어지고 자빠져도 참여정부 탓이다. 강아지를 강아지라 하고 새끼 개라 해도 좋다. 그런데 그걸 개새끼라고 표현하면서 사실과 다르게 왜곡하고 우긴다. 그렇게 4년을 지내왔다” 이병완 전 청와대비서실장이 최근 발족된 ‘참여정부 평가포럼’에서 한 말이다. 그러면서 이제부터라도 이 포럼을 통해 참여정부의 공정한 평가를 위해 전면에 나서자고 호소했다. 헌데 이 포럼의 자문위원과 운영위원, 집행위원이 모두 참여정부의 장관과 청와대 수석, 노사모 인물들이다. 자화자찬이라면 모르되 공정한 평가가 이뤄질 리 만무하다. 그런 인적 구성으로선 참여정부의 누명이 벗겨질 수 없다. 강아지가 깽갱거려도 왜 노무현 탓으로 돌리는지 보다 근원적인 이유를 성찰하는 게 먼저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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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5.02 23:02

[오목대] 평생교육

평생교육이 주목 받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 중반이다. 우리에게 ‘유네스코’로 더 익숙한 국제연합의 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의 자문기관인 성인교육추진국제위원회에서 평생교육의 필요성을 논의하면서부터다. 학교 울타리 밖으로 벗어나면 교육과는 무관했던 당시의 상황에서 사회속에서의 교육을 이야기 하는 것부터가 생소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하지만 이런 평생교육의 필요성은 더욱 설득력을 얻어 확산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1970년대에 방송통신고등학교와 한국방송통신대학 등이 설립되면서 그러한 기반을 다져갔다. 하지만 가방이나 구두 등에서만 명품을 찾는 것은 아닌 모양이었다. 그런 명품의 반열에서 보자면 학교의 정상적인 모양새와는 다른 이들 학교가 환영받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학교 시설이라고 해 봐야 강의실 몇개가 전부이고 라디오와 텔레비젼, 인터넷 등을 통해서 수업내용의 대부분을 공부해야 하니 동급생이 누구인지 알기도 어려운 형편이었다.이렇게 원격대학 등에 다니면서 학업을 계속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이런 배움의 기회도 버거워서 학점단위로 공부를 하고 있는 이들 역시 적지 않다. 평생교육의 관점에서 보면 굳이 전일제 학생으로 공부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들은 한국교육개발원 학점은행에 기회가 닿을 때마다 자신의 전공과목을 하나씩 ‘저축’한다. 이런 학점은행제도는 정규교육과정을 도중에 벗어난 사람들에게 그 과정을 형편에 따라 마무리 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최근 교육부에서는 시간제등록제와 학점은행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했다고 한다. 대학에 시간제 등록을 하는 경우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고 학점은행제 평가인정기관을 확대하는 반면 자격증 취득에 의한 학점인정의 기준과 학위취득요건 그리고 평가인정학습과정에 대한 사후관리 등을 강화한다는 내용이다. 앞으로는 총입학정원의 10% 안에서 시간제등록을 하는 학생들만 따로 반을 만들어 운영할 수 있도록 하여 특성화를 유도할 모양이다. 또한 주말 집중수업을 통해서 일과 중 학습이 어려운 사람들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기로 했다 한다.정규학교를 이용하는 다수도 중요하다. 하지만 평생학습의 끈을 놓지 않는 소수의 사람들도 제대로 학습하고 교육받을 수 있는 권리가 넉넉하게 확보된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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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5.01 23:02

[오목대] 민심

비리법권천(非理法權天)이라는 말이 있다. 비리는 이치를 당하지 못하고, 이치도 법을 이기지 못하며, 법 또한 권력을 누를 수 없고, 권력도 천심을 거역할 수가 없다는 뜻이다. 여기서 천심은 곧 민심을 의미한다. 일본 남북조시대(14C)의 명장 구스노키 마사시게(楠木正成)가 깃발에 꽂고 다녔다는 이 말은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과 김종필 전 자민련총재가 즐겨 쓰던 말이어서 뉘앙스가 좀 그렇기는 하나 말인즉은 백번 지당한 말이다. 언제나 그랬듯이 선거 뒷끝이 소란스럽다. 더군다나 4·25 재보선 일주일 전 정당지지도조사에서 한나라당이 46.9%를 기록, 열린우리당(11.5%)과 민주노동당(6.4%) 민주당(4.7%) 통합신당모임(1.9%) 국민중심당(0.6%)을 멀찌감치 따돌렸는데 선거 결과는 뜻밖에 한나라당 참패로 나타났으니 정치권이 조용하다면 그게 되레 이상한 일일 것이다.직격탄을 맞은 한나라당의 후유증이 생각보다 심각하다. 강창희 전여옥 두 최고의원이 지도부 책임을 지고 전격 사퇴하는가 하면 이명박 박근혜 예비대선후보들도 경선 행보를 잠정 중단하고 네탓 공방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당내에서는 '지도부 총사퇴론'과 '대선주자 책임론' '비대위 구성론'등 백가쟁명식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적어도 겉으로는 한나라당이 깊은 내홍에 빠져들고 있는 형국이다. 한데 이런 사태를 지켜보고 있는 소위 범여권의 태도가 가관이다. 이번 선거로 마치 자기 당이 대권 승기나 잡은 것처럼 들떠 있다. 그 모습은 열린우리당이나 민주당이나 통합신당모임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지금 하는 모양새로 봐서는 여권 통합자체도 벅차 보이는데 무슨 수로 대권을 쟁취하겠다는 건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하기야 머리 속에 욕심만 가득 들어앉아 있는데 마음의 눈이 트일 리 만무하겠지만...이번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패한 것은 범여권이 잘해서가 아니요, 그렇다고 한나라당이 꼭 잘못해서도 아니다. 한나라당은 거침없이 잘나가는데 범여권이 워낙 죽을 쑤고 있으니까 견제심리가 발동해서 그리 된 것이 아닌가 싶다. 역대 재보선 결과를 분석해 보면 너무 빤한 계산이 아닌가. 천심 즉 민심을 모르고 천하를 얻을 방법은 없다. 진정으로 마음을 비워야 ‘참 민심’이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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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4.30 23:02

[오목대] 빗나간 자식사랑

“아들이 계속 출마를 고집하고 당선까지 된다면 호남은 김대중(DJ) 일가를 버릴 수 밖에 없다. 홍업씨가 당선된다면 개인과 가족의 일시적 즐거움은 될지언정 지역민과 한국인의 사랑과 존경을 영원히 포기해야 할 것이다” 이는 지난 21일 광주전남지역 59개 시민사회단체가 4·25 재보선에서 전남 무안·신안지역에 출마한 DJ의 둘째아들을 반대하며 발표한 성명의 일부다. 이들은 DJ가 어려웠던 시절, 맨앞에서 온 몸을 던져 그를 지켜냈던 사람들이다. 홍업씨는 이같은 반대를 뚫고 어렵게 당선되었다. 홍업씨의 당선으로 DJ의 고향인 이곳은 그의 가신인 한화갑이 물러난 자리를 물려받게 되었다. 또 DJ가 차지했던 목포는 그의 분신이었던 권노갑에 이어 큰 아들 홍일씨에게 물려주었고 홍일씨는 비리로 물러난 바 있다. 결국 지역민들은 ‘세습정치 반대’와 ‘미워도 다시 한번’이라는 갈림길에서 후자를 선택한 것이다. 그를 아끼는 많은 사람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아들이 국회의원에 출마하게 된데 대해 DJ는 이렇게 변명했다. “여론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고생만 시킨 아버지로서 명예회복을 하려는 아들에게 솔직히 하지 말라고 하기 어려웠다.” 정치인 DJ가 아닌 아버지 DJ로서 인간적인 호소인 셈이다. 그러나 김홍업이 누구인가. 그는 DJ의 대통령 재임 당시 기업들로 부터 48억원의 뒷돈을 받아 챙긴 혐의로 기소돼 징역 2년을 선고받고 1년6개월을 감옥에서 보낸 인물이다. 남북정상회담과 노벨평화상에 빛나는 대통령에게 레임덕을 안기고 국민의 정부에 비리정권이라는 오명을 안긴 핏줄에 다름 아니다. 고달팠던 민주화 역정과 호남 민중의 한서린 영광을 부끄럽게 한 것이다. 한편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은 자신의 둘째아들을 때린 유흥업소 종업원에게 보복성 폭력을 가했다 경찰의 수사대상에 올랐다. 20대 초반으로 미국 유명대에 재학중인 아들은 지난달 서울 강남의 룸싸롱에서 술에 취해 시비를 벌인 끝에 눈 주위가 찢어져 10여 바늘을 꿰매는 상처를 입었다. 이를 들은 김회장은 자신이 직접 아들과 경호원을 데리고 찿아가 그들을 폭행했다는 것이다. 대학(大學)에는 “사람들이 제 자식의 잘못은 알지 못한다”고 적고 있다. 지도층의 빗나간 자식사랑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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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4.27 23:02

[오목대] 고령(高齡) 친화사업

우리나라의 고령화속도는 가위 폭발적이다. 지난 2000년 65세 이상 인구비율이 7%를 넘어 ‘고령화사회’를 맞았다. 이 추세대로면 2018년 14.3%에 달해 ‘고령사회’에, 2026년에는 그 비율이 20.8%에 달해 ‘초(超)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이같은 고령인구 증가 추세는 출산율 1.08이라는 심각한 저출산 현상과 맞물리면서 구미 선진국이나 일본의 경우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선진국의 경우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까지 40∼115년 걸린데 비해 우리의 경우 18년에 불과하다. 노인에 대한 기준은 상대적이다. 평균수명이 52.4세에 그쳤던 1960년만 해도 회갑이면 당연히 노인으로 대접을 받았다.하지만 지난해 평균수명이 78.6세에 달한 상황에서는 영 딴판이다. 또한 개인의 관리와 생활환경등에 따라 신체적 건강 차이가 커지면서 노인에 대한 개념조차 달라져야 할 판이다. 흔히 노인세대를 지칭하는 용어로 ‘실버(silver)’를 사용한다. 원래 영어에는 ‘노인’이란 뜻이 없는데 일본에서 ‘은빛’ 또는 ‘은백색’ 머리를 뜻하는 영어 ‘실버’를 따다가 노인을 은유적으로 비유한 말로 사용한 것이다. 노인의 주거, 건강, 여가등 노후생활과 관련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을 ‘실버산업’이라 부르는데 정부가 이 명칭 대신 ‘고령(高齡)친화산업’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조만간 6.25전후 베이비붐 세대들이 은퇴하면 경제력을 갖춘 신노년층이 두텁게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돈이 없을 뿐아니라 있어도 쓸 줄을 몰랐던 기존 노인층과 달리 경제력을 가진 덕택에 새로운 소비주역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고령화및 미래사회위원회는 지난 2002년 6조원 수준이던 국내 실버산업 시장규모가 2010년에는 약 31조원으로 성장하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10년 이후는 실버산업의 블루오션 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닐듯 싶다. 때마침 정부가 지난해말 공포된 고령친화산업진흥법 시행령(안)을 지난 20일 입법예고했다. 고령친화산업 육성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함으로써 앞으로 크게 탄력을 받게 됐다. 지금까지 늙고 쇠약해지면 도움을 주는 식의 ‘케어(care) 시장’ 개념이 주를 이뤘던 고령친화산업이 노인들의 삶의 질도 동시에 높이는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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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4.26 23:02

[오목대] 막걸리의 블루오션

국민주(酒)인 막걸리가 이젠 치열한 경쟁시장으로 변하고 있다. 과거 소주와 맥주 등에 밀리면서 내리막길을 걸었지만 IMF 체제 이후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전주시내에만 인구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250여곳이 성업중이다. IMF 때보다 3배나 늘었다. 김제 정읍 등 다른 지역의 막걸리 집과 막걸리 애주가들도 꾸준히 느는 추세라고 한다. 막걸리가 인기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값싸고 안주가 푸짐하기 때문이다. 병 막걸리 3병을 넣은 한 주전자 가격이 1만원이다. 서울 등 다른 지역에서는 안주 값을 별도로 받지만 전북지역에서는 공짜다. 저렴한 가격에 배불리 먹을 수 있으니 막걸리 집을 찾는 애주가들이 느는 건 당연한 일이다. 옛 '선술집'의 정취까지 느낄 수 있다. 푸짐한 안주 맛 보러 여성들도 막걸리 집을 많이 찾고 있다. 최근에는 전주시가 '막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막걸리 집마다의 차별화도 뚜렷해지고 있다. 이른바 안주와 영업환경 차별화가 그것이다. 안주가 조금만 달라도 애주가들 사이에 입소문이 퍼져 문전성시를 이룬다. 안주나 서비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정 반대의 현상이 벌어진다. 막걸리 집 환경이 문제되자 전주시가 환경 개선을 위해 업소당 200만원까지 지원하기로 했다. 이른바 막걸리 테마 업소다. 선정된 업소와 그렇지 못한 업소는 영업에서 커다란 차이를 보일 것이다. 막걸리 집도 이젠 기업처럼 고객을 감동시켜야 하는 시대를 맞고 있다. 이런 치열한 경쟁을 반영하듯 막걸리에도 특허 붐이 일고 있다. 지난해 현대적인 기호에 맞게 재개발한 막걸리 관련 출원이 17건에 이르고 있다. 막걸리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양한 재료와 제조공정을 개선하는 연구가 주를 이룬다. 숙취를 없애거나 향을 개선하고 건강증진 기능을 보완한 내용들도 있다. 전주지역이 '막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마당에 돈 되는 특허를 타 지역에 뺏기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아무리 마셔도 머리 아프지 않은 막걸리' '트림을 해도 냄새나지 않는 막걸리'를 만든다면 막걸리시장을 평정할 것이다. 포천, 청송막걸리처럼 전국적인 명성을 날릴 막걸리 브랜드 하나 정도는 우리지역에서 탄생시켜야 하지 않을까. 막걸리 시장도 블루오션 전략이 필요한 세상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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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4.25 23:02

[오목대] 관광 전북

반도체의 외화가득률 43%, 핸드폰의 외화가득률 평균 52%, 관광산업의 외화가득률 88%. 우리가 관광산업에 주목하는 이유 중 하나인데 얼마 전 한국관광공사에서 2006년 외래 관광객들에 관한 실태조사결과를 발표하였다. 이들에게 한국을 여행하게 된 동기를 묻는 설문에, 한국 음식을 맛보고 싶어서 20.3%(중복응답 49.2%), 거리가 가까워서 14.7%(48.9%), 한국에 대해 알고 싶어서 23.9%(39.3%), 비용이 저렴해서 9.0%(32.2%) 등으로 응답하였다. 여행정보의 입수경로로는 인터넷 23.3%(중복응답 52.1%), 친지 친구 동료 25.2%(51.7%), 여행사 22.4%(40.1%), 관광안내서적 8.0%(33.2%) 등의 순서였다. 동반자와 함께 온 경우는 73.7%로 혼자 온 사람보다 절대적으로 많았다. 그리고 같이 온 사람은 친구와 직장동료가 64.2%로 가족 31.0%보다 두 배 이상이었다. 체제기간 평균은 6.1박으로 2005년 5.7박보다 0.4박이 늘어나 이전에 체류기간이 줄던 추세를 다시 벗어나는 모습이다. 이용한 숙박시설로는 79.0%로 전년도 84.2%보다 줄어든 반면 학교나 회사 기숙사, 연수원이 4.6%로 크게 증가한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콘도와 레지던스 인이 3.2%로 그 비율 역시 적지 않다.방문지로는 서울 76.8%(2005년 78.1%), 부산 18.0%(23.1%), 인천 13.9%(20.9%) 등이고 지리산 국립공원 1.5%, 공주와 부여 1.1% 비율이어서 여전히 대도시 특히 서울 중심의 방문이 주류를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한국여행 중 지출 경비는 1,94 US$로 2005년 1,333 US$보다 줄어든 양상이다. 다른 사람에게 한국여행을 추천하겠느냐는 질문에는 ‘매우 그렇다’ 19.2%, ‘대체로 그렇다’ 57.4%로 평균적으로 보면 ‘보통이다’와 ‘대체로 그렇다’의 경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불편사항의 1순위는 단연 언어 소통 59.5%(2005년 70.1%), 비싼 물가 28.4%, 교통 혼잡 22.5% 등의 순서였다.이런 한국관광의 현주소에서 전북의 위상은 더 열악하다. 여행정보의 입수경로로 인터넷이 활용되고 있다는 통계를 보더라도 전북의 명소를 알릴 수 있는 다국어로 제작된 웹사이트가 다수 필요하다. 또한 비용 대비 숙박시설의 품질관리 역시 외래 관광객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사항 중 하나로 꼽힌다.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구두선(口頭禪)이 아니다. 먼저 자발적으로 찾아오는 관광객부터 만족시킬 수 있는 실천이 절실하다. 이들이 진정한 전북의 홍보대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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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7.04.24 23:02

[오목대] 빚빚빚

참 이상한 일이다. 정부는 수출을 해서 돈을 많이 벌어들인다고 나발을 불어대는데 어째서 국가나 국민은 빚더미에 짓눌려 숨을 제대로 쉴 수가 없는 것인지 참으로 이상하다. 우리나라는 국토가 좁고 자원도 부족해 무역이 아니면 살 길이 없다며 농촌을 제물 삼아 앞·뒷문 다 열어 젖히더니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는지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우리 경제가 곳곳에서 파열음을 내고 있다. 나라빚 가계빚 할것 없이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는 것이다. 지난 주 재정경재부가 밝힌 국가채무(2006년 말 기준)는 모두 229조8000억원으로 2002년 말의 133조6000억원보다 96조2000억원이 늘어났다. 불과 4년 사이에 두배 가까이 불어난 것이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 연말에는 국가빚이 301조1000억원에 달해 한 해 이자만도 1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나라만 빚쟁이가 아니다. 개인은 더 심하다. 역시 지난 주 삼성경제연구소가 밝힌 우리나라 가계부채내역을 보면 지난 2002년 496조원이던 것이 4년만인 2006년에는 무려 671조원으로 폭증했다. 또 삼성경제연구소가 개발 분석한 '가계신용위험지수'에 따르면 작년 말 가계신용 위험도가 2.29를 기록, 지난 2002년 신용카드 버블붕괴가 시작되기 직전 수준인 2.06을 0.23포인트나 넘어섰다. 이 분석이 맞는다면 '가계부채발(發) 신용위기'는 현재진행형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국외에서 빌린 외채 또한 심상찮은 기미를 보이고 있다. 작년 9월 말 외환보유고가 총 2342억달러를 기록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고는 하나, 같은 기간 총 외채도 2494억달러에 달해 빚이 오히려 152억달러나 초과했다. 더구나 단기외채도 사상 처음으로 1080억달러를 넘어 총 외채 대비 단기 외채 비중이 1997년 외환위기 직전 수준까지 육박하고 있다. 외환 상황 역시 녹녹치 않음을 보여주는 지표들이다.국가나 개인이나 경제발전을 꾀하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 빚을 지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경제규모를 키우는 재미에 빚 무서운 줄 모르다가는 통째로 한방에 날아가는 수가 있다. 중진국으로 진입하려다 실패한 남미 여러 국가가 좋은 본보기다. 제2의 신용카드사태, 제2의 환란사태가 다시 온다면 우리도 그 전철을 밟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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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4.23 23:02

[오목대] 증오범죄

미국 버지니아 공대(버지니아텍) 총격 참사사건으로 전세계가 경악하고 있다. 신문과 방송들이 연일 중계방송하다시피 이 사건을 보도하고 있고 부시 대통령은 ‘온 나라가 슬픔에 잠긴 날’ 이라며 깊은 애도를 표시했다. 미국 역사상 단독범행으로 최악인 33명이 사망하고 20명이 부상한데다, 그것도 대학 안에서 그랬으니 그럴만도 하다. 한국 언론 역시 범인이 한국에서 8살때 이민간 미국 영주권자이고 유학생 등 교민이 많이 살고 있어 미국 못지않게 흥분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범인인 조승희(23) 학생이 자살해 버려 범행동기 등이 명쾌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다만 외톨이였다는 점과 정신병력, 이민 1.5세대로서의 고민과 갈등이 드러나고 있을 뿐이다. 또 미국의 난제인 총기소유 규제에 대한 논란도 증폭되고 있다.다른 한편에선 이번 범죄가 증오범죄(hate crime)의 전형임이 밝혀지고 있어 섬뜩한 느낌을 갖게 한다. 증오범죄는 자신과 다르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이유없이 증오하고 폭언, 폭력과 테러를 가하는 범죄다. 미국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총기난사 사건이나 우리나라의 ‘묻지마 범죄’등이 이에 해당한다. 미국 KKK단이 흑인을 비롯한 유색인종을 공격하고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나치가 유대인을 대량 학살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또 소수민족과 특정종교를 믿는 사람들이 목표물이 되곤 한다.이 증오범죄는 자신의 무능이나 좌절을 ‘세상 탓’으로 돌리는 게 특징이다. 세상에 대한 원한과 증오, 분노가 범죄형태로 폭발하는 것이다. 일반 강력범죄는 인과관계와 그 동기가 분명하지만 증오범죄는 불특정 다수에게 막연한 적개심을 가지고 무차별적으로 행해지기 때문에 예측하기 힘들고 피해도 크다. 나아가 재범이나 모방범죄 위험성도 높다. 이번 사건의 경우 범인이 동영상과 메모를 미국 NBC방송에 보낸 것을 보면 확연해 진다. 여기에서는 부자와 쾌락주의에 대한 보복이 뚝뚝 묻어난다. “벤츠, 금목걸이도 충분치 않아. 이 속물들아!/ 보드카와 코냑으로도 부족했냐?/ 너희들은 모든 것을 가졌어./ 너희들은 나를 괴롭히면서 즐거워 했다./ 나를 피 흘리게 하고…”이러한 증오범죄는 사회가 양극화할수록 더 심해진다는 게 정설이다. 빈부격차와 상대적 박탈감이 증폭되고 있는 우리도 되돌아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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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4.20 23:02

[오목대] 이공계(理工系) 기피

지난 2월 국내 이공계분야 명문 대학의 하나인 포스텍(옛 포항공대)의 올 수석졸업자가 의대로 진로를 바꾼 것은 우리사회의 심각한 이공계 기피현상을 극명하게 보여준 대표적 사례다. 당사자는 “이공계에선 박사학위를 따도 미래를 걱정해야 하는 현실이 답답했다”며 이공계위기의 원인에 대해 “비전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근 잇달아 발표된 조사결과도 충격적이다. 서울대등 국내 5개대 이공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49.1%가 전공을 바꿀 계획이거나 바꿀 생각을 했다고 응답했다. 또 한국교육개발원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4년제 일반대학및 전문대학 공학·자연계열 입학생 수가 1999년 28만3천여명에서 지난해 20만7천여명으로 26.7%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가 산업사회로 진입하던 1960∼70년대 이과 학생들의 최고 지망대학은 서울대 공대 였다. 우수한 인재들이 졸업후 자부심을 갖고 연구에 몰두한 결과 지금 우리가 자랑하는 세계 최고수준의 IT ·조선강국이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나 최근의 현실은 어떠한가. 의사·변호사등 자유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소득, 사회적 지위 약화, 고용불안등이 기술인력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노력에 비해 보상수준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공계 기피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지만 특히 우리나라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을 이대로 방치할 경우 과학기술 인력의 수급난으로 이어져 연구개발 위축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국가생존의 기반을 무너뜨리는 상황으로 치닫게될 우려가 있다. 특히 세계 최고수준의 IT 인프라를 갖추고 새로운 도약을 하려는 우리 입장에서 인재들의 이공계 기피현상은 더 더욱 치명적인 상처를 남기게 돨 것이다. 현재 이공계 위기에 대한 진단은 이미 나와있는 상황이다. 대안 마련과 실천이 필요한 것이다.물론 그동안 정부가 손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작금의 여러 정황은 정부 대책등이 실효성을 거두지 못했음을 반증해주고 있다. 오늘의 이공계 현실을 위기로 인식해야 한다. 정부는 이공계 대학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지원책과 함께 기술인력 우대 사회풍토 조성을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수단을 강구해야 한다. 더 늦기전에 성숙한 안목과 지혜를 모아 국가의 생존전략을 생각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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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4.19 23:02

[오목대] 서커스 '퀴담'

서커스는 동물들의 연기나 사람들의 아슬아슬한 묘기로 구성되는 쇼나 구경거리를 일컫는다. 곡예, 덤블링, 저글링(접시나 공던지기), 밧줄타기, 동물묘기, 팬터마임 등과 같은 것들이다. 우리가 구경해 온 서커스는 대부분 이런 곡예류의 단편적인 것들이다. 스토리가 없으니 상상력을 불러일으키지 못한다. 여운도 남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곡예단은 동춘서커스단이다. 일본 서커스 단원으로 활동하던 박동춘이 1925년 30여명을 모아 '동춘서커스단'을 창단한 게 시발이다. 1960~70년대에는 단원들만 2백50명이 넘을 정도로 호황을 누렸다. 한때는 관객 5만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영화배우 허장강과 코미디언 서영춘, 배삼룡 백금녀 남철 남성남 등 수많은 스타가 이 서커스무대에서 배출됐다. 이런 동춘서커스단도 예전 같지 않다. 겨우 명맥을 잇고 있을 뿐이다. 스스로 '토종 서커스' '추억의 동춘곡예단'이란 말을 쓸 정도로 쇠락해 있다.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데도 진화하지 않고 예전의 포맷과 스타일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는 달리 지금 서울 잠실운동장 한켠에서는 대단한 서커스 흥행이 이뤄지고 있다. 캐나다의 ‘태양의 서커스단’이 지난 3월 29일 막을 올린 '퀴담'(Quidam)이 그것이다. 공연 15회만에 4만 관객을 돌파했고 연일 예매율 1위를 고수하고 있다. ‘퀴담’은 라틴어로 ‘익명의 행인’을 뜻한다. 어린 소녀와 머리 없는 ‘퀴담’이 주인공으로 등장해 익명성의 사회와 소외된 세상을 희망과 따뜻한 화합이 있는 곳으로 바꾸어 놓는 스토리를 배경으로, 갖가지 묘기와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지루하기만 했던 서커스에 연극과 무용· 뮤지컬을 접목해 전혀 새로운 장르의 서커스를 선보이고 있다. 공연이나 음악, 이미지의 조화도 뛰어나지만 이 서커스에서 진정 부럽게 느껴야 할 것은 어느 평론가의 지적처럼 옛 문화컨텐츠를 가져다 다시 새 생명을 입혀내는 창의력이다. 이 창의력이 연매출 1조원을 올리며 불루오션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히게 만들고 있다. ‘세계 공연예술의 혁명’이라는 찬사도 이 창의력 덕이다. ‘퀴담’은 21세기 문화산업은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문화 예술과 전통의 중심도시를 꿈꾸는 전주와 전북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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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4.18 23:02

[오목대] 벌떼폐사증상

벌은 부지런함의 상징이다. 그리고 다들 아다시피 군집성(群集性)을 특징으로 한다. 이들은 정말 벌떼처럼 아니 벌떼를 이루며 이동하거나 꿀을 찾아 다닌다. 멀리 꿀을 찾아 다니다가도 해가 저물 무렵이면 자기 벌통을 어김없이 찾아 들어오는 영민함을 보인다. 그런 정확성은 벌통을 옮겨 놓으면 자기 벌통으로 인정하지 않아 혼란에 빠질 정도이니 대단하다.이런 벌의 습성으로 간혹 일이 생기면 집단적으로 폐사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런데 최근 이런 집단폐사의 조짐에 새로운 양상이 추가되었다. 벌떼폐사증상 혹은 봉군붕괴질병(Colony Collapse Disorder, CCD) 등으로 불리는 증상이 작년 가을 미국에서 시작되어 전북의 절반 그리고 미국 서해안과 동해안 양봉가는 키우던 벌의 60∼70%가 사라졌고 이제는 유럽으로까지 번지고 있다는 것이다. 독일, 스위스, 스페인, 포르투칼, 이탈리아, 그리스 그리고 런던에까지 이런 사례가 보고되어서 그 심각성을 말해준다.이런 벌떼폐사증상은 어느날 갑자기 사라진다는 점에서 단순히 양봉가의 잘못만으로 들리기는 어렵다. 이런 벌떼폐사증상이 심각한 것은 아직 아무도 벌떼가 집단 사망하는 이유를 정확히 알지 못한다는 데 있다. 현제까지는 유전자변형 작물, 지구 온난화, 살충제, 진드기 등이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기는 하지만 정확하지 않다. 최근에는 전자파가 그 원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와 다시 이런 증상을 환기시켜 주기도 하였다.생태계에서 벌은 종자식물에서 수술의 화분(花粉)을 옮겨다가 암술머리에 붙이는 일, 즉 수분(受粉)을 한다. 이런 일이 중단된다면 아인슈타인 박사의 말대로 인간의 수명과 생태계에 심각한 타결을 가할 지도 모를 일이다. 이는 나비의 날개짓이 태풍을 몰고 올 수 있다는 ‘나비효과’가 벌떼폐사증상에서 현실로 나타날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하지만 별 것 아닌 벌떼 이야기가 될 수도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침소봉대(針小棒大)를 연상시키는 책 내용 중 일부를 소개하고자 한다. 무기의 발달사를 기술한 책 「모든 것은 돌맹이와 몽둥이로부터 시작되었다」에 보면 구리, 쇠 등의 금속무기에 관한 내용이 있다. ‘이따금씩은 상대의 머리를 두드리는 구식 버르장머리’를 언급하면서 이렇게 기술한다. ‘상대의 머리를 내려치는데 몽둥이가 뚝 부러지면 둘 다 얼마나 놀라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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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4.17 23:02

[오목대] 농가등록제

정부가 농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올 하반기부터 시범 도입키로 한 농가등록제가 농민들의 심한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제도는 지난 달 20일 농림부가 '2007 국민과 함께 하는 농어업분야 업무보고'에서 대통령에게 이미 보고된 바 있으나 이제사 반응을 보이는 것을 보면 워낙 큰 일(한미FTA)을 앞두고 있어 미처 챙길 겨를이 없었던 모양이다.농가등록제는 농가유형을 전업농과 성장가능 중소농, 65세 이상 고령농 그리고 취미·부업농으로 나눠 지원을 차등화하겠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다시 말해 영농규모와 전문성 및 연령을 기준으로 경쟁력이 있는 농가는 더 많은 지원을 해주고 경쟁력이 떨어지는 농가는 지원을 끊어 퇴출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규모화영농을 통한 농업경쟁력 강화로 외국 농산물과 맞서 보겠다는 얘기다.이론적으로는 백번 옳은 말이다. 또 그렇게만 된다면 우리 농업의 장래도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그러나 65세 이상 고령 농민을 퇴출시키겠다는 것 말고는 역대 정권에서 숱하게 시행착오를 겪어 온 농업정책과 크게 다를 바가 없어 보인다. 그리고 우리나라처럼 땅덩어리가 좁은 여건에서 규모화 만을 통해 농업강국들과 경쟁을 해보겠다는 발상도 그리 신통해 보이지 않는다. 더군다나 젊어야 전문성이 높고 농사를 잘 지을 거라는 전제에는 선뜻 동의할 수가 없다.65세 이상 고령농민이라면 우리나라 근대농촌사회의 산 증인들이다. 급속한 산업화 과정을 겪으면서 뺏기고 뺏겨 이제 더 이상 뺏길 것도 없는 가시고기 같은 사람들인 것이다. 게다가 그들은 평생 해본 거라곤 농삿일밖에 없어 일하지 말고 편히 쉬라면 도리어 몸져눕는 못난 인생들이다. 그런데 퇴출명단에 올리려고 농가등록을 하라니 세상에 이런 경우가 어디 있단 말인가.우리 농업이 나아갈 방향은 작년 '농업인의 날'에 금탑산업훈장을 받은 하림 김홍국 회장의 수상인터뷰에 잘 담겨져 있다. "우리 농업정책은 식품소비의 변화를 무시한다. 소득이 올라가면 단백질 소비가 늘어가는데 생산인프라나 정책은 탄수화물 생산체제를 완고하게 유지한다. 인식을 바꾸고 시스템을 바꾸는 게 시급한 일이다" 정부는 아무 데나 칼을 들이대 애꿎은 농민 잡을 생각 하지 말고 방향키나 제대로 잡아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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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4.16 23:02

[오목대] 추어탕

옛부터 추어탕은 보신탕(狗醬)과 더불어 대표적인 보양식으로 꼽혔다. 특히 농촌사람들에게는 요긴한 동물성 단백질 식품이었다.추어(鰍魚)는 ‘미꾸라지’의 한자 이름으로 가을에 제 맛이 난다고 해서 붙여진듯 하다. 동의보감에서는 추어를 ‘믜꾸리’로, 난호어목지에서는 이추(泥鰍)와 ‘밋구리’로 표기하고 있다. 추어탕 원료로 쓰이는 ‘미꾸라지’와 ‘미꾸리’는 생물학적으로 다른 종으로 분류되지만 비슷하게 생겨 구별하지 않고 부르는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와 중국 대만 등에 분포하며 일본과 러시아에서도 자란다. 미꾸라지는 주로 강 하류, 연못처럼 물 흐름이 느리거나 물이 고여있는 곳에서 산다. 물이 그리 깨끗하지 않는 3급수에서도 잘 견딘다. 비가 내리는 날 농수로나 작은 도랑에서 촘촘한 그물이나 삼태기를 이용해 잡을 수 있다. 수온이 5-6℃ 아래로 내려가면 진흙속에서 동면에 들어간다. 이때 먹이를 먹지 않기 때문에 살이 빠져 가을보다 맛이 덜하다. 하지만 요즘은 양식기술이 발달해 계절별로 큰 차이가 없어졌다.추어탕을 끓이는 데는 2가지 방법이 있다. 통째로 끓이는 방법과 으깨어 끓이는 방법이 그것이다. 전자는 고추장과 된장을 풀어 장국을 끓이다가 미꾸라지와 두부모를 통으로 넣고 끓이는 것이다. 국이 끓으면 미꾸라지가 두부 속으로 기어 들어가 징그러운 모습을 감추게 된다. 두부를 적당한 크기로 잘라 국물과 함께 담아내는데, 두부 단면에 미꾸라지가 아롱져 있어 별미다. 조선 순조때 실학자 이규경의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에 나오는 두부추탕(豆腐鰍湯)이 이것이다. 후자는 미꾸라지를 물에 넣고 푹 고아서 소쿠리에 건져 나무주걱으로 살살 밀면 껍질과 뼈는 체에 걸리고 살만 빠져 나온다. 이것을 다시 삶은 국물에 넣고 고추장과 된장으로 간을 맞추고 시래기 파 생강 후추 등을 넣어 푸짐하게 끓여내는 것이다. 물 대신 사골국물이나 닭국물을 쓰기도 한다.본초강목 등 문헌에는 추어탕이 ‘양기(陽氣)에 좋고 백발을 흑발로 변하게 한다’거나 ‘발기불능에 효과가 있다’고 하는 등 스테미너 식으로 쳤다.이러한 추어탕을 남원시가 지역성장 동력으로 삼기 위해 ‘추어산업클러스터’를 추진키로 했다. 남원 추어탕이 전국적인 명물로 자리잡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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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4.13 23:02

[오목대] 직장인 스트레스

직장인들이 회사에 출근은 했지만 육체적 정신적 컨디션이 정상적이지 못해 업무 성과가 떨어지는 현상을 ‘프리젠티즘(Presenteeism)’이라 한다. 회사에 대한 충성심도 있겠지만 결근할 경우 자칫 불성실한 직원으로 평가돼 퇴출 대상에나 오르지 않을까하는 스트레스 때문에 아파도 출근해 빚어지는 현상이다. 제한된 시간과 자원으로 더 높은 생산성을 달성하고자 하는 기업들은 구성원들에게 보다 많은 노력과 성과를 요구하는 추세다. 직장인들은 직장내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자기계발 욕구및 미래에 대한 불안속에서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다. 한국의 40대 남성 사망률이 세계 최고인 사실이 이를 반증해주기에 충분하다. ‘외부 자극에 대해 체내에서 일어나는 비특이적인 생물반응’이라고 정의하는 스트레스(Stress)는 1944년 캐나다의 의학자인 셀리에가 처음으로 명명했다. 스트레스가 무조건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만 주는 것은 아니다. 적당한 스트레스는 오히려 신체와 정신에 자극과 활력을 주는 긍정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스트레스가 심각한 형태로 발전해 의욕상실에 빠져든 상황에 까지 이르면 업무능력 저하와 조직내 불협화음등으로 생산성을 저해하게 된다. 우울증으로 발전하면 자살까지 이르는 상황으로 악화된다. 엊그제 LG경제연구원이 우리나라 직장인 10명중 9.5명꼴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스트레스 보유율이 61%인 일본이나 40%인 미국에 비해 2배 가량 높은 수치다. 사무직 종사자들의 자살도 2005년의 경우 5년전 보다 2배 이상 늘어 597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사회는 스트레스에 대한 원인과 해결의 책임을 개인에게 떠넘기는 경향이 있다. 물론 개인적인 문제와 성격 탓도 있겠지만 직장인들의 스트레스 원인이 직장내 구조적인 모순과 지나친 경쟁구도에 기인한다면 회사측도 책임에서 결코 자유롭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기업 생산성 향상 차원에서도 스트레스를 혼자 감당하게 놔둘 것이 아니라 회사측이 나서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LG연구원의 의견이 공감대를 얻는 대목이다.회사가 직원들의 스트레스 관리로 이직률 감소와 생산성 향상이라는 성과를 거둔 미국 맥도널 더글러스사와 3M 사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을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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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4.12 23:02

[오목대] 중국쌀

한미FTA 협상에서 쌀 개방이 제외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쌀 개방은 미국의 압력이 전부는 아니다. 실은 미국 호주 태국 등 9개 협상국 가운데 중국의 시장개방 압력이 가장 거센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쌀은 국내 쌀과 비교해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수출 쌀의 주산지는 길림, 흑룡강, 요령 등 동북 3성이다. 중국인보다 한국인과 일본인이 좋아하는 ‘자포니카'(중단립종) 계열을 주로 재배한다. 자포니카 쌀의 소매가격은 1㎏당 3.2위안(元)이다. 80㎏으로 환산하면 3만 8400원이다. 우리나라 1등품 쌀의 20%에 불과한 가격이니 우리로선 큰 고민거리다. 2년전부터 시판이 허용된 밥쌀용 수입쌀도 중국 미국 호주 태국산 가운데 중국쌀이 가장 경쟁력이 높다. 미국내에서 쌀 산업은 그다지 중요한 산업이 아니며, 캘리포니아 쌀도 중국의 생산량 3,300만t의 3%에 그친다. 호주도 물이 부족해 쌀 재배면적을 정책적으로 제한하는 등 여건이 좋지 않다. 태국산 쌀은 우리 소비기호에 맞지 않아 경쟁력이 가장 떨어진다. 이런 현상을 반영하듯 밥쌀용 중국쌀이 공매 즉시 전량 팔려나가고 있어 예사롭지 않다. 최근의 낙찰가격은 20㎏ 한 포대당 3만380원으로 지난해보다 1만원 가량이나 웃돈다. 이런 추세라면 올 상반기에 반입될 중국산 2만3,015t도 가볍게 소진될 것이다. 중국산 쌀이 주목받는 이유는 값이 저렴하고 국산쌀과 외관상 차이가 별로 없기 때문이다. 또 도매상과 식당 간의 고정 거래선이 생겨나는 것도 한 이유다. 예식장·장례식장·급식업소·식당 등 품질보다 가격으로 승부를 거는 업체들은 중국산 쌀을 선호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문제는 부정유통이다. 중국산 쌀은 '단립종'이란 표시 외에 품종명을 표시하거나 홍보할 경우 양곡관리법에 따라 처벌받게 된다. 그런데도 일부 업자들이 수입쌀의 원산지를 국산으로 속여 팔고 있다. 중국산 쌀을 80㎏ 한 포대당 5만원씩에 공급받은 뒤 국내산으로 재포장, 13만~14만원을 받고 쌀 도매업자에게 넘기고 있다. 전주와 익산에서도 적발됐다. 수입의무비율은 어쩔 수 없다지만 부정유통만은 철저히 가려내야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부정유통으로 폭리를 취하는 업자들이 소비자와 당국을 비웃고 있을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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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04.11 23:02

[오목대] 온누리안 유감

외국인 노동자 345,679명 중 합법체류자 164,887명(47.7%), 불법체류자 180,792명(52.3%), 2005년 12월 법무부에서 밝힌 외국인 노동자의 규모인데 불법체류자가 전년도 18만 8천 명에 비해서 약 7천명 감소했다고 한다. 국적으로 보면 중국 35.4%, 필리핀 9.0%, 타이 4.8%, 베트남 4.3%, 방글라데시 4.0% 순이다.2005년 국제 결혼 건수는 43,122건으로 전체 결혼신고 건수의 13.6%를 차지한다. 이들 국제결혼한 가정 13.6%는 외국인 아내가 31,180명으로 9.9%, 외국인 남편이 11,941명으로 3.7%으로 구성된다. 이런 국제결혼은 1990년만 하더라도 1.2%에 불과했었던 사실은 기억한다면 16년만에 10배 이상 증가한 비율이 놀랍기만 하다. 외국인의 한국 국적 취득 건수가 만 7천여 건이고 외국인 유학생도 2만 명을 훌쩍 넘었다.그 결과 초중등학교에서 재학 중인 국제결혼가정 자녀수는 7,998명으로 이중 초등학생이 85%를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3세 이하의 비중이 27%, 4∼5세가 16.4%여서 앞으로 이들 국제결혼가정의 학령인구는 빠른 속도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전라북도는 경기도, 서울, 전남에 이어 네 번째로 자녀들의 수가 많은 편에 속한다.이러한 국제결혼가정의 자녀교육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이들 학령인구의 언어발달이 늦고 문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례들이 빈번하게 관찰되기 때문이다. 이는 국제결혼 가정에서 이들 자녀의 교육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역할자가 없다는 데서 기인한다.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대화 수준의 한국어 능력을 가진 어머니에게는 초등학교 자녀의 학습과정을 지도할 수 있는 상황을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전북 교육청과 관련 기관들이 이러한 결혼가정의 자녀교육에 관심을 갖고 발빠르게 대처한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이들 자녀를 구분해서 부를 명칭까지 새로 정한 것은 옳지 않다. ‘코시안’이란 명칭이 부정적인 것은 그 표현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런 구분을 하려는 생각에 더 큰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온누리안’이란 새 명칭 역시 이들 자녀를 순수 혈통과 구분 짓는 기능을 한다는 점에서 시간이 흐르면 결국 부정적인 표현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무관심보다야 나은 일이겠지만 그래도 이왕 노력하는 바에야 이들이 희망하는 대로 그런 명칭을 아예 없애면 안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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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7.04.10 23:02

[오목대] 한미FTA와 농촌

한미(韓美)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 이후 농촌은 그야말로 죽을 맛이다. 그렇지 않아도 먹고 살기 힘들어 가뜩이나 마음이 심란하던 판에 실낱같은 희망마저 빼앗기게 생겼으니 사는 게 사는 것이 아니다. 농민으로 산다는 것이 분하고 억울하기도 하고 진작 농촌을 떠나지 못한 것이 한스럽기도 하다. 농민의 아들로 태어나 대를 이어 농촌을 지킨 것이 원통하기까지 한 것이다.한미 FTA 체결에 따른 피해 1순위 산업은 두말 할 필요 없이 농업이다. 돼지고기 쇠고기 감귤 고추 마늘 양파 배 사과 할 것 없이 주요 농산물은 죄다 10~20년 사이에 관세를 철폐하기로 합의를 했으니 농촌은 이제 버틸래야 버틸 재간이 없게 됐다. 그런데도 정부는 쌀만은 협상 품목에서 제외시키지 않았느냐고 생색이다. 농민들이 고맙다고 큰 절이라도 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농촌이 무너지는 것은 의외로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 농업의 특성상 주요 품목 하나만 타격을 받아도 연쇄반응을 일으켜 타 작목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데 주 농산물은 모두 걸려들었으니 농촌이 망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 같다. 더구나 농촌은 60대 이상 노인들이 지키고 있다시피 한데 그들이 세상 떠나면 어느 정신나간 사람이 그 자리를 메꾸겠는가 말이다. 좀 심한 말 같지만 이왕 망하려면 가능한 빨리 망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싶다. 그래야 농민들 고통도 끝나고 대책다운 대책이 나올테니까.사정이 이런 데도 정부는 농지지키기 만은 추상같이 하고 있다. 타 용도로 전용하지 않으면 안되는 곳도 이런저런 구실을 붙여 제한을 하는가 하면 외지인의 농지매입조건도 어찌나 까다로운지 돈이 남아 귀찮은 사람 아니고는 살 엄두를 내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니 농촌이 동맥경화증에 걸리는 것은 당연지사다. 책임은 제대로 지지 못하면서 옭아매기만 하니 농촌에 활력이 생길 수가 없는 것이다.무역으로 부자나라가 된 일본은 아직 미국과 FTA를 맺을 생각도 하지 않고 있다. 자국의 농업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는 설도 있고 한국과 미국의 FTA 체결과정을 지켜본 후 만반의 대비책을 갖추기 위해서라는 설도 있다. 어쨌거나 졸속으로 FTA를 타결해놓고 선점을 했다고 자화자찬하는 우리와는 큰 대조를 보이고 있다. 더구나 농촌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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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7.04.09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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