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인재를 기르는 교육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다. 인간은 자신들이 갖고 있는 무한한 능력을 발휘하여 이 세상을 엄청난 속도로 발전시켜 왔고, 그 속도와 방향은 인류가 배출한 수많은 인재들에 의해 좌우되어 왔다. 따라서 인류는 그 동안 인재를 기르기 위해서 부단한 노력과 투자를 해 왔던 것이다. 인재 육성은 교육이라는 수단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인간은 어렵고 힘든 문제에 부딪쳤을 때마다 한없는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인재를 찾고 인재를 길러야 한다는 "타령"을 한다. 우리 전라북도도 낙후에서 벗어나기 위해 의욕적으로 여러 현안 사업들을 추진해왔지만, 요즈음 후진들이 막히면서 인재 빈곤을 한탄하고 있다.공직사회 등용문으로 통하는 사법고시와 행정고시에서, 올해 전국 일천여 명의 합격자 중 순수 도내 대학 출신은 단 1명에 불과하다. 도세가 우리와 비슷한 전남이나 행정고시 수석합격자를 낸 충남에 비해, 고시 합격률에서 크게 뒤지는 상황을 보고 각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물론 우리 지역 출신이어야 한다는 소아병적인 지역주의가 아니라 우리 지역을 빛내고 우리 지역을 위해서 일할 인재를 찾고 길러야 한다는 데서 걱정하는 것이겠지만, 내 고장을 지키고 살아가는 입장에서, 지역의 앞날과 우리가 기르고 있는 아이들의 장래를 염려하여 인재 육성의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인재의 배출은 교육에서 출발하고, 인재는 훌륭한 인품과 특출한 지적능력을 겸비해야 한다고 볼 때, 우리 도의 학력 저하 문제는 실로 심각하다. 매년 정원의 5.2%에 해당하는 250명 선이 합격하던 서울대 합격자수가 최근 4년간은 3.2%에 해당하는 130명 선으로 뚝 떨어졌고, 이는 수능 성적 전국 하위권이라는 사실과도 맞물려있는데, 금년 수능 성적도 역시 그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전북교육당국은 그럴 듯하게 열린교육, 인성교육, 창의성교육을 내세우고 교육부 평가 2년 연속 최우수교육청이라며 마치 전북교육이 전국에서 1등인 것처럼 자랑해왔지만, 우리 아이들의 학력이 이처럼 떨어진 것은 그 동안 교육의 본질을 외면한 결과이다. 교육이 추구하는 바람직한 변화는 인성교육과 창의성교육을 바탕으로 하는 기초기본 학력의 충실에 두어야 하며, 열린 교육은 한가지 수단으로만 사용되어야 한다.각계에서 인재의 빈곤을 외치는 마당에 또 '보충수업 시비'가 일어나고 있다. 그런데 교육을 책임지는 학교와 선생님, 그리고 내 자식을 잘 가르치겠다는 학부모들의 열정을, 전북교육당국은 편협한 교육논리와 교육부의 지침에만 매달려 일선학교의 교육권과 학습권을 인사권과 행정재정적 지원을 무기로 억누르고 있으니, 언제 학력이 오르고 어떻게 인재가 육성되겠는가?우리는 무한경쟁시대에서 살아가는 우리 아이들을 바르고 능력있는 사람으로 키워야 하고, 막대한 사교육비 지출도 막아줘야 하며, 교육 때문에 고향이나 나라를 떠나는 일도 없도록 해야 한다. 할 수만 있다면 외국어고도 세우게 하고, 사학의 자율성도 인정하며, 도내의 대학들도 '종합고시관'을 운영하면서 우수한 학생들에게는 숙식비, 학비 등을 지원하는 열성을 보여 우수한 인재들이 도내 대학에 많이 지원하도록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세상 만사는 사람이 좌우한다. 어떤 경우에도 우리는 이제 인재 육성에 나서야 한다. 논밭까지 팔아서 자식을 교육시키던 시절을 생각하며, 도민 모두가 인재를 기르고 찾는 일에 적극 나서야 하겠다./유홍렬(전라북도교육위원)